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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문제 외교적 해결이 가장 효과적"

한국인과 외국인 여론 주도층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분쟁에 대해 외교 노력을 통한 해결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국회의원, 교수,기업인 등 한국인 여론 주도층 203명과 주한 외교사절과 외국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외국인 여론 주도층 104명 등 3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 중 29.22%가 독도 문제에 대해 '한ㆍ일 양국이 수용할 수 있는 외교노력'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답했다.그 다음으로는 '국사교육 확립으로 독도의 중요성을 알려야 한다'는 응답이 18.93%로 뒤를 이었으며 이어 '인터넷을 통한 홍보'(14.40%), '정치적 대응'(13.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한국에 체류하고 있거나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외국인 응답자들도 35.46%가 외교 노력을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꼽았으며 이어 '인터넷 홍보'와 '정치적 대응'을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한 응답이 각각 21.99%를 차지했다.한편 최근 국내 현안 중 한국의 대외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꼽았다.한국인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71.8%였으며 이어 '금강산 관광객 피살'이 14.6%, '일본과의 독도 영토 영유권 분쟁'이 11.7%로 뒤를 이었다.반면 외국인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라는 응답자가 65.2%였으나 한국인 응답자와는 달리 '독도 영유권 분쟁'이 14.4%로 '금강산 관광객 피살'(13.6%)보다 한국의 대외 이미지에 더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8.07.29 23:02

전주시-문광부 '2008 한스타일 박람회' 공동주최

전주시가 문화체육관광부와 '2008 한스타일 박람회'를 공동주최한다.'즐거움의 시작! 한스타일(Enjoy HANSTYLE)'을 주제로 31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리는 한스타일 박람회는 한국 전통문화 분야의 역량을 결집하고 우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홍보하기 위한 것. 2006년 '한브랜드 박람회'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되는 행사로, 올해는 특히 산업화에 초점을 맞췄다.전주에서는 전주문화재단이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전주시 홍보관'을 비롯해 한정식발전협의회, 고궁, 미래영상, 우석대 평생교육원 등 한지, 한식, 한복 등과 관련된 17개 업체가 참여한다.'전주시 홍보관'에는 한지상품과 한옥 모형물, 한정식 등이 전시되며 한지의상 체험, 포토존 운영, 비빔밥 200인분 비비기 등이 진행된다. 홍보관도 부채나 색동저고리, 항아리, 문창살 등 전통적 이미지로 꾸며진다. 예원예술대가 운영하는 지담은 한지테마관 구성을 맡아 UN 반기문 사무총장의 관저 게스트룸을 재현한다.전주시 관계자는 "전주가 가지고 있는 한스타일의 우수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전주만의 한스타일을 브랜드화하고 세계화·산업화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이룰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번 박람회는 한글 한식 한복 한옥 한지 한국음악 등 6개 분야 전통문화 대표 콘텐츠 88개 업체 350개 부스가 참여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29 23:02

동학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

천도교를 낳은 동학(東學)은 근대 민족종교의 시발점이었다.사회운동과 문화에 이어 정치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의 곳곳에 동학과 천도교의 영향은 뿌리가 깊었다.하지만 현재 동학은 현대인들의 공감을 얻기엔 역부족인 면이 있다.그래서 동학의 생활 속 구도법을 알리고, 인간이 곧 한울님이라는 동학 자체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책이 발간됐다. 동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모임 '동귀일체'의 「영적실기」 (글나무).'동귀일체'는 한울님과 한 마음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를 넘어 '우리'라는 공동의 시각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인식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우선 동학·천도교의 경전인「동경대전」 과 「법설」의 내용을 발췌해 수도의 단계와 수도법을 실었다. 수련에 임할 때 암송하는 참회문이나 시 외우는 주문 등이 그것이다.이어 깊은 산속에서 묵묵히 생활하며 도를 닦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성, 공경, 믿음, 천지부모, 신앙과 생활 등 7개 주제를 통해 풀어냈다. 물질, 의식, 영성을 하나의 원리로 통합할 수 있는 동학만이 자본의 논리만이 횡행하는 현대문명과 잘못된 삶의 방식에 대한 근원적 반성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각자위심'은 각자 자기의 마음, 곧 개인의 사사로움만을 추구하는 비합리적인 마음상태다. 동학은 우리 사회에 팽배돼 있는 각자위심(各自爲心)의 상태를 벗어날 것을 강조하며,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면 우리 사회의 대립과 분열,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천도교의 발생과 연혁' 부록 외에도 김덕중 화백의 삽화 등을 통해 동학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29 23:02

여정의 길목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

44일간 자신을 비우기 위한 광야로의 여정을 떠난 최인규씨.최씨는 태국, 라오스, 베트남 등 여정의 길목에서 하나님과 동행하심을 느꼈던 순간들을 담아 「동행하심」 (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혼자라는 불안감, 갑자기 찾아든 독감 등 선교 여행에 관한 부담감도 있었다.'길들여지지 않은 한적함과 낯선 곳에서의 고독은 검은 장막을 두르고 가슴을 조여 온다. 국경은 어떻게 넘어가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검문은 어떠할지(…) 무얼 찾아야 하며 이 여정의 끝은 무엇인가. 이런 사념들이 새록새록 지펴난다.'하지만 그는 곳곳에서 하느님의 놀라운 은혜를 체험하면서, 그 벅찬 감동과 꿈을 어떤 형태로든 그리고 싶었다고 적었다.선교 역사는 오래됐지만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신앙으로 복음 전파가 어려운 태국 카오산로드의 첫 여정에서부터 북한처럼 종교를 탄압하며 3개 교회만을 허락하는 라오스, 콜레라 창궐로 선교사를 중심으로 복음화를 이룬 인도 나사렛 마을의 교회 등에 이르기까지 주님 안에서의 담담히 그렸다.대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으로 이끄실 때 쉬운 지름길로 인도하지 않았던 의미를 캐고자 했고,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영혼의 해방을 체험했다. 멈출 수 없는 사역에의 의지를 다지게 된 것도 이런 광야의 체험이 바탕이 됐다.지천명을 넘긴 그는 "이제 인생의 제 2막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28년간의 교직을 접고 아내와 함께 해외의 선교사로 활동하는 일이 그것이다. 은혜로운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여정으로의 또다른 동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29 23:02

"베스트셀러 작가도 그들만의 '한 권의 책' 이 있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작가라면 아마 「달콤한 나의 도시」의 정이현일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교보문고에 가보고 '이 세상에 이렇게 책이 많구나!'라는 생각과 '언젠가 내 책을 여기에 못 꽂아놓고 죽는다면 나는 아무 존재도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는 작가. 그에게 '어떤 책'은 그 책을 만나는 순간의 자신의 상황과 관련해서 의미가 있다.이 시대 대표적 논객인 진중권도, 팩션의 새 장을 연 김탁환도, 이 지역 출신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인 은희경 신경숙도, 그들만의 '한 권의 책'이 있다.CBS 시사다큐 전문 프로듀서인 정혜윤씨가 쓴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푸른숲). 전주에서 자란 정씨는 "그 시절에 내 인생을 결정했다고 할 만한 최초의 책”은 「전태일 평전」이었다고 한다."이 책은 어떤 이의 인생을 책으로 엮어본 작은 전기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한 개인이 책과 만나는 지점에 관한 이야기가 주축이 될 것입니다.”책의 부제는 '정혜윤이 만난 매혹적인 독서가들'. 그가 만난 이들은 진중권 정이현 공지영 김탁환 임순례 은희경 이진경 변영주 신경숙 문소리 박노자였다.진중권의 신랄한 비판적 정신은 마크 트웨인에 빚지고 있었으며, 임순례의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 저변에는 제인 구달과 소로우의 철학이 깃들어 있었다. 박노자가 첫번째로 꼽는 책이 「장자」이고, 변영주가 인생의 교훈을 얻은 책이 「슬램 덩크」라는 말을 듣는 순간에는 그들의 비밀스럽고 사적인 체험들을 알게되는 듯한 기분이다.인터뷰와 독서 에세이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책. 때로는 저자의 목소리나 감상이 더 클 때도 있지만, 그것이 바로 이 책의 특징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29 23:02

'분단 상처 치유하고파…' 정도상의 소설 '찔레꽃'

"찔레꽃은 유랑민 '디아스포라'의 꽃을 의미합니다. 주인공 탈북 소녀 충심이 가족들을 찾아 헤매다 죽은 그 자리에서 피는 꽃이 찔레꽃이거든요.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남·북이 분단체제로 인해 크게 상처받았습니다. 그 상처를 치유하는 글을 쓰고자 했습니다."소설가 정도상씨(48)는 책 「찔레꽃」 (창비)을 통해 국경 안팎으로 난무하는 폭력과 비정함, 이 신산한 현실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섬세한 정서와 흔들림을 그렸다.충심의 고향인 함흥을 떠나 남양, 중국 헤이룽쟝성 농촌, 션양, 그리고 한국으로 이동하는 고단한 경로가 일곱 편의 연작 소설에 담겼다.'사람답게, 나이에 어울리게 살고 싶었다. 좋은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저녁을 먹고(…) 무엇보다도 신분증 없이 떠돌지 않으며, 아무리 늦어도 돌아갈 집이 있는 삶을 충심은 간절히 소망했다. 그러나 충심의 그 작은 소망은 모조리 금기에 속했다.'인신매매단에 팔려 조선족과 강제결혼을 하고, 간신히 탈출해 옌볜에서 안마사로 살아가는 그녀의 고통스러운 삶이 주된 축이다. 인신매매 약장사 밀매 등이 범람하는 곳에서 국가권력의 폭력성과 허구성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하지만 그녀가 목숨 걸고 얻은 신분증의 현실은 처참했다. 외국인 노동자보다 더 심한 차별은 충심이 노래방 도우미·매춘부로 몸을 팔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 부끄러운 우리네 자화상이다.하지만 이 글이 완전한 비극·허무로 치닫는 것은 아니다. 충심을 팔아넘긴 갑봉이 충심의 돈을 가로챈 사기꾼들을 추적하고, 춘구가 팔아넘긴 충심과 미향을 돕는 순간, 이들의 비정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으로 바뀐다.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믿음의 끈을 놓지 않은 대목이다.작가는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영혼의 유랑민에 가까운 3년의 시간을 보냈다."내 고통스러운 경험을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싶었습니다. 무심히 잊고 있었던 이들의 절박한 눈빛과 몸짓에 대해서도 더이상 침묵해서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정씨는 6·15민족문학인협회 결성을 위한 실무 접촉, 남북한 언어를 총망라하는 「겨레말큰사전」 편찬 준비, 남북한 문인들의 공동 문예지인 「통일문학」 창간 등에 가담하며 북한 문제에 관해 고민해왔다. 그래서 그에게 북한은 회복해야 할 법률적 영토가 아니라 문학적 영토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29 23:02

[행복한 뉴스] 도심속 맹꽁이 놀이터 만들기

도시 콘크리트 숲에서 맹꽁이 소리가 들려온다.25일 오전 9시30분 전주시 삼천동 거마공원. 멸종위기종 2급 맹꽁이를 위해 '도심 속 맹꽁이 놀이터 만들기' 첫 삽을 뜨는 날이다.'반갑다! 개도맹'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나눠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개도맹'은 개구리, 도롱뇽, 맹꽁이의 앞글자를 딴 말. 맹꽁이가 살 수 있다면 개구리나 도룡뇽도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였다.이날 놀이터 만들기에 동참한 시민들은 150여명. 꽃삽에, 플라스틱 주걱은 그래도 양호한 편. 유치원 아이들은 밥숟가락까지 들고나왔다. 그동안 자연에게 받기만 했다면, 이제는 사람이 돌려줄 차례다."맹꽁이가 산다는 건 그만큼 우리 동네가 깨끗하다는 거겠죠. 맹꽁이 놀이터가 삼천동 명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켜주는 건 우리가 해야죠."딸 황유진양(효림초2)과 함께 나온 소은미씨(39·전주시 삼천동)는 "거마공원 주변에 맹꽁이가 살고있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들어서 알고있었다"며 "맹꽁이 산란지를 만드는 데 동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은숙씨(38)는 "아중리에 살지만 맹꽁이 놀이터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어 나왔다"며 "가까운 곳에 자연이 있다는 것은 삭막한 도심 생활에 큰 위로가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주시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도심 속 맹꽁이 놀이터 만들기' 사업은 2007년 7월 시민의 제보(본보 2007년 7월 12일자 보도)로 맹꽁이 서식지가 확인되면서 시작됐다. 주변 생태환경조사와 전문가의 현지 자문, 지역주민 간담회, 장마철 서식지 분포 조사 등을 마쳤으며, 8월 말까지 습지를 조성하고 관찰데크와 생태 학습 안내판, 맹꽁이 조형물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김진태 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습지가 조성되면 맹꽁이의 서식 주변 환경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개구리를 비롯한 동물과 곤충, 습지 식물이 자라면서 도심 비오톱(biotope, 다양한 생물종의 공동 서식장소) 기능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현 환경연합 정책실장은 "맹꽁이 서식지가 시민 제보로 확인되고 시민들이 직접 삽을 들고 습지 조성 사업에 나서는 등 시민들이 함께해 더욱 의미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생태학습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주변에 있는 학교, 도서관과 연계해 습지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28 23:02

전주예술제 개최여부 안갯속

전주예술제 관련, 전주시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전주예총(회장 최무연)이 주최하는 전주예술제는 전주예총 산하 10개 협회 3000여명의 회원들이 1년 동안의 예술적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 1993년 창립 이래 해마다 이어져 왔으며, 풍남제 봄 행사와 전주예술제를 합쳐 '전주단오예술제'로 열린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전주시로부터 5000만원씩 지원받았다.그러나 올해는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추경에 5000만원을 신청했지만, 전주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에서 3000만원으로 삭감됐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아예 부결됐다. 양용모 예결위 위원장은 "지난해 부스 설치 문제로 시의원들이 실사를 나가는 등 단오예술제가 파행으로 치러지면서 현 집행부가 바뀌지 않는 한 예산 지원은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시의 예산 지원 중단은 이미 지난해 부터 예고됐었다. 각종 의혹과 허술한 행사진행으로 말썽이 됐던 단오예술제를 시작으로 협회 부실 운영과 집행부의 도덕성 시비 등 전주예총의 곪았던 문제들이 언론을 통해 터져나오면서 전주시와 전북도가 예산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전주예총 회원들은 "전주시가 올해부터 전주예총에 예산지원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전망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을 준비하지 않은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집행부로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또 "집행부가 야기한 문제로 전체 예술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각 지역마다 지역 이름을 건 예술제가 열리고 있는데, 전주예술제가 중단된다는 것은 전주지역 예술인들의 자존심 문제"라고 덧붙였다.일부에서는 "그래도 전주예술제는 치러야 되지 않겠느냐"며 "예술제 기획이나 형식, 평가 등에 있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조건들을 엄격하게 내걸고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여론을 의식한 전주예총 관계자는 "해마다 연꽃 개화시기에 맞춰 예술제를 열어왔는데 예산이 지원되지 않아 곤란한 상황"이라며 "한 해라도 예술제를 거를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단오예술제를 주관한 전주예총은 전주시의 불허방침에도 불구하고 난장부스를 설치하고 안전상 이유로 폐쇄 명령이 내려진 단오다리를 몰래 개통해 시의회가 현장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보조금 편법사용과 부채 누적, 이사회 부실 운영 등 파행 운영이 드러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28 23:02

[이준재 교수의 맛있는 와인] 색·향·맛 순서로 만나라

와인을 이용한 와인 화장품, 와인 휴대전화, 와인세제, 와인예금, 와인펀드···. 와인열풍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와인을 즐겨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와인을 마실 기회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와인을 제대로 알고 맛있게 마시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자.우선 다각적인 측면에서 와인이 지닌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와인은 7~8천년전 메소포타미아에서 출발되었다는 설의 역사적 가치, 생명의 음료· 종교적 의미·축제와 로맨스의 문화적 가치, 희소성에 따른 상품 가격의 경제적 가치, 와인 애호가의 기호식품이나 수집대상의 기호적 가치를 갖고 있다. 음식과의 궁합 및 식사중의 분위기 연출의 식문화적 가치, 프렌치 패러독스의 비밀을 통한 폴리페놀·비타민·무기질 등의 각종 건강 성분으로 인한 건강적 가치, 즐거운 시간과 대화를 통한 사회활동이나 인간관계 및 비즈니스와 연계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도 평가 받는다.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맛 또한 참으로 다양하다. 한국의 술 애호가들은 대부분 '와인 맛이 왜 이래, 역시 소주가 최고'라는 표현으로 와인의 맛을 평가한다. 특히 와인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색, 향, 맛이 강한 레드와인으로 와인전체를 총평하기 때문에 와인에 대한 거리감과 인식 차이의 폭은 더 크다. 그러나 와인의 맛은 많은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볍고 당도가 높은 스파클링 와인이나 아이스와인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청량감과 당도의 맛을 느끼면서 와인에 대한 거리감을 좁힌 다음, 당도가 조금 있는 화이트와인, 드라이한 화이트와인 순서로 와인을 만나볼 것을 권한다. 그런 후라면 탄닌을 포함한 다양한 맛을 느끼면서 과일향이 풍부한 레드와인, 탄닌 중심의 깊은 맛을 느낄 수 레드와인도 그리 낯설지 않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좀더 맛있게 와인을 마시고 싶다면 색·향·맛의 순서로 와인을 만나는 것이 좋다.한 번에 빨리 다 마시는 소주 중심의 음주문화와는 차이가 많은 것이 와인 음용이다. 소주는 마시고 와인은 음미한다는 서로 다른 차이점이 있고, 와인은 아주 예민한 술이기에 소주처럼 마시면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와인 음용은 먼저 와인을 오픈하고 와인을 따르기 전에 와인이 벤 코르크의 향을 느껴본다. 와인을 잔에 따르고 나면 와인의 색(투명도, 채도, 색상, 점성)을 눈으로 보면서 와인의 출생에 대해 생각해보고, 향(전반적인향, 과일향, 방향)을 코로 맡으면서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각해보고, 맛(당도, 탄닌, 산도, 밀도, 뒷맛, 균형)을 혀와 입안전체로 느끼면서 마시는 것이 좋다.더 중요한 것은 어느 한편으로만 와인을 평가하지 말고 총체적으로 테스팅한 후에 와인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래야 나에게 맞는 와인을 찾을 수 있다.[와인만나기 TIP]와인글라스에 와인을 얼마나 채워는 것이 좋은가.선의의 뜻에서 인심을 듬뿍 담아 채웠다고 하더라도 와인 매너에 있어서는 결정적인 실수가 될 수 있다. 글라스안에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와인의 향이 충분이 발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작은 글라스의 경우는 3분의 1만 채우고 큰 글라스의 경우에는 4분의 1만 채워서 마셔야 색·향·맛을 최대한으로 음미할 수 있다.글라스안의 와인은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기본 매너다.값이 비싼 와인이나 품질이 우수한 와인일 수록 와인 애호가들은 와인을 적게 따르는데, 이는 와인이 공기와 충분히 접촉하여 풍미한 맛이 우러나도록 하기위한 것이다. /한국국제마스터와인소믈리에·건양대 예식산업학과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07.25 23:02

색다른 한지의 참멋 '청소년 한지문화예술제'

전통미술교육연구회(회장 정미현)가 주최하는 '2008 청소년 한지문화 예술제'가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문화체험관 시민갤러리에서 열린다.10회를 맞은 '전국청소년 전주한지미술제'가 그동안 한지미술이 청소년 미의식 속에 자리잡기까지 그 의미와 시간들을 재조명하는 자리다.올해 한지미술제에는 전국 중·고 96개교 1694명이 공모, 총 798명이 입상했다. 고등부 대상 수상자 이길은(수묵, 전주예고3) 정달흠(창작, 포항장성고3) 문수인(입체, 전주기전여고3), 중등부 대상 수상자 정승규(수묵, 마령중3) 이종해(창작, 구이중2) 이소리(입체, 임실동중2) 작품 등 특선 이상 182점이 전시된다. 10년 동안 전시됐던 한지미술제 우수작을 모은 영상자료로 상영된다.정미현 회장은 "전통미술교육을 활성화시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미의식을 심어주고 싶었다"며 "초·중·고 미술교사들이 뜻을 같이 하면서 전통미술의 상징적 존재인 한지와 모필을 활용한 수업이 활성화됐다"고 말했다.전시기간 중 사단법인 전주국제문화교류협회가 주최하고 전통미술교육연구회가 주관하는 '한·중·일 국제 청소년 한지미술 교류전'도 진행된다.서구문화에 밀려 문화적 정체성과 시대정신의 혼돈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시아권 청소년들이 전통에서 현대의 새로운 문화정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 중국은 비교적 전통적인 예술표현 기법을, 일본은 현대적인 조형기법과 조형성을 보여줬다. 한국 학생들은 전통적 기법 위에 새로운 창작기법을 찾으려는 자유로운 시도들이 눈에 띈다.참여학교는 중국 서안시 제82중학교, 서공대부중학, 서대부중학, 제26중학, 영재중학, 남로소학과 일본 사이타마현 고려중학교, 동경 문경여자고등학교.한지미술제 시상식 및 문화예술제 개막식은 29일 오후 3시 전주박물관 강당에서 열린다. '청소년 창작 한지의상 발표회'가 특별행사로 열릴 예정. 전주 행사가 끝나면 남원 학생교육문화회관(9월 26일∼30일)으로 '찾아가는 청소년 한지미술제'가 이어진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25 23:02

[김정현 교수의 철학 에세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우리는 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며 물질적인 세계와 접촉하고 또 자기 자신과 내적으로 대화하며 살아간다. 아침에 눈뜨면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고, 옷이나 책, 자동차 등 일상생활용품을 사용하며 살아간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 자신과 대화하며 스스로 질책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자부심의 상을 주기도 하는 등 자신과 내적으로 만난다. 사람과 환경과 자신이 바로 내가 만나는 세계 전체인 것이다.우리가 만나는 이러한 세계는 육체나 물건, 돈과 같이 눈에 보이는 세계도 있고, 사랑이나 정의, 마음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도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메를로-퐁티(M. Merleau-Ponty)가 말하고 있듯이 세계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직조물인 것이다. 세계에는 눈에 보이는 것, 감각으로 촉지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마음이나 사랑, 의미와 가치와 같이 감각의 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것도 있다.육체의 눈에 보이고 감각으로 만져지는 세계가 물질 및 그 현상과 연관된 것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는 의미와 해석을 기다리는 정신적 세계이다. 돈으로 살 수 있는 작품이 눈에 보이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물건이라면, 그 작품에 담겨져 있는 예술가의 정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심미적 가치를 지닌 것이다. 촛불이 눈에 보이는 물리적 사태라면, 촛불의 의미는 해석을 필요로 하는 의미의 세계이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은 언어로 설명될 수 있는 응고된 물리적 사건이지만, 아픈 마음이 담겨진 사건은 해석을 필요로 하는 지금도 여전히 살아있는 사건이다. 마음과 정신,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와 의미는 육체의 눈이 아니라 정신의 눈으로 접근해야 이해될 수 있다.세계는 눈에 보이는 세계와 우리의 해석을 기다리는 열린 세계로 구성되어 있다. 육체의 눈으로 사는 사람은 물질적 세계만을 보지만, 정신의 눈으로 보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세계로 들어가 새로운 삶의 의미를 건져낸다. 전자가 표피적 세계에 집착한다면, 후자는 사람들의 관계 속에 돌아다니는 보이지 않는 삶의 이치와 의미를 읽어낸다.메를로-퐁티는 참된 철학이란 세계를 보는 것을 터득하는 것이며, 이 애매모호한 세계의 몸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신의 눈, 영혼의 눈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할 때 비로소 인간다운 의미의 세계가 우리에게 드러난다. 우리가 세상을 보다 의미 있게 살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몸을 바라보고 만날 수 있는 정신의 훈련이 필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드는 세계는 분명 존재한다. 철학은 세계의 몸을 만지며 이 애매모호한 세계를 의미 있게 읽어낼 수 있게 한다./김정현(원광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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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7.25 23:02

[김병용의 기행에세이] ③군산 어청도

◆ 섬들의 항해어청도 가는 길엔 고군산열도가 먼빛으로 오랫동안 그 자취를 보여준다. 그 모습이 요지부동의 '섬'이라기보다는 지금은 정박해 있지만 언제든지 항진에 나설 수 있는 '배'처럼 보인다. 어청도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도 그런 느낌이었다. '작은 육지'에 내린 게 아니라 조금 더 큰 배에 오르는 느낌…지도를 펼쳐놓고 오대양에 흩뿌려진 많은 섬들을 보고 있으면 이런 억측(?)은 더 심해진다. 선박의 탐조등처럼, 지도 위의 섬들은 깜빡깜빡 신호를 보내며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호명한다. 난바다와 섬들의 관계를 이같이 유추하는 것을 유치하다 비웃지 마시길… 우리는 인간의 몸을 우주에 비겨 소우주라고 하지 않던가. 한반도를 흐르는 산의 흐름을 두고 '백두대간'이라고 칭하는 것과 어청도의 모습을 보면서 접영 선수 어깨쭉지를 떠올리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상징에 대한 유추 해석이야말로 가장 직관적으로 세계를 파악하는 방식 아니던가. 인간의 시간이 도래하기 이전, 이 섬은 수십 억 년 동안 지구의 바다를 홀로 항해하고 다녔는지… 100년 수명도 안 되는 인간이 어찌 알겠는가.◆ 닻과 밧줄에 대한 단상모든 배는 닻과 밧줄을 갖추고 있다… 밧줄과 닻이 없으면 접안도 정박도 할 수 없다.항구를 향해 내뻗은 밧줄들의 의지는 팽팽하다, 외눈박이 짝사랑이 자기 구원을 향해 안타깝게 손 내밀듯… 또, 닻은 제 삶의 수심을 만날 때까지 수직 하강을 계속한다, 해저에 닿을 때까지의 그치지 않는 탐색… 닻이 내려가는 동안 공기방울들 뽀글거리며 이 물에 몸을 섞으리라, 닻에 묻은 지상의 것들이 완전히 물에 스밀 때까지…얼마 전까지도 섬진강 하구엔 '줄배'라는 게 있었다. 사공이 노를 젓는 대신, 양 기슭을 줄로 연결해 잡아 당겨가며 강물을 횡단했다. 그 줄이 없다면, 그 배는 그야말로 '끈 떨어진' 일엽편주 신세가 되었을 터… 하물며, 이런 난바다에 나선 배에게 돛과 밧줄은 생명의 동아줄이 아닐 수 없다. 그만치 밧줄과 닻은 필수적이고 그 결속에의 의지는 절박하다, '항로'라는 줄을 타고 와서 닻을 내리는 '줄배'들… 삶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 연속성이나 계기가 존재하는 것이다.◆ 어청도 등대를 찾아가는 동안…수평선 위에서 유일하게 수직으로 우뚝 융기한 섬들은 그 지형이 하나같이 가파르다. 하긴, 그렇게 섰다고 해서 '섬'이라고 부르게 되지 않았을까.'여행'이란 단어는 제법 낭만적이지만, 실제로는 늘 눅눅하게 마련이다. '고실고실'한 공간에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불현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여행은 없다. 모두 자신의 몸으로 밀고 나가야 하며, 그때마다 쉴 새 없이 끈적끈적한 땀을 닦아내야 한다, 열망이나 희열이란 단어는 얼마나 후덥지근한가.섬에 내리자마자 우선 등대 쪽으로 길을 잡았다. 7월 땡볕 속에 오르막길을 넘어가는 일이 그리 쉬운 건 아니다. 망해사와 뱃길 내내, 내 시야를 가로막던 해무는 이 섬에 도착한 순간부터 종적이 없다. '어청도'란 이름을 괜히 얻었겠는가, 쨍쨍한 하늘빛이 파란 바다 물결 위에 반사된 짙푸른 청색이 온통 섬을 휘감고 있다. 햇빛도 땀도 피할 수 없다.좀 이상한 표현이지만, 땀을 말리기 위해 나는 열심히 걷는다. 양지 바르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곳, 이런 섬이라면 바람길은 산정을 지나거나 해안 절벽 어름을 지나기 십상이다.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햇살을 맞이하기엔 수직 안테나처럼 몸을 세운 하얀 등대 자리가 제격이다.◆ 등대, 태양의 방향을 지시하는 나침반정오, 햇발이 진군하는 소리가 가장 요란한 시각이다.어떤 이는 섬에서 유형이나 도피의 그림자를 읽지만, 난 태양 아래 환히 빛나는 등대를 먼저 떠올린다. 우뚝 하늘을 향해 치세운 하얀 팔뚝, 태양을 부르는 손짓이다. 빛이 강하면 그늘이 그리운 법이지만, 때때로 눅눅한 마음의 습기를 거둬 말리고 싶은 때도 있는 법이다. 한 점 그림자도 허락지 않는 땡볕에 육신과 정신을 널어두고 싶을 때마다 찾는 등대…어디에 서 있든지, 언제 보든지 등대의 모습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몽환적이다. 돛대처럼 보일 때도 있고, 선장의 망원경처럼 보일 때도 있다, 내 경우에는 나침반의 자침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부상목(扶桑木), 옛사람들은 해가 먼 바다 너머 어느 곳 높은 나무 위에서 떠오르고 쉰다고 생각했다, 우뚝 솟은 나무 위에 큰 새가 알을 품고 있듯이, 태양은 저녁이 되면 제 둥지를 찾아든다는 이야기, 얼마나 그럴듯한가. 아마 그 부상목은 섬의 또다른 이름이었을 것이다.출렁이는 바다 위의 섬에 서서 보면, 그 존재감이 가장 강렬한 것이 태양이다. 섬사람들의 생활과 긴밀하게 연결된 일기 변화를 주도하는 것 또한 태양이다. 섬이며 사람이며 등대까지, 여기 수직으로 몸을 세운 것들은 모두 해시계가 되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제 그림자의 깊이와 농도를 물끄러미 살핀다.난 태양 숭배야말로 종교의 원시적 본질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홀로 큰 눈, 날마다 어김없는 신들의 산책과 황도십이궁… 그렇게 보면, 섬은 태양의 사원이며, 등대는 오벨리스크라고 불리워야 하는 게 아닐런지…? 내리꽂히는 빛의 입자들이 또 등대의 외벽을 두드린다. '태양이 정오에 섰으니, 빛의 세례를 받으라' 소리치는 듯 하다.◆ 섬의 언어도착하자마자 돌아갈 배표를 예매하러 갔다가 '배 출발 한 시간 전부터 판매'한다는 좀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었다. 미심쩍어 하자, '우리끼리도 한 시간 전부터 팔고, 배가 왔는데 표가 없어 못 가는 경우는 없으니 걱정마라' 덧붙인다. 예매? 정시 출발에 익숙한 나로서는 극심한 일기 변화를 반영한 그들의 언어에 쉬 익숙해질 수 없겠단 생각이 들긴 했으나 그래도 불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서둘러 등대에서 돌아나와 보니 출항까지 무려 2시간이 남았다. 섬의 가파름보다 내 마음이 더 조급하고 가파랐던 것이다. 배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슈퍼마켓을 겸한 간이주점에서, 사우나에 앉아 모래시계 떨어지기만 기다리듯, 맥주잔을 비웠다.그렇게 십여 분, 해군 둘이 들어온다. 외출에서 돌아오는 듯한 복색과 표정이다. 좁은 공간이라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절로 들려온다. "야,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거야…" 단도직입, 앉자마자 이야기 수위가 높다. "시간이란 게 말이야… 정확해,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아…" 말투로 보아선 고참이 신참에게 남은 군 생활에 대해 충고하는 듯 했다… "남자나 여자가 다른 게 아니야, 기다리는 게 힘든 사람과 그걸 잘 견디는 사람이 있을 뿐이야…" 갑자기 더 엿듣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거기까지!막 출항을 알리는 기적이 울린다. 아까는 시간이 남았지만 이젠 모자란다. 포구에 모였던 배들은 결국 다시 항해에 나서야 한다, 미련이 있다면 여기 부려두고 가는 게 아니라, 짊어지고 떠나야 하는 것… 내가 떠나고 배가 출항하면, 섬의 생애를 처음부터 지켜보아왔던 태양의 눈길을 따라, 이 섬 또한 천천히 헤엄치리라.<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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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7.25 23:02

남부시장을 문화공간으로

남부시장이 예술의 옷을 입고 문화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한다.공공작업소 심심(대표 김병수)·전주청소년문화예술교육단이 '2008 아트 남부시장 리폼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첫번째 포럼을 갖는다.24일 오후 5시 전주 남부시장 2동 하늘정원 아트센터.리폼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 2010년 11월까지 3년간 남부시장 일대의 공간을 예술가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덧입혀 남부시장만의 특성을 살릴 공공예술프로젝트다. 이날 사례 발표는 생활예술·지역미술 운동 등을 펼쳐 안양 지역 재개발 침체기를 극복한 '스톤 앤 워터'의 '안양 석수시장 프로젝트'와 여주밀머리학교의 '레인보우 프로젝트'.석수시장은 2004년 '안양천 프로젝트'에 이어 2005년부터 시장의 빈 가게를 상설 극장, 공연장, 전시장, 창작 공간 등으로 활용하면서 거듭 태어났다.서울의 미술인들이 지역 NGO와 결합하고 학생들과 만나며 미술이라는 장르를 떠나 건강한 문화생태계를 이루는 활동으로까지 확장시킨 여주 밀머리미술학교의 공간 상상력 '레인보우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공공작업소 심심은 앞으로 남부시장 공공예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남부시장 '파사드'와 주요 출입구에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한다.또한 리폼 디자인 센터 프로젝트를 통해 리폼 스쿨을 개설하고, 튜닝 공방 등을 만들어 작가들의 다양한 감수성을 통해 시장의 문화공간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남부시장 마케팅을 지원하며, 신문 발행 및 배포도 이루어진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24 23:02

'안산종이문화축제'서 한지패션쇼 여는 디자이너 전양배씨

"한지를 자꾸 면처럼 개발하려고 하는데, 그렇다면 차라리 면을 쓰는 게 낫죠. 한지의상이 기존 원단을 대신할 것이 아니라 한지만의 고유한 영역을 찾아야 하죠. 한지의 아름다움과 함께 한지패션쇼 자체를 문화상품으로 만들고 싶어요."전양배 전주패션협회 부회장(41·전양배한지의상 대표)이 '2008 안산종이문화축제' 문을 연다.26일 오후 8시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하는 안산종이문화축제 기념식에서 '전양배 한지패션쇼'를 열게 된 것. 다섯번째 개인쇼. 디자이너로서 이름을 걸고 패션쇼를 한다는 게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그룹쇼보다 책임감이 무겁다."최근 10년이 한지문화 르네상스였다고 생각합니다. 염색, 프린팅, 커팅과 누빔, 직조와 장식상침 등 패션쇼를 통해 다양한 표현법을 보여주면서 지난 10년을 정리해 보고 싶었어요."아트웨어, 웨딩드레스 등 65벌을 선보이는 패션쇼 컨셉은 '한지 위에 핀 꽃'. '꽃'이 요즘 트렌드인 데다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소재라고 생각했다. 이합한 한지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닥섬유 자체에 틀을 눌러 꽃을 만들고 장식해 '꽃'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살리기도 했지만, '문화의 꽃'으로서 서예와 고구려 벽화, 한류스타 등의 이미지를 차용하기도 했다. 패턴은 입체적이고 서구적이지만, 장식이나 디테일한 부분에는 한국적 정서가 담겨있다."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1997년 부터 줄곧 한지의상에 매달려 온 것 같아요. 재질감이나 염색 효과, 입체적인 조형성 등 한지의 가능성이 무한하기 때문에 의상을 만들 때마다 점차 관심도 옮겨가죠."패션쇼 피날레 무대, 그는 어떤 옷을 입고 등장할까? 전씨는 "늘 한지 재킷을 입었지만 날씨가 더워 목화로 장식한 조끼를 만들어 뒀다"고 귀띔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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