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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 이영호)가 25일 '제13회 동학농민혁명 역사기행'을 떠난다.역사기행은 기념사업회가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대중적 역사인식을 바로 세우고 갑오선열들의 올곧은 정신을 이어나가기 위해 매년 가을 진행하고 있는 행사.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숨쉬는 역사현장을 돌아보는 동안 동학농민혁명의 애국애족 정신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올해 역사기행은 동학농민군 활동의 근거지였으며, 전국적인 혁명으로 확대되는 중심이 됐던 전북지역 유적지에서 펼쳐진다. 삼례봉기 역사광장과 삼례역참문화전시관을 시작으로 원평 구미란전적지, 정읍 황토재전적지와 동학농민혁명기념관, 만석보유지비, 전봉준장군 고택, 피향정, 순창 전봉준장군 피체지 등을 돌아올 예정.25일 오전 9시 전주 종합경기장 남문과 익산 원광대 정문 등 두 곳에서 출발하며, 참가비는 1만원이다. 문의 063) 232-1894
"길가의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그 역사가 있고, 삶이 있습니다. 하물며 사람의 역사는 이루 말할 수 없지요. 향토사(鄕土史) 의의는 바로 거기에 있어요. 뿌리 없는 역사는 없으니까요."사단법인 한국향토사연구 전국협의회 이치백 신임 회장(79·사진). 전북일보에서 기자로 시작해 평생 언론에 몸담아 온 이회장은 학자 못지 않은 학구열로 향토사 연구에 열정을 쏟아왔다.그는 지난 4년간 전북향토문화연구회장을 역임하면서 줄기차게 지방사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우리 뿌리 찾기의 관심을 환기시켜 그 역사적 사건들을 조명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권위와 명예가 실추됐던 사람들에 관한 역사적 평가를 새롭게 하는데 주목했다.특히 「전라감사」 사료집 편찬은 기념비적인 작업.전북향토문화연구회가 자료의 빈곤에도 불구, 3년에 걸쳐 역대 전라도 관찰사 명단을 집대성했다.「조선왕조실록」 을 비롯해 문중의 족보와 문서 등을 샅샅이 뒤져 고려말기부터 조선 연산군에 이르는 165명의 감사에 관한 자료를 수집, 36명의 새 관찰사를 찾아낸 점은 의미있는 성과다.또한 지난 2005년 광복 60돌을 맞아 '추모회'를 열기도 했다."임진왜란 때 전주성을 노린 왜군들을 물리친 의병장 이정란 선생이 있었습니다. 1592년 8월 안덕원에서 의병 700명을 인솔해 격퇴시켰지요. 대둔산 이치에선 황진장군이 왜병들을 물리치기도 했습니다. 호남평야의 군량미가 확보되고 전력이 보충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됐죠."이순신 장군이 '호남이 없었더라면, 이 나라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역사의 주체였으나, 변두리로 밀려난 인물들에 관한 곡진한 애정의 표현이기도 하다.그가 올해 새롭게 시작한 것은 '비지정 사적'에 관한 정화운동이다.도내에 무관심으로 방치돼 있던 전북 독립운동추념탑, 전주 충경사, 군산 현충단 등 비지정 사적지를 선정해 전북도교육청과 협의해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통해 주변을 가꾸도록 했다.지역사회의 역사와 인물을 이해하는데 의의가 있는 작업이라고 여겼기 때문.이회장이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것은 「전북의 향토 인물 대사전」 (가제) 발간이다.역사적으로 조명되지 못했으나, 그 중심에 섰던 전북인들을 발굴해 인물지도를 만들고 싶은 것."3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전북의 인물들을 집중 조명하는 대작업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이루어질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열린다는 말을 믿습니다."이회장은 전북일보 편집국장, 주필, 전라일보 사장, 관훈클럽 감사, 신문방송편집위원회 이사, 일본 지역언론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올해도 노벨문학상은 한국을 외면했다.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프랑스 작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 그가 아무리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작가라고 해도 고은 시인이 몇 년째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쉬움은 크다.영국의 유명한 도박 베팅업체인 래드브록스가 3년째 유력한 수상 후보로 고은 시인을 10명 안에 꼽았던 2005년 고은 시인은 전주 강연에서 "문학이 상을 염두에 두면 그 문학은 온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지만, 군산 출신인 고은 시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우리 모두의 염원이다.그런데 한국 작가는 왜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할까.한국 뿐만 아니라 동양에서 노벨문학상을 받기란 사실 쉽지 않다. 1901년 제1회 노벨문학상이 제정된 이래 동양 작가로는 인도 라빈드라나드 타고르(1913), 일본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와 오에 겐자부로(1994), 중국 극작가 가오싱젠(2000)만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수상권이 서구, 특히 유럽 중심으로 편중돼 있으며 선정에 있어서도 서구적 관점에서 판단되는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노벨문학상에 대해 비판적인 작가들은 "최근 들어 대륙간의 안배에 신경을 쓰는 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월적인 입장에서 다른 나라 문학을 재단하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그러나 우리나라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가장 먼저 번역의 문제가 거론된다.풍부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는 한글이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했을 때 문학적 감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섬세한 우리 문학의 말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자칫 무미건조해 질 수 있다. 특히 시의 경우는 산문문학 보다 비약과 함축이 심해 외국어로 번역될 때 정서적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번역이 원작보다 뛰어난 경우는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단순 번역이 아닌 재창작의 과정도 필요할 것이다.노벨문학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일본은 1900년대부터 자국의 문화를 외국에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1945년부터 국가가 나서 문학작품의 번역을 지원해 왔다.우리나라는 2001년에서야 한국문학번역원을 설립, 번역 출판 지원과 번역가 양성에 나서고 있다. 질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양적인 면에서도 외국에 번역돼 소개되는 우리문학의 양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일본 가와바다 야스나리가 '설국'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때 이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동경대 영문과 교수가 노벨문학상을 타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전문번역가 양성이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노벨문학상은 생존 작가에게만 수여된다. 사후에 평가를 받더라도 수상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고은 시인이 작고하기 전 노벨문학상 수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하지만 노벨문학상이 문학의 성과나 가치를 절대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한국 작가가 지속적으로 언급된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문학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음악은 맛있는 반찬입니다. 특별한 음식에 맛있는 반찬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한 것처럼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프로 못지않게 멋진 악기를 연주하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직장인 밴드 '즐거운 인생'.무역업, 중학교 교사, 대학생, 학원 강사,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즐거운 인생'의 목표는 음악을 사랑하고 멋진 공연으로 시민들의 생활에 활력소를 불어 넣고 지친 삶에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것.드럼 최한웅· 기타 김용수· 보컬 선여울· 베이스 김범석· 키보드 박근선씨가 '즐거운 인생'을 꾸리고 있다."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직장인 신분과 개인적인 여건으로 연습시간이 부족해서 실력은 그만큼 미치지 못하죠.”최한웅씨(35)는 "좋은 공연과 멋진 음악을 관객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이들은 대부분이 음악의 매력에 빠져 학창시절부터 그룹밴드 활동을 해왔다. 각기 다른 길을 걸으면서도 음악과 소통하며 늘 생활해온 까닭에 밴드를 운영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단다. 오히려 음악을 향한 열정을 통로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고 이들은 말한다.'즐거운 인생'은 창작곡부터 팝, 발라드, 락 등 모든 음악장르를 다 소화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음악을 섭렵하는 것도 이 밴드의 특징이다."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연습을 게을리 해서는 안됩니다.”서로 다른 여건에서 참여하기 때문에 사실 연습날짜를 잡는 것도 쉽지는 않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번 모여 연습을 한다.아무리 바빠도 연습을 빼 먹는 날은 거의 없을 정도로 참여율이 높다. 선여울씨(26)는 "밥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듯이 음악을 만나지 않으면 우리는 배고프다”고 말한다.'즐거운 인생'은 축제 무대에서 특별히 인기가 높다. 지난 4일 막을 내린 2008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도 이들의 공연은 객석을 사로 잡았다 ."1인자의 자리는 혹독하고 외롭죠. 그래서 우리는 2인자가 되고 싶습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은 욕심은 없다고 말하는 이들은 좋은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우리는 음악을 즐기고 몸과 마음으로 느끼면서 앞으로도 계속 소리로 소통하고 싶습니다." 즐거운 인생 다섯명 연주자들의 바람이다.
'생의 끝을 바라보아야 하는 시각에 알을 깨고 부화하는 느낌이다. 나의 울음이 맑고 청량하고 드높아서 세상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으면 얼마나 기쁠까.''시인의 말'에 담겨진 차분한 읊조림은 문학에 대한 열정을 품고 있다.첫 시집 「겨울잠행」(고요아침)을 펴낸 백승연씨(65). 1990년 「동양문학」에 추천돼 문단에 나와 오랜 시간 다져온 시심은 담담하면서도 격정적이다.그의 시에는 봄부터 겨울까지의 꽃들, 물과 나무와 숲과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생활의 내력으로 가득 차 있다. 사람의 이름보다 더 많은 자연의 이름을 알고 있는 시인. 시편들도 계절이라는 시간과 자연이라는 공간이 접합하는 곳에 위치해 있다."서정에만 침잠해 있을 뿐 연륜에 어울리는 철학이나 사상성을 부각시키지 못해 부끄럽습니다. 사실 서정적인 시보다 서사적인 시를 더 쓰고 싶기도 합니다."20대 때부터 소설 공부를 해 온 백씨. 우연한 기회에 시를 쓰게 됐고, 지금도 시와 소설을 함께 하고 있다. 그는 "문학을 통해 사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어려운 사람들, 우리 사회에서 약자로 사는 사람들에 대한 것들을 담고 싶다"고 했다.김제 출생으로 현재 「전북문단」 「군산문학」 「청서초롱」 「나루」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시는 뜨거우면서도 차갑다.시적 열정은 뜨겁지만, 깊은 명상과 신앙적 기도를 통해 정갈하게 갈무리한 시엔 차가움이 있어서다.뜨거운 그리움을 찾아가는 영혼의 불꽃이 차갑게 태워지는 여정이 담겨 있다.황영순씨(59·사진)의 시집 「짧고도 긴 편지」 (연인 M&B).'지구 안쪽 바람에 쓸리는 춘란 한 분 (…) / 불러도 응답 없이 詩 속으로 들어가 / 가부좌를 틀었다는데 / 몇 천 년의 긴 겨울밤을 지나온 자리 / 황홀한 춤으로 피었다.'('꽃의 진실' 중에서)사랑 없이는 한 줄의 시도 쓸 수가 없는 법. 미움과 불신으로 허허벌판이었던 그의 맘에 감기가 찾아들었다.한 송이 꽃을 피워내기 위한 내밀한 아픔의 시간이었다.'지난 한 십 년 그 이후로도' 변덕스런 자연의 훼방까지도 내치지 않고 고스란히 끌어앉았다. 시에 칩거하면서 간절함으로 신앞에 선 것."하느님께서 시련을 주실 때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주십니다. 고통이 특별한 은총이란 생각에 머물 때 두 무릎을 꿇고 겸손하게 고해성사를 할수 있었어요. 사랑의 마음으로 치유 못할 것은 없습니다."이제 그의 시엔 심연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사랑과 꿈의 물줄기가 비상한다.'모든 날들의 아침이 일어서고 있다 / 간혹 눈먼 세월이고도 싶은 / 또 꿈은 먼 곳에 있다 하여도 / 아침은 반짝이는 빛이며 길이다'비록 '온 몸이 울음이지만' '음표'와 '느낌표'로 꿈꾸기의 페달을 밟는다.버성기며 엇박자로 내놓은 시어의 모순 형용을 통해 긴장감을 주고 함축성을 담아낸 점도 그의 시세계의 중요한 금맥.짧은 시가 주는 문학적 울림엔 한계가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야 할 메시지는 차고 넘쳐 시집 제목도 「짧고도 긴 편지」가 됐다.그는 다시 시 편편마다 혼을 담아 날개를 단다. '나의 詩여, 푸른 하늘로 저 벌판으로 날아가라'.김제 출생인 황씨는 1984년 「월간문학」 으로 등단해 문학동인 '글벗' 회장, 전북여류문학회 회장등을 역임했다. 한국예총회장상(1986)과 전북여류문학상(1996), 임실문학상(2001)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한같이 그리움같이」「내가 너에게로 가는 이 길」 등 다수를 펴냈다.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박상주씨(58·김제공덕초등학교 교장)가 「문예연구」 제47회 신인문학작품 시부문에 당선됐다.수상작은 '산수유꽃' 등 3편. 심사위원 김용옥 시인은 "당선작 '산수유꽃'은 세월따라 묵은 돌담과 노파와는 상관없이 봄마다 환하게 피어나는 산수유꽃을 대비해 무상한 세월을 거스를 수 없는 것과 해마다 거듭나는 꽃의 힘을 생각하게 한다"며 "행간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시"라고 평했다. 김시인은 "신인의 작품을 읽을 때면 시다운 시를 쓸 가능성과 신선한 의미전달이나 표현이 있는가를 본다"며 박씨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박씨는 "시인은 드넓은 언어의 바다에서 건져낸 언어로 감동을 내어놓는 어부라고 생각한다"며 "당선 소식에 중압감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꾸밈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감동을 시에 담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할 수 있는 시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순창 추령 장승축제 제전위원장도 맡고 있다.
"일본의 명승지를 돌아보고 쓴 시들과 전라도의 명승고적을 읊은 시들과 함께 1968년 「후조의 노래」란 시집을 펴냈었습니다. 내 첫 시집이었죠. 「후조의 노래」가 출판된 지 꼭 40년이 되는 해, 두번째 일본어역 시집을 출판하게 돼 개인적으로 더 의미가 있습니다."한국의 대표적인 시조시인 최승범 시인(77·전북대 명예교수)의 일본어역 시집 「반려」가 일본에서 출판됐다.4년 전 「몽골기행」에 이어 일본어역 시집은 이번이 두번째. 2004년에 발간,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던 「가랑잎으로 눈 가리고」에 실린 시 중 52편을 골라 실었다.번역은 최시인의 「몽골기행」을 비롯해 김홍신의 「인간시장」, 현기영의 「도령마루의 까마귀」를 옮기는 등 일본에서 한국문학 번역가로 유명한 시가 기미꼬가 다시 맡았다.「반려」에 실린 시들을 직접 고르고 서평을 쓴 혼다 히사시는 "최승범 시인의 시는 전통적인 화조월풍을 모티브로 고요한 자연관조 속에서 안온한 감회를 시화한 것이 많다. 그러나 그러한 안정된 세계에 안주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인은 오늘의 혼미 그지 없는 세계를 살면서 인간의 존엄을 위협하는 갖가지 일들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한일 두나라의 슬픈 역사를 제제로 한 것으로부터 지금도 끊임이 없는 전쟁·분쟁·테러에서 제재를 취한 것, 또 존경하는 선인·학자·시인들을 면전으로 불러내어 스스로의 긍지를 말하고 흐트러진 세상을 향해 경고하는 것 등등 실로 여러 갈래에 걸쳐 있다"며 "시인은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있다"고 소개하고 있다."외국여행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일본은 여러 인연으로 3∼4년에 한번씩은 방문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때마다 마음 속으로 존경하는 일본의 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깊은 우정을 맺어오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시집은 그 분들에게 보내는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최시인은 "「반려」를 통해 일본 시인들과의 교류 폭이 더욱 넓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9일 세상을 떠난 이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사범대학 국어교육과)는 시조시인이자 매천 황현 연구의 권위자였다.김제 출생으로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전남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60∼70년대 군산영명고, 이리상고, 이리남성여고 교사로 재직하다 1975년 전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로 옮겼다. 정년 이후에도 명예교수로서 많은 제자들을 길러낸 그를 제자들은 "넉넉한 풍채에 아버지같은 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는 "평소 성품이 너그럽고 술을 좋아하고 해학도 잘했지만, 학문에 있어서만큼은 진지했다"며 그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이 명예교수는 "매천의 한시는 작품성과 표제적 주제성, 민속적 역사성까지 더하고 있어 후대들이 새겨볼만한 작품"이라며 조선 후기 3대 시인 중 한사람이었던 매천 황현 연구에 몰입해 왔다. 1994년 「매천 시 연구」와 1995년 「매천 황현 산문 연구」에 이어 지난해 전주완산고 김영붕 교사와 함께 펴낸 「역주 매천 황현 시집」은 이 명예교수 연구의 결정체로 평가받고 있다. 「매천집」에 있는 순서대로 1877년부터 1910년 매천이 순국할 때까지 작시된 연도에 따라 번역한 이 책은 초학자를 위해 가능한 직역을 하고 단어마다 한글 주석을 달아 연구자들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이 명예교수는 국어교육과였지만 한문학 쪽에도 밝아 한시집 「완산태평가」(1992)를 펴내기도 했다. 그는 "한시 짓는 법을 터득하고 난 뒤에서 선학들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시연습」(2001)을 발간, 기초적인 한문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차분하게 한시 짓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이 명예교수는 1963년 「현대문학」 시 추천을 받았으며, 196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와 시조집으로는 「석류초」 「남도아리랑」 「풍남문」 「사랑으로 아픈 새로움에」 「큰웃음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등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시조작가협회 회원으로 한국어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전북노인지도자대학장을 맡아 사회적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애향문학상, 전북문화상, 제5회 학농문학상, 백양촌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고전설화 콩쥐팥쥐전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변용되는 대표적인 전통문화콘텐츠이다. 이 콩쥐팥쥐전이 1992년 가을에 최초로 음악극 형태로 공연된 게 창작극회의 '콩쥐팥쥐'이다. 창작극회의 '콩쥐팥쥐'는 서양음악버전과 우리음악버전, 이렇게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서양음악버전은 송광식씨가, 우리음악버전은 류장영씨가 작곡을 했다. 연습할 공간이 없어 공설운동장 야외의 뙤약볕 아래에서 분필로 흙바닥에 무대를 그리며 연습했다. 그 땀방울만큼 관객들은 환호성과 박수로 응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해서 만든 연극이지만 우진문화재단 김경곤 회장의 도움이 없었다면 걸리지 못했을 것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최초의 음악극이라고 하는 의미 이외도 '콩쥐팥쥐'는 전북연극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러 가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이경진(문화전문객원기자)
흔히 진땅 마른땅을 인생에 비유할 때 사람들은 진땅을 고생만 지질이 한다는 의미로 안 좋게 사용하고는 한다. 그러나 그것은 길을 걷는 사람 입장에서만 비유한 거다. 잘 다진 마른땅은 사람이 걷기에는 좋은 땅일지 모르나 생명의 씨앗은 싹 틔질 못하는 죽은 땅이다. 진땅에서 벼이삭이 돋고 쑥부쟁이 꽃도 핀다. 농부는 평생을 그 진땅 위에서 땀을 흘린다. 예술계 입장에서 볼 때 오진욱씨(42)는 농부와 같은 사람이다."돌이켜보면 난 항상 진땅에서 질퍽거렸던 것 같아요. 지역예술 판에 있는 사람들치고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저는 유독 여러 여건이 좋지 않을 때 판을 벌였던 적이 많아요."시작은 1985년 우석대학교 대학연극단 '무제'에서 했지만 본격적으로 연극을 한 것은 창작극회에서였다. 당시 창작극회는 전주KBS방송국 밑에 있었는데 작고한 연극인 신상만씨가 운영하고 있었다. 쟁쟁한 선배 연극인들이 있었던 창작극회는 신출내기 오씨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었다. 그 길로 학교를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연극을 시작했다. 군대를 제대하고 학교에 복학하였던 1989년에는 대학연극제에 나가서 연출상, 연기상 등 거의 전 부문을 휩쓸었다. 지금까지도 전무후무한 기록이라고 한다. 인생의 첫 번째 전환점이 90년대 초반에 찾아온다. 학교연극만으로는 여전히 '배가 고팠던' 그는 창작극회가 지금의 풍남동으로 옮길 때 완전히 전업연극인으로 삶의 기반을 옮긴다. '정말 배고픈' 생활로 들어선 것이다."그때는 다들 정말 어렵게 생활했어요. 돈이 없으니 그냥 몸으로 때운 거지요. 생 노가다 품을 팔아서 소극장으로 만들었어요. 해머로 콘크리트 벽을 부쉈던 게 바로 접니다."그 후로 몇 년을 정말 연극만 하고 살았다. 전주시립극단과 창작소극장에 걸렸던 거의 모든 연극에 출연하였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먹고 살기는 힘들고 사회적으로 인정도 못 받는 연극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극단 단원들은 하나 둘씩 떠났다. 결국 홍석찬씨(창작극회 대표)와 단 둘만 남았다."힘들어도 죽이 되든지 밥이 되든지 연극인은 연극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사람들이 주저하니까 좋은 작품을 걸으면 돈도 벌 수 있다고 설득했어요. 그렇게 17명을 모았습니다."사람들을 모으고 작품도 '콩쥐팥쥐'로 정했다. 그런데 연출할 사람이 없어 얼떨결에 연출을 맡게 되었다. 연극생활 10년도 안 된 사람이 연출을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오씨의 처녀작이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우진문화공간과 시립예술회관으로 순회했던 공연의 객석은 계단까지 메울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 공연의 성공과 함께 때마침 전주시립극단이 비상근에서 상근체제로 전환을 했다. 사람들이 다시 연극판으로 몰려들었다."어려울 때는 떠나더니 조금 풀리니까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고 실망도 했어요. 하지만 이것이 연극판을 떠나기로 마음먹게 된 주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1991년에 했던 '방디기뎐'이 계기가 되었지요."'방디기뎐'은 판소리를 이용한 2인 연극이었는데 색다른 형식과 주인공들의 열연으로 인해 당시 전북권 최고의 히트작이 되었다. 이 작품으로 그와 임효선씨는 전북의 대표적인 연극배우로 발돋움했다. 이 공연을 계기로 우리 소리를 배웠는데 소리를 알면 알수록 양이 안 차고 자신의 공연이 부끄러웠다. 더구나 그는 평소에도 국악과 관현악, 연극 형식을 결합시킨 공연을 만들고 싶었던 터였다. 그래서 월사금을 싸들고 판소리명인 이일주 선생을 찾아갔다. 그렇게 국악을 익히고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에 들어갔다.창극단 배우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항상 연극판이 그리웠다. 결국 곽병창 우석대 교수와 함께 있는 돈을 다 털어 연습실을 마련하고 연극판에 복귀게 된다. 그러나 생활은 극히 어려워졌다. 처자식까지 생겼는데 한 달 수입은 채 5만원이 되지 못했다. 모아 놓은 퇴직금도 쥐 쏠은 곳간 쌀처럼 사라졌다. 생활하기 위해서 방송국 진행자로 나섰지만 배우의 삶을 놓지는 않았다.이때 인생에 있어 제2의 전환점이 되었던 2001년 '춘향전' 평양공연이 찾아왔다. 사회주의사회인 이북의 집체공연은 규모나 질에 있어서 오씨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서 공연했다. 공연이 끝난 후 호텔 로비로 나왔을 때, 이북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고 기립박수를 쳐줬다. 그는 화장실에 가서 그저 엉엉 울었다. 그간의 서러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배우로서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부터는 자신이 꿈꿔오던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몇 번의 제의에도 불구하고 거절했던 남원시립국악단 상임연출 자리를 수락했다. 연출가 오진욱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수많은 창극을 또는 퓨전적인 연극을 연출함으로써 공연계에 신선한 충격과 바람을 몰고 왔던 그에게 모든 작품은 소중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배우로서 등용문이 되었던 '방디기뎐'과 연출가로서 처녀작인 '콩쥐팥쥐', 그리고 고전 춘향전을 새롭게 해석한 3시간짜리 대작 '춘향, 네 개의 꿈'(2006)은 잊지 못할 작품이다.그는 공연을 준비할 때는 독한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다. 그가 요구하는 배우는 단순한 배우가 아니다. 소리꾼이자 연주자이면서 배우의 역할을 해야 하는 전인적인 예술인이다. 때문에 그의 작품에 참여하는 예술인들은 고달프다. 그렇지만 누구보다도 스트레스와 고통을 많이 받는 사람은 그렇게 요구하는 그 자신이다. 공연 하나를 끝낼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아내와 딸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것이다. 그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는 건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들이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 /이경진(문화전문객원기자)
이병기 시조시인(전 전북대 사범대학 국문학과 교수)이 9일 오전 7시 치주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6개월 전 치주암을 발견, 통원치료를 받으며 경과를 지켜보고 있던 중이었다.황매천 선생의 시 연구로 권위자인 이씨는 퇴직 이후에도 한국한문학 연구에 매진해 지난해 「매천시 연구」 완역본 3권을 발간하기도 했다.이씨는 196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석류초」 를 비롯해 한시집 「완산태평가」 등 8권을 발간했다. 한국어문학회 회장을 역임, 한국문인협회, 시조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장지는 김제 청하면 입석산. 연락처 011-659-5442.
손글씨에 대한 관심은 곧 사람에 대한 그리움. 잊혀져 가는 손글씨에 대한 호응은 뜨거웠다.전북일보사가 혼불기념사업회, 최명희문학관과 공동주최·주관한 제2회 전북지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날아가는 지렁이 고사리손에 잡히다'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진행됐다.이날 시상식에는 상을 받은 어린이 21명과 가족들이 참석했다. '햄스터의 자식사랑'으로 대상 '아해마루'를 수상한 민선홍양(송북초4)은 "손글씨를 쓰면서 글씨에는 쓰는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이 담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민양의 어머니 김순미씨(38·전주시 송천동)는 "최근 경상도에서 이사를 왔는데 완판본의 고장이어서 인지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의미있는 대회가 열리는 것 같다"며 "모든 상장에 '○○○ 어린이에게 이 상을 수여하게 된 것을 우리 모두는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 아이들이 더 뿌듯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손글씨 공모전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도 남달랐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부모가 15명이나 접수해 상을 신설했을 정도. 학부모 특별상 '참빛참얼'을 수상한 도미혜씨(32·전주중앙초 학부모)는 "우리 학창 시절만 해도 일기를 쓰거나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 많아 손글씨가 익숙했었다"며 "그동안 아들한테 썼던 편지 중 한 편을 골라 응모했다"고 말했다.최순정씨(38·전주시 동서학동)는 "바른 글씨에 바른 정신이 깃는다는 말처럼 컴퓨터만 사용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글쓰기 습관을 줄 수 있는 좋은 대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규대씨(38·전주시 호성동)는 "아이들이 획일화되고 표준화된 디지털 문자에서 벗어나 손글씨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대회인 만큼 지속적으로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63개교 2220명의 학생이 참가한 올해 대회에는 총 2374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지난해보다 658명이 더 참여했으며 작품 숫자도 754편이 늘었다.
"17살 때니까 그때가 소화 14년이었을겨. 1년간 비가 안 오는 대흉년을 맞았거든. 논도 흙천지, 밭도 흙천지, 풀도 하나 없어. 다행히 우리 아부지가 전남 해남의 대흥사에 가서 소구루마(달구지)로 한가득 나락을 싣고 왔어. 우리는 이제 안 죽겄다 싶은데 며칠 뒤 칼 찬 순사 대여섯 놈이 마을에 들이 닥쳐 쌀, 보리를 공출해 가는 겨. 그때는 외국서 보낸 콩깻묵 허고 풀 있던 곳 밑 긁어서 뿌리 끓여먹고. 그래저래 어렵게 살았당게.""4살띠 진안 마령서 아버지 등에 업혀 간 곳이 광활면이여. 일본이 광활면 바다에 제방을 쌓아 3200정보를 만들었거든. 전국에 모집공고를 하는데, 온 사람들 손바닥 검사를 혔데. 손바닥에 굉이(굳은살)가 안 백혔으면 불합격이여. 지금이사 김제서 광활이 젤 잘 산다지만 그때는 일본 놈이든 조선 사람이든 상것들이라고 광활 사람들헌티 하세가 엄청 심했어."올해 84살인 박춘림 할머니의 큰 애기 시절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김제시 광활면 개척지에서 이민생활을 한 김성문(84)·안옥순(80)부부의 삶은 어땠을까.개인들이 살아 온 소소한 일상이 엮여 하나의 역사가 됐다.전북대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소(소장 전북대 국문과 장성수 교수)와 최명희문학관, 문화연구 창이 주관하고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주최한 생애사 토크쇼 '넋두리 신세타령'이 지난 11일 오후 4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렸다.이날 생애사 토크쇼는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소가 벌여 온 개인 생애사 구술과 기록의 연장선상으로 출산이야기를 한 양효순씨(72), 내가 키우는 가축이야기를 한 한용례씨(81) 등 모두 5명의 노인들이 80여명의 관객들과 호응하며 신세타령 넋두리를 했다. 또 소리꾼 정민영, 송명옥, 최순금씨가 이들의 생애사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 판소리로 흥을 돋웠다.장성수 소장은 "역사는 뛰어난, 특별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내가 역사의 주인공이고 내 삶의 주체는 나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생애사 토크쇼를 준비했다"며 "이런 시도가 생활과 격리된 인문학이 아니라 일상 속에 일반인도 쉽게 접하는 인문학을 만들어 갈 것이다"고 말했다.
「혼불」의 작가 고 최명희 선생을 추모하기 위한 '제8회 최명희청년문학상'에서 고등부 시부문 김태우(대전고3) 소설부문 전여원(김해장유고2), 대학부 시부문 박성준씨(경희대 국어국문학과)가 당선됐다. 대학부 소설부문은 이희숙씨(동국대 문예창작학과)가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선정됐다. 대학부 시부문 수상자 박성준씨는 2004년 최명희청년문학상 고등부 시부문에 당선되기도 했다.혼불기념사업회(대표 장성수)와 작가의 모교인 전북대 신문사(사장 서거석)가 2001년부터 공동주최해 온 최명희청년문학상은 고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 문학상 중에서는 상금(650만원)이 가장 많다. 올해는 고등부 시 600편 소설 85편, 대학부 시 311편 소설 75편 등 총 1071편이 접수됐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역사문화시민기행 '갈대숲 순천만, 낙안읍성'을 마련했다.자연생태에 초점을 맞춘 남도기행으로, 희귀조류가 서식하고 국내 최대 규모의 갈대숲길이 아름다운 순천만 갯벌과 조선 초기 읍성 형태가 보존돼 있으며 마을주민들이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간직한 채 살고있는 낙안읍성,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로 유명한 승선교가 있는 천태종 중심사찰 선암사 등을 찾아간다.출발은 19일 오전 8시 전주시청 민원실 앞. 16일까지 선착순 90명을 모집한다. 참가비 어른 3만5000원, 청소년 및 초등학생 2만원, 미취학 아동 1만원. 문의 063) 232-7119
'Return, 희망.'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내딛는다.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머나먼 여정의 발걸음이다.복잡한 인파 속을 헤집는가 하면, 멈춰 서는 정지화면으로 에너지를 집약하기도 한다. 원형무대를 중심으로 나선형의 개인 즉흥 무대가 희망점을 찍으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예고했다.11일 오후1시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 야외공연장. 문순옥 박재현 서승아 요시모토 다이스케씨의 '열림 의식' 으로 '제3회 해오름실험예술제'의 막이 열렸다. 사단법인 해오름예술창작원(대표 전영선)이 도립미술관 개관 4주년 기념해 퍼포먼스, 부토, 미술, 소리, 문학 등 다양한 장르와 맞물린 실험정신을 선보였다.격정적인 몸짓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파격적인 무대가 신선했다" "자연 속에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좋았다""아름다움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을 깨는 무대였다"바람을 타는 여심(女心)의 춤사위를 '주∼욱' 휘저어 천 위에 그대로 옮겨 담은 이순주(Hello M Performing art group)씨와 김용수(미술작가 행위예술가)씨의 '그림과 몸짓'도 반응이 좋았다.'밥을 퍼주는 저 손으로 / 돈을 세는 저 손으로 / (…) 저마다 축 늘어뜨린 손을 / 치켜, 들어, 우리의 / 희망을 켠다''해설과 시낭송'에선 시인 박태건씨가 시 '희망을 켜다'를 통해 희망의 생장점을 이어갔다.'빠다디바'와 '놉'이 대고와 모듬북, 중국의 개량북, 일본의 오케도 다이꼬 등을 통해 전통 장단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음악의 즉흥 선율'도 눈길을 끌었다.전영선 해오름예술창작원 대표는 "생명의 희망을 실험예술제의 이미지 작업으로 재현하는데 주목했다"며 "경계 허물기를 통해 다양한 예술을 우리 삶과 접속시켜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인작가를 발굴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전통공예의 우수성과 가치를 일깨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모전을 통해서라도 기성작가들의 창작의욕과 사기를 높이면 결국 전통공예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성과로 연결되겠지요."공예인들이 중심이 돼 꾸려나고 있는 '제13회 온고을 전통공예 전국대전'은 전통공예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 유일의 공모전이다. 장영진 추진위원장은 "사람들 관심이 주로 현대공예로 쏠리고 있는 현실에서 전통공예의 순수성을 이어나가고 싶은 전통공예 작가들이 주도해 만든 대회"라며 "회원 공예인들의 노력과 땀 속에서 키워졌다"고 말했다.'온고을 전통공예 전국대전'은 사단법인 전라북도전통공예인협회(이사장 최대규)와 JTV전주방송이 주최하고 온고을전통공예전국대전 운영위원회(운영위원장 한오경)가 주관하고 있다. 1991년 전북지역 전통공예인들이 모여 협회를 창립, 92년부터 공모전을 열어왔다."작가들이 중심이 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초기에는 홍보도 부족했고 출품 숫자도 저조해 한계를 많이 느꼈죠. 무엇보다 경제적 이유로 회원들이 작품을 기증하거나 개인 호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일이 많았죠."일부 회원들은 공모전을 격년제로 치르거나 아예 중단하자는 의견도 내놨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옛 것이 옛 것으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작은 부분에서라도 현재 우리 삶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고있기 때문이다.지난달 말 구성한 운영위원회에서는 한지그릇과 민화분야를 새로 개설하기로 확정지었다. 한오경 운영위원장은 "한지 고장으로서 한지 활성화를 위해 한지 분야를 좀더 확장시키는 동시에 민화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전북에 새로운 전통공예를 선보이기 위해 두 분야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내년에는 '온고을 전통공예 전국대전'에서 '전주 전통공예 전국대전'으로 명칭이 변경됩니다. 전통문화도시로서 전주가 한국 전통공예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주'의 이름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시상금도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수상작들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한옥마을에 마련하고 싶습니다."이의식 집행위원장은 "내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올해 대회를 잘 치러야 한다"며 "무엇보다 심사가 공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심사위원들을 추천하는 운영위원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온고을 전통공예 전국대전'은 12월 2일과 3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출품작을 접수받는다. 분야는 목칠, 금속, 도자, 한지, 서각, 섬유, 한지그릇, 민화, 기타. 대상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상금 500만원이 주어진다. 문의 www.ogeart.or.kr 063) 231-2721
정부가 지역.종교방송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0일 3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방송광고 대행 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키로 하는 내용이 포함됨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민영 미디어렙 도입'으로 일컬어지는 이 문제에 대해 정부는 각계의 반발과 논란을 우려, 시기를 별도로 확정치 않은채 내년말까지 도입시기와 방안 등을 포함한 정책안을 마련하겠다는 일정만 밝힌 상태다.민영 미디어렙 설립은 그간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를 거쳐 배분되던 방송광고가 시장경쟁 체제로 전환돼 방송사별로 광고를 수주하는 체제로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이는 현실적으로 방송광고 시장 뿐 아니라 전체 방송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보는 이들의 편차가 그만큼 심하다.특히 종교방송, 특수방송 등 취약매체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사전에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방송의 공익성을 주창해온 언론단체와 이들 군소 방송의 반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시장원리' 방송에 도입 = 정부는 먼저 현행 코바코 체제가 시장 자율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 촉진 및 시장개방 대응 등 방송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적절하게 대응치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코바코가 지난 81년부터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독점함으로써 요금통제로 인해방송광고 가치가 저평가되고 군소방송사 광고 끼워팔기가 이뤄지는 등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게 정부의 시각이다.지상파 방송의 광고시장은 계속 마이너스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어 방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방송광고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점도 정부가 보는 민영 미디어렙 도입의 근거로 꼽힌다.현재 전체 방송광고 시장에서 지상파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2년 39.6%에서 2007년 29.9%로 낮아지고 있다.코바코 체제가 수십년간 지속돼 왔고 일부 공익성 유지에 기여한 측면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방송에 시장 경쟁원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는 굽혀지지 않았다.◇"군소방송 붕괴"..반발 예상 = 미디어렙 경쟁체제를 도입할 경우 코바코의 연계판매 중단으로 인해 광고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는 지역 및 종교 방송, 신문등이 극심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민영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흑자 상태인 29개 지역.종교.라디오 방송사 가운데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이미 지난달 11일 지역 MBC 19개사와 지역민방 9개사로 구성된 한국지역방송협의회와 CBS, 코바코 노조가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연대 성명을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종교방송 사장단의 대책회의, 언론 단체의 반대 성명 등 반발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이들 지역, 종교방송은 민영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지상파 3사의 독과점 심화로 방송의 다양성, 지역성 및 매체간 균형발전을 저해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나이영 CBS 노조위원장은 "방송의 공정성과 다양성이 사라지면 시사나 다큐 등의 유익한 프로그램은 사라지고 오락성과 선정성이 짙은 프로그램만 살아남게 된다"고 말했다.김승수 전북대 교수는 "민영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방송광고비의 인상에 따라 국민 부담과 기업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방송사와 광고주의 직거래를 통한 프로그램 통제도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방송시장 개편의지와 맞물려 = 당장 오는 16일 코바코 등에 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선 민영 미디어렙 신설 문제가 집중 제기되는 등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특히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언론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들어 민영 미디어렙 도입에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신중론이 제기됐던 만큼 민영 미디어렙 문제는 복잡한 양상을 띌 전망이다.하지만 이는 정부의 방송시장 개편의지가 그만큼 확고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코바코 독점체제인 방송광고대행 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현재의 `다공영 1민영' 체제의 방송시장을 `1공영 다민영' 체제로 바꾸는 등 방송개편 논의와 맞물려 있다. 이는 공영방송 수신료 인상 문제는 물론 일부 방송사에 공영방송이냐, 민영방송이냐는 선택을 종용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외국에선 지상파 방송사가 모두 국영 체제인 네덜란드가 유일하게 코바코와 유사한 공영 미디어렙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 대부분은 복수 미디어렙 체제를 두고 있다.도입 시기에 대한 논의를 미뤄둔채 현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방송광고 판매제도 변화에 따른 시장 효과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2월 연구결과를 검토한 다음 내년말까지 최종 정책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2008년 노벨 문학상은 프랑스 소설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클레지오에게 돌아갔다.스웨덴 한림원은 9일 "르클레지오가 인간성 탐구, 관능적 환희, 시적 모험, 새로운 출발의 작가"라고 평가하며 수상 사실을 발표했다. '조서', '사막'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르 클레지오는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대학에서 강의도 한 '지한파'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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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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