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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시집 '새에 대한 반성문'

- 한껏 몸낮춰 자신을 성찰하는 시인의 일상 ‘지리산은/지리산으로 천 년을 지리산이듯/도련님은 그렇게 하늘 높은 지리산입니다// 섬진강은/또 천 년을 가도 섬진강이듯/나는 땅 낮은 섬진강입니다 -중략 - 땅이 땅이면서 하늘인 곳/하늘이 하늘이면서 땅인 자리에//엮어가는 꿈/그것이 사랑이라면//땅 낮은 섬진강 도련님과 하늘 높은 지리산 내가 엮은 꿈 너나들이 우리 사랑은 단 하루도 천년입니다 ’(춘향의 노래)춘향의 사랑이야기를 이처럼 절절하고 아름답게 형상화해놓은 시도 드물지 않을 까. 복효근의 시는 ‘아름다움’이 ‘힘’이 되는 까닭을 알려준다. 복효근씨(38)의 세번째 시집 ‘새에 대한 반성문’(시와 시학사)이 나왔다. 첫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나 두번째 시집 ‘버마재비 사랑’에서도 그랬지만 최근에 나온 세번째 시집에서도 그의 시는 예외없이 아름답고 유려하다. 그의 시는 일상에 대한 긴밀한 촉수를 바탕으로 서있다. 그 촉수는 한없이 깊고 깊어 우리에게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존재에 대해 새삼 눈뜨게 한다. 그는 때로는 서정적인 언어로 그 일상의 면면들을 어루만지고, 때로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우리들의 삶을 압박하기도 하며, 또 때로는 자유로운 유영으로 세상을 조망한다. ‘한 무리의 새떼는 또/초승달에 결승문자 몇개 그리며 가뭇 없는/더 먼 길 떠난다 이 밤사/나는 옷을 더 벗어야 겠구나/저 운암의 겨울새들의 행로를 보아버린 죄로/이 밤으로 돌아가/더 추워야겠다 나는/한껏 가난해져야겠다’(새에 대한 반성문)이 시집의 제목이 된 이 시는 새들의 존재를 통해 생명의 윤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일러준다. 물론 시인은 생명의 윤리를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한껏 낮추는데에 인색하지 않다. ‘상형문자다//장대비가 일궈놓고 간 땡볕/한 마지기의 고요/속에 달팽이 한 마리가/그어놓은 필생의 일 획//달팽이가 사라진 그 자리에/그것의 발음 기호, 짧은 새소리// 내일도 해는 뜰 것이다.’ 시인이 삶의 이치를 깨달아가는 과정은 치열하다. 그 치열함을 북돋는 것은 결연한 의지, 그것에 다름 아니지만 시인의 언어가 맞닿는 것은 ‘사랑’이다. 그리하여 시인의 이 세번째 시집속 예순네편의 시를 읽고나면 독자들은 알게 된다. 섬세하고 진지한 시인의 응찰이 아무리 날카롭고 역설적인 표현으로 빚어진다해도 종국에 가서는 따뜻한 자기 성찰로 일상의 대상들에 생명을 붛어넣는 바탕이 바로 이 ‘사랑’ 때문임을. 교사(남원중)가 된지 십이년째, 시와 시학 신인상에 당선하면서 문단에 나온지 8년. 시인이 빚어내는 시의 향기가 더욱 진해졌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8.16 23:02

[문화NGO] 임실사랑연합

강진의 필봉농악, 두월리 들노래, 그리고 삼계 상여소리 등으로 대변되는 임실지역의 문화. 농경공동체 생활의 흔적을 가장 뚜렷히 간직해오고 있는 지역이 바로 임실이다.농경지보다는 임야가 훨씬 많은 지역이지만 군민 전체의 80%가 여전히 농사일에 매달려 있다. 이런 상황이고보면 유독 농경문화의 자취를 고스란히 보존해오고 있는 임실지역의 문화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전주와 남원, 그리고 고창으로 이어지는 인근지역의 접근성 등에도 불구하고 임실은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을 지닌 ‘섬’같은 곳이다. 이 섬마을의 문화지킴이로 나선 사람들은 당연 농민들이다.농민회의 활동이 유난히도 드센 이 지역에서 여성농민회는 5년전부터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어린이흙사랑학교를 매년 열고 있고, 농민회는 다른 사회단체들과 함께 올해 임실사랑운동연합이라는 새로운 사회단체를 탄생시켰다.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그 맥을 유지하며 힘껏 활동을 벌이고, 몇몇 지역 축제가 있지만 그 자체를 문화인프라로 보기에는 여전히 부족하기만 상황. 이들 단체의 활동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임실에도 늦은 감은 있지만 어김없이 조직적인 시민운동이 올해 닻을 올렸다. 임실사랑운동연합(상임의장 심상봉). 섬진강 살리기 운동때 첫모임을 가진 것이 인연돼 환경운동으로 첫 출발을 시작했지만 체계적인 조직관리와 함께 그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환경지기·군정의정지기·민생지기·교육지기 등 네개의 분과를 꾸리고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기획국장 황성수씨는 “군민들의 의견을 모아내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단체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특히 지역문화에 대한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강완묵회장(44)은 “문화운동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가능한 보존해온 지역문화와 새로운 문화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를 충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임실사랑운동연합보다 문화운동에 대해 먼저 눈을 뜬 것은 여성농민회(회장 구회자·37).어린이들에게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해 연 흙사랑어린이학교는 처음 임실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열었던 캠프였다. 농사일하는 아줌마들이 만들어낸 이 프로그램은 도시지역의 사회단체들이 방학때면 내놓는 그런 프로그램과는 다른 것이다. 흙과 자연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은 입소문 퍼지면서 다른 지역의 참가어린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는 1백여명으로 참가자가 늘었고 행정기관에서도 차량제공 등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여성농민회부터는 지난해부터 품앗이 풍물공연을 시작했다. 몇해전부터 틈틈히 배워온 풍물을 마을 행사에 어김없이 찾아나서고 있다.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문화운동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구회장은 “딱히 문화운동이라고 생각해본 일은 없습니다. 환경의 소중함과 우리문화에 대한 애착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8.15 23:02

[한자교실] 유임(留任)

유임(留任)머무를 류(留), 맡을 임(任)그대로 머물러 일을 맡아 봄 지난 7일 김대중 대통령은 경제팀은 대폭 교체(交替)하고, 외교안보팀은 전원 유임(留任)시키는 개각(改閣)을 단행(斷行)하였다. '머무를' '묵다'는 의미를 지닌 '留'는, 항상 생각을 마음에 머무르게 한다는 '유념(留念)', 뜻을 마음에 머무르게 한다는 '유의(留意)', 미루어 둔다는 '보류(保留)', 그리고 자동차나 전차 따위가 머무르는 곳인 정류소(停留所) 등에 쓰인다. 외국에서 한동안 머물면서 학문이나 예술 등을 공부하는 것을 '유학(留學)'이라 하는데 이는 '머무르면서 공부한다'는 의미이다. 음파(音波)를 기록한 음반(音盤)을 회전시켜 음성을 재생(再生)하는 장치를 '축음기(蓄音機)' '전축(電蓄)' 또는 '유성기(留聲機)'라고 하였는데, '소리(音)를 저축(蓄)하여 놓은 기계(機械)'라 해서 축음기(蓄音機)이고, '전기축음기(電氣蓄音機)'의 준말이 '전축(電蓄)'이며, '소리(音)를 머무르게(留) 한 기계(機)'라 해서 '유성기(留聲機)'라 하였던 것 같다. '임(任)'은 '맡다' '맡기다'는 의미로 쓰인다. 일정한 책임을 맡아보는 기간을 임기(任期)라 하고, 직무를 맡겨서 등용함을 일러 임용(任用)이라 하며, 통제하거나 돌보지 아니하고 내버려두는 것을 일러 방임(放任)이라 하는 것이다. 또 맡긴 직임(職任)을 그만두게 하는 것을 해임(解任)이라 하고, 맡아보는 일을 내 놓고 그 자리를 떠남을 이임(離任)이라 한다. '임중이도원(任重而道遠)'이라고 하였다. 소임(所任)이 중대하고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그것을 각오하고 사명감에 철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이다. '임현물이(任賢勿貳)'라는 말도 있다. 현자(賢者)를 임용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이상의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8.15 23:02

국립민속박물관 '과거' 전시실 새단장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한 관문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치열한 경쟁으로 가려졌다. 우리에게 가장 상징적인 시험관문으로 알려져 있는 것은 과거제도. 과거에만 급제하면 개인적 입신은 물론이고, 가문의 영광까지 보장되었다. 과거를 보려는 당대의 유생들도 오늘날의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고3 처럼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안아햐 했음은 물론이다.국립민속박물관이 제 3전시실의 ‘과거’ 전시실을 새롭게 꾸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막바지 휴가철을 맞아 혹시 서울을 찾는 가족이 있다면 자녀들과 한번쯤 민속박물관을 들러 이 전시실을 비롯, 우리의 민속문화를 체험하고 오는 것은 어떨까. 민속박물관이 새롭게 꾸민 이 전시장의 특징은 딱딱한 과거제도 중심의 기존 전시에서 벗어나, 과거시험의 준비, 시험당일, 과거합격과 합격 이후의 의식(儀式) 등 일련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일반 관람객들이 과거시험을 보다 알기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는 것. 과거시험은 어떻게 치루어지고, 과거에 급제하면 어떤 옷을 입었는가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살펴 볼 수 있다. 과거시험에 대한 교과서의 서술이나 박물관에서의 전시내용을 보면 과거(科擧)를 법적인 제도를 중심으로 한 것이 대부분. 예를 들면 과거시험의 종류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었으며, 선발인원은 몇 명이었으며 시행시기는 언제였으며 합격자에게 주어지는 것은 무엇이었는가 등이 제시되었다. 따라서 과거시험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치루어졌는가(첨부참조)를 알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민속박물관이 새롭게 꾸민 전시실에서는 그와 같은 시험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동시에 오늘날 공무원 시험과의 차이점도 비교 전시해 보다 실질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또 과거 급제 한 사람들이 입었던 옷은 물론, 의식을 함께 재현해놓은 전시물도 눈길을 끈다. 과거에 급제한 인물이라면 ‘춘향전’의 이도령을 떠올릴 법한데 과연 그런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어사화(御賜花)를 복두에 꽂고 앵삼을 입고 목화(木靴)를 신은 모습의 과거급제자의 복식과 함께 재현해놓은 삼일유가(三日遊街) 의식도 흥미롭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8.15 23:02

'찾아가는 민속문화강좌'

국립민속박물관(관장 李鐘哲)이 전국 각 지역과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8월 동안 각 지방 문화원과 공동주최로 운영하고 있는‘찾아가는 민속문화강좌’가 전국 각 지방 문화원들의 호응속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기획한 이 강좌는 한국 민속문화의 보존, 전시 및 사회교육을 전담해 온 국립민속박물관과 문화수혜의 소외지역이었던 지방 문화원이 연계하여 지방민들이 민속문화에 보다 깊은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확산하기 위한 것. 지난 11일, 영암문화원을 시작으로 오는 9월 1일까지 신청한 지방의 문화원에서 열리는 이 강좌는 한국의 도깨비와 띠문화를 주제로 전문연구자들이 강의, 일반인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강사료와 수강료 등 일체의 비용을 민속박물관이 부담해 지역 문화원으로서는 자체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프로그램을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회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전국 각 지방의 문화원들이 기대 이상의 호응을 보여 이번 강좌를 시작으로 겨울 강좌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쉽게도 도내에서는 여름에 운영한 이 프로그램을 연계한 문화원이 없어 지역주민들에게 모처럼의 좋은 기회가 제공되지 못했다. 따라서 겨울강좌는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 동안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초등학교의 ‘책가방 없는 날’과 연계해 매주 1회 각 지방의 초등학생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찾아가는 박물관’ 프로그램을 운영, 교육적 성과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8.15 23:02

국립국어연구원, '북한 주민이 모르는 남한 어휘' 발간

‘거품’ ‘꿈나무’ ‘달동네’ ‘도우미’ ‘둔치’ ‘맞벌이’ ‘사재기’. 이제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여지고 있는 단어들이다. 남북한간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고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지금, 북한의 말을 우리가, 혹은 남한의 말을 북한사람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을까. 바로 앞에 소개된 단어들은 북한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다. 물론 이들 뿐이 아니다. 국립국어연구원에 따르면 남한의 주요 일간지나 텔레비전, 라디오, 잡지,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북한 주민들이 모르는 우리말은 부지기수로 많다. 국립국어연구원이 그 말들을 모아 ‘북한 주민이 모르는 남한 어휘’를 펴냈다. 3천6백개 단어가 실려있는 이 보고서는 분단의 세월이 가져다준 언어의 이질화 정도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단어나 표현을 북한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까. ‘짠돌이’ ‘치맛바람’ ‘새내기’ 등도 북한사람들에게는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 여기에 ‘가방 끈이 짧다’ ‘건방을 떤다’ ‘말이 씨가 되다’ ‘목에 힘을 주다’ ‘물건너 가다’ ‘경기가 바닥을 치다’ ‘목에 힘을 주다’ ‘총대를 메다’ 등의 표현도 이해하기 어렵다. 한자어도 적지 않다. '경로 우대증(敬老優待證)', '경조사(慶弔事)', '고액 과외(高額課外)', '공공 요금(公共料金)', '내연 관계(內緣關係)', '단배식(團拜式)', '민초(民草)', '비자금(秘資金)', '사생활(私生活)', '연봉(年俸)', '자판기(自販機)', '청문회(聽聞會)', '특차 모집(特差募集)', '파출부(派出婦)', '판공비(辦公費)', '할인점(割引店)', '해결사(解決士)' 등은 북한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단어. 외래어는 유입속도가 빨라 북한 주민들이 이해하기 더욱 어렵다. '개런티', '네티즌', '데뷔', '로비', '루머', '마케팅', '메이크업', '바겐 세일', '부메랑', '사이버', '사이트', '알리바이', '오디션', '조깅', '치어리더', '칼럼', '캐릭터', '코스닥 (시장)', '탤런트', '팁', '파트너', '팡파르', '프로젝트', '해프닝', '해피 엔딩', '휠체어' 등은 대표적인 예이다. 또 남한과 북한이 동일한 대상을 가리키면서도 각각의 형태가 서로 다른 것도 적지 않다. 남한에서는 '가출’이 ‘탈가', '간병인’이 ‘간병원', '교도소’가 ‘교화소', '다이어트’가 ‘몸까기', '면접’은 ‘인물심사', '전기 밥솥’은 ‘전기 밥가마', '수간호사’는 ‘간호장', '음반’이 ‘소리판', ‘의식주’는 ‘식의주', '장기자랑’은 ‘재간보이기', '장대비’는 ‘무더기비', '주유소’는 ‘급유소', '짝꿍은 ’은 ‘짝패', '짝짓기’는 ‘쌍붙기', '짠지’는 ‘염장무', '짱구’는 ‘남북머리’등으로 불린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8.15 23:02

[한자교실] 혹평(酷評)

혹평(酷評)혹독할 혹(酷), 평가할 평(評)가혹하게 비평함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개각(改閣)에 대해서도 여당(與黨)은 "안정 속의 개혁을 밀도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인사들을 발탁한 것으로 환영한다"는 논평을, 야당(野黨)은 구체적으로 몇 몇 장관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소리만 요란했지 개혁,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속빈 강정' 인사였다"는 혹평(酷評)을 내놓았다. '술 유(酉)'에 '알릴 고(告)'가 더해져서 '술단지를 여니 독한 술 냄새가 코를 찌른다'는 데에서 나왔다고 생각되는 '혹(酷)'은 '심하다' '혹독하다'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정도가 지나치게 심하다는 혹독(酷毒), 혹독하게 부린다는 혹사(酷使), 매우 심한 더위를 일컫는 혹서(酷暑), 몹시 심한 추위인 혹한(酷寒), 그리고 인간다운 정이 없고 혹독하다는 냉혹(冷酷) 등에 쓰인다.'사물의 가치나 옳고 그름을 공평하게(平) 가려서 말한다(言)'는 데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는 '평(評)'은 '논평하다' '비평하다' '평론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관리의 이동·임명 등에 관한 세간의 풍설을 '하마평(下馬評)'이라 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일을 평가(評價)라 하며, 사물의 옳고 그름·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일을 비평(批評)이라 한다. 또, 비평(批評)을 곁들인 전기(傳記)를 평전(評傳)이라 한다. 호평(好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가끔씩 듣는다.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많은 사람들의 불행은 그들이 실제보다도 높게 자신을 평가하는 데서 생긴다"라고 하였고, 체스터필드는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는 자는 남들에 의해서도 낮게 평가된다"라고 하였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한 사람에 대해서도 보는 이의 눈에 따라 평가가 제각기 다르다는 의미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8.14 23:02

'골목'에 젊은 세대 용기있는 언어 있어

재미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9일부터 15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정인전. 낡아빠진 철판과 오그라지고 녹슨 함석판위의 온갖 낙서들. 기둥위에 덕지덕지 나붙은 광고종이들과 이런 저런 삶의 부산물들. 더럽고 구질구질하고 퇴폐적인 언어들이 여기저기서 튕겨져 나오는 이 전시회의 이름은 ‘골목’이다. 아무리 골목길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았다지만 이 공간이 관객들에게 골목으로 오해되는 일은 물론 없다. 말끔한 전시장의 환경이 골목으로 맞닿는 관객들의 체험을 단절시키는 탓이다. 그렇긴해도 넓게 펼쳐진 함석이나 철판위의 낙서들과 광고물과 이런 저런 언어들을 기웃거려보는 일은 흥미롭다. 그러다가 문득 드는 생각. 도대체 이런 오브제들을 자기발언의 통로로 삼고 있는 작가는 누구인가. 뜻밖에도 그는 올해초 대학을 졸업한 새내기 여성 작가다. 그리고 여기쯤 생각이 미치게 되면 이 작가는 무엇을 말하기 위해 이 공간을 만들어냈는가에 관객들은 부딪친다. 결코 노동량으로도 만만치 않았을 함석이나 철판 작업, 그위에 감추고 싶은 온갖 삶의 부산물들을 재현하고 지우고 닦고 다시 드러내는 작업의 의미는 그래서 더욱 치열한 것으로 다가선다. 우리 사회의 모습이 어떤 것이던가. 작가는 숨기고 싶은 이 외설스럽고 더러운 무질서한 행태들을 드러내보임으로써 그것을 오히려 직시하게 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회현실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과 고발의식. 그러한 자기 발언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 전시회에서 돋보이는 신인다운 참신함과 용기의 미덕이라면 메시지 이상의 자기 역량을 드러내지 못한 한계는 아쉬움이다. 이 전시회는 서신갤러리가 여름 연속기획으로 마련한 ‘젊은 시각’전의 첫번째 자리. 이 대관 기획전을 통해 가능성이 보여지는 젊은 작가들을 뒤를 이어 만나는 즐거움이 결코 적지 않다. 릴레이 전시는 채성태 조해준씨로 이어지며 26일 오후 3시에는 ‘지역에서 미술하기-세대와 담론’을 주제로 한 공개토론회가 열릴 계획. 미술평론가와 작가들, 관객들까지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8.14 23:02

엄마와 함께배우는 빵만들기

지난 9일 오후 전북도여성회관 조리실. 한나(전주 송천초 5)와 동생 재영(송천초 1)이는 신이 났다. 생크림케익을 만드는 날이다. 엄마와 학교 동생인 정호(송천초 4), 그리고 정호네 엄마까지 한 조가 돼 열심히 계란을 풀고 밀가루를 섞어 반죽을 했다. 케잌이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은 생크림을 만드느라 아픈 팔을 쉴새도 없다.도여성회관(관장 김형남)이 방학을 맞아 특별히 마련한 ‘엄마와 자녀가 함께 배우는 제과제빵 교실’에는 모두 17가족이 참여했다. 좀처럼 아이들에게 주방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던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칼과 도마를 잡았다. 지난달 26일 개강한 제과제빵교실에서는 초코쿠키와 컵케잌을 만들었다. 제과점에서 사 먹던 과자를 직접 만드는 것도 신기했지만 엄마와 함께 배운다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반응들이다.정호는 집에서 엄마랑 실습도 했다며 자랑이 대단하다. 정호엄마 박경희씨는 정호가 평소 음식만들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여성회관에 제과제빵 강좌가 신설된다는 소식을 알고 참가했다고 말했다. 최석란씨(전주시 서신동)는 직장때문에 딸 해민(서일초 3)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없었는데 마침 방학동안 엄마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강좌가 마련돼 참가했다며 모녀간의 정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제과제빵 교실은 16일 아이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피자를 만드는 것으로 종강한다. 도여성회관 신정숙지도계장은 “이번 여름방학에 엄마와 자녀가 함께하는 강좌를 처음 개설했는데 호응이 좋다”고 소개하고 “앞으로도 방학기간동안 엄마와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문화강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8.14 23:02

서로 다른 삶의 터전 7백70리 잇는 전주포항전

7백70리 먼길을 예술인들이 잇는다. 전주미술협회(지부장 이강원)와 포항미술협회(지부장 최인수)의 교류전이 올해는 전주에서 열리고 있다.지난해 포항에서 열렸던 첫교류전에 이어지는 두번째 전시회다. 장르간의 경계는 물론, 국경간의 경계조차 허물어지는 오늘의 문화적 환경속에서도 지역간 경계를 교류의 통로로 열고 나서는 일은 우선 새롭고 반갑다. 사실 미술이라는 영역에서 지역적 공간이라는 틀이 작가의 의식속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명료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정서적 문화적 차별성은 존재하는 것. 지역간 교류전의 의미는 그래서 새롭다. 삶의 터전을 따로 따로 갖고 있는 작가들이 그 다름의 차별성을 바탕으로 만나 작품으로 대화하고 친교를 다진다는 의미 자체가 지역민들에게는 문화체험의 새로움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올해 교류전에는 포항지부에서 서양화 한국화, 서예, 디자인 부문에 6여명이 참여했고, 전주에서는 한국화와 서양화, 서예, 공예, 디자인, 조소 부문 140여명이 참여했다. 지역 정체성이 배어들어서인가. 포항 작가들의 작품과 전주 작가들의 작품 사이에 어떤 독특한 문화적 발언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은 교류전이라는 이름을 걸고 나선 전시회에서 갖게 되는 색다른 감상 체험때문인 듯 싶다. 전주지부의 이번 전시회는 정기회원전을 겸한 자리.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살할 수 있는 대규모 전시회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지만 전주에서 활동하는 상당수 작가들이 참여해 오늘의 지역 미술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된다. 교류 활동에 특히 의욕을 보이고 있는 전주미술협회는 중국 요녕성 단동 작가들과 교류를 갖고 있는데, 지난 4월 단동작가들을 초대한 전주전에 이어 7월 26일부터 30일까지 전주작가 13명이 단동을 방문, 교류전을 가졌다. 전주지부와 단동작가들은 앞으로 한중교류전을 정례화 할 계획.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8.14 23:02

[여성의 눈으로] ‘자녀는 이혼의 도구가 아니다’

우리나라 이혼제도는 부부 협의하에 이뤄지는 협의이혼과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혼원인에 의거해 부부중 일방이 이혼심판을 청구해 성립하는 재판이혼 두가지가 있다. 최근에는 협의이혼이 증가하는 추세다.2000년판 사법연감에 따르면 1999년 한해동안 협의이혼 확인사건은 98년에 비해 2.4%, 10년전(4만8천6백94건)에 비해 1백59.8% 폭증한 12만6천5백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날로 증가하고 있는 협의이혼 통계를 접하면서 가정문제 상담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협의이혼시 자녀문제가 너무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협의이혼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복잡한 절차나 비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혼의 원인을 묻지 않으며, 위자료문제, 자녀문제를 모두 당사자 합의에 맡기고 부부 당사자가 필요한 몇가지 서류만 갖춰 법원에 가서 단지 이혼확인절차를 밟고 이혼신고를 하면된다.이 과정에서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문제에 대한 제반사항은 부모 합의하에 사전에 결정되고 친권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만 결정이 되면 법원에서 협의이혼 확인을 받을 수 있기때문에 이혼후 친권이나 양육을 맡지 않는 쪽에서 태도가 돌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얼마전 이런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혼인한지 10년됐다는 한 여성이 남편의 구타와 외도를 이유로 이혼을 원했다. 남편은 이혼해 주겠다고 했지만 아이들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그녀는 자녀의 친권 및 양육을 포기하고 위자료 한푼 받지 않은채 협의이혼을 선택했다. 이혼뒤 아이들은 시댁에 맡겨졌고 남편은 잠적해 버렸다. 그런데 어느날 시댁에서 아이들을 그녀의 친정으로 데리고 왔다.위자료도 받지 않고 이혼을 감행했던 그녀는 그렇게 자신에게 떠맡겨진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암담하기만 했다.이처럼 협의이혼 과정에서 자녀문제는 이혼을 끌어내기 위한 타협안으로 결정되어 버리곤 한다. 자녀의 생활이나 입장은 고려되지 않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부부간에 문제가 있어 서로맞지 않을 경우 두 사람은 헤어지면 그만이다. 그러나 부모자녀간의 관계는 어떠한가.부모의 이혼은 어떤 경우든지 자녀에게 상처를 남긴다. 이러한 상처를 치유할 수는 없을지라도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자녀의 현재의 생활과 미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이성적으로 판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또한 협의이혼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적으로 자녀 양육사항에 대한 합의내용을 서면화하거나 협의이혼시 이에대한 확인도 같이 이루어짐으로써 자녀문제에 대한 이행확보방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구남숙(전주가정법률상담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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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08.14 23:02

[고금반경] 홀트 할머니 서거

늙어서 마누라 없는 남자 노인을 홀아비, 남편 없는 여자 노인을 과부, 부모가 없는 어린이를 고아, 사고무친의 질환자를 병자라 하여 사휼(四恤)로 규정하고 관심을 갖지만 현실적으로 괴리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조선조 성종(成宗)때에 성주(星州)골에서 어린이가 물에 빠져 익사했다는 이유로 그 곳 원님을 파직하였고, 영조(英祖)때에는 달성(達城)에서 병자가 굶어서 죽자 사휼정책이 부실한 책임을 원님에게 물어 하직시켰다.공자(孔子)의 제자인 자하(子夏)를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한 곡약적(穀梁赤)이 어진 임금이 되는 길을 물은즉 신휼(신恤)청을 설치하고 사휼의 어려운 백성을 잘 보살피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 했다.국가 사업으로도 어려운 사휼정책을 개인의 힘으로 지구촌의 고아와 병자들을 14만여명이나 입양 또는 양육했던 버서 홀트 할머니가 96세를 일기로 서거하자 그분의 은혜를 받았던 사람들은 물론 온세계 사람들이 애석한 눈물을 흘리면서 명복을 빌고 있다.H.홀트는 미국 사우스다코다주 출신이다. 1955년 6.25전쟁으로 고통받는 한국의 고아들과 장애인에 대한 영화를 보고 8명의 고아를 입양하여 돌보다가 다음해인 56년에는 한국 고아들의 입양알선을 위해 우리나라로 이사와서 조그마한 사무실을 내고 본격적인 입양안내를 시작하여 작년말까지 우리나라의 고아와 장애인 7만3백52명을 미국을 비롯 세계 각지로 입양한 것을 비롯 공식 입양기관을 통해 입양된 사람이 14만3천1백14명이라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세계에서 경제수준은 13위라지만 99년 한해에만도 2천4백9명의 불우한 아이들을 외국으로 입양보냈다. 부호의 자녀나 권리가 있는 사람은 호의호식하는지 몰라도 고아와 장애인 등 소외계층은 뒤안길의 식은밥 신세를 면키 어려워 부득이 해외의 입양을 떠나는 것이다.홀트의 설립과 해외 홀트는 64년에 서거하고 남편의 뒤를 이어 할머니가 오늘날까지 운영하면서 더욱 발전 시켰다. 입양당시에는 보잘것 없는 천덕꾸러기였으나 지금은 변호사, 의사, 사업가 등 어열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어 있다. 9일 일산 홀트본원에서 거행된 명결식에는 국내외에서 참여한 입양인들과 대통령양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 등 7백여명의 조객이 참석하였고 미국 대통령영부인 힐러리여사가 주한 미국대사관이 대독한 조사에서 “홀트의 불우한 이웃을 도운 아름다운 족적은 우리 인류의 영원한 귀감이 될 것이다”고 극찬하였다./양복규 명예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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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8.14 23:02

노인여성, 쓸쓸함 달래기 위해 취업 원해

전주시내 60세 이상 여성노인 2명중 1명은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노인여성들은 왜 취업을 원하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친구를 사귀거나 여가를 보내는 등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주·전북지회(회장 유유순)가 전주시내 60세 이상 여성노인 2백98명을 대상으로 여성노인 경제실태 및 경제활동과 관련해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노인여성들은 경제적 불안정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털어놓았지만 실제로 취업을 원하는 이유는 돈벌이보다는 여가나 교제, 건강 등 비경제적인 이유가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노인들이 원하는 노동환경이나 일의 형태, 임금수준도 이러한 결과를 뒷받침한다.취업을 원하는 여성노인의 과반수가 반나절노동(3시간정도)을 원하며, 일을 하는 장소로는 경로원이나 양로원 등 공동작업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하는 임금수준도 비교적 낮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취업을 원하는 할머니 중 23.2%가 한달 임금으로 10만원미만을, 32.2%는 20만원미만을 제시하는 등 대부분의 여성노인들이 5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싶다고 했다. 경제활동에 대한 욕구는 생활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생활만족도가 높을수록 경제활동욕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배우자가 있고, 현재의 수입이 50만원∼1백50만원정도로 일정하며, 30만원이상의 용돈을 사용하는 여성노인들의 취업욕구가 높으며, 교육수준도 높을수록 경제활동욕구가 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인여성들이 원하는 으뜸 일거리는 봉투만들기 등 손놀림작업으로 꼽혔으며, 빈집돌보기 밑반찬만들기 채소기르기 아이돌보기 대형할인매장안내원 매점운영 매표검표원 일반포장원 등이며, 여기에 중매도우미 한문강사 한복만들기 마늘까기 가정도우미 등도 노인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꼽았다. 한편 현재 전주지역 노인들의 과반수가 월수입이 50만원미만이며, 한달용돈으로는 20만원미만이 23.5%, 21∼50만원사이가 31.5%로 나타났으며, 용돈이 거의없다는 응답자도 4.7%나 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6%의 노인들이 자녀의 도움을 받고있으며, 현재의 수입이나 연금에 의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부클럽 김보금사무처장은 “노인여성들은 단순한 돈벌이보다는 친교나 사회생활을 위한 수단으로 일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노인들의 욕구조사를 바탕으로 지역 실정에 맞는 여성노인 경제활동 지원관련 정책을 마련, 노인들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호소하고 있는 경제문제는 물론 사회적활동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현재 전주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할머니는 6.5%에 불과하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8.14 23:02

익산 세계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 폐막

-전통예술문화 새 지평 열어공연문화의 진수를 선보이며 익산의 한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제1회 세계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가 13일 폐막식과 함께 막을 내렸다.이날 오후 7시30분 익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폐막식에는 최재승 축제명예위원장을 비롯해 조한용익산시장, 임귀택 시의회의장, 공연 관계자 등 시민들이 대거 참석, 성공적 개최를 축하했다.시립무용단의 화려한 무대로 막을 올린 이날 폐막식에서는 유승봉조직위원장의 축제 성과 보고에 이어 최위원장의 폐회사가 있었다.폐막인사에 나선 조한용시장은 “이번 축제는 백제 문화 유적과 현대 공연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독창적인 축제로 그동안 관심을 모아준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지난 4일 개막, 6개국 11개팀 34편의 세계적 수준의 작품이 선보인 10일간의 세계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에서는 시민들과 국내 23개 공연단체는 물론 각국의 유명 공연 관계자들이 몰려 각국의 공연예술분야의 교류와 전통예술문화를 복원하는 새로운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축제조직위원회는 이번 축제기간동안 모두 60여회의 공연에 전체 유료 객석의 80% 가량에 이르는 1만명여명이 입장했다고 밝혔다. 또 야외무료공연 행사 등에 3만여명의 관람객들이 찾아 연인원 4만여명이 축제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베트남 수중인형극과 일본 가게보우시 극단의 그림자극 공연 등이 인기를 모았으며 국내최초로 열려 큰 관심을 모았던 공연예술 견본시장인 ‘익산 아이팜’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견본시장에서는 풍무악의 ‘풍물 도깨비’, 동랑댄스앙상블의 ‘타잔’, 서해안 풍어제, 김은정무용단 등이 외국 공연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이밖에 이번 축제 기간 동안 외국인을 비롯한 외지인 등 4만여명의 관객들이 몰려들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물론 공연예술의 불모지였던 익산 지역의 공연문화 정착에 새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이번 축제는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공연예술축제라는 차별화된 축제 아이템과 함께 각국 공연예술분야 교류의 장을 마련한 점 등은 좋은 평가를 얻었다. 그러나 일부 공연일정의 변경, 행사장 편의시설 미비 등 행사전반에 대한 운영 미숙과 홍보부족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열흘동안의 일정속에서 막바지까지 축제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아 홍보 등 적극적인 전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8.14 23:02

[마음의 창] ‘진정한 자유’

자유란 무엇인가? 미국의 대통령 루즈벨트가 세 가지 자유를 말했다. 빈곤으로부터의 자유, 불안으로부터의 자유, 그리고 공포로부터의 자유가 그것이다. 빈곤으로부터의 자유는 경제적 자유요, 불안으로부터의 자유는 도덕적 자유다. 그리고 공포로부터의 자유는 정치적 자유다.문제는 자유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자유를 지키는 것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자유를 얻는 것보다 자유를 누리는 것이 더 어렵다. 울리지 않는 종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흔들 수 없는 깃발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부를 수 없는 노래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누리고 지켜지지 못할 자유도 의미가 없다. 자유는 어떤 노예상태로부터의 해방이다. 그러나 진정한 자유는 다만 노예상태로부터의 탈출이 아니다. 다시 노예생활로 돌아가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는 이미 얻은 자기의 자유를 끊임없이 부정하는 사람에게 온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특권으로 인식하지 않고 그것을 선물로 인식하는 자에게 주어진다. 어렵게 얻은 자유를 쉽게 포기하는 자, 힘들게 얻은 자유를 가볍게 버리는 자에게 진정한 자유는 온다. 이것을 ‘반환의 영성’이라고 부른다. 혹은 ‘자유를 반납한 자유’라고 부른다. 무엇이 물질로부터의 자유인가? 자기의 소유를 부정하는 자유이다. 부를 획득하는 자유가 아니라 부를 포기하는 자유이다. 얻고 쌓는 재미를 누리는 자유가 아니라 주고 포기하는 재미로 사는 자유이다. 한 할머니가 평생 포장마차를 통해 모은 전 재산을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내 놓았다. 그는 진정한 자유인이다. 한 기업가가 평생 심혈을 기울여 이뤄놓은 기업을 사원들에게 넘겨주고 빈손으로 나왔다. 그가 자유인이다. 외국에서 공부하여 학위를 받은 교수가 안식년에 학교가 없는 지리산 골짜기에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길을 떠났다. 그가 진정한 자유인이다. 진정한 자유는 자유를 뇌획물로 여기지 않고 빚으로 여긴 사람에게 온다. 몸은 자유를 위한 빚이다. 물질도 빚이요 조국도 빚이며 지식도 빚이다. 이것들은 본래 내 것이 아니니 언제든지 반납할 수 있어야 한다. 마땅히 내 것을 내가 지키지 않고 포기할 수 있는 자에게 자유는 온다. 마틴 루터가 말했다. “그리스도인은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를 얻었다. 동시에 그는 모든 것에 대하여 종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최고의 자유인은 예수 그리스도다. 그는 그가 가진 무한한 자유를 스스로 버리고 사람이 되셨다. 그는 버림으로 얻었고 비움으로 채웠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얻기 위해 애쓰는가? 혹시 버릴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는가? 버리라. 그러면 진정한 자유가 시작될 것이다. /이윤재목사(전주희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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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08.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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