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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한풀 꺾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하다.이런 날씨에는 뇌졸중 위험지수도 함께 올라가니 가족들 건강을 위해서라도 일기예보를 꼼꼼히 챙겨야겠다.이렇게 으슬으슬한 날씨에 찾게 되는 게 따뜻한 국물이다. 하지만 따뜻한 국물을 자주 마시는 건 성인병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소금 섭취량이 늘면 혈압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는 물을 자주 마시고, 싱겁게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아무튼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에 소주 한 잔이 절실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집 부근 대로변에서 한참 동안 단장하던 막걸리집이 최근 문을 열었다. 신호를 기다리다가 쳐다보니 요즘 유행하는 막걸리가 아니라 닭내장탕 전문점이었다. 한때 서민의 애환을 반영한 가격 대비 넉넉한 메뉴인지라 개인적으로 반갑기 그지없었다.어느 먹자골목이나 있을 법하지만 지금은 좀체 찾아보기 힘들어진 닭내장탕 아니던가….식도락가들 사이에서 '원조 맛을 그대로 간직한 가장 뛰어난 닭내장탕'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는 곳이 김제 '부부닭내장탕'이다. 닭내장탕 특유의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맛은 물론, 진하고 부드러운 국물은 외지인들 입맛까지 사로잡았다.문을 연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이곳 주인장에게 국물 맛의 비결을 묻자 "좋은 재료를 꼼꼼히 손질해 사용하는 것뿐이다. (솜씨는) 전주 중앙시장에서 배웠다"고 스스럼없이 밝히는 대목에서 범상치 않은 내공이 절로 느껴졌다.이곳 닭내장탕에는 모이주머니(소낭) 한 부위를 주로 사용한다. 큰 사이즈를 주문하거나 별도 주문에 한해 사낭이라는 모래주머니(닭똥집)를 사리처럼 더 넣어줄 뿐이다. 기름 분포가 많은 내장은 꼼꼼하게 손질해야 하며, 고춧가루 퀄리티(quality·질)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느끼한 국물 맛은 기름이 덜 제거된 까닭이고, 국물 맛이 텁텁한 경우는 저급한 고춧가루를 쓸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곳은 닭머리나 닭발 등을 삶아 육수를 준비하는 다른 곳과 달리 즉석에서 닭내장과 다진 양념을 사용해 개운하고 진한 국물을 만들어 낸다.부드러운 국물 맛은 들깨 양으로 조절하며, 닭내장탕에 수북히 얹어 나오는 미나리와 당면은 '무한리필'(無限 refill·되채우기)이다.김치와 깍두기에 쓰이는 배추와 무는 지금껏 한 곳을 정해 계약 재배해 왔으며, 방문객들은 의외(?)로 깨끗한 실내에 놀란다.▲ 메뉴: 닭내장탕 소(小) 1만5000원·중(中) 2만 원·대(大) 2만5000원, 1인분 추가 8000원, 공깃밥 1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9시30분▲ 위치: 김제시 요촌동 122(우리은행 앞)▲ 전화: 063-547-4244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탁구야, 너는 빵이 왜 좋으냐?""빵에서 나는 따뜻한 냄새가 좋습니다.""스승님은 왜 빵이 좋으십니까?""그야 사람이 먹는 것이니 좋지.""그럼 저도 그리 바꾸겠습니다."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열기는 사그라 들었지만, 윈도 베이커리로 울고 웃는 역사를 간직한 곳이 있다. 군산시 중앙로 1가에 위치한 제과점'이성당'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팥앙금빵과 야채빵, 팥빙수의 맛을 못 잊는 출향인들은 명절만 되면 이곳을 찾는다. 구 군산시청 마주한 곳에 자리 잡아 계모임과 친목모임이 돌아가면서 열리는 만남의 광장으로도 유명하다. 지난달 30일 5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성당'의 사장 김현주(48)씨를 만났다. 제과점 이름은 이(李)씨 성(姓)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빵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1920년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빵집을 1945년 해방 후 주인이 떠나자 빵·과자공장을 운영하던 이석우씨가 가게를 인수했다. 그의 이종사촌인 고 조천영씨가 사장을 지냈고, 조씨의 아내 오남례씨와 아들 조성용씨가 가게를 맡았다가 2003년 며느리인 김씨에게 건네졌다.하루 종일 빵에 둘러싸여 있는 그에게 '빵은 곧 밥'이다. 그는 "가장 오래된 빵이 깊은 맛을 내는 것 같다"며 "팥앙금빵과 야채빵, 소보로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른 빵집에서는 시들해져 버린 메뉴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세대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지금 빵이 옛날 빵과 똑같은 맛은 아니에요. 시대에 따라 고객들의 입맛도 변하는 거니까요. 처음 야채빵을 만들 때에는 샐러리가 없었고, 고기는 귀한 시절이라 넣을 생각도 못했죠.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섞는 마요네즈도 당시만 해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이곳 팥앙금빵은 유독 팥이 많다. (팥)소가 두툼해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다. 국산 팥가격이 비싸서 수입산과 섞지만, 적당한 온도에서 장시간 팥을 끓여내기 때문에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의 남편 조씨는 30년 전통의 앙금전문기업 대두식품을 운영해오고 있다."우리 직원들은 팥을 많이 넣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달라요. '팥 마니아' 단골들이 많기 때문에 고집하는 거죠."이성당은 2006년부터 쌀로 만든 빵을 출시해왔다. 밀가루 빵이 우선되는 국내 제과점에서는 쌀로 만든 빵을 발효시킬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제빵사들은 일본에 가서 발효시키는 법을 배워와야 했어요. 일본 소비자들은 쌀의 풍미를 살린 거친 맛을 선호하는 반면, 우리 소비자들은 밀가루빵과 흡사한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게 다른 점이죠."건강 빵 '블루'는 쌀과 소금으로만 간을 해 담백하다. 그도 이 맛에 길들여져 자주 찾는다. "이스트를 쓰지 않고, 천연 효모로 발효해 찰진 질감까지 살렸다"는 그는 "덕분에 매출이 30% 정도 올랐다"며 환히 웃었다.하루 손님은 400~500여 명 내외. 고객들이 이성당을 가장 많이 찾는 때는 언제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명절날 다음날이다."명절에 고향 왔다가 빵을 못 잊어 오시는 분들이 줄을 길게 늘어섭니다. 그런 날은 문 여는 게 두려워요. 빵 사려고 제빵실까지 들어 오시는 분도 있거든요. 빵이 나오자마자, 날개 돋힌 듯 팔립니다."단골에 얽힌 추억도 많다. 군산에서 생선 도매업을 하는 한 고객은 20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성당 빵과 커피로 하루를 시작한다. 군산을 떠나 미국에 가서 사는 한 고객은 출국 직전 미국 가족과 친지들을 위해 줄 빵을 한아름 사간다. 전주에라도 이성당 분점을 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성당은 체인점 내주는 일에 욕심이 없기 때문이다.그는 "분점을 내주면, 신선한 빵맛을 낼 자신이 없다"며 "냉장 유통을 하면 맛이 떨어진다"고 단언했다. '빵집은 빵이 맛있어야 한다'는 말은 결국 원칙을 지키는 데 있다고도 했다. 이성당은 오래된 역사 만큼이나 빵을 대하는 '진심'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다.
개별여행 전문 여행사인 마이투어는 11월 15일부터 12월 3일까지 부티크호텔에 숙박하는 중국 상하이 2박 3일 에어텔 상품을 판매한다. 상하이의 부티크호텔은 지난 4월 개관한 레아호텔로 지하철 1호선 한중로 역과 가까운 위치와 깨끗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이 상품은 인천-상하이 동방항공 왕복항공권과 숙박, 조식, 1억 원 여행자 보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격은 29만9천 원(유류할증료 및 공항세 별도)부터이다. 마이투어 관계자는 "부티크호텔은 작지만 개성 있는 객실이 특징으로 세련된 분위기와 이색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뉴스채널 CNN이 G20 서울 정상회의를 전후로 다양한 한국 특집을 마련한다. CNN은 4일 아시아 도시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CNN고(CNNGo)'가 오는 11-15일 배우 다니엘 헤니와 전도연, 가수 이효리, 사진작가 김중만 등과 함께 신사동 가로수길, 선유도 공원, 대학로, 백남준 작가 갤러리 등 서울의 명소를 방문한 내용을 방송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CNN의 월간 프로그램 '아이리스트(iList)'와 토크 프로그램 '토크 아시아'도 한국 특집을 방송한다. 6-12일 방송되는 '아이리스트 사우스 코리아'에서는 CNN의 메인 앵커 안나 코렌이 생방송으로 서울 곳곳을 소개하고, CNN 특파원들이 한국의 선진화된 기술, 문화, 환경,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을 취재해 한국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살펴본다. 첫 시간에는 제주도를 찾아 아홉가지 경이로운 자연환경을 소개하고 제주도가 최근 중국인들의 투자 유치를 위해 실시한 세금 및 비자 정책에 관해서 알아본다. 이어 현대중공업을 찾아 최근 태양열과 풍력을 비롯한 대체 에너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와 현황을 살피고 한우 목장을 찾아 한우의 차별성과 한우가 한국인에게 시사하는 바를 알아본다. 또 서울시 국악관현악단을 만나 명인 정신과 기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한류열풍과 한국의 다이내믹한 게임, 엔터테인먼트, IT산업 등에 대해 다룬다.'토크 아시아'는 10-15일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축가 조민석을 인터뷰한다. CNN은 한국 특집이 방송되는 기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홍대앞에서 CNN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CNN 앵커와 가상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추첨을 통해 홍콩 CNN 아시아 태평양 본부와 뉴스 스튜디오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밝혔다. CNN은 "특집 제작을 위해 제작진이 한국을 찾는 것이 이번이 세번째"라며 "생방송과 최상급 인사들의 인터뷰, 심층 보도를 통해 전세계 2억6천만 CNN 시청자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사람들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불교 법회가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주최로 4일 오후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법회 봉행사에서 "이번 G20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서 지구촌 모든 사람이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나고 인류가 함께 번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승스님은 또 "이 회의가 선진국들의 배타적 모임이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다른 나라들의 사정과 의견이 반영되고 개도국과 후진국의 빈곤 해소와 경제발전에도 눈을 돌리는 모임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불교계 역시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 불교의 문화와 전통, 가치관을 전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하메시지에서 "서울 G20 정상회의의 참뜻은 국가와 인종, 지역 등 모든 차이를 뛰어넘어 인류가 함께 공동번영을 모색하자는 것으로,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부처님의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정신과 다르지 않다"며 "대한민국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덕스님을 비롯한 불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스님은 발원문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신흥국 사이를 합리적으로 중재해 대한민국이 새로운 국제질서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인도해달라"고 부처님께 기원했다. 이날 법회에는 자승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 정사,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보선스님 등 불교 주요 종단 지도자들, 유인촌 장관,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 이성권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한국의 고전회화와 서구의 명화를 조합해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킨 광주 작가 이이남의 미디어 아트 작품이 G20 정상회의에서 대거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이다. 특이 한국의 현대예술과 세련된 IT기술로 구현한 미디어작품이 외국 정상에게 소개됨으로써 한국의 미를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 정상 등이 묵게 될 서울 강남구 파크 하얏트 서울에는 9-15일 185개 전 객실 TV 화면에 이이남의 작품이 전시된다. 정상들이 방문을 열고 거실에 들어서면 센서가 작동해 자동으로 전 객실에서 영상미디어 작품이 흐르게 된다. 동양의 여백미가 화면 가득 흐르는 김홍도의 '묵죽도'와 모네의 수련 등 2작품이 소개된다.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코엑스 전시장에도 겸재 정선의 '박연폭포'를 토대로 만든 작품과 김홍도의 '월남수만도'가 선보인다. 이밖에 워커힐 호텔과 환영만찬장 등에도 이이남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이남의 작품 디지털 8폭 병풍 작품은 지난 9월 광주에서 열린 G20 재무차관회의 때 처음 선보여 호평을 받고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전시됐다. 이와 함께 이이남의 작품 '금강전도'가 아이패드에 담겨 각국 정상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조선대 미대를 졸업한 이이남은 독특한 미디어 영상 작품으로 광주비엔날레와 서울 국제미디어 아트 등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제8회 광주 미술상과 2010 선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4일 복원 광화문의 현판 균열 현상이 현판 재료로, 한국 고유 수종인 육송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전날 견해를 재확인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광화문 현장과 인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고건축 전문가와 복원공사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대책자문회의를 개최해 이같이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먼저 국민 여러분께 광화문 현판 균열로 인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육송의 특성과 가을철 건조한 날씨에 의한 급격한 수축과 팽창이 반복되어 현판 표면이 균열된 것으로, 구조적인 문제점은 없다는 것이 자문위원 전체의 일치된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자문회의는 균열에 대한 현황조사와 원인분석 및 앞으로 조치계획 순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오옥진 각자장은 광화문 현판이 평생 가장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것이라고 했으며 나무를 제공한 신응수 대목장은 현판 재료가 본인이 직접 고른 최고의 금강송으로, 직접 3년 이상 건조한 목재였음을 밝혔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문화재청은 "더욱 과학적인 원인 분석을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 전문가 등을 포함한 국내 최고의 목재전문가를 통해 균열의 원인을 조사ㆍ분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자문회의에는 고건축 전문가인 김동현ㆍ윤흥로 문화재원과 신 대목장, 오 각자장, 양용호 단청장, 광화문 복원 관련 감리단과 시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국내 최대규모의 철새 축제인 '2010 군산세계철새축제'가 10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철새야 놀자! 새만금에서"를 주제로 14일까지 군산 금강철새조망대를 비롯한 금강호 일원과 은파 국민관광지에서 펼쳐진다. 올해 7회째를 맞이한 철새축제에는 여느 해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들이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행사는 크게 철새 맞이 행사와 철새 보내기 행사, 전시프로그램, 투어프로그램,학습체험행사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철새 탐조투어를 비롯해 철새사랑 가족사진 촬영대회, 철새탐조 기행문 대회,생태음악회, 생태전문가 팸투어 이외에도 외신기자 초청행사와 국제학술세미나 등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및 학술행사가 펼쳐진다. 이미 지난 10월 중순께 사전행사로 금강호 철새그림그리기 대회와 전국 백일장대회가 열려 축제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탐조투어 행사는 올해도 어김없이 펼쳐진다. 해설자의 설명과 함께 금강호의 철새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탐조투어 행사는해마다 가장 많은 관광객을 모으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또 올해 행사 중에서 이목을 끄는 것은 처음으로 실시된 '철새우체통' 프로그램이다. 사전행사로 치러진 철새우체통은 1년간 철새조망대를 방문한 관람객이 철새조망대에 비치된 편지지로 편지를 써 우체통에 넣으면 이를 모아 매년 10월말께 각 가정에 배달하는 프로그램. 올해는 1천여 통의 편지가 이미 지난달 28-31일 각 가정에배달됐다. 군산시는 올해는 소음에 예민한 철새를 위해 소리를 많이 내는 공연행사는 자제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도 인근의 각종 건설 현장과 행사장의 소음 등으로 철새축제기간에 금강호에 철새의 유입이 적었기 때문이다. 금강호에 자리한 철새조망대 일원에서 개최될 군산세계철새축제의 다양한 축제프로그램은 철새조망대 홈페이지(www.gmb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궁금한 사항은군산시 철새생태관리과(063)453-7213~4)로 문의하면 된다.
경제지에서'여행전문기자'인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후배는 남해를 추천했다. "거기 안 가봤어, 별로야"라고 딴소리 해 비밀로 붙이고 싶을 만큼 좋았다고 했다.경남 남해는 산이 바다를 품어 만든 항구 같다. 조용히 스며들어 옴팡 안겼다가 또 조용히 돌아나오는, 한번에 다 보려는 욕심을 갖게 만들었다가 다 보았다고 말하는 오만은 버리게 만드는 곳이다. 혼자 정밀한 풍경을 새기고 싶었으나, '방향치'인 관계로 동행자가 붙었다. 운전대도 맡겼다. 수평의 바다가 잔잔하게 퍼져나가는 것을 오래토록 지켜봤다.지난 16일. 거대한 주황색 현수교(懸垂橋)인 남해대교가 일행을 맞는다. 다리만 건너면 남해다. 남해대교를 건너 19번 국도를 따라 남해읍으로 '쭉' 들어가면 고현면 차면마을이 끝나는 지점에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 이락사(李落祠)가 나타난다. 노량해전을 벌이다 전사한 이순신 장군의 유해가 맨 처음 안치됐던 곳이다.가천 다랭이마을에 닿으면 산비탈을 깎아 만든 계단식 논과 수평의 바다가 시간의 무량함을 느끼게 된다. 108층이나 논들을 경작하면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108'이란 숫자에서 '백팔번뇌(百八煩惱)'를 떠올렸다. 몸을 세우면 금세 고꾸라질 것 같은 이곳을 걷고 또 걸었다. 남은 이들은 땀에 절은 어깨를 서로 맞대고, 또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야 한다.'선조들로부터 빌려 쓰는 땅'이란 말이 떠올랐다. 들을수록 묵직해졌다.금산은 빼어난 산이었다. 금산의 보리암은 향일암, 낙산사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는 데 그만인 3대 절집으로 꼽힌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전 금산에서 백일기도를 드린 장소로도 유명하다. 이 절은 '기도발'이 영험하다고 알려져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도 소원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삼층석탑과 해수관음상을 확인했을 뿐 금산을 병풍 치듯 둘러싸고 있는 기암들의 절경은 확인할 수 없었다. 흐린 하늘이 원망스러웠다.상주은모래비치는 은가루를 뿌린듯 부드러운 해변이다. 2km에 이르는 반월형의 백사장에 100년 이상된 해송들이 둘러싸고 있다. 내 마음 속 파도치는 바다와 망망한 바다가 만나 하나로 합일될 때까지 바다를 보고 또 바라본다. 새로운 여정과 귀환의 갈림길이 시작되는 곳이다.독일인마을과 해오름예술촌, 원예예술촌, 바람흔적미술관에서는 인생과 자연과 예술이 겹쳐진다. 독일인마을은 1960년대 광산 노동자와 간호사로 독일에 파견 돼 외화벌이에 나섰던 교포들이 돌아와 조성한 곳이다.붉은 고딕의 독일식 지붕들로 한적한 유럽의 전원도시를 보는 것 같다.해오름예술촌은 2003년 폐교를 문화공간으로 개조해 놓은 곳으로 추억과 예술이 공존한다. 정금호 촌장이 수집한 골동품 2만여 점이 전시, 보물창고를 연상케 했다. 미키마우스가 누워 있는 돌의자, 코만 반질반질하게 된 돼지 돌조각상 등을 둘러보고 있으면,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물건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제150호)은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지운다.지난 300년간 거친 파도와 바람에 맞서 마을을 지켜주고 고기를 모이게 하는 바다숲이다. 방조림에서는 해가 서서히 저문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저물지 않는다. 봄·가을이면 바다 낚시를 즐기려는 강태공들로 북적인다. 창선교 부근 지족해협 죽방렴은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다. 대나무 말뚝을 V자로 박아놓으면 빠른 물살 때문에 방향을 잃은 물고기가 이 사이로 들어가 나오지 못한다. 여기서 잡은 멸치는 신선도가 높아 최고의 값으로 쳐준다. 갓 잡아 올린 멸치로 멸치쌈밥, 멸치회무침 등을 내놓는 밥집들이 즐비하다. 살캉살캉 몇 번 씹으면 부드럽게 녹아드는 맛을 잊을 수 없다.모든 여행은 돌아오지 않으려고 떠나는 것이다. 닳고 닳은 자아는 여행지에 버리고 부쩍 커버린 자아를 안고 돌아오는 것이 여행이다. 내가 어디에 서야 하는지, 나의 고민을 내 몸으로 그려낸다. 답답함을 넘어, 나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여행을 통해 나 자신을 밀고 갈 수밖에 없다.
창비는 제4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자로 황시운(34) 씨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수상작은 '차고 날카로운 달'. 심사위원단은 "평이한 듯한 소재에 살을 붙이는 소설적 디테일들이 성공적으로 배치돼 있고 미혼모 시설 등 사회문제에까지 시선을 확장하는 솜씨가 빼어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제12회 백석문학상은 박철(50) 시인에게 돌아갔다. 수상작은 시집 '불을 지펴야겠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도종환 시인은 "그의 시에는 순정이 있다. 거짓 없는 솔직함이 있다. 시를 쓰면서 사는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순정함이 거기 있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제10회 창비신인시인상은 김재근(43) 씨, 제13회 창비신인소설상은 최민석(33) 씨, 제17회 창비신인평론상은 윤인로(32) 씨가 받는다. 상금은 창비장편소설상 3천만 원, 백석문학상 1천만 원이며, 신인문학상은 소설 700만원, 시ㆍ평론 500만원이다. 시상식은 오는 24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이월화(李月華, 1904~1933)는 한국 최초의 여배우로 꼽힌다. 일제 시대 연극 무대와 스크린을 누비며 이름을 날렸지만 29세의 나이로 요절해 자살설이 돌기도 했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이런 이월화의 드라마틱한 삶에 상상력을 덧입혀 만든 연극 '경성스타'를 선보인다. 일제 강점으로 연극계도 암흑기에 빠졌던 1920-40년대를 배경으로 친일 연극의 실상을 파헤치는 동시에 수치와 오욕으로 점철된 시대적 상황에도 저항 정신을 잃지 않았던 연극쟁이들의 고민을 조명한다. 이월화가 극작가 임선규와 동시대에 연극 작업을 했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남성 중심적이던 사회에서 근대 여성 연극인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갔던 고군분투기가 세밀하게 그려진다. 극중 배경은 1930년대 서울 시내에 자리잡은 동양극장. 이 극장에서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발표한 임선규는 경영난에 빠진 극장이 빚더미에 올라앉자 극단 '아랑'으로 독립한 뒤 '동학당' '빙화' 등 히트작을 잇따라 내놓는다. 하지만 일어로 공연하라는 압박이 거세지면서 임선규도 친일 연극을 집필하고 군산항 작부로 전락한 이월화를 찾아가 여주인공 역을 맡긴다. 해방이 되자 임선규는 절필을 선언한 뒤 아내와 함께 월북길에 오르고 남은 연극인들은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뿔뿔이 흩어진다. 신들린 듯한 연기로 객석을 휘어잡는 배우 김소희가 이월화 역을 맡고 김용래, 오동식, 변진호, 윤정섭, 배보람 등 연희단거리패 간판 배우들이 출연한다. 극작 김윤미, 연출 이윤택. 오는 19~28일 대학로 예술극장대극장에서 공연하며 티켓은 1만5천~3만원. ☎02-763-1268.
2010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향한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과 기업 총수, 그리고 이들의 수행원들은 세계 정ㆍ재계의 지도층 인사라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한식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과거 한식하면 떠오르는 메뉴가 불고기였다면 최근에는 갈비, 한정식, 비빔밥으로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도심속 문화체험의 명소로 떠오르며 외국인의 발길을 모으고 있는 삼청각이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한 한식당과 대표 메뉴를 소개했다. ◆ 삼청각의 '들깨소스 관자구이' ㆍ'돌솥비빔밥' = 들깨소스 관자구이는 관자와 피망, 양파, 새송이 버섯을 볶은 후 들깨소스와 포도소스를 얹은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관자의 담백한 맛과 피망의 아삭하게 씹는 맛이 고소하고 달콤한 소스와 어우러진 흔치 않은 특별한 맛을 낸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꾸준히 찾는 한식메뉴라고 삼청각은 소개했다.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사랑 받는 '돌솥비빔밥'은 8가지 신선한 나물과 생율, 은행, 잣을 고명으로 담아 돌솥의 높은 온도를 이용해 비벼낸 웰빙 음식이다. 참기름의 고소한 향으로 후각을 자극하고 갖가지 나물의 색상으로 시각의 재미를 더해주며, 직접 비벼 먹는 경험이 외국인들에게 흥미로움을 더한다. 당면과 삼색 파프리카, 새송이 버섯을 양념한 후 볶아낸 잡채도 당면의 쫄깃한 맛과 양념의 감칠맛이 외국인들의 입맛을 잡아 오랜 시간 스테디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고기의 달고 부드러운 육질에 삼청각만의 비법으로 담근 장 맛이 어우러진 갈비찜은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외국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금수강산 '콩나물홍합해물찜' = 대화동에 있는 금수강산은 우리 전통의 갈비찜 외에도 다양한 찜 요리로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금수강산의 대표 메뉴로 소ㆍ돼지 갈비찜을 비롯해 해물닭찜과 콩나물홍합해물찜이 꼽힌다. 매운맛이 후각으로도 느껴지는 해물닭찜과 콩나물홍합해물찜은 낙지, 주꾸미, 홍합, 새우 등 풍부한 해산물이 들어있어 개운하면서도 얼얼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매운맛에 강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메뉴로 4인 가족이 와서도 배부르게 먹고 갈만큼 양도 푸짐해 한국식당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는 평이다. 금수강산의 식재료는 조미료 없이 한약재와 각종 과일로 재워져 풍부하고 살아있는 맛을 내며, 황토로 이뤄진 실내 인테리어도 푸근함을 더한다. ◆ 삼청동 참숯구이 전문점 단풍나무집 '천 겹' = 단풍나무집은 삼청동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한국적인 느낌을 주는 황토 화로에 참 숯을 사용한다. 이 곳에서 취급하는 여러 종류의 고기들 중에서도 외국인에게 인기를 끄는 메뉴 '천 겹'은 '돼지고기에 천겹의 마블링이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돼지고기 목덜미 부위 항정살로 지방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 고소하면서도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특징이다. 또 점심에 판매되는 불고기 세트 메뉴와 비빔밥도 한국적인 분위기를 살리는 메뉴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 단풍나무집은 이태원에도 있어 외국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소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 ◆명동교자 '칼국수' = 명동에 있는 명동교자는 육수, 면, 고명, 김치의 4박자를 모두 갖춘 칼국수로 닭을 8시간 동안 푹 고아 간수를 제거한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다. 오래 끓여도 쉽게 퍼지지 않는 면은 반죽 후 2~3시간의 숙성을 거쳐 쫄깃함을 자랑한다. 업장에서 직접 뽑아 제공하기 때문에 신선한 면발을 맛 본 외국인들이 한번 오면 다시 재 방문하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진 곳이다. 또 칼국수와 궁합이 잘 맞는 명동교자의 대표 메뉴인 만두는 외국인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며 관광객들의 두터운 사랑을 얻고 있다. ◆서래마을 한식레스토랑 맘 '버섯비빔밥' = 서래마을 골목에 위치한 '맘(mom)'은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엄마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4형제가 어머니의 뛰어난 요리솜씨를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든 한식레스토랑이다. 이 곳의 오이선, 구절판과 같은 대표 메뉴들 중에서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은 '버섯비빔밥'이라고 한다. 버섯과 야채에 여러 재료를 추가해 어머니가 직접 달인 간장으로 비벼먹는 버섯비빔밥은 데리야끼의 맛과 흡사해 외국인들이 즐겨 찾으며 직접 달인 간장소스는 따로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사단법인 춘천마임축제(예술감독 유진규)는 사라져가는 몸짓인 '병신춤'과 관련한 콘퍼런스를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춘천마임축제에 따르면 예술축제인 워크숍 페스티벌 기간(8~27일) 중인 12일 춘천시 효자동 축제극장 몸짓 무대에서 저명교수를 초청, 병신춤에 대한 공연과 강의를 듣는다. 특히 이번 콘퍼런스는 국내 저명 학자가 우리 전통 민속춤의 하나인 병신춤에 대한 예술성, 역사성, 사회성 및 미학을 고찰하는 자리로 마련돼 관심이 끌고 있다. 이날 채희완 부산대 교수의 '병신춤의 미학적 특질과 해학, 신명'에 관한 강의와 김수업 진주문화연구소 이사장의 '우리 몸짓의 기원, 병신춤의 유래와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강의에 앞서 창작 병신춤 공연인 '놀이패 신명'의 '일어서는 사람들' 공연도 펼쳐진다. 또 콘퍼런스에 앞서 9~11일 오후 7시에는 김석규 놀이패 한두레 대표가 강의하는 고성 오광대 문둥춤 워크숍도 열린다. 춘천마임축제 관계자는 "한국의 전통연행예술 가운데 독보적이며 독창적 세계를 담고 있음에도 세간의 무관심 속에 잊혀져가는 병신춤의 미학적 요소에 대한 접근과 역사성과 민중성, 해학적 요소를 살펴보고 관심을 고조시키고자 행사를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워크숍 페스티벌은 춘천마임축제가 교육사업을 통한 마임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한 교육형 축제모델로 3주간 콘퍼런스를 비롯해 유진규의 마임이야기와 크로키(미술), 음악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4대강 살리기 사업구간 중 북한강 유역인 강원 화천군 하남면 원천리 춘천호 호안에서 최근 발견된 한성백제시기 대규모 마을유적은 백제의 서북방 진출을 위한 교두보이자 변경의 전초기지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예맥문화재연구원(원장 정연우)은 원천리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를 계속한 결과 청동기시대 집터 23곳과 같은 시대 석관묘 1곳, 3-4세기 무렵 한성백제 집터 120곳과 같은 시대 구덩이 흔적 120곳 등 대단위 마을유적을 확인했다고 3일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 특히 백제시대 주거지에서 등자(발걸이) 2점과 재갈을 비롯한 마구(馬具)류와 창, 화살촉, 갑옷편 등의 무기류가 다수 출토됐다. 한성백제시대 주거지에서 이처럼 확실한 마구류가 다수 출토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조사단은 "원천리 유적은 일상적인 생활공간, 혹은 통상의 마을보다는 군사적인 성격을 농후하게 띠는 전초기지 같은 취락으로 판단한다"면서 "특히 한성도읍기 백제시대 화천 일대는 북쪽, 혹은 서북쪽의 낙랑, 고구려 혹은 말갈과의 접경지역이자 백제의 서북방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였다는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한다면, 군사전초기지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수습된 무기류 중 화살촉 가운데 원거리용이었을 대형은 인마(人馬) 살상용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나아가 갑옷 조각인 철제 찰갑은 사람이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마갑(馬甲)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같은 한성시대 유적 중 몽촌토성에서 나온 뼈로 만든 골갑(骨甲)과 경기 가평 대성리 유적에서 발견된 찰갑 등보다 큰 축에 속하며 경남 함안 도항리고분 출토품과 흡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단은 이들 마구류와 갑옷류는 일단 북방계에 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 백제시대 주거지 구조를 엿볼 수 있는 자료도 다수 확보됐다.일부 주거지에서는 처마도리와 서까래, 추녀, 벽체용 판자 등 당시 건축물을 복원할 수 있는 건축부재가 불에 타 고스란히 내려앉은 채 발견됐다. 나아가 이들 주거지에서는 찍어누른 문양을 넣은 타날문토기(打捺文土器)와 검은빛이 돌며 옻칠을 한 흑색마연토기(黑色磨硏土器) 등의 백제시대 토기류가 대거 발굴됐다. 조사단은 "토기류는 경질무문토기(硬質無文土器)보다는 각종 타날문토기가 압도적으로 확인되며, 백제 색채가 완연한 토기류가 다량으로 출토된 점으로 보아 백제시대 초기의 동쪽 경계가 적어도 이곳까지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면서 "나아가 풍납토성으로 대표되는 백제 중앙에서 유행하던 중앙 양식의 토기가 지방으로 확산되는 과정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각종 금속유물과 유리제품이 나왔고 일부 구덩이에서는 인골 편과 짐승 뼈가 출토됐으며 U자형 삽날과 괭이, 낫을 비롯한 각종 철제 농기구도 수습됐다.이들 주거지는 공중에서 내려다본 평면 형태가 대체로 철(凸)자형, 여(呂)자형, 혹은 육각형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단은 "이번에 출토된 마구류 등의 일부 출토유물에 대해 고고학계 일부에서는 5세기 정도로 보는 견해도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조사 결과 드러난 집터 구조와 출토 유물 등을 종합하면 3~4세기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기존 유물의 연대 추정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백제시대 주거지 중 3곳에서는 곡물인 팥이 발견되기도 했다.
어렸을 때, 여름에 접어들면 장독 모서리에 소담하면서 푸르스름한 꽃을 봐오곤 했다. 수국이다. 가지 끝에 무리지어 달려있는 작은 꽃잎들이 다른 꽃과는 달라서 인상이 짙게 남아 있는 듯하다.어느 날 산길을 걷다가 어디서 본 듯한 그러나 새로운 꽃, 산수국을 보게 되었다. 어느 꽃인들 제각기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의 잣대를 갖고 있지 않겠는가만, 신비스럽기까지 한 남보라빛 꽃송이들은 가히 '꽃 중의 꽃'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화려함과 품격 있는 조형성이 한여름의 더위를 떨쳐 내버리곤 그 속에 묻히게 한다.산수국(山水菊), 한자말 그대로 산에서 피고 물을 좋아하며 국화처럼 풍성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중요한 특징은 피는 시기와 토양의 성분에 따라서 변화무쌍한 색의 꽃을 자아낸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꽃말도 '변하기 쉬운 마음'이다.산수국은 관상용으로 적합하고 한방에서는 심장강화제와 학질 등의 증세와 열을 내리는데 처방한다. 잎은 여러 겹 싸두면 숙성이 되는데, 이 잎을 볕에 말리고 비벼서 차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정가(正歌)는 가곡과 가사, 시조를 아우르는 아름다운 우리 소리다. 단아한 선율로 옛 선비들이 마음을 순화하기 위해 애창했다는 정가는 뛰어난 예술성에도 불구하고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우리 소리의 전통을 이어가는 사단법인 정가보존회(이사장 임산본)가 두번째 정가발표회를 갖는다.임산본 이사장은 "시조창을 비롯해 가사·가곡을 배우는 이가 많지 않아 정가는 현대인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며 "전국의 명인들과 정가보존회 회원들이 이날 소중한 발표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정가는 선비들이 즐겨 부르던 우리 고유의 성악곡으로 엄격한 절제미를 갖췄으며, 소리를 늘이고 흔드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노래의 형식이나 창법이 단순한 시조는 서울 시조를 경제(京制), 경상도 시조를 영제(嶺制), 충청도 시조를 내포(內浦), 전라도 시조를 완제(完制)로 구분됐을 만큼 많이 불리워졌다.이날 무대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인 문현(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이 경제인 남창 지름 시조 '바람아'를 들려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1-1호 가사 이수자인 이종록은 영제인 평시조를 선물한다. 내포제 시조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영숙은 내포제인 사설시조'부소산 저문 비에'를 선보인다. 조영숙 전북무형문화재 제14-1호 시조 이수자는 완제인 중허리'임그린'을 준비한다. 이미옥 전북무형문화재 제14-1호 이수자는 가사'죽지사', 유동희 전주향교 장의는 시조 우조지름 '석인이', 권병로 군산대 교수는 사설시조'어화청춘'을 내놓는다. 반주는 나순철(장구) 조재수(대금)가 맡는다. 이번 공연은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정가보존회가 주관했다. ▲ 제2회 정가 발표회 = 6일 오후 2시 전주 향교, 문의 063) 231-9930, 018-602-2599.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위해 방한하는 외국 기자들에게 서울이 발전한 모습과 관광명소들을 보여주는 무료 프레스투어( Press tour)가 실시된다. 2일 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와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11~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G20 서울 정상회의를 전후해 정상회의 취재를 위해 방문하는 내ㆍ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경복궁, 북촌 한옥마을, 한강, 청계천 등을 둘러보는 프레스투어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때에도 주최 측은 경주시와 경상북도와 함께 불국사와 석굴암 등 경주 일대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보여주는 프레스투어를 실시해 외신 기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서울시가 마련한 이번 G20 서울 정상회의 프레스투어는 9일부터 11일까지 매일 두세 차례씩 실시되며 4시간짜리 테마코스와 2시간짜리 회의장 인근 코스, 기타코스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 정상회의 취재를 위해 미리 입국하는 외신기자들은 넉넉하게 네 시간짜리 코스를 돌며 서울의 주요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고, 취재 일정에 쫓기는 바쁜 기자들을 위해서는 회의장 인근의 국기원, 선정릉, 봉은사, 청담동 패션 거리 등을 잠깐 둘러보는 코스를 택할 수도 있다. 프레스투어 중에는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외국 기자들을 위해서는 영어, 중국어, 일어 등의 통역 서비스도 제공된다.서울시와 G20 준비위원회는 프레스투어를 통해 서울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들과 발전한 사회ㆍ경제상을 외국 언론에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주최 측은 "현재까지 200명 정도의 외국 기자들이 사전신청을 마쳤다"며 "짧은 시간의 투어라서 서울의 가볼만한 곳 모두를 돌아볼 수는 없지만,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경주 남산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남산신성비 10점을 한데 모은 특집진열 '남산신성비(南山新城碑)'를 내년 2월말까지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남산신성비는 경주 남산에 신성을 쌓은 뒤 세운 비석으로 1934년 남산 식혜골을 시작으로 2000년까지 모두 10개가 발견됐다. 비석에는 맹세의 글, 축성에 참여한 인물, 각 집단이 쌓은 거리 등이 기록돼 있어 축성 유래와 국가적 대규모 국책사업에 어떻게 백성들을 동원했는지 등 당시의 시대상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남산신성은 삼국사기에 신라 진평왕 13년(591년)에 처음 축성한 것으로 기록돼 있으며 박물관 남쪽에 있는 남산 해목령(바위가 게 눈처럼 튀어나와 붙여진 이름)을 둘러싸고 있는 둘레 3.7km의 돌로 쌓은 성으로 지금은 대부분이 무너져 없어진 상태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는 보관장소가 흩어져 있어 한 곳에서 볼 수 없는 남산신성비를 모두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과천문화원(원장 최종수)은 오는 5일부터 14일까지 과천시민회관 2층 전시실에서 '추사파(秋史派)의 글씨'를 주제로 하는 제7회 추사작품전을 개최한다고 2일 말했다. 이 자리는 추사 김정희가 서화(書畵)에서 누구의 영향을 받았으며, 어떤 이와 교유했고, 나아가 그의 서화가는 후대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피기 위해 마련됐다고 문화원은 소개했다. 이를 위해 이번 전시에는 추사와 그의 형제 및 아들, 손자 외에도 추사가 지대한 영향을 청나라 경학자, 추사와 교유하거나 영향받은 이들의 큰 글씨와 대련(對聯) 작품, 간찰(편지), 묵란(墨蘭) 등 서화 98점이 출품된다. 1부 '추사 글씨의 여러 모습'에서는 전성기로 가는 과정의 추사 글씨와 노년의 소탈한 글씨를 보여주며 2부 '스승'에서는 그의 두 청나라 스승 옹방강과 완원의 글씨가 전시된다. 3부는 '추사 가문 사람들'을 배당해 추사의 두 동생 김명희와 김상희의 글씨, 아들 김상무와 손자 김한제의 서화가 등장하며 4부 '종유(從遊)'에는 신위나 권돈인 등 추사와 평생을 함께한 이들의 작품을 모았다. 5부 '추사학파'는 추사를 따른 제자들, 예컨대 조면호와 신관호, 대원군 이하응, 서승보, 조희룡 등의 작품을 위한 코너로 마련됐고 6부 '사숙(私淑)'에서는 추사를 보지 못한 후학들의 작품을 만난다. 마지막 '묵란(墨蘭)'에는 추사와 그의 제자들의 묵란화 1점씩을 선보인다.전시회 개막일인 5일 오후 1~5시 과천시민회관 3층 소극장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서예와 서예론'을 주제로 하는 추사학술대회도 열린다. 김양동 계명대 석좌교수의 기조강연 '한국서예사의 흐름과 추사 서예의 위상'을 시작으로 ▲추사 서예의 전변(轉變)과 그에 대한 중국적 영향(김병기. 전북대) ▲추사 서예의 변화 -ⅢㆍⅣ기를 중심으로-(이동국. 서예박물관) ▲추사 자료의 정리현황과 향후과제(박철상. 고문헌연구가) 등의 발표가 있다. 최종수 과천문화원장은 "이번 전시는 추사를 조명하는 데서 벗어나 추사가 한국 서화계에 미친 영향을 살피도록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시회 개막식은 이날 오후 5시30분 열린다.
미국의 드미트리 미트로폴로스 콩쿠르에 참가한 15살의 소년은 연습실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연주하고 있었다. 이를 우연히 들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였던 번스타인은 콩쿠르 주최 측에 "저 아이를 도와줘라"고 말했고, 이후 소년은 전액 장학금을 받고 줄리아드 음악원에 입학하는 등 미국에서 음악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렇게 콩쿠르를 준비하던 소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가 돼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백건우는 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제3번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협주곡 제3번은 라흐마니노프가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쓴 야심작입니다. 저도 처음 미국에 갈 때 이 곡을 준비했고 이후에도 중요한 무대가 있으면 이 곡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제2번보다 이 곡을 더 많이 연주하게 됐네요. 이 곡은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제2번과 브람스 협주곡 제1번처럼 연주할 때마다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는 곡입니다."백건우는 오는 13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지휘자 주빈 메타가 이끄는 이스라엘 필하모닉과 이 곡을 연주한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많이 배출됐듯이 이스라엘 필하모닉은 현이 훌륭한 오케스트라다. 주빈 메타와 인연은 없었지만 동양인으로서 세계적인 지휘자 반열에 오른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협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뿐 아니라 라벨과 스크랴빈, 프로코피예프, 메시앙, 베토벤 등 특정 작곡가를 집중 탐구하는 연주로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그는 특히 몇 년 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을 연주하면서 음악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됐다고 했다. 베토벤 전곡 연주를 끝내고 나서 한동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불안하기도 했지만 1년 정도 지난 뒤에는 음악과 좀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어떤 연주자는 젊을 때 화려하게 만개하는 반면 어떤 연주자는 50세가 넘어서 농익은 음악을 연주합니다.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는 제게 상상하지도 못했던 변화를 선물했습니다. 베토벤의 작품이 워낙 훌륭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악보를 펼치면 전과 달리 음악적 언어와 구성이 명확하게 보입니다."그는 "음악은 거울이기 때문에 거짓이 통하지 않는다. 좋은 음악을 위해서는 타고난 재주뿐 아니라 음악에 대한 태도, 인간성 연마 등 요구되는 점이 참 많다. 진정성을 가지고 음악 연주를 하는지 아니면 쉽게 명예를 얻으려고 하는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해야 훌륭한 음악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하송 시인, '2024년 한국 예인문학 문학대상' 수상
추위 녹이는 클라리넷 연주⋯신재훈 독주회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