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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세상은 요지경

지난주 설날 우리집 밥상에는 돼지갈비 대신 장조림용 고기가 등장했다. 갸우뚱한 가족들의 눈길에 물가가 많이 올라 어쩔 수 없었다는 엄마의 푸념이 이어졌다. 분명 몇 년 전만해도 만 원짜리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많았는데, 언젠가부터 만 원짜리가 아닌 오 만원, 십 만원으로 장을 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이를 증명하듯 이 날 저녁 뉴스는 지난 1월 소비자물가가 4.1% 상승했으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치솟는 물가에 정부는 공공요금 안정, 유류세 인하 검토 등을 내세우며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웬걸, 1월 공공요금은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4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한편 우리는 밥상의 중심에 있었던 돼지고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제역 여파로 현재까지도 돼지고기 값은 여전히 상승세. 우리 지역에서는 다행히 현재(7일 기준)까지도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불리고 있지만 쉽사리 마음을 놓기는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11월 말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경기도, 부산까지 퍼져 돼지 살처분 규모가 316만 마리를 넘어섰다. 이에 각 자치단체에서는 축산농가 소독, 이동통제소 설치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제역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그런데 이 틈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년 대비 42.6% 증가했다. 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 결과와 함께 쇠고기 관세도 점진적으로 철폐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위한 음모론을 펼치며 구제역 초동 대응의 미숙을 꼬집었다.설 연휴 때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구제역 피해를 입었던 친척 분을 만났다. 그 분은 "대통령이 파격적인 지원을 해줘서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피해를 신고했지"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첫날부터 군을 파견해 구제역 진압에 나섰고 시가 보상, 백신접종에 따른 손실사료대금 보상, 부채 감면 및 생활비 보조 등을 조치했다. 그 결과 여섯 번째로 구제역 발생이 멈췄고 살처분 가축은 모두 합쳐 단 2천200마리였다.현 정권이 정치적인 이유로 일부 구제역 방역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문제는 따로 있다. 구제역을 잡지 못해 우리나라 축산업계의 기반 자체가 붕괴될 수 있는 상황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한 달간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은 삼호주얼리호 사건이었다. 구출작전부터 선장의 영웅성까지 칭찬일색이었다. 물론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우리나라 선원들의 신변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서민들에게는 삼호주얼리호 사건 만큼 구제역 또한 중요하다.현 정권은 또 이렇게 이번 구제역 파동에 대한 어떠한 책임 없이 어물쩍 넘어갈 것이다. 지금 구제역에 대한 보상금으로 지급된 금액이 2조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축산업 붕괴가 가져올 피해액은 수십조 원에 이를 것이다. 게다가 육류는 수입에 의존해야하는 참혹한 상황이 왔다.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물 간 노래지만 '세상은 요지경'이 문득 떠오른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살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부디 똑바로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모르겠다. / 양수지 (전북대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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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09 23:02

[청춘예찬] 자기계발, 목표 향한 첫 걸음

새해를 시작하는 1월에는 부쩍 많은 계획을 세우게 된다. 1월의 마지막 주를 보내고 있는 지금, 새해가 밝아올 때 세웠던 계획들 중 얼마나 실천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새해에 결심했던 일들을 대부분 실천하지 못한 것을 느낀다. 새해부터 쓰려고 새로 구입한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하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플래너를 꾸준히 쓰기 위해 프랭클린 플래너 동호회를 찾았다. 동호회에서는 소모임으로 자기계발 스터디가 진행되고 있었다.스터디에 참여하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자신의 강연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묻는다고 한다."당신은 일주일에 두 번 이상 30분 동안 운동을 하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습니까?"만약, 아니라면, 스티븐 코비는 강연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건강관리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자기계발을 하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그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고 말한다. 우리는 긴급한 것들 때문에 소중한 것을 놓치기도 한다. 가족과 추억을 쌓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건강을 위한 시간 투자.자기계발.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들로 이루어져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주위 사람에게 자기계발 서적을 평소에 읽느냐고 물어보았는데 읽을 때는 내용이 좋다고 느끼면서도 읽은 후에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안 읽게 된다는 대답을 들었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자기계발에 별다른 비중을 두지 않고 있었다.자기계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은 현재의 생활에서 내가 세운 목표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긴급하게 제출해야 할 과제, 시험 날짜, 마감 날짜 임박. 시간에 쫓기며 가장 긴급한 일들을 처리하고 있는 동안 정작 중요한 것들은 멀어져갔다. 친구와의 약속을 몇 번이나 미뤘고, 시험 날짜가 다가와서야 소중한 내용들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건강을 위해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미루는 것이 습관이 되어 긴급하지 않으면 실행에 옮기지 않다가 긴급해졌을 때에서야 실행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어느 새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스스로 세웠던 목표마저도 살펴보지 못하면서 지내고 있었다.나무를 벨 때, 톱이 잘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며 많은 시간 동안 애를 쓰고 있을 것인가. 톱날을 갈고 난 후에 나무를 벨 것인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중 7번째 습관 '자기 쇄신'에 나오는 내용이다. 내가 자기계발 스터디 모임에 참여한 것도 목표는 많이 세우지만 실천하지 않고, 시간에 쫓기고 있는 자신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다.프랭클린 플래너 동호회에서 누군가가 우선순위를 정할 때의 방법 중 하나는, '그러한 행동을 반복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힘들어도 이러한 일들을 반복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올 미래를 떠올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계획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제는 행복을 위해 소중한 것을 실천할 때다./ 박소연(전주대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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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26 23:02

[청춘예찬] 오리의 꿈

새해 첫날, 전주 객사에 가려고 시내버스를 탔다. 영하 20도를 웃도는 한파에 승객들은 버스에 타자마자 파리처럼 손을 비벼댔다. 꽝꽝 얼어붙은 도로 위에서 눈 이불을 뒤집어쓰고 기어가는 차들은 어쩐지 더 작아보였다. 라디오 뉴스에선 자동차 엔진이 동파돼 곤혹스러웠다는 한 시민의 인터뷰가 들려왔다. 몇몇 승객들은 토할 듯이 기침을 하고 나는 멍하니 차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 옆 차선에 대기하고 있는 '닭장 트럭'이 눈에 띄었다.나는 닭장 트럭을 볼 때마다 매번 경이로운 눈으로 쳐다보곤 했다. 저 좁은 칸에 어떻게 저렇게 많은 닭을 넣을 수 있는지, 과연 저 닭들은 무사한지 말이다. 항상 발 디딜 틈 없이 닭과 오리를 꽉꽉 채워 무법자처럼 달리던 트럭이 웬일인지 달랑 오리 두 마리만 싣고 있었다. AI의 여파로 애써 키워온 새끼들을 묻고 온 것이었는지 단순히 운반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다.아무튼 나는 오랜만에 빈집에 앉은 오리를 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몇 십 마리씩 우겨넣은 다른 때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도 없어서 불안하고 초조해하는 눈빛이었다. 태어난 지 보름 쯤 됐을 새끼오리였다. 잠이 오는지 눈을 끔벅거리다가 멍하니 아스팔트 위를 쳐다보았다. 사실 무엇을 보고 있다기보다 견디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작은 발에 얼마나 힘을 주고 있는지 트럭 기사의 급정지에도 아랑곳 않고 잘 버티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자 트럭은 앞으로 거세게 돌진했다. 오리들은 휘청거리다가 중심을 잡고 다시 발에 꾹 힘을 줬다. 그 모습이 너무 단정해서 순간 울컥할 뻔 했다. 온몸으로 칼바람을 맞으면서도 넘어지지 않으려는 어린 오리의 모습이 나보다 나았다. 그렇게 오리의 짧은 생이 지나가고 나는 닭장 같은 버스 안에서 스물 네 해를 맞았다.객사의 한 카페에서 졸업을 앞둔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동안 나는 우리가 얼마나 오리와 닮았는지 생각했다. 친구는 얼마 전 대한항공 스튜어디스에 취직했다는 자기 친구 이야기, 간호사로 일하는 동창이 한 달에 백만 원짜리 적금을 든다는 이야기, 누구는 벌써 차를 샀더라 하는 남의 이야기를 모범 사례로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자기는 아직 꿈이 뭔지 모르겠다고, 졸업이 코앞인데 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지 한심하다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친구의 중대한 고민을 듣자 나는 최근 트위터에서 최다 리트윗(retweet)된 말귀 하나가 떠올랐다."먼 훗날 열심히 살아가지 않은 오늘을 후회하게 될 것을 안다. 그런데 지금 당장 뭘 해야 훗날 후회하지 않을지를 도무지 모르겠다."이런 글에 동요하는 많은 20대는 철이 없는 걸까, 순진한 걸까? 마침 내가 좋아하는 칼럼기자는 이런 글을 썼다. "꾸짖는 꼰대 보다는 위로하는 꼰대의 그 막연한 연민을 비웃어라. 그건 독이다. 상수동에 사는 사람들을 상수동 주민이라는 말로 싸잡아 그들을 둘러싼 팩트를 인식하는 건 가능하지만, 상수동 주민이라는 말이 상수동에 사는 사람들의 개별적인 삶을 대변해주지는 않는다."고. 그렇다. 우리는 더 이상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다시 묻거나 대학 교육의 실상을 따져선 안 된다. 꿈이라니, 희망이라니, 6학년 졸업할 때 타임캡슐에 넣어 봉한 지 오래다.하지만 나는 이런 말들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길 바란다. 나는 내 친구가 더 철없고 어리석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세상한테 지면서 이기길 바란다. 닭장 속 오리도 언젠가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 뒤뚱뒤뚱 쏘다니고 꽥꽥거리다가 청둥오리처럼 남쪽 하늘을 유유히 나는 어처구니없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임주아 (우석대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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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19 23:02

[청춘예찬] 청년층 '탈전북' 을 막으려면

올해 대학 4학년 졸업반이 되는 필자는 며칠 전 친구들을 만났다. 올해는 취직을 준비하기 위해 휴학을 하거나 영어공부, 자격증 취득과 같은 소위 '스펙'을 쌓을 것이라는 친구들. 각자 다양한 계획을 세웠지만 어느 지역에 취직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모두 같은 대답이었다. 반드시 서울이라고. 왜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친구들도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부턴가 전북소재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의 부러움은 '서울소재 대학'에 진학했거나 '서울에 취직'한 이들로 향했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 자리 잡는 것이 마치 성공의 기준인 것처럼. 지난 수십 년간 수도권과 영남 중심의 경제개발에서 호남은 소외돼왔다. 한쪽에서 산업중심의 경제개발로 호황을 누리고 있을 때, 전북은 농경중심의 사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정체됐다. 더 이상 농사일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는 시대가 되자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전북을 떠났다. 고향이 싫어져서가 아니었다. 삶을 지키고 가정을 이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2009년 전라북도의 청년층(20세~39세) 인구는 44만9천304명으로 지난 2005년과 비교했을 때 7만1천999명이 감소했다. 문제는 전북의 청년인구뿐만 아니라 청년인구가 전북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 전체인구에 대한 청년인구 비율은 지난 2000년 약 30.2%에서, 2005년 약 27.6%, 2009년에는 약 24.2%로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청년층이 얇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줄어들고 있음을 뜻한다. 전북 청년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전북소재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앙일보 교육개발연구소가 실시한 2009년 대학평가 순위를 살펴보면 전북소재 대학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립대인 전북대(종합순위 32위)를 제외하고 군산대(71위)와 우석대(66위), 원광대(60위) 등은 모두 40위권 밖이다. 전북에 경쟁력 있는 대학이 많아진다면 도내 우수한 인재의 유출 방지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의 청년층 유입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으로 새만금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LH공사 본사를 비롯한 기업체 유치, 구직구인자 알선 등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큰 힘을 쏟아야 한다. 울산(현대차), 포항(포스코) 등과 같이 지역 인재가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일하며 살 수 있는 경제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전북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원동력은 인적자원이다. 그 중심에 청년들이 있다.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발전을 통해 전북을 활짝 웃게 할 수 있는 청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청년층의 유출과 인구 감소는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다. 우리는 청년들이 서울에서 일하기를 꿈꾸는 것을 '고향을 저버리는 배은망덕'으로 치부하기보다 청년층이 살고 싶은, 일하고 싶은 비전 있는 전북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청년들을 비롯한 도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지역의 모든 청년들이 전북을, 전북에서 살아가는 자신들의 모습을 진정으로 예찬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기대한다. / 원광대 정치행정언론학부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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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12 23:02

[청춘예찬] 대학생, 취업에 바란다

신묘년 첫 해가 떠오른 지 나흘이 지났다. 새해가 되면 으레 계획 하나 쯤은 세우기 마련이다. 필자의 계획 중 하나는 토익공부를 위해 '영어학원 등록하기'였다. 이에 며칠 전 부푼 꿈을 안고 당당하게 학교 앞 영어학원을 찾았다. 들어서자마자 접수처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그런데 아뿔싸. 이미 오전 강좌는 마감이란다. 한 강좌당 200명 정원인 것으로 알기에 일찍 서둘렀다고 자만했던 내 자신이 초라해졌다. 아마 이 학원말고도 2011년 전국 곳곳의 대학가 주변 학원은 같은 풍경일 것이다.각종 학원 이외에도 대학생들이 찾는 곳은 학교 도서관이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점심시간에 들른 도서관 매점은 '밥터디'로 도시락을 싸온 학생들이 종종 보였다. 여기서 '밥터디'는 공부는 따로 하고 밥만 같이 먹는 스터디 모임을 말한다.이들을 비롯해 전국의 대학생들은 '취업'이라는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불투명한 미래에 걱정 없는 대학생이 누가 있을까. 필자 역시 올해 4학년으로 올라가기에 여실히 깨닫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찾은 고향집에서도 부모님의 걱정 어린 시선을 받아야 했다. "휴, 우리 딸 취업이 잘 돼야 할텐데." 부모님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이쯤에서 필자는 일자리가 많아졌으면 하는 소망을 꿈꿔본다. 청년실업의 근본 원인은 넘쳐 나는 대졸자에 비해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우리나라의 고졸자 중 61%가 대학에 진학했다고 한다. 이는 OECD국가 중 1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이웃나라 일본 46%보다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이러한 상황에서 취업준비생들은 여전히 대기업이나, 공사, 금융기관 등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처우가 좋은 기업에만 취업하려 노력하고 있다. 꾸준히 줄어가는 공무원, 공기업 사원 수를 생각해볼 때 무언가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 정부의 효율적인 일자리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그렇지만 이 같은 해결이 정답은 아닌 듯 하다. 부모님과의 대화 중 새로 알게된 사실. 조리사인 어머니의 직장에 같이 일하던 사람이 그만뒀는데 일하러 온다는 사람이 일주일 째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심하진 않았다는 한숨 섞인 푸념에 변화된 사회를 체감할 수 있었다.모든 취업준비생들은 성공적인 취업에 목마른데 다른 한편에서는 사람이 없어 허덕인다. 외국인 노동자 등으로 인해 이제 단일민족사회가 아닌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뉴스보도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취업을, 한쪽에서는 구인을 걱정하는 모순된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지난주, 아는 선배가 필자에게 조심스레 취업 소식을 전했다. 선배는 "그렇게 좋지 않은 작은 회산데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필자는 좋은 곳인지 안 좋은 곳인지 어떻게 아냐고 이런 취업난에 취업하신 것이 대단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여전히 중소기업은 대학생들에게 기피대상인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하여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이쯤에서 이 글을 읽은 독자가 필자는 어디 취직할 것인지 물을 것만 같다. 사실 필자는 작은 회사에서 큰 꿈을 키우고 싶다. 그 꿈을 위해 내일도 영어학원에 갈 것이다. 토끼해인 2011년, 전북의 모든 취업준비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는 그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양수지 (전북대신문 편집장문헌정보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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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05 23:02

[청춘예찬]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미?

신묘년 새해가 벌써 코앞으로 다가왔다. 바쁜 송년모임 일정 속에서도 많은 분들이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소망을 품고 계실 것이다. 새해엔 꼭 취업해야겠다거나 좋은 인연 만났으면 좋겠다는 젊은이들도 있을 것이고, "○○랑 꼭 같은 반 되게 해주세요."하는 꼬마도 있을 것이다. 가족건강을 기원하는 분도 계실 것이고, 살림이 넉넉해지길 바라는 분도 계실 것이다.나 역시 새해엔 올해보다 좀 더 알차게 보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거창한 소원은 아니더라도 내년엔 스스로 변화를 주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보려고 한다. 소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계실 것이다.그런데 그 소망들 모두 중요한 것이지만, 전부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한 것만은 아닌지 잠시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 소망들이 간절하기는 한데 재미는 없는 소망들인 것 같기도 하다. 건강을 위한 계획, 장래를 위한 계획, 가족을 위한 계획 등 여러 목록 중에 한 가지는 좀 이상적이고, 나 자신만이 아닌 사회를 향한 것을 세워보면 어떨까?생각해보면 꼭 거창한 희생과 참여가 아니더라도 실천할 수 있는 작고 사소한 것들이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새해엔 대형마트 대신 동네 슈퍼를 이용하겠다고 맘먹을 수도 있고, 늘 컵을 들고 다녀서 1년 동안 종이컵 안 쓰기에 도전할 수도 있다. 한 달에 한 번, 봉사계획을 잡아도 좋고, 그게 힘들면 동네 혼자사시는 어르신이 '○○야, 이것 좀 옮겨줘'하고 부탁하실 수 있을 만큼의 관계를 맺는 정도도 좋을 것 같다. 상상하면 하는 만큼 유쾌한 방법들은 무궁무진하다.어떤 것이 되었든 톡톡 튀고 스스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새해계획 하나 가져본다면 신묘년 새해는 저절로 오는 똑같은 새해가 아니라 좀 더 특별한 새해가 되지 않을까? 물론 주변의 이웃을 위해서 정기적인 기부와 봉사를 하거나, 환경을 위한 실천이나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활동을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자신이 즐겁고 기꺼운 마음으로 꿈꿀 수 있는 것으로 사회를 향한 사소한 계획 하나씩 세워보셨으면 좋겠다. 아마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유쾌한 시간이 될 것이다. 좋은 세상이란 게 별 거 있는가.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좋은 세상도 되지 않을까?신묘년 새해, 꿈꾸시는 모든 분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꿈꾸는 사람들 모두 서로서로 격려하면서 새해엔 토끼처럼 즐겁게 팔짝팔짝 뛰어 보자. / 곽화정(전북환경운동연합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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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9 23:02

[청춘예찬] 20대, 노예인가 주인인가

국민은 나라의 주인인가. 아니다. 노예다. 국가 권력의 노예고, 재벌들의 노예다. 당신들은 이중 노예다. 그런데 정작 당신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것이 당신들의 비극이고, 절망이다.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분들은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을지 모르겠다. 너무 갑작스럽게 그것도 강한 어조로 국민은 노예라고 말하고 있으니. 사실은 이건 내가 하는 말이 아니다. Y신문에 K대학교 교수 허민이 쓴 사설 중 일부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독자 분들은 다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Y신문은 어디고 K대학은 어딘지 궁금해 하실 거라 생각한다. 아이폰을 가지고 계신 독자 분께서는 '허민 교수'라는 검색어를 이미 누르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Y신문, K대학교, 허민 교수 모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조정래 장편소설 「허수아비 춤」에 등장하는 존재들이다. 조정래가 그의 장편소설「한강」 이후에 10년간 품어온 '경제민주화'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면서 소개하고 있는 그의 신작 「허수아비 춤」은 한국사회의 기업 비리에 대해 낱낱이 소개하면서 우리가 나아가야할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 속에서 K대학 허민 교수는 Y신문에 재벌의 재산권 불법 상속과 경영권 불법 승계사건이 일광그룹에 의해 벌어졌는데 이는 전 태봉그룹에서 일으킨 사건과 한 치도 다름없이 똑같다며 그 이유를 국민이 이들 재벌 비리에 침묵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국민의 침묵이 이들의 비리를 눈감아 주고 더욱 키웠다는 말이다.오늘 사설을 조정래의 신작 「허수아비 춤」 속에 사설로 시작한 이유는 다름 아니라 얼마 전 시작한 '프래지던트'라는 드라마에서 비슷한 대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최수종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정치 드라마인데 이 드라마에서 재밌는 대사가 나왔다. 토론회에 등장한 최수종은 20대들이 청년실업문제로 힘들다고 하자 청년실업 문제에는 청년들의 책임이 크다는 말을 한다. 청년들이 화를 내며 사과하라고 하자 최수종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대통령은 누가 만듭니까? (답 : 그야 우리 국민이죠) 지성인답게 정확하게 이야기 하세요 틀렸어요. 대통령은 투표하는 국민들이 만드는 겁니다.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삽니다. 세상에 어느 정치인이 표도 주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발로 뜁니까? 다들 말은 번지르하게 해댑니다. 여러분들도 귀가 닳도록 들었죠. 청년실업 해소, 청년 일자리 창출. 그러나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왜 그럴까요? 여러분들이 정치를 혐오하기 때문입니다. 투표 안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보호받지 못합니다.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은 절대 보호받지 못합니다. 투표하십시오. 청년실업의 분노와 서러움을 표. 오로지 표로써 나 같은 정치인에게 똑똑히 보여주십시오."솔직히 이 드라마를 보는 동안 최수종이 이와 같은 말을 할 거라고 예측을 했었다. 그러나 예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단순히 드라마일 뿐이야 라고 치부해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 말은 상당히 뼈가 있었다. 우리가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우리의 권익은 죽어간다. 크리스마스다, 연말이다, 그런 분위기에는 들떠있으면서 최근 정치 이슈, 예를 들어 한명숙 비자금 허위진술, 남한의 대규모 연평도 훈련, 국회 예산안 날치기 통과 등에 무심하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 노예가 되는 길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설 속 허민교수의 말을 빌려 끝마무리를 하고자 한다.긴 인류의 역사는 증언하다. 저항하고 투쟁하지 않은 노예에게 자유와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그러데 노예 중에 가장 바보 가고 한심스런 노예가 있다. 자기가 노예인 줄을 모르는 노예와, 짓밟히고 무시당하면서도 그 고통과 비참함을 모르는 노예들이다. 그 노예들이 바로 지난 40년 동안 우리들 자신이었다. (중략) 모기도 모이면 천둥소리 내고 거미줄도 수만 겹이면 호랑이를 묶는다. 조상들의 일깨움이다. 국민, 당신들은 지금 노예다.20대 젊음이여. 지금 당신은 노예인가. 당신에게 당신과 같은 20대가 질문을 던진다./ 임숙정(전주대 고전학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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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2 23:02

[청춘예찬] 소수의 횡포에 의해 끌려 다니는 국회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한 국회 본회의에서의 국회의원들의 몸싸움은 그야말로 볼썽사나운 추태이자 국제적 코미디가 따로 없었다.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난투극은 거의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얼마 전 미국 NBC방송은 한국 국회의원들의 몸싸움 동영상을 소개하면서 한 야당의원이 의장석을 향해 점프하다가 떨어지는 장면에서 남자 앵커는 웃음을 터뜨렸고, 여자 앵커는 '몸싸움 에피소드가 많은 TV 만화극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영국의 BBC 방송 또한 '집단으로 싸우는 한국 정치인들'이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렸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참으로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이를 현명하게 잘 처리하지 못하는 여당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무조건적으로 폭력으로 실력저지하려는 야당은 더더욱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어느나라 국회의원들이 숫적으로 불리하다고, 여당이 자기들 의견하고 다르다고 국회 본회의장을 의자로 막고 의원들을 아예 회의장 출입도 못하게 폭력을 쓴단 말인가? 얼마 전 미국 공화당의원의 의석수가 한표가 더 많아지자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흥분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철저한 다수결에 의해 한표의 차이가 결국 승부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더 이상 이런 소수의 횡포로 국회가 질질 끌려 다니는 일이 없도록 표결방해 및 폭력행사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상호간 논쟁과 토론 끝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결국 표결이라는 절차를 통해 하자는 것이 아닌가? 딱 보아 숫적으로 불리하니 그 표결 절차도 하지 말라고 말도 안되는 생떼 부리기가 아닌가?숫적으로 불리하다고 그걸 아예 본회의 입장도 못하게 실력저지를 한다면 법은 왜 필요하고 도대체 회의는 왜 필요한 것인가? 법을 만든다는 국회의원들이 이미 있는 법도 안지키면서 무슨 법을 만들 자격이 있는가? 이번 사건의 핵심은 한마디로 법과 상식을 초월하는 그야말로 횡포이자 독선과 아집이다.법에 엄연히 보장되어 있는 국회의원의 표결권까지 함부로 막을 수는 없다. 국회 본회의에 앞선 예산안 심사에서 충분히 의견을 펼칠 수 있고 그 다음 절차대로 이제 야당은 정정당당히 남은 표결절차에 임하면 된다.여야가 법안과 예산을 놓고 국민을 상대로 논쟁하고 설득전을 펴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끝내 타협이 안 될 경우 다수결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의 요체이고 우리가 선거를 치르는 이유이다. 그게 통하지 않는다면 선거는 대체 뭐하려고 하는가?게다가 정기국회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새해 예산안 처리기한은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항이다. 헌법 54조 2항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60일간의 심의를 거쳐 12월 2일까지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이를 막는다는 건 헌법위반이요, 직무태만이다. 예산 심의를 놓고 폭력 대결까지 벌이는 국회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언제부터인지 우리 국회는 차분히 법안을 심의하기보다는 농성과 폭력이 난무하고 다수결의 원칙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 오로지 '소수의 존중'만을 내세워 자신들이 합의하지 않으면 단 하나의 법도 만들지 못하도록 억지를 부려왔다.국회의원들이 이러니 지방의회도 난장판이 되고 노조도 걸핏하면 농성과 폭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닐까?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부터 준법의식을 가져야 한다. 폭력을 휘두르고 법을 함부로 무시하는 국회의원들은 이미 자격을 상실한 자들이다. 더 이상 그들의 위법과 직무태만을 지켜만 봐서는 안된다. /이수화(창작극회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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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15 23:02

[청춘예찬] 우리 그냥 밥 먹으러 가게 해 주세요

혹시 국민들이 성금 모으길 기다리나 싶을 정도로 연평도 피난민에게 부실 대응했던 것과는 아주 대조적으로 천문학적인 4대강 예산은 현재 국회예결위를 통과하기 전이다. 그 때문에 지난 일요일 서울 시청광장은 깃발로 가득했다. 정부가 서민 복지는 나몰라라 하고 밀어붙이고 있는 매머드 예산이 통과될지 모르는 위기감이 전국 각지 수천 명의 사람들을 한 곳에 모이게 했다. 환경단체 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종교 등 각계에서 온 다양한 깃발들은 열 명에 일곱은 반대라는 4대강 여론 수치의 실사판처럼 보였다.지역과 분야가 다양한 만큼 연단에 서는 사람들도 다양했다. 사람들은 사회를 맡은 개그맨 노정렬씨의 풍자에 배꼽을 잡다가, 4대강 사업 때문에 힘들게 가꾼 유기농 농지를 잃게 된 팔당 유기농단지 농민의 얘기에 숙연해졌다.농사밖에 모르던 농민이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우리 그대로 농사짓게 해주세요'라고 외쳐야 하는 현실 속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걸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대통령이 하나님 목소리 잘 듣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고, 사람 목소리라도 좀 알아들었으면 좋겠다'는 한 목사님의 얘기에 사람들도 함께 한숨을 쉬었다. 머리털 나고 집회 무대에 처음 서보았다는 김정욱 서울대 교수는 댐을 막아도 강은 결국 제 길을 낼 거라며 4대강 사업의 무모함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를 막기 위한 국회 안 이야기도 국회의원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야당 대표들은 야4당이 똘똘 뭉쳐 꼭 막아내겠다고 결의를 다지며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았다.혹독한 추위에도 사람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한쪽에서는 군고구마를 나눠먹고, 한쪽에서는 초록산타복을 입은 사람들이 간식을 나눠주고 있었다. 노래가 나오면 함께 따라 부르고, 사회자의 농담에 박장대소했다. 시종일관 마찰 없이 평화적인 집회였다.그런데 오히려 집회가 끝나고 나서 작은 소동이 생겼다. 전국 각지에서 온 환경운동연합 사람들이 모여서 근처에 밥 먹으러 가는 길을 전경들이 막은 것이다. 지방에서 온 회원들은 식당가는 길을 모르니, 따라오라고 든 환경운동연합 깃발이 문제라는 것이다. 청와대를 향한 것도, 국회를 향한 것도 아니고 식당들이 모여 있는 근처 골목을 향하고 있을 뿐이었다. 밥 먹으러 가는 거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막무가내였다. 우리도 밥은 같이 먹어야겠기에 실랑이가 이어졌다. 식당을 1분 거리에 두고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졌다. 팔당유기농단지 농민에 이어 '우리 그냥 밥 먹으러 가게 해 주세요'를 외쳐야 할 판이었다.순간 숨이 막혔다. 왜 이렇게 금지된 것들이 많은 건지 전부 기억하기도 어려울 노릇이다. 실랑이 끝에 무사히(?) 식당에는 도착했지만 국민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단적으로 느껴지는 듯 했다. 국민 대다수의 의견과 상관없이 진행되는 4대강사업이나 대포폰 사건 등 국민이 정부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나만 받는 것이 아닐 것이다. '식당 안까지 따라 들어오면 전경들도 밥 사줘야 하나 걱정했다'며 농담이 오고갔지만,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곽화정(전북환경운동연합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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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8 23:02

[청춘예찬] 김성일과 황윤길, 그리고 북한의 연평도 공격

어린 시절 정규교육과정에서 국사를 배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김성일과 황윤길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일본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조선에서 파견했다는 두 사신. 황윤길은 전쟁에 대비할 것을 주장하였으나 김성일은 이를 반박하였다. 선조는 김성일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 결과 임진왜란에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 이야기가 바로 우리가 배운 역사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 속엔 숨겨진 이야기가 더 있다. 선조에게 왜의 침입 가능성에 대한 보고가 끝난 후 서애 유성룡이 김성일을 불러 정말 왜가 쳐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느냐고 묻자 김성일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저라고 어찌 왜가 쳐들어오지 않으리라고 장담하겠습니까? 다만, 불시에 이런 놀라운 소식이 알려지면 중앙과 변방이 아울러 심하게 놀랄 듯하여 그리하였습니다."정비록에 나오는 이야기다. 실제 황윤길의 발언이 있은 후 조정은 각지에 성을 쌓고 장정들을 징집하는 등 급작스러운 대비책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민심을 크게 동요되었다. 이에 김성일은 상소를 올려 오늘날 두려운 것은 섬나라 도적이 아니라 민심의 향배이니 민심을 잃으면 견고한 성과 무기가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내용으로 선조에게 내치에 힘쓸 것을 강조하였다. 즉 김성일은 나라를 사랑하지 않아 전쟁준비를 하지 말자고 했던 게 아니라 민심이 동요돼 어지러워질까 염려하였던 것이다. 실제로 김성일은 전쟁이 일어나자 각지에서 의병을 일으키거나 관군을 조직하여 매우 큰 공을 세우게 된다.11월 24일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하여 군인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하였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도발에 잃은 소중한 생명을 생각하면 당연하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나 더 분노가 치미는 건 바로 이런 비극적 사건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용하려는 세력들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청와대 '대포폰 수사'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으며 인터넷에는 '북한이 우리의 주적(主敵) 인 이유'에 대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신문이라는 곳은 보도사진을 포토샵 효과로 조작하여 연평도 모습을 더 무섭고 더 공포스럽게 만들어 놓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노리는 효과는 하나다."지금 전쟁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위기상황에 어디서 딴 소리야 정부 비판하지 말고 말이나 잘 들어. 지금 적이 눈앞에 있다. 적이 말이야."사실은 때론 진실과 다를 수 있다.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이에 또다른 진실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진실을 알아보려 하기보다는 이 사실을 더 왜곡하고 이용하려는 세력들에 대해 젊은 우리들은 조금 냉철한 눈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김성일의 눈 말이다./ 임숙정(전주대 고전학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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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1 23:02

[청춘예찬] 학교에 사람은 사라지고, 죽어있는 지식뿐

요즘 학생과 교사사이의 폭력에 관한 기사가 많이 보인다. 폭력교사에 폭력학생도 모자라 이젠 서로 몸싸움을 한다는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 학교 체벌금지와 공교육문제 등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보고 있자니 대학입시 위주의 가치관으로 인해 희생양이 되는 모든 학생들의 현실을 비판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생각이 난다.죽은 지식,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비판하면서 그런 비참한 교육현실을 그려내고 있는 영화로서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너무 닮아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꿈을 잃어버리고 물질만 좇아가는 메마르고 정이 없는 삶을 살아가면서도 회복하려고하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어쩌면 빡빡한 교육제도 안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은 감성이 발달해야 할 때에 지성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일찍이 라이머가 '학교는 죽었다'고 설파한 바 있지만, 한국 교육에서는 학교가 죽은 것이 아니라 학교 속에, 교실 속에 사람이 죽어있다고 표현함이 타당할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 주인이어야 할 사람은 쫓겨나고 그 자리에 지식이 들어선 것이다. 지식이 교사와 학생들을 지배하고 있다. 그것도 살아있는 지식이 아니라 죽어있는 지식이다.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교사도 학생도 지식의 노예가 되어 교육의 비인간화현상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인간화는 우선 사람을 가르치고 사람을 배우는 교육 행위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극도의 이기적, 개인적 원자화를 극복하고, 더불어 사는 상호 의존적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삶의 태도를 전인교육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설정 해야한다. 정답만이 최선의 단일가치로서 인식되는 폐쇄성은 한국 교육이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중의 하나이다.그래도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하는 '키팅'교사처럼 학생의 인성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는 중에 그것을 되찾아주고자 노력하는 선생님들도 있다. 키팅은 제자들에게 틀에 박힌 지식보다 각자의 개성을, 창조적 사고를 가르치려고 여러 시도를 하지만 번번이 교장에게 제지를 당하고 결국에는 학교에서 퇴출당한다. 아무리 개개인들이 사회제도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감성을 발달시키고 싶다하여도 사회제도를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학교 역시 학생들을 창조적 사고로 기르기 위함보다는 마치 두더지 게임을 하듯 튀어 오르는 모든 것을 망치로 때려 밀어 넣는다.죽은 자는 다시 살아나지 못하듯 '죽은 시인의 사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발버둥 치려해도 그들이 꿈꾸고 원하던 살아있는 시인의 사회는 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척박한 세상에서 메마른 가슴을 안고 살아가야 할까. 모든 교사들을 '죽은시인의 사회'에 등장하는 키팅처럼 행동하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에서 새로운 삶의 존재양식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정보화 시대의 변혁 속에서 끊임없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창의적 인간. 자기 교육력을 가진 인간을 길러 낼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이 이와 같은 시대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학생과 교사의 잘잘못을 가릴게 아니라 제도의 운영이나 교육내용, 그리고 재정 투자 및 환경 개선 획기적 정책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 이수화(창작극회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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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24 23:02

[청춘예찬] 평행이론 그리고 전태일

최근 모 케이블 방송 '비틀즈 코드'라는 오락 프로그램을 매우 재미있게 보고 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가수와 그룹의 공통점을 억지로 짜 맞추는 과정(비록 작위적이지만)이 '매우 그럴싸하게(?)'포장되면서 묘한 재미가 발생한다. 그것은 바로 이 프로그램에서 내세우는 '평행이론'이 가져다주는 약간의 신비감 때문이 아닐 지 모르겠다.'다른 시대에 사는 사람이 같은 운명을 반복한다'라는 뜻을 가진 '평행이론'은 아틀란티스를 연구하던 고고학자 '프랭크 마샬(Frank Marshall)'이 100년 전 자신과 같이 아틀란티스를 연구했던 '이구나 치우스'라는 학자와 비슷한 생애를 살았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주장한 학설로부터 출발한다.미국 대통령 링컨과 케네디의 삶은 '평행이론'의 근거로 종종 제시되며, 몇년 전 우리나라에서는 故 최진실 씨와 마리린 몬노의 생애를 비교하며 '평행이론'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다.그런데 매주 '깔깔' 거리며 보던 이 프로그램을 지난주에는 그렇게 신나게 볼 수만은 없었다. 올해로 40주기를 맞이한 전태일 추모 행사와 관련 기사를 접하면서, 문득 2010년을 살아가는 누군가도 전태일과 같은 삶일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삶일 수 있겠구나'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거나 기본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민주노총의 집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에만 적어도 20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하청 노동자도 인간인다"며 "사람답게 살고 싶다"며 분신한 이들 하나하나가 '전태일'이다. 그가 일했던 평화시장에서 청소 일을 했던 노동자는 지금도 비정규직으로 건물 청소를 하고 있으며, 그가 일했던 봉제공장에서는 피부색이 다른 이주노동자가 들어서 있다. 이들 역시 또 다른 이름의 '전태일'이다.시간은 흘렀으되, 여전히 '전태일'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니 어쩌면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는 없는 또 다른 이름의 '전태일'들. 다른 이들의 삶이 반복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 해도, '전태일'이라는 이름으로 '평행이론'이 성립되는 것은 너무도 서글픈 일이다.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 화형식'에서 그가 분신한지 40년이 흘렀다. 우리 사회는 조금 더 민주화 되었으며, 우리의 피부는 조금 더 하얗게 변했다. 우리는 훨씬 더 많이 배우게 되었고, 또 우리는 훨씬 더 많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태일'이라는 세 글자는 살아있음을 부끄럽게 하는 이름 그대로 일까. 친구가 절실했던 전태일. 2010년 '전태일'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우리 모두 친구가 되자./ 박창우(오마이뉴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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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17 23:02

[청춘예찬] 나에게 맞는 행복 포트폴리오 만드셨나요?

요즘 내 머리 속에는 욕망의 포트폴리오란 말이 뱅글뱅글 돌아가고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전북환경운동연합의 초록 시민강좌에서 지난주에 초청한 홍기빈(정치경제연구소장)씨가 한 말이다. 살림살이 경제에 대해서 쉬운 말로 풀어 놓은 강연을 재미있게 듣고, 막상 나한테 대입해보고자 하니 난코스를 만나버린 것이다.욕망의 포트폴리오를 간단히 얘기하자면 이렇다. 세상에는 수많은 욕망들이 있지만 전부다 내 것이 될 수는 없다. 세상의 모든 욕망을 좇다가 불행의 노예가 되기 전에, 내가 원하는 행복에 맞는 욕망들만 선택하고 내 것이 아닌 것들을 버리는, 욕망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얘기를 들은 친구가 재미난 비유를 들어줬다."한 마디로 레스토랑 가서 먹고 싶은 거 다 주문했다간 계산서 받을 때 큰 일 나니까, 처음부터 제일 먹고 싶은 거 한두 개만 골라라 이거네."맞는 말이다. 값비싼 계산서만 받는 게 아니라 불행이란 배탈까지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만난 난코스는 이게 아니다. 한 가지 요리를 꼽으려면 그 전에 내가 원하는 맛이 뭔지부터 알아야 한다. 나는 내 행복에 맞는 욕망을 꼽기 전에, 내가 원하는 행복한 삶이 뭔지도 아리송해져 버린 것이다. 서른이 가까워지도록 행복한 미래의 그림 하나 떠오르지 않다니 왠지 부끄러워졌다. 인생을 너무 허술하게 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나는 걸음마부터 다시 해보려고 한다. 20살 때 읽은 기형도의 시 「나쁘게 말하다」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나는 이 구절이 맘에 들어서 '사람들의 욕망은 왜 같은 종류인가'하고 종종 떠올려보곤 했다. 꼭꼭 숨겨놓은 내 똘끼가 그 생각과 만난 덕분에, 나는 내 것이 아닌 욕망은 잘 덜어내는 편이었던 것 같다. 최소한 남이 부러워서 배 아파본 적은 없었던 것 같으니 기형도 시인에게 고마워할 일이다. 살면서 수많은 욕망이 머리를 디밀겠지만, 일단 그 과정이 두렵진 않으니 다행이다.그럼 이제 가장 첫 단계인, 어떤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찬찬히 생각해 볼 차례다. 한꺼번에 집이 그려지지 않으니 지금 있는 재료부터 하나씩 끌어 모아볼 작정이다. 가지고 있는 게 뭔지 알게 되면 그림에 더 필요한 것들이 뭔지도 알게 될 것이다. 정 갑갑하면 술 한 잔 사고 다른 친구들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지도 훔쳐봐야겠다. 혹시 같이 고민하고 싶은 또래의 누군가가 있다면 초록시민강좌로 찾아오시기 바란다./ 곽화정(전북환경운동연합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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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3 23:02

[청춘예찬]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 하나는 가지자

지난 24일 사촌 언니의 결혼식이 있어서 서울에 다녀왔다. 결혼식이라는 행사 자체가 워낙 정신없는 일이지만 거기에 오랜 만에 보는 친척들과 인사를 나누는 일로도 혼이 반쯤 나가 있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식을 기다리는데 대입 재수중인 사촌동생이 내 핸드폰을 보더니 "대체 누나는 언제 적 핸드폰을 아직 가지고 다니는 거야?"라고 물었다. 그 소리를 들은 고모는 "돈 못 벌면 그러는 거야." 라고 답변했다. 스마트폰 열풍 속에서 1년 5개월 사용한 내 핸드폰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이었다.정확히 말하면 그건 내 핸드폰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이 아니라 나란 사람이 무시당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가족이기에 할 수 있는 장난 섞인 말일 수도 있고 재수하는 동생에게 좋은 대학을 가서 성공했으면 하고 바라는 엄마의 마음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말을 듣는 순간 나의 얼굴은 빨개졌다. 따지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서울에서 전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연락 받은 지인의 모친상에도 부조할 돈 5만원이 없어서 친구에게 돈을 빌리는 모습은 나의 가난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했다. 그렇다. 30살을 코앞에 두고 있는 계약직. 그게 현실이었다. 이러한 현실은 주위 사람과 비교할 때 더 처참하게 와 닿는다. 주위 친구들은 대학 졸업하고 대부분 바로 취업하여 부지런히 돈을 모아 하나 둘 차도 마련하고 결혼 자금도 마련해 놓았다. 친구들은 그래도 그럭저럭 비교 대상에서 제외하고 바라볼 수 있지만, 한 살 한 살 나이 먹어 갈수록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고, 차를 구입하고, 한 달에 100만원씩 적금을 하는 후배들을 볼 때마다 비참함에 이어 조급함이 밀려온다. '아. 나는 언제 돈 모아서 부모님 집도 사드리고 시집도 갈 수 있나'라는 생각의 조급함이 말이다.돈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최고의 가치가 아님에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돈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게 되었다. 그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의 브랜드다.그 사람이 들고 온 가방의 가격. 그러한 것들이 곧 그 사람을 나타내는 가치가 되어버린 것이다. 오죽하면 '당신이 타고 다니는 차가 당신을 말해준다'라는 광고 카피까지 나오게 되었을까? 이런 사회에서 나는 부끄러움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끄러움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명품백 하나는 있어야겠어. 부끄러워서 결혼식이나 돌잔치를 못가겠어." "친구 남자친구가 이번에 명품 화장품 사줬대. 왜 난 그런 남자친구가 없을까" 라는 말 속에서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함을 부끄럽게 여기게 되었다. 슬프게도 말이다.나만 겪었을 것 같지 않은 20대 청년이라면 겪어 봤을법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러니깐 이런 세상을 우리 한번 바꿔보자" 이런 건 아니다.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게 아니라는 건 현재 한국사회에서 성장한 20대라면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하고 싶다. 돈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은 있다." "저 친구는 돈은 없지만 ()은 있다." 라는 가치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아직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우리 20대들이 돈이라는 가치도 중요하지만 그 가치를 최우선으로 놓기보다는 더 중요한 가치를 생각하는 삶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추구하면서 돈이라는 가치도 함께 추구했으면 한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욕구는 결코 나쁜 것은 아니므로. 적어도 20대에 다른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봐야 돈이 더욱 많이 필요한 시기가 되는 30대 40대50대가 되어도 돈 버는 기계로의 삶은 살지 않을 수 있을 듯 하기 때문이다. 사촌 언니 결혼식에 있었던 작은 헤프닝을 말미 암아 평소 20대에게 하고 싶었던 말 그리고 내 자신에게 해보고 싶었던 말을 해본다."우리 아직 젊잖아. 돈보다 해보고 싶은 거 한번은 해보자. 좀!!"/ 임숙정(전주대 고전학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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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27 23:02

[청춘예찬] 사랑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되니 여기저기 결혼 소식이 들려온다.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그때에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 결혼을 하고 싶은 상대가 아니라 결혼을 해야 하니까 그 사람과 결혼을 하는 걸까? 지금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결혼 전에 사랑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지금 그대는 그 사람과 결혼을 하는가? 결혼할 나이니까. 요즘의 결혼은 그러해 보인다.또한 바쁜 직장생활로 만남의 기회조차 갖기 어려워진 요즘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여 '천상배필'을 찾아나서는 선남선녀들이 늘고 있다. 이는 결혼 상대자도 '맞춤설계'를 하겠다는 신세대적인 사고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모든 조건에 맞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면 그 부분을 채워주고 노력하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주면 점점 발전하는 사랑, 이것이 바로 이상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그렇다면 요즘 청춘의 사랑은 어떠한가. 청춘의 관심사가 연애인거야 새삼스러울 게 없다. 청춘이랑 그 자체로 성에너지가 끓어오르는 시기이니까. 그런데 요즘 청춘의 사랑이 지극히 비속해진 것 같다. 드라마에 나오는 남녀관계를 보면 상대가 내게 어떤 현실적 이득을 주느냐에 따라 마음이 달라진다. 그렇게 물신화한, 자본주의화한 사랑의 세태, 사랑의 방식이 소위 말하는 쿨한 사랑인 것처럼 그런 사랑을 하고 있다. TV나 다른 매체에서도 끊임없이 이런 사랑을 주입한다.특히 대한민국에서는 그야말로 누구나 대학에 가는 판에, 최소한 중소기업의 입사원서라도 쓰기 위해서는 대학교를 졸업해야 하고 빨라도 24~27세가 되어야 경제적인 자립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집 사야지, 차 사야지, 결혼 혼수 준비해야지 이러고 있으면 30세를 훌쩍 넘는다. 자연스럽게 사랑의 기회도 억압받는 수밖에 없다.또한 우리시대의 사랑은 어마어마한 비용을 요구한다. 요즘 데이트족들의 데이트 패턴을 한번 생각해보자. 밥, 극장, 영화관, DVD방, PC방, 그리고 모텔등 돈 안드는 곳이 없다. 게다가 100일, 200일이면 하는 각종 이벤트도 준비해야 하고, 곧 돌아올 '빼빼로 데이'같은 기상천외한 기념일까지 챙겨줘야 한다. 이런 날은 으레 평소보다 더 분위기 있는 곳에서 데이트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식당 주인과 선물가게 주인들은 평소보다 더 높은 값을 부르며 젊은 커플들을 있는 대로 벗겨 먹는다. 결국은 '사랑이 사람을 착취하는 역설'까지 일어나게 된 셈인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예전에는 광장이 청춘을 만나게 했다면, 그리고 청년다운 열정을 뿜어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면, 지금의 청춘들은 독서실, PC방 같은 밀실에 갇혀 지내는 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광장 자체도 제 기능을 못한 지 오래다. 새로운 사랑을 찾는 데에도 매우 주저하고, 또한 대부분이 인간관계를 풀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곳곳에 몰래 사랑을 나눌만한 공간들이 들어서고, 둘이서 조용히 사랑을 속삭일 수 있는 음식점이나 데이트 장소들을 친절하게 소개하는 가이드북까지 다 나오는 세상에 그토록 '사랑을 못하는 20대'가 판을 친다. 괴테가 생활에 행동이 요구되듯 사랑에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듯이 우리에겐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미 '자본주의적 생활방식'에 길들여져 버린 우리는 실천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 이수화(창작극회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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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20 23:02

[청춘예찬] 내가 가진 삽 한자루

'내가 어른이 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세상을 만들고 그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의 내가 겨우 삽 한 자루 가진 사람들을 향해 왜 저깟 산 하나도 옮기지 못하느냐는 터무니없는 책망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어른이 된 후에 깨달았다. 아이가 세월만 흐르면 되는 게 어른이란 사실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사실 어른은, 아니 어른도 별 힘이 없다.'(최규석의 「울기엔 좀 애마한」 중에서)취재를 위해 만났던 중고등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들었던 한 마디가 있다. 바로 필자에 대한 호칭 '아저씨'다. (아마도 학생들에게 남자 어른은 모두 '아저씨'로 통하나 보다.) 그렇게 '아저씨'란 말을 듣다 보면 새삼 내가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곤 하는데, 그럴 때면 문득 어린 시절 내가 가지고 있던 '어른'의 이미지와 너무도 동떨어진 필자 자신의 모습에 원인모를 자괴감이 들곤 했다.그런데 최근 그 원인모를 자괴감의 정체를 밝혀냈다. 달리 표현하자면, 그것은 '부끄러움'이었다. 우리가 학교를 다닐 적보다 훨씬 냉혹한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학생들의 삶에 대해, 현실에 대해, 모른 척, 나아질 거란 척하며 애써 외면해왔던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책임감 내지 죄책감 같은 감정이었던 셈이다.특히나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머지않아 수능이 코앞이라는 사실을 피부가 먼저 알아차리면, 그 부끄러움은 배가 돼 정말이지 할 수만 있다면 삽 한 자루를 가지고 산이라도 옮기고 싶은 심정이 들곤 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삽 한 자루로 강을 파겠다는 정책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보지 않으면 나았을 테지만 매일같이 학생들과 얼굴을 맞대는 상황을 겪고 나니 그들을 위해, 아니 적어도 어린 시절의 내가 퍼부엇던 비난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내가 가진 삽 한 자루로 할 수 있는만큼을.' (최규석의 「울기엔 좀 애마한」 중에서)그러니까 결국 「울기엔 좀 애매한」이라는 만화는 어른이 된 만화가 최규석이 어린 시절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기 위해,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 행동으로 보인 결과물인 것이다.아마 또 머지않아, 어떤 이유에서든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로부터 '아저씨'란 말을 듣게 될 지 모르겠다. 영화 '아저씨'의 원빈만큼 멋진 아저씨는 아니지만, 적어도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부끄럽지 않도록, 학생들을 만났을 때 당당할 수 있도록, 내가 가진 삽 한 자루로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그러니까 어쩌면, 이 글은 필자의 첫 삽인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삽 한 자루는 무엇인가요? / 박창우(오마이뉴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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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13 23:02

[청춘예찬] 착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로

얼마 전, 한 친구와 긴 얘기를 나눴다. 주고받은 얘기 중에, 사람이 무섭고 세상이 실망스러워서 살기 싫다고 한 그 친구의 말이 가슴에 콕 박힌다. 그 친구를 생각하며, 그리고 혹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내 또래의 누군가를 생각하며 다소 감상적일 수도 있는 글을 몇 자 적고자 한다.20살 즈음, 인간의 본성이 악할까 선할까에 대해 다른 친구와 재미삼아 얘기한 적이 있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었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는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고 굳게 믿었던 것만은 기억이 난다. 지금 그 친구가 나에게 다시 묻는다면 나는 선뜻 대답할 수 없을 듯하다. 그렇게 심오한 주제를 선악의 흑백논리로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세상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을 보고만 있어도 인간이 선하다는 건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들만 보고 있으면 불법과 편법을 저질러 놓고도 태연한 얼굴을 한 일부 지도층 인사들과, 인간이 저질렀다고 믿기 힘든 끔찍한 범죄들에 대한 기사가 끊이질 않고, 인터넷상에선 마녀 사냥이 가득하다. 가끔은 사람을 지나치게 믿은 것이 독이 되기도 하고, 너무 착하면 바보 취급 당하기 십상이다. 내 주위에 있는 착하고 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새삼 고맙고, 신기할 정도다.그렇지만 우리 사회를 이루고 있는 건 대부분의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이다. 사는 것이 힘들면서도 함께 힘든 얘기를 나누며 서로의 등을 토닥이고, 자신도 가끔 살기 싫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가 죽고 싶다고 말하면 기를 쓰고 설득하는 착한 사람들 말이다.보노보라는 영장류가 있다. 무한경쟁, 전쟁, 학살, 남성지배 등 우리 사회와 너무 닮은 침팬지와 달리, 암수 관계가 수평적이고 약자를 보호하며, 평화를 추구하는 보노보.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조국 교수의 「보노보 찬가」에서는 우리 안에는 침팬지의 본성 뿐 아니라 보노보의 본성도 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침팬지들이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정글 같은 대한민국에서, 우리 사회의 보노보들이 좀 더 활약하고 서로 연대해야 한다고 말한다.책에서 얘기하는 보노보 같은 사람은 좀 더 많은 사회적 함의를 갖고 있겠지만, 나는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것을 기초로 사소한 것들을 바꾸고 싶어 하는 우리 주변의 착한 사람들이 보노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현실의 슬픔은 사람을 절망하게 만들 수 있기에 큰 힘을 가졌지만, 서로의 슬픔을 이해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의 연대는 그것을 넘어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서로를 북돋우고, 위로하면서, 최선이 없으면 차선이라도 찾으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이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밑바탕에 단단히 새겨져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친구에게 말하고 싶다. 세상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버리고 냉소하는 방관자가 되기 전에, 같은 생각과 고민을 하는 주위의 사람과 손을 잡아보자. 무언가 달라질 거란 생각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사망한 지 올해 30주년을 맞이한다는 존 레논도 노래 'imagine'에서 말했다.당신은 내가 몽상가(dreamer)라고 말하겠지요.그러나 그건 나 혼자가 아니랍니다.그리고 당신도 우리와 함께하길 바라요.그러면 세상은 하나처럼 살 수 있을 거예요./ 곽화정(전북환경운동연합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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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06 23:02

[청춘예찬]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행동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행동할 수 있다긴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생활이 돌아왔다. 모처럼만에 긴 연휴 속에서 마음껏 휴식을 즐긴 사람도 있을 거고 여전히 바쁜 나날 속에서 잠깐의 여유만을 찾은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휴식은 일상의 삶을 계속 이어나가는데 큰 활력소가 된다.이번 나의 연휴계획은 책을 읽는 것이었다. 손에서 책을 놓은지 오래되어 생각이 딱딱하게 굳어져 간다는 느낌을 받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이 굳으면 사고가 마비되고 사고가 마비되어 가다 보면 의식이 죽는다. 내 의식을 내가 죽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을 좀 읽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건 계획일 뿐 해야 하는 일더미 속에서 결국 연휴기간 내내 책 한권을 읽지 못했다.그렇게 여느 때와 별 다를게 없는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을 때 나를 번뜩 깨우는 사건이 일어났다. 일을 하다가 잠깐 쉬려고 인터넷 창에서 웹툰을 찾았다. 좋아하는 웹툰 작가가 연재를 시작했기에 첫 회부터 천천히 감상했다. 웹툰 내용은 2012년 새해 첫날 세상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번 회는 남자주인공이 군부대가 나누어 주는 배식을 받는 내용이었다. 배식을 받기 위해서는 감염자는 정확한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언가 정확한 말을 해야 한다는 설정이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무슨 말로 내가 감염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할까? 고민하던 주인공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기 사람이 있다" 라고.대사를 읽는 순간 울어버렸다.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일 수도 있지만 평소 이 웹툰 작가가 그려온 만화들의 성격을 아는 나로서는 이 말에 의미를 붙여서 볼 수밖에 없었다. "여기 사람이 있다"라는 말은 2009년 1월 20일 용산 참사가 벌어진 후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만들어진 구호라는 의미를 말이다. 이 구호를 아는 나는 "여기 사람이 있다"라는 웹툰 작가의 대사가 그냥 넘겨지지 않았다. 아는 만큼 보인 것이다.아는 만큼 보인다는 경험은 비단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학기부터 전주대학교에서 수업을 맡아 강의를 나가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수업 중 "매체언어"라는 수업이 있는데 이 수업시간에 꼭 말로 표현하지 않고 각종 매체들로 그 상징하는 의미를 찾는 연습을 하고자 MBC에서 방영하고 있는 '무한도전'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을 같이 감상한 적이 있다.우리가 감상한 내용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편이었는데, 아이들은 여기서 많은 의미들을 찾아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찾아가는 파티장소는 4대강 오염이 가장 심한 곳으로 현 정권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한다는 내용, 파티장소를 찾으러 가기 전에 두바이 식당에 가서 너무 많은 음식을 주문하는 장면은 두바이가 무분별한 건설로 국가위기에 맞은 것처럼 우리도 너무 많은 공사를 벌이고 있는 실정을 비판했다는 설명, 특정한 말이나 행동을 할 경우 잡혀가는 설정에서는 현 정부의 언론탄압을 비꼬았다는 추측까지, 아이들은 많은 의미를 찾아냈다.물론 이것들은 과대추측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현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을 많이 방영했다는 사실을 알고 또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배경지식으로 알고 있다면 예능 프로그램이 그냥 예능 프로그램으로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니깐. 그리고 아는 만큼 보인 후에는 느끼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느끼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행동하게 된다. 지금 우리 20대 젊음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더라도 많이 알고, 보고, 느끼고 그리고 행동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임숙정(전주대 고전학연구소 연구원)/ 임숙정(전주대 고전학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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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29 23:02

[청춘예찬] 돈으로 사지 못할 소중한 경험, 여행

20대에 꼭 해봐야할 일로 꼽히는 것 중에 하나가 여행이다. '돈이 부담스러워서' '혼자라는 것이 무서워서' '세상이 너무 위험하니까' 같은 핑계를 대기에는 20대라는 청춘이 가진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만약 정말 가고 싶은데 돈이 없다면 빚을 내서라도 가야 하는게 여행이라고 극단적인 예까지 들어가며 떠날 것을 권유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선뜻 여행에 도전하기란 어렵다. 여행을 가려면 시간도 필요하고, 돈이 없으니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돈도 벌어야하니 말이다.분명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20대로서, 망설이다가 놓치지 말고 이번 기회에 떠나라고 권유해 본다. 언젠가는 갈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 언젠가'가 희망이 될 수는 있으나 그 말대로 '언젠가'로만 남게 될 수도 있기에 20대에 꼭 해봐야 될 일이라고 하지 않나.게다가 세차례의 태풍으로 마구 떠내려가고 무너지고 난 후 거짓말처럼 나타난 눈부신 하늘. 하늘은 높고 식욕도 넘쳐나는 바야흐로 고요한 가을이 왔다. 선선한 바람과 고독한 가을 냄새는 언제가도 두근거리는 여행의 마음을 더욱 요동치게 만든다.떠나라. 해외여행도 좋지만 우리나라의 가을만큼 아름다운 곳이 또 어디 있으랴. 이번 가을에는 국내여행을 추천한다. 가을을 느끼기엔 산이 좋다고들 하지만 가을은 어디를 가든 만나게 되어 있다. 더군다나 가을축제 또한 가을 여행의 묘미라 할 수 있으니 가고자 하는 곳의 축제도 체크해 볼 만하다.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계절이기에 맛을 함께 나누고픈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떠나는 여행도 좋다. 하지만 나홀로 떠나는 여행을 해보는건 어떨까. 가을은 떠나가는 고독한 계절이지만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기에 혼자서 가는 여행이라면 얻는 것이 많은 여행이 될 것이다.나홀로 여행을 떠나는 이유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추억을 남기기 위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현실도피를 위해, 재충전을 위해. 그 중 20대의 여행 목적은 자아를 찾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배낭하나 꾸려서 어디든 떠나게 되고 여행의 막바지엔 한번의 여행으로 자아를 찾았다고 하기엔 다소 '오버'일 수는 있으나 체 게바라가 "우리는 여행을 통해 자신을 본다. 세상과 마주 서는 법을 배우는 자신을." 이라고 말한 것처럼 배움과 지혜가 누적됨으로써 더 성숙된다. 그렇기에 한번가면 두 번 세 번 가게 되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서점에 가면 여행에세이, 여행 잡지 등 여행에 관한 많은 책이 있고 인터넷에는 클릭 한번으로 많은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타인의 눈을 통한 여행을 할 것인가? 더이상 다른 사람들의 여행담을 들으며 여행을 꿈꾸는 자가 아닌, 아직 떠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여행담을 들려주며 오늘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미래의 내가 되어 보는 것이 어떨까? 그리고 떠나는 모든 이가 여행의 모든 경험들로부터 현실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되길 바란다. / 이수화(창작극회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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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15 23:02

[청춘예찬] 지역일간지와 주간지의 상생 위한 제언 - 박창우

지역신문으로 대표되는 지역언론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이야기는 이미 진부한 것이 되어버렸지만, 그 시장구조가 이미 왜곡으로 점철된 상황에서 지역신문이 자생적으로 살아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그럼에도 그 중요성이 너무 큰 까닭에 지역신문을 살리기 위한 시장 내외부의 대안찾기와 노력은 계속 이어지는 중이며, 그 과정에서 일면 긍정적인 성과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특히, 독자와 호흡하고 '읽히는 신문'이 되기 위한 지역신문 내부의 노력 덕에 지역신문의 질적인 부분은 시간이 갈수록 향상되는 중이다. (물론, 왜곡된 지역신문 시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명제에 공감하는 몇몇 신문사에 한해서지만 말이다.)하지만 그런 변화의 과정에서도 불변의 모습을 자랑(?)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지역신문에서 마치 지면 채우기 용도로 활용되는 '지역면'이다. 행정기관에서 작성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지역면'은 전북에서 발행되는 10개 이상의 종합일간지 모든 면에서 '싱크로율 100%'를 자랑할 정도이다.이는 각 신문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주재기자 제도가 사실상 기사를 위한 제도이기 보다는 광고를 위한 제도로 전락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군 단위의 지역주간지 취재기자와 지역병원 홍보팀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건대, 주재기자의 필수덕목은 다름 아닌 인맥이었다. 신문사가 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기사가 아닌 광고였으며, 주재기자를 '투잡' 정도로 여기는 주재기자들의 취재원은 그 지역 관공서나 병원 등 협찬이나 광고가 되는 취재처에서 근무하는 자신들의 후배와 친구들이었다.그래서 오늘도 전주를 제외한 전라북도 시군지역의 행정기관에서는 자신들이 작성한 보도자료를 자신들이 스크랩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이 얽혀버린 실타래를 풀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필자는 지역일간지와 지역주간지의 기사제휴를 제안한다. 통신사의 전국뉴스를 지면에 할애하듯, 시군 단위 주간지의 비중있는 기사를 지역신문 지역면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아마도 보도자료 가공기사로만 채워지는 지면보다는 훨씬 생기가 돌지 않을까 싶다.전라북도 내 어디를 가도 지역주간지는 과잉이다. 지역일간지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분명 뜻이 있는 신문사는 있고, 다른 신문을 펴내는 신문사는 존재한다. 같은 뜻을 가진 신문사가 뭉쳐 상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덧붙이는 글 : 이 글이 오늘도 땀 흘리며 취재현장을 누비는 주재기자 분들의 자부심과 긍지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박창우(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박창우(오마이뉴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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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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