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3 11:27 (화)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최승범시인의 향수어린 책] 회월시초(懷月詩抄)

1950년대 초 전주의 헌책방에서 박영희(朴英熙, 1901-1950 납북)의 <회월시초> (중앙인서관, 1937)를 구입한 것은 시인이 좋아서도 시세계가 좋아서도 아니었다. 오직 그때까지 내가 본 시집으로서는 판형(46배판)이 크고 장정(한지 양장 103면)도 고급스러웠기 때문이다. 출판때의 책값은 2원, 송료 28전이었으나, 내가 구입할 때에는 700원을 지불하였다.박영희는 <백조>(白潮, 1922)동인 중에서도 월탄 박종화(朴鐘和)와 친분이 가장 두터웠다. 동갑이기였다. 이 시집의 서문도 월탄이 썼다. 서문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20년전) 회월과 나, 나와 회월은 그대로 정열이 불붙은 두 개의 발가벗은 어린 몸둥이었다. 이 나어린 두 개의 혼은 얼마나 서로 얼싸안고 긴긴밤을 의지하여 새웠든고.’시집 수록 작품은 20편, 비교적 긴 시편들이다. ‘어둠 넘어로 어둠 넘어로 / 「삶」이 헐어진 어둠 넘어로 /꽃 피려는 봄비는 부어 나리나/한숨에 「삶」의 꽃은 떨어지도다’와 같이 4행1련으로, 4련 12행의 <어둠 넘어로>를 이 시집에선 가장 짧은 시라 할 수 있다.월탄은 이 시집을 ‘다기 보고 다시 읽어도 보옥(寶玉)을 어루만지는 양, 책장을 덮기 싫다’는 극찬이었다. 그러나 ‘탐미적 낭만주의’가 주조를 이룬 시집이라 할 수 있다. 회원은 이 시세계에서 벗어나 KAPF(1925)를 조직, 시·소설·평론으로 맹활약을 하다가, ‘얻은 것은 이데올로기며 상실한 것은 예술이었다’며 KAPF를 탈퇴(1933)했다.회월은 줏대가 약했던 것 같다. ‘북지종군’(北支從軍, 1929)도 하고 ‘창씨개명’(芳村香道)도 하고, 8.15후 민족반역자로 지탄을 받았다. 북으로 가서는 어떠한 삶이었는지...<회월시초>를 대할 때면, 문학과 인간에 생각이 미치기도 한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6.11.21 23:02

집집마다 꺼내놓은 빛바랜 사진, 추억의 단편들

‘19세때, 첫 아이 임신하고 눈 앞에 있는 마이산 나들이가 해외여행 가는 것 만큼이나 큰 일이었다. 그때는 아주머니나 나이 어린 사람이나 동네 사람들이 함께 노는 일이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요즘은 한 살 차이를 느낀다는 세상인데…’.(계남마을 최석순씨)‘정확한 햇수는 기억할 수 없지만 1970년대 어느쯤인가 마을 계원들과 마이산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지금은 마을에서 지척이지만, 당시에는 잔뜩 벼르고 날을 얻어 다녀왔다.’(계남마을 부녀회장 이성이씨)안방 벽 한켠에, 또는 빛바랜 사진첩 어디쯤엔가 꽂혀 있었을 추억의 사진들이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진안군 마령면 계서리, 관장 김지연)로 모두 뛰쳐나왔다. 계남정미소의 두번째 기획전 ‘마이산으로 가다’.마이산은 백운면 마령면 등 인근마을의 주민들에게는 추억의 장소다. 지금이야 사통팔달로 교통이 발달하고 자동차가 보급돼 언제라도 쉽게 마이산에 가지만 예전만 해도 마이산은 그리 만만한 장소는 아니었다. 계남정미소 이현순 운영위원은 “진안사람치고 마이산과의 추억이 없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마이산은 진안주민들에 각별한 애정의 대상”이라며 “그래서 마이산을 주제로 한 사진전을 열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번에도 사진은 주민들에게 얻었다. 지난 5월 정미소 개관 기획전 ‘계남마을사람들’에 비하면 관심은 물론 참여가 적극적이었다. 마령과 백운 주민들이 내놓은 마이산 사진이 200여점에 달했다. 집집마다 한두점씩은 내놓은 것이다.사진은 60년대부터 80년대것 까지 아우르지만 70년대의 모습이 가장 많다. “70년대는 도시화 산업화가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인구이동도 많아지고, 또 놀이문화에도 관심을 갖게되는 시기입니다. 사진들은 가족·친구·계모임·부녀회·교회나들이·소풍 등인데 지금보다 더 재미있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현순위원은 “사진의 포커스 노출 프레임 등도 양질의 것이 많고, 사진기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점을 생각하면 전문 사진사들이 찍었을 수도 있다”며 “지금의 것들보다 재미나고 좋은 사진들이 많다”고 말했다. 마이산을 주제로 한 것 외에도 당시 시절을 읽을 수 있는 40여점이 더 전시됐다. 좋은 사진이 많아 이들에게 별도의 공간을 할애한 것이다.‘마이산으로 가다’전시소식에 서울과 대전 등 타지역에서도 가족단위로 정미소를 찾아오고 있다. “정미소라는 공간이 추억의 장소이고, 또 그 안에서 옛 사진전시회가 열린다니 멀리서도 찾아오는 관람객들이 많습니다.”계남정미소(www.jungmiso.net)의 ‘마이산으로 가다’는 내년 1월14일까지 계속된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11.20 23:02

한지문화축제 어떻게 가야하나

한때 국내 종이시장의 70%까지 점유했던 전주한지. 지금은 옛 영화를 잃었지만 전주는 여전히 종이의 고장이다. 지쟁이와 공예인이 타 지역에 비해 많으며, 한지관련 연구소와 단체의 활동도 활발하다. 또한 전주한지의 옛 명성을 찾기 위한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한지인프라 구축에도 열심이다.전주한지와 한지문화축제의 나아갈 방향을 진단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천년전주한지포럼(대표 강진하)이 주관하고 한지문화진흥원(이사장 이상칠) 전주패션협회(회장 조진애) 전북한지조형작가협회(회장 남상재)가 공동주최하는 토론회가 21일 오후 7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린다. ‘전주한지문화축제 어떻게 가야하나’를 주제로 열리는 토론회에서는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지역의 한지문화발전과 한지산업 내실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심층 진단해본다.토론회에서는 백옥선 전 한지문화축제 총감독이 ‘전주한지문화축제의 걸어온 길’을 주제로, 이승형 전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이 ‘전주한지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김동영 전주시정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이 ‘전주한지문화축제, 축제에서 엑스포로’를 주제로 각각 한지문화축제의 과거와 오늘을 정리하고 바람직한 미래를 모색해본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11.20 23:02

'소수자문화교육 기획단' 상상공간 프로젝트 '전북 릴레이'

소수자와 지역문화, 문화예술교육과 공공예술을 잇는 프로젝트 기획그룹 ‘소수자문화교육 기획단’.소수자들이 지역에서 문화적·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공공예술 프로젝트 ‘상상공간 프로젝트-다섯 동네 다른 공간’이 군산에 왔다. 16일과 17일 군산 나운동 사람세상 소극장에서 열린 ‘환상의 커플 코스프레쇼’.군산시 정신보건센터 정신장애인 20여명이 영화와 드라마, 만화 등에서 커플을 선택, ‘환상의 커플 코스프레쇼’를 무대 안팎에서 펼쳤다. 이틀간의 연극 워크숍을 거친 이들은 배트맨과 조우커, 이몽룡과 성춘향 등으로 변신했다. ‘일상적인 나’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었던 정신장애인들이 소극장 공연과 길거리 행진을 통해 느낀 것은 해방감. 추미경 예술감독(사람세상 소극장 기획자)은 “자칫 피동적 수용자에 그치기 쉬운 소수자들이 문화활동의 주체자로서 능동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지역의 예술가들도 함께헸다. 미술가 고보연 임유선씨와 연극기획자 서동희씨, 연극배우 안혜경씨 등이 동참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으로 전북을 찾은 ‘소수자문화교육 기획단’은 그동안 ‘2004 달그락 다른 목소리-소수자문화교육전시’ ‘2005 상상공간 프로젝트-다섯개의 다른 이야기’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들이 예술작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활동을 해왔다. 이광준 총기획자는 “‘상상공간 프로젝트’는 생기없는 공간을 소수자들의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커뮤니티를 숨쉬게 하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읍과 장수, 진안으로 이어지며, 12월 2일에는 군산 한겨례문화센터에서 토론회도 연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11.20 23:02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문화유산"

풍패지향(豊沛之鄕). 왕조의 본향 전주에서 조선의 찬란한 전통이 되살아났다. 오랜만에 객사(客舍)의 문이 열렸다. 지방 수령이 임금을 공경하고 충성심을 표시하기 위해 임금과 궁궐의 상징으로 ‘궐’(闕)자를 새긴 패를 만들어 각 고을 관아의 객사에 봉안하고 예를 올렸던 ‘망궐례’(望闕禮)가 18일 전주 객사에서 재연됐다.전주는 전라도를 관할하던 전라감영이 존재했던 도시. 감영이 있던 곳에 객사가 원형대로 보존돼 있는 곳은 전주가 유일하다. ‘천년전주의 숨결, 전라감사 행차와 망궐례’를 연 전주문화재단 장명수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풍패지관’의 현판이 있어 더욱 위엄있는 객사가 남아있어 가능한 것”이라며 “전라감영 복원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전주객사 망궐례는 전주의 역사성과 결합,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조선의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조선시대 정통성을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장으로서 전주의 위상을 높이는 ‘전라감사 행차’가 있었다. 오후 1시 경기전을 출발해, 전라감영 복원예정지와 영화의거리, 전주객사 등 도심지 일대를 지나온 행렬에는 일반시민 130여명이 직접 참여했다. 전라감사 역을 맡은 하원식씨(78·전 성균관 전학과 진양하씨대종회장)는 “전주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실제로 전라감사를 지낸 하륜 선생의 18대손”이라며 “전라감사 역을 맡게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라감사 행차와 망궐례’ 재연이 전주를 대표하는 상징적 문화행사로 그 가치는 인정받았지만, 전통문화유산으로서의 복원과 문화관광상품으로서 축제화 가능성 사이에서는 좀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예산 문제로 행사 시기가 늦어진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11.20 23:02

낯설은 인디미디어와의 조우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소장 장낙인)가 매달 한차례씩 마련하는 릴레이상영회 11월 프로그램은 ‘2006 인디다큐페스티벌’에 소개됐던 ‘영화 i (I the film)’와 ‘우리학교(Our School)’, 그리고 미국의 엔론게이트에 대한 보고서 ‘엔론-세상에서 제일 잘난 놈들’ 세편이다.'영화 i (I the film, 감독 라파엘 리온·안드레 인고글리아)'는 아르헨티나의 인디미디어 활동과 정부의 위기, 경제붕괴 등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2002년말 아르헨티나의 격변기에 출현한 부에노스 아이레스 독립미디어센터를 중심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에서의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네트워크 운동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상영후 조동원 미디어문화행동 활동가가 ‘인디미디어센터 네트워크 사례를 통한 독립 미디어 활동의 다양한 가능성’을 주제로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독립 미디어운동에 대해 소개한다. 24일 오후 6시30분. 인디다큐페스티벌 개막작이었던 '우리학교(Our School, 감독 김명준)'는 홋카이도 유일의 조선학교인 '홋카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의 1년 5개월을 담고 있다. 초급부 1학년에서 고급부 3학년까지 12학년에 전교생 162명, 선생 27명. 12년을 다니지만 정식학교는 아닌 곳. 흔히 '조총련 학교'로 알고 있는 '조선 학교'다. 졸업을 앞둔 고3을 주인공으로 학교의 모습을 가감없이 담았다. 영화가 끝나면 고영재 한미FTA저지독립영화실천단장이 영화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이 영화는 내년초쯤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25일 오후 5시.'엔론-세상에서 제일 잘난 놈들'은 악랄한 분식회계의 대표사례로 꼽힌 엔론게이트에 대한 보고서다. 부시 대통령 부자가 관련된 정치스캔들의 이면을 신랄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파고 들었다. 영화 상영 후 송유나 에너지노동네트워크 사무국장이 '인권으로서 물과 에너지, 그리고 한미FTA'란 주제로 강연한다. 단순히 물질로서의 물과 에너지가 아니라 인권으로서의 물과 에너지를 고민해보는 자리다. 26일 오후 2시.‘낯설지만 반가운 인디미디어’를 주제로 하는 릴레이 상영회는 24일부터 26일까지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마련된다. 무료.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11.20 23:02

한옥마을 - 인간과 자연의 어울림...한지 - 건축재료 활용 가능성

“전 세계의 사람들은 저마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갑니다. 한옥마을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한옥의 온돌이나 햇빛이 들어오는 각도 등 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피터 줌터 전 하버드대 교수(63·Peter Zumthor)가 한국적인 건축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17일 전주 한옥마을을 찾았다. 줌터 교수는 지난해 독일 하노버박람회에서 스위스관을 담당해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 스위스의 그라우뷴덴주를 중심으로 양로원과 학교, 교회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건물을 많이 지었으며, 알프스의 소박한 자연에 남겨진 발스 마을에 그 지역 돌로 지은 스파를 만들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었다. 특히 그의 단행본들은 한정된 숫자만 출판돼 소장 가치가 높기로 유명하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줌터 교수는 “날씨가 참 좋아 마치 스위스의 집에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의 낮은 산과 한옥의 낮은 지붕들이 어울려 전주가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처음 본 한지등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전기 램프만을 생각해 왔는데, 한지를 전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죠.”송하진 전주시장으로부터 한지등을 선물받은 그는 “한지등이 가지고 있는 모양 자체가 재밌고, 한지를 건축 재료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자신의 작업에도 활용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줌터 교수의 한옥마을 방문은 전주에서 좋은 인상을 받아간 박연수 행정자치부 지방재정세제본부장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뉴욕의 건축회사 gale 인터네셔널의 아트 디렉터 리처드 페이건과 뉴욕의 건축설계회사인 KPF의 설계사 제임스 본 클렘피터, 한지섭, 조수아 김 등이 함께 했다. 줌터 교수 일행은 동락원과 한옥생활체험관, 설예원, 공예공방촌, 오목대, 전통문화센터, 경기전 등을 둘러봤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11.20 23:02

[자연이 내게로 왔다] 한 평생 물때 따라 살아온 터전

새만금연안을 둘러싼 33km의 방조제는 내부에 2만8300ha의 간척지와 1만1800ha의 담수호를 조성했다.물막이 공사가 올 초 완공됐고 현재는 방조제 보강 공사가 진행 중인 새만금간척지는 초기 농지전용에서 복합산업도시, 레저관광단지 등으로 활용을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10여년에 걸친 계획과 공사와 물막이 공사는 완료됐지만 활용방안을 둘러싼 숱한 논의와 주장이 계속되는 사이 이 일대 갯벌과 바다에 삶을 기대고 살아왔던 1만5000여명의 연안 어민들은 급속히 삶의 보금자리를 잃어가고 있다.평생 동안 갯벌에서 백합을 잡으며 자녀들을 가르치고 결혼시켜 왔던 어민들은 이제 적게는 600여만 원에 불과한 보상금만을 쥔 채 삶의 양태를 바꿔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15년 전부터 바다와 인연을 맺고 바다와 갯벌을 삶의 기반으로 하는 어민들을 연구해 온 김준 목포대 교수는 바다와 갯벌, 그리고 이 속에서 살아 온 어민들의 얘기를 풀어갔다.예로부터 섬과 바다에는 육지와는 다른 삶의 원리가 있었다. 같은 해역, 지척에 있는 마을들이 서로 다른 어종을 잡으며 바다생물 개체수를 보존해 왔고 물때에 따른 시간과 삶의 원리, 독특한 장례풍습 등 바다와 공존하는 삶의 원리를 이어왔다.목돈이 필요한 추석을 앞둔 잠시간의 농한기. 보름간의 기간 동안 젓새우가 새만금 인근 바다에 나타나 연안주민들의 쏠쏠한 돈벌이가 됐고, 수천년에 걸친 생태적 지혜를 갖춘 어민들은 갯벌과 바다를 보호하며 생계를 유지했다.패스트푸드 같은 육지의 획일성으로 바다 삶의 원리를 묶을 수는 없는 것이다.정년이 없는 갯벌에서의 생활은 80대 할머니도 그레와 바구니만 있으면 백합을 잡으며 삶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 할머니들의 무한정한 정년은 그들 스스로가 만들고 있다.한 평생 물때를 따라 바다로, 갯벌로 나가 고기를 잡고 조개를 잡아 온 삶은 이들의 생태리듬을 고착시켜 왔다. 자녀들을 따라 도시로 간 갯사람들이 매일같이 수 시간 차를 타고 갯벌로 가 조개를 잡는 것도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뼛속까지 스며든 삶의 양태 때문이다.이런 측면 때문에 김 교수는 “평생 바다 일을 해 온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고 다른 일을 하라는 것은 국가가 행사하는 집단적 폭력일 수 있다”며 “평생을 일하다 강제로 퇴직당한 어민들에게 경제적 보상 외에 정신적 보상을 위한 치료센터 등의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새만금 방조제는 바다와 함께 어민들의 삶의 양태도 바꾸고 있다.갯벌 백합잡이에 남성들이 나타나고 있다. 근해에서의 고기잡이가 더 이상 힘들어지자 생계를 위해 그레를 끌고 백합을 잡는 것이다. 또 예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칠게 잡이도 한창이다. 조만간 갯벌을 잃을 어민들은 생태적 방법이 아닌 거칠게 고기잡이에 나서고 있다.갯벌이 사라져 가면서 갯벌 생물들도 변해가고 있다. 개체가 급감하고 있는 백합들은 자꾸 바다로 내려가고 칠게 등도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갯벌이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김 교수는 지난 1970년대 농지확보를 위해 섬들을 잇는 방조제가 세워졌으나 농지도, 습지도 아닌 땅이 된 전남 여수시의 작은 섬 계도를 얘기하며 강연을 끝맺었다.“500가구 중 300가구가 갯과 바다에 기대 살아온 계도 주민들은 30여년을 기다려도 농지가 되지 않자 물길을 터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주민들은 물길을 열면 바다는 주민의 땅이 되고 막으면 외지 사람들의 땅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만금도 막으면 전북의 희망이 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 불투명합니다. 가장 좋은 대안은 주민들이 여전히 갯벌을 지키는 것이겠지만 막은 만큼 합리적 개발계획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결정을 반드시 우리 당대에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토론의 중심에는 새만금 어민들과 지역민들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그래야만 바다와 갯벌도 지키고 이에 기대 삶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 문화일반
  • 임상훈
  • 2006.11.20 23:02

[자연이 내게로 왔다] 수험생 진로·직업선택 이렇게...

2007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이제 수험생들은 자신들이 받게 될 성적에 따라 학과와 대학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을 절대 가지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황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전인교육과 대안교육으로 널리 알려진 거창고의 직업선택의 십계다.2006초록시민강좌 여덟번째 강연은 거창고를 졸업하고 거창고의 교사와 교장을 역임한 전성은 전 교육혁신위원장이 ‘거창고의 전인교육 철학이야기’를 주제로 열어간다.교육현장에 있으면서 ‘인간은 모두 죄인이다’, ‘타인의 아픔과 슬픔, 고통에 눈을 떠라’, ‘용서하라’는 세가지를 꼭 전해주고 싶었다는 전씨와 함께 수능 후 수험생들의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 문화일반
  • 임상훈
  • 2006.11.20 23:02

[休+48] 가습기 꼼꼼히 관리하세요!

찬 바람이 불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감기, 독감, 비염 환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특히 아토피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나 그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날씨가 건조해질 수록 걱정은 커져만 간다. 이럴 때 집안을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가습기는 필수품.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집에 맞지 않는 제품을 구입하거나, 제대로 관리를 해주지 않는다면 오히려 질병을 일으키는 등 해가 될 수 있다. 건조한 실내공기에 맞서 건강을 위해 사용하는 만큼 꼼꼼히 알아보고, 똑똑히 관리하자. 김오목 롯데백화점 전주점 전자제품 매니저의 도움말로 알아본다.△가습기 종류와 특징시중에 나와 있는 가습기는 크게 초음파식, 가열식, 복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초음파식 가습기는 진동을 이용해 수증기를 뿜어내는 원리로 5만원대 이하 저가의 제품이 대부분이며, 전기요금도 적게 나온다. 하지만 분무량이 많아 가습기 주변이 물로 흥건해질 수 있고, 살균기능이 없어 관리에 소홀했을 경우 세균을 퍼뜨릴 위험이 있다. 두번째로 가열식 가습기는 물을 가열시켜 증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로 살균기능이 우수하다. 따뜻한 수증기가 나오기 때문에 실내온도 유지에 도움이 되고 호흡기에 부담도 적다. 하지만 전기요금이 보통 초음파식에 비해 6∼8배 가량 많이 나오며 화상의 위험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복합식은 위의 두가지 종류의 장점만을 결합한 방식으로, 요즘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가습기이다. 먼저 가열관에서 물 온도를 섭씨 60∼85℃로 끓여 살균시킨 뒤 초음파를 이용해서 뿜어준다. 상황에 따라 '따뜻한 수증기', '차가운 수증기'를 선택할 수 있다. 구입비용은 보통 5만원대 이상이지만 전기료는 많이 들지 않는다.△청소 이렇게 하세요"청소 안해도 되는 가습기로 주세요”가습기를 구매하러 오는 손님중에 이런 요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상식. 시중에 '청소 안해도 되는 가습기'는 없다는 게 김오목 매니저의 설명이다. 아무리 좋은 가습기라도 청소를 잘 해주지 않는다면 물에서 세균이 번식, 오히려 우리 몸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가습기의 물은 매일 갈아주는 것이 좋다. 하루가 지난 물은 잡균들이 자라서 오염되기 쉽다. 청소는 매일 해주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귀찮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2∼3번은 해줘야 한다. 물통은 솔이나 헝겊으로 닦아 헹궈주고, 비눗물은 사용하지 않는다. 청소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초음파 진동자 부분. 오염물질이 조금만 묻어도 작동하지 않는 만큼 솔을 이용해 부드럽게 문질러 준다. 분무통과 몸체도 자주 씻어주고, 일주일에 한번씩은 뜨거운 물에 담아 소독한다. 가습기에는 항상 물이 담겨져 있어 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다. 햇볕이 좋은 날에는 물통의 물을 빼내 말려주는 센스도 잊지말자.가습기를 구입할 때는 청소하기 쉬운가를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물통 입구가 넓은지, 간편하게 빼고 넣을 수 있는 모형인지 꼼꼼히 따져보자.△사용시 유의사항가습기를 너무 가까이에 두고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코와의 거리가 1∼2m이상 떨어져야 하며, 특히 기관지가 예민한 아이에게 찬 공기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초음파식 가습기는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잠자리에 들 때는 가습용량을 줄여, 실내공기가 너무 축축해지지 않게 한다. 최근 출시되는 디지털 방식의 가습기는 저절로 실내습도를 조절, '취침모드'로 바꿔주기만 하면 된다. 또한 가습기는 다른 가전제품들과 함께 두는 것을 삼가야 한다. 미세한 습기가 자칫하면 가전제품 고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가습기에 정수필터 기능이 없다면 정수기에서 받은 물을 사용하자. 만약 수돗물을 사용해야 한다면 그릇에 받아 하루정도 놓아둔 후 사용한다. 아이가 있는 집은 물을 끓여 식힌 후 사용하면 더욱 위생적이다.

  • 문화일반
  • 전나임
  • 2006.11.17 23:02

[休+48] 가습기 대용 이건 어때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집안의 온도가 높아지다 보니 자고 일어나면 코도 막히고, 목도 칼칼해 지기 일쑤다. 집안 건조함을 잡기는 해야 겠는데 가습기 사용이 귀찮다면 대용으로 쓸 물건을 찾아보자. 가습기처럼 똑똑하게 습도를 조절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건조함을 예방하는 데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관엽식물- 군자란, 고무나무 등 관엽식물은 겨울철 집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습도를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식물에서 나오는 산소가 실내 공기정화 기능까지한다. 또한 소음이나 전기세 걱정을 안해도 되며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장점이 있다. 식물의 특성에 따라 거실, 현관, 침실 등 적절히 배치하고 햇빛이 들지 않는 곳의 식물은 4∼5일 간격으로 위치를 바꿔주어야 한다.△숯- 숯은 수분이 과다한 경우 수분을 빨아들이고 부족한 경우에는 머금고 있던 수분을 내뿜어 자연적으로 습도를 조절한다. 또 공기중의 유해한 세균을 빨아들여 미생물의 번식도 막아준다. 크기를 마음대로 자를 수 있는 만큼 조금씩 잘라 거실, 침실, 주방 등 곳곳에 놓으면 좋다. 그냥 두는 것도 좋지만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 주거나, 물이 반쯤 담긴 그릇에 담가두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솔로 먼지를 털어내고 햇볕에 말려야 한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숯에는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으니 원산지를 잘 보고 구입하자.△젖은 빨래- 자기전에 젖은 수건이나 옷 등을 방에 널어두면 빨래가 마르면서 수증기를 증발시켜, 건조함을 막아준다. 높은 실내온도 때문에 금방 마르기 때문에 침실이 많이 건조하다면 여러개를 놔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토피나 호흡기 질환이 있다면 빨래 속 남아있는 세제가 공기중에 퍼져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므로 피해야 한다.

  • 문화일반
  • 전나임
  • 2006.11.17 23:02

[休+48] 나 없거든 오봉산 간줄 아시게

행정구역상 완주군 구이면과 임실군 운암면에 경계해 있는 오봉산(五峰山·513.2m)은 각기 다른 모양의 다섯봉우리로 돼 있다.활짝 핀 연꽃 형상의 연꽃봉과 떡시루 형상의 시루봉,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하는 병풍바위, 여인의 치마를 방불케하는 치마바위, 베틀바위 등의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오봉산은 아름드리 우거진 송림을 거닐며 옥정호 등의 아름다운 경관과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특히 최근에는 국사봉을 기점으로 정상을 거쳐 소모마을로 내려오는 2시간 가량의 코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산세 또한 완만해 가족산행에 적합하고 등산 초보자도 부담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국사봉 코스가 각광받기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1코스를 따라가봤다.전주에서 구이∼순창을 잇는 27번 국도변을 따라가면 오봉산 표지판이 있는 소모교에 도착해 소모마을을 지나 산행길에 오르면 감나무와 굴참나무 등이 어우러진 계곡을 따라 펼쳐진 기암괴석과 작은 폭포들의 경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지금은 계곡물이 말라 실망할 수도 있지만 여름철에는 산새소리와 계곡물 소리가 한데 어우러지며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켜준다.산행을 시작한지 20여분이 지나면 미끄러운 급경사 바윗길이 시작된다.장마철이나 겨울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잠시후 완만한 송림길이 이어지고 20분쯤 더 올라가면 옥정호가 바라보이는 능선에 다다른다.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탁 뜨인 옥정호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하면 흠뻑 배인 땀방울도 잊은 채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올망졸망한 산봉우리들을 오르내리다보면 어느덧 오봉산 정상에 이른다.바위에 앉아 은빛 물결을 반짝이며 넓다랗게 펼쳐진 옥정호와 주변의 산들을 조망하는 기분이 제법 쏠쏠하다.동북쪽의 제2봉까지는 5∼7분쯤 송림의 급경사 오르막길이고 4봉에서 5봉인 치마바위까지도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져 제법 산행의 기분을 낼 수 있다.산행을 마감하기까지는 코스에 따라 보통 2∼6시간 가량이 소요된다.◇주요 등산코스△제1코스=백여주유소→소모마을→안부→정상→제2·3·4·5봉→소모마을→백여주유소△제2코스=백여주유소→소모마을→정상→소모마을→백여주유소△제3코스=염암마을→49번 도로→염암재→제5봉→제4·3·2봉→정상→호남정맥→운암 초당골△제4코스=국사봉→제5·4·3·2·1봉→소모마을→백여주요소

  • 문화일반
  • 강현규
  • 2006.11.17 23:02

[休+48] 제주 은갈치 입안서 '사르르'

갈치탕의 참맛을 즐기려는 미식가들이 즐겨찾는 맛집이 있다.전주시 송천동에 위치한 전주 갈치탕의 원조 '청록원가든'(사장 이정희·여·44).지난 93년 11월 문을 연 청록원가든은 제주수협을 통해 최고급 제주 은갈치만을 비행기로 공수해 맛깔스런 갈치탕을 식탁에 올리고 있다.다시마와 멸치, 무우, 양파 등을 넣어 우려낸 진한 육수가 속살까지 골고루 맛이 밴 도톰한 은갈치는 직접 맛보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는 별미중의 별미다.특히 청록원가든은 갈치탕의 맛을 돋구는 고추를 부안 줄포에서 바닷바람에 말린 태양초 고추만을 사용해 갈치탕의 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도록해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야채 하나라도 신선도를 중시해 꼼꼼히 살펴 가장 최상급을 사용하고 있다는 청록원가든은 밑반찬도 정성을 가득 담아 소박하지만 엄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정갈한 음식을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이때문에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은 뜨내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단골들이라는게 업소측의 설명이다.입소문을 듣고 한번 찾아온 손님들은 예외없이 또 다시 찾는다는 것.주차공간도 30여대가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편이다.이정희 사장은 "내 가족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며 "수입산에 비해 제주 은갈치값이 너무 비싸 타산을 맞추기 어렵지만 내가 만든 갈치탕을 먹고 만족해하는 손님들을 보면 힘이 절로 난다”고 말했다.한편 갈치는 단백질 함량이 많고 지방이 알맞게 들어있어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칼슘과 인, 철분을 비롯해 비타민 A, B, B2가 풍부해 귀가 멍멍하거나 혈액순환 장애, 한습, 팔다리가 무거운 증상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가격-2인분 2만3000원, 3인분 3만2000원, 4인분 3만6000원. 연락처 : 063-252-2074.

  • 문화일반
  • 강현규
  • 2006.11.17 23:02

[休+48] 담배끊고 음식조절 "생활습관 바꾸세요"

암에 대한 관심이 적지않다. 누구나 예외없이 한두가지쯤은 암예방수칙을 기억하고 이를 실천한다. 평균수명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남자는 3명 중 1명, 여자는 5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가 있을 만큼 암은 '낯익은' 질병이 됐다.그러면서도 암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막연한 불안감이나 공포심만 앞세우고 있을 뿐이다. 전북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임창열 교수의 자문을 얻어 '암'에 대해 알아본다. 전북대병원 임상연구소장이기도 한 임 교수는 "정보홍수속에 살면서 암환자나 환자의 가족들이 인터넷에 올라온 자료들이나 주변의 경험담을 지나치게 맹신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상당수 떠도는 암에 대한 정보들이 비상식적이거나 잘못된 정보가 많은 만큼 환자와 가족들은 옥석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암치료는 반드시 전문가인 의사와 상의를 거친 뒤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Q. 암의 종류는 얼마나 되나?A. 암의 종류는 크게 100∼500여가지로 나눈다. 하지만 같은 부위라도 조직형과 위치 등을 세세하게 따지면 셀수없을 만큼 많다. 암은 살아 있는 세포가 있는 부위라면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혈액 순환이 없는 머리카락과 손톱, 발톱에는 암이 생기지 않는다. 심장부위에도 암발병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극히 드물다. 한국인에서 가장 흔한 암은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갑상선암, 자궁경부암 등이다.암은 암세포의 발생기원에 따라 '결체직성 종양'과 '상피성 종양'으로 나눌수 있다. 결체조직의 경우 피부밑이나 장기사이에 있는 지방이나 근육같은 조직을 말하고, 결체직성 종양에는 '육종'이라는 접미어가 붙는다. 상피세포는 겉피부를 덮고 있는 편평세포,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을 덮고 있는 점막의 세포 등을 말한다. 유방의 유선, 갑상선, 전립선 등 물질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진 세포에서 기원한 암은 '선암'으로 불린다. 상피성 종양에서는 '암종'이라는 접미어가 붙어 편평세포암종, 선암종 등으로 부른다.Q. 암의 원인과 예방가능성은?A. 암의 원인의 70% 정도는 흡연, 감염, 음식 등의 환경요인이 차지한다. 유전적인 원인이 5%인 것을 감안하면 그릇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위험요인을 피하면 암의 예방이 가능하다고 본다.Q. 조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A.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암발생인구의 ⅓은 예방가능하고, ⅓은 조기진단만 되면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⅓의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1·2기의 비교적 초기에 발견되면 수술 등을 통해 상당수 완치가 가능하다. 위암과 대장암의 경우 조기발병땐 완치율이 90% 수준이다.3기에는 완치율이 50%수준으로 급감하고, 4기 이후에는 완치가능성이 희박하다. 하지만 림프종(임파선암), 생식세포암, 백혈병, 일부 소아암 등은 4기라도 완치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한편 일부에서는 '호르몬치료를 받는 갑상선암환자는 그나마 행운'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어떤 암이든 고통스럽고 치료가 험난하다. Q. 암을 진단하는 방법은?A. 대부분의 암이 말기가 되기 전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검진이 필수적이다. 간암, 대장암, 난소암, 고환암 등은 혈액검사로 암을 진단할 수 있지만 제한적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은 직경 3㎜ 이상의 암을 찾아낼 수 있다. CT와 MRI 기능을 개선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 나왔지만 그렇다고 모든 암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암의 확진은 조직과 세포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Q. 10년전과 비교해 주요 암의 순위가 변동이 있다는데?A. 전국적으로 지난 95년 암으로 사망한 남성 중에서 간암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반면 지난해에는 폐암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폐암, 대장암, 췌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으로 인한 사망이 늘어나고 위암, 자궁암으로 인한 사망은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서구화로 인한 영향이 큰 것같다.Q. 암에 칼(메스)을 대면 온몸에 퍼진다? A. 암수술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암 조직을 만지지 않고 수술하는 것이다. 다만 암조직을 메스로 베어내거나, 복강 내에서 암조직이 파괴되는 경우엔 암세포가 퍼질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을 하는 외과 전문의들은 경험이 풍부하고 원칙을 앞세워 수술에 나서는 만큼 그다지 걱정할 사안은 아니다.현재로선 암의 절제가 항암치료의 정점이며, 완전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수술 이외의 다른 치료법을 고려한다. Q. 암도 전염되나?A. 대부분의 암은 전염되지 않지만, 일부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이 있는 암이 있다. 간암과 자궁경부암의 경우가 그렇다. 모두 바이러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Q. 항암제를 쓰면 왜 머리카락이 빠지나? A. 항암제는 암세포는 물론 정상적인 세포도 공격한다. 특히 머리카락이나 입이나 점막 등 성장이 빠른 곳을 집중공격하는 성향이 있다. 이로 인해 탈모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모든 항암제가 탈모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또 대부분의 탈모는 치료가 끝난 후 회복된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6.11.17 23:02

[休+48] 한의학에서 암치료

서양의학이 암세포제거를 위한 '외과적 수술' 및 전이를 막는 '항암치료'를 중시한다면, 한의학은 '몸의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한다. 한의학에서 암의 원인은 체내 음양의 균형이 이뤄진 편안한 상태(항상성)가 깨졌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암을 치료하려다 사람의 몸까지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앞세워 병을 고치면서도 몸의 정기도 북돋워주는 데 주력한다. 우석대한방병원 서의석 교수(한방내과)는 "암을 치료하면서 환자의 몸을 망가뜨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한의학은 암은 죽이고 몸은 살리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한의학의 항암치료원칙은 부정거사(扶正祛邪), 치표(治標)와 치본(治本) 등을 들수 있다.몸의 정기를 북돋워주고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는 '부정거사'에 따라 같은 암환자라도 그 치료방법과 투약방법이 다르다. 의사는 어떤 환자에게는 정기를 도우는 한약재를 투여하고, 또다른 환자에게는 정기를 도우면서 사기를 때리는 약을 동시에 투여하기도 한다. 치표와 치본에 따라서는 암의 원인 및 급한 증상과 급하지 않은 증상을 구분해서 치료한다. 암환자는 병증이 갑자기 위독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암의 근본원인 치료보다 급하고 위독한 증상부터 치료하는 방법이다. 간암환자의 경우 위의 정맥류출혈로 인해 입으로 대량의 피를 토해낸다. 이럴때 먼저 피를 토하는 위급상황을 치료한 뒤 간암을 치료하는데, 이를 치표라고 한다. 근본원인과 병을 치료하는 것이 치본이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6.11.17 23:02

[休+48] 당신이 암에 걸린다면…

비정상적인 세포들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되는 상태. 암(癌)의 정의다. 전국적으로 2003년 기준으로 연간 11만명에게 암을 퍼트려 6만4000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2020년에는 15만명의 암환자가 발생해 9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사망원인 통계결과 벌써 22년째 국내 사망원인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암은 그자체만으로도 고통이자 공포다. 하지만 막상 문제를 파헤치면 해법을 찾을 수 있는 법. 이번주 '100세를 향하여'는 암에 대해 알아본다.어느날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대부분의 암환자는 육체적, 심리적으로 엄청난 충격에 시달리게 된다. 죽음에 대한 예감, 자신감 상실 등 온갖 불길한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전문가들은 환자가 암을 받아들이기까지 세가지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부정과 분노의 단계가 첫번째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시련이 닥쳤는가'라는 자기부정이 엄습한다. 자신의 병은 물론 현실에 대한 왜곡 등 다양한 모습이 나타난다. 두번째는 의미부여의 단계. 환자는 '왜 내가 병에 걸렸고 그 의미가 무엇인가'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현실에 순응하고 그동안의 생활습관 등을 곰곰이 되돌아본다. 세상의 모든 것이 소중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은 순응의 단계다. 환자는 '한번 싸워보자'는 의지를 갖는다. 암치료에 대한 최신정보를 구하고 치료에도 적극적이다. 흔흔히 '암=사형선고'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암이 반드시 죽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의지와 희망만 키운다면 암은 이길 수 있는 병이다. 결국은 마음이다. "무슨 암에는 무엇이 좋다” "이렇게 치료해서 나았다더라”는 주변의 말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의사의 충고를 믿고 따라야 한다. 암을 이겨낸 사람들은 누구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암선고를 받은 뒤 남을 탓하거나 신을 원망하지않고 인생에 대한 깊은 반성의 계기로 삼았다. 그리고 제2의 인생을 개척하겠다는 투철한 의지가 넘쳐난다. 당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 보라.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6.11.17 23:02

[도립미술관 기획전]세계와 소통하는 세가지 아름다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소장한 세계적인 명화와 조각을 전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이 겨울방학을 앞두고 마련한 ‘유럽미술 작은 여행전’을 통해서다. 이와함께 미술관 기증·기탁작품전도 함께 열린다. ‘신철균 기증작품전’과 ‘승동표 기탁작품전’. 이들 전시는 내년 1월14일까지 지속된다. ‘유럽미술 작은여행전’은 프랑스 국립미술관연합(RMN, La Reunion des Musees Nationaux) 소속 미술관들의 소장품으로 꾸려지고 있다. 국립미술관연합은 루브르박물관을 비롯, 오르세미술관, 피카소미술관, 베르사이유박물관 등 프랑스 33개 국립미술관 관리를 총괄하는 기관이다.전시되는 작품은 피카소의 ‘볼라르 판화’ 전작과 루브르박물관이 제작한 동판화와 조각 복제품 등이다.피카소(1881∼1973)의 중요한 판화집 중 하나인 ‘볼라르판화’는 파리의 화상이었던 볼라르의 이름을 딴 100점의 판화묶음이다. 피카소가 1930년에서 37년 사이에 제작한 판화들이며, ‘조각가의 작업실’과 ‘신화’를 주제로 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루브르박물관 동판화 아뜰리에에서 제작한 동판화 25점과 조각 아뜰리에에서 제작한 조각 복제품 29점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동판화 ‘앙부와즈 성의 전경’ ‘무용수들’ ‘샘’ ‘일광욕하는 여인들’과 조각 ‘모딜리아니의 여인의 두상’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 ‘아를르의 비너스’ ‘파라온의 스핑크스’ 등이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국립미술관연합 소속 미술관 및 박물관의 소장품들이 전북에서 전시되는 것은 처음이다.사진작가 신철균(1929∼)은 1978년 일본 동경에서 열린 유네스코 아시아지역 사진 콘테스트에서 작품 '형제'로 대상을 수상하면서 세계무대에서 주목받았다. 그의 사진은 휴머니즘이 강한데, 서정적 리얼리티를 추구하면서 대상의 예리한 관찰과 의식을 생동감 있게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북 청진 출신이지만 1953년 한국전쟁 당시 군산에 정착했다. 전시는 작가가 지난해 도립미술관에 기증한 사진작품 100점 중 대표적인 것들로 구성됐다.운봉 승동표(1918∼1996)화백은 서구미술의 다양한 기법의 수용과 탐구를 통해 절제된 표현기법과 철저한 대상분석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화풍을 이뤘다. 평북 정주출신으로 오산고등보통학교에서 이중섭 문학수 김창복 등과 함께 임파 임용련에게서 그림을 익혔다. 오산고보 재학시절 조선일보가 주최한 ‘제1회 전조선학생미술전람회’에서 ‘꽃다발이 있는 정물’로 최고상을 차지하는 등 일찌기 역량을 인정받았다. 일본동경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오산고보 미술교사를 역임했고, 한국전쟁중 월남해 도내에서 중·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했다. 전시에는 유가족이 지난 3월 도립미술관에 기탁한 78점의 유화중 대표적인 작품들이 선보인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11.1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