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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화연구창(대표 유대수)이 17일부터 지역 문화예술인력과 함께하는 '인문예창'을 시작한다. 올해 인문예창은 '전라북도 문화와 예술, 희망을 만나다'를 주제로, 전북 문화의 현장에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과 문화기획자들이 만나 지역문화의 현실과 예술활동의 경험을 나누는 대화의 장이다.강좌별 주제를 정하지 않고 '지역에서 예술하기''문화와 놀기''나는 이렇게 살아왔다' 등 자유토론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강좌가 갖는 딱딱함을 벗어나 지역의 젊은 문화예술 인력들과 함께 즐기고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전주발효식품엑스포,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주시립극단,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등 일선 현장에서 뛰는 문화기획자들로부터 듣는 현장의 어려움과 보람, 뒷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다.강좌일정=△17일 여원경(문화기획자,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팀장) △30일 성기석(문화기획자, 전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9월 6일 장근범(사진작가, 사진아카이브8 운영) △9월 27일 양승수(익산시청 공연기획담당, 전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 팀장) △10월 12일 이주리(화가) △10월 31일 임진아(문화기획자,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팀장) △11월 8일 정민영(소리꾼, 남원국립민속예술단원) △11월 22일 노선미(문화기획자, 전주한옥생활체험관장) △12월7일 송은정(전주문화재단 홍보사업팀장) △12월 21일 정경선(배우, 전주시립극단 단무장)
전주 서신갤러리가 오랜만에 애니메이션 기획전을 마련했다. 2001년 기획전 이후 11년만이다. 이번에는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 작품들로 확장했다. 'Story가 있는 애니일러전'이다(30일까지). 2012년의 감성에 걸맞게 장르를 너무 딱 떨어지게 구분하지 않으면서 수묵 애니메이션, 디지털 애니메이션, 삽화, 일러스트, 그리고 '일러스러운' 작품들을 모았다. 내용 면에서는 'Story'를 축으로, 동화책 삽화와 원작이 있는 애니메이션 그리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캐릭터와 인물 중심의 일러스트를 선정해 장르간 연결고리를 두었다는 게 갤러리측의 설명. 참여작가는 장호 전우진 탁영환 모혜준 주지오 한진 김가실 Nate Rood 등 총 8명. 전북 뿐아니라 외국 작가까지 포함한 젊은 작가들의 개성 넘치고 위트 있는 다양한 작품 60여점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전시는 미디어 작품과 평면 작품으로 구성됐다. 평면 작품은 인물화 또는 작가들이 창조해낸 캐릭터화로 이루어졌다. 삽화는 책과 함께, 미디어 작품은 원화와 함께 전시돼 작품의 이해를 돕고 관람의 재미를 더 한다. 갤러리 강민지 큐레이터는 "동화적인 또는 만화적인 상상력에 작가의 재치와 감각이 더해진 작품들을 통해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언어를, 아날로그 세대는 이미지 언어의 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신갤러리의 이번 애니메이션 전시는 3번째. 지난 1999년 3월에 첫 번째 'Animation, 미술로 만나기'기획전에서 프레데릭 백(캐나다)이나 미야자키 하야오(일본) 같은 애니메이션의 거장들의 작품부터 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한국단편애니메이션 모음 등 당시로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면서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짚었다. 두번째는 지난 2001년 '애니메이션, 그 아름다운 세상'주제로 열렸다.△Story가 있는 애니일러전=30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
매년 8월이면 임실군 강진면 산골마을 필봉이 들썩인다. 1996년 시작된 필봉마을 굿 축제 때문이다. 전국 각지의 내로다는 농악단들이 대거 참여해 국내 최고의 풍물축제로 자리잡은 필봉마을 굿 축제는 지난해 문예진흥기금지원 예술행사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기도 했다.17회째 이어지는 축제는 올 더 커지고 세졌다. 24일부터 이틀간 임실 필봉문화촌에서 열릴 올 축제에는 임실필봉농악 등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국의 5개 농악에다, 또다른 국가중요문화재인 3개 풍물놀이가 더해져 풍성한 굿을 풀어놓는다. 여기에 지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농악과 놀이무대가 마련돼 풍물로 하나 되는 장이 활짝 열린다.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릴레이콘서트'. 중요무형문화재 8곳에서 '푸진굿 & 삶이야기'를 차례로 엮어내는 자리다. 임실필봉·진주 삼천포·평택·이리·강릉농악과 고성오광대·좌수영어방놀이·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와 단원들이 꾸미는 무대다.지역의 다양한 생활문화연희를 무대로 끌어내는 기획도 올해 새롭게 시도된다. '생활문화연희 재능 겨루기 한마당'으로 펼쳐질 이 무대에는 청소년과 동호회, 이주여성 등 전통연희문화에 관심이 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무대다. 임실군 12개 읍면 풍물굿 동호회의 연합공연과 필봉 앉은 반 설장구·창작무용·판소리·난타가 어우러지는 퓨전국악공연 '풍류락', 창작국악공연 '타락', 전주한옥마을 야간상설공연 작품인 창작음악극 '웰컴 투 중뱅이골'이 축하공연으로 흥을 돋운다.자정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밤샘 탈놀이'는 대학과 사회 풍물동아리들이 탈과 가면, 풍물놀이로 여름밤을 수놓는다. 생활문화 동호인들이 참여해 꾸미는'임실갤러리'는 임실에서 활동하는 사진·미술·공예 동호인들의 일상적인 예술활동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축제기간 전시관 앞에서는 진흙·목공예·한지공예·천연염색 등을 소재로 한 부채·바람개비·연필꽂이·손수건 만들기 등의 유료 체험과, 풍물·난타·전통놀이 등 무료 체험 등 17가지 체험과 놀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흥겨운 축제와 함께 풍물굿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세미나가 축제기간 진행된다. '풍물굿의 새로운 지평, 현장에서 그 길을 듣는다'는 주제로 25일 열릴 세미나에서는 풍물굿의 새로운 공연 양식화, 지역역사회 전통문화예술 자원의 문화상품화, 전북브랜드 공연에서 전통예술의 활용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김원용
서울 성동구립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해온 김철씨(44)가 전주시립합창단 새 지휘봉을 잡는다. 전주시는 공모를 통해 실기 및 면접심사를 거쳐 제5대 전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로 김씨를 선정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전주시립합창단은 지난 1월 김인재 상임지휘자가 물러난 후 그간 이영수 부지휘자 체제로 운영됐다. 지난달 18일부터 23일까지 상임지휘자 공모에는 19명의 음악인들이 응시했고,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3명을 대상으로 2차 실기 및 면접심사를 실시했다.전주 상산고 출신의 김씨는 연세대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독일 카셀시립음대 지휘과를 졸업했다. 국립합창단과 나라오페라합창단 부지휘자를 역임한 뒤 현재 엘 여성합창단과 서울시 성동구립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특히 성동구립합창단 지휘자로 재직하는 동안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통해 주민들과 음악적 교감을 넓혔으며, 정상급 합창단으로 올려놓는 등의 열정과 지도력을 평가받았다.전주시는 신원조회 등이 완료 되는대로 계약을 체결하고 김씨를 신임 전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로 임명할 예정이다.
올 전주국제영화제 출품작인 중국 잉량 감독의'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이 지난 11일 폐막한 제65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스위스) 감독상과 여우주연상(나이 안)을 수상했다. '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When Night Falls)은 전주국제영화제의 대표 아이콘인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했을 당시부터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감독의 망명설이 나오는 등 국내외 주목을 받았었다. 잉량 감독은 수상 후"전주국제영화제에 깊은 감사와 신뢰를 표하고 싶다. 중국정부로부터 영화제작 및 상영에 관해 압력을 받았을 때도 전주국제영화제는 항상 날 지지해주었다."며, 이런 기회를 준 '디지털 삼인삼색'프로젝트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전주국제영화제'디지털삼인삼색' 출품작의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수상은 2007년도 메모리즈의 '심사위원 특별상'에 이어 두 번째다.
이향아 시인의 19번째 시집 '어머니 큰산' 출판기념회가 11일 오후 군산시민문회회관에서 열렸다. 군산여류문학회장인 배환봉 시인과, 허소라 석정문학관장·이운룡 전북문학관장·이복웅 군산문화원장은 각각 초청인사와 축사를 통해 "이향아 시인이 걸어온 삶의 궤적과 심오한 문학정신이 이땅에 기친 업적에 대해 갈채를 보낸다"고 말했다.이 시인은 "나를 길러준 군산이 늘 그리웠다"며, "그래서 이번 출판기념회도 군산에서 하고 싶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이어서 박애정·오소후·유미숙·장진규·신영희씨가 차례로 이향아 시인의 시낭독으로 시인의 책 출간을 축하했다.호남대 명예교수인 이향아 시인은 충남 서천 출신으로, 군산에 학창시절을 보냈다. 1966년'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시문학상·윤동주문학상·한국문학상·미당시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문학의 힘으로 세상을 아름답게'를 주제로 2012 도민과 함께하는 전북문인 대동제가 11일 완주군 동상면 소재 복합문화공간인'여산재'(대표 국중하· 우신산업 사장)에서 열렸다.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 주최로 열린 이날 대동제에는 300여명의 문인과 김승환 도교육감, 송하진 전주시장, 최진호 전북도의장, 유광찬 전주교대 총장, 윤석정 국제해운항만청 이사장, 선기현 예총 전북연합회장, 허소라 석정문학관장, 서재균 누린제전위원장, 이운룡 전북문학관장, 정군수 전북문인협회장 등 300여명의 문인들이 참석했다.정군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문인들 한마당이 열린 이 완주군 동상면 학동 여산재는 산자수명한 옛 정취가 많이 남아있어 자연과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서를 가꾸고 교류하기에 좋은 곳"이라면서 "자연과 더불어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글 쓰느라 컴퓨터에 흐려진 눈도, 힘들었던 일상의 생활도 갈맷빛으로 맑게 씻고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필가 김춘자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 제1부에서는 오하근 문인대동제 운영위원장의 개식선언, 김서운 시인의 시낭송, 황금찬 시인의 '예술가의 삶' 특강, 강경숙 낭송가의 시 낭송, 문학평론가 김우종씨의 '한국 수필 이렇게 달라져야' 주제의 특강이 이어졌다.제2부에서는 수필가 김사은씨의 사회로 양해완 시인, 왕태삼 시인의 시 낭송, 제기차기·투호·고리넣기 전통놀이, 경품 추첨 등이 열렸다.한편, 이날 김우중씨가 특강에서"미당 서정주 시인의 '국화옆에서'는 일본 천황을 찬미한 것으로 국정교과서에서 삭제됐다"고 말한 것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문인들은 "'한국 수필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는 주제의 특강 내용에 빗나갔다"면서 "미당 생전에 그 문제에 대해서 논쟁을 벌인 일이 있는가" 등을 특강에 나선 김씨에게 묻기도 했다.
디지털 수묵 애니메이션 작가 탁영환(43)씨의 작업실(전주시 효자동)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다. 지난 두달간 회전도 안 되는 선풍기 두 대에 의지해 두문불출했던 작가는 땀을 많이 흘린 덕분인지 홀쭉해졌다. "가장 더울 때 (작업을) 시작해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13일 첫 방영되는 SBS 드라마 '신의'(神醫연출 김종학 작가 송진아)를 요약한 감상 매뉴얼에 가까운 '디지털 수묵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주인공이 바로 탁씨다. 그가 처음 명명한 '디지털 수묵 애니메이션'은 전통 수묵화에 디지털 기기로 연기(Smoke)를 합성시킨 장면 장면을 연속 촬영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제작진으로부터 갑작스레 제안을 받은 그는 드라마가 자신이 추구하는 작업의 결과 비슷했고 드라마 영상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호기심까지 발동해 6월부터 부랴부랴 시작해 8월 가까스로 마쳤다. 작가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기 보다는, 제작진이 기획한 의도에 맞춰 내놓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제작자 요구를 충실하게 반영하되 내 작업의 색깔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드라마는 "피습을 당한 노국공주(박세영 역)를 구하기 위해 공민왕의 호위무사 최영 장군(이민호 역)이 '타임슬립'(Time slip시간여행)을 통해 전설의 명의'화타', 성형외과 전문의 전은수(김희선 역)를 데려가면서 싹트는 로맨스와 진정한 왕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작업은 대략 5단계를 거쳤다. 드로잉, 수묵화로 그린 원화를 움직이는 그림으로 만들기, 그림을 카메라로 찍기, 파일을 컴퓨터에 입력한 뒤 보정하기, 편집하기로 이어진다. 그간 해왔던 작업이 인물이 아닌 풍광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인물에 이야기를 입히는 전혀 새로운 방식. 원화로 들어갈 수묵화만 1000장을 넘게 그렸다. 어렸을 때부터 끼고 살았던 만화책이 커다란 도움이 됐다. 너무 진지하지 않게, 그러나 아주 가볍지도 않게. 이 양단의 줄타기는 디테일로 완성시켰다. "'화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 같지 않아요? 마치 신선처럼. 제 영상에선 엄청 긴 흰 수염에 발이 안 보이도록 하는 도포 자락을 휘날리는 캐릭터로 연출했죠. '조조'는 종종 야비한 캐릭터를 떠올리잖아요. 수염을 다소 짧게 표현해 냉철하고 똑똑한 모습으로 보이도록 했습니다." 고르고 고른 장면이 50컷이나 들어갔으나, 시간은 2분40초 안팎에 불과했다. 평소 느린 작업에 익숙했던 그는 빠른 전개와 장면 전환에 특히 신경 썼다고 했다. 이번 작업을 통해 그는 8년 전의 자신과 비교해 격세지감을 느끼는 듯 했다. 일본 도쿄 디자이너스 가퀸에서 애니메이션,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 대학원에서 영상연구과 예술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전주에 와서 '디지털 수묵 애니메이션'을 한다고 했을 땐 모두들 그의 작업에 시큰둥했다. 하긴 작가 스스로도 "이렇게까지 작업이 커지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소 심오하지만 꽤 유머러스한 삶의 철학을 담은 그의 최종 풍경이 앞으로 어떤 빛깔과 무늬를 띠게 될지 궁금해진다.
부안군과 한국예총 부안지회(회장 김종문)가 주최하는 '제4회 전국 매창휘호대회'가 다음달 8일 부안예술회관 강당에서 열린다.조선 시대 여류 문인 이매창의 시문학 정신을 서예술로 승화시키고 기리고자 마련된 이번 대회는 비록 역사는 짧으나 전국 서예가들로부터 관심을 모으는 휘호대회로 알려져 있다.특히 올해 대회는 매창의 시와 지인의 시를 선정해 진행하던 방식을 탈피해 다양한 시제로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 폭을 넓혔다. 또한, 작가 누적 점수 20점이 되면 초대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도 부여된다.대회는 한글·한문·문인화 등 부문별로 나뉘어 열린다. 지난 1일부터 받고 있는 참가 신청은 다음달 7일 오후 5시까지 한국예총부안지회 사무국에서 방문, 메일, 팩스로 접수를 받는다. 추가 접수 혹은 현장 접수는 대회 시작 30분 전까지 가능하다.시상은 대상 200만원(1명), 우수상 50만원(2명), 특선 10만원, 장려상, 입선으로 구분되며 작가 점수는 대상 (8점), 우수상(6점), 특선(3점), 장려상(2점), 입선(1점) 등이 각각 부여된다. 김종문 회장은 "400년 전 매창의 시문학 정신을 뒤돌아보며 그의 뛰어났던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자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면서 "서예대회와 함께 부안의 아름다운 풍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매창휘호대회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의 063)582-3007.
전주는 인쇄와 출판의 중심지였다. 전주에서 출판한 책을 완판본(完板本)이라고 한다. 완산은 전주의 또 다른 이름이며, 책을 찍어낸 목판에 지명을 붙일 만큼 유명하였다. 전주는 조선시대에 전라감영이 설치되어 행정과 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또한 인근에서 질 좋은 한지가 많이 생산되어 완판본의 화려한 시대가 열렸다.조선 시대에는 다량으로 책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하였다. 중앙에서 모든 책을 인쇄할 수 없었기에 각 도의 감영에서 목판본을 새기게 하였다. 전라감영에서는 세종 10년(1428)에 '시경대전'(詩經大全), 세종 11년(1429)에 '예기대전'(禮記大全) 등을 목판본으로 다시 새겼다. 이후 총 60여 종의 책이 간행되었고, 이 책들에는 '완영'에서 새겼다고 기록되어 있다. 다른 지방의 감영에서도 책을 찍어냈지만 책판이 남아서 전하는 것은 전라감영의 것이 유일하며, 5000여 점의 목판이 남아있다.다량으로 책을 찍어냈다 하더라도 책은 귀중한 것이었다. 그리고 관청에서 찍어낸 책들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민간에서도 장사할 목적으로 실용적인 책들을 만들어 냈는데 이것이 방각본(坊刻本)이다. 특히 태인에서 손기조가 간행한 '명심보감초'(明心寶鑑抄)(1664), 전이채와 박치유가 간행한 '상설고문진보대전'(詳說古文眞寶大全)(1676) 등은 가장 이른 시기의 방각본이다. 전주에서는 1810년에 하경룡이 간행한 '칠서'(七書)와 '칠서언해'(七書諺解)가 많이 보급되었다. 완판본이라고 하면 좁게는 전주에서 간행된 목판본의 한글 소설을 말하기도 한다. 1823년 최초의 목판 한글 소설인 '별월봉긔'가 출판된 이후 다양한 한글 소설이 출판되었다. 판소리계 소설로 '춘향전','심청전','심청가','화룡도','토별가' 등이 있고, '초한전','구운몽','삼국지' 등이 출판됐으며 전국적인 인기를 누렸다. 완판본 한글소설은 딱지본이라는 새로운 책에 밀려 더 이상 인쇄되지 않았고, 책판들은 또 다른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고 있다. 전주고보를 나온 윤규섭(尹圭涉)이 '문장'(文章) 2권2호(1940)에 쓴 '완판'(完板)이라는 글에 양씨가 운영하던 양책방(梁冊房)의 양승곤(梁承坤)으로부터 책판을 받아왔다고 기록했다. 그리고 1940년 3월 2일자 동아일보에는 '귀중한 한글 소설목판 전주 서계서포로부터 400여판을 옮기어 대동출판사, 영구 책임 보관'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1939년 말에 전주에 있던 완판본의 책판들이 서울로 옮겨져 간 것이다. 이 책판들은 전쟁을 거치면서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 전주의 자랑이 이제 이야기로만 남게 되었지만 그 일부라도 다시 전주에 돌아오기를 기원해본다. / 이문현(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관)
"이렇게 큰 사진도 있구나"전주우진문화공간 전시장을 꽉 채운 사진전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15일까지 이어지는 사진작가 김영구씨의 '태조로'를 주제로 한 전시다. 사진 작품 5장만으로의 전면 12m 전시장이 채워졌다.메인 작품인 '태조로' 크기는 세로 3.8m에 가로 13.5m. 우리나라 전시장에 나온 사진 작품중 가장 큰 작품으로 추정된다.작가는 이 작품을 찍는 데만 3시간 넘게 공을 들였다. 105컷의 자연스런 사진을 찍고(표준 렌즈만 사용), 과학의 힘을 빌려 그 사진들을 한 장의 인화지에 담아 출력했다. 105컷의 사진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합성하는 데도 1주일이 넘게 걸렸다. 너무 커서 한 번에 출력이 어려워 대형 인화지 9장으로 출력한 뒤 그 9장을 연결해서 이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작품은 자신이 선 자리에서 한 바퀴 빙 돌며 모든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전주 태조로의 사방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작품 앞에 서면 태조로에 서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관람객들이 작품 앞세 서서 인증셧을 누르며 즐거워 한다.작가는 태조로와 경기전, 조경단, 한옥마을을 하나의 테마로 삼았다. 조경단이 있어 태조를 생각할 수 있고, 태조가 있어 경기전이 만들어졌다. 전주한옥마을은 이들 시설과 거리가 있어 더 깊이가 있다고 본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의 전시회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회장 김두해·이하 전북미협)가 올해로 아홉 번째 여는 '2012 JBAF 전북아트페어'는 일반 관객들과 작가를 연결하는 통로다. 자신의 작업세계에 매몰됐던 작가들은 전북아트페어를 통해 관객과 만나고 비로소 작가로 거듭난다. 오랜 시간 혼자만의 작업을 해오다 보니 긴장감이 떨어져 고민이었던 작가들은 불특정 관객에게 자신의 그림을 보여주는 기회를 통해 관객의 시선까지 작업의 일부로 포함시킨다. 어찌보면 이것이 작가들에겐 아트페어 참여의 가장 큰 성과일 수 있다. 김두해 회장은 "그림을 판다는 것은 프로가 되는 것"이라면서 "대중이 미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모습에서 얻는 긴장감과 반성이 작업에 도움이 된다. 아트페어의 가장 큰 미덕은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전북아트페어 참여 의사를 밝힌 작가들은 총 37명. 전북미협은 전북아트페어 운영위원회(위원장 이건옥)를 통해 32명만 추려 32곳 부스에 공예를 중심으로 서양화·한국화·수채화·문인화·서예·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작가들은 자신에게 해당된 부스에 작게는 열 작품부터 크게는 열 다섯 작품까지 소품들을 내놓게 된다. 올해 특별히 신경쓴 대목은 1층 메인 전시장에 관람객들이 비교적 쉽게 접근 가능한 공예 작품들을 소개했고, '전부사랑회'(전주부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전북대 가구조형학과 졸업생들의 참여를 유도해냈다는 점이다. 전북 아트페어를 빛낼 또 다른 주인공은 김정숙 박금숙 신재승 윤성식 이나무(공예) 이순희 이영재 조 윤(문인화) 곽풍영 김송호(사진) 고정순 김미나 김순영 박삼영 박운규 양병건 양재호 오중석 이경로(서양화) 임지선 한병선(서예) 김계순 조 숙(수채화) 김선경 김유화 송영란 송태정 이명자 최옥선(한국화)씨다. 지난해 전북아트페어에서 인기 작가로 꼽힌 조 숙씨는 올해 다시 초청됐다.
어느 날 훌쩍 떠나보는 것이다. 행장은 가벼울수록 좋겠다. 마실 가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디딘다면, 고즈넉한 절집만한 곳이 없을 터.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법진 스님)이 10~12일 2박3일간 완주군 소양면 송광사(주지 도영 스님)에서 '서로의 별이 되자'는 주제로 전국 최초 대단위 가족 캠핑 템플스테이를 연다. 가족당 10만원이라는 아주 저렴한 참가비 덕분에 전국에서 800여 명의 가족들이 신청을 보내왔다. 보통 절에서 머물면서 명상, 좌선, 108배, 사찰음식 만들기 등이 템플스테이의 기존 프로그램이라면, 이번엔 스님도 텐트에 머물면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과 심리 상담을 하는 등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는 프로그램이 추가됐다. 여기에 연등 만들기, 연잎차 만들기, 장작패기, 떡매치기, 천연비누 만들기, 1000인분 비빔밥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이 곁들여진다. 템플스테이를 지루한 것으로 여길 수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놀거리도 풍성하다. 사회적기업 타악연희원 '아퀴'가 무더위를 날려줄 신나는 타악 공연을 준비하고, 동요가수 이성원의 가족 동요 배우기도 준비됐다. 한낮에는 야외 수영장에서 물놀이와 어린이들을 위한 불교 영어 강연까지 이어진다.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을 위해 투어 프로그램도 곁합됐다. '함께 더불어 사는 공정여행'을 기치로 내건 진안의 사회적기업'풍덩'이 안내하는 마이산 탑사와 문화관광해설사들이 동반하는 전주 한옥마을 투어까지 이어지는 작지만 알찬 여행 코스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완주 송광사 캠핑 템플스테이를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캠핑 템플스테이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상황. 법진 스님은 "사찰에서 진행하는 템플스테이는 많지만, 텐트에서 여는 행사는 처음"이라면서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가족의 가치를 찾고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의미있는 템플스테이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가 11일 오전 10시 완주군 동상면 여산재에서 '제4회 도민과 함께하는 전북 문인 대동제'를 연다. 도내 문인들의 화합의 장으로 거듭날 대동제는 문학 강연과 시낭송 등으로 이뤄진다. 황금찬 시인의 '예술가의 삶', 문학평론가 김우종의 '한국 수필 이렇게 달라져야'를 주제로 강의가 준비된다. 황 시인은 강원도 속초 출생으로 1948년 '새사람'으로 등단해 시집'현장''물새의 꿈과 젊은 잉크로 쓴 편지', 산문집'기다림은 늘 황홀하다','행복과 불행 사이', 시전집'황금찬 시전집' 등을 출간했다.김 씨는 1957년 '현대문학', 1958년 '한국일보'로 문단에 나와 '김우종 에세이집' 등을 펴냈으며, 서울시 문화상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정군수 회장은 "전북 문인 대동제를 통해 문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단합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면서 "모처럼 귀한 분들을 모신 만큼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문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대동제를 위해 여산제로 향하는 버스는 11일 오전 9시 전주 종합경기장에서 집결한다. 문의 010-5659-7997.
어머니는 딸보다 훨씬 시인이었다('당신이 사랑하던 세상'). 빨래에 순결을 걸고·승부를 걸고·지조를 건 어머니의 빨래는 예술이었다('풍경에 기대어').어머니는 매사에 헤프지 않았고('도도한 기운'), 어머니는 서릿발처럼 맺고 끊었다('남들이 알라'). 꽃을 좋아하는 어머니는 눈으로 풀이름을 쓰다듬었고('진분홍 어머니'), 어머니의 수사법은 꽃밭처럼 융숭했다(노래하는 어머니').'나 늙는 건 괜찮다만 너는 늙지 말거라'던 어머니셨고('늙으니까 편하다'). 공짜처럼 무서운 건 세상에 없느니라 가르치었다. 호남대 명예교수인 이향아 시인에게 어머니는 이렇게 큰 산이었다. 그래서'일마다 물건마다 어머니가 잠겨 있고, 걷는 걸음마다 아주 큰 어머니의 그림자아 있었다'('어머니 큰산').이 시인이 어머니의 작고 3주기를 맞아 시집'어머니 큰산'을 냈다(시문학사). 19번째 시집이다. 어머니가 작고한 뒤 월간 '시문학'에 연재했던 시들을 묶었다. 어머니에 대한 애잔함과 공경심이 물씬 담긴 어머니를 제재로 한 80편의 시가 수록됐다. 시인은 "어머니의 딸인 것을 늘 긍지로 여겼다. 어머니의 고결한 품성과 청정한 자존심을 닮고 싶었고, 앉고 서는 예의범절과 지혜로운 판단력을 닮고 싶었다"는 말로 어머니에 대한 무한한 공경과 그리움을 드러냈다. 충남 서천 출신으로, 군산에 학창시절을 보낸 시인은 1966년'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한국문학상, 미당시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인은 이번'어머니 큰산'시집 출판기념회를 10일 오후 5시 군산시민문화관에서 갖는다. 출판기념회에서는 수채화 전시도 곁들여진다.
전북문화바우처사업단(단장 김선태)과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공동 기획한 체험수기 공모전'눈으로 보고 손으로 담기'(7월)에서 장수로 시집온 이주여성 시리포론(29)씨와 최지원(10)양이 최우수상을 타게 됐다. 장수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여수 엑스포를 다녀온 시리포론은 '여수 엑스포 참가기'를 통해 태국에서 시집온 그가 비록 서툰 한국어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 친정엄마에 대한 그리움, 한국문화에 대한 경외심 등을 세밀하게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김제 중부 아동센터를 통해 뮤지컬'셜록홈즈'를 본 최양은 출발부터 감상, 후기까지 꼼꼼한 감상평을 제출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7월 공모전에는 총 60편(글 42편·그림 16편 등)이 응모됐으며, 익산·김제·장수 지역의 참가자들을 비롯해 초등학생들의 참여도가 월등히 높았다. 고형숙 전북문화바우처사업단 담당자는 "7월엔 익산에서 많은 작품들이 접수됐으나, 아쉽게도 수상자를 내진 못했다"면서 "그러나 전북문화바우처가 진행하는 강사 파견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수상 가능성이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12월10일까지 진행되는 공모전은 매월 말까지 접수를 받아 월별 수상자를 정한다. 문화바우처를 통해 공연·전시·영화 등을 관람한 뒤 감상평을 쓰는 방식. 글쓰기 뿐만 아니라 소묘, 크레파스화, 수채화, 모자이크까지 받는다. 방문 혹은 우편 접수. 문의 063)284-0570, www.jjhe e.com
(사)한국예총 전북도연합회(회장 선기현)가 주최하고 (사)한국연예예술인협회 전북지회(회장 김용철)이 주관하는 '제21회 전라예술가요제' 참가자를 모집한다.기성 가요곡을 부를 수 있는 60세 이하 남·여 누구나 24일까지 접수하면 된다. 예선은 26일 오후 2시 전주 금암동 777클럽에서, 본선은 9월11일 오후 7시30분 남원사랑의광장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대상(1명)엔 전북도지사상(상금 80만원), 최우수상(1명)엔 전북예총상(상금 50만원), 우수상(1명)엔 전북연예예술인협회장상(상금 30만원) 등이 수여된다. 전화·팩스·이메일 접수를 받는다. 문의 063)254-6015, 254-0853(팩스), hanmail .net
펄펄 끓는 가마솥 더위에 재래시장의 시름이 늘었다. 그렇다고 한숨만 쉰다고 될 일인가. 젊은 예술가들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시 한 번 팔을 걷어부쳤다. 중소기업청·정읍시와 (사)이음과 샘고을시장상인회가 주최·주관해 11일과 25일 오후 8시부터 정읍 샘고을시장 오거리광장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어우러진 야시장을 연다. 특히 지난달 진행된 '청년 사회적 기업가 양성 - 용감한 장사꾼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한 청년 장사꾼들이 데뷔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야시장의 재미는 왁자지껄한 흥겨움. 서정적인 우쿠렐레부터 클럽 디제잉쇼까지 아우르는 공연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홍대 클럽 명월관 DJ가 사회를 맡아 홍대 인디밴드'소규모아카시아밴드'와 우쿠렐레 듀오'하찌와 애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휴먼스' 등이 출연해 한여름밤의 낭만을 더한다.청년 장사꾼들이 즉석에서 건네는 나만의 시장 이야기,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투어, 네일아트와 손바느질 소품, 종이로 제작된 깜찍한 로봇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공방을 운영하는 젊은 예술가들과 이주여성센터가 참여해 특색있는 음식 판매와 체험도 마련한다. 한편, (사)이음은 이번 야시장에 참여할 청년 장사꾼들을 선착순으로 추가 모집한다.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내놓거나 집에 안 쓰는 물건 혹은 시장에서 판매되는 물건에 예술적 감성을 더해 문화상품을 만들어 팔아도 상관없다. 또한, 야시장에 참여할 자원봉사자나 재능기부자도 기다린다. 문의 063)535-6961.
(사)창암이삼만선생기념사업회(회장 유지인)가 주최하는 '제18회 한국서예대전'의 대상에 한문 부문으로 매계 선생의 시를 행초서로 쓴 김은영(47·익산시 팔봉동)씨가 선정됐다.여송 김계천 선생을 사사한 김씨는 "지난 5년 간 붓끝에서 되살아나는 주옥같은 말씀들이 마음을 늘 고요하고 정갈하게 해줬다"면서 "묵향에 젖어있는 동안 유난히 무덥고 긴 여름도 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린 한국서예대전에는 한글·한문·사군자(문인화 포함) 부문으로 나뉘어 총 203점의 출품작이 접수된 가운데 우수상은 한글 부문으로 도종환 시인의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를 낸 윤혜련(55·서울시)씨에게 돌아갔다. 김계천 심사위원장은 "지난 18년간 전국 각지에서 꾸준히 참가해주신 서예인들이 있어서 이 대회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 기쁘다"면서 "전국적으로 서예공모전이 난립하는 가운데 서예계를 빛낼 참신한 신인 서예인을 발굴·육성하는데 더 힘쓰겠다"고 밝혔다.시상식은 9월21일 오후 3시 전북예술회관 전시실, 수상작 전시는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계속된다.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대상=김은영(한문) △ 우수상=윤혜련(한글) △ 특선삼체상=송재영 정병준 최철환 △ 입선삼체상=이문식 △ 특선=(한글) 김성애 나인희 서양숙 이견대 이춘수 이희례 (사군자) 전정미 (전서) 김성희 (예서) 김기중 안현근 (해서) 윤순열 정춘수 최병기 (행초서) 강재보 고석헌 김창수 나승민 서민주 이정남 이정용 정영웅 채영석 최영애 허장욱 현영희 황희정.
"먹고 살기도 빠듯한 데 문화예술이 가당키나 혀"농촌에서 문화예술은 여전히 사치스러운 대상이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공연장도서관박물관 등 문화시설들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어도 실제 활용도는 높지 못한 게 현실이다. 문화바우처 사업 등 소외 계층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 온기가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의 삶과 괴리가 있는 정책에다 주민 스스로 수용할 수 있는 태세가 갖춰지지 못한 탓이 크다. 그런 점에서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 마을의 사례는 농촌에서 문화예술이 어떻게 씨를 뿌리고 성장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를 시사해준다.△예술가가 따로 있나요비비정 마을은 전주에서 삼례로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해 있다. 삼례대교를 사이에 두고 전주에 인접해 있지만 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며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마을 앞으로 만경강이 흐르고, 완산 8경으로 일컬어질 만큼 낙조의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100년 역사의 삼례 양수장이 있고, 호산서원 등의 문화자원이 있다.그러나 이곳 역시 3년 전까지만 해도 다른 농촌 마을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마을 공동체 의식조차 엷어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기에 아주 척박한 마을이었다. 이런 여건 속에 문화예술의 씨를 뿌린 게 '신문화공간 조성사업'이었다. '비비힐 프로젝트'가 전국 6개 지역과 함께 농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후 비비정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녹색체험마을 등 정부의 각종 마을사업들이 소비자 중심으로 이루어져 생산자들이 향유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도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마을을 가꾸고, 도시 사람들에게 식자재를 공급하는 생산기지의 역할에 그쳤습니다."프로젝트 기본계획에 참여했던 희망제작소 '심심'에서 활동하다가 지금은 이 마을로 귀농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사)비비정 소영식 사무국장(37). "농촌의 근본은 토지를 기반으로 한 생산에 있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생산 자체가 '즐기는 것'이었습니다.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생산의 흐름에 맞춰 농악도 하고 기원도 했습니다. 도시처럼 돈 버는 것 따로, 노는 것 따로가 아니라는 말이죠."소국장은 그런 농촌의 공동체가 무너지면서 과거의 문화들을 거의 잃게 됐다고 진단하고, 새로운 문화를 입히는 것이 아닌, 농촌과 주민들의 옛 문화를 되살리는 데서 실마리를 찾았다.마을 주민은 70여명으로, 그중 90% 이상이 여성 노인들. 이들의 이야기가 곧 만경강의 역사요, 이들의 삶이 우리의 문화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주민들의 재능과 끼는 2010년 6월에 열린 '예술 농활'에 발휘됐다.'별천지'라는 이름을 건 예술농활에 서울특별시립 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활동하는 예술인과 청소년 등 50여명을 포함해 100여명이 참여했다. 주민들이 내놓은 빈 방과 12동의 천막에서 지내며 5박6일간 이루어진 이들의 예술농활은 주민들에게 '사건'이었다.어머니들이 말하는 강과 텃밭 이야기가 생태문화였으며, 어머니들이 만든 음식은 그 자체 문화적 재능이었다. 평생을 농작물과 함께 해온 어머니들이 그린 고추와 호박 그림은 예술가가 따로 없었다.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고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이야기와 재능에 청소년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마을 어머니들도 신명이 났다.농활을 마친 후 그 결실이 마을축제로 이어졌다.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다큐로 제작되고, 연극무대에 올려졌다. 어머니가 그린 그림과 어머니들의 일상의 활동들을 담은 사진들로 전시장이 꾸며졌다. 평생 지긋지긋하게 여겼던 일상의 삶들이 예술로 승화되면서 어머니들 스스로 새삼 예뻐 보이고 애정이 갔다.△요리 재능 살려 마을 레스토랑 준비마을축제를 계기로 주민들이 예술활동의 대상이 아닌, 주인공이 되면서 작물이 자라듯 공동체 의식도 부쩍 성장했다. 부수적으로 500만원의 마을 기금이 생기면서 공동체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마을 공동체를 더 단단하게 한 것이 여성 합창단과 남성 밴드의 결성이다. 평소 노래에 끼가 있는 10명 안팎의 마을 할머니들이 뭉쳐 만든'건달시스터즈'는 지난해 완주와일드푸드축제 '끼'한마당대회 대상을 거머쥐었다. 농촌마을에 밴드가 있다는 것도 이색적이다. 박삼문 마을 이장 등 5명으로 구성된'화백밴드'(화려한 백수의 준말이라고)는 기타와 드럼, 아코디언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매주 1~2차례 마을회관 등에서 주민들과 어울리는 이들 합창단과 밴드가 주민들의 화합과 친목에 윤활유 역할을 한단다.마을에 건설중인 공연장이 완성되면 좀 더 체계적인 연습과 공연이 가능할 것으로 박사문 이장은 기대했다. 현재 마을 주민들이 무엇보다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게 '마을 레스토랑'과 카페테리아 개장이다. 오는 10월 하순 개장 예정인 마을 레스토랑은 도시의 음식점과 달리'어머니의 손맛'을 맛볼 수 있는 메뉴로 꾸려진다. 카페테리아 역시 식혜와 전통 음료 등으로 차별화 할 계획이다. 식자재 생산과 마을의 문화, 비즈니스가 합쳐진 공간이 되는 셈이다. 주민들은 자신의 재능이 수익이 될 수 있는 점에서 자부심 또한 크다.그러나 비비정 마을에 뿌려지고 있는 '문화예술의 꽃'이 어떻게 만개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신문화공간 조성사업이라는 프로젝트가 있고, 정부와 자치단체의 재정이 투입되는 곳이어서 농촌마을로 일반화 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중요한 점은 마을과 주민들이 갖고 있는 문화적 자원을 얼마만큼 잘 활용하고, 주민들 스스로 만족스럽게 향유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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