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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의 그릇한 의학상식을 가장 가깝게 지켜보는 이를 들라면 아무래도 환자들을 돌보는 의사들이다. 전문의들이라면 진료도중 환자들의 엉뚱하게 묻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린 경우가 한두번은 있을 법하다. 본보 '100세를 향하여' 자문을 맡은 전북대병원과 우석대한방병원 교수진이 환자를 돌보면서 접했던 잘못된 의학상식들을 들려준다. 외국출장에 나선 정상근(전북대병원·정신과)를 제외한 9명의 교수들은 "자가처방으로 병을 키우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강조한다.△강명재교수(전북대병원·병리학)적지않은 사람들이 '헌혈을 하면 몸이 약해지고 질병에 감염되기 쉽다'고 알고 있다. 이는 사실무근이다.헌혈을 할때 참여율이 저조한 것도 이같은 그릇된 인식 때문이다. 일부 빈혈이 있거나 감염성질환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누구나 헌혈에 참여할 수 있다. 남자의 경우 50㎏, 여자는 45㎏이상의 체중이면 가능하다.주사바늘이 들어간 자리가 아물기 전에 감염가능성은 있을수는 있지만, 헌혈자체는 감염우려가 없다. △박종혁교수(전북대병원·정형외과)오십견에 대한 오해가 많다. 연세가 많은 분들이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을 의심하고 자가치료에 나서곤 한다. 정작 진찰해보면 견관절회전근개 파열이 많다. 견관절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전문의 진료후 파열부위를 봉합수술해야하는데, 자기치료를 하려다 치료시기를 놓칠 때가 적지않다. 파열부위가 작았을 때는 수술이 간단한데, 파열부위가 커졌을 때는 치료도 복잡하고 환자에게도 고통이 뒤따른다.또 정형외과 하면 적지않은 환자들이 수술을 생각한다. 수술요법은 정형외과 치료법의 한가지에 불과하다.△김상욱교수(전북대병원·소화기내과)'치질이 오래되면 암이 된다'고 알고 있다. 전혀 사실과 다르다.직장암 환자들 가운데 젊은 시절부터 치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가 나중에 직장암에 걸리면 치질이 오래돼 직장암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또 일부에서 '숙변을 없애야한다'고 하는데 숙변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 변이 오래 남아있을 수는 있어도 일부에서처럼 '숙변=만병의 근원·독소'라고 선전하는 건 상업적인 속임수일 뿐이다. 장에 변이 있으면 언젠가는 배출이 된다.△김찬영교수(전북대병원·소화기외과)'수술하면 암이 번진다'는 얘기를 가끔 듣는다. 원래 암이 진행이 된 상태에서 수술하고도 효과를 못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로 인해 이같은 소문이 도는 것같다. 현재로서는 외과적 수술이 암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초·중기 암환자에게는 외과적 수술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위암의 경우는 초기 진단과 초기수술이 이뤄지면 다른 부위보다 완치율이 높다.△김락형교수(우석대한방병원·신경정신과)일부에서 '여름철에는 보약을 먹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보약의 성분이 땀으로 배출된다는 것이다. 땀이 많고 피로도가 쌓이는 한여름에는 몸이 허해지게 마련이어서, 숙면 운동과 함께 보약과 보양식이 꼭 필요하다.'보약(특히 녹용)을 먹으면 멍청해진다'는 잘못된 정보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져 있다. 녹용의 면역력을 높이고 기와 혈을 보하는 더없는 약이다. 다만 일부 증상에 따라 녹용을 섭취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부 무자격자들이나 민간처방에 함부로 쓰였다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들이 이같은 이야기를 기정사실화하는 것같다.△서의석교수(우석대한방병원·한방내과)'한약을 복용하면 간에 부담을 준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일부 민간요법이나 대증요법 등을 환자가 임의로 사용했을 때 간이 나빠질 수는 있지만, 증상이나 체질에 맞게 진찰을 받고 한약을 복용하면 실보다는 훨씬 득이 많다. 한의학에 대한 오해는 일부 무자격자들에 의해 피해를 입은 환자들에게서 비롯된 게 많다.△육태한교수(우석대한방병원·침구과)흔히 '비오는 날 침을 맞으면 안좋다'거나 '침을 맞는 다음에는 찬물에 담그면 안된다'고 알고 있다. 예전에는 침이 굵고 위생상태도 좋지 않아 감염가능성이 높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비누로 씼을 수 있고, 수돗물상태가 좋아져 그런 걱정은 없다.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또 '침은 만능'으로 알려져있다. 침을 지나치게 신비롭게 여기는 면이 없지 않다. 근육의 병이나 급성질환은 침술만으로로도 가능하지만. 만성질환은 침과 약이 더해져야 효과를 볼수 있다.△송범용교수(우석대한방병원·침구과)침에 대한 오해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침을 맞을 때 하루 걸러서 맞아야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침술은 사람의 체질에 따라 질환에 따라서 다르게 다뤄진다. 어떤 사람들은 하루에도 두번씩 맞을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일주일에 맞을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김태희교수(우석대한방병원·한방부인과)'첫째아이를 낳고 산후풍에 걸리면 둘째나 셋째를 낳은 뒤 조리를 잘하면 기존의 산후풍이 없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맹신해 일부 산모는 산후풍을 치료하기 위해 일부러 아이를 출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임상치료결과 이같은 사실과 다르다. 최선의 대책은 산후풍이 발병된 직후에 곧바로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식을 줄을 모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관심도는 금메달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하지만 관심이 지나쳐서인지 일부는 그릇된 민간요법이나 '∼카더라'식의 검증안된 의학상식을 맹신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본격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한여름을 맞아 △술과 관련된 잘못된 상식 △잘못된 운동·다이어트상식 △잘못된 여름철질환 치료법 등을 살펴본다. 잘못된 상식들을 족집게처럼 가려낼 수 있다면 당신은 100세인의 자격이 충분하다.-그릇된 음주상식△술은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는 술의 힘을 빌려 잠을 청한다. 그러나 술은 불면증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불면증을 유발한다. 음주후에는 몇시간이 안돼 자주 깨거나 얕은 잠을 자게 된다. 알코올의 진정효과가 최적 수면상태인 렘(REM)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술에 의존해 잠드는 버릇을 가진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날엔 오히려 잠을 이루지 못한다. △술은 갈증 해소에 좋다?= 갈증해소를 위해 흔히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든다. 차게 해서 마시기 때문에 일시적인 갈증해소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많이 마시면 오히려 탈수현상을 가져와 갈증만 부채질한다. 화장실에 가는 일이 잦아 몸 안의 수분을 다량으로 빼앗기 때문이다. △탄산수를 섞어 마시면 좋다?=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수를 소주 등에 섞어 마시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음주습관. 소주를 탄산수로 희석하면 입의 감촉이 좋아지고 알코올을 도수가 낮아져 마시기는 쉽다. 하지만 희석한 탄산수는 위 속의 염산과 작용, 탄산수소가 발생하면서 위의 점막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시킨다. 결국 탄산수 자극으로 위산과다가 일어나게 마련.△술은 술로 푼다?= 술을 마신 다음날 얼큰한 국물과 함께 들이키는 해장술은 미국의 술꾼들도 즐기는 방법. 그러나 해장술은 알코올 중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숙취의 고통을 잊게 해줄지는 모르지만 일시적인 효과일 뿐 몸을 더 망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전날의 주독을 푸느라 지칠 대로 지쳐있는 간에 또 다시 폭탄을 퍼붓는 격이다. △맥주를 마시면 살이 찐다?= 맥주나 막걸리 같은 곡주가 높은 칼로리를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음식은 아니다. 알코올이 체내에서 발산하는 에너지는 축적되지 않는 '속빈 강정'으로 살이 찌지는 않다. 그러나 맥주에 곁들이는 안주 중엔 통닭, 족발, 과자 같은 고칼로리 식품이 많아 비만을 부추길 수 있다.△술마실 때 피우는 담배는 괜찮다?= 술을 마실 때 피우는 것은 건강에 치명적이다. 니코틴은 알코올에 잘 용해되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니코틴이 약 30% 흡수되지만 술을 마실 때는 거의 100%가 체내에 흡수된다. 더구나 알코올로 인해 간이 비상상태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니코틴이 들어온다면 간은 속수무책이다. 심장·폐·구강·목·식도질환 등의 경우에는 담배만 피우면 7배, 음주만 하면 6배, 술·담배를 동시에 하면 38∼40배 가량 발병확률이 증가하며, 각종 암에 걸릴 확률도 증가하게 된다.-잘못된 운동·다이어트상식△담배를 피우면 살이 빠진다?= 많은 여성들은 살을 빼기 위해 담배를 피운다. 니코틴이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추 신경을 조절해 체중을 줄이고, 대변을 잘 보게 해주기 때문에 살이 빠진다는 것. 물론 담배를 끊으면 일시적으로 몸무게가 증가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담배를 피우는 동안 억눌려 있던 혀의 맛을 보는 돌기의 기능이 되살아나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되면서 음식을 훨씬 많이 먹기 때문. 담배를 끊으면 일시적으로 살이 찌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몸의 기능이 정상화되고, 음식을 조절하며 충분한 운동을 하면 건강하게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운동 전 물을 마시지 말고 입만 헹궈라?= 운동전후 물을 마시면 뱃속이 출렁거려 수분 섭취를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름철엔 특히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갈증을 참지 말고 수시로 물을 마셔줘야 한다. 따라서 등산이나 조깅때에도 물 지참은 필수다. 스포츠음료는 시원한 물보다 체내 흡수가 다소 느린 단점이 있지만 에너지원이 되는 당(糖)이 포함돼 있어 권할 만하다.△땀복을 입으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리면 체중도 줄이고 운동효과도 높을 것이라고 생각해 땀복을 입지만 여름철에는 절대금물. 지방과는 상관없이 체내 수분만 빠져나가 자칫 탈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땀이 증발되지 않아 체온이 급상승하고, 그 결과 열 쇼크가 올 수 있다. -잘못된 여름철질환 치료법△눈병이 있으면 물로 눈을 씻어주는게 좋다?= 옛날에 눈병에 걸려 안과에 가면 식염수로 씻어주는게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나이든 환자들은 눈을 씻어 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눈을 씻으면 눈물을 씻어내는 결과가 돼 오히려 염증이 생기기 쉽다. 눈물은 눈에 침입한 균을 죽이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분비물이 많은 경우 외에는 눈을 씻지 않은게 좋다.△썬크림은 여름에만 바른다?= 햇살이 따가와지는 여름철이 되면 피부 보호를 위해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이 늘어난다. 자외선은 일광화상과 함께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켜 기미, 주근깨의 원인이 될뿐만 아니라 피부 탄력을 유지시키는 단백질을 파괴하여, 피부 노화를 촉진시킨다.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는 여름뿐만 아니라 봄·가을 같은 환절기에도 야외에서 활동시 발라야한다. 그러므로 자외선차단제는 여름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철필수품이다.△무좀에는 식초가 좋다?= 심한 무좀환자들이 주위의 권유로 발을 식초에 담근 뒤 접촉피부염이 발생해 고생하는 환자들을 보곤한다. 상당히 잘못되고도 위험한 발상이다. 무좀은 대개 발가락이 두꺼워지는 과각화형, 발가락 사이가 짓무르는 지간형, 물집이 생기는 수포형이 있는데 과각형의 경우는 치료로 각질용해제를 같이 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식초같은 약산도 도움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개의 무좀은 여러 유형이 복합적으로 발생 할 수 있는데 특히 지간형인 경우, 식초를 쓰다가 발가락 사이가 부식되어 피부염은 물론이고 임파관염까지 생겨 고생을 사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와 상담을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찬물로 샤워를 하면 잠이 잘온다?= 더위로 잠이 오지 않을 때 찬물로 샤워를 하면 오히려 잠을 쫓는다. 찬물에 닿으면 피부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했다 다시 확장되면서 체온이 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온기가 있는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저녁식사 뒤 30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 줄넘기 등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달리기 등 격렬한 운동은 자율신경을 흥분시켜 잠을 쫓는 역효과가 난다.
찰나의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내는 크로키. 물과 종이 색채의 어우러짐으로 맑고 투명한 조화로움을 보여주는 수채화. ‘크로키’와 ‘수채화’를 테마로하는 전시가 잇따라 열린다. 전주누드크로키전(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과 전북수채화협회전(8∼17일 전북종합학생회관).#1 전주 누드크로키전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전주누드크로키전’은 올해로 여섯번째 그룹전을 연다. 크로키는 동양적인 선(線)과 속도감을 결합시킨 독특한 미의식을 자랑하는 장르. 회화작업의 한 과정으로 여겨졌던 것이 미술의 중요한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는 인체의 관찰을 통해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이미지를 순간적으로 포착해 표현했다. 대상이 단순화됐지만 인체의 아름다운 선이 선의 강약과 농담으로 묻어난다. 김경희 김명식 김민자 김용섭 김효남 문환희 박경숙 백금자 서혜연 엄승희 유남진 유대영 정해춘 황남현씨가 참여하고 있다. #2 전북수채화협회전8일부터 학생종합회관전북수채화협회는 두번째 그룹전을 준비했다. 서늘한 그늘과 발 시린 계곡이 그리워지는 계절에 화폭으로나마 청량감을 선사하기 위해 계절을 맞췄다. 작가들은 물과 종이 색채가 혼합되어 만들어지는 조형예술이면서도 순간적인 터치와 시간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발현하는 수채화의 특성을 작품에 발현해냈다. 풍경 정물 인물 등 사실주의적 작품과 반구상작품들이 전시된다.고현자 김분임 김세견 김정희 남석란 류인하 문환희 박경희 박선미 백인선 소훈 소채남 신우종 오현숙 유대영 유신규 유정화 윤정미 인선옥 이정란 이희권 이희완 전영경 정병윤 정현숙 조숙 최명덕 최인수 최찬희 한인순씨가 참여한다.
전주전통술박물관에서 임금이 마시던 어주 ‘해남 진양주’를 찾아 간다. 해남진양주(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0호)는 해남 계곡면 덕정마을에 전해지고 있는 전통청주. 장흥 임씨 가문의 비주로 달짝지근한 맛과 독특하고 은은한 향이 일품으로 꼽히고 있다. 어주가 민가의 가양주로 전하게 된 배경도 들어본다.이번 기행에서는 해남대흥사 전통차체험도 함께한다. 전통술기행은 27일 다녀온다. 전통술에 관심있는 개인 가족 단체가 참가할 수 있다. 선착순 35명 모집. 참가비는 3만5000원. 063)287-6305
스승의 은혜(감독 임대웅·출연 오미희·이지현/공포)소재의 신선함 묻힌 ‘스승의 은혜’ 최근 교단에서 벌어진 체벌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인해 관심을 모은 공포영화다. 선생님의 체벌이야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스승의 은혜’(감독 임대웅·제작 오죤필름·화인웍스) 제작사가 마케팅을 벌이며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80% 이상의 응답자가 체벌에 대한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사랑의 매'는 누구에게든 성장기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여고괴담’ 첫번째시리즈에서 교사의 체벌과 차별 대우가 소재로 등장하기는 했지만 ‘스승의 은혜’는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체벌과 차별의 이유가 다양해 관객에게 다가서는 공감의 폭이 넓을 수 있는 영화다. 그런데 소재의 신선함과 공격적 성향은 구태에서 벗어나지 않은 어법으로 빛을 점점 상실해간다. 어른이 된 후에도 초등학교 6학년 때 받은 아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물들에게 동화되려는 순간 ‘공포영화’여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린 화면들이 현실적인 소재를 다분히 비현실적 상황으로 인지시킨다. 심리전으로 치달을 것 같았던 초반부의 흐름에서 벗어나, 영화는 다분히 잔혹하고 피가 난무하는 슬래셔 무비로 방향을 튼다. 부모를 잃고 오갈 데 없어진 미자(서영희 분)는 1년 전부터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이었던 박 선생님(오미희) 집에 머물고 있다. 영화는 젊은 시절 박 선생의 쓰라린 인생을 간결하지만 강렬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던 남편으로 인해 아기는 흉측한 얼굴을 갖고 태어난다. 심리적 충격을 이기지 못한 남편은 아들이 보는 앞에서 목을 매 자살하고, 박 선생은 지하실에 아들을 가둬놓고 ‘키운다’. 이제는 반신불수가 된 박 선생을 위해 미자는 동창생을 부른다. 웃는 얼굴로 찾아오는 6명의 제자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들은 박 선생에게 옛날의 기억을 들추며 위협에 가까운 행동을 보인다. 반장 세호(여현수)와 부반장 은영(유설아)은 곧 결혼할 사이. 세호는 “둘이 잘 어울린다”는 선생님의 말에 “예전에도 그러셨지요. 어쩜 우리 반은 가난한 애들이 반장, 부반장을 하느냐고. 참 잘 어울린다고”라고 답하며 냉정한 시선을 보낸다. 늘씬한 몸매에 선글라스를 낀 채 외제차를 몰고 등장한 순희(이지현). 어린 시절 선생님에게 “넌 돼지냐. 살 좀 빼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은 후 성형중독이 됐다. 언제나 웃는 얼굴의 달봉(박효준)도 결국 선생님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는다. 축구선수가 꿈이었던 그에게 운동회 계주에서 넘어져 입상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박 선생이 하루종일 오리걸음을 시키고 난 후 인대가 늘어져 영영 운동은커녕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됐기 때문. 약물 중독이 된 명호(이동규)는 선생님의 은밀한, 그래서 끔찍한 손이 싫다. 자신을 아들, 아니 남자로 대하는 듯한 선생님의 행동은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그리고 수업시간 바지에 오물을 묻혀 야단맞은 후 집에 가는 길에서 엄마의 교통사고를 목격해야 했던 정원(장성원)은 베일에 가려 있다. 이처럼 하나같이 상처받은 아이들이 모여 선생님에 대한 미움을 결코 숨기지 않으니 뭔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긴장감이 고조된다. 급기야 누군가의 잔인한 살해 행각이 시작된다. 이들은 컴퍼스에, 스테이플러(호치키스)에, 문구용 칼에, 그리고 지하실의 벌레에 난자돼 살해당한다. 아이들에게 체벌을 가하는 어른이 이 영화를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영화는 여러가지 버무릴 소재를 충분히 제시하고도 스스로 이를 거두지 못하는 부족함을 남긴다. 18세 이상 관람가.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와 극단 하늘(대표 조승철)이 뮤지컬로 만난다. 2000년 ‘돼지와 오토바이’ 이후 두번째 작품. “이상하게도 늘 연습실이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는 게 결정적 이유가 됐지만, 어려운 환경에도 꾸준히 작업하는 동료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4일부터 6일까지 전주 아하아트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하이라이트 ‘LOVE & PADON’. 지역에서는 아직은 생소한 ‘뮤지컬 하이라이트’에 도전했다. 대중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나 영화 속 아리아 20여곡과 명장면을 새로운 스토리 라인으로 재구성한 뮤지컬 하이라이트는 이미 중앙무대에선 공연의 한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정극에 길들여져 있는 배우들이 뮤지컬을 올리기란 쉽지 않았다.그나마 명태의 경우는 ‘이화우 흩날릴 제…’ ‘이등병의 편지’ 등 2004년부터 매년 한편씩 뮤지컬을 만들어 온 노하우로 비교적 쉽게 도전할 수 있었다. “창작에 많은 열정을 쏟으면서도 뭔가 빈곤함을 느꼈고, 비싼 돈 들여 뮤지컬을 봐도 번역된 것이라 이해하기 어려운 관객들을 위해 우리 정서로 만들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의 예술감독을 맡은 최경성 명태 대표는 “해마다 공연하는 3∼4편의 작품 중 꼭 1편은 뮤지컬을 올리기로 했다”며 “올해 뽑은 10기 단원들은 춤과 노래에 소질이 있는 이들을 중점적으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LOVE&PADON’의 안무는 오문주씨가, 음악은 김철호씨가 맡았다. 연기에 춤과 노래까지, 하루 6시간씩 연습하고 있는 단원들은 “누구나 들으면 익숙하고 좋은 뮤지컬 노래를 엮어서 스토리를 연결해 나가기 때문에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작품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LOVE&PADON’에서 만날 수 있는 뮤지컬 아리아는 ‘그리스’의 ‘Grease Megaremix’, ‘시스터 액터스’의 ‘Joyful, Joyful’, ‘캣츠’의 ‘Memory’, ‘오페라의 유령’의 ‘Phantom of The Opera’ 등이다. 무대와 무대를 이어주는 스토리도 극단의 오디션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단원 개개인의 노래와 춤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내는 무대다. ‘무겁게’가 아닌, 보다 ‘경쾌하게’ 주제를 전하고 싶어 뮤지컬 하이라이트를 선택했다는 이들. 명태와 하늘이 전하는 것은 인생의 사랑과 행복이다.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4시·7시30분.
△플라이 대디(감독 최종태/출연 이문식·이준기/드라마)=위기에 처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가장이 분연히 일어선다. 열아홉 싸움고수에게 고개를 숙이고 훈련을 받는 가장. 꽃미남배우 이준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군데군데 공감가지 않는 설정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D-DAY-어느날 갑자기 세번째 이야기(감독 김은경/출연 은성·김리나·허진용/공포)= 유일한 작가의 공포소설 ‘어느 날 갑자기’를 영화화. 여학생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다룬다. 대학입시만을 목표로 세워진 스파르타식 기숙사에 들어와 한방을 쓰게된 4명의 여학생들. 언제부턴가 예전에 학원에서 있었던 일들이 환영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좀 음산하긴 한데, ‘여고괴담’의 아류?△괴물(감독 봉준호/출연 송강호·변희봉·배두나/드라마)= 말그대로 ‘괴물’. 흥행사 봉준호 감독은 자신에게 쏟아진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또 하나의 ‘물건’을 내놓았다. 깊이없는 오락성이나, 찰기없는 드라마, 내용 없는 비주얼 등 그동안 지적돼온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취약점들을 ‘괴물’이 모두 잡아삼켰다. 액션블록버스터지만 소시민들의 가족영화로, 코미디로 팔색조처럼 변신한다.△가필드 2(감독 팀 힐/출연 빌 머레이·브렉킨 메이어·제니퍼 러브 휴잇/가족코미디)=미국의 고양이 가필드가 영국의 왕자 고양이와 운명이 뒤바뀐다.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다. 재미있다.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듯.△카(감독 존 라세터/목소리 오웬 윌슨·폴 뉴먼·보니 헌트/애니메이션)=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창사 20주년 야심작으로, 오랜 파트너였던 디즈니에 최근 합병되면서 처음 내놓는 작품. 주인공인 자동차가 “인생이라는 경주에서 중요한 건 목적지가 아닌 과정”이라고 가르쳐준다.△한반도(감독 강우석/출연 안성기·문성근·조재현·차인표·강신일/드라마)= 우직하게 민족주의라는 하나의 모토를 향해 돌진한다. 영화적 재미보다는 선전구호만 늘어놓는다. 강의를 받는듯한 느낌. 강우석 감독이 “이 영화가 망한다면 영화 그만두겠다”고 말할 정도로('관객 없는 영화는 의미없다'는 뜻) 배수진을 쳤다.△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감독 고어 버빈스키/출연 조니 뎁·올랜도 볼룸/액션)= 어느새 올여름 최대화제작 등극. 마침내 나타난 심해의 악령 데비존스와 잭 스패로 선장이 맞장을 뜬다. 어마어마하고 정밀한 컴퓨터그래픽이 펼쳐놓는 장면이 압권. 전편을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을듯.
워싱턴 포스트는 2일 한국의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의 음주 문화를 다룬 한 연구 논문을 소개하면서 한국 대학생들이 직장인들 보다 술을 더 자주 마시고 술취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 같은 것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안젤리나 졸리-브래드 피트와 같은 선남 선녀 커플이 딸을 낳을 확률이 높다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비재래식 지혜'(Unconventional Wisdom) 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전한 뒤 '누가 생각했으랴'라는 소제목 아래 한국 대학생들의 음주 문화에 대한 놀라움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미시간 주립대 이동욱, 한양대 김영현씨 등이 공동 발표한 이 논문은 한국의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술의 효험에 대해 각각 어떻게 느끼는지, 동료들과의 술자리에 참여하거나 참여하지 않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를 비교, 세대차와 직장 문화의 영향으로 음주 문화에 차이가 있음을 시사했다.
전북문화원연합회(회장 이복웅)에서 동학농민혁명 역사문화 탐방을 떠난다. 우리지역의 향토문화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한 탐방프로그램으로, 황토현기념관 전봉준고택 만석보유지 등 동학관련 유적지와 피향정 무성서원을 둘러본다. 역사문화탐방은 17일과 19일 두차례 진행되며, 전북도민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가족단위로도 참가 가능. 참가비는 없으며, 14일까지 접수받는다. 287-5509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신광섭)이 시각장애인들의 문화체험장으로 만든 ‘터치뮤지엄’을 19일까지 일반에게 개방한다. ‘터치뮤지엄’은 국보급 문화유산 복제품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금관과 토기, 전돌 등 170여점의 문화유산이 실제와 똑같은 크기로 같은 재료와 같은 방법으로 제작됐다. 전주박물관 이정원씨는 “터치뮤지엄에서는 사진도 찍을 수 있고 관찰한 유물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등 다른 관람객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내에서는 자유롭게 문화유산을 활용할 수 있다”며 “그동안 진열장 유리에 가려 자세히 감상할 수 없었던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이번 기회에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터치뮤지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개방된다. 단체의 경우 미리 신청하며 매주 목요일 지도교사와 함께하는 체험학습에 참여할 수 있다. 문의 063) 220-1015
사)한국예총 전라북도연합회(회장 황병근)가 엮어내는 「全北藝總」이 계간지에서 연 2회 발간되는 종합예술지로 변화를 모색했다. 예총 회원협회들의 소식 중심에서 지역 문화계 이슈와 인물, 문화현장을 조명하는 등 틀거리의 변화와 함께 내용의 다채로움도 기했다.최근 발간된 「全北藝總」통권 124호는 지난 6월말 개최했던 ‘전통문화중심도시와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세미나’발제문이 수록됐다. 전주 전통문화중심도시 추진 과정에 있어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를 모색했다. 지난 5월 열렸던 전주 4대문화축제 현장도 특집으로 다뤘다. 예술인들의 시각에서 전주국제영화제 풍남제 한지문화축제 대사습놀이를 평가했다. 18·19대 전북예총 회장을 역임한 김남곤 전북일보 전무는 ‘예술과 사람’ 초대석에, 소양과 운암 롯데백화점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오스아트그룹과 전주역사박물관은 ‘예술의 현장’으로 소개됐다.예총 회원협회들의 상반기 활동도 살펴볼 수 있다.
전주와 대구를 오가며 소통하고 있는 전북구상작가회와 대구구상작가회. 올해는 그 판을 대구에서 열고 있다. 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양 단체의 교류는 1992년 부터 시작됐다. 현대미술의 토대가 구상계열의 작품 교류를 통해 두 지역의 현대미술을 재조명하는 기회로 삼아왔다. 전북에서는 국승선 권영주 김명식 문영선 박원기 서정배 서혜연 성태식 송재명 안영옥 오우석 윤완 이수현 이은경 정인수 조재천 최동순 최전숙 최정환 최희탁씨가, 대구에서는 문상직 손문익 김향주 이규목 이태형 곽철백 이준철 한창현 김미남 이환열 박종경 윤병락 이성혜 허영숙 김준용 장기영 김외란 이종갑 도성욱 장희식 정성철 민경숙씨가 참여했다.화가들은 완전구상보다는 반 구상계열의 작품, 일정한 틀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구상미술 본연의 깊은 정감과 작가들의 개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국승선 전북구상작가회 회장은 “양 지역 작가들의 연속적인 교류전은 지역 이기주의를 걷어내고 미술인으로서의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종교적인 의미에서의 불상은 우리에게 절대적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신앙의 대상이지만 젊은작가 임채숙에게는 현대를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다. 은밀히 혹은 강렬하게 욕망하는 물질적 풍요, 신분상승, 외모지상주의속의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과 이것들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솔직함이 그 신성한 불상에 ‘망측하게도’ 투영됐다.전주서신갤러리가 여름기획으로 마련하는 ‘젊은 시각전’. 올해는 임채숙과 박정용(16∼25일)이 초대됐다. ‘젊은시각전’은 실험적이면서도 개성적인 작품세계로 주목받는 신예를 선정, 전시회를 열어주는 젊은작가 지원프로그램이다. 첫 개인전을 ‘젊은 시각전’으로 여는 임채숙(27)은 ‘불상(佛像)-자아상(自我像)’을 주제로 잡았다. 부처의 형상속에 세속의 이미지를 오버랩, 불상이 단순한 과거형의 성스러운 자태가 아니라 물신숭배사상으로 물든 정체불명의 현재형으로 변신한 것이다. 그의 불상에는 세속적인 영화와 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자본의 기표들이 얹혀 있다. 불상은 랑콤 샤넬 루이비똥 등 명품을 치장하고 있다. “불상은 외형적으로도 저와 가장 많이 닮았습니다. 또 불상은 수행의 표상이기도 합니다. 저도 불상처럼 수련하는 자세로 살아가고, 작업하고 있으니 불상이 곧 제 자아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그의 불상은 근엄하지는 않다. 천진난만한 미소가 곁들여져 있다. 아직 세상에 깊이 시달리지 않았기 때문일까. 명품 아이콘은 현대인의 소비욕망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작가 개인의 물질에의 집착과 불성(佛性)의 기로에서 번민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불상은 극단적인 외모지상주의도 신랄하게 풍자하며 성(聖)과 속(俗)의 기로에서 번민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군산대 미술학과와 우석대 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현재 진안 예술창작스튜디오 미술과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11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
“우리 극단 앞에는 ‘직장인’이란 단어가 꼭 붙어야 돼요.”공연 하나가 끝나면 서너명이 쑥 빠져나가고, 공연 하나를 올릴 때면 다시 서너명이 들어온다. 직장인들의 은밀한 이중생활. ‘직장인극단 심심’이다. “음악이나 춤에는 일반인들도 취미생활을 통해 쉽게 접근하지만, 연극은 그렇지 않잖아요. 아주 평범한 사람들도 연극을 하는 동안 커다란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다른 극단 공연도 보러다니다 보면 연극시장도 넓어지겠죠.”“고문으로 남겨달라”며 떠난 1대 대표 김병수 공공작업소 소장에 이어 지금은 창단멤버인 임성현씨가 직장인극단의 대표를 맡고 있다. 서울에 있는 ‘직장인극단 무리’의 창단멤버이기도 한 임씨의 결혼 덕분(?)으로 전주에도 ‘직장인극단’이 생긴 셈이다. 2002년 10월 창단, 이듬해 첫 공연을 열었다. 입장료 대신 읽지 않는 책이나 작아서 못 입는 옷을 받아 어려운 곳에 기증하기도 했다. 지금도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저희는 연기를 가르치는 학원이 아닙니다. 연극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저마다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은 게 있기 때문에 대본만 외우면 연기는 나름대로 해내죠.”‘대본만 외우면 다 할 수 있다’는 무대포(?)적인 연기관. 그러나 무대에서의 실수도 애드리브로 넘어갈 정도로 실력을 갖춘 이들은 “연기는 배우와 극 중 배역의 차이를 줄여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11월 창작소극장에 여는 여섯번째 정기공연 작품은 연극적 표현과 시사성이 강한 ‘동물농장’으로 정했다. 임성현 대표를 비롯해 심재순(52·노인일자리창출센터) 양승만(39·농사) 김두성(37·무대미술)이승완(35·제일안경 운영) 김희선(32·프리랜서 조명기사) 최혜란(28·초등학교 교사) 이은영(22·청소년문화예술교육단) 김혜영(22·DJ) 황민지씨(21·청소년문화예술교육단)가 참여한다. 창단부터 함께한 단원도 있지만, 주변 사람을 통해 인연을 맺거나 신문을 보고 찾아온 단원도 있다. “기성극단에 비하면 우리는 작품 선택이 자유롭습니다. 관객 수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니, 주로 사회적인 문제가 담겨진 작품을 고르게 되죠.”직장인극단은 제작비에서도 자유롭다. 창단 초기에는 단원들 주머니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지만, 몇 년 전부터는 전북도 문예진흥기금을 받고 있다. 다른 극단 같았으면 턱없이 부족했을 300만원이 이들에게는 쪼들리지 않을 만큼의 충분한 제작비다.“아무래도 단원들이 직장인이다 보니 입출입이 잦아요. 나중에는 우리 극단 안에서 작품창작팀, 무대미술팀, 소품팀 등 각각의 요소가 별도로 진행될 정도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다른 극단에게 연습실조차 빌려쓰는 처지지만, 이들의 ‘연극 만들기’는 치열하다. 지금은 매주 수요일 만나고 있지만, 공연 3개월 전부터는 연습강도가 세진다. ‘직장인극단 심심’의 가입조건은 까다롭지 않다. 회비도 없고 오디션도 없다. 인생에서 ‘특별한 일탈’을 꿈꾼다면, 나도 연극인이 될 수 있다.
‘남자의 기’를 상징하는 백기와 ‘여자의 기’를 상징하는 용기가 맞붙는 기접놀이는 기능과 예술이 섞였다는 점에서 다른 기놀이와 다르다. 전북 민속놀이 중 하나인 전주기접놀이(계룡합굿). 전주기접놀이보존회(회장 심영배)가 칠월백중을 맞아 ‘제2회 전국 용기(龍旗)놀이 경연대회’를 연다. 5일 열리는 용기놀이 경연대회는 오전 10시 전주시 삼천동 비아마을에서 ‘만두레’를, 오후 3시 삼천둔치 농수산물도매센터 옆에서 ‘기접놀이’를 펼친다. 마지막 논매기를 뜻하는 ‘만두레’에서는 농기고사와 당산제, 만두레, 장원뽑기, 두레회의, 전령띄우기 등을 재현하고, ‘기접놀이’에서는 기인사와 용기 이어 달리기, 용기 놀이, 용기 싸움 등이 진행된다. 크고 무거워 보통사람은 들고 서있기도 힘든 용기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각종 묘기를 부리는 경연대회는 이번 행사의 가장 큰 볼거리. 풍물 반주에 맞춰 한 팀당 10분 내외로 용기로 재주를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참가자들의 대동마당인 합굿놀이가 풍년을 기원한다. 대회 연륜이 짧은 탓에 올해 참가가 확정된 팀은 5∼6개 정도. 대회 당일 현장에서도 참가신청을 받고 참가팀이 원하면 용기와 풍물 반주도 보존회측이 지원해 줄 예정이다. 심영배 회장은 “전주기접놀이를 통해 향토색 짙은 공동체의 모습과 합굿에 녹아있는 예술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의 063) 255-9524
찌는 듯 무더운 한나절소나기 한들금 시원스레 스친 뒤나풀거리며 춤 추는미루나무 이파리.나무 잎새들은 잎새끼리꽃봉오리들은 봉오리끼리손짓하며 새처럼 조잘거린다.사랑하는 사람이있었으면……,촉촉히 싱그러운사랑하는 이 있었으면……,조마대는 내 맘처럼도란도란 저희끼리 소곤거린다. - 시집 <회색 우상> 에서자연과의 합일된 사랑이야말로……시인들이 왕왕 자연을 소재로 시를 쓰게 되는데 물론 그때마다 자연에 대한 해석은 시인의 재량에 속한다. 그럼에도 인류가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우연히 경험의 공통점을 발견케 되는 바 이가 곧 원형상징이다.이 시의 배경이 되는 여름과 그에 따라 소나기 온 뒤 춤을 추고 있는 미루나무 잎새와, 서로 손짓하며 새처럼 조잘대는 꽃봉오리, 이 모두가 삼손의 계절에 걸찾게 안배되어 있다. 그러나 이 안배는 무엇인가 일을 꾸며야 한다. 이가 곧 3연에서의 ‘사랑하는 이가 있었으면……’ 이다. 이 사랑은 화자 개인의 염원이면서 ‘조마대는 내 맘처럼’, 소곤거리는 나뭇잎새와 꽃봉오리들과의 합일을 통해 더 없이 승화 된다. 시인은 이 합일된 사랑이야 말로 메마른 이 세상을 구원하는 최상의 공간으로 확신하며, 독자가 이 공간에 쓰러질 때 비로소 이 시는 완결을 고한다. / 허소라 (시인)
‘전주 문화는 시민들이 책임진다.’전주문화재단(단장 장명수)이 ‘제1기 시민PD단’을 출범시켰다.전주문화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열린 전주 사랑방’ 고리 중 하나인 시민PD단은 개념조차 생소한 ‘시민 모니터링단’이다. ‘시민PD’란 이름을 걸고 도시경관이나 문화예술행사, 전시 및 공연 등을 평가하고 관련된 아이디어와 개선방안 등을 제공할 예정. 전국적으로 처음 시도되는 만큼 그 성과를 짐작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통해 시민들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단장으로 선출된 조금숙 전북여성단체협의회장을 비롯 1기 시민PD단은 모두 35명. 이력도 다양하다. 주부가 가장 많지만, 문구점 운영, 피아노 조율사, 차 재배, 사진사, 화가, 공무원, 경찰 등. 문화예술, 도시경관, 환경복지 등 3개 분과로 나눠 각 분야별로 보다 세분화된 활동을 펼칠 시민PD단은 “평소 문화활동에 관심이 많아 현장에 나가보면 뭔가 아쉬움이 느껴졌다”며 “시민들의 일상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잘한 점은 칭찬하고 아쉬운 점은 개선점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첫 작업은 5일 열리는 ‘칠월백중 전주기접놀이’와 12일과 13일 열리는 ‘전주예술제’ 모니터다. 현장모니터링을 토대로 토론 및 워크숍을 열고 행사에 대한 의견들을 나눌 예정. 이태호 전주문화재단 정책연구실장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기 위해 기간까지 연장하며 시민PD단을 꾸렸다”며 “이들 목소리를 재단과 자치단체 사업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평가를 통해 지원사업의 투명성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실장은 “시민PD단의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위원회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정책과 관련, 전주시와의 면담을 주선하고 시 행사에 이들을 참여시키는 등 문화재단은 시민PD단을 새로운 시민문화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제1기 시민PD단의 임기는 2년. 2년 후 2기를 추가로 선발해 시민PD단 인원을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
청소년들이 ‘전주한지’를 매개로 전통미의식을 되찾아보는 자리. 전통미술교육연구회(회장 이명자)가 주관하는 ‘전국청소년 전주한지미술제’는 바로 청소년과 한지를 엮어주는 자리다. 올해로 여덟번째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지를 이용한 미술작품을 공모, 한 자리에 모아놓고 한지와 미술에 대한 청소년들의 공감대를 확산한다.전주한지미술제에는 전국의 청소년들이 만든 한지미술작품 211점이 선보인다. 미술제 공모결과 전국의 102개 중·고등학교에서 2152점을 응모했다. 전통적인 수묵외에도 추상 입체 등 다양한 창작기법을 활용한 한지작품이 대거 접수됐다. 심사결과 수묵부문 고등부대상은 김별(성동여실업고1) 중등부대상은 채지현(이리남중3), 창작부문 고등부대상은 박충호(광주동명고1) 중등부대상은 임다은(전주아중중2)이 차지했다. 이밖에도 최우수상 9점, 우수상 21점, 특선 177점, 입선 823점이 입상했다. 미술제에는 이 가운데 특선작까지 전시된다.이명자회장은 “전국청소년 전주한지미술제 출품작품이 매년 늘어나고, 출품작품들도 다양한 창작기법이 시도된다”며 “전주한지미술제를 통해 청소년들이 전통과 한지를 매개로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인식하고 우리의 멋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전주한지미술제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별전시가 함께 준비됐다. 중국 서안시 중학교들과의 교류전이 미술제기간동안 열린다. 서안 제82중학 제26중학 제6중학 제3중학교 학생들의 작품 79점이 전시된다. 전국청소년 전주한지미술제는 2일부터 15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문화체험관 시민갤러리에서 열린다. 시상식은 2일 오후 3시 개막식에서 진행되며, 청소년 한지창작 패션쇼도 개막행사로 준비됐다.
전주역사박물관과 전주평생학습센터가 지역학 전문인력 양성과정으로 ‘기록문화의 땅, 전주’를 마련했다. 이번 강좌는 기록문화유산을 통해 전주의 역사를 살피기 위한 것. ‘한국의 고인쇄사’(남권희 경북대 교수) ‘완판본과 완영목판’(이태영 전북대 교수) ‘조선왕조실록’(오항녕 고려대 교수) ‘한국의 옛지도’(양보경 성신여대 교수) ‘전북지역의 고문서’(전경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한국인의 족보’(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 ‘기록문화의 꽃, 의궤’(신병주 규장각 학예연구사) 등을 소주제로 하며, 전주사고와 무주적상산 사고로 현장답사도 떠난다. 9월 1일 개강, 10월 27일까지 매주 금요일 역사박물관 녹두관에서 진행된다. 참가비는 무료며, 현재 선착순 50명을 모집 중이다. 문의 063) 228~6485~6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지난해 650여건 980여회의 공연과 전시를 진행했다. 이들 행사를 찾은 관람객은 40만명으로 집계됐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CEO 이인권)이 개관 5주년을 맞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개년 동안의 운영실적을 담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민간위탁 예술경영의 성과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연·전시 등 예술사업이 꾸준히 증가했으며, 소리전당을 찾는 관람객도 늘어나고 있다. 2003년에는 공연 448건 699회 전시 179건, 2004년에는 공연 455건 680회 전시 180건, 지난해에는 공연 488건 825회 전시 159건이 열렸다. 이 가운데 소리전당 자체 기획사업은 2003년 공연 56건 117회 전시 9건, 2004년 공연 70건 148회 전시 9건, 2005년 공연 84건 277회 전시 7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행사가 늘어남에 따라 공연장 가동률도 높아졌다. 2003년에는 실내공연장 54% 전시장 75%, 2004년 실내공연장 55% 전시장 79%, 지난해에는 실내공연장 53% 전시장 80%가 사용됐다. 문화소외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문화예술활동 향유기회를 제공하는 사랑티켓 활용도 증가하고 있다. 2003년에는 12개작품에 3275명을 초대했으며, 2004년에는 18개작품에 9244명, 지난해에는 18개작품에 6237명을 초대했다. 사랑티켓에는 보육권과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시민자원봉사단체가 초청됐다. 문화관광부의 복권기금사업은 2004년 2건에서 2005년 15건으로 늘어났다. 야외놀이마당에서 펼치는 토요놀이마당에 2003년 6건에 7300여명, 2004년 8건에 8800여명, 2005년에는 9건에 1만1400여명이 찾았다. 이인권대표는 “개관 5주년을 기념해 민간위탁경영의 성과를 정리하기 위해 보고서를 발간했다”며 “보고서에는 경영정신 조직정체성 예술사업부문 운영관리부문 등을 세분화 정리, 다른 문화예술회관이 벤치마킹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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