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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영청 풍성한 '산조의 밤', 매월 보름날로 옮겨 새단장

"보름달 아래서 우리 전통의 맛과 멋을 되찾는다.”전주산조예술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장세환)가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에 여는 '산조의 밤'이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뜨는 매월 음력 보름밤으로 옮겨 새단장한다.'보름 산조야(散調夜)'의 특징은 사라지고 있는 전주음식을 발굴하고 널리 알리는 '전주음식문화 보존'운동이 산조공연에 더해진다는 점이다.한옥생활체험관 이동엽 관장은 "음력 보름찾기를 통해 우리 것에 대한 의미를 되짚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맛의 원형이 사라져가는 안타까움과 함께 전주만이 갖는 음식문화를 보존하자는 취지로 매달 한가지 음식 만드는 법을 시연하고, 배우는 시간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산조예술제 장학금을 활용, 전수생들을 선발해 전주음식의 맛과 원형을 오롯이 이어낼 계획이라는 이 관장의 설명이다. 음력 5월 보름인 14일 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리는 '보름 산조야'는 전주음식 만들기와 문화강좌, 공연 등으로 채워진다.오후 3시 열리는 전주음식 만들기의 첫 작품은 '야채전'과 '물새우 호박찌개'. 유유순 전북여성연합회장이 나와 시범을 보이고 체험관 식구들과 함께 정성을 담아 음식을 만든다. 음식만들기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오후 7시 문화강좌에는 오대산에서 생명체 어원을 연구해온 재야학자 박해조씨가 '우리말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송수라씨의 가야금 병창과 김소휘씨의 해금연주, 다음 술박물관장의 바라춤, 박양규씨의 징춤이 산조공연을 채운다.공연 뒷풀이에는 야채전과 물새우 호박찌개를 안주 삼아 민속주 명인 1호로 지정된 벽암스님이 빚은 송죽오곡주를 시음한다. 287-6300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6.14 23:02

[새영화] 짐승처럼 울부짖는 콜린 파렐 연기 '백미'

이번 주는 각기 다른 맛을 내는 3편의 영화가 개봉된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인생역전을 소재로 한 로맨틱 팬터지 코미디'역전에 산다'와 공포의 근원에 주목한 호러물'장화, 홍련' 등 한국영화 두 편과 지난해 미국 워싱턴에서 벌어진 무차별 연쇄 저격사건으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던 스릴러'폰부스'다. 한때 잘 나가는 골프신동이었지만 현재 파산직전의 비참한 인생을 사는 증권회사 영업사원이 이상한 터널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인생이 뒤바뀌게 된다는 '역전에 산다'는 달콤한 일장춘몽을 한바탕 펼쳐놓는다. 하지원의 섹시한 미시연기와 김승우의 물오른 코믹연기는 큰 장점. 직접 각본을 쓴 신예 박용운 감독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소재를 멜로와 코믹으로 뫼비우스 띠처럼 엮어놓아 시원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나 '믿거나 말거나'식의 짜임새는 뻔뻔하고 어지러운 현실과 '짝퉁'인생의 비애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어 맹하고 작위적인 느낌을 준다. 고전 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장화, 홍련'은 이분법적 선·악 대립구도 대신 현대 가족의 불안한 내면이 스크린을 가로지른다. 외딴 시골, 단아한 목조주택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들은 등골을 서늘하게 하고, 앙숙지간인 새 엄마와 두 자매간의 살벌한 적대감이 객석을 얼어붙게 한다. 반목과 갈등이 극한에 이른 한 가족이 빚어내는 심리적 긴장감이 일품이지만 '남성 중심 사회의 희생자인 여성들끼리의 난투극'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폰부스'는 발상이 돋보이는 영화다. 정체 불명의 저격수가 공중전화 부스에 한 인간을 가둔 채 "죽고 싶지 않으면 너의 잘못을 모두 말하라”고 협박, 마음 깊은 곳에 감춰둔 비밀을 온 세상에 낱낱이 고백하게 만드는 것. 모노 드라마를 보는 듯, 81분 동안 덫에 걸린 짐승처럼 울부짖는 콜린 파렐의 연기는 영화의 백미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6.14 23:02

[영화세상] 주말극장 개봉영화

전주명화극장 살인의 추억(284-6994)프리머스 1관 살인의추억(231-5533)프리머스 2관 와일드 카드프리머스 3관 장화홍련 프리머스 4관 역전에 산다 프리머스 5관 튜브프리머스 6관 장화홍련프리머스 7관 성질죽이기프리머스8관 폰 부스프리머스 9관 이도공간아카데미아트홀 1관 매트릭스2 (271-1235)아카데미아트홀 2관 튜브아카데미아트홀 3관 매트릭스2 씨네시티코리아 1관 매트릭스2(283-7766)씨네시티코리아 2관 성질 죽이기 씨네시티코리아 3관 미모를 찾아서 씨네마파크 선생 김봉두(288-0722)(어린이회관 자동차극장) -군산시네마우일 1관 장화 홍련(445-3613)시네마우일 2관 튜브시네마우일 3관 매트릭스2 시네마우일 4관 와일드 카드금강하구둑자동차극장 살인의 추억(041-956-5564)-익산아카데미극장 1관 와일드 카드(841-5404)아카데미극장 2관 살인의 추억(855-7923)아카데미극장 3관 다크니스 (851-1791) 011-9629-0726 씨네마극장 1관 장화 홍련(841-5226)씨네마극장 2관 매트릭스2 씨네마극장 3관 내쇼날 시큐리티-정읍중앙극장 와일드 카드(535-5170)현대극장 살인의 추억(532-6353)-남원제일극장 살인의 추억(625-2332)이번 주 개봉영화이번 주는 각기 다른 맛을 내는 3편의 영화가 개봉된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인생역전을 소재로 한 로맨틱 팬터지 코미디'역전에 산다'와 공포의 근원에 주목한 호러물'장화, 홍련' 등 한국영화 두 편과 지난해 미국 워싱턴에서 벌어진 무차별 연쇄 저격사건으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던 스릴러'폰부스'다. 한때 잘 나가는 골프신동이었지만 현재 파산직전의 비참한 인생을 사는 증권회사 영업사원이 이상한 터널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인생이 뒤바뀌게 된다는 '역전에 산다'는 달콤한 일장춘몽을 한바탕 펼쳐놓는다. 하지원의 섹시한 미시연기와 김승우의 물오른 코믹연기는 큰 장점. 직접 각본을 쓴 신예 박용운 감독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소재를 멜로와 코믹으로 뫼비우스 띠처럼 엮어놓아 시원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나 '믿거나 말거나'식의 짜임새는 뻔뻔하고 어지러운 현실과 '짝퉁'인생의 비애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어 맹하고 작위적인 느낌을 준다. 고전 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장화, 홍련'은 이분법적 선·악 대립구도 대신 현대 가족의 불안한 내면이 스크린을 가로지른다. 외딴 시골, 단아한 목조주택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들은 등골을 서늘하게 하고, 앙숙지간인 새 엄마와 두 자매간의 살벌한 적대감이 객석을 얼어붙게 한다. 반목과 갈등이 극한에 이른 한 가족이 빚어내는 심리적 긴장감이 일품이지만 '남성 중심 사회의 희생자인 여성들끼리의 난투극'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폰부스'는 발상이 돋보이는 영화다. 정체 불명의 저격수가 공중전화 부스에 한 인간을 가둔 채 "죽고 싶지 않으면 너의 잘못을 모두 말하라”고 협박, 마음 깊은 곳에 감춰둔 비밀을 온 세상에 낱낱이 고백하게 만드는 것. 모노 드라마를 보는 듯, 81분 동안 덫에 걸린 짐승처럼 울부짖는 콜린 파렐의 연기는 영화의 백미다.지난 주 개봉영화지하철 테러를 소재로 한 '튜브'는 제작비 70억을 들인 한국형 블록버스터. 캐릭터 설정과 사실적인 액션은 관객의 시선을 끌만큼 화려하다. 박상민·배두나의 카리스마, 쉴새없이 뛰고 매달리는 김석훈, 손병호·임현식·기주봉 등 조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다. 하지만 단순한 갈등구성으로 융합되지 않은 드라마적 요소는 아쉽다. 또 영화'스피드'의 '버스'가 '튜브'의 '지하철'로 바뀐 것은 아닌지 의문도 든다. 죽은 자의 혼령을 보는 여인과, 여인을 치료하다가 자신마저 원혼에게 쫓기게 된 정신과 의사의 사랑을 그린 심리 공포물'이도공간'. 영화를 보며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인간 장국영과 배우 장국영의 삶을 분리하기란 쉽지 않다. 창백한 낯빛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정신과 의사를 연기한 그의 실제 마지막 날들이 영화와 같지는 않았을까, 하는 상상과 겹치며 숙연한 슬픔을 자아낸다. '니모를 찾아서'는 눈물겨운 부정(父情)이 주제다. 겁쟁이 아빠 물고기가 치과의사의 수족관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바다 속 수만 마일을 여행하며 겪는 모험이 주요 내용. 자녀들을 온실의 화초처럼 기르는 우리 모습을 반성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성질 죽이기'의 원제는 'Anger Management'. 분노를 다스려 치료한다는 뜻이다. '9·11 테러'이후 병적일 정도로 민감해지고 있는 집단 히스테리 적인 미국사회의 단면을 풍자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6.14 23:02

[생활속의 법] 입주자대표회의 감원요청만으론 정리해고 안돼

문저는 아파트관리용역회사에 근무하고 있는데, 회사가 관리하는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관리비절감 차원에서 관리인원의 감축을 용역회사에 요청하였습니다. 그러자 용역회사는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면서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회사의 결정에 그대로 따라야 하는가요?답회사가 경영상의 이유에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정리해고라 합니다. 정리해고를 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31조에 따라 1)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며, 2) 근로자를 정리해고하기 전에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하고, 3) 해고를 단행함에 있어서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여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며, 4) 사용자는 2)의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에 관해서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에 대하여 해고를 하고자 하는 날의 60일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합니다. 이 4가지 요건은 정리해고가 정당화되기 위한 효력발생요건이라고 하며, 어느 하나를 충족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정리해고는 무효가 됩니다. 사례에서는 관리비절감 차원의 관리인원 감축이 1)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해당하는가 하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런데 판례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란 기업의 일부 영업부문 내지 영업소의 수지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또한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감원요청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와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아파트관리용역회사의 근로자에 대한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과 해고회피의 노력을 다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입증책임에 관해서 정리해고가 부당함을 다투는 소송에 있어서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99.4.27, 선고 99두202판결). 따라서 단순히 관리하는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관리인원의 감축을 요청한다는 사유는 용역회사가 정리해고를 단행하기 위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귀하는 일반 민사법원에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거나 근로기준법 제33조에 따라 관할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주장하면 이길 수 있으며, 이 경우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용역회사가 입증을 하여야 합니다. /김영문(전북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6.14 23:02

[가정 행복가꾸기] 사랑한다면 표현하라

사랑과 행복은 표현이다. 사랑한다면 표현하라. 아내를 사랑하고 남편을 사랑하며 자녀를 사랑한다면 아끼지 말고 표현하라. 한마디로 보여주라는 것이다. 아무리 마음속으로 진한 사랑하고 있다할지라도 겉으로 들어 내지 않는 사랑은 의미가 없다. 인간의 본성 속에는 누구나 사랑 받고 싶은 욕망이 있다. 남녀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끼리의 사랑 역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행복을 느끼는 체감온도인지 모른다. 2주전의 일이다. 필자가 KBS 전주방송에서 진행하는 아침마당에서「아버지」라는 주제를 가지고 1시간 동안 생방송에 출연하게 되었다. 아침방송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후배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부부싸움을 했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필자가 아버지들이여 자기 마음을 당당히 표현하라. 항상 가정에서 엄지손가락을 마주치며 우리 아내 최고, 우리 자녀 최고를 외치며 칭찬하라고 했는데 자기 아내가 말하기를 "당신도 이제부터 저렇게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는 "저렇게 하는 사람이 없다. 아마 교수님도 방송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다 분명히 할 것이다”. 이렇게 계속 말다툼을 하다가 결국 전화를 하게 되었고 그것이 사실이면 자기도 그렇게 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우리 남성들이 갖는 대부분의 생각이다. 문제는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표현할 줄 모른다는 데에 있다. 표현한다면 겨우 하는 말이 "내가 말 안 해도 내 마음 다 알지?” 이 정도에 불과하다. 말하지 않는데 어떻게 자기 마음을 안다는 것인가. 다 표현해도 부족하고 오해가 생기는 법인데 어떻게 자기 마음을 그렇게도 몰라주느냐? 며 오히려 큰소리치니 부부싸움의 제일 큰 원인이 되고 남음직하다. 우리 나라에서 이혼자중에서 제일 높은 이혼사유는 성격차이가 44%로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사실, 한국사람은 자기속내를 잘 내보이지 않는 특성이 있다. 부부간의 갈등, 자녀와의 갈등이 알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서로 말하지 않고 속으로만 끙끙 앓다가 한꺼번에 폭발시키고 만다. 사소한 문제, 서운한 감정을 하나하나 가슴에 담으며 큰 문제로 키우는 것이다. 결국 폭발한 감정과 그 갈등의 골은 너무나 큰 상처를 남기고 만다.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남자가 되어 가지고 무게도 없이 표현하느냐고” 남자가 웃으면 가볍게 보이고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남성의 권위는 결코 무서운 얼굴에 있지 않다. 언제나 근엄한 표정에서 남자의 무게가 있다고 생각하면 한참 뒤떨어진 생각이다. 요즘 신세대들의 남녀배우자 선택조건의 1순위가 유모어 감각이다. 한마디로 부드러운 사람이 제일 좋다는 것이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바로 우리 곁에 있다. 가정에서 우리 아내 최고! 우리 남편 최고! 라고 칭찬하며 포옹하라. 우리 아들, 우리 딸 최고! 라고 외치며 격려하라. 행복의 기준은 결코 물질의 풍요가 아니고 어떤 지위가 아니며 생활 속에 느끼는 언어이며 체감온도이다. 표현하라. 마주치는 눈 빛 하나, 엄지손가락 하나에 「사랑」이라는 무한 에너지가 있다. 오늘 아침 당신의 활짝 웃는 행복미소가 그립다./신대철(청소년연구원장, 전주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6.14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오래된 우물과 대나무

無波古井水하고 有節秋竹竿이라무파고정수 유절추죽간마음에 물결(흔들림)이 없기로는 오래된 우물과 같고, 절개가 있기로는 가을 대나무의 줄기와 같네.당나라 때의 유명한 시인인 백거이(白居易)가 쓴 〈증원구(贈元九:원구에게 줌)〉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땅 위로 저절로 솟아 올라오는 게 샘이고, 땅 쏙 깊이 파들어 가서 지하수를 찾아 그 지하수를 고이게 한 게 우물이다. 이처럼 땅 속으로 파 들어간 우물에는 바람이 불어올 리가 없다. 그래서 우물물은 작은 물결도 일지 않는다. 그저 고요하고 안정되어 있기만 하다. 마음은 오직 이런 우물물처럼 고요해야 한다. 요철도 없고 움직임도 없는 거울이라야 사물의 모습을 제대로 비쳐 볼 수 있듯이 자신의 마음이 고요해야 세상만사를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꿰뚫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고요한 마음만 가지면 다일까? 아니다. 마음이 고요하기만 하면 자칫 유약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은 고요함과 함께 대나무처럼 곧고 푸른 절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평소에는 말도 없고 나섬도 없이 그저 고요하기만 하다가 정말 큰 절개를 지켜야 할 때 떳떳이 나서서 자신의 기개를 활짝 펼 수 있는 사람, 얼마나 멋있는가? 이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다. 이와 반대로, 평소에는 못하는 게 없다는 듯이 자신만만하게 떠들다가도 정작 일을 해야 할 때를 당해서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꽁무니를 빼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이 바로 소인이다. 비록 큰 영웅은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소인은 면해야 한다. 허나 그것도 쉽잖은 일이다. 노력해야 한다. 無:없을 무 波:물결 파 井:우물 정 節:절개 절 秋:가을 추 竹:대 죽 竿:장대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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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6.14 23:02

전주시 민간위탁시설 1주년 점검, "전문성·효율성 제고 '톡톡'"

전주 한옥마을에 들어선 공예품전시관과 한옥생활체험관, 술박물관, 전통문화센터, 그리고 국립전주박물관 곁에 자리한 전주역사박물관. 지난해 4월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연 전주시 민간위탁시설들이 개관 1주년을 맞았다.공공문화시설의 민간위탁이라는 전인미답의 길을 걸었던 이 공간들은 전문성 제고와 예산 효율성 극대화 등의 성과를 남겼고, 특히 전주의 한옥마을을 문화상품으로 띄우는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위탁기관인 시와 수탁기관인 운영주체의 책임과 권한을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데서 빚어진 혼선 극복과 통합적인 전망을 수립하는 일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11일 오후 7시 전주정보영상진흥원에서 '개관 1주년을 맞은 전주시 민간위탁시설을 진단한다'를 주제로 열린 마당 수요포럼은 바람직한 민간위탁의 모델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각이 모아진 자리였다. 구체적인 민간위탁의 성과에 전망 보다는 민간위탁을 바라보는 시각차이와 평가의 적정성 문제에 포문이 집중되었지만, 전주시 공무원과 각 시설 운영주체 등 참가자들은 시설 운영에 대한 책임과 권한의 불명확성에서 초래된 혼선에 대해 공감했다."시설 운영주체의 책임과 권리를 명시한 '민간위탁 위수탁 협약서'는 <갑>측의 '할 수 있다'와 <을>측의 '해야 한다'로 대별될 정도로 발주자와 사업자의 한계 속에서 동등한 지위를 보장받지 못한다.”발제자로 나선 공공작업소 '심심' 김병수 대표는 문화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이 아닌, 행정적 업무를 중심으로 민간위탁을 접근하고 있어 행정과 수탁기관 모두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통문화센터 곽병창 관장도 민간위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시와 시의회, 운영주체, 그리고 시민 등 다양한 집단이 큰 그림으로서 민간위탁의 목표와 방식을 합의했지만 각론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곽관장은 "협약서를 보면 시는 운영주체를 '발주대상'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이금환 시문화경제국장은 "민간위탁 시설은 수익보다 공공성을 더 추구해야 하는 시설인 만큼 시 입장에서도 어디까지 기대하고 요구해야 하는 지 난제”라며 "하지만 문화관광 산업화 측면에서 민간위탁시설을 활성화, 시민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줘야 한다는게 전주시의 입장”이라고 밝혔다.민간위탁시설 운영주체의 역할을 창출하기 위한 의견도 개진됐다. 공예품전시관 백옥선 관장은 "예산 등 각 시설 운영을 총론화 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면서 "운영주체와 시, 의회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논의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술박물관 다음 관장도 " 의견수렴을 통해 시설 운영방안이 최적화될 때 민간위탁의 성과가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고 전주시사이버시정연구소 홍성덕 소장은 "운영주체는 물론 문화인력들이 시에 역할과 비전을 제시, 정책에 반영되는 구조가 활성화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민간위탁 평가 방법에 대한 논의는 시나 시설 운영주체가 아닌 제3자 입장의 시민들에게서 쏟아졌다.(사)마당 정웅기 이사장은 "민간위탁은 운영도 있지만 경영 측면이 강하다”면서 "각 시설들이 사업계획서에 의해 운영이 됐는 지를 일정 기간을 두고 점검해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으며 김제자활후견기관 김영배 원장은 "'운영비는 알아서 해라'는 식의 행정기관 의식과 '일단 수탁하고 보자'는 운영주체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며 "원칙에 입각한 위수탁이 우선된 뒤 불가능한 것은 털어놓고 새롭게 시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반면 전주역사박물관 김성식 학예연구실장은 민간위탁 시설 평가의 적정성 문제를 들어 "지난 1년간 운영실적은 현 단계에서 분석 대상이지 평가나 수혜의 척도로 활용되어선 안된다”면서 "예산이나 인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6.13 23:02

때이른 무더위 씻어줄, 전주시립합창·관현악 무대

여름이 오는 길목, 전주시립예술단이 이른 무더위를 말끔하게 씻어줄 음악회를 연다.14일 오후 4시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전주시립합창단(지휘 구천)의 63회 정기연주회와 17일 오후 7시30분 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되는 전주시립교향악단(지휘 박태영)의 122회 정기연주회.합창단은 '여름을 향한 멜로디'를 주제로 청량함을 더해주는 인성의 하모니를 연출한다. '또 한송이의 나의 모란'과 '님이 오시는지' '석굴암'등 우리 가곡을 비롯해 여성합창 '여름날의 추억'과 '훨훨 날아요', 남성합창 '할아버지 시계' '사냥꾼의 합창'등을 부른다.'우리 둘러 앉아서'와 '우리 모두 기뻐하세' '놀라운 은혜'등 성가곡도 준비, 합창음악의 진수를 선사한다. 시립합창단이 쌓아온 역량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자리다.김제시립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김효성씨(전북합창연합회 사무국장)가 객원지휘하고, 송혜진(플룻) 서지훈(봉고)씨가 협연한다. 반주는 정현숙 박성은씨가 맡는다. 281-2786전주시향은 일반에서 친숙하면서도 시적인 정서가 풍부한 협주곡과 교향곡을 연주한다.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중 걸작으로 꼽히는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피아니스트 박규연씨(예원대 교수)와 함께 선사하며 브람스 '대학축전'서곡을 연주한다.또 단 4곡의 교향곡을 남겼던 브람스의 작품 중 가장 핵심인 '교향곡 제1번'도 선보인다. 평소 베토벤을 흠모했던 브람스가 '고난을 극복하고 승리로 이끌어 올리는 투쟁정신'을 담아 기교의 변화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281-2748자연의 소리에 가장 가까운 합창의 매력과 풍부한 감성의 오케스트라로 초여름 무더위를 떨칠 수 있는 기회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6.13 23:02

쓰지만 달콤한 금지된 로맨스, 연극 '19 그리고 80'

열 아홉의 헤롤드 "당신은 내가 만난 사람 중에 제일 아름다운 분이에요”여든의 모드 "갑자기 내가 수줍은 여학생이 된 기분이야” 연극 '19 그리고 80'(연출 장두이, 원제: Herold and Maude)은 열 일곱 번이나 자살소동을 벌인 19세 소년 헤롤드와 의지할 곳 없지만 유쾌하기 그지없는 80세 노인 모드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다. 그러나 단순히 80세 할머니와 19세 청년의 사랑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죽음을 테마로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사랑을 통해 보여주는 것. 19세 청년이 꿈꾸는 '죽음'을 통해 '죽음의 가벼움'을 다루고, 80세 할머니가 꿈꾸는 '삶'에 대해 '인생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관객은 유쾌하고 황당한 두 사람을 통해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꾸며,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아름답고 슬픈 사랑을 통해 오히려 사랑의 진실한 의미를 찾는다. 한국 연극계의 간판 스타 박정자씨(61)가 80세 노인 역으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영화에 데뷔하는 이종혁씨(29)가 모드 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권병길, 전국환, 박영재, 윤다경씨 등이 함께 출연한다. 14일과 15일 오후 3시·6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총 4회 공연된다. 문의 063)280-8000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6.13 23:02

도내 불교문화재 5백점 새롭게 발굴, 고창 선운사서 현장설명회

전라북도 지역에 소재한 사찰에 지금까지 문화재 당국에 보고되지 않은 불교문화재가 5백여점 가까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대한불교조계종 문화유산발굴조사단(단장:탁연 조계종 문화부장)은 12일 고창 선운사 경내에서 전북도와 고창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전북 지역 불교문화재 일제조사 현장설명회'를 열고 "올해초부터 전북지역 불교문화재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모두 4백92점이 새롭게 등재되었다”며 "이달부터 시작되는 고창·부안·정읍·순창·임실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시키면 새로운 불교문화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새로 조사된 불교문화재는 김제 조앙사의 법화경 7권을 비롯 무주 향산사와 관음사의 경전 등이다. 특히 그동안 불교문화재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태고종 사찰에서 근대와 일제시대 자료가 쏟아지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정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조사단 관계자는 "오는 10월까지 전북지역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후 연말에 최종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라며 "보고서가 발표되면 지정문화재 선정작업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조사단 보고서에 따르면 불교문화재의 지역별 분포는 금산사·송광사·실상사 등 큰 사찰이 있는 완주(3백31점), 남원(2백52점), 김제(2백47점) 지역을 중심으로 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문화재의 유형은 도내 지역 1천7백9점중 조각이 8백39점으로 가장 많고, 불화·서예 현판·탑·서지 등 순서인 것으로 확인되었다.한편 문화재청과 조계종 총무원은 사찰에 소장된 문화재에 대한 기본자료를 만들어, 도난이나 밀반출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2011년까지 지역별로 데이터베이스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 문화일반
  • 김경모
  • 2003.06.13 23:02

강암 송성용 선생 서비(書碑) 14일 제막식

한국서예의 큰 별 강암(剛菴) 송성용(宋成鏞·1913-1999) 선생. 김제에서 유학자인 유재 송기면의 3남으로 태어난 강암은 법고창신의 작품세계와 함께 우리 시대 마지막 선비로 존경을 받았다. 특히 강암이 보여준 강골의 선비정신은 지식인으로서의 소중한 덕목이었다. 한말 단발령에 항거했던 선친의 뜻에 따라 평생 갓과 한복을 고집하며 민족혼을 지켜 지행합일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올해로 강암 탄생 90주년을 맞아 김제에서 강암의 정신세계와 예술을 기리는 서비(書碑) 제막식이 14일 오전 10시30분 김제문화체육공원에서 열린다.서비는 김제시가 강암의 고매한 인격과 학덕, 그리고 예술을 함께 기리고 후세에 전하기 위해 마련한 것.서비의 앞 부분은 강암이 64세인 197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전에서 발표한 '만조(晩眺)'를 새겼다. 만조는 강암의 부친이 1906년에 지은 시.이 작품은 필획이 건장하고 외적인 풍모가 단단해 강암 서예의 '강(剛)'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뒷면에는 곽인희 김제시장이 짓고, 강암의 차남 하경씨(성균관대 교수)가 쓴 공적문을 기록했다.강암의 장남 하철씨(전 전북도부지사)는 "선친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라며 "많은 사람들이 강암의 예술세계를 기리고, 조선 중기부터 이어져 내려온 김제 서예의 맥을 잇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6.13 23:02

[문화광장] 공연과 전시

공연-2003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13일 오후 7시30분 소리전당 연지홀. (사)마당이 사라져 가는 전통의 정신과 삶이 얹혀진 소중한 문화유산을 발굴,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해마다 여는 열 두 번째 무대. 장금도 유명철 강정열 박복남 명인명창과 순창 금과 들소리보존회, 춤패 '연', 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시나위팀 출연. 273-4823-어울림밴드 콘서트14일 오후 5시30분 소리전당 명인홀. 펜플룻 연주단체인 펜소리나앙상블과 인천 오카리나 합주단이 함께 하는 오카리나와 팬플룻 향연. 270-7840∼7-한벽루 소리산책14일 오후 8시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솜리가야금연주단(단장 임재심)이 향제 줄풍류 잔도드리와 가야금 병창 '고고천변' '새타령'등을 연주. 280-7006~7 -전주음악학원연합회 합창단 정기공연14일 오후 6시 전북예술회관. '남촌' '가고파' '목련화'등 우리 가곡을 비롯해 이탈리아 독일 합창곡을 선사한다. 284-4445-우크라이나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청연주회16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관.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과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등 연주. 270-2384-해설이 있는 판소리17일 오후 8시 전통문화센터 경업당. 중앙대 국악대 음악극과에 재학중인 정준태씨가 수궁가 중 '초앞∼고고천변'을 열창한다. 조용복씨(국립민속국악원 연주단)가 고수로 나선다. 280-7006~7 -전북대 음악학과 협주곡의 밤18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관. 전북대 음악학과 재학생들이 꾸미는 다섯번째 정기연주회. 롯시니의 서곡을 비롯해 본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선사. 270-2384-장유진 독주회19일 오후 7시30분 전북예술회관. 플룻 연주자 장유진씨가 무더운 여름의 나른함을 음악으로 풀어주기 위해 여는 독주회. 284-4445-목포시립교향악단 순회연주회19일 오후 7시30분 소리전당 모악당. 베토벤의 서곡 '스테판 왕'을 비롯해 오페라 '마적'중 '복수의 소리 맘에 들리네' 등을 연주. 270-7840∼7전시-전주대 사진학과 교수전13일부터 1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 전주대 사진학과 교수들이 학과 발전기금 마련을 위해 여는 사진전. 김철권 박승환 김정우 정은정 최나은씨 등 교수진 10여명 참여. 284-4445-제3회 호원대 국제산업디자인 초대전13일부터 19일까지 소리전당 전시장. 시각 제품 섬유 도자기 등 산업디자인 전 분야에 걸친 국내외 작가 초대작품과 전국고교생 디자인 공모전 입상작 전시. 450-7610-전북대 산업디자인과 전시회16일부터 18일까지 소리전당 전시장. 전북대 산업디자인과 재학생들이 제품과 영상, 시각디자인 작품을 선보인다. 270-7840-진묵회전13일부터 1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진묵회 회원들이 한문과 한글 서예 작품과 문인화 등을 선보인다. 286-5568-백련사진전13일부터 1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사진작가 유성수씨가 백련을 가꾸는 김제 청하면 사람들의 일상을 다큐형식으로 표현한 사진전. 284-4445-윤성중 사진전13일부터 1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월간 '사진'초대작가인 전주대 사진학과 윤성중 교수가 교동의 어제와 오늘의 담은 사진전. 284-4445-제13회 동그라미 사우회전13일부터 1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회원 21명이 자연과 4계절의 신비를 다양한 시선으로 담은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284-4445-유대수전11일부터 21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 '생각에 잠기다'를 주제로 아무 의미없이 지나쳐버리기 쉬운 주변 풍경과 일상에 숨어있는 수많은 사유를 포착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255-1653-조영철전17일까지 전주 얼화랑. 서양화가 조영철씨가 싱싱한 생명력으로 새롭게 피어나는 들꽃의 아름다움에 빠져드는 구상화 전시. 285-0323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6.13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다수의 힘

乘衆人之智면 則無不任也요 用衆人之力이면 則無不勝也니라승중인지지 즉무불임야 용중인지력 즉무불승야여러 사람의 지혜를 타면(빌리면) 맡지 못할 일이 없고, 여러 사람의 힘을 이용하면 이기지 못할 일이 없다.한나라 사람 유안(劉安)이 쓴 《회남자(淮南子)》〈주술훈(主述訓)〉에 나오는 말이다. 여러 사람의 지혜와 힘은 무섭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 답을 얻을 수 있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결국 그 일을 해 낼 수 있다. 문제는 방향이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나쁜 일을 하면 나쁜 일을 해낼 수 있고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일을 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일의 방향을 잘 잡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방향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의로움 즉 '옳음'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만약 의로움으로 방향을 잡지 않고 각자의 이익을 쫓아 방향을 잡으면 세상은 '다수의 횡포'에 빠지게 된다. 이런 횡포의 혼란에 빠진 사회나 국가는 망할 수밖에 없다. 각자 자기 쪽으로 배를 끌어가려 하는데 배가 제대로 갈 수 있겠는가? 따라서, 힘만 있고 '의(義)'가 없는 사회는 차라리 힘이 없는 사회만도 못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가 '의'보다는 힘을 앞세우는 사회가 되어 가는 경향이 있다. 옳기 때문이라고 하기보다는 내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기를 쓰며 힘으로 덤벼드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이다. 힘뿐 아니라, 권모와 술수까지 활개를 치는 사회는 더욱 위험한 사회이다. 지금의 우리사회, 정말 잘 조절해 나가야 할 때이다. 乘:탈 승 衆:무리 중 智:지혜 지 任:맡을 임 勝:이길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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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6.13 23:02

전업문인 객원 문예교사 수업중, "시인과 수업 떨려도 재밌어요"

'시인, 학교에 가다'이른 여름 무더위를 내쫓는 빗줄기가 시작된 11일 오후 3시 군산 대야면 옥구중 도서실에서는 이색 만남이 1시간 넘게 이어졌다.베스트셀러 시집 '거미'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시인 박성우씨(33)와 문예반 학생 20명의 만남. 박씨는 (사)민족문학작가회의가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오는 12월까지 시범 운영하고 있는 '전업문인 객원 문예교사'중 한명으로 매주 수요일 이 학교에서 문예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지난 주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첫 강연을 가진 박씨는 자작시 '어머니'와 '오이를 씹다가'를 학생들에게 읽힌 뒤 시의 느낌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이어갔다."'눈물'이나 '불쌍하다'는 말이 들어있지 않지만 '슬픔'을 느낄 수 있잖아.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직설적인 말 보다는 '딴전 피우기'같은 은유가 바로 시야.”창작노트에 '내 인생에 가장 영향을 끼친 5가지'를 적고, 발표하게 한 그는 "지금 말로 표현한 것들 모두 좋은 글감이고, 문학적 잠재력이 풍부한 학생들이 많다”면서 학생들의 창작열을 북돋웠다.학생들도 처음 대하는 '시인 선생님'앞에서 발표하기를 쑥쓰러워 했지만, 그의 칭찬에 힘입어 시 창작 세계로 푹 빠져 들었다.3학년 정서희양(16)은 "무조건 암기해야 하는 학교 수업과 다르다”면서 "시인 선생님과 함께 문학을 느끼고 직접 써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고, 문예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젊은 시인과 문학의 꿈을 키우는 시골 중학생들의 만남은 수업시간 45분을 넘겨 진행될 정도로 뜨겁고 진지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6.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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