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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일(토)11:00 스위트 하바나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만연 / 건지아트홀 ⓠ한국 애니메이션 2 / 덕진예술회관 ⓠ고독한 전쟁 / 프리머스 2관 ⓠ루시아 / 프리머스 3관 소이쿠바 / 전주시네마 1관 아버지의 왼편으로 / 전주시네마 8관 한국 단편의 선택 1 : 소리와 시선 / 전주CGV 4관 ⓠ살사를 찾아서 / 전주CGV 5관 14:00파워 게임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마이클 스노우, 이치로 수에오카 / 건지아트홀디지털 모바일 스페셜 : 이공 2 / 덕진예술회관 ⓠ한국단편의 선택 3 : 관계1 / 프리머스 2관 ⓠ루시아 / 프리머스 3관 더 이상 기타소리를 들을 수 없어 / 전주시네마 1관 황진이 / 전주시네마 8관 디지털 필름 워크숍 / 전주CGV 4관 ⓠ휘파람 / 전주CGV 5관 ⓠ17:00 요시노 이발관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스탠 브래키즈, 장민용, 마우로 산티니 / 건지아트홀한국 애니메이션 1 / 덕진예술회관 ⓠ한국단편의 선택 5 : 초이스 / 프리머스 2관 ⓠ마리와 쥴리안 이야기 / 프리머스 3관 무상 / 전주시네마 1관 어떤 방법으로 / 전주시네마 8관 타나토스와 에로스 + 가족 비디오 / 전주CGV 4관 ⓠ보드카 레몬 / 전주CGV 5관 20:00삼중 스파이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차학경, 김남기 / 건지아트홀네델란드 씨네포엠 다큐멘터리 / 덕진예술회관 ⓠ산티아고 알바레즈 단편 모음 / 프리머스 2관 일본독립영화 :코쿠에이 영화사 셀렉션 / 프리머스 3관 ⓠ오! 슬프도다 / 전주시네마 1관 이상한 마을의 알리시아 / 전주시네마 8관 ⓠ일본독립영화 : 이미지 포럼 셀렉션 1 / 전주CGV 4관 살팀 뱅크 / 전주CGV 5관 …아이엔지 / 야외상영장 ⓠ 0:00전주-불면의 밤 3 : 몽환의 밤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5월2일(일) 11:00 삼중 스파이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마이 제너레이션 / 건지아트홀잭, 금연하다 / 덕진예술회관리즈 로즈, 피터 체르카스키 / 프리머스 2관아브쟈드 / 프리머스 3관우리들 / 전주시네마 1관 나의 겨울여행 / 전주시네마 8관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들 / 전주CGV 4관 ⓠ집 바꾸기 / 전주CGV 5관 14:00 바이브레이터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요나스 메카스, 한느 슈바흐 / 건지아트홀8개의 단편 : 홀로서기 / 덕진예술회관요시노 이발관 / 프리머스 2관일본독립영화 :코쿠에이 영화사 셀렉션 / 프리머스 3관파워 게임 / 전주시네마 1관 루시아 / 전주시네마 8관 나다 + 신기원과 세기말의 매혹 / 전주CGV 4관 휘파람 / 전주CGV 5관 ⓠ20:00 폐막작 : 노벰버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 스위트 하바나(페르난도 페레즈/쿠바/2003)다운증후군 아들과 살아가는 아버지, 광대 아르바이트를 하는 의사, 발레리노가 되고싶은 건설노동자…. 배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나타나 연기가 아닌 생활을 보여주지만, 이 영화는 드라마보다 감동적이고 다큐멘터리 보다 사실적이다. 영화 속에는 인터뷰도 없고 대사도 없으며 나레이션도 없다. 독특한 삶의 현실을 영화로 담아내기 위한 이미지와 사운드, 음악만이 있다. (1일 오전11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파워게임(아르노 데스플레샹/프랑스/2003)레오나르도는 부유한 무기상 헬리 쥬리에의 아들로 입양되면서 거짓과 잔인함의 그물에 걸려 살아가게 된다. 그는 쥬리에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애인과 관계를 지키기 위해 아버지를 배신하고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돈과 권력에 대한 남자들의 레퀴엠. 6mm 디지털로 촬영된 배우들의 리허설과 필름으로 촬영된 실제 영화 속 배우의 연기를 교차편집시킨 영화적 실험과 도전이 흥미롭다. 아르노 데스플레샹의 네번째 장편영화. (1일 오후2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2일 오후2시 전주시네마 1관)△ 마이 제너레이션(노동석/한국/2004)여자 주인공은 사채업자 사무실에 취직하지만 하루 나가고는 잘린다. 이유는 너무 우울해 보이기 때문.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은 내내 카메라를 들고다니다 대상을 포착한다. 이때 비현실적 느낌의 흑백 화면은 카메라 속 대상만이 칼라로 바뀐다. 우리 시대의 자화상 '마이 제너레이션'은 흑백영화처럼 썰렁하고 우울하다. (2일 오전11시 건지아트홀)△ 아브쟈드(아볼파지 자릴리/이란·이탈리아·프랑스/2003)열여섯 소년이 자신의 꿈을 펼치기에는 이란 사회가 너무 힘들다. 혁명이 일어나기 바로 전, 70년대 후반 사베헤(보수적이고 종교적이면서도 매우 예술적인 이란의 도시)에 살고있는 엠칸은 바이올린도 배우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고 싶다. 그러나 아버지는 사회적 지위 상승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당하게 해고된 교장을 위해 학생들은 시위를 벌이고, 시위주동자로 몰린 엠칸은 학교를 떠나야 한다. (2일 오전11시 프리머스 3관)
'쿠바'. 이데올로기의 차이나 미수교국이라는 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지리적 거리보다 정서적으로도 훨씬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다. 영화제 후반, 낯선 영화와의 만남은 개인적 호기심에 주변의 호평까지 더해져 설레임으로 시작됐다. '소이 쿠바(Soy Cuba).'애잔한 모성의 톤으로 '나는 쿠바입니다'를 연거푸 외치는 이 영화는 내내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면서 관객들을 쿠바영화가 아닌 혁명기의 쿠바 속으로 끌어들인다. 사탕수수밭과 야자수가 이어지는 열대의 이국적 배경이 아니라면 영화는 전혀 낯설게 없다. 강대국에 예속된 수탈의 땅, 외국 관광객들에게 몸을 맡긴 접대부의 눈물과 진한 땀이 배인 사탕수수밭을 불태워버리는 소작농의 애절한 몸부림과 절규, 그리고 정권에 항거하며 자유를 부르짖는 젊은이들…. 우리 현대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 처음이지만 어디서 본 듯한 스크린에 빨려 들어가 '눈을 내리깔지 말고 나를 보라'는 영화의 요청은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가. 정치 이데올로기에서 애써 비켜나 '영화'를 보려는 노력이 무의미한 일임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영화는 철저하게 1950년대말 혁명 직전의 역사기록에 매달려 있었지만 고통스런 삶에 절규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모습을 긴박하게 이어가면서 이데올로기의 편견을 떨쳐냈다. 적어도 피델 카스트로의 이름이 나오기까지는….마침내 승리의 노래속에 늠름하게 행진하는 혁명군의 모습위로 자막이 오르면서 확 다가오는 허탈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크게 서운할 일은 아니었다.'내 주변에 출렁이는 것은 바다가 아닌 눈물인 듯 합니다.'감성을 자극했던 시적 문구들은 모두 혁명의 당위성을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 또한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1964년, 혁명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제작됐다는 시대적 배경을 예습해 둔 덕이다. 뛰어난 촬영기술과 감미로운 음악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1백40분이라는 만만치 않은 러닝타임은 지루하지 않게 지나간다.소이 쿠바(1일 오전11시 전주시네마 1관)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하는 비밀스런 이야기? 성(性)에 대한 즐거운 상상? '성(性)'이란 단어 앞에서 얼굴 빨개지는 시대는 지났다. 당당한 자리잡은 아름다운 성(性).남과 여, 그리고 성(性)에 대한 이분법적 개념을 비켜나 존재하는 다양한 성(性)의 형태도 JIFF는 외면하지 않았다. 사회적 통념 안에서 억압된 성(性)에 대한 보고가 JIFF에서 펼쳐진다.낯익으면서 낯선 섹션 ATG 회고전을 통해 소개되는 '무상(1일 오후5시 전주시네마 1관)'. '근친상간'이란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일본 영화다. 요시다 기쥬의 '물로 쓰여진 이야기'에서 근친상간을 다루었던 이시도 토시로의 각본을 바탕으로 한 '무상'은 짓소지 아키오 감독의 작품이다. 히노가(家)의 장남 마사오는 아버지의 뜻과 달리 집안을 이을 생각은 없고, 불상의 매력에 빠져있다. 누나 유리와 관계를 가지게 되고 유리는 임신하게 되지만 마시오는 누나를 서생과 결혼시켜 버린다. 인생무상과 쾌락, 죄가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영화다. 이마오카 신지 감독의 '도시락(1일 오후8시·2일 오후2시, 프리머스 3관)'은 핑크영화를 제작, 배급하고 있는 코쿠에이 영화사 추천작이다. 볼링장에서 일하는 여자와 집배원의 이야기. 서른다섯의 그녀는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사랑에 빠져 있는 동안 그녀는 행복을 느끼고 그를 위해 도시락을 만들며 매일매일 사랑을 나눈다. 이마오카 감독은 핑크영화를 중심으로 오리지널 비디오, 다큐멘터리 등으로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자끄 리베뜨 감독의 '마리와 줄리앙 이야기(1일 오후5시 프리머스 3관)'. 줄리앙은 파괴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줄리앙은 마담 X가 그의 옛 애인 마리에 관한 위험한 비밀을 알고있다는 것을 모른 채 훔친 골동품을 거래하는 부유한 마담 X를 협박하기로 결심한다. '까이에 뒤 시네마'의 비평가로 영화 일을 시작한 자끄 리베뜨는 후반 누벨바그 제창자 중 한 사람으로, 현대 영화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화할 여자를 찾습니다. 클라우디아 토마즈 감독의 '우리들(2일 오전11시 전주시네마 1관)'에서 프란시스코는 6년간의 복역을 끝내고 세상에 나온다. 외로움에 고민하던 그는 '대화할 여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통해 수줍으면서도 진지한 안젤라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밤의 세계는 그들을 유혹과 배신으로 몰아간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는 컸다. 2년전 제3회 전주영화제에서 세계의 다양한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마음을 빼앗겼던 관객들이라면 더욱 그랬다. 그러나 올해 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은 집중의 대열에서 탈락했다.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에 주목하며 1년씩 번갈아 특별섹션을 열어왔던 비엔날레가 올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비엔날레는 만화 뿐 아니라 드로잉과 사진, 점토, 인형, 모래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형식으로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객들의 편협한 인식을 없애고 그 오랜 역사와 독창적인 세계에 빠져들게 했었다. 특별섹션 비엔날레가 가졌던 '선택과 집중의 힘'이었다.별도의 섹션이 사라진 것이 아쉽긴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올해 영화제에서도 그 가치를 빛낸다. 집중하는 맛은 덜하지만 여전히 애니메이션에 대한 전주영화제의 관심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정수완 프로그래머는 "애니메이션의 형식을 확장한다면 눈길을 끌만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섹션마다 고루 포진해있다”며 특히 '충돌과 지속'을 주제로 한 한국영화섹션의 '한국단편애니메이션'은 고된 탐색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1일 오전 11시와 2일 오후 5시 덕진예술회관에서 상영되는 한국단편애니메이션은 17편. 두개 프로그램으로 나뉘어진 이 작품들은 '관계'를 주목한 작품들과 내면의 문제의식을 비판적 사회담론으로 담아내려한 작품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사한다. 때론 유쾌한 웃음을, 때로는 섬뜩한 광기를 보이며 어느 작품 하나 쉬이 넘길 수 없는 단편들.'자유를 그리다', '오버 데이', '슈퍼맨의 비애', '베니스 비치', '큰일 났다!!'등은 각자의 시선으로 사람과 사람, 사회와 나의 관계를 풀어낸 작품이다. 일반적인 2D보다 다양하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형식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점토인형을 이용한 '베니스 비치', '길', '안녕', 연필스케치 '슈퍼맨의 비애', '큰일났다!!', 수묵으로 담아낸 '만선', 캐릭터를 아연판으로 만든 '무쇠소년', 2D 디지털 절지애니메이션을 이용한 '와이 낫 커뮤니티' 등이 애니메이션의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된 것들이다.짧게는 4분, 가장 긴 작품이라도 18분 정도인 이들 애니메이션은 짧지만 사회적 문제를 들춰내는 예리한 시각이 돋보인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사회와 마이너리티의 이야기를 그린 '레퀴엠'과 '삐', 동성애를 다룬 '와이 낫 커뮤니티' 등이 던지는 메시지도 주목할 만 하다.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장르지만 내용으로는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감상하는 것이 좋다. 한국애니메이션외에도 '도쿄대부'등 다른 섹션에서 소개된 애니메이션들이 대부분 주말 이전에 상영을 마쳤지만 불면의 밤 마지막 순서 '몽환의 밤'(1일 자정,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는 체코의 주목받는 젊은 애니메이션감독 아우렐 임의 '핌파룸'등 체코의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
30일(금) 11:00 일본독립영화 : 피아 영화제 셀렉션 / 건지아트홀 ⓠ 51분 / 덕진예술회관 ⓠ마녀 비비 / 프리머스 2관 장미의 행렬 / 프리머스 3관 시실리아! / 전주시네마 1관 H-스토리 / 전주시네마 8관 나의 한국영화 / 전주CGV 4관 ⓠ당시 / 전주CGV 5관 ⓠ14:00 러브 무비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켄 제이콥스 / 건지아트홀자본 권력 / 덕진예술회관산티아고 알바레즈 단편 모음 / 프리머스 2관 기억의 통로 / 프리머스 3관 슐츠, 블루스를 만나다 / 전주시네마 1관 만다라 / 전주시네마 8관 신주쿠의 이방인 / 전주CGV 4관 ⓠ딸기와 초코렛 / 전주CGV 5관 17:00 토킹 픽쳐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덕진예술회관패트릭 킬러 / 프리머스 2관 우리들 / 프리머스 3관 ⓠ저개발의 기억 / 전주시네마 1관 사람의 아들 / 전주시네마 8관 스토리 / 전주CGV 4관 어떤 방법으로 / 전주CGV 5관 20:00 마리와 쥴리안 이야기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주차단속원, 그랜트 파커 / 덕진예술회관 ⓠ닌자 무예장 + 윤복이의 일기 / 프리머스 2관 ⓠ기프트 / 프리머스 3관 ⓠ아브쟈드 / 전주시네마 1관 추억의 앨범 / 전주시네마 8관 일본독립영화 : 이미지 링 셀렉션 / 전주CGV 4관 테레사의 초상 / 전주CGV 5관 그녀를 믿지 마세요 / 야외상영장 ⓠ 0:00 전주-불면의 밤 2 : 금기의 밤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주차단속원, 그랜트 파커(트렌트 칼슨/캐나다/2003) / The Delicate Art of Parking 일반시민들의 비난과 협박에도 불구하고 불법주차를 단속하면서 삶의 진실과 명예를 발견하는 주차단속원 그랜트 파커. 그러나 정신적 지주이자 가장 친한 친구가 주차단속에 화가 난 시민에 의해 뺑소니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자 그랜트는 심한 회의에 빠지게 된다. 그랜트는 자신을 중심으로 주차단속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던 감독과 사운드 담당자, 덩치 큰 견인차 운전사와 함께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30일 오후8시 덕진예술회관) △어떤 방법으로(사라 고메스/쿠바/1974)계급적 편견 속에서도 사랑을 지켜나가는 마리오와 욜란다. 그러나 그들의 삶과 관계는 그들이 살고있는 사회의 계급적 배경과 문화적 재산, 그리고 개인의 역사에 의해 끊임없이 방해받는다. 다큐와 픽션을 가장 창의적인 방식으로 혼합한 작품. 실제 일반인들의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내러티브 안의 한 인물로서도 일반인들이 함께 그려진다. (30일 오후5시 전주CGV 5관, 5월1일 오후5시 전주시네마 8관)
사소한 것, 뜻하지 않은 경험,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이 시간예술로 불리는 영화매체를 통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모두 작가의 실험 정신에서 비롯된다. '이미지 포럼 셀렉션2'는 일상의 발상과 상상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틔워내는 기회였다. 고시마 카즈히로의 '하얗게 사라진다1.2.3.4' 시리즈는 영화의 원초적인 빛과 그림자만으로 표현한 작품. 작가의 일상에서 보이는 시계, 전화기 그리고 전철역 일상의 물건들과 삭막한 거리, 카메라 피사체에 비친 왜곡된 사물들, 부드러운 카메라의 움직임은 고요함을 더해 간다. 일상 속에서 느끼지 못하는 소음과도 같은, 고요 속에서 들리는 소리는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감독은 감각적인 소유자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카메라의 구도, 깊은 심도의 표현, 명암의 깊이, 단순한 흑백의 이미지로 넓고 깊은 입체적 공간, 섬세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감독의 열정이 느껴진다. 단순하면서도 정교한 그래픽과 실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마치 실사와 그래픽의 구분이 어려울 만큼 사소한 부분까지도 빛과 그림자의 이미지만으로 싸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냉소적인 현대인들의 마음의 틈에 있는 지친 일상의 적막함을 나타내는 듯하다. 스치는 사람들 중에서 어디선가 보았던 어색한 순간과 반복되는 일상들은 하얗게 사라지는 듯, 영화는 여운을 남긴다. 쿠라시게 테쯔지의 '토끼가 무서워'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를 허무는 작가의 상상력과 발상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동화적인 캐릭터와 회화적 드로잉 기법은 사뭇 엽기적인 주제를 코믹한 분위기로 연출한 작가의 재치를 엿볼 수 있다. '찢어진 일기'는 타나이마 케이지와 아이하라 노부히로의 공동 작품이다. 이 작품의 제작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던 필자로서는 의미가 더 새롭다. 일러스트 작가인 타나이마 케이지는 히로시마 애니메이션 패스티벌 포스터 일러스트를 제작했고, 아이하라 노부히로는 교토대학 예술학부 교수이며 히로시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전통적인 필름제작 방식으로 제작되었으며 연필 드로잉의 이미지를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으로 일상에서의 무한한 상상력을 느끼게 하는 미덕이 있다. 이미지 포럼 셀렉션2는 실험영화 영역의 확장으로서 실험적 아트 애니메이션으로 분류 할 수 있으며, 작가와 관객의 새로운 상상력이 교착하는 훌륭한 장소였다. /정상용(골방 아트필름 페스티벌 책임기획·일본 아트 필름 연구소)
"쿠바의 영화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다. 한국과 쿠바간 문화적 교류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쿠바 영화 특별전을 기획한 지프는 불투명한 게스트 방문에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29일을 기해 이같은 불안감은 씻겨졌다. 쿠바 영화의 두 거장, 페르난도 페레스와 다니엘 디아즈 토레스가 나란히 전주에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페르난도는 특별전에 상영될 '휘파람'을 촬영한 감독이고, 다니엘은 '이상한 마을의 알리시아'의 감독이면서 디지털 스펙트럼 심사위원 자격으로 지프를 찾은 비평가다. 29일 오후 전주 영화의 거리내 게스트 라운지에서 만난 이들은 "쿠바는 낯설고 영화 또한 접하기 힘들어겠지만, 이번 특별전에 소개될 작품들은 쿠바의 영화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작'들로 구성됐다”고 평가했다. 페르난도는 덧붙여 "전주국제영화제가 자신들의 영화 세계를 소개해준데 대해 고맙다”며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도 잊지 않았다. 다니엘도 "60년대부터 최근 작품까지 쿠바의 영화들이 다채롭게 꾸려졌다”며 "기술이 진보하면서 다양한 형식의 영화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쿠바 영화에서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이번 특별전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지난 45년간 쿠바영화 예술산업진흥원에서 지원을 받아 제작된 것이 대부분입니다. 쿠바 영화의 다양성 안에서 일체된 영화의 예술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열 다섯살 되던 지난 1959년 쿠바 혁명이 일어났다며 페르난도는 "혁명 이전에는 영화 산업이 없었다”면서 "16세부터 영화와 함께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대화 중간중간 돈독한 우정을 드러낸 이들은 쿠바 영화의 리얼리티는 다른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페르난도는 '쿠바에서의 영화는 가장 진실한 삶을 드러내는 평화적인 매체'라며, '진정한 삶에 대한 고민이 영화를 통해 여과없이 나타나는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도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지난 1980년 북한 평양국제영화제에 '헬로우, 헤밍웨이'라는 작품을 들고 방문했었다. 그는 "지난 80년대 아시아 국가로는 이례적으로 북한과 베트남 등 두 나라에서 몇몇 작품들이 선보인 적은 있었지만,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처럼 대대적으로 쿠바 영화를 소개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쿠바감독들은 30일 오후 7시 전북대 병원 정문 앞 클럽 쟈코에서 열리는 '쿠바 영화의 밤'에서 만날 수 있다. 다니엘은 5월 1일 오후 8시 시네마 8관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갖는다. 페르난도는 최신작인 '스위트 하바나'가 베를린 개봉을 앞두고 있어 2일 출국한다.
"쿠바영화 보러 왔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절대 볼 수 없잖아요.” 28일 오후 4시 영화의 거리. 상영시간의 한 틈에서 소설가 공지영씨(42)를 만났다. 그는 영화제에 처음 참여한다고 말했다. 동력은 쿠바영화였다. "오전부터 매 시간마다 영화 때문에 분주했다”는 그는 "전주·전북과 연고가 전혀 없어 낯선 이국 땅에 온 느낌”이라고 말하면서도 줄곧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영화에 대한 만족과 기대. (엄마이자 아내이기도 한 그는) 모처럼 일탈에 대한 뿌듯함도 있었을 것이다. 전주는 10여년전 전북대학교 강연에 초대받은 이후 두 번째다. "대학을 졸업하고 잠깐동안 출판사에 근무한 적 있어요. 세계영화사에 관한 책을 맡아서 작업했는데, 그때 좌파영화사의 한 부분으로 쿠바 영화를 처음 접했죠. 이론으로 만난 그때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었어요.” 15년 넘게 지나버린 기억에 대한 확인. 게다가 올 겨울 체게바라와 헤밍웨이의 흔적을 쫓는 글을 쓰기 위해 쿠바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그에게 전주로의 영화여행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테마를 설정해 만드는 기행문집을 자주 내고 싶다”는 그는 지난 2001년 유럽의 수도원 10여 군데를 순례하며 펴낸 '수도원 기행'(김영사 펴냄)을 통해 작가 자신의 내밀한 고백을 담기도 했다. 쿠바여행도 책으로 엮어질 예정이다. "영화는 미지의 삶을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매체라고 생각해요. 그릇이나 숟가락, 양발과 칫솔 등 세세한 일상의 도구들까지 직접 확인시켜주잖아요.” 전주에서 그와 조우할 영화들은 8편. 많다싶은 일정이지만, 그는 토마스 구티에레스 알레아 감독의 1968년작 '저개발의 기억'(30일 오후 5시 전주시네마)을 보기 위해 전주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렸다. "음식의 고장인 전주에 온만큼 기필코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가야겠다”는 그는 '맛있는 음식' 때문에 또다시 호텔의 체크아웃을 미룰지도 모른다.
지프의 야심작, '쿠바 영화 특별전'이 관객몰이에 나섰다.지구 반대편 멀리 섬나라 쿠바는 우리와는 비수교국이다. 때문에 쿠바를 소개하거나 이해할 시도조차 없던 국내 현실에서 영화 역시 제대로 소개된 적 또한 없었다. 하지만 미지의 영화 세상을 향한 지프의 강한 몸짓이 마침내 쿠바를 전주에 옮겨놨다. 정치적·경제적 교류가 없었던 탓에 필름 수급은 쉽지 않았다. 일부 영화의 경우 포대 자루에 필름을 담아 전달받기도 했다. 게다가 지프에 참석하기로 했던 다니엘 디아즈 토렌즈 감독과 페르난도 페레즈 감독이 외교 문제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발이 묶여 한동안 방문이 불투명했다가 29일 새벽에야 한국에 들어왔다.지프가 정치적 장벽을 딛고 올해 심혈을 기울여 선보인 쿠바영화 특별전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쿠바영화 특별전은 한때 연간 1백50편이 넘는 영화를 만들어낸 미지의 영화 강국, 그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무대다. 쿠바영화 45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영화제 사상 최초로 마련된 빅 이벤트에 관객들이 몰려들면서 후반부 영화제가 그 열기로 한층 물들고 있다. 이번 특별전 기획은 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인 임안자씨(영화평론가)의 몫이었다.지난 1976년 페사로 영화제를 찾은 그가 낯선 쿠바 영화 두 편에 매료된 게 쿠바와 인연을 맺게된 이유다. '영화의 아름다움'을 충격적이란 말로 대신한 그는 당시 '언젠가 쿠바 영화를 소개해야겠다'는 다짐을 거의 30년이 지난 이제서야 지프를 통해 현실로 일궈냈다. 그는 '쿠바 영화를 사랑하는 것은 정치적인 알레고리 때문만은 아니다'고 말한다. 쿠바 영화는 역사의 전진을 가로막는 구습을 타파하기 위해 카메라를 무기로 삼고 있다. 혁명과 예술의 이상적 결합, 그 미학적 모험를 떠나는 쿠바 영화 안에서 느껴지는 휴머니즘, 그가 지프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다. 예술과 정신의 혁명을 꾀하려는 제3영화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서구에 처음 쿠바영화를 알린 미하일 칼라토조프 감독의 '소이 쿠바' 등 모두 17편을 선보이며, 쿠바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꿰뚫어본다. 지난 1960년대 혁명 영화의 신호탄격인 '소이 쿠바'(5월1일 오전 11시 프리머스3관)는 바티스타 정권의 몰락 전후 시기의 열광적 정치 이데올로기를 통해 쿠바의 다양한 모습을 스펙터클하게 보여준다.서구 세계로 망명하는 아내를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쿠바 지식인의 정신적 공황 상태를 보여주는 토마스 구티에레스 알레아 감독의 '저개발의 기억'(30일 오후 5시 시네마1관)은 혁명의 성공 이후에도 치유되지 않는 불균형한 의식 상태를 정교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또 쿠바영화사에서 가장 젊고 현대적인 작품성 때문에 '이질성'으로까지 비춰진 후안 카를로스 크레마타 말베르티 감독의 '나다'(5월2일 오후 2시 CGV4관)와 사회주의권 붕괴로 부분적 자본주의 유입으로 격변을 겪는 쿠바의 90년대 모습을 다룬 페르난도 페레스 감독의'휘파람'(5월 1일·2일 오후 2시 CGV 5관)도 화제작으로 꼽힌다. 제3세계 여성영화의 진수를 느낄수 있는 파스토르 배가 토레스 감독의 '테레사 초상'(30일 오후 8시 CGV5관), 식민지와 공화정 그리고 혁명 시기의 동명 3인의 여성상을 그려낸 움베르토 솔라스 감독의 '루시아'(5월1일 오전 11시 프리머스 3관·2일 오후 2시 시네마 8관)도 눈길을 끈다. 또 섹슈얼리티와 정치의 문제를 연결시켜 1990년대 이후 쿠바 사회의 문제를 능란하게 다룬 '딸기와 초콜렛'(30일 오후 2시 CGV 2관), 아들의 급작스런 성정체성 폭로로 야기되는 가족들의 소동극 '가족비디오'(5월1일 오전 11시 CGV 5관) 등 쿠바 영화의 편견을 깨는 주목할만한 영화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강력한 현장 저널리스트인 산티아고 알바레즈 감독의 다큐멘터리 단편 모음(30일 오후 2시·5월1일 오후 8시 프리머스 2관)도 상영된다.
지난 24일 자정. 전주영화제의 특별한 아이콘 '불면의 밤' 첫 순서인 '컬트의 밤'은 6백8명의 관객이 초대됐다. 25일 오전 6시 3분까지 장장 3백63분 동안 밤의 기운을 허락한 이들은 5백여명. 졸면서 혹은 뜬눈으로 밤을 지샌 이들은 올해도 기이하고도 예외적인 전주영화제만의 문화를 생산했다. '불면은 밤'은 자정부터 새벽까지 계속 영화를 상영하는 섹션. 이제 30일 '금기의 밤'과 1일 '몽환의 밤'이 영화 키드들을 유혹한다. 행위예술가 막셀리의 전위 작품 '막셀리 라이브 퍼포먼스'(감독 막셀리 안투네즈 로카·스페인)가 '금기의 밤' 문을 열다. 사운드·애니메이션·행위라는 매체와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충돌시켜 고정관념을 흔들며 성적 에너지와 폭력성을 드러낸다. 올해 '불면∼' 중 가장 궁금증을 일으켰던, '야수'(감독 발레리안 보로브츠크)도 기대되는 시간.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25년간 상영 금지됐던 이 영화는 전주에서 다시 한번 노약자·임산부·청소년·심장이 약한 사람 등의 출입을 금했다. 1일 '몽환의 밤'은 10편의 영화가 4시간 21분 동안 불면을 이끈다. 15년이라는 제작 기간이 걸린 체코 애니메이션 '핌파룸'(감독 아우렐 클임트·브리스타 포스피실로바)과 체코 지리바르타 감독이 선사하는 8편의 단편들. 몽환적 현실, 현실에서 일상적으로 발견되는 몽환이다. 사회적 모럴의 이름으로 금기시된 영역을 폭로하거나 방문케 하는 영화들과 무의식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체코애니메이션 영화들은 잠들지 않는 전주와 숨가쁜 영화 키드들을 만나며 일상성으로부터 일탈하는 축제의 기쁨을 맛볼 수 있게 한다. 전주국제영화제의 밤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눌러쓴 모자와 군복(軍服)같은 사파리를 걸치고 주변인처럼 상영장을 오갔던 5년전의 모습이 또렷했다. 김기덕감독. 해외영화제에서는 화려하게 스포트를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글쎄'라는 반응이 짙다. 그는 첫 전주영화제에서 영화 '섬'으로 주연배우 서정과 함께 영화제를 찾았었다. 다시 전주를 찾은 올해 그는 베를린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자랑으로 우뚝 서있다.올해 전주영화제에 한일공동영화제작 워크샵에 초대된 그는 짧은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전주를 떠났다. 제작일정 때문이었다. 짧은 전화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조심스러운 질문에 짧고 직설적인 그의 대답은 '영화제'의 존재와 기능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한일영화워크숍 행사에 참여해 10시간 동안 예비영화인들과 함께 했을 뿐, 영화는 한편도 보지 못했다"는 그는 "소재도, 시도도 좋은 자리였다"고 워크숍 기획을 평가했다.전주영화제에 대한 생각을 묻자, 민감하게 반응했다. "영화를 못보았으니 달리 할말은 없고, 다만 왜 자꾸들 (기자들이) 그렇게 묻는지 모르겠다. 흠집을 내려는 의도적인 질문이 아닌지 싶을 정도다. 영화제의 성격은 영화제측이 충분한 고민을 모색하는 만큼 맡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고 말했다. 전주영화제를 위한 조언에도 "전체적으로 관찰할 시간이 없어 뭐라 말할 것이 없다. 내가 바란다고 그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영화제가 추구했던 바가 있을 것이고, 그 취지를 살리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고 밝혔다.그는 실험성 짙은 전주영화제에 지지를 보냈다. 전주영화제를 섣불리 평가하고 예단하는 것에 대한 그의 단호한 입장. "시간을 갖고 지켜보라.”짧은 인터뷰로 전해진 조언이다.
스크린이 밝아지자 '쌍시옷'부터 튀어나왔다.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기 위한 그를 향한 환영인사였다. 나름대로 귀하게 자랐다는 그가 다큐멘터리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나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2004 전주국제영화제 메인 프로그램인 '인디비전' 섹션의 유일한 한국 작품 '나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고 싶었다'. 그 때 그는 스물셋이었고, 스물여덟인 지금 그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됐다. '무대포 정신'으로 충전된 이은아 감독(28)을 만났다. 큰 마음 먹고 소주를 사들고 다리 밑으로 갔다. 이미 여러 사람이 돌려마신 후라 침과 술로 범벅이 된 스탠레스 컵에 소주를 받아들었다. '그래도 이 쪽이 입을 적게 댄 것 같아.' 스스로 위안하며 술잔을 들이키고 다른 사람이 먹던 숟가락으로 국을 떠먹었다. 일종의 시험이었다. 하루에 소주 빈병 40개가 나오는 곳. '우리는 거지'라고 스스름없이 말하는 사람들. 취해서 겁도 몰랐다는 용감무쌍한 그와 부산대교 밑 노숙자들의 만남은 2000년 1월부터 시작됐다. 그곳에서 불리워진 별명은 '꼬맹이' '이쁜이' '딸래미'. "기대 이상으로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드려요. 완성되고 나니 제목부터 지극히 주관적인 작품이 됐지만, 처음에는 IMF로 희망을 잃은 사람들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끌어내고 싶었어요.”6mm를 통해 본 다리 밑 세상은 MBC 아카데미 수료 작품이다. 베트남어를 전공하고 무역회사에 취직도 했었지만, 영화를 만들고 싶어 잘 다니던 회사도 그만뒀다.첫 도전치고는 거친 상대였고, 첫 작품인 점을 감안한다해도 감독의 치열한 고민과 진정성은 그 이상이었다. "여성 다큐멘터리 감독에게는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이 적이에요. 다큐는 고발성이 강하다고 생각해 걱정을 많이 하지요.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여성감독이라 덕을 본 것 같아요. 나이도 어린 여자애가 주는 술 다 받아마시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하니까 기특했나봐요.”3개월만에 그들과 '관계맺기'에 성공했다. 누군가는 3백원짜리 사발면을 내밀며 사랑을 고백해 왔고, 어느날은 누군가가 '꼬지(구걸)'한 돈을 택시타고 다니라며 주기도 했다. 극영화를 하고 싶었지만 그는 다큐멘터리를 선택했다. "다큐 작업에서는 '관계맺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대상과 관계를 맺으면서 친해지는 과정이 화면상으로 나타나잖아요.”그러나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은 심리적 갈등이 많다. 그는 "작품을 만드는 동안 주체적이지 못한 그들의 삶이 실망스러워 한동안 공백기간을 가졌었다”고 고백했다. 힘들고 지칠 때면 자꾸 다리 밑이 생각났다. 떠남과 만남이 익숙한 그들은 어제 만났던 것 처럼 그를 맞아줬다. "화면의 구도로 내 생각을 전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할 때였어요.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있는데, 아저씨들은 카메라만 찍지말고 자기 이야기를 들으라고 했어요. 어떻게 해야될지 혼란스러웠지요.”손을 카메라 렌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과 눈을 맞추기 시작했다. 촬영이 끝날 무렵에는 카메라가 손에 익어 보지 않고서도 정확한 구도를 잡아낼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이 다큐멘터리는 노숙자에 관한 것이지만, 사실은 그의 성장 다큐멘터리다. 그는 "그들은 삶 전체를 손에서 놓았지만, 지금 나도 삶의 어느 한 부분을 포기한 노숙자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지금 다리 밑에는 아무도 없다. 그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됐지만, 다리 밑 그들은 대부분 죽거나 실종됐다. "머리로 알고 쓰는 작품은 거짓이지만, 피부로 느끼고 눈으로 확인하고 만드는 작품은 남이 공감할 수 있다”고 말해주던 다리 밑 아빠. "이쁜이가 영화제 나간다고? 좋지”하며 그들은 첫 작품의 주인공이 돼줬다. 다음 작업은 부산 완월동 사창가를 생각하고 있다. 벌써부터 들락거리며 그들과 '관계맺기'에 한창이다. 지금 계획대로라면 그의 나이 서른한살 즈음, 두번째 작품이 세상에 나온다. 그는 또 얼마나 자라있을까.
지프가 주목한 예술과 영화의 공존, 그 심오한 영화 세계의 선두에 서있는 거장.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기획한 자신의 회고전을 통해 영화 통념을 깨는 신선한 충격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프랑스 출신의 영화아티스트, 장 끌로드 루소(58)가 신작을 들고 찾아왔다. 그가 올해 지프에 내놓은 3개의 작품 중에는 지난해 전주에서 머문 동안 제작했던 17분짜리 '소나기가 오기 직전'이란 작품이 포함돼 있다. '소나기가…' 는 루소가 전주전통문화센터 인근 지붕에 테라스(천막)가 쳐진 매운탕집을 우연히 지나치다 촬영장소로 택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모습을 고정된 카메라를 통해 여과없이 담아낸 작품이다. 당초 영화 제작 계획이 없었지만 공간과 그 공간에서 전개되는 지속적 시간 개념을 중시했던 루소는 전주천변의 풍경을 그냥 놓치지 않았다. 영화제 사무국에서 빌린 카메라와 공테이프만으로 시나리오 없이 작품을 만들었다. 그의 나머지 두 작품, '사소한 재미' '예측할 수 없는 시간'에서도 이같은 루소의 영화 철학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고정된 카메라에서 발산한 이미지는 한컷의 스틸 사진이나 정물화·풍경화 같은 정적 미술 장르 처럼 보여진다. 클로즈 업과 같은 촬영기법은 사용되지 않는다. 철저하게 이미지 개입을 거부한다. 하지만 그 안에 시간이 존재한다. 그래서 멈춰버린 듯한 이미지는 조금씩 미동(?)한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의도된 것 처럼 영상이 만들어질 수 있다."작품의 의도성은 배격하는 대신 지속적인 시간이 개입할 수 있는 '정확한 구도 잡기'가 그에게 가장 중요한 영화 요소다. 촬영기법으로 원 씬-원 컷(One Scene-One Cut)이나 롱테이크(Long Take)를 주로 사용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특히 지프와의 인연은 프랑스 마르세이유로 '불똥'이 튀었다. 프랑스 영화 예술의 거장이 올해 만든 두 편의 신작이 모두 지프를 통해 첫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루소는 마르세이유 영화제측에서 이 때문에 서운함을 내비쳤다는 얘기도 전했다. 그는 27일 자신의 작품이 상영된 전북대 건지아트홀을 찾아 관객들과의 대화에 나섰고, 지난 26일에는 지프가 마련한 '영화보다 낯선' 토론회에 패널로 참가하는 등 지프에서 만난 게스트 중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영화보다 낯선' 그의 작품들은 29일 오후 2시 전북대 건지아트홀에서 또 만날 수 있다. 1946년 파리 출생인 장 끌로드 루소는 법학을 전공했으며, 뉴욕으로 건너가 아방가르드 시네마를 접하고 아티스트로 활동해왔다. 그는 지난 83년 첫 데뷔작으로 45분짜리 중편 '창가에서 편지 읽는 소녀'를 제작했으며, 95년 작품 '갇힌 골짜기'가 99년 벨포트영화제에서 최고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었다.
디지털과 웹을 기반으로 한 산업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가장 두드러지는 미술분야가 매체미술(Media Art)이다. 80년대 이후 본격화된 매체 중심적인 미술의 유행은 미술의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어 놓고 있다. 백남준을 거쳐 매체미술이라는 범주는 컴퓨터를 포함한 첨단 기술을 응용하여 시각적 예술성을 가미한 테크놀로지 아트, 인터넷 즉 웹망 상에서 전개되는 웹 아트, 감상자의 참여와 쌍방 소통에 의하여 내용 자체가 가변적으로 구성되는 인터랙티브 아트 등 다양한 개념을 포괄하게 되었다.제5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부대행사로 마련된 지프마인드 2004(Jiff Mind 2004)에 출품된 작품들 중 다수는 위의 개념을 복수로 아우르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비디오 조형으로서의 요소를 지닌 인터랙티브 아트이거나, 테크놀로지 아트이며 웹아트이자 인터랙티브 아트라는 식이다. 이들 실험적 작품이 영화로서 대표되는 영상예술의 미래를 한자락 펼쳐 보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프마인드 전시는 충분히 의미있다. 여러 여건의 미비로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앞서 말한 다양하고 복합적인 매체미술의 전개 방식을 개괄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교육적이었으며, 시간을 두고 낱낱이 세심하게 접근하여 보면 무궁무진하게 펼쳐지는 새로운 감수성의 지평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그를 위한 조건이 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라는 것이다. 작가들은 대체로 전시 구성 전체를 하나의 비디오 조형으로 의식하여 의자 등을 방해물로 여긴다. 그러나 스위스 작가들의 전시의 경우 대부분 편안한 의자가 비치되어있다. 소통을 원한다면 방석이라도 깔아 놓으라고 권하고 싶다. 또 시각적 청각적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 가능한 한 각 작업의 공간은 상호 차단, 격리되어 독립되어야 하며 음향 효과가 떨어지더라도 스피커가 아닌 헤드폰을 이용하여 간섭을 줄이고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하다. 스위스 작가들은 가장 첨단적인 동시에 개념적, 철학적으로, 웹망과 신기술의 이용도를 극대화한 작업들을 선보였다. 웹의 바다의 무한한 자원을 예술의 요소로 활용하는 야심이 두드러진다. 얀 토르푸스나 버지트 캠커는 미디어의 첨단기술이 넘쳐나는 와중에 '몸'이라는 극히 원초적인 요소를 소중하게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퍽 인상적이었다. 아래층의 한국작가 전시에서는 '노스탤지아...'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저기술 일세대 매체미술과 단일 채널 비디오 아트로부터 첨단 인터랙티브 아트에 이르기까지 매체미술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개론으로부터 각론으로 들어 갈 때가 되지 않았는가 싶다. 미디어 아트를 내세운 전시에서 잡탕을 보여주기보다 테마와 범주를 한정하여 초점을 날카롭게 맞추어 봄이 어떨까 싶다. 고경호의 반영, 홍승혜의 유기적 기하학 등은 명상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전시 맥락 속에서 엄격하게 전시되면 더욱 살아날 것이다. (이때 벤치를 준비하는 것을 잊지 말자.) 전영훈의 꽃, 오창근의 라임 III 등으로는 인터랙티비티라는 화두를 더욱 선명하게 던져주면 좋을 것이다. 권진우, 박형민, 박준수, 정상열의 싱글 채널 작업들은 대형 스크린이 있는 독립 공간에서 더욱 살아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전시가 전북권의 예비작가들에게 미디어 아트의 본령을 탐험케 하고 시류의 강박적 추종으로부터 자유를 얻고 더욱 주체적으로 신문화를 천착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리라 믿는다. 애호가들이여 영화의 바다를 항해하다가 미디어 아트라는 작은 섬에도 들러보자.
ID발급, 자막사고, 상영중단 등 초반 운영미숙으로 곤혹을 치른 뒤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해와 비슷한 예매율를 보이며 영화제 반환점을 돌았다.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들이 영화제 후반에 집중돼 지난해 전체 유료 입장객수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영화제 열흘 일정 가운데 중반에 선 전주영화제는 엿새째인 28일 오후 3시 현재, 유료관객 4만2천5백여명(ID카드 발급 티켓 6천6백6명은 별도)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6일째 오후 4시) 4만1천명보다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1백74편(1백25개 프로그램)에 비해 2백84편(1백45개 프로그램)으로 실제 상영프로그램이 20개 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객석점유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지난해는 전체 관람석 10만7천2백53석 가운데 유료관객 6만1천2백여명, ID발급 1만1천13명으로 객석점유율 67%를 보였다. 올해 전체 관람석은 11만석이다.특히 비때문에 다소 주춤했던 27일과 달리 28일에는 후반에 배치됐던 쿠바영화특별전 등에 관객이 몰리는 등 하룻동안(27일 오후 4시∼28일 오후 3시) 3천 5백매나 발매됐다. 개막작인 '가능한 변화들', 폐막작 '노멤버', '머드', '마녀 비비' 등은 입소문이 나면서 일찍감치 매진된 상태며, '장미의 행렬', '보드카 레몬', '요시노이발관', '벨빌 랑데뷰', '성적종속' 등도 매진이 임박해 있다. 특히 폐막작을 비롯해 매진되었거나 상영을 마친 일부 작품에 대해서는 재상영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영화제측은 관심을 끌만한 작품 상당수가 다른 영화제를 들러 오는 바람에 영화제 막바지에 집중됐다며 막판 관객몰이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영화제 오선진홍보팀장은 "영화제 운영 등 크고 작은 문제를 딛고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라며 "노동절과 일요일에 막판 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경우,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이 원작과 다르게 묘사된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은 보는 이에게 그리 좋은 것이 아니다. 원작의 등장인물에게서 받았던 이미지와 다른 배우의 모습에 실망한다. 심지어는 줄거리도 바꾸어 놓는다. 이 점에서는 특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괜히 영화를 보고서 원작소설의 내용을 읽은 것처럼 너스레를 떨다가는 망신을 사기 십상이다.이런 원작과 영상물 사이의 괴리감은 관객들의 이해를 얻기에는 아직 이른모양이다. 하지만 이런 괴리감은 피할 수 없는데 그런 차이는 여러 요인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꼭 짚어서 어느 한 가지라고 부러지게 말 할 수 없다. 보편적인 차이는 차분한 설명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설 등과 달리 영상물은 짧은 시간 안에 사건의 모든 것을 전달해야 하는 데 있다. 그나마 한정된 배우들을 통해서 그러한 극중 인물을 나타내야 하는 제약은 큰 부담이 아닐수 없다.그리고 몇 년 고생해서 만든 영상물을 두 번도 아닌 한 번의 관람경험을 바탕으로 서슴없이 평하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물론 이런 비판이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영상작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귀 담아 들어 두어야 할 내용들도 많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러한 의견개진은 때때로 외압으로 작용하여 작품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쌍방향 의사소통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답게 많은 사람들이 영상작품 특히TV를 통해서 반영되는 드라마에 개인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그 한 사례일 것이다. 덕분에 진작에 죽었어야 할 상궁이 극중에 계속 등장하게 되는가 하면 줄거리 역시 극작의 원래 의도와 상관 없이 관객들의 요구에 영합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배우의 입장에서는, 맡은 역이 악역(惡役)이라면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봉변을 당하기 쉬운 것이 현실이다. 극중의 인물과 배우를 현실에서도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간혹 응징(?)을 하기 때문이다. 플라톤 역시『공화국』에서 예술가의 모방이란 허위와 가식이라는 시인추방론을 내세운 것도 비슷한 모양새다.오즈음 북한 룡천에서는 재난으로 먹을 것이 없어서 아우성인데 드라마에서 계란을 놀잇감으로 삼았다고 시청자들이 흥분한 모양이다.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드라마의 내용까지 연결하는 것은 현실과의 동일시가 너무 심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29일(목)11:00 두 생각 사이의 침묵 / 건지아트홀비밀요원 "철고양이"의 모험 / 덕진예술회관 산티아고 알바레즈 단편 모음 / 프리머스 2관 딸기와 초코렛 / 프리머스 3관 파수꾼 / 전주시네마 1관 마스터클래스: 월터 카발로 / 전주시네마 8관 일본독립영화 : 플래닛 스튜디오 +1 셀렉션 / 전주CGV 4관 14:00살팀 뱅크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장-끌로드 루소 / 건지아트홀 ⓠ크메르 루즈-피의 기억 / 덕진예술회관청춘의 살인자 / 프리머스 2관 오뽀뽀모즈 / 프리머스 3관 토킹 픽쳐 / 전주시네마 1관 화집 + 엄마… / 전주CGV 4관 ⓠ집 바꾸기 / 전주CGV 5관 17:00 아임 낫 스케어드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마가렛 타이, 샹탈 아케만, 샤론 로크하르트 / 건지아트홀51분 / 덕진예술회관꿈꾸는 영웅, 알랭 기로디 / 프리머스 2관 루시아 / 프리머스 3관 나의 겨울여행 / 전주시네마 1관 한국 단편의 선택 4: 관계2 / 전주CGV 4관 ⓠ보드카 레몬 / 전주CGV 5관 20:00 소이쿠바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제인파커 / 건지아트홀잭, 금연하다 / 덕진예술회관 ⓠ한국 단편의 선택 3 : 관계1 / 프리머스 2관 ⓠ바이브레이터 / 프리머스 3관 테레사의 초상 / 전주시네마 1관 좀비처럼 걸어봐 / 전주CGV 4관 천사의 황홀 / 전주CGV 5관 ⓠ빙우 / 야외상영장
세상에서 아름답지 않은 여성은 없다.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에 머물게 하는 화려한 외모와 늘씬한 몸매가 아니더라도 여성만의 부드러움 혹은 강인함으로 세상 안에서 여성은 충분히 아름답다.그러나 사회적 편견과 이데올로기, 고정관념으로 세상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잡아둔다. 이제 여성의 당당한 반란이 시작됐다. JIFF를 통해 보는 다른 문화 속 여성들의 삶과 투쟁은 우리의 딸, 엄마, 그리고 여성의 문제다. 여성의 사회생활은 남성보다 훨씬 더 피곤하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고? 사장으로부터 신임받고 있는 여직원과 노력파이지만 눈치가 없어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또다른 여직원이 매일 밤 함께 야근을 하게 된다. 이경미 감독의 '잘돼가? 무엇이든(29일 오후8시·5월1일 오후2시, 프리머스2관)'은 너무 다른 두 여성 사이의 질투와 갈등, 화해를 담고있다.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의 내재적 욕망과 상실에 관한 고찰 '꽃가라 환타지(5월1일 오후2시 전주CGV)'. 주체적 자아로 존재하기보다는 아내로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딸로서 또는 생활인으로서 살아가는 기혼여성들의 삶을 '꽃가라(꽃무늬) 원피스'를 통해 상징화시켰다.역사 속 여성의 모습은 안해룡 감독의 작품 제목처럼 '아직도 아물지 않는 상처들(5월2일 오전11시 전주CGV 4관)'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과의 인터뷰와 관계자들의 증언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여전히 남아 있는 역사의 상처를 되짚어보고, 피해자이면서도 사회적 약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할머니들의 삶과 투쟁을 기록했다. 1895년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부르주아 여성, 1953년 공화정 시대의 예쁜 부르주아 소녀, 1960년 혁명이 일어나던 시대의 여성. 3명의 '루시아'라는 여성의 삶을 통해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국가성을 재현시키고 있는 움베르토 솔라스 감독의 '루시아(29일 오후5시·5월1일 오전11시 프리머스3관, 2일 오후2시 전주시네마8관)'.세계 어느 곳에서도 여성은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여성차별이 유달리 심한 이란에서 여성 감독이 여성 학대를 소재로 만든 영화다. 바박 파야미 감독의 '두 생각 사이의 침묵(29일 오전11시 건지아트홀)'. 범죄자는 지옥으로 가야 하지만 처형된 처녀는 천국으로 간다는 생각 때문에 그녀는 처형을 면하게 된다. '처녀막'에 대한 그릇된 생각과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어려움을 말해 주는 영화. 파스토르 베가 토레스 감독의 '테레사의 초상(29일 오후8시 전주시네마 1관, 30일 오후8시 전주CGV)'은 쿠바사회에 뿌리박힌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한 여성의 투쟁을 그리고 있다. 전통 쿠바 가족사회의 갈등 안에서 불합리한 성 역할 관념을 개혁하고자 적극적으로 투쟁하는 여성상을 보여준다. '쥐구멍은 어디에 있나(5월1일 오후5시 프리머스2관)'의 춘선은 스물다섯살이 되어서도 달력 속 작은 바다를 바라보며 일탈을 꿈꾼다. 지하철 안에서 가면을 쓰고 사회의 불만을 토로한 후 도망치는 아이의 장난을 보고,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그녀의 '미친 반란'은 시작된다. 그러나 곧 그녀에게 사랑이 찾아오면서 그녀의 반란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사랑과 여성의 그 미묘한 관계…. 가슴을 울리는 한 단어 '엄마'. 우리 엄마는 두 번이나 '장한 어머니상'을 받을만큼 세상으로부터 칭송받아왔다. 우리 6남매가 모두 출가하자 엄마는 독립생활을 시작했고, 우리들은 엄마가 공부를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며 곱게 늙기를 바랬다. 그랬는데…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 류미례 감독의 '엄마…(29일 오후2시 전주CGV 4관)'다.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우려가 현실로?…전북도의회,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 대폭 삭감 '논란'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학 이끄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작가- 경종호 '탈무드 동시 컬러링북'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소개합니다
한종일 작가 여섯 번째 개인 사진전, '높바람[風]'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