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8 19:38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학·출판

'과학철학 시인' 진헌성의 작품 세계 '시와 유물론적...'

시와 유물론적 사유 / 푸른사상 펴냄 / 2만원한평생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 시를 쓴 시인. 오후 3시, 병원 일을 마감하고 나면 내과의사였던 그는 시인이 된다. 시를 쓰고 책을 읽고, 힘들고 고될지언정 시와 시인의 길을 걸어감에 있어 쉬임이 없는 진헌성 시인. 전 중부대 이운룡 교수(66)가 과학철학론을 시 속에 담아온 진헌성 시인의 작품 평설을 엮어 '시와 유물론적 사유'를 펴냈다. 이 교수는 "하나의 주제를 표상하고 있는 1천5백62편의 단시와 연작 장시는 과학철학의 유물론적 사유와 사상에 의해 언어의 미의식 세계를 형상화했다는 점만으로도 남다르다”며 "무겁고 깊고 큰 주제의 확산은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진 시인을 극찬했다.주로 연작시를 써온 진 시인의 특징을 이 교수는 연작시 안에 우주과학은 물론, 우주 안에 편재된 인간과 물성의 원리를 담아 내면을 창조적으로 직관하고있다고 평가했다.진 시인의 시전집에 수록된 다섯권의 단행본마다 각각 '인생, 현실, 본질에의 변증법적 정관' '공간사상과 토속적 의식구조' '유심, 유물 꿰뚫은 21세기 화두' '다원적 감성과 범신론적 세계정신' '관념문화와 과학철학의 진실게임' 등의 평설을 실었다.이 교수는 정서에 호소하는 언어예술만이 시의 정도라고 보는 대부분의 견해 속에서 과학지식이 시가 되고 물성의 원리와 물리법칙이 시가 되는 것을 증명한 진 시인의 시작활동을 높이 샀다. 진안 출생으로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세계한민족작가연합부회장을 맡고있는 이 교수는 2003 한국문예예술진흥원문학우수도서로 선정된 시집 '그 땅에는 길이 있다'를 비롯해 20여권의 저서를 냈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3.09 23:02

[새로 나온 책]긍정적인 밥 등

△ 긍정적인 밥 '69인의 좋은 시를 찾아서'라는 부제의 이 책은 강연호 시인(원광대 교수)과 김완하·이재무 등 세 명의 중견시인이 현대시 69편을 선정, 시평을 곁들여 소개했다. 고은의 '문의 마을에 가서', 신경림의 '여름날', 이용악의 '낡은 집' 등이 수록됐다. 문학평론가 유성호씨(교원대 교수)가 쓴 '현대시의 흐름과 전망'도 함께 실려 있다. 화남 펴냄/9천5백원.△ 다시 태어나도 이 한 몸 '敎育에 불태우다'정답도 없고 시대와 환경, 교육 대상에 따라 저마다 달라지는 교직·직업관이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교직원들에게 선배들의 한마디는 훌륭한 밑거름이 된다. 교육 현장에서 은퇴한 서득룡씨가 자신의 교육관과 함께 20여명의 교직·직업관을 엮었다. 신아출판사 펴냄 / 1만원△ 한국 현대 수필의 탐색창신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정목일씨가 40여명 수필가의 작품론과 수필평론을 묶었다. 작가의 주제의식, 소재의 분석, 구성상의 방법, 문장의 개성, 수필문학의 전개방향 등 현대수필의 특징과 작가별로 긍정적 평가를 시도했다. 신아출판사 펴냄 / 1만원△ 전북예총 제18호사단법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의 기관지. 전북대 이정덕 교수의 '축제와 예술제', 이동희 시인의 '문화·예술적 삶을 생각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 원광대 나종우 교수의 '축제 이대로 좋은가' 등을 특별기획으로 다뤘다. 10개 협회의 2003년도 사업과 회원활동 등을 소개하고, 지난해 전북예총과 지역 문화예술계를 돌아본 화보도 담겨 있다. 비매품. △ 세상에 정말 사랑이 있을까 사이버 세상에서 활동해온 이휘령씨가 오프라인 독자들과 만남을 시도한 장편소설집. 핑크빛 사랑이야기는 아니다. 마음의 병과 육체의 병을 모두 가지고 있는 불완전한 남녀가 만나 펼치는 현실의 사랑이야기. 여성노숙자를 주인공으로 시대의 후미진 공간을 비춰냈다. 읽을수록 가슴이 쓰리고 아프다. 온라인서점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로맨스북 펴냄 / 9천8백원 △ 전주시 자원봉사 활동터전 안내2004년은 전주시 자원봉사의 해. 전주시와 전주시자원봉사종합센터가 전주시 동별 자원봉사수요처 모음집을 펴냈다. 봉사를 하고 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막막할 때, 이 모음집 하나로 관련 정보와 함께 자원봉사의 보람을 찾을 수 있다. 비매품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09 23:02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정인섭 시인이 권하는 '성의 페르소나'

"그냥 지나쳤거나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지요. 예를 들어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서 동성애나 폭력적인 면을 발견합니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도 전혀 새롭게 분석했어요.”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정인섭 시인(49·해성고 교사)은 생각과 달리 도발적인 문장으로 가득한 '성의 페르소나'(예경 펴냄)를 권했다. 9백15쪽에 달하는 두툼한 분량에다 촘촘한 글씨로 가득한 이 책은 두께만큼 야심만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책을 보면 성을 둘러싼 여러 유형의 '페르소나'(가면)가 벗겨집니다. 서양작품을 주로 다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그냥 지나쳤던 문학작품들의 성적인 이념들을 분석해 놓은 사례들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지역 문학인들이 아무리 성화를 부려도 학교와 집, 성당과 서점, 네 꼭지점을 맴도는 생활을 꽤 오래 반복하고 있는 그가 한 달에 읽는 책은 30여권.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이제 마음껏 책을 사서 볼 수 있겠구나, 싶어 좋았다”는 그이기에 수십년간 이어진 그의 책 탐구는 새삼스럽지 않다. "새로 나온 시와 소설은 빠짐없이 봅니다. 인문·사회과학 서적은 열심히 보려고 하죠. 관심 있는 영역은 철학과 심리학입니다.”그동안 독서습관도 바뀌었다.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을 동시에 본다. "어느 순간 직장과 집에서 읽는 책이 달라지더군요. 집에서도 거실에서 읽을 때와 책상에서 읽을 때, 잠들기 전에 읽는 책이 다르게 되고….” 시인이 그리운 사람들은 전주의 한 서점에서 그를 기다리면 된다. 2년전 펴낸 네 번째 시집 '꿈을 꾼 뒤에'(문학동네)의 흔적도 살펴보면서….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09 23:02

[주제가 있는 책 읽기]봄빛 가득한 시 읽기

'봄의 그 눈짓은/제주에서 두만까지/우리가 더딘/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중략)//이제 올/너그러운 봄은,/삼천리 마을마다/우리들 가슴 속에서/움트리라.//움터서,/강산을 덮은 그 미움의 쇠붙이를/눈 녹이듯 흐물흐물/녹여 버리겠지.'(신동엽의 '봄은'중에서) 찬바람이 콧속 깊이 맴돌지만 봄은 어김없이 기지개를 편다. 1백년만의 폭설, 그 무거운 눈 밑에서도 파릇한 싹이 움트고 있다. '봄'은 시인들에게도 좋은 소재. 안도현 시인은 '저 얼음장 위에 던져 놓은 돌이/강 밑바닥에 닿을 때까지는'('봄이 올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했지만 꼭 그럴 필요 있을까.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온다'(이성부의 '봄')고, 주위를 둘러보면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윤동주의 '봄')들이 피어나고 있다.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중략)/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하며 봄비에 새 희망을 가득 담은 고정희 시인의 '봄비'나 '배꽃들은/황토산 자락에/연분홍 첫살의 숨결을 토해놓지'하는 곽재구 시인의 '배꽃'에 어린 풍경을 상상하면 3월 눈보라의 황당함도 씻은 듯 사라진다. 한 시인은 '나 찾다가/텃밭에/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예쁜 여자랑 손잡고/섬진강 봄물을 따라/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김용택의 '봄날')하고 두 손 털고 매화꽃 보러 갔지만, 지금 우리의 봄처녀는 어디쯤 오고 있을까. 어렵고 힘든 시기인 만큼 봄처녀를 기다리는 마음이 급하다. 봄에 어울리는 시 한편을 감상하다보면, 봄처녀의 손짓이 더 가까이 다가오겠지. △ 이문구의 동시집 '산에는 산새 물에는 물새''옛날 아이들은/장난감이 귀해서/겨울이 가면/풀밭에서 놀았는데/풀물이 들고/꽃물이 들어서/깁고 기운 옷인데도/봄 냄새가 났다나요.'('옛날 아이들') 지난 해 2월 세상을 떠난 소설가 이문구씨가 "손자 손녀들에게 이런 얘기만은 꼭 들려주고 싶어서” 썼다는 유고 동시집 '산에는 산새 물에는 물새'(창비 펴냄)는 노래로 흥얼거려도 좋을 만큼 경쾌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 60여편의 동시를 한데 묶은 이 책은 잊혀진 시골마을의 풍경과 나무 새 풀벌레 등 뭇 생명들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느껴진다. 배추꼬랑이는 '내년 봄에/노랑 물감 같은/장다리꽃을 피우기 위해서'('씨도리 배추') 눈으로 목을 축이며 밭에서 견디었고,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빨랫줄에 모여 앉은 제비들이 '뜰에서 주워 먹은 콩이 비리고 비리고 비립디다'('제비')라고 이야기를 나눈다. 동시를 통해 옛 농촌의 일상을 구수하게 풀어놓은 데는 자연과의 교감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있다. △ 유안진의 시집 '봄비 한 주머니''320밀리리터 짜리/피 한 봉다리 뽑아 줬다/모르는 누구한테 봄비가 되고 싶어서/그의 몸 구석구석 속속들이 헤돌아서/마른 데를 적시어 새 살 돋기 바라면서'('봄비 한 주머니') 언제나 소녀로 남아 있을 것 같은 유안진 시인이 치열함과 원숙함으로 절창을 토해 놓은 시집 '봄비 한 주머니'(창비 펴냄). 35년 간의 시 작업이 농축된 70편의 시가 수록된 이 시집은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도 없이 푹 빠져볼 수 있다. 한 방울의 피를 누군가를 위해서 흘려본 적이 있던가. 시인은 눈물나는 삶을 위해 기꺼이 피 한 줌 뽑아주지만, '멀쩡한 누군가가 오염될까' 걱정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짓은 이 짓거리뿐'이라고 반성한다. 그리고 '봄비'가 온 세상을 돌고 돌아 따뜻함이 넘쳐나는 세상을 꿈꾼다.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들꽃 언덕에서') 연한 버들잎을 입에 물고 온 산천을 뛰어다니는 치기 어린 이미지, 순백의 미색이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09 23:02

'작은 문화잔치' 눈길 모은 이병천출판기념회

"평소 제자 두기에 인색했는데, 대학시절 사제(師弟)로 인연맺은 이병천 작가에게 '내가 자네를 제자로 칭한다면 받아들이겠는가'하고 말한 적 있습니다.” 겸손하기로 소문난 스승이자 문단의 대선배인 전북대 최승범 명예교수의 제안을 흔쾌하게 받아들였다는 자랑스러운 제자, 소설가 이병천씨. 지난 6일 오후 4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린 이씨의 장편소설 '神市(신시)의 꿈'(한문화 펴냄) 출판기념회는 이례적인 한판 잔치로 관심을 모았다. 문단에 들어선 지 23년. 그동안 십여권이 넘는 작품집을 펴내면서도 이렇다할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았던 그의 지인들이 작가를 밀어내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마련한 자리였다. 행사 당일 '목장갑'을 끼고 일하던 안도현 시인이 출판기념회를 만든 주모자. 전북민예총, 전북문인협회, 전북작가회의, 한문화 멀티미디어, 문화저널, 아름다운사회를위한작은모임, 전주MBC 편성국, 전주고 52회 동창회장 등 여러 단체와 대표들이 초청인이 됐다. 1백여년전 인물인 홍암 나철이 뒤늦게나마 조명된 것을 뚜렷하게 각인시키듯 하늘에선 '3월에 1백여년만에 내린 최고의 폭설과 추위'를 안겼지만, 참석자들의 발길은 내내 이어졌다. 즐거움을 나누고 술 한잔 허물없이 마실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배려뿐 아니라 나철의 영혼과 좀 더 가까이 가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는 제대로 발휘된 셈이었다.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이어진 출판기념회에 모여든 축하객은 3백여명. 최승범 허소라 김남곤 라대곤 소재호 김용택 안평옥 서정일 오하근 김용옥 진동규 곽진구 등 선후배 문인들을 비롯해 국악·연극·언론 등 문화예술인, 전북대 두재균 총장, 열린우리당 이광철·박영자 중앙위원, 한문화출판사 우종무 대표, 전북대 김기현 교수 등 참석자들은 막걸리 한잔 나누는 정겨운 즐거움을 앞세워 작가를 축하하고 격려했다. "이병천의 소설을 읽고 작가의 폭 넓은 지식과 지혜, 열정에 새삼스레 놀라게 됐다. 한민족의 앞날을 생각할 때 꼭 챙겨서 봐야 할 소설”이라는 최승범 교수의 축사는 작가에게 더없는 선물이었다.흩날리던 눈발에 맞춰 해금연주자 고유정씨(전주시립국악단 단원)의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에 이르기까지'의 서정적인 선율과 김옥자씨 등 야인 소리꾼들의 판소리 연창까지. 격식을 털어낸 작은 문화 한마당의 정겨움이 추위를 몰아내고있는 동안 80년대를 떠올린 문화예술인들의 민중가요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08 23:02

故송준호선생 추도특집 '전라문화연구 제15집'

이중환의 택리지는 근거없이 전라도 사람들을 폄하하고 있다. 정작 택리지를 집필한 이중환은 집필 중 전라도와 평안도를 가본 일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을 근거로 전라도를 혹평하였을까. 고 송준호 선생의 '「택리지(擇里誌)」와 이중환(李重煥) - 전라도를 혹평(酷評)한 이유는 무엇인가'를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사단법인 전북향토문화연구회(회장 이치백)가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고 송준호 선생을 회고했다. '고 채숙당 송준호 선생 추도 특집호'로 마련한 전라문화연구 제15집이다.1980년대 전북향토문화연구회를 조직하고 일궈낸 선생은 조선시대 사회사와 보학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사학계 원로다. 씨족 관계와 족보, 가계(家系) 방면에 대한 연구, 조선시대의 과거제도와 그 운영과 실태, 양반·양인(良人)이나 향토사회의 계통과 구조 등을 연구하고 미국 하버드대 와그너 박사와는 35년간 약 20만명에 달하는 조선시대 엘리트 집단을 연구하기도 했다. 전라문화연구 이번호에는 이밖에도 원광대 박순호 교수가 '전북민속자료발굴 연출의 제문제'를 통해 전국 민속예술 경연 축제에 대한 제언을 하고 있다. 전북대 이정덕 교수는 전북에서 나타나는 문화의 지역적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전북문화의 구조'에서 전북을 단일문화권으로 이해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졌음을 밝혔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3.02 23:02

[책과 사람]'신시의 꿈'펴낸 소설가 이병천

홍암 나철(羅喆). 그의 이름은 낯설다. 구한말의 사상가이자, 고려말 단절됐던 단군교의 맥을 살려낸 대종교의 창시자였고, 민족정신을 타오르게 한 독립투쟁의 대부. 역사속 빛나는 인물이면서도 철저하게 묻혀있던 나철은 왜 지금, 우리 앞에 서는가. "그의 존재는 과거의 역사로 끝나지 않는다. 홍암이 꿈꾸었던 신시는 우리 한민족이 가야할 이상향, 오늘 우리 가슴속에 살아 숨쉬며 타올라야 할 궁극적인 지점이기 때문이다.”소설가 이병천(48)이 이 이름 낯선 역사속 인물 '나철'의 일대기를 담은 장편소설 '神市의 꿈'(한문화 펴냄)을 내놓았다. 상고사에 주목한지 7년여, '나철'을 만난지 2년여만의 결실이다. 상고사의 기록으로 드러난 신시(神市)는 제천 의식이 이루어지는 신성한 공간, 하늘과 사람이 하나로 이어지는 장소다. 소설은 신시라는 이상향을 배경으로 대종교를 창시한 독립운동가 '홍암 나철'의 일대기를 그렸다. 소설의 배경은 조선말. 부패한 정치로 민란이 끊기지 않고 신문물은 넘쳐났으며 일제의 역사 왜곡에 의해 민족의 자취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그 시대다. 소설은 시대적 상황에 맞서 민족 정신을 다시 세우기 위해 단군의 나라, 신시를 되찾는 일에 앞장섰던 나철과 조선독립운동가들의 역사관을 추적하면서 상고사의 실체를 조명해낸다. "상고사부터 거슬러 올라오는 역사를 복원하는 작업은 처음부터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대부분이 멸실되거나 거세된 역사였지요. 소설이 비록 허구라해도 민족정신을 되살리는 이 빛나는 역사와 인물이 독자들의 가슴에 살아 숨쉴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용기를 내게 했습니다."작가는 2년전, 출판사의 의뢰로 '나철'을 만났다. 역사소설, 그것도 한 인물의 생애를 다루는 작업에 별 마음 두지 않았었다는 그가 선뜻 응했다는 사실은 의외다. 허구로 세상을 그려내는 소설가에게 역사속 인물은 운명적 만남이 아니고는 인연 닿기 어렵지 않을까. 1863년 나주에서 태어나 1916년 스스로 호흡을 멈추는 폐식법으로 순절한 나철의 생애. 그의 궤적은 참으로 도도하여서 그 걸출한 생애와 사상을 소설이라는 그릇에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작가는 내내 고민스러웠다. 그의 고민은 뜻밖에도 나철이 활동했던 중국 만주일대의 답사 길, 백두산이 감추고 있는 지하삼림에서 풀렸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백두산의 소나무와 박달나무 거목들,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펼쳐지던 또다른 지하의 숲, 그곳에 마냥 아득할 정도로 '거창하고도 웅혼한' 나철의 일생이 있었다. 집필을 시작해 완성하기까지 글쓰기는 꼬박 6개월. 작년 1월과 2월, 유난히 눈 많이 오고, 매서운 추위가 엄습했을때 그는 무주 안국사에 칩거해있었다. 구들목은 쩔쩔 끓지만 머릿맡에 놓아둔 자리끼가 얼어붙을 정도로 추웠던 겨울, 4박 5일 내내 눈이 내리고 또 내려 바깥세상과 완전히 단절되었던 그 절집 방안에서 그는 만주의 혹한을 그렸다. 2개월 일상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소설 쓰기를 위해 칩거한 것은 5월과 6월. '신시의 꿈'은 모악산 월명암에서 완성되었다. 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에서 순명 직전 담겨진 나철의 사진 한장은 소설을 집필하는 내내 그와 함께 지냈다. "선생은 꿈에 자주 나타났어요. 이야기도 나누었지요. 형형한 눈빛으로 말걸어오는 선생은 언제나 가슴 뜨겁게 했어요."그의 소설은 재미있고 흥미롭다. 작가가 오랜동안 섭렵한 상고사의 감추어진 비밀, 소설속 허구의 인물인 어진과 무녀 송이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는 작가가 역사소설에 선입견을 가진 독자들을 위해 배려해 놓은 장치다."자기생애에서 신시를 다시 열고자 했던 나철이 정작 그날에 대해 예언하지 않았으니 도무지 헤아릴 길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홍익이화의 세계는 그냥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지요. 우리 스스로 불러와야하는 것 아닐까요.” 장고 끝에 완성한 '신시의 꿈'을 반기는 그의 오랜 지기들은 즐거운 일을 벌였다. 6일 오후 5시 전주한옥체험관에서 벌이는 출판기념회.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의 신명난 그 잔치판에서 혹시 '신시'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 문학·출판
  • 김은정
  • 2004.03.02 23:02

교육에세이 펴낸'오송회'사건 복직교사 강상기씨

"교사이면서 아이들을 둔 학부모로서 교육문제를 다루는 것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연재하는 글이 종이 신문과 달리 댓글을 통해 독자들의 의견을 곧바로 알 수 있어 더 재미 있었고, 한편으론 힘도 됐습니다.”1982년 군산제일고등학교에 재직하면서 오송회(五松會)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고, 17년 동안 해직의 아픔을 겪었던 복직교사 강상기씨(59·서울 석관중학교 교사). 그가 교육현장의 이야기를 모은 교육에세이 '자신을 흔들어라'(문원출판)를 펴냈다. 인터넷 신문 '참말로'(http://www.chammalo.com)에 연재한 글을 네 가지 테마로 엮은 것이다. "교육은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고민해 풀어야 할 사안입니다.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아이를 바라봐야겠지요.”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는 '지도교사의 훈계'가 아니라 자신의 학창 시절 선생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자신을 반성하며, 학교가 맞닿아 있는 교실 풍경을 소개하고 싶었다는 그의 글은 이해하기 쉽고 문장마다 흥미를 일으켜 잘 읽히지만, 곳곳에 곱씹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시험감독을 하면서, 수업시간에 껌을 씹는 학생을 보면서, 도시락을 싸주지 않는 학부모, 자식의 잘못을 혼내기는커녕 선생의 멱살을 잡는 학부모 등 아픈 사연들도 많이 담겨 있다. 강씨도 "글을 쓰면서 교사와 아버지의 역할에 충실했었는지 오히려 반성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제자 심주연양은 "선생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바른 길을 가도록 이끌어 주셨다”며 "아름다운 꿈을 심어 준 선생님을 만난 것은 커다란 행운이었다”고 소개했다. 임실 출신인 그는 원광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 '세대' 신인문학상(1966년)과 동아일보 신춘문예(1971년)를 통해 등단한 시인. 1999년 9월 복직, 2년전까지 진안 제일고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2002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02 23:02

전북의대 안득수 교수 정년퇴임기념 에세이집 발간

"제자들이 논문집을 내려고 하는데 굳이 말렸습니다. 그래도 정 기념하고 싶으면 아름다운 만남과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글모음집을 내자고 제안했습니다.”오는 27일 정년퇴임식을 앞두고 제자와 후배들로부터 퇴임기념 에세이집 '금암동산의 아름다운 만남'을 선물받은 전북대 의과대학 안득수 교수(내과학)는 "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제자들을 두게 된 것이 가장 뿌듯하다”고 퇴임 소감을 밝혔다.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논문을 통해 이미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이용철 교수와 임창열·김대곤 교수등이 그가 항상 자랑스럽게 여기는 제자들이다. 안교수는 "제자 기르는데 밑받침이 된다는 생각에서 대학에 남아 있었다”며 퇴임후에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을 위해 의료봉사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연구진이 펴낸 에세이집에는 교수들과 대학병원 직원들이 안교수와의 '아름다운 인연'을 소개한 글이 실렸다.전남 함평 출신인 안교수는 전남대 의대를 졸업, 전북도립의료원 내과 과장을 거쳐 1975년 전북대 조교수에 임용된 후 대학 부속병원 내과과장과 내과학교실 주임교수·대학병원장·보건진료소장을 역임했다.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1987년 가톨릭 로마교황청 그레고리오 교황으로부터 평신도 최고훈장인 기사훈장을 수상했다. 또 대한소화기 내시경학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1999년 사회·교육부문에서 5·16민족상을 받았고 지난달 천주교 전주교구 사랑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종표
  • 2004.02.26 23:02

전북대 이규하 교수, 서양사의 심층적 이해 펴내

"유학생활과 대학재직 기간 주로 서양의 시대사와 역사이론·지성사를 연구·강의해 왔다. 이 책은 인간과 역사·철학·종교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 연구결과물이다. 이상적인 미래건설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전북대 이규하 교수(李揆河·사학과)가 우주와 인간·역사라는 큰 틀에서 30여년에 걸쳐 연구해 온 주요 논문을 결집, '서양사의 심층적 이해'(도서출판 신서원)를 펴냈다.33년여 성상을 학문발전과 후학양성에 노력, 오는 27일 정년퇴임식을 갖는 이교수가 재직기간 내내 연구해 온 학문적 성과물이다.책은 역사관의 변화와 역사주의를 쉽게 서술했으며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과 토인비의 역사관·히틀러의 사상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독일의 분단과정과 통일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한 후 한국전쟁과 독일의 재무장 문제를 조명했다.서양사학계에서 일찍이 보지 못했던 대작으로 평가 받는 이 책은 동·서양의 만남과 충돌의 역사를 새롭게 이해시켜준다.이교수는 전주고와 전북대 사학과를 졸업한 저자는 오스트리아 빈대학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뉴욕주립대 객원교수와 전북대 사학과 학과장·전북사학회장·전북대 인문학연구소장·부산사학회 학술이사등을 역임했다.저서로는 '서양사회 분석'과 '서양사 신론'·'봉건제도에서 자본주의에로의 전환'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종표
  • 2004.02.26 23:02

한국문인협회 '익산문학', '진안문학', '형천' 펴내

한국문인협회 각 지부들이 알곡같은 1년 노작들을 펴냈다. 10여년이 넘도록 꾸준하게 활동하며 지역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 있는 익산지부(지부장 박금규)와 진안지부(지부장 김예성), 무주지부(지부장 전선자)의 2003년 한해동안의 결실이다. 열네번째 '익산문학'은 지난해 별세한 김용극 시인과 김옥련 수필가를 추모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유작과 함께 후배들의 추모글로 고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다. "감성적 요소와 지성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사유의 깊이가 있다”는 평을 받은 2003년도 가람시조문학상 수상자 평중 서벌씨의 '뒤늦게 캔 느낌'을 비롯해 일곱편의 대표작도 실렸다.열한번째 '진안문학'은 주천면 무릉리에서 생태농업을 짓고있는 회원 이규홍씨의 '무릉골 편지'가 눈에 띈다. 평론분야에서는 중부대 이운룡 교수가 김성렬의 시세계를 다룬 '삶의 친화와 긍정의 시학'을, 허호석 시인이 권영상의 '밥풀'외 5편으로 '생명력으로 깨어있는 역사의식'을 발표했다. 무주지부 열한번째 작품집 '螢川'은 공동주제 '술' '꿈'으로 만났다. 술을 요물로 취급하기도 하고, 술에 취해 흐려진 시야를 '뽀오얀 밤'으로 표현하는 회원들의 독특한 시각이 재밌다. 하룻밤의 별난 '꿈'과 '꿈'을 먹고사는 이야기 등 꿈에 대한 다양한 해석도 문학의 맛을 전한다. 진안문협 회원들의 작품으로 꾸민 인근 문인협회 탐방도 특별하다. 시화전·문학강연·문학답사·문예백일장 개최·문화교류 등 각 지부의 1년 발자취와 함께 시·시조·수필·소설·동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회원들의 근작을 소개한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2.24 23:02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강형철 시인이 권하는 '오랑캐꽃'

"요즘을 서사가 부족한 시대라고 하지요. 그러나 이 소설은 다릅니다. 남과 북이 남긴 상처의 실존을 찾아서 그 흔적이 얼마나 깊고 넓게 숨어있었는지를 점검하고, 그 문제에 대해 잔잔한 통증을 안겨줍니다.” 강형철 시인(50·숭의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은 신문기자 출신 소설가 양헌석씨의 장편 '오랑캐꽃'(실천문학사·2003)을 권했다. 사회주의자인 아버지를 둔 탓에 연좌제의 굴레에서 고통받는 슬픈 가족사가 담긴 새로운 형태의 분단소설. 저자가 13년 동안의 침묵을 깨고 펴낸 이 책은 자신의 실제 가족사를 반영했다. 강 시인은 80년대 시인과 기자로 만났던 저자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그런 아픔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줄곧 아프지만, 하루만에 읽어야 했을 정도로 큰 매력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작가는 그 당시의 실제 피해자이면서도 그동안 단 한번도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이 기자로 나오는 이 소설에서도 기자의 내면 심리에서 드러나는 사실관계와 인과관계는 특히 눈 여겨 볼만합니다.” 숭실대 철학과와 동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을 졸업, 고향인 군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작품활동을 해 온 시인은 시집 '해망동 일기' '야트막한 사랑' '도선장 불빛 아래 서 있다'와 평론집 '시인의 길 사람의 길' '발효의 시학' 등이 있다. '5월시' 동인이다. 지난해 문예진흥원 사무총장을 맡으며 더 바빠졌다는 시인은 빠듯한 일정으로 예전만큼 많은 책을 읽거나, 아버지가 계시는 군산 나들이도 자주 못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군산의 외진 거리 한 곳에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군산에서 열린 '세노야 축제'에서 30년 만에 모교인 군산상고를 찾아 문학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2.24 23:02

[책과 사람]박규리 시인의 '이 환장할 봄날에'

어떤 시는 쉼표가 있어도 쉬지 못하고 숨차게 읽을 때가 있다. 그럴 땐 곰삭은 시어들이 온 몸을 헤집고 다녀 쑤시고 저린다. 긴 호흡이 쉬어지는 것은 나도 모르게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다. 그런 시들이 가득 담긴 시집이 나왔다. 1995년 '민족예술'을 통해 문단에 나온 박규리 시인(45)의 첫 시집 '이 환장할 봄날에'(창비 펴냄). "이곳에서 비우는 방법을 알았어요. 서울에 있을 때는 매일 한 편씩 쓰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죠. 스님을 통해서 시를 쓰지 않는 법과 책을 안 보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내 안에 물을 가둔 지 사년째/책 한줄 안 보고 잘 놀았다'('내 안의 물꼬'부분)는 시처럼 시인은 지난 8년동안 고창 석정온천에서 바라보이는 산 위의 작은 절 '미소사'에서 공양주로 지내왔다. 고향은 서울. "잠시 쉬러 왔다가 절에 일 할 사람 없어서 조금씩 돕다 보니” 세월이 갔다. 시집에 담긴 50여편의 시도 대부분 그곳의 일상이 그려졌다. 그러나 별반 다른 것은 없다. 그는 인간의 숨소리가 배어있는 노랫가락을 적당한 크기의 목소리로 풀어놓았기 때문이다. '저, 아찔한 잇꽃 좀 보소' '사과꽃 한송이 떨어졌던가' '그런 일이 어딨노 경(經)' '푸르디푸른 새벽 아욱 한줌 꺾어 들고'등 제목부터 맛나고 찰지다. '글쎄 웬 아리동동한 냄새가 절 집을 진동하여/차마 잠 못 들고 뒤척이다가/어젯밤 산행 온 젊은 여자 둘/(중략)/헛기침으로 짐짓 기별까지 놓았는데/이 환.장.할. 봄날 밤, 버선꽃 가지 뒤로/그예 숨어 사라지다니, 기왕 이렇게 된 걸/피차 마음 다 흘린 걸'('천리향 사태'부분) 신경림 시인은 그의 시를 가리켜 "새파란 칼날의 매서움과 봄 햇살의 부드러움 그 양면을 함께 지녔다”고 말한다. 세상의 빛과 그림자를 다 보고 있다는 건 시인에겐 '최고의 찬사'다. "무리해서 시를 쓰고 싶진 않아요. 비우고 비워도 결국 비워지지 않는 것이 있으면 그때 또 쓸 수 있지 않을까요”절에서 키우는 개, 반달이가 눈보라 혹한에서 '제가 기른 고양이 네 마리 다 들여놓고/저는 겨우 머리만 처박고 떨며 잔다'며 안쓰러워하다가 '오체투지 한껏 웅크린 꼬리 위로 하얀 눈이 이불처럼 소복하다'('성자의 집'부분)며 한 마리 개의 마음에 깃든 불성이 또다른 절집 한 채를 짓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인은 시를 쓰고 싶은 이미지가 눈가에 맴돌아도 꾹 참고 있다가 어느 날 문득 그 이미지가 다시 떠오르게 되면 그때 시를 쓰겠다고 말했다. 생명이 있는 모든 사물에서 아름다운 불성을 찾아낼 줄 아는 눈을 가진 시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그의 시는 젊고 풋풋하다. 시인은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정을 수료했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2.24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