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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니까 아무 말도 안하죠. 도대체 언제 와서 그려놓고 가는지…. 그림도 자주 바뀌어요."전북대 구정문 건너편에 위치한 주차장. 주차장 벽에 그려진 그림들을 보며, 주차장 안내원은 "밤이나 새벽에 작업을 하는 건지 그림 그리는 사람들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며 "출근하고 보면 새로운 그림이 그려져 있곤 한다"고 말했다.벽화하면 떠오르는 서정적인 그림과는 거리가 먼 그림들은 '그래피티 아트(graffiti art)'다. '낙서'로 평가절하되기도 하지만, 개인적 혹은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긴 의미있는 그림이다.그래피티 아트란 벽이나 그밖의 화면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을 가리킨다.그래피티가 예술로 등장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본격화된 것은 1960년대 말부터였다. 미국 할렘가를 중심으로 파생된 힙합문화 중 하나였던 그래피티는 주로 반항적 청소년들과 소수민족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분무 페인트를 이용해 극채색과 격렬한 에너지를 지닌, 속도감있고 도안화된 문자들을 거리의 벽에 그렸다. 즉흥적이고 충동적이지만, 상상력이 넘치는 것들. 장 미셸 바스키아와 케이트 해링은 흑인영웅, 죽음, 에이즈 퇴치, 인종차별 반대, 핵전쟁에 대한 공포 등을 담아 도시의 골칫거리였던 그래피티를 현대미술로 자리잡게 했다.이미 유럽에서는 거리 예술로 자리잡은 그래피티는 국내에서도 각종 문화행사나 영화, 광고의 배경작업에 쓰이고 있다.그러나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래피티에 대한 이해가 적은 편. 전북에서 그래피티가 예술로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그래피티 작가 김서화씨가 처음으로 전북에서 그래피티 전시회를 연 2007년으로 볼 수 있다.전주에 거주하고 있지만 1999년 서태지 컴백무대 그래피티를 비롯해 영화와 CF, 드라마에 사용되는 그래피티 작업을 해 온 김씨는 이미 그래피티 분야에서는 유명한 작가. 그는 주로 건물 벽을 캔버스 삼다 보니 특성상 실내공간으로 들어오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그래피티를 전시장으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그는 같은 해 서울작가들과 전주에서 전시를 열고 라이브 페인팅을 통해 그래피티의 생생한 현장감을 보여주기도 했다.그래피티를 처음 할 때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락카 스프레이 조절법. 락카 스프레이를 뿌리고 나면 벽면을 타고 주루룩 흘러내릴 뿐만 아니라 선의 두께 조절이 힘들다. 그래피티 전용 락카나 노즐이 없기 때문에 그래피티 작가들은 노즐을 손가락 힘으로 조절해 선의 굵기 등을 조절해 그린다.그래피티는 다른 도구를 이용해 그리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순간순간의 아이디어를 바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락카 스프레이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하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많은 젊은이들이 그래피티의 매력에 빠져있지만, 사실 한국에서 그래피티는 건물주가 동의한 것 이외에는 아직 불법이다.
인문학이 생활속으로 걸어나온다.인문학은 그 본질적 속성상 인간다움을 목표로 삼는다.한국학술진흥재단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마당(이사장 정웅기)과 전북대 인문학연구소(소장 고규진),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소(소장 장성수)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사회의 '시장 전체주의'를 우려해 다양한 방식으로 인문학에 접근해 인간성에 관한 풍요로운 성찰을 위해 마련한 기획.지난 2년간 인문 주간 주제였던 '열림과 소통의 인문학'이라는 큰 틀에서 올해는 '일상으로서의 인문학'으로 주제를 잡았다. 8일부터 10일까지 공간봄, 전주한옥생활체험관, 국립전주박물관, 최명희문학관 등에서 세부 행사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공간봄에서 열리는 '인문학, 경계를 넘다'는 모든 학문의 근간이자 일상적 미학의 원천인 인문학의 해석의 의미를 부각시켜 인문학과 예술에 관한 소주제를 선정해 강연회 방식으로 진행된다.진회숙 음악평론가의 '인문학과 음악(8일 오후2시)' 임옥상 문화우리대표(화가)의 '인문학과 미술(9일 오후2시)' 진정 전북대교수의 '인문학과 건축(10일 오후2시)' 강연이 준비됐다.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리는 '일상의 소통을 위하여'엔 인문학 배움의 연대를 구성한 시민들의 포럼이 기획됐다.시민독서모임포럼(9일 오후4시)에서는 '시민독서모임 현황과 진로'를 주제로 조석중 카네기연구소컨설턴트가 사회를 맡고 최재덕 책모임온대표, 김은영 인생대표, 오정화 리더스클럽회원, 황춘임 담쟁이회장 이 참여한다. 결혼이주여성포럼(10일 오후4시)에선 '이주여성과의 상호문화적 소통'을 주제로 장미영 전주대교수가 발제를 하고, 육화상씨, 미쯔에씨, 마사꼬씨가 토론을 벌인다.인문학 소통과 통합의 길을 묻는 '인문학, 향유'는 전주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김승민 마당 기획실장이 사회를 맡은 '전라도 사투리의 멋과 맛(8일 오후6시30분 전주한옥생활체험관)' 행사엔 김연 명창의 공연, 김규남 언어문화연구소 실장의 강연이 이어진다.막걸리가 공짜로 제공되는 '주막 인문학(9일 오후6시30분 전주 효자동 홍도주막)' 강좌도 눈길을 끈다. 안도현 시인의 강연 및 시낭송, 이병천 전주MBC PD의 즐거운 강연이 걸쭉한 막걸리 한사발과 함께 이어진다.'국악 실내악의 밤'을 통해 가을 낭만을 선물할 '가을날의 뜨락음악회(10일 오후7시30분 국립전주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다.20세기민중생활사연구소(소장 장성수)는 '일상의 기록과 의미 찾기'를 통해 인문학 부활의 씨를 뿌린다.도내 70세 이상 어르신 다섯 분을 초청해 꾸린 생애사 토크쇼 '넋두리 신세 타령(11일 오후4시 최명희문학관)'는 혼례 이야기, 첫 아이를 낳았을 때, 가축 키운 이야기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듣는 경연대회 방식으로 치러진다. 어르신들의 구술생애사를 토대로 누구나 쉽고 재밌게 따라부를 수 있도록 짜여진 '창작 판소리 시연회(11일 오후6시 최명희문학관)'도 주목을 모은다.역사의 주역이었으나, 기록에서 밀려난 민중들의 개인 연표 만들기 '내 삶이 한국의 역사(10일까지 전주한옥마을 등 도내 6곳)'와 '초중고 교재개발 워크숍(9일 오후2시 최명희문학관)' 로 인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코너다.
"문화의집에 놀러오세요!"지역주민의 일상적 삶 속에서 문화적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는 전주 문화의집. 삼천(관장 이준호) 우아(관장 김영심) 인후(관장 김현갑) 진북(관장 김진돈) 효자(관장 김선태) 등 전주시내 5개 문화의집이 10월 한 달 동안 '오픈 하우스(open house)' 행사를 이어간다.5개 문화의집이 함께 자리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 8일 효자문화의집을 시작으로 각 문화의집마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공연이나 전시로 소개한다. 문화기관 실무자들을 위한 워크숍은 '홍보의 모든 것' '회계 세무교육 및 문서관리 실무' '역량강화를 위한 글쓰기와 말하기' '기획 아카데미' 등 현장에서 활용가능한 주제들로 마련됐다.이번 오픈 하우스는 27일 오전 11시 인후문화의집에서 열리는 '문화의집 포럼'으로 마무리된다. 이날 포럼은 오픈 하우스 성과가 모아지는 자리. 문화전문가들과 문화의집 관계자, 전주시 공무원 및 시의원 등을 초대해 '문화의집 평가와 그 의미' '문화의집 발전방안과 방향'을 주제로 토론한다.관장들은 "1996년 개설된 이래 문화의집은 기존 단일 장르의 문화시설과 달리 복합생활문화공간으로서 동네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며 "문화의집 직원들의 전문성을 기르고 정체성을 확보해 전주만의 색깔있는 문화의집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현재 문화의집은 전국에 157개, 전북 12개가 있으며 전주 시내 문화의집 이용자 숫자는 한 집당 평균 10만명 정도다.
오는 9일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군산출신 고은 시인(75)이 올해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은 시인은 특히 지난 2006년부터 해외언론 등으로부터 한국 문단의 현역 문인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기 때문에, 올해에는 노벨상 도전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해외언론에 따르면 일단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거론되는 작가는 10여명 정도다. 이 가운데 수상자로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인물은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와 루마니아 출신 독일작가 헤르타 뮐러 등이다. 알제리 소설가 아시아 드예바와 네덜란드의 체스 누테붐 등도 후보군에 올랐다.하지만 시인이 문학상을 수상한 지 너무 오래된데다 아시아 작가의 수상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흘러나와 고은 시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1933년 8월 군산 미룡동 용둔마을(옛 옥구군 미면 미룡리 용둔마을)에서 출생한 고은 시인은 한국문학작가상, 만해문학상, 대산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링컨 대통령은 가난해서 책 살 수가 없어 주로 이웃 집에서 책을 빌려다 읽었다.한번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전기를 빌려와 밤새워 읽다가 잠든 사이 비가 새 책이 마냥 젖고 말았다.그는 다음날 책 주인을 찾아가 사과하고 대신 그 집 일들을 거들어줬다.그에 감동한 책 주인은 링컨에게 그 책을 주었고 그는 반복해서 그 책을 읽어 장차 위대한 대통령이 되었다.당(唐)의 문호 한유(韓愈)는 아들 창(昶)에게 독서를 권유하기 위해 시 한수를 써 주었다.시추적우제(時秋積友霽) 신량입교허(新凉入郊墟) 등화초가친(燈火稍可親) 간편가서권(簡編可舒卷) 바야흐로 가을 장마도 말끔히 개고 /마을과 들판엔 서늘한 바람 불어오네/이젠 등잔불도 가까이 할 수 있으니/책 한권 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리/가을 밤은 날씨가 서늘하여 책 읽기에 여간 좋지 않다.그러나 그냥 읽어서는 효과가 없다.마음(心)과 눈(眼) 그리고 입(口)을 함께 기울여 읽어야 한다.심도(心到) 안도(眼到) 구도(口到) 즉 독서삼도(讀書三到)를 해야 한다.잡념을 없애고 정신을 집중해서 읽어야만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여기서 심도(心到)를 더 중시 여긴다.마음으로 하는 독서야말로 더럽혀진 영혼을 맑게 해주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일본에서는 아침 독서 10분 운동을 펼친다.정규 수업 직전 10분간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다.국민독서장려를 위해'활자문화진흥법'도 만들었다.프랑스에서는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려면 생텍쥐베리의'인간의 대지', 빅토의 위고의 '레미제라블' ,알퐁스 도데의 '풍차간의 편지'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이 정도의 책을 안 읽은 사람에게 장교를 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스포츠 심리학 용어로 러너스 하이(Runners·high)란 말이 있다.마라톤 할때 느끼는 행복감을 뜻한다.달릴때 얻는 쾌감이 러너스 하이라면 독서와 사색을 통해 리더스 하이(Readers·high)를 얻는다면 사람들은 더 행복해 질 것이다.공자님도 가죽끈으로 엮은 주역(周易)을 끈이 세번이나 낡아 끊어질 때까지 정독했다고 하여 위편삼절(韋編三絶)이란 고사가 생겼다.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이란 말처럼 이 가을에 책 한권이라도 읽자.
한글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우리말이 분별없이 일본어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일본 오비린대 김세중 교수는 7일 강원 강릉시 관동대학교에서 열린 『한국 속의 일본문화, 일본 속의 한국문화』를 주제로 열린 한.일 4개 대학 심포지엄에서 '일본어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한국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김 교수는 효과(效果)→효오꽈, 간단(簡單)→간딴으로 발음하는 등 된소리(농음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우리말이 버젓이 있는데도 식구(食口)→가족(家族), 상오(上午)→오전(午前), 측간→변소(便所), 이문(利文)→이익(利益), 내외(內外)→부부(夫婦)라는 일본식으로 쓴다고 꼬집었다.김 교수는 또 꽃다발(花束), 뒷맛(後味), 돈줄(金蔓)과 같이 일본말을 그대로 직역해서 쓰고, 관용구에서도 '새빨간 거짓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 '귀가 멀다'와 같이 일본식 표현도 많다고 주장했다.고사성어도 일본식이 많아 공명정대(公明正大)→광명정대(光明正大), 의기양양(意氣揚揚)→득의양양(得意揚揚) 처럼 일본식을 점점 더 많이 쓰고 있고 아전인수(我田引水) , 대의명분(大義名分), 침소봉대(針小棒大), 진충보국(盡忠報國) 등도 일본식 사자성어라고 지적했다.또 굴착기(掘鑿機)의 경우 일본말은 '착(鑿)'자와 음이 같고 획수가 적은 '삭(削)'자로 대체해서 쓰고 있는 데 우리는 그것도 무턱대고 흉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특히 우리말은 일본말과 어순이 비슷해 받아 들이기 쉽게 돼 있지만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은 동사가 발달한 우리말이 명사가 발달하고 조사 '의(の)'를 많이 쓰는 일본말투로 바뀌어 가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이는 줄여서 쓰면 편리했던 것과 글줄이나 쓴다는 이들이 '의'를 쓸데없이 많이쓴 탓으로 독서의 계절→독서하기 좋은 계절, 몸의 병→몸에 있는 병, 하늘의 별→하늘에 뜬 별, 불굴의 투쟁→굴하지 않는 투쟁, 철의 여인→강철같은 여인, 조용한 아침의 나라→아침이 조용한 나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걱정하는 말이 많다 등 조사 '의'의 범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김 교수는 '의'의 남발을 "겉에 붙은 살은 남의 살을 좀 가져다 붙일 수 있어도뼈와 골수까지도 남의 것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표현했다.김 교수는 "주시경 선생이 말글운동을 펼친 지 100년이 됐지만 아직도 일반 사람들이 보아서 그 말이 일본식이라고 느낄 수 없는 일본식 말들은 줄기는 커녕 점점더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가 일본말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아도 되는 말과 문체까지일본식으로 따르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관동대 윤덕인 교수의 '한국과 일본의 병(餠)에 관한연구', 엄창섭 교수의 '한국과 일본의 정신문화 양상', 오비린대 마쓰모토 유코 교수의 '한일 연극 교류의 의의' 등에 대한 주제 발표가 있었다.
수필가 김희선(58·사진)씨는 역마끼를 타고났다. 중앙일간지 보급소장, 제약회사 출장소장, 출판사 전무 등 직장도 여러 군데를 전전했다.그러다 둘째 누나 시댁동네인 정읍 칠보면 반곡리 원반마을에서 시골살이를 하면서 잠잠해졌다.수필집 「서리실 이야기」 (신아출판사)는 농촌과 도시체험을 통해 빛과 그늘을 몸으로 터득한 결과물.그간 발표했던 수필 50여편과 각별한 연이 닿았던 지인들의 글 10여편 등 61여편을 모아 6부로 나누어 엮었다.평소 개를 좋아하여 생면부지 남의 개를 보고 머리를 쓰다듬다 물릴 뻔한 적도 있는 그는 직접 기르는 개만도 일곱 마리다. 이밖에도 소 한 마리, 염소 20여 마리, 토끼 60여 마리, 오리 20여 마리 등을 사육하는 그는 동물농장의 농장장으로 사는 재미가 쏠쏠하다.정읍에서 20km 떨어진 시골서 살면서 출퇴근용 자동차를 마련한 그는 눈 내리는 날 미끄러질까봐 도로를 엉금엉금 기어간다. 시골 사람의 구수한 입담을 빌어 들려주니 웃음이 나온다.지난 1996년부터 정읍문화원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인생을 정리할 후반기에 적성에 맞는 천직을 찾은 것 같다"며 "2년 뒤 정년퇴직을 하면 서리실의 터줏대감으로 변신해 농사도 짓고 작품도 쓰면서 벗들과 정담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2008 제5회 한국농촌문학상 수상작'으로 전라북도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아 발간됐다. 「저녁노을」「 가을밤에 부르는 노래」 에 이은 세번째 수필집이다.
빈 액자 속에 그리고픈 대상들을 맘껏 떠올려본다. 그 속엔 많은 수채화가 숨어 있었기 때문. 그날 그날 기분따라 마음 속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 행복해질 수밖에 없었다.라대곤 수필가(69·사진). 그가 「내 가슴속의 수채화」 (좋은수필사)를 출간했다.글이 담백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데다, 좋은 건 좋다 싫은 건 싫다고 말해야 하는 그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자식 등록금 빌리기 위해 가짜 그림을 진짜라고 두고 갔던 학교 동창 이야기 '가짜가 진짜를'에선 이기적으로 살았던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속상한 마음을 애써 달래는 그가 있다.'가수는 모창이 더 근사하고, 그림은 복사본이 더 아름답고, 문학은 대필이 더 잘 팔리는 세상이고 보면 가짜가 진짜를 이기는 세상이 된 것은 분명할진대, 내가 알은체를 조금 했다고 무슨 흉이 되랴'이웃인 박영감과의 에피소드도 웃음을 자아낸다. 담으로 넘어간 감나무 가지를 싹뚝 자른 박영감에게 분을 삼키다 복수한 그는 뒤늦게 사연을 듣고 옹졸한 심보를 탓하기도 한다. 시시하고 초라하게 느껴진 날이었노라고 솔직하게 풀어낸다.이번 수필집은 '좋은수필사(발행인 서정환)'가 시대를 대표하는 수필가 100인을 선정, 그들의 작품 40여편을 문고본으로 발간하는 기획 시리즈 중 하나다.글 쓰는 일 외에도 중견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전북문학상, 문예사조문학상 등을 수상한바 있다. 「악연의 세월」「굴레」「선물」「아름다운 이별」 등 소설과 함께 「물 안개 속으로」「취해서 50년」 등 다수를 펴냈다.
일흔 넷의 여생동안 목이 메이는 순간들이 많았다.빨간색 아버지에 관한 기억, 텅 빈 집이 늘어만가는 시골의 스산한 풍경….조기호 시인이 그런 아릿한 기억들 속에서 '따수운' 마음을 끄집어 내 시집 「아리운 이야기」 (오감도)를 펴냈다. 세월이 세월안 가슴을 들여다보듯 자신의 가슴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일은 아직도 어렵다는 그다.최대한 쉽고 읽기 편하게 쓰기 위해 '발싸심한' 공을 들였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오다가다 바람결에 묻어온 아버지 소식 따라 미친 듯 찾아나선 어머니는 오늘도 아니 오시는데, 애비 에미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기다리다 지친 제비새끼 닮은 주둥이만 다섯 개가 올망졸망 울다가 잠이 든다.' ( '아리운 이야기 - 10. 빨갱이네 집' 에서)자신을 몸서리치게 했던 아버지의 색깔. 새삼스럽지만, 언젠가는 용서하고 화해해야 할 몫이라는 것을안다. 그리고 지문같은 나이테와 함께 그런 아버지를 받아들이는 순리를 깨닫는다.'놋날 같은 소나기가 / 한 자배기 / 목 놓아 울고 가고 / 말간 햇살 / 널 껴안을 때 / 정갈한 눈물이 났다.'('난초일기 10'중에서)지난해 선물받은 난초를 들여다보며 가슴 속에 오롯히 키웠던 난초 이야기도 들춘다."어느 날엔 춤도 추고, 얘기도 하고, 또 어느 날엔 슬픈 편지도 가져다 주더라고. 거기에 맞춰서 썼지."앞으로도 그는 20권까지는 시집을 내고 싶다. 책갈피에 네잎 크로바를 끼워넣듯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되 독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절창을 쓰고프다."언어의 조탁을 위해 걸어가면서도 생각하고, 화장실 가면서도 생각합니다. 아내가 시집을 읽어보더니 너무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깜냥에 발버둥을 쳐왔는데도 아직도 어린아이 첫걸음이란 생각이 듭니다."조씨는 전북 문인협회 3·4대 회장, 전주 풍물시동인회 초대회장과 전북문인협회 이사등을 역임했다. 지금까지 시집 「저 꽃잎에 흐르는 바람아」「묵화 치는 새」「사람을 만나서 사랑을 꿈꾸었네」 등 다수를 펴냈다.
전근표씨(59·익산시 창인동)의 시 '그 곳에 가고 싶다' 외 2편이 「월간 한국시」 10월호에 당선됐다.전씨는 심사위원회(송영택, 이기반, 김재흔, 채규판, 김해성)로부터 고향과 자연의 서정을 바탕으로 향수심을 표현하고 사물의 실상을 통해 역사의식을 투영시키고 있으며, 무엇보다 현실에 대한 예리한 관조로 인생과 자연에 대한 직정적인 표출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전씨는 "시문학에 줄곧 관심을 가지고 독학으로 시창작 공부를 해왔지만, 이순에 가까워서야 시문학 활동에 정진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더 문학성 있는 시, 서정성이 녹아 흐르고 역사성이 깊은 시 창작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진안 출생으로 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와 원광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전씨는 현재 하림 부화사업본부장, 하림 (유) 명보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서예협회 전북도지회(회장 윤점용)가 주최한 '제19회 전북서예대전'에서 한글 윤금봉(56·경남 거제시), 예서 장세원(69·전주시 효자동), 행서 김승헌(58·전주시 서신동), 문인화 고현옥씨(45·전주시 중화산동)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대상은 내지 못했으며 특선 48점, 입선 234점이 선정됐다.올해 대전에는 한글 25점, 전서 71점, 예서 77점, 해서 34점, 행초서 88점, 문인화 50점, 현대서예·전각·서각 31점 등 총 376점이 출품됐다. 배성근 심사위원장은 "작품 수준 또한 꾸준히 향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을 선정하지 못해 아쉽다"며 "예서와 전서 부문 출품작들이 특히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고 말했다.윤점용 회장은 "무리하게 대상을 선정하기 보다는 심사에 공정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입선과 낙선을 구분하는 부문별 1차 심사를 시작으로 특선과 삼체상 작품을 합의제로 결정하고 특선작 중 빼어난 작품을 각 부문별로 추천해 심사위원 전원 합의로 우수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에는 배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소 전옥균 조인호 최수일 고금순 이순금씨가 참여했다.수상작 전시는 11월 8일부터 13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진행된다.
"「혼불」 하나면 됩니다.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참으로 잘 살고 갑니다."고 최명희 선생이 떠난 지 10년. 그러나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육성은 생생하게 살아있다.최명희 선생 추모 10주기를 맞는 해. 혼불기념사업회(위원장 장성수)가 '제8회 혼불문학제-자유로이 풀어헤쳐서 훨훨'을 열고있다. 11월 1일까지 전주 최명희문학관을 비롯한 전북 14개 시·군 도서관, 학교, 기관 등.지난 3일 대구지역 교사 초청 문학강연을 시작으로 막을 연 혼불문학제는 올해 그 폭을 넓혔다. 기간도 한 달로 늘어나고 장소도 전북 14개 시·군에서 치러진다. 혼불문학제를 전북 전 지역으로 확대한 것은 최명희 선생의 삶과 「혼불」의 문학적 가치를 심화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것. 「혼불」에 대한 문학 내외적 논의를 공론화하고 그 성과를 보다 많은 이들과 공유하자는 뜻이 담겼다.올해 문학제에는 「혼불」 문학강연 퍼레이드, 제8회 최명희청년문학상 시상식, 제2회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시상식 및 수상작품 전시회, 전라북도 초등학생 백일장, 남원혼불해설사 황영순씨의 혼불사랑이야기, 「혼불문학강연록」 발간, 「최명희를 기억하는 우리는…」(가제) 발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14명의 문학박사들이 전북 14개 시·군에서 풀어내는 「혼불」 문학강연 퍼레이드. '최명희와 전북의 문학' '소설 「혼불」 속 전북의 풍경' 등 다양한 테마로 독자들에게 접근한다. 「혼불문학강연록」에는 최승범 오세영 이향아 김훈 이금림 등 최명희와 인연을 맺은 이 시대 최고 작가들의 강연이 정리됐다.전북일보가 공동주관한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은 손글씨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총 2374편이 접수됐으며, 대상은 민선홍양(전주송북초 4)이 차지했다.전북대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소와 함께 하는 생애사 토크쇼, 개인 연표 만들기, 구술생애사를 활용한 초·중·고 교재 개발 워크숍, 개인 생애사를 활용한 창작판소리 시연회 등도 진행된다.혼불문학제는 2006년까지는 선생이 태어난 10월 10일 하루 동안 열렸지만 지난해 1주일로 기간을 확대, 최명희 선생 뿐 아니라 채만식 서정주 등 전북 대표 작고문인의 삶과 문학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해석하고 문화자원으로서 가치를 제고해 왔다. 장성수 위원장은 "그동안 혼불문학제가 전문연구자들이 주축이 돼 학술의 장을 나누는 학술세미나가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지역 내 여러 단체들과 문학 지망생, 전북 도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마련했다"며 "단순한 추모적 성격의 행사가 아니라 최명희 선생의 문학적 삶과 「혼불」을 체계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문학자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우수한 한국 고전문학을 세계에 알리려면 공동 번역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문학번역원 주최로 8-10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2회 세계번역가대회에서 기조강연에 나서는 송 교수는 5일 미리 공개한 강연문에서 "번역원의 번역대상 한국 문학작품이 현대문학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송 교수는 "현대문학과 달리 고전문학의 번역에는 허다한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고소설 '심청전'과 시조 '어부사시사'의 예를 통해 빈번하게 등장하는 한자 문구, 현대와는 다른 맞춤법, 중국 고사(古事)를 자주 원용하는 점 등을 어려움으로 들었다. 그는 "시조문학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어부사시사' 등은 고전문학 번역에서 반드시 포함해야 할 작품"이라며 "고전문학 전공자와 외국문학 전공자의 공동작업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송 교수는 고전용어의 외국어 표기를 위한 사전 제작, 번역 전문가의 양성, 번역을 학술업적으로 인정하는 제도 마련 등을 고전문학 세계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세계 속의 한국문학, 그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세계번역가대회에서 또 다른 기조강연자로 나서는 김지하 시인은 '동아시아 시인의 역할'이라는 강연문을 통해 대혼돈의 현대 세계에서 동아시아 시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강조했다. 시인은 "문화의 시대, 영적 생명의 시대, 혼돈과 감성과 감각과 육체와 동시에 영성과 생명의 시대에 그에 따른 대전환의 주체는 시인일 수밖에 없다"며 "번역 역시 세계화시대에 동아시아 시문학의 미학적 영역 안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이 밖에도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일본어, 몽골어, 베트남어, 포르투갈어 등 7개 언어권 번역가들이 참석해 한국문학의 수용현황과 문제점, 한국문학 교육의 현황과 과제, 세계 속의 한국문학 전망과 번역과의 과제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한다.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후로 10월9일이 한글날이라는 사실은 점점 잊혀져가는 추세다. 영어 조기 유학 열풍은 온나라를 휩쓸고 있고, 우리 생활에는 국적불명의 인터넷 용어가 깊숙이 침투해있다. EBS TV '리얼실험 프로젝트X'는 한글날 특집으로 7일 오후 7시50분 '우리말 생활 보고서'를 방송한다. 세 명의 참가자들은 '외국어 사용을 금지하고 우리말로 생활하기'에 도전한다. 제작진은 "유네스코 '세계 사멸 위기 언어 지도' 보고서에 따르면 2주마다 1개 씩의 언어가 사라지는데, 이는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볼 수 없다. 세계적으로 가장 과학적이고 위대한 언어로 찬사받는 한글의 소중함을 정작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글날을 맞아 우리말을 열심히, 그리고 바르게 쓰자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에는 자신은 물론, 학생들의 잘못된 언어 습관도 변화시키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초등학교 교사 정성미(27)씨, 직업의 특성상 일어ㆍ영어 단어를 빈번하게 써왔던 의상 디자이너 윤혜신(40)씨, 건축업에 종사하는 이기찬(45)씨가 참여했다. 이들은 "우리말 사용은 그야말로 '입'으로 하는 것이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하게 실험에 참가한다. 그러나 실험 첫날부터 여기저기서 난관에 봉착한다. 교사답게 그 누구보다 올바른 우리말을 사용하고 있다고 자신했던 정씨는 수업과 일상에서 자신이 의외로 외국어를 많이 쓰고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자신처럼 남들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외국어를 남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윤씨와 이씨도 지금까지 사용하던 작업 용어들을 고쳐보려 하지만 워낙 오랫동안 입에 밴 탓에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외국어 때문에 당황한다. 그런데 상황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입에 붙은 외래어, 외국어를 대체할 우리말을 찾는 과정에서 작업이 지체되고, 동료들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한 것. 돌아오는 것은 "알아듣기 어려워 일이 길어진다", "이런다고 우리말이 정착될 것 같냐"는 등의 싸늘한 반응뿐이다.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임박하면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영예의 수상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측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 문단으로서는 최근 수년째 해외 언론 등으로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돼 온 고은 시인이 올해도 가능성 높은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됨에 따라 한국문학의 노벨상 도전이 이번에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9일 발표되는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작가는 국내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프랑스의 소설가 장 마리 르 클레지오. 외신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 적중률이 높았던 스웨덴 최대 일간지 다겐스 니헤터의 문화 에디터인 마리아 쇼테니우스와 스웨덴 공영라디오 채널의 출판평론가 커스틴 룬드베르크 등이 르 클레지오를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지목했다. '조서', '사막', '아프리카인', '열병'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르 클레지오는 여러번 한국을 방문하고 최근까지 한국에 체류하며 이화여대에서 강의를 하기도 한 '지한파' 작가다. 마리아 쇼테니우스 에디터는 르 클레지오와 함께 고은 시인과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 작가 헤르타 뮐러를 가능성 있는 후보로 꼽기도 했다. 오르한 파무크 등의 수상자를 정확히 예견한 영국의 도박 중개업체 래드브록스에는 5일 현재 이탈리아 수필가이자 소설가인 클라우디오 마그리스에 가장 높은 3대 1의 배당이 걸려 있다.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도 4대 1로 높은 배당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스라엘 소설가 아모스 오즈와 미국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가 나란히 5대 1로 뒤를 잇고 있다. 아시아 작가 중에서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7대 1의 배당률로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으며 르 클레지오의 배당률은 14대 1이다. 지난해에 배당률이 14대 1까지 오르며 '톱 10'에 들었던 고은 시인은 올해 33대1의 배당률로 상위 20위권에 랭크돼 있다. 다만 지난 1996년 폴란드의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이후 시인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으며 아시아권 작가가 수상한 것도 2000년 중국의 극작가 가오싱젠 이후 수년이 지났다는 점은 고은 시인에게도 조심스럽게 기대를 걸게 하는 부분이다. 물론 전혀 예상 밖의 인물이 수상자로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수상자인 영국의 도리스 레싱은 발표 직전 크게 주목받던 후보가 아니었으며 2004년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경우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파격적인 수상자였다. 한편 역대 노벨문학상 국가별 수상 횟수는 프랑스가 12회로 최다였고, 미국 10회, 영국과 독일 각 9회, 이탈리아 7회, 스웨덴이 6회로 뒤를 이었다. 러시아와 스페인, 폴란드, 아일랜드는 나란히 4회씩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덴마크와 노르웨이 각 3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그리스, 칠레, 일본이 2회씩 수상했다. 터키와 오스트리아, 중국 등 19개국도 한 차례씩 수상자를 배출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고은 시인을 비롯해 황석영, 김지하, 조정래, 최인훈 등 여러 작가들이 수상권 후보로 점쳐지기만 했을 뿐 아직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가 4일 폐막콘서트 '소리, 소통'을 끝으로 아흐레간의 축제 막을 내렸다. 전북일보와 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천하명창전'은 '르노삼성-소리상'에 선정, 올해 소리축제 최고 작품으로 남았다.송순섭 김일구 조통달 명창이 출연한 '천하명창전'은 좀처럼 한 무대에 서지 않는 이 시대 최고 남자 명창들의 열창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의미있는 기획으로 축제 전부터 화제가 됐으며, 판소리 공연의 대중화 가능성을 읽은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았다.'천하명창전'의 소리상 수상은 우리 전통을 온 몸으로 지켜온 명창들에 대한 헌사. 심사위원장 심인택 우석대 교수는 "작품의 기획과 연출에 있어 참신함과 독창성 등을 중심으로 가치 중심의 평가와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를 중심으로 한 형식 중심의 평가, 무대 매너와 관객 흡인력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밝혔다.폐막콘서트에서 진행된 시상식에는 송순섭 조통달 명창과 기획을 맡은 윤중강 예술감독이 참석했다. 송순섭 명창은 "소리축제에 초대받은 것도 고마운데 상까지 준다"며 "출연진들이 받은 게 아니라 소리축제를 찾은 관객들과 다같이 받는 걸로 하자"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천하명창전'에는 상금 1000만원이 시상됐다.한편, 올해 소리축제에는 총 26만9187명이 다녀갔으며, 객석점유율은 72%를 기록했다.
"소리축제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고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주시면서 소리축제의 발전가능성을 다시한번 확인했습니다. 소리축제는 앞으로도 우리가 놓아서는 안될 한국의 대표 축제라고 생각합니다."4일 오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 기자회견에서 안숙선 조직위원장은 "야외공연이 많다보니 진행이나 운영에 있어 미숙한 점이 있었다"며 "소리축제에서 만들어진 좋은 작품들은 다른 지역 공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소리축제 조직위에 따르면, 올해 축제에는 지난해 보다 73% 증가한 26만9187명이 다녀갔다. 올해 총 예산은 24억원. 국비, 도비 지원을 제외한 협찬과 티켓 수입 등을 포함한 전체 수입은 3억4500여만원으로, 티켓 수입은 1억원을 조금 넘을 전망이다. 평균 객석점유율은 지난해 71.2%와 비슷한 72%를 기록했다.안영수 감독은 "야외공연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무료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해 관람객들의 참여가 높았다"며 "야외에서 판소리 공연을 열고, 판소리 기획공연을 대극장에 배치해 판소리 대중화에 있어 일정부분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안감독은 "대중성을 강화하다 보니 소리축제 정체성 논란을 일으킬 만한 프로그램들이 일부 있었다"며 "내년에는 보완하겠다"고 밝혔다.안위원장은 "올해 축제를 치르면서 미진한 부분들과 지적된 사항들은 소리축제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공연장 밖은 성공적이었지만, 공연장 안은 실패였다. 조직 역시 밖으로는 변화와 혁신을 꾀한 것처럼 보였지만, 안으로는 많은 갈등을 안고 있었다.지난달 26일부터 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등에서 열린 소리축제는 야외공연과 무료공연을 늘리고 부대시설을 보강하면서 축제 분위기 조성과 관람객 유인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공연 수준이 고르지 못해 공연예술축제로서 그동안 노력해 온 것들에 반하는 점수를 받았다.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월드뮤직축제로서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졌지만, 축제 분위기가 살지않았다'는 지난해 평가하고는 상반된 결과.올해는 티켓 판매나 홍보 등 전반적인 운영 면에서도 그동안 소리축제가 쌓아온 노하우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는 평가다.소리축제가 8회째를 맞으면서 장기적인 과제들도 제시됐다. 특히 소리전당을 벗어나면 축제 분위기를 느낄만한 요소들이 전무해 지역이 축제로 살아나지 못하는 데 따른 지역민들의 갈증은 컸다. 10회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축제와 지역과의 연계가 실패했다는 지적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외면 당한 전통음악 공연올해는 조직위가 야심차게 내놓은 공연들에 관객들 호응이 적었다. 특히 소리축제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국악 공연들이 작품의 위상과 예술성에 상관없이 관객들로부터 외면 당했다.르노삼성-소리상을 수상한 '천하명창전'은 소리축제 자체 기획 프로그램으로, 축제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유료 관객 숫자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왕조의 꿈-태평서곡'도 점유율 50%, 판매율 7%에 그쳤으며, 그동안 높은 객석점유율과 판매율을 보였던 '판소리 명창명가'도 예년에 비해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작품 완성도가 공연마다 들쭉날쭉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일부 공연이 연습량 부족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기초적인 문제들을 노출시키면서 작품 선정 과정과 제작 과정에서 소리축제와의 결합 정도 등이 짚어볼 문제로 떠올랐다.소리축제 자체 기획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반복됐다. '판소리 다섯바탕'이나 '판소리 명창명가'가 대표 기획이기는 하지만, 10회 축제를 바라보며 새로운 도약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더불어 해를 거듭하면서 '판소리 다섯바탕'이나 '판소리 명창명가'의 출연진 연령이 젊어지고, '작고명창 열전'의 경우 품격을 떨어뜨리는 영상과 전시, 운영 등으로 의미를 퇴색시켜 기존 기획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됐다.방송사와의 결합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조직위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만족도 높은 공연을 펼칠 수 있었지만, 일부 내용이 소리축제 성격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폐단을 낳았다. 특히 한 방송사에서 주도하다시피한 개막콘서트는 프로그램들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중성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야외공연에 대중가수들의 비중을 높이면서 주객이 전도됐다는 비판적 시각도 강하게 일었다.▲ 후퇴한 운영올해도 운영상 문제점들은 여전했다. 오히려 예년보다 후퇴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특히 관객 숫자와 바로 연결되는 공연 및 공연장 배치 문제는 심각했다.개막콘서트와 국내공연을 동시간대 배치해 놓아 관람객들을 분산시켜 개막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또한 전북대 삼성문화관에는 단 2개의 공연만을 배치해 놓아 축제 안에서 소외되는 인상을 줬다. 야외행사가 증가하면서 곳곳에 야외무대가 설치돼 공연에 대한 흡인력과 집중도가 떨어지기도 했다.공식 기자회견에서의 통역 문제는 심각했다. 통역 담당자 태도가 불성실하거나 공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국제 행사로서 전문 통역사를 기용하지 않은 데 따른 비난은 피해갈 수 없다.또 개막 직전 홈티켓 운영이 취소되고 패키지 티켓 사용 방법이 복잡해 티켓 운용에 있어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소리축제 주 행사장인 소리전당이 전라북도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축제 조직위와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홍보는 효율성을 살리지 못했다. 서울지역 프로그램 설명회, 사회공헌 나눔 협약식, 찾아가는 홍보공연 등 의욕적으로 홍보 활동을 하긴 했지만, 홍보 시작 시점이 늦고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그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또한 공연이 늦게 확정되면서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도 부족했다. 프로그램 북 제작이 지연, 개막 하루 전에 발행되고 내용도 빈약해 공연 성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관객들의 불만이 이어지기도 했다.▲ 조직의 문제축제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조직 안정이 필수. 그러나 올해 소리축제는 개막 전부터 내부적인 문제로 말이 많았다.논란의 핵심은 감독 자리. 지난해 곽병창 전 총감독의 임기가 끝나면서 당시 부감독이었던 안영수 감독이 감독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공개모집을 하지 않고 '부감독'을 '총감독 직무대리'로, 다시 '감독'으로 승진시키면서 직제 변동에 대한 명확한 절차와 검증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리축제가 '총감독' 대신 '감독'을 택한 것은 공연예술축제로서 예술성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강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감독의 역할 보완과 프로그래머 필요성에 대한 대안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자문단도 1년 단위 계약직인 데다 시기적으로 늦게 구성된 편이어서 역량 발휘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또한 실무를 담당하는 조직위 사무국 직원들이 축제를 앞두고 갑작스레 사직하는 등 새로운 인력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업무 처리가 미숙하고 효율성도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사무국 내에서도 정보 공유나 의사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나치게 수평적이었던 조직을 공연부와 홍보부를 두 축으로 재편했다는 점은 긍정적 평가다.조직위 인력들의 전문화와 근무 여건 개선 등도 소리축제가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4일 폐막한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소리축제의 핵심 프로그램들이 관람객 숫자가 기대에 못 미치친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세다.소리축제에 올려진 프로그램 수준이 들쭉 날쭉해 관람객들의 외면과 불만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공식 초청한 공연들도 객석이 텅텅 빈 곳이 많았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조직위 사무국 내부에 공연 전문가가 없다는 데 대체적으로 의견이 모아진다.명확한 절차와 검증 작업 없이 추진된 감독의 업무 인계가 논란의 핵심이다. 예술계에 몸담았던 총감독들과는 달리 이번 감독은 공개모집을 거치지 않아 그의 역량이 투명하게 검증되지 못했다.총감독을 없애고 예술적인 면에 관한 비중을 줄인 감독을 기용했으나,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지난해부터 제안됐던 전문 프로그래머 기용 대신 프로그램 자문단이 구성됐지만 그 역량도 충분히 발휘되기 힘들었다. 소리축제에 주인의식을 가질 만큼 오랜기간 보장된 자리도 아니었고, 시기적으로 늦게 구성돼 무리가 있었다.지난해 소리축제는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공연예술축제로서 그 위상이 확고해졌지만, 축제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검증 시스템이 미약해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 공연 수준이 각양각색으로 완성도가 높은 공연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공연이 무대에 함께 올려져 관람객들의 외면과 불만으로 이어진 것.또한 3∼4시간을 투자해 소리축제를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어떤 공연을 볼 것인지 친절한 안내가 덧붙여져야 할 프로그램 북은 뒤늦게 배포된 데다 각 공연의 특징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어떤 공연을 봐야 할지 망설이게 만들었다.모든 축제의 중심은 사람에 있다. 판소리를 중심에 둔 소리축제 역시 그 내실을 다져가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조직위 인력들의 전문화다. 판소리를 모르는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위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한들 그 생명력은 오래 갈 수 없다.
'소리, 오락'을 주제로 한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가 4일 폐막한다.올해 소리축제는 축제 6일째인 1일까지 16만3332명이 다녀가는 등 폐막 전 지난해 총 관람객 숫자인 15만5000명을 넘겨 관람객 동원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유료관객 숫자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티켓 수익은 당초 예상보다 적을 전망이다.이날 오후 9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폐막콘서트 '소리, 소통'은 올해 소리축제 하이라이트만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모아놓은 야외콘서트로 진행된다.폐막콘서트에서는 소리축제 최고 공연에 수여되는 '르노삼성-소리상'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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