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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독립운동가'에 문일평 선생 선정

국가보훈처는 5월의 독립운동가로 항일 언론활동을 펼치고 민족주의 역사학을 확립한 항일 문화운동가 호암(湖岩) 문일평 선생(文一平·1888∼1939)을 선정했다.평북 의주에서 무관 가문의 외아들로 태어난 호암은 한학을 수학하다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서양문물을 접한 뒤 일본 메이지학원 중학부에서 공부한 뒤 유학생 단체인 태극학회에 가입, 한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귀국 뒤 안창호가 설립한 평양의 대성학교를 시작으로 의주의 양실학교, 서울의 경신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하며 국권회복을 위해 비밀결사로 조직된 신민회에 참여했다.이듬해 선생은 다시 일본에 건너가 와세다대학에서 수학했고, 이후 1912년 중국으로 건너가 상하이에서 신규식이 주도하던 독립운동단체 동제사(同濟社)에참여했다. 당시 박은식 신채호 등과의 만남은 선생의 역사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향으로 돌아온 호암은 1919년 3월 12일 종로 보신각 앞에서 만세 시위를 주도하다 체포돼 8개월간의 옥고를 치렀고 중동학교,중앙고보 등에서 역사교사로 재직하며 조선노동대회 교육부장, 신간회 발기인, 조선물산장려회 선전부 상무이사 등으로 활동했다.그뒤 신문에 계몽성 글을 올리며 역사지식의 대중화에 노력했고 1934년 일제의 식민사학에 맞서 창립된 진단학회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등 한국사 연구에 몰두하다 1939년 별세, 망우리 묘지에 안장됐다. 그의 유고(遺稿)를 수집 정리한 '조선사화''호암전집''한국의 문화' 등이 있다.정부는 선생의 공적을 기려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 했다. 5월 한 달간 독립기념관과 서대문독립공원에서 관련 전시회가 열린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5.01 23:02

5월의 문화인물에 정지용 시인 선정

문화관광부는 '5월의 문화인물'로 섬세하고 독특한 언어로 한국 현대시의 신경지를 연 정지용 시인(鄭芝溶·1902∼1950)을 선정, 기념사업을 펼친다. 충북 옥천 출신인 그는 1929년 박용철·김영랑과 동인지'시문학'을 창간해 순수 시운동의 물길을 텄으며, 1933년 '가톨릭청년' 창간부터 편집고문을 맡아 신앙 시를 발표했다. 이어 이태준·이무영·김기림 등과 반 카프적 입장에서 순수문학 옹호를 위해 '9인회'를 만들기도 했다. 또 '문장'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뒷날 박두진·박목월·조지훈을 발굴하기도 했다. 첫 시집 '정지용 시집'(1935)에 수록된 '향수' 등은 일찍이 우리 민족이 체험하지 못한 모국어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개척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 번째 시집 '백록담'(1941)은 자연에 대한 깊은 탐험을 내면의 언어로 형상화시키는 경지를 보여줬다. 소설가 이태준이 월북하자 '소설가 이태준 군 조국의 서울로 돌아 오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정치보위부에 체포,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박태상 교수(한국방송대 국문학)의 논문 '정지용 문학에 대한 북한 문학사에서의 평가'에 따르면 "월북작가 박산운이 1993년 통일신보에 연재한 글에 정지용이 50년 9월 21일 동두천 소요산 부근에서 미국 전투기의 기총사격에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되어있다. 월북시인으로 낙인 찍혔다가 1988년 작품이 해금되자 '지용회'(회장 이근배)가 결성돼 옥천지용제(16회), 서울지용제(3회), 옌볜(延邊)지용제(6회), 지용문학상(15회) 등을 펼쳐오고 있다. 11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제15회 정지용문학상 시상식과 제3회 서울지용제, 17일 충북 옥천의 충북과학대학 강당에서 지용학술세미나, 24일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정지용문학 서울 세미나 등이 열린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5.01 23:02

[2003JIFF] '디지털 삼인삼색' 휴대전화로 본다

"'디지털 삼인삼색'이 핸드폰에서 뜬다”그동안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상영되고 각종 상까지 거머쥐며 전주국제영화제를 널리 알려왔던 '디지털 삼인삼색'이 영화제 수익창구 역할까지 톡톡히 하게 됐다.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집행위원장 민병록)는 디지털 삼인삼색 작품을 KTF의 모바일 멀티미어 서비스인 '핌'을 통해 올 한해동안 서비스한다고 30일 밝혔다. 서비스 계약 금액은 1천만원. 작품은 올해의 디지털 삼인삼색 작품인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처마 밑의 부랑아처럼'과 바흐만 고바디 감독의 '다프', 그리고 박기용 감독의 '디지털 탐색' 등 3편이다.영화제조직위와 KTF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적극 알리기 위해 영화제 기간인 1일부터 곧바로 서비스할 예정이다.디지털 삼인삼색의 상품화가 가능하게 된 것은 영화제조직위가 올해부터 디지털 삼인삼색에 대한 판권과 배급권을 갖게 됐기 때문. 판권을 양도하는 대신 영화배급업체나 제작사로부터 제작비용를 지원받았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에는 영화제 조직위가 직접 제작비를 감독들에게 지원하고 배급권과 판권을 소유하기로 한 것. 민성욱 사무국장은 "당초 SK텔레콤에서 편당 2백만원씩 6백만원을 제안했지만 KTF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면서 "지난해까지 매년 5천만원의 거금을 내놓으면서도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지만 올해부터는 직접 디지털삼인삼색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어 제작비용에 상응하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영화제 조직위와 KTF는 또 디지털워크숍 작품의 모바일 서비스도 계약했다. 조직위는 1회부터 3회까지 제작된 디지털워크숍 작품을 매달 20만원씩 받고 KTF에 제공하게 되며 수익금은 디지털워크숍 활성화 기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5.01 23:02

[2003JIFF] 김치완씨를 통해 본 영화제 통역의 하루

올 영화제에는 유난히 중량감 있는 게스트들이 많다. 특히 영화제에서는 해외 영화인들이 관심의 대상. 국제영화제가 아니고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세계적 거장에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전주국제영화제라는 거대한 바퀴를 돌리면서 수많은 스탭들이 제 위치에서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통역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게다가 통역은 업무 특성상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경우 당장 눈에 띄게 마련이어서 부담도 만만치 않다.올해도 통역의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일본 츠치모토 노리아키 감독과 같은 거장들에게는 전문 통역이 배치됐고 단 몇시간 동안의 활동을 위해 전주를 찾은 전문가도 있다."한번도 듣지 못한 감독이름이나 영화제목이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경우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영화제 개막식에서 영어 통역을 맡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김치완씨(26).제작년 부천영화제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 전주영화제까지 국제영화제만 세번째이고 영화에 대한 식견도 절대 부족하지 않지만 전문가인 심사위원들의 통역을 맡을 때면 아무래도 조금은 부담이 된다.어려운 점은 또 있다. 통역이 들어갈 수 있도록 호흡을 적당히 끊어달라고 사전에 부탁하지만 열정적인 몇몇 감독은 자신의 감정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경우가 있다. 쉬지 않고 줄줄 쏟아내는 말들을 수첩에 모두 적어낼 수도 없는 일이어서 처음에는 속으로 땀꽤나 흘려야 했지만 이제 노하우가 생겨 당황하는 일은 없다. "이야기의 맥락을 잡아서 포인트만 적어놓으면 아무리 길어도 살이 저절로 입혀집니다. 들었던 말들도 속속 떠오르고요”. 그가 귀띔해 준 노하우다.개막 후 첫 주말을 막 보낸 지난달 28일. 김씨의 공식 일정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됐다. 호텔 커피숍, 심사위원들과 집행위원장·프로그래머등 영화제 주축들이 모인 자리에서 1시간 30분 가량 중대한 의사교환을 도왔다.이어 약간의 여유를 갖고 오후 4시, 대만에서 찾아온 '타이페이 인터내셔날 필름 페스티벌'관계자들과 정수완 프로그래머와의 인터뷰 자리에 동석했다. 그리고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호텔로 달려왔다. 중국 앤드류 청 감독과의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다시 1시간 동안 양국 언어를 번갈아 구사한 후 저녁식사를 마친후 8시께 전북대 건지아트홀에 도착했다. 영화 '웰컴 투 데스티네이션 상하이'를 관람한 후 곧바로 앤드류 청 감독과 관객들과의 대화를 성사시켜야했기 때문이다.매체통역과 관객과의 대화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그는 올해의 경우 예년보다 영어권 감독이 적어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했다. 지난해에는 관객들의 반응에 고무된 감독이 즉석에서 스탭들에게 예정에도 없는 관객과의 대화를 요청, 숙소로 향하던 중 연락을 받고 달려가기도 했다."영화제가 좀 조용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면서 열기를 직접 확인했다”는 그는 지난해 여름 서강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친형인 치관씨(29)도 2회 행사때 통역을 맡아 전주영화제와는 인연이 특별하다.유창한 영어실력은 관광공사에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미국 생활을 오래한 덕이다. 유치원때부터 중학교 과정까지 캘리포니아와 일리노이주등 미국에서 보낸 기간만 6년이다.외국어 실력도 실력이지만 영화에 대한 관심이 그를 영화도시에 있게 한 이유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5.01 23:02

[2003JIFF] 현장 이모저모

"야 인디, 조용히 좀 해”◇…프리머스 3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저녁 관객들이 지프마당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영화에 집중할 수 없다며 불만을 호소.조직위가 상영장 밖에서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지프마당에 마련한 '야 인디 네멋대로 해라'의 노래와 사운드가 매일 저녁 6시만 넘기면 코앞(?)에 있는 프리머스 3관의 벽을 넘어 영화관람객들에게 까지 들리는 것. 일부 해외 게스트는 "영화제는 영화를 방해받지 않고 편안하게 보는 것이 주 목적”이라며 "이벤트도 좋지만 행사장의 소음이 상영장까지 들리는 것은 상식밖의 운영”이라고 힐난.조직위는 지프마당의 음량을 최대한 줄여, 상영장까지 들리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지만, 기획단계부터 영화관람에 영향을 주는 행사장 소음을 고려하지 못한 비난을 자초. 프리머스 3관에서 나온 관객들이 행사장을 향해 하는 말. "야 인디, 제발 조용히 좀 해”-'김완주' 이름에 15만원 선물◇…고가의 선물이 내걸린 '울랄라 시네퀴즈'가 영화와 관련없는 질문으로 답을 유도하는 등 선심성 행사로 전락해 눈총. 30일 오후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 지프마당에서 마련된 퀴즈행사에서 15만원짜리 선글라스가 걸려있는 질문은 다름아닌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누굴까'. 참가자 20여명은 곳곳에서 '김완주'라는 답변을 쏟아냈지만 사회자로부터 운좋게 지목을 받은 20대 여성이 선물을 품에 안았다. 이어 사회자는 전주국제영화제 상영관 이름맞추기를 통해 머그컵을 나눠주면서 당초 퀴즈행사 취지에 걸맞지 않는 '퍼주기식'이벤트로 일관. 퀴즈 참가자들은 "영화제 열기도 좋지만 어줍지않은 퀴즈로 생색내는 것 아니냐”며 일침. /특별취재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5.01 23:02

[2003JIFF] '관객과의 대화' 나선 미하일 브라쉰스키 감독

현대 사회의 불안한 인간 심리를 다룬 러시아 작품, '살얼음'. 영화의 메시지는 관객 스스로 답변을 구해야 할 것이라고 감독은 말한다. 30일 오후 5시 영화 시작에 앞서 스크린 앞에 모습을 보인 미하일 브라쉰스키 감독(Mikhail Brashinsky·38)은 "많은 것을 바라지 말고, 영화를 보면서 '낯선 여행'을 떠나보라”며 짧은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후회도 클 것이다'는 조언도 덧붙였다.변호사인 여주인공은 자유분방한 이혼여성으로 항상 자신감 넘치지만 위협에 쫓기며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통역사인 남자주인공은 사회가 금기하는 '동성연애자'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스러워 한다. '살얼음'이라는 제목에서 처럼 차가운 냉기 속에 죽음으로 치닫는 현대인, 러시아 중산층의 불안한 내면세계를 그린 작품이다. 미하일 감독은 주인공의 우연한 만남을 고리로 두 캐릭터의 내면을 70분 짜리 필름에 담았다. 꿈에서 본 얘기를 소재로 작품화했다는 미하일 감독은 "영화를 이해하는데 자신은 물론 관객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평론가에서 이번 영화로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영화평론가의 특권은 영화를 어떻게 만들 줄 모른다'는 말로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영화 메시지에 관한 답변을 대신했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35㎜ 필름에 담는 작업을 하는데 1년이 소요됐다는 그는 "잦은 클로즈업, 숱하게 나눠진 커트, 다큐멘터리같은 촬영기법 등 새로운 시도로 감각적인 인간의 내면을 끄집어냈다”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3.05.01 23:02

[2003JIFF] '관객과의 대화' 나선 헤르츠 프랭크 감독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의 삶을 끊을 수 있다.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시간이 흐르면 천사가 올 것이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천사의 손을 잡으면 된다”라트비아의 베테랑 다큐멘터리 감독 헤르츠 프랭크씨(78)는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는 말로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30일 2시 '플래시백'이 상영된 건지아트홀. '플래시백'은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내와 심장수술을 받은 감독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생생하게 화면에 담은 자서전적인 작품. 감독은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가슴 저미는 한편의 시로 승화시켰다. 대화 도중 "한국의 김대중 전대통령은 자신이 겪은 인생의 역경들을 오히려 긍정적인 본보기로 삼았으니 인생을 훌륭하게 설계 한 사람이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기도 한 그는 "나는 여전히 내게 그들의 삶을 드러낼 자격이 있는가 의문스럽지만 나는 여전히 그들을 찍는다”며 질문하는 관객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아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역시 그를 기억하려는 디지털매니아들의 손놀림도 역시 바빴다. "여러분들이 질문을 통해 서로의 삶에 더 충실해 질 것 같아 기쁘다. 내 영화를 통해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모두 하나이며, 한세상 사람이다'는 말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 그는 1979년 시네마 베리떼 걸작으로 꼽히는 '텐미니츠 올더'를 비롯, 30여편의 다큐를 제작했으며 리가 시적 다큐멘터리 학교를 건립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5.01 23:02

[2003JIFF] 민성욱 사무국장의 중간점검

"긴장의 끈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바짝 조이고 있습니다”.영화제 안방살림을 꾸리고 있는 민성욱 사무국장(40·백제예술대학 교수)은 '축제가 한층 안정됐고 내용도 알차다'는 주변의 평에 부담이 앞선다. 강도높은 질타보다야 훨씬 낫겠지만 아직은 그 평가가 이른데다 스탭들이 자칫 긴장을 풀어버릴까 노심초사다.그러나 예전보다 훨씬 나아진 관객들의 반응에 가슴이 저절로 열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루종일 비가 내린 지난달 29일의 경우에도 관객수는 기대 이상이었다.잔칫상을 받아든 손님들이 기분좋게 즐긴다면 가장 좋아할 사람은 아마 상을 차려낸 안방마님이 아닐까. 밤늦게까지 이곳 저곳 간섭하며 다니다 그나마 늦게 청한 잠마저 설치고 아침 일찍 다시 축제 현장을 돌고 있지만 그렇게 피곤해 보이지 않는 이유다.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배급사의 실수로 브라질 영화 '시티 오브 갓'의 필름도착이 늦어져 관객들에게 환불해 준 사례. 물론 다른 영화로 긴급 대체하고 밤늦게 해당 필름을 돌리기는 했지만 내내 마음이 편치 않다.한국영화가 적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르다. 부산영화제보다 오히려 우리 나라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는 것. 다만 시기적으로 4월말께 나오는 한국영화가 별로 없어 최신작이 부족한 게 아쉬움이다."아무래도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영사사고를 막는 일입니다”.영화제에서 영사사고가 한 건도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잔치가 무르익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관객들에 대한 배려에 관심을 집중시킬 계획이다."서울등 외지 매니아들로부터 주말 상영작과 프로그램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밝힌 민국장은 "폐막작 상영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다.제1회 행사에서 전주영화제 산파역을 담당한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세번째로 사무국장을 맡았다. 중앙대 예술대학서 영화를 전공한 민국장은 단편영화 7편을 직접 제작한 영화인이기도 하다. 특히 그가 1985년 제작한 16mm 단편 'Dream or Not Dream'은 올 전주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했던 인기배우 박중훈씨의 단편영화 데뷔작품이기도 하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5.01 23:02

[2003JIFF] 다큐멘터리 특별전, 장 클로드 루소 감독

"특정 주제나 현상에 대해 말하고 보여주는 것만이 다큐멘터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올해 다큐멘터리에 주목한 전주영화제가 특별전을 마련해놓고 초대한 프랑스의 거장 장 클로드 루소 감독(57).실험적 이미지들을 소개, 주목받고 있는 그는 "현실의 아름다움은 관찰하거나 잡을 수 없으며 반대로 그 미학이 우리를 잡아 끌어들인다”는 말로 자신만의 독특한 영상세계를 표현해냈다. 특정 이미지는 다른 의미를 상징하거나 재현되는 것이 아니며 바로 보여지는 그 자체라는 것. 아름다움을 보려고 하면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영화를 분석하거나 이해하려고 작정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작품세계 감상법을 묻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다.영화는 하나의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이므로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은 자세라는 것. 회화적인 요소가 강하게 풍겨나는 그의 영상에서는 아름다움도 그리고 존재 자체도 미스테리다.그가 사용한 슈퍼8mm 카메라에 대해서는 "무겁고 비싼 도구였다면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빈약한 장비이기는 하지만 기동성등 다양한 장점이 바로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와 만나게 한다”고 말했다."이미지는 미리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 그는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예측할 수 없는 우연함 속에서 만난 것”이라고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전주에서는 슈퍼 8mm로 작업한 최초의 중편 '창가에서 편지 읽는 소녀'와 '로마의 유적들', 그리고 지난 1999년 벨포트 영화제에서 최고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갇힌 골짜기'등 6편의 작품이 소개된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5.01 23:02

[2003JIFF] 공식경쟁부문, 1·2·3회 우석상 어떤 작품?

우석상은 전주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의 상이다. 아시아 정신을 구현해 영화의 폭과 깊이를 넓힌 작품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수상작은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거나 감독·배우의 유명세, 타 영화제 수상기록 등과는 별 관계없이 선정된 경향이 짙다. 지난해 수상작은 감독의 첫 장편영화였으며, 2회 수상작은 경쟁작품과 비교해 오히려 관객에게 외면 받았던 영화여서 주목을 받았다. 1회와 3회 수상작은 이미 다른 영화제 수상경험이 있던 작품. 3회작은 2001홍콩국제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을, 1회 수상작은 칸국제영화제(1999) 국제비평가연맹상 등을 수상했었다. 우석상 선정 기준은 단연 아시아 독립영화로서의 가능성. '자아 정체성 찾기'를 통해 허구와 실존의 간극을 메워나가며, 영화를 바라보는 감독의 진지한 태도가 평가의 기준이 되어왔다. 물론 독립영화라는 장르를 잘 살리거나 실험정신과 개성을 갖추는 것은 기본. 2회는 당초 공동수상작으로 선정됐었지만 '공동수상은 가급적 피한다'는 원칙에 따라 최종심에서 탈락된 '미러 이미지'(샤오 야췐·대만)가 '특별 언급상'으로 물러앉은 것도 눈길을 끈다. 우석상 상금은 1만 달러. 우석재단(이사장 서창훈)이 후원한다. 역대 우석상 수상작수상년도 / 제목 / 감독 / 나라2002 / 형 / 얀얀막 / 홍콩2001 / 정오의 낯선 / 아피차퐁 위라세타쿨 / 태국2001 / 이것은 나의 달 / 아소카 한다가마 / 스리랑카2000 / M/OTHER / 스와 노부히로 / 일본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5.01 23:02

[2003JIFF] 공식경쟁부문, '賞' 경쟁이 뜨겁다

영화제 기간 중반을 넘어선 2003전주국제영화제. 35개국 171편의 영화를 통해 영화인과 영화팬들이 함께 하는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스크린의 경쟁에도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전주영화제의 공식 경쟁 부문인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과 '디지털 스펙트럼'.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감독 보다는 실험적인 작업을 시도하는 감독과 작품을 초청해 '숨은 진주'를 발굴하는 의미를 살리는 이 부문의 초청작 경향은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선정에 대한 예상도 어렵고, 경쟁도 뜨겁다. 혹시 골라보았던 영화가 영예의 수상작으로 꼽힌다면 그것도 영화제 체험에서 만이 갖는 또다른 재미. '시네마 스케이프'부문에서 관객들에게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던 영화를 선정하는 '지프 최고 인기상'도 주목할만한 번외 경쟁(?)이다.아시아의 새로운 감독 찾는다◇…'아시아 독립영화 포럼'은 전주영화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아시아 정신을 구현해 아시아 영화의 폭과 깊이를 넓힌 작품을 선정, '우석상'과 상금 1만달러가 주어진다.올해는 9개국 13개 작품이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지난해까지 포함되지 않았던 우리나라 작품(플라스틱 트리)을 비롯해 타지키스탄(오른쪽 어깨 위의 천사)과 키르기즈스탄(실크로드의 형제들) 등 중앙아시아 작품이 더해진 것이 특징. 그동안 중국·일본·동남아시아 지역에 국한됐던 영역이 확대됐다. 경쟁 작품들의 소재도 초등학생부터 70대 할아버지의 삶, 여대생 입학시험,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등 보편적인 주제를 통해 아시아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역대 우석상 수상작들이 파격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보다 인간 존재의 본질적 문제와 현실에 주목한 작품들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심사위원들의 수상작품 고르기는 그다지 수월해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 안정숙(한겨레 신문 기자)·도로시 배너·알랭 잘라도 등 심사위원 3명은 '영화적 완성도가 높은 새로운 영화'를 선정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디지털 다양성 모색◇…'디지털 스펙트럼'은 전주영화제가 대안의 한 방안으로 내놓은 디지털 영화를 대상으로 작품을 선정, '디지털 모험상'과 상금 5천달러를 준다.올해 경쟁작품은 12편. 독일 일본 프랑스 미국 체코 남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에서 초청됐다. 필름과 차별화된 매체로서의 디지털이 갖는 다양한 제작방식을 보여주는 작품들. 필름에서 시도할 수 없는 회화적·음악적 요소를 영화와 결합하는 실험성이 돋보이는 영화들이다.심사위원은 허진호·고바야시 마사히로·아네트 쉰들러 등 3명. 이들은 '영화로서의 형식과 내용의 조화'에 중점을 두고 수상작을 선정할 방침. 역대 수상작이 새로운 미디어의 가능성을 향한 독특한 발언과 진보적 영상미학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실험성'과 '작품성'을 갖춘 작품이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5.01 23:02

[2003JIFF] 공식경쟁부문, 심사위원에게 들었다

디지털 스펙트럼 부문 아네트 쉰들러"출품작 모두 다양한 디지털 양식을 담고있으면서도 영화를 정교하게 제작한 감독들의 열정과 노력을 읽을 수 있어 반가웠다”'디지털 스펙트럼'부문 심사위원으로 전주를 찾은 아네트 쉰들러(Anntte Schindler·41). 스위스 바젤 멀티미디어 예술관 '플러그 인'관장으로 있는 그는 "디지털이라는 미디어에 내용과 형식을 얼마나 적절히 조화를 시켰는 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디지털은 흔히 저예산 영화 제작의 수단 또는 독특한 미학적 측면에서 선택된다는 그는 "디지털을 예술 표현 방식이나 미학적으로 활용한 작품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주영화제와 인연을 가진 임안자씨의 추천으로 심사위원이 된 쉰들러씨는 한국의 영화제가 처음. "전주영화제의 조직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 블랙필름 같은 귀한 영화들을 전주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놀라워했다. 스위스 쮜리히 대학 예술사 교수와 글레루스박물관장, 뉴욕 스위스문화원장을 지냈으며 제내바 무빙이미지 비엔날레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아시아독립영화포럼 부문 알랭 잘라도"시나리오 자체가 영화일 순 없지만 리얼리티와 감동을 담고있는 시나리오를 찾고 있다.”지난 2000년에 이어 두번째로 아시아독립영화포럼 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알랭 잘라도씨(Alain Jalladeau·62)는 심사기준을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감독, 로케이션, 배우, 촬영, 편집이 잘 조화를 이루는 작품'에 두었다.경쟁작 13편 중 영화 6개 정도는 작품성이 뛰어났지만 나머지에서는 인상적인 면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그는 "아시아권 영화의 단점은 음악과 음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처럼 아시아 정상급 영화를 초청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개최 시기상의 문제나 신생영화제가 안고 있는 핸디캡을 감안한다하더라도 배급 등 시장성 미흡의 문제점은 보완해야 한다.”전주영화제 발전을 위한 고언도 아끼지 않는 그는 젊은 아시아권 감독들을 소개하는 영화제의 '도전'과 '실험성'으로 전주영화제의 가능성을 꼽았다.79년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영화를 유럽에 소개하는 3대륙영화제를 창설한 영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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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용묵
  • 2003.05.01 23:02

[2003JIFF] 내가 본 영화 '살아있는 영혼들'

먼나라 이웃나라의 블록버스터(간이 덜 밴 블록버스터?)억압은 열기를 자아낸다. 처음 일본영화를 걸던(당연히 불법으로) 전북대학 강당에서의 벅찬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그러나 법적으로 스크린에 비춰진 최초의 북한영화는 차분하게 상영되었다. 북한판 타이타닉 '살아있는 영혼들'은 당성이나 계급성 보다 인민성에 기대기에 남한 상영 1호로 피택된 작품 같다. 군중신이 인상적인 이 영화는 1945년 8월 24일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일제는 항복 후 조선인 강제 징용 노동자에 대한 만행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조선인 7000명(정원이 3000명인데)을 태운 귀국선 우키시마호를 폭침 침몰시키는데 이것이 영화의 뼈대이다. 젖을 싸맨 조선여인이 갖는 한복의 아름다움, 진달래 화전 붙이기, 군무와 성악합창곡들은 우리의 두고 온 고향의 정서를 상기시켰지만 누더기만을 걸친 채 징용탄광에서의 힘든 노동을 견디는 배우들의 열연은 가슴을 때렸다. 아마데라스 후손들이 조센징의 혀를 자르는 만행형벌 장면은 '아미스타드'에 나오는 흑인 노예들의 고통을 넘는 장면들로, 잔혹했다. 상기해야 할 적이 누구임을 분명하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중국영화 '귀신이 온다'에 못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피바다'나 '꽃피는 처녀'를 읽고 나서와 똑같은 심정이었다. 간이 덜 밴 미나리 무침을 먹은 느낌이랄까. 배달의 기수와 이수일과 심순애를 합친 듯 했다면 너무 심한가. 이용악 시에서처럼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를 보기도 어려웠다. 공훈배우와 인민배우들이 주연을 했다는데 대부분 살이 쪄 느끼하게 보인데다 대사 또한 신성일 엄앵란 류였기에 마치 EBS 한국영화 걸작선을 보는 듯한 느낌. 인물을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대비시켜 대중의 눈물을 강요하는 등 신파조 설정은 사회주의적 리얼리즘 창작방법이 갖는 한계가 아닐까 싶다. 구태여 애쓴 북한 영화동무들에게 한 마디 훈수한다면 예술적 묘사의 진실성 부분에서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보면서 액션을 공부하고 역사적 구체성은 '살인의 추억'을 보면서 시대고증을 살펴보시라면……인민을 사상적으로 무장, 혁명적으로 교양하는 무기로서 제작된 장르를 오락과 문화예술 또 산업으로 생각하는 우리 식의 가치관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도 없고 영화이후도 편한 마음이 아니다. 아마 이웃이 강퍅해지는데도, 배고파 허덕이는데도 모른 척 하는 것들에 대한 부채감은 아닐까. 그러나 이 북한판 블록버스터가 끝나고 합성촬영, 록음, 콤퓨터 화상제작, 공훈예술가의 연출 등 순 우리말로 된 엔딩 크레딧을 보다보면 빙그레 미소가 떠오르기도 했다. 제비 한 마리가 봄을 알리진 않는다는 말을 알지만 북한을 이해하고 통일을 준비하는데 영화 만한 것이 있을까 싶다. 이념문제가 걱정된다고? 모르긴 해도 영화상영의 지속성은 이념의 잣대도 문제지만 박스오피스가 더 문제 아닐까. 남한이 어떤 세상인데./신귀백(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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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5.01 23:02

30∼40대 여성작가들의 특별한 나들이, '그룹 플라스틱' 창립展

30∼40대 여성작가들이 의기투합, 아주 특별한 나들이에 나선다. 회화와 도예, 섬유,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탐색하고 있는 작가들이 '그룹 플라스틱'이란 모임을 결성해 여는 창립전. 5월 1일부터 8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빛과 색 그 조형의 어울림'전이다.초대 회장을 맡은 섬유공예가 송수미씨를 비롯해 강정이(도예) 김연 유경희(섬유공예) 신수정 이아연 주인영(서양화) 황선영(산업디자인)씨 등 8명과 미술평론가 손청문씨가 창립회원으로 참여했다.지난해부터 서로의 작품세계에 대해 조언하는 등 만남을 가졌던 이들이 모임을 꾸린 이유는 동문이나 같은 장르 등으로 꾸려진 단체 활동에서 벗어나 관객은 물론 작가끼리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송수미 회장은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모여 다른 분야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창작의 다변화를 꾀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여성작가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의 창작 결실을 발표하는 모임으로 가꾸겠다”고 밝혔다.작업실을 순회하며 열띤 토론을 벌이고 창립전 팜플렛도 함께 만든 이들은 우리나라 전통의 색과 빛을 조형적으로 표현한 작품 25점을 선보인다. 회화에 한지를 꼴라주하거나 도예 오브제, 한지 오브제, 섬유를 이용한 설치예술, 컴퓨터 그래픽 등 색과 빛의 어제와 오늘을 탐색하는 작품세계다. 오방색에서 따온 듯한 원색이나 향토성이 물씬 풍기는 황토빛 재질, 토기를 연상케 하는 문양, 맑고 청아한 청자빛 등은 작가들이 전통을 오늘에 되살리는 작업에 몰두해왔음을 그대로 전해준다.올 여름에는 캐나다 벤쿠버 전시회로 우리 전통의 색과 미감을 전하는 의욕적인 자리도 계획하고 있다. 291-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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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용묵
  • 2003.05.01 23:02

세상사 춤추는 恨 고운 線으로 달래볼까, 최지원씨 '호남살풀이'

맺고 푸는 가락에 실은 고운 선과 휘돌아 치는 한을 긴 수건으로 표현하는 호남살풀이 춤(도무형문화재 제15호). 이 춤의 보유자, 명무(名舞) 최선 선생의 계보를 잇고 있는 외동딸 최지원씨(28·경희대 대학원 무용학 박사과정)가 3일과 4일 오후 8시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무대에 선다. 네살 때부터 춤을 시작한 지원씨는 경희대 무용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차세대 춤꾼으로 꼽힌다. 제25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제1회 전국 전통무용 경연대회, 대한민국 정부 수립 50주년 기념 '제2의 건국의 위하여', 문예진흥원 창작활성화지원 작품 '물빛그늘', 무대예술지원 작품 '홀신' 등 굵직한 공연 무대를 통해 주목 받아온 신인. 이날 무대에선 '최선류 호남살풀이춤'외에도 다양한 발디딤과 기교 넘치는 발동작이 특징인 '강선영류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와 다가서지 못하는 아름답고 절제된 사랑을 서정적인 춤사위로 풀어낸 '연가'(안무 최선)를 개인춤으로 선보이며 '한국의 인상'(안무 김말애), '장고춤'(안무 김말애), '북소리 울림'(안무 김말애), '조흥동류 호적시나위'(안무 장인숙) 등도 발표한다. 280-7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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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우
  • 2003.05.01 23:02

[2003JIFF] 1일 행사 일정 및 시사회

내용/ 시간/ 장소다큐비엔날레 포럼-기록의 변종/ 오후 5시/ 건지아트홀다큐멘터리 비엔날레의 밤/ 오후 9시/ 한옥생활체험관'포크로 여는 세상'작은음악회/ 오후 6시/ 지프마당울트라시네퀴즈, 아트풍선/ 오후 3∼7시/ 지프마당 페이스페인팅,헤어브릿지,네일아트 오후 3∼7시 지프마당 '턴 온 스피커'클럽축제/ 오후 8시30분 레드제플린거리마임 공연/ 상설/ 전북대문화관관객과의 대화-오후 2시 전북대 문화관의 '한쪽 날개로 날다' -오후 2시 건지아트홀의 '디지털 필름 워크숍' -오후 2시 프리머스2관의 '한국단편의 선책:독립영화 감독전' -오후 2시 프리머스3관의 '아이 러브 베이징'-오후 5시 씨네시티코리아1관의 '모던 라이프' -오후 5시 아카데미아트홀3관의 '기다림' -오후 8시 건지아트홀의 '창가에서 편지읽는 소녀, 베니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킵 인 터치, 로베르토에게 쓴 편지'시사회'한쪽 날개로 날다'(아소카 한다가마)스리랑카 남부 작은 마을에 남자로 위장한 젊은 여인이 자동차 수리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공장 동료들은 자신의 게이 성향으로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이미 다른 여인과 결혼도 한 그는 우연한 기회에 여성이라는 성 정체성이 드러나게 되고 의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그의 비밀을 드러낼 작정을 한다…. 지난해 투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관객 특별 언급상을 수상했고, 도쿄국제영화제에서도 최우수아시아영화상을 수상했다. (전북대문화관 14:00)'내 딸 없이는'(알렉시스 쿠로스·카리 테르보)1980년 후반 미국인 베티 마흐무디는 '내 딸과 함께'를 발간했다. 책을 통해 18개월이상 자신의 이란 남편에 의해 갇혀 있다가 6살 딸을 데리고 터키를 거쳐 미국으로 탈출한 과정을 서술했다. 다큐멘터리 '내 딸 없이는'은 반대편 이야기. 16년 동안 딸을 만날 수 없었던 그의 남편 마흐무디 박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란 출신인 알렉시스 쿠로스 감독은 의사이자 작가·필름메이커. 필란드에서 가장 큰 독립제작소를 운영하고 있는 카리 테르보 감독은 토크쇼 진행자·저널리스트·프로듀서 등 방송국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아카데미아트홀 3관 11:00)/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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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5.01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진정한 정과 진정한 재주

진정한 정(情)과 진정한 재주(才)情必近于癡而始眞하고 才必兼乎趣而始化라.정필근우치이시진 재필겸호취이시화정(情)은 반드시 어리석은 정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진정이라고 할 수 있고 재주는 취미처럼 되었을 때 비로소 자기 재주라고 할 수 있다.청나라 사람 장조(張潮)가 쓴《유몽영(幽夢影)》이라는 책에 나오는 말이다. 한 때 유행했던 어떤 가수의 노래 가운데 "사랑을 할 때면 누구나 바보가 되지요"라는 가사가 있었던 것 같다. 맞는 말이다. 사랑 앞에서 바보가 되지 않으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말이라면 설명이 없어도 그저 믿음이 가고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따져볼 겨를도 없이 그저 좋기만 해야 그게 사랑이다. 로미오와 쥴리엣이 양가 사이가 원수지간이라는 현실적인 조건을 따지고 계산했다면 그런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었겠는가? 사랑은 설명과 이해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기쁨으로 이루어진다. 일과 재주에 대한 열정 또한 사랑에 대한 열정 못지 않게 뜨거워야 한다. 단순히 남보다 조금 낫다고 해서 그것을 재주라고 할 수는 없다. 너무 좋아한 나머지 거기에 몰두하여 생활의 일부로 즐기는 취미가 되어버린 재주라야 비로소 완전히 자기 것이 된 재주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이든 재주든 어설픈 상태로 엉거주춤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불같은 열정으로 확실하게 덤벼들고 확실하게 몸을 불태울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이 되고 재주가 된다. 세상에 뜨겁지 않은 가슴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어디 있으랴! 안도현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넌 누굴 위해 한번이라도 그렇게 뜨거워 본 적이 있느냐?"近:가까울 근 癡:어리석을 치 始:비로소 시 兼:겸할 겸 趣:취미 취 化:될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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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5.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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