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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학작가회의’가 출범 20년 만에 ‘민족’을 떼고 ‘한국작가회의’로 새롭게 출발한다. 이로써 ‘민족문학작가회의 전북지회’도 ‘한국작가회의 전북지회’란 새 이름을 갖게됐다.사단법인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정희성)는 8일 오후 대한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제21차 정기총회를 열고, 단체 명칭을 ‘한국작가회의’로 바꾸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모태로 1987년 창립한 민족문학작가회의의 명칭 변경은 그동안 ‘민족(national)’이란 단어가 해외에서 과격한 우파 단체로 오해를 산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작가회의는 지난 1월 명칭 변경안을 확정지으려 했지만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는 일부 회원들 반발로 보류, ‘명칭변경 소위원회’(위원장 도종환)를 구성해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었다. 이후 총 회원 1400여명 중 41%를 대상으로 명칭 변경 찬반 투표를 실시, 약 75%의 찬성을 이끌어 냈으며 설문조사를 통해 새 단체명의 가닥을 잡았다.정관 개정안 통과 후 ‘한국작가회의 출범 선언문’을 채택한 작가회의는 “우리 문학의 영토는 남과 북, 아시아·아프리카를 향해 더 크게 확장되고 있으며, 우리의 문학적 관심 역시 민족 내부 문제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의 문학적 형식과 내용이 범인류적으로 확장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전북지회 이병천 지회장은 “전북에서는 명칭 변경과 관련, 일부 작가들이 통일이 지상과제인 이 시점에서 ‘민족’을 더욱 강조해야 하지 않겠냐며 격렬하게 반대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찬성하는 쪽이 많았다”며 “실제로 명칭을 바꾸기 이전부터 우리는 편하게 ‘전북작가회의’로 불러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젊은 작가들은 아쉬움이 크다. 한 작가는 “‘민족문학작가회의’에 들어오고 싶어 애쓰던 시절이 있었다”며 “‘민족’이란 말에서 자부심과 차별성을 느꼈는데, 떼어버리고 나니 한편으로 서운하다”고 말했다.
제4회 채만식 문학상에 손영목씨(61·한국소설가협회 이사)의 「거제도」가 선정됐다.백릉 채만식 문학상 심의위원회는 최종 후보에 오른 6편의 응모작 중 한국전쟁의 상흔과 포로수용소라는 철조망 안에서의 이데올로기 갈등을 세련된 문체로 표현한 「거제도」를 문학상으로 선정, 이달 27일께 상패와 함께 700만원의 상금을 전달한다고 10일 밝혔다.경남 거제 출신인 손씨는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판님’으로 등단한 후 현대문학상(1989년)과 한국문학상(2004년) 등을 수상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말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직장인들의 업무상 대화부터 가족과의 대화에 이르기까지 말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이런 ‘말’에 대해 할 말이 많은 김양옥씨(54·한국스피치아카데미 원장)가 자신의 칼럼을 모은 ‘나를 세운 말!말!말!’(이랑과이삭 펴냄)을 펴냈다.이 책에서 김씨는 소통을 위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씨는 “친절하고 편안하게 논리적으로 말하면 소통이 잘 되고 거칠고 차갑게 그리고 갈팡질팡 하는 말을 하면 소통이 막힌다”고 적고 있다.김씨는 또 조직 생활을 위한 언어습관의 중요성도 지적하고 있다. ‘크든지 작든지 조직을 떠나 살 수 없다. 조직 속에서는 필요한 말, 효과적인 말, 자신 있는 말을 해야 한다. 말투와 말하는 습관 등을 배워서 활기 넘치는 조직 생활을 하자.’(‘말 아끼기와 잘못된 언어습관’ 中에서)이 책은 신문칼럼과 웅변원고, 인사말, 어머니 시리즈로 구성됐다. 신문칼럼에는 그 동안 김씨가 신문에 게재한 많은 칼럼중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모았다. 웅변원고에는 대중 앞에 활용도가 높은 글들을 엮었다. 인사말에는 각종 행사의 문을 여는 말들을 묶었다. 끝부분인 어머니 시리즈에서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담고 있다.김씨는 “33년 동안 스피치 분야 교육자로 활동을 하면서 연구하고 체험한 것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며 “이 책이 스피치를 학습하는 모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도내 대학들의 평생교육원 전담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세상에 한 권의 책을 내놓는 것을 출산과 비유한다면, 1년 사이 여섯 번의 산고를 겪은 교사가 있다. 시인이기도 한 정성수씨(60·전주송북초교사). 한 해 동안 동시집 「새가 되고 싶은 병아리들」과 시곡집 「연가」, 창작동요집 「참새들이 짹짹짹」을 비롯해 이종록 전북대 교수와 공동작업한 음악서 3권을 부지런히 펴냈다. 그런 그가 이번엔 실용서 「글짓기, 논술의 바탕」(인문사 아트컴)과 동시집 「햇밤과 도토리」(인문사 아트컴)를 한꺼번에 내놨다. 주로 교육 현장에서 쓰여진 글들. 교사의 마음이 담겼다.「글짓기, 논술의 바탕」은 ‘말’ 하는 것만큼 편하게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특히 입시를 위해서만 논술공부를 해 ‘글’이 곧 ‘공부’가 되어버린 초·중·고 학생과 글짓기 지도를 하는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쓴 책이다. 편지나 보고서, 축하문 등 실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있는 글 뿐만 아니라 동시, 시, 기행문 등 문학적인 글쓰기까지, 예시문과 함께 글 쓰는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예절에 맞는 호칭’ ‘수례서식’ 등이 부록으로 수록돼 평소 헷갈리는 표현들도 확인할 수 있다. 「햇밤과 도토리」는 어린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쓴 동시들을 묶은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하여’ ‘교육을 생각하며’ ‘삶에 대하여’ 등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정씨는 “동시를 쓰면서 잠시라도 어린이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어 행복했다”며 “교육의 한 부분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돌이켜서 후회 없는 인생이 얼마나 될까. 사소한 것부터 인생을 좌지우지 하는 일까지 조금은 후회스럽기 마련이다. 외롭지 않은 인생도 찾기 어렵다. 누군가 옆에 있기에 외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찌 보면 환상에 불과하다. 교단에서 평생을 바친 양순영(73)씨가 수필집 ‘촛불이여 나 외롭지 않았네’(비앤엠 펴냄)를 펴냈다. 촛불에게 외롭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지금은 외롭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책이다.이 책은 ‘수난의 계절’, ‘공립학교 교직생활’, ‘교직에서의 막차’, ‘운문(韻文)’ 등 총 4부로 구성됐다.1부 ‘수난의 계절’에는 양씨의 고교시절과 대학, 군대, 결혼 등 양씨가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경험했던 일들이 담겼다.‘공립학교 교직생활’일 담은 2부는 첫 공립학교 발령지 해리중학교 부임부터 시작된다. 이어 군산고등학교를 거쳐 전주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게 된다. 유신의 암울한 그림자가 교정까지 드리워져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양씨. 또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친구 동생의 주례를 서게 되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더해졌다. 교감으로 승진한 이후의 얘기는 ‘교직에서의 막차’에 실렸다. 전주여고 교감을 역임하고 순창제일고 교장을 거쳐 전주효정여중 교장으로 교직을 마감했다. 이후 사회단체에서 글을 가르치거나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겪은 일들을 재미있게 그렸다. 운문(韻文)에서는 그 동안 느꼈던 소회를 시로 표현하고 있다.‘우리 진실의 터전 위에서/ 기쁨도 미련도 추억도 한데 모아/ 연한 소주잔에 가득 채워 같이 나누어 마시며/ 상생의 꿈을 키우고 싶습니다.’(‘가는 세월 자취 없고’ 中에서)
누구나 삶 속에 어머니가 있다. 혼자만의 가슴에 간직하기에는 너무 큰 세상. 2003년 위암수술을 받고, 삶에 대한 실타래 같은 미련으로 아직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시인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넓고 환한 그릇에 비워냈다. 첫 시집 「굴뚝은 골초다」(북인시선)를 펴낸 강성원씨(50). 그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저 세상의 어머니는 몇 줄 시구 속에 생생히 살아숨쉬고 있다. “제가 막둥이인데,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수십년을 모시고 살았습니다. 살아 생전 어머니께 해드리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들이죠.”‘멸치를 까다 맡는다 / 까맣게 응어리진 어머니의 속’(‘멸치 똥’ 中), ‘살아서 기별 있고 없고, 오늘은 / 남은 어머니 조각 밥상 홀로 받고 앉아 / 술보다 독한 맹물 마신다 / 보리알 같은 눈물 / 맹물에 말아 삼킨다’(‘밥 정’ 中). 궁핍하고 불우했던 성장기 삽화들이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비쳐진다. “어머니에 관계된 글을 쓰다보니 스스로 우울해 지는 것 같아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는 의식적으로 시를 바꿔보려고 노력했습니다.”“글쓰기로 과거에 살았던 기억을 남기고 싶다”는 그에게 시는 유년시절 결핍과 상처에 대한 위로. 현실에 대한 인식은 나즈막하게 읊조리는 넋두리다. 이제 그의 시는 자연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바뀌고 있다. 김제 출신으로, 계간 「e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남성고·남성여중 교사.
반백을 흔히 지성의 상징이라고 얘기한다. 그만큼 흰 머리가 주는 지적 상징성이 크다는 의미다. 하지만 상아탑에서 평생을 몸담은 반백이라 할지라도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특히 나이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창생들과 야유회를 갔을 때 지나가던 여고생들이 던진 ‘맨 할아버지들 뿐이네’라는 ‘그 말 한 마디’가 새삼 나이를 실감케 했다.전일환씨(61·전주대 부총장)가 30년만에 수필집 ‘그 말 한 마디’(문학사계 펴냄)를 엮어냈다. 그 동안 틈틈이 써왔던 글들을 아담한 수필집으로 묶었다. 그런데 전씨는 왜 ‘그 말 한 마디’를 제목으로 삼았을까.전씨는 “자기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도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 “나이를 먹는 것 자체를 인식하는 사람들도 드물다”고 말했다. 전씨는 “그 말 한 마디가 내가 스스로 깨닫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했다”며 “그 한 마디가 머리속을 파고들고 떠나지 않아 제목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전씨의 수필집 ‘그 말 한 마디’는 ‘부끄러움의 미학’, ‘그 말 한 마디’, ‘나무가 고요히 있고자 하나’, ‘천둥소리’, ‘금강산은 저만치 그대로’ 등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 ‘부끄러움의 미학’에는 지난날 우리 사회에 대한 단상을 때로는 담담하게, 또 때로는 참담한 심정으로 담아내고 있다. 군부독재시절 유신 데모에 참가했던 학생들을 제적시키라는 명을 어기고 총장에서 물러난 원로교수의 얘기부터 참여정부 고위 관료들의 낙마얘기까지 담겨있다. 2부 ‘그 말 한 마디’에서는 삶을 살면서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나무가 고요히 있고자 하나’에는 효도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천둥소리’와 ‘금강산은 저만치 그대로’에는 해외여행 경험담과 자연의 아름다움들을 묘사했다. 그는 “고전을 전공한 사람들의 글에서는 ‘장맛’을 느낄 수 있다”며 “이번 수필집을 통해 독자들이 편안함 속에서 일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또 “지금까지 써놓고 발표하지 못한 글들을 1∼2권 정도 더 묶어낼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재단법인 전주국제영화제(JIFF)는 내년 5월 열리는 제9회 JIFF에서 함께 일할 기술자막팀 스태프와 공식기록팀을 모집한다고 10일 밝혔다. 기술자막팀 스태프의 경우 필름전문검색사, 스틴벡(steenbeck), 상황 분야에서 각 한명씩 모두 3명을 뽑으며 근무 기간 중 전주 거주가 가능한 사람에 한한다. 응시 희망자는 JIFF 홈페이지(www.jiff.or.kr)에서 지원서를 다운받아 오는 31일까지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접수하면 된다. 최종 합격자는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내년 1월15일 개별 통보한다. 문의 전화 ☎ 063-281-4192. 동영상 기록을 맡을 공식기록팀의 경우 JIFF 공식 예고편과 홍보 동영상 제작 및 개.폐막식 이원 중계가 가능한 업체로 충분한 장비와 인력,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우대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업체는 내년 1월11일까지 사업자 등록증과 견적서, 포트폴리오 등 필요한 서류를 갖춰 JIFF 사무국으로 우편 또는 방문 접수하면 된다. 문의 전화 ☎ 063-288-5433.
소설가 백릉(白菱) 채만식(蔡萬植 1902-1950)을 기리기 위한 제4회 채만식 문학상에 손영목(61.한국소설가협회 이사.서울)씨의 '거제도'가 선정됐다. 10일 전북 군산문화원과 '채만식 문학상 심의위원회'는 최종 후보에 오른 6편의 응모작 중 한국전쟁의 상흔과 이데올로기의 갈등을 세련되게 표현한 '거제도'를 문학상으로 최종 선정, 이달 27일께 상패와 함께 700만 원의 상금을 전달한다. 손씨의 장편소설인 '거제도'는 해방 후 한국전쟁의 민족적 불행에 휩쓸린 민초들의 삶과 '거제도 포로수용소'라는 철조망 안에서 벌어졌던 이데올로기의 갈등을 세련된 문체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남 거제 출신인 손씨는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판님'으로 등단한 후 현대문학상(1989)과 한국문학상(2004) 등을 수상했다. 이 문학상은 2002년 백릉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를 기리기 위해 신설돼 2003년과 2004년 시상해왔으나 제3회 때인 2005년에는 거센 친일논란으로 중단됐다가 지난해 부활됐다. 친일문인과 우리 소설문학의 터를 닦은 작가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 채만식은 '탁류' 등 300여 편의 작품과 문건을 남겼으며 이중 1938-1944년에 집필된 작품 등 10여 편이 친일논란을 빚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은 미국 휴스턴미술관 내 한국실이 지난 7일 오후 7시(현지시간) 개관식을 갖고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고 9일 말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아버지인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홍남 관장, 임성준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김정근 주휴스턴 총영사 등이 참석했다. 1900년 개관한 휴스턴미술관은 연간 관람객 25만 명이 찾는다. 210㎡ 규모 한국실 내에는 국보 87, 88호인 금관총 출토 신라금관과 허리띠가 두 달간 특별 전시되며,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토기와 삼국시대 반가사유상 등 토기와 도자기, 불교미술, 여성장신구 등 나머지 35점은 약 2년간 진열된다. 이밖에 휴스턴박물관 소장 박대성, 이불, 최정화, 신미경 등 한국 현대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진보적 문인단체인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출범 20년 만에 '민족'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한국작가회의'로 새롭게 출발한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정희성)는 8일 오후 사간동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회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단체 명칭을 '한국작가회의'로 바꾸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모태로 1987년 탄생한 민족문학작가회의는 20년 만에 시대에 맞는 새 이름을 갖게됐다. 이번 명칭 변경은 '민족(national)'이라는 용어로 인해 해외에서 과격한 우파 단체로 오해를 산다는 지적이 회원들 사이에서 제기돼온 데 따른 것이다. 작가회의는 지난 1월 총회에서 '민족'을 떼내는 단체명칭 변경안을 표결을 통해 확정지으려다 절차상의 하자를 지적하는 일부 회원들의 격렬한 반발로 보류하고, '명칭변경 소위원회'(위원장 도종환)를 구성해 의견수렴 절차를 밟아왔다. 명칭변경 소위는 5월에 총 회원 1천400여명 가운데 41%를 대상으로 명칭변경 찬반 투표를 실시해 약 75%의 찬성을 이끌어낸 데 이어 10월에는 단체명칭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작가회의'로 새 단체명의 가닥을 잡는 등의 사전준비를 마쳐 이날 총회는 별다른 잡음없이 매끄럽게 진행됐다. 작가회의는 정관 개정안 통과 직후 '한국작가회의 출범 선언문'을 채택해 명칭 변경의 당위성과 향후 지향점을 밝혔다. 작가회의는 선언문을 통해 "우리 문학의 영토는 남과 북, 아시아ㆍ아프리카를 향해 더 크게 확장되고 있으며, 우리의 문학적 관심 역시 민족 내부의 문제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주노동자와 여성결혼이민자와 그 자녀들이 우리의 가족, 형제가 되어가는 현실은 우리의 문학적 형식과 내용이 범인류적으로 확장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족문학의 정신을 포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 정신과 정체성을 지키며 창조적으로 쇄신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응전하며 젊은 작가들의 상상력과 문학적 다양성을 포괄하는 동시에, 심화되는 신자유주의 세계질서 속에서 문학의 새로운 역할이 무엇인지 끝없이 고민하고,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명칭변경소위를 이끈 도종환 시인은 "'한국작가회의'로 이름을 바꾸는 것은 우리가 명실상부하게 한국의 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이 모여있는 단체이기 때문"이라면서 "'민족'이라는 수식어로 인해 그동안 해외에서는 극우 단체로 오해받고, 국내에서는 소수의 재야 운동 단체로 인식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도정일(경희대 교수)은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데 민족이라는 틀에 여전히 갇혀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면서 "과거 식민지 시대, 독재 시대 때는 '민족'이 큰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민족이라는 테두리를 뛰어 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도 교수는 '문학'이라는 용어도 함께 빠진 것에 대해서는 "작가는 창조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을 보통 지칭한다"면서 "굳이 '문학'이라는 말을 사족처럼 붙일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신임 사무총장으로 도종환 시인이 뽑혀 앞으로 2년간 작가회의를 실질적으로 이끌게 됐다. 신임 이사장직은 내정됐던 김지하 시인이 신병을 이유로 고사해 내년 3월 다시 결정된다.
저물어가는 2007년, 세간의 관심은 온통 대선에 쏠려 있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아픔을 껴안고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이웃이 많다.어려운 여건에도 꿈을 잃지 않는 사람들과 자신보다 남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 애틋한 가족의 사랑 등.올해 ‘당신이 따뜻한 세상을 만듭니다’라는 주제로 희망 가득한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본보는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 절망을 딛고 희망의 싹을 틔우는 이웃을 찾아 5차례에 걸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화재로 어머니를 잃고 자신도 심한 화상을 입었던 학생이 주변의 도움을 받아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겨울바람이 쌩한 9일 오전, 이날 결혼식을 올릴 신부의 화장을 하느라 분주한 전주시 중앙동 웨딩거리의 여피토탈미용연구소에서 김성은양(전주시 진북동·18·고2)을 만났다.아직은 견습생, 원장의 손놀림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김양의 이마 사이에 살짝 흉터가 보였다.“여드름 같지만 실은 화상 자국이에요. 이마와 볼, 손등에 남은 흉터가 사라지지 않네요.”김양이 내민 손등에 큰 흉터가 드러났다. 한 때는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돼 수없이 눈물 흘리게 한 흉터지만 지금의 김양에게는 더 이상 부끄럽지도, 감추고 싶지도 않은 상처다.부모와 함께 진안군에서 살던 3살 무렵, 집안에서 보일러가 폭발해 어머니가 숨지고 아버지는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김양도 큰 화상을 입고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이날 사고로 아버지는 평생 병원을 벗어날 수 없게 됐고, 지울 수 없는 아픈 기억처럼 김양의 몸에도 흉터가 남았다. 이후 김양 남매는 큰아버지 댁에 맡겨졌다.김양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꿈을 꾼 것은 고1이던 지난해였다.“화장으로 사람의 외모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이 끌렸다”는 김양의 말이다. 완전히 잊은 듯 살고 있지만 사고로 잃은 어머니의 빈자리, 몸에 남은 흉터 등 김양이 떠안은 아픔을 화장으로 아름답게 꾸미고 싶다는 바람처럼 들렸다. 또 김양처럼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상처 또한 화장으로 덮어주고 싶다는 말로 해석됐다.그러나 조그만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큰아버지의 형편으로는 매년 1000만원에 달하는 학원 수강료를 충당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꿈이 꿈으로 사라질 것 같아 절망하던 무렵, 월드비전의 나눔지원 사업이 꺾일 뻔한 꿈을 되살려줬다. 꿈이 있지만 형편상 이룰 수 없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사업 대상에 선정된 것이다.아울러 평생의 은인이 될 여피토탈미용연구소 최은미 원장을 만났다. 최 원장은 재료비만 받고 일대일 교습으로 김양을 가르치고 있다. 메이크업을 배우게 된 지난 7월 말부터 5개월 동안의 시간은 꿈처럼 빨리 지나갔다. 최근에는 월드비전의 도움으로 국내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김청경씨를 직접 만나는 등 김양의 꿈은 계속 커가고 있다.큰 어머니 정점순씨(51)는 “얼마 전 말을 안 듣는다고 호되게 혼낸 적이 있었는데 성은이가 ‘친자식과 똑같이 대해줘 고맙다’고 말하는 통에 껴안고 한참을 울었다”며 “큰 아픔이 있을 텐데 꾹 참고 성실하고 착하게 커주는 성은이가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최은미 원장은 “욕심도 있고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등 굉장히 빨리 배우는데다 남을 배려하는 자세도 좋다”며 “메이크업 뿐 아니라 헤어, 스킨케어도 가르쳐서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여건에도 꿈을 가지고 스스로 찾아서 시작한 김양은 부모의 도움을 받는 아이들과 마음가짐부터 다르다는 설명이다.김양은 “저보다 더 어려운 아이들이 많을 텐데 월드비전과 원장님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줘서 고맙다”며 “고마움에 답하기 위해 남보다 더 노력해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돼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한국지역신문전북협회(회장 조창환, 고창신문사 대표) 컨퍼런스가 지난 7일 ‘전북발전방향 모색’을 주제로 전주 코아리베라호텔 백제홀에서 열렸다. 이날 협회 12개 회원사의 대표들과 가족 그리고 김완주 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07 우수기자상 시상 및 전북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창환 전북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협회가 창립된 이래 처음으로 전북협회 컨퍼런스를 열게 돼 회원사 가족 모두 한 자리에 모여 화합과 친목을 다질 수 있게 됐다”고 전제한 뒤, “지방자치시대에 지역신문은 지방자치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지역신문 회원사의 권익보호와 건전한 지역언론 육성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전했다. 김완주 도지사는 전북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 제시와 함께 새만금특별법과 태권도공원특별법 제정에 관해 언급한 뒤, “언론의 사명인 공론직필을 준수해 지역민들의 알 권리 충족에 전북협회 회원사들이 열성을 다 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2007년에는 중견 한국 작가들의 소설들이 잘 팔리긴 했지만 전체 출판시장에서 보면 문학 책을 선택한 독자의 비율은 하락세를 면치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인터넷서점 예스24가 9일 내놓은 '2007년 출판 이슈'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판매된 문학작품은 한국문학이 81만부, 해외문학이 110만부 등 총 191만부로 지난해의 225만부보다 15.1% 줄었다. 이는 2005년의 196만부 수준보다도 적은 수치다. 특히 이 서점에서 판매되는 전체 책 판매부수 대비 문학책 판매부수의 비율은 2005년 15.3%(한국문학 6.1%, 해외문학 9.2%), 2006년 14.3% (한국문학 5.8%, 해외문학 8.5%), 2007년 12.6%(한국문학 5.3%, 해외문학 7.3%) 등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예스24가 26종으로 분류하고 있는 책 종류 가운데 판매비율이 가장 높은 책 종류는 학습서적이며 그 다음이 어린이책, 문학책 순이다. 예스24 관계자는 "우리 서점의 판매부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문학책의 판매가 여전히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올해는 4월부터 중견 한국작가들의 책 출간이 이어진데 힘입어 한국문학이 비교적 선전한 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판매부수를 보면 81만부가 팔린 한국문학의 전년대비 판매감소율은 10.9%였으나 해외문학(110만부)의 감소율은 17.9%로 해외문학이 더 부진했다. 또 예스24가 뽑은 올해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든 한국문학은 12종으로, 10종이 포함된 해외문학보다 많았다. 한국문학 중 많이 팔린 책은 김훈의 '남한산성'(8위), 신경숙의 '리진 1,2'(10위), 황석영의 '바리데기'(18위), 신영복의 '처음처럼'(22위), 이정명의 '뿌리 깊은 나무 1,2'(24위),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42위) 등이다. 해외문학 가운데서는 조앤 K.롤링의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4'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등의 '인생수업'(4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12위),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16위)등이 많이 판매됐다.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조선왕조실록의 원본과 번역본은 물론 원본 이미지까지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또 실록에 등장하는 인물에 관한 입체적인 역사 정보도 더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국사편찬위원회는 2005년부터 추진한 조선왕조실록 대국민 온라인 서비스 구축사업이 3년 만에 완료됐다고 9일 밝혔다. 위원회는 12일 완료보고회를 갖고 이날부터 조선왕조실록 홈페이지(http://sillok.history.go.kr)를 통해 실록의 국역문.원문.원본 이미지를 한꺼번에 원스톱으로 구현하는 입체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이미 지난해부터 디지털화한 조선왕조실록의 표점 한문본과 한글 번역본을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으며 여기에 올해 새로 구축된 서비스 내용을 합해 조선왕조실록 온라인 서비스의 '완결판'을 내놓게 됐다. 올해 사업 내용 중 가장 주목할 부문은 조선왕조실록 태백산사고본의 원문 이미지 전체를 디지털화해 영구 보존이 가능해졌다는 점. 또 이로 인해 실록의 표점 한문본과 한글번역본, 원본 이미지를 한 화면에서 동시에 열람하면서 서로 참조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실록에 출현하는 인물의 신분과 본관, 관직 이력 정보와 왕실 족보인 '선원계보도'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역사 인물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드라마와 영화, 게임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모티브를 찾을 수 있으며 제2의 '장금'과 '공길' 등 사극 캐릭터의 탄생도 기대된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아울러 실록을 왕의 비서실 일기인 승정원일기와 연계시켜 놓음으로써 동일한 사건과 사안에 대해 실록과 승정원일기의 기록을 비교해볼 수 있게 됐으며 실록 유일의 중초본(中草本)인 광해군일기도 텍스트로 구축해 서비스하게 됐다. 한편 국사편찬위원회는 원전 조선왕조실록의 글자수에 대해 총 6천400만자 또는 4천600만자라는 학설이 엇갈리고 있었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실록의 정확한 글자수가 4천964만6천667로 산정됐다고 밝혔다.
So Beautiful!지난 8일 오후 5시 부안 내소사를 찾은 벽안의 손님들이 내뱉은 첫 마디는 '아름답다'였다. 자발적으로 인터넷에서 어드밴쳐코리아여행사를 통해 1박2일의 내소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 거주하는 40여명의 외국인. '아름답다'를 연발하던 그들이 가장 먼저 내소사에서 경험한 것은 예불이었다. 체험복으로 갈아입은 수십명의 외국인들은 대웅보전에서 30분 정도 합장과 반배로 예불을 올렸다. 합장과 반배가 섞여 기도스님을 흉내 낼 수밖에 없는 그들. 이어지는 진원 주지스님과의 차담(茶談)은 불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했다.캐나다에서 지난 9월 영어강사로 일하기 위해 한국에 온 크리스틴씨(28)는 "캐나다에서 일본 승려들을 본 적은 있는 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며 "남을 위해서 사는 것이 세상을 행복하게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여기서 듣게 돼 새롭다"고 말했다.연꽃만들기는 또 다른 추억거리였다. 하나하나 연잎을 붙여 완성한 연꽃에서 템플스테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안내를 맡은 이경수(28·서울) 자원봉사자는 "외국인들과 함께 내소사 템플스테이를 찾은 것이 두번째다"며 "연꽃을 만들어보는 행사를 외국인들이 많이 기억한다"고 설명했다.9일 새벽 4시. 30분전에 일어난 외국인들은 다시 예불을 시작했다. 그 전날 예불을 올렸던 그 자리에서 합장과 반배를 거듭했다. 본격적인 참선이 이어졌다. 평소같으면 아직 잠자리에 있을 시간. 간간이 들려오는 죽비소리가 아직 겨울 산사의 아침이 멀었음을 느끼게 했다. 산사를 찾은 만큼 업보를 푸는 것도 필수. 절 한번에 염주 다섯개를 끼우는 108염주만들기 체험은 이국적 재미를 더했다.마주보고 앉아 아침을 먹는 바로 공양 시간. 식사를 통해서 부처의 가르침인 절제를 배울 수 있는 자리였다.메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트레킹은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됐다. 내소사에서 버스를 타고 직소폭포입구까지 이동했다. 입구에서 직소폭포까지는 대략 3㎞. 직소폭포에 도착한 외국인들은 다시 'Beautiful'을 연발했다.애실리 데일씨(23)는 "지난 8월에 한국에 입국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며 "하지만 내소사와 직소폭포의 아름다움은 분명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 그는 "서울로 올라가면 친구들에게 내소사와 직소폭포를 반드시 가보라고 권하겠다"고 덧붙였다.9일 오후 3시. 짧은 1박 2일이 끝나고 떠나는 외국인들, 대부분 학원 영어강사로 일하는 이들은 내소사 템플스테이에 이미 마음을 빼앗겼다.내소사는 지난 4월부터 '사람 그리고 자연과의 동화'를 주제로 주말에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30여 기수가 템플스테이를 다녀갔다. 외국인인 참가 기수는 이번이 네번째.
지역문화의 발전은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최우선 가치로 삼을 때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문화예술정책을 수립할 때 수혜적 관점이 아닌 문화주권 실현을 위한 필수 공익사업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7일 오후 5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사)전북지역혁신연구회, (사)전북민예총, (사)문화연구 ‘창’이 공동 주최해 열린 ‘전북문화예술정책의 비전을 묻는다’ 세미나.이날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김선태 (사)전북민예총 정책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문화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지역민의 삶을 중심에 놓고 문화정책의 비전을 명확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정책은 자선사업이 아니라 문화주권 실현의 바탕이다”며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문화실태조사, 지표조사가 광범위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발제에 나선 유기상 전라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문화예술 환경변화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을 요구했다.유 국장은 “문화예술이 사회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라북도가 문화향유지수 전국 4강을 달성하기 위해 문화예술 서비스산업 지원 육성 및 건전한 접대문화 조성, 문화로 모시기(문화메세나) 운동에 기업인과 문화예술인, 전 도민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소외된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우선 채용요구도 이어졌다.토론에 나선 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도내 문화시설들이 지역의 문화인재를 활용하지 않고 다른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채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도내 문화시설들은 반드시 지역 문화인재를 우선적으로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날 세미나에는 유기상 전북도 국장, 김선태 전북민예총 정책위원장이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선기현 전주문화재단 기획국장,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정책연구소장, 최효준 전북도립미술관장, 이종진 전북대 강사, 이명준 익산시 문화관광팀장, 김기봉 행자부 혁신추진단 민간협력팀장이 참여했다.
“문화의 고장이라고는 하지만, 문화를 진단하고 성찰하고 또 지향점을 가지고 나간다는 게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앞으로도 변하면 안될 것들을 변하지 않도록 지키고, 변해야 할 것은 변하도록 잘 이끌어 주십시오.”30주년 때도 여러분 앞에서 축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한승헌 전 감사원장. 송하진 전주시장은 “문화저널 평생회원”이라며, 「문화저널」이 지역에 좋은 문화를 만들어가 줄 것을 부탁했다. 쳐다보는 사람도 없고 누구도 발언에 귀 기울여주지 않을 때부터 지역 문화현장을 지켜온 「문화저널」 앞에 찬사가 이어졌다. 7일 공간 ‘봄’에서 열린 「문화저널」 20주년 기념행사. 이날 행사에는 한승헌 전 감사원장과 국회의원 장영달 이광철, 김완주 전북도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서거석 전북대 총장, 장명수 전주문화재단 이사장,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창간 때부터 「문화저널」을 후원, 사단법인 마당을 이끌게 된 정웅기 이사장은 “「문화저널」은 사람이 자라나듯 커왔다”며 “10년 구독료를 한꺼번에 낸 독자 때문에라도 10년을 더 가야한다”며 독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편집위원들은 “1987년 11월 작은 다방에서 「문화저널」을 창간했다”며 “이 이 시대 필요없는 책처럼 느껴질 때면 서글프기도 했지만, 창간 당시의 마음을 떠올리면 이어왔다”고 말했다. 「문화저널」은 비평과 토론 등을 통해 지역문화의 현안을 짚고 문화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왔다. 발행인은 진호 전주MBC 정책기획실장, 윤덕향 전북대 교수, 이동엽 재원철강 회장, 문학평론가 천이두씨를 거쳐 현재 미술가 유휴열씨가 맡고 있다. 마당은 지역과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기획들을 해왔으며, 이번에 한옥마을에 연 봄은 마당이 꾸려나갈 공간이다.
피아노 치는 아들과 글 쓰는 엄마.건반을 두드리며 연습해야 하는 피아니스트와 작은 소리에도 예민할 수 밖에 없는 작가가 한 집에 사는 걸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아들은 “만약 어머니가 피아노를 치고 제가 글을 썼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란 말로 어머니의 큰 사랑에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8일, 피아니스트 김정원씨의 전주 방문에는 어머니 방송작가 이금림씨와 아내 피아니스트 김지애씨가 동행했다. 남원이 고향인 이금림씨는 드라마 ‘옛날의 금잔디’ ‘푸른 안개’ ‘은실이’를 비롯해 최근에는 KBS ‘강이 되어 만나리’를 쓴 유명작가다. 정원씨는 “밤이고 새벽이고 시간과 다투며 글 쓰는 어머니를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며 “원고 넘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깐깐하게 살피는 어머니를 보고 피곤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느 순간 닮아가고 있음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전남대 국문과 교수를 정년퇴임한 아버지 김춘섭씨의 고향은 부안. 유학시절 부터 13년 동안 정원씨와 함께 해 온 아내 지애씨는 “남편보다 음악적 재능이 부족한 게 아마 전라도 출신이 아니어서 인가 싶다”며 남편을 바라봤다.
서른을 지나면서 음악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졌다. 그러나 한 때 음악을 숭배한 나머지 인생의 전부로 여겼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 지를 깨달았다. 70, 80이 되어서도 성숙해져 가는 음악가들을 보며 그는 지금이 음악인생에서의 ‘사춘기’라고 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슬럼프’. 10, 20대처럼 겁없이 연주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가들이 갖는 깊이도 어려웠다. 그는 “이 과도기를 잘 겪어내야 음악적으로도 어른이 될 것 같다”며 인생에서 음악과 삶을 되짚어 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피아니스트 김정원. 그는 13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진지하게 음악을 연구해야 할 시기에 나선 ‘12개 도시 전국 투어 리사이틀’. 청중도 많고 대우도 좋은 유럽의 큰 무대들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는 작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일정의 3분의 2쯤을 마친 지금, 그는 무엇인가 막혀있던 것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요. 무대에 서고 싶은 연주자는 많은데 찾아오는 청중은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결국 청중 발굴이죠.”전국 투어는 클래식을 알리기 위한 고행.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과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직접 택했다. 마음을 주고받는 일. 무모하다고도 생각했지만, 연주마다 유럽에서는 느낄 수 없는 커다란 기쁨이 있었다. “몸도 몸이지만, 같은 프로그램을 두 달 동안 연주하다 보면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했었어요. 하지만 연주 초반보다 무르익었다고나 할까요? 스스로 여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곡에 대한 애정은 더 커진 것 같아요.”사실 전주 공연을 앞두고 살짝 몸에 무리가 왔다. 지난 며칠 병원을 오갔지만, 곡에 대한 애정은 클라이막스에 달했다. 그는 “연주회가 지루하다면 그건 전적으로 연주자 책임”이라며 “오랜 연습 보다는 곡에 대한 애정이 가장 클 때 무대에 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흔히 연습은 피아노 앞에 앉아있는 시간만을 생각하지만, 그는 가슴과 머리, 손으로 연습한다. 가슴으로 음악을 느끼고, 사람들에게 자신이 느낀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악보를 보며 더하고 보태는 작업을 한다. 손은 마지막에 이뤄지는 가장 고된 작업. 최소화하는 대신, 대단한 집중력을 발휘한다. 만약 손으로 하는 연습이 길었다면 음악을 오래 좋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연주자가 자신의 색깔을 묻히지 않고 연주하기란 불가능하지만, 철저하게 음악 뒤에 숨어야 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묻어나는 게 개성이죠. 제 연주를 듣고, 이 곡이 이렇게 좋은 지 몰랐다는 말이 가장 기분 좋은 것 같아요.” 곡 칭찬이 바로 나를 칭찬하는 일이라는 젊은 피아니스트. 그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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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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