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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불 속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 남과 여. 들어가자는 남자와 망설이는 여자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사이, 이미 모텔 안에서는 많은 커플들이 다양한 자세(?)로 사랑을 나누고 있다. 남녀간의 사랑을 파격적으로 그려낸 그림 ‘춘화(春畵)’.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춘화전이 열리고 있다. 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춘화애화(春畵愛畵)-사랑, 그 생기로움에 대하여’. 전시장 앞에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19’ 표시가 붉은 글씨로 써 있다. 문화예술기획 공감(대표 이강원)이 자칫 은밀하고 어둡게만 여겨질 수 있는 성 문화에 해학과 풍자를 더했다. 참여작가는 곽승호 김기원 조헌 이경섭 이경태 심홍재 전량기 김동영 이철규 이희춘 류명기 이강원 임택준 홍선기. 공감 김삼열씨는 “지역에서 춘화전이 처음이다 보니 부담스러워 하는 작가들도 있었다”며 “우리 성문화를 재치있고 위트있게 표현해 우리 시대 춘화전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작가들이 표현한 이 시대 춘화는 유쾌하다.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드로잉으로 경쾌하게 표현하거나 포장도 뜯지 않은 캔버스 속 개는 은밀한 부위만이 뜯어져 있다. 과거 오랜 역사를 지닌 춘화들이 먹으로만 표현됐던 것에 비해 바느질과 사진, 나무조각, 천 등 다양한 오브제의 활용도 흥미롭다. 관람객들 반응은 제각각. “은근히 야해서 침이 넘어간다”는 피 끓는 청춘부터 “파격적이지만 어려운 전시보다는 재미있어 좋다”는 중년 아저씨까지, 관람객 대부분은 전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라는, 허리 굽은 할머니의 무심한 한마디가 재밌다.공감 측은 “몇 년 전 서울에서 춘화전을 열어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며 “이번 전시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미성년자들의 전시장 출입을 막고있다”고 덧붙였다.
김경호(48) 국민일보 뉴미디어센터장이 제41대 한국기자협회 회장에 당선됐다. 김 후보는 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협회 42대 전국대의원대회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47표를 얻어 106표를 얻은 박상범 KBS 기자를 제치고 2년 임기의 회장에 당선됐다. 김 뉴미디어 센터장은 83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87년 제주MBC 보도국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후 88년 국민일보로 옮겨 정치ㆍ경제ㆍ사회ㆍ국제부를 거쳤으며, 99년 편집국 부장에 이어 2004년부터 뉴미디어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또한 기자협회의 국민일보지회장, 언론연구소장, 수석부회장을 지냈으며 2006년 '신문기업의 디지털화에 따른 공급사슬체계 전환에 관한 연구'로 서강대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차기 회장은 당선 인사말을 통해 "정부의 취재 선진화 방안과 관련, 아무런 조건이 없는 원점에서 출발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총의를 모으겠다"면서 "기자들이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으로, 환골탈태하는 자기 반성을 통해 기자협회가 전문성을 갖춘 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며 지역신문뿐만 아니라 신문과 방송이 모두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재단법인 전주국제영화제(JIFF)는 오는 24일까지 제9회 JIFF가 열리는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를 장식할 루미나리에 설치.운영 업체를 공모한다고 4일 밝혔다. 루미나리에가 설치될 예정인 '영화의 거리'는 고사동 오거리 라스트포원 광장부터 시작해 전주 프리머스까지 이어지는 곳으로 이번에는 영화의 거리와 전주 시청 앞까지 확대, 내년 4월15일부터 5월30일까지 45일간 운영될 예정이다. 최근 1년간 행사.대형 공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업체를 우선으로 영화제 일정에 따른 제작 기간을 이행할 수 있어야 하며 1차 서류 합격 및 우선협상 업체 선발은 오는 27일 개별 통보한다. 관심 있는 업체는 JIFF 인터넷 홈페이지(www.jiff.or.kr)에서 참가 신청서를 다운받아 필요한 서류 등과 함께 JIFF 사무국으로 우편 또는 방문 접수하면 된다. 문의 ☎ 063-288-5433.
“귀한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한국화와 한지공예, 어느 분야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2007 제26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종합대상을 수상한 고성례씨(49). 군산 출신인 그는 평택대를 졸업, 현재 전주대 국제경영대학원 한지문화산업학과에 재학 중이다. 수상작 ‘동(動)’은 양수기를 흙과 돌가루 등 자연의 재료로 그린 한국화. 미술대전을 주최한 한국미술협회는 자연과 인간사를 움직있는 박력있고 생동감있는 힘의 조직과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도록 표현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고씨는 “인간에게 생명을 상징하는 물을 전달하는 양수기를 자연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매개로 봤다”고 설명했다.고씨가 한국화를 시작한 것은 2003년 부터. 한지공예는 20여 년 전부터 지화공예를 해오며 제자들을 길러내고 있다. 사단법인 한지문화진흥협회 회장, 서울시교육청 교원직무 연수원 원장, 민화 진흥교육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씨는 “테마를 정해 작업을 해나가고 싶다”며 “한국화는 ‘길’을 주제로 작업하며 개인전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시상식은 3일 오후 3시30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다.
한국문인협회 김제지부(회장 임상기)가 「김제문학」제 13호를 발간했다. ‘고향’을 주제로 한 시와 단편소설을 실어 고향의 채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회원들의 시를 비롯해 소설, 수필까지 많은 작품들이 담겨 한 권의 책으로 다양한 문학을 접하는 기회. ‘모악문학제전국학생백일장’대회에서 입상한 입선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가톨릭전북문우회(회장 이형구)가 펴내는 동인지 「빛무리」의 제 17집이 나왔다. 이번호에서는 ‘나의 신앙, 나의 문학’과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특집으로 실었다. 삶의 여정에서 신앙이 문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문학과 신앙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말한다. 신앙을 떠나 자신의 생활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들을 표현하기도 했다. ‘요한루갈다제 청소년 백일장 수상작’이 실려 어린 학생들의 신앙 얘기를 수상작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수선화 맑은 얼굴 / 비둘기 눈동자 같아 / 먼 하늘로 날아가는 / 천사의 옷자락처럼 / 하늘거린다.’ (박선희 ‘수선화’中)전북아동문학회(회장 양봉선)가 만들어 내는 동인지 「얘들아, 하늘이 참 파랗지」의 서른여섯번째 책이 출간됐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글로 어린이에게는 꿈을, 어른에게는 동심을 심어주는 책. 이번 36집에서도 60여편의 동시를 비롯해 9편의 동화와 평론을 실어 다양하고 폭넒은 어린이 문학을 만나볼 수 있다.전북아동문학회는 해마다 동인지를 발간하고 있으며, ‘어린이와 함께 하는 창작 동요 음악회’ 등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롯데시네마가 지난달 30일 전주시 평화동에 갤러리아관을 개관했다. 롯데시네마 직영으로 운영되는 갤러리아관은 총 6개의 상영관에 1136석을 갖췄다. 롯데시네마 갤러리아관은 오픈 기념으로 오는 5일까지 ‘다이하드3’, ‘사랑’, ‘판타스틱4’, ‘히어로우’ 등 4편의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이미숙 롯데시네마 갤러리아관 기획실장은 “개관한 지난주 말에 하루 평균 1500명의 관객이 다녀가 전주시 평화동, 삼천동, 효자동 주민들의 높은 문화적 수요를 알 수 있었다”며 “전주의 대표적 주거 밀집지역에 문을 연 만큼 앞으로 좋은 영화관으로 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천을 걷다보면 최명희의 장편소설 ‘혼불’과 미완성장편소설 ‘제망매가’가 떠오른다. 모래내에서는 이병천의 중편소설 ‘모래내 모래톱’을 추억할 수 있고, 군산 이곳저곳에서는 채만식의 ‘탁류’가 흐른다. 최명희문학관이 전북 지역 소설가들의 작품을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 현대소설읽기 동아리 ‘장성수 관장과 함께하는 행복한 소설읽기Ⅱ-전라도 소설의 힘!’. 올해는 21일부터 2008년 2월 22일까지 매주 금요일 총 8회 진행할 예정이다. 채만식의 ‘레이디메이드 인생’, 이정환의 ‘까치방’, 송하춘의 ‘은장도와 트럼펫’, 이병천의 ‘더듬이의 혼’, 은희경의 ‘태양의 서커스’, 신경숙 ‘배드민턴 치는 여자’, 최일남의 ‘흐르는 북’ 등을 통해 소설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시간. 수강료는 3만원. 8번 강좌 중 6번 이상 참석하면 수강료 전액을 환불해 준다. 선착순 30명 모집. 문의 063) 284-0570
수필가 김학씨(64·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가 ‘2007 대한민국 향토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단법인 한국지역문학인협회(이사장 황하택)가 시상하는 향토문학상에는 김씨를 비롯 박찬선(경북·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경북회장) 최재환씨(전남)가 함께 선정됐으며, ‘2007 대한민국 르네상스문학상’에는 성기조씨(서울·한국문인협회 명예회장)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8일 전남 화순군 금호리조트에서 열리는 ‘지역문학 전국시·도 문학인 교류대회’에서 진행된다. 이날 ‘대한민국 문학메카 선언문’이 낭독되며, 심포지엄과 문학특별강좌, 문학기행 등이 이어진다.
신석정 시인(1907∼1974)의 손자 신희삼 동신대 교수(49)가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계간 「자유문학」 2006년 가을호와 2007년 여름호를 통해 2회 추천이 완료된 신교수는 부안 출신으로 익산 남성고와 원광대 국어교육과를 졸업,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박사 과정을 마쳤다. 신석정 시인의 장남 신효영씨의 2남. 신교수는 “처음 우연한 계기로 시평론을 했을 때, 주변에서 국어학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평론을 하느냐는 부정적 뉘앙스가 담긴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며 “내 전공인 국어학을 응용해 독특한 관점으로 시평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지철 원광대 명예교수의 시를 분석한 ‘선(禪)·사바세계 넘나듦의 미학’과 캐나다 교포인 오석중씨의 시를 분석한 ‘그리움, 자연과의 선적(禪的) 화음(和音)’ 등 신교수의 평론은 뛰어난 시적 감수성과 독특한 세계관을 지닌 시인들의 세계를 집중 조명해, 기존 유명 시인들을 주로 분석하는 일상적인 평론에서 벗어나는 참신함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향. 생각만으로도 푸근해 지는 곳. 어린시절이 있고,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이 있고,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는 이유다.김형오 시인의 「하늘에 섬이 떠서」(열림원).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시 구석구석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담았다. 먼 타국에서 생활하며 느끼는 외로움과 고달픔을 풀어 낸 시집이다. ‘폴쭈기도 즐겁고 텃새들이야 / 더욱 좋은 브로드웨이 34스트리트 / 내 절라도 사투리만 자꾸 헛돌아 / 늦도록 섞이다 내몰리는 길바닥에 / 헝클어진 가르마보다 앞서 불 밝히는 /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네온사인 / 절름발이 / 비둘기야 / 이 밤 쉴 터 있으련 / 나뭇잎 서너 개 뒹구는 벤치에 / 너는 지쳐서 졸고 / 나는 아파서 이렇다’ (‘크낙새를 찾아서6’ 전문)‘브로드웨이에서’라는 부제를 단 이 시에서 그는 한쪽 다리를 다친 절름발이 비둘기에게 조차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다. 학창시절 전라도 사투리의 맛을 살린 시를 쓰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김씨의 이야기처럼 그의 사투리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책을 펴내며 김형오 시인은 “내 몸을 빚어서 키워준 내 땅을 떠나 낯선 나라에 와 살면서 우리말 우리 한글이 얼마나 훌륭하고 아름다운지...”라고 말하며 한글의 아름다움도 강조했다.
(사)우리땅걷기 신정일 대표가 책 2권을 펴냈다. 「섬진강 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판미동), 「영남대로」(휴머니스트). ‘한강과 금강’에 이어 청소년을 위한 역사 체험여행 세 번째 이야기 책 「섬진강 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에는 섬진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강길이 212.3 ㎞, 유역면적 4,896.5 ㎢ 로 전북 진안군과 장수군의 경계인 팔공산(八公山)에서 발원한 섬진강(蟾津江). ‘나루터에 두꺼비가 나타난 강’이란 뜻을 지닌 섬진강은 은어가 뛰어놀고, 재첩과 민물참게가 제 세상인양 우글거리는 곳이다. 전주에서 임실, 남원을 거쳐 곡성, 구례, 하동으로 이르는 수려한 강길을 가진 섬진강. 강길을 따라가다 만나게 되는 지리산과 백운산은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한껏 더한다. 작가는 강이 쉬지 않고 흘러가는 여정을 보면서 청소년들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영남대로」는 부산에서 서울에 이르는 옛길에 대한 이야기다. 조선시대 영남선비들이 과거를 보러가던 길, 임진년 왜군이 진격한 길이자 조선 통신사가 일본으로 향하던 길, 구백육십 리 열나흘 길에 깃든 역사와 문화를 되새기는 책이다.이 책은 영남대로 천리 길을 옛 조상들이 열나흘에 걸쳐 갔던 것처럼 첫날부터 열나흘째 날로 나눠져 구성됐다. 부산 동래부터 서울의 남대문에 이르는 길. 그 길가 곳곳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부산 동래, 푸짐한 경상도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밀양, 백두대간을 잇는 세 관문이 있는 문경, 골프 공화국 용인, 말죽거리 양재 등 영남대로에는 고스란히 우리 역사가 담겨있다.신씨는 “몇 시간이면 주파하는 빠름을 선택하지 않고 열나흘 동안이라는 느림을 선택하면 수많은 사물들과 대화의 장을 열어주는 책이「영남대로」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불 꺼진 세계가 원로시인 고은(74)의 시로 다시 빛을 되찾는다. 민초의 삶과 역사에서 잊혀져 가는 인물들에 다시금 혼을 불어넣는 고은의 「만인보(萬人譜)」(창비) 24∼26권이 출간됐다. 1980년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에 수감 중 착상했다는 「만인보」는 시인이 순수시와 서정시 단계를 극복한 다음에 나온 것들로, 우리 민족의 수많은 인간상을 시를 통해 형상화하려는 시도다. ‘시로 쓴 인물사전’이라고 일컬어지는 「만인보」는 세계 최초로 사람만을 노래한 연작시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3월 21∼23권을 출간하고 395편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시들을 묶어낸 24∼26권은 신라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불교사를 고승들의 삶과 행적을 쫓아가며 복원해 냈다. 작가의 불교적 세계관을 집대성해 나가는 과정 중 하나.시인은 선사나 고승들의 삶을 경외의 대상으로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 자체를 직시하고 해학과 비판적 요소를 더했다. 고승들의 인간적인 면모 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사대주의와 친일승들의 행적을 꼬집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만인보」의 지난 작업에 서있는 작품들도 적지 않다.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들을 통해 권력의 무상함과 역사의 아이러니를 노래하고, 문인들의 애틋한 일화나 군사정권의 잔혹성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한 소묘도 담았다. 무엇보다 이름없는 민초들의 비극적인 삶은 애잔함으로 다가온다. 동학운동을 통해 드러난 민중의 힘과 좌절, 다산의 숨겨진 부인과 딸에 대한 묘사, 6·25전쟁에 희생된 민초들은 시인이 역사의 이면에서 건져올린 것들이다.김용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만인보」는 70년대 중반기 경부터 고은이 익힌 민중사관의 집약형태로 제작돼온 작품들을 모은 것”이라며 “이 시집의 작품들은 통시적이며, 문자 그대로 우리 민족의 모든 인간상을 두루 포함시키려는 시도의 소산”이라고 평했다. 시로 이뤄내는 역사 다시쓰기. 1986년 「세계의 문학」에 연재를 시작한 시인은 등단 50년을 맞는 2008년 30권으로 「만인보」를 완간할 예정이다. 군산에서 태어나 18세의 나이에 출가해 수도생활을 하기도 했던 시인은 1958년 「현대문학」에 추천돼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작품들은 1989년 이후 영어·독일어·프랑스어·스웨덴어를 포함한 10여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현재 세계 시아카데미 한국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만 출토되던 구석기시대 사냥도구 각추상석기가 임실에서 발굴, 한일 양국의 교류를 밝히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임실군 신평면 가덕리 하가유적을 발굴조사하고 있는 조선대학교 박물관(조사단장 이종범)은 지난 30일 2차 조사 지도위원회의를 열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각추상석기가 슴베찌르개, 창끝찌르개 등과 함께 발견됐다고 밝혔다. 충북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도 흑요석으로 만든 각추상석기가 발굴되긴 했지만, 유문암으로 만들어진 임실 것보다 크기가 작았다. 임실 각추상석기는 길이 81㎜, 너비 32㎜, 두께 19㎜, 무게 39.2g. 전문가들은 일본 각추상석기와 기술적인 구성요소는 다르지만, 한국과 일본의 인류 이동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창끝찌르개 역시 비록 부러진 조각이지만 전북에서는 처음 발굴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창끝찌르개가 구석기 유적에서 보고된 예는 장흥 신북유적과 순천 월평유적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번째.이기길 책임조사원(조선대 교수)은 “하가유적은 전북의 인류 거주 역사가 유구함을 입증하고 그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후기구석기 시대 한·일간의 교류를 밝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며 “지역사회의 꾸준한 관심 속에서 자세한 내용과 특성을 규명할 수 있는 연차 발굴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하가유적은 문화층 분포 범위가 약 5만㎡에 이르는 대규모 구석기시대 유적으로, 330㎡를 대상으로 한 2차 조사에서만 2300여점의 구석기 유물이 확인돼 높은 밀집도를 보였다. 한편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가 2006년 겨울부터 2007년 봄에 걸쳐 임실군내 구석기 유적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를 실시, 46개의 유적을 찾아내 임실군이 구석기 문화의 보고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전북여류문학회 제16대 회장에 수필가 김사은씨(43·전북원음방송 편성제작팀장)가 선출됐다. 남원 출신으로 2001년 「한국문인」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온 김씨는 전북수필문학회와 전북여류문학회 주간 등을 거쳤다. 김씨는 “전북 여성 문인들의 위상을 높이고 활발한 문학 활동을 돕는 등 전북여류문학회 창립목적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도민들과 함께하는 문학 활동에도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여류문학회는 1985년 창립, 시·소설·수필 등 각 장르에서 60여명의 여성 문인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인지 「결」을 발행하고 있다.
TV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은 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을 한국사의 스타로 발돋움하게 했다. 물론 이 드라마가 없었다 해도 정도전이 한국사, 특히 조선사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간단치 않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성계가 고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란 신왕조를 개창한 드라마의 명목상 주인공이라면, 정도전은 그 역성혁명을 기획하고 실행한 '그랜드 디자이너'였다. 정도전에 관한 학문적 접근 방식 일체를 '삼봉학'(三峰學)이라 규정하면서 그 확산을 표방하는 삼봉정도전선생기념사업회(회장 한영구)가 2003년 11월 이후 4년만에 다시 삼봉학 학술회의를 연다. 첫 번째 행사 주제가 '정치가 정도전의 재조명'이었던 데 비해 6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제2회 대회는 '정도전 성리학의 국제적 위상'을 내걸고 정도전 철학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성리학(性理學)과 불교비판론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를 위해 국내 연구자 3명과 국외 전문가 2명이 삼봉학의 철학적 기반을 점검한다. 중국사회과학원 홍쥔(洪軍) 교수는 삼봉 성리학을 정주학(程朱學)과 비교하며, 일본 히로시마대학 이치키 쓰유히코(市來津由彦) 교수는 삼봉 성리학을 17세기 일본을 대표하는 주자학자인 하야시 라잔(林羅山.1583-1657)과 대비한다. 국내에서는 윤사순 고려대 명예교수와 동국대 김종진 교수, 단국대 문철영 교수가 각각 삼봉의 척불론과 문학관, 그리고 내면세계를 탐구하는 글을 발표한다. 이 중 이치키 교수의 글은 주목해볼 대목이 있다. 그에 의하면 정도전과 하야시는 주자학적 사유 구조에 입각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한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상통한다. 즉, 여말선초에 활약한 정도전과 전국(戰國)시대가 지난 뒤 에도(江戶)시대 초창기에 활약한 하야시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체제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그 이전 시대 주도적인 이념인 불교를 부정하고 비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제도권내 주자학자인 정도전의 불교비판이 제도 안에서 이뤄진 데 비해, 하야시는 제도권 밖에서 자유로운 불교비판을 행했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다르다고 이치키 교수는 지적한다.
한국미술협회는 구상, 공예, 디자인 부문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 제26회 대한민국미술대전 가을전시 부문에서 한국화가 고성례(49)씨의 '동(動)'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최우수상 수상작으로는 전호성(44)의 서양화 '재즈 스토리', 김성균(45)의 수채화 '부화', 표찬용(39)의 조각 '환영-정류장' 등 3개 작품이 뽑혔다. 시상식은 내달 3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외국 작품을 모방하지 않고 우리 것을 찾으려는 작가를 키우고 격려해야합니다"화단의 원로 김흥수 화백은 88세의 고령에도 여전히 정정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30일 인사동에서 기자들을 만난 그는 "요즘도 하루에 5시간씩 작업을 한다"며 건강을 과시했다. 한국 미술계의 현실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그는 "해방 후 외국 사조를 재빨리 모방하는 것을 '앞선 사람'이라고 칭찬하던 풍조가 지금도 남아있다. 삼성에서도 해외 전시만 한다. 외국 작품만 들어오고 우리 작품이 수출되는 것은 10분의 1도 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이데올로기 싸움 때문에 민중미술 작가 가운데서도 훌륭한 작가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성의 누드를 반추상적으로 그리고 색면을 배치하는 특유의 '하모니즘' 작품에서는 "파리에서 입체파를 배운 영향이 있었고, 여성의 누드는 평화의 상징이라고 생각해서 즐겨그린다"고 말했다. 김 화백을 그림자처럼 보필하는 부인 장수현(45)씨는 "선생님이 척추수술 등으로 몇번 고비를 넘기신 후 자기 몸을 컨트롤하는 법을 익히신 것 같다. 운동도 안하고 약도 안드시지만 요즘 너무 건강하시다"며 "일상이 굉장히 전투적이신 분"이라고 말했다. 김화백은 지난 9월 개관한 제주현대미술관 내 김흥수관에 작품 20점을 기증했다.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장인 경기도 구리시의 고구려 대장간마을이 한류 관광지로 떠오른다. 2일 구리시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 전략상품기획팀은 6일 고구려 대장간마을에서 관광 통역 안내사와 여행사를 상대로 관광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체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고구려 대장간마을은 국내 최초 고구려 민속촌으로 시(市)가 지난해 11월부터 22억원을 들여 아차산 일대 4천990㎡에 조성하고 있으며 아차산에서는 소규모 성곽시설로 간주되는 보루(堡壘) 등 고구려 유적이 발굴됐다. 고구려 대장간마을은 고구려 제철소, 말갈.거란족 제철소, 거믈촌장집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9월 초부터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그린 TV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더욱이 한류스타인 배용준 주연의 '태왕사신기'는 3일부터 일본에서, 14일부터 대만에서 방영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시는 촬영장을 보기 위한 외국인 관광객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리지역은 조선시대 왕와 왕비를 모신 동구릉과 아차산을 축으로 고구려.조선 역사공원이 추진되며 인근에 유명 호텔과 한강이 위치해 한류 관광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대장간마을이 서울 근교에 위치한 고구려 유적지라는 점과 한류스타 배용준의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져 내외국인이 찾는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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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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