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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국제만화예술축제(ICAFE)가 다음 달 21일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누리갤러리에서 열린다. 전국시사만화협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예술과 유머'를 주제로 아트 카툰, 일러스트, 캐리커처, 그래픽 노블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 400여 점이 전시된다. 박재동, 이희재 등 국내 작가를 비롯해 터키 출신의 시사 만화가 셀축 데미렐, 그래픽 노블 시리즈 '브로즈'(Broz)의 작가 애드리안 스미스, 일본의 블랙유머 만화 대가인 다케다 히데오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꼬마 니콜라' '좀머씨 이야기'로 유명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장 자크 상페 특별전, '세계화 시대의 권력과 저항' '디지털 시대의 원본과 복제본의 의미와 전망'을 주제로 한 국제포럼 등도 부대행사로 마련된다. 주최 측은 이 행사를 매년 정례화하는 한편 내년에는 대학생 국제 공모전과 아트마켓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제주 해안서 발견된 사람 발자국 화석의 생성시기가 규명됐다. 순천대는 제주에서 발견된 사람발자국 화석의 생성시기를 규명한 순천대 등 국내 연구진의 논문이 내달 발간될 국제전문학술지인 고고과학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실린다고 24일 밝혔다. 순천대 물리교육과 김정빈 교수, 극지연구소 임현수 박사, 한국교원대 김정률 교수,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제주도에서 발견된 사람발자국에 대한 새로운 지질연대' 제하의 연구논문에서 화석 생성시기를 플라이스토세 말기 약 1만9천년에서 2만5천년전 사이로 판단했다. 연구팀은 화석이 산출된 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 지역 퇴적층에 대한 층서 확인, 시료에 대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등의 결과와 멸종된 장비류(털 매머드)의 발자국 형성 시기 등을 근거로 생성시기를 규명했다. 100여점에 달하는 사람발자국 화석은 지난 2003년 10월 김정률.김경수 교수에 의해 발견됐는데, 이번에 규명된 플라이스토세 생성연대 개념으로는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 발견이나, 대량 발견은 세계 처음이다. 현장은 사람발자국 화석 외에도 장비류, 우제류 등 다양한 동물 발자국 화석과 식물화석들이 함께 발견돼, 구석기 후기 고고학, 고인류학, 고생물학 및 고생태학 분야 연구에 높은 가치를 지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464호로 지정됐지만 화석 형성 시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김정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발자국 화석의 형성시기를 새롭게 규명한데 의미가 크고 동북아 지역 관련 학문 연구에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할 뿐 아니라, 후기 구석기 인류의 이동 경로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가 낯선 우주에 던져진 고독한 떠돌이 소년이라는 마음으로 썼어요. 인간은 모두가 불완전한 소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너인 채로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소설가 은희경(51) 씨가 5년 만에 신작 장편 '소년을 위로해줘'(문학동네)를 펴냈다. 힙합을 좋아하는 고등학교 1학년 소년이 성장하면서 느끼는 고독과 고뇌, 방황과 아픔을 그린 이야기다. 2005년 '비밀과 거짓말'이 나온 직후부터 쓰기로 마음먹고 꼬박 5년을 붙들려 있었다는, 그만큼 작가가 온 힘을 쏟은 작품이다. 출간에 맞춰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은씨는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우리 마음속의 소년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소설을 쓰고 나서 너무 힘을 들여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이번에 처음 겪어봤다"고 말했다. 이번 소설에 작가는 그동안의 어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갔다. 주인공인 17살 소년 강연우의 시각으로 풀어가는 소설에서 그는 치밀한 구성이나 문장의 완성도에 매달리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에 맞긴 쉽고 자유로운 서사를 보여준다. "첫 장편 '새의 선물'이 레이스 커튼을 걷어내고 세상을 강하게 볼 수 있도록 독을 넣은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살면서 너무 경직된 것을 풀어주고 세상을 유연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근육이완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소설은 '미스터 심드렁'이라고 불리는 연우가 친구 태수와 마리, 채영과 어울리며 벌어지는 우정과 사랑의 이야기다. 또 '옷 칼럼니스트'로 친구 같은 사이인 엄마와 그의 여덟 살 연하인 애인이자 문화평론가인 재욱을 둘러싼 가족이야기기도 하다. "무난한 것, 중간, 눈에 안 띄는 게 좋다"는 연우는 "싸우는 게 싫다"며 어린 애들에게도 맞고 들어오고, 돈을 뜯기고는 스스로에 대한 한심함에 엎드려 울던 별 볼일 없는 소년이다. 그런 연우가 태수의 MP3에서 강렬한 힙합 음악을 듣고 전율을 느낀다. 소설의 제목이자 소설 속에 등장하는 노래 '소년을 위로해줘'이다. "언제부턴가 거울을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지/표정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지을 수 있어/하지만 내 주위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편하지 않아/그들이 내게 강요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 남자스러움 말야."(52쪽)은씨는 "2005년 여름에 이 소설을 쓰겠다고 했지만 감이 오지 않았는데, 키비의 '소년을 위로해줘'가 결정적 실마리가 됐다"며 "마이너 정서와 소년들의 불안에 공감했고, 스스로 별볼일없다고 생각하는 보통 소년이 음악을 들으면서 자기 안에서 혁명이 일어나는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이너' 정서를 가진 힙합음악의 혁명성은 평범한 소년이 자기 자신의 세계를 인정하는 자기 혁명으로 이어진다. 소설에서 힙합은 달리기와 함께 소년이 세상으로 나아가는 무기가 된다. 이어 그는 "그동안 작가로서 내가 경직돼 있다고 느꼈다"며 "작가로서 기득권층이었기 때문에 내가 놓치는 감정에 대해 섬뜩했던 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작가로 가진 메이저 세계가 불편했고 그런 반성 때문에 미국에 가서 완전한 소수자로 2년간 생활했어요. 아주 많은 혼란을 겪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8시간을 울었죠. 나도 결국 보수적이고 기성화 된 기득권을 가지고 '어른'의 폭력적인 태도를 가졌다는 것에 대한 뼈 아프게 반성했어요."그래서 작가는 이 소설을 "어떤 성취나 도달, 자기극복이 아니고 '나는 나다'라는 것을 깨달아가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이 소설에서 하지 못했던 '성인버전'의 정서가 아쉽게 남아있다"며 "지독한 연애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25∼26일 서울 명륜동 캠퍼스 600주년 기념관에서 국제유학연합회와 공동으로 '2010 유학사상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유학부흥과 현대사회'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회의는 유학의 본질과 핵심 가치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21세기 다원주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유학의 역할과 위상을 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최 쪽은 설명했다. 이 행사에는 중국 장쩌민 주석의 학계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텅원성 당중앙정책연구실 주임 겸 국제유학연합회 상무부회장, 탕위 싱가포르 상공회 주석, 량궈뎬 공자기금회 원장, 양언자 홍콩 유교학원 원장이 참석한다. 또 청중잉 하와이대 교수, 노영찬 조지메이슨대 교수, 장리원 공자연구원 원장, 천라이 청화대 국학연구원장, 웨이창하이 베이징대 유장편찬센터 부주임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학술회의는 안병주 성균관대 명예교수 등의 기조강연에 이어 유학부흥운동의 세계적 확산과 발전 과제를 비롯해 11개 분과로 나뉘어 이틀간 진행된다. 안 교수는 '유학부흥과 동아세아의 미래'란 기조발제를 통해 '예(禮)' 체계의 확립을 위한 유학 개혁방안을 제시한다. 안 교수는 미리 배포한 발표자료에서 "사회의 모든 폐단이 유교에서 기인한 것처럼 오해하는 일이 있지만 사회 악습과 유교 이념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그동안 새로운 유학으로의 이론보완과 개혁이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의 유학부흥도 공자와 맹자의 원초 유가사상으로의 회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청중잉 교수는 "유학이 추상적이고 현실을 탈피한 학문이 돼서도, 정치와 경제,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윤리활동에 그쳐서도 안 된다"며 "현대 유학의 범위는 자연과 사회의 각종 활동에 두루 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생활은 유교와 역사경험이 만들어낸 개방적인 지식의 분업 구조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유학은 전통적인 사변, 윤리, 정치활동 외에도 생태, 기후, 환경, 인사, 엔지니어링, 의료, 스포츠, 소비, 무역, 금융, 오락 등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리원 원장은 "오늘날 유학의 생명은 개성에 있다"면서 "유학의 개방적 태도와 포용 정신은 새 생명으로 전환하는 전제조건이었으며 스스로 폐쇄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학술적으로 자살에 가깝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신 유학의 새로운 시도인 화합학(和合學)은 화합을 통해 시대정신을 전환하는 것으로, 사람과 하늘이 모두 화합하고 즐거운 화합가치에 도달하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국내외 무용 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들 간의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아시아 무용단'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알키스 라프티스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회장은 24일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주도로 아시아 14개국 정부 대표가 '아시아 무용단'을 창단하기로 합의한 뒤 열린 '2010 아시아 무용 심포지엄'에서 "지금은 네트워크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CID는 무용뿐 아니라 문화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놓고 전 세계 200여국의 무용가들을 연결해준다"며 "아시아에서도 발달된 IT기술을 활용해 네트워킹과 정보 교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컨버전스(융합)와 퓨전은 시대의 흐름이며 무용도 다양한 내용을 섞어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춤은 평등하게 다뤄져야 하고 다른 문화의 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다원주의적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카르타 국제공연예술제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아리 수테자 역시 "아시아라는 방대한 대륙에는 길고도 복잡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 자원이 존재한다"며 "아시아 각국이 참여하는 아시아무용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의 시각차를 극복하고 기존 문화의 교배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무용 평론가인 카렌 카리노는 "문화제국주의, 민족주의 등 문화간 무용합작을 둘러싼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간 아세안 국가들은 무용합작 프로젝트 '라마 이야기'나 '리틀아시아 댄스 익스체인지' 등 무용합작의 좋은 사례를 남겨왔다"며 "아시아무용단을 통한 본격적인 합작은 아시아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망했다.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를 통해 대만, 싱가포르, 일본, 홍콩 등의 기획자들과 협업해 온 이종호 예술감독은 "아직까지 세계무대에서 아시아 공연예술은 주류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며 "아시아무용단이 창단된다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정보 교류와 작품 제작으로 아시아 문화의 정체성을 외부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언젠가 고들빼기 꽃을 지나다 보았을 텐데 그냥 지나쳐버리곤 기억조차 하지 않는다. 식탁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고들빼기는 쌉싸래하니 입맛을 돋우어주는 좋은 먹을거리가 되고 있다. 쓴맛은 고들빼기 잎을 자르면 나오는 하얀 유즙 때문인데, 봄에 자란 어린잎은 연하기 때문에 쌈 싸먹기에 좋고 녹즙으로도 먹으며 위장을 튼튼히 하는 효과가 있다. 이른 봄, 뿌리 근처에서 잎이 먼저 나왔다가 꽃이 필 즈음이면 없어지고 가운데에서 돋아난 원줄기에 다시 잎이 붙어서 남아 있는다. 한방에서는 어린순과 뿌리를 '고접자'라고 하여 약으로 사용하는데 햇볕에 잘 말린 뒤 달여서 마시면 해열, 해독, 장염, 이질과 두통에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입맛을 느꼈을 때부터 인가 보다. 고들빼기 순으로 담근 겉절이나 나물무침, 볶음 요리가 밥상에 있으면 즐거웠다. 실뿌리가 있는 김치를 어머니는 어찌 그리도 입맛에 딱 맞게 담그셨는지! 금방 지은 따끈한 밥숟가락에 그 김치를 얹혀 먹는 맛을 누가 다시 만들 수 있을까! 찬바람이 불 때면 그 맛이 그리워진다. 나의 어머니는 그렇게 주기만 했다. 초 닷새날, 나는 어머니한테 고들빼기 꽃 한 송이밖에 놓아드리지 못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미래 한국 화단을 짊어질 도내 미술대생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전라북도 대학졸업전'을 연다.이번 전시는 전북대, 군산대, 원광대, 전주대의 학생 125명이 참여, 지역의 유망한 청년작가를 발굴하면서 미대생들이 예비작가로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마련됐다.도립미술관은 대학별로 최고의 작품을 선보인 4명의 졸업생에게 '전북도립미술관장상'을 수여하며, 수상작들은 내년 1월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 전시된다. 수상작 중 두 작품은 내년 도립미술관 구입작품으로 추천되며, 나머지 두 작품은 이번 전시를 후원한 한솔문화재단에 귀속된다. 또한, 4개 대학을 대표하는 40여 점을 추려 다음달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는 기회도 얻는다.이흥재 관장은 "전라북도 합동졸업전은 전북도립미술관 본관 전시 외에도 서울로 이어지는 릴레이 전시를 통해 지역의 청년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짧게는 10년∼30년 후 전북미술을 이끌어갈 예비 작가들의 작품을 미리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은 25일 오후 4시 도립미술관 1층 강당에서 열린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울주군 온산읍 당월리 연자도 공장부지에서 고려시대 건물터와 유물이 대량 발굴됐다고 23일 밝혔다. 울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13일부터 연자도 공장건설 예정지 1만5천여㎡에 대해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고려시대 건물터 20여곳이 확인됐으며, 일부는 구들과 아궁이 등 온돌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또 청동불상, 철솥, 철기류, 청자대접, 기와, 젓가락 등도 발굴됐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울산에서는 드문 대규모 고려시대 유적지로 온돌시설과 유물 등을 통해 고려 중ㆍ후기의 생활상을 알 수 있으며, 고려시대 울산지역 호족의 해상활동과 관련된 유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시인이 혁명가가 될 수 없다면 시대의 모순에 의한 호흡곤란으로 고통받거나 세속적 야만에 맞서 싸우지 못할망정 깊은 상처를 입을 것이다."(26쪽)고은 시인의 산문집 '나는 격류였다'(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가 발간됐다. 시인이 서울대 초빙교수로 맡은 강좌를 비롯한 국내외 강연 내용과 기고문, 일본 석학 와다 하루키와의 대담 등을 묶어 새롭게 정리한 책이다. 출간에 맞춰 23일 열린 간담회에서 시인은 "최근 언어의 신체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며 "으르렁거릴 때 곧추서 있는 고양이 꼬리의 떨림, 주인이 돌아올 때 개 꼬리의 하염없는 기쁨, 하루 내 지치지 않고 온몸을 뒤흔들면서 우는 매미의 울음소리처럼 우리 언어도 온몸을 다해서 세상에 바쳐지는 소리가 되어야 한다고 고민하는데, 이런 충정이 이번 책에 반영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인이 '만인보' 완간 이후 처음 출간하는 이번 산문집에는 등단 50년을 넘긴 저자가 생각하는 시와 시인의 삶, 역사와 통일에 대한 시각 등이 담겼다. 자서(自序) 형식의 첫 글 '혁명 그리고 시'에서 그는 "저항은 정신의 변화와 함께 언어의 변화를 수반한다"며 "문학과 역사는 동의어이고 시와 혁명은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상호성장적인 영혼의 쌍둥이"라고 말했다. "혁명가와 시인을 하나의 가계로 파악하는 것과 상관없이 시인은 그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반항의 영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인이 그가 살고 있는 시대에 늘 웃고 있다면 그는 이미 시인이 아니다. 시는 눈물의 산물이다."(26쪽)실제로 그는 식민지시대, 전쟁과 분단, 민주화운동까지 민족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어왔으며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 민족의 다양한 얼굴을 그린 연작시 '만인보' 등에서 역사와 현실을 작품에 반영해왔다. 그는 "'만인보'는 세상에 대한 직무유기 같은 것"이라며 "문학이 세계의 지극히 일부만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슬프기도 하고, 그것이 한계니까 어쩔 수 없기도 하다"고 말했다. "20여 년으로 일생을 담보하는 자서전이라는 것도 못마땅해요. 우리의 일생이나 100년이 아닌, 1천년, 2천년으로 품이 크게 역사를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연보에 전생에 대해 적은 것도 이 세상만으로는 이승의 관 속에 갇혀 있는 것 같아서예요."50여 년의 문학 인생을 걸어오며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대한민국의 대표 시인이 됐지만, 여전히 그는 "세상에서 시인은 가장 낮은 것이며, 시인은 교사가 아니라 누가 다치면 위로해주는 친구"라고 했다.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낮지만, 시인이 내 몸 안에 들어왔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이름입니다. 이를 지키면서 지난 50년 살아오고 있어요. 그동안 시를 미워하고 때려죽여 버리고 싶은 때도 있었고, 어디 가서 장사하고 싶은 때도 있었고, 내시를 태운 적도 있어요. 결국 그런 것들이 시를 사랑하는 파편으로 남아있어요. 이제는 결코 시를 미워하지 않습니다."그는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조국이 통일만 되면 내 나라를 떠나 민족을 잊고 싶다"고 발언해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그는 "통일이 되면 민족이 하나가 되는 차원이 아니라 한반도가 완전히 새로운 문명을 맞이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분단 체제의 연장선상이 아닌 전혀 새로운 문명의 마그마가 여기서 터져 다중적인 복합체제가 될 것이며, 비장한 이민 선언이 아니라면 굳이 내가 한반도에 속해 있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제1회 전북초등교원관현악단 연주회(선생님이 들려주는 음악이야기)25일 오후 7시30분 전북예술회관전북초등교원관현악단 음악교과교육연구회(단장 황 은)가 창단 기념 연주회 '선생님이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를 올린다. 전주교육대 재학 시절 관현악단에서 활동했던 교사들이 올해 2월 전북초등교원관현악단을 창단, 교과서 속 클래식, 동요, 영화음악을 들려준다. 단원은 황 은 이혜영 윤세희 김태화 김경은 곽나영 정소희(바이올린) 김영은 유지혜(플루트) 김연옥(비올라) 박지연 고정화(첼로) 강수영(클라리넷) 민유정(피아노) 노나현(리코더)씨.이일규(서문챔버오케스트라 지휘자)씨가 지휘를 맡고, 황하규(전주남중 교감)씨가 색소폰을, 이혜영(진안초교 교사)씨가 바이올린으로 협연한다.클래식과 동요, 영화 주제곡이 어우러진 이일규씨의 편곡'클래식!클래식!클래식'이 선보인다. 브람스 교향곡 1번, 동요'비행기', 영화 '배트맨'의 OST 등이 조화를 이룬 곡. 앤디 윌리엄의 'Moon River'와 최용식의'사랑이여'가 색소폰 협주곡으로, 비발디의'Lestro Armonico No. 6'가 바이올린 협주를 선보인다.▲ 2010 하반기 어린이 미술교육 작품발표회23일~2011년 2월6일 전북도립미술관 상설전시실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2010 하반기 어린이 미술 교육 작품 발표회'를 연다. 1부는 도립미술관 미술교육 프로그램인 '어린이 아틀리에'에 참여했던 아이들 30명의 회화·천연염색·조형 작품이 전시된다. 미술 교육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호성보육원 어린이 11명의 작품도 선보인다. 2부는 문화소외지역 초교로 선정된 정읍 칠보초교 어린이들의 미술 교육 결과물이다.
전주시 민간위탁 문화시설 심사에서 전주전통문화센터는 사단법인 풍남문화법인(이사장 문치상), 한옥생활체험관은 사회적기업 이음(대표 김병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22일 시는 6개 문화시설의 민간위탁 사업에 참가한 11개 법인 및 단체를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어진박물관과 통합 운영되는 전주역사박물관은 전주문화사랑회(대표 이동희), 최명희문학관은 혼불기념사업회(관장 장성수),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전주대 산학협력단(단장 김종국),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전통술연구회(대표 박시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심사위원회는 "문화시설이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만큼 전주의 잠재된 전통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전주의 문화를 견인할 수 있는 시설에 역점을 두었다"며 "또 다른 유관기관과의 협력에도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풍남문화법인이 전통문화센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사실에 대해 지역 문화예술계는 일단 반색하는 분위기다. 지난 6년간 전통문화센터 수탁을 맡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지적과 함께 센터 내 전통음식관인 한벽당의 음식 만족도가 낮아 논란이 돼 왔다.풍남문화법인은 앞으로 한벽당에 전주비빕밥의 원형 복원과 메뉴 개발, 차별화된 서비스 등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그간 한벽극장이 시설에 어울리지 않은 대관사업 위주로 운영돼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다양한 기획 공연을 올릴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5곳이 몰려 수탁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한옥생활체험관은 사회적기업 이음이 우선협상자로 결정됐다. 한옥생활체험관은 급증한 다른 숙박시설과 차별화된 숙박체험을 제공하면서, 이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병수 대표는 "조만간 한옥생활체험관의 대표를 바꾸고, 이음이 한옥생활체험관 운영을 보조하면서 한옥마을 내 숙박시설과 역할 설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시는 우선협상대자로 선정된 단체 및 법인을 대상으로 협상을 벌인 뒤 최종 민간위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위탁기간은 내년 1월1일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
전주상공회의소(회장 김택수)가 우리나라 최대 무역교역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경제발전 현황 등을 살펴보기 위한 지역 언론인 중국연수를 최근 실시했다.연수기간 중국 경제의 중심지인 상해 인근에 전주 한옥마을처럼 전통을 관광자원화한 주가각이란 곳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상해의 베니스로 불리우는 주가각을 통해 전주 한옥마을의 개선점을 조명해본다.주가각(朱家角)은 상해시 청포구 주가가진에 위치한 '강남의 명주(江南明珠)'로 불리우는 상해 4대 문화의 옛 도읍 중 하나다.상해 홍교공항에서 35㎞ 떨어져 있는 주가각은 총면적 138㎢에 인구가 약 6만명에 달하며 1700여년전 마을이 형성되었고 명나라 말기에 주가각진으로 승격됐다.당시 주가각은 포목업, 양곡업이 성행했는데 지금도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사호(泗湖)로 둘러싸여 물의 도시로 유명한 주가각은 수로가 매우 잘 발달돼 있어 일명 상해의 베니스로도 불리운다.지난 1991년 국무원에의해 '중국유명문화도시'라는 칭호를 얻은 주가각은 송나라와 원나라때 시가지가 본격적으로 조성되었으며 명나라 말기에는 수천개의 점포가 형성되었다고 할 정도로 당시 장강 이남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변화한 상업지역이었다.옛 모습 그대로 수로를 따라 늘어서 있는 명·청나라 시대 건물들과 아름다운 석교들은 지난 2001년 상해에서 열린 APEC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 부인들이 방문할 만큼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로 명·청시대 역사를 볼 수 있는 살아있는 현장이다.독특한 모양의 오래된 다리들과 버드나무 그늘 아래 흐르는 작은 강, 안마당이 있는 집들 같은 고대의 유물 등은 북적이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간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주가각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관광마을이 아니라 주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전통마을이다. 전주 한옥마을이나 낙안읍성처럼 관광객들을 위해 보기 좋게 꾸며지지는 않았지만 있는 그대로를 이용하며 꾸밈없이 살아가는 중국 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특히 이곳은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전통의 도시로 전주의 한옥마을과 유사한 점이 많아 관광산업부문에서 전주 한옥마을이 벤치마킹할 부분이 적지않다.중국 경제의 중심지인 상해와 불과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이 곳은 지금까지도 명·청나라 때 문물 고적이 보존되어 있다.주요거리는 북대가(北大街), 동정가(東井街), 서정가(西井街), 대신가(大新街) 동시가(東市街) 등이 있고 그중 북대가(北大街)는 2005년 11월에 상해 10대 휴한가(休閑街) 중의 하나로 선정되었다.'장가삼리(長街三里), 점포천가(店鋪千家)'로 불리우는 북대가(北大街)는 대대로 내려온 상업중심이며 정청항의 명·청나라 때 주택들은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일선가(一線街)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40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전체 길이는 1km로, 동쪽 방생교에서 서쪽 미주농(美周弄)까지 300m인데, 폭이 매우 좁아 길이 한 줄로 보인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이곳은 현재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구촌(久村) 옆에 새로 마을이 형성됐으며 주민들이 직접 생활하면서 운영하는 1000여개의 상점이 밀집돼 있다.주가각은 물의 도시답게 36개의 다리로 연결돼 있으며 대표적인 다리로는 방생교가 있다.방생교는 명나라 융경 5년(1571년) 건립된 무지개형 오공석교로 그 당시 양자강 이남에서는 가장 웅장한 석교였다. 다리 정상에는 용 8마리가 조각된 문양이 있으며 다리의 네 모서리에는 네마리의 사자상이 관광객들을 바라보고 있다.방생교란 다리명은 다리를 건설한 성조(性潮) 스님이 '다리 아래에서는 방생만 하고 절대로 물고기나 자라를 잡아서는 안 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그 외 구조가 독특하며 구성이 우아한 성황묘(城隍廟)와 상해 옥불사(玉佛寺)에 속하는 보국사(報國寺)는 소주,항주와도 그 아름다움을 견줄만 하다.9개의 긴 거리가 강을 따라 펼쳐져 있는 백년로점함대륭장원(百年老店涵大隆醬園)도 작은 다리, 흐르는 물 곳곳마다 맑고도 아늑한 수향(水鄕)의 정이 넘쳐 흐른다.내부는 청당(廳堂), 서점(書城), 비랑(碑廊), 망월루(望月樓), 가산구(假山區), 연못(荷花池)등으로 건설되어 있다. 주가각 동쪽에 있는 주계원(珠溪園)은 내부에 화원이 있으며 익살스러운 12지지의 동물 돌조각상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또한 중국 최초의 우편국인 대청우정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이러한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주가각에는 매년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들어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주가각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1000여개의 다양한 유형의 상가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작은 골목골목마다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상가들을 둘러보다 보면 지갑을 안열래야 안열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전주 한옥마을의 경우 상권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 살만한 물건도 마땅치 않고 가격 또한 부담스러운 반면 주가각은 전주 한옥마을과 맥락을 같이 하는 전통을 관광자원으로 지역소득과의 연계 성과가 매우 뛰어나다.환경문제 또한 눈여겨 볼 만하다.수질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첨단 하수시설을 설치한 것은 물론 환경미화원을 상주시켜 길거리에서 담배 꽁초 하나 찾아보기 힘들만큼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개발 및 보수 역시 엄격한 제한을 둬 '건물 외벽은 회백색, 지붕은 검은 기와' 등의 원칙을 고수해야 승인 및 예산 지원을 하는 등 옛 전통 양식을 고집하고 있다.사회주의 국가 특성상 가능한 일이기는 하지만 전주 한옥마을 주민들이 임의로 기존의 한옥집을 구조변경하고 전주시가 한옥마을을 인위적으로 조성, 육성하는 것과 비교하면 주가각의 전통 유지 노력은 본받을만 하다.결론적으로 전주 한옥마을은 보여주기 위한 인위적인 개발보다는 전통을 유지하는 방면에 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차별화된 상권 조성과 주차장 확대 등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부분이 적지않아 전주시의 한옥마을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요구된다.
"톨스토이는 살아 있었다."세계적 대문호이자 사상가인 러시아 작가 레프 톨스토이(1828-1910) 서거 100주년을 맞아 그가 마지막 숨을 거둔 모스크바 남부 시골 역사에서 20일 열린 추모 행사에는 러시아와 외국에 사는 작가의 친인척, 그의 삶과 문학을 따르는 추종자, 정부 인사 등 수백명이 몰려들어 작가에 대한 식지 않는 존경과 사랑을 증명했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세계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소설과 인도 마하트마 간디와 미국 마틴 루터 킹의 비폭력 사상에까지 영향을 준 '무저항'의 철학을 남긴 톨스토이는 1910년 11월 20일 오전 6시 5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370km 떨어진 리페츠크주(州)의 조그만 시골 역사 '아스타포보'에서 죽음을 맞았다. 서거 10일 전 무소유와 청빈의 삶을 실천하기 위해 아스타포보에서 200km 정도 거리에 있는 자신의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떠나 구도여행에 나섰던 톨스토이는 기차 여행 도중 폐렴 증세가 심해져 아스타포보 역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고 이곳 역장 집에서 일주일을 앓다 타계했다. 아스타포보 역과 인근 마을은 사회주의 혁명 직후인 1918년부터 작가를 기려 '레프 톨스토이'로 불리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자동차로 5시간 가까이 달려 도착한 인구 1만5천여 명의 톨스토이 마을은 아침부터 추모 열기로 들떠 있었다. 러시아는 물론 외국에서까지 찾아온 추모객들은 비가 흩뿌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행사장을 떠날 줄을 몰랐다. 80세가 넘어 보이는 백발의 노인부터 청.장년층,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초등학교 1학년생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추모객의 연령층도 다양했다. 추모 행사는 오전 11시께 100년 전 톨스토이가 타고 여행했던 기차를 닮은 증기 열차의 도착과 함께 시작됐다. 열차의 정면에는 톨스토이의 말년 사진이 걸려 있었다. 뒤이어 작가 서거 100주년을 맞아 대대적 수리를 끝낸 역사 개관식과 인근에 있는 톨스토이 기념비에서의 헌화식, 톨스토이 이름을 딴 교육 문화 센터 개관식, 톨스토이 문학 포럼 등의 행사가 치러졌다. 톨스토이 마을의 '톨스토이'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7살 아들 사샤의 손을 잡고 추모식에 참석한 타티야나 오를로바(31)는 "톨스토이는 타고난 귀족이었지만 항상 농민, 평민, 아이들과 가까이 있었다"며 "아들에게 톨스토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알게 하고 싶어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톨스토이 마을에서 약 40km 떨어진 단코프 마을에서 왔다는 발렌티나 알렉사셴코바(63)는 "톨스토이는 러시아 문화의 상징이자 역사"라며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진정한 러시아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찾아온 희곡 작가 미하이 프레펠리체는 추모 행사에 참석하고 나서도 미련이 남는 듯 몇 시간을 역사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톨스토이 탄생 100주년인 1928년부터 그의 유품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개조된 역장 관사와 지금도 간이역으로 사용되고 있는 역사 건물 등은 작가 서거 100주년을 맞아 대규모 보수공사를 하고 추모객들을 맞았다. 역사 건물과 박물관의 벽과 지붕 등은 제정 러시아 시대 건물을 연상시키는 고동색과 녹색의 고풍스러운 색깔로 칠해졌다. 리페츠크 주정부는 2004년부터 시작된 박물관 등 보수 작업에 6천만 루블(약 22억원) 이상을 들였다고 비탈리 레미조프 톨스토이 박물관 관장은 설명했다. 박물관 안에는 톨스토이가 숨을 거둘 때 누워 있었던 침대와 옷가지, 약품 등이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레미조프 관장은 "보수 공사 후 앞서 9월에 문을 연 박물관은 하루 평균 40~100명의 손님이 다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톨스토이가 떠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톨스토이가 숨을 거둔 역사에서 시작된 추모행사는 22일 작가가 평생을 살며 작품 활동을 했고 그의 유해가 묻혀 있는 툴라주(州) 야스나야 폴랴나 영지의 작가 무덤에 대한 헌화식 등으로 이어진다. 한편 이와 별도로 20~25일 리페츠크주와 툴라주,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는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 철학 등을 회고하고 재조명하는 각종 포럼과 전시회 등이 열린다.
KBS는 이사회가 수신료를 30년 만에 1천 원 올리는 안을 의결한 것과 관련, 22일 "건전한 재정을 확보해 공영성을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KBS 김인규 사장은 이날 여의도 KBS에서 수신료 인상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KBS가 진정한 공영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건전한 재정 확보가 필요한데 KBS의 수신료는 영국 BBC의 9분의 1, 일본 NHK의 7분의 1 수준"이라며 "그 결과 공영방송으로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기 어렵고 더 나은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현재 KBS의 수신료 비중은 총 재원의 40%에 불과해 광고를 비롯한 상업적 수입에 재정을 의존해 왔다고 그는 소개했다. 김 사장은 이어 KBS가 2012년 말까지 디지털 전환 작업을 하려면 5천500억 원 정도가 필요한데 현재의 KBS 재원으로는 도저히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현 시점에서 수신료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S가 수신료를 현행 2천500원에서 3천500원으로 올리면 연간 늘어나는 수입은 2천92억 원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앞으로 2년간 연간 2천726억 원이 필요한데 수신료 인상분을 제외한 634억 원은 인건비 비중을 2014년까지 30% 아래로 낮추는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통해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지난 5개월여의 회의 끝에 지난 19일 수신료를 1천 원 올리는 대신 광고 비중에는 인위적으로 손을 대지 않는다는 안을 의결했다. 이 때문에 이 안이 그대로 국회에서 채택되면 경기 회복 정도와 KBS의 광고 영업에 따라 광고 수입도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게 됐다. KBS 이사회의 야당 측 이사들은 KBS가 광고 비중을 줄이게 되면 그로 인해 남게 된 기업들의 광고비가 현 정부의 추진사업인 종편채널 지원에 흘러들어 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며 KBS의 광고 비중에 손 대는 것을 끝까지 반대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KBS는 수신료 인상과 함께 추가 광고 수입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KBS는 수신료가 1천 원 인상되면 전체 재원 중 광고 비중이 현재의 41.6%에서 34.9%로 하락한다고 밝혔지만 이 수치는 광고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동이 가능하다. 김 사장은 "개인적으로는 KBS가 영국 BBC나 일본 NHK처럼 완전한 공영방송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광고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사회가 이번에 광고 비중에 손대지 않은 것은 서민가계에 미칠 부담을 우려한 점이 컸지만 종편채널 출범에 따른 오해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신료를 더 인상하고 광고는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당장에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초미의 과제가 있기 때문에 적은 액수나마 수신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광고를 대폭 축소 또는 폐지하고도 KBS를 운영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이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 수신료는 1981년 이후 30년간 동결돼 왔다. 2007년에는 KBS 이사회가 4천원 인상안(1천500원 인상)을 의결했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그간 수신료 인상을 위한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KBS 이사회와 국회가 수신료 인상안을 독립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정파적 시각에서 다루다 보니 30년간 인상이 안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신료를 얼마 내느냐는 국민이 결정해야 하는 것이고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안심하고 볼 수 있는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염원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그간 정파적인 이유로 오르지 못했다"며 KBS 이사회와 국회가 수신료 인상을 결정하는 현 구조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경찰에 긴급임시조치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인 변화순 박사는 여성가족부 주최로 22일 오후 열리는 '가정폭력방지 종합대책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앞서 공개된 자료를 통해 가정폭력 방지를 위한 최우선 대책으로 사법경찰관의 긴급임시조치권 도입을 꼽았다. 그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걸리는 시간이 사건 발생으로부터 평균 7-8일 정도 걸려 그 사이 피해자는 행위자와 함께 동거하면서 2차 피해 또는 더욱 심각한 폭력에 처할 위험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의 가정폭력 초기대응시 폭력 행위자에 대한 긴급격리 또는 접근금지 등을 명령할 수 있는 긴급임시조치권을 부여해야 한다"며 "긴급임시조치 시행 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임시조치를 신청해 검사의 청구로 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임시조치 미이행자에 대한 벌칙규정이 따로 없어 임시조치의 실효성이 없었다"며 "이행하지 않는 행위자에 대해 벌칙이나 과태료를 물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 박사는 또 "현재 가정폭력 피해자가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다"며 "폭력 행위자에 대한 형사처벌의 종속적인 지위로서가 아니라 피해자의 권리 측면을 고려한 피해자보호명령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피해자에 대한 보호는 사건발생시부터 최종 처분이 내려진 이후로도 계속돼야 하며 피해자 이외에 피해자의 자녀를 비롯한 친정식구, 친지 등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토론문에서 "사법경찰관의 긴급임시조치권 도입을 통한 초기대응강화에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여전히 가정폭력을 개인적인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경찰의 의식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지속적인 경찰교육과 함께 가정폭력 사건 처리 결과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등의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1천억원 이상을 시장에 공급하고 2012년까지 2천억원 규모의 글로벌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2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업계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콘텐츠산업 금융ㆍ투자 지원제도 설명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콘텐츠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문화부는 당초 300억원 수준이던 2011년 모태펀드 출자 규모를 상향 조정해 상반기 안에 500억원을 출자하는 것을 포함, 내년 중 민간자본과 합쳐 1천억원 이상을 콘텐츠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2012년 출자를 위해 옛 문화산업진흥기금에서 잔여 재원 110억원을 회수해 235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문화부는 국내 콘텐츠 산업의 제작 능력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자본력은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2012년까지 800억원 출자를 통해 2천억원 규모의 글로벌 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글로벌 펀드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의 해외진출을 위한 제작이나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펀드로, 한국 콘텐츠 업계의 제작역량 강화와 해외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문화부는 기대했다. 문화부는 작년부터 시행 중인 콘텐츠 완성보증제의 진입장벽도 완화해 유통ㆍ마케팅 비용의 우선 확보가 절실한 영화의 경우 이 비용을 최대 15억원까지 인정해주는 쪽으로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창의력과 기술은 있지만 담보력 취약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영세 콘텐츠 업체를 위해 공제 방식으로 자금대여와 보증 및 투자 업무를 수행하는 '콘텐츠 공제조합'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영화 아바타 한 편의 제작비가 5천300억원이었던 데 비해 2009년 한국영화의 총 제작비는 3천187억원에 불과했다"며 "콘텐츠 업계의 최대 애로사항인 자금조달 활성화를 통한 안정적 제작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ㆍ투자지원을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고고학계에서 통상 불땐자리로 보는 신석기시대 돌무더기 유적이 부산 신항 건설이 추진 중인 가덕도에서 27기가 무더기로 확인됐다. 특히 통상 이런 돌무더기 유적은 그동안 불땐자리로 여겨져 왔지만 이번에 발견된 것은 주초시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국문물연구원(원장 정의도)은 지난 6월15일 이래 부산 강서구 성북동 1194-2번지 일원의 가덕도 부산 신항 준설토 투기장 예정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신석기시대 집석유구(集石遺構. 돌무더기 흔적) 27기를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사단은 "이들 집석유구가 조사지역 남북 선상에 산재해 분포하며, 평면 형태는 원형, 타원형, 부정형 등 다양하게 분포하지만 원형이 다수를 차지한다"면서 "규모는 직경 61~270㎝, 석재는 직경 10~20㎝인 할석(割石.깬돌)과 천석(川石.강돌)을 사용해 집석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이들 집석유구는 모래층을 8~36㎝ 깊이로 파낸 다음 내부에 깬돌을 이용해 1~3층으로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조사 결과 이들 집석유구 27기가 모두 같은 시대에 속하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의도 원장은 "출토 양상으로 볼 때 Ⅰ층에 2기, Ⅱ층에 4기, Ⅳ층에 8기, Ⅴ층에 4기, Ⅷ층에 2기가 각각 확인됐다"면서 "Ⅳ층과 Ⅴ층에서 노출된 집석유구는 남북 방향으로 열을 지어 발견됐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런 집석유구를 그동안 학계에서는 불땐자리로 보았지만, 이번 가덕도 발굴에서 드러난 집석유구 양상은 그런 추정에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아무리 봐도 불땐자리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일부 집석유구는 전면 조사를 벌인 결과 중앙에 대형의 깬돌을 배치하고 잔가지를 사용해 불을 놓은 다음에 그 위에 직경 10㎝ 미만의 깬돌을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이들 집석유구는 불땐자리가 아니라 나무기둥을 받친 주초시설일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 근무하는 한 외교관이 한국의 풍경을 담은 사진전을 연다. 로티엔홍 주한 타이베이대표부 부산사무처 총영사는 19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부산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2층 전시실에서 사진전을 연다. 전시회 제목은 '어느 대만 외교관 눈에 비친 한국'. 로 총영사는 전시회에서 블로그에 올린 1만여장의 사진 중 80여점을 선보인다. 그는 대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풍경도 카메라에 담아 한국적 아름다움으로 표현해 내는 섬세한 감각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로 총영사는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를 거쳐 2007년 부산에 부임했다. 그는 부산은 물론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중국어권에 알리는 파워 블로거로 통한다. 특히 부산에서 찍은 사진과 다양한 정보를 자신의 블로그(tw.myblog.yahoo.com/lovesong-tansui)에 올려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그의 블로그에는 하루 평균 300여명이 찾고 있으며, 지난해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파워 블로그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특별한 카메라를 쓰거나 촬영기법이 남다르지 않아 사진 전문가들이 보면 아마추어 사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일상적인 풍경도 지나치지 않고 순수하게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아냈다."라고 말했다.
이영조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이 5·18을 민중반란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18 관련 4개 단체(5·18기념재단, 구속부상자회, 부상자회, 유족회)는 19일 성명서를 내고 "5·18이 반란이라면 그 반란을 기념하는 국가와 대통령은 무엇인가. 정치학자로서 자질이 의심스럽고 사고방식과 역사의식이 심각하게 왜곡됐다"며 이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편협한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우리 역사의 진실과 화해를 규명하고 정리할 수 있겠냐"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진실화해위 주최로 미국에서 열린 한 국제학술회의에 보낸 발제문에서 '5·18을 민중 반란(a popular revolt)'으로 표현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위원장은 뉴라이트 성향의 '바른사회시민연대' 사무총장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진실화해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제6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자로 문삼석 시인이 선정됐다고 사단법인 새싹회가 20일 밝혔다. 수상작은 동시집 '흑염소는 까매서 똥도 까맣다'. 심사위원장인 선용 국제청소년문화교류회 회장은 "수상작은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동식물은 물론 사물의 보편적 특징을 쉽고 재미있게 그려냈다"고 평했다. 시상식은 다음 달 1일 서울 잠원동 한국야쿠르트빌딩에서 열리며 2천만 원의 창작 지원금이 주어진다. 윤석중 문학상은 아동문학가 고(故) 윤석중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고 유능한 아동문학 작가를 발굴하고자 2005년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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