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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으로<日과학의 저력..14명 노벨상 배출로 세계 7위

지금까지 노벨상을 탄 일본인은 모두 18명이다. 이중 1970년에 미국 국적을 취득한 200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난부 요이치로(南部陽一郞) 박사를 제외하면 일본 국적자는 17명이다. 일본 노벨상 수상자의 특징은 물리학, 화학, 의학 등 자연과학 분야 수상자가 많다는 점. 1968년에 문학상을 탄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와 1974년에 평화상을 수상한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 1994년에 문학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 등 3명을 제외한 나머지 14명이 기초 과학에 몰두한 이들이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스위스에 이은 세계 7위에 해당한다. 자연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14명 배출한 국가는 일본 외에도 구소련과 네덜란드가 있다. 러시아를 비롯한 구 소비에트연방공화국에 속했던 국가들이 배출한 자연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모두 합친 숫자와 일본 수상자가 같다는 것이다. 각각 9명의 자연과학 분야 수상자를 배출한 덴마크와 캐나다는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일본의 첫 노벨상 수상자인 유가와 히데키(湯川秀樹) 박사도 소립자 이론에 관한 연구로 1949년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후 1960년대와 1970년대 꾸준히 자연과학 분야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은 1990년대에는 기초과학 분야 수상자가 없었다. 하지만 2000년 시라카와 히데키(白川英樹) 박사가 화학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1년간 일본 국적자 9명이 자연과학 분야 노벨상을 거머쥐며 화려한 2000년대를 꽃피웠다. 특히 2002년에는 일개 기업인 시마즈(島津)제작소의 연구원이었던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씨가 화학상을 받는가 하면, 2008년에는 물리학상 수상자 3명을 미국 국적인 난부 박사를 포함해 일본인 3명이 싹쓸이하면서 전 세계에 일본 기초과학 분야의 저력을 과시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0.08 23:02

후일 기약하게 된 노벨문학상

올해 노벨문학상이 페루의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에게 돌아감에 따라 염원이던 한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다시 후일을 기약하게 됐다. 최근 몇 년간 노벨상 시즌이면 국내외에서 유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던 고은 시인은 이번에도 안타깝게도 수상에 실패했다. 올해는 여느 해보다 고은 시인의 수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기에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단 안팎에서는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노벨문학상 수상이 머지않았음을 확신하면서 이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종환 시인은 "고난의 삶을 살아왔으며 문학적으로도 세계적으로 드문 대작을 남긴 고은 시인을 비롯해 우리 문학은 노벨상을 받을 충분한 저력이 있다"며 "올해가 아니라도 고은 시인은 물론이고 우리 역사와 문화, 우리나라가 노벨문학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 실패라는 소식에 접하면 수준 높은 번역과 양질의 번역가 양성 문제가 다시거론되곤 한다. 이런 현상이 되풀이되는 것은 번역 작업의 성과가 하루아침에 나타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2001년 설립된 한국문학번역원이 한국문학의 해외 전파를 주도하며 지금까지 28개 언어로 450종을 번역했다. 그러나 1945년 무렵부터 국가의 지원으로 2만종 가까운 작품을 번역한 일본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김주연 한국문학번역원장은 "한국어는 소위 글로벌 시장에서 마이너 언어일 수밖에 없으며, 번역 없이는 한국문학이 해외로 나갈 수 없다"라며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첫째도 번역, 둘째도 번역이며, 앞으로 번역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 시인은 해외에 가장 널리 소개된 국내 작가 중 한 명이다. 한국문학번역원과 대산문화재단 등의 지원으로 현재까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스웨덴어, 이탈리어어, 체코어, 일어, 베트남어 등 16개 언어권에서 총 58종의 번역서가 출간됐다. 뛰어난 문학적 성과와 함께 세계문학계에 널리 알려졌다는 점도 그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노벨상 선정은 여러 외부적인 변수가 작용하기에 우리 문학의 역량이나 번역이 부족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라며 "이번만큼 수상에 가깝게 접근한 적도 없으며, 우리에게 머지않아 순서가 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은의 노벨상이 아니라 한국문학의 노벨상이 되려면 매년 고은 시인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폭넓게 전략적으로 접근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지나치게 개인화되는 경향을 벗어난 깊이 있는 텍스트와 체계적인 번역 작업, 세계문학과 우리 문학의 교류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내일의 노래' '화엄경' '순간의 꽃' 등 고은 시인의 여러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안선재 서강대 명예교수는 "노벨문학상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며 "작가들이 반드시 노벨상이 아니라 인간과 인생의 진리와 아름다움을 쓰고, 많은 독자들이 이를 접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세 명이나 배출한 낵출판사의 편집장이기도 한 폴란드 시인 예지 일크는 최근 한국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으려면 좋은 작품을 많이 쓰고, 많이 번역돼 알려지는 것 딱 두 가지"라고 말했다. 매해 지나치게 수상 결과에 매달리기보다는 차분한 자세로 꾸준히 준비해나가야 한다는 말로도 받아들여졌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0.08 23:02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접이식 자전거

인간의 상상력과 기발함은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인지하고 만들어 내는 능력 또한 존경스러울 정도다. 특히 정장 입고 출근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싶어하던 사람들 말이다.교통체증이 심해지고 대중교통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접이식 자전거들이 나오고 있다. 유명 자전거 브랜드들에서도 직장인들을 위한 자전거들이 발명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쉬웠던 것이 정장을 입고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 옷은 갈아입는다고 쳐도 백팩(Back Pack)이 아닌 서류 가방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사람들에게 자전거는 꿈같은 이야기였다.바로 이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나온 새로운 자전거가 있다. Marcos Madia가 제안한 BIKOFF란 콘셉트 디자인 자전거는 손잡이와 안장 사이에 서류 가방을 꽂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얼핏 전기 자전거의 배터리처럼 보이지만 틀림없는 서류가방 자리. 목적지까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회사에 들어 갈 때는 가방만 쏙 빼서 사용하면 된다. 외관상 모던한 디자인에 어울리는 가방으로 어색해 보이지도 않고 정장을 입고도 무난히 사용할 수 있다.단점이라면 가방을 꽂아 놓은 상태에서는 자전거를 접을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자전거 사진이 유포되면서 벌써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시판될 계획이나 가격은 아직까지는 미지수.

  • 문화일반
  • 이지연
  • 2010.10.08 23:02

[트렌드 읽기] 블랙진

청바지는 '진(Jean)'이라는 직물에서 시작되었다. 원래 마차의 덮개 등을 만드는 허드레 직물이었던 진이 옷감으로 사용된 것은 1840년경 미국 서부. 그 당시 금을 채취하는 것이 유행이 돼 많은 사람들이 서부로 몰렸고 금광의 거친 작업 때문에 옷은 금방 상하기 일쑤였다. 그 때 사용된 것인 질기고 튼튼한 진인 것이다.물론 이때만 해도 진은 청색이 아니었다. 이후 1960년대가 되어 너무 뻣뻣한 진 대신 '데님(Denim)'이라는 직물로 바지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 데님의 천연색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청바지의 색이 것.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지금의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의 '청바지'가 생겨난 것이다.청바지는 생겨난 이래 비록 디자인은 다르더라도 유행하지 않았던 때를 찾기는 힘들다. 그만큼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은 아이템. 올해 가을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은 청바지가 있다. 바로 블랙진. 옷장 속에 쌓아 놓은 진짜 '청'바지를 뒤로하고 이번 가을, 겨울은 검은 진이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트랜드인 록시크(Rock-chic) 무드를 따라 청바지에도 변화가 옷 것. 특히 별다른 워싱이나 절개가 들어가지 않은 깔끔한 일자 라인이 대세로 보여 진다. 패턴에 변화가 없는 대신 반짝이는 스팽글 포인트나 패치를 더한 바지도 눈에 띄는 아이템. 단화에도 킬 힐에도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워싱이 없어 상의에 무엇을 매치해도 쉽게 입을 수 있어 좋다.청바지의 생명은 피팅(Fitting)감이니 꼭 입어보고 구매할 것. 원단의 특성상 색상이 빠질 수 있으니 처음에는 드라이 클리닝을 하고 이후에는 찬물로 세탁할 것을 권한다.

  • 문화일반
  • 이지연
  • 2010.10.08 23:02

[김사장의 파리쫓기] 8. 전주시 효자동 미술학원 '미애랑 미술&리폼' 황미애 원장

'어린이들은 비 오는 날 물이 고인 진흙탕에서 맨발로 저벅저벅 물을 튀기고 막대기로 물길을 내거나 흙탕물을 휘휘 젓기도 하며 즐겁게 장난을 칩니다. 잭슨 폴록이라는 화가는 큰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그 주변이나 캔버스를 직접 밟고 다니면서 즐겁게 그림을 그렸답니다. 그것도 깡통에다가 구멍을 뚫어 물감을 줄줄 흘리거나 막대기에 물감을 묻혀 여기저기 신나게 뿌렸지요. 어른 화가들은 어린이를 따라하는 흉내쟁이입니다.'전주시 효자동 '미애랑 미술&리폼' 미술학원 입구에는 이런 글이 붙어 있다. '아동미술에 담긴 72가지 감성정신'(지은이 김천정)이라는 책에 나오는 글이다. 이것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학원을 연 황미애 원장(28)의 철학이 오롯이 배어 있다. 아름다울 미(美)와 사랑 애(愛)로 이뤄진 '미애랑'은 미술 사랑이라는 고운 뜻도 담겨 있다.원광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새내기 시절부터 7년 넘게 꾸준히 미술학원 강사를 하며, 미술학원 원장을 꿈꿨다.현실은 척박했다. 초·중·고교 모든 교과 과정이 국어·영어·수학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미술학원을 다니려는 학생 수는 줄고, 문 닫는 미술학원은 늘었다.그의 대학 동기 대부분은 인테리어나 무대 디자인, 디스플레이 디자인, 웹디자이너, 미술학원 강사 등으로 취업했고, 현재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사람은 그를 포함해 2명뿐이다.미술은 알지만, 사업엔 문외한이었던 그가 두드린 곳은 전북도와 소상공인지원센터. 창업을 앞두고는 지난해 10월 전북도가 도내 20∼30대 청년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희망을 빌려드립니다' 6기 교육 과정을 수료하며, 전문 강사들로부터 창업의 위험 부담과 이에 대처하는 방법 등을 배웠다. 창업 직후엔 도 민생경제과와 소상공인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소상공인 맞춤형 코디네이팅 지원 사업'을 신청, 체계적인 상담을 받았다.허대중 코디네이터는 황 원장이 미술학원 운영 경험이 없고,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려 상담 기술이 부족하고, 말과 행동 등에서 아직 리더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등의 약점을 정확히 짚어냈다. 동시에 미술학원이 있는 지역(휴먼시아 1차아파트 상가)이 아직 학원가가 형성되지 않은 신도시여서 몰(mall·상점가)의 시너지를 얻기 어렵고, 새로운 미술학원이 들어올 가능성, 개업 당시 수강생이 전혀 없는 점 등을 위협 요소로 꼽았다.허 코디네이터는 그러나 황 원장의 풍부한 실무 교육 경력과 타고난 미적 감각과 손재주, 다양한 커리큘럼, 최신 인테리어 시설 등은 강점으로, 아파트 단지 내 최초의 미술학원으로서 선점 효과와 6500세대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 내에 학원이 있다는 점 등은 기회 요인으로 들었다.황 원장은 "코디네이터가 '원장 자신이 당당해야 어떤 일이든지 긍정적인 효과를 발산할 수 있다'며 옷차림과 걸음걸이, 말투 등 사소한 것부터 마음가짐까지 다양한 팁(지침)을 알려줬다"고 말했다.개업 후 일주일간 수강생이 1명도 없었다는 그는 코디네이터의 조언을 바탕으로 수강생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시도했다.페이스 페인팅(face painting)과 종이 접기 등 무료 교실을 열었고, 크리스마스에는 인근 우림초등학교 앞에서 아버지 황정환 씨(55)가 산타 분장을 하고, 친구들과 함께 학생들에게 사탕과 학원 이름이 새겨진 연필, 홍보 전단 등을 나눠줬다. 또 상가 앞 아파트에서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장터'를 열 때는 장터 홍보탑을 수강생들과 빈 박스를 주워다가 같이 꾸몄다. 학원 홍보는 물론 학생들에게는 '아나바다'를 주제로 저마다 생각한 것을 표현해 보는 수업의 연장이었다.이런 노력으로 현재 수강생은 30명으로 늘었고, 노하우도 그만큼 쌓였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연스레 터득한 것이다. 초기엔 수업에만 열정을 쏟았지만, 이제는 아이들을 실제로 학원에 보내는 학부모 상담에도 공을 들인다.△통합 미술반(아이클레이·북아트·리본공예·비즈공예·미술심리화·디자인·경험화·상상화·수채화) △학교 교과 과정반 △창의·미술재미반(소리 듣기·만져보기·냄새 맡아보기·맛보기·오감 신체놀이) △취미반(pop 예쁜 손글씨·비즈공예·리본공예·리폼·유화·수채화·데생·포크아트) △수행평가반 등 구체적인 커리큘럼을 짜고, 학부모 상담용 자료인 '미애랑 보물 지도'를 만든 이유다.그가 꿈꾸는 미술학원은 일반 미술학원과 개인 레슨의 장점을 합친 학원이다.일반 학원은 교재에 나오는 그림을 반복해 따라 그리는 스파르타식인 반면 기술 습득은 빠르다. 개인 레슨은 개인의 특성에 맞춰 수업을 하는 장점이 있지만, 학생이 강사에게 너무 의존하는 단점이 있다.그래서 그는 현재 학원 옆 빈 공간을 노리고 있다."옆 칸까지 확장하는 게 목표예요. 몸에 흠뻑 물감을 묻히면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은 수강생이 1명뿐이지만, 헌 것을 다시 디자인해 새 것처럼 만드는 리폼(reform) 분야도 개척하고 싶어요. 학원 이름에 일부러 리폼도 넣었잖아요. 나중에 시내 버스 광고마다 저희 학원이 나오는 날이 꼭 올 겁니다."

  • 문화일반
  • 김준희
  • 2010.10.08 23:02

노래·연주로 즐거움 선사…베짱이가 확 달라졌어요

먹고 노는 것만 좋아하던 '개미와 베짱이' 속의 베짱이가 '확' 달라졌다.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가 올리는 어린이 마당놀이극 '베짱이와 바이올린'의 베짱이는 노래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9일 오후 3시·5시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우화를 새롭게 각색한 '베짱이와 바이올린'은 개미마을에 조난 당해 들어온 러시아 베짱이가 개미들의 정성스러운 치료에 고마움을 느끼고 멋진 바이올린 연주와 노래를 들려준다는 내용. 아빠 개미와 엄마 개미는 베짱이의 연주와 노래가 쓸모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꼬마 개미는 음악을 통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마당놀이 형식으로 풀어내는 이번 공연은 우리의 전통가락인 사물놀이와 서양악기인 바이올린이 어우러진다. 배우가 직접 무대에서 사물과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관객들을 배우로 끌어들이면서 공연의 즐거움을 더한다. 여기에 그림자극과 꼭두각시놀이를 접목시켜 흥겨우면서도 전통적인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베짱이와 바이올린'은 KBS 'TV 유치원'의 박수경 작가와 최병일 작곡가를 중심으로 어린이 대상 뮤지컬을 제작해 온 극단 하늘연어가 함께 만든 작품. 서구문화에 빠른 속도로 적응해 가는 아이들에게 전통문화와 장단, 가락 등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베짱이와 바이올린'에 맞춰 10일 오후 1시부터는 '즐거운 일休일-전래놀이 속으로'가 진행된다. 사방치기 팔방놀이 고무줄놀이 비석치기 고누놀이 칠교놀이 오징어 투호 굴렁쇠 등 10여 가지 전래놀이가 놀이마당 곳곳에서 펼쳐지며, 제기와 딱지 만들기, 지끈공예 등도 직접 해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10.08 23:02

금속·한지·자기·섬유작품 한자리에…한국공예 현주소 가늠

전국 대표 공예인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다.익산 W갤러리(관장 신주연)가 한국 공예의 저변을 확대하고, 젊은 실험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한 기획 초대전 '한국공예문화협회 회원전'을 연다.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는 1999년 공예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발족,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뜻을 함께 했다. 한국공예문화협회 회원은 명예회원을 포함해 90여 명. 지역에서 출발한 협회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출향 공예 작가들 뿐만 아니라 서양화가, 동양화가까지 작은 정성을 모아 성장했다. '익산 한국공예대전(2001~2010)'을 비롯해 '한국공예대전 기금 마련전(2003)','한국공예 100인 초대전(2007)','한국공예 청년작가 100인 초대전(2008)','한국 대학공예 100인 초대전(2010)'을 통해 전북이 아닌 한국 공예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신주연 관장은 "미륵사지석탑을 비롯해 금동사리호, 금제사리봉안기 등 우리 선조 공예가들이 만든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는 익산에서 한국공예문화협회 회원전을 기획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 공예의 발전에 일조하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참여 회원은 강정이 고승근 권오영 김경숙 김동훈 김상호 김선애 김선자 김수연 김 연 김완순 김윤덕 김윤수 김윤환 김인숙 김종연 김중기 김창진 박승철 박정신 변중호 송미령 송수미 신경자 신원철 안시성 양 훈 오융경 원용근 유경희 유미정 유봉희 이광진 이금연 이동주 이민경 이병로 이상훈 이승헌 이양숙 임옥수 장덕진 장미영 최경옥 최대현 하영조씨.현대적이고 세련된 금속 공예를 비롯해 한국적인 미감을 담긴 한지·자기·섬유 공예작품까지 아우르며 품격있는 전시를 보여준다. 전통적인 소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작가들의 노력이 돋보인다. 8일 개막되는 이번 전시는 11월3일까지 W갤러리에서 계속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10.08 23:02

[쉐비체어의 숨은 맛집 리포트] (14)전주 동문거리 맛집 열전

누구나 구구단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기 전 먼저 외우지 않던가?사랑을 얻고 지키고 싶은 남녀라면 일단 창작소극장 사거리에 나가 보자.어려서부터 단짝인 후배 B를 만나고 싶으면, 창작소극장 사거리로 나간다. 전주 창작극회 단원인 그 친구 이력은 꽤 복잡하고 화려하다. 대학 시절엔 전공보다 학생 운동에 더 심취해 있었고, 남보다 몇 년을 더 캠퍼스에 머물다가 졸업 후 유학길에 오르는가 싶더니 며칠을 견디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결국 그토록 열망하던 소리꾼이 되었다.그에게 부탁할 일이 있거나 구수한 그의 입담이 그리워지면 '겐스빌치킨'에서 통닭과 맥주를 산다. 2차는 7080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별들의 고향'이나 명태장(醬)이 일품인 '임실휴게실'이 될 게 뻔한 일이고, 내 목적은 이미 이루어진 거나 마찬가지다.'작업(?)의 기술'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최근 출간된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사랑의 기술'이란 연애 지침서는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 얼마나 똑같은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당시에도 시내의 유명한 화랑과 극장, 경마장, 검투장 등을 훌륭한 작업 장소로 꼽았으며, 외모에 신경 쓰기보다 교양을 쌓고 부드럽게 대할 것과 이성에게 노예처럼 굴 것을 강조했다.이미 콩나물국밥 거리로 유명한 창작소극장∼동문사거리 부근은 지역 예술인들이 직접 운영하거나, 뒷담화(?) 장소로 애용하는 공간이 대부분이다. 가끔씩 들러서 저렴하고 가벼운 메뉴도 즐기고, 낭만과 열정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기(氣)도 한번 팍팍 받아 보자.이곳에도 관련 '팁'(tip·조언)은 존재한다.일반적인 전주 가맥집에 비해 '임실휴게실' 명태장은 마요네즈를 배제한 채 청양고추와 간장으로 개운하고 매콤한 맛을 낸다. 또한, 북어포를 주문하면 명태 머리를 우려낸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수제비가 서비스로 제공된다.'꼬꼬영양통닭'에서는 기름기가 쫙 빠진 전기구이 통닭과 닭곰탕을 맛볼 수 있지만, 일요일에는 쉬는 날이 많다. 원래는 둘째·넷째 주 일요일이 휴무이며, 전기구이 특성상 '닭이 작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홍합해물짬뽕이 유명한 '계수나무'와 '신성반점'은 각각 '비주얼(고명)과 맛이 다르다'와 '배달 전문점으로 보인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몇 가지 변동 사항도 있다. 따뜻한 청주 한 잔이 운치를 더하는 '오뎅마을'과 몇 년 사이 주당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꽃'은 상호와 메뉴가 바뀌었다.▲ 창작소극장위치: 전주시 경원동 1가 10-2, 전화: 063-285-6111▲ 임실휴게실(명태포 1만2000원, 맥주 2500원)위치: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1가 14-2, 전화번호: 063-288-1896▲ 꼬꼬영양통닭(전기구이 1만4000원, 닭곰탕 5000원)위치: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2가 53-5, 전화: 063-283-2655▲ 겐스빌치킨·신성반점(홍합해물짬뽕 5000원)·계수나무(전복해물짬뽕 8000원, 홍합해물짬뽕 5000원)위치: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1가 115-3 부근(세 집이 붙어 있음)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10.08 23:02

[잊을 수 없는 밥상] (14)홍성덕 전주대사습보존회 이사장

오랜만에 만난 홍성덕 전주대사습보존회 이사장(65)은 다소 수척해 보였다. 유난히도 덥고 길었던 여름 그는 대사습청 건립을 위한 국악인들의 염원을 모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여성 국극의 대모'라고 불리웠던 여성국극 부활에 힘을 써오는가 하면, 사단법인 국제문화예술협회 한국위원회 회장, 재단법인 유니버설 발레단 자문위원 등을 맡으면서 국악의 명맥을 잇기 위한 다양한 일들을 도맡았던 그다."가끔 소리꾼으로 남아도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죠. 오정숙 선생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지금도 안 늦었으니까 다시 소리로 오라고 하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소리꾼들이 소리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누군가는 도와야 하지 않겠어요? 그게 바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입안이 깔깔해질 때면 그는 아욱국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세계 50여 개국을 돌면서 먹어보지 않은 음식이 없는 그지만, 몸이 힘들 때면 소박한 음식이 떠오른다. 어머니 손맛이 담긴 김치를 비롯해 아욱국과 같은 정갈한 음식이 바로 그것이다."우리 어머님(김옥진)은 소리를 잘하는 명창이기도 했지만, 손재주도 남달랐습니다. 김치를 특히 잘 담그셨어요. 물김치를 담글 때면 6~7살 된 나를 앉혀 놓고 "내가 죽으면 네가 음식을 해야 하니까 잘 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천상 여자였어요."아욱국도 어머니가 잘 해주신 음식 중 하나. 그는 "요즘엔 아욱국을 먹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져 아쉽다"며 "늘 가는 콩나물국밥집에 가면 아욱국을 끓여준다"고 했다. 귀한 손님을 모실 때에도, 어디서나 쉽게 맛볼 수 없는 아욱국을 꼭 대접한다고 덧붙였다."예술인들 중 나처럼 북한을 많이 다녀와본 사람도 없을 거에요. 통일문화예술인협회 초대 회장일 때 남·북한 문화예술인 민속축제 한마당을 열었고, 올해도 남북문화축제를 추진했죠. 남북관계가 어그러져서 축제는 어려워졌지만, 문화예술이 남북을 하나로 묶는 통로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자연스레 북한의 음식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처음 북한 음식을 먹었을 때에는 못 먹겠다고 혀를 내둘렀다"며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모든 음식이 밍밍하고 심심했다"고 설명했다."그런데 이튿날 속을 비운 채로 하나씩 먹다 보니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깔끔하고, 담백하고, 속도 편안하고. 하지만 이젠 그 맛도 사라졌어요. 북한에도 음식점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조미료를 많이 쓰게 됐죠."집에서 요리를 즐겨한다는 그는 체력 관리는 결국 좋은 음식을 먹는 데서 비롯된다며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한 음식을 즐긴다고 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따라 협률사 공연을 다니면서 먹었던 음식에 길들여진 것도 같다"며 "가마니를 땅바닥에 깔고 야외극장을 만들어놓던 자리에서 즐기던 옥수수며 고구마 맛이 그립다"고도 했다.올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는 무사히 치렀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무엇보다 대사습보존회 회장으로서 공약으로 내건 대사습청 건립은 꼭 이뤄내고 싶다."서류로는 전북도립국악원이 대사습보존회 부지로 돼있는 만큼 도지사를 비롯해 지역 어른들을 만나 대사습청 건립에 대한 의지와 의견을 모으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대사습을 대한민국 최고의 대회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대사습청 건립이 시급합니다."그는 "대사습을 주축으로 남북문화 교류를 추진하고, 대사습 장원자들과 창극을 제작해 대사습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배운 것을 모두 쏟아부어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전주 출생인 그는 광주시립국극단장과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 대한민국여성전통음악콩쿨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10.08 23:02

[오항녕의 인문학 에세이] 권력 부여 방식의 역사성과 중층성

세습(世襲)이라 말하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아마 음울한 과거 어떤 시대가 떠오르거나 낙후된 이미지가 겹쳐질 것이다. 20대 젊은 김정은이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차기 후계자로 떠오르면서, 다시 세습이란 말을 적지 않게 접하고 있다. 북한 정치체제의 왕조적 성격을 비판하던 사람들은 3대 세습이라는 사실 때문에 자신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 한층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21세기 휴전선 너머 저쪽에서 그런 일이 엄연히 벌어지고 있는 사실 때문에 한편으로는 당혹스럽기도 한 모양이다. 남북의 평화 정착을 목표로 일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런 당혹감은 별로 다르지 않는 듯하다. 이런 느낌의 폭이나 색깔이 무척 다양하게 보인다.지금 세습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북한의 세습 체제를 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북한의 정권 세습이라는 사건이 우리의 주목을 끌고 있는 현실을 계기로 그동안 별로 다루어진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권력을 부여 또는 위임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어서다. 이는 질문이기도 하다. 역사학도로서 가지고 있는 의문 중의 하나는 도대체 왜 어떤 시기에는 추장제(酋長制)이, 어떤 시기에는 왕정이, 어떤 시기에는 민주정이 유력한 정치제도로 등장했는가 하는 점이었다. 이 질문에는 경계해야 할 획일성이 있다. 뒤에 말하겠지만, 이런 제도는 단계적으로 발달해온 것이 아니고, 오히려 지금 우리의 삶에도 중층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다소 아둔한 생각인지 모르지만, 나는 이들 정치제도 사이에 어떤 우열이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그러니까 오늘은 이런 질문, 의문에 대해 얘기해보자는 것이다.▲ 민주주의 제도의 역사성대개 근대 민주주의는 우월한 정치제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태생이 아닌 능력이나 선거를 통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어떤 지위를 획득하는 합리화 과정, 즉 근대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런데 이런 합리화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의 중심에는 '개인'이 있다. 나는 이 개인의 발견, 아니 재해석이 근대주의의 핵심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개인은 무엇보다 소유권의 주체로서, 즉 노동력이든 상품이든 사고 팔 수 있는 주체로 설정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자식이나 부모'가 아닌, '나'가 곧 근대 법치주의의 중심에 서는 것이다.세습이 아닌 선거를 통해 한 나라의 정치를 맡기는 데는 이런 경제적, 철학적 배경이 있다. 아울러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은 고시(考試)를 통해 충원한다. 그래서 선거와 능력이 근대의 인재(人材)를 확보하는 주요 방법이 되었고, 거칠게 말하자면 이를 민주주의라고 한다. 당연히 여기에는 평등 이념이 결합한다. 이런 점에서 민주주의는 어떤 경제적 토대, 사상, 사회생활이 결합하면서 만들어진, 즉 흔히 하는 말로 역사적 산물이다. '역사적 산물'이란 말은 그 사태에 필연성을 부여하는 듯하지만, 한편으로는 상대화해서 볼 수 있는 여지를 준다.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는 시대의 조건에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에서 평등한 기회를 갖는 능동적 주체인 개인에 대한 착상이 폄하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이 이상(理想)은 매우 오래된 인류의 희망이었다.▲ 맹자와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찰중국 산동성과 지중해 근처 아테네에 살았던 두 사람은 우리에게 재미있는 관찰의 결과를 들려준다. 이 둘은 살았던 시기도 비슷하다. 중국 고대 정치사에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요(堯)임금은 순(舜)임금에게 선위(禪位)했고, 순임금은 우(禹)임금에게 선위했다가, 우임금부터 왕조가 시작되었다. 하(夏)나라다. 이 사건을 맹자의 말로 요약해보자. 왕이라고 해서 맘대로 천하를 누구에게 줄 수 없다. 하늘만이 준다. 요임금이 죽자 백성들이 요임금의 아들 단주(丹朱)에게 가지 않고 순임금에게 모였고, 순임금이 죽자 순임금의 아들에게 가지 않고 우임금에게 모였다. 우임금이 죽었을 때 백성들이 익(益·우임금을 도왔던 신하)에게 가지 않고, 계(啓·우임금의 아들)에게 모였다. 백성들에게 끼친 덕(德)과 아들의 현불초(賢不肖)에 따라 그렇게 된 것이다.흔히 말하는 '요순시절'이란, 농사지으면서 정치를 맡아볼 수 있는 시대, 요즘으로 치면 동네 이장 정도의 정치가 필요했던 시대로 생각한다. 맹자는 선위와 세습 사이에 우열을 매기지 않는다. 또 그것이 결정되는 것은 인물과 사회적 조건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이를 맹자는 '천(天)'이라고 표현했다.이런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맹자와 생각이 같았다. 그는 정치제도로는 왕정, 귀족정, 혼합정이 있는데, 그것은 인구(人口)나 지형 같은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그리고 왕정이 왜곡되면 참주정(독재)가, 귀족정이 왜곡되면 과두제가, 혼합정이 왜곡되면 민주정이 된다고 보았다. '민주정'이 왜곡이라고 본 점이 특이하다. 그리고 참주정은 통치자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한 체제이고, 과두정은 부자의 이익을 위한, 민주정은 빈자의 이익을 위한 체제라고 보았다.▲ 이장 선거에 대한 기억과 추억일단 두 사람 모두 정치체제 사이에 우열을 두지 않았다는 점, 특히 그 정치체제가 어떤 단계적 발전이나 진보의 소산이 아니라고 본 점을 기억해두자. 나도 이런 견해에 동의하는 편이다. 헌데 정치체제는 역사적 산물일 뿐 아니라, 동시에 존재할 수도 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마치 화두처럼 남아 있는 두 가지 예를 들어보자.10여 년 전으로 기억한다. 강릉 근처 어떤 마을이 텔레비전에 방영된 적이 있다. 특집프로였다. 이유는 마을의 내분. 문 닫고 사는 일 없이 무척 사이좋게 지냈던 마을 사람들이 둘로 갈라지게 된 데는 바로 이장 선거가 있었다. 이장 선거에 두 사람이 나왔는데, 서로 지지하는 대상이 갈리다가 기어코 인신공격성 비난이 난무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같은 동네에 살면서 아는 척도 하지 않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선거의 페어플레이나 결과에 대한 승복 등을 잣대로 이런 상황을 비난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질문은, 과연 이장까지 선거를 해서 뽑아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면, 우리집 사랑방에 어른들이 모였을 때 완구 할아버지가 '이번엔 상석이 아버지가 허지?' 하면 여기저기서 고개를 끄덕이고, 이어 '그랴, 이번에 고생 좀 혀!' 하는 재청(再請) 발언이 이어지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맡게 되는 자리가 이장이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동네라는 사회의 규모가 선위가 가능한 정도, 즉 순임금이 선위를 받을 정도이고, 서로 대략 알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합의로 맡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뭔가 이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권 역시 그 집단의 규모와 작동 방식에 따라 제어될 수 있다.▲ 다시 질문, 선거는 언제나 합당한가?이장 선거와 비슷한 문제점을 낳았던 것이 총장선거다. 대학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총장이 갖는 위상도 달라질 것이다. 그래도 학식과 덕망이 기준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면, 교수나 학내 성원들의 '선거=투표'로 총장을 선출하는 제도에 대해서도 이장의 경우처럼 의문을 던질 가치가 있다. 한때 모 대학의 총장 선거 때가 되면 서울 강남의 룸싸롱이 들썩였다는 소문이 있었다. 사실인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선거가 혼탁 정도를 넘어선 것은 분명해보였다. 그렇지만 선거조차도 얼마나 큰 희생과 노력을 통해 얻어졌느냐고 반문하는 분도 있다. 이해한다. 하지만 그런 반문이 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될 수는 없다. 총장을 선거로 뽑는 방식이 타당한지, 나아가 보통선거가 갖는 의미를 따져보았는지, 혹시 또 다른 획일화가 아닌지, 그 획일화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는 집단이나 사회의 특성이 왜곡되는 것은 아닌지를 물어보자는 것이다.정치학에 문외한인 처지에서 그간의 성과를 모르고 하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투표로 상징되는 정치 참여방식이 마치 현실이나 규범의 측면에서 도달해야할 그 무엇이라는 목적 합리성과 가치 합리성을 가진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내 질문이 무의미하지는 않으리라 여겨진다. 아울러 정치학이 맹자나 아리스토텔레스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다면, 분명 정치체제에 대해 내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어떤 견해나 통찰이 있을 것이다. 일러주시기 바란다.그래야 우리 애들이 매 학년 초마다 반복하는 반장, 부반장 선거가 얼마나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앞으로 이 땅에서 주인노릇을 하는데 얼마나 기여하는지 대답할 수 있을 것이 아니겠는가. 그뿐 아니라, 우리의 삶에는 얼마나 많은 리더십 부여 방식이 있는가? 논의가 그 리더십의 적절한 작동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져야하지 않을까? 그것이 북한 세습에 대한 백 마디 논평보다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 문화전문객원기자(전주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10.08 23:02

고은 노벨상 물망에 광주비엔날레도 '촉각'

'만인보'의 저자 고은 시인이 노벨 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만인보'를 주제로 한 광주비엔날레에서도 수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9월 3일 개막한 제8회 광주비엔날레는 고은 시인의 연작시 '만인보'에서 제목을 빌려 전 세계의 모든 이미지를 한데 모은 '이미지의 향연'을 열고 있다. 올해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에 열리게 돼 고은 시인이 '만인보'를 통해 형상화했던 인권과 평화 정신을 비엔날레라는 국제 미술행사를 통해 함께 반영해 의미가 컸다. 30년만에 빛을 본 '만인보'는 작가가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감옥에 갇힐 때 구상해 3천여명의 삶이 담긴 대서사시로 광주정신과 맥이 닿아 있다. 무엇보다 광주는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라는 상징성이 있는 도시이고, 작가 자신도 광주의 역사와 함께 해와 노벨 문학상 수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는 노벨문학상이 10여년 만에 시인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고은 시인의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재단 측은 개막식에 앞서 뉴욕타임스 등 유력 외신들이 '만인보'를 관심있게 다뤘고, 해외 평단에서 호평을 받은 점에 비춰볼 때 고은 시인의 수상도 가능하다며 기대하고 있다. 재단은 7일 저녁 고은 시인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확정될 경우 '고은 시인의 날'을 정해 작가 초청 강연 등 축하 행사를 열 계획이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고은 시인이 수상자로 확정되면 광주비엔날레의 위상 또한 올라가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수상을 기념해 무료 전시 관람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0.07 23:02

사굴산문 본산 굴산사서 냇돌 보도시설 확인

신라말-고려초 한국 불교계를 주도한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하나로 사굴산문의 종찰 격인 강원도 강릉시 굴산사 터에서 냇돌을 촘촘히 깔아 만든 보도시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굴산사터 동편에 사찰 중심 구역과는 구별되는 별도의 중요한 건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범)는 굴산사터(사적 448호)에 대한 10개년(2010~19년) 종합학술연구의 첫해 사업으로 올해 사역(寺域) 중앙부 동편 지역을 시굴조사한 결과, 가람 중심부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대규모 부속시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조사 결과 사역 남쪽 경계로 추정되는 동서 방향의 석축 담장이 배수로와 연결된 채 길게 노출됐으며 이곳에서 굴산사터 중심부로 통하는 약 4m 너비에 이르는 문터(門址) 2기도 확인됐다. 특히 서쪽 문터를 통해 내부로 연결되는 곳에서는 얇고 넓적한 냇돌(薄石)을 촘촘히 깐 일종의 보도(步道) 시설이 일정한 폭을 이루며 북쪽으로 길게 확인됨으로써 굴산사터 동편에 사찰 중심 구역과는 구별되는 별도의 중요한 건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나아가 이번 조사에서는 건물터와 배수로 내부에서는 고려시대 토기와 함께 '屈山寺'(굴산사)라는 글씨를 적은 명문(銘文)기와를 비롯한 다량의 고려시대 기와 편이 출토됐다.중원문화재연구소는 나머지 사적 구역 전체에 대한 시굴조사를 내년까지 마무리한 다음 여기서 확인된 유적 등에 대한 전면 발굴을 2019년까지 연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찰 구역 내 당간지주를 비롯한 고고학적 환경에 대한 정밀지표조사를 병행하고 불교사상사ㆍ불교미술사ㆍ민속학 등 관련 학문 분야 연구자를 망라한 굴산사 학술대회를 내년 10월쯤 개최하기로 했다.굴산사는 강릉단오제의 주신인 범일국사(梵日國師)가 신라 문성왕 13년(851)에 창건한 영동지역 선종(禪宗)의 중심사찰로 1936년 대홍수와 2002년 태풍 '루사'로 건물터 일부가 노출돼 부분 수습조사가 실시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0.07 23:02

턱뼈 골절 사망 추정 400년전 미라 확인

아래턱뼈 골절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는 400년 전 조선시대 남성 미라가 확인됐다.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신동훈 교수팀은 2007년 11월9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 향호1리에 있는 강릉최씨 진사공 휘호파 7세조인 최경선(崔景璿.1561~1622)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미라를 지난 3년 동안 분석한 결과 왼쪽 아래턱뼈에서 골절 흔적을 확인했다고 6일 말했다. 신 교수는 "아래턱뼈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 골절된 부분에 혈종(피멍)이 아직 남아있는 점으로 보아 아래턱 출혈이 완전히 흡수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경선 선생이 사망했다는 알 수 있다"고 말했다.신 교수는 또 "CT와 MRI 촬영 등을 통해 대장 부위에서 종양 흔적이 확인됐지만 악성종양 같은 것이 아니라 대장 내에 남은 분변이라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면서 "분변은 대장에만 남은 점을 볼 때, 최경선 선생은 사망 이틀전쯤, 최소한 하루 전까지는 정상적인 식사를 했다고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신 교수는 "현재로서는 사망 원인이 만성적 질환에 의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며, 대신 사망 전 왼쪽 아래턱뼈가 골절되는 부상으로 일정 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다가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턱뼈 골절 원인으로는 "낙상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떠한 단안을 내리기 힘들다"고 신 교수는 말했다.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는 "분변의 기생충 검사를 실시한 결과, 편충란이 발견됐다"면서 "이로써 최경선 선생이 생전에 편충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다른 조선시대 미라에서 확인한 것만큼 기생충 감염이 심한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서민 교수는 나아가 "조선시대 미라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기생충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더구나 그 결과가 1971년 대한민국에 유행한 기생충과 대단히 흡사하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미라는 당시의 기생충 감염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당시 사회를 비춰주는 거울이다"고 평가했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강문화재연구원이 수습한 미라에 대한 복식을 분석한 서울여대 의류학과 이미식 교수는 "최경선 미라에서는 총 36점의 복식을 수습했다"면서 "이 중 마직물과 견직물이 각각 13점, 면직물이 7점, 기타 3점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법의학연구소는 5일 저녁 최완수 회장을 비롯한 강릉최씨 진사공 휘호파 문중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병원 제1교수회의실에서 '조선중기 최경선 선생 묘 출토 유물 및 유해에 대한 학제간 연구 중간발표회'를 가졌다.최완수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선조의 신체에 손을 대게 한다는 게 후손으로서 도리는 아니지만, 부디 좋은 성과를 내서 우리 역사 연구에 일조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10.07 23:02

'조선어학회 사건' 으로 옥고 치른 故 임혁규 선생의 한글사랑 손자에게 듣는다

조선어사전 편찬에 동참하는 등 우리말 살리기에 이바지한 계산 임혁규 선생(1892∼1964). 9일 한글날을 앞두고 임혁규 선생을 비롯해 정읍 산외 출신 애국지사를 모시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읍 산외 충의선양관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임혁규 선생은 조선어사전 편찬에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애국지사. 전남 무안군 삼향면 유교리에서 태어났지만 스물일곱살 때 정읍시 산외면 평사리 운전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항일 독립운동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했던 김제 출생 일송 장현식 선생(1896∼1950, 전라북도 제2대 도지사)의 권유로 '조선말 큰사전' 편찬에 드는 비용을 분담, 일제가 꾸며낸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함경남도 홍원경찰서에 잡혀가 온갖 수난과 고초를 겪었다.손자인 임광순 전국임씨중앙회 수석상임부회장은 "우리 할아버지는 이 사건으로 의관을 벗겨 짓밟고 상투를 잘라 재기를 차는 수모를 당하셨다"며 "생전에 '내 오로지 충효를 본분으로 알고 살았거니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이라 내 행장을 자랑하지 말라'고 하시던 고인의 뜻을 좇아 국가에 포장을 소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집에 보전돼 있는 김양수 공의 '기금을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편지와 1938년 3월에 '일금 백원'을 송금했다는 내용을 영수해서 동봉한 명함을 보면 알 수 있다"며 "그보다 앞선 1935년 조선어학회가 초판을 낸 「사정한 조선어 표준말 모음」 머리말에도 후원한 이들의 이름에 할아버지 이름이 나와있다"고 설명했다.'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일제에 의해 검거돼 옥고를 치른 이들은 사건이 처음 일어난 1942년 10월 1일에서 이름을 따 일명 '십일회(10·1)'를 구성했는데, 광복 직후에 찍은 '십일회'의 단체사진을 보면 임혁규 선생과 장현식 선생 이외에도 장수 출생 건재 정인승(1897∼1986), 익산 출생 가람 이병기(1891∼1968), 한글 띄어쓰기를 처음 주장했으며 문교부 차관을 지낸 임피 출생 김선기 선생(1907∼1992) 등이 포함돼 있다.현재 정읍시 산외면에는 임혁규 선생 이외에도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동한 민여운 선생과 독립선언문 33인 중 한 명인 박준승 선생, 동학농민혁명의 김개남 장군, 임정에 독립자금을 가져가다가 옥고를 치른 김정술 선생, 6·10만세 사건을 주도한 이동환 선생 등 산외면과 깊은 연이 있는 여섯 명의 항일지사를 함께 모신 '충의정'이 건립돼 있지만, 이를 확대한 충의선양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치백 충의선양관 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은 "국난 때 나라를 지키고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정읍 산외 출신 애국지사의 정신을 기리고 그분들의 정신을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 충의선양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10.07 23:02

문학 박영학·미술 정승섭·음악 김용진…'목정문화상' 수상

'제18회 목정문화상' 수상자로 문학부문 수필가 겸 시조시인 박영학(63·원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미술부문 한국화가 정승섭(69·원광대 미술대학 명예교수), 음악부문 성악가 김용진씨(58·전주대 음악학과 교수)가 선정됐다.재단법인 목정문화재단은 지난 5일 전주코아리베라호텔에서 '제18회 목정문화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안홍엽)를 열고 수상자를 선정, 발표했다.문학부문 박씨는 부안 출생으로 1982년 「수필문학」을 통해 등단, 공동수필집 「수필과 함께」(1985), 수필집 「잔잔한 부피」(2000), 시조집 「변산바람꽃」(2010) 등을 펴냈다. 익산문인협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전북문인협회와 전라시조문학회 회원으로 가람시조문학회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박씨는 가람 이병기 선생의 시조철학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가람시조선양회를 이끌고, 마한문학상 제정 등 지역 문화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정씨는 강원도 평강 출생으로 1975년 원광대에 부임하면서 줄곧 전북을 기반으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수십여회에 이르는 국내외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열정적인 창작활동을 전개했으며, 30여년 간 교단에서 후학을 양성해 전라북도 한국화 발전에 공헌했다. 40여년 동안 한국적 전통미를 일관되게 구현해 왔다는 평가. 대한민국미술대전의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광주 출생인 김씨는 테너로서 지금까지 독창회만 26회, 부부음악회만 3회를 열었다. 서양음악의 불모지인 전북에서 전북도립오페라단과 맑은소리를 이끌며 음악발전에 기여해 왔다. 또한 음악교육자로서 성악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육성, 전라북도 음악예술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목정문화상은 목정 김광수 선생이 설립한 목정문화재단이 전북지역 향토문화 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 또는 단체에 시상하는 상. 1993년부터 매년 문학 미술 음악 3개 부문에서 시상해 왔다.목정 선생은 무주 출신으로 향토기업인 전북도시가스(주)와 (주)미래엔컬쳐그룹(옛 대한교과서), 서해도시가스(주), (주)현대문학 등을 경영하고 있으며, 기업의 이익은 반드시 사회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일찍부터 교육과 문화사업에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왔다.'제18회 목정문화상' 시상식은 29일 오후 3시 전북예술회관 4층 공연장.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비 1000만원씩이 지원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10.07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세계 시장에 풀어놓아야 할 '흥부와 놀부'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한참 열리고 있는 가운데 호남오페라단의 '흥부와 놀부'(1~3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마지막 공연을 보았다. 소리축제 전체를 봤을 때 비중으로는 판소리 등 전통적 음악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오페라와 세계적인 성악가 '이네사 갈란테' 공연이 있어 다소 균형을 잡아준 것 같다.사실 '소리축제'란 이름에 걸맞게 전북은 세계에 자랑할 판소리 다섯바탕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한류문화 콘텐츠가 되기에 충분한 설화와 민속의 무진장한 보고(寶庫)다. '서동과 선화공주' '논개' '정읍사' '동학농민혁명'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는 모두가 오페라 및 창극, 무용의 훌륭한 콘텐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헝가리의 작곡가 코다이가 '민요'를 황금에 비유한 것을 떠올리면 분명 '전통'이란 무진장한 금광을 지닌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문제는 누가 이 광맥을 가공하고, 누가 세계 시장에 내놓을 의지를 갖느냐일 것이다.보석을 손에 쥐고서도 가치를 모른다거나 이를 위해 투자를 할 수 없다면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입으로만 우리 것이 최고요, 세계적인 것이라고 아무리 외친들 이는 소 귀에 경읽기가 아닐까 싶다.이런 점에서 지난 7월 미국의 LA에서 바그너축제를 하면서 이 곳 LA 시장이 축제 비용 400억원에 지불보증을 선 것은 문화로 세계 도시를 만들려는 충만된 의지를 읽기에 부족하지 않다. 행사를 마련한 쪽에서 아무래도 비용이 걱정되어 시(市)에 지불보증을 요구해 이를 수락했는데, 다행히 개인 기부자들이 자기가 사는 도시의 문화적 자존심을 위해 십시일반 기부로 모두 모든 금액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한참 부러운 꿈같은 기부문화가 아닌가.오페라 '흥부와 놀부'가 세계 무대로 나가지 못하는 것에 작품성이 아닌 재원 부족이라면 이 지역 메세나 운동을 일으켜서라도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오페라로 만들어진 '흥부와 놀부'는 관객과 쉽게 소통하고 즐기면서도 우리의 판소리 원형을 맛볼 수 있어 세계 상품화에 적격이다.지성호 작곡의 '흥부와 놀부'가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추면서도 한국의 풍물, 의상, 민속을 모두 보여주는 총체 예술의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흥부' 하만택의 낭랑한 톤 컬러와 가창력은 무대를 끌어가는 동력이었고, '놀부' '마당쇠' '흥부처' '놀부처'의 연기와 애드립도 남도의 구사한 언어 감각이 물씬해 관객과 소통하는 우리 오페라의 즐거움이었다.이일구 지휘의 풍부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관악군의 풍자 역시 전통 악기에서 보다 풍요한 색감과 극적 효과를 전달했다. '각설이'와 '품바'로 긴장을 풀었지만 이완의 긴장을 좀더 조일 필요는 있어 보였다. 외국인 대상일 경우 더 명쾌하게 , 무대 디자인을 더욱 세련되게 해서 상품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우리의 눈도 중요하지만 이를 사줄 세계인의 입맛과 취향을 고려해야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공통문법으로서의 오페라는 세계 여러 나라들은 자존심을 걸고 제작하고 무대에 올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초연작의 재공연은 그런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탁계석(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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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10.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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