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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교과서 의원 제외 의견' 철회

문화체육관광부가 초등학교 교과서의 직업 소개란에서 국회의원을 제외하자는 의견을 냈다가 이를 철회했다. 문화부는 30일 브리핑에서 "국회의원 부문은 지난해 교과서 개정과 관련해 제시했던 의견 중 미반영된 사안들을 세심한 주의 없이 다시 제시하면서 빚어진 오류"라며 "오늘 보도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 해당 요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유병한 대변인은 "교과서 개선요구 자료와 관련, 사후 보고를 통해 뉴질랜드에 출장 중인 장관으로부터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직업군을 소개하면 됐지 국회의원을 삭제할 필요는 없다는 지시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문화부는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해 교과서 수정 보완에 대해 547건의 의견을 제시해 280건이 반영됐고 국회의원 삭제 등 내용은 미반영된 상태로 남았으며, 올해 다시 교육인적자원부의 의견 제시 요구를 받아 미반영된 내용을 포함해 335건의 의견을 제시했다는 경과 설명도 덧붙였다. 유 대변인은 "지난해 검토 때에도 국회의원을 삭제하자는 차원보다 국회의원, 장관, 장성, 도지사, 군수, 하위직 등을 포괄하는 공무원을 소개하면 된다는 취지였다"며 "자료 가운데 '거리감 있는 국회의원'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8.10.01 23:02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 10월 업무 개시

문화체육관광부는 종교차별을 금지하는 국가 공무원 복무규정과 대통령 지시에 따라 세종로 문화부 청사 1층 민원실에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를 설치, 10월1일부터 공무원에 의한 직무상 종교차별 행위를 신고받는다고 30일 밝혔다. 정부는 불교계가 요구해온 공직자의 종교 중립 제도화 방안을 수용, 공무원의 직무상 종교차별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공무원 복무규정 제4조 제2항을 지난 18일자로 신설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의 종교차별 행위에 대해 문화부 장관이 감독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신고센터는 종교차별 사례가 접수되면 이를 '공직자종교차별심의위원회'에 회부해 종교차별행위 여부를 심의한 뒤 소속기관에 통보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심의위원들은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종교계가 추천한 인사와 법조인, 종교.문화 분야 학자 등 12명 이내로 10월 초 구성될 예정이다. 신고는 전화(☎02-720-1994)나 문화부 인터넷(www.mcst.go.kr) 국민마당 코너의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로도 접수한다. 문화부는 "앞으로 공무원의 종교차별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공무원 교육도 지속적으로 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8.10.01 23:02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눈길 끄는 공연-명창명가

스승과 제자의 대물림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자신의 소리를 얹을 수 있는 판소리.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제'와 '바디'로 일가를 이룬 판소리 명창들을 주목했다.'명창명가'에 올려지는 판소리는 '심청가'. 판소리 다섯바탕 중 비극성이 가장 많이 강조된 소리다. '춘향가' 못지 않은 예술성을 평가 받으면서도 슬픈 대목이 많아 여성 명창들이 가장 즐겨 부르는 소리이기도 하다.이번 '명창명가'는 이일주 정순임 성창순 명창이 '바디'안에서 치열하고 힘있는, 그러나 더 애달픈 소리의 울림을 이어간다. 1일부터 3일까지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그 막이 열린다.▲ 이일주 명창의 동초제 '심청가'이일주 명창은 동초 김연수의 바디를 잇고 있는 동초제 소리의 중심이다.'명창명가'의 첫 무대를 이끄는 그는 뱃속으로부터 나오는 통성과 단단하고 높고 거친소리인 철성을 갖고 있다. 거친 맛과 부드러운 맛, 슬픔과 너그러움, 깊은 그늘을 느끼게 한다는 평을 듣는다.충남 부여 출신인 그는 서편제의 대가 이날치가 증조부이고, 한시대를 풍미했던 소리꾼 이기중이 그의 부친이다. 박초월, 김소희 명창 문하를 거쳤으나 동초제 소리를 이어받은 오정숙 명창을 스승으로 모시면서 동초제 바디를 지켜왔다.▲ 정순임의 박동실제 '심청가'정순임 명창이 박동실제 '심청가'로 명창명가의 두번째 무대 관객들을 맞는다.그는 박동실-장월중선을 잇는 소리계보를 지키고 있다. 박동실제 판소리는 시김새가 치밀하고 화사한 성음. 하지만 계면조의 아름답고 서러운 이미지를 잘 표현해 귀명창들을 감동시키는 매력이 있다. 비극성과 애절함이 강조된 '심청가'의 특징을 살려내기에 더 없이 좋은 소리다.아홉살때부터 어머니로부터 소리를 배우기 시작, 14살 때 이미 도창을 했을 정도로 소리 공력이 뛰어났다.▲ 성창순의 강산제 '심청가'보성소리를 대표하는 성창순 명창이 강산제 '심청가'를 내놓는다.강산제 소리는 슬픈 계면조 판소리. 음이 낮고 애절하다. 지나치다 싶을 만큼 모든 곡이 구성지고 서글퍼서 공연 첫날에는 소리 하는 사람들이 기피하는 곡. 그는 이 강산제 '심청가'로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됐다.광주 출신인 그는 명고수 성원목씨가 부친이다.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소리를 배우기 시작해 김연수 창극단을 거쳐 박초월씨로부터 거문고를 배웠으며, 김소희 공기남 정응민 박녹주 명창들의 문하를 거쳤다. 정응민으로부터 보성소리의 진수를 배워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10.01 23:02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현장유감-소문난 잔치에 객석은 텅텅

▲ 안전요원? 팬?여느해 보다 10대 관객이 많은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27일부터 29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야(夜) 콘서트' 때문이다.아이돌 그룹 등 인기있는 대중가수들이 대거 출연한 만큼 많은 관객들이 찾는 무대. 만일의 사고에 대비, 자원봉사자들이 안전요원 자격으로 무대 앞에 둘러앉아 있지만 그들의 관심은 이미 다른 곳에 있다.자원봉사자 역시 스타를 좋아하는 20대. 안전요원으로서 책임의식 보다는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가수들을 담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관객 없는 공연2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과 연지정원 등 야외무대에서 펼쳐지고 있는 'SORI+끼! 페스티벌'. 전국 대학의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모였지만, 대부분 공연 시간이 평일과 낮 시간에 잡혀있어 관객들이 없다.뛰어난 가창력과 수준 높은 음악은 텅 빈 객석, 허공으로 날아갈 뿐. 공연 첫날인 30일, 공연을 보고 있는 관객은 자원봉사자와 타 대학 학생들 몇몇 뿐이다.▲ 아니, 벌써?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곳곳에 설치된 한지조명등이 밤이 되면 분위기있는 축제 공간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하지만 많은 관객이 다녀간 지난 주말 동안 한지조명등이 찢어지거나 낙서한 흔적들이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누구세요?"안숙선인가?" "에이, 설마."소리축제 안내 책자를 보며 지나가는 부부의 대화. 그들이 걸어온 길에는 안숙선 조직위원장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안위원장은 운동화에 면바지, 점퍼 차림. 평소 색 고운 한복을 입은 단아한 모습하고는 다른 느낌이지만, 축제 현장을 뛰기에는 '딱'이다.

  • 문화일반
  • 신동석
  • 2008.10.01 23:02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천하명창전-공연 속 뒷이야기

명창이 많다지만 그 중에서도 으뜸은 천하명창이라.29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천하명창전'은 명창들의 소리 대결은 물론, 입씸 대결로도 팽팽했다.겸손하게 풀어놓는 말 속에는 자신들이 지켜온 소리에 대한 자부심이 자리잡고 있었다."제 나이 올해 70입니다만, 명창이 되려면 한없는 길이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명창 속에 끼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김일구 명창은 "제 뒤에 진짜 천하명창들이 나온다"며 "잘 못하더라도 이해하고 들어달라"고 말했다.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부른 김명창은 "소리축제 만만세, 전주시민 만만세"라며 흥을 돋구었다.송순섭 명창도 마찬가지. 그는 "'천하명창전'에 초대돼 영광이면서도 부담이 크다"고 했다."전주 들어오면서 부터 목이 쉬어버렸습니다. 소리 하는 사람들이 원래 핑계가 많지만, 혹시라도 소리가 잘 안나거든 놀라서 그런가 보다 하세요."송명창이 부른 대목은 '적벽가' 중 '적벽대전'과 '새타령'. 그는 "이날치 명창이 '새타령'을 부를 때면 새들이 날아와 앉았다는 말이 있다"며 "이 송순섭 목 가지고 새 소리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소리축제 개막식에 왔다 추운 날씨에 감기가 걸렸다는 송명창은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뜻대로 소리 못한 분을 풀어야 겠다. 다음에 또 소리축제에 초대해 주면 오늘 소리 못한 분을 풀겠다"고 청중들과 약속했다."예전에 김병조씨하고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나는 '배추, 배추, 김병조'라고 그 사람은 '통달, 통달, 조통달'이라고 했었는데…. 여기서도 '통달, 통달, 조통달'이라고 하네요. 여러분, 건강하십시오."'수궁가' 중 '범피중류' 대목을 부른 조통달 명창에게서 개막콘서트에서 온 몸으로 청중들을 웃기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뛰어난 명창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만큼 그는 진중하게 소리를 뽑아냈다.천하명창들의 대를 이을 젊은 명창 임현빈 남상일에게도 시선이 집중됐다. 임현빈과 남상일이 판소리로 세 명의 명창을 소개하는 대목에서조차 추임새가 따라붙을 정도.국립창극단에 몸 담고 있는 두 명의 젊은 명창은 전북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지고 있다. 임현빈은 해남 출신이지만, 남원시립국악단에서 오랫동안 주역으로 활동해 전북에서는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리꾼이다. 올 초 국립창극단으로 옮기면서 소리가 더욱 단단해졌다.남상일은 전주 출신으로 전주예고를 졸업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서울 활동을 시작하면서 오히려 중앙에서 더 많이 알려진 스타다. KBS '시사투나잇'에서 풍자가 담긴 판소리를 선보이고 있는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송아지 송아지 미친송아지'란 노래를 불러 사회적으로 이슈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차세대 명창으로 한껏 기대를 모은 또한명의 소리꾼은 조명창의 제자 유태평양이었다. 유태평양은 여섯살때 '흥부가'를, 열살때 '수궁가'를 최연소로 완창해 세상을 놀래킨 '국악 신동'. 올 초 4년간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오랜만에 스승과 함께 무대에 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타악을 공부하고 돌아왔지만 소리 역시 더욱 깊어져 있었다.'천하명창전'은 전북일보와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조직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 천하명창과 그들이 걸어온 길을 좇아가고 있는 젊은 명창들의 소리판에 '천하명창전'은 올해 소리축제 최고의 공연으로 떠올랐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10.01 23:02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천하명창전

이른바 자웅을 다투는 라이벌 관계에 있던 명창들은 한 무대에 서기를 꺼렸다. 한 자리에서 소리를 하다 보면 직접적인 비교가 이루어지는데, 소리라는 것이 그날 목의 상태나 기분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는 세 사람의 명창들이 한 자리에 나섰다.'천하명창전'이라 이름 붙인 이 기획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세 사람의 남자 판소리 명창인 김일구, 송순섭, 조통달 선생의 소리를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이 누구인가? 그야말로 천하제일이라고 자부하는 소리꾼들이 아니던가?그런데 정말 이들의 소리를 한 자리에서 한꺼번에 들어보기 위해서 이 프로그램이 기획되었단 말인가? 그렇다면 연출의 개념을 도입한 다양한 볼거리와 판소리 외에도 기악이나, 춤 등이 함께 등장하는, 그래서 세심한 손길이 느껴지는 이 공연 내용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 공연의 진정한 기획 의도는 공연 끝에 드러난다. 세 사람에게 안숙선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의 이름으로 '천하명창 기념패'를 증정한 것이다. 아, 그렇다면 이들이 판소리 창자로서 한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룩한 공로와 헌신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 공연이 마련된 것이었구나.그랬기 때문에 이 공연에는 특별하게도 드레스를 입은 진행자가 등장하였고, 무대 뒷면에 화면을 두어 명창들의 활동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었다. 진행자의 우리말 진행을 영어와 수화로 통역하기도 했다. 기악연주자들이나 무용가, 젊은 남녀 소리꾼들의 민요 또한 이들의 공적과 헌신에 대한 헌사였던 것이다.소리축제가 판소리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판소리에 한 평생을 바쳐 최고의 경지에 오른 명창들에 대한 예우는 당연한 것이다. 소리축제가 아니라면 어디서 이들을 예우할 것인가? 이러한 기획은 사실 진작 있어야 했다. 8년만에야 이런 자리가 마련되었다는 것은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올해에도 귀중한 문화재 오정숙 명창이 세상을 뜨지 않았던가? 이제 첫 걸음을 내디뎠으니, 앞으로 이러한 자리는 계속되어야만 한다.그러나 처음이다 보니 부족한 점도 많이 눈에 띄었다. 진행자의 판소리에 대한 이해 수준, 영상과 소리의 일치 여부, 춤이나 기악 연주와 소리의 조화, 레파토리의 선정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욱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사실 예우가 목적이었다면 지나치게 과감한 기획은 삼가는 게 나았을 것이다.'천하명창전'은 소리축제가 계속되는 한 계속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더욱 정제되고, 품위 있고, 엄숙하고, 그러면서도 흥에 겨운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한 평생을 판소리에 헌신한 이들에게 우리가 보낼 수 있는 경의에 합당한 것이 아니겠는가./최동현(군산대 국문과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10.01 23:02

문화부 '한글문화관' 건립 추진

대한민국 상징 중 하나인 한글을 홍보하기 위한 가칭 '한글문화관' 건립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대표 고경희) 주관으로 내달 1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한글문화관 건립 추진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여기서 거론된 사안들을 토대로 한글문화관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과 타당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29일 말했다. '한글문화관'과 같은 문화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그동안 한글운동단체들과 국어학계, 문화계는 물론이고 일반에서도 적지 않게 제기됐다. 이에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글문화관이 왜 필요하며, 그것이 생긴다면 무엇을 담을 것이며, 나아가 입지조건을 포함해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세 가지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김현 박사(한국문화관광연구원)는 '한글문화관, 왜 필요한가?'에 초점을 맞춰 "한글이 한국의 대표 문화상징물로서 현재에도 발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로 뻗쳐 나갈 문화 자산이므로 박물관이나 교육관이 아니라 '발전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한재준 교수(서울여대)는 '한글문화관, 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좁혀 "이곳이 유물 전시 중심이 아니라 한글의 창제 정신과 철학, 실체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 체험교육관, 자료관, 기획전시실, 한글상품점, 회의실과 공연장 등을 두루 갖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 이명식 교수(동국대)는 한글문화관 모델로 파리 에펠탑이나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같은 사례를 검토하면서 "한글의 시각적 효과를 잘 살리고 국가적 상징 위상을 지닐 수 있는 건축물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하고서, 그 부지로는 경복궁 옆 기무사 터나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주변 등을 지목할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8.09.30 23:02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중간 결산-흥행 '성공' 운영 '미숙'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축제 초반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일부 공연의 관객 만족도가 떨어지고 유료 관람객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6일 개막한 소리축제는 체감온도가 떨어지고 비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소리축제 조직위에 따르면, 28일까지 3일간 행사장을 찾은 관객은 총 9만8972명. 지난해 같은 기간 6만여명 보다 60% 이상 늘었다. 객석점유율은 78.9%. 야외공연과 무료공연을 늘리고 부대시설을 보강한 것이 축제 분위기 조성과 관람객 유인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그러나 야외행사가 증가하면서 행사 진행 등에 있어서는 운영 미숙을 드러내고 있다. 야외무대가 무분별하게 설치되고 공연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면서 공연장간 소리가 겹쳐 소음으로 작용하는 등 소리축제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공식기자회견에서는 통역 미숙으로 의사전달에 불편을 겪고 개막 직전 홈티켓 운영이 취소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또한 소리축제 주 행사장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전라북도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축제 조직위와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개막콘서트와 국내공연이 같은 시간에 열려 관람객들이 분산되는 등 개막의 의미를 퇴색시켰으며 세계를 지향하는 축제의 일부 초청 공연이 완성도 면에서 떨어지면서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안숙선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은 "전반적으로 축제가 안정된 느낌이 든다"며 "많은 관람객들이 찾고 있는 만큼,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 남은 일정을 잘 소화해 내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9.30 23:02

[전북문화의 발견] 데뷔작 1987년 창작극회 '고도를 기다리며'는

* 에스트라공 : 자, 그만 떠나자.* 블라디미르 : 안 돼.* 에스트라공 : 왜?* 블라디미르 : 고도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에스트라공 : 참, 그렇군. (침묵) 자, 그럼 가볼까?* 블라디미르 : 응, 가세나. (그들은 꼼짝 않는다.)부조리 문학의 정수로 일컬어지며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고도를 기다리며」는 전북은 물론 전 세계에서 공연되는 '밀리언희곡'이다. 전북에서는 1987년 창작극회와 1996년·1997년 전주시립극단이 공연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전춘근씨가 출연한 1987년 작품은 4명의 여배우가 5명의 역할을 나눠 맡았다. 그가 '에스트라공' 역할이었고, 양혜숙씨가 '블라드미르', 박의원씨가 '포조', 정길주씨가 '하인(럭키)'과 '소년'으로 출연했다. 연출은 고(故) 신상만 선생. 남자들만 나오는 작품을 여성들로만 구성한 것은 "여자들은 배역을 맡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이 의기투합 한 것이었다. 첫 공연이 있던 2월 16일까지 한 달 반 동안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연습했다. 연습이 끝나면 막걸리집으로 향했다. 막걸리값은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박의원씨의 몫이었다. 속칭 '캐라'(출연료)는 없었다."내 스스로가 받을만한 실력이 안 됐어. 그리고 선생님한테 연기를 배웠는데, 오히려 돈을 냈어야지, 무슨 캐라? 그때는 무대에 서고 돈 받는 거는 드물지. 만원이라도 주시면 정말 미안하고 황송한 마음만 들었어. 잘은 모르지만, 작품비용은 신 선생님이 빚내서 하셨을 거야. 그때는 그랬어. 티켓값이라도 받아서 '똔또이'하면 성공한 거지."이 작품은 군산 행복예식장 간이무대와 전주 전북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 각각 3회와 4회 총 7차례 무대에 올랐다. 군산에서는 '블라디미르'역을 맡은 배우가 2페이지 분량의 대사를 건너뛰었다가 다시 앞 페이지로 돌아왔고, 전주에서는 '포조'역의 배우가 대사를 잊어버려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는 등 여러 해프닝이 있었지만, 관객이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배우와 스태프들의 호흡은 잘 맞았다. 객석도 늘 만석이었다. /최기우(문화전문객원기자·극작가·최명희문학관 기획실장)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8.09.30 23:02

[전북문화의 발견] ⑦연극인 전춘근씨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고도(Godot)를 기다리는 일'에 붙잡혀 있으면서도 연극 내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시간 죽이기'를 한다. 연극인 전춘근씨(45)의 연극 인생도 사실은 그렇게 시작됐다."연극인들이 궁금했어. 대학도 그만뒀으니까, 시간이 너무 많은데 할 일은 없었거든. 배우모집 포스터를 우연히 봤는데 마감이 하루 남은거야,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더라고. 연극이 뭔지도 몰랐는데…."그 때 함께 시험 봤던 12명은 모두 합격했다. 그러나 9명은 한 달을 채 버티지 못했다. 그의 동기 중 현재까지 무대에 서고 있는 사람은 이부열씨(54·전북배우협회장) 한 명 뿐이다."배우는 끼가 아니야. 끼가 많으면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지. 그래서 버티질 못해. 차라리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야 오래가는 것 같아."아직도 연극은 "버티는 것"이지만, 그때는 더 심했다. 당시 시립극단 배우 월급은 정단원 3만원, 준단원 2만원이 전부. 그래도 1985년은 양신욱 박창욱 박미선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짱짱하게' 무대를 지키던 때였다.지금은 첫 손에 꼽히는 연기파 배우지만, 처음부터 그에게 비상한 연기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가 처음 인연 맺은 작품은 마당놀이 형태의 '대춘향전'(1985, 전주시립극단). 배우로 입단했지만, 그는 이 작품에서 소품제작과 허드렛일을 담당하는 스태프였다."작은 소품들 만들고, 배우들 옷 챙기고, 라면 끓여주고, 심부름 했어. 잘하는 여자 선배들이 많아서 돌아올 배역도 없었고."처음 무대에 선 작품은 '까스띠아의 연인들'(1985, 전주시립극단)이다. '시녀3'으로 출연한 그의 대사는 "네."와 "네에~." 단 두 마디. 그래도 쉽지 않았던 '네~ 페레이드'. 그때는 무대에서 발걸음 옮기는 것도 어려웠다. 체질이 아닌가, 극단을 그만두고 신학을 전공하려고 마음먹기도 했다."그때 한전 다니던 친구가 그러더라고. 인생에서 돈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은 한 우물을 파야 한다…."한 우물을 파라. 이직(移職)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쉽게 던질 수 있는 관용어이기도 하지만, '짱짱한 직장'에 다니던 친구의 충고는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그래. 해 보자, 까짓.' 순진한 춘근씨….연극이 재밌어진 것은 양혜숙씨가 창단한 허수아비인형극단과의 만남 덕분이었다."원래는 오프닝멘트만 시키려고 했다는데, 배우가 없으니까, 나까지 기회가 왔지. 그때 선배들은 인형극하는 거 좋아라 하지 않았거든. '개' 역할 맡았어. 내 손으로 인형의 몸을 이리저리 흔들고 옮기면서 배우가 뭔지, 연기가 뭔지, 조금은 알 것 같더라고."인형극을 통해 그는 "연극이 진짜 재미있어"졌다. 연극은 할 만한 것이었고, 노력해 볼만한 것이었다. 연극 이외에는 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내친 김에 인형극을 함께 한 배우들끼리 성인연극도 준비했다. 그가 '데뷔작'으로 꼽는 '고도를 기다리며'(1987, 창작극회)다."많이 배웠어. 무대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부터 다시 알게 됐으니까. 혼도 많이 났고, 칭찬도 많이 받았고. 이 작품을 통해서 연극이 무엇인지 배웠다고 해야 할까? '연극을 하리라' 마음먹게 했던 작품이지."사실 필자가 그의 데뷔작으로 예상했던 작품은 '초짜배우'에게 전국연극제 연기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단야'(1987, 창작극회)였다. 그러나 그 '대단한 수상'은 그를 더 난처하게 만들었다. "연기상을 받은 후 10년 동안 무관의 설움"이 있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그 다음해 선배들 대부분이 무대를 떠났기 때문이다. 스물다섯 살이던 '2년차 신인배우'는 그때부터 전북의 최고령 여배우가 되었다.20년 넘게 전북연극의 맏언니인 그가 후배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겁내지 말고 달려들어라"와 "연극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화와 상생의 의미를 깊이 있게 생각해라"이다."배우는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일 때 관객과 진실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해. 만들어진 것을 입는 것이 아니라, 배우 자신의 모습이 담길 수 있도록 해야 해. 그래서 배우가 아니라 연극인이어야 하는 거지. 좁은 의미로 말하면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고, 넓게 말하면 배우 스스로 자신에 대한 책임을 갖자는 말이야."작품 속 인물을 그대로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몸에 맞는 인물을 만들어 내면서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다."사람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열정이 있기 때문이야. 이제 불혹이라는 의미를 조금씩 알 것 같기도 해. 40대는 참 좋은 나이야. 50대가 되면 지천명의 의미도 깨달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 흔들리지 않고, 잘 여문 인생이 돼야지. 그래야 그 모습이 담긴 연기도 할 수 있을 테니까."그의 특별한 연기는 연극을 시작한 이후 단 한 해도 작품을 쉬지 않았던 열정에서 나온다. 인생이 깊으니, 무대도 깊다. /최기우(문화전문객원기자·극작가·최명희문학관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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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8.09.30 23:02

제2회 손글씨 공모전 송북초 민선홍양 대상

잊혀져가는 손글씨에 대한 관심은 예상 밖으로 높았다.전북일보사가 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와 함께 마련한 '제2회 전북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에는 정성스럽고 손맛이 살아있는 아이들의 일기와 편지 등 2374편의 글이 접수돼 높은 관심을 보였다.'날아가는 지렁이 고사리 손에 잡히다' 를 주제로 지난 7월1일부터 9월20일까지 열린 이번 공모전의 작품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학생과 우수학교를 추가로 선정했고, 학년별 입상자도 늘렸다. 학부모 작품도 15편이나 접수돼 학부모 특별상을 따로 만들기도 했다.대상(아해마루)엔 민선홍양(전주송북초 4학년)의 '햄스터의 자식사랑'이 선정됐다.(입상자 명단은 17면에)심사위원 박예분씨(아동문학가)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내용이 좋았다"며 "자신의 문제를 주위의 사건이나 사물과 연관 지어 진솔하게 담아낸 글, 따뜻한 시각을 보이거나 가족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솔직하게 담은 글도 좋았다"고 말했다.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일부 학교 학생들이 손글씨를 잘못 이해해 한 작가의 동시를 그대로 배껴내거나 고학년으로 갈수록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담기 보다는 보고형식의 원고량을 늘린 글들이 많았다는 점을 아쉬워했다.이번 공모전 심사는 아동문학가 김자연 김종필 박예분씨, 시인 문신 유수경씨, 극작가 최기우씨, 서예가 이승철씨, 화가 지용출씨가 맡았다.당선작은 시상식이 열리는 10월11일 오후3시 최명희문학관에 전시되며 최명희문학관 홈페이지 (www.jjhee.com)에서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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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8.09.30 23:02

패션쇼에 비즈니스 입히다

패션쇼도 이제 비즈니스를 입는다.사단법인 전주패션협회(회장 김태년)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2008 전주 컬렉션'을 6년 만에 다시 연다. 30일 오후 6시 전주 리베라호텔.무대에 올린 한복, 여성 정장, 황실·왕실의상, 모피들을 초대 손님들이 직접 입어보고 살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회원사인 '조이앙스컬렉션(대표 설동현)' '주리화우리옷(대표 주영희)' '여밈선한복(대표 설미화)' '동현글로벌 (대표 유춘순)' 등 4개 업체가 약 100여벌 작품을 선보인다.'조이앙스 컬렉션'은 포멀한 느낌을 주는 정장과 감각적이면서도 세련된 아이템들을 준비한다.'주리화우리옷'의 컨셉은 '천년 그리고 내일'.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면서도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색감의 황실의상과 왕실의상 등을 재현하고, 당의, 퓨전드레스 등이 소개된다.'여밈선한복'은 자연의 색을 그대로 담은 고운 맵시를 드러낸 한복을, '동현글로벌'은 보온성이 뛰어나며 고급스러운 모피를 마련한다.김태년 회장은 "이번 패션쇼는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수하고 회원사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소비자에게는 올해 유행 아이템을 점검하고, 협찬사에게는 패션수요를 창출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날 행사엔 패션쇼 외에 선무용 및 바이올린 연주 등 공연도 함께 마련되며, 수익금 일부는 도내 소외계층 돕기에 쓰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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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8.09.30 23:02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무용극 '청의 눈물'

한국춤의 본질은 절제에 있다. 그 어떤 감정도 쉽게 표출하지 않고 안으로 안으로 차곡차곡 쌓아 깊은 곳에서 풀어낼 때, 그 때 비로소 제 맛이 있다.그러나 28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청의 눈물'은 한국춤이 가진 정제된 멋을 느낄 수는 없었다.단순히 널마루무용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면 그대로의 만족이 있었겠지만, 한 편의 공연물로서 완성도나 작품성을 논하기에는 좀더 다듬고 좀더 체화시킬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청의 눈물'은 '심청가'를 춤으로 표현한, 널마루무용단의 판소리 다섯바탕 두번째 이야기였다. 판소리의 땅 전북에서 판소리 다섯바탕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이 전라북도무대지원사업과 전주세계소리축제 국내초청공연에 선정된 것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널마루무용단은 이미 지난해 소리축제에서도 '춘향가'를 바탕으로 한 '춤 추는 춘향'을 올려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었다. 지난해 '춤 추는 춘향'의 전체 컨셉이 레드였다면, '청의 눈물'은 물을 상징하는 블루로 춤과 도창, 국악관현악단, 판소리합창단이 현장에서 어우러지는 종합예술적 성격을 내세웠다.그러나 '청의 눈물'은 무용극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이날 무대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청'도, '심봉사'도 아닌, 도창을 맡은 소리꾼 윤진철이었다는 점이다. 무용극에서 그 어떤 무용수보다도 소리꾼의 활약이 도드라졌다는 것부터가 씁쓸하지만, '심봉사'가 '청'을 만나 눈뜨는 대목에서 조차 '청'이는 아버지를 찾지 못하고 '심봉사'는 눈을 뜨지 못한 채였다. 소리와 춤이 따로 노는 상황에서 객석은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제작진의 고도의 계산이 깔려져 있던 것이 아니라면, 공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라도 문제제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또 춤을 추고 있는 무용수들 사이로 세트가 내려오거나 무용수들끼리의 동선이 어긋나고 호흡이 맞지 않는 등 전체적으로 조화란 단어를 붙이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한국춤의 절제와는 조금 다르지만, 자유로움과 자연스러움이 살아있는 안무는 대중들의 눈을 즐겁게 했고, 무대와 객석을 연결시켜 춤의 공간을 확장한 것 또한 공연을 즐겁게 했지만 분명 '청의 눈물'에서 한국의 춤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너무나 많은 장치를 동원한 점도 아쉬웠다. 치장에 지나치게 신경쓰다 본질을 잊은 것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청의 눈물'은 막을 내렸지만, 정공법이 더 마음에 와닿을 수 있다는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의미있는 시도가 실험이 아닌, 성과로 이어지기에는 많은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9.30 23:02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창작오페라 '흥부와 놀부'

젖먹이도 다 아는 '흥부와 놀부'가 오페라로 태어났다. '흥부와 놀부'는 새삼 설명이 필요없는 권선징악의 대표적인 구전동화로 판소리, 연극, 마당극 등 실로 다양한 형태의 변용이 있어 왔다.그럼에도 오페라란 새 영역에 도전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그동안 끈질긴 집념으로 매달려온 호남오페라단의 향토 소재 발굴 창작오페라 작업의 결실일 것이다.'녹두장군' '동녘' '춘향', '쌍백합 요한 루갈다' '서동과 선화공주' '심청' '논개'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가 '흥부와 놀부'와 눈이 맞은 것 같다.26일부터 28일까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 오른 '흥부와 놀부'는 서양오페라에 적지 않은 심리적 거부감을 느껴오던 청중들로서는 비로소 주인의식을 가지고 볼만한 작품이 탄생한 것이리라.김정수 대본, 지성호 작곡의 '흥부와 놀부'는 서양오페라의 틀에 판소리를 교묘하게 접목함으로써 대중성과 예술성을 잘 살려냈다.전체 2막으로 구성된 작품은 우리 전통이 구수하게 잘 녹아있고 대본의 줄거리도 순조로웠다. 무엇보다 오페라 최대의 걸림돌인 관객 소통에 초점을 맞춘 것이 적중한 것 같다.작곡가의 능숙한 관현악 솜씨는 판소리의 창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만약 외국 공연을 한다면 서양 사람들에게도 비빔밥처럼 맛이 녹아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지게 할 것 같다.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완창판소리를 듣게 하는 것 보다 이런 맛뵈기를 보여주면서 끌어들이는 전략이라면 '흥부와 놀부'의 세계화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덤으로 이번 작품엔 우리 서민의 정서가 잘 녹아든 합창곡이 많았다. 더 정리가 필요하다면 '흥보' '놀부' 아리아가 좀더 선율미를 살렸으면 한다. 아내들과 벌이는 심리적 갈등도 음악 기술상의 코믹성을 발휘했으면 한다.극 중 품바타령은 마치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관객을 춤추게 하듯 소통에 절정감을 주었다. 적절한 예산이 투입된다면 무대 장치나 한국의상의 전시 효과도 필요할 것 같다.그러나 첫 술에 욕심은 금물. 민간의 노력에 의해 기본 틀이 잡힌 만큼 이제 시나 도가 어떤 자세를 갖느냐가 관건이다. 자칫 방심하는 사이 홍길동 캐릭터 싸움처럼 누가 흥부 박을 낚아채기라도 한다면 걱정 아닌가.아무튼 한국 오페라 60주년에 누구나가 감상할 수 있는 문턱 낮은 오페라가 나온 것은 반가운 일이다.그동안 우리가 너무 거창한 역사인물에 집착해 온 것을 반성해야 하는데 이번 작품이 그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주역, 조역 가리지 않고 흥으로 하나된 무대, 무대스텝과 출연진의 혼연일체가 관객의 즐거움으로 나타났다. 고진감래(苦盡甘來). 모처럼 호남오페라단이 흥부의 '박씨' 하나를 물은 것 같다.오직 우리 가락을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어온 호남오페라단의 일련의 작업들은 창작 오페라사에 큰 족적으로 남을 것 같다. /탁계석(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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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8.09.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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