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3 11:16 (화)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2003JIFF] 개막작 '6개의 시선' 감독 6人

'여섯 개의 시선'에 참여한 감독들이 '인권'문제에 함께 주목하면서도 서로 다른 내용과 형식으로 제작해낸 영화는 20분 안팎의 짧은 단편. 그러나 뚜렷한 예술적 색채 만큼이나 서로 다른 개성은 여섯편의 옴니버스식 영화에 그대로 담겨져 더욱 강한 메시지로 전달된다. 개막식에 참석하는 여섯명 감독들을 이메일을 통해 먼저 만났다.이 영화 제작의 중심에 있던 박광수 감독. 사회현실과 역사성을 꾸준히 탐구해온 박감독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인권영화 제작 자문을 받았다. 그 때 생각으로 단순히 홍보용보다는 예술성을 갖춘 감독들이 제작한다면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이 영화제작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참여 감독들은 모두 박감독이 추천했다. 제작 동기도 다양하다. 박진표 감독은 "파이란의 송해성 감독 대신 막차를 탔다"면서 대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허영심'(?)이 용기를 줬다고 말했고, 여균동 감독은 '외투'와 '컴퓨터' 같은 이전 작품 덕분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주제의식은 '인권'에 맞추어져 있지만 그 통로는 다양하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외모나 사적인 만남에 치우쳐 있다는 현상을 지적하고 싶었다. 결혼과 취업 뿐 아니라 사소한 사적 만남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내면보다는 겉모양만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짙다."임순례 감독은 외모 때문에 가해지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고, 박진표 감독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장래가 결정되는 어린아이들의 문제, 아이도 느끼지 못하고 그걸 강요하는 부모나 사회도 인식하지 못하는 아동인권침해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에서 담아내는 차별을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가하는 유형 무형의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장애인 문제를 고발하는 여균동감독은 '광화문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영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차별'은 엇박자 같은 돌진이라고 설명했다. 단편 작업은 참여감독들에게도 특별한 체험과 흥미를 안겼을터."현실에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소통이 가능한 방식이 단편의 매력"(여균동) "시간이 제한된 만큼 효과적인 표현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박진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력(?)이 없어서 행복했다"(박찬욱)고 이들은 답했다. 한국영화의 한복판에 서있는 감독군들인 만큼 짧은 기간동안의 외도와는 별개로 준비하고 있는 작업이 화려하다. 박광수 감독은 지난해 촬영하지 못했던 영화 '방아쇠' 제작 준비와 시나리오를 집필중.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에 이은 또 하나의 극악무도한 복수극 '올드보이'를 최민식 유지태와 함께 준비하고 있고, 임순례 감독은 비밀(?)리에 준비중인 시나리오를 올해안으로 마무리해 내년 상반기 중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도 후속작업을 준비 중. 휴먼 코미디 속에 멋진 사랑이 녹아있는 '브라보 내인생'이 뒤를 잇는다. 여균동 감독은 반대로 실향민의 고향방문기를 다룬 슬픈 코미디 '비단구두(사가지고 오신다더니)'를 준비하고 있다.여섯 감독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 전주영화제레 하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하나같이 이렇게 답해왔다. "대안 영화가 중심이 되는 전주영화제만의 색깔을 지켜가라. 그래야 사랑 받을 수 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04.25 23:02

[2003JIFF] 미리 보는 개막식

열흘동안의 온고을 영화잔치 2003전주국제영화제가 25일 오후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서 그 막을 연다. 올 개막식은 전년도에 비해 개막작 상영위주로 최대한 간략하게 엮어냈다는 점이 특징. 우선 사회자가 게스트들을 일일이 소개하지 않고 스크린을 통해 참석자들이 식장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한다. 또 국악위주로 진행됐던 식전공연을 생략한 점도 눈에 띈다.이날 개막식 무대의 첫 스포트라이트는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이소정씨가 받게된다. 축가 2곡을 부를 예정인 이씨는 영화 '봄날은 간다'와 '뮬란' OST에 참여했으며 '드라큘라(Dracula)'·'미스 사이공(Miss Saigon)'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10분동안의 간략한 축하공연에 이어 행사를 진행하게 될 사회자는 영화배우 문성근씨(49)와 문소리씨(29). 최근 '노사모'를 탈퇴하고 본업인 영화계 복귀를 선언, 화제를 불러일으킨 문성근씨는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에서 박광수 감독의 '빤스 벗고 덤벼라'를 통해 전주를 찾은 인연이 있다.또 '오아시스'의 여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진 문소리씨는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으로 데뷔한 연기파 배우. 지난해 청룡영화상 여자신인상과 베니스영화제 신인배우상을 수상, 국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사회자의 소개를 받아 김완주 조직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영화제 개막을 선언하고 민병록 집행위원장이 개막 축하인사로 축제의 도시를 찾은 영화인들과 시민들을 맞을 예정이다.이어 무대위의 화제는 곧바로 개막작인 옴니버스 영화 '6개의 시선'으로 옮겨간다. 사회자의 소개로 개막작 제작을 총지휘한 이현승감독을 비롯, 박광수·박진표·박찬욱·여균동·임순례·정재은씨등 7명의 감독과 지진희·변정수·이설희씨등 주연급 배우 10명이 무대인사를 한다.전주 영화잔치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은 오후 7시40분께부터 1시간 50분동안 상영된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4.25 23:02

[2003JIFF] 사상 처음 北영화 국내영화제 상영

2003전주국제영화제가 우리나라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북한영화를 상영한다.북한판 '타이타닉'으로 불리우는 '살아있는 영혼들'(감독 김춘송·2000년 제작)로 29일 오후 8시 프리머스3관과 5월 2일 오후 2시 전북대 삼성문화관에서 두차례 상영된다.북한영화 상영을 은밀히 추진해온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집행위원장 민병록)는 당초 북한영화 5편을 상영할 계획이었지만 이라크 전쟁 등의 여파로 북한이 난색을 표명, 불가피하게 1편만 상영하게 됐다고 밝혔다.'살아있는 영혼들'은 국내 배급업체인 나래필름에서 수입한 영화로, 조직위가 북한영화를 섭외하다 발굴한 작품. 1945년 일제에 의해 조작된 '우키시마마루호'침몰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로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되어 일본에 끌려갔다가 해방후 돌아오는 길에 무참히 죽은, 그래서 죽어서도 죽지못한 '살아있는 영혼'들에 대한 생생한 현장 검증을 담고 있다. 어설프지만 다양하게 시도된 컴퓨터그래픽을 엿볼 수 있는 등 북한 영화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다.이번 상영을 계기로 전주영화제가 북한영화를 국내에 소개하는 창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도 올해 상영이 무산된 북한영화를 소개하는 회고전을 내년에 마련한다는 구상이다.민병록 위원장은 "최근 조선예술영화소가 영화를 29일까지 전주에 보낼 수 있다고 밝혀왔지만 문광부 심의 등 절차가 최소 3∼4주가 소요되기 때문에 올해는 상영하지 못한다”면서 "조선예술영화소와 교류를 추진, 나머지 영화에 대한 상영권을 확보, 내년에 회고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입을 추진했던 북한 영화는 '최학신의 일가'와 '도시처녀 시집와요' '청춘이여!' '청자의 넋'등 모두 4편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4.25 23:02

전주국제영화제 미리 보는 개막식

열흘동안의 온고을 영화잔치 2003전주국제영화제가 25일 오후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서 그 막을 연다. 올 개막식은 전년도에 비해 개막작 상영위주로 최대한 간략하게 엮어냈다는 점이 특징. 우선 사회자가 게스트들을 일일이 소개하지 않고 스크린을 통해 참석자들이 식장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한다. 또 국악위주로 진행됐던 식전공연을 생략한 점도 눈에 띈다.이날 개막식 무대의 첫 스포트라이트는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이소정씨가 받게된다. 축가 2곡을 부를 예정인 이씨는 영화 '봄날은 간다'와 '뮬란' OST에 참여했으며 '드라큘라(Dracula)'·'미스 사이공(Miss Saigon)'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10분동안의 간략한 축하공연에 이어 행사를 진행하게 될 사회자는 영화배우 문성근씨(49)와 문소리씨(29). 최근 '노사모'를 탈퇴하고 본업인 영화계 복귀를 선언, 화제를 불러일으킨 문성근씨는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에서 박광수 감독의 '빤스 벗고 덤벼라'를 통해 전주를 찾은 인연이 있다.또 '오아시스'의 여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진 문소리씨는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으로 데뷔한 연기파 배우. 지난해 청룡영화상 여자신인상과 베니스영화제 신인배우상을 수상, 국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사회자의 소개를 받아 김완주 조직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영화제 개막을 선언하고 민병록 집행위원장이 개막 축하인사로 축제의 도시를 찾은 영화인들과 시민들을 맞을 예정이다.이어 무대위의 화제는 곧바로 개막작인 옴니버스 영화 '6개의 시선'으로 옮겨간다. 사회자의 소개로 개막작 제작을 총지휘한 이현승감독을 비롯, 박광수·박진표·박찬욱·여균동·임순례·정재은씨등 7명의 감독과 지진희·변정수·이설희씨등 주연급 배우 10명이 무대인사를 한다.전주 영화잔치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은 오후 7시40분께부터 1시간 50분동안 상영된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4.25 23:02

전주국제영화제의 손님들

전주로 전주로…. 영화도시 전주에 은막의 스타들이 몰려온다.올 영화제기간 축제의 도시를 찾는 영화인들은 역대 최대 규모. 또 지명도면에서도 중량감이 더해졌다는 게 영화제 사무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선 개막작인 '여섯개의 시선'을 제작한 이현승·박광수·박진표·박찬욱·여균동·임순례·정재은 감독과 지진희·변정수씨등 주연급 배우들이 개막식 무대에 오른다. 또 홍보대사인 신애씨와 '블루'의 신현준·김영호, '지구를 지켜라'의 신하균·백윤식, '국화꽃 향기'의 장진영, '남자 태어나다'의 이승현씨등 영화제 상영작 배우들이 관객들과 만난다.이와함께 안성기·최민식·박중훈·이미연·이영하·장미희·윤양하·엄정화·이정재·유지인씨등 내로라하는 주연급 배우들과 인기가수 강타·신혜성씨도 개막식에 자리를 함께한다.또 영화인인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과 임권택감독·정일성 촬영감독·신상옥·최은희씨 부부, 강신성일·남궁원씨등 영화계 인사들도 개막식에 모습을 보일 예정.영화제 인사로는 부천국제영화제 김홍준 집행위원장과 원혜영 조직위원장, 이혜경 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서동진 서울퀴어영화제 프로그래머등이 발걸음하고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도 전주를 찾는다.국제영화제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해외 게스트들도 많다.우선 지난해 '상하이 패닉'으로 전주를 찾은 '웰컴 투 데스티네이션 상하이'의 앤드류 청 감독(중국)과 '한쪽 날개로 날다'의 아소카 한다가마(스리랑카), '미안해'의 토가시 신 감독(일본),그리고 다큐멘터리의 거장 츠치모토 노리아키 감독(일본)과 장 클로드 루소 감독(프랑스)이 눈길을 끈다.배우로는 '런어웨이 피스톨'의 왕춘춘(홍콩)과 '두개의 초상'의 엘즈비에타 피에카츠(폴란드)등이 관객들 앞에 선다.이밖에도 알랭 잘라도(프랑스)·도로시 베너(독일)·가린 누그로호(인도네시아)·고바야시 마사히로(일본)·아네트 쉰들러(스위스)등 해외영화인들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한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4.25 23:02

공연과 전시

공연-유망 청소년 협주곡의 밤 25일 오후 7시30분 전북예술회관. 민간 교향악단인 전북 페스티벌 심포니가 여는 청소년 협주 음악회. 284-4445 -큐빅스 대모험 26일 오후 3·5시, 27일 오후 2·4시 소리전당 모악당.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주사위 로봇 '큐빅스'가 벌이는 모험을 그린 어린이 뮤지컬.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김지혜씨가 출연한다. 255-1234-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26일 오후7시30분 소리전당 연지홀.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지휘 강진학)가 롯시니의 소나타와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등을 연주. 270-7847-한벽루 소리산책26∼27일 오후 8시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실내악단 '율려'가 '공동경비구역 JSA'와 '쉬리' 등 영화음악을 공연. 280-7006∼7-소시민의 결혼26∼27일 오후 4·7시 소리전당 명인홀. 전주시립극단(상임연출 장성식)의 정기공연 무대. 익삭스러운 내용으로 된 브레히트의 단막극 '소시민의 결혼'을 선보인다. 275-1044-수다콘서트27일 오후 7시 소리전당 연지홀. 전북여성단체연합을 후원하는 3백명의 후원회가 여는 '평등 평화'의 밤. 오은숙 오한숙희 지현 안혜경씨가 마임과 노래, 수다 한마당을 공연. 287-3459 -제29회 벨칸토 정기연주회26일 오후 3시 전북예술회관. 22명의 현직 교사로 구성된 벨칸토 합창단이 여는 '청소년을 위한 봄맞이 대향연'. 284-4445-예성아카데미 정기연주회 29일 오후 7시 전북예술회관. 전북대 이은희 교수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예성아카데미가 아리아와 가곡 등 클래식을 공연. 270-3736-원광대학교 음악과 정기연주회 30일 오후 7시30분 소리전당 연지홀. 원광대 음악과 오케스트라(지휘 양승돈)가 엘가의 '임페리얼 마치'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 850-6601-김용호 독주회30일 오후 8시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우석대 국악과를 졸업한 김용호씨(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전수자)가 여는 아쟁 독주회. 조용안씨(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악장)가 고수로 나오고 박인재(대금) 위은영(거문고)씨가 객원 출연한다. 280-7006∼7전시-임유선전25일부터 5월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북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임유선씨가 꽃을 주제로 한지작품을 전시. 284-4445-주영도 조각전25일부터 5월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주대 주영도 교수가 '여정'을 주제로 초월적 세계에 대한 염원과 무위자연을 담은 나무조각 작품 전시. 284-4445 -최강곤 개인전 25일부터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한국화가 최강곤씨(전주 효문여중 교사)의 두번째 개인전. 자연주의 정신을 담은 수묵 작품을 선보인다. 221-7061-백제 도예가회전25일부터 5월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백제예술대학 공예과를 졸업한 공예작가들이 실험적인 도예작품을 전시. 244-0067 -엄혁용 조각전 25일부터 5월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조각가 엄혁용씨가 도자기를 이용한 조각 작품 세계를 펼쳐낸다. 284-4445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4.25 23:02

프로그래머에게 듣는 2003JIFF

김은희·정수완(40) 프로그래머. 2003전주국제영화제를 만들어낸 '쌍두마차'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집행위원장 민병록)가 복수 프로그래머 체제를 도입하고 새롭게 영입한 이들 앞에는 '4백m 계주의 후발주자'와 같은 역할이 놓여 있다.선행 주자의 '속도'를 이어받아 '가속력'을 붙여야 하는 것이 후발주자의 몫이라면 두 프로그래머에게는 전주영화제의 정체성인 '대안'을 지키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허무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자유, 독립, 소통이라는 슬로건이 말하듯 영화를 '상업'과 '독립'이라는 이분법으로 구분 짓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제작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들이 나름대로의 미학적 가능성을 가진다는 것을 느끼는 자리가 될 겁니다.”두 프로그래머는 낯설음 속에서도 관객들이 '삶의 진정성'을 발견하는 보편적 영화들로 채워진 만큼 마니아는 물론 시민들도 즐길 수 있을 것 이라고 소개했다.지난 9월말 전주와 인연을 가진 뒤 7개월 동안 상영작 타임 테이블을 하나둘씩 채워온 이들이 내놓은 영화잔칫상은 35개국 170편."올해 영화제의 특징인 '실험'과 '다양성'을 담은 영화들”이라는 정씨는 영화와 타 매체와의 만남을 시도하는 '지프 마인드2003'은 관객들이 영화를 접하는 방법을 바꾸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네마 스케이프'에 초청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텐'과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살로메'는 영화 제작의 다양성을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라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올해 영화제는 다양한 제작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들이 지닌 미학적 가능성을 논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김씨는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포럼과 다튜멘터리 비엔날레를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장 클로드 루소 감독의 6개 작품은 '왜 영화가 드라마보다 시에 가까운 지 그 해답을 얻을 수'있는 단편 다큐의 걸작이라고 소개했다.영화제의 중심축인 프로그래머가 바뀌면 프로그램도 달라지는 법. 올해 영화제는 지난해에 비해 신설된 부문이나 새롭게 시도되는 프로그램이 많다.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동원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존경과 격려를 보내는 필름메이커스 포럼이나 영화와 음악과의 실제적인 만남을 시도하는 소니마주가 대표적인 예.김씨는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의 무성영화 '잔다르크의 수난'과 '뱀파이어'가 프리뮤직과 어우러지는 '전주 소니마주'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롭다'면 보통 '젊다'나 '한발 앞서나간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올해 영화제는 새로운 영화들이 주를 이루면서도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올해 초청된 대부분 영화들이 새로우면서도 보편성을 띠고 있다는 정씨는 "츠치모토 노리아키 회고전의 경우 일본의 60년대를 조명하는 작품이지만 실험적이고 젊은 영화여서 전주영화제의 컨셉과 들어맞는 작품”이라며 '고정관념'을 깨는 영화들이 곳곳에 편성돼 있다고 말했다.전주영화제가 그동안 받아온, '어려운 영화제' '마니아만을 위한 영화제'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두 프로그래머의 입장은 단호했다. 마니아만을 위한 영화제라기 보다는 마니아들도 좋아하는 영화제라고 바꿔 말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김씨는 "전주 영화제의 프로그램 중 오락적인 즐거움을 주는 작품들이 많지만 단지 마니아들이 몰리다 보니 그런 편견이 형성된 것 같다”면서 정말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는 영화제가 전주영화제라면 오히려 영광스럽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씨도 "영화제가 대중을 무시할 순 없지만 전주영화제가 장수하기 위해서는 대중들의 구미에 맞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이들은 후발주자로서 어려움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전주영화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화려함이 미덕인 부산과는 달리 전주영화제는 지금까지 지켜왔던 '대안'적 특성이 보다 강화되는 길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이들은 "전주는 '국제영화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복받은 도시다. 시민들도 영화제에 대한 애정을 갖고 표현하는 길이 전주영화제를 키우는 지름길”이라고 귀뜸했다.갑자기 터진 '사스'와 이라크 전쟁 때문에 일부 미국 감독과 심사위원 초청에 애를 먹었다는 정씨는 "영화제에 적극 참여한 뒤 발전적인 비판을 꼭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으며, 김씨는 "경쟁부문의 작품들을 골라보면서 나름대로 평점을 매겨보는 일도 재미있게 영화를 감상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4.25 23:02

더 깊어진 수묵화의 정신세계, 이철량 오스갤러리 초대展

중견화가 이철량씨(51, 전북대 교수)가 25일부터 6월 26일까지 완주 소양에 있는 오스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연다. 2001년에 이은 2년만의 전주 전시다. 그는 80년대 수묵화운동을 주도해온 선두세대다. 20년이란 시간의 길이를 헤아려본다면 '수묵운동'으로 지켜져온 그의 화폭은 대단히 파격적이거나 충격적인 풍으로 바뀌어졌어야 함이 옳다. 그러나 그의 화폭은 늘 제자리인 듯 강렬하지 않고, 은은한 수묵의 색채로 변화의 골을 드러내지 않는다. 공백기 없이 이어온 전시회의 친밀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소재주의나 형식주의에 함몰하지 않고 수묵화의 내적인 깊이와 정신을 탐색해 들어가는 진지함 덕분이다. 전시 작품은 모두 올해 들어 제작된 근작이다. 형식적 변화가 큰 폭으로 이루어지지 않듯이 주제도 친밀하다. '신체'는 그의 오랜 소재다. 그것은 군중의 모습이나 자연과 조화된 형상, 혹은 부분적으로 강조된 형상으로 변화되면서 '인간'에 대한 지적 관심을 보여주는 그의 상징이 되어왔다. 이번 전시 작품들 역시 지적 관심의 농도가 다르지 않다. 다만 신체의 부분에 주목했던 종전의 작업으로부터 신체 운동의 근육이나 기운을 형상화하는 작업으로 그 중심이 바뀌어졌을 뿐이다. 오히려 농묵에서 담묵으로 옮겨간 채색기법은 화폭의 이미지를 한껏 차분하게 낮추어 보인다. "신체를 유심히 관찰하면 미묘하고도 섬세한 감동이 생긴다"는 작가가 일그러지는 얼굴이나 불끈 솟는 목덜미의 핏대, 비틀려진 팔 같은 몸체의 변화로부터 느낀 움직임에의 희열을 정작 스치는 듯 머무는 듯 오고간 필법의 형식으로 은은하게 우러낸 이미지는 의외의 효과다. '신체를 통해 바라보이는 비 현실의 세계'가 실상은 작가에게 '매우 명료한 실제의 세계로 다가왔듯이', 관객들은 보일 듯 말 듯, 움직임 뒤에서 이루어지는 미묘한 변화가 주는 새로운 인식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곧 '실재와 허상'의 경계, 혹은 '존재'에 대한 깨달음과도 같다. 그러나 "신체라는 껍데기를 버려야 할 때"를 예감하는 그의 이번 신작이 갖는 미덕은 따로 있다. 형상에 주목해왔으면서도 형상 그 자체를 뛰어넘으려는 필력의 세계나 변화무쌍한 한국화의 물결속에 뒤섞이지 않는 정갈한 수묵 정신, 그것의 생명에 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04.24 23:02

[2003JIFF] 영화선정에서 상영까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35개국 170개. 그 중 124편이 해외 제작영화다. 그 많은 외국작품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전주의 관객을 만날까. 상영작이 결정되면 필름아카이브·배급처·제작사 등 판권소유자에 연락을 취해 프린트 제작과 수급방법 등에 대한 협상이 먼저 시작된다. 프린트의 사전적 정의는 '영화의 필름 인화기'. 그러나 영화제 현장에서는 초청된 작품의 필름을 발송·통관·반환하는 필름 수급업무 전반을 이른다.추진하는 방법도 관심사. 프린트 업무를 담당하는 박경남씨(31)는 "중국·홍콩·일본·이란 등 시간대가 비슷한 지역은 전화를, 미국과 남미·유럽권은 이메일을 이용해 업무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영화제를 거쳐서 들어오는 영화라면 해당영화제 담당자와 다시 스케줄 및 비용 조정을 해야 한다. 올해의 경우는 '웰컴 투 데스티네이션 상하이'(로테르담영화제) '살로메''퓨리파이드''치킨 포에츠'(홍콩영화제) '가브리엘 오로즈코''66개의 미국 풍경'(상파울로영화제)를 비롯해 14개 작품이 영화제를 경유했다. 필름을 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도 적지 않다. 올해는 브라질 감독 글라우버 로샤의 필름 찾기가 회자된다. 제작시기가 오래된 그의 영화는 상영이 가능한 필름을 찾는데만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겨우 찾아낸 히든카드는 브라질대사관. 한국·이탈리아·美마이애미에 있는 대사관의 협조로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에서 필름을 얻을 수 있었다. '트릴로지 I·II·III'은 전주와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상영되면서 프랑스 배급사가 전주 관객을 위해 새로운 영어판 프린트를 제작해 주기도 했다. 프린트가 발송되고 국내에 들어오기까지는 지속적으로 추적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때 추적이 끊기거나 담당업체와 연락이 두절되면 낭패. 특히 영화제가 끝나면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많은데 전주와 개최시기가 비슷한 싱가폴·부에노스아이레스·살레르노영화제에서 상영됐던 '아사쿠사 키드''한쪽 날개로 날다''텐''소녀'가 애를 태웠다. 항공화물로 운송되면, 관세사를 통해 업무가 진행된다. 통관업무에 필요한 비용은 작품당 대략 7만원 선. 요즘은 커리어(DHL 등)에서 통관 업무(세관에 규격·길이 등을 신고)를 대행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필름통관은 크게 어렵진 않다. 프린트 한 벌당 무게는 20~25킬로 정도. 35mm장편(100분 기준)은 5~6개의 필름 통에 담겨 온다. 사무국 기술팀이 인계를 받으면 필름의 이상유무를 확인한 후 프린트의 훼손 상태에 따라 자막작업을 시작한다. 상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이 심각한 작품은 도로아미타불. 최소 보름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걸리는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영사사고로 필름을 훼손하면 전액 보상이 원칙이지만, 대개의 경우, 손상 정도에 따라 최소한 해당 릴을 다시 편성할 수 있는 금액(프린트를 한 벌 뜰 때 2~3백만원 정도)으로 대신한다. 훼손 부분은 프린트 출처에서 수리하고 영화제에 보상비를 청구한다. 이때 담당자는 사과 메일을 보내는 것이 주요업무다. 이젠 영화를 보다가 필름 롤이 엉켰다고 해서 소리부터 지르진 말자. 멀고먼 여행길에 지칠 법도 하지 않은가.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4.24 23:02

[2003JIFF] D-1, 알차고 풍성한 프로그램 미리보기

'D-1'. 2003전주국제영화제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25일 개막(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관)해 5월 4일까지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영작들은 전북대 삼성문화관과 건지아트홀, 덕진예술회관, 시내극장 등 8개 상영관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올해 상영작은 35개국 170편. 지난해(35개국 2백71편)보다 1백편 줄었다. 지난해에 비해 단편이 대거 줄어든 때문이다.개막작은 박광수 박찬욱 여균동 박진표 임순례 정재은 감독 등 여섯명이 옴니버스로 제작한 인권주제의 '여섯 개의 시선'. 폐막작은 50년대 미국 멜로드라마의 부활이라 할만한 특별한 형식의 토드 헤인즈 작 '파 프롬 헤븐'이다. 슬로건도 '대안 디지털 독립영화'라는 다소 묵직한 표제에서 산뜻한 분위기의 '자유 독립 소통'으로 바꾸었다. "슬로건을 새롭게 했지만 전주영화제의 정신인 '대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힌 민병록집행위원장은 "주류와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영화세계를 고집해온 도전적인 영화들을 통해 '삶의 진정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며 "올해 영화제가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허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고 소개했다.여전히 새롭고 낯선 영화들이 포진해있는 '시네마 스케이프'를 비롯해, 아시아의 새로운 연대를 모색하는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 필름의 세계를 뛰어넘는 혁명적 영화제작을 보여주는 '디지털 스펙트럼'의 영화 행진은 올해 더욱 활기 있다. 2001년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한 '다큐멘터리 비엔날레'는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며 다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한국 단편의 선택:비평가 주간'에서는 대안영화의 미학을 제시해온 국내 단편영화의 흐름을 제시한다.'팍스 아메리카'를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미국을 비난하는 반미와 반전을 외치는 영화도 곳곳에 놓여져있고, '전주 불면의 밤'도 종전 사흘에서 닷새로 늘렸다. -진정한 '아시아 연대'꿈꾸는 전주메인프로그램 경쟁부문인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에는 아시아 각국의 영화가 고루 집합했다. 중국과 일본의 동북아의 작품이 주류를 이루던데서 올해는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권의 영화들이 폭을 넓혔다. 아시아 전체로 확대된 올해 판도로 진정한 '아시아 연대'모색의 목적지는 더 가까워진 듯 보인다. 특히 동화 같은 중앙아시아의 두 영화, 타지키스탄의 '오른쪽 어깨 위의 천사'(잠셋 우즈마노프 감독)과 키르기즈스탄의 '실크로드의 형제들'은 그 연결고리다.아시아 현실에 대한 고민, 나아가 세대를 초월한 삶의 고통에 대한 나눔의 장은 일본 토가시 신 감독의 '미안해'와 이란의 레자 소바니 감독의 '지스탄'이 제공한다. '미안해'는 초등학교 6학년인 주인공이 첫사랑을 통해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 '지스탄'은 죽음을 앞둔 늙은 사진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을 통해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다.-21세기 영상지도를 바꾼 힘, 디지털전주영화제가 내세운 '디지털'의 충실도는 지난해보다 더 높아졌다. 1∼3회 영화제가 영화의 새로운 출구로 디지털을 탐색했다면 올해는 디지털로 제작되는 영화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고민하는 자리다.필름에서는 시도할 수 없는, 회화나 음악적 요소가 영화와 결합하는 실험 작품들이 대거 소개된다. 랍 데 마지에르와 아담 리스트가 공동 작업한 '보키에 관하여'는 디지털을 활용해 '현실과 픽션'이라는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지웠고 빌 엘트링햄의 '이것은 사랑노래가 아니야'는 12일만에 촬영을 마치는 디지털의 편리함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디지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지털 삼인삼색'에서는 아오야마 신지(일본) 바흐만 고바디(이란) 박기용(한국)이 디지털 영화담론을 풀어놓는다.자기발언에 유효하고 동시에 자극적인 소재를 손쉽게 다룰 수 있는 디지털의 특성을 독립영화 영역에 확장시킨 '디지털의 정서'도 이채롭다.-기록영화 울타리 뛰어넘는 다큐비엔날레애니메이션과 번갈아 가며 격년제로 여는 '다큐멘터리 비엔날레'는 기록영화에 대한 관념의 울타리를 뛰어넘는다. 형식이 전혀 다른 극영화와 접근해 미묘하게 융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경향을 포착해서 허구와 사실, 그리고 그 축이 되는 작가의 시선에 초점을 맞췄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극영화 거장들이 만든 알려지지 않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즐거움도 있다.'다큐멘터리, 오늘'에서는 첨예한 정치·사회적 문제, 한 개인의 비밀스런 기억 등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7인의 다큐기행'에서는 칠레의 라울 루이즈 감독과 미국의 존 휴스톤·영국의 데릭 저먼 등 극영화 감독들이 만든 다큐 작품이 소개된다.1970년대 일본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나마타병 시리즈를 제작, 특정한 주제에 대해 집요한 다큐멘터리 운동을 펼쳐냈던 일본의 거장 츠치모토 노리아키 감독 회고전과 프랑스의 장클로드 루소 감독 특별전은 정말 특별한 선물이다.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덴마크 필름도 놓치기 아쉽다. -한국영화 미래, 독립영화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주목한 '한국단편의선택'은 한층 더 심도 있게 한국 단편 영화의 흐름을 진단한다. 전주국제영화제 비평가위원회(문학산·맹수진·유운성·이명인·이상용 이상 5명)가 선정한 한국단편영화들을 비경쟁으로 소개하는 이 섹션은 모두 20편이 선정됐다. 자기발언으로 유효한 디지털 매체의 미덕과 자극적인 소재를 손쉽게 다룰 수 있는 한계를 진단해 디지털의 다양한 정서에 접근해 보는 것이 이번 선택의 핵심이다. 90년대 후반에 등장한 김정구·채기·오점균·유상곤 등 독립 영화 감독 4인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자의식, 폭력에 접근하는 디지털영화의 경향, 독립 영화에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악몽의 실체에 주목한다. 여기에는 여성의 정체성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독립단편영화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는 도내리 신은영 강지이 정희성 등 4명 여성 감독이 포함됐다. -전주만의 특별함 담은 무대들메인 프로그램에 신설된 '필름 메이커스 포럼'은 단순한 영화보기에서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끌어내기 위한 지프의 새 시도다. 프랑스의 로상스 페레이라 바르보사와 중국의 닝잉이 주이공이다.'오마주'에서는 브라질 시네마 노보의 기수 글라우버 로샤 감독의 세계를 조명한다. 브라질 역사의 신화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그의 독특한 영상미학을 만날 수 있다.음악과 영화가 만나는 '전주 소니마주'와 영화의 스크린 탈출을 선언한 '지프 마인드 2003'도 새롭다. 영화제 기간동안 전북대문화관과 영화의 거리에서는 일반인과 작가들이 참여하는 벼룩시장 형태의 '희망시장'과 거리마임, 거리미술제, 퍼포먼스, 인디밴드 공연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함께 한다. 예매는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와 티켓파크(www.ticket.com), 그리고 영화제 기간동안 3곳(전북대 문화관, 덕진예술회관,영화의거리 메인무대)에서 운영되는 임시매표소에서 가능하다./김종표·임용묵·최기우기자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4.24 23:02

[생활영어] Well then I guess it's time...

Well then I guess it's time for you to settle down.음, 제가 생각하기에 이제 당신도 정착할 시기가 된 것 같아요.A. My parents are putting a lot of pressure on me to marry. 제 부모님들이 결혼하라고 상당히 부담을 주고 있어요.B. Well then I guess it's time for you to settle down.A. I know, but first I'll have to find a girlfriend. 알아요, 하지만 먼저 여자친구를 사귀어야 될 것 같아요.B. Why don't you try taking out a personal ad? 개인 광고를 내보면 어때요?우리나라에도 신부가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 부케(bouquet;프랑스어)를 던지는데, 미국도 비슷하지만, 한가지 절차가 더 있다고 합니다. 부케를 받은 신부 친구는 무대 중앙의 의자에 앉고, 신랑이 신부의 스타킹 밴드를 벗겨 자신의 친구에게 던지면 그것을 받은 사람이 의자에 앉은 신부 친구에게 다시 신겨 줌으로써 신랑 신부가 두 사람이 사귀어보기를 권한다고 합니다. 무척 유쾌한 결혼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결혼 정년기를 넘긴 사람에게 결혼하라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는 것은 그 사람들에게는 부담을 주는 것 같습니다. 기억해둘 만한 표현* Do you think it is better to be single or to be married? 결혼하는 것과 혼자 사는 것 중에 어느 것이 좋다고 생각하세요?* Why aren't you married? (피해야할 질문) 왜 결혼 안 하세요?* You should get married soon. (피해야할 질문) 빨리 결혼하시는 것이 좋아요.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4.24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미치게 핀 꽃

江上被花惱不徹이나 無處告訴只顚狂이라.강상피화뇌불철 무처고소지전광강둑이 온통 꽃으로 덮여 어찌할 바를 모르겠구나. 이 좋은 풍경을 알릴 곳도 없으니 단지 홀로 미쳐 날뛸 수밖에. 두보의 《강반독보심화(江畔獨步尋花:강가를 홀로 거닐며 꽃을 찾다)》7절구(絶句) 시 중 제1수의 처음 두 구절이다. 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이보다 더 실감나게 표현한 시가 있을까? 첫 번째 구절의 '뇌불철(惱不徹)'이라는 표현이 참으로 묘하다. '惱'는 '괴로워한다'는 뜻이다. '不徹'은 '통하지 못하다, 벗어내지 못하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惱不徹'을 직역하자면 '번뇌를 벗어낼 수가 없구나'라고 할 수 있다. 번뇌를 벗어낼 수가 없다니 이게 무슨 뜻인가? 이것은 곧 '어찌 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는 뜻이다. 시인 두보는 온 강둑을 뒤덮고 있는 꽃을 보고서 그 아름다움에, 그 풍성함에, 그 장관에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 벅찬 감격을 혼자 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누구에게라도 빨리 알리고, 그 사람의 손을 끌고 나와서 함께 보았으면 좋겠는데 그럴 만한 사람이 없다. 그러니 어찌하랴! 혼자 미쳐 날뛸 수밖에. 시어가 나무 생동적이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꽃이 한창이다. 언덕배기에 흐드러지게 핀 철쭉이 너무 아름답다. 그 꽃을 보며 사람들만 미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핀 꽃 자신도 이미 미쳐버린 것 같다. 정말 미친 듯이 피었다. 아름다운 계절, 이 꽃들의 넘쳐나는 웃음과 행복이 우리의 가슴 안으로 그대로 옮겨왔으면 좋겠다. 우리 자신이 꽃이 되는 날, 그런 웃음, 그런 행복이 가슴에 가득하게 될 것이다.被:덮을 피 惱:괴로울 뇌 徹:통할 철 告:알릴 고 訴:하소연 할 소 顚:미칠 전 狂:미칠 광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4.24 23:02

[최동현교수의 판소리 길라잡이] 흥보와 놀보는 형제인가?

흥보와 놀보는 형제간이다. 물론 놀보가 형이고, 흥보는 아우다. 그런데 '흥보가' 작품 속에서는 꼭 그렇게 등장하지 않는다. 흥보는 가난하다. 형과 같이 살다가 쫓겨나서 가난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전에는 흥보가 부자였다는 증거도 없다. 그러나 흥보는 양반이다. 형에게 쫓겨난 뒤 환자(관청으로부터 가을에 이자를 쳐서 갚기로 하고 봄에 빌어다 먹는 곡식)를 얻으려고 병영에 가면서, 흥보가 호방을 만나면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는 대목에 보면, "내가 반남 박 가 양반인디……"라는 부분이 있다. 호방도 흥보에게 존대를 한다. 글도 배웠다. 재산은 없으면서 일도 하지 않고 놀고 먹는 꼴을 볼 수 없다고 놀보가 쫓아낸다. 그러니까 흥보는 가난한 양반, 심봉사와 같은 몰락 양반이다.그렇다면 놀보도 당연히 몰락 양반이어야 한다. 그런데 놀보는 흥보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부자지만 글은 모른다. 놀부 박 타는 데 보면, 첫째 박에서 나온 강남 노인이 놀보 아버지의 상전이다. 놀보 할아버지 덜렁쇠와 아버지 껄덕쇠는 그 노인의 노비였는데, 병자년에 과거를 보려고 집을 비운 사이에 도망을 했다는 것이다. 놀보는 자기 근본이 탄로날까 봐서 이 노인에게 이만 천 냥을 바치고 속량(노비가 돈을 내고 노비 신분에서 빠지는 일)한다. 놀보는 분명히 도망 노비 출신인 것이다. 돈을 벌어서 이젠 부자가 되었고, 그럴 듯한 집안과 사돈을 맺어 양반 행세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근본은 천민인 것이다.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가. 형제라면 신분이 같아야 마땅하다. 그러니 흥보가에 나오는 이들은 형제로 나오지만 실은 형제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이들은 조선조 후기에 등장했던 두 가지 인간형을 대표한다. 놀부와 같은 인간형은 조선조 후기에 등장했던 '요호 부민'(서민 부자)이다. 신분은 낮으면서도 돈을 벌어 부자가 된 사람들이다. 이 두 인간형은 조선조 후기를 같이 살아갔던 대표적인 인간형들이다. 이들은 조선조 후기 사회의 모순 구조가 탄생시킨 문제적인 인간들이다. 양반이면서 부자이거나, 가난하면서 천민인 사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토대 위에서 조선조 사회가 지탱돼 왔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흥보와 놀보 같은 사람들은 아주 새로운 인간형들이었고 이들 사이에서는 심각한 갈등이 발생했다. [흥보가]는 바로 이러한 갈등을 다룬 작품인 것이다./최동현(군산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4.24 23:02

어린이에 희망을, 이은경 동화집 '날개 달린 달팽이를 보았니?'

"구박을 받거나 소외되는 아이들이 많아요. 어른들은 겉으로는 그 아이들을 이해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속까지 알지는 못하지요. 그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이해하려기 보다 자의적으로 해석할 뿐이예요.”창작동화 '날개 달린 달팽이를 보았니?'(세상모든책)를 펴낸 동화작가 이은경씨(35·전북과학대학 유아교육과).'날개 달린 달팽이를 보았니?'는 '왕따'문제가 심각한 요즘, 학교와 친구는 물론 가정에서 소외되거나 학대받는 어린이들의 내면세계를 그린 동화집이다. 바보 같고, 못나고, 느리고, 잘하는 건 아무것도 없고, 선생님한테도 부모님한테도 친구들한테도 모두 미움만 받는 달봉이(달팽이 김봉식)의 이야기를 그렸다.소외된 어린이들의 겉모습만 보지 말고 마음 속에 들어있는 생각과 감정을 살피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는 '아이들도 독립된 인격체'임을 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 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의 편견을 조금이나마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달봉이의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어른들의 작은 사랑이 절망에 빠진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그의 메시지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을 쓰면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바탕은 어른들의 관심이란 것을 늘 마음에 담고 있다는 그는 93년 '날아간 하얀새'로 아동문예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동화집 '뿌리를 찾는 눈동자'와 '파란상자 분홍편지' '별을 찾는 아이'등을 펴냈으며 '베이브엔젤스 60권' '잼재미시리즈 36권'등 유아그림책 시리즈를 출간하는 등 유아교육용 서적 발간에 힘을 쏟고 있다.'날개 달린'의 정감 넘치는 그림은 추계예술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이흙씨가 그렸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4.23 23:02

시를 통한 자연과 하나되기, 진동규 시인 '구시포 노랑 모시조개'

진동규 시인(58·전주예총 회장)이 네 번째 시집 '구시포 노랑 모시조개'(문학동네)를 펴냈다.'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2000) 이후 3년만에 선보인 작품집. 일상 속에서 평소 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기 십상인 '자연'에 대해 따뜻한 시선과 애정을 보내는 그의 미덕은 여전하다.이전의 작품들이 자연의 느낌을 내면화해 시상(詩想)으로 옮겨냈다면 이번에는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나무와 별들과 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오롯이 담아낸 것이 특징. 그의 '자연'은 하나의 정물처럼 편안한 모습들로 그대로 앉아서 신선하면서도 경이로운 생명의 소리를 속삭인다. 시어들이 노랫말 처럼 쉬운데다 운율도 경쾌해, 행과 행의 흐름에 눈을 맡기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시나브로 얻게 된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입니다. 그 사실을 망각한 채 살고 있을 뿐입니다. 제 시를 통해 독자들이 새싹을 관찰하고 피어나는꽃봉오리를 들여다보며 자연과 하나가 됐으면 합니다.”자연을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낸 그는 많은 사람들이 소박한 자아를 발견하고, 평화와 행복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그의 '자연'은 매주 한차례 이상 찾는 고향에서 차용한 이미지다. '청솔바람 휘감아'오는 '금모래밭'과 발자국 마다 돋아나는 '꽃무릇'이 지천인 고창 상하. 도회의 빛깔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골의 정취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낸 셈이다."고향에 대한 애정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라는 그가 수구초심(首邱初心)을 담아 그린 모양성과 구시포, 송림산, 소금밭 등은 눈에 선할 정도로 구체적이어서 정겨움을 더한다.전북대 국문과와 전주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78년 '시와의식'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꿈에 쫓기며'와 '민들레야 민들레야'등이 있으며 시극 '일어서는 돌'과 산문집 '바람에다 물감을 풀어서'등이 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4.23 23:02

세계 각지 감상 엮은 류근조 시인의'나는 오래 전에 길을 떠났다'

'내가 태어난 잔뼈 굵은/아직도 그 허무한 옛터에/누구도 어쩌지 못할/무거운 쇠그늘이 거기에 있음을 아는가'('미륵산 쇠그늘' 부분)중진 시인 류근조 교수(62·중앙대 국문과)가 여행시 선집 '나는 오래 전에 길을 떠났다'(새미)를 펴냈다. 채석강·만해생가·미륵사·마이산·한계령 등 국내뿐아니라 중국·몽골·미주·러시아·뉴질랜드·로마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느낀 감상을 솔직하고 겸허한 어법의 시 56편으로 엮은 책이다. "여행은 귀아(歸兒)를 위한 끝없는 우회(迂廻)와 같다”고 말하는 시인은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보다 넓고 깊은 차원의, 잃어 버렸거나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을 찾아 나서는 일”이 여행이라고 정의했다. 그래서인지 단순히 여행지의 풍광과 소회를 읊은 여행시의 기본 틀과는 달리 시공을 훌쩍 뛰어넘어 선험적 여정의 한 줄기에서 변산 채석강도 스치고, 한계령도 넘고, 고비의 아침이나 북경의 아침도 마주 하게 되는 것이 이번 시집의 특징이다. 시인은 체험이 상상력을 유발시켜 시적 은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는 것이다. 또 자기 자신의 내면과 주변의 삶을 평이한 언어로 차분하게 노래할줄 아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책의 말미에 작품해설을 쓴 허소라 시인(군산대 명예교수)도 "지리적 공간에 이르기 훨씬 이전에 바람과 구름과 새가 되어 떠돌다가 우연히 그곳을 스치면서 지난날의 그리움을 되찾아 내고 있다”고 표현했다. 익산출신인 시인은 1966년 '문학춘추'로 등단한 이후 '나무와 기도''무명의 시간속으로''낯선 모습 그리기''날쌘 봄을 목격하다' 등 시집과 '한국현대시특강''한국 현대시의 은유구조' 등 평론집을 펴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4.23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