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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삶 접속해 '생명의 희망' 재현

'Return, 희망.'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내딛는다.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머나먼 여정의 발걸음이다.복잡한 인파 속을 헤집는가 하면, 멈춰 서는 정지화면으로 에너지를 집약하기도 한다. 원형무대를 중심으로 나선형의 개인 즉흥 무대가 희망점을 찍으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예고했다.11일 오후1시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 야외공연장. 문순옥 박재현 서승아 요시모토 다이스케씨의 '열림 의식' 으로 '제3회 해오름실험예술제'의 막이 열렸다. 사단법인 해오름예술창작원(대표 전영선)이 도립미술관 개관 4주년 기념해 퍼포먼스, 부토, 미술, 소리, 문학 등 다양한 장르와 맞물린 실험정신을 선보였다.격정적인 몸짓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파격적인 무대가 신선했다" "자연 속에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좋았다""아름다움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을 깨는 무대였다"바람을 타는 여심(女心)의 춤사위를 '주∼욱' 휘저어 천 위에 그대로 옮겨 담은 이순주(Hello M Performing art group)씨와 김용수(미술작가 행위예술가)씨의 '그림과 몸짓'도 반응이 좋았다.'밥을 퍼주는 저 손으로 / 돈을 세는 저 손으로 / (…) 저마다 축 늘어뜨린 손을 / 치켜, 들어, 우리의 / 희망을 켠다''해설과 시낭송'에선 시인 박태건씨가 시 '희망을 켜다'를 통해 희망의 생장점을 이어갔다.'빠다디바'와 '놉'이 대고와 모듬북, 중국의 개량북, 일본의 오케도 다이꼬 등을 통해 전통 장단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음악의 즉흥 선율'도 눈길을 끌었다.전영선 해오름예술창작원 대표는 "생명의 희망을 실험예술제의 이미지 작업으로 재현하는데 주목했다"며 "경계 허물기를 통해 다양한 예술을 우리 삶과 접속시켜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10.13 23:02

'온고을 전통공예 전국대전' 만드는 전북 공예인들

"신인작가를 발굴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전통공예의 우수성과 가치를 일깨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모전을 통해서라도 기성작가들의 창작의욕과 사기를 높이면 결국 전통공예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성과로 연결되겠지요."공예인들이 중심이 돼 꾸려나고 있는 '제13회 온고을 전통공예 전국대전'은 전통공예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 유일의 공모전이다. 장영진 추진위원장은 "사람들 관심이 주로 현대공예로 쏠리고 있는 현실에서 전통공예의 순수성을 이어나가고 싶은 전통공예 작가들이 주도해 만든 대회"라며 "회원 공예인들의 노력과 땀 속에서 키워졌다"고 말했다.'온고을 전통공예 전국대전'은 사단법인 전라북도전통공예인협회(이사장 최대규)와 JTV전주방송이 주최하고 온고을전통공예전국대전 운영위원회(운영위원장 한오경)가 주관하고 있다. 1991년 전북지역 전통공예인들이 모여 협회를 창립, 92년부터 공모전을 열어왔다."작가들이 중심이 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초기에는 홍보도 부족했고 출품 숫자도 저조해 한계를 많이 느꼈죠. 무엇보다 경제적 이유로 회원들이 작품을 기증하거나 개인 호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일이 많았죠."일부 회원들은 공모전을 격년제로 치르거나 아예 중단하자는 의견도 내놨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옛 것이 옛 것으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작은 부분에서라도 현재 우리 삶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고있기 때문이다.지난달 말 구성한 운영위원회에서는 한지그릇과 민화분야를 새로 개설하기로 확정지었다. 한오경 운영위원장은 "한지 고장으로서 한지 활성화를 위해 한지 분야를 좀더 확장시키는 동시에 민화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전북에 새로운 전통공예를 선보이기 위해 두 분야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내년에는 '온고을 전통공예 전국대전'에서 '전주 전통공예 전국대전'으로 명칭이 변경됩니다. 전통문화도시로서 전주가 한국 전통공예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주'의 이름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시상금도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수상작들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한옥마을에 마련하고 싶습니다."이의식 집행위원장은 "내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올해 대회를 잘 치러야 한다"며 "무엇보다 심사가 공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심사위원들을 추천하는 운영위원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온고을 전통공예 전국대전'은 12월 2일과 3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출품작을 접수받는다. 분야는 목칠, 금속, 도자, 한지, 서각, 섬유, 한지그릇, 민화, 기타. 대상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상금 500만원이 주어진다. 문의 www.ogeart.or.kr 063) 231-2721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10.13 23:02

민영 미디어렙 도입 사실상 확정..파장 예고

정부가 지역.종교방송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0일 3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방송광고 대행 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키로 하는 내용이 포함됨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민영 미디어렙 도입'으로 일컬어지는 이 문제에 대해 정부는 각계의 반발과 논란을 우려, 시기를 별도로 확정치 않은채 내년말까지 도입시기와 방안 등을 포함한 정책안을 마련하겠다는 일정만 밝힌 상태다.민영 미디어렙 설립은 그간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를 거쳐 배분되던 방송광고가 시장경쟁 체제로 전환돼 방송사별로 광고를 수주하는 체제로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이는 현실적으로 방송광고 시장 뿐 아니라 전체 방송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보는 이들의 편차가 그만큼 심하다.특히 종교방송, 특수방송 등 취약매체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사전에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방송의 공익성을 주창해온 언론단체와 이들 군소 방송의 반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시장원리' 방송에 도입 = 정부는 먼저 현행 코바코 체제가 시장 자율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 촉진 및 시장개방 대응 등 방송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적절하게 대응치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코바코가 지난 81년부터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독점함으로써 요금통제로 인해방송광고 가치가 저평가되고 군소방송사 광고 끼워팔기가 이뤄지는 등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게 정부의 시각이다.지상파 방송의 광고시장은 계속 마이너스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어 방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방송광고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점도 정부가 보는 민영 미디어렙 도입의 근거로 꼽힌다.현재 전체 방송광고 시장에서 지상파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2년 39.6%에서 2007년 29.9%로 낮아지고 있다.코바코 체제가 수십년간 지속돼 왔고 일부 공익성 유지에 기여한 측면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방송에 시장 경쟁원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는 굽혀지지 않았다.◇"군소방송 붕괴"..반발 예상 = 미디어렙 경쟁체제를 도입할 경우 코바코의 연계판매 중단으로 인해 광고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는 지역 및 종교 방송, 신문등이 극심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민영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흑자 상태인 29개 지역.종교.라디오 방송사 가운데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이미 지난달 11일 지역 MBC 19개사와 지역민방 9개사로 구성된 한국지역방송협의회와 CBS, 코바코 노조가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연대 성명을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종교방송 사장단의 대책회의, 언론 단체의 반대 성명 등 반발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이들 지역, 종교방송은 민영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지상파 3사의 독과점 심화로 방송의 다양성, 지역성 및 매체간 균형발전을 저해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나이영 CBS 노조위원장은 "방송의 공정성과 다양성이 사라지면 시사나 다큐 등의 유익한 프로그램은 사라지고 오락성과 선정성이 짙은 프로그램만 살아남게 된다"고 말했다.김승수 전북대 교수는 "민영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방송광고비의 인상에 따라 국민 부담과 기업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방송사와 광고주의 직거래를 통한 프로그램 통제도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방송시장 개편의지와 맞물려 = 당장 오는 16일 코바코 등에 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선 민영 미디어렙 신설 문제가 집중 제기되는 등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특히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언론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들어 민영 미디어렙 도입에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신중론이 제기됐던 만큼 민영 미디어렙 문제는 복잡한 양상을 띌 전망이다.하지만 이는 정부의 방송시장 개편의지가 그만큼 확고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코바코 독점체제인 방송광고대행 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현재의 `다공영 1민영' 체제의 방송시장을 `1공영 다민영' 체제로 바꾸는 등 방송개편 논의와 맞물려 있다. 이는 공영방송 수신료 인상 문제는 물론 일부 방송사에 공영방송이냐, 민영방송이냐는 선택을 종용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외국에선 지상파 방송사가 모두 국영 체제인 네덜란드가 유일하게 코바코와 유사한 공영 미디어렙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 대부분은 복수 미디어렙 체제를 두고 있다.도입 시기에 대한 논의를 미뤄둔채 현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방송광고 판매제도 변화에 따른 시장 효과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2월 연구결과를 검토한 다음 내년말까지 최종 정책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8.10.10 23:02

"난립한 지역언론 환경 해법 제시못해 아쉬워"

"지역신문의 난립으로 옥석구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면서 지역신문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낮아지는 게 문젭니다."10일로 한국언론학회 회장의 임기를 마치는 전북대 권혁남 교수(53·신문방송학과)는 "오늘날 지역신문이 갖는 모든 문제는 난립에서 시작됐다"며 "역대 어떤 회장보다 지역언론 문제에 신경 쓴 건 사실이지만 임기 중에 지역언론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권 교수는 지역신문 난립의 원인으로 지역신문 시장의 실패를 들었다. 일반 기업 시장의 경우 적자가 발생하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지만 지역신문은 적자가 발생해도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는 등 시장의 기능이 마비됐다는 것이다. 또 진입장벽은 낮고 퇴출기능이 없는 구조적 문제의 심각성도 이야기했다.권 교수는 "자치단체장이 자격요건을 갖춘 건전한 신문사에 한해서만 홍보비 등을 지원하고 독자도 이런 신문만을 본다면 난립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고 들고 "지역신문 난립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있지만 실천이 안 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한국언론학회장을 지내면서 지역신문 문제를 전국적인 쟁점으로 부각시키려고 노력했지만 한계가 있었던 점도 아쉬움이 크다. 권 회장은 "한국언론학회 주관으로 지역언론 문제를 주제로 하는 세미나를 서울에서 열려고 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았다"고 아쉬워했다.권 교수는 한일언론학회에 갔다가 일본의 신문 구독률이 90%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구독률은 30% 초반에 머물기 때문이다.권 교수는 "일본은 어릴 때부터 활자매체를 읽는 습관이 들었기 때문에 커서도 신문 읽기에 익숙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신문과 일간신문이 구독률을 높이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으려면 초등학생을 상대로 NIE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권 교수는 한국언론학회 50년 역사상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대학의 교수로는 처음으로 회장에 당선돼 지난해 10월 5일 취임했다. 재임 중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과 관련해 12번의 긴급토론회를 갖고 50차례의 특별세미나를 여는 등 언론의 공공성을 위한 다양한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또 ㈜하림에서 1억5000만원의 기금을 지원받아 비전임 연구자 200명에게 500만원씩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신진학자들의 연구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권 교수는 10일 한양대에서 열리는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이임식을 갖는다. 내년에는 1년 동안 안식년을 신청할 예정이라는 그는 "1년의 안식년 동안 기존 언론과 인터넷 등 대안매체를 대상으로 광우병 파동과 관련한 여론형성 과정을 비교하는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임상훈
  • 2008.10.10 23:02

[김병용의 기행에세이] (13)'이현상 루트'를 찾아

▲ 우리가 통과한 시간의 터널누구나 자신이 사는 당대가 가장 어렵게 마련이지만, 돌아보면 그 시절 그 사람들은 어떻게 저 시대를 통과해왔나, 아득한 역사의 순간들이 있다. 20세기… 우리가 얼마 전에 통과한 이 세기만큼 땀과 피와 눈물로 범벅이 된 세기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 찝찔한 냄새가 싫어서일까, 역사책은 이 시기를 암호화된 숫자로 가르친다.1905, 1910, 1919, 1931, 1937, 1941, 1945, 1948, 1950, 1953, 1960, 1961, 1980, 1987… 각기 을사늑약, 경술국치, 3·1운동,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해방, 남북단정(4·3 제주항쟁, 여순사건), 6·25, 휴전협정, 4·19, 5·16, 5·18, 6월 항쟁 등…전자에 비해 전혀 친절한 게 없는 부가 설명의 어두컴컴한 행간 속에 우리가 힘겹게, 숨가쁘게 통과하는 사이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훌쩍 21세기로 건너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어쩌면 아직도 정면으로 응시해보지 않은 시대…▲ 정갈하게 행군 삶에 대한 열망시인 박두규 형과 구례에서 합류, 또다른 일행들이 기다리는 화개로 이동하는 동안 내 시선은 섬진강 물줄기를 쫓고 있었다.먼 것 같지만, 금세 겨울 채비가 시작될 것이다, 가을이 되면 산과 들은 제 몸이 머금고 있던 물기를 최대한 말린다. 살을 줄이고 뼈를 단단히 하기 위한 일이다. 그렇게 물이 빠지는 신호가 단풍이나 누렇게 고개 숙인 볏줄기일 터… 물이 많은 지리산이다, 섬진강에 지리산이 머금고 있던 체액들이 쏟아지면 가을 홍수가 난다, 여름 홍수와는 달리 땅밑에서 조용히 맑게 흐르는 홍수… 정갈한 가을 물에 행군 문장(秋水文章不染塵)을 평생 소원했던 옛사람들의 이름이 흐르는 강물에 반짝인다.지금의 내게 있어 구례는 박두규, 이원규 시인이 살고 있는 땅이겠으나, 20세기 초엽 한국사는 구례를 매천 황현(18855~1910)의 땅으로 기록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것으로 자신이 평생 걸어왔던 학문의 길을 최후로 완성했다. 매천과 면암과 같은 매운 선비 정신마저 없었다면, 경술국치 이후 한반도의 20세기 초엽은 얼마나 보잘 것 없이 쭈그러든 형상이었을까…화개에서 오늘 제5차 "지리산 빨치산 활동터 모니터링" 모임을 함께 할 분들과 짧게 수인사를 나눈 뒤, 차량 3대에 분승하여 쌍계사 앞을 지나 의신마을→삼정마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총 11명이 일행, '국시모'라는 약칭으로 잘 알려진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들의 모임' 활동가들과 공원 관리 전문가 그리고 글쟁이 네 명… 각기 살아온 영역이 다른 이들이 오늘은 한 마음으로 빗점골 일대 탐사를 목적으로 모인 것이다. 빗점골은 흔히 '이현상 비트'라고 알려진 빨치산 활동터가 있고, 이현상의 시신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강철 같은 의지, 불꽃 같은 삶'에 대한 생각이현상은 1905년 당시 전북 금산군 군북면에서 태어나 1953년 휴전협정 직후 이곳 빗점골에서 생애를 마감했다. 1963년 행정개편 구역에 의해 현재 충남에 속하지만 그가 태어난 금산군은 백제의 고토였고, 조선조 내내 전라도 진산군이었다. 이런 점에서, 1896년 전라도가 전남?북으로 나뉜 이후 태어난 이현상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전북 사람이었다고 해야 마땅하다. 1920년 결혼한 그의 부인 또한 무주 출신 최문기 여사였고, 금산보통학교를 졸업한 이후 그는 당시 조선 3대 명문고보로 일컬어지던 고창고보에서 1~2등을 다투던 수재이기도 했었다… 좋은 시기에 태어났다면, 그는 전북이 낳은 전도유망한 청년의 모습으로 윤택한 삶을 누렸을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그가 태어난 해에 한반도는 실질적으로 국권을 상실했고 그가 숨을 거둔 해에 한반도의 운명은 상처와 원한만을 남긴 전쟁의 폐허 위에서 분단의 길에 들어섰다. 따라서, 이현상 뿐 아니고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의 생애는 시대의 고난과 절망 위에서 피고 질 수 밖에 없었다.1926년 보성전문 법학과 재학중 6·10만세운동으로 6개월 투옥된 것을 시작으로 그는 1928~1932년 4년여 투옥, 1933~1938년 5년여 투옥, 1940~1942년 2년여 투옥 등 일제하에서만 12년 가깝게 '수인 생활'을 했으며, 1948년 여순사건 직후 지리산유격대 사령관을 맡은 이후 1950년 남부군 총사령을 거쳐 1953년 주검이 발견될 때까지 꼬박 5년 동안은 그야말로 풍찬노숙하는 '산사람'의 삶을 살아야 했다. 그의 연대기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식민지의 아들로 나고 성장해 조국의 분단 속에서 산화해버린 인물이다.혹자는 그를 일러 20세기 낳은 전설적인 빨치산들인 체 게베라, 호치민, 마오쩌둥, 바티스타 등과 어깨를 겨룰만한 혁명아라고도 하고, 북에서는 그에게 제1호 애국열사증을 추증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모두 사후 가자(加資)라고 할 수 있다. 죽어 명예를 남기는 삶이 아무리 예우받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살아서 겪은 그 모진 시련을 모두 위무하진 못 한다. 시련은 영육을 단련시키기도 하지만, 피폐하게 만들기도 한다. 자살인지 암살인지 혹은 피살인지, 피살이라면 경찰에 의한 것인지 군인들에 의한 것인지… 그의 최후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지만, 난 그의 말년이 뼛속까지 시린 고립감과 살점을 쥐어뜯는 고통 속에 놓여 있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강철 같은 의지로 불꽃 같은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는, 후인들의 바람에 가까울 것이다.또, 세기도 20세기에서 21세로 바뀌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현상이란 이름을 들어본 세대들은 스러지고, '체'의 얼굴이 프린트된 옷을 걸치고 티없이 맑게 웃는 젊은이들은 늘어난다. 그들에게 빨치산 이야기나 임진왜란 당시 의병 이야기는 크게 변별되지 않는 이야기이다.▲'가슴에 검을 품고 남쪽 천리길을 달려왔네'비가 조금씩 내렸다 그쳤다 하는 동안 우리는 빗점골을 거슬러 오르는 계곡 산행을 계속했다. 그의 주검이 발견되었다는 너덜강과 '이현상 비트'를 답사하는 길에는 산죽만이 무성할 뿐이었다. 거기서 더 위쪽으로 빨치산들이 축전지용 소규모 발전을 했다는 폭포를 찾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거기부터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산길인지라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었다.한국전쟁이 끝나고 이현상의 주검이 발견된 지 어언 55년, 무슨 흔적이 더 남아 있으랴만 일행들은 행여나 하는 심정으로 바위를 들쳐보기도 하고 나무 밑둥치를 들쑤셔보기도 했다. 그 풍경 또한 사실은 스산한 것이었다. 이현상의 최후를 지켜봤을 지리산의 나무나 바위들은 입을 열지 않으니 두런두런, 과연 이곳에서 빨치산들이 발전소를 운용했는지, 이현상의 주검이 누워 있던 바위가 이것인지 저것인지… 아무런 흔적도 찾지 못한 후인들의 안타까움을 그렇게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던 것.'이현상 비트'에는 누가 붙여놓았는지 이현상의 주검에서 발견되었다는 유시(遺詩)가 코팅 처리되어 나뭇가지에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지리산에 풍운이 일어 기러기 떼 흩어지니 / 가슴에 검을 품고 남쪽 천리길을 달려왔네 / 오직 한 뜻, 한 시도 조국을 잊은 적 없고 / 철갑 두른 가슴에 붉은 피가 흐르네(智異風雲當鴻動 伏劒千里南走越 一念何時非祖國 胸有萬甲心有血)'한 때 열병처럼 이현상 루트를 답사했던 산객들의 발길도 드문드문한 지금, 지리산 바람만이 마치 독경이라도 하듯 이 시를 읽는 소리를 낸다./김병용(소설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10.10 23:02

'당신도 예술가' 주제로 강연한 임옥상 화가

"전주에 왔으니, 제 강연을 듣고 추임새를 넣어주셔야 제대로 판을 벌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도 예술가고, 여러분도 예술가에요."'일상으로서 인문학' 행사의 일환으로 9일 공간 봄에서 열린 '인문학과 미술' 강좌엔 민중화가 임옥상씨가 초대됐다. 세상을 캔버스 삼아 예술을 실천하는 '문화운동가' 면모를 보여줬던 그가 끄집어낸 주제는 '당신도 예술가'.그의 작품은 화실과 갤러리보다 거리에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가 더 잘 어울린다. 그래서 인사동 거리, 여의도 광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부터 새만금 갯벌에 이르기까지 어디든 가리지 않고 거리로 뛰어든 서울녹색병원의 벽화, '꿈꾸는 별이 뜨는 학교'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이 소개됐다. 미술관에 갇힌 방식이 아닌 인문학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시도다. 자기 세계에 갇히길 거부하는 그만의 고민이기도 하다."땅과 고통 받는 매향리 주민을 형상화시키기 위해 파편 쇳덩이들을 이어 붙여 유기체를 만들었습니다. 그 흉물스런 모습에서 불굴의 정신을 찾고 싶었거든요."매향리 현장에서 뒹구는 폭탄 파편들과 집집마다 갈라진 담장을 보며 고통받는 매향리 주민을 형상화한 작품도 언급했다.스스로를 '영원한 아웃사이더'라고 부르는 그는 이번 강의를 통해 예술가의 사회참여의식을 짚으며 인문학과 미술의 소통의 고리를 찾았다.그는 또다시 개인이 아닌 사회, 미술의 공공성·사회성에 주목한다. 집단이기주의와 개인의 욕망으로부터 미술이 자유로워질 것인가에 관한 고민이 담긴 시간이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10.10 23:02

[이준재 교수의 맛있는 와인] 와인 보관방법

온도는 런던의 초가을 안개처럼 약간은 차갑게, 습도는 카리브해안처럼 높게, 밝기는 지하 저장고처럼 조용하고 어두운 곳이어야 가장 오랜 기간 성장하고 성숙한 상태가 될 수 있다.하지만 이러한 환경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로맨틱하고 운치 있는 가을날은 살아있는 생명체인 와인을 마시기에 가장 적합한 계절이다. 이러한 와인의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보관 상태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와인은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더 개선될 수도 있고 반대로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와인을 보관할 때는 기본적인 상식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보관 온도와 햇빛, 습도, 진동, 수평와인은 가능한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은데 이상적인 온도는 7˚C~13˚C이며, 15˚C 내외를 유지해 연중 급격한 변화가 없어야 한다. 와인은 열과 더불어 빛이나 자외선을 몹시 싫어하므로 직접투사 되는 것을 막아주어야 한다. 습도는 60%~80% 정도가 유지되는 것이 좋다. 습도가 너무 낮으면 코르크마개가 건조해져 와인의 변질을 초래하고, 반대로 너무 높으면 곰팡이가 생긴다.와인은 진동 또한 매우 싫어한다. 정말 좋은 와인은 방해받지 않고 마시기 전까지 조용한 휴식을 원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 층계 밑이나 진동이 있는 곳, 냉장고에서 장기간 보관 등은 좋지 않다.와인 병은 코르크 마개가 젖어 있도록 병을 눕혀서 보관해야한다. 가끔 코르크 마개가 푸석푸석 쉽게 망가지거나 산화되어 제 맛이 나지 않는 경우는 세워서 보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와인 보관하기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와인 냉장고가 가장 적합하지만 일반적으로 와인냉장고를 집안에 비치하기가 어렵다. 단독주택일 경우는 지하창고, 다용도실, 햇빛이 없는 베란다 한 구석이 무난하며, 열기와 진동이 있는 지하보일러실은 절대 피해야 한다.아파트에서는 서늘하고 햇빛을 직접 받는 곳을 피하려면 아무래도 북향의 다용도실이나 이와 유사한 공간이 좋다. 다만 습도가 부족한 것이 흠이지만 많은 양의 와인을 저장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이정도 문제는 감수해야 한다. 이곳 외에도 집안에서 안방 옷장의 자장 위쪽 선반 위, 부엌의 창고같이 온도변화나 습도, 진동 등이 없는 특정한 장소도 무난하다.레드와인은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화이트와인과 로제와인은 장기간이 아니라면 냉장고 제일 하단에 일시 보관하는 것도 무난하다. ※ 와인 TIP-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와인의 온도와인의 종류에 따라 적정한 온도가 유지되었을 때 와인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와인에 따라 마시는 온도 차이는 있지만 보통 화이트 와인은 10˚C~14˚C , 레드와인은 14˚C~18˚C, 스파클링 와인은 10˚C내외에서 마신다고 이야기하지만 정해진 법칙은 아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진한 레드와인인 경우 15˚C~20˚C, 가벼운 레드와인인 경우 12˚C~15˚C, 드라이 화이트 와인인 경우 10˚C~12˚C, 가볍고 달콤한 화이트 와인인 경우 5˚C~10˚C가 가장 적합하다./이준재(한국국제마스터 와인소믈리에·건양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10.10 23:02

[음식의 비밀] ⑤호박

한국인 밥상에 자주 오르는 식품 중 하나인 호박. '호박씨 깐다' '호박이 덩굴째 굴러온다' 등 우리 삶 속에서도 친근한 호박은 무엇보다 '가을 보약'이다.생긴 건 못 생겼어도 맛과 영양은 좋은 호박. 「본초강목」에는 '호박은 속을 보하고 기를 늘린다'는 기록도 나온다.호박은 수분이 90%를 차지하며 채소 가운데 녹말이 가장 풍부하다. 비타민 A, B1, B2, C, 칼슘, 철분이 들어있으며, 노화를 지연시키고 면역 반응을 조절한다. 암이나 백내장, 심혈관 질환도 예방한다.호박은 특히 산후 부기와 당뇨로 인한 부기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A가 부기로 인해 약해진 피부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고 식물성 섬유인 펙틴 성분이 이뇨작용을 도와 부기를 가라앉혀 준다. 늙은 호박은 비타민 A 공급원인 베타 카로틴이 풍부한데, 베타 카로틴은 암 발생을 억제하는 작용과 암을 치료하는 작용도 한다.한의학에서도 호박은 소화가 잘 되면서 약리작용이 뛰어나 다양한 약재나 민간요법으로 전해져 내려왔다. 호박씨는 불포화지방산이 주성분을 이루고 단백질, 지방, 비타민 B1, 칼슘, 인의 함량이 뛰어나 혈액순환을 돕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며 고혈압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누렇게 잘 익은 호박 속을 파서 씨를 말리면 영양 간식으로도 좋다.또 호박 꼭지를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벌꿀과 섞어 먹으면 감기예방에도 좋다. 신경통에는 삶은 호박살을 종이에 발라 환부에 2∼3일간 붙여주면 효과를 보기도 한다. 호박잎까지 먹는 걸 보면, 호박은 정말 버릴 게 없는 셈이다.호박을 택할 때에는 껍질에 윤기가 있고 깨끗하며 무겁고 밝은 색을 골라야 한다. 두드렸을 때 속이 빈 소리가 나는 것이 좋으며, 만약 잘라진 호박을 살 경우에는 호박 속이 촉촉하며 씨가 차 있고 포장이 잘 싸여진 것을 골라야 한다. 그러나 꼭지가 없는 호박은 박테리아가 침투됐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지 않는 게 좋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10.10 23:02

[김정현 교수의 철학 에세이] 소통과 현대의 과제

우리는 매일 환경이나 인간과 같은 타자의 세계와 만나고 또한 자기 자신과도 만난다. 도구적 세계(환경)와 타인, 그리고 자기 자신이라는 이 세 가지 세계와 만나는 인간존재의 특성을 독일의 실존철학자 하이데거는 '세계내존재'라고 불렀다. 세계에 내던져져 인간은 세계와 만나고 의미를 만들어내고 그것과 소통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물질적 세계와 만나면서 생존의 장이 풍요로워지거나 빈곤해지는 체험을 하며, 다른 사람과 만나면서 자신의 존재가 열리거나 닫히는 체험을 하기도 한다. 또 우리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가는 도피적 삶을 살기도 하고 자신과 대화하면서 더욱 영적으로 성숙해지기도 한다. 만남은 내적 경험을 만들고 그 경험의 의미에 대한 해석은 영혼의 퇴행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만남은 닫힘과 열림의 소통공간을 만들어내며, 파괴와 성장의 생명질서를 산출해 낸다.근대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모나드론을 통해 개체란 전체를 담고 있는 실체라고 말했다. 이는 화엄경에서 말하는 염주처럼 우주 전체가 한 개체 안에 반영되어 있으며 개체는 전체적 질서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은 사회를 반영하고 있고, 개체적 인간은 인류라고 하는 종의 삶을 표현한다. 따라서 개체 없는 전체란 있을 수 없으며, 전체가 반영되지 않는 개체적 삶이란 존재할 수 없다.개인은 로빈슨 크루소처럼 외딴 섬에서 홀로 살아갈 수 없으며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거나 그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타인과의 만남을 전제하지 않는 삶은 맹목적이며, 자신과의 만남을 전제하지 않는 삶은 내용이 빈 것이다. 세상과의 만남과 소통을 전제로 하지 않는 인간의 삶은 있을 수 없다. 이기적인 자기만족에 빠져 타인을 고려하지 않는 배타적 삶이나 주관의 자아세계만을 탐닉하는 이기적인 삶은 세상과의 소통이 막혀있는 유령적 삶이다.현대에는 무엇보다 인간과 자연의 화해, 인간과 인간의 소통, 인간의 자기 자신과 의 만남이 절실히 필요하다. 현대에 인류가 풀어야 할 과제는 바로 자연과 화해하고 인간과 소통하며,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상생의 질서를 마련하는 일이다. 자연과 화해하지 않을 때 인간은 인간중심적 자연정복의 전사가 되고, 인간과 소통하려고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자폐증적인 이기주의자로 변하며, 자기 자신과 대화하려고 하지 않을 때 우리는 돌연 유령적 자아로 변하고 만다. 우리는 이제 세계와 횡단적으로 소통하고 생명의 언어로 이 세계와 만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 사람만이 꽃 하나 속에 우주적 신비로움이 열려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다른 사람과 자신의 삶이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소통과 열림의 체험을 하게 되며, 자신의 삶이 영성적으로 성숙하는 것을 내적으로 느끼게 된다. 소통과 열림은 현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삶의 과제인 것이다. /김정현(원광대 인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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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8.10.10 23:02

[문학] 노벨문학상 9일 발표…"고은 후보로 거론"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9일 오후 8시(한국시간) 발표된다. 이날 외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소설가 장 마리 르 클레지오와 이탈리아 수필가이자 소설가인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 등이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 이스라엘 소설가 아모스 오즈, 미국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독일 소설가 헤르타 뮐러, 알제리 소설가 아시아 드예바 등도 유력 후보로 주목을 받고있다. 몇년째 해외 언론 등으로부터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온 고은 시인 역시 올해도 일부 언론에서 이름이 흘러나오고 있다. 오르한 파무크 등 수상자를 적중시켜온 영국의 온라인 도박업체 래드브록스에서는 8일 현재 고은 시인의 배당률이 21대 1로 20위권에 들어있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최근 유럽 지역 신문들을 살펴본 결과 일부에서 고은 시인이 언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림원 측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의 경우 고은 시인이 최종 후보 5인 안에 들었다는 정황들이 있다"며 "해마다 강력한 후보인 만큼 올해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몇 년간 스웨덴 한림원의 유럽 작가 편애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는 비유럽권 작가, 특히 1993년 토니 모리슨 이후 수상자를 내지 못한 미국 작가가 수상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노벨문학상 심사위원 중 한 명인 호레이스 엥달이 얼마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작가들은 유럽작가들과 경쟁하기엔 너무 고립돼 있고 무지하다"고 발언한 것이 논란이 되면서 한림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더욱 주목되고 있다. AP통신은 "매년 노벨문학상을 앞두고 가장 큰 궁금증은 수상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시인인지, 소설가인지 여부였다면 올해의 가장 큰 궁금증은 수상자가 미국인이 될 수 있을지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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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8.10.09 23:02

한글디자인이 '돈 되는' 시대

한글날 562돌. 한글이 언어를 넘어 문화와 산업을 창조해 내고 있다.한글이 생활 속에서 디자인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내고 있는 덕분이다. 정부 정책 역시 한글을 보급하고 언어순화 운동을 펼치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동시에 한글 디자인을 통해 한글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중요하게 택하고 있다. 전통문화 콘텐츠 세계화 전략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 계획 '한스타일' 항목에도 한글이 들어가 있다.중앙에서는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한글서체를 패션에 접목시켜 세계적으로 조명받고 있지만 전북에서는 서예가들을 중심으로 한글서예와 문화상품의 결합을 시도하는 등 일찌감치 한글의 가능성을 주목해 왔다.한글을 디자인화시킨 대표적인 서예가는 '민체'의 여태명 원광대 교수와 '한글상형체'의 김두경씨.특히 여교수는 1996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를 민체로 써 대중에게 처음으로 캘리그래피(calligraphy,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를 알렸다. 1997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생활서예로만 개인전을 열어 화제가 됐다. 여교수는 "액자 속에 가둬놓았던 작품이 밖으로 나와 실생활과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서예와 상품을 결합시킨 생활서예를 선보였다"며 "당시에는 보수적인 서단에서 이단아로 불렸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대중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2006년 인터넷상에 '여태명문자조형연구소'를 만들고 한글서예를 바탕으로 손글씨, 로고, CI, BI, 현판, 비문, 폰트, 인장 등에서 한국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그는 "아직 매출을 밝힐 정도는 아니지만 시장도 넓어졌고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김씨는 한국적 서예를 고민하다 한글서예에 몰두하게 됐고, 생활소품에까지 한글서예를 도입하게 됐다. 한글이 디자인으로 들어간 장식 타일이나 넥타이, 손수건, 방석, 엽서 등은 김씨가 사업자로 등록한 '필맥'에서 직접 제작하지만, 그의 글씨는 한지공예가들이나 섬유공예가들에게도 인기가 좋다.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좋은 게 뭐냐라고 했을 때 한글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글서예를 디자인으로 한 생활소품들은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아 우리문화의 상징성을 담아내기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한글이 디자인된 제품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을 보면 역시 한글이 디자인적으로도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글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독창성과 과학성은 물론, 독특한 디자인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한글. 한글의 디자인화가 한글의 문화상품화로 이어지면서 한글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10.09 23:02

20대 젊은이들의 '내 이름은 한글'

9일은 562돌을 맞는 한글날. 이 날 만큼은 꼭 주인공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남들보다 독특한 이름으로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순수한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다.어렸을 적에는 놀림을 받아 한글 이름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가장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이름으로 꼽는다.김배짱, 김맷돌, 동그라미, 이 빛, 임회오리, 김소르르, 이즈리, 진실로, 김으뜸, 유빛나, 탁트인, 이루내…. 부르기도 좋고, 뜻도 야물다.주변에 예쁜 한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취재해보니 유난히 20대가 많다. 이름도 유행이어서 한글이름이 한창 관심을 모을때가 있었다. 그 세대에 태어나 한글 이름을 얻은 20대 젊은이들을 만나보니 사연도 많고 웃음도 크다. 한글날이면 그들이 더 행복하고 신나는 이유를 들었다."정직하고 진실하게 살아야 할 운명"▲ 진실로씨(24·전주시 인후동)"진실하게 살라는 뜻으로 붙여주셨으니 진실하게 살아야죠. 제 이름요? 200% 만족해요."작은 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진실로씨(24).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덕에 '진실'을 강조하는 한글 이름을 얻었다.독특한 이름때문에 출석을 부르면 모든 시선을 한 눈에 받고, 어린시절에는 짓궂은 친구들이 성경책을 읽어보라고 놀리기도 했다. 그러나 한번 들으면 잊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이름이 예쁘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이름이 주는 부담이 크다는 그는 "거짓으로 살면 이름값도 못하게 되니, 진실하게 살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며 웃는다. 어렸을때는 좀더 근사한 이름을 가졌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이름을 갖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그의 별명은 '거짓말쟁이'. 친구들 사이에서는 '진짜로'로 불리기도 한다. '정직하고 진실하게 삶을 사는 뜻의 이름처럼 실천하고 행동하기.'그의 좌우명이다."모든 것을 잘 이룰 수 밖에 없어요."▲ 이루내씨(25·성균관대 교육대학원)한글 이름은 우선 그 뜻을 알기 쉽다. 대학원생인 이루내씨(25)도 부모님이 '모든 것을 이루어 내라'는 의미를 담아 지어준 이름이다.'루내'란 발음이 어려워 뜻보다 발음을 가르쳐 주는 일이 더 많다는 이씨는 '통일을 이루자∼'라는 끝 소절 때문에 초등학교 때는 '우리의 소원' 이라는 통일 기원 노래가 늘 따라다녔단다. 학교나 학원에서 시험 문제를 틀리면 '이것도 못 이루내' 라는 놀림을 받아야 했다.출석을 부를때는 어김없이 한번 더 이름이 불리워지며 관심을 받기도 하지만, 다른 학생이 출석을 대신해주는 '대리출석'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이루어 낸다는 의미를 가진 이름이 곧 삶의 목표가 되기도 해 그에게 이름 '이루내'는 특별하다."한자이름은 뜻이 숨어 있어 무슨 의미인지 설명하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한글 이름은 뜻을 바로 알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어른들이 '부르는 대로 된다'고 하시죠. 저는 모든 것을 잘 이룰 수 밖에 없어요." 그의 말에 고개 끄덕여졌다."나쁜 일은 잊고 좋은 일은 오래오래 기억하세요"▲ 이즈리씨(22·전주시 중노송동)"좋은 일은 기억하고 나쁜 일은 제 이름처럼 잊으세요."이름을 물어보니 곧바로 되돌아온 답이다.아버지가 '인생을 살면서 수 없이 많은 일이 있지만, 좋지 않은 일은 빨리 잊어버리고 새롭게 도약해라' 뜻으로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이즈리씨(22).초등학교 시절 한창 주가를 올렸던 '립스틱 짙게 바르고'의 가사 '내일은 잊으리 또 잊으리 립스틱 짙게 바르고'때문에, 또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과자 '죠리퐁'때문에 눈물나도록 놀림 받았었다는 이씨는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 "자기만의 개성시대, 특별함을 추구하는 시대에 딱 맞는 이름"이라고 자랑스러워한다. 물론 독특한 한글 이름 덕에 에피소드가 적지 않다.언젠가 포털사이트 카페에 등업신청을 요청했다. 관리자답이 올라왔다. '등업신청은 실명만 가능합니다.'"실명을 확인시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했어요."인터뷰 내내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가능한 긍정적으로 세상을 본다는 그는 이름 덕분에 스스로를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어쩐지 제 인생은 탁트일 것 같은 확신이 들어요"▲ 탁트인씨(21·익산시 동산동)"제 이름을 듣는 모든 사람은 막힌 가슴이 뚫리고 시원하다고 말해요."부모님이 아닌 고모부로부터 이름을 받았다는 탁트인씨(21).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하게, 인생에서 시련과 어려움 없이 탁 트이게 살라" 뜻으로 지어졌다.초등학교 시절 그 당시 유행하던 '포켓몬스터' 만화 속에 나오는 '닭 트리오' 이름과 흡사해 많은 놀림을 받았다. 그러나 중고등학교때는 자신이 이름이 남들보다 예쁘고 독특해 이름표를 가능한 붙이고 다녔다는 그는 "이름을 듣는 사람들은 '힘이 생긴다'고 말할때 스스로도 기쁘다"고 말한다. 쉽게 잊어버릴 수 없는 이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가져주는 것 같다는 그는 '이름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독특한 이름이 있으니 특별한 별명이 필요 없을법한데도 나름대로 재미난 별칭이 있다. 그것도 이름과 연관된 것들. 친구들은 그를 '투(two)', '탁'으로 간단하게 부른다."올해 스물한 살, 앞으로 도전해보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근데 왠지 제 이름처럼 모든 일이 고속도로처럼 탁 트일 것 같아요.""여자만 빛나나요? 남자도 빛납니다"▲ 유빛나씨(25· 전북대 사학과)"밑받침 'ㅊ'이 어려워 처음 만난 사람들은 거의 '빈나'로 알아요. 대개 'ㄴ' 'ㅈ' 'ㅊ' 순서로 이해하던데요."유빛나씨(25) 삼남매는 아버지가 '샛별이 하늘에서 빛난다'는 의미로 지어준 이름을 갖고 있다. '유샛별' '유하늘'이란 이름을 가진 두 누나에 이어 막내로 태어난 그는 외동아들 임에도 '빛나'란 이름을 갖게 됐다. 어렸을 적 별명도 화려하다. '빛나리' '형광등'. 별명도 '빛나'라는 의미를 담아 붙여졌다.유씨는 "한글 이름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이름이 특이해서 놀라기 보다 남자라는 사실에 더 놀란다"고 소개했다.학창시절 새학기 수업에서 첫번째 질문은 무조건 유씨의 몫. 어느 시점이 지나서는 첫 질문을 예상해 준비도 알아서 했단다. 그는 "한번만 잘못해도 이름을 기억하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눈에 어긋날 짓은 엄두도 못냈다"고 말했다."한글 이름이 확실히 좋은 것 같아요. 요즘은 뭐든지 많이 알려야 하는데, 사람들이 더 잘 기억해 주거든요."

  • 문화일반
  • 도휘정·이화정·신동석·윤나네
  • 2008.10.09 23:02

'썩목' '닥써'…국적불명 신조어 홍수

'썩목' '닥써' '갈비' '얼빵' '도자기피부' '안습' ….누리꾼 절반 이상이 인터넷 공간에서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다. 신조어 생산공장인 시대. 심지어 신조어를 모르면 구세대로 취급당할 정도가 됐다.'썩목'은 썩은 목소리 줄임말. '닥써'는 다크써클의 줄여 뜻하는 단어다. 갈수록 비호감을 뜻하는 '갈비'와 못생긴 사람을 뜻하는 '얼빵' 깨끗한 피부를 일컫는 '도자기 피부'가 있는가 하면, 눈에 습기 찬다는 '안습'은 이제 매스컴에서조차 보편적으로 쓰여지고 있다. 외모의 특성을 꼬집은 말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두 글자로 줄여 만든 말들인 '투글족'도 생겨났다. 인터넷 영향으로 빠르고, 말도 쉽게 줄여 부르기 위해 생겨난 인터넷 신조어다.'므흣(흐뭇하다)' '츄릅(맛있겠다)' '본좌(본인의 높임말)' '열폭(열등감 폭발)' '즐겜(즐겁게 게임하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반반무(양념반, 후라이드반, 무 많이)'등이 그 예.네이트온으로 채팅을 하고,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요즘 세대들은 채팅과 문자메시지를 급하게 보내다 잘못 쳐서 생긴 오타 '오나전(완전)' '뭥미(뭐임)'도 신조어로 간주한다.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게 일반화 돼 커피전문점을 뜻하는 신조어 '별다방(스타벅스)' '콩다방(커피빈)' 도 등장했다.취업이 어려운 시대를 풍자한 신조어들도 많다. '취집'은 취직 대신 시집을, '대학오학년'은 1년 더 대학에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을 뜻한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아주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다는 '낙바생'도 있다.가족이나 남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고집하는 '딩크족(자녀를 두지 않고 맞벌이하는 부부)' '딩펫족(아이가 없어 외로움을 느낄 때 애완동물로 허전함을 달래는 부부)' '여피족(돈과 출세를 인생의 목표로 삼는 현대인)'도 세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 문화일반
  • 신동석
  • 2008.10.09 23:02

전주문화재단 국밥포럼 '예술인은 배고프다'

"한달 수입이 100만원 미만인 예술을 직업으로 선택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가장 실패한 인생으로 취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을'로 살아가는 문화시설 운영자들끼리는 '갑'인 전주시와의 위수탁계약서가 노예계약서라고 한다."'예술인은 배고프다!!'라는 절실한 외침에도 현실의 벽은 만만치 않아 보였다.8일 전주 한국집에서 열린 전주문화재단 제18차 국밥포럼 '예술인은 배고프다!!'. 이날 포럼은 주제 자체는 뜨거웠으나,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낸다는 생각에 정작 예술인들의 호응은 적었다.'정부의 문화정책과 예술인의 삶'을 발제한 홍현철 전북예총 전문위원은 "가장 시급한 것은 예술가가 예술이라는 환경에 푹 빠져 작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라며 창작촌 조성, 신진작가 발굴, 전문인력에 대한 무료교육, 지역문화교육에 직접 참여기회 보장 등을 제안했다. 이준호 삼천문화의집 관장은 "비단 예술인들 뿐만 아니라 문화시설 종사자들도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라며 "문화인력 임금 기준 매뉴얼을 만들어 문화시설 예산편성시 반영할 수 있도록 하자"고 덧붙였다.연극인 박규현씨는 "과거의 지원형태가 공연이나 공연장 주위였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며 "사람에 대한 투자는 예술계에서도 업무의 분업화와 전문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10.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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