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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공부에 찌든 고교생들에게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특별활동시간은 고교생활의 큰 활력소. 클럽활동시간 혹은 계발활동시간 등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특별활동은 대부분 고교에서 매월 한 차례씩 토요일 전일제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와 클럽에 따라 한 달에 한 번씩 갖는 특별활동도 버겁게 여기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이시간을 값지고 소중하게 활용하는 학교 클럽도 적지않다. 전주한일고 문화예술관람반은 고교 교육과정에 왜 클럽활동이 필요한지 모범적으로 보여준다.지난 97년 이학교 김지성교사(국어)가 주도해 만든 '문화유적답사반'에 뿌리를 둔 한일고 문화예술관람반은 학생들이 딛고 서 있는 이 땅, 전북의 문화와 역사를 직접 보고 느끼는 산교육을 해오고 있다. "우리 주변의 문화와 역사에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주에 살면서도 전주를 제대로 모르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몇 차례 탐방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관람반을 지도하는 임신일교사는 시간적·경제적 여건 등에 따라 멀리 나가는 데 한계가 있지만 전주를 중심으로 한 탐방활동만으로도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문화관람반은 지난 한해 10여 차례의 답사 활동을 벌였다. 경기전-향교-전동성당-오목대, 국립전주박물관-전주역사박물관, 익산왕궁지-미륵사지, 전북대-전주대 박물관 등이 이들 학생들이 찾은 곳. 현장 탐방때는 관련 학예연구사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다. 탐방에 앞서 미리 자료 수집 등을 통해 공부하고, 답사를 다녀온 뒤 답사보고서를 쓴다. 이귀영군은 "수업시간 근현대사를 배울 때는 상당히 멀게 느껴졌던 것이 역사박물관을 관람한 후 책 한 권을 다 배운 느낌이다”고 보고서에 썼다. 안찬영군은 "친구 집 바로 뒤에 위치한 남고산성조차 모르고 지냈던 것이 부끄러웠다”며, 전주의 문화와 역사에 새롭게 눈 뜰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1∼2학년생 38명으로 구성된 관람반은 지난달 전주역사박물관을 찾는 것으로 올 클럽활동 시작을 알렸다. 임교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주지역 중심으로 관람반을 꾸려갈 생각이라고 했다. 전문 답사가가 아닌 우리 문화·역사를 보는 눈을 길러주고, 답사 방법을 알게 하는 것만으로도 활동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학년때 관람반에서 활동했던 학생들의 참여를 가급적 제한했으나 그럼에도 몇몇은 다시 관람반에 들어왔단다. 답사 활동을 통해 우리 문화와 역사에 더욱 관심과 애정이 생긴 학생들이다. 올 졸업생 2명은 우리 문화에 흠뻑 빠져 전통문화대학 문화재관리과와 고조경학과 전공을 택하기도 했다.답사활동에 나선 학생 대부분은 단지 유물들을 관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역사에 대한 비판적 안목이나 다른 시각에서 볼 줄 아는 눈을 기르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경험으로 알아간다. 가족들끼리 여행삼아 구경하는 것과 달리 작은 것들도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고도 했다.지난 98년 익산-완주-진안-장수-정읍-고창-남원 등 6개 지역에 대한 답사집을 책으로 묶어낼 만큼 오래전 이미 그 역량을 인정 받은 이학교 문화유적답사반. 초기 답사반을 맡았던 김지성교사는 "답사집을 계속 낼 생각에서 1집으로 이름 붙였으나 클럽활동 여건이 변화하면서 후속작을 내지 못해 아쉽다”며, 한일고 학생들이 언젠가는 그 작업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그 맥을 이어 현 문화관람반 지도를 맡고 있는 임교사는 "고교 교육과정상 계속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지만 직접 보고 느끼게 하는 산교육적 효과가 있는 만큼 알찬 답사활동에 역점을 둘 것이다”고 말했다.
임실동중학교(교장 김태영)가 명문학교로 도약키 위해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 삼위일체의 학교운영을 꾀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올해로 개교 51주년을 맞는 임실동중은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3년에 걸쳐 총 4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 최고의 교육시설을 갖추고 교사진도 도내 최상급으로 알려졌다.뭐니뭐니해도 임실동중의 자랑거리는 교내에 설치된 각종 첨단 시설물로 전주와 서울의 도심학교들이 부러워 할 정도다.전체 학생 1백67명에 18명의 교사와 5명의 임직원들이 움직이는 이곳은 시청각실을 비롯 과학실험실·컴퓨터실·어학실·교사 및 학생휴게실 등 부족한 것이 없다.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방송실로서 스튜디오까지 마련, 이곳에서 각종 회의장면은 물론 학생회장 선거 등 각종 중계방송도 54인치 프로젝션 TV 14대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특히 임실동중은 도교육청이 7차 교육과정 운영 시범학교로 지정, 학생들의 고등정신 함양을 위한 독서교육과 실력향상의 토탈테스트 등 기초학력 신장에 역점을 두고 있다.김태영 교장은"자녀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실력향상을 위해 교사 전체가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자랑했다.
I'm sorry, I'm booked up today.죄송합니다, 오늘 약속이 있어요.A. Can I make an appointment to see you this afternoon? 오늘 오후에 만날 약속을 정해도 될까요?B. I'm sorry, I'm booked up today. How about tomorrow? 내일은 어때요?A. Tomorrow is too late. This is an urgent matter. 내일은 너무 늦어요. 급한 일이거든요.B. I see. I'll try to squeeze you in at 2:20. 알겠어요. 당신과의 약속을 2시 20분에 끼워 넣어보죠.서구인들은 약속을 잡을 때, 갑자기 잡지 않고 상당히 시간적 여유를 두고 잡습니다. 오늘 상황은 갑작스런 약속에 어렵사리 시간을 내는 상황으로 book이란 단어는 명사 '책'으로 너무 잘 알려진 단어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동사로 쓰일 때는 '예약하다'라는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squeeze는 원래 '압력을 가해 짜내다'라는 뜻인데, 여기에서 '간신히 끼워 넣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야구에서 '기습 번트'를 가리킬 때, '스퀴즈 번트(squeeze bunt)'라고 하는 것도 squeeze의 이러한 의미 때문입니다.기억해둘 만한 표현* I'm afraid I have another appointment for that day. 미안합니다만, 그 날은 선약이 있습니다. * I'm sorry. I have appointments all day. 미안해요. 하루종일 약속이 있어요.* I already have plans for that evening. 그 날밤은 이미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2003전주국제영화제가 4일 막을 내렸다.이날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관에서 오동진(영화전문기자)·임성민(영화배우)씨의 사회로 진행된 폐막식에는 국내외 영화인과 각계 인사, 시민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전주영화제의 경쟁부문인 우석상(아시아 독립영화 포럼 부문)은 이란 나세르 라파예(Nasser Refaie)감독의 ‘입학시험(Exam)’이, 디지털 모험상(디지털 스펙트럼 부문)은 독일의 마크 오티커(Marc Ottiker)감독의 ‘기묘한 동거(1/2 The Rent)’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석재단(이사장 서창훈)이 후원하는 우석상에는 상금 1만달러와 상패가, 디지털 모험상에는 상금 5천달러와 상패가 주어졌다. 또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린 영화에 주어지는 JIFF 최고인기상(시네마스케이프 부문)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스파이더’가 뽑혔다.폐막식에 이어 미국의 대표적 독립영화감독 토드 헤인즈의 ‘파 프롬 헤븐’이 폐막작으로 상영돼 영화축제의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불태웠다. 또 밤 10시 전주 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린 폐막리셉션에는 영화인들과 조직위 관계자들이 참석, 내년을 기약했다.지난달 25일 문을 연 올해 영화제는 ‘자유 독립 소통’을 주제로 35개국 170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펼쳐보이며 전주를 시네마 세상으로 바꾸어놓았다. 유료관객과 객석점유율은 각각 6만여명과 66.2%. 상영일수가 7일에서 10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보다 관객이 늘었다. 하지만 영화제 중반이후 이어진 영사사고와 티켓 전산불통, 상영장 시설 개선 등은 해결되어야할 과제로 남았다.
2003 전주국제영화제는 한마디로 가능성을 확인한 뜻깊은 축제였다. 4회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영화제를 참여했던 한 외부인의 눈으로 평하자면 그렇다. 영화제를 둘러싼 그간의 크고 작은 악 소문들을 고려한다면, 예상 밖의 결과다. 이러한 평가는 그러나, 지난 1일 자정 기준으로 총 관객 5만 명을 동원하며 일찌감치 2002년 4만5천 명을 가뿐히 넘어섰다는 통계 수치만을 염두에 두고 내린 것이 아니다. 더구나 지난해에 비해 그 기간이 3일이나 늘어났으니 그 정도의 관객 증가를 뭐 대단한 성과인양 떠들어대기란 쑥스럽다. 수치보다 더 중요한 건 영화제를 바라보는 내·외부의 시선이요 전반적 분위기일 게다. 바로 그 지점에서 볼 때 전주영화제는 새로운 잠재력을 확인시켜주었다. 그 시선과 분위기가 예년과 비교해 현저히 우호적으로 변한 것이다. 그건 당장 개막작 '여섯개의 시선'상영 직후, 주변의 반응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났다. 개막작에 대한 흡족함을 말하는 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기도 했거니와 개인적으로도 그랬다. 한 심사를 위해 다른 경로로 일찍이 영화를 보았던 나는 여균동 박광수 임순례 박찬욱 등 여섯 감독이 각기 다른 개성과 스타일로 빚어낸 그 옴니버스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 보도를 접했을 때,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여겼다. 인권을 소재로 했으면서도 그 낱말 속에 내포되어 있는 일말의 부담스러운 무게를 떨치는데 성공한 영화는 '자유 독립 소통'을 표방한 이번 영화제에 완벽히 부합했던 것이다. 폐막작도 마찬가지였다. 서구의 숱한 평자들에 의해 2002년 최고의 영화로 뽑힌 '파 프롬 헤븐'. '포이즌''벨벳 골드마인'등을 통해 미국을 대표하는 인디(펜던트) 감독으로 명성을 굳힌 토드 헤인즈의 이 수작은 '여섯개의 시선'처럼 영화제의 기치에 완벽히 부응했다. 멜로드라마 내지 여성 영화의 세계적 거장인 더글러스 서크의 '하늘이 허락한 모든 것'을 미처 모른다면 그 걸작을 재해석한 영화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으나, 인디들이 뭉쳐 만든 저예산 독립 영화가 여느 값비싼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완성도를 구현해냈다는 데에만 눈길을 줘도 감탄하지 않고는 못 배겼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마치 전주영화제를 위해 만들어진 듯한 개·폐막작이, 아니 정확히는 그런 작품들을 선택한 안목이 영화제를 살렸다고 생각했다. 영화제의 가능성은 그러나 그 선택에서만 발견된 것만은 아니다. 전체 프로그래밍에서도 엿보인다. 물론 그 못지 않게 문제점도 수두룩하겠지만. 주지하다시피 전주영화제는 출범 이후 줄곧 내·외적 잡음으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신임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 정수완 김은희 체제가 출범했을 때, 영화제가 과연 제대로 치러질 수 있겠냐는 강한 회의가 여기저기서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영화계에서는 심지어 존폐위기를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당연히 영화제를 충실히 준비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부산이나 부천 등 선발 국제영화제를 더 선호할 (성싶은) 국내외 영화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줄 것 같지도 않았다. 이번 영화제 프로그래밍에는 그와 같은 열악한 여건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심야상영 바람을 불러일으킨 일등공신인 부천영화제를 위협(?)하며 무려 다섯 차례에 걸친 '불면의 밤 '을 기획한 것도, 이른바 씨네마떼끄 성이 으뜸 정체성인 광주영화제를 무색케 하며 영화역사의 숱한 문제작들을 대거 포진시킨 것도, 실은 다 그래서였지 않았을까. 부산의 화려한 버라이어티 성을 지향하는 이들에겐 따라서 이번 전주영화제는 불만스러웠을 지도 모른다. 문화적 다양성을 제고시키겠다는 의도는 수긍이 가지만 영화제가 영화학도들을 위한 학습의 장도 아니고 매니아들의 놀이마당도 아니거늘 지나치게 비대중적으로 흐른 거 아니냐고 투덜댈지도 모르겠다. 정체성에 대한 의문도 들지도 모르고. 하지만 전주영화제가 후발 국제영화제요 아직은 갈 길이 먼 마이너리티 영화제라는 점등을 인정한다면 그 궁여지책이 무작정 싫지만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영화제가 평소와는 다른 다양한 국적 다양한 색깔의 영화를 볼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의 장이란 걸 잊지 않는다면 그런 사소한 불만쯤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모든 것들은 가능성, 잠재력의 또 다른 얼굴이니까. /전찬일(영화 평론가)
2003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작은 올해 영화제가 지향한 '발견'과 '경계허물기'에 가장 근접한 작품이 선정됐다.'아시아 독립영화 포럼' 부문에 주어지는 '우석상'에는 9개국 13개 출품작중 이란 나세르 라파예(Nasser Refaie)감독의 '입학시험(Exam)'이 선정돼 1만달러의 상금을 부상으로 받았다.이란 여성들의 도전과 이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탁월한 통찰력으로 바라본 작품으로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선을 허무는 시도가 돋보였다는 평이다.또 심사위원들의 손을 가장 늦게 떠난 중국 맹징휘 감독의 '치킨 포에츠'는 급변하는 중국사회 속에서 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잘 담아냈다는 평과 함께 '특별 언급상(special mention award)'을 받았다.디지털 영화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을 선정, 5천달러의 상금을 부상으로 수여하는 '디지털모험상'은 독일의 마크 오티커(Marc Ottiker)감독의 '기묘한 동거(1/2 The Rent)'가 영예를 안았다.디지털 수단의 가능성과 영화 내용의 조화가 훌륭한 작품으로 이전의 디지털 영화와는 달리 영화 속에 사용한 음악도 우수했다는 평.'시네마 스케이프' 부문에서 관객이 가장 많이 관람한 작품에 주어지는 'JIFF 최고 인기상'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스파이더'에게 돌아갔다.◇ 우석상 나세르 라파예 감독의 '입학시험'우석상 수상의 영예가 돌아간 '입학시험'은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 심사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작품이다.안정숙(한국·한겨레신문 기자) 도로시 베너(독일·영화감독 및 기자)알랭 잘라도(프랑스·낭트3대륙영화제 창설자) 등 심사위원 3명은 4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작품 완성도와 실험성 모두 뛰어나, 최고 작품으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나세르 라파예의 첫 장편영화인 '입학시험'은 이른 아침 많은 젊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대학 입학을 결정지을 시험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순간은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흘러가게 되는 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시험장에서의 다양한 대화 장면을 따라가며 여성들이 겪고 있는 좌절과 도전, 그리고 이란 사회의 문제를 탁월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이끌어냈다.안정숙 심사위원은 "이란의 변화와 현실에 밀착된 고민을 새로운 영화 형식으로 담아내는 참신함이 돋보인 영화”라고 평가했다.라파에 감독은 1백여명의 출연진을 전문 여배우가 아닌 보통사람들로 캐스팅, 필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와 함께 탁월한 연출력으로 시험장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여성들만의 작은 세상을 창조해냈다.나세르 라파예 감독(39)은 이란 영화계의 새얼굴. 극작과 연출, 촬영과정을 거친 뒤 조감독으로 영화활동을 시작했다. 전통과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이란의 현실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 작업을 지속하며 국제영화제에서 두차례 수상하는 등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다.지난해 제작한 '입학시험'은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20회 파지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02 낭트 3대륙 영화제 은상과 특별언급상을 수상하며 국제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라파예 감독은 당초 전주를 찾아 이란영화의 흐름과 작품세계로 영화팬들을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비자 관계로 입국이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라크 전쟁 때문에 비자발급이 늦어진데다 이란에서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 들러야 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경유 비자를 제때 발급하지 못해 전주행이 무산됐다.◇ 디지털 모험상,독일 마크 오티커 감독의 '기묘한 동거'모두 12편의 작품이 경쟁을 벌인 '디지털 스펙트럼'부문의 디지털 모험상은 독일 마크 오티커(Marc Ottiker·36)감독의 2002년작 '기묘한 동거'에게 돌아갔다. 아네트 쉰들러와 고바야시 마사히로·허진호씨등 심사위원 3명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정이다. 디지털매체의 가능성과 영화내용이 일관성있게 결합, 영화를 돋보이게 했으며 세밀하고 생생한 상황묘사와 등장인물의 감정적 깊이도 잘 드러났다는 평이다.관객들을 설득력있게 끌어들인 이야기 구조와 영화음악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본의 고바야시 마사히로 감독은 "다른 작품과 달리 감독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난 수작”라고 극찬했다.올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던 '기묘한 동거(1/2 the Rent)'는 제작자 빔 벤더스가 젊은 감독들에게 기회를 주기위해 시작한 '래디컬 프로젝트'의 첫번째 결과물. 컴퓨터 해커인 주인공이 어느날 여자친구의 자살을 목격한 후 도망자 신세로 전락, 아파트 빈방에 숨어들면서 그방의 주인들과 인간적 교분을 쌓아간다는 설정이다.수상작과 함께 논의된 작품으로 심사위원들은 '소피!'와 '켄 파크'를 들었다.디지털의 기술적·미학적 응용을 평가받아 '디지털 모험상'주인공이 된 마크 오티커 감독(Marc Ottiker. 36.스위스)."아시아 지역에 처음으로 방문했는데 상까지 받게 돼서 감격스럽다”는 그는 "이번 수상이 앞으로의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기묘한 동거'는 쫓겨다니는 신세가 된 한 컴퓨터 해커가 은신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인간적인 교분을 쌓는 과정을 잔잔하게 담은 영화.감독이 조직한 밴드가 영화 음악을 작곡하고, 엔딩크레딧을 감독 자신이 직접 불러 사운드부분에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디지털은 다양한 영상의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다. 영화가 등장한 뒤에도 오페라가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디지털은 기존영화와 경계 짓는 것이 아니라 영화와 공존하는 것이다.” 영화에서의 디지털 역할을 새롭게 조명, 등장 인물들의 감정적 깊이를 생생하게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지만 정작 감독 자신은 '주관적 입장일 수 밖에 없다'며 자평을 피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만 조직력이 뛰어나고 영화 선정도 훌륭했다. 20년 후에도 전주를 방문할 수 있으면 좋겠다”은 것이 지프에 대한 그의 짧은 인상이다.◇ JIFF최고인기상 '스파이더''스파이더'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61·캐나다)의 작품.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을 선택한 지프지기중2천1백여 명이 넘는 관객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 아버지의 폭력과 부정으로 얼룩진 어린 시절로 정신분열증을 겪으며 고통받는 주인공의 음울한 기억과 몽환적인 현실을 기록한 영화. 난해한 작품이지만 영화제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줄곧 O.S.T(피아노 선율)와 랄프 파인즈의 강렬한 인상이 담긴 연기력, 감독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영상이 일품이라는 평이 올려졌다. 지난해 깐느영화제 공식경쟁작품이었고 토론토영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조직위는 이외에도 전회 매진을 기록한 디지털 애니메이션 스페셜의 '애니매트릭스', 아시아독립영화포럼의 '미안해', 시네마스케이프 부문에서 최고의 좌석점유율을 보인 '살로메' 등도 언급할 만하다고 밝혔다./김종표·임용묵·안태성·최기우기자
4월25일부터 5월4일까지, 신록의 물결속을 거침없이 지나온 열흘간의 영화여행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자유·독립·소통'을 내세운 전주영화제는 올해 보이지 않는 고비를 넘어서 아주 의미있는 성과를 얻었다. 여전히 '대안'이라는 화두를 중심축에 걸어놓고 예술영화제를 지향한 영화잔치가 그 '필요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정체성과 당위성을 확보한 것.시민들은 '그들만의 잔치'라는 비아냥 대신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영상세계'를 인정하기 시작했고, 마니아들도 '꼭 가봐야 될 축제'로 그 인식을 넓혔다. '낯선영화·어려운 영화'로 닫아두었던 시민들의 시선이 열리면서 영화제의 필요성을 묻는 볼멘소리도 줄었다. 순수 유료관객은 6만명을 무난히 넘어섰고 좌석 점유율도 66.2%를 기록했다. 또 한국영화가 소개된 야외상영장도 성황을 이뤘다. 축제일이 전년보다 사흘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고무적인 일이다.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무엇보다 시민들이 국제영화제의 성격을 이해하고, 봉사자로 참여하려는 의식전환이 이루어진 것이 큰 성과다”고 밝혔다.행사 운영면에서도 영사사고·티켓 전산불통 등 관객들을 짜증나게 했던 부분이 없지는 않았으나 그 빈도는 크게 줄었다. 그러나 자고나면 국내 어디선가 열리는 그저 그런 영화제가 아닌 전주만의 특색있는 영화잔치로서 그 명성을 쌓아올리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대중과의 소통역할을 훌륭하게 해낼 좋은 작품이 많았지만 홍보전략이 없어 일반 시민들을 스크린 앞으로 끌어들이는데 실패했던 점이나 한국영화가 축제의 변두리로 밀려나 존중받지 못한 점도 아쉽다.조직이 안정된 것도 성과가 될 수 있지만 이제 네번째 행사를 마친 만큼 더이상 체험에 의해 축적되는 대처능력이 아닌 전문성 향상의 필요성은 그만큼 더 높아진다. 영화제가 중대한 전환점을 넘어선 만큼 이제 지역 영상산업 발전과 연계시킬 수 있는 집약적인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는데도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다양성 속 집중력 돋보여전주가 올해 선택한 35개국 1백70편의 영화는 대부분 상업적 주류에서 비켜나 있어 대중과의 소통보다는 '새로운 것과의 소통'이라는 측면이 강조됐다. 그리고 그 성과는 충분했다.또한 일반 관객의 관심을 집중시킨 작품도 적지않아 축제의 균형을 잡는 일에도 합격점을 얻었다. 화제의 애니메이션 '애니매트릭스'와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의 '미안해'·'치킨 포에츠'·디지털 스펙트럼 부문의 '켄파크'·어린이 영화궁전의 '개구리 왕자'등 상당수의 작품은 매진사례를 기록했다.특히 인권문제를 새로운 형태로 조망한 개막작 '여섯개의 시선'과 폐막작 '파 프롬 헤븐'에 대해서는 '전주의 탁월한 선택'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올해 닝잉과 로랑스 페레이라 바르보사라는 두 여감독, 그리고 브라질의 글라우버 로샤감독에 주목한 점도 성과다. 섹션이 늘어난데 따른 영화제의 정체성 문제에 관해서는 국제영화제로서 '다양성속의 집중력'이라는 말로 답변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주영화제의 간판 '디지털 삼인삼색'은 운영방법 개선의 논란을 남겼다.디지털은 이제 더이상 대안이 아니라 영화의 주류로 들어섰다는데 이견이 없다. 그런만큼 명망성으로만 디지털 실험을 맡겨서는 안된다. 적어도 디지털 경험이 있는 작가를 선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올해 작품들은 디지털 초보(?) 감독의 지극히 개인적인 실험과 탐색에 왜 주목해야 하는지 관객들은 이해하지 못했고 평론가들은 화를 냈다.인디영화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다큐멘터리 비엔날레 섹션이 다큐의 영역을 넓혀놓는데 성공했지만 국내 단편영화 감독들을 끌어안지는 못했다. 올해 전주가 새롭게 선보인 소니마주와 필름마켓, 그리고 지프마인드는 시도 자체로서는 의미가 있었지만 성과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관객 증가, 행사진행 안정행사운영은 전반적으로 안정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영사사고도 지난해보다 줄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개막식도 인상적이었다.지난해 도입한 '지프(JIFF)패밀리 카드'는 3일까지 총 4천3백41명이 가입, 지난해(2천1백52명)에 비해 가입자가 2배가량 늘었다. 전체 관객의 50%정도인 3만여명이 패밀리 카드를 이용해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드러나 그 성과를 입증했다.그러나 영화제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영사사고가 줄을 이었다는 점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관객과의 접점에 있었던 2백4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도 영화제의 얼굴로 스탭과 더불어 행사 운영에 큰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상황대처 능력과 인원배치의 효율성·스탭과의 유기적 협력등의 부문에서는 여전히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보다 체계적인 사전교육과 운영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이유다.개막을 앞두고 불어닥친 사스공포로 인해 이란 바흐만 고바디등 몇몇 감독들이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지만 장 클로드 루소와 닝잉·로랑스 페레이라 바르보사·헤르츠 프랑크·츠치모토 노리아키 감독등 60여명의 해외 게스트들이 전주를 찾았다.그러나 전주에 온 세계적 거장들과 관객들의 만남은 그리 매끄럽지 못했다. 영화에 대한 느낌을 제대로 소통해내지 못한 일부 통역, 그리고 일부 감독들의 성의없는 자세도 입줄에 올랐다.홍보컨셉 부재는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되어야할 대목이다. 올해 국내영화제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영화가 상영됐지만 시민들의 큰 관심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은 홍보전략의 필요성을 반증한다.공식적으로 23억원이 책정된 예산규모에 대해서도 진지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주의 예산은 많지도 적지도 않은 어정쩡한 규모. 세계적 권위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부산과 달리 전주만의 특색을 지향한다면 예산의 거품은 오히려 영화제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할 수도 있다. 영화마당 곳곳에 배치된 파티라는 이름의 구색맞추기 행사들도 이같은 측면에서 되짚어보야야 한다. 이와함께 영화제가 지역의 생산적 요소와 유기적으로 연계됐는지도 고려해 볼 일이다. ◇ 행사집중력 높인 상영관 배치올해는 축제 공간을 영화의 거리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으로 압축, 행사의 집중력을 높였다. 영화의 거리가 활성화되는 시너지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전주의 공간을 제대로 보여주는 기획력과 주민들과 연계, 영화의 거리를 확실하게 부각시키는 테마가 아쉬웠다. 상영관 시설은 이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일류 시설에 적응돼 있는 마니아들에게는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영화의 거리에 넘쳐난 차량과 관련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 협력과 시의 적극적인 홍보가 과제로 남았다.이와함께 작품성이 뛰어난 예술영화만을 엄선해서 상영하는 전용관을 건립, 지역의 영화관람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종표·임용묵·안태성·최기우기자
"축제를 큰 잔칫상에 비유한다면 저는 음식을 익힐 수 있도록 아궁이를 만들고, 솥단지를 걸어놓고, 땔나무를 준비하는 사람이지요” 화려한 축제 현장 뒤에는 남몰래 땀흘리는 사람이 있게 마련. 풍남제 정진수 행사지원2부장(29). 그는 축제관련 3D업종 중 가장 힘들다는 지원팀을 맡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자정이 넘어서까지 경기전 안팎에서 이런 저런 힘든 노역을 다 맡아야 하는 속칭 '노가다'부장. 그는 전체 스탭 중 퇴근시간이 가장 늦다. "거리에서 열리는 행사지만,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것”까지가 그에게 안겨진 일이기 때문이다. 올해 전북대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한 새내기 사회인이지만, 꽤 오래 이벤트회사에서 근무했고, 지난해 풍남제에서도 시설·인력부장을 맡았던 2년차 스탭이다. 85㎏의 다부진 체격이지만 축제동안에는 밥도 잘 안 먹힌다고 말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고 땜빵(?)을 해야 할 지 모르니 편히 밥 먹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각각의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대처할 수 있어 한결 수월해졌지만 손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더 많이 눈에 띄어서 오히려 일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노하우가 쌓였지만 그래서 더 힘이 든다는 그의 입술은 축제 초입부터 생채기가 나있다.
지난 3일 밤 경기전에서 열린 한지의상쇼로 막 오른 2003전주종이문화축제가 전통 한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형형색색의 아름다운 한지의상을 비롯해 천연염색의 고풍스런 작품, 웨딩드레스까지 모두 20점을 선보이며 관객 500여명을 환상적인 무대로 빠져들게 했던 의상쇼에 이어 4일 밤 저녁 7시30분에도 한지패션경진대회와 코스튬플레이쇼가 열려 한지의상의 멋스러움에 관객들이 한껏 취했다.주말과 휴일동안 종이축제 행사가 열린 공예품전시관 일대에는 가족단위의 사람들로 만원을 이뤘다. 4일에는 전시관 일대에서 초등학생 1천여명이 참가한 제5회 초등학생 한지그림그리기대회와 제2회 닥종이인형만들기 경진대회가 열려 한지의 다양한 질감과 색감을 가족들이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그러나 휴일동안 종이축제 현장을 찾지 못했다고 아쉬워 말자. 어린이날인 5일에도 새로운 행사는 얼마든지 있다.오후 2시부터 열리는 '제5회 가족 창호문바르기 대회'. 가족이나 친구 3명 이상이 참여해 한지와 여러가지 소재를 이용해 개성있는 한지문을 완성하는 가족 참여형 대회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가족 창호문을 만들며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자리가 된다.시민과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는 '종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도 8일까지 전시관 옆 솟대마당에서 열린다. 종이 공예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이 행사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진다. 종이를 꼬거나 물에 적셔 형태를 만드는 종이공예를 배우는 '종이 배움터'와 신문지와 우유팩 등 재활용품으로 공예작품을 만드는 '재활용 공예교실' 등은 특히 엄마와 함께 하는 코너로 인기 만점.한지를 이용해 연과 탈 등 전통놀이 재료를 만드는 '종이야 놀자'와 '목판인쇄 체험', 두툼한 한지에 그림을 찍는 '판화 체험'도 시민들의 발길을 유혹한다.한지 제작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한지 제작 체험'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소중한 체험의 장이 된다. 한지와 공예품 제작 등 체험마당 뿐아니라 종이의 쓰임새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도 눈길을 끈다.11일까지 소리전당 전시실에서 열리는 '제9회 전국한지공예대전'과 '종이로 찾아가는 나의 뿌리-족보특별전', 그리고 공예품전시관의 '일본 가나자와시 화지 초청전'.한지공예대전은 전통 한지의 멋과 실용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작품세계에 푹 빠져들 수 있고, 족보특별전은 역사를 담아내는 도구로 사용되는 종이의 역할을 되새기는 자리가 된다. 가나자와시 화지초청전은 일본 전통 종이공예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행사담당 3명, 준비기간 두달, 전년대비 예산 40% 감액, 컨테이너 박스 사무실. '9일간의 종이세상'은 이렇게 어려운 여건에서 문을 열었다. 불과 3명의 실무인력으로 만들어진 전주종이문화축제. 그만큼 우려도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짜임새가 톡톡하다. 이제는 차질없이 축제를 진행하는 일이 과제. 열악한 여건에서 '성공신화'를 만들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사무국 연구기획국장인 전주공예품전시관 백옥선관장(38) 한지영 사무팀장(27) 최현정사무간사(23). 모두가 여성이다. 경기전 구석, 7평 남짓한 컨테이너 박스가 이들의 일터. 매일 아침 8시부터 자정이 돼서야 끝났던 하루 일과가 고스란히 이 박스 안에서 이루어졌다. 종이축제 추진위가 늦게 구성되면서 불과 개막 두 달전인 지난 3월에야 사무국이 꾸려진 탓에 행사 준비에 쉴틈조차 없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명이었던 직원 수도 줄다보니 손이 부족하여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민원을 해결해내는 일만도 큰 부담이었다. 당초 종이축제의 특성을 살리는 다야한 행사를 펼치고 싶었던 백관장은 이 때문에 '종이조각공원''풍남동·교동 지등달기''종이퍼포먼스'등의 행사들을 포기했따. 게다가 설상가상, 예산이 대폭 줄어들면서 축제의 행사는 '긴축'을 미덕으로 내세워야 했다."대학생 자원봉사의 도움을 받고 있는 형편이지만 숙달된 문화인력이 영화제나 풍남제 등으로 대거 빠져나가 무엇보다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컸다” 백관장은 "무엇보다 부가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행사를 반대하는 인근 주민과 상가들의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그러나 보람도 있다. 종이축제를 지켜보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가능성있는 축제로 바라보는 지지세력들이 늘고 있는 것은 이들에게 가장 큰 힘이다. 인터뷰 도중에도 손을 쉬지 않는 한지영팀장도 "다른 지역에서 전주을 방문하겠다며 전화로 문의해오는 등 축제에 관심을 보내줄 때 큰 용기를 얻는다”고 거들었다. 사무국 막내인 최현정 간사. 그는 "열심히 축제를 준비하면서도 정작 행사를 보지 못할때 아쉬움이 크다”며 웃었다.
兒孫自有兒孫計하니 莫與兒孫作牛馬라아손자유아손계 막여아손작우마어린 아이들은 어린 아이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니 어린 아이를 소나 말처럼 다루지 말라.《송시기사(宋詩紀事)》에 인용되어 있는 시였던 것 같다. 여기에 나오는 '소나 말처럼 다루지 말라'는 말은 힘든 일을 시키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어린이라고 해서 일방적인 명령으로 다루지 말라는 뜻이다. 아이들도 다 나름대로 생각이 있다. 오히려 어른보다도 더 깊고 기발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어른들은 그런 어린이의 생각을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 주어야 한다. 그런 생각의 싹을 잘 보살펴서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고 그 생각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게 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따라서, 어린이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의 생각을 먼저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지 못한 채 어른의 생각으로 어린이의 생각을 재단해 버리면 그 어린이는 더 이상 자신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어린이의 응석을 받아 주라는 뜻이 아니다. 어린이를 이해하는 것과 응석을 받아 주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해는 가르치기 위한 것이고, 응석은 부모가 잘못된 애정의 포로가 되어 어린이에게 끌려 다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응석을 받아 주는 것을 사랑과 교육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어린이날, 또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자원하여 응석에 시달리며 하루를 보낼까? 거의 1년 내내 응석 속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 과연 다시 어린이날이 필요할까? 兒:아이 아 孫:손자 손 計:꾸밀 계 莫:말 막 與:줄 여 牛:소 우 馬:말 마
▲일력(日曆) 5월 5일(月). 음력 4월 5일. 어린이 날▲출생원불교 창시자 박중빈(朴重彬.1891-1943), 시인 오장환(吳章煥.1918-?), 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1813-1855), 독일 유물론 사상가.경제학자 카를 마르크스(1818-1883) ▲타계 독립운동가.정치가 신익희(申翼熙.1892-1956), 조선후기 의병장 안규홍(安圭洪.1879-1909),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국내외 주요사건1824년 = 영국군, 미얀마 양곤 점령1905년 =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학교) 개교1912년 = 구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 창간1929년 = 조선비행학교 개교1936년 = 이탈리아군, 에티오피아 합병1945년 = 2차대전 연합군, 독일군으로부터 덴마크 탈환1946년 = 일제 억압으로 1939년부터 중단됐던 `어린이 날' 기념 행사, 5월 첫째주 일요일에서 5월 5일로 변경 재개1951년 = 정부, `어린이 헌장' 공포하고 제 1회 소파상 시상1955년 = 독일, 2차대전 패전이후 주권회복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1958년 = 중국 공산당, 수정주의와 투쟁선언1973년 = 서울 어린이대공원 개원1978년 = 이탈리아 좌익 테러단 `붉은 여단', 알도 모로 전총리에 대한 사형집행중이라고 발표(모로의 시신은 이틀후 발견됨)1981년 = 아일랜드공화군(IRA) 지도자 보비 샌즈, 옥중 단식투쟁 66일만에 사망1983년 = 105명 탑승한 중국 민항기 피랍, 춘천 공군기지에 불시착1987년 = 미국의회, 이란-콘트라 사건 청문해 개시1990년 = 독일통일 위한 `2+4회담', 구서독 수도 본에서 개막1999년 = 인도네시아와 포르투갈, 동티모르 주민들의 독립의사 묻는 주민투표 허용에 합의2001년 = 러시아 우주선으로 세계최로 유료 우주여행한 미국인 억만장자 데니스 티토, 1주일만에 지구 귀환2002년 =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재선
I hope to see you one of these days.조만간 뵙고 싶습니다. A. Are you busy this week? 이번 주에 바쁘십니까?B. Yes, I'm always busy. 예, 저는 항상 바쁜데요.A. That's too bad. I hope to see you one of these days. 그것 안됐군요.B. Same here, but for now I must concentrate on my studies. 저도 그렇지만, 지금은 공부에 전념해야만 하거든요.약속(appointment)을 정할 때는 우선 상대방의 형편을 물어 본 후, 용건을 말하고 약속 시간(time)과 장소(place)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these days라는 말은 원래 '최근에'라는 뜻인데, one of these days는 직역하면 '최근 중의 하루', 즉 '조만간 하루 날잡아서'라는 정도의 뜻이 될 것입니다. concentrate는 '집중시키다, 한 점에 모의다'라는 뜻인데, 전치사 on이나 upon과 함께 잘 쓰입니다. 기억해둘 만한 표현* There's something I'd like to discuss with you. 뭐 좀 의논할 게 있습니다. * I'd like to get together with you sometime. 조만간 한번 뵙고 싶습니다. * Let's get together sometime. 언제 한번 만납시다.
한지공예의 쓰임새와 아름다움을 오늘에 접목시키는 제9회 전국한지공예대전이 4일부터 11일까지 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전주종이문화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나종우)와 KBS전주방송총국이 공동 주최하는 이 전시회는 전주의 한지 역사를 살리고 그 문화유산의 전통을 모아내는 자리다.전시 작품은 지난달 27일 심사를 통해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 141점과 공예대전 초대작가 작품 10여점. 전통 한지의 멋과 아름다움을 다양한 표현 형식으로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특히 올해 처음 신설된 문화상품 부문은 한지공예의 쓰임새는 물론 문화상품의 개발 가능성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심사위원들이 공예문화 상품화와 다량생산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한 문방용품 악세사리 발 조명등 보자기 등은 대표적인 예다. 대상 작품 '매듭 기법을 이용한 지승문화상품'(오효정씨·45)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절묘하다. 닥종이를 1∼1.5㎝ 잘라 비벼 꼬아서 망태기, 필통, 안경집, 악세사리 등을 매듭기법으로 만든 다음, 전체를 오리나무 열매로 천염염색을 해 전체적인 안정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전통과 현대부문도 한지공예 솜씨 뿐아니라 마감칠이 다양해지고 섬세해졌으며, 한지가 지닌 물성을 활용한 닥인형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전통부문 대상을 받은 김지은씨(45)의 작품 '화살통 셋트'는 옛 전통을 고스란히 재현한 것. 종이를 엮어 만들었으면서도 마감질을 깨끗하게 처리했다.김경호(42)·이형숙(37)씨가 공동 출품, 현대부문 대상을 안은 '친구야 청산가자'는 조선시대 흥선대원군의 부친인 남영군 이구의 묘소를 이장할 때 사용했던 목상여를 전통한지로 재현한 작품이다. 교육과 민속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가치와 함께 한지공예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대상 작품을 비롯한 입상작품들은 한지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돋보였단 평. 그러나 전통과 현대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정작 계승해야할 기법의 미덕이 제대로 살리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이다. 심사위원장 김혜미자씨는 "전통부문은 옛 것이 담고 있는 예술성과 전통미를 살려내는 작업을, 현대부문은 다양한 형식과 기법상의 변화를 모색하는 작업을 이끌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이든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인생도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 변화무쌍함을 담을 뿐이다.”(로랑스 페레이라 바르보사)"영화는 픽션이지만 현실과 진실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닝잉)상업적인 성공과 무관하게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두 여성감독 프랑스의 로랑스 페레이라 바르보사(Laurence Ferreira Barbosa·45)와 중국의 닝잉(Ning Ying·44)의 영화세계와 작가관을 만나는 자리는 뜨거웠다.2일 오후 5시 전북대 건지아트홀에서 열린 '필름메이커스포럼-유머와 욕망위를 걷기'. 김은희 정수완 프로그래머가 함께 진행한 이날 포럼에서 두 감독은 자신들의 작품세계와 영화형식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바르보사는 "현실을 부정하거나 긍정하는 이분법적 구도로 작품을 만들지는 않는다”면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현대인의 삶, 특히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사회에 저항하는 과정을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영화란 소비주의적 작업이 되어선 안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기억을 시각적으로 관객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바로 영화다.”는 것은 닝잉의 주장.90년대 베이징에서 일어난 다양한 일과 변화를 3부작으로 담아낸 닝잉은 "영화는 먼훗날 관객들이 다시 보더라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현재 베이징에서 폭발하고 있는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작품은 극영화이면서도 '기승전결'이 뚜렷한 극적 요소보다는 일상의 흐름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적 요소가 강한 것이 특징. "두 감독의 작품은 다큐멘터리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주관적인 리얼리즘을 담고 있다”는 정수완 프로그래머의 규정에 두 감독의 견해도 사뭇 다르게 전개됐다."리얼리즘은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현실을 포착하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와 비슷하지만 감독의 주관이 들어간다. 내 작품도 현실을 기반으로 나만의 관심과 정서, 유머를 첨가하는 작업을 통해 태어난다.”바르보사 감독은 현실과 자신의 주관이 만난다는 점에서 자신의 작품은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이지 않은'세계를 그리고 있다고 소개했다."내영화를 다큐멘터리로 봐준다는 것은 내게 있어 최고의 찬사”라고 밝힌 닝잉감독은 자신의 꿈을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귀뜸했다. 하지만 '베이징 3부작'은 픽션 작업이어서 사실이 중요한 다큐와는 달리 내가 생각한 모든 것을 마음껏 집어넣었다고 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가 20일까지 '축제 지킴이'로 행사장 전역에서 활동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축제운영, 홍보사업, 행사지원, 통역·의전 등 4개 분야로 만18세 이상이어야 하며 행사 전 기간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원서는 소리축제 홈페이지(www.sorifestival.com)와 도청 민원실, 도2청사 정문에서 구입할 수 있고 접수는 방문·우편(소인 유효)·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올해 소리축제는 9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10일 동안 전주일대에서 열린다. 문의: 063) 280-3325
전주국제영화제가 일부 상영작이 매진되는 등 관객들의 열띤 호응 속에 순조로운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주말과 휴일을 앞둔 2일 0시기준으로 예매좌석이 5만석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2일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조기 인터넷·전화 예매에 이어 현장판매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개막 8일째인 이날 0시 현재 총 예매분이 5만석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특히 사무국은 영화제를 찾는 관객수가 대거 늘 것으로 예상되는 주말과 휴일 집중될 현장판매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주말과 휴일 상영될 작품가운데 폐막작인 '파 프롬 헤븐'의 경우는 이미 매진됐으며 상당수 상영작이 매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현재 예매된 집계현황에 따르면, 3일 상영작인 '미안해'가 매진이 예상되고, '시티 오브 갓', '한쪽 날개로 날다', '즐거움을 위하여', '보통사람들에겐 예외가 없다'등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또 4일 상영작 '텐', '베니스는 존재하지 않는다+킵인 터치+창가에서'등이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영화제 마지막 주말과 휴일,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이어지면서'가족', '스퀴레 피카소의 모험','개구리 왕자'등의 매진도 예상되고 있다. 사무국 관계자는 ”영화제 폐막을 앞둔 주말과 휴일에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매진작이 속출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외출하기에 더 없이 좋은 때. 손잡고 걷기에 딱 좋은 날씨와 떠미는 바람은 5월이 안긴 선물이다. 전주영화제가 막을 내리는 주말, 가족·연인과 함께 찾을 만한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영화의 도시에서 영화 한편 못보고 영화제를 보낸다면 아쉬운 일이 아닌가. 주말 영화관을 찾을 관객들을 위해 가족끼리, 연인끼리 볼만한 영화를 골라보았다. 특히 주말엔 '어린이 영화궁전' 섹션이 따로 배치돼 어린이 관객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듯. 대부분 영화들이 국제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수작이다.바실리 그로스만의 소설을 각색한 '마지막 편지'는 전장에 있는 아들에게 편지로 전하는 어머니의 메시지를 잔잔하게 표현한 작품.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올리브 나무 사이로'를 만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텐'은 부부가 손잡고 보기에 좋다. 정신분석학자와 그의 환자, 그리고 차에 대한 이야기. 이혼 여성의 아픔도 단편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인위적인 연출 없이 만들어졌지만 다큐는 아니다. 누가 봐도 즐거운 영화는 '몽정기'와 '소나기'를 섞어놓은 '미안해'. 성에 눈뜨고 첫사랑의 아픔을 통해 어른이 되어 가는 성장영화이면서 시대가 변해도 첫사랑의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음을 확인시켜주는 영화다. 초등학교 6학년 소년이 주인공이지만 12세이상 관람가다. 영화기술에 관한 특별한 재미를 원한다면, 러시아영화'살얼음'을 추천한다. 자신감 넘치고 거만한 동성연애자를 소재로 한 것도 구미를 당기지만, 그보다 상영시간 70분에 1,011컷으로 이루어진 화면 전개가 더 매력.(평균 10분에 100여개 컷) 알콩달콩 연인들이라면 로맨스 현장으로 떠나보자. 그레암 그린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콰이어트 어메리칸'은 영국 저널리스트와 미모의 베트남 여인 사이에 CIA 요원인 미국인 청년이 개입하며 벌어지는 위기를 달콤 쌉쌀하게 보여준다. 1950년대 초 사이공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미국에 대한 조용한 분노도 담겨 있다. '올 더 리얼 걸즈'는 충동적이지만 매력적인 남성과 정직하면서도 강한 성격의 여성이 등장한다. 진실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연인에게 필요한 감정은 어디까지인가 등 사랑에 관한 질문이 담겨있다. 그 명쾌한 답은 '보통 사람들에겐 예외가 없다'는 것이다. 주머니가 가볍거나 밤 공기가 그리운 '퐁네프의 연인들'에겐 덕진공원 야외상영장에 마련된 'YMCA 야구단'을 권한다. 토요일 밤, 알싸한 로맨스를 꿈꾸는 새내기 연인들은 올해 마지막 불면의 밤을 장식할 하니 스스무 영화와의 만남이 필수다. 가족과 함께 영화관으로 '어린이 영화궁전'전주영화제 막바지에 특별한 상이 차려졌다. '어린이 영화궁전'. 수수께끼 같은 신비한 인물과 사건들로 가득한 스웨덴 애니메이션'스튀레와 피카소의 모험'과 어린아이 티를 벗어나려는 열 살난 차스키의 에피소드로 꾸며진 덴마크 영화'차스키영원한 친구', 전래동화 '개구리 왕자'의 뉴밀레니엄 버전인 독일 영화'개구리 왕자' 등이 어린이와 만나는 친구다. '개구리∼'는 중세의 왕자가 개구리로 변해 천년 후에 나온다는 기발한 상상이 돋보이며, '차스키∼'는 우정의 상실과 회복, 키스로 대변되는 성적 호기심,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10대 아이들의 풋풋한 사랑과 갈등이 영화 전반에 고루 배어 있다. 또 어린 시절의 꿈을 실현해 록밴드 가수로 유쾌하게 살아가는 차스키의 엄마는 삶의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올해 선정된 1편의 애니메이션과 2편의 극영화는 어린이에겐 꿈과 환상의 세계를, 20∼30대에겐 잊혀져가는 자신의 꿈을 되새기게 한다.
열흘동안의 시네마 천국 여행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종착역으로 가면서 축제의 마지막 불꽃을 거세게 피워올릴 폐막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개막작 '여섯개의 시선'에 대해 평론가와 관객들의 평이 '전주의 선택은 역시 탁월했다'는데 일치한 터라 올 영화잔치의 문을 닫게 될 '파 프롬 헤븐'에 대한 기대도 특별하다.미국의 대표적 독립영화 감독 토드 헤인즈(Todd Haynes·42)의 2002년 작 '파 프롬 헤븐(Far From Heaven)'은 1950년대 멜로드라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으로 어느날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여인의 이야기를 그렸다.형식면에서는 당시 미국 상류사회의 생활양식을 잡지의 광고사진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표현했고 내용면에서는 1950년대 영화에서 다룰 수 없었던 동성애 문제를 유머러스한 코드로 변환시켜 담아냈다. 또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백인들의 우월감으로 형성된 상류사회의 집단심리도 반영돼 있다.영화는 헐리우드 멜로드라마의 스타일을 철저하게 모방하고 있지만 그 단계를 뛰어넘어 또다른 형식미를 구축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이 영화에서 주인공 캐시 휘태커역을 맡아 열연한 줄리안 무어(Julianne Moore)는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토드 헤인즈 감독의 세번째 영화이자 지난해 전주영화제 초청작이기도 한 '벨벳 골드마인'은 1998년 칸느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상영돼 특별심사위원상을 받기도 했다. '파 프롬 헤븐'은 영화제 폐막후 국내 개봉이 예정돼 있다.
◇전주국제영화제내용 시간 장소특별강연-글라우버 로샤와 시네마노보 3일 오후 2시 건지아트홀재즈 앤 시네마 3일 오후 6시 지프마당울트라시네퀴즈, 아트풍선 3일 오후 3∼7시 지프마당 페이스페인팅,헤어브릿지,네일아트 3일 오후 3∼7시 지프마당 '턴 온 스피커'클럽축제 3일 오후 8시30분 투비원인간조각 3일 상설 전북대문화관 앞거리예술난장 3일 상설 영화의거리아시아독립영화포럼 심사위원 기자회견 4일 오후 1시 프레스센터디지털스펙트럼 심사위원 기자회견 4일 오후 3시 프레스센터◇풍남제내용 시간 장소비빔밥큰잔치 3일 오전 10시 경기전 정문 앞전통술시음회 3∼4일 오전 10시 전통술박물관전국남여시조경창대회 3∼4일 오전 10시 전주시청 강당풍남가요제 3일 오후 1시 경기전 외신문 앞 태조로마당극 3∼4일 오후 2시 경기전 정문앞신파극 3∼4일 오후 3시 경기전 주차장지화자소리교실/얼쑤탈춤교실/전주기접놀이 3∼4일 오후 3시 경기전 동북부 구연동화/인형극/저글링/신파극/무성영화상영 3∼4일 오후4시30분∼10시 경기전 주차장택견대회 4일 오전 10시 경기전 동북부맘판1318 4일 오후 1시 경기전 외신문 앞◇종이문화축제내용 시간 장소종이축제 개막식 3일 오후 6시30분 경기전 외신문 앞한지패션대전 3∼4일 오후 7시30분 경기전 외신문 앞재미난 종이장터공연 3∼4일 오후 1·5시 태조로초등학생한지그림그리기대회 4일 오전11시 태조로 및 오목대닥종이인형만들기경진대회 4일 오후 3시 태조로전국한지공예대전 상설 소리전당종이장터/종이배움터/재활용공예교실/한지제작체험마당/종이야놀자 상설 공예품전시관 일대일본 가나자와시 화지초청전 상설 공예품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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