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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전기이야기] 인공위성

울브라이트 미 국부장관의 방북에서 논의된 현안 사항 중 가장 중점이 되었던 것이 '미사일' 개발 문제가 아닌가 싶다. 북한의 위성을 미국이 대신 발사해 주면 미사일 개발을 그만두겠다는 것이 북한이 내건 조건이다. 북한이 왜 이처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면서까지 인공위성을 갖고 싶어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라디오 전파가 멀리 해외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일종의 전파거울이라 할 수 있는 전리층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전리층에 반사된 라디오 전파는 지구 반대편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 오후보다는 밤에 외국 방송을 보다 깨끗이 청취할 수 있는 이유는 햇볕이 강한 오후에는 전리층이 두꺼워 라디오 전파를 흡수해 버리지만 밤에는 전리층이 얇아져 전파반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디오 전파보다 높은 주파수의 전파는 전리층에 반사되지 않고 그냥 지나쳐 통과하는 성질이 있다. 이런이유로 라디오에 사용되는 주파수는 중파에 해당하여 전리층에 반사될 수 있지만, TV에 사용되는 주파수는 초단파라서 전리층을 통과해 우주공간으로 날아가 버린다. 따라서 해외에 멀리 떨어져 있는 국가 간에는 전리층이라는 반사거울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TV 전파를 주고받을 수 없다. 이와같이 TV의 경우 사용하는 전파의 주파수가 높아 전리층을 통과해 버리는 특성이 있지만 반대로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우주공간에 떠 있는 위성으로 전파를 보낸 다음 다시 원하는 지역에 전파를 보내주는 방식을 사용하므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요즘은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 최신 뉴스나 경기들을 국내에서처럼 실시간 생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다. 이것들이 모두 위성통신의 덕택이다. 그러므로 북한이 미사일보다 자체 위성을 갖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닉호는 40여년 전인 1957년 구소련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되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최초 위성은 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로써 1992년 발사되었다. 우리별 1, 2호는 자체발사능력이 없는 라면상자 만한 과학실험 위성이었다. 그렇지만 지난 1995년에는 본격적인 통신위성인 무궁화 1호가 발사되었고 그 후 아리랑 위성 등 우리나라의 위성기술은 꾸준히 발전하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무궁화 위성은 통신위성으로 TV나 위성전화, 인터넷 연결등의 통신서비스에 활용된다. 반면 우리별 위성은 과학위성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인공위성의 용도는 날씨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기상 위성, 지구 곳곳을 살펴볼 수 있어 위치추적장치(GPS) 등에 이용되는 원격탐사위성 등 매우 폭넓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한병성(전북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11.08 23:02

'정말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 정말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서문 성 교무 엮음)혼자 여행을 떠나기가 머뭇거려진다면 좋은 책 한권과 동행하는 방법도 그리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그 책이 깊은 사고를 필요로 하는 것이기보다 부담없는, 그러면서도 소중한 깨달음을 주는 책이라면 여행길이 더욱 의미있을 것이다. 큰 깨달음을 담은 작은 이야기들이 책으로 엮어졌다. 원불교 성주성지 서문 성 교무가 엮어낸 ‘정말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도서출판 창). ‘한번 읽고 두번 생각하고 세번 깨닫는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세상의 이치가 담긴 이야기들을 모은 것이다. 서문 성교무는 “평소 강연과 설교때 예화로 즐겨 썼던 것들을 엮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러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이를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과정에서 더불어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큰 깨달음이 담긴 글들이 많았다는 것. 서문교무는 보통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작고 소박해서 더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여러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 한데 모았다고 말했다. ‘정말 …’에는 전문가의 값어치, 오늘 하루는 내가 주인, 자신을 위한 발명, 마음속의 도둑 , 행복의 비밀 등 지친 일상에 긴장감을 주고, 감사함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작지만 큰 힘이 담긴 1백20여편의 이야기가 엮어졌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11.07 23:02

아득한 상상력의 창구 '설화'

전주설화 채집 수록한 ‘우리 전주 설화’ 옛날 이야기를 입으로 전해들었던 세대라면 30대의 윗세대 쯤이나 될까. 옛날 이야기는 그 아득한 상상력의 창구였다. 웬 귀신이야기는 그렇게 많고 도깨비 이야기는 또 그렇게 다양했는지. 신랑 각시 이야기는 또 어떤가. 효도하고 우애하고 욕심부리지 말고. 아이들은 그 시절 이 옛날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렇게 도덕적 규범의 틀을 스스로 만들어 나갔다. 지금은 잊혀지고, 묻힌 옛날 이야기들이 한권의 책으로 담겨 나왔다. 전주문화원이 펴낸 우리 전주 설화. 효와 열, 우애가 담긴 이야기부터 풍습 인물 지명 풍수와 명당, 바위 동물, 도깨비 성에 관한 이야기까지 흥미를 더해주는 설화가 모아져 있다. 전주문화원이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와 공동으로 기획해 1년동안의 연구 작업으로 얻어낸 성과다. 주제별 설화들을 고르고 지역별 연고를 찾아 일상적인 설화 모음집으로서가 아니라 설화가 지닌 의미와 가치를 높이고, 독자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배려까지 돋보인다. 그중에서도 특별한 관심을 끄는 것은 인물 이야기편. 정설이 아닌 전해오는 이야기라하더라도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온갖 이야기들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의식과 정서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각 설화마다 구전으로 들려준 구연자들을 밝히고 일일이 사진도 담아 현장 채록의 현장감을 그대로 살렸으며 자료집으로서의 의미도 더해냈다. 어느 지역이고 각 지역마다 전해오는 설화들이 적지 않지만 그것을 모아내는 일은 특별한 노력과 작업을 필요로 하기 마련. 민중의 정서와 의식세계를 알수 있는 옛 설화의 의미를 현대사회속에서 찾는 일이 무의미하지만은 않다는 증거는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들로 수집된 전주설화의 면면으로도 찾아지는데, 이러한 특성은 이곳 사람들의 다양한 사고와 인식체계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전북대의 전정구 이정덕교수, 서해숙연구원이 “전주의 각지역 인물, 사건 등 전주와 관련된 것들의 문화적 의미를 풍부하게 하는 전주설화 채록작업”을 진행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11.07 23:02

'정글에선 가끔 하이에나가 된다'

- 인생에서는 떠난 자리로 되돌아오는 일은 없다- 한국사회에서 여자로 기자로 살기 - 20년 씨네 21 편집장 지낸 조선희씨의 치열했던 20-30대 삶의 기록영화전문지 씨네 21 편집장을 지낸 조선희씨(40)가 에세이집 ‘정글에서는 가끔 하이에나가 된다’(한겨레신문사)를 펴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연합통신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88년 한겨레신문사 문화부 기자를 거쳐 씨네 21 편집장으로 지낸 20년. 고군분투하며 창간해 이제는 주간지 판매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공의 반열에 들어있는 씨네 21의 편집장 자리를 당당하게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까닭과 그러한 용기를 가질 수 있었던 그의 철학과 삶의 자세가 재미있고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그의 삶에서 가장 치열한 시기였을 씨네21 창간기와 편집장 자리에서 만났던 즐겁고 괴로운 기억들이 마치 생생한 취재현장에서 보내온 기사처럼 기록되어 있는가하면 역시 적잖은 화제를 뿌렸던 자신의 결혼과 관련된 이야기들, 오늘날의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직장인으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살아가면서 겪어야하는 고단함과 분노와 희망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모든 글들이 그의 체험을 딛고 단단하게 서있으니 영화잡지 편집장으로 보낸 5년세월도 그냥 묻혀버릴 수 없을 터. 개인적인 취향과 관계없이도 의무적으로 보아야했을 수많은 영화중에서 특별히 기억할만한 영화들을 소개하고 끝없는 시비를 몰고올 공산이 큰 영화비평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와 영화판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분명하고 솔직한 자기체험의 기록. 글쓰기도 남달라서 명쾌하고 재미있는 그의 글을 읽다보면 그 빛나는 자리를 묻고, ‘오래 묵혀온 소설쓰기의 꿈’을 시작하는 그의 용기가 새삼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새로 시작하는 그의 나이 마흔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박수 받을 때 떠날 수 있는 바로 그 ‘용기’ 덕분이 아닐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에선 떠난 자리로 되돌아오는 일은 없다. 악마의 산을 넘었으면 튼튼한 전사의 몸이 되어 삶의 또 다른 언덕에 서게 되는 것이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11.07 23:02

[한자교실] 치중(置重)

치중(置重)둘 치(置), 중요할 중(重)무엇에 중점을 둠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그 일에 중점을 둘 때 ‘치중(置重)’이라고 한다. 같은 비중을 두지 아니하고 한 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바둑에도 ‘치중(置中)’이라는 말이 쓰이는데, 이 때는 ‘가운데 중(中)’으로 ‘상대의 말이 에워 싼 가운데에 두 집이 못 나도록 놓는 일’이라는 의미이다. ‘置’는 ‘두다’는 의미이다. 그대로 버려 두는 것을 방치(放置)라 하고, 갖추어 두는 것을 비치(備置)라 하며, 기계나 설비 따위를 마련하여 두는 것을 설치(設置)라 한다. 위치나 처소 또는 사회적 자리나 지위를 위치(位置)라 하고, 위치가 뒤바뀌는 것을 도치(倒置)라 한다. ‘重’은 ‘무겁다’는 의미만 아니라 ‘심하다’ ‘중요하다’ 그리고 ‘겹치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몸의 무게를 체중(體重)이라 하고, 가벼움과 무거움을 경중(輕重)이라 한다. 심하게 다침을 중상(重傷)이라 하고, 농업을 모든 산업의 근본이 된다고 생각하여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중농(重農)’이라 한다. 겹친 위에 또 겹치는 것을 ‘중복(重複)’이라 하고, 겹겹으로 쌓인 깊은 대궐을 ‘구중궁궐(九重宮闕)’이라 하는데 이 때의 ‘중(重)’은 ‘겹치다’는 의미이다. “고지군자기책기야중이주 기대인야경이약(古之君子其責己也重以周 其待人也輕以約)”이라는 말이 있다. 옛날 군자(君子)는 스스로를 책망(責望)함에는 엄중(嚴重)하고 주도면밀(周到綿密) 하였으나 다른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는 관대하고 간략하였다는 의미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11.07 23:02

가을이 있는 전시실...최영문전

- 사이버 갤러리와 전시실 교차하며 던지는 젊은 작가의 ‘사람살이’ - 최영문씨 다섯번째 개인전 액자 팜플릿 오픈식 - 호당가격제 훌훌 벗고 관객 만나기 전시실에 ‘가을’이 있다. 관객들을 위해 전시실안에 가을을 옮겨온 사람은 작가 최영문씨다.‘사람살이’에 지극한 관심을 갖고 그것을 다양한 형식으로 형상화해온 그가 다섯번째 개인전에 풀어놓은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이 다양하고 새롭다. 전시실 한중간에 은행잎을 가득 쌓아놓은 설치작품이나 자연과 삶의 공간, 그곳에서 또한 다양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평면작품들은 관객들에게 자유로운 상상력의 출구가 된다. 도교적 세계에 의지한 듯한 자연과 인간에 대한 작가의 해석은 다양한 소재와 형식이 결합해낸 언어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담고 관객들을 만난다. 그가 택한 형식은 자유분방하다.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자신이 지향하는 한국적 정서의 언어를 위해 그가 활용하는 회화적 영역은 일정한 틀이 없다. 사람살이에 골몰해온 그가 내용이나 형식, 그 어느 한 부문에 구속될리도 없다.기쁨과 슬픔, 분노와 희열, 어두움과 밝음, 좌절과 희망을 누리고 사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행태들은 그의 화폭이나 설치작품속에서 각각의 것으로 존재하지만 그 상징적 메시지는 인간의 욕망으로 귀착된다. 어느 작가라고 자신의 언어를 만들기 위해 내용과 형식에 골몰하지 않겠는가마는 최영문씨처럼 젊음을 무기삼아(?) 수많은 실험과 자기 의식을 자유롭게 분출해내는 작가도 흔치 않을 듯 싶다. 그리고 그러한 용기는 전시회의 온갖 허례를 벗어던지는 시도에서도 발휘된다. 액자나 팜플렛, 의례적인 오픈행사를 털어버렸음은 물론이고 호당가격도 일찌감치 포기한 작가가 작품마다 제시해놓은 가격표시도 눈길을 끈다. 어느 날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며 e-mail로 전해온 편지 한통. 자신을 알리는 일에 적극적인 만큼이나 그의 작업에는 활기가 있다. 홈페이지의 사이버 갤러리에서 전시실로, 전시실에서 홈페이지로, 작가와 작품을 만나다보면 ‘미술작가’로 살아남기 쉽지 않은 오늘의 환경속에서 자신 나름의 방법으로 관객들과 만나는 통로를 열어가는 그의 열정은 흥미롭다. 그의 홈페이지를 열어보면 “가을입니다. 전시장에서 낙엽을 밟으며 그림을 감상하세요. 전시준비 부터 진행까지 새롭습니다.”란 문구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가하면 ‘감상문 보내기-도서상품권으로 보답해드리겠다’는 은근한 유혹도 뻗친다.세상의 온갖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관객들을 맞이하는 노력이 이렇게 지극하니, 그의 의지는 관객들의 시선을 거둬들일 수밖에. 전북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전주중학교 미술교사로 재직중, 단체 기획전의 발표활동도 활발하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11.07 23:02

춤사랑 해오름 - 재독 연화무용단, 만남의 무대

춤사랑 해오름과 재독 연화무용단이 무대에서 만난다.90년대 초반부터 우리춤의 내용과 형식을 탐색해오면서 춤의 대중화 통로를 열어온 춤사랑 해오름이 10년 활동의 걸음을 모아 우리춤의 오늘을 무대위에 펼쳐보인다. 11일 오후 7시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20… 염원 …21’은 해오름이 의욕적으로 준비한 기획공연무대. 우리춤 찾기에 나서온 해오름과 먼 이국땅 독일에서 10여년의 세월동안 우리춤을 뿌리내리기 위해 애써온 재독교포들의 모임인 연화무용단이 함께 마련하는 문화적 교류의 자리다. 새로운 세기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지난 세기에 대한 반성과 점검으로부터 시작하는 두 무용단의 의미있는 작업이 만나는 이번 공연에서는 우리춤의 뿌리와 생명력을 담아낸 전통춤과 창작정신을 담은 오늘의 우리춤을 발표한다. 오랫동안 고국을 떠나있으면서도 민족적 춤의 양식과 정신을 잇는 작업에 열정을 쏟아온 연화무용단과 우리의 춤, 지역의 춤, 민족의 춤을 주제로 한 정체성에 기반을 두고 춤의 언어를 모색해온 해오름이 각자의 환경에서 찾아낸 우리춤의 생명력은 어떤 것일까. 이날 발표하는 연화무용단의 ‘굴레’‘산조’‘나빌레라’‘맥’등이나 해오름의 ‘생명’‘하늘이란 이름으로’‘흔적’‘여명’등이 이에 대한 답이다. 춤사랑 해오름은 우리시대의 사회적 역사적현실을 춤의 언어로 형상화하는 작업으로 관심을 모아온 단체.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백년전 백년후’ ‘무너지는 장벽, 이어지는 민족 ’ ‘천지울음’ ‘아리랑고개’ 등 민족적 요구와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지 않은 작품들을 통해 강한 주제의식을 담아왔다. 춤의 대중화를 위해 야외춤판이나 즉흥무 등 새로운 형식 실험을 활발히 해오면서도 전통과 창작, 우리것과 현대적인 것, 우리의 혼과 삶이 담긴 민족춤의 실체에 대한 고민의 과정을 문화운동으로 실천해온 해오름이 이번 무대에 담아낸 것은 ‘21세기로 가는 길목에서 변화된 조건을 변화있게 받아들이되 변하지 말아야 할 가치들은 지켜내기 위해 머무름이 아닌 변증법적 통합으로서의 소박한 염원”. 10년동안 지향해온 춤 활동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반영해낸 각각의 작품 소재나 형식이 사뭇 다르지만 우리의 전통 춤사위를 기반으로 창출된 현대적 언어의 메시지가 강렬하게 표현된 것들이다. 국악모임인 ‘도드리’의 기획 무대를 통해 전주에서도 공연을 가진 바 있는 연화무용단은 30년전 독일로 건너간 간호사들이 중심이 되어 지난 91년 베를린에서 창단한 단체.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문화를 지켜온 열의도 높이 평가 받을만하지만 전공자들도 아닌 단원들이 춤을 익히고 연구해 유럽전역을 무대로 활발한 발표활동하면서 우리춤을 널리 인식시켜온 역할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 전영선 김순복 이명희 최은덕 김경미 염정숙 서유정 박영순씨(해오름), 조송자 임수자씨(연화무용단) 가 출연한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11.07 23:02

절제된 언어, 그 따뜻한 정서와 힘

“내 어릴시절의 기억을 놓치지 않으려는 자의식의 언어들입니다. 애잔하면서도 정겨운 풍경들로부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읽을 수 있다면 제 작업의 고투는 충분히 얻는 셈이지요.” 화가 김두해씨의 그림은 담담하고 묵묵하다. 늘 제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 시골마을의 정자나무처럼 넉넉함과 편안함으로 보여지기도 하는 그 이미지는 20여년 쏟아온 창작의 과정속에서 구축한 그만의 세계다. 그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3일부터 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지난 98년에 이어지는 다섯번째 전시회지만 전주에서는 5년만의 자리다. 짧지 않은 세월의 흔적이 화폭마다에서 배어난다. 풍경에 대한 미적 태도는 그 변화의 증거다. 작가 자신의 의식세계에 오랫동안 머물러있던 이런 저런 풍경들은 모든 군더더기를 털어버리고 변화의 힘을 딛고 화폭속에 들어와있다. ‘절제된 언어의 힘’. 이번 근작들이 안고 있는 미덕이다.“군더더기를 없애는 싸움, 작업의 과정에서 가장 치열한 갈등은 바로 그것이었다.”는 작가의 말이 아니더라도 망망한 서해바다위에 배 한척, 시골마을 앞 다리를 사이에 두고 지나가는 버스, 숲속을 달려가는 소녀, 가을걷이가 끝난 논둑길을 걸어가는 아이업은 아낙, 장에 갔다가 나무 다리를 건너오는 시골 아낙,감을 따는 아이들, 들꽃 가득한 언덕 위의 집, 그리고 소나무와 모악에 이르기까지 절제된 이 풍경들을 얻기위한 창작에의 열정이 얼마나 치열했을까를 짐작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축약의 진정한 미덕이 더욱 돋보이는 이 근작들은 “한국화가 지닌 여백의 미를 서양화의 어법으로 찾고 싶다.”는 그의 회화적 정체성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질감이 자아내는 효과에 주목해온 그의 그림 형식은 또 어떤가. 황토색과 갈색, 녹색이 주조를 이루는 그의 그림들이 보여주는 것은 철저한 자기 완성의 열정과 공력이다. 그 스스로도 ‘답답할정도’라고 표현하는 열차례에 가까운 화폭 전체의 페인팅과 철저하게 붓으로 완성해내는 터치의 연속. 그러나 수없이 반복된 붓터치의 흔적이 이루어낸 화폭의 두께는 더이상 형식의 의미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그 숱한 반복적 기법의 과정속에서 자신이 붙잡고 있는 시간과 풍경의 공간들을 탐색하고 마침내 그것들의 생명을 찾아내 화폭속에 불어넣는 것이다. 그의 그림은 따뜻하다. 현실의 풍경속에서 작의적인 관념의 세계를 충분히 털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우리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시간을 되찾아 주는 미덕속에서는 그 작의성까지도 따뜻하게 안겨진다. 서두르지않고 안으로 삭여 절제하는 아름다움을 획득한 작가의 태도 때문일 터. 그것을 시인 안도현은 ‘느림의 상상력’이라 했던가.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11.06 23:02

[고금반경] 화로

화로는 불을 담는 그릇으로 옛날에는 솥, 변기(요강)와 함께 가재중에서 가장 소중하게 보존되었다. 따라서 이사를 할 때에도 이 세가지는 다른 사람을 시키지 않고 주인이 지참하여 방 가운데에 놓고 무사안일을 축원하는 상징적 주술법을 주문하기도 했다. 화로의 사용목적은 굽고 꿇이는 것외에 언 손과 발을 녹이는데 유용했지만 그보다 더욱 소중한 것은 불씨를 담아 내리는 것이다. 시어미니가 쓰던 화롯불을 한번도 꺼트리지 않고 간직하여 대대로 전달한 것이 며느리의 도리요, 가문의 명예로 여겨온 것이다. 화로의 종류도 다양하여 놋쇠로 만든 값이 비싼 화로가 있는가하면 주철로 만든 화로와 흙으로 만든 옹기 화로가 있다. 부주의로 옹기 화로가 깨지면 삼베 나부랭이를 발라 재사용했다. 솥, 변기, 화로는 분가하여 새로 세간살이를 장만하면 자자손손이 대를 이어 사용하는 것이 절대 불문률로 되었으며 깨지고 녹슬었다하여 버리게 되면 그 집안의 치부를 드러낸 것으로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었다. 화로의 일종인 향로(香爐)는 4대봉사를 하는 사대부이상의 벼슬 집안이나 사직, 또는 천제에 임금이 지내는 각종 제사에 악재를 없애고 부정을 뿌리치는 방법으로 향을 피우는 그릇이다.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설치된 것과 같다. 헤브라이 사람이 신전에서 향로를 사용하였고, 솔로몬왕도 향로를 만들었다는 기록은 구약성서에도 나타나 있으며, 가톨릭교에는 지금도 이 전통이 있다. 인도에서는 4천년전의 유적에서 향로가 발견되었고, 불교에서는 몸과 마음의 정결을 위하여 향을 사용하고 있다. 향로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다. 중국에서는 전국시대때부터 진(秦), 한(漢)에 걸쳐 동(銅)에 토(土)제가 있었는가 하면 수(隋), 당(唐)에 이르러서는 연꽃무늬 등 문양과 색채를 넣어 만든 것이 많았다. 우리나라는 청자향로가 많으며, 고려시대 금산사(金山寺) 향로는 일본에 전해져 이것을 본뜬 긴상사 향로가 만들어졌다. 우리가 보존하고 있는 것은 국보 60과 65호인 청자향로가 국립박물관에 그리고 문양만 다른 청자제품이 간송미술관에 보관되었다. 일전에 국가사적 1백50호인 익산 미륵사지에서 백제말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된 금동향로가 출토되었는데 뚜껑에 연꽃과 구름의 문양, 그리고 네발은 사자모양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사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복규(명예교육학 박사)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11.06 23:02

[여성단신] 전주시여발협 한마음 체육대회

* 전주시여발협 한마음 체육대회 전주시여성발전협의회(회장 하춘자) 한마음 체육대회가 지난 4일 오전 10시부터 전주교육대학 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체육대회는 전주시여성발전협의회 16개 회원단체들의 화합의 장을 마련해 단체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등 지역 여성단체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한마음 체육대회에는 전주YWCA와 전주여성의 전화 등 여성단체 회원 2백여명이 참가해 다양한 레크리에이션을 즐겼다. *제2회 전주YWCA 청소년 연극제에서 정읍학산여자정보산업고 ‘한우물’팀 대상수상 전주YWCA(회장 박순복)가 개최한 제2회 전주YWCA 청소년 연극제에서 정읍학산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 ‘한우물’팀이 대상을 차지했다. 전주YWCA가 YWCA 폭력없는 주간을 맞아 ‘사이버공간에서의 폭력’을 주제로 지난 4일 오후 2시 전북대 합동강당에서 개최한 청소년연극제에는 모두 4개의 청소년 연극팀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정읍학산여자정보고 한우물팀은 청소년 왕따문제를 다룬 ‘왕따재판’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우수상은 전주성심여중의 ‘끼’가 받았으며, 호남제일여자고등학교 ‘하제’와 전주해성고등학교 ‘P.O.T.B’가 장려상을 수상했다. 최우수연기상은 이효정양(호남제일여고2)이, 지도교사상은 최영락교사(정읍학산여자정보고)가 차지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11.06 23:02

[여성의 눈] 최고의 지성들과 사랑에 빠지는 법

가을이다. 이 가을 하늘을 밀어 올리며 무겁고 긴 잠으로부터 일어서기를 시도한다. 눈꺼풀이 열리면서 최초인 듯한 세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속수무책으로 드넓어 지는 비애 때문에 잠 못 이루고 사고가 명료해진다. 진리의 단순함과 모든 인간적인 것의 운명을 근원적으로 고찰하고자 책을 가까이 하게 된다. 책은 아무런 보상도 요구하지 않고, 끝없이 많은 것들을 베푼다. 좋은 책들은 모름지기 그 안에 살아야 할 하나의 의미로운 인생과 우주를 머금고 있는 법이다. 책들은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하는 것’들이다. 많은 여성들은 TV를 시청하며 자신의 감성을 개발하기도 한다지만 책을 읽는 것과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읽는’ 것과 ‘보는’ 것의 차이이다. TV를 시청하는 사람의 자세를 떠올려보면 그 나른한 수동성에 자신의 존재를 맡겨 놓고 반쯤 졸며 본다. 그러나 무엇인가를 읽는다는 것에는 창조적 사유와 수고로운 노동이 요구된다. 책을 읽고 있을 때 진정으로 깨어 있는 것이며 끊임없이 진정한 자아와 마주서게 된다. 좋은 책들은 나와 전존재적(全存在的) 삶을 마주서게 만든다. 더 나아가 삶의 지평을 넓이고 존재론적인 한계성을 넘어서는 자유로운 자아와 맞닿아 있는 그 세계를 나는 너무나 사랑한다. 삶이 남루하게 느껴질 때 향기와 침묵으로 채워진 책을 만나고 싶다. 책읽기는 단순한 잉여적 시간의 오락거리가 아니다. 책에의 탐닉은 지식이나 교양의 획득 혹은 한때의 나른한 권태감으로부터의 탈출과 같은 눈에 보이는 이득도 있거니와 책을 읽는 시공에 드리워지는 완벽한 고요와 정적, 책에 빠져드는 순간의 일상성과 궤도와 인습으로부터의 일탈(逸脫)이 가져다 주는 해방의 경험, 고립과 고독에 의한 자기 몰입이 이끌어 오는 내적 평안과 충만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와는 실존적 주체를 억압하고 있는 ‘욕망의 독재와 집착’으로부터 의 자유, 이것들이 책읽기의 진정한 동기를 창출해 낸다. 책을 집어드는 순간 나는 행복한 자유인이 되어 다양한 지식인들과의 사랑에 빠진다. 내가 좋아하는 마광수, 정호승 등 같은 최고의 지성들과 행복한 사유(思惟)의 여행을 동행한다. 엊저녁 늦은 밤 나의 연애(戀愛) 상대는 전북의 자랑 강준만 선생이었다. /김미경(청소년을 위한 전주내일여성센터 사무국장)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11.06 23:02

올 겨울 코트 복고풍 유행예감

- 올 겨울 코트 소재는 가벼워지고 색상은 화사해져 - 여성스러움 강조한 복고풍이 강세 - 명품스타일의 기본형코트와 호사스러운 모피코트까지 다양 - 소재는 한층 고급스러워져 두터운 코트는 가라. 올겨울 코트가 반란을 시도했다. 겨울코트하면 두툼한 소재에 검정과 회색 등 무난한 색상이 대표적이었지만 이번 겨울에는 달라졌다. 소재는 재킷처럼 가벼워졌고, 색상은 산뜻하고 화사해졌다. 씨 디자인실의 박난실실장은 “올 겨울 코트는 어느해보다 다양하고 화려해졌다”고 설명한다. 80년대의 여성스러운 복고풍코트와 명품스타일의 기본형코트, 화려하고 호사스러운 모피장식코트까지 다양해졌다는 것. 특히 80년대 복고풍영향을 받은 고급스러운 소재와 고전적인 영국풍소재 코트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재는 가벼운 착용감의 천연소재인 캐시미어와 울캐시미어 알파카 모헤어 등이 주류를 이루며, 여기에 모피장식을 더하거나 핸드메이드한 제품으로 화려함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같은 울 소재라도 요철감을 두거나, 트위드(모직가공작업을 단순화해 거친 느낌을 살린 것)나 헤링본(청어뼈 모양의 무늬가 있는 직물)등을 사용해 더욱 귀족적인 느낌을 준것도 특징이다. 가죽소재도 부쩍 눈에 띈다. 가죽하프코트는 안감에 펄을 입히거나 코팅, 또는 패딩처리한 것이 많아 한결 매끈하고 활동적인 분위기를 낸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고급스럽고 가벼운 소재의 느낌을 살렸다. 복고적인 분위기가 디자인 곳곳에 영향을 줬는데, 어깨선과 소매 등은 비교적 몸에 맞고 아래로 갈수록 넓게 퍼지는 A라인 실루엣, 귀여운 느낌의 더블여밈, 체크무늬 등이 대표적인 예다. 명품스타일의 코트는 앞단추를 안으로 숨기거나 벨트고리와 주머니까지 없앤 단순한 디자인의 박스형 라인이 강세다. 기본형코트는 디자인을 단순화한 대신 소재를 모헤어, 캐시미어, 펠트 울 등으로 고급화한것이 특징. 대신 화이트 올리브그린 레드 와인 카멜 등 밝은 색상을 사용해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코트깃이나 소매끝단 장식용으로 쓰이던 모피는 코트 원피스 스커트 바지는 물론, 숄 망토 재킷 모자 모플러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 추세다. 고가의 밍크나 여우털대신 토끼털이 대부분. 예전보다 코트길이가 짧아진 것도 특징이다. 구입 및 코디법 겨울코트는 구입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코트하나로 전체적인 스타일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고르는데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코트는 착용하는 시간이 길고 또 안에 두꺼운 옷을 겹쳐입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너무 두터운 것보다는 가볍고 입어서 착용감이 좋은 것으로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올 겨울 코트를 새로 마련한다면 밝고 화사한 색상을 고르는 것도 센스있는 선택이 된다. 화사하고 밝은 색상은 기본형코트와 섞어입으면 유행에 상관없이 지루한 겨울패션에 활력을 줄 수 있다. 가죽제품은 만져서 부드럽고 무겁지 않은 것이 좋은 품질이다. 바느질이 곱고 촘촘한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체크무늬 코트의 경우 이음선을 살피는 것은 필수다. 비교적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기본형코트에는 안에 화사한 옷을 입어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코트를 캐주얼하게 입어야 할 경우에는 컬러풀한 숄을 둘러 캐주얼한 분위기를 내면 된다. 청바지와 9부바지는 앵클부츠와 코디하고 코트위에 짧은 숄을 두르거나 반대로 긴 인디언풍 술이 달린 판초를 멋스럽게 두르면 센스있는 코디가 된다. 귀여운 A라인 스커트에는 방울술 모자 등이 달린 망토를 살짝 둘러줘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겨울내 입는 코트가 지루해질 경우 긴머플러나 베레모 등 겨울소품을 활용하면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11.06 23:02

[마음의 창] 팸플릿을 나누어주며

한달 계획으로 낙동강 1천2백리 도보순례팀이 ‘지리산은 푸르게 낙동강은 맑게’라는 표어를 내걸고 길을 떠났다. 전체일정을 함께 소화할 형편이 못되어 하루정도 학림대중들과 안동댐에서 합류하게 되었다. 신발끈을 단단하게 동여매고 밀짚모자를 눌러쓰고는 바랑속에 ‘지리산과 낙동강을 살립시다’라는 팸플릿을 가득 넣고서 낙동강을 따라 시가지를 향해 걸었다. 철길옆으로 한국의 전탑을 대표하는 국보인 신세동 탑이 먼지를 둘러쓴채 초라하게 서 있고 그 너머 안동의 대표적 종가집이 퇴락한 모습으로 우두커니 앉아있다. 육중한 댐 아래에는 어떻게 겨우겨우 빠져나온 강물이 앓는 사람마냥 수척한 물빛으로 새벽안개를 피어올리고 있었고. 이렇게 우리는 모든 것을 잃어가고 있었다. 기차 역·버스정류소 그리고 길거리에서 전단을 나누어 주었다. 무심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받아가는 사람, 고개를 돌려 손사레를 치면서 아예 받지 않으려는 사람, 호기심으로 ‘스님들도 이제는 거리로 나와 선교용지를 돌리는 시대인가?’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사람, 수고한다고 인사를 하면서 아주 반갑게 받아주는 사람 등 정말 천태만상이었다. 건네주는 우리태도도 여러가지였다. 신문 넣듯이 남늬 가게에다 툭 던지고 가는 경우, 지나가는 사람에게 그냥 불쑥 광고처럼 내미는 경우, 미소를 지으면서 ‘포교용지’를 갈라주는 폼으로 건네는 경우,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는 무슨 계약서 전달하듯 하는 경우, 매우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노라고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하고서 주는 경우 등 그야말로 야단법석의 현장이다. 만행을 다니다보면 길거리에서 전단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된다. 앞으로는 그런 것을 받을때 ‘수고하십니다’하면서 기쁜 표정으로 받아야겠다. 그것이 설사 다른 종교의 선교용지라고 할 지라도. 주는 것만 보시인줄 알았더니 잘 받아주는 것도 큰 보시임을 이번에 알았다. /원철스님(실상사 화엄학림강사)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11.03 23:02

[익산] 쌍릉 발굴 대대적 추진

국가사적 87호인 쌍릉이 백제 30대 무왕인 서동왕자와 선화공주의 무덤임을 밝히기 위한 대적인 발굴작업및 학술회의가 열릴 예정으로 있어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익산시 석왕동에 위치한 쌍릉은 1백50m의 거리를 두고 있는 대왕묘와 소왕묘로 이뤄져 있으며 고려사를 비롯한 세종지리 등의 각종 문헌에서 무왕과 선화비의 무덤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입증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이에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오는 18일 원광대학교 숭산기념관 3층 회의실에서 백제문화사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백제고분의 제문제라는 제목으로 ‘쌍릉의 주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학술회의를 개최하여 쌍릉과 관련된 고증을 들어보기로 했다. 익산시와 전북도도 학계에 용역을 주어 쌍릉의 주인을 역사적인 자료를 통해 보다더 명확히 밝히기 위해 대대적인 발굴 작업을 내년부터 실시할 방침이다. 대왕묘는 지름 30m에 높이 5m이고 소왕묘도 지름이 24m, 높이 3.5m의 원형분으로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충남 부여 능산리 왕릉에서 볼수 있는 굴식 돌방무덤(횡혈식 석실분)과 같은 형식으로 이 쌍릉이 왕릉이었음을 고고학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또 이 고분은 고려시대부터 왜구의 노략질로 수차례에 걸쳐 도굴당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지난 1917년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쌍릉에 대한 일부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도굴로 인해 사발형 토기와 나무 널등 일부 유물만이 남아있어 이 쌍릉이 무왕과 선화비의 무덤임을 밝히지 못한채 고고학적 자료 확보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 쌍릉은 고려사와 세종지리, 동국여지승람등 많은 문헌에서 무왕과 선화비의 무덤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발굴조사를 통해 쌍릉이 무왕과 선화비의 무덤임이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는 익산시 한 관계자는 “학계의 검증 절차를 거쳐 이 쌍릉의 이름을 무왕릉으로 바꿔 능역을 보다더 확장시켜 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장세용
  • 2000.11.03 23:02

'유진박이 우리 학교에 온다'

- 장수 장계중학교 아이들 가슴 부풀게하는 유진박 콘서트- 한국문화복지협의회주최.사랑의 문화봉사단주관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음악을 표현하는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클래식은 물론이고 재즈와 테크노, 얼터너티브 록, 국악까지를 종횡으로 만나고 분출하는 자유인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은 청소년들에게 있어 우상이다. 줄리아드 음대를 나와 클래식 재즈 록 펑크의 울타리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유진박이 이번에는 농촌 한 중학교의 10대 아이들을 찾아간다. 웬만한 공연조자 만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가슴부푼 일이 아닐 수 없다. 농촌의 작은 중학교에서 벌어질 유진박 콘서트. 6일 오후 2시 장수 장계중학교(교장 강승일) 강당에서는 그의 신들린듯한 음악세계가 울린다. 한국문화복지협의회가 주최하고 사랑의 문화봉사단이 주관하는 농어촌지역순회공연으로 마련된 자리다. 좀체 문화공연무대를 접할 기회가 없는 농촌 청소년들에게는 새롭고도 귀한 문화체험. “도시아이들에 비해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농촌아이들에게 현장의 생생한 감흥을 함께 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주고 싶었다”는 박영근교사(음악)는 우연히 사랑의 문화봉사단 사업을 알게돼 그동안 추진해오던 유진박 콘서트를 큰 재정적 부담없이 개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제자들에게 좋은 선물을 줄 수 있게 된 것이 뿌듯하다는 그는 지난 96년에도 소프라노 송광선국민음악회를 유치해 신선한 문화적 자극을 불러일으켰던 장본인이다. 장계중학교 콘서트를 마련한 ‘사랑의 문화봉사단’은 상업성 문화, 퇴폐문화가 확산되는 우리 환경을 바로 잡기 위해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모인 ‘좋은 문화가꾸기 모임’. 지난 1991년에 시작된 이 모임은 그동안 건강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좋은 노래 부르기 운동을 벌여오면서 열린음악회와 사랑의 음악회 등을 꾸준히 개최해오다 지난 96년 사단법인 한국문화복지협의회를 발족했다. 이들의 중심사업은 공연자와 수용자의 직접 만남을 주선, 좋은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운동을 펼치는 일. 제자들을 위해 유진박 콘서트를 추진해온 교사와 좋은 문화를 가꾸어나가는 모임의 열정이 만나 농촌의 작은 중학교 학생들에게 소중한 체험을 안겨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날 유진박은 세미클래식과 재즈 등 청소년들이 좋아할 곡들을 자신의 밴드와 함께 연주한다. “늘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고, 내가 만든 음악속으로 더 많은 젊은이를 끌어 들이고 싶다.”는 유진박이 호기심 많은 농촌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참신한 충격의 문화적 체험이 농촌 아이들의 정서를 한결 밝아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11.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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