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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전북문화 젊음과 희망]시인 김형미

문화는 사람의 손을 거치며 생생하게 소리를 내고 숨을 쉰다. 갑신년에도 전북 문화의 꽃망울을 틔워내려는 젊은이들의 움직임이 활기차다. 올해 전북의 문화계에 변화를 이끌고 결실을 맺을 사람들. 전북 문화의 희망이 떠오른다.'문 밖을 나서기가 더 두려워지면/산골 뜨뜻한 절 방에 들어앉아/해가 꼭 저 누울 자리만큼 길어날 때까지/동지 지나 한 열흘 더 화톳불이나 일구어 놓자'(김형미의 시 '동지'부분)"요즘 시 많이 썼어요” 목소리가 밝고 힘차다. "견디기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그 아픔에 맞서는 일이 시를 쓰는 일밖에 없어 일기를 쓰듯 시를 쓴다”던 그가 난데없이 다작(多作)을 자랑하는 모습이 생뚱맞다. 지난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시·'후리지아를 든 남자')를 통해 세상을 연 김형미 시인(28). 한동안 우울한 일을 겪었던 그가 유독 밝아진 이유는 지난해 가을 고향인 부안으로 내려오면서부터다. 회귀. 출판사·문학잡지사 등에서 필력을 다졌던 짧은 서울생활을 털어낸 것은 '시가 잘 써지지 않아서'였고, '시 쓰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였다. 그의 첫 인상은 제각각이지만 시에 대한 평가는 한결같다. "시를 참 잘 쓴다”는 것. 시인입성 4년. 올해 그의 첫 시집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껏 쓴 시편들도 시집 몇 권 분량은 넘는다. 그러나 시인은 "부족한 게 많아서 욕심이 없다”며 "몇 년이 걸리지 모르겠지만, 유영금·서정춘 시인처럼 마음이 넓고 세상을 이해할 줄 아는, 쓰고 싶은 글을 고집스럽게 쓸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시집을 내겠다”고 다짐한다. 그의 2004년 첫 시집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신인다운 상상력과 치열하고도 넉살좋은 언어'와 '적절한 어휘와 교직된 나무랄 데 없는 심상의 완결미'가 전문가들이 뽑는 시인의 시평. 등단을 하던 그 해부터 시인은 시를 세상에 선보이는 일에 부지런을 떨었다. 진주신문사에서 실시한 가을문예공모를 통해 또 한번 이름을 알렸고, 지난해 월간 '문학사상'에서도 신인상을 수상했다. 약간 급한 경사의 계단 오르기. 시인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를 썼다”며 당당하지만 원광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하고, 원광문학회에 들어가기 전까지 교과서에 나오는 시인들 외에는 알지 못했다. 새내기때부터 선배들의 주목받았고, 각 대학에서 주최한 문학상도 받으며 시의 맛을 알아갔다. 그의 대학후배이자 룸메이트였던 김정경씨(혼불기념사업회 간사)는 "시를 쓰기 시작하면 아침에 나가면서 봤던 자세와 저녁에 돌아와 보게 되는 자세가 똑같다”며 그를 '지독하고 질긴 사람'이라고 말한다. 물을 마시거나 펜을 움직이는 것을 제외하곤 미동. 그의 글쓰기 습관이다. 시인은 자신을 "기가 세다”고 표현했다. 서울에 있을 땐 자칭 길거리 도인이라 부르는 이들을 하루에 대여섯명씩 매달리기도 했단다. 그는 자신의 문학의 동력을 "끊임없이 이어지는 정신적인 허기와 고독에 있다”고 말한다. 당당히 허기와 고독을 밝히는 시인. 그래서 그는 언제나 생동감 있고 새로운 일을 하지 않으면 육체부터 아파 오기 시작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서울에서 몇 번 자리를 옮기며 겪은 사무직도 예외없이 참을 수 없는 권태와 나태에 빠트리기 일쑤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지금 부안의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논술을 가르치는 일은 매일매일 새로운 직업을 대하는 것처럼 싱싱하단다. 지난해에는 전북작가회의나 부안문인협회의 기관지에 시편을 발표하며 선배 문인들에게 전라도 땅에 재입성했음을 알리기도 했다. 그리고 귀한 글벗들도 생겼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전화를 통해 목소리를 들어야 하루가 안도되는, 그렇게 살아가는 문우들이 꼭 다섯 명 있어요. 모두 다 가슴에 한 가지씩의 아픔과 고통이 들어 있어 단 한순간만 방심해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인물들이죠” 그의 올해 계획은 현재 모습을 유지하는 것. 시인은 당분간 이들과 서로 부둥켜안고 의지하며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이들을 만나면서 광범위한 소재와 치밀한 구성, 중성적인 언어, 감정을 한꺼번에 쏟아 붓게 하는 시의 끝자락 등 그의 매력도 더 진한 울림을 냈기 때문이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1.14 23:02

권장할만한 아동도서 3권

겨울방학은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심어주고 독서습관을 길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부모들이 독서지도를 하면서 참고하면 좋은 아동도서 3권을 소개한다.△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한국 명작동화(한국명작동화 선정위원회 엮음·예림당)초등학교 3학년에서 6학년 학생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어린이 문화의 꽃을 피운 선구자 방정환의 작품에서 1991년 등단한 김향이까지 우리나라 동화문학 80년을 돌아보고 엄선한 명작동화만을 선정했다.즐거움만을 편식하는 요즘 어린이의 마음에 진중한 무게감을 실어주고 언제나 행복한 미소를 떠오르게 하는 이야기,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을 길러줄 환상적인 이야기등 다양한 작품을 담고 있다.자신도 어려운 형편에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옷을 벗어주는 창남이의 이야기를 다룬 방정환의'만년샤쓰'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감동을 선사한다.명작들만을 모았기에 이원수 ·채효석·권정생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작가들 작품이다.홍지서림 김경희씨는 "세계 명작들은 잘 읽히는 반면 우리나라 명작동화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 명작동화를 널리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부자가 된 신데렐라 거지가 된 백설공주(글 그림나무·을파소)직장인들을 위한 마케팅·재테크 전략서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작 초등학생들에게 딱딱한 경제교육과 '돈'에 대한 관념을 가르치는 것은 이른감이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하지만 영어 조기교육처럼 돈에 대한 관념도 어려서 부터 제대로 쓰고 아낄줄 아는'똑똑한 어린이'로 키워야 한다.어린이들에게 익숙한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를 비롯 인어공주·성냥팔이 소녀등을 패러디해 돈 모으는 것과 관리하는 법 그리고 저축하는 습관 등을 덧붙여 재미있게 각색했다.어른들의 논리구조에 맞추기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력·상상력에 기초해 이야기를 전개했다.△짱뚱이의 나의 살던 고향은(저자 오진희·파랑새)영화 '집으로'로 감동이 아직 생생하다. 그때 감동을 책에서 발견했다. 어린시절 자연에서 뛰어놀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도시 아이들이 처한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기만 하다.이책은 꽉막힌 도시의 아이들에게 순수하고 따뜻한 시골 내음을 선사한다.'짱뚱이'는 펄쩍펄쩍 뛰는 물고기 짱뚱어처럼 천방지축 뛰어놀던 동화작가 오진희씨의 어릴적 별명이다.무지개 어린이 서적 송기상씨(57)는 "지난 시절 어머니들의 고향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소개하고 "도시 어린이들이 자연의 감흥을 책으로 느끼기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문학·출판
  • 홍성인
  • 2004.01.14 23:02

나누는 행복, 함께하는 기쁨…동인회 문학단체 글모음 '결실'

지난 한 해를 꼼꼼하게 정리한 문학단체와 동인회의 기관지(동인집)가 새해 벽두 쏟아졌다. 쌀쌀한 날씨에도 촘촘히 어깨를 맞댄 회원들의 열매가 생생하게 살아있어 반갑다. 홀로서기 또는 마주보기-동인지회원들의 화려한 등단이력으로 2003년을 흐뭇하게 보낸 행촌수필문학회(회장 이종택)의 '행촌수필'. 회원들의 수필을 '행촌가족 수필산책'이란 제목으로 엮어 유난히 정겹다. 유상신씨의 '애들아, 황금똥 누어라'에 담긴 글쓴이의 똥 철학과 똥 인사법은 필독 페이지. 회원들의 한해살이를 엮은 화보집과 등단작품들도 한 섹션으로 묶었다. 전주시립도서관 부설 온고을시민대학 문예창작반(지도교수 김동수) 수강생들로 구성된 온글문학회(회장 최정아)의 '온글'도 회원들의 한해살이와 계절별 행사를 담은 화보집과 등단작품들을 한 테마로 엮었다. 정일근 시인과의 인터뷰, 우리고장의 얼을 찾아서(진안 이산묘·전주 금석) 등 특집이 많다. '3집을 내면서 삼각형이 되었다. 앞으로 사각형, 오각형, 동그란 원으로 끝없이 이어질…'하는 이혜숙씨의 편집후기가 참여자들의 마음을 대신한다. 금요시담동인회(회장 박영택)의 '금요시담'은 불가사리·피조개·개불·소라귀 등 바다의 산물을 소재로 한 김기찬 시인의 발랄한 상상과 '층층이 동백 붉다'('목탁꽃' 부분)처럼 과감한 생략이 돋보이는 유대준 시인의 시편들에 특히 눈길이 간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를 제목으로 11편의 연작시를 소개한 김현조 시인의 공력도 만만치 않게 시화집을 감싼다. 1997년 문학동아리 '달마을 글동산'으로 발족한 전주기린문학회(회장 정기환)의 '기린문학'은 제6회 한림문학상 수상자인 이기반 시인의 대표작과 지난 여름 세상을 등진 수필가 황문성씨의 유작·추모글을 추모특집으로 엮었다. 문학단체 결속력 다지는 글감 잔치-기관지가장 쉬울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게 아동문학. 전북아동문학회(회장 심재기)의 두번째 기관지는 '꽃마음 내마음'을 제목으로 냈다. 대부분의 글이 소석호씨의 동화 '산중의 방귀시합과 줄다리기' '곰돌이 형제'처럼 '아동'이 아니어도 피식 웃음이 날만큼 새롭다. 심 회장의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또는 인간의 삶 속에서 캐고, 다듬고, 끊임없이 혼을 불어넣어 문학이란 예술을 창조한다'는 권두언에 울림이 깊다. 전주문인협회(회장 조기호)의 스물 한 번째 기관지 '문맥'. 회원들의 알토란같은 결실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설가 염상섭의 1930년 전후 경향을 이해할 수 있는 단편소설 '세 식구'와 박은주·시소향·송희·심옥남·임춘자·유인실·은송 등 일곱 명의 여류시인들을 특집으로 앞세웠다. 차갑고 날카로운 시어를 사용했지만 따뜻한 감성을 담아낸 임춘자씨의 시작노트와 시의 '포근한 품에 기대어'(장태윤의 '고덕산 가는 길' 부분) 볼 것을 권한다. 군산 문학의 풍성함을 자랑한 군산문인협회(회장 황현택)의 '군산문학'. 이번 제19호는 장화자 시인의 시집 '존재의 텃밭'을 특집으로 했으며, 안도현 시인의 시평을 함께 실었다. 출향문인인 김봉렬 전 군산지회장의 시 3편도 초대시로 담았다. 제7회 군산 벚꽃백일장 전북대회 수상작품들은 특별부록.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1.13 23:02

전라도 산책하며 쓴 박성우시인의 '남자, 여행길에...'

한 시인이 풍경의 덫에 걸려 풍경과 연애를 하나싶더니 여행길에 바람이 나버렸단다. 평소 수줍음 많고 차분차분한 시인이 '바람'이 났다고 하니, 궁금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박성우 시인(33)의 여행 일기 '남자, 여행길에 바람나다(중앙M&B 펴냄)'. 나고 자라고 아버지를 그 땅에 모신 정읍을 시작으로 이웃 마을로 차츰 그 영역을 넓혀가면서 전라도 근방을 산책하듯 다녔다. 3년간의 여행 단상들을 한 권으로 묶은 이 책에는 그가 보낸 연애편지 같은 서른 세장의 여행기가 실려있다. 남원 광한루원·전주 동물원·김제 금산사·부안 내소사·정읍 내장산 등 깊은 곳에 숨겨진 곳도 아니고 한참을 가야할 먼 곳도 아니지만, 시인의 짧은 글로 그 곳의 풍경들은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이미 한 번 다녀온 곳이라도 섬세하고 아름다운 시인의 감상에 괜시리 샘이나 '다시 한번 가봐야지'하고 마음 먹게 된다. 마치 내가 흘리고 온 풍경의 소중한 것들을 시인이 주섬주섬 담아온 것 같은 마음에서다.곰의 형상을 닮은 웅포의 옛 선착장에 서서 '혓바닥에 올려진 나를 곰이 삼켰는지 나는 온데간데 없고 쓸쓸함만 뼈다귀처럼 뱉어져 있다'고 말하는 시인에게 말의 두 귀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마이산은 치부를 드러내고 누운 여자의 봉긋한 가슴 같다. 염전이 된 부드럽고 관능적이었던 개펄은 억척스러운 가장이 된 자상하고 부드러웠던 어머니 모습이고, 아버지 산소 앞에 놓았던 자신의 첫 시집에 피어난 붉은 곰팡이들은 붉은 꽃이라며 시인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기도 한다. "쉽게 말을 못 붙이는 성격 탓에 물어보면 쉬운 길도 혼자 헤매며 고생한 적이 많았다”는 그는 사실 책 제목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사랑'이라는 말이 아까워 아직 자신의 시에서도 못 쓰고 있는데, '바람'이라니. 또다시 여행기를 펴낼지는 미지수지만, 앞으로 시인의 여행은 '정착'의 의미를 안고있는 '섬'으로 이어진다. 책 한 쪽 한 쪽을 넘길 때마다 짭짤한 바다 바람이, 향긋한 꽃내음이, 텁텁한 막걸리 맛이 전해진다. 사각 프레임 안에 여행지의 풍경들도 가득 담아왔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1.13 23:02

故신석정선생 30주기 특집 '석정문학' 제16집 발간

'첫 만남에서 신석정 선생에게 압도당한 느낌이었다. 키가 크고 날씬한 몸매, 그리고 코가 유난히 크고 얼굴 윤곽이 마치 희랍 조각과 같았다. 깎아 만든 것처럼 강한 인상을 내게 심어 주었다.'석정시인이 전주 태백신문사 편집 고문으로 있을 때, 석정을 찾아가 준비한 시 한 편을 얼른 내밀었다는 이병훈 시인. 그가 풀어놓은 석정의 첫인상은 '매사 깔끔하시고 속됨이 없는 난초와 같은 기품을 남기고 가신 분'이다.석정에 의해 문단에 데뷔한 고 황길현 시인도 '가람 이병기 선생은 신석정 선생을 우리 나라에서 유일한 서정시인이라고 극구 찬양했다'고 전한다. '어느 수업 중, 책상들 사이로 걸으며 책을 읽어주시던 선생님이 걸상 옆에 약간 나온 내 발을 지긋이 밟고 한참 놓지 않으셨다. 그분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전주고 재학 시절, 작문 선생과 제자로 만나 특별한 인연을 이어간 강일부씨는 석정 선생과의 추억들을 도란도란 이야기한다. 석정의 인간적인 면모를 특히 잘 드러내주는 대목이다.석정시인이 세상을 뜬지 30주년. 석정문학회(회장 허소라)가 '석정문학 2003년 겨울 제16집'을 펴냈다. 학술적 연구성과와 순수문예의 측면을 잘 아우른 결실이다. 기획특집으로 엮은 '석정시인의 회억'은 청소년과 어린이를 사랑하고, 식물을 잘 알고,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는 시인을 추억하는 글들.'이따금씩 누구누구의 아들이라고 소개받는 것이 부끄럽기만 하온데'라며 써내려간 석정의 3남 신광연씨의 절절한 편지가 가슴 한 켠을 아리게도 하지만, 학술논문을 통해서는 접할 수 없었던 석정의 인품과 일화들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귀한 지면이다.석정의 최초 발표시 1924년 조선일보 '기우는 해'를 비롯해 1947년 신천지 '움직이는 네 肖像畵', 1961년 민족일보 '다가온 春窮'등 석정 작품이 실린 지면을 그대로 옮긴 '신석정 미수록(시집) 시 원전(原典) 다시보기'는 특히 눈길을 모은다. '신석정 연구'도 기획특집으로 함께 마련됐다. 강희안씨는 시집 '永河'를 중심으로 한 '상실감과 자아 확립의 공간 체험'이라는 글에서 "석정의 초기 시는 윤리적 실존 근거로서의 역사적 현실을 거부했거나 지향적 모티브를 상실했기 때문일 세계와 대결을 회피하면서 관념적으로 내화된 경향을 띤다”고 말했다. 또한 "중기 시에 축조된 공간이 어떻게 이상과 현실을 통합하고 존재론적 지향을 보여주는가 하는 점은 석정 시의 내재적 의미 체계와 상징의 체계를 동시에 밝히는 일”이라며 "중기 시에 구체적인 현실과 인간이 등장하는 것은 실존의 공간에서 방황하던 무력한 자아가 대사회적 관점으로 열려 가는 의식의 궤적이며 시인으로서 새로운 자각에 이른 결과”라고 덧붙였다. 군산대 허소라 명예교수의 '신석정 시의 文體論的 고찰', 서울대 오세영 교수의 '신석정 -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원광대 오하근 교수의 '植民地와 理想鄕과의 距離', 오창렬씨의 '신석정과 「촛불」'등의 논문은 석정의 작품세계 분석을 통한 깊이있는 통찰과 시세계의 밀도있는 연구 성과를 보여준다.허소라 회장은 "석정 추모30주기인 올해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로 선생의 문학혼을 알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1.13 23:02

[새로나온 책]명산 찾아 10년 등

△ 명산 찾아 10년곽병술씨의 네번째 수필집. 10년동안 전국의 명산을 찾으며 느꼈던 산행의 감상들이다. 기행문처럼 쉽게 풀어 썼지만, 대자연의 호연지기와 산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어 책을 읽고나면 그 산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신아출판사 펴냄 / 1만원 △ 오, 그날김희진씨가 자신의 생활철학들을 글로 풀어냈다. 1부 '오, 그날!'에서는 전주에 대한 사랑과 정치신념을, 2부 '아! 대∼한민국'은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생생하게 담았다. 도서출판 학예사 펴냄 / 5천원△ 꿰뚫는 논술교과서과학 윤리 사회 예술 교육 등 논술에 필요한 철학적 원리를 쉽게 풀어쓴 교과서식 정통 논술 구술책. 기출문제 해석에 그치던 기존 논술 책의 문제점을 보완, 깊이있는 지식과 종합적인 사고력으로 논리의 힘을 키워준다. 논술전문강사 황상규씨와 전북대 사학과 이경구 교수 공저. 신서원 펴냄 / 1만6천원 △ 시대정신과 대통령 리더십경인일보 편집국장과 16대 대선 이한동 후보의 부대변인을 지낸 김인수씨가 대통령의 바람직한 리더십을 제시했다. 이승만과 워싱턴·박정희와 드골·노태우와 아이젠하워·김영삼과 부시·김대중과 케네디·노무현과 링컨 등 우리나라 직선 대통령과 외국 대통령의 생애·국정운영·리더십 등을 비교·분석했다. 신원문화사 펴냄 / 9천원△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진상규명과 희생자·유족들의 명예회복에 중점을 두고 진상조사보고서를 펴냈다. 관련사진들과 사건개요·배경과 기점·전개과정·피해상황·자료 등을 수록했다.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펴냄 / 비매품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4.01.06 23:02

각신문사 신춘문예 도내 당선자들

신춘문예 열병이 눈발처럼 흩날렸다. 올해 서울지역 신문사에서 주최한 신춘문예의 당선자는 5개 부문 4명. 신춘문예에 있어 다른 시·도에 비해 적지 않은 수혜를 받아온 전북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수확도 풍성하지는 않다. 각 대학 문학동아리·전북문협·전북작가회의 등 관련 단체와 작가들을 수소문해봐도 각 사의 신춘문예 본선 진출자 역시 소수에 그쳤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전주대학교 졸업생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원광대 문창과·국문과와 전북대 국문과로 대표되던 전북지역 문학계의 변화를 예상케 하고 있다. 전주대 국교과 출신인 허혜란씨(35)가 단편소설 '독'과 '내 아버지는 서울에 계십니다'로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에 각각 당선된 것을 비롯해 과선배인 이옥근씨(37·전남 여천중학교 교사)가 '다롱이의 꿈'으로 한국일보 동시부문에 당선됐다. 또 올해 전북일보 시 부문에 당선된 전주대 국문과 출신 문신씨(32·마음사람병원 기획실)도 세계일보 시 부문에 당선됐다. 두 신문사에서 같은 분야로 함께 당선되는 경우는 흔치않은 일. 이번 당선자들은 '운칠기삼'으로도 통하는 신춘문예 특성과 달리 모두 꽤 탄탄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 지역 문학계를 더 긴장시키고 있다. 신문사 두 곳에서 소설 부문에 등단한 허씨는 "수상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지만 그 희열은 한 순간이었고 갈수록 두려움과 부담이 더 커진다”며 "이제 정글에 들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1994년 대학을 졸업하고 1996년부터 3년동안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어교사로 활동했던 경험이 이번 소설의 한 모티브. 두 신문사의 심사평에서 팽팽하게 긴장된 상상력, 중요한 의미를 지닌 주제, 안정된 구도, 진지함과 뒷심 등이 함께 거론될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본격적으로 문학을 하기 위해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그는 다음 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순창출신인 이씨는 대학 동문인 장교철 시인과 자주 어울리며 글에 대한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아내인 배순아씨가 2000년 전북일보를 통해 문단에 들어선 수필가라는 사실도 글에 대한 그의 욕구를 업그레이드한 동력. 동시를 쓴 습작기간은 불과 3년이지만 동아일보·조선일보·한국일보 등에서 최종심에 올랐던 실력파다. 올해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도전한 그이기에 이번 수상의 기쁨 한껏 크다. 문씨는 대학에 입학한 1993년부터 줄곧 중앙과 지역 신춘문예 심사평에 이름을 올렸던 노력파에 실력파다. 세계일보 당선작품은 '작은 손'. 전남 여수가 고향이지만 전주대·전북작가회의와 인연을 맺으며 꾸준한 활동을 보여온 그이기에 지역 선배 문인들의 기쁨도 크다고. 동아일보 동시 부문에 당선된 박예분씨(41)도 지난해 월간 '아동문예'를 통해 등단하며 전북아동문학회에서 활동하던 지역의 재원이다. 임실출신으로 5년전 한 방송사의 편지쓰기 대회에 참가했던 것이 글을 쓴 계기. 이후 우석대 사회교육원에서 1년 정도 글맛을 본 후 인터넷 문학사이트를 통해 습작을 해왔다. 신춘문예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 지난해에는 동아일보 최종심에 올랐다. "쓰면 쓸수록 글쓰기가 어려워진다”는 그는 "지나온 시간들은 나에게 겸손과 문학의 깊이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었다”고 말했다. '아이 셋을 둔 엄마'라는 사실이 글을 쓰는데 가장 큰 어려움이었지만 부끄러운 엄마가 되지 않기 위해 더 진지한 자세로 글을 쓰겠단다. 전주대 이희중 교수는 "오랜 역사와 능력 있는 졸업생들이 많았지만 최근 10여년동안 많은 결실을 맺지 못해 섭섭했는데, 즐거운 소식을 한꺼번에 접하게 돼 기쁘다”며 "이 기회를 통해 동문들의 교류가 더 활발해져서 전주대가 지닌 문학의 저력을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1.03 23:02

[새로나온 책] 향촌문학 등

△ 향촌문학45자 내외에 작가의 사상과 감정을 몰입시키는 시조시인이 모인 향촌문학회가 열네번째 '향촌문학'을 펴냈다. 시조의 형식이 점차 파괴되고 시조문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도 향촌문학회는 1990년 창간호를 발간하고 꾸준히 활동을 하고있다. 초·중·고 학생들이 참여한 제8회 시조 백일장 수장작들도 함께 실렸다. 향촌문학회 펴냄 / 7천원△ 반 내림을 위하여리헌석씨가 자연친화의 감성을 담은 여섯번째 시집을 발간했다. 일상어의 진부함을 벗고 새 언어를 조탁, 생명력을 얻게한 시인의 솜씨가 돋보인다. '반 계단씩 내리는 순수한 마음'으로 풀어낸 여든 여덟편의 시를 모았다. 문학사랑 발행인·대전문인협회 회장·사단법인 문학사랑협의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의문학사 펴냄 / 6천원△ 문학사랑창간 10주년을 맞는 계간지 문학사랑이 축하 기념 작품 등으로 더욱 풍성해진 2003 겨울호를 펴냈다. 1년전부터 이어온 문학사랑 특집에서는 '아들·딸'을 소재로 창작한 회원들의 작품을 담았고, 일본 제국주의 시대 붓을 꺾었던 정호승 시인을 기리고자 제정한 제2회 호승시문학상 수상자인 서범석 시인의 작품 7편을 엮었다. 문학사랑 펴냄 / 1만원△ 황극도원 1·2권한학자·산서지리학 연구가 박진호씨가 음양오행의 모순을 비롯해 기존 역서의 문제점을 파헤친 '황극도원 1·2권'을 펴냈다. 1권 '도선국사 일대기'는 산서지리학을 연구해온 옥룡자 도선국사의 탄생부터 열반까지 행적을 정리했고, 2권 '상생의 시대'는 도선국사가 남긴 비결과 예언을 토대로 현시대를 조명했다. 전통마당 펴냄 / 권당 1만5천원△ 이새끼 까라면 까시민단체 바른사회만들기 운동본부 김광해 총재가 국가·정치·사회·군대병영비리 등을 파헤친 자전논픽션. '국민 위해 구 정치인은 물러나야' '하나같이 비리 많은 대통령·공직자의 나라' '선거법 개정없이 훌륭한 인물 선출 불가'등 사회의 분쟁들을 날카로운 필치로 담았다. 한국문학사 펴냄 / 9천5백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3.12.30 23:02

안도현시인의 '100일 동안 쓴 러브레터'

누군가에게 선물이라도 해야 허전한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은 한 해의 끝자락. 안도현 시인이 지난 봄부터 '러브레터'라는 이름으로 독자들에게 띄운 편지(인터넷 조선닷컴)를 책으로 엮은 '100일 동안 쓴 러브레터'(태동출판사 펴냄)가 나왔다. 선물하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에게 '탁월한 선택'인 산문집이다. 백석·천상병·이성복·황지우·은희경·네루다·브레히트 등 국내·외 작가들의 글과 민요·대중가요에서 사랑에 관한 핑크빛 문장들을 골라내 해석과 아포리즘을 붙인 짧은 단편들로 채워졌다. '보고자퍼서죽껏다씨펄'이란 시어가 먼저 떠오르는 정양 시인의 시 '토막말'에 시인은 "얼마나 보고 싶고 그리웠으면 바닷가 모래밭에다 띄어쓰기도 없이 맞춤법도 없이 체면도 없이 이렇게 마음을 쏟아놓게 되었을까”하며 "그리움이란 이렇듯 늘 대책 없는 것인가 보다”고 소개했고, 가수 양희은의 노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부르며 "쓸쓸함도 때론 힘이 된다”고 말한다. 또 '앞산 딱따구리는 없는 구멍도 뚫는데/우리 집 멍텅구리는 뚫린 구멍도 못 찾네'라며 밭고랑을 메던 아낙의 민요가락을 흥얼거리며 "이 여인이 누구였을까?”라고 능청도 부린다. 시인이 밑줄 쳐가며 읽은 문장과 흥얼거리던 노래들을 훔쳐보는 재미에 시인이 전하는 짤막하고 명쾌한 전언들을 맛보는 즐거움만으로도 독자들은 설레인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3.12.30 23:02

전북작가회의, 전주출신 김창술선생 특집 '작가의 눈' 발간

지역문단 대중화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지만, 중앙문단과의 교류는 거의 단절 상태였고 카프와의 연대를 둘러싼 불명확한 행보로 정작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잊혀진 시인으로 남게된 김창술(1902∼1953·추정) 시인. (사)전북작가회의(회장 김용택)가 전주출신 김창술 시인을 주목, '김창술 선생의 시 세계'를 특집으로 '작가의 눈 제8호'를 펴냈다. 야인 김창술은 작품의 미학적 특질이나 제한적인 작품활동, 연구자들의 편협한 시각 등으로 오히려 북한에서 더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는 시인. 그의 시세계를 고찰하는 작업은 한국 현대문학사의 중요한 페이지인 리얼리즘 시의 한 영역을 복원한 의미를 지닌다. 장창영 시인은 '민족현실의 시적 모색과 지향'이란 글을 통해 "김창술은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민중들의 삶과 정서를 바탕으로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확보해 다른 카프 계열 시인들과 차별성 모색했다”고 주장했다. 어두운 이미지가 두드러지는 김창술의 시세계는 현실세계를 변혁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고, 그 바탕에는 시대에 대한 저항과 인간적인 삶에 대한 지향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작가의 기초 자료에 대한 확인없이 작품 세계가 논의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평론가 최명표씨는 김창술의 전기적 사실 등 기초 자료 조사를 충실히 반영한 '민족현실의 시작탐구'를 발표했다. 이번 특집에는 '매벌(賣罰)' '군산해안(群山海岸)에서' '가신뒤' '앗을대로앗으라' 등 시인의 대표시도 함께 소개됐다. '작가의 눈' 두번째 특집은 '21세기 한국어린이문학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한 대담. 동화작가인 윤기현씨(월간 '어린이문학'편집장)를 초빙해 동화작가 김자연·김종필씨가 대담을 벌였다. 정양 시인의 북한 방문기 '가깝고도 먼 북녘', 소설가 최기우씨의 희곡 '상봉', 소설가 김저운씨의 단편 '하구'를 비롯해 시·서평 등 회원들의 근작과 제7회 전북고교백일장 수상작들이 실려있다. 전북작가회의 펴냄 / 9천원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3.12.30 23:02

정읍경찰서 양태규서장 수사관련 전문서적 발간

수사전문 베테랑인 정읍경찰서 양태규서장이 수사관련 전문서적을 두권이나 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양서장이 대왕출판사를 통해 지난 8월과 12월에 발간한 책자는 '조직폭력범죄수사론'과 '과학수사론'.4편 11장, 6백쪽으로 구성된 '조직폭력범죄수사론'의 경우 제1편에서 조직폭력범죄의 개념과 유형을, 제2편에서는 주요국가 폭력조직들의 변천과정과 그 실태를, 제3편에서는 우리나라 역대 폭력조직을 분석, 제4편에서는 조직폭력범죄의 퇴치를 위한 각국의 대응과 수사전략을 상세하게 담고 있다.'과학수사론'은 총론에서 과학수사의 의의와 중요성, 발전과정, 지도원리 및 활용분야, 과학수사기관의 소개와 향후과제들을 약술하고 있다. 각론에서는 사람의 생명에 관한 법의학 일반과 범인검거를 위한 현장감식및 현장관찰방범을 유류물수사와 감수사를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양서장은 "서민의 일상을 괴롭히는 조직폭력범죄를 근절하고 수사의 과학화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집필하게 됐다”며 책 발간 배경을 설명.순창 적성출신으로 지난 81년 특차 간보후보생으로 경위를 달고 경찰에 투신한 양서장은 동아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을만큼 국내경찰계의 뛰어난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다.

  • 문학·출판
  • 손승원
  • 2003.12.26 23:02

[전북광장] 소외받는 사람 곁에 오신 아기 예수

나는 며칠 전 드라이빙 미스터 아인슈타인에 관한 책을 읽었다.1955년 4월 18일 새벽 뉴턴의 우주관을 300년 만에 뒤집은 위대한 과학자가 76세 나이로 숨을 거둔다. 당시 그를 부검했던 42세 젊은 병리학자 토마스 하비박사는 죽기 몇 시간 전까지도 연구에 몰두 할 수 있을 만큼 멀쩡했던 그의 뇌를 분리해냈다.인류역사상 최고의 뇌 그의 뇌가 없었으면 우리 인류가 이처럼 과학의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 천재의 뇌는 그렇게 해서 하비박사의 수중에 들어갔다.그로부터 42년 후 84세의 노인이 된 하비박사는 그토록 간직해왔던 아인슈타인의 뇌를 돌려주기 위해 아인슈타인의 손녀인 에들린을 찾아 그 뇌를 자동차 트렁크에 실고긴 여행길을 떠난다.여행을 하면서 만난 대학생과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고 전한다. 그의 뇌가 240여 개로 쪼개져 여러 과학자들 손에 들어가 그 한 조각의 뇌를 통해 감격해 한다.(아인슈타인의 뇌는 천재의 보물, 아기 예수는 사랑의 원자탄)이 천년 전 유대나라 베들레험 조그마한 말구유에 고고에 첫 울음으로 아기 예수는 탄생한다. 당시 양떼를 지키는 목동과 별을 보고 찾아온 동방박사는 황금과 유황과 몰약을 예물로 아기 예수께 경배한다. 목동과 동방박사들은 우리의 왕 메시야가 탄생한 큰 기쁨의 소식을 마을 마을마다 전하며 기뻐한다. 당시 통치자였던 헤롯왕은 왕이 나타났다는 소문에 놀라서 장차 권력자의 왕이 될 사람인줄 알고 당시 2살 아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인다. 이처럼 권력의 욕심을 가진 왕과 사랑과 희생으로 온 왕의 생각의 차이는 기름과 물과 같이 차이가 크다.오늘 우리는 긴 여행을 통해서 아기 예수가 누워있는 말구유를 찾아보자그곳은 아마 헤롯왕처럼 훌륭한 지위와 권력자의 품에 있지 않을 것이다. 또 부유하고 보기 좋은 사람들 품에 있지 않을 것이며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에 있지 않을 것이다. 춥고 어두운 뒷골목 소외 받고 천대받은 배고픈 사람들의 품에 있을 것이다. 또한 하늘아래 첫 동네 오지벽촌 끼니를 영명하고 살아가는 독거 노인들 품에 있을 것이다.오늘 아기 예수는 우리에게 사랑을 주기 위해 오셨다.사랑이란 자신을 태워서 어두운 곳을 밝히고 따뜻하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자기희생이다. 또 사랑이란 나눔이다. 내가 가진 것을 나보다 못한 이웃들에게 나누어서 소외 받고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로 이루는 것이다.(나를 깨우치게 한 한 권의 책)나는 요즈음 성경책 한절 한절을 쓰고 읽어본다.실로 성경은 나를 감동시키고 진정한 삶의 일깨워준 동반자로서 나에겐 정말 소중한 책이다.어느 시골길에서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등에 걸려 잠시 서있을 때 70세가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중풍으로 다리를 절룩거리며 불편하신 몸으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그러나 그 신호가 바뀌어져도 한참을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성격이 급하고 시간이 촉박해 클락션을 계속 울렸다. 차가 지나가서야 그 할아버지 손을 잡고 부축해 주었으면 금방 건넜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 할아버지에게 건강을 주시라고 기도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나를 깨우치게 한다.모든 인간은 끝을 생각하고 살아야한다. 기업이 부도가 나도 에쿠스 승용차, 수십 벌의 고급 양복 , 양주를 보관하며 산다고 한다. 또 국민은 헐벗고 굶주리고 고통을 받고 죽어 가는 현실 속에서도 세계 각 국의 술만 1만병, 이름조차 듣지 못한 귀한 요리들, 말 그대로 술이 연못을 이루고 고기가 숲을 이루는 어느 독재자의 밥상, 금과 은으로 만든 대통령,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후세인은 이제 지하 땅굴 조그만 거미 굴에서 사는 신세가 되었다. 덥수룩한 턱수염과 초췌한 모습으로 알아볼 수 없는 얼굴, 다 끝을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지금 우리는 라면 한 봉지 밥 한공기 절약해서 이 사랑의 12월을 맞이해서 이 땅에 소외 받고 고통받고 춥고 어둡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 사랑을 나눈다면 그 길은 우리가 영원히 사는 길이며 우리 앞에 희망과 미래가 될 것이다./신이봉(남원광치농공단지협의회 회장)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3.12.24 23:02

[새로나온 책] 임실문학 제20호...

△ 임실문학 제20호올해로 창립 10년을 맞은 임실문인협회(회장 최근호)에서 펴낸 기관지. 매년 두 권의 책을 상제할만큼 튼실한 실력을 지닌 회원들의 글이 풍성하다. '임실의 명산순례'를 비롯해 '덕재산'·'열매고을' 등 임실을 소개하는 특집이 이채롭다. 제41호 소충·사선문화제 기념 백일장 수상작도 실렸다.△ 전북수필 제57호 전북수필문학회(회장 국중하)의 기관지. 올 한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에서 특집호로 풍성하게 꾸며졌다. 제16회 전북수필문학상 수상자들의 작품과 수상소감, 김남곤·김용옥·조미애·정군수 등 '시인이 쓴 수필'이 특집. 일본여행과 출판기념회 등 화보들이 정겹다. △ 고창문학한국문인협회 고창지부(지부장 진기동)가 서른여섯번째 고창문학을 펴냈다. 고 맹희천 시인 추모글과 함께 회원들이 신작을 발표했다. 제2회 고창문학연 학생백일장 대회와 제30회 고창 모양성제 백일장 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들 작품도 실려있다.△ 대한문학종합문예지 대한문학 가을호가 나왔다. '술'과 '문학이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나'를 테마로 특집을 꾸몄다. 작가와의 대담 '茶 한잔을 놓고'에서는 그동안 연작시를 발표해 온 진헌성 시인을 찾아간다. 시조·동시·동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글들이 고루 실려있다. 8천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3.12.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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