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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팔아 찾아낸 우리소리 그 영원한 기록 '남원지역 사람들의..'

한 지역에서 전승되어온 민요는 그 지역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민요가 음악 그 자체로서의 가치보다는 지역사람들의 정신과 사회사를 담아내는 그릇으로서의 의미가 더욱 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남원의 각 지역에서 전승되어온 민속음악이 글과 음반으로 정리되어 나왔다. 국립민속국악원이 처음으로 발간한 민속음악자료집 1집 ‘남원지역 사람들의 삶과 노래’가 그것이다. 민속국악원은 이 자료집을 위해 두달동안 각 마을의 현지조사작업에 나서 12개면 18개마을의 민속음악 2백여곡을 얻었다. 현지조사 작업 횟수만도 23회에 이른다. 대부분이 주옥같은 자료들이다. 물론 이중에서 CD음반 3장에 담겨진 곡은 89곡에 그친다. 음질 상태가 좋고 학술적 가치가 있는 높은 것만을 정리했다. ‘앞니 빠진 새앙쥐 시암가에 가지마라 봉애새끼 놀랜다-이빨 빠진 아이 놀리는 노래(운봉읍 장교리)’사투리까지도 그대로 담아낸 전승 민요의 가사들이 흥미롭다. 대강면 방동리의 ‘방개소리’, 산내면 하황리의 ‘다리세기’, 아영면 외인풍리의 ‘모찌는 소리’, 아영면 봉대리의 ‘모찌는 소리’ 등 각 마을마다 전해져온 민요를 따라가다보면 민요가 우리 삶에 있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들여다볼 수 있다. 함께 내놓은 민속자료집 1집은 이들 민요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해석을 덧붙여 이해를 돕는다. 이 자료들을 얻기 위해 발품팔아 다닌 민속국악원 김혜정 학예사의 숨은 노력은 음반과 자료집 구석구석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곽영효)은 지난해 10주년을 맞으면서 각종 자료집을 잇따라 발간하고 있다. 국악의 이론적토대 및 연구기능을 새롭게 다져가는 작업이다. 그 과정에서 펴낸 창간논문집과 음반 사철가도 주목을 모은다. 국립민속국악원이 개원이래 처음으로 발간한 ‘국립민속국악원 논문집’ 창간호는 한국고음반연구회 이보형회장의 ‘판소리산조에서 우조와 평조연구’를 비롯해 황미연씨(전주대겸임교수)의 ‘남원지방 민속악의 전통과 의의’, 국립민속국악원 김혜정연구사의 ‘진도상여소리의 유형과 음악적 특성’, 김삼진씨(전남대강사)의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의 민속음악 고찰’등 일반논문 4편과 지난해 11월 국립국악원이 개최한 제1회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던 논문 4편 등 모두 8편이 수록됐다.지난 11월에 CD음반으로 내놓은 ‘사철가’는 국립민속국악원의 간판창극 작품을 담은 것. ‘자연과 인생의 노래, 四節歌’라고 이름붙인 이번 음반은 지난해 5월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가진 공연실황을 담고 있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2.01.05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공평한 세상

天無私覆, 地無私載, 日月無私照천무사복, 지무사재, 일월무사조하늘은 사사로이 덮어줌이 없고, 땅은 사사로이 실어줌이 없으며, 해와 달은 사사로이 비쳐줌이 없다.《예기(禮記)》〈공자한거(孔子閑居)〉편에 나오는 말이다. 이 세상 어떤 사람 아니 어떤 동물 어떤 초목의 머리 위에도 하늘은 있다. 하늘은 사사로운 감정으로 누구는 예쁘다고 덮어 주고 누구는 밉다고 덮어주지 않는 게 아니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다 고르게 덮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땅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나 평등한 혜택을 주며 모든 것을 다 싣고 있는 게 땅이다. 해와 달의 비침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사로운 감정을 가지고 편파적으로 비쳐주는 게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빛을 비춘다. 이처럼 자연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혜택을 주고 있다. 자연 앞에서 만물은 평등한 것이다. 그런데, 이 평등한 자연 앞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은 바로 사람이다. 만물이 함께 사용해야 할 하늘을 온통 매연으로 가득 차게 한 것도 사람이고, 온 지구가 다 제 땅인 양, 저만 살면 된다는 듯이 오만하게 땅에다 독을 뿌리고 오물을 버려서 땅의 생명 자체를 빼앗은 것도 사람이다. 자연 앞에서 오만했던 마음을 버리고 하루 빨리 깊이 반성해야 한다. 반성하지 않으면 자연은 더 이상 혜택을 주지 않을 것이다. 자연 앞에서 평등하다는 그 점만으로도 우리 인간은 자부심을 느끼면서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 그렇게 살다보면 권력과 부귀, 영화 등 인위적으로 조성된 불평등한 관계를 그다지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다. 私:사사로울 사 覆:덮을 복 照:비칠 조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1.05 23:02

[생활영어] How often do I take this?

How often do I take this?얼마 간격으로 복용합니까?A: How often do I take this?얼마 간격으로 복용합니까?B: Take it after each meal, three times a day.하루에 세 번, 매 식사 후에 복용하세요. A: How long do I take it?얼마 동안 복용해야 합니까?B: Take it for two days and then come back to see me again.이틀 간 복용하시고 저에게 다시 오세요.습관적인 경험에 대하여 쓰는 단어에는 위의 대화에 나와 있는 often을 비롯하여 frequently, generally, usually 등이 있습니다.often은 반복이 많고, 또 때로는 그 반복이 규칙적임을 나타냅니다. frequently는 비교적 짧은 간격으로 되풀이되는 것을 암시합니다. generally는 장소에 관련된 것으로 '광범위하게, 일반적으로'라는 뜻으로 universally와 비슷하게 쓰이지만, 종종 회화 표현에서 usually 대용으로 사용이 됩니다. 이 때에는 '보통, 대개'라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generally의 의미 범위가 '많은 경우'에서 '대개의 경우'에까지 이르는 데에 반하여, usually는 '거의 언제나, 대체로(practically always)'라는 의미입니다.<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Take this medicine every six hours.이 약을 여섯 시간마다 드십시오.* Please follow the directions written here.여기에 적혀 있는 지시를 따르십시오.* This medicine will help stop your cough.이 약은 기침을 가라앉힐 겁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1.05 23:02

주객전도된 국악원 파행막기

도립국악원의 수강생교육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파행은 피했지만 3일 강습정상화가 이상한 모양새로 이루어지자 국악원 안팎에서는 해석이 분분했다.전북도가 ‘오디션거부’를 명분삼아 해촉한 상임위촉 직원은 예술단원 91명 뿐 아니라 학예연구실의 6명과 교수부의 18명까지 모두 1백18명. 교수부 해촉으로 수강생들의 강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됐었다. 그러나 3일 개강한 제 35기 수강생들은 별 차질없이 정상적으로 강습을 받았다. 교수들이 정상출근, 평상시와 다름없이 수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2일 전북도로부터 해촉장을 받은 장본인들. 교수들은 “전북도가 예술단원들의 오디션거부를 빌미삼아 재위촉포기를 결정했다고 밝힌 만큼 교수들까지 해촉당한 근거가 미약하다”면서 “내 이름을 믿고 찾아온 수강생들의 발길을 돌리게할 수 없어 정상출근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출근투쟁인 셈이었다. 이상한 풍경은 바로 이대목에서 이뤄졌다. 사무국이 이들의 정상수업을 그대로 묵인했던 것. 덕분에 어쩔수 없이 임시 시간강사가 되어 국악원을 찾았던 원로국악인들은 어정쩡하게 되돌아서야 했다. 어찌됐든 교수들의 출근투쟁 덕분에 수강생 강습의 파행은 면할 수 있게 됐다.사무국은 교수부에게 4일까지 방을 비워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수들은 정상출근을 강행할 계획이다. 전북도가 아무런 대안이나 명분없이 재위촉포기를 결정, 불신만 쌓아가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또하나의 상황인 셈이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2.01.04 23:02

소나무와 어우러진 젊은 조각가들의 세계

‘노송광장은 지금 조각세상’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이 젊고 패기있는 실험적인 조각으로 단장, 한 겨울 시민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2월 28일까지 열리는 2002 우수졸업생 초대조각전. 전주시 문화의집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철량)가 주최하고 삼천문화의집(관장 신미영)이 주관하는 자리다. 백철수(군산대)·최병길(원광대)·정현도(전북대)·황순례(전주대) 교수가 추천한 4개 대학 졸업예정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박동윤 임형규(이상 군산대) 박성욱 이성원 이창우(이상 원광대) 박광현 박기순 박형규(이상 전북대) 강윤문 노준진 박근우(이상 전주대) 등 11명. 이들은 전통적인 조각양식에 안주하지 않고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철과 돌로 이뤄진 ‘도전정신’(박광현 作)은 좌절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딛고 일어서는 청년정신을 거대한 포크에 빗대 잘 담아내고 있다. 철벽같은 돌을 뚫기 위해 포크 끝이 구부러지고 휘어지고 녹슬어버리는 절망속에서도 도전과 응전을 거듭, 마침내 목표를 달성한다는 청년 작가정신이 작품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 화강석이 마치 스폰지처럼 눌린 ‘나의 이력’(박근우 作)은 엄지 손가락에 눌려 생긴 지문과 휘어짐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생생하게 표현됐으며 ‘굴렁쇠’(노준진 作)는 전래놀이인 굴렁쇠의 이미지를 재현, 한국적인 조형미를 잘 살려냈다. 나무로 방독면을 조각한 ‘인간의 내면’(이창우 作), 하늘을 향해 부르짖는 사람을 표현한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철을 소재로 제작한 ‘노동’(박동윤 作) 등은 실험적 표현을 앞세워 점점 이기주의화 하는 사회의 단면과 인간의 내면세계를 비판하고 있다. 이밖의 다른 작품에서도 스텐과 화강석, 철, 동, 나무 등 다양한 재료의 선택에서부터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양식의 다양한 표현이 돋보인다. 졸업예정자들의 의기 넘치고 풍부한 상상을 접하며 지역 미술문화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신미영 관장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은 노송광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조각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기성작가가 아닌 예비 조각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224-3088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1.04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책임은 무겁고 길은 멀어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사불가이불홍의, 임중이도원.선비는 도량은 넓고 의지는 굳게 갖지 않을 수 없다.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기 때문이다.논어 태백(泰伯)편에 나오는 말이다. 선비란 공부를 열심히 하여 그 공부가 넉넉하게 되었다고 생각되면 벼슬에 나아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천자문에는 '學優登仕'라는 말이 있다. '배움이 넉넉하면 벼슬길에 오른다'는 뜻이다. 선비가 벼슬에 나아가는 까닭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배운 바를 실천하여 세상을 바르게 하고자 함이다. 선비의 공부란 다름이 아니라, 인(仁)을 깨달아 실천하는 것이다. 이 仁을 실천함으로써 세상을 바르게 하고자하니 그 책임이 어찌 무겁지 않겠는가? 仁을 실천하는 일은 죽은 다음에야 그만둘 수 있는 일이니 그 길이 얼마나 먼 길인가? 그래서 선비의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먼 것이니 어찌 넓은 도량과 굳센 의지를 갖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세상을 바로 잡는 것이 선비의 책임임을 깊이 느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선비라고 할 수 있는 지식인들이 냉소주의에 빠져 있는 경향이 있다. '仁'도 '사랑'도 '자비(慈悲)'도 말로만 이야기 할 뿐 세상에 그것을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없다. 구현하려고 나서는 사람을 오히려 '순진한 의욕'을 가진 사람으로 비웃는 냉소주의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시급하게 바로잡아야 할 분위기이다. 대중은 죄가 없다. 다 선비의 책임임을 가슴 깊이 느껴야 할 것이다.士:선비 사 弘:클 홍 毅:굳셀 의 任:맡을 임 重:무거울 중 道;길 도 遠:멀 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1.04 23:02

[생활영어] Could you fill this prescription, please?

Could you fill this prescription, please?이 처방대로 조제해 주시겠습니까?A: Hello. Can I help you?안녕하세요. 뭘 도와드릴까요?B: Could you fill this prescription, please? 이 처방대로 조제해 주시겠습니까?A: What's it for?무엇에 관한 것인가요?B: It's for Penicillin.페니실린에 관한 것입니다.prescription은 의사가 약제사에게 써 주는 '처방전' 혹은 '처방약'을 말합니다. 약은 약뿐만 아니라 일상용품까지 판매하는 drugstore(잡화점) 또는 약국(pharmacy)에서 살 수 있습니다.약에는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는 약과 처방전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약이 있습니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은 drugstore나 슈퍼마켓에서도 살 수 있으나 처방전이 있어야 하는 약은 약국 간판이 있는 곳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항생제 종류는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살 수 가 있습니다. 약(medicine)의 종류에는 tablet(알약: 특히 영국에서 사용하는 표현, 미국에서는 알약을 pill이라고 합니다.), powder(가루약), liquid medicine(물약) 등이 있습니다.<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I'd like to buy some drugs for a cold.감기 약 좀 주세요.* Do I need a prescription for a cold medicine?감기 약에도 처방전이 필요한가요?* I can't sell this without a prescription.이것은 처방전이 없으면 팔 수가 없습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1.04 23:02

道, 도립국악원 직원 118명 재위촉 거부.. "지역문화 말살행위다"

도립국악원 사태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관련기사 /해설/)지난 31일 전북도가 발표한 도립국악원 1백18명 상임위촉직원 전원에 대한 재위촉 거부 방침(1월 1일자 1면 보도)에 대해 문화계가 ‘전북국악의 위상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상식이하의 행위’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시민단체들도 전북도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문화계는 전북도의 이번 결정에 대해 ‘도립국악원이 지난 15년동안 쌓아온 운영노하우와 역량을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테러행위’라며 “전북도가 오디션거부를 초래한 직접적인 당사자이면서도 이에 대한 책임을 예술단에만 돌리는 작태는 있을 수도, 용납할수도 없는 일”이라고 비난을 쏟았다. 문화계 인사들은 “지난 8월부터 4개월동안 계속된 임단협교섭에 무관심으로 일관해온 전북도가 하루아침에 단원들의 오디션 거부를 명분삼아 국악원을 해체할 수 있는가”고 묻고 도가 제시한 발전대책도 밀어부치기식 해촉을 정당화하기 위한 형식적 허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전북민중연대회의(대표 문규현)도 2일 ‘유종근 도지사의 ‘강한 한국’의 실체는 노동탄압 왕국인가 ’라는 성명서를 발표, “전무후무한 국악원 노동자 전원해고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법적으로 보호받는 쟁의기간중에 수시로 해고협박을 한데 이어 전원해고를 통보한 것은 지방자치단체로서 있을 수 없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전북도가 지난 구랍 공식화한 내용은 “예술단원 등이 매년 한차례씩 조례로 규정된 실기평가를 집단거부해 국악원의 정상운영이 어려운 만큼 이들에 대한 재위촉을 포기한다”는 것. 행정부지사와 12명의 실국장으로 구성된 전북도조정위원회는 이와함께 예술계,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가 참여하는 ‘범도민국악발전위원회’를 구성, 국악원 정상운영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토론회와 도민공청회 개최 등 4월까지 구체적 실행계획을 수립해 상반기내에 도립국악원을 재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이에따라 예술단원 91명을 비롯 교수부 18명, 학계연구실 3명, 공연기획실 6명 등 모두 1백 18명 상임위촉직원 전원이 길거리로 내몰리게 되었으며 도립국악원 운영파행은 물론, 1천4백41명 연수생 교육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도립국악원노조(위원장 이항윤)는 3일 오전 민주노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도의 결정에 정면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새해 첫날인 2일 도립국악원 교수부 기획실 예술단 등 전직원들은 정상출근했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2.01.03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내 나이를 묻거들랑

佳人莫問郞年幾, 五十年前二十三가인막문랑년기, 오십년전이십삼그대, 이 사람의 나이를 묻지 마시오. 오십 년 전에는 스물 셋이었다오.조선의 '두보(杜甫)'라는 평가를 받는 조선시대 최고의 시인인 자하(紫霞) 신위(申緯)선생의 詩句이다. 자하 선생이 73세이던 해 서울의 남쪽 마을에 사는 어떤 젊은 여인이 찾아와 노년의 자하 선생을 돌보기를 자청하였다. 그 여인은 외모도 아름다웠을 뿐 아니라, 매우 영민하고 글도 제법 깨우친 처지라서 가히 미모와 재덕을 겸비했다고 할 만 하였다. 그러나 자하 선생은 자신의 연로함을 들어 이 여인의 청을 정중히 사양하면서 이 시를 지었다.가는 세월 앞에서 드는 나이는 막을 길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새로운 각오 속에 희망의 꿈을 설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는 세월이 야속하고 드는 나이가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왕에 가는 세월 속에 어쩔 수 없이 드는 나이라면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한번쯤 돌이켜 과거의 젊었던 시절을 생각하며 한 30년쯤 나이를 깍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오십 년 전에는 나도 스물 셋이었다고 말하는 자하 선생처럼 말이다. 그렇게 말하는 마음의 여유와 풍류가 있을 때 우리는 정말 과거처럼 젊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이도 세월도 아니 세상 모든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이왕에 반 병 남은 술이라면 '반병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며 살 일이다. 그리고, 70 노인이라도 50년 전의 청춘을 생각하며 살아볼 일이다. 한층 활기찬 삶이 될 것이다.佳:아름다울 가 莫;말 막 郞:사내 랑 幾:몇 기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1.03 23:02

/해설/ 도립국악원 파행일지

2001년 3월23일=예술단 ‘소리전당 위탁자 선정 및 편성예산 반대’기자회견 4월30일=전주풍남제서 민간위탁반대 상여시위 5월 9일=‘道의 징계 또는 민간위탁선정 승인안 통과땐 사표결의’기자회견 5월 9일=문치상원장 사표수리 5월10일=예술단 및 공연기획실직원 등 1백19여명 일괄사표 제출 5월10일=道, 사무국장 대기발령 및 예술단원 8명 해촉 5월11일=교수부 23명 및 학예연구실연구원 4명 사표제출 5월16일=전북지방노동위에 8명 부당해고 구제신청 5월18일=유종근도지사 ‘경영진단 거쳐 강력한 구조조정 검토’밝혀 5월18일=예술단, 전주시에 ‘전북지역국악원노동조합 설립신고서’제출5월22일=道관계자, 도립국악원 해체방안 시사 5월23일=道, 최종욱원장직무대리 임명 5월27일=道-도립국악원 정상화 1차합의 대화창구 개설 6월11일=국악원비대위 ‘전북도 정상화의지없다’분쟁재현, 관기(官妓) 파문6월22일=국악원분쟁 2차합의 6월23일=국악원예술단 대표-유종근도지사 정상화 상호노력 합의 6월26일=비대위, 민간위탁준비기구로 전환 7월 2일=예술단원 8명 복직8월20일=전주시 국악원노조 설립신고필증 교부8월22일=전북지방노동위 ‘전북도의 예술단원 8명 해고조치는 부당’결론 8월27일=국악원장이 예술단 무용단장 사퇴 종용 논란 8월30일=전북지역국악원노조 출범식11월1일=유종근도지사, 최종욱원장에게 단체협약 교섭전권 위임 11월6일=국악원노조, 국악원과 임단협 본격교섭 12월10일=전주시와 전북지방노동위에 노동쟁의신고서 제출12월18일=국악원노조 오디션거부12월31일=道,국악원 직원 1백18명 재위촉 포기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2.01.03 23:02

/해설/ 도립국악원 파행 쟁점 무엇인가

전북도립국악원이 전북도가 구랍 전격결정한 ‘도립국악원 직원들에 대한 재위촉거부’사태로 사실상 해체위기에 놓였다. 이에 대한 문화계의 반발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도의 이번 결정은 전북국악계는 물론 지역문화계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것이 문화계의 주장이다. 지난해부터 문화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도립국악원 운영파행 재현이 불가피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1백18명 상임위촉직원 전원 재위촉포기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이르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쟁점은 무엇인지를 전북도와 노조 양측의 입장과 국악원의 운영파행 일지를 통해 살펴본다. -도립국악원은 전북국악의 산실판소리의 발상지이자 우리 소리의 본산이 전북이라면 도립국악원은 전북국악의 메카로 불리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은 문예진흥기금 5억원과 도비 4억6천만원으로 청사를 마련하고 지난 86년10월15일 문을 열었다. 지난 87년1월 제1기 연수생 수료식을 시작으로 매년 두차례씩 수강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지난 88년에는 35명의 단원으로 도립국악단을 창단했다. 도립국악원의 올해 예산은 47억원. 전국의 광역자치단체 국악원 가운데 교육기능을 보유한 곳은 전북도립국악원이 유일하며 지금까지 모두 3만여명이 국악원을 거쳤다. -道와 노조 ‘오디션불응’ 이견(異見)전북도는 이번 도립국악원 직원들의 재위촉포기의 명분으로 ‘국악원노조의 오디션불응’을 앞세웠다. 그렇다면 국악원노조는 무슨 이유로 오디션을 거부했을까. 국악원 노사는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9차례의 본교섭과 2차례의 실무교섭을 통해 노조측이 제시한 1백44개 단체협약안을 논의했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때문에 노조는 단체협상은 지지부진하면서도 유독 오디션에 대해서는 원칙을 고수하는 국악원에 대한 불신을 앞세워 지난해 12월18일 예정된 오디션을 거부했다. 이들은 전북도가 내세우는 ‘오디션거부’는 일방적인 해석이라는 주장이다. -재위촉 거부 배경전북도는 매년 한차례씩 조례로 규정된 실기평가를 예술단원들이 집단 거부해 국악원의 정상운영이 어렵게 됐다며 이들에 대한 재위촉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재위촉 포기와 함께 범도민국악발전위원회를 구성해 발전방안을 강구하고 재단법인 설립 등 민간위탁을 적극 추진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악원 노조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이번 결정이 ‘국악원노조의 와해’와 ‘국악원 민간위탁’을 단숨에 해결하려는 의도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전북도 민봉한문화관광국장은 “이같은 의혹들은 소설에 불과하다”면서 “이번 결정은 단원들의 오디션거부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원칙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오디션 파동이후 도는 뭘했나노조의 오디션거부는 지난해 12월18일. 도는 그러나 당시 국악원사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라는 각계의 의견을 무시한 채 ‘국악원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할 것’이라며 2주일 가까이 책임을 회피해오다가 재위촉포기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이번 결정이 ‘사전 각본에 의한 음모’라는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전북도는 지난 6월 국악원비대위(국악원노조의 후신)와 합의한 ‘민간위탁 준비기구를 8월말까지 설치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은 채 6개월 이상을 끌어왔다. 전북도가 노조에게 이번 오디션 거부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에 비난이 모아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더욱이 전북도가 이제서야 국악발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문화계는 왜 그런 중요한 기구를 해촉하고 나서야 구성하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최종욱 현 도립국악원장의 독선과 무능도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최원장은 지난 8월, 무용단장에게 사직서제출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아 파문을 일으켰는가 하면, 단장들의 실기평정 유보의견(조례 25조3항-단장들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땐 원장의 승인을 받아 실기평정을 유보하고 근무평정만을 시행할 수 있다)을 묵살한 채 오디션을 강행, 노조의 오디션거부를 부추겼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수강생 교육은 어떻게 되나국악원 예술단뿐만 아니라 교수부까지 재위촉을 포기한 만큼 일반인 수강생들은 파행교습과 직면하게 됐다. 사실상 국악원 해체로 단원들 못지 않게 피해를 입게 된 대상은 바로 이들 수강생들이다. 이미 공고를 통해 수강신청한 제 35기 교습생들은 1천4백41명. 당초에는 3일에 개강, 판소리와 거문고 연주 등 17개 과목에 대한 국악수업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수업파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악원 사무국은 원로국악인을 긴급수혈하고 교수부가운데 8명을 시간강사 자격으로 위촉할 예정이다고 밝혔지만 이런 방안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 국악인들의 관점이다. -노조입장 및 향후 대응방안구랍 31일 제야음악회를 앞두고 재위촉포기결정을 접하고서도 공식적인 입장을 유보했던 국악원노조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노조측은 이에 앞서 오는 8일부터 전북도청 앞에서 음악회성격의 집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전북도의 결정에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2.01.03 23:02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수필 - 심사평>

예심을 거쳐 선자(選者)에게 들어온 58 편의 원고를 하나하나 읽고 또 읽는 동안 사람들의 모습이, 생각이, 이미지가 수없이 교차했다. 심사하는 사람에게는 행복한 글읽기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바로 이거다'하고 결정하는 데는 갈등이 따랐다. 최종심에서 논의된 몇 편의 글에 대한 의견은 이렇다.‘한계’(윤희아)는, 한계(限界)를 통해 오히려 힘을 얻고 새로운 의지를 다진다는 인식이 튼실하게 엮어져 있다. '... .한계는 인간의 오만을 재우려는 신의 또 다른 시험대. 삶의 아킬레스 힘줄이 아닐까 한다. 나는 슬그머니 발목에 손을 가져간다.'마지막 처리가 인상적이다. ‘산죽을 닮은 사람’(조하식)은 화자(話者)를 밀쳐두고 '그'라는 3인칭의 인물에 대해 말하는 듯하다가 결미에 가서야 본인임을 밝히는 독특한 방법을 썼다. 대(竹)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격조 있는 사유도 돋보인다. 그러나, 소재에 대한 통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의미나 해석이 없다. ‘이름’(박혜자)은 잘못된 이름과 의미에 운명처럼 발목을 잡힌 존재를 위로하고, 거기 진정한 이름을 붙여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절실하게 나타나 있다. 더욱이 역사적 이름과 개인의 이름이 가진 각자의 고단함을 묶어 사유한 발상이 이채롭다. 그러나, 수필의 전개 방식과 역사에 대한 지적이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사초(沙草)’(강현자)는 간절함으로 씌어졌다는 데서 오는 감동이 컸다. 자칫 감상으로 흐를 위험성이 있는 소재이나,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는 문장도 신선하다. 무엇보다도 행간에 흐르는 곡진함이 글을 빛나게 한다.망설임 끝에 ‘사초’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선택이 어려울 때는 흔히 말하는 대로 '마음이 저절로 가는 쪽으로'기울기 마련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선택을 어렵게 했던 글들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좋은 수필을 쓰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통찰력이 남달라야 한다. 사물을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투명하면서도 깊은 울림, 풍부하면서도 절제된 감성, 평이하지만 신선한 문체, 개성 있는 시각, 미의식... . 수필 쓰기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심사위원 : 최승범(시인, 수필가),김저운(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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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1.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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