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1 15:37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생활속의 법] 노면에만 좌회전표시 있으며 좌회전 못해

교차로의 신호기에는 비보호 좌회전표시가 되어있지 않으나 노면에는 좌회전표지가 설치된 곳에서 적색등화시에 좌회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경우, 신호위반으로 처벌되나요?문 저는 시내 백화점 앞 교차로에서 신호기에 비보호 좌회전표시는 안되어 있으나 좌회전 노면표지가 설치된 곳에서 적색등화시에 좌회전하다가 반대편 차선에서 직진해오던 오토바이와 충돌하여 피해자에게 10주의 상해를 입혔습니다. 제 차량은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데, 이 경우 저는 신호위반으로 처벌받게 되나요?답 문의하신 사례에서 논점이 되는 것은 신호기에 비보호 좌회전표시는 안되어 있으나 좌회전 노면표지가 설치된 곳에서 적색등화시에 좌회전하다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신호위반에 해당되는지의 여부입니다.왜냐하면 교통사고를 일으킨 자동차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제1항에 의해 사고운전자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소권이 없어 처벌할 수 없으나 예외적으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제2항 단서의 10대 사안(신호위반, 중앙선침범, 과속, 무면허, 음주운전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로교통법상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나 차마는 신호기 또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와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전투경찰순경을 포함)과 행정자치부령이 정하는 경찰공무원을 보조하는 사람의 신호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도로교통법 제5조). 만일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이 교통신호기나 교통정리를 위한 경찰관의 신호, 안전 표지가 표시한대로 차량을 운행하지 아니하고 이를 위반하여 운전할 경우 이는 신호위반이 됩니다. 생각건대 위 사례에서 교차로에 녹색, 황색 및 적색의 삼색 등화만이 나오는 신호기가 설치되어 있고 달리 비보호좌회전 표시(유턴 포함)가 없었다면 자동차의 좌회전(유턴 포함)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또한 진행하던 방향의 1차선에 도로교통법시행규칙 [별표 1]의 규정에 따라 좌회전을 시키려고 하는 장소에 설치하여 진행방향을 표시하는 노면표지가 설치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좌회전신호가 들어오거나 비보호좌회전 표시가 있는 경우에 자동차가 그 신호에 따라 진행할 방향을 뜻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노면표지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적색 등화시에 정지선에 정지하여 있지 아니하고 좌회전(유턴 포함)하였다면 그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6. 5. 31. 선고, 95도3093 참조). 따라서 귀하의 경우에는 신호위반에 의한 교통사고에 해당하므로 귀하의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된 상태라고 하더라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제2항 단서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서거석(전북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5.03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강물 소리

水性自云靜하고 石中本無聲인데 如何兩相激이면 雷轉空山驚이오?수성자운정 석중본무성 여하양상격 뢰전공산경.물은 본시 고요한 성격이고, 돌 안에 소리가 들어 있는 것도 아닌데 어찌하여 둘이 서로 부딪치기만 하면 우레가 구르는 소리를 내어 텅 빈 산을 놀라게 한단 말이요?당나라 대의 시인인 위응물(韋應物)의 시〈청가릉강수성기심싱인(聽嘉陵江水聲寄深上人:가릉강의 물소리를 들으며 심상인에게 부침)〉이다. 호수에 고여 있는 물을 보라, 얼마나 고요한 모습인가? 산기슭이나 물가에 서있는 돌을 보라, 천 년 세월이 흘러도 아무 말이 없는 벙어리이다. 이처럼 고요한 게 물이요, 말이 없는 게 돌인데 어찌하여 이 둘이 부딪치기만 하면 크든 작든 간에 소리를 내게 되는가? 물은 가려하고 돌은 멈추라고 하기에 그렇게 소리가 난다. 가는 물을 막아서니 물도 기분이 나쁠 것이고 가만히 서있으려고 하는 돌을 자꾸 밀어내니 돌도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물과 돌은 부딪히면 소리를 낸다. 물의 기세가 크고 돌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소리는 더 크다. 어디 물과 돌 사이에서만 소리가 나랴. 세상의 모든 것은 부딪치면 소리가 나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 부딪칠 수도 없다. 부딪침이 없는 세상은 정지된 세상이요, 죽은 세상이다. 따라서, 살아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단한 부딪침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바로 사람에게 있다. 물과 돌이 부딪치는 소리를 텅 빈 산을 놀라게 하는 소리로 들을 게 아니라, 텅 빈 산에게 들려주는 노래 소리로 들을 일이다. 저 사람이 나에게 부딪쳐 오는 소리도 기쁨의 소리 희망의 소리로 들을 일이다. 부딪침은 살아있는 자가 내는 생명의 소리이기 때문에. 云:이를 운, 말할 운 靜:고요할 정 激:칠 격 雷:우레 뢰 轉:구를 전 驚:놀랄 경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5.03 23:02

韓紙, 생활속 쓰임새 맛보기

한지의 우수성과 다양한 쓰임새를 엿볼 수 있는 '전북한지조형작가 창립전'과 '2003 한지패션대전'이 잇따라 열린다.전북한지조형작가 창립전이 한지를 소재로 한 실용품과 문화상품을 선보이는 정적인 자리라면, 한지패션대전은 다량생산이 가능한 천에 밀려 한켠으로 물러나 있던 한지의상의 맥을 되살리고 상품화를 모색하는 역동적인 무대가 된다.다양한 쓰임과 멋 가득-전북한지조형작가 창립전◇…전북한지조형작가협회(회장 남상재·원광대 교수)는 섬유디자인을 전공한 대학교수와 강사, 작가 50여명이 한지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자는데 의기투합해 모인 단체다. 2일부터 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창립전은 3일부터 열리는 2003전주종이문화축제와 함께 전주 한지의 우수성과 전통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남상재 회장은 "섬유디자인 전공자들도 한지 알리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했다”면서 "한지에 실용성을 추구하는 디자인을 적용, 예술성있는 미술품이나 공예 작품은 물론 문화상품을 창출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참여작가는 강희자 김민자 김병주 김연 김완순 김윤덕 김정위 김진아 김희자 남상재 송수미 박해규 양명실 여은희 오석심 유경희 유봉희 이부덕 이유라 이은영 이일수 이효선 장희승 정수희 정은경 조성미 조성옥 조정숙 진현 최은희 한오경씨 등 31명. 평면은 물론 공예와 실용예술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한지의 다양한 쓰임과 멋을 담은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한지작품 머금고 있는 고풍스러움과 실용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284-4445화려한 전통의상 세계-2003 한지패션대전◇…자연미와 예술성을 오롯이 간직한 한지의상은 이미 10세기부터 실용화된 의복. 한지를 그대로 의상으로 만드는 지의(紙衣)는 방한용이나 화살을 막는 종이갑옷으로 사용됐고 종이를 잘라 실로 만든 다음 직조하는 지포(紙布)는 유연성과 통기성이 좋아 여름철 즐겨 사용했다. 하지만 한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베와 모시 등 천에 밀려 의상에서 멀어져야 했다.3일과 4일 오후 7시 30분 경기전에서 열리는 한지패션대전은 사리질 위기에 처해 있는 한지의상을 오늘에 되살리고 상품화하는 마당. 2003전주종이문화축제 중 한 프로그램으로 전주패션협회(회장 유춘순)가 주관하는 무대다.유춘순 회장은 "한지의상은 염색성이 강해 우리의 전통의상의 화려함을 재현하기가 쉽고 조형성이 좋아 곡선미를 잘 살려내는 장점이 있다”면서 "패션쇼를 통해 한지의상을 실용화를 모색, 전주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한지의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3일에는 전주패션협회 디자이너 65명이 내놓은 작품들이 무대를 수놓고 4일에는 의상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한지패션 경진대회와 코스프레 패션쇼가 이어진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5.02 23:02

[2003JIFF] 디지털필름워크숍 '관객과의 대화'

"짧은 작품을 만드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과 열정이 요구될 줄 몰랐습니다. …우리에겐 작품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동안의 과정이 더 소중합니다”영화제작이 '남의 일'로만 알았던 일반인들이 직접 영화를 제작, 상영하는 디지털필름워크숍 작품들이 1일 오후 2시 건지아트홀에서 첫 선을 보였다. 영화제가 해마다 운영해 온 워크숍은 시나리오·촬영·음향·편집·연출 등체계적인 학습으로 각 팀별 한편의 영화를 제작, 상영하는 프로그램. 올해는 '미끄럼을 타다'(팀:넥스트) '옵스쿠라 칸타빌레'(팀:모놀로그) '퀵서비스'(팀:테이크 원) '회색 그림자'(팀:인디 파이브) 등이 제작됐다. 예년에 비해 관객의 수는 줄었지만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제작진과 관객의 표정은 한층 더 진지했고 적극적이었다. "디지털은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전하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한 김선아씨(28·모놀로그)는 "디지털은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열려있는 매체이기에 누구나 도전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간혹 난해한 장면이 많아 친절한 해석이 필요한 영화들이 눈에 있기도 했지만 올해 작품들이 예년과 비교해 한껏 성숙해 진 것만은 사실. 4년째 워크숍 전임강사로 참여해온 이진우 감독은 "올해는 논픽션에 가까운 에세이 형식의 작품이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 등 실험적이고 다양한 형태가 많았다”며 "열정도 남달랐지만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5.02 23:02

[2003JIFF] 내가 본 영화 '보통사람들에겐 예외가 없다'

'보통사람들에겐 예외가 없다'(로랑스 페레이라 바르보사 감독)약간 뚱뚱하고, 남자처럼 떡 벌어진 어깨와 걸음걸이를 가진데다가, 얼굴도 썩 미인이라고 할 수 없고, 문 열면 바로 침대가 놓인 단칸방에 살뿐만 아니라, 욕실개조용품을 파는 통신판매회사에 다니는 20대 중반 여성의 삶은 어떠할까?답은 뻔하다. 한 마디로 '팍팍할'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마르틴느의 삶은 과연 우리가 짐작하는대로 '팍팍'하다.그녀는 오래 사귀던 남자친구에게서 방금 '차였다'. 별로 놀랄 일도 아닌 것이 남자친구는 더 예쁜 여자를 찾아 마르틴느를 버린 것이다. 우울증에 걸린 그녀는 툭하면 전화로 고객과 싸우고, 상사는 그녀를 못마땅해 한다. 마르틴느는 강변에서 담배를 피우며 소리없이 운다. 그녀는 홧김에 길가 가게의 유리창을 머리로 들이받은 후 정신병원에 임시로 수용된다. 이쯤되면 독자여러분은 시쳇말로 벌써 '짜증'이 나기 시작할 것이다. 내 삶도 팍팍한데 왜 굳이 이런 영화를 봐야 한단 말인가. 그러나 이 영화는 바로 여기서부터 재미있어진다.정신병원에서 만나는 약간 덜 떨어진 군상들. 우울하고 '성질 더러운' 마르틴느는 밖에서 만나는 '보통사람'들보다 오히려 이들에게 더 관심이 간다. 그녀는 이들에게 자기에게는 없던 것, 가지려고 애썼으나 자꾸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기만 하던 것, '사랑'을 찾아주기 위해 그야말로 '미친여자'처럼 맹활약을 펼친다. 마르틴느가 돌연 '착한 해결사'가 되어 주위 사람들의 삶의 의미를 찾아주려고 애쓰는 과정이 영화를 자칫 신파멜로물로 변질시킬 위험을 안고 있지만, 이런 아슬아슬함은 감독의 뛰어난 유머감각으로 말미암아 현실감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낸다. 약간 억지스럽고 약간 과장되어 있긴 하지만, 결국 마르틴느 주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그녀 자신을 포함해서, 약간씩 정신 이상자들 아닌가.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마르틴느에게 넌더리를 내는 주변의 정신 멀쩡한 사람들이 점차 오히려 정신병자처럼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퇴원한 다음날 아침 마르틴느는 여전히 빈한한 방에서 깨어나지만, 삶은 다시금 아름다운 그 무엇으로 돌아와 있고, 괴팍하고 거칠기만 하던 마르틴느의 얼굴도 그렇게 아름다와 보일 수가 없다.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필름메이커스 포럼'에 초청되어 온다고 한다. 이렇게 따뜻하고 유머에 넘치는 영화를 만든 이가 어떤 얼굴을 가진 여성인지 꼭 한 번 보아야겠다. /김영혜 (우석대 영화과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5.02 23:02

[2003JIFF] 외국인 손님맞이 최전방 인천공항 자원봉사자

"사스에 무심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게스트(외국 영화감독)들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것이 우선이니까요.”세계를 강타한 사스 공포 속, 가장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인천국제공항 1층 8번 출구 옆에 위치한 전주국제영화제 부스. 노란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올해 일흔한살의 김계옥할머니(71)를 비롯해 손자뻘 되는 이선유(23·한국외국어대4년) 이지현(22·이화여대3년) 박정미(22·숙명여대4년) 공준완(20·미국 시카고대 유학 준비)씨가 주인공들. 전주국제영화제 해외 게스트 담당 자봉이다.자봉도 영화제가 치러지는 현장에 있어야 더 신명이 날터. 내심 불만이 없을까. "전주에 있었다면 영화제를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좋았겠지요.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영화보다는 자원봉사에 더 뜻이 있기 때문에 만족해요” 한결같은 대답이다. 이들은 모두 전주와는 직접적인 인연이 없다. 자원봉사가 좋아서, 혹은 영화가 좋아서 전주영화제에 뭉친 사람들이다. 대부분 영어나 일어 실력이 뛰어난 실력파들이다.김계옥할머니는 자원봉사의 이력이 톡톡하다. 2002년 월드컵행사때도 자봉으로 활동했던 그는 지프의 모집 소식을 듣고 망설임없이 응모했다. "외국 참가자들로부터 전주영화제가 회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더라는 말을 들었을때 기쁘다”는 그는 외국 영화인들을 맞으면서 영화제에 대한 매력을 톡톡히 얻고 있는 중이다. 이선유 이지현 박정미 공준완씨는 친구의 권유 또는 인터넷 서핑으로 자봉에 참여했다.이지현씨는 지난해에 게스트를 수행하며 통역 자봉을 했던 친구의 권유로 지프 식구가 됐고, 이선유 박정미씨는 학교에 붙어있는 포스터에 마음을 빼앗겨 자봉에 지원 했다. 오는 가을학기 미국 시카고대학에 유학할 예정인 공씨는 영화광. 이미 부산영화제와 부천영화제 자봉의 경험을 갖고 있다. 이들의 하루는 생각보다 훨씬 빠듯하다. 게스트 입국시간에 맞춰 새벽이든 늦은 밤이든 가리지 않고 공항을 지켜야 하는 것은 물론, 세관 통과가 늦어지면 계속 기다려야 하고, 영어나 일어를 못하는 게스트를 만나면, 손짓 발짓을 다해 안내하느라 진땀을 뺀다. 그래도 감독들 대부분이 소탈하게 대해주어 좋단다."세관통과가 늦어질때 몸둘바 모르게 미안하다”는 이들에게 마음 부담은 따로 있다. "가족들의 걱정이 태산이예요. 우리나라에도 언제 사스환자가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첫 관문인 공항 출근이 반가울리 없지요.”이들은 실제 유럽권은 물론 중국이나 홍콩 등 아시아권 게스트를 맞으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전주국제영화제 첫 인상을 전하는 자신들로부터 혹시 불쾌함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게스트들은 자신들이 먼저 입을 가리고 말하거나 마스크를 쓰라고 권유합니다. 그럴때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깊은 정에 감동을 받지요.”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인천공항의 지프 자봉들! 그들의 웃음이 아름답다.

  • 문화일반
  • 김재호
  • 2003.05.02 23:02

[2003JIFF] 현장 이모저모

'영화의 거리'극심한 교통혼잡으로 불만 고조◇…1일 오후 풍남제 개막행사로 일부 도로의 차량통행이 통제되면서 우회차량들이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로 몰려 극심한 정체현상. 특히 평일 차량 통행이 잦은 데다 차량통제 시간대인 '걷고 싶은 거리' 우회차량들도 지프마당 인근에 집중되면서 일대가 1시간 가량 주차장을 방불. 영화제 셔틀버스도 지프 마당을 경유하게 되면서 차량 혼잡으로 운행시간이 지연되고 코스 변경에 혼란을 겪은 이용자들의 불만이 고조. 특히 영화의 거리에서 전북대 문화관으로 향하는 관람객들이 상영시간이 임박해지자 허둥지둥하는 모습. 이에 따라 자원봉사자들이 셔틀버스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도로 곳곳에서 차량을 통제하는 등 관람객 수송에 비상. 한 시민은 "영화제나 도로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각종 행사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오히려 축제분위기를 반감시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쓴소리.티켓팅 부스에서 본 꼴불견 관객◇…"제발 영화제 기본 수칙 좀 알아가지고 오세요”티켓팅 부스에서 본 관객의 표정은 가지가지. 음료수·생과일주스·빵 등 간식을 사다주는 친절관객부터 영화제목과 현금만 툭, 던지고 말업이 표를 받아가는 침묵관객, 개인사정으로 자신이 볼 수 없게 된 매진영화의 티켓을 아무런 대가없이 티켓부스에 놓고 가는 천사관객 등도 있지만 꼴불견 관객수도 만만치 않았다고. 당일 구입한 표는 취소가 불가능한데도 표를 취소·교환해 달라고 와서 떼쓰는 관객, 이미 매진된 영화인데도 '숨겨둔 표가 있을 거라며 팔라'고 요구하는 관객, 5천원이 비싸다며 깍아달라고하는 관객, 달랑 1장을 끊어가며 10만원권 수표를 내놓는 관객, 기껏 추천해달라고 해서 말해주면 영화가 끝난 뒤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따지러온 관객 등. 특히 영화가 시작된 뒤 표를 끊어달라고 조르는 관객들은 "표만 주면 들어가는 것은 알아서 한다”는 말이 공통이었다고.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5.02 23:02

[2003JIFF] 영화제 스탭 5인의 25시

중반으로 접어든 영화제는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바탕에는 양지홍 사업팀장(33), 오선진 홍보팀장(33), 오창환 자막기술팀장(32), 조지훈 프로그램팀장(30), 이지우 초청팀장(29) 등 지난 영화제 현장 경험으로 노하우를 인정받은 이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영화제에서 활동하는 모든 이들의 하루가 동가식서가숙이지만 각 팀 '넘버 1'들의 어깨는 더 무겁게 느껴진다. 아침 9시, 양팀장은 채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영화의 거리' 한 복판에 서 있다. 거리를 휘저으며 영화제 시설물을 확인하고 상영장을 순회한다. 그는 정오까지 전북대문화관에 가야 한다. 오후 3시는 덕진예술회관, 오후 8시에는 야외상영장과 이벤트 현장이다. 호흡이 가빠진다. 늦은 밤 12시, 술에 취한 관객이 그에게 괜한 시비를 건다. 붉은 점퍼를 입고 화를 낼 수는 없는 일. 애써 다정한 웃음으로 취객을 달랜다. 밤새 심야상영관을 지켜야 할 노란 점퍼들을 뒤돌아보며 스탭회의를 위해 걸음을 옮긴다. 이른 3시. 잠을 청하기도 어정쩡한 시간이다. 고맙고 미안한 이들에게 문자를 보낸다. 잠시 눈을 감았을 뿐인데, 곧 잠에 빠져든다. 눈을 뜨면 다시 '영화의 거리'에 서 있다…. 동서남북에서 '짠'하며 영화제 현장을 누비고 있는 양 팀장은 4년차 스탭, 전주영화제 토박이다. 영화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3월초부터 매일 15시간 이상 노동을 견뎌낸 그이기에 "영화제 끝나면 일주일간 산에 올라가서(깨울 사람이 없으니까) 실컷 자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스탭·자봉·관객 등 영화제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어떤 것이든 서운한 감정을 갖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것이 또 자신의 역할에 더 충실할 수 있는 방법이구요.”영화제 7일째. 예년같으면 폐막식을 기다릴 무렵이지만 각 팀장들은 "예전에는 할만하면 폐막식이었는데, 올해는 그런 아쉬움은 없지 않느냐”며 오히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반문한다. 이들 모두 지난 대회를 통해 팀원으로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전주가 배출해 낸 영화인프라들이다. 오선진·조지훈 팀장은 2회부터 스탭으로 참여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친화력을 인정받아 올해 팀장을 맡았다. 오창환 팀장은 1회 사랑방 담당스탭으로 출발, 대종상영화제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자막기술팀을 총괄했다. 이지우 팀장은 1회에 이어 두 번째로 인연을 맺었다. 홍콩에서 현지 무역회사에 근무하던 지난해 말 영화제의 스탭채용 공고를 보고 사표를 냈다. "아직까지 큰 오류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것이 영화제 아닙니까. 잠시도 긴장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예정에 없던 배우들이 찾아와 '삐끼'노릇을 하며 객석을 채웠던 일, 필름 상태가 좋지 않아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뜨겁고 간지러운 필름영사기에 손을 넣어 필름을 잡고 영화를 상영했던 일, 프린트가 도착하지 않아 애를 태웠던일, 게스트가 계획과 다르게 움직이는 탓에 이후 모든 일정을 수정해야 했던 일 등 모두 이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하지만 "좋은 영화를 볼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는 관객의 한마디와 어려운 상황에서도 먼저 나서는 스탭·자봉이 있어 일할 맛이 난다”는 게 다섯 팀장의 이구동성이다. 이들이 있어 영화제는 한껏 든든했고, 더 단단해 질 것으로 보인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5.02 23:02

[2003JIFF] 필름 메이커스 포럼, 두 여성감독을 주목하라

프랑스의 로랑스 페레이라 바르보사(Laurence Ferreira Barbosa·45)와 중국의 닝잉(Ning Ying·44). 상업적인 성공과 무관하게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해온 세계적인 여성 감독들이다. 극영화이면서도 '기승전결'이 뚜렷한 극적 요소보다는 일상의 흐름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강하게 담아낸 이들의 작품은 영화의 새로운 세계에 다가서게 한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이들 여성감독을 주목했다. 올해 새롭게 마련한 '필름메이커스 포럼(Filmmakers Forum)'. 전성권 프로그램 코디네이터(35)는 이들을 "올해 영화제의 주요 섹션인 다큐멘터리 비엔날레 작품들과 비교할 수 있는 극영화 감독들”로 소개하면서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극영화에 결합시킨 이들의 작업과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탐구하는 일은 영화와 만나는 새로운 감동과 재미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두 감독은 다큐 성향이 짙다는 점이나 현대인의 욕망과 삶을 이야기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지루함을 유머와 아이러니로 반전시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물론 그 표현세계는 달라서 닝잉이 베이징이라는 도시공간에 흩어져 있는 세대별 인물들이 풍경의 일부가 돼버린 '풍경화'를 추구한다면, 바르보사는 몇 명의 인물들이 뒤섞여 관계의 드라마를 암시하는 '인물화'를 그려낸다. 이들 감독들의 세계를 만나는 일은 지프가 주는 또하나 선물이다. ◇…로랑스 페레이라 바르보사로랑스 페레이라 바르보사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충실한 프랑스 영화의 전통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감독으로 평가 받는다. 현대인의 삶을 탐색,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광기와 이상한 집착의 양태를 자연스럽게 묘사하는 그는 다소 머리가 아플 주제를 아이러니한 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내는 경쾌함이 특징이다. '광기와 몰락, 열정과 무관심, 회복의 순환'을 반복하는 현대인의 내면을 표현해온 그의 영화는 모두 3편. '보통사람들에겐 예외가 없다'(1992)와 '지긋지긋한 사랑'(1996), 그리고 '모던 라이프'(1999).'모던 라이프'는 바르보사 영화의 변화를 암시하는 작품. 이전 영화가 심리적 불안과 공포의 발작적인 형태를 건강한 로맨틱 코미디의 형식으로 풀어냈다면 '모던 라이프'는 인간 욕망의 형태를 제한하고 조정하는 사회·정치적 구조를 이야기한다.1일 오후 씨네시티코리아 1관에서 영화가 끝난 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그는 지향해온 작품세계만큼이나 진지하게 답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애환이나 작은 비극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는 아내와 딸이 떠나버린 중년 실업자 자크와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고픈 클레르, 종교적 상상 속으로 스스로를 고립화하는 마그리트 등 영화 속 주인공들은 사회와 맞서 싸우고 희망을 찾아나서는 '우리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닝잉 감독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해에도 '희망의 철로'라는 다큐멘터리 작품을 통해 소개했던 중국의 여성 감독 닝잉. 베이징 출신인 그녀의 영화속에는 전통도시에서 현대도시로 변해가는 북경의 변화무쌍한 모습이 있다.올 전주에 소개되는 그녀의 '베이징 3부작'은 1992년작인 '즐거움을 위하여'로 시작하여 '민경고사'(1995년), '아이 러브 베이징'(2000)으로 완성된다. 근대화 과정에 들어선 이후 중국 사회를 살아가는 베이징 3대의 삶을 차례로 담아냈다.전통사회에 대한 향수나 근대도시의 모순에 대한 일방적 비판에 머물지 않고 변화를 인식하면서 미래의 북경사회를 사랑하는 방법까지 탐색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1990년대 이후 중국 사회의 변화가 빚어낸 새로운 사회적 주체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1일 영화 '아이 러브 베이징'상영무대에서 관객과 만난 그녀는 "사람들이 느끼는 도시의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며 "스크린속 북경의 풍경은 있는 그대로 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베이징 영화 아카데미에서 중국 5세대 감독들인 첸 카이거와 리 샤오홍·장 이모우와 함께 수학한 닝잉은 이들과 같은 시기에 영화작업을 시작했지만 작품세계는 6세대에 가깝다. 중국 여성감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그녀는 자신의 극영화를 통해 다큐멘터리의 본질적인 진리에 관한 탐구를 계속하고 있다./김종표, 임용묵기자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5.02 23:02

[2003JIFF] 2회 우석상 수상자 아소카 한다가마 감독의 영화

"아직 못한 말이 있다.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지난 2001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것은 나의 달'이란 작품으로 아시아 최고 영화에게 수여되는 우석상을 수상했던 아소카 한다가마 감독(Asoka Handagama·41·스리랑카). 행동으로 옮기는 페미니스트라고 자신을 이해해도 될 것이라던 그답게 또다시 여성의 문제를 들고 나왔다. 그의 작품 '한쪽 날개로 날다'가 상영된 1일 오후 전북대 문화관. 관객들은 그의 영화얘기에 푹 빠져들었다. "신문에서 나온 실제 이야기다. 한 여성이 미성년자인 아내와 살다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왜'라는 물음보다 우스꽝스러운 코미디쯤으로 여겼다.”'아내가 있는 여성'. 신문 기사에서 영화소재을 찾은 아소카 감독은 본연의 성을 숨기고 남자로 살기 원하는 한 여성의 동성애를 이 작품을 통해 그려냈다. 그가 꼬집은 것은 '원치않은 여성의 길로 강요하는 사회'.자동차 수리공인 여주인공에게는 아내가 있다. 동성애자가 아니지만 여성인 사실을 숨기고 싶어서다. 하지만 사회는 그녀를 가만 놔두지 않는다. 정체가 드러난 여주인공은 사회통념에 거스른 죄값으로 '돌팔매'를 맞고 파국에 이른다. "사회는 여성과 동성애 등에 관한 문제들을 공론화하는데 주저한다. 영화를 통해 되짚어보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아소카 감독은 여주인공을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배우들이 역할 자체는 물론 영화 마지막 장면의 나체신으로 꺼려했기 때문이다. 결국 배우인 그의 아내가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이 영화는 지난달 말에 끝난 싱가폴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영화배우상을 수여하는 영예를 안았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3.05.02 23:02

[2003JIFF] 또다른 작은 영화제 현장 '비디오 시사실'

JIFF의 1인 상연관, 비디오 시사실에서는 어떤 작품들이 시선을 모으고 있을까. 국내외 영화감독 등 게스트와 취재진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곳.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베일에 싸인 공간이기도 하다.전주국제영화제 메인상연관인 전북대 문화관 1층에 자리한 이곳에서는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영화제 동안 상영되는 모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일정 때문에 빠뜨린 영화를 챙기거나 미리 영화를 감상해볼 수 있다. 비디오 장치가 모두 7개 뿐이지만 매일 테이프 감기는 소리는 일반 상영관의 영사실 못지 않다. 영화제가 개막된 이후,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비디오 시사실을 통해 상영된 작품은 모두 1백42편(중복 상영작 포함). 하루 평균 28편이 대여됐다. 이는 영화제 기간동안 개, 폐막일을 제외하면 메일 8개 상영관에서 25∼28편 정도가 상영되는 것과 맞먹는 수치. '작은 전주국제영화제'가 10평 남짓되는 공간에서 펼치고 있는 셈이다.그렇다면, 이 기간동안 비디오 시사실을 통해 본 가장 인기많았던 작품은? '여섯개의 시선'이 모두 8번 상영되면서 '대여순위 1위'를 차지했고 화제작 '켄 파크'가 7번, 영화제 폐막작인 '파프롬 헤븐이 5번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디지털 삼인삼색', '웰컴투 데스티네이션 상하이',일본 영화 '미안해'와 '잇카', '나의 이탈리아 여행기'등 다양한 작품들이 시선을 끌었다.국가와 장르를 넘나들며 개성넘치는 독립영화, 꾸밈없는 다큐멘터리 등 폭넓은 취향들이 비디오 시사실을 통해 엿보였다. 비디오 시사실을 찾는 국내외 감독과 비평가, 심사위원 등 게스트들의 방문도 볼거리. 일본 영화의 거장, 츠치모토 노리아키 감독(75)을 비롯해 심사위원인 아네트 쉰들러, 도로시 배너와 독립영화감독 문학산, 비평가 유운성 등이 이곳을 찾아 눈길을 모았다. 특히 비평가 토니 레인즈는 영화제 기간동안 이곳을 가장 많이 찾은 인물로 꼽혔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3.05.02 23:02

[전주풍남제] 안상철 총감독 "가족 참여행사가 다양합니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축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그동안 답습해왔던 '구경하는 축제'가 아니라 시민 참여를 적극 끌어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했다.”올해 풍남제를 실질적으로 만들어낸 제전위 안상철 총감독(45). 1일 오후 풍남제의 문을 연 대동길놀이에 시민 1700여명의 자율참여를 유도해낸 그는 "대동길놀이가 차질없이 이루어져서 다행이다”며 한숨 돌렸다. 올해 풍남제가 내세운 것은 시민참여형 축제. 관객들은 물론 시민들이 직접 행사의 주인이 되는 프로그램이 유난히 많다. 전주역사보물찾기대회 등 10여개 이벤트로 구성된 '민속놀이마당'을 비롯해 풍물장터 체험코너, 가족 동요제, 풍남동·교동 주민축제가 모두 참여형 행사. "축제가 기획자와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무대가 아닌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열린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안감독은 특히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뒤늦게 총감독으로 축제에 합류한 그는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행사기획을 마무리하느라 빠듯한 일정을 보냈다. 게다가 지난달에 조규화 사무국장이 과로로 쓰러지면서 사무국장 역할까지 '1인 2역'을 맡아야 했던 그는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풍남제 장소와 인접해있는 한옥마을 주민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일. 주민들의 동의와 함께 직접 축제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참여하게 하는 기획이 필요했다. 교동주민축제는 바로 그러한 고민의 연상에서 나온 기획이다.95년부터 풍남제 연구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난 2001년 총감독을 맡았던 그는 풍남제와의 인연이 남다르다. 그만큼 풍남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깊다. "풍남제는 단오제로부터 그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전통과 민속에 뿌리를 두면서도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현대적 요소를 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지요.”그는 풍남제가 가시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형 축제로 보다는 시민들이 전주의 문화적 전통과 역사에 자긍심을 느끼며 즐기는 잔치마당으로서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준비한 많은 행사들로부터 그 방향과 가능성을 찾고 싶다. 그런만큼 많은 시민들이 잔치판에 나와주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진짜 일은 '지금부터'라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안겨진 8일동안의 신명난 잔치판이 어우러지는동안 그는 무대 앞 뒤를 아다니느라 분주할 것이다. 인터뷰 말미, 발걸음을 재촉하며 그가 말했다."옛 재래시장의 참맛을 볼 수 있는 풍물장터와 음식행사에 참가하면 좋은 추억이 될 겁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5.02 23:02

[전주풍남제] 45년째 잇는 민속잔치, 온고을 맛과 멋의 한마당

35사단 군악대와 대형 태극기로 시작된 깃발 행렬, 풍남문 모형과 취타대, 조선시대부터 동학혁명과 3.1운동을 지나 월드컵까지를 재현한 역사와 문화, 대동을 주제로 이어진 대동길놀이. 1일 오후 6시 전주 시청 앞에서 출발한 대동길놀이는 시청앞과 팔달로를 거쳐 태조로에 이르는 전주 도심을 신명과 환희의 물결로 넘치게 했다. 행렬에 참여한 시람들만도 1천7백여명. 군악대와 예술단체, 시민들이 함께 이루어낸 퍼포먼스 행렬은 축제의 기쁨 현장이었다. 축제와 함께 온 전주의 봄. 지난 25일 개막한 전주국제영화제가 종반에 접어들즈음 축제의 바통은 전주문화와 역사를 대표하는 풍남제가 받았다. 대동길놀이로 막을 올린 풍남제는 오는 8일까지 전주의 한옥마을 경기전 일대를 한판 신명난 축제 한마당으로 바꾸어 전주를 찾아온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온갖 볼거리 먹을거리의 새로운 체험을 안긴다. 올해로 마흔 다섯해. 지난 67년 처음 축제를 시작한 이후 다난했던 풍남제의 역사는 전주 시민 문화의 역사라 할만하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각 자치단체들이 앞서니 뒷서니 하면서 만들어낸 축제들이 지금은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민속축제로서 역사를 지켜온 풍남제가 지닌 의미는 그만큼 크다. 올해 풍남제를 위해 새롭게 구성된 풍남제전위원회(위원장 김수곤)는 시민들과 함께 해온 풍남제의 역사와 전통적 특징을 그대로 살려낸 위에 축제의 현대적 요소를 덧붙여 판을 만들었다. 주제로 내세운 '온고을의 맛과 멋을 아우르며'는 전주의 문화적 전통을 그대로 이어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올해 풍남제의 행사는 모두 150여종. 축제 기간동안 경기전과 태조로 일대의 풍류무대와 풍남가설극장, 마당무대에서는 쉬지 않고 공연이 펼쳐지고 태조로와 경기전 정문에서는 비빔밥 큰 잔치와 전주 10미조리 경진대회를 비롯한 음식축제가 열려 전주의 맛을 자랑한다. 전주천변에서는 난장이, 태조로에는 1940년대 장터 풍경을 재현하는 풍물장터가 서며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민속마당과 어울마당이 경기전에 판을 연다. 바야흐로 잔치판의 신명이 절정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5.02 23:02

[2003JIFF] 2일 일정 및 시사회

내용/시간/ 장소필름메이커스 포럼 기자회견/ 오후 3시/ 프레스센터필름메이커스 포럼-유머와 욕망위를 걷기 오후 5시/ 건지아트홀재즈 앤 시네마/ 오후 6시/ 지프마당울트라시네퀴즈, 아트풍선/ 오후 3∼7시/ 지프마당 페이스페인팅,헤어브릿지,네일아트/ 오후 3∼7시/ 지프마당 인간조각/ 상설/ 전북대문화관 앞'턴 온 스피커'클럽축제/ 오후 8시30분/ 투비원2일자 관객과의 대화는 -오전 11시 프리머스 3관 민경고사-오후 5시 씨네시티코리아1관 지스탄-오후 8시 건지아트홀 실크로드형제들-오후 8시 덕진예술회관 보키에관하여-오후 8시 프리머스2관 소녀-오후 8시 프리머스3관 지긋지긋한 사랑시사회'아사쿠사 키드'(마코토 시노자키·111분)'비트 다케시'란 이름의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인 기타노 다케시의 자전적 소설을 동명의 영화로 각색했다. 그가 유명인이 되기 전 코미디 공부를 하며 '프랑스 좌' 라는 아사쿠사의 스트립쇼장에서 보낸 시절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그의 제자들이 직접 영화에 참여, 실제로 그가 공부했던 극장과 주요인물들이 살았던 아파트 등에서 촬영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벤쿠버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됐다.(건지아트홀 14:00)'블루'(데릭 저먼·79분)블루 빛깔의 빈 화면에 나레이션만이 들리는 이상(?)야릇한 데릭 저먼의 개인적 일기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유물론적으로 빈 화면이지만 결코 빈 화면이 아닌, 죽음을 앞둔 화가·작가·영화감독인 50대 남자의 모든 삶이 담겨있다. 에이즈로 죽어가던 감독의 마지막 극장 개봉작으로 그의 영화 중 가장 파격적이지만 감독의 영화 철학과 인생을 공유할 수 있는 진실된 영화로 평가된다. (아카데미아트홀 3관 17:00)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5.02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내 속에 네가 있고~

내 속에 네가 있고 네 속에 내가 있어我泥中有 하고  泥中有我라아니중유니 니니중유아나를 만든 진흙 속에는 당신이 들어 있고, 당신을 만든 진흙 속에는 내가 들어 있을 것이오.원나라 때의 명필인 조맹부(趙孟 :호는 松雪)의 아내 관도승(管道昇)이 지었다는 사(詞)의 한 구절이다. 춘향전에는 이몽룡이 과거 시험을 보는 대목이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당황모 무심필에 먹을 묻혀 왕희지의 법을 받고 조송설의 본을 받아 일필휘지하여 놓으니 ......." 이 대목에 나오는 조송설이 바로 조맹부이다. 그는 몽고족인 원나라의 지배아래 피폐해진 중국 서예를 중흥시킨 위대한 명필로서 그의 서예는 우리나라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쳐 임진왜란 이전까지 조선의 서예는 그의 영향 아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글씨 뿐 아니라 부부간에 금슬이 좋기로도 유명했던 사람인데, 어느 날 그는 부인에게 첩을 하나 얻고 싶다는 농담을 하였다. 그러자, 부인 관도승은 말없이 다음과 같은 내용의 사를 한 수 지어 보였다."당신과 나, 너무나도 정이 두터운 사이...... 한 덩이의 흙을 빚어 당신의 모습도 만들고 내 모습도 만들어 보리. 만일 그것들이 한꺼번에 부서진다면 그 흙을 다시 물에 개어 또 당신을 만들고 나를 만들면 나를 만든 진흙 속에는 당신이 들어 있고 당신을 만든 진흙 속에는 내가 들어 있을 것이오....." 얼마나 절실한 노래인가? 이미 내 속에 네가 있고 네 속에 내가 있으니 깨려야 깰 수 없는 사랑이라는 뜻이 아니고 무엇인가? 사랑은 나를 비우고 그 자리에 상대방을 놓는 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我:나 아 泥:진흙 니  :너 니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5.02 23:02

[생활영어] Spring is the season when everything...

Spring is the season when everything comes to life again.봄은 모든 생명이 다시 생동하는 계절이잖아요.A. Why do you like spring so much? 왜 그렇게 봄을 좋아하세요.B. Spring is the season when everything comes to life again.A. I like spring too, but I prefer winter because I can go skiing. 저도 역시 봄을 좋아해요, 하지만 스키를 탈 수 있어서 겨울을 좋아해요.B. Not me, winter is too cold. 전 아니에요, 겨울은 너무 추워요.사람마다 좋아하는 계절이 다르고 그 이유도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봄을 좋아하는 사람은 '봄은 만물이 생동하기 때문에' 좋아하고,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은 겨울 철 스포츠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표현에서 when은 【접속사+부사】의 역할을 하는 관계부사입니다. 또 관계부사는 【전치사+관계대명사】형태로도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본문의 when은 in which로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come to life again은 '생명으로 되돌아오다, 다시 생동하다'라는 뜻입니다. 기억해둘 만한 표현* Spring slipped up on us unawares. 어느덧 봄이 왔어요.* I wish spring lasted all year! 일년 내내 봄날이라면 좋겠어요!* I love it when the lilacs start to come out. 저는 라일락이 피기 시작할 때를 좋아해요.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5.02 23:02

[문화광장] 공연과 전시

공연-전유성이 만든~ 하하호호 콘서트 5일 오후 3시, 5시 소리전당 연지홀. 어린이날의 맞아 개그맨 전유성이 기획한 콘서트. 김동섭(바리톤) 김성주(바리톤) 이재명(테너) 김진열(테너)씨가 즐거운 노래를 선사한다. 270-8000-이준복 작곡발표회6일 오후 7시30분 전북대 건지아트홀. 목관 5중주 '남해기행'과 클라리넷 2중주 '로망스', 오보에 2중주 '두 오보에 주자를 위한 신고산 타령' 등 근작을 아울로스 목관 실내악단이 연주. 270-2843-비르투오조6일 오후 7시30분 소리전당 연지홀. 전주대 출신 피아니스트들이 모인 비르투오조가 '헝가리안 랩소디의 밤'을 주제로 여는 두번째 정기연주회. 278-6575-해설이 있는 판소리6∼7일 오후 8시 전통문화센터 경업당. 장승욱(전주중 2년) 심소라(덕일중 1년) 기수현(전라중 2년) 김응경(고창중 1년) 등 4명이 심청가와 흥보가 눈대목을 부른다. -봄날은 간다7∼8일 오후 3시, 6시30분 소리전당 모악당. 학교법인 예문학원과 JTV전주방송이 어버이날의 맞아 기획한 악극. 최주봉 윤문식 박인환 김진태 등 유명배우 출연. 270-8000 전시-이동근전2일부터 1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서양화가 이동근씨가 어린이 및 중고교생을 위해 수채화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보여주는 전시회. 우리의 산과 들이 담겨있는 풍경과 정물을 선보인다. 288-7080-이정아전 2일부터 8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서양화가 이정아씨의 첫번째 개인전. 한지에 기호와 문자를 드로잉한 작품을 선보인다. 284--4445-이유라전4일부터 11일까지 소리전당 전시실. 한지조형작가 이유라씨가 한지를 소재로 만든 장신구, 커튼, 공예작품 70여점을 선보인다. 270-7800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5.0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