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전주문화축제]풍남제 "아름다운 전통혼례 구경오세요"
예절을 빼고 전통을 논할 수 있을까. 보수적, 낡은 것으로 취급되는 전통은 나름대로 가치를 지니며 현재의 우리들이 있게 하는 원동력이자 근원이기도 하다. 천년고도 전주에서 펼쳐지는 오감(五感)으로 즐기는 전통문화축제. 가정의 달인 5월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전주풍남제가 전통 관례와 혼례를 선보인다. 잊혀져가는 전통, 옛 조상들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5월 2일과 7일 전주 경기전 앞 주차장에 마련된 야외 특설무대에서 전통 관례와 혼례의식을 재현한다. ▲ “갓 씌우고, 비녀 꽂아주니 어른 되네요.”관례는 어린 아이가 성장해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의식이다. 남자는 초립이라는 관을 쓰고 여자는 쪽을 져서 어른임을 나타내도록 했다. 어른으로서 갖는 권리와 의무의 상징이기도 하다. 계빈, 서립의, 시가, 재가, 삼가, 내초 등의 순으로 의식이 치러진다. 일가 친척과 동네 어른을 모시고 조상의 신위를 모셔 놓은 사당에 고하는 것으로 행해지는 관례는 또 여자도 나이 15세가 되면 혼인을 정하지 않았더라도 ‘계례’라는 의식이 행해졌다.관례일을 정하는 데에는 옥산통으로 점을 치기도 했으나 일반적으로 정월달에 날을 가려 정했다. 관례일을 정한 다음에는 주인은 관례일 하루 전에 관례를 주례할 손님을 정중하게 청했는데, 이것을 계빈이라 한다. 관례일이 되면 아침 일찍 집안 대청 동북쪽에 휘장을 두르고 대청 가운데에는 탁자를 놓고, 탁자 위에는 난삼, 조삼, 심의, 큰띠, 가죽신, 신, 빗, 망건 등 관복을 진설한다. 진설이 끝나면 주인과 가족들은 신분에 맞는 복식을 갖추고 북쪽을 향해 차례로 선다. (5월 2일 오전 11시 경기전 특설무대)▲ “연지 곤지 찍은 각시 신랑 보러 오세요.”전통 혼례는 서로 결혼 의사를 타진하는 ‘의혼’, 혼인날짜를 정하는 ‘납채’, 예물을 보내는 ‘납폐’, 혼례식을 올리는 ‘친영’ 등 네 가지 의례로 이뤄진다. 이번 행사에서는 며칠동안 계속되는 혼인절차 가운데 요즘 전통 혼례로 치러지는 친영에 해당하는 초례를 선보인다. 초례는 전안례, 교배례, 합근례로 진행된다. 전안례는 신랑이 기러기 모형을 상위에 올려 놓는 것으로 평생 짝을 바꾸지 않고 질서와 예를 지키며 흔적을 분명하게 남기는 기러기의 세가지 덕목을 본받겠다는 의미. 이어 교배례에서는 동쪽에 서는 신랑과 마주서는 신부가 차례로 절을 하고는 마주 앉아 세숫대야에 손을 씻는다. 신랑 신부는 또 술잔을 주고 받는 합근례를 갖고 술잔을 세 번 주고 받는 합환주를 나누는 것으로 초례가 끝난다. 마지막으로 신랑은 조랑말을 타고, 신부는 가마를 타고 시댁으로 가는 신행 행렬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 초행, 전안지례, 교배지례, 합근지례, 신행행렬 순으로 의식이 진행된다. (5월 2일, 7일 오후 2시 30분 경기전 특설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