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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명성황후 잊고 확 망가질거에요"

"명성황후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컸죠. 어느 순간부터 저한테는 매번 왕비 역할만 들어오기 시작했거든요. 이번 무대에서는 확 망가져버릴겁니다."뮤지컬 애호가들은 '명성황후'하면 곧바로 배우 이태원(44)을 떠올린다. 그는 장장 14년 동안 '국모' 자리를 지키며 폭발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로 객석을 휘어잡았다. 지난 9월 고별 무대를 끝낸 그가 쉬지도 않고 컴백한 무대는 다름 아닌 코미디 뮤지컬 '넌센세이션'. 지난 5일 그를 만나 고매하고 우아한 왕비 자리에서 내려와 푼수기 넘치는 수녀로 '파격' 변신을 시도한 사연을 직접 들어봤다. "왕비 자세로 고고하게 걷는 연기는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었죠. 근데 언제까지 그것만 할 수는 없잖아요. 연기보다는 노래하는 사람으로만 알려진 것도 부담스럽고.. 하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이렇게까지 망가질 줄은 몰랐네요.(웃음)"'넌센세이션(Nunsensation)'은 왈가닥 수녀들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코믹하게 그려낸 뮤지컬 '넌센스(Nunsense)' 시리즈의 최신작. 국내 초연인 이번 무대는 뮤지컬 배우에서 제작자로 변신한 김미혜 샘컴퍼니 대표가 이태원을 포함, 양희경, 홍지민, 김현숙 등 역대 '최강' 멤버를 영입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이태원은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한 이번 무대에서 다른 수녀들을 통솔하는 원장 수녀 역을 맡았다. "겉으로는 무게감이 있어 보이지만 알고보면 끼를 억누르고 있는 인물이에요.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하죠. 특히 춤출 때가 압권입니다. 제가 워낙 몸치라 거의 생으로 쇼하는 것처럼 보일 거에요.(웃음)"실제로 '명성황후'로 살아온 14년을 포함해 그는 주로 '대장금'의 '한상궁', '맘마미아'의 '도나'처럼 선굵은 역할을 맡아왔다.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한 성악가 출신답게 풍부한 가창력이 필요한 배역일수록 자신감이 넘쳤다. 그렇게 카리스마를 자랑하던 이태원도 코믹 연기에 도전하는 건 "너무 걱정되고 떨렸다"고 한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죠. 그렇지만 하나하나 배운다는 자세로 하고 있어요. 난생 처음 부채춤, 지팡이춤, 모자춤을 연습했는데 주위에서 어찌나 웃어대는지.. 하긴 옆으로 가는 스텝도 제가 하면 게걸음이 되니까요.(웃음)" 관객들에게 명성황후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점이 부담스럽진 않을까. "어떤 팬들은 왜 황후가 주는 고고한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하느냐고 물어보세요. 그러면 바로 '저도 먹고 살아야죠'라고 대답해드립니다. 알고보면 저만큼 푼수인 사람도 없는데.. 그래도 '명성황후' 할 때는 30분은 푼수기를 감추고 근엄한 척했는데 요즘은 5분만 지나면 본모습이 나와요. 왕비티를 점점 벗고 있나봐요.""명성황후에서 너무나 벗어나고 싶었다"는 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연기 스타일도 조금씩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바꿔나가고 있다고 한다. "명성황후는 주로 대극장에서 공연해서 숨소리, 발걸음 하나만으로도 커다란 느낌을 전달해야했어요. 한숨을 쉴 때도 호흡을 '후'하고 길게 내쉬고 뒷모습만으로도 슬픔을 표현해야 했죠. 반면 원장 수녀는 자연스럽고 귀여운 연기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게 제 실제 모습에 더 가까워서 다행이긴 해요.(웃음)"어깨에 힘이 빠진 역할인 만큼 개런티도 줄어들지 않았냐는 질문을 조심스럽게 던져보자 그답게 호탕한 대답이 돌아왔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긴 해요.(웃음) 하지만 제가 뭔가를 배울 수 있는 역할이라면 돈이 중요한게 아니죠. 앞으로는 TV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좀더 얼굴을 보여드리고 대중적인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08 23:02

"한국 현대무용 가능성 무궁..세계진출 기회"

임미나 기자 = "한국의 현대무용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 여건이 갖춰진 지금이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독일의 대표적인 무용극장으로, 유럽 전역에서도 손꼽히는 극장인 뒤셀도르프의 '탄츠하우스 nrw(이하 탄츠하우스)'의 예술ㆍ행정감독 베르트람 뮐러(Bertram Muller.64)는 6일(현지시간) 극장을 방문한 한국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무용의 세계적인 흐름이 10년 전까지만 해도 '콘셉추얼 아트(Conceptual Art)'라 해서 추상적인 관념을 보여주는 것이 대세였는데, 이제는 몸의 움직임 자체를 중시하는 경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몸의 움직임이 뛰어난 한국 무용가들에게 이런 흐름은 세계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무용의 가장 큰 장점으로 "무용수들이 춤을 잘 춘다"는 점을 꼽았다. 뮐러 감독은 얼마 전까지 탄츠하우스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하다가 귀국한 한국 무용가 전인정을 예로 들며 "움직임이 매우 부드럽고 섬세하면서 빠른 표현을 할 수 있다"며 "한국 무용수들이 대체로 그런 장점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독일이 원래 브레이크 댄스 강국이어서 페스티벌도 개최하고 있는데, 한국도 최근 힙합이나 브레이크 댄스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 무용수들이 테크닉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 "한국은 독일에는 없는 특별한 어떤 것을 갖고 있는데, 아마도 긴 역사에서 이뤄진 춤의 전통이 현대 무용에도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전통적인 화려한 색을 현대 무용에 적용해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점도 훌륭하다"고 덧붙였다. 뮐러는 3년 전부터 한국의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IPAP)와 협력해 한국 무용을 유럽에 소개하는 '코리아무브스(Kore-A-Moves)'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 이 사업은 최근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성사돼 한국 무용단 10개팀이 11월 2일부터 27일까지 독일을 비롯한 유럽 8개국에서 공연한다. 뮐러는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한국 무용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으로 이것을 유럽에 좀 더 널리 소개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유럽 관객들이 한국 무용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의 평소 네트워크를 활용, 유럽의 9개 극장 감독들과 협의해 각 극장이 직접 관객들의 취향에 맞는 팀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각 극장 감독들은 한국에서 보낸 60여개의 공연 영상 중 최종적으로 8개팀을 초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뮐러는 지난 4~6일 탄츠하우스에서 공연한 4개 무용단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 "LDP(무용단)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공연하는 것을 봤는데, 매우 인상적이어서 관계를 지속하고 싶었습니다. 안성수가 안무한 작품은 제례와 의식에 대한 것이어서 흥미로웠죠. 이선아는 네덜란드의 무용 페스티벌에서 봤을 때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그는 "앞으로도 한국의 5~6개 무용단을 초청해 장기간 공연하게 하는 방식으로 교류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08 23:02

지오니 "광주비엔날레 세계적 영향력 확대"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2010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은 "광주비엔날레는 이미 세계적인 비엔날레로 성장해 앞으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지오니 감독은 이날 오후 광주비엔날레 폐막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적인 작가들도 광주비엔날레의 규모를 보고 놀라움을 표시했다"며 "시민의 노력이 모아져 광주비엔날레가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에 대해 그는 "세계의 다른 비엔날레와 달리 100년 동안의 작품을 모아 작은 역사 박물관같은 역할을 했다"며 "좋은 작품이 한 곳에 모이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폐막 뒤에 작품이 각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오쿠이 엔위저 전 감독이 주제 없이 전시를 구성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만인보'라는 주제로 일관성 있게 관람객들에게 다가갔다"며 "오쿠이 감독이 전시작품을 현대미술에 국한했지만, 100년 동안의 작품을 전시한 것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전시에 대해 "올해 비엔날레는 섹션별로 나눠 작품을 전시한 기존 비엔날레와 달리 하나의 큰 전시로 보여주고자 노력했다"며 "다음 광주비엔날레 감독이 올해 스타일과 정반대로 가는 것도 묘미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3일 개막한 '2010 광주비엔날레는 '만인보(10,000Lives)'를 주제로 31개국 134명의 작가가 참여해 광주비엔날레전시관과 광주시립미술관, 양동시장 등 광주 시내 곳곳에서 현대 미술의 향연을 펼쳤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08 23:02

[김용택의 거리에서] 한 발 늦은 가을 편지

당신에게 받은 편지를 읽고 당신에게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즐거운 편지'네요. 당신의 편지는 경쾌하고 발랄하고 상큼한 맛이 납니다. 길을 걷다가, 또는 혼자 누워 있을 때 당신의 글맛이 입안에 달콤하게 고이기도 합니다.오랜만에 한옥마을에 가서 종민이를 만났습니다. 종민이는 바쁩니다. 종민이랑 거리를 걷는데, 가을 달이 높이 솟아 있었습니다. 종민이가 "형, 달 진짜 좋다." 그러네요. 달 옆에 밝은 별 하나가 호젓하게 따로 따릅니다. 달이 정말 좋았습니다.꽃집에 들렸더니, 유영 선생이 당신이 꽃 값 많이 주고 미국 갔다며 열매가 붉은 찔레나무 한 다발을 가슴에 안겨 주네요. 붉은 찔레나무 한 다발을 가슴에 안고 오며 '붉은 찔레 꽃 한 다발 들고 그대 생각 나 가을이 온 줄 알았네.'라고 혼자 말 했습니다. 혼자 이렇게 걷고, 가을을 생각하니, 가을이 맛있습니다.가을이 저만큼에서 내게로 오는 것 같아서 신비합니다. 아파트 단지에 화살나무, 팽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솔잎, 마로니에 나뭇잎이 노랗게 물드네요. 물드는 마로니에 나무 아래 가만히 서 보니 호젓하고, 약간은 쓸쓸하고, 가을 흙길에 먼지를 일으키는 바람결 같이 상큼한 외로움이 썩 마음에 들어 혼자 좋아 했습니다. 이러다가 발길이 점점 가벼워져서 지상을 날아오를 것 같네요. 순간, 외로움이 바람처럼 내 몸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세상의 모든 인연들과 관계가 사라지는 그 자리, '존재의 외로움' 말입니다.알밤을 냄비에 담아 렌지 불을 켜 놓고 다른 짓을 오래 했나 봐요. 어디선가 펑! 하는 소리가 나고 뭔가 후두둑 튕겨져 나가는 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짚이는 게 있어 얼른 부엌으로 가 보았더니, 냄비 뚜껑이 날아가 있고, 알밤이 터져 하얗게 흩어져 있었습니다. 알밤 하나가 터지며 상당히 무거운 냄비 뚜껑을 날려 버렸네요. 알밤 한 개가 터졌는데, 그 힘이 무섭네요.알밤 껍질과 알밤 속이 터진 부엌이 영낙없이 수류탄 터진 전쟁터 같습니다 . 놀랬습니다. 다람쥐가 알밤 터지는 '펑!' 소리를 들었다면, 지구가 무너진다고 토끼와 함께 노루에게 달려갔겠지요. 가을이 가버리면 이 편지가 소용 없을 것 같아, 한발 늦은 편지를 당신께 부칩니다. / 김용택(본보 편집위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11.08 23:02

'예향 전주' 의 명성, 무형문화재들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가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지역이 전북 전주일 겁니다. 문화재가 정말 배출됐어요. 오늘 이곳에 90이 넘는 양반이 둘이나 왔어요. 다들 70·80이 넘었습니다. 이분들 모두 건강하시라고 박수 한 번 크게 쳐주십시요."7일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에서 열린'2010 전통의 맥 큰 잔치'. 무형문화재들을 대표한 주봉신 명인(고법)이 운을 떼자 관중석에서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총 28명의 무형문화재 중 홍웅표 최채선 정병옥 조소녀 성준숙 이옥희 이순단(판소리) 이성근 주봉신(고법) 박인수 오종수(시조창) 최정철(호남살풀이춤) 조정형 김동식 조충익 최동식 고수환 이의식 김재중 조석진 최온순 유배근 신우순 (기능) 명인이 참석했다. 사회자 정진권씨는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의 나이만 합해도 1000년이 훌쩍 넘는다"며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의 얼과 혼을 조명하는 귀한 자리"라고 소개했다.송하진 전주시장과 라종일 전주문화재단 이사장은 오랜 세월 고통을 이겨내고 전통 예술의 맥을 이어온 무형문화재들에게 기념품과 꽃다발을 증정했으며, 기념촬영도 가졌다.같은 날 오후에는 선자장·침선장·악기장 등이 다양한 체험을 하는 전주명장전과 판소리·시조창·호남살풀이춤 등이 어우러지는 명무·명창 발표회가 마련돼 흥을 더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하진 전주시장, 라종일 전주문화재단 이사장, 최승범 고하문학관 관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11.08 23:02

[내가 권하고 싶은 책] ①아버지의 공책 - 김유석 시인

누런 나락들이 베여지고 흔적만 남은 아슴한 들판에 지평선이 검붉은 밑줄을 그을 무렵. 내차게 불어치던 들바람이 제풀에 겨워 누그러지는 해 다갈 때쯤 나는 콩깍지 태우는 은근한 냄새 같은 걸 맡는다. 틀림없이 다 턴 서리태 꼬투리를 불꽃에 쓸어 얹는 어머니 모습이 마당귀를 감아올리는 흰 연기처럼 모락거렸으나 그것을 오래된 책 냄새쯤으로 여겨오던 나는 다시 나만의 계절이 찾아왔음을 느낀다. 독서에 알맞은 철이 따로 있을까하지만 만상이 숙연해지는 가을의 날목 십일월을 나는 몫 받아두곤 한다. 논두렁 가 마른 풀 더미에서 포슬포슬 종이의 촉감이 느껴지는 한철 저마다 낱장으로 펼쳐놓은 논배미들을 추려 한 권의 잘 익은 내용을 엮어 읽는다.딴전을 좀 부리자면 농사꾼인 내게 들판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책이라 할 것이다. 거기에는 먼저 사람의 모습과 냄새가 소담히 담겨 있다. 씨 뿌리고 거두기까지의 일정이 사계의 풍경 속에 담채처럼 드리워져 있다. 먹고 사는 방편으로써 뿐만이 아닌 농투성이들 살아가는 일들이 일기체로 적혀 있다. 이 사소하기 이를 데 없는 들녘이야기들을 나는 모든 세상살이에 접목시켜 읽는다. 한창 때 나는 필히 읽어야 할 두 권의 지침서를 추천받아 두터운 날밤들을 새운 적이 있는데 그 하나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이고 다른 것은 T.볼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였다. 거기 적나라하게 펼쳐져 있는 오욕칠정이 아마 사람 사는 서사라 여겨 훗날엔 후배나 자식들에게 권하기도 하였으나 실감하지는 못했었다. 그저 남의 일인 냥 겉핥았던 이야기들을 이제 조금이나마 동냥할 수 있게 된 까닭은 그만큼 생이 깊어진 노릇이기도 하거니와 그 방대한 사건과 배경의 줄거리들이 어쩌면 이 들판의 작은 삶들을 확대경으로 비춘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이 터전에서 읽을 수 있음이기도 하다.그뿐 아니라 이 책에는 절로 익어 터지는 이름 모를 풀씨들의 문장이 있다. 왜가리 부리에 집힌 미꾸리와 말라가는 도랑에 몰린 송사리 떼의 파닥거림이 있고, 저대로 몰아치는 비바람의 커다란 너울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기억 속에 잠들어 있다. 나는 문자화 되어 있지 않은 이 자연한 경전을 서툰 자모 같은 철새들의 울음을 빌어 주워 먹곤 한다.표제가 없는 이 들판에 '아버지의 공책'이란 제목을 붙이기에 나는 주저하지 않는다. 사실 이 책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기 때문이다. 종이로 감히 비견할 수 없는 흙살 위에 아버지는 많은 것들을 적었다. 섣부른 생각보단 육필로 자연의 순리들을 적었다 지우고 다음 해 또다시 자박자박 적어가며 알뜰한 생을 꾸리고 자식들을 길러냈다. 그리하여 이 들판은 필사할 수 없는 단 한 권 아버지의 유작인 셈이다. …… 좀 억지스런 사설,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다시금 삼동을 내내 빈 들판 간서치看書癡가 될 요량이다.▲ 김유석 시인은 1989년 전북일보 시 부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상처에 대하여」(2005)를 출간했다. 김제 출생인 그는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시를 쓰고 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11.08 23:02

전국무대 빛낸 '전북무용'

'2010 대한민국무용대상 제19회 전국무용제'에서 전북 대표로 출전한 오문자 알타비아&댄스 컴퍼니(대표 오문자)가 금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차지했다. 개인 부문에서도 알타비아&댄스 컴퍼니의 서성훈(32)씨와 이은숙(33)씨가 각각 안무상과 연기상까지 수상, 지난해 전북 대표로 출전한 애미아트의 금상 수상에 이어 전북 무용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오문자 알타비아&댄스 컴퍼니의 '물위의 페리바누'는 아테네 출신 음악가 사비나 야나투의 '페리바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인생을 파도에 빗대 기억에 대한 아름다움을 서정적으로 풀었다.오문자 원광대 교수는 "전북무용제에 출전할 때보다 대본과 안무, 무대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서 보완했다"며 "'2006 전국무용제'에서도 은상을 수상했는데, 올해는 단원들의 열정으로 더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성훈씨와 이은숙씨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젊은 나이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서씨는 원광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중. 오문자 알타비아&댄스컴퍼니의 트레이너로, 용인대와 공주영상대에 출강하고 있다. 이씨는 원광대 무용학과와 한성대 무용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원광대 무용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현재 원광대 무용학과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가 공동주최한 전국무용제는 '빛 고을, 만인의 춤'을 주제로 15개 시·도 대표팀이 참여, 21일부터 30일까지 광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특설무대(비닐하우스 극장), 비엔날레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대상은 대구 정길무용단이 대통령상을, 금상은 부산 박성호무용단이 공동 수상을 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11.08 23:02

"워크숍 , 지역과 더 가까이 호흡하는 자리로"

한국예총 전라북도연합회(회장 선기현·이하 전북예총)의 '점프(JUMP) 워크숍'을 주제에 맞게 지역별로 순회하면서 열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4~5일 부안군 격포 대명콘도에서 열린'2011 점프(JUMP) 워크숍'에서 이승철 진안예총 지회장은 "워크숍이 형식적으로 머물지 않고 지역과 더 가까이 호흡하는 자리로 거듭나려면, 워크숍 주제를 각각의 지역이 고민하는 문제와 연관시켜서 논의하는 자리로 만들자"며 "진안은 용담댐 주변 공간 활용, 군산은 새만금 등으로 엮어 추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전북예총 산하 협회가 일본·중국과 교류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전북예총이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문철상 군산예총 지회장은 "사진협회만 해도 현재 중국 산둥성 촬영가협회와 교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사를 전북예총이 추진하면 수준높고 규모있는 행사가 될 뿐더러 전라북도가 대한민국의 문화 거점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강혜옥 국악협회 기악분과 위원장은 "국악이 대중화·세계화 되려면,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기획력이 요구된다"며 전북예총이 국악 분야의 기획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당부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11.08 23:02

백제문화 개발, 국비 부족 '터덕'

백제문화권종합개발사업이 올해 말 사업 완료를 앞두고 있지만, 국가예산이 제대로 투입되지 못하면서 지지부진하게 추진되는 것으로 드러났다.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백제문화권종합개발사업이 지난 1994년부터 총 13개 사업(6181억)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사업이 완료되는 올 현재까지 절반에도 못미치는 5개 사업(564억)이 마무리되는 데 그쳤다.백제문화권종합개발사업은 백제유적의 발굴 육성으로 인해,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는 물론 민족 화합의 장으로 마련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됐다.당시 개발계획은 전북 익산과 충남 공주·부여·계룡시 등 모두 4개 시·군 1915㎢에 총 2조7284억을 들여 55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짜여졌다.그러나 현재까지 국가예산이 제대로 투입되지 못한 채 기간 연장을 2001년에서 2005년, 2010년으로 두차례나 번복하며 부진하게 추진되고 있다.실제 도내 개발사업의 경우 국비 2533억 원을 투입해야지만 올 현재까지 투입해야할 금액의 68.8%에 해당되는 1743억 원을 투입하는 데 그쳤다.특히 백제문화권종합개발사업의 핵심사업인 관광휴양시설 조성사업의 경우 민자유치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공사 착공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다.실제 미륵사지 정비나 왕궁리유적 정비, 미륵산성 정비, 제석사지 정비, 왕궁보석테마관광지 조성, 웅포관광지 조성, 백제로 확장 등이 터덕대고 있다.현재까지 마무리된 사업은 입점리 고분 정비, 익산쌍릉 정비, 금마관광지 조성, 웅포대교가설, 입점리고분 진입도로 개설사업 등이다.도 관계자는 "경기불황 등으로 인해 애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국가예산 확보작업 등을 통해 보다 발빠르게 추진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충남도는 백제문화권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최근 한달간 공주시와 부여군 일대에서 아시아 최대규모의 문화축제인 세계대백제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 문화일반
  • 구대식
  • 2010.11.05 23:02

[잘먹고 잘살기] 정기적인 구강관리 노년기의 삶을 변화시킨다

무더위는 가고 천고마비의 계절인 요즘, 여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그런데, 음식을 먹고 싶어도 재대로 먹지 못하는 분들도, 또한 많다. 구강관리를 소홀히 하여 치아가 흔들리고 염증이 생기는 많은 환자분들의 고통이 바로 이것이다. 먹고 싶어도 만성 치주염으로 치아를 발치한 경우, 또 치아가 흔들리거나 아프거나 시려, 오히려 행복해야 할 식사 시간이 고통스러운 환자들을 임상에서 많이 접하게 된다.구강질환이나 구강의 기능장애로 인해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건강을 해치는 원인 임에는 틀림없다.그렇다면 소소하게 생각하고 있는 치아와 구강의 단순한 기능을 통해 어쩌면 평생 지킬 수 있는 구강건강을 알아 볼 수 있다.첫번째로 생명을 유지시키는 음식물의 섭취는 치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음식물을 많이 잘 씹음으로써 입자를 작게 하여 소화에 도움을 주고 또한 씹음으로서 생기는 자극을 뇌로 전달하여 크게는 치매예방이라는 측면까지도 예상해 볼 수 있다.음식을 잘게 부수지 못하고 큰 덩어리로 삼키는 경우에 음식물에 의해 기도가 막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 질식사를 초래 하기도 한다.두번째는 구강내 치아의 중요성과 함께 타액(침)의 중요도 또한 강조된다. 적당한 타액 분비를 통해서 구강내 조직의 유지도 돕고, 음식이 들어오면 타액과 결합하여, 잘게 분쇄하는 기능을 하면서 구강 세정도 함께 한다.구강 궤양으로 인해 발생하는 구강 건조증은 미각기능을 감소시키며, 결과적으로 치아 우식증의 위험이 증가 되고, 또한 궤양의 치료 목적인 이뇨제의 처방이 더욱 타액의 감소를 불러 오게 된다.이러한 환자들은 특히 미각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서 하루에 8~10컵의 물을 마시는 것이 더욱 좋다.치아와 치아를 지지하는 뼈 구조는 적당한 영양소의 섭취, 효과적인 소화 기능 및 호르몬의 균형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노년기에 적절한 치아를 유지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 사이에는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치아는 평생동안 잘 사용해야 하는 만큼 유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치과 질환 예방 처치를 정기적으로 받는다면 생애 동안 자연 치열을 유지 할 수 있다./강영오 (전주 석플란트 치과병원 원장)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11.05 23:02

[건강In, 건강人] (상)낚시 - 짜릿한 '손맛' 스트레스 '훌훌'

"돌아오는 주말엔 낚시 여행을 떠나볼까"깊어가는 가을밤 이런 생각을 한번쯤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주말이면 각종 결혼식 참석하랴, 낮잠좀 자랴, 애들은 학원에 과외에, 그리고 아내는 밀린 살림을 챙기느라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게 보통 서민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하지만 항상 역발상을 하는데서 삶은 한단계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피곤할때 낮잠을 자지 않고 몸을 움직이면 당장은 피곤해도 결국 건강도 얻고 활기가 넘치는 것처럼 말이다."어려우면 손 빼라"는 바둑 격언처럼 일상의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낚시 여행을 떠난다면 전혀 달라진 사람이 돼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낚싯대나 다른 장비도 없고, 낚시도 전혀 모르고, 어디로 갈지도 모른다"고 하소연만 하는 사람은 성취할 수가 없다.긍정적인 사람은 방법을 찾고, 부정적인 사람은 구실을 찾는 법이다.당장 집 주변에 있는 낚시점을 찾아가 문의하거나, 동호회를 찾으면 된다.아니면 처음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낚시터에 여행삼아 한번 가보면 절반은 입문에 성공하게 된다.사실 낚시의 역사는 구석기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이때부터 사람들은 고기를 잡는게 하나의 생존방식이었다.각종 무덤의 벽화나 그림, 파피루스 문서 등을 보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미 고기를 잡는 도구를 가지고 있었고, 정확한 방법도 알고 있었다.우리 역사에서도 낚시의 역사가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 없을만큼 사람들에게 있어 낚시는 불가분의 생존 수단이었다.물론 요즘에는 낚시는 극소수 어민의 경우를 제외하곤 취미활동이다.전주시내의 경우 낚시 인구가 이미 2만명이 넘어섰고, 낚시는 국민생활체육의 한 종목이 됐기 때문에 엄연히 하나의 운동 종목으로 볼 수 있다.낚시하면서 사람들과의 만남과 유대가 강화되고 있고,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무리지어 하는 낚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그만큼 낚시는 좁고 답답한 일상생활에서 탈피하려는 욕구가 분출되는 하나의 통로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낚싯대의 용도나 종류등을 잘 설명한 낚시관련 전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생긴지 오래다.전문가에게만 필요한 것처럼 여겨졌던 낚시 용어들이 재미있고 쉽게 풀이되면서 낚시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다.낚시의 묘미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손맛'을 첫손에 꼽는다.흔히 월척이라고 하는것처럼 대어를 낚는다면 주중에 쌓였던 스트레스도 한방에 해소된다고 동호인들은 입을 모은다.종전에는 낚시하면 '아버지 혼자 외롭게 떠나는 풍경'을 흔히 떠올렸다.실제로 낚시를 즐기는 아버지들은 가족들끼리 모이는 주말에는 항상 따로 떨어져 있기 일쑤였다.가족과의 공통 관심사가 없는 아버지는 언제나 외톨이 마냥 늘 즐기던 낚시만 했었던게 예전에 우리가 흔히 볼 수 있었던 풍경이었다.하지만 요즘엔 세태가 변하고 있다.가족과 함께 떠나 호흡하면서 아내나 자녀들이 낚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털어버리게 됐다.가족들이 매운탕을 끓이며 정을 돈독히 쌓아가는 모습, 그것이 요즘의 바람직한 낚시 현장의 모습이라고 한다.단순히 물고기를 잡는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낚시를 통해 멋진 여행을 하는게 요즘의 풍조다.친구나 가족처럼 끈끈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서로 돈독한 정을 나누는 것도 낚시 동호회를 통해서 이룰 수 있다.바쁜 일상속에서 잃었던 입맛도 되찾고 낚시여행으로 가족간의 화합도 도모할 수 있으니 가히 일석 이조의 효과가 기대되는 것이다.낚시는 장소에 따라 민물낚시와 바다낚시로 나뉘며, 방법에 따라서는 대낚시·릴낚시·견지낚시로 나뉜다.초보자에겐 이것조차 생소하지만, 이는 그럴듯하게 구분한 것일뿐 잘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민물낚시는 호수나 강·저수지 등에서 붕어·잉어 또는 은어 등 민물고기를 잡는 것이며, 바다낚시는 배를 타고 가까운 바다 또는 먼바다로 나가 고기를 낚거나 갯바위에서 우럭·도미·농어·도다리 등을 잡는 낚시를 말한다.대낚시는 낚싯대에 낚싯줄을 매달고 그 끝에 낚싯바늘을 달아 물 속에 드리워 물고기를 잡는 것이고, 릴낚시는 낚싯줄을 감고 풀 수 있도록 만든 장치인 릴(reel)을 낚싯대 밑에 달고 바늘을 바다 멀리 던져 고기를 잡는 것이다.견지낚시는 얼레와 같은 기구를 이용하여 낚싯줄을 감았다 늦추었다 하면서 고기를 잡는 방식이다.경험이 쌓여가면서 각종 용어와 기술을 하나씩 익히면 되며 처음부터 전문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낚싯대는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며 유연성이 좋을수록 큰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스포츠에서 유연한 선수가 강한 파워를 갖는 것이나 마찬가지 원리다.각종 용구나 기술은 낚시점 등 전문가에게 문의하면 되는데 완전 초보의 경우 약 10만원 가량이면 매우 기초적인 장비를 구입해서 즐길 수 있다.관련 도서나 인터넷, 그리고 숙련된 선배를 통해 하나씩 터득하면 머지않아 월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도움말 주신분오필선 국민생활체육 전주시 낚시연합회 사무국장오필선(49) 사무국장은 낚시경력이 15년 남짓되는 준 프로급이다.평소 낚시를 좀 좋아하는 정도였는데 이젠 낚시점을 운영하고, 한술더 떠 낚시용 고무보트 제조업체를 차렸다.오 국장은 최근 전주시 낚시연합회를 창립한데 이어 오는 14일 완주 고산 송현낚시터에서 제1회 전주시장배 민물낚시 대회를 개최하는 등 동호인을 상대로 낚시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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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10.11.05 23:02

[쉐비체어의 숨은 맛집 리포트] (18)김제시 요촌동 '부부닭내장탕'

추위가 한풀 꺾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하다.이런 날씨에는 뇌졸중 위험지수도 함께 올라가니 가족들 건강을 위해서라도 일기예보를 꼼꼼히 챙겨야겠다.이렇게 으슬으슬한 날씨에 찾게 되는 게 따뜻한 국물이다. 하지만 따뜻한 국물을 자주 마시는 건 성인병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소금 섭취량이 늘면 혈압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는 물을 자주 마시고, 싱겁게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아무튼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에 소주 한 잔이 절실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집 부근 대로변에서 한참 동안 단장하던 막걸리집이 최근 문을 열었다. 신호를 기다리다가 쳐다보니 요즘 유행하는 막걸리가 아니라 닭내장탕 전문점이었다. 한때 서민의 애환을 반영한 가격 대비 넉넉한 메뉴인지라 개인적으로 반갑기 그지없었다.어느 먹자골목이나 있을 법하지만 지금은 좀체 찾아보기 힘들어진 닭내장탕 아니던가….식도락가들 사이에서 '원조 맛을 그대로 간직한 가장 뛰어난 닭내장탕'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는 곳이 김제 '부부닭내장탕'이다. 닭내장탕 특유의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맛은 물론, 진하고 부드러운 국물은 외지인들 입맛까지 사로잡았다.문을 연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이곳 주인장에게 국물 맛의 비결을 묻자 "좋은 재료를 꼼꼼히 손질해 사용하는 것뿐이다. (솜씨는) 전주 중앙시장에서 배웠다"고 스스럼없이 밝히는 대목에서 범상치 않은 내공이 절로 느껴졌다.이곳 닭내장탕에는 모이주머니(소낭) 한 부위를 주로 사용한다. 큰 사이즈를 주문하거나 별도 주문에 한해 사낭이라는 모래주머니(닭똥집)를 사리처럼 더 넣어줄 뿐이다. 기름 분포가 많은 내장은 꼼꼼하게 손질해야 하며, 고춧가루 퀄리티(quality·질)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느끼한 국물 맛은 기름이 덜 제거된 까닭이고, 국물 맛이 텁텁한 경우는 저급한 고춧가루를 쓸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곳은 닭머리나 닭발 등을 삶아 육수를 준비하는 다른 곳과 달리 즉석에서 닭내장과 다진 양념을 사용해 개운하고 진한 국물을 만들어 낸다.부드러운 국물 맛은 들깨 양으로 조절하며, 닭내장탕에 수북히 얹어 나오는 미나리와 당면은 '무한리필'(無限 refill·되채우기)이다.김치와 깍두기에 쓰이는 배추와 무는 지금껏 한 곳을 정해 계약 재배해 왔으며, 방문객들은 의외(?)로 깨끗한 실내에 놀란다.▲ 메뉴: 닭내장탕 소(小) 1만5000원·중(中) 2만 원·대(大) 2만5000원, 1인분 추가 8000원, 공깃밥 1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9시30분▲ 위치: 김제시 요촌동 122(우리은행 앞)▲ 전화: 063-547-4244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11.05 23:02

[잊을 수 없는 밥상] (18)김현주 이성당 사장

"탁구야, 너는 빵이 왜 좋으냐?""빵에서 나는 따뜻한 냄새가 좋습니다.""스승님은 왜 빵이 좋으십니까?""그야 사람이 먹는 것이니 좋지.""그럼 저도 그리 바꾸겠습니다."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열기는 사그라 들었지만, 윈도 베이커리로 울고 웃는 역사를 간직한 곳이 있다. 군산시 중앙로 1가에 위치한 제과점'이성당'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팥앙금빵과 야채빵, 팥빙수의 맛을 못 잊는 출향인들은 명절만 되면 이곳을 찾는다. 구 군산시청 마주한 곳에 자리 잡아 계모임과 친목모임이 돌아가면서 열리는 만남의 광장으로도 유명하다. 지난달 30일 5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성당'의 사장 김현주(48)씨를 만났다. 제과점 이름은 이(李)씨 성(姓)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빵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1920년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빵집을 1945년 해방 후 주인이 떠나자 빵·과자공장을 운영하던 이석우씨가 가게를 인수했다. 그의 이종사촌인 고 조천영씨가 사장을 지냈고, 조씨의 아내 오남례씨와 아들 조성용씨가 가게를 맡았다가 2003년 며느리인 김씨에게 건네졌다.하루 종일 빵에 둘러싸여 있는 그에게 '빵은 곧 밥'이다. 그는 "가장 오래된 빵이 깊은 맛을 내는 것 같다"며 "팥앙금빵과 야채빵, 소보로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른 빵집에서는 시들해져 버린 메뉴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세대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지금 빵이 옛날 빵과 똑같은 맛은 아니에요. 시대에 따라 고객들의 입맛도 변하는 거니까요. 처음 야채빵을 만들 때에는 샐러리가 없었고, 고기는 귀한 시절이라 넣을 생각도 못했죠.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섞는 마요네즈도 당시만 해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이곳 팥앙금빵은 유독 팥이 많다. (팥)소가 두툼해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다. 국산 팥가격이 비싸서 수입산과 섞지만, 적당한 온도에서 장시간 팥을 끓여내기 때문에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의 남편 조씨는 30년 전통의 앙금전문기업 대두식품을 운영해오고 있다."우리 직원들은 팥을 많이 넣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달라요. '팥 마니아' 단골들이 많기 때문에 고집하는 거죠."이성당은 2006년부터 쌀로 만든 빵을 출시해왔다. 밀가루 빵이 우선되는 국내 제과점에서는 쌀로 만든 빵을 발효시킬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제빵사들은 일본에 가서 발효시키는 법을 배워와야 했어요. 일본 소비자들은 쌀의 풍미를 살린 거친 맛을 선호하는 반면, 우리 소비자들은 밀가루빵과 흡사한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게 다른 점이죠."건강 빵 '블루'는 쌀과 소금으로만 간을 해 담백하다. 그도 이 맛에 길들여져 자주 찾는다. "이스트를 쓰지 않고, 천연 효모로 발효해 찰진 질감까지 살렸다"는 그는 "덕분에 매출이 30% 정도 올랐다"며 환히 웃었다.하루 손님은 400~500여 명 내외. 고객들이 이성당을 가장 많이 찾는 때는 언제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명절날 다음날이다."명절에 고향 왔다가 빵을 못 잊어 오시는 분들이 줄을 길게 늘어섭니다. 그런 날은 문 여는 게 두려워요. 빵 사려고 제빵실까지 들어 오시는 분도 있거든요. 빵이 나오자마자, 날개 돋힌 듯 팔립니다."단골에 얽힌 추억도 많다. 군산에서 생선 도매업을 하는 한 고객은 20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성당 빵과 커피로 하루를 시작한다. 군산을 떠나 미국에 가서 사는 한 고객은 출국 직전 미국 가족과 친지들을 위해 줄 빵을 한아름 사간다. 전주에라도 이성당 분점을 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성당은 체인점 내주는 일에 욕심이 없기 때문이다.그는 "분점을 내주면, 신선한 빵맛을 낼 자신이 없다"며 "냉장 유통을 하면 맛이 떨어진다"고 단언했다. '빵집은 빵이 맛있어야 한다'는 말은 결국 원칙을 지키는 데 있다고도 했다. 이성당은 오래된 역사 만큼이나 빵을 대하는 '진심'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11.05 23:02

CNN, G20 기간 다양한 한국 특집 편성

미국의 뉴스채널 CNN이 G20 서울 정상회의를 전후로 다양한 한국 특집을 마련한다. CNN은 4일 아시아 도시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CNN고(CNNGo)'가 오는 11-15일 배우 다니엘 헤니와 전도연, 가수 이효리, 사진작가 김중만 등과 함께 신사동 가로수길, 선유도 공원, 대학로, 백남준 작가 갤러리 등 서울의 명소를 방문한 내용을 방송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CNN의 월간 프로그램 '아이리스트(iList)'와 토크 프로그램 '토크 아시아'도 한국 특집을 방송한다. 6-12일 방송되는 '아이리스트 사우스 코리아'에서는 CNN의 메인 앵커 안나 코렌이 생방송으로 서울 곳곳을 소개하고, CNN 특파원들이 한국의 선진화된 기술, 문화, 환경,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을 취재해 한국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살펴본다. 첫 시간에는 제주도를 찾아 아홉가지 경이로운 자연환경을 소개하고 제주도가 최근 중국인들의 투자 유치를 위해 실시한 세금 및 비자 정책에 관해서 알아본다. 이어 현대중공업을 찾아 최근 태양열과 풍력을 비롯한 대체 에너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와 현황을 살피고 한우 목장을 찾아 한우의 차별성과 한우가 한국인에게 시사하는 바를 알아본다. 또 서울시 국악관현악단을 만나 명인 정신과 기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한류열풍과 한국의 다이내믹한 게임, 엔터테인먼트, IT산업 등에 대해 다룬다.'토크 아시아'는 10-15일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축가 조민석을 인터뷰한다. CNN은 한국 특집이 방송되는 기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홍대앞에서 CNN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CNN 앵커와 가상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추첨을 통해 홍콩 CNN 아시아 태평양 본부와 뉴스 스튜디오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밝혔다. CNN은 "특집 제작을 위해 제작진이 한국을 찾는 것이 이번이 세번째"라며 "생방송과 최상급 인사들의 인터뷰, 심층 보도를 통해 전세계 2억6천만 CNN 시청자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사람들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05 23:02

"G20정상회의, 인류 공영 토대 마련 기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불교 법회가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주최로 4일 오후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법회 봉행사에서 "이번 G20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서 지구촌 모든 사람이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나고 인류가 함께 번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승스님은 또 "이 회의가 선진국들의 배타적 모임이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다른 나라들의 사정과 의견이 반영되고 개도국과 후진국의 빈곤 해소와 경제발전에도 눈을 돌리는 모임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불교계 역시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 불교의 문화와 전통, 가치관을 전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하메시지에서 "서울 G20 정상회의의 참뜻은 국가와 인종, 지역 등 모든 차이를 뛰어넘어 인류가 함께 공동번영을 모색하자는 것으로,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부처님의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정신과 다르지 않다"며 "대한민국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덕스님을 비롯한 불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스님은 발원문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신흥국 사이를 합리적으로 중재해 대한민국이 새로운 국제질서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인도해달라"고 부처님께 기원했다. 이날 법회에는 자승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 정사,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보선스님 등 불교 주요 종단 지도자들, 유인촌 장관,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 이성권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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