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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위주 역사책에 단풍잎 끼워넣었죠"

"지금까지 역사가 남성 위주로 흘러왔잖아요. 저희가 한 일은 그런 역사책 갈피에 단풍잎을 끼워넣은 거죠. 책장 사이에 꽂아둔 단풍잎을 문득 발견했을 때처럼 과거에 치유하지 못했던 상처를 돌아보자는 겁니다."여성 극작가들의 눈에 비친 한국 현대사는 어떤 모습일까. 대학로에서 내로라하는 여성 극작가 3인방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대사가 남긴 상처를 시리즈 연극으로 선보이기 위해서다. 비슷한 듯하지만 서로 다른 시각으로 역사의 상처를 보듬어낸 이들을 지난 12일 남산예술센터에서 만났다. 김명화(45), 장성희(42), 김민정(38) 작가가 처음 모인 것은 지난 3월. 남산예술센터가 기획한 '공동연작 프로젝트'에서 공동 극작가로 발탁돼 현대사를 주제로 한 시리즈 창작극 집필을 시작했다. 주어진 소재는 딱 한 줄이었다. '한국의 근현대사가 남긴 흔적 또는 상처'. "처음엔 눈앞이 캄캄했어요. 작가는 골방에 혼자 들어앉아 글을 쓰는 사람인데 연작이라니…일본 작가와 공동 극작을 해본 적이 있는데 한 작품에 2년이 걸렸어요. 그래서 같이 쓰는 것보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각자 쓰기로 한겁니다."(김명화.이하 명)"하지만 서로 시놉시스를 체크하고 뭘 쓰고 있는지 수시로 얘기했죠."(장성희.이하 장)"조언도 하고.."(김민정.이하 민)연작은 이번이 처음인 데다 지금까지 개성이 뚜렷한 작품을 발표해온 세 사람인데도 마치 짜고 치는 것처럼 호흡이 맞았다. 각자 선택한 소재가 겹치지 않았고 시대 배분도 적절했다. 장성희 작가는 1967년 동백림 사건을 무대 위로 불러왔고 김명화 작가는 2002년 월드컵 광풍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막내인 김민정 작가는 2004년 김선일 씨의 이라크 피살 사건을 재조명했다. 어느 것 하나 민감하지 않은 소재가 없지만 무대에서는 때로는 따스하고 유쾌하게, 때로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한국현대사를 바라본다. 그러나 이들 작가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남성 작가가 풀어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거에요.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할 뿐이지 성별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죠."(명)"동의해요. 다만 여성성이라는 차이점은 반영됐겠죠. 약자에 대한 관심, 상처의 치유, 연민 어린 시선 이런 게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 무대는 상처로 얼룩진 한국 현대사 자체를 다룬다기보다 상처받은 이후의 이야기가 주로 나옵니다. 그걸 어떻게 치유해서 현재를 살아갈 것인가 고민하는거죠."(장)실제로 세 작품에는 미리 설정한 것도 아닌데 모두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등장한다. 장성희 작가의 '세자매 산장'에서는 동백림 사건으로 실종된 오빠의 흔적이 현재까지 떠돌고 김명화 작가의 '냄비'에서는 월드컵 기간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 소녀가 마을 언저리를 헤매고 다닌다. 김민정 작가의 '너의 왼손'에서는 아프간 피랍 사건에서 목숨을 잃은 남자친구의 영혼이 등장한다. 한반도에는 현대사에서도 한(恨)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일까. "한국에서만 그렇다기보다 전 세계적인 현상 같아요. 점점 큰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쇼킹한 일이 터지면 그다음에 더 큰 일이 일어나서 금방 잊게 되는 악순환처럼.."(민)"제 생각에는 첫단추를 잘못 끼운 거 같아요. 올해가 한일 강제 병합 60년이 됐는데 그때부터 줄줄이 잘못되고 있는 게 아닐까.. 과거를 바로 잡지 못한 게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죠. 충분한 치유와 애도의 시간을 가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방향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리다가 한 번씩 넘어져서 된통 다치는 거죠."(명)장성희 작가도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한 생각이에요. 한국은 짧은 시간에 민주주의를 치러내고 너무 많은 일을 겪었잖아요. 지리적인 이유도 있겠죠. 섬처럼 고립된 한반도에 몰려 살면서 서로를 물어뜯는 쥐가 되지 않으려면 망각의 속도를 늦춰야 해요. 내면의 시선에 관심을 기울이면서."(장) 이번 연작 공연은 '세자매 산장'이 지난 8~11일 첫 무대를 장식한 것을 시작으로 '너의 왼손'(13~16일), '냄비'(18~21일) 순서로 이어진다. ☎02-75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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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11.15 23:02

황병기 "맑은 물…그게 내가 추구하는 음악"

서울 북아현3동. 언덕에 언덕을 오르면 외벽이 하얀 단아한 주택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내년이면 창작 활동 50년을 맞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74)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의 자택이다. 지난 12일 오후 "창문을 닫으면 차 소리도, 사람 소리도 안 들려 절간같이 조용하다"는 자택에서 황 감독을 만나 그가 소리와 함께한 지난 50년의 이야기를 들었다. ◇부산 피란 시절에 처음 접한 가야금 = 그가 가야금을 처음 접한 것은 1951년 부산 피란 시절이다. 걸핏하면 선생님들과 논쟁을 벌여 문제를 일으키던 중학교 3학년 시절, 반장이 "가야금 한 번 배워보지 않을래?"라고 말을 건넨 것이 계기가 됐다. 가야금을 켰을 때 소리가 둥둥 뜨는 게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배우기 시작했고 이후 가야금은 평생 그의 반려자가 됐다. 국립국악원에서 김영윤과 김윤덕에게 가야금 정악과 산조를 두루 배웠고 심상건과 김병호 등에게도 가야금을 배웠다. 그는 가야금이 좋았지만 대학은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1950년대 당시에는 국악과가 없었던 데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국악을 공부한다는 것은 꿈꾸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대에 국악과가 개설돼 학생들을 가르쳤고 1974년부터 2001년까지는 이화여대 한국음악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1985년부터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객원 교수로 있었다. 그는 교육 활동뿐 아니라 연주 활동도 활발하게 펼쳤다. 1964년 국립국악원의 첫 해외 공연이었던 일본 공연에서 가야금 독주자로 참가했고 1986년 뉴욕의 카네기 홀에서 가야금 독주회를 열기도 했다. 1990년에는 평양에서 가야금을 연주했다. ◇첫 창작곡 '국화 옆에서' = "어느 날 불현듯 '미술과 문학 분야에서는 창작하는데 왜 음악은 전통적인 곡만 연주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곡을 쓰고 연주하기 시작했죠."그는 첫 작곡의 아이디어를 창작 활동이 활발한 문학 분야에서 얻었다. "한국의 전통적인 감성을 담고 있으면서도 현대적"인 서정주의 시 '국화 옆에서'를 사용한 동명의 가곡을 1962년 발표했다. 두 번째 창작곡도 원래는 박두진의 '청산도'를 가사로 한 가곡이었다. 그러나 '국화 옆에서' 작업을 함께했던 소리꾼 김경배가 입대하는 바람에 가곡에서 가야금 독주곡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 작품이 바로 그의 첫 가야금 창작곡인 '숲'(1962년)이다. 3년 뒤 그는 '숲'과 가야금 산조 등이 담긴 첫 음반 '뮤직 프롬 코리아: 더 가야금(Music From Korea: The Kayakeum)'을 미국 하와이에서 발표했다. "젊은 혈기에 가야금과 장구 연주 녹음을 혼자서 하룻밤 사이에 모두 마친" 음반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에서 발표한 첫 독주곡집입니다. 이 음반과는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요. 당시 하와이 음반사에서 증정용으로 제게 음반을 20장 보내왔는데 당시에는 음반이 사치품으로 분류돼 관세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그래서 중앙우체국까지 가서 부당하다고 말했고 결국 중앙우체국장이 음반을 중고품으로 분류해서 관세를 낮춰줬죠.(웃음)"이 음반에 대해 미국의 평단은 "황병기의 가야금 작품은 오늘의 하이 스피드 시대에 정신적인 해독제로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정신적인 해독제"는 그가 지금까지도 가장 아끼는 리뷰다. 그는 이어 국악의 지평을 신라 시대까지 넓힌 '침향무'가 담긴 작곡집 '침향무'와 '비단길' '영목' 등의 곡이 수록된 작곡집 '비단길'을 잇따라 내놨다. 그가 프랑스 파리에서 '침향무'를 연주했을 때 소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가 공연이 끝난 뒤 그를 찾아와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진 이야기다.◆'봄의 제전'과 '셀프리스니스(Selflessness)' = 인터뷰를 나눈 그의 서재 한쪽에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앨범과 재즈 색소포니스트 존 콜트레인의 '셀프리스니스' 앨범이 놓여 있었다. 그가 음악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 작품이다.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초까지 서양의 현대 예술에 푹 빠져 지냈죠. 그 계기가 바로 '봄의 제전'이었어요. 신천지를 발견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바로 충무로에 음반을 구하러 달려가 몽퇴가 지휘한 앨범을 샀죠. 몽퇴는 '봄의 제전'을 초연한 지휘자입니다."그는 '봄의 제전'을 시작으로 스트라빈스키의 곡은 물론, 버르토크와 쇤베르크, 존 케이지, 슈톡하우젠, 백남준 등의 곡도 모두 찾아 들었다. 그리고 서양 현대 음악에 대한 관심은 콜트레인 등 재즈 음악으로 옮아갔다고 한다. "이들로부터 작곡 정신을 배웠습니다. 저의 '하마단'이라는 곡을 보면 박자가 계속 변하는데 이건 스트라빈스키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죠. 콜트레인의 '셀프리스니스'는 말 그대로 무아(無我)의 경지에 이른 작품입니다. 음악의 한계를 넘어서서 잡음(雜音)을 연주한 것이죠."'잡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인터뷰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미궁(迷宮)'으로 넘어갔다. 1975년 발표된 작곡집 '미궁'은 초현실주의를 시도한 그의 대표작이다. 그의 가야금 연주와 현대 무용가 홍신자의 인성(人聲)으로 1975년 명동 극장에서 초연됐을 당시 한 여성 관객이 무섭다며 소리지르고 공연장 밖으로 뛰어나간 곡이다. 몇 년 전에는 컴퓨터 게임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이 곡을 3번 들으면 죽는다는 웃지 못할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음악의 기능은 오락적인 것과 영혼을 정화하는 것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전 손뼉을 치면서 듣는 오락적인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 음악은 재미가 없고 상업적으로도 폭발력이 없죠. 그러나 비대중적인 음악일지라도 그것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은 것이 제 바람입니다."그는 '미궁' 이후 17현 가야금 등 개량 가야금을 사용한 곡이 담긴 작곡집 '춘설'과 '달하 노피곰'을 발표하며 지금까지도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헌정공연 '가락 그리고 이야기' = 내년에 맞는 창작활동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음 달 4일 여러 국악 단체와 춤꾼들이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모여 헌정공연 '2010 황병기의 소리여행-가락 그리고 이야기'를 연다. 이날 공연에는 국악 앙상블 '비빙'과 '시나위', 국악 그룹 '다스름', 록 그룹 '어어부 프로젝트', 일본 기타리스트 가즈히토 야마시타 등의 연주자뿐 아니라 한국 무용가 김삼진이 이끄는 22인조 무용단과 현대 무용가 안은미 등의 춤꾼들도 출연한다. 그에게 50년 남짓한 시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물었다. "50년이니 100년이니 그런 숫자들은 어떻게 보면 다 거짓말이다. 중요한 것은 음악 그 자체"라는 그는 이번 공연의 포스터를 가리키며 "이 포스터가 내 소리 여행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하얀색 바탕의 포스터에는 흰 두루마기를 입은 그의 사진, 소설가 이외수와 그룹 '어어부 프로젝트'의 보컬리스트 백현진이 쓴 검은색 글씨를 제외하면 여백이 많다. "제 음악 세계는 깊은 산골에서 약수를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 시원하게 마시는 청량음료가 아니라 첨가물이 하나도 없는 맑은 물, 그것이 바로 제가 추구하는 음악입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15 23:02

출판계, 인터넷 반값 할인에 강력 반발

최근 일부 오픈마켓과 인터넷 서점이 도서를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하는 '반값 행사'를 실시하면서 출판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이달 말까지 전 도서를 최고 반값에 할인 판매하는 '도서 전종 반값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가가 1만1천원인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경우 도서정가제에 따라 10% 할인된 9천900원에 SKT 멤버십 50% 추가 할인을 적용해 4천950원에 살 수 있다. 지난 9월 대교에 인수된 인터넷 서점 리브로도 최근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벌였다. 현재 출간된 지 18개월 미만의 신간 도서는 도서정가제에 따라 10%까지 가격을 할인할 수 있고 할인된 가격의 10%까지 마일리지 등을 제공할 수 있다. 11번가의 반값 할인 행사는 고객이 보유한 멤버십 포인트를 통해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이어서 도서정가제에 저촉은 안 되지만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편법적인 할인이라는 게 출판계의 지적이다. 이런 판단에 따라 한국출판인회의는 회원사를 비롯해 국내 주요 출판사들과 함께 공동대응방안을 마련, 오픈마켓과 인터넷 서점의 반값 할인 행사에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고흥식 한국출판인회의 사무국장은 14일 "과다 할인으로 중소 오프라인 서점의 경우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으며 책값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주요 출판사들과 함께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고 국장은 "다음 주쯤 기본안이 나올 수 있다"면서 "실효성과 제재력이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출판사들이 (과다 할인 행사에 따른) 문제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일차적으로는 과다 할인을 중단할 것을 오픈마켓과 인터넷 서점에 요구하겠지만,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는 이들 업체에 도서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국출판인회의 유통위원장인 조재은 양철북 대표는 "단순히 할인 판매가 문제가 아니라 과다한 할인 경쟁으로 책값에 대한 독자들의 믿음이 무너지는 게 문제"라면서 "책값에 대한 독자들의 불신이 확산되면서 '출판 생태계'가 파괴돼 출판이 재생산될 수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오늘 배부르기 위해 씨앗을 뿌려도 싹이 안 나는 척박한 토양을 만드는 형국"이라면서 "독자들도 당장에는 큰 폭의 할인 혜택에 만족할 수 있겠지만 출판시장이 붕괴되면 더는 좋은 책을 접할 기회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도서시장은 매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펴낸 '2010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일반도서(만화 포함)의 신간 발행 종수는 지난해 42만191종으로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전국 주요 도시의 오프라인 서점 수도 2005년 2천103개에서 지난해에는 1천825개로 급감했다. 반면 국내 도서시장(2조7천244억원 추정)에서 인터넷 서점의 매출은 지난해 8천938억원을 기록, 전체 매출의 32.8%를 차지했다. 2002년만 해도 9.7%에 불과하던 인터넷 서점의 매출 비중은 2006년 24.2%로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28.1%를 기록하는 등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15 23:02

기품있는 음색과 정교한 합주력

지난 12일과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이하 RCO)의 공연을 지켜본 관객들은 대부분 자신의 귀를 의심했을 것이다. 실황 공연에서 가능하리라 믿기지 않는 최고급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콘서트홀을 가득 채우고 있었으니 말이다. 음 하나하나에 기품이 묻어나는 공명된 음색과 정교한 합주력은 세계 어느 악단도 따를 수 없는 RCO만의 놀라운 개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첫날, 아름답고 정돈된 연주 = 마리스 얀손스가 이끄는 RCO의 연주는 12일 첫 곡으로 연주된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제3번에서부터 청중의 이목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탁월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조직력 있는 앙상블과 화사한 목관 솔로, 잘 다듬어진 현악 앙상블 모두 완벽에 가까웠다. 특히 무대 뒤 신호나팔 직전, 얀손스의 지휘 아래 급격하게 가속하는 오케스트라의 드라이브와 인상적인 트럼펫 솔로의 극적인 효과는 마치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어서 연주된 야나체크의 관현악을 위한 광시곡 '타라스 부리바'에서 각 악기 군의 수석 연주자들은 마치 협주곡의 협연자가 된 양 개성적인 연주를 들려주며 뛰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국내 무대에서는 흔히 연주되지 않는 참신한 선곡이 돋보인 무대였다. 마지막 곡으로 연주된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4번에서 얀손스가 이끄는 RCO는 차이콥스키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흔히 극단적인 감정을 표현한 음악이라 여겨지곤 하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이토록 아름답고 정돈된 음악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차이콥스키가 '숙명의 힘'이라 지칭했던 도입부의 '운명의 동기'에서조차 RCO의 금관 악기 주자들은 소리를 내지르지 않았다. 악기 간의 균형은 어떤 상황에서도 흐트러짐이 없었고 선율의 윤곽은 또렷했으며 음색은 잘 다듬어져 있었다. 결과적으로 차이콥스키 음악이 뿜어내는 전체적인 감정보다는 세부의 아름다움에 더욱 집중하게 했다. 주선율을 반주하는 첼로의 리듬이 그토록 생동감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현악의 피치카토(손가락으로 줄을 퉁기는 주법)가 그토록 부드럽게 울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경탄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그들의 섬세하고 독특한 연주에 감명받은 관객들을 기립박수로 환호했고 RCO는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중 마지막 곡을 비롯한 두 곡의 앙코르 연주로 환호에 답했다.◆둘째 날, 조화로운 합주력과 고상한 음악성 = 13일의 음악회는 RCO의 개성과 잘 맞아떨어지는 선곡 덕분에 더욱 빛난 무대였다. 그들이 연주한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전원의 정경이나 다름없었다. 폭풍 장면에 생기를 더한 트롬본의 활약과 목가적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잉글리시호른 솔로에 이어 마지막 장면에서 펼쳐진 오케스트라의 쾌속 질주에 청중 모두 통쾌함을 느꼈으리라. 길 샤함의 협연으로 연주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선 특히 2악장의 서정성이 돋보였다. 멘델스존의 협주곡은 흔히 '바이올린 협주곡의 이브'라 불리며 여성적이고 섬세한 곡으로 평가되지만, 샤함은 꾸밈없는 음색과 직설적인 어조로 이 작품의 핵심을 파고들었다. 활털을 바짝 조여 스피카토(활을 튀어 오르게 하는 주법)를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내고 달콤한 슬라이드를 배제한 그의 무뚝뚝한 연주 스타일은 때때로 섬세함과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RCO의 연주 스타일과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2악장에선 샤함의 담백하고 충실한 연주와 RCO의 세련된 연주가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뽐냈다. 앙코르로 선보인 바흐의 파르티타에서 샤함은 미묘한 장식음을 가미해 바흐의 음악을 흥겨운 춤곡으로 표현해내며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마지막 곡으로 연주된 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에서 얀손스가 이끄는 RCO는 그들의 조화로운 합주력과 고상한 음악성을 최대치로 이끌어내며 감동을 전해줬다. RCO의 연주로 드러난 브람스의 교향곡은 결코 무겁거나 심각한 음악이 아니었다. 바이올린 주자들은 저음현보다는 고음현을 많이 사용하는 운지법으로 맑고 반짝이는 음색을 만들어냈고, 2악장 후반에 바이올린의 가장 낮은 G선에서 연주하는 주제 선율에서도 그들은 활을 무리하게 짓누르지 않고 현을 자연스럽게 공명시키는 운궁법으로 품격을 더했다. 2악장 도입부를 여는 명상적인 호른과 3악장에서 세심하게 조절된 트라이앵글의 음색, 4악장을 빛낸 아름다움 플루트 솔로에 이르기까지 절제되면서도 기품 있는 곡 해석이 돋보였다.교향곡 뒤에 펼쳐진 RCO의 뛰어난 앙코르 연주는 청중을 더욱 놀라게 했다. 가볍고 대중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과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중 '파랑돌'을 이처럼 세련되고 우아하게 연주할 수 있는 악단은 없으리라. 감격한 관객들은 앙코르 연주 후 RCO 단원들이 모두 퇴장할 때까지도 단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최고의 연주로 행복한 밤을 선사한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15 23:02

日 유출 문화재 추가 반환 '난제' 산적

일본이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에 따른 문화재 반환 협정으로 일부 불법 약탈 문화재를 반환하고 14일 궁내청 소장 우리 고서 1천205책을 추가로 반환키로 공식 합의했지만 양국간 문화재 반환이 이 일로 역사적 매듭을 지었다고 보는 시각은 적어도 국내에는 거의 없다. 그만큼 일본에는 그들이 이미 반환했거나, 반환할 목록 외에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유출된 문화재가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본이 1905년 이른바 을사보호조약 이래 1945년 패망까지 과거 한국을 오랫동안 식민지배했고 그 기간에 환수의 집중 타겟이 될 불법 문화재 약탈ㆍ반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추가 반환을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일본에 우리 문화재가 얼마만큼 유출돼 있으며, 현재의 소장 현황은 어떠하며, 다른 무엇보다 유출 과정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과거 한일 문화재 반환 때도 그랬고 또 이번 궁내청 보관 도서 추가 반환 협상과정에서도 그랬듯이 문화재 반환과 관련한 일본측의 시각 혹은 기준은 일관된 듯한 인상이다. 이번 궁내청 도서 반환에 불을 지핀 지난 8월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발언, 즉 "일본이 통치하던 기간에 조선총독부를 경유해 반출돼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도서"를 반환하겠다는 말은 실상 한일 국교정상화회담 당시 일본이 제시한 우리 문화재 '반환 가이드라인'과 일맥상통한다. 실제 이번에 반환키로 일본이 약속한 궁내청 도서는 조선총독부가 반출한 문화재에 국한됐다. 이에 따른다면 우리의 일본에 대한 추가 반환 요구 대상 역시 이 부문에 집중될 전망이다. 즉, 조선총독부와 그 전신인 조선통감부가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으로 반출한 문화재가 반환 타켓이 될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런 '요구'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반출 과정을 규명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이 작업이 갖는 중요성은 이번 궁내청 도서 반환 요청에서 여실히 확인됐다. 즉, 한국은 총독부 반출 도서 외에도 '제실도서지인'과 '경연지인'이라는 두 가지 도장이 찍힌 도서를 반환대상 목록에 올렸지만 일본측 전문가가 합세해 추가 조사를 벌인 결과 반환 대상이 되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결론났다. 올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일본 유출 한국 문화재 현황 자료에 의하면 10만7천857점이 확인됐으며 이 중 6만1천409점이 일본 국립박물관이나 대학, 사찰 등 250곳에 소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반환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유출 과정이 밝혀지지 않은 것이 상당수에 이르는가 하면, 과거에 선물 증여와 같은 형식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문화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현재 어떤 기관, 개인이 소장하느냐에 따라 반환 움직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 과정이 아무리 불법적이었다고 해도 국가나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이나 개인 소유물까지 반환을 요구하기는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문화재가 덴리도서관이 소장한 안견의 몽유도원도다. 이 그림은 유출 과정이 밝혀진 바가 없는 데다 민간 소유이기 때문에 쉽사리 반환을 요청할 수는 없다. 나아가 설혹 우리가 일본으로 유출된 문화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싶다고 해도 일본측에서 협조가 없는 한 자료 접근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한계도 있다. 이와 함께 일본측에서는 한일 국교정상화회담과 이번 궁내청 도서 반환을 양국간 문화재 반환의 종지부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는 만큼 우리 문화재 반환은 어쩌면 더 험난한 길을 가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4월 문화재청에 신설되는 '국외문화재 환수팀'(가칭)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환수팀은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에 대한 조사ㆍ연구를 조직적으로 벌이고 그 성과를 발판으로 '환수' 대상 문화재를 선정하는 한편, 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게 된다. 6명 이상으로 구성될 이 팀의 주요 타깃이 일본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15 23:02

권삼득상에 일반부 박민선씨

'제11회 국창 권삼득선생 추모 전국 국악대제전'의 권삼득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은 일반부 박민선(22)씨가 차지했다.지난 13일 완주군 봉동읍 완주종합복지관에서 사단법인 한국국악협회 완주군지부(지부장 안소현)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판소리, 무용, 기악(병창) 부분으로 나뉘어 일반부와 초·중·고등 학생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날 대회에서 일반부 판소리 대상은 최예림씨(22), 무용 대상은 신진아씨(30)와 기악 대상은 김승연씨(23)에게 돌아갔다.완주 용진 출신 국창 권삼득 선생을 추모하기 위한 이번 대회는 완주군과 완주국악협회가 협의해 심사위원을 선정, 공정하며 투명한 심사가 이뤄진 가운데 젊고 패기 넘치는 신인 국악인을 발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삼득 선생은 조선 영조 때 국창으로 나이와 신분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던 동편제 창시자로 사람, 새, 짐승 등 3가지 소리를 터득해 '삼득'이라 불리웠으며, 완주의 자랑스런 문화유산 중 하나다.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권삼득상 박민선◆ 일반부▲판소리 최예림 ▲무용 신진아 ▲기악 김승연◆ 고등부▲판소리 김아라 ▲무용 이수지 ▲기악 황인유◆ 중등부▲판소리 안유미 ▲무용 이동영 ▲기악 최지혜◆ 초등부▲판소리 유수현 ▲무용 최유정 ▲기악 한나연

  • 문화일반
  • 백기곤
  • 2010.11.15 23:02

전주한옥마을 방문객 올해 320만명 넘어섰다

올들어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320만명을 넘어섰다.전주시는 지난 10월 말 현재 320만8000여명이 한옥마을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이는 한옥마을 관광객수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의 31만명에 비해 10배 이상, 100만명을 돌파했던 2006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시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2012년에는 500만명 돌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특히 한옥마을을 방문한 순수 외국인 관광객도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명보다 50%가 증가한 15만명으로 추산되는 등 전주가 한국의 대표적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평가다.시는 이처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는 배경으로 방학과 휴가를 맞은 가족과 친구 단위 개별여행객의 증가를 꼽고 있다.또 전주한옥마을이 올 문화관광체육부의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점도 인지도 향상과 국내외 관광객 유인에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아울러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비빔밥축제, 한국음식관광축제 등 집객력 높은 축제도 관광객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이 외에 하나투어와 코레일, SK텔레콤 등과 관광객 유치 및 홍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전주시의 관광홍보마케팅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송하진 전주시장은 "한옥마을이 전주관광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며 "여수엑스포가 열리는 2012년을 정점으로 500만 관광객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러나 이 같은 관광객 급증에도 불구하고 주차난과 부족한 숙박시설, 음식점의 불친절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급하다는 지적이다.

  • 문화일반
  • 김성중
  • 2010.11.15 23:02

"전주 소리축제 총체적 부실"

전북의 대표 축제인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도의원들에 의해 난도질 됐다. 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회는 11일 전주세계소리축제를 대상으로 한 2010 행정사무감사에서 축제의 정체성·조직위 직원의 부적절한 채용·예산 투입 대비 낮은 효과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총체적 부실덩어리'로 규정했다.유영국 의원은 "지난달 1일부터 5일간 치러진 올 소리축제의 수입목표가 4억원(협찬 2억5000만원, 티켓 1억5000만)이지만, 실제 목표액의 62%인 2억7300만원에 그쳤고, 이에 따라 축제 총예산 24억8000만원 대비 수입이 1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유료입장객 역시 전체 입장객의 43.7%인 7287명 뿐으로, '돈 내고 보는 축제, 가고 싶은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공연 작품도 도마에 올랐다. 외국 초청작의 경우 공연 팀에 숙박비·공연비·항공료·악기 임대비를 지원하며 수 천만까지 들인 반면, 국내 출연진 공연료는 이보다 훨씬 낮아 우리 소리의 세계화라는 축제 취지와 정체성에 맞지 않다고 유 의원은 보았다.노석만 의원 역시 "올 축제 개막작(천년의 사랑여행)이 자체기획 브랜드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공연이어야 하는 데도 그렇지 못해 지역문화콘텐츠의 세계화의 장이 되지 못하고 일회성 공연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또 개막작의 입장객 1730명중 유료 입장객은 212명에 불과, 총 제작비 2억3000만원을 투입하고도 입장수입은 580만원을 회수하는 데 그쳐 납득하기 어렵다고 노 의원은 덧붙였다.배승철 의원은 "축제조직위원회가 경력직원을 대거 교체하고 위원장의 입맛에 맛는 직원을 대거 특채 하면서 곳곳에서 운영상의 미숙을 드러낸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축제기간중 김명곤 조직위원장이 타지역 축제행사에 참여한 것은 부적절하며, 전임 위원장에 비해 직책수당을 3배(월 550만원)나 올렸고 규정에도 없는 부위원장을 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같은 실정에서 의원들은 세계소리축제를 이런 형태로 계속 끌고 갈 것인지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소리축제가 정체성과 대중성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상황에서 판소리를 주제로 한 예술성 축제와 대중성 위주의 축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리축제를 아예 폐지하고 전주대사습놀이 같은 이벤트를 더 활성화시켜 세계적인 브랜드 상품화와 마니아 중심의 고품격 예술제를 제안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0.11.12 23:02

[쉐비체어의 숨은 맛집 리포트] (19) 군산시 월명동 '콩나물국밥 거리'

콩나물에는 단백질·탄수화물·식물성 스테롤·올리고당·섬유소·아스파트산 등의 영양소와 일반 콩에는 없는 비타민C가 들어 있다.또한 숙변 완화 및 간 기능에 도움을 주는 저칼로리 아미노산군과 효소군도 함유하고 있다. 숙취 해소에 탁월하다고 알려진 아스파트산과 비타민C는 콩나물 뿌리 부분에 많기 때문에 꼬리를 떼지 않고 조리하는 게 바람직하다.해장 음식의 대표격인 콩나물국밥은 미향(味鄕)인 전주가 가장 유명하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군산의 월명동 콩나물국밥도 빼놓을 수 없다. 전주를 '전진 기지'로 한 프랜차이즈 콩나물국밥들과 후끈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면서, 항간에 '중앙로 롯데리아를 철수시킨 빵집'으로 유명한 '이성당'이 있는 군산이라 더욱 관심이 간다.월명동 콩나물국밥 거리는 '일흥옥'과 '일해옥', '일출옥' 등이 대표적이다. '일흥옥'이 원조로 알려져 있지만,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이 있듯 '일해옥' 또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일출옥'의 경우는 부드럽고 시원한 아욱국이 특히 유명하다.월명동 콩나물국밥은 달걀과 김 등 모든 재료가 고명으로 올려져 나오며, 전주 '남문식'과 같은 토렴(밥이나 국수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여 덥게 함) 방식이다.언뜻 수란(水卵·달걀을 깨뜨려 수란짜에 담고 끓는 물에 넣어 흰자만 익힌 음식)이 커플로 등장하는 전주 '남문식'에 비해 단순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놀라울 정도로 깊고 시원한 국물 맛을 구현한다. 국물 맛의 비결은 '직접 엄선한 다시마·멸치·표고버섯 등을 정확한 비율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곁 음식으로는 콩나물국밥 못지 않게 깊은 맛이 있다는 깍두기와 고추장아찌, 그리고 가게에 따라 간단한 젓갈류가 상에 오른다.월명동의 진짜배기 숨은 맛집은 황태해장국을 취급하는 '월명옥'이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콩나물국밥을 더욱 깊이 있고 재미나게 재편성한 곳이다. 이곳 콩나물국밥은 숙취 해소에 탁월하다는 황태와 콩나물이 깔끔하게 어우러지면서, '술자리에서 지친 심신을 편안하게 달래준다'는 정평이 나 있다.맑은 국물을 얻기 위해 다진 양념을 사용하지 않으며, 대부분 재료는 육수와 같이 끓여 걸러 낸다. 황태해장국 말고도 양푼동태찌개와 졸복탕도 인기다. 또한 거품을 제거한 가격에 생복찜도 맛볼 수 있다. 원래 일식집을 운영했던 신명관 씨(54)가 직접 조리하며, 오후 3시에 문을 닫는 다른 해장국집들과 달리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월명옥(황태해장국 4000원, 양푼동태찌개 6000원, 졸복탕 1만 원, 복찜 3만 원)위치: 군산시 월명동 6-13, 전화: 063-446-3510, 영업 시간: 오전 6시~오후 9시▲ 일흥옥· ▲ 일해옥(이상 콩나물국밥 4000원, 모주 1000원)전화: 063-443-0999(일해옥)/063-445-3580(일흥옥), 영업 시간: 오전 4시~오후 3시▲ 일출옥(콩나물국밥 4000원, 모주 1000원, 아욱국 4000원)전화: 063-443-5524, 영업 시간: 오전 4시~오후 3시위치: 세 곳 모두 '월명옥' 반경 10m 안에 모여 있다.)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11.12 23:02

[오항녕의 인문학 에세이] 깡패 영화에 아이가 안 나오는 이유

▲ 기우였으면 …기우면 좋겠다. 말 그대로 기(杞)나라 사람의 걱정.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까봐 걱정했다는 이야기가 「열자」(列子)라는 책에 실려 있는데, 모두 알다시피 기우란 '쓸데없는 걱정'이란 뜻이다. 그렇지만 아마 선우(先憂)란 말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으리라.후락(後樂)이란 말은 조금 익숙하지 않을까 한다. 이승엽 선수가 뛰고 있는 롯데 자이언트의 홈구장이 고라쿠엔 경기장인데, 이 고라쿠엔이 곧 '후락원(後樂園)'의 일본 발음이다. 초기 성리학자인 송나라 범중엄(范仲淹·989년 ~ 1052년)이란 분이 「악양루기」(岳陽樓記)서 "천하의 근심을 앞서서 근심하고, 천하가 모두 즐거워한 뒤에 즐거워한다(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고 했는데, 이 말에서 '선우'가 나온다. 이후 세상을 정신 차리고 살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좌우명이 되었다. 그러니까 결론부터 말하면 오늘 나의 걱정이 미리 하는 걱정이 아니라, 쓸데없는 걱정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왜 애가 안 나오는지 알아?새삼스럽게 내 머릿속은 한참 지나간 영화, '넘버 3'의 한 장면으로 차 있다. 송능한 감독의 '넘버 3', 깡패로 한석규가 나오고, 하는 짓은 깡패 같지만 뜻은 검사다웠던 검사로 최민식이 나왔다. 그리고 깡패 한석규의 애인은 이미연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영화 어느 부분에선가, 이미연과 한석규가 다투는 장면이 나온다. 깡패 생활을 그만두라는 이미연의 말에 한석규는 짜증부터 낸다. 그럼 뭐하고 사느냐는 거다. 그럴 만도 하다. 할 줄 아는 게 깡패인데, 그만두면? 이때 이미연이 한방 날린다."너, 깡패 영화에 왜 어린애가 안 나오는 줄 알아?"생각은 하지만 답은 모르는 표정으로 한석규가 바라보자, 이미연은 비웃으며 내뱉듯이 한마디 던진다."그건, 깡패에겐 희망이 없기 때문이야, 이 새끼야!"그때까지 큰 소리 치던 한석규의 얼굴은 순간 당황한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해 내가 기억하는 건 이 장면이 거의 다다. 나도 이 순간 이 영화는 이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했다. 깡패 영화 안에서 '깡패 영화' 얘기가 나오니까 이상하기라도 하련만, 그게 이상하지 않았던 장면이었다. 그리고 지금 한국사회는 애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 출산률이 떨어져서 나이 많은 사람은 많아지고, 어린 사람들은 적어지고 있다.▲ 어떤 학생의 핀잔우석훈 박사가 쓴 「88만원 세대」를 사서 몇 쪽을 읽고 있었을 때, 우연히 한 학생하고 마주쳤다. "선생님, 이 책을 이제야 읽으세요?" 아니, 2~3년 된 책이긴 하지만 좀 늦게 사서 읽기로 서니, 뭐 그렇게까지 말할 게 있나 싶어 서운하기까지 했다. 딴엔 나도 열심히 찾아 읽으려고 하는 편인데 말이다. 그리고 난 88만원 세대가 아니다. 10대도, 20대도 아니고. 음, 그러고 보니, 내가 볼 책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어느 틈에 이 '88만원 세대'라는 현실이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 학생의 핀잔이 지극히 정당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불과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몇 페이지 넘기면서 10대, 20대가 지금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착취당하고 있는지, 왜 저자가 '88만원 세대'라고 책이름을 붙였으며, 왜 그 말이 그토록 유행하게 되었는지 여실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40대, 50대 남자 중심의 경제 주도세력이 10대를 인질로 잡고 20대를 착취하는 형국이라고 했다. 내가 우리 아이들을, 우리 학생들을 착취하고 있다?!▲ 일상화된 세대 착취20대. IMF 1세대로, IMF 이전의 경제적 풍요를 누려보지도 못한 채 승자독식의 세계에서 무한 경쟁의 늪에 빠졌다. 그들은 경제 활동의 맨 밑바닥에서 생산과 유통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그에 적합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주변에서 보듯이 늦은 세대 독립(곧 결혼)과 경험 부족, 강요된 승자독식 게임으로 인한 획일성으로 장차 이들의 미래는 암울하다. 이들은 세대 내 경쟁에서 살아남더라도 윗세대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나 윗세대는 20대에게 양보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에서 뒷자리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10대. 20대가 이른바 '인턴' 등의 가면을 쓴 비정규직 전면화의 피해자들이라면, 1318 마케팅의 희생양들이다. 3·40대가 중고등학교 때 흔히 보던 문학소녀, 소년들도 드물다고 한다. 이들은 경제능력에서는 20대보다 더 무기력하면서, 1318 마케팅의 소비자로써 과시적 소비 성향을 보인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알바'를 뛴다. 우리가 호프집, 레스토랑, 음식점에서 만나는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그런데도 이들에 대해 기성세대는 "불평만 많다," "아무 생각이 없는 주제에 반항적이다"라고 한다. 하지만 정말 이들이 기성세대에 반항이라도 하고 있는가? 천만에. 오늘날 한국의 10대 20대는 과도한 승자독식이라는 무서운 룰을 내면화하고 있으면서, 기성세대에 매우 순종적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바늘구멍만한 생존기회를 기성세대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떤 인사들은 "너희들이 노력하지 않아서 취직을 못하는 것"이라고 꾸짖는(것 같지만 실은 조롱한)다. 이게 어른인가?▲ 기우일지도 …어떤 학생들은 「88만원 세대」가 10대와 20대의 주체적인 판단, 대응 능력을 무시하고 대상화했다고 비판한다. 이 세대가 수동적인 세대가 아니라, 자신들의 비전도 있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도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형 할인점이 재래시장이나 동네 구멍가게까지 몰아내는 경제 현실, 사회 현실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국사회의 이기심과 졸렬함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몸도 마음도 기성세대보다 건강하다는 것이다. 우리 학생들을 보면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 많은 증거가 있다.하지만 「88만원 세대」가 10대와 20대를 대상화한 것은 아니다. 그들이 처한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현상을 묘사한 것뿐이다. 당연히 현상에 대해서 인간은 '대응·적응'한다. 그 메시지의 취지만 이해하면 된다.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질문이 무의미하거나,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일 사람들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아직 그 답이 늦은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다시 물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들이, 학생들이 애를 낳고 싶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 문화전문객원기자(전주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11.12 23:02

비정규직의 굴레와 희망, 연극으로

우리 사회 비정규직 삶의 아픔과 희망을 다룬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11일 개막하는 연극 '반도체 소녀'는 삼성반도체 공장 근로자에게 발생한 백혈병 논란과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기아차 하청업체 근로자 해고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바탕에 깔고 출발한다. 주인공들은 비정규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가시밭길 같은 삶을 걸어가지만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꾸려간다. '삽질' '리스트' 등 사회비판적 연극을 선보여온 문화창작집단 '날'의 최철 대표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고 한국 사회주의 운동의 대부격인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가 조연으로 출연한다. 30대 중반의 간호사인 여주인공 '정민'은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소녀를 돌보던 중 그녀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내적 변화를 겪게 된다. 환자로만 여겼던 '반도체 소녀'의 삶이 다름아닌 자신의 또다른 자화상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 것. 대기업 입사를 꿈꾸는 정민의 동생 '세운'은 여자친구인 '혜영'이 학습지 교사로 일하다 해고 당하면서 결별 위기를 맞게 된다. 이들이 저마다 어려운 고비에 직면하지만 끝까지 마음 속에 품은 희망을 놓지 않고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여정이 서글프면서도 따스한 감동을 전한다. 오세철 명예교수는 극중 지도교수 역할을 맡아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도전하고 류민용, 이동용, 곽지숙, 임세운, 이혜영, 정문선 등이 출연한다. 내년 1월 2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혜화동1번지에서 공연하며 전석 2만원.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12 23:02

"500년 종가문화, 세계와 소통한다"

'2010 종가포럼'이 한국의 종가(宗家)문화를 세계적 문화 브랜드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오는 16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홀에서 열린다. 11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로 3번째를 맞는 종가포럼은 '종가문화, 세계와 소통하다'를 주제로 국내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와 문화원장, 전국의 종손과 종부, 유림단체, 다문화가족, 외국인 유학생 등 1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된다. 기조강연자로 나서는 베르너 삿세 한양대 석좌교수는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이라는 제목으로 전통문화의 숨겨진 가치를 재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는 "예를 들어 한옥의 건축적 아름다움은 누구나 느낄 수 있지만 공기의 흐름과 공기 길을 고려한 건축원리를 느끼고 재해석해 폐쇄적인 현대건축을 반성해야 한다"며 "유교의 오륜 또한 위계관계가 아니라 상호관계였다"고 주장한다. 이날 포럼에는 기조강연과 함께 해외의 대표적 한국학 학자인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대 교수가 '푸른 눈으로 본 한국의 종법 및 종가문화', 김광억 서울대 교수가 '종가문화의 세계화'를 주제발표한다. 학술행사 외에도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 공연과 권창륜 선생의 휘호 시연이 펼쳐지고 12개 종가에서 전해오는 음식과 서울대 디자인연구소에서 개발한 종가 인장, 문장이 전시된다. 특히 종가음식 전시에는 한글로 쓴 최초의 조리서 '음식디미방'과 국내 최초의 요리서 '수운잡방'에 실린 여러 음식이 원형대로 소개돼 쉽게 접하기 힘든 종가음식을 맛볼 수 있다. 김용만 경북도 문화재과장은 "종가는 유교문화와 선비정신이 녹아 있는 전통문화의 고갱이"라며 "유서깊은 종가문화의 문화가치를 알려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브랜드로 세계화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12 23:02

주빈 메타 "한국에 평화 메시지 전할 것"

"한국어로 피스(Peace)를 어떻게 말하죠? 아, 평화! 이번 콘서트를 통해 한국 관객에게 평화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오는 13일과 14일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펼치는 지휘자 주빈 메타는 11일 오후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교적 정확한 발음으로 "평화"를 말했다. 메타는 음악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61년 당시 건강이 좋지 않았던 지휘자 오먼디를 대신해 처음 인연을 맺은 뒤 1981년부터 종신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이스라엘 필과도 이러한 행보를 이어왔다. 1991년 걸프전 당시 그는 포화를 뚫고 이스라엘을 찾아 이스라엘 필을 지휘하며 전 세계에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필은 이스라엘에서 아랍인과 유대인 앞에서 수백 차례 연주해왔습니다. 음악을 통해 서로 언어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만드는 것이죠. 이를 통해 중동에도 머지않아 평화가 찾아올 것으로 생각합니다."여러 차례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는 그는 한국에서도 평화와 우정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역사도 이스라엘의 역사처럼 평탄하지는 않죠. 몇 년 전 동생인 자린 메타(뉴욕 필 사장)가 뉴욕 필을 이끌고 평양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습니다. 우리는 음악가일 뿐이지만 한국의 오케스트라는 북한에서, 이스라엘 필은 중동 국가에서 공연하면서 관객에게 특별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음악 교육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메타는 음악 학교를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두 곳, 조국인 인도 뭄바이에 한 곳 세워 재능있는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인 상황"이라며 "한국에는 음악적으로 재능이 있는 젊은 사람이 많다. 젊은 관객을 늘리려면 음악 관계자들이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등 아이디어를 짜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메타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이스라엘 필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협연 백건우), 말러의 교향곡 제1번,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들려준다. "말러와 스트라빈스키의 곡은 이스라엘 필이 올해 아시아 투어에서 중점적으로 연주하는 곡이고, 라흐마니노프의 곡은 백건우 씨가 요청한 곡입니다. 곧 백건우 씨와 리허설이 있는데 그와의 공연에 무척 기대가 큽니다."한편, 이날 메타와 기자회견에 동석한 아비 쇼샤니 이스라엘 필 사무총장은 "2011년은 메타가 이스라엘 필을 지휘한 지 50년, 이스라엘 필이 설립된 지 75년이 되는 해"라며 내년 7월과 12월 바렌보임과 주커만, 게르기예프와 무티, 마주어, 도흐나니 등이 참여하는 페스티벌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12 23:02

'술꾼의 역작' 맛 좀 볼 수 있을까요

전통주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평생 동안 전통주를 연구 개발한 '전문가'들이 13~14일 '2010 완주군 전통주 축제'에 참가한다.완주군이 주관하고 대한민국술박물관(관장 박영국)이 주최하는 이 축제는 농림수산식품부, 전라북도, 롯데주조, 술방사람들이 후원한다.특히 술방사람들(회장 박승현)은 오랜 기간 명맥이 끊기고 사라져버린 수백가지의 우리 전통가양주에 대해 연구하며, 그 양조법의 과학적인 우수성을 알리고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우리 술사랑 모임이다.전국적으로 전통가양주에 관한 권위를 인정받고 필적할 만한 모임이 없어 '완주군에 와준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인 술방사람들은 최소 3개월, 최대 8개월 전에 준비한 역작들을 내놓는다.인삼동동주, 비비농주, 솔잎동동주, 석탄주, 구절초주, 쌀 동동주, 부의주, 청포도주, 참나물 동동주, 귀강주, 울금주, 봉신산울금주, 국화주, 와따주, 처녀주, 새타주,백년주, 마가목주, 장미주, 삼양고추주, 포도향주, 암향부동, 하향주, 홍주, 벽향주, 동정춘, 송순주, 석탄향, 음양곽주, 곶감술, 호산춘, 신선고본주 등이다.오랜기간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된 비법과 정성으로 빚어진 이들 전통주들은 축제 기간 '원하면 모두 맛볼 수 있다'.애주가라면, 아니 술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어디서 이런 술을 맛볼 수 있겠나. 완주군 전통주 축제를 찾아 하소연 하거나 혹은 떼 써보자. 술을 맛보게 해달라고.

  • 문화일반
  • 백기곤
  • 2010.11.12 23:02

[문화광장] 붓끝 스친 자리 솜털 같은 온기

옷깃을 여미는 추운 겨울 마음을 안온하게 감싸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갤러리 공유(관장 이정임)가 열고 있는 '따뜻한 겨울'전은 작가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마음을 모은 자리다.박민평 선생을 필두로 유휴열 이철량 강용면 여태명 등 중견작가와 고기현 김성민 문재성 윤길현 등을 비롯해 젊은작가 임희성 이동형 이시내 등이 새롭게 합류해 총 40여 점을 내놓았다.서양화가 박민평 선생의 작품 '가을'에는 고향의 향수가 물씬 풍기는 산과 나무들을 서정적인 회화로 묘사한 작품에서 작가의 따스한 인간미와 순수함이 느껴진다. 동양화가 이철량씨의 근작에선 강한 수묵의 구성이 두드러진다. 도시를 형상화한 듯한 검은 수묵의 숲은 인간의 실존적 사유를 보여준다.'전통의 현대화'로 중심 잡기에 힘써온 조각가 강용면씨도 '온고지신'을 내놓았다. 미송을 말린 뒤 조각해 강렬한 오방색으로 채색하는 그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을 고수한 작품이다.갤러리 공유는 지난 2008년부터 전시 수익금을 군산나포장애복지관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왔다.이정임 관장은 "무엇보다 그림을 통한 아름다운 기부에 동참한 작가들에게 가장 감사하다"며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따뜻한 겨울전=17일까지 갤러리 공유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11.12 23:02

네비게이션으로 찍은 관광지 1위 '에버랜드'

네비게이션 이용자들이 길찾기 서비스를 이용해 가장 많이 찾아간 관광지는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관광공사는 SK텔레콤, SK마케팅앤컴퍼니와 함께 통신형 네비게이션 서비스인 '티맵(TMAP)' 이용자 300만 명이 2009년 3월부터 1년 동안 이용한 1천700여만건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조사결과 관광 목적지로는 봄·여름에 많은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에버랜드'가 전국 1위를 차지했고, 경기도 거주자가 선호하는 인천 소래포구와 대명비발디파크가 뒤를 이었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을왕리해수욕장과 머드 축제로 유명한 대천해수욕장이 여름철 피서객들이 즐겨 찾은 데 힘입어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전체 여행·레저 목적 방문의 28.8%를 차지해 전국 1위를 기록했으며, 강원도가 15.4%로 2위를 차지했다. 강원도에선 해안선을 따라 해수욕장이 밀집한 고성군, 강릉시, 동해시의 경우 여름철 관광객이 집중된 반면 춘천시와 평창군은 상대적으로 계절에 관계없이 고르게 방문객을 맞았다. 관광공사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광 콘텐츠를 구축하고, 선호도가 높은 지역과 테마별 관광정보를 집중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전체 보고서는 한국관광공사 웹사이트(www.visitkorea.or.kr)에서 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11 23:02

선승들이 지켜야할 모든것..선원청규 발간

전국 조계종 사찰의 선원(禪院)에서 수행하는 수좌들이 지켜야할 생활규칙이자 종합 수행지침서인 '선원청규(禪院淸規)'가 10일 발간됐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 선원청규 편찬위원회는 '선원청규'는 기존에도 전국 선원에서 사용해 왔지만 종단 차원에서 표준화해 전국 선원에서 단일한 선원청규를 따르게 되는 것은 1천700년 전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래 사실상 처음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에 나온 선원청규는 조계종의 종지(宗旨)와 역사, 율장 등을 다룬 1부와 선원의 수행과 생활 전반에 걸친 구체적인 내용과 장례의식 절차 등을 다룬 2부로 구성됐다. 방장에서 주지에 이르는 선원 내 46개 조직 및 소임, 안거를 하기 위해 방부를 들일 수 있는 자격, 안거 중 소임을 써 붙이는 용상방 구성절차, 선원의 일과와 제반수칙, 선방, 요사, 법당, 지대방, 해우소 등에서 지켜야할 수칙까지 자상하게 설명했다. 또 운력으로 불리는 스님들의 노동과 관련한 수칙, 수행자의 재산소유 문제, 문화생활, 복지대책, 스님들이 입적했을 때의 절차, 생명나눔을 위한 장기기증과 시신기증 방법 등도 담고 있다. 편찬위원회는 예로부터 전해져온 송나라, 원나라 시절의 청규를 기본으로 삼아 중국과 일본의 청규, 최근의 것인 대만 불광사 규칙과 프랑스 플럼빌리지의 비구계 개정판, 가톨릭 베네딕도회의 규범까지 두루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조계종은 이날 오후 조계사 대웅전에서 총무원장 자승스님, 원로회의 부의장 밀운스님과 함께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밀운스님, 조계종립 특별선원인 봉암사의 수좌 적명스님,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현산스님, 대원스님, 대승사 선원장 철산스님 등 조계종 선승들을 대표하는 중진, 원로스님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선원청규 봉정법회를 봉행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1.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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