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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으로 한지로…전주 풍광에 '풍덩'

미술 작가들이 전주 풍광에 푹 빠졌다. 펜으로 그린 전주 8경, 한지 위에 담은 다양한 화법의 한옥마을 풍경은 또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실 같은 선들이 모여 전주 8경을 이룬다펜화 모임'열려라펜'이 연 회원전'제2회 펜으로 여는 전주 팔경'은 서양의 펜과 동양의 정서가 만나 전통의 아름다움을 다시 숨쉬게 하는 전시다. 전주 교동 한벽당전주 중화산동 다가산전주 덕진공원 등 완산 8경이 세밀한 필치와 아름다운 구도로 살려낸 풍광이 눈에 편안하게 들어온다. 곡선과 직선, 선의 굵기 등으로 자연과 감정을 담아내는 펜화는 먹의 농담과 여백으로 표현해온 우리 전통 수묵화와 맥이 닿아 있다.참여작가는 권찬희 김동화 김성욱 김순임 김인수 김혜령 노상호 송준심 안현숙 왕영식 이예린 이윤채 이일청 임은희 전선순 정이순 정 희 최인숙씨.이일청 서해대 교수는 "전주 팔경은 우리 삶 속에서 세월의 나이테를 보여주는 곳"이라면서 "무수한 선들이 겹치고 쌓여서 하나의 풍광을 이루는 작업시간을 잘 견뎌준 작가들에게 박수를 전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5전시실에서 계속된다. △ 한지로 한폭의 한국화처럼 풀어낸 한옥마을전통의 멋과 맛이 가득한 전주 한옥마을이 한지 위에서 한국화, 펜화, 판화, 수채화로 풀어졌다. 한지산업지원센터(센터장 정창호)가 기획한 '한지, 한옥마을 담다'는 김도영(한지작가) 정인수(펜화가) 최만식(판화) 최인수(수채화가)씨가 참여했다. 화법은 각기 달라도 기왓장의 묵직함, 은행나무의 향내, 처마와 대청의 정취, 정겨운 담장 등이 한폭의 한국화처럼 표현된 자리. 골목길 구석구석에 보석처럼 박힌 다양한 문화재와 소박한 서민들의 삶이 말을 걸어온다. 전시는 9월4일까지 전주 경원동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 이어진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6 23:02

전주지역 이색 작은 박물관 - 세상 모든 부채·모자 구경 소방기구 다루며 119체험

뜨거운 여름이다. 35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더위로 연일 최고온도를 갈아 치우며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있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쉽게 지친다. 쉼이 필요한 여름이다. 쉬라고 여름방학도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온갖 곡식이 여무는 동안 아이들을 앞세우고 우리 어른도 쉬어야 될 듯하다. 차를 타고 도심에서 멀리멀리 가지 않고도 쉼과 배움이 있는, 시원하고 이색적인 박물관을 찾아갔다.합죽선 명장 작품 엿보기'한옥마을 부채박물관'부채박물관은 한옥마을 은행로 미선공예 한쪽 조붓한 공간에 있다. 전통부채인 합죽선의 명장 고 엄주원 옹의 아들 엄재수씨가 대를 이어 부채를 만들며, 집안에 대대로 내려온 진귀한 부채들, 손때 묻은 부채 제작 도구들, 선자장 엄주원 옹의 작품 등 그간 간수해온 부채들을 간추려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부채박물관의 이름을 내걸었다.부채박물관에서는 화려하고 다양한 부채들을 눈여겨보고 전주의 부채 역사를 밟아볼 수 있다. 특히 임금의 약을 끓일 때 사용했던 귀여운 듸림선, 깃털을 이용한 화려한 우선, 방패연처럼 둥근 방구부채, 새나 물고기 꼬리처럼 생긴 미선, 연꽃잎 모양의 곡두선, 부챗살에 옻칠을 한 칠접선, 그림을 그려 넣은 화선, 접힌 부채를 펴면 360도로 펼쳐 차바퀴처럼 원을 이룬 윤선 등 온갖 부채가 시원한 한줄기 바람을 품고 다소곳이 박물관 안을 수놓고 있다. 작은 박물관의 특징 혹은 가치는, 하고많은 것 가운데 하나에 꽂혀 평생을 바치고 그렇게 해서 영근 결실들을 사회에 환원하듯 보여주는 것. 그렇다면 내 인생의 작은 박물관엔 어떤 것들로 채워질지 궁금하다. '패션의 꽃' 다양한 모자'루이엘 모자박물관'한옥마을에서 가까운 동문거리에는 '루이엘모자박물관'이 있다. 셜리천이라는, 모자를 사랑하여 모자를 만들고 모자의 아름다움을 사람들하고 더불어 즐기고자 한 이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세운 모자 박물관이다. 세계의 전통모자에서 현대 모자까지, 오드리 햅번과 찰리 채플린의 모자에서 우리나라 삼국시대 왕관까지, 학창시절 낡은 교모에서 어우동 모자와 삿갓까지, 온갖 모자가 다 있다. 다양한 테마로 모자를 전시하고 판매하며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이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어쩔 수 없이 행복한 웃음을 짓게 된다. 하나같이 화사하고 멋들어진 모자들이 한 번 써보라고 유혹하는 듯해서다. 파티 갈 때, 야외소풍을 갈 때, 사냥가거나 운동할 때, 심지어 쇼핑하거나 공부하러 갈 때도 꼭 써야 할 것 같은 근사한 모자, 모자, 온통 모자다. 모자가 패션의 꽃이며 화룡점정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눈 호사하기 좋은 박물관으로 강추.어린시절 꿈은 소방관?'전북도 소방박물관'전북대 정문에서 전주역 쪽으로 가는 오르막길 끝에 우람한 불자동차와 구급차들이 막 달려 나갈 듯한 기세로 서 있는 전주소방서가 나온다. '전북도 소방박물관'은 미색 훈련탑 건물 2층에 있다. 20여 년 전 전주소방서에서 소방 관련 자료와 장비 등을 모아 문을 열었다. 주로 유치원생과 초등생들이 소방체험 때 둘러보는데, 일반인들은 거의 모르는 이색 박물관이다. 작지만 이곳에는 일제시대 때부터 소방인들이 사용했던 완용펌프, 소방 호스 이동 걸이, 소방동력 펌프, 각종 소화기, 망루종, 수동식 사이렌, 비상 조명등, 화재 예방 홍보물 등이 빼곡하다. 한때 화재 현장에서 실려가 화마와 싸웠던 소방기구들이 이제는 저마다 최신 장비에게 그 소임을 물려주고 이곳에 나앉아 소방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소방박물관을 담당한 여성 소방관의 친절한 설명을 듣다 보면, 소방관이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꿈이 되살아나고, 화재를 진압하고 재난사고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고 신속하게 응급환자를 처치하는 소방관에 대한 믿음을 실감하게 된다./김정겸 문화전문시민기자(프리랜서 작가)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3 23:02

"정과 웃음 있는 민화의 맛에 흠뻑" 우석대 평생교육원'민연회'첫 정기전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해학과 염원으로 풀어낸 우리 민초들의 그림이 민화다. 조선 후기 서민층에 유행했던 민화는 호랑이를 놀리는 까치, 부귀와 다산을 염원하는 연화도, 조선시대 양반 문화를 전하는 책가도, 여인들의 안방을 장식한 화조도 등에 포근한 정과 살며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재치가 담겨 있다.정통회화에 비해 묘사의 세련도나 격조는 떨어지지만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구성, 아름다운 색채 등에서는 오히려 한국적 미의 특색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다. 연구자에 따라서는 민화를 우리 민족의 미의식과 정감이 잘 표현된 진정한 의미의 민족화로 보기도 한다. 우석대 평생교육원에서 민화를 공부하고 있는 수강생들이 '민화를 연구하는 모임'(약칭 민연회)을 만들었다. 오랫동안 민화 공부를 해온 주부와 공예가 등 중장년층 작가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40년 넘게 민화를 그려온 박수학 화백(한국전통민화연구원장)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회원으로 공예가들이 많은데, 자신이 하는 공예 작업에 민화를 접목하려는 것 같습니다."유일한 전업 주부인 김영선 연구회 회장은 젊은 시절에 촌스럽게 보이던 민화들이 나이가 들면서 애정이 가고 친근하게 느껴져 그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했다.연구회가 창립 기념으로 첫 정기 회원전을 마련했다(8일까지 전주 한옥마을내 세연갤러리). 박수학 교수와 평택에서 민화 작업을 해오고 있는 유순덕씨가 초대 작가로 참여했다. 한오경·이현숙·염영남·이영원·김현미씨 등이 첫 정기전에 작품을 냈다.이영원씨가 모사한 신윤복의 미인도와, 김영선씨가 모사한 김홍도의 '평양감사 월야선유도'를 포함 20여점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전통의 도시 전주와 우리 그림 민화가 어울려 전주 한옥마을에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것 같다.··· 김원용기자 kimwy@△민연회 제1회 정기전=8일까지 세연 갤러리(전주 한옥마을).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8.03 23:02

사진작가 김영구씨 "태조로에 따뜻한 시선을"

우리 동네에서 사라지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에 대해 나는 알고 있는가? 나는 온전히 알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당연히 알고 있노라고 생각했던 그 대상들에게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그 물음에서 이번 전시는 출발한다.한옥마을은 나의 일상이다. 나는 그 인근에 살고 있다. 한옥마을을 가로지르는 태조로. 그 길을 수 없이 걸었고, 수없이 지나쳤다. 내가 그 길에 대해 생각해보기 전까지 그곳은 그냥 다니던 길이었다. 그냥 길일 뿐 이었다. 내가 그 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는 순간 길은 나에게서 사라져 버렸다. 내 기억 속 어딘가에서도 제대로 된 모습으로 남아있질 않았다. 나는 슬펐다. 내가 그 길을 걸으며 살아왔단 말인가? 그건 마치 내게도 한 때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가끔씩 망각하는 것과 비슷했다.길은 흔히 삶으로 비유된다. 그래서 거창하게 말하면 길을 통해 내 삶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수많은 길 중에서도 태조로를 선택한 건, 딴에는 내가 가장 잘 아는 길이라고 생각했고, 전주를 상징하는 곳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 길 위 어딘가에는 내 삶의 흔적도 남아 있으리라 생각했다.105컷의 자연스런 사진을 찍고(표준 렌즈만 사용), 과학의 힘을 빌려 그 사진들을 한 장의 인화지에 담아 출력을 시도해봤다. 그러면 내가 선 자리에서 한 바퀴 빙 돌며 내가 본 모든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단 한 컷에 담겨 나올 수 있다. 물론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 처음 순수하게 사진 찍는 시간만 3시간이 넘게 걸렸다. 105컷의 사진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합성하는 데도 1주일이 넘게 걸렸다. 그렇게 해서라도 나는 그 한 컷을 얻고 싶었다. 사진의 크기는 세로 3.6m, 가로는 13m가 넘는다. 너무 커서 한 번에 출력이 불가능했다. 대형 인화지 9장으로 출력한 뒤 그 9장을 연결해서 이었다. 아마도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전시된 사진 작품으로는 가장 큰 크기일 것이다. 전시의 주제는 '태조로'다. 경기전이 아닌 태조로를 전면에 내세운 건, 경기전으로 지칭되는 한옥마을의 일부가 아닌 태조로로 상징되는 한옥마을 전체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태조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중요하지만, 그 태조로가 있게끔 한 존재들에 대해서도 따뜻한 시선을 보내야한다고 생각한다.*사진작가 김영구씨는 중등교원사진 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전일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김영구 두번째 사진전 '태조로'= 15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전시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8.03 23:02

7. 익산 미륵사지 출토 녹유서까래기와 - 실용적·심미적 기능 동시에…미륵사와 함께 빛나던 기와

우리에게 미륵사지는 백제의 무왕(재위 600~641)이 된 서동과 신라의 공주였던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로 잘 알려진 곳이다. 그런데 2009년 1월 14일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견된 사리봉안기에 따르면, 선화공주가 아니라 백제의 귀족 사택적택의 딸인 사택왕후가 재물을 희사하여 미륵사를 세웠다. 우리가 알고 있던 러브 스토리와 사뭇 다른 내용으로 아연했던 기억이 있다.미륵사지 석탑 사리공을 덮은 돌을 열었을 때, 그 안에는 앞서 이야기한 사리봉안기와 더불어 부처의 사리를 모신 사리장엄구, 그리고 사리봉안 의식에 참석했던 귀족들이 넣었던 금판, 금족집게, 은제관식, 구슬 등이 가득했다. 이러한 화려한 보물과 더불어 눈길을 끄는 것은 사리공 가장 아래에 깔려있던 녹색의 유리판이다. 부처의 사리를 직접 담은 그릇이 유리제인 것을 보면, 사리장엄구를 비롯한 보물들을 올려놓기 위해 유리만큼 좋은 것은 없었을 것이다.사리공의 유리판이 제작된 곳은 미륵사지 북승방터 서쪽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곳은 미륵사지 조성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던 공방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공방터에서 발견된 도가니 안에서 똑같은 성분의 물질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유리판은 동원과 중원의 금당터, 동탑 기단 외부 등지에서도 많은 유리판, 유리 장식 등이 발견되었다. 상상해 보시라. 1400년 전 불상이 모셔진 금당 바깥을 장식한 유리에 햇빛이 닿는 순간을. 아마도 찬란한 광채와 섬광을 내뿜었을 것이다. 이것을 멀리서 본 사람이라면 일순 부처의 몸에서 나온다는 금빛으로 느꼈을 수도 있다.도가니에 모래 등을 넣어 끓인 유리물은 유리판이나 장식 이외에도 기와의 표면을 바르기도 하였다. 녹색 빛을 띠는 이러한 기와들을 우리는 '녹유기와'라 부른다. 물론 이 기와는 꽃잎 안에 인동무늬를 장식하는 등 매우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데, '백제의 미'가 여지없이 발휘됐다. 그런데 이것들은 한결같이 가운데 네모난 구멍이 뚫려 있다. 이 구멍은 지붕 아래에 길쭉하게 나온 서까래에 고정하기 위한 못을 박았던 곳이다. 서까래 끝을 장식하였다고 한다면, 사람들이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다. 빗물이 들이쳐 서까래가 썩는 것을 방지하는 실용적 기능뿐만 아니라 아름답게 보이고자 한 심미적 기능도 있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햇빛에 반짝이는 녹유서까래기와를 본 사람의 종교적 감흥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 진정환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문화일반
  • 기고
  • 2012.08.03 23:02

전주 남부시장에 가면… 볼 거리도 즐길 거리도'한가득'

전주 남부시장에 요즘 볼 게 많아졌다. 문전성시 프로젝트로 인해 '청년 장사꾼'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식충식물화원, 키덜트놀이문화 술집, 테이크아웃 요리점, 칵테일바 등 이색 점포들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찾는 새로운 즐거움이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주시가 주최하고 (사)이음과 남부시장 번영회가 주관하는 문전성시 프로젝트는 이번엔 3일부터 5일까지 남부시장 2층 청년몰에서 '청년 야시장 시즌 Ⅲ - 비몽사몽'을 펼쳐낸다. '비몽사몽'은 청년 장사꾼, 지역 예술가, 청소년 문화예술단체, 전주클럽 라디오스타 등이 참여해 공연, 시장, 청년몰 체험, 문화예술 워크숍, 청년 포럼 등을 엮는 야심찬 프로젝트. 무엇보다도 기간 내내 지역의 인디밴드 '레이디스 & 젠틀맨', '휴먼스', '새터스 캄보' 등과 DJ 원우·VJ이산이 어쿠스틱부터 락까지 다양한 장르의 신나는 공연을 선물한다. 여기에 나른한 꿈같은 이야기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지친 피로를 풀어주는 아로마 손 마사지·족욕·타로카드 등 힐링 프로그램이 3일 내내 무료로 운영되며, 점핑 클레이·리본공예·팔찌 만들기 등을 주제로 한 워크숍도 진행된다. 청년 장사꾼들이 진행하는 수제 소시지 만들기, 핸드드립 커피 내리기, 나만의 동전지갑 만들기 등 체험도 즐길 수 있다.남부시장 하늘정원에서는 밤하늘을 배경 삼은 2박3일의 캠프가 기다리고 있다. 3일엔 바비큐 파티, 4일엔 영화제가 이벤트로 한 여름밤 낭만을 책임진다. 그러나 야시장에서 먹고 떠드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꿈을 쫓는 청년들의 고민을 나누는 '청년몽(夢) 포럼'이 문화예술, 청년창업, 지역, 소셜 비즈니스를 주제로 남부시장 2층 청년몰 내 송옥여관에서 계속 이어진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3 23:02

어렵고 까다로운 악기, 이런 매력 있었네

악기 중에서도 특유의 까다로움과 난해함때문에 '비인기 악기'가 있기 마련이다. 이번 주말부터 그간 다소 서러움을 받았던 트럼본·호른·클라리넷 연주회가 잇따라 펼쳐진다. △ 무겁고 둔중한 트럼본? 천만에 금관악기 트럼본에 씌워진 오명은 무겁고 둔중하고 음역대가 낮은 악기라는 것이다. 1988년 창단된 'JB(전북) 트럼본 앙상블'은 이 같은 편견을 깨고자 전북에 연고를 둔 트럼본 연주자들이 결성한 단체. 서울 대전 광주 목포 등 흩어져 있는 연주자들이 아예 연주회를 위한 캠프를 떠나 정기연주회를 준비한다. 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리는 제12회 정기연주회(지휘 유연수)는 '경기병 서곡', '환상곡과 이중 푸가', '트럼본 도시' 등과 함께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 의 OST와 푸치니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이 연주된다. 'Hot한 사람들의 이열치열 음악회'라고 콘셉트를 잡은 연주자들은 "다른 악기와는 다르게 미끄러지듯 연주하는 주법이 특별한 악기"라고 소개하면서 "평소엔 매력적인 저음이지만 얼마든지 고음도 낼 수 있다"며 "트럼본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010-6425-5669, 일반 1만원·학생 5000원.△ 은근한 존재감의 매력 호른호른은 무의식중에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있는, 은근한 존재감이 매력이다. 금관악기임에도 불구하고 호른의 음색이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은 호른의 음역이 넓기 때문에 현악기와 관악기, 금관악기와 목관악기를 연결시켜주는 다리 역할을 해서다. 20년 전 호른 전업 연주자 20여 명이 뭉쳐 창단한 한마음호른앙상블(지휘 정영찬)은 매년 초청·기획·순회 연주회 등을 이어오면서 호른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 올해 정기연주회 주제는 '앙상블'. 솔로 연주를 맡은 김정훈(클나무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씨가 스트라우스와 로제티의 '호른 협주곡' 등을 선보인다. 문의 011-676-5212, 전석 1만원. △ 다채로운 소리 소화하는 클라리넷클라리넷은 사람의 목소리와 닮아있는 악기다. 어떤 악기와도 잘 섞일 만큼 부드러우면서도 다채로운 음색을 갖는 게 특징. 어둠과 밝음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고, 오케스트라에서도 중간 음역을 담당하면서 독주와 반주까지 모두 소화하는 악기라는 점에서 묵직한 존재감이 드러난다.부부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하는 김길주 이철경씨가 이끄는 나무소리 클라리넷 앙상블이 9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다섯 번 째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비제의 '카르멘 서곡', 바흐의 예배용 찬송가 '코랄'(chorale),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 등이 연주되면서 사이사이에 '핑크 팬더', '미녀와 야수' 등과 같은 대중적인 곡들로 숨고르기를 시도한다. 문의 010-2617-9702. 전석 5000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3 23:02

올림픽 야식 금메달 - '치맥'보다 '식이섬유'가 좋아요

30도를 오르내리는 열대야와 런던올림픽 중계로 밤잠 설치는 '올빼미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야식이다. 개최지 영국 런던과 우리나라의 시차는 8시간인 까닭에 늦은 밤부터 새벽 시간대에 경기가 진행된다. 참자니 허기지고 먹자니 살이 찔까 걱정되는 야식. 치킨을 비롯해 대부분의 야식이 기름에 튀긴 고칼로리 음식이라 살도 찌거니와 늦도록 소화가 안 돼 다음날 출근길엔 퉁퉁 붓기 일쑤다. 이때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적당히 먹거나 건강한 지방으로 포만감까지 주는 아몬드 등의 견과류가 좋다.△ 과음은 금물…숙취 해소엔 구기자차 매실차 등올림픽 응원에는 일명 '치맥'이 인기다. '치맥'은 시원한 맥주와 감칠맛 나는 안주를 뜻한다. 이긴 기쁨에 한 잔, 진 아쉬움에 한 잔씩 기울이다 보면 과음하기가 쉽다. 소주 한 잔을 해독하는 데에는 1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소주 한 병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최소 8시간 이상이 걸리고, 알코올 분해 효소가 남자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 여성의 경우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해독이 된다. 과음을 했다면 신체의 기능이 회복하고 간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2~3일은 금주하는 게 바람직하다. 숙취해소에는 갈근차 구기자차 결명자차 매실차 등이 좋다.△ 뿌리치기 힘든 야식의 유혹은 토마토, 삶은 계란 등 강추 '치맥'에 이어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컵밥'과 '스프밥'도 집에서 손쉽게 만드는 간편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참치와 즉석밥, 면과 스프를 넣어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는 '컵밥'과 밥과 라면스프, 참치, 계란 노른자를 넣고 비빈 '스프밥'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위에 부담이 가는 음식인 것은 마찬가지. 때문에 단백질이나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위에 부담을 덜 주는 음식을 적정량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에 부담이 적은 야식으로는 어느 정도 포만감을 주는 삶은 계란·옥수수·고구마·단호박 등이 적절하고,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된 토마토, 두부, 과일 등은 부담도 적고 칼로리도 낮아 적당하다. △ 피로누적엔 둥글레차…아침엔 탄수화물 위주 식사닥치고 '본방사수'를 고집하는 올림픽 마니아라면 뜬 눈으로 지새는 경우도 부지기수. 보름 이상 이런 패턴으로 생활하다 보면 학생은 수업시간에, 직장인은 근무시간에 꾸벅꾸벅 졸고 만다. 특히나 이 생활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아예 생체리듬이 바뀐다.그래서 밤늦게 열리는 경기를 보려면 평소보다 2~3시간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수면 시간을 보충해야 하고, 자기 전에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거나 중추신경계의 진정작용이 뛰어나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을 주는 둥글레차나 불면증에 효과가 있는 두충차도 좋다.특히 밤샘 경기를 본 다음날 아침에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게 필요하다. 탄수화물은 몸속에 들어온 지 1~2시간 정도 지나면 에너지로 쓰이므로, 피로 회복을 빨리 하는 데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3 23:02

문화예술협동조합, 올바른 방향 찾기

'문화예술협동조합'이 침체된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까.'협동조합기본법'이 오는 12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포럼 '이공'(대표 김동영·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원)이 제5차 '異共포럼'주제로 '문화예술협동조합이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잡아 예술협동조합의 가능성을 진단한다(2일 오후 7시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지난 1월 제정된 '협동조합기본법'은 △협동조합 설립 분야의 대폭적인 확대 △협동조합 설립 기준의 대폭 완화 △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 가능을 주요 줄기로 삼고 있다. 이에 따리 문화예술분야에서도 문화 관련 전문 종사자들이 '이용자 소유회사'차원에서 조합 결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협동조합의 전망에 대한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오는 게 현실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유럽형 협동조합의 모델이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문화예술이 시장경쟁체제에 나아갔을 때 공공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 사회적기업과 사회적협동조합 중 어떤 쪽이 문화예술분야에 더 적합한 모델일지 등이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들 문제를 포함해 △국내 문화예술분야 협동조합 사례와 시사점 △사회적기업·협동조합· 사회적 협동조합의 관계 △문화예술분야 생산자형 협동조합과 소비자형 협동조합의 가능성 △현재 추진되고 있는 협동조합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한다.문윤걸(예원예술대 교수)·이은진(자바르떼 대표)·김동영씨(문화포럼 이공 대표)가 패널로 참여한다. 진행은 구혜경씨(마당 기획팀장)가 맡는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8.02 23:02

14세 미만 청소년 문화카드 사용 불편 등 …문화바우처 사업 겉도는 이유 있었네

문화바우처 혜택을 받는 만 14세 미만의 학생들은 온라인 문화카드 사용이 불편하다고 토로한다. 전북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의 경우 문화카드를 온라인에서 신청할 때 공인인증서 혹은 본인 명의 휴대폰이 있어야 가능해서다. 카드를 이용할 때 요구되는 전자금융감독규정 및 시행 세칙에 의거한 공인인증서 의무화 조항 때문이다. 문화카드 발급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카드 이용발급에 어려움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1인 5만원 기준으로 지원하는 기획 바우처 대상자 중에서 이동권이 확보되지 못해 원하는 공연전시 관람이 어려워질 때도 있다. 이럴 경우 해당 단체가 문화바추어사업단에 차량 지원을 요청하게 되는데 여기에 정부가 제시한 법정 수급권자(차상위계층기초생활수급권자 등)와 기타문화소외계층(인솔자 포함) 비율이 6대4로 맞춰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 조건이 까다롭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올해 전북도가 문화바우처 사업비를 지난해 17억2600만원에서 올해 25억500만원으로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집행률이 26%에 불과한 것은 문화카드 사용이 일부 불편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시설이 적고 공연도 많지 않은 도내에선 정부가 제시한 문화카드 사용과 관련해 제시한 조건들이 이를 집행하는 바우처사업단 담당자들도 어렵고 복잡하다고 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북문화바우처사업단은 지난해 개선 요구를 받았던 일부 조건을 완화시켜 이용률을 높여나가고 있다. 문화카드 소지자들의 편리한 관람을 위해 차량 혹은 식사를 제공하는 문화카드 플러스(모셔오는 서비스)의 경우 지난해 공연장과의 이동거리가 1시간인 경우만 지원했으나 올해는 공연장과의 이동거리를 30분으로 줄이면서 비록 조건에 맞지 않더라도 대상(영유아장애인노인 등)에 따라 이동권을 더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선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기획사업의 경우 문화예술단체를 발굴해 문화카드 가맹점 등록을 요구하는 행복을 빚는 문화바우처를 시행하게 된 것도 지역에 문화시설이 적은 부분을 보완해 바우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바우처 이용률을 높이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2 23:02

문화인력 현주소- 취지 좋지만 官 주도 성급한 진행…'성과주의'우려

시민들이 문화 향유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문화코디네이터 개념이 없었을 무렵, 그 역할을 자처했던 게 '문화공간 싹'이다. 문화공간 싹은 문화활동을 통해 주민들이 문화를 즐기고 공동체 문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김영삼 정부 때부터 시작된 '문화복지'는 김대중 정부를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 구체화됐다. 그간의 논란을 정리하면 '문화복지'는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북도는 올해 '삶의 질'을 내건 '보편적 문화복지'에 정책 드라이브를 걸면서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인력인 '문화코디네이터'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문화코디네이터 도입에 적극적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련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와의 힘 겨루기에 실패하면서 문화바우처 지원을 위한 '문화복지매개인력' 사업으로 변질됐다. 결국 성과주의에 연연한 정부와 지자체가 문화복지매개인력 사업은 물론 문화코디네이터 사업을 성급하게 진행하다 보니 진통을 겪고 있다. △ 문화복지매개인력·문화코디네이터 추진 허술정부의 '보편적 문화복지'와 정책적 방향을 함께한 전북도는 생활문화예술동호회 활성화를 역점사업으로 제시했다. 시민들이 문화향유의 주체가 되도록 동호회 활성화를 구체적인 목표를 잡았던 것. 여기에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새로운 이벤트로 '생활문화예술동호회 페스티벌'까지 제안되면서 문화코디네이터 사업과 문화복지매개인력 사업이 동시에 추진됐다. 지역 문화계는 본래 문화코디네이터를 14개 시·군 주민들이 문화 생산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전문인력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문화복지매개인력이 추가되면서 개념의 혼선이 생겼다. 도는 지난 2월 생활문화예술동호회 활성화를 위한 TFT를 통해 문화복지매개인력은 문화바우처와 연계해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사업 인력으로 개념정리를 했다. 문화코디네이터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생활문화예술동호회를 활성화하는 매개인력으로 삼았다. 하지만 문화코디네이터가 생활문화공간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기획하고 중개해야 할 본연의 역할이 지극히 제한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도가 2개월 만에 730개 단체(1만3000여 명)를 가입시켜 생활문화예술동호회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나 그것마저도 허술해 문화코디네이터들이 관련 DB를 재구축하는 경우도 있다. 그 결과 주민들이 주도하는 문화예술활동에 주안점을 뒀던 이 사업이 관 주도의 성과내기 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열악한 처우로 전문인력 확보 어렵고 재교육 필요성 높아 현재 도가 지원하는 문화복지매개인력 20명, 문화코디네이터는 14명이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이 시민들에게 문화활동을 매개해주는 중요한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처우는 열악하다. 특히 문화복지매개인력의 경우 월급이 120만원에 불과해 선발된 20명 중 9명이 중도 포기했다. 도는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신청한 이들이 많아 무주·장수 등과 같이 농어촌 지역에 배치하다 보니 포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역으로 열악한 처우를 감내할 전문인력이 많지 않다는 현실을 확인한 셈이다. 더구나 문화복지매개인력의 경우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을 발굴하기 위한 출장비조차 제대로 지원되지 않아 일부 인력의 경우 발이 묶인 데다, 군청에 파견되다 보니 각종 잡무만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코디네이터 역시 마찬가지.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부터 전 문화의집 관장에 이르기까지 경험이 천차만별인 인력들이 선발 돼 단 두 번의 교육을 받는 데 그쳤다. 도는 총괄 조직으로 생활문화예술동호회 네트워크를 발족시켰다고 했으나, 이는 각 시·군 동호회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조직일 뿐이고 이들이 정작 필요로 하는 재교육 등을 지원하는 조직은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정부와 지자체가 문화복지매개인력·문화코디네이터 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하려면 역할 분담과 재교육을 위한 전담 조직을 마련하고 이들의 처우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2 23:02

35. 소리북 - 뿌리깊은 전북의 소리 역사 대변

전주소리문화관 소장품으로 현재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소리북은 제작자와 명고의 기록은 없지만 조선후기 북으로 추정되는 유물이다. 100여년이 훨씬 넘은 이 소리북은 소리의 고장, 국악의 본향으로 위치하고 있는 전북의 뿌리깊은 소리 역사를 대변하는 처연한 느낌까지 준다.이 소리북 크기는 37㎝×37㎝×21㎝. 비록 색이 바래고 가죽이 벗겨 나가 북으로서의 생명력은 없지만 유물이 갖는 역사성은 시대를 초월해 당당한 북에 자신을 던졌던 이름 없는 고수의 생명력이자 유명 고수의 목숨과 같은 유물이다. 판소리의 장단을 치는 소리북은 이른바 소리 명창이 춘향가나 심청가 같은 긴 이야기를 노래하는 동안 북을 잡은 고수는 소리꾼과 함께 소리의 생사를 살려내어 그 소리가 비로소 예술이 되게 한다.일찍이 시인 김영랑이 "소리를 떠나서야 북은 오직 가죽일 뿐 / 장단을 친다는 말이 모자라오 / 연창을 살리는 반주쯤은 지나고 / 북은 오히려 컨닥타요"라고 간파한 것처럼, 그리고 '일고수이명창'이라는 말이 뜻하는 것처럼 소리북은 판소리를 이루는 중요한 축이다. 뿐만 아니라 소리북을 잡은 이에게 고수라는 전문 음악인의 칭호를 부여하고, 소리북의 음악세계를 따로 '고법'이라 하여 명창의 득음의 경지와 동일하게 인정했다.이런 것들이 소리북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하면, 북이 소리의 보조적인 반주악기가 아니라 "오히려 지휘자인 컨닥타요"라고 외친 시인의 역설이 지나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전주소리문화관 소장의 소리북은 전북인들의 마음을 소리로 표현한 문화 매체이자 상징과 같은 유물이다. 언제부터라고 단정할 수 없는 아주 오래 전부터 한민족의 생활 속에서 함께 해온 소리북은 전북음악사의 축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어디에서 누가 이 소리북을 연주했는지는 모르지만 일제강점기에 권번과 기생조합, 혹은 민간에서 명창을 받쳐주는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도 시대를 넘어선 깊은 사연이 있을 듯하다. 특히 이 소리북은 당대 장인의 오랜 경험에 바탕을 둔 안목과 솜씨에 의해 이루어져 더욱 미덥다.소리의 고장으로 각인된 전북의 악기들이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전통문화를 소중히 돌아보지 않은 근래 100여년 사이에 오래된 국악기 유물들이 소리없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리북이 주는 역사적 의미나 연륜적 무게는 더욱 커 보인다.수명이 100여년이 지난 이 소리북이 주는 의미는 근대의 악기들이 사라지고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발견된 것이고, 또한 척박했던 시절 명창과 명고가 만나게 해준 가교란 점에서도 근대의 전북 국악사의 한 켠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8.01 23:02

'흰 것은 종이, 검은 것은 글씨?' 편견이죠

서예계에서 젊은 작가가 드물다. 얼마 되지 않는 젊은 서예가들도 전업 작가로 활동하는 경우는 더 귀하다. 자연히 젊은 서예가의 개인전을 접할 기회도 많지 않다. 공자가 말하는 지천명 나이가 눈 앞이지만, 죽봉(竹峯) 임성곤씨(49)는 전북 서예계에서는 젊은 피다. 5년 전 조심스레 첫 개인전을 가진 그가 근래 거침없이(?)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나름 내공을 쌓았다는 자신감을 갖고서다. 지난해 봄 가을 두 차례 개인전을 연 데 이어 1년도 채 안돼 다시 초대전에 나섰다(1일부터 31일까지 아그배 갤러리).20년 넘게 먹을 갈았지만, 그에게 서예작업은 항상 새롭다. 연륜이 깊은 원로들이 볼 때 아직 틀이 잡히지 않아 자신의 색깔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비판도 감수한다. 한글한문문인화를 넘나들면서도 그간 가장 공을 들인 게 한글 글씨. 한문은 여태명 선생에게서 배웠지만, 한글은 스스로 공부했다. 여러 좋은 글씨들을 보면서 좋은 점들을 골라 자기 글씨로 만들었다. 아직 쑥스럽지만 더 공을 들여 자신의 호를 딴'죽봉체'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다.그는 글씨뿐 아니라 종이와 장식 등 부수적 문제에도 신경을 쓴다.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다'는 게 그의 작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글씨에 색을 넣고, 종이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 종이에 커피를 뿌려서 고지의 느낌을 나게 하거나, 직사각형이 아닌 부채꼴 모양의 와이파이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종이를 동원하기도 한다. 회색 종이에 락스를 뿌려 탈색을 시키기도 하고, 화선지 주변을 먹칠해 시선을 중앙으로 이끌게 만든다. 글씨만으로는 지루함을 줄 수 있어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은 취지란다. 이번 전시회 주제는 '마음의 여유'. 고시조 15수를 한글로 쓴 화첩 등 36점의 소품 중심으로 구성됐다.전북서가협회 부회장, 우석대 평생교육 서예전담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죽봉서예원을 운영하고 있다. 김원용기자 kimwy@△죽봉 임성곤 서예전=1일부터 31일까지 전주 아그배갤러리(경기전 옆).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8.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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