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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윤 시인 7년만에 두번째 시집 '산바람 불다'

'가슴에 콱 꽂히는 시가 봇물처럼 / 터져 나온다면 그내는 어쩌겠는가 / 끓는 물이라도 좋다 / 풍덩 빠져서 떠내려 가다가 / 이방인 마을에서라도 좋다 / 밭을 일구고 잘 익은 시를 따면서 / 고향에서처럼 살겠다' ('시와의 동행' 중에서)시집을 펴는 순간 마주하게 되는 '서시'는 그가 얼마나 시를 사랑하는 시인인가를 느끼게 해준다.7년만에 두번째 시집 「산바람 불다」(신아출판사)를 펴낸 전병윤 시인(73). 그는 "나이에 맞는 원숙한 글을 쓰고 싶었지만 앞으로도 더 갈고 닦아야 할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시 한 편을 써놓고서도 마음 속으로 몇 번을 궁글립니다. 독자들이 제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고치고 또 고치는 과정을 반복하지요."그는 일상인의 삶과 자연으로 시를 짓는다. 첫 시집 「그리운 섬」이 사람과 사물을 향한 그리움에 대한 묶음이었다면, 이번 시집은 전국의 산을 다니며 얻어온 글감으로 썼다. 일상사와 가시적인 사물에서 시를 발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그러나 특별한 안목을 지닌 시인은 부드럽게 서정시를 우려낸다."우리 것이 자꾸만 잊혀져 가는 세상입니다. 현대인들에게 전통정서의 가치를 알리고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을 어떻게든 남겨놓고 싶어서 '세시풍속' 연작시를 써봤어요. 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쓰다보니 한국적인 멋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그의 시는 인간적인 삶의 범주를 벗어나는 일이 없으며, 그 바탕에는 휴머니즘이 밀도있게 스며들어가 있다. 굴절된 역사에 대한 인식과 참여정신도 애써 외면하지 않고 여러 편의 시를 통해 풀어놓았다.문학평론가 이운룡씨는 그를 "탐색의 시인"이라고 말한다. 보이지 않는 시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피동적 시인이 아닌, 시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찾아 헤매는 시인. 그는 시를 깊이 껴안는 시인이다.진안 출생으로, 1996년 진안군 농촌지도소장으로 정년퇴임하던 해 「문예사조」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진안문인협회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전북시인협회와 전주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4.08 23:02

민간위탁 3기 맞은 '전주전통문화센터' 주요사업 발표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류관현)가 민간위탁 3기에 들어선 2008년부터 2010년까지를 도약기로 삼고, 전통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4일 기자들과 만난 류관현 관장은 "전통문화센터는 한 공간에 전통예술공연과 혼례, 음식, 교육, 체험 등이 어우러져 있어 문화공간으로서 지역사회의 기대가 더욱 높다"며 "문화사업 분야와 음식 분야에 각각 자문위원회를 구성, 전통을 발굴해 새로운 문화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정착기(2002∼2003)와 성장기(2004∼2007)를 지난 센터의 주요사업은 전통예술문화와 관련된 콘텐츠 개발. 판소리 대중화를 위해 교재를 제작하고 찾아가는 공연과 경연대회를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또 전속예술단인 한벽예술단을 중심으로 자체 창작공연을 기획, 센터 대표 상품으로 개발하고 지난해 시작한 '전국대학생마당놀이 경연대회'도 정착시킬 계획이다.전통음식관인 '한벽루'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종가음식 및 전통음식 활성화를 위한 전략도 세웠다. 한국의집 조리실과 서울힐튼호텔 트레이닝센터와의 교류를 통해 센터는 물론, 지역 향토음식점의 맛과 서비스 질도 높일 계획.지역문화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한옥마을 내 문화공간들의 특화 체험프로그램을 패키지로 묶어 상품화시키고, 세시절 행사를 공동으로 추진해 축제화시키는 등 공동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문화시설 인력들 간의 정기모임은 '전주예술인 네트워크'로 확대시켜 나갈 전망이다.익산과 남원, 고창 등을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전주권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한국관광공사 및 여행사를 연계한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티켓 마케팅을 위해 관련 인력도 신규채용했다.센터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과의 교류는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지역 행사에 맞춰 전통혼례 신행길놀이, 수문장 교대의식, 전통예술 공연 및 전시 등을 전주로 유치, 중앙과 지방의 문화교류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4.07 23:02

춘향제전위원장에 박범훈 중앙대 총장

올해부터 축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 기구로 새 출발하는 춘향제전위원회의 위원장에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추대됐다.3일 남원시와 춘향제전위원회에 따르면 제78대 춘향제전위원장에 박범훈(60) 중앙대 총장을 추대했다.박 총장은 중앙대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국립국악관현악단 초대 단장과 한일월드컵 개막식 음악 총감독 등을 역임한 국악계의 대가이자 작곡 및 지휘자로 명성이 높은 인물이다. 지난 1월에는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의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아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박 총장은 "춘향제의 정통성을 살리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사랑 축제로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다.남원시는 박 총장이 예술계의 신망이 높고 축제에 대한 기획력 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적임자로 꼽고 최중근 시장이 직접 나서 영입을 추진했다.춘향제전위는 위원장 선출이 마무리됨에 따라 기획위원회를 가동, 세부 프로그램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행사 준비에 나서기로 했다.한편 남원시는 춘향제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그동안 춘향문화선양회가 주관했던 행사를 올해부터 독립된 제전위원회로 이관, 전문가들에게 맡기기로 했다.올 춘향제는 '사랑으로 함께 하는 행복한 세상'을 주제로 5월 1일부터 5일까지 남원 광한루원 일대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신기철
  • 2008.04.04 23:02

남원국악예술고 이다은양 세바탕 도전

시골의 한 고등학생이 전문 소리꾼조차 어려운 판소리 세바탕에 도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화제의 주인공은 남원국악예술고등학고 2학년 이다은양(18)으로 5일 오후 2시 원광대학교60주년기념관에서 판소리 동초제 '적벽가' 완창 발표회를 갖는다.특히 이양이 이번에 도전하는 판소리 세바탕 완창 발표회는 고등학생으로서는 전국 최초의 발표회로 기록되면서 국악계의 새로운 별로 떠오르고 있다.이양은 김덕영 원불교출판사 교무의 사회로 진행되는 완창 발표회 중간 10분 가량의 휴식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4시간 동안 임청현 및 최경열 고수의 북 장단에 맞춰 판소리 동초제 적벽가를 완창한다.이양이 소리와 인연을 맺게된 것은 지난 1999년 초등학교 2학년때 어머니 김덕선씨((51)의 권유로 취미삼아 춘향가 가운데 한토막을 익히면서 시작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어린시절에도 곧잘 큰소리로 노래 부르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던 이양은 휘어감는 독특한 창법을 구사하며 명창으로서의 천부적 재능을 발휘해왔다.어떤 취미보다도 판소리가 좋았다는 이양은 지난 99년 익산국악원 명창 임화영씨로부터 심청가와 춘향가·적벽가를 사사받으면서 끼를 발휘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아산에서 개최된 전국학생국악경연대회에서조차 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초등학교 6학년 재학 당시 성인 명창들조차 어려운 3시간40분에 걸친 '심청가' 완창 발표회를 가지며 주위를 놀라게 했던 이양은 중학교 1학년때에도 두번째 완창에 도전하며 명창으로서의 기질을 발휘하기도 했다.이양이 이번에 발표하게된 적벽가는 나관중이 지은 중국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적벽대전을 판소리로 변용한 것으로서 싸우는 대목이 유난히 많아 소리를 크게 질러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나 천부적인 솜씨로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소리를 하면 할수록 자신의 내면에 깃든 모든 감정이 소리속으로 빠져든다는 이양은 "내침김에 판소리 다섯마당에 도전해 기네스북에 올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장세용
  • 2008.04.04 23:02

[향기로운 주말] 봄은 꽃이다! 하얀 꽃비에 젖어보자

계절마다 으레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봄'과 어울리는 것은 단연 꽃. 그 중에서도 봄을 알린다는 벚꽃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롯데관광 관계자에 따르면 3월 말부터 일본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벚꽃을 즐기기 위한 여행인데 주말이 포함된 휴일에는 이미 예약이 마감된 상태.가까운 거리라도 해외여행은 쉽지 않다. 회사원이라면 하루쯤을 휴가를 내야하고 다녀와서의 피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 무엇보다 경비 문제는 여행을 망설이게 만든다.따로 휴가를 내지 않고 비싼 경비를 들이지 않아도 봄꽃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우리 가까이 가득하다.특히 벚꽃의 개화시기에 맞춰 축제를 하는 곳을 찾는 다면 그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을 것.가족과 함께, 친구나 연인과 함께하면 더 좋을 봄맞이 여행에 사진기와 편한 운동화는 필수다.△ 지리산 쌍계사화사한 벚꽃이 십리에 날려 '십리벚꽃길'. 만개한 벚꽃들이 터널을 이루는 장관을 연출한다. 청춘남녀가 함께 걸으면 헤어지지 않는 다는 전설로 '혼례길'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그래서 인지 꽃피는 4월이면 젊은 연인들이 함께 걷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꽃이 핀 모습 뿐 아니라 한꺼번에 떨어지는 '눈꽃'도 압권이다.근처 화개장터 구경도 가능하고 한 시간 거리 섬진강을 들를 수도 있으니 가족들끼리 주말여행 코스로 만점.△ 정읍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따로 찾을 필요도 없다. IC를 지나면서부터 내장산 방향으로 벚꽃들이 반기고 있을 테니.아직 쌀쌀하기는 하지만 저녁에 찾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밤이면 사람도 많이 없어 벚꽃을 즐기기에 더 좋고 풍물시장이 있는지라 늦은 저녁에도 밝다.근처 변산 이나 백양사로 목적지를 변경할 수도 있으니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 마이산마이산의 벚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피는 벚꽃으로 유명하다. 진안고원의 독특한 기후로 인해 수천구루의 벚꽃이 일시에 개화 해 핑크빛 장관을 이룬다.벚꽃은 제주와 진해를 시작하여 서울까지 이르게 되지만 서울 여의도의 벚꽃이 떨어질 때쯤 진안의 벚꽃은 개화를 시작하니 신비의 마이산 탑사와 딱 어울린다.인간이 만든 최고의 걸작이라는 마이산 탑사와 멀리서 보면 말 귀 같다는 마이산의 매력을 벚꽃과 함께 느껴보면 어떨까.△ 내장산 백양사내장산 하면 단풍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 명성이 워낙 대단해 벚꽃은 명함도 못내 밀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더 매력 있는 것이 내장산의 벚꽃.옛길과 함께 느끼는 벚꽃은 호젓함까지 느껴질 것. 단아한 쌍계루와 백학봉을 배경삼아 사진촬영 하는 것도 잊지 말자.△ 고창고창의 매력적인 두 곳. 선운사와 내소사다. 수령이 약 5백 여년이 되는 느티나무와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의 전나무 숲길이 반기는 내소사. 내소사의 소담한 암자와 벚꽃을 함께 즐기는 기쁨은 무엇보다 클 것.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선운산 선운사도 빼 놓을 수 없다. 벚꽃 뿐 아니라 빨간 동백꽃 까지 볼 수 있다.선운사는 전라북도의 2대 본사로 빼어난 경관과 소중한 불교 문화재들까지 지니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번영로전주와 군산을 잊는 번영로도 빼 놓을 수 없는 장소. 어딜가도 사람이 많아 벚꽃을 구경하는 것인지 사람을 구경하는 것인지 분간이 안되곤 하지만 이 곳은 도심에서 쉽게 갈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번영로는 전북지역 출신 재일동포들이 성금을 모아 6천여 그루의 벚나무 묘목을 기증한 데서 유래해 그 의미가 더 깊은 곳. 국내 최장의 번영로의 벚꽃길은 흔히 '100리 벚꽃길'이라 불리며 봄의 자태를 뽐낸다.곳곳에 축등과 향토시장이 열리는 등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에 안성마춤. 근처 전주나 군산의 '미(味)'까지 즐길 수 있어 눈 뿐만 아니라 입까지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다.

  • 문화일반
  • 이지연
  • 2008.04.04 23:02

'비워서 채워지는 풍경…' 문인화가 문연남씨 개인전

붓을 잡으면 모든 것이 고요해 지면서 무디어진 의식이 맑게 깨어난다. 붓끝이 화선지와 부딪쳐 하나가 될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문인화가.이소 문연남씨(40)의 두번째 개인전이 4일부터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지난해 서울 전시에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들과 신작들을 더했다."원래 서예를 먼저 시작했었어요. 서예도 조형적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고정돼 있는 형식에서 좀더 벗어나고 싶어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한 문인화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20여년 동안 서예를 써오던 그는 8년 전부터 문인화를 그리고 있다. 채움보다는 비움을 알고 힘있게 그려낸 획 하나에서도 깊이감이 느껴지는 화폭. 작가의 정신세계가 작품에 반영될 수 밖에 없는 문인화를 위해 그는 독서를 통해 내면을 성숙하게 다져가고 있다고 했다."옛 것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나가려고 노력하다 보면 작품 하나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걸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누군가에게 구애받고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데, 여전히 그림에 대해서만은 자유롭지 못한 것 같아요."시(詩) 서(書) 화(畵)가 어우러진 작품에 관람객들은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서예가들은 붓이 지나간 자리에서 필력을, 화가들은 개성있는 구도와 색감에서 조형성을 읽는다.전북대 사범대학과 원광대 동양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북미술대전과 한국서예술대전 초대작가, 전주미술협회 문인화분과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전업미술가협회와 이목회 회원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4.04 23:02

한옥마을, 삼짇날 '삼삼한 봄맞이' 행사

마음이 싱숭생숭, 어느새 봄이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와 처마 밑에 집을 짓고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이 때. 옛 사람들이 봄놀이를 즐겼다던 삼짇날(음력 3월 3일)이 찾아왔다.봄향기 가득한 한옥마을에서 새 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류관현)는 6일과 7일 '삼삼한 봄맞이'에 나선다.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등으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것이 전통문화센터의 특징.6일은 '나누는 삼짇날'이다. 낮 12시 센터 혼례마당에서는 '한벽루의 장맛을 찾아서' 떠난다. '삼짇날 장을 담그면 그 맛이 좋다'는 옛 풍습을 재현하는 자리로, 직접 장을 담그고 관리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이날 담근 장은 3개월 가량 센터에서 숙성시킨 후 참가자들에게 전달된다. 센터 내 전통음식관 한벽루에서는 직접 담근 간장을 이용해 만든 장국국수 시식코너를 준비한다.오후 1시부터 3시까지는 아이들을 위한 '한지 체험'이 마련된다. 한지로 만들어진 노랑나비와 뱀을 붙여 자를 만드는 체험. 오후 3시 놀이마당에서는 매주 일요일 무형문화재들이 펼치는 '일요풍류한마당'이 열린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조마조마해지는 줄타기 공연이 펼쳐진다.7일은 '함께하는 삼짇날'로, 삼짇날의 다양한 세시풍속들을 엿볼 수 있다. 낮 12시에는 '삼짇날 노랑나비를 보면 한 해 운수가 길하다'는 풍습에 따라 살아있는 나비를 방사한다. 오후 1시부터는 삼짇날 대표 음식인 '진달래 화전 나누기'와 센터 곳곳에 숨겨진 제비를 찾아오는 보물찾기 '강남갔던 제비찾기'가 진행된다. 전통문화센터 식사이용권과 공연관람권 등 선물도 푸짐하다. 문의 063) 280-7042전주한옥생활체험관(관장 김병수)의 삼짇날 행사 '화사한 봄소식'은 5일과 8일 이틀동안 마련된다.5일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판소리 한마당'이 펼쳐진다. 소리꾼 김윤선씨로부터 '사철가'와 '새타령'을 배워보는 시간. 꽃차 시음회는 물론, 화전과 버들피리, 풀각시, 나비 등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삼짇날인 8일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막걸리 및 안주 만들기 행사가 진행된다. 문의 063) 287-6300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4.04 23:02

[전북문화의 발견] ⑦지역 작가들 책은 어디서 살 수 있나요?

요 며칠은 어느 골목을 돌아가도 활짝 핀 목련을 볼 수 있어 설렜다. 목련 피어있는 것을 보고 새삼 봄이 왔음을 깨달았다. 그 흥에 겨워 저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왔다.'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그러나 이 노래가 박목월 시인의 시였음을 아는 이는 드물다. 이맘때면 더러 시집 한 권 들고 꽃그늘 아래 앉아 있곤 했다. 그러면 건너편에서도 누군가 가만히 책장을 넘기곤 했는데, 잠깐 눈길이 마주치면 슬그머니 미소를 띠기도 했다. 그 미소는 책을 읽는 사람들끼리 보내는 어떤 격려 같은 것이었으리라. 문득 이 따사로운 봄볕을 쬐며 시집 한 권 읽고 싶어졌다. 그러던 참에 지역 일간지를 펼치다가 관심 가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며칠을 두고 벼르다가 시간을 내어 서점에 갔더니 책이 없다며 지역 출판사에서 발행한 책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는 찾는 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역 서점에서 지역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없는 현실에 마음 한 구석이 답답했다.● 지역 출판계 현황과 독서실태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말 기준으로 전라북도에 등록된 출판사는 모두 331개. 광역시를 제외하면 383개 출판사가 등록된 경상남도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물론 등록된 출판사라고 해서 꾸준히 책을 발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도내에서 비교적 꾸준하게 책을 발간하고 있는 신아출판사의 경우 2007년 간행 도서가 120여 권이나 된다. 매달 10여 권의 책이 나온 셈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서점에서 이 책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역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대부분의 책들이 자비(自費) 출판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지역 출판업체가 영세하다보니 인세는 고사하고 출판비용과 출판사 수익까지 작가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자비출판의 경우 통상적으로 시집은 1000부 100쪽을 기준으로 대략 200만원 정도, 소설집은 250쪽 기준으로 약 400만원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도서의 정상적인 유통이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서점의 수익성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사)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작년에 발간된 신간이 약 4만1000여 권에 이른다. 이를 두고 10대 출판강국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07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12.1권으로 월평균 1권꼴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수요자보다 공급되는 책이 더 많다보니 서점에 진열될 수 있는 도서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대형출판유통업체의 시스템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역 출판사가 배제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지역 작가들의 활동과 한계물론 인지도 있는 작가의 경우는 사정이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도내 작가들 가운데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작가는 손에 꼽을 정도다. 현재 도내 작가들의 수를 보면 (사)한국문인협회 전북지부에 등록된 회원이 약 500여 명, (사)전북작가회의 소속 회원들이 약 150여 명 정도이다. 각 지역 지부에만 속한 문인과 어느 단체에도 속하지 않는 문인들을 감안하면 그 수는 더 많아질 것이다.이들이 밤을 새워가며 고민하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한 문장 한 문장 써내려간 작품들이 독자와 소통하는 최종적인 방법은 출판을 통한 길이다. 하지만 문제는 책을 발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때부터는 독자들에게 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줄 누군가가 필요해진다.지역의 삶과 정서를 다른 누구보다도 잘 표현하는 사람이 지역에 기반을 둔 작가들이다. 지역 공동체의 가치관이나 삶의 이면들을 지역의 언어감각으로 다듬어낸 작품을 지역민들과 교류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바로 이 지점에 지역 일간지들이 담당해야 할 몫이 생긴다.전북일보의 경우 화요일자 책판 이외에도 주말판을 이용해 '읽고 싶은 이 책', '새로나온 책', '어린이 책 세상' 등 고정 지면을 통해 양서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주말판에 소개되는 책들 가운데에는 상당 부분은 서울에서 출간된 소위 잘 나가는 책들이다. 물론 지역에서 출간되는 도서의 양과 질이 조금 부족해 보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역민과 함께 하는 지역 일간지로서 지역에서 출간되는 지역 작가들의 책을 보다 심층적으로 소개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번 더 짚어주고 보여줌으로써 지역 작가들의 경쟁력이 생길 것임은 당연한 이치다.작년 한 해 동안 전북일보 지면을 통해 소개된 지역 작가들의 책은 100여 권이 넘는다. 만족할만한 성과지만 작가나 독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배가 고픈 것도 사실이다.● 지역 서점은 지역문화 생산의 전진 기지지방자치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중앙 집중화 현상을 보이는 지금, 다른 분야는 차치하더라도 문화 분야만은 지역성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는 문화의 보편성을 인정하면서도 지역 문화의 특수성과 가치를 존중함으로써 지역문화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이다. 그 가운데 서점의 역할은 남다르다.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개인의 사상과 정서를 키우는 곳이면서 지역 공동체의 공동 담론을 생산하고 지역민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곳. 김용택 시인처럼 지역 서점에서 책을 읽으며 문학도의 꿈을 이룬 작가도 여럿이니 서점은 지역문화 생산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그렇지만 도내 서점가의 상황은 여의치 못한 게 현실이다. 2006년 10월 교보문고 전주점이 입점하면서 지역 서점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전주시내에 있었던 일도문고가 문을 닫았고, 최근에는 1층과 2층을 운영하던 대한문고가 규모를 줄여 1층만 영업하고 있다. 지역 서점가들이 자구책으로 마련한 생활권 중심의 분점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도서를 구입하는 3명중 1명은 온라인 서점을 이용한다는 통계에서 보듯 독자들의 도서 구매 패턴도 바뀌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지역 출판사와 지역 작가들을 배려해달라는 부탁은 염치없는 짓인지 모른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고, 여럿이 이야기를 나누면 꽤 괜찮은 방법이 찾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지역작가 코너가 필요하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주 대한문고는 지역작가 코너를 운영했다. 별도의 판매대를 두고 지역 작가들의 작품집과 지역 출판사에서 발행한 도서만을 비치한 것이다. 빽빽하게 꽂혀있는 수천 종의 책 가운데 특정 작가군을 선별하여 집중화한 방법은 독자들에게 지역 작가들을 알리는데 일정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코너가 보이지 않는다. 홍지서림의 경우 지역 출판사에서 발행한 책을 별도로 모아놓기는 하였지만 애써 찾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구석에 위치시켜 놓고 있다. 교보문고에서는 지역작가 코너를 발견할 수 없었다.몇 년 전부터 수도권 대형 서점들을 중심으로 출판계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작가들의 사인회랄지 작품 낭독회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이제는 작품 낭독회가 보편화되었다. 과거에는 시낭송회 위주였으나 지금은 소설, 희곡은 물론 전문서적까지도 낭독회가 열린다. 그 과정에서 작가와 독자가 소통한다. 독자와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출판계나 서점가, 그리고 문학계에도 활력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그 방법이 효과적이라면 우리 지역에서도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만한 여건이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면 우선 지역작가 코너부터 마련하도록 하자.지역 출판사에서 나온 지역 작가의 책을 지역 서점에서 구할 수 없다는 건 두고두고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 지역의 작가가 우리 지역의 사상과 정서를 담아낸 작품을 우리 지역 출판사에서 발행하고, 그것을 우리 지역 서점에서 우리 지역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구조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될 때 지역의 독서인구가 늘어나고 출판계나 서점가, 그리고 작가들에게도 다투어 피어나는 봄꽃들처럼 도약의 꿈틀거림이 있을 것이다.물론 여기에는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 깔려 있다. 바로 지역 작가들이 지역의 수준 높은 독자들과 좋은 작품으로 소통할 만반의 자세가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신(문화전문객원기자, 전주권문화정보114 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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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신
  • 2008.04.04 23:02

[열린마당] 아트폴리스 전주가 성공하려면 - 김주식

최근 정부와 서울시· 광주시 등 각 지자체들은 국가의 경쟁력· 도시의 경쟁력을 문화와 디자인에서 찾고자하는 움직임을 구체적이고 빠르게 보여주고 있다.특히 공공디자인에 지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도시들은 디자인에 대한 인식수준면에선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문화부는 대한민국 미래 문화비젼을 제시하는 '창의한국' 이라는 책자에서 27가지 추진과제를 선정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간환경조성'이다.또 이러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고, 정비차원의 개선책을 뛰어넘어 공간환경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정책을 체계화하고 있다.이것은 지식정보의 중심시대에서 문화창의성의 시대로 사회의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것에 발맞추어 디자인 창의성도 변화해야 함을 의미한다.도내의 경우 전주시가 공공디자인 정책에 앞선 서울과 광주에 이어 중소도시로서 아트폴리스 정책에 일찍 눈을 뜨고 공공디자인에 대한 로드맵 마련에 나서고 있는 점은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측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사항으로 찬사를 보내고 싶다.전주시의 공공 디자인 비젼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되고 토탈디자인을 통한 품격있는 도시의 면모를 갖추어 시민과 함께 아름다운 전주를 만들자는 기본전략을 갖고 장차 자연 생태 예술도시· 문화 환경 예술도시· 첨단 영상 예술도시를 만들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이에 건축을 하는 시민 한사람의 입장에서 몇 가지 사항을 제안하고 싶다.첫째, 전주시는 관계기관 및 관계전문가가 참여하는 도시디자인 종합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시는 아트폴리스를 위한 10대 중점추진과제도 만들었고 자체 내 직제개편을 통하여 아트폴리스정책을 추진하는 국을 신설했으며 이미 구성된 아트폴리스 추진위원회와 실행기관인 공공디자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관계전문가의 참여가 골고루 조합이 안되어 있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도시계획과· 건축에 관계된 교수와 디자인 담당교수, 그리고 조경에 관계되는 교수 등 학계에 관련된 이론 중심적으로 되어 있고, 실무에 종사하는 관계전문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둘째, 정책추진을 위한 적극적인 시민참여를 유도해야한다. 디자인은 제품의 도구가 아닌 문화생산의 과정이다. 여기에는 많은 정책과 재정이 수반되고 있다. 이미 정책업무를 추진하는 전주시의 조직개편은 이루어졌고, 정책도 상당히 진척되어 있다.따라서 디자인 정책업무를 강력 추진하기 위해선 재정확보와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각종 문화관련 단체의 협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셋째, 적절한 규제와 시민을 위한 적절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해야 한다.세계적 도시공공디자인 도시인 파리가 전통과 예술로 넘쳐나는 것은 조화와 협력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호주의 시드니나 중국의 상해는 똑같은 형태의 건축물을 짓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규제만 하는 것은 아니다.파리시내 도로위의 까페, 라데팡스지역 지상공간 곳곳의 유명 미술가들 작품 전시공간 제공, 상해 우수디자인 건축물에 대한 정책적 지원 등은 시민들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 제공 사례이다.그러나 전주에서 처음 시행하는 서부신시가지 건축 가이드라인은 지구단위계획에서 규제한 내용 외에 많은 제약사항을 담고 있어 창의적인 디자인을 제한하고 다양한 공간환경조성이 어려운 실정이다.조경같은 경우 법에서 정한 범위보다 초과하여 설치하라는 사항만 있지 이에 따른 인센티브는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앞으로 전주아트폴리스가 앞서 제안한 사항들을 충분히 반영해 인간의 친밀한 환경조성을 위한 디자인이 창출되어 모든 이들에게 만족스러운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문화 브랜드로서의 전주라는 공간 환경으로 재탄생되길 기대해본다./김주식(대한건축사협회 전북건축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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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8.04.04 23:02

[옛문서의 향기] 인장의 사용

현대 사회에서 사인(서명)은 도장에 버금갈 정도의 법적 강제력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반드시 도장을 찍어야 했던 많은 서류들이 이제는 서명으로도 가능한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시대에도 서명(사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 역사 바로알기 차원에서 설명하고 한다. 서명이 서양 문화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반사적 설명이 지배적이었다. 사실 '도장'이 갖는 법적 강제력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공문서에 사용된 서명이나 도장은 관원의 서명인 서압(署押)과 관청의 도장인 관인(官印)이 주로 사용되었으며, 관원의 이름을 쓴 착명(着名, 서명)은 공문서에 사용되지 않았다. 즉 조선시대 관원이 관직의 지위를 가지고 공적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용한 것은 자신의 이름을 쓰는 착명이 아니라 '일심(一心)'과 같은 독자적인 서명을 사용하였던 것이다.이러한 규정이 변화된 것은 1895년 6월에 제정된 '공문류별급식양'에 의해서이다. 이 법률의 제정으로 서압(署押)이 폐지되고 인장(印章)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써 공문서에는 세 종류의 인장이 사용되게 되는데, 관청의 명칭을 새긴 '관인(官印)'과 관직명이 새겨져 있는 '관장(官章)' 그리고 관원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사인(私印)' 등이 그것이다.공문서에 서명(사인)을 폐지하고 도장을 사용하게 한 규정으로 인해 이후 도장의 사용은 광범위하게 민간의 영역으로 확대되었으며, 개인의 동의를 증명하는 법적 강제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왜 갑오개혁 이후 공문서에 인장의 사용을 강제하게 된 것일까? 이 시기 인장 사용을 근대적 요소로 설명하고 있는데. 서명과 인장의 사용 여하가 근대성을 증명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을까? 적어도 인장의 사용을 근대성으로 이야기하기는 무리스러운 면이 많다. 관원이 자신의 결재방법으로 서명(서압)을 사용하지 않고 관장(관직명 도장)을 사용하게 한 것은 1894년 반포된 '각부각아문통행규칙' 때문이다. 공문서의 생산 유통 시스템이 변화함으로 인하여 서압보다는 관장의 사용이 보편화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894년 이후 공문서 생산의 가장 큰 특징의 변화는 '기안문'의 작성이다. 공문서를 보내기에 앞서 결재권자의 결재를 얻기 위해 별도의 문서(기안문)를 작성하고, 이 문서를 토대로 보낼 공문을 작성하여 관인을 찍어 수신처로 보내도록 규정되었던 것이다. 조선시대 공문서 작성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기안문-시행문 규정에 새롭게 시행됨에 따라 서압의 효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도장의 위조가 쉬워진 환경 속에서 인감을 제외하고는 도장의 법적 강제력이 약화되고 대신 서명이 사용된 것도 어느 일면에서는 서명의 위조가 더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도장의 사용을 근대화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홍성덕(전북대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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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8.04.04 23:02

[어린이 책세상] 우울한 아이 무조건 쉬어야 한다 등

△ 우울한 아이 무조건 쉬어야 한다 / 덴다 겐조 글 / 알마 / 9000원"우울한 아이들은 정말로 아프고, 나른하고, 괴롭고, 고통스럽다. 다만 대부분 혼자서 참을 뿐이다"2004년 홋카이도 지역 2만 명의 초·중학생 가운데 무려 13%가 우울 경향을 보였다.아이들도 어른과 똑같이 갈등과 경쟁을 겪고, 인정받고 싶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때로는 복통과 두통 같은 신체 증상이 먼저 나타나 짜증을 부리는 까닭에, 부모들에게는 엄살이나 연기로 비쳐지기도 한다.겐조 박사는 부모와 교사가 바로 그런 아이들의 처지와 현실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강조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작가는 아픈 아이를 돌보는 동안, 아이가 속한 조직(가정, 학교)과 대인관계(부모, 가족, 친구)의 문제를 차분히 되짚어보고, 무조건 쉬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울증 아이들은 '쉬면 곧 낫는다'는 의사의 말을 듣는 순간부터 좋아지는 경우도 많단다.△ 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 / 오소희 글 / 큰솔 / 1만2000원작가는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절친한 친구에게 하듯 동등하고도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곤 했단다. 아이가 알고 싶은 지점과 자신이 알고 있는 지점이 만날 때까지, 진솔하게 설명하고 묘사하고 느낌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그랬더니 아이는 딱 그 성실성만큼만 사물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이 책은 4살 때부터 7살이 될 때까지 아들과 함께 세계 곳곳을 다닌 여행 작가 엄마의 기록이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부단히 걷게 하고 자유롭게 하기', '좋은 것을 주기보다 스스로 좋은 것을 찾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고의 선물은 아이가 세상의 아름답고 다양한 삶과 만날 수 있도록 대문을 열어주는 일이란다.또 학원에 보내고 경쟁으로 내몰기 보다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됨으로써, 부쩍 성장하게 된 자신의 내면을 고백하는 글이기도 하다.△ 맛 / 로알드 달 글 / 강 / 1만원로알드 달은 진짜 이야기꾼의 면모가 뭔지를 보여주는 작가다. 때로는 너무 능청스럽다 싶으면서도 진지하게, 번뜩이는 재치로 사람을 웃게 만들다 기막힌 반전으로 마무리하는 글 솜씨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과 집착을 소재로 흥미진진하게 요리하는 로알드 달의 작가적 재능이 마음껏 발휘됐다.포도주 이름 알아맞히기 내기에 얽힌 절묘한 이야기 『맛』을 비롯, 열편의 주옥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목사의 기쁨』엔 가짜 목사 명함을 들고 런던 주위의 시골을 돌며 고가구들을 헐값에 사들여 비싸게 팔아먹는 인물이 결국은 제 발등을 찍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사노바를 능가하는 오스왈드가 사막 한복판에서 보낸 기묘한 열락의 하룻밤을 보내고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을 능청스럽게 전해주는 『손님』도 이야기도 시선을 확 잡아끈다. 뉴욕 타임스가 '오 헨리, 모파상, 서머셋 몸이 함께 들어있다. 그만큼 단단하다."고 평했을 정도.△ 헤라클레스 / 이윤길 글 / 아이세움 / 9000원그리스 신화에서 끊임없이 재탄생되며 사랑을 받은 인물은 바로 헤라클레스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화가들과 조각가들이 그림으로 그려 내고 석상으로 쪼아 낸 인물이기도 하다.신에게 운명처럼 주어진 고난과 시련에 굴하지 않고 지혜롭게 극복해 나갔기 때문. 그는 제우스의 피를 받았다는 이유로 헤라의 저주와 탄압을 받아야 했다. 이어 저주로 시작된 열두 가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고난의 여정을 떠난다. 헤라클레스는 가족을 제 손으로 죽인 죄를 씻기 위해 아르고스 왕 밑에서 종살이하며 수많은 괴물들에게 맞섰다. 물론 그도 때론 좌절에 빠지기도 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매순간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작가가 헤라클레스에 주목하는 것은 불멸의 영웅이어서가 아니라, 인생의 고비 고비마다 숨어 있는 어려움을 이겨 내려는 우리네 인간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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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8.04.04 23:02

[읽고 싶은 이 책] '생각의 탄생'

'창작의 전제는 상상이지만 이 둘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중략)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반드시 구체적인 형태를 지녔다고 할 수 없으며 실체를 가진다고도 볼 수 없다. 하지만 창작은 실행과 분리해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법. 고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창조적인 상상이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음악의 시학」 중에서)「생각의 탄생」(에코의서재)은 '창조적으로 생각하기'에 관한 책이다.창조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 창조적 발상의 근원은 '무엇을 끄집어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끄집어낼 것인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이 책의 출발점은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정신'들의 경험을 둘러보는 것. 음악과 미술, 과학, 수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성을 빛낸 천재적 인물들의 발상법을 주제로 삼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스트라빈스키, 피카소, 마르셀 뒤샹, 버지니아 울프 등이 분석 대상으로, 그들의 '생각법'을 단계별로 나눠 설명하고 직관과 상상력을 닦아 창조성을 발휘하는 방법 또한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천재와 일반인의 차이란 타고난 재능이나 노력이 아닌, 남과 다른 나만의 독특한 '창조적 사고'를 기르는 데 있음을 주장한다.저자는 미시건 주립대학 생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그의 부인이자 연구동반자인 역사학자 미셸 루트번스타인. '저자의 말'을 통해 '창조적 사고와 지식 대통합'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들은 "창조적 사고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은 통합적이고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며 "'종합적 이해'라는 직물을 짜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지식들이라는 실을 먼저 풀어놓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그러나 전문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지식은 파편화되고 있는 시대. 저자들은 "전문적 지식의 양은 늘어는 데 비해 학문 간의 교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종합적 이해력은 퇴보 일로에 있다"며 "새로운 방식으로 지식을 재통합하고, 이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신 르네상스인을 양성할 때 이겨잴 수 있다"고 말한다.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아, 내가 써야 할 책이 먼저 나왔구나!"하고 감탄한 책. 읽고 이해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첫 장 '한국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삐뚤삐뚤 쓰여진 저자들의 인사가 책에 대한 호감도를 '확' 높여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4.04 23:02

"섹스 시간 3~7분이면 충분"<美연구진>

일반인의 생각과 달리 이성간 성관계의 지속 시간은 회당 3~7분이면 충분한 것으로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심리학과 에릭 코티 교수 연구팀이 3년 이상의 임상경험이 있는 성(性) 치료사 5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조사에 응한 치료사는 남녀간 성관계 지속 시간이 3~7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있었다.대상자들은 또 7~13분이면 "바람직(desirable)한 수준"이며 2분 이하는 "너무 짧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파악됐다.코티 교수는 이러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대다수 일반인이 성행위 능력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보고서에서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성행위에 대한 환상이 아닌 현실적인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성생활에 장애가 있거나 걱정을 하고 있는 이들을 치료하는 데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 의학 전문지 '성의학 저널'의 편집장인 어윈 골드스타인 박사는 2005년 남녀 1천500쌍을 대상으로 4주에 걸쳐 성행위에 대해 연구한 결과, 대상자의 성관계 지속 시간 중간치는 7.3분이었다고 전했다.임상 심리치료사인 매리앤 브랜든은 "우리 사회에는 남녀간 성행위에 대한 미신이 너무 많다"면서 "대다수 일반인의 성생활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흥분되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코티 교수 연구팀의 설문조사 보고서는 '성의학 저널' 5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8.04.03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