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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이중행사 막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인 낭비 사례로 이중과세란 게 있다. 양력 설이라 해서 정초부터 몇일을 푹 쇠고 다음달 음력은 음력대로 전통적 명절로서 잘 보낸다. 온 국민들은 없는 살림이지만 푸짐하게 음식을 장만하고 때때옷도 새로 마련해 입는다. 연초부터 우리는 쉬고 먹고, 쉬고 먹고 ...치열한 생존의 싸움이 펼쳐지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이 시작부터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요즘은 그런 폐단을 줄이고자 기관이든 기업체든 신정 연휴를 3일에서 2일로 하루를 단축해 보내는 게 추세다.도민체전-생활체육대회 '동거 불안'우리 전북에서도 대표적인 이중 행사가 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통합되지 않고 있다. 시대에 뒤떨어진 한국 사회에서도 가장 최우수 지역(?)이라고 할까.25, 26일 양일간 남원에서 개최되는 전북도민체전과 전북생활체육대회. 우선 양자의 성격부터 규명해 보자. 올해 39회로 도민의 날을 겸해 치러지는 도민체전은 도체육회가 주관한다. 14개 시군 대항으로 진행되는데 참여선수는 은퇴한 선수나 실력이 뛰어난 생활체육인을 대상으로 시군 체육회 산하 경기단체가 선발한다. 이번에도 15개 종목에 2천6백명이나 참여한다. 그러나 종목은 구기를 중심으로 평소 시민들이 즐겨하는 생활체육이 대부분이다.우승에 따른 다음해 전국 대회나 체전 출전권 등 별다른 메리트가 없어 대회장의 분위기는 사생결단의 경쟁성도 보이지 않는다. 엘리트 체육대회도 아니고 그렇다고 순수 주민들 만의 행사도 아니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하지만 도와 시군들은 저마다 행사 대비를 안할 수도 없다. 강화훈련비, 출전비, 체제비 등 전체적으론 최소 두 자리수의 억대 예산이 집행된다. 같은 장소, 같은 기간에 치러지는 생체협 대회는 올해 13회째. 도민체전 보다 역사가 뒤지지만 최근 생활체육이 주민들 사이에 급격히 뿌리를 내리면서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참가 규모 역시 전 시 군서 17개 종목에 2천명이 참여하는 매머드 규모다. 이 대회의 종목은 도민체전이 구기와 대중인기 종목을 선점하는 바람에 줄다리기 고리걸기 등 민속 경기와 비인기 종목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생체협에 가맹단체로 등록되지 않은 종목이 상당수다. 축구와 배드민턴 등 일부 종목은 겹치기 까지 운영한다. 여기에도 물론 도와 시 군의 호주머니로부터 두둑한 지원이 뒤따른다. 비슷한 성격의 두 대회, 곧 한 지붕 두 가족 격이다 뿌리는 같으면서.두 대회 합치면 32개 종목이나 된다. 올림픽 못지않은 대회다. 행사장에서 서로는 어색하다. 개회식부터 양 주최 측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서로 주도권을 다투는 듯한 인상마저 풍긴다. " 우리가 주도하는 행사인데 ..." 이럴 바에 따로 하자" 갈등과 의견이 분분하다. 도민 화합이란 취지가 무색하다. 철저히 점검 효율적 방안 강구해야얼마나 불편이 크고 낭비성 행사인지 모두가 절감한다. 이 모두가 주도권 다툼과 형식 논리에 얽매인 한 성격의 두 행사 때문이지 않은가. 비단 이 행사만이 아니다. 차제에 도 체육회와 생체협 간의 성격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대소 간의 행사와 운영에서 시시때때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행정으로부터 지원을 놓고는 더욱 밥그릇 갈등이 커지고 있다. 민선 3기 출발을 맞아 전북 도정이 제로 베이스에서 모든 사업과 예산을 점검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철저히 점검해 봐야 한다. 엘리트 체육 보다는 생활체육 주류의 시대적 흐름과 도민의 여망, 예산의 효율성을 바탕으로 도내 이중 과세, 이중 행사는 절대 막아야 한다. /임경탁(본사 편집국 부국장)

  • 오피니언
  • 임경탁
  • 2002.10.28 23:02

[데스크창] 축산폐수 콸콸... 부메랑 경계해야

직장생활 때문에 도시에 거주하는 40대의 A씨는 노부모가 살고 계시는 농촌 고향마을을 찾을 때마다 속이 상한다고 털어놓는다.밥벌이와 자녀교육 문제 등으로 젊은이들이 거의 떠나 겨우 몇몇 노인들만이 고향을 애처롭게 붙잡고 지킬 정도로 피폐화 및 공동화(空洞化)되어 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란다.멱감고 고기잡던 방죽과 하천은 썪어버릴대로 썪어 발담그기 조차 꺼려지게 변한데다 청정한 공기가 감쌌던 마을은 주변에서 악취가 풍기고 파리 및 모기떼들이 들끓는 등 환경오염정도가 말이 아니라는 설명이다.소중한 옛추억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고향이 멍들어 가고 있음에 울화까지 치민다고 한다.축산폐수로 인한 환경오염이 A씨의 고향마을에 비단 국한된 게 아니라 산하 곳곳에 걸쳐 있는 현실에 심각성이 있다.환경오염으로 멍드는 산하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국 축산농가는 총 45만여가구로 이들이 키우는 가축수는 소·말·돼지 등 대(大)동물의 경우 1천1백55만여마리, 닭·오리 등 소(小)동물은 1억3천3백여마리로 매일 전국에서 13만9천톤의 축산폐수가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그러나 정화시설 등을 통해 적정처리는 30%에도 못미치고 있고 대부분 인근 하천이나 바다에 무단 방류 및 투기되고 있다는 보도이다. 특히 도내의 경우 새만금유역인 동진강과 만경강 수계에 가축사육두수가 집중돼 축산분뇨 등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정화되지 않은채 무단 방류·투기된 축산 폐수·분뇨는 하천 물고기 씨를 말리고 상수원 및 지하수를 오염시키는가 하면 주거환경을 악화시켜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지 오래다.관계당국은 환경오염방지를 위해 축산 폐수 정화처리시설을 갖추도록 적극 유도하고 무단방류행위에 대해 강력 지도단속의지를 수차례 천명하는 등 요란법석을 떨었었다.그럼에도 불구 축산폐수문제가 여전히 사회문제화되고 주민들의 환경개선 체감지수가 별반 달라진게 없으니 축산폐수 정책 및 단속행정이 속빈강정이란 지적이 나올만 하다.환경보호 더이상 뒷전 안돼축산폐수로 인한 환경오염은 당국의 관리소홀과 적잖은 축산농가들의 나몰라라가 빚은 합작품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소득논리에 환경보호가 뒷전으로 밀려온 사이 산하가 멍들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국민들이 권리를 빼앗겨 온게 사실이다.아직도 농촌 주민들은 축산폐수로 피해를 보고 고통을 겪으면서도 따지거나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편이다.같은 마을주민이 먹고살기 위한 방편으로 축산을 한다는데 야박하게 대해 의(誼)상하기 싫고 행여 해꼬지라도 당할까봐 차라리 속앓이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호주·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주를 여행해 본 이들은 잘 보존되고 있는 자연환경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만다.그 나라 국민들이 쾌적환 환경을 벗삼아 행복한 삶을 영위할수 있는 것은 환경보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경주해온 결과이다.우리 국민들도 깨끗한 환경해서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함께 자연을 잘 보존해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자연은 당대(當代)의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쓰고 있고 환경파괴는 부메랑이 되어 인간재앙을 필연코 몰고 온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할 때이다.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축산폐수로부터 환경을 보호하려는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과 축산농가들의 관심도 촉구된다./홍동기(본사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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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동기
  • 2002.10.24 23:02

[데스크창] 민심을 알고 난 후가 중요하다

옛날에 정(鄭)나라 무공(武公)이 이웃 호(胡)나라를 칠 계획으로, 먼저 자기딸을 호의 왕에게 주어 환심을 산 다음 신하들에게 “장차 어느 나라를 치면 좋을까? ”하고 물었다.그러자 한 대신이 “호를 치는 것이 좋겠습니다.”하자 무공은 “형제의 나라를 치라 하다니, 어찌 될 법한 일인가?”하며 그 대신을 처형해 버렸다.이 소식을 들은 호의 왕은 정나라가 진심으로 호를 좋게 여기는 줄 알고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자 기회만을 엿보던 정나라 무공은 불시에 쳐들어가 호를 통째로 함락시켰다.또 다른 이야기.송(宋)나라에 부자가 한 사람 있었다.어느 날 큰 비가 내려 부잣집 담이 무너지자 “아버지, 담을 고치지 않으면 도둑이 들수 있으니 담을 바로 고치자”고 아들이 말했다.다른 이웃집 영감도 부잣집 담이 넘어가자 “도둑 맞기 전에 담을 바로 고쳐야 한다.”고 말했으나 부자는 아들과 이웃집 영감의 충고를 듣지 않아 그날밤 많은 재물을 도둑 맞았다.일이 이 지경 되자 부자는 자기 아들은 현명하다고 칭찬한 반면 똑같이 도둑을 경고한 이웃집 영감은 오히려 의심을 했다.중국 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 한비자(韓非子)는 두개의 이야기를 이렇게 써 놓고 다음과 같이 평설해놓고 있다.“이들 둘은 다같이 틀림이 없는 말을 했는데 정나라 대신은 목숨을 잃었고, 이웃집 영감은 의심을 받았다. 결국 일을 꿰뚫어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데, 알고 난 다음에 처신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웅포 골프장 건설 답보 딜레마요즘 익산시는 커다란 딜레마에 빠져 있다.세계적인 골프 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의욕 아래서 지역 발전과 세수 증대 등의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을 앞세운 웅포 골프장 건설 사업이 답답한 제자리 걸음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웅포 골프장 건설에 맞춰 2007년 세계 골프 대회 유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실사단 방문이 다음달 중순으로 코 앞에 다가와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하루가 급한데도 지역의 일부 반발 여론에 발목이 잡힌 익산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탁한 실정이다.특히 익산시 의회가 골프장 건설에 대한 청원 심사 특별 위원회(위원장 신영철)까지 설치, 사업 추진 과정을 둘러싼 조사 활동에 들어가면서 빠른 사업 추진 기대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다.물론 시의회 특위 활동이 사업 자체를 아예 쪽박을 깨겠다는 취지의 활동은 아닌것으로 알고 있지만 모든 사업 의 성공 여부는 때와 기회가 있다.경주마목장 유치실패 되새겨야더구나 세계 골프 대회의 익산 유치 노력이 당초 사업 계획과 달리 지연과 발목 잡기로 타 지역으로의 검토가 긍정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익산 시민들은 지역 최대 현안 사업으로 손꼽아온 경주마 육성 목장 조성 사업 유치 실패라는 지난 아픈 상처를 다시한번 깊게 생각해봐야 하겠다.사업의 익산 유치를 많은 시민들이 그토록 갈망했으나 결국 일부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사업이 백지화되자 타 지역에서는 사업 유치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면서 자치단체간의 사업 유치에 혈안이 되었던 사실을 뒤돌아 보자는 얘기다.도대체 익산에는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된다면 무엇을 유치하여 지역 발전을 앞당길것이냐는 당시 시민들의 자조적 냉소가 지금도 귀가에 선하게 들여오는듯 하다.아뭏든 시 의회 특위 활동이든 일부 반대론자든 한비자의 말 처럼 민심을 알고 난 다음 처신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다고 생각한다./엄철호(본사 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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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02.10.22 23:02

[데스크창] 경찰의 날에 부쳐

“꼭 해야 할 일은 못하고 하지 말았으면 싶은 일은 반드시 한다.”어찌보면 경찰에 대한 이보다 더 매몰찬 힐난도 없을 것이다. 경찰 입장에서는 서운하기 이를데 없겠지만 경찰이 시민생활과 맞닿은 최일선의 국가권력이기 때문에 그런 애증의 교차는 보다 나은 경찰상에 대한 간절한 희원의 반어일지 모르겠다.국립경찰 창설 57주년, 21일 경찰의 날을 보내며 한국경찰이 사람의 일생으로 치면 지천명(知天命)을 넘어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연륜임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온갖 비난, 수난 속 본연 업무그동안 강·절도, 유괴, 살인, 부녀자 폭행, 조직폭력배 준동같은 치안문제가 걱정스런 화제가 될 때마다 경찰 역시 개탄의 도마에 올랐던 게 사실이었다. 경찰의 능력이 근년들어 줄어든 것도 아니련만, 사회변동에 따른 범죄의 전문화 지능화등이 단순히 경찰의 책임인양 돌려버린다면 그러는 속은 편할지 몰라도 한편 진실은 그만큼 왜곡될 수도 있을 것이다.한달전에 발생한 전주 금암2동파출소내 심야 경관 피살사건은 경찰관서 안에서 근무 경찰관이 끔찍하게 살해됐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다. 명절 방범령 속에서 사건이 발생한데다 권총과 실탄까지 탈취당하는 바람에 제2의 범행 가능성도 있어 주민으로서는 지금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자신의 생명도 못지키는 경찰이 어떻게 시민의 안전을 지킨다고 할수 있을지 의문이 앞설뿐이다. 특히 흉기의 크기나 상처 부위와 깊이, 잔인한 수법등으로 미뤄 예사로운 솜씨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어 수사결과가 주목된다.이번 사건은 단순 강력사건이 아니라 치안의 촉수부분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가 난 파출소에서는 한 명이 소내 근무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전면 실시된 3부제 근무로 인한 경관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장식품에 불과한 사고 파출소의 아날로그 방식 CCTV처럼 낡은 장비나 시설도 문제다. 경찰 인력이 보강되거나 시설·장비 현대화 예산은 정부가 지원토록 해야 할 것이다.비록 사후약방문 격이 됐으나 전북경찰청이 뒤늦게 지방청과 각 경찰서의 사무실에 있는 내근인력을 일부 감축해 현장으로 보내고, 아날로그 CCTV를 디지털 방식으로 교체키로 한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범죄 분위기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치안시스템을 바꾸는 것만이 민생치안을 확보하고 테러로부터 이 땅을 안전하게 지키는 길임을 경찰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나아가 경찰헌장에서 가장 강조되는 덕목의 하나가 ‘봉사’이다. 1829년 근대 경찰의 아버지이자 영국 런던 경시청장을 역임한 로버트 필 경은 경찰의 본령을 ‘봉사와 질서’라고 정의를 내렸다.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경찰을 고압적인 집단으로 보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신뢰받는 경찰위해 거듭나야우리 경찰이 지금까지 양적·질적으로 큰 발전을 해온 것이 사실이나 보다 더 주민에게 봉사하고 주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민주경찰’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바람이다. 시민의 생활향상과 지역의 발전은 사회가 안정될 때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의 몫이다.경찰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들의 사명감과 사기가 투철하고 높아야 함은 물론이다. 경찰의 인력과 장비 부족, 열악한 근무 조건과 사기 저하등이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임도 이 때문이다.경찰 스스로 거듭나려는 새로운 각오와 함께 우리는 이들이 ‘진정한 이웃’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경찰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최동성(본사 사회부장)

  • 오피니언
  • 최동성
  • 2002.10.21 23:02

[데스크창] 하이에나가 필요한 사회

지난해부터 우리 사회에 고무적인 현상 하나가 나타나고 있다. 망국병인 바로 교통사고가 부쩍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한 때 세계 1백60여개국 중 최고의 교통사고율을 기록했는 가 하면 선진국 클럽인 30개 OECD 국가에서 여전히 수위를 달려왰다. 그렇게 식을줄 모르고 맹위를 떨치던 한국의 교통사고. 왠일인지 지난 2000년을 고비로 신통하게 감소하고 있지 않은가. 전국적으로 1999년 27만6천건에서 2000년 29만건으로 1만4천건이 늘었으나 이듬해인 2001년에는 26만건으로 무려 3만건이나 줄었다. 이에 따른 사망자 수도 지난해 8천7명으로 전년 보다 무려 2천1백39명이나 줄었다. 그만큼 귀한 생명을 건진 한 해였다. 이를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수조원에 이른다. 더욱 희망적으로 올해도 전년에 이어 18%나 감소해 하루 평균 사망자 수가 33명에서 25명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이제서야 불명예 1위를 포르투칼 그리스 터키에 넘겨주게 됐다. 얼마나 의의가 큰 국가적 경사이더냐.그런데 왜 지난해를 터닝 포인트로 해서 이같은 푸른 신호등이 켜지고 있는걸까. 우리는 그 원인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일시적이 아닌 항구적인 감소추세를 더 확실히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운전자들의 준법의식 고조, 교통안전시설의 보완, 경찰의 단속 등 여러 요인이 있다. 그러나 무엇 보다 무인 속도 측정기와 교통 파파라치에 대한 합법적 보장이 사고 감소에 결정적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처음 신고 보상금제가 실시되자 국민들로부터 비난은 빗발쳤다. 느닷없이 집으로 날아온 여러 장의 위반 사진과 범칙금에 운전자들은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놈들이 카메라를 들이댄거야" " 잡기만 해 봐라 가만 안 놔둘테니까 " 가뜩이나 개선되지 않는 경찰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땅에 떨어졌다. 고소 고발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아직도 부정적인 가운데 이를 양성화 하는 조치에 대해 국민들은 납득을 할 수 없었다. 그런 한편 당장 경제적인 손해와 벌점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변에 무인과 유인 파파라치의 존재를 의식해야 했다. 기분은 내키지 않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준법을 지킬 도리밖에 없다. 이 제도 시행이 1년여 지나가고 있다. 이제 운전자들은 운전대를 잡으면 습관적으로 안전벨트부터 매고 달린다. 함부로 U턴을 하거나 중앙선 침범, 과속은 스스로 금기 사항이 되고 있다. 준법의 현장에 교통사고가 존재할 여지는 없다. 설령 발생한다 해도 치명적이진 않다. 수십년 잡지 못했던 우리의 그릇된 운전문화가 기적적으로 바로 잡혀가면서 고질병 교통사고도 현격하게 치유돼 가고 있다.바로 맹활약(?) 중인 이런 유무형의 파파라치 덕택이지 않은가. 자율 보다는 타율에 의해 작용되는 후진 사회. 남의 잘못, 썩은 음식을 먹고 사는 하이에나가 판치는 사회. 분명 일그러진 우리의 자화상이다. 하지만 국가적 과제인 교통 사고 감소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못하랴.카파라치를 양성하는 학원까지 등장하는 세태를 보고 웃을 수도 없고 울을 수도 없는 씁쓸한 우리 사회다./임경탁(본사 편집국 부국장)

  • 오피니언
  • 임경탁
  • 2002.10.18 23:02

[데스크창] 인구의 추락행진 언제까지

군산시의 인구가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지난 8월말 현재 군산의 인구는 27만3천5백명으로 올들어서만도 무려 3천2백17명이 감소했다.언제까지 인구의 추락행진이 계속될 것인가.이러다가 군산시의 인구가 조만간 26만명선대로 주저앉아 군산시의 발전가도에 발목이나 잡지 않을 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인구감소는 지역주민은 물론 지역발전에 심각하리만큼 엄청난 마이너스영향을 미치고 있다.부동산가격의 하락이 그것이다.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전주등 다른 지역은 아파트가격과 땅값이 올라가고 있는데 반해 군산은 인구감소로 택지가 남아돌아 형편없이 떨어지고 있다.지역발전에 심각한 악영향수송택지와 내흥동 군산신역사 주변의 역세권개발에 대해 어느 사업자도 달려 들려고 하지 않는다.택지가 남아돌고 있는 판국에 개발을 해 보았자 적자가 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그러다보니 도시개발에 중요한 수송택지도 현재까지 제대로 착공되지 못하고 있고 역세권개발도 사업자들이 모두 뒤로 나가 떨어진 상태다.중앙에서 군산발전을 위해 일할 국회의원수도 한명으로 줄어들어 정치적힘도 약화됐고 인구감소로 지역구매력도 떨어져 경제적인 힘도 나약해졌다.이런 군산지역에 누구도 투자를 하지 않으려고 하니 어쩌다 이렇다할만한 지역개발사업이라도 나오면 서로 먼저 이를 차지하려고 으르렁대면서 헐뜯고 모함하는 나쁜 지역풍토마저 형성돼 가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군산의 인구감소원인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첫째는 군산지역의 교육환경이다.지난 2000년부터 고교평준화시책이 시행되면서 교육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는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전주등지로 떠나고 있다.둘째, 군산에 이렇다할만한 외부자금유인책이 없어 지역에 돈이 돌지 않음으로써 지역경제가 침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기업인들이 즐길만한 골프장이 없고 시민들이 자녀들과 함께 할 유희시설하나 없다. 깨끗하고 안락한 호텔 또한 찾아볼 수 없다.이같은 군산시의 실정아래서 시민들과 군산을 찾은 외지인들은 골프를 위해, 휴식을 위해, 잠을 자기 위해 군산지역을 벗어나고 있고 있는 실정이다.외부자금을 끌어들이기는 커녕 군산지역에서 벌어들인 돈마저 외지로 빠져나가고 있다.때문에 경제의 혈액인 돈이 돌지 않아 군산지역경제가 빈혈현상을 겪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상당수의 시민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고향을 등지고 있음은 불문가지다.교육환경 개선-경제회복 시급이제는 시민모두 인구감소문제를 해소해 나가는데 중지를 모아야 한다. 더이상 방치하면 경제적 침체상태에서 허덕거려 지역발전이 공념불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이를 위해 교육환경이 보다 개선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의지가 모아진 공립외국어고교 유치에 힘을 합해야 할 것이다.또한 군산시는 골프장과 유희시설및 호텔건설을 위해 외부투자를 적극 유치, 각종 체육경기는 물론 국제회의를 군산에서 개최토록 하는데 행정력을 집주해야 한다.이때만이 군산에서 교육을 위해 떠나는 현상이 주춤거리고 많은 외지인구와 외부자금이 군산에 유입됨으로써 지역경제가 회복돼 인구가 증가세로 반전되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든다./안봉호(본사 군산본부장)

  • 오피니언
  • 안봉호
  • 2002.10.08 23:02

[데스크창] 원광대 총장 후보자들에게....

제 9대 원광대 총장 선출을 위한 후보자 선거가 엊그제 끝났다.지난달 선거 공고와 함께 선거 열기로 캠퍼스를 후끈 달궜던 이번 선거는 차기 총장 후보자로 김상수교수·나용호교수·정갑원교수 등(가나다순) 모두 3명의 교수가 결정되면서 막을 내렸다.1차 관문이었던 교수들의 선택을 우선적으로 통과한 이들 총장 후보자 당선자들은 현재 총장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재단 이사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며 후보자별로 나름대로 대학 발전 계획을 구상하는 등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특히나 이번 선거 규정을 보면 재적 교원 10% 이상만을 득표하면 누구든지 총장으로 선출될수 있다는 선거 규정 아래서 치뤄진 선거였기 때문에 3명의 후보는 누구나 총장이 될수 있는 자격 요건을 우선 갖추게 됐다.따라서 득표수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재단의 최종 선택 여부에따라 신임 총장직에 앉을수 있는 여건을 동등하게 갖춤으로써 이들 후보자 모두는 신임 총장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잔뜩 걸고 있는가하면 한편으로는 혹시나 하는 우려속의 불안함도 좀처럼 떨칠수 없을 것이다.한마디로말해 좌불안석 이다.재단결정에 겸허한 수용을교수들에 의해 선택된 이들 후보자들은 총장 후보로써 필요한 경륜이나 식견,행정력과 경영 능력외에 총장의 중책을 맡을수 있는 덕과 지혜 그리고 실천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원불교의 개교 정신에 입각한 원광대의 건학 이념을 실현할수 있는 자로서 원광대 차기 총장직을 수행하는데 3명의 총장 후보자 모두가 전혀 손색이 없다고 한다.옥석을 가리기가 그만큼 어렵고 힘들것이다는게 후보자 선택권을 갖고 귀중한 한표를 행사했던 교수들의 일반적인 후보자 평가이다.재단은 분명 이들 가운데 누군가 한명을 반드시 차기 총장으로 선택해야 한다.원광대의 지속적인 발전과 도약을 짊어질 새로운 총장 선택을 위한 후회없는 결정이 이제는 재단의 몫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다.후보자는 물론 교수와 직원·학생 등 우리 모두는 재단의 현명한 선택만을 믿고 기다리고 있다.하지만 재단측의 현명한 판단과 결정만을 강조하기에 앞서 우리 후보자들과 후보측 지지자들도 지켜야할 약속이 있다.앞서 밝힌 이번 선거 규정에서 지적했듯이 재단의 어떤 결정도 전적으로 수용해야한다는 의무와 약속을 강조하고 싶다.모든 선거에서 보았듯이 승자와 패자의 기쁨과 아픔이 있겠지만 학교 발전을 위한 재단의 어떤 결정을 앞둔 시점에서 후보자 누구도 재단측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사립대학의 총장 임면권은 분명 재단측에 있다.새로운 총장 선택을 앞두고 이처럼 재단과 후보자 그리고 후보별 지지자들에게 학교 발전을 위한 의무를 강조하고 있는것은 혹시나 하는 4년전 우려가 되풀이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떨쳐버릴수가 없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지난 4년전 총장 선출 과정에서 다소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으나 학교 발전을 앞세운 재단의 결정에따라 모 인사가가 보여준 양보의 미덕을 발휘했던것에 비춰볼때 이번 총장 후보자로 선출된 3명 가운데 2명도 어떠한 재단의 결정에도 겸허하게 받아주길 바랄뿐이다.구성원간의 불협화음 안된다학교 발전의 퇴보를 가져올수 있는 대학 사회 구성원간의 마찰과 서로의 비난은 결코 학생과 학부형 그리고 지역 사회에서 아무런 동정과 이해를 구할수 없다는 점을 다시한번 깊히 인식해주길 당부한다.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재단 이사회의 최종 선택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힘든 결정과 선택을 앞둔 재단측의 어깨가 무척이나 무거울것이다.지방대학 위기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시기에 어느때보다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할 새 총장을 선택해야하는 길목에서 원광대의 고심과 고뇌는 더욱 어렵고 힘들것이다.그렇지만 우리는 원광대가 현명한 선택을 할것으로 믿는다.원광대가 어떤 대학인가. 원광대는 분명 그들만의 대학이 아니다.우리 전북 도민의 사랑을 받는 명문 사학답게 진정으로 대학 발전을 이끌 적임자가 새 총장으로 선출되길 믿고 기다리자./엄철호(본사 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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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02.10.07 23:02

[데스크창] 무리한 공약도 지켜야 하나

선거 공약과 관련해 웃지 못할 해프닝이 하나 있다. 폴란드의 레흐 바웬사 라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노동운동가 출신의 대통령이었다. 그는 95년출마하면서 다음과 같은 공약을 내걸었다.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전 국영기업을 민영화 해서 그 돈으로 모든 국민에게 1인당 1억즐로티( 우리돈 7백80만원)를 주겠습니다" 그는 그런 파격적인 공약 덕이었는 아니었는지는 몰라도 당선이 됐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60세의 한 전기공이 '공약대로 돈을 주라' 는 내용으로 편지를 냈다. 여러차례 편지에도 답장이 없자 그는 바웬사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철저하고 신중한 공약 채택법원의 판결은 의외로 엄격했다. 원고의 손을 들어줘 바웬사에게 32만원을 지급하라는 주문을 내렸다. 그 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전 국민에게 그대로 집행됐다면 어떠했을까. 바웬사 개인이 파산을 맞거나 아니면 국가 경제가 파탄을 맞아 거덜났을 것임에 분명하다. 선거판에서 공약은 생리상 약방의 감초처럼 따라 다니게 돼 있다.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지방자치단체, 작게는 학급의 반장 선거에 이르기까지 공약은 쏟아져 난무한다. 선거판에서 단순히 정견만으론 끝내는 후보는 아예 없다. 한표라도 더 얻으려는 절박한 처지에서 이것처럼 명약은 없기 때문이다. 때론 유권자들부터 먼저 요구받는다. "잇속 챙기는데는 이 때다" 싶어 후보자에 무리한 공약을 내놓도록하는게 우리의 왜곡된 선거 풍토다.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후보 또한 쾌히 OK다. 자신들의 公約이 실천가능하든 아니든, 내일의 空約으로 끝나든 말든 괘념치 않는다. 공약은 그래서 비이성적이다.타당치 않은 약속 과연 지켜야 하는가. 당선자들의 공약에 대한 이행 요구는 우리나라가 유별나다. 철저하니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를 가르는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도 게임이 끝나면 이를 크게 추궁치 않는다 한다. 지난해 2월 취임 한달이 된 부시 미 대통령은 선거공약 중 현실성이 없는 상속세 폐지, 노인의료보장제도인 메디케어 개혁 등을 과감히 폐기하겠다는 선언을 한 바 있다. 그런데도 그에 대한 반발은 없었고 오히려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정작 투표 때는 공약이나 정책에 좌우하지 않으면서 당선된 뒤 이를 사정없이 챙긴다. 심지어는 공약 이행 감시 단체까지 등장하고 있다.여건 안되면 무리하지 말아야당선자들도 어쨌든 하늘에 떠있는 뜬구름 잡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 空約 이라는 비난을 면하고 다음을 생각치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쓸데는 많고 예산은 한정돼 있어 자치단체장들은 궁여지책으로 지방채까지 발행한다.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 격이다. 뻔히 불요불급한 사업,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한 사업이 아닌데도 공약에 발목잡혀 '삽질' 을 하고 만다. 혈세만 낭비한채... 너무 경직돼 있는 우리의 정치문화다.그렇다고 혹세무민 식으로 공약을 남발하는 자들을 관용하자는 뜻은 아니다.다만 실수를 덮으려다 더 큰 실수를 저지르는 악의 확대 재생산을 막아야 한다. 우리도 미국처럼 집권 후 공약 실천에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 강현욱 도정을 비롯한 자치단체마다 공약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을 착착 발표하고 있다. 약속은 지킨다는 정신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나 행여 자충수를 두지 않을까 노파심에서 지적하고 싶다./임경탁(편집국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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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경탁
  • 2002.10.05 23:02

[데스크창] 미군, 새만금도 농락할 셈인가

언젠가 토요일 오전 제주도를 갔다 오는 길에 군산 미군비행장에서 여객기도 아니고 전투기도 아닌 조그마한 비행기가 날아오르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 무슨 비행기냐고 물었더니 관계자는 여객수송기라고 했다. 그 수송기는 군산기지내 군속들이 오산기지로 쇼핑을 가는 길이었다. 한때 군산지역은 미군기지 때문에 경제적 이익이 창출된 적도 있지만 지금은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다는 게 지역주민들의 이야기이다. 식수까지도 미국에서 날라다 먹고 쇼핑도 오산으로 나가는 판이니 지역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환경오염과 임대료, 사용료 갈등미군 군산기지는 경제적 이익은 고사하고 이미 오래전부터 기준치를 훨씬 넘는 오폐수를 흘려보내고 있어 이제는 시민들의 원성까지 사고 있다. ‘군산미군기지 우리땅 찾기 시민모임’의 문정현 신부(상임대표)는 “도대체 기지안에서 무슨 일을 하길래 시커먼 오폐수가 흘러나오는지 두눈으로 확인해야 겠다”며 기지방문을 요구했으나 굳게 닫힌 정문은 열릴 줄 몰랐다. 항의 농성만 숱하게 해야 했다. 문 신부는 우리 땅을 내주고도 들어가질 못하니 이런 나라가 주권행세를 하는 나라로 볼 수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2년전 미 대사관이 여론 수렴 차원에서 호남지역 기자협회 임원들과 가진 대화의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당시 기자는 군산기지의 오폐수 문제를 거론하며 시민단체의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사관이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고 이때 대사관측은 “그런 일이 있었느냐, 어려운 일이 아니다”면서 답변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일언반구도 없다. 지금 우리나라 민항기는 군산기지 활주로를 이용하는데 따른 사용료로 비행기가 한번 내릴 때마다 33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95년 협약체결 당시 7만원선(60달러)이던 것이 매년 에스컬레이팅돼 5배나 올라 버렸다. 우리 땅을 내주었으면 당연히 임대료를 챙겨야 하는 것이 정리일진대, 임대료는 커녕 시민 세금으로 건설한 활주로 사용료를 오히려 미군측에 지불하고 있는 형편이니, 나라의 체면과 국민의 자존심이 물구나무 선 꼴이다. 이번에는 미군 장갑차에 치인 여중생 희생사건의 국민적 공분(公憤)이 채 가시기도 전에 주한미군측이 미군비행장 시설의 일환으로 새만금지구 부지 1백30여만평의 공여를 국방부에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또한번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국방부의 국회 보고자료가 유출되면서 논란이 일자 당국은 관련부처간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며 한발 빼고 있지만 언제든 도질 수 있는 잠복성 현안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고통의 축’에 있다는 것도 알아야새만금은 아직 뼈대도 없고 속살도 드러나지 않은 푸른 바다 상태이다. 이 지역을 군사비행장으로 활용하겠다니, 그리고 기껏 군사시설 만들겠다고 대역사(大役事)를 시작했단 말인지 불만스럽기 짝이 없다. 식수는 미국에서 갖다 먹을 망정 김칫국부터 마시는 법은 한국에서 제대로 배운 모양이다.새만금에 군사시설이 들어선다면 환경영향평가와 수질보전대책을 다시 세워야 하고 농지관리기금으로 조성한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이 기회에 재론의 여지를 봉쇄해야 한다. 미군은 불평등 한미행정협정(SOFA)과 임대료, 범죄, 환경오염 등 민원(民怨)의 한 복판에서 이제는 새만금부지의 공여까지 요구하고 있는 마당이다. ‘악의 축’만 얘기할 게 아니라 미군은 ‘고통의 축’에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이경재(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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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재
  • 2002.10.04 23:02

[데스크창] 원광대 차기 총장 후보자 선거를 보면서....

제 9대 원광대 총장 후보자 선거가 다음달 1일로써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 24일 제 9대 원광대 총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 위원회는 차기 총장 후보자 선거를 내달 1일로 확정,공고하면서 현재 원광대는 총장 선거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상태이다.원광대 차기 총장 선거는 학교뿐만 아니라 학교가 소재하고 있는 이지역 익산은 말할것도 없이 전라북도 전체의 관심속에서 치뤄지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둣 싶다.이는 대학 발전이 지역 발전을 선도하고 지역 발전이 나라 발전 전체로 이어진다는 단순 논리에서 우리 고장 전북에 위치한 모든 대학의 총장 선거는 그만큼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후보자 검증 제도적 장치 전무그러나 이번 원광대의 차기 총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 위원회의 공고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대학 변화와 개혁의 거센 물결속에서 21세기 대학 발전의 비젼을 제시하고 또 능동적으로 이끌어야할 책임자를 제대로 선택할수 있는 선거 여건이 충분하게 조성되어 있었던가 하는것에 대해 내심 문제가 있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즉, 선관위의 공고 내용이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하여 차별화될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한마디로 말해 원광대 차기 총장 후보자 선거가 연예인의 인기 투표로 몰고가고 있는것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고 있다는 얘기다.우리 초등 학교 반장 선거만 보더라도 후보자들마다 새로운 반장상을 앞세워 학급 발전책을 제시하면서 급우들에게 귀중한 한표를 호소하고 있는 마당에 원광대의 차기 총장 후보자 선거는 이같은 단순한 후보자 등록은 물론 후보자 정책과 소견등을 듣고 선거권자들이 현명하게 선택 할수 있는 어떤 절차도 없다는게 문제이다.무려 3백여명이 넘는 후보 대상자를 놓고 교직원 모두에게 자신의 한표를 행사하라고 하는것은 누가 총장 후보에 뜻을 두고 있는지 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수별 인기 투표에 머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반해 이번 선거에서는 과거 어떤 선거때보다 재단측의 권한과 영향력등이 상대적으로 훨씬 보강되었다는것도 옥의 티로 여겨지고 있다.교황 선출 방식을 들어 1명의 외부 인사와 3백21명의 교원(본교 10년 이상 재직한 정교수 전원과 전임교수)을 합한 3백22명의 피선거권자를 놓고 재적 교원(5백81명)의 10% 이상(59표)을 유효 득표한자 전원과 직원 2백61명 중 20% 이상을 득표한 양측 모두의 후보자를 놓고 재단에서 최종적으로 총장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 방식은 지속적인 대학 발전을 이끌 능력있는 총장이 새롭게 선출되길 바라는 지역민의 한사람으로써 보다 막강해진 재단측 권한에 다소의 씁쓸함만 남고 있다.오늘날 우리 지방 대학의 현주소는 한마디로말해 위기 상황으로 진단되고 있다.객관적인 평가 통해 선출해야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지방과 서울 대학간의 불균형, 열악한 재정 환경등을 비춰볼때 원광대의 미래가 걸린 이번 선거에서는 일하는 총장, CEO형 경영 총장, 봉사하는 새로운 총장이 반드시 선출되어야 한다고 본다.아무쪼록 재단측의 최종 결정에따라 누군가가 총장으로 낙점되겠지만 분명한 것은 최종 낙점자에 대한 책임도 그 이상으로 뛰따르게된다점을 다시한번 강조하면서 재단은 물론 교직원과 학생 그리고 지역민 모두가 공감할수 있는 객관적 평가와 검증을 통해 원광대 차기 총장이 선출되어 제 2의 도약을 다질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길 바란다.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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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02.09.27 23:02

[데스크창] 공권력, 어쩌다 이 지경에!

지난 20일 밤 0시50분께 전주시 금암동 전주북부경찰서 산하 금암2파출소에서 근무중이던 경관이 피살되고 휴대하고 있던 총기까지 탈취당한 사건은 가히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그것도 추석연휴 특별방범령이 내려진 가운데 노상도 아닌 도심한복판 경찰관서 안에서 근무 경찰관이 예리한 흉기로 가슴과 목 등 6곳이 찔려 끔찍하게 살해된 사실에 시민들은 어안이 벙벙하다는 반응들이다.탈취당한 총기에 의한 제 2의 범행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는 불안감 표출과 함께 “공권력이 어쩌다 이 지경에 까지 왔는가”라는 긴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경찰관서가 피습당해 근무경관이 숨지고 허리띠에 찼던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까지 빼앗긴 초유의 이번 사건은 공권력이 무력화된 상태나 다름없는 셈이어서 심각한 우려마저 사고 있다.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가 기본업무인 경찰이 무력화되면 서민에게 가장 먼저 피해가 돌아올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파출소 무력화 서민불안 초래경찰은 이번 사건 발생직후 파출소 인근 사무실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전 경찰력을 동원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사건발생 1주일이 다가오도록 사건열쇠를 풀지 못하는 등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정밀감식결과와 목격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면식범의 소행에 비중을 두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나 아직껏 유력단서가 없어 수사장기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경찰은 원한관계에 의해 변을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범행동기 등이야 어찌됐던 치안부재 상태노정과 탈취된 총기에 의한 제2의 범행 가능성 상존으로 국민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국민들을 안심시킬수 있는 근본적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일단 경찰은 범인을 하루빨리 붙잡아 단죄를 내려 땅에 떨어진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이와함께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민생치안 최일선 조직인 파출소의 문제점 보완책 강구가 시급하다.근무여건 개선한다고 지난해 3월부터 파출소 3교대근무제가 전면시행됐으나 인력충원이 거의 없어 소내근무가 1명에 불과한 취약성, 테이프공급이나 보관 등의 어려움을 이유로 특별한 민원발생 소지가 있을때만 작동시켜 장식품에 불과했던 파출소내 아날로그 방식 CCTV 등등.근본적 대책마련 계기 삼아야이같은 파출소 운영시스템 및 보안관리 허술함은 진즉부터 범죄표적 위험에 노정돼 있었다 는 지적이다.이번 사건후 취약시간대 파출소 출입문 잠금 확행및 민원인 방문시 흉기소지 확인여부 확인후 개방, CCTV 녹화관리 철저 등을 골자로 한 복무지침 하달은 미봉책에 불과한데다 국민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정부는 경찰인력보강이나 시설·장비현대화에 인색치말고 예산지원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경찰 자체적으로도 조직진단을 통해 기획이나 관리분야의 살을 최대한 빼 치안수요가 늘고 있는 현장중심의 인력증강배치를 꾀해야 한다.또 음주및 교통단속 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고조도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경찰내부의 목소리도 있는 만큼 그동안 실적위주의 마구잡이식 단속이 없었는지 곰곰히 되짚어 볼일이다.“자신의 생명도 못지키는 경찰에 어찌 국민의 안전을 책임짓도록 하겠느냐”는 국민들의 푸념이 더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홍동기(본사 제 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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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동기
  • 2002.09.26 23:02

[데스크창] 누구를 위한 고속도로인가

이번 추석은 전쟁이 없어서 참 좋았다. 해마다 치르던 귀성 전쟁 말이다. 명절 전후 서울~전주간 한 때 심하면 10시간 이상씩 소요되기도 했었으나 올해는 반절 정도로 단축됐다.귀성객들 얼마나 편한 고향길 이었으랴. 비록 수해로 마음은 무거웠지만...이 모든게 새로 여기저기 개설된 도로 덕분이었다. 전북에는 기존의 호남고속도와 88도로에다 서해안 고속도로와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지난해 발부터 개통됐다. 전국적으로 교통체증과 사고의 대명사였던 전군 번영로를 말고도 바로 옆에 전용도로가 지난 5월부터 가슴을 탁 트이게 하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익산 ~포항 간 고속도로를 비롯, 도내 구간 구간이 신설 또는 확포장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다 철도까지 가세해 전라선 복선화가 착착 진행 중에 있어 내일을 바라보고 사는 전북인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제 거미줄처럼 엮어진 전북은 도내 1시간, 전국은 어디나 3~4시간이면 안 닿을데가 없다. 엎드리면 코 닿게 됐다. 낙후 낙후 소리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자랑거리가 있다면 전국에서도 으뜸가는 도로율과 포장률이다.도로를 말하자면 전북은 일찍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다른 지역이 언감생심일 때 전북에는 일제 때 전국 최초로 신작로란게 만들어졌다. 장개맹매 (김제 만경) 너른 들녁에서 시작해 청하 ,대야를 거쳐 군산항까지 잘 닦아진 도로였다. 모두들 신기해 했고 전북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그 도로는 악명 높은 수탈의 통로가 되고 말았다. 개통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 민족의 피땀이 쏟아져 나갔다. 쌀을 가득 실은 우마차 행렬은 끝이 없었다. 이 신작로는 일본으로 일본으로 내빼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지금 도내 고속도로가 바로 그런 꼴이다. 비록 國富 유출은 아니라지만 道富가 막 빠져나가고 있다. 무주 진안 장수 동부권이 대진 고속도로가 개설되면서 생활권역을 아예 대전광역시에 맡기고 있다. 고창 순창, 이제는 더 나아가 정읍 남원 시민들까지 광주로 원정가서 비싼 술 마시고 쇼핑하러 다닌다. 충남의 장항 서천을 흡수해 전북의 자존심을 세워줬던 군산시가 서해안 고속도로가 터지면서 역전을 당하고 있다. 대천의 해수욕장과 춘장대를 가봐라. 전북 넘버 차가 즐비하다. 전주와 인근 지역을 빼고는 동으로 서로, 남으로 북으로 해가 다르게 흩어지고 찢어져 나가고 있다. 60년대 최고 3백만이었던 인구는 올해 마지노 선 2백만도 못지키고 계속 감소 중이다. 전국 경제의 2% 밖에 안된다고 아우성 치던 목소리도 기어 들어갔다. 그나마도 못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전북엔 경제가 없다“는 비관론자들의 단언은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추락하는건 날개가 없다고 했다. 날개 없는 전북 이러다간 언제 공중 분해될지 모르는 전북의 처량한 처지다.지역에도 정글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같다. 연약한 전북이 계속 타시도로부터 약육강식 의 먹이가 되고 있으니. 그렇다고 ”고속도로 너 때문이야!“바리케이트를 치고 막을 수도 없어 답답하다. 하지만 답은 간단하다.”전북에 가면 없는게 없고 살기도 좋더라“이 말만 인구에 회자하면 된다.중앙 정부와 자치단체, 도민 모두가 고민하고 시급히 종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새삼 즐거웠던 명절 끝에 우울한 생각이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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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경탁
  • 2002.09.24 23:02

[데스크창] 우리를 화나게 만드는 것들

김석수 총리서리가 무주까지 시찰 나오는 걸 보니 태풍 ‘루사’가 할퀸 상처가 깊긴 깊은 모양이다. 피해현장이 대부분 복구단계에 들어섰다고 언론은 보도하지만 어림없는 소리다. 황토색 속살을 드러낸 산허리, 동강난 다리,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집채 부스러기들이 아직도 그대로 내동댕이쳐 있다. 한 톨의 쌀이 생산되기 까지는 여든 여덟번이나 손길이 닿아야 한다는데 수확을 앞둔 벼들이 푹삭 고꾸라져 있다. 얼마전 텔레비전에서는 실종된 남편을 찾을 길이 없어 애태우는 어느 아줌마의 모습이 나왔다. 죽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는데 열흘이 지난 이제는 시신이라도 찾아 편히 쉴 수 있도록 하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추석이 낼 모레인데 집도 날아가고 남편도 잃었다며 눈물도 말랐는지 쉰 목소리만 흐느꼈다. 현장방문 이중성인가 철면피인가지난 열흘간 태풍 피해로 호들갑이 요란하더니 뭇 사람들의 현장 방문길이 이어졌다. 곤색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수해현장을 방문한 지방의원들의 모습이 신문에 실렸다. 누굴 약 올리려는 심산인지 아니면 상식의 보편성에 미달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현장 방문 뒤 상경길에 오른 중앙부처의 어느 지체 높은 인사의 시커먼 에쿠스 승용차 트렁크에는 인삼선물이 실리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특산물을 중앙에 상납하던 조선시대의 아부관행이 수재 틈바구니에서도 삐져 나왔다. 동료들과 함께 피해현장을 방문했던 어느 지방의원은 바쁜 일이 있다며 슬그머니 빠져나와 골프장으로 간 경우도 있었다. 초췌한 수재민의 위로 끝에 골프…. 그날 볼이 잘 맞았는지 궁금하다.유형의 재물은 물론이고 마음까지도 사정없이 할퀴어진 수재민들. 그들의 깊게 패인 상처를 어루만져 주기 위해 현장을 찾아 나선 인간들의 다양한 군상(群像)이 무척 흥미롭다. 그들은 그들의 이름으로 수재민들에게 격려금을 내놓았을 터인데 그 돈은 우리 모두가 낸 세금의 다른 이름이다. 곤색 정장차림에 우리가 낸 세금으로 격려금을 만들어 근엄하게 생색내는 장면을 떠올리면 피식 웃음이 절로 나온다.전북지역의 피해는 정부 합동조사결과 전북도가 조사한 3천5백억 보다 7백억이 줄어든 2천8백67억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피해 산정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하는데 그 내력을 들춰보면 수재민들을 또한번 서럽게 만든다. 이를테면 닭 한마리(중간)는 6백70원을 쳐 주는데 이중 50%를 정부가 지원해 주고 있다. 절반이나마 지원 받는 입장에서는 감지덕지할 일이지만 세상에 6백70원짜리 닭이 어디 있는가. 쌀 됫박 에누리 깎아내듯 싯가를 사정없이 줄인 것은 보상을 적게 해 주기 위한 속셈인지, 아니면 피해액이 많이 나오면 후진국 측에 끼일까 봐 그러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피해 더 많아야 혜택 받는다 굽쇼?이번에는 피해지역 모두가 지정돼 다행이지만, 특별재해지역 지정도 웃기는 일중의 하나다. 재해를 당한 주민 들은 피해가 많은 지역에 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관계없이 억장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고 있을 터이다. 그런데도 굳이 특별이라는 말까지 덧붙여 어느 곳은 혜택받게 하고 다른 곳은 그렇지 못하게 하니 이게 화합을 주창하는 정부가 할 일인가. 걸핏하면 법과 잣대를 들이대던 정부가 특별재해지역을 지정하는 기준도 없이 어디는 특별재해지역이고 어느 곳은 그냥 재해지역이라고 판정하고 있는 꼴이 우습다. 재산 잃고 남편 잃은 사람이 정부 혜택 받을라 치면 그 지역이 더 많은 피해가 나야 한다 굽쇼 ?/이경재(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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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재
  • 2002.09.14 23:02

[데스크창] 이전 만이 능사는 아니다

서구 유럽을 방문하다 보면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인상깊게 맨 먼저 눈에 들어온다. 수백년 된 건물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역사의 거리를 중심으로 즐비하다. 겉보기엔 허름한 듯 보이지만 금간 곳 한군데 찾아볼 수 없이 튼튼하다. 내부를 보면 더욱 입이 벌어진다. 생활에 불편이 없게 현대식으로 다소 개조돼 있을 뿐 조상들의 때가 묻은 생활용품들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다. 창문과 테이블 식기 등 하나 하나에서 오늘을 사는 후손들은 조상들과 시공간을 뛰어 넘는 대화를 나눈다. 이런 역사가 깊은 건축물들은 보통 주택에서도 많이 볼 수 있지만 관공서는 예외가 없다 할만큼 더욱 그렇다. 뼈대있는 나라 , 실속있는 국민들이라서 그럴까. 개발이란 미명 아래 파괴 정신에 익숙한 한국인들로서는 그저 입만 딱 벌어질 뿐이다.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면서도 불과 1백년된 건물 하나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가 아니던가.관공서 청사 신축사업 봇물지금 전북에는 신축 이전 바람이 불고 있다. 거론되는 기관이나 사업이 하도 많아서 그건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미 도청과 경찰청이 이전 신축 중에 있는 것을 비롯, 체신청, 농협 전북본부, KBS, 농업기반공사, KT 전주지사, 중소기업청 등이 방침을 확정했거나 적극 검토 중에 있다. 이 뿐이 아니다. 도교육청, 교도소 , 법원 검찰, 보건소, 각급 학교 등 웬만한 기관이면 자의든 타의든 닥치는대로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다 35사단, 전라선 전주 진입철길, 터미널, 전주 공단 등 주요 시설 이전의 목소리도 때맞춰 거세게 일고 있다.아마도 이 사업들이 완수되는 시점이면 전주의 지금 지도는 박물관에나 가 있어야 할게다. 그러나 이들 기관과 사업의 신축 이전이 그렇게도 절박한 처지인가. 전라관찰사의 복원과 맞물려 있는 도청이전, 전주 북부권 개발 차원의 35사단의 이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전문가나 도민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기관과 사업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현 위치에 자리잡은지 길게는 30년 짧게는 10년 안팎에 불과하다. 이중 상당수 기관들은 80년대 초 전주 6지구가 개발되면서 우후죽순처럼 들어섰지 않았던가 . 게다가 그곳에서조차 몇 번의 증축과 개축의 과정을 거쳤던걸 시민들은 눈여겨 기억한다. 건물들은 붕괴 위험도 없다. 냉난방, 전산시스템, 통신 시설에도 전혀 불편이 없다. '지금 해야 하는가' 따져봐야그런데도 지금 기관들이나 일부 이해관계인들이 안달이다. 청사 건축에는 자그만치 수백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된다. 구청사의 처리 문제도 뒤따른다. 중앙 부처의 지원이 뒤따른다 해도 예산은 한정돼 있어 그만큼 본연의 대민 사업이 뒷전으로 밀려야 한다는 결론이다. 본말이 전도된 행정의 낭비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기관들은 흔히 신축의 명분으로 방문하는 민원인의 편의를 들먹인다. 그러나 지극히 지엽적인 사항이다. 찾아가서 봉사하는 행정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핑계다. 정말 불가피한가, 아니면 이익을 노리고 여론을 조장하는 일단의 세력에 의한 장난인가 ,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실제 인근 지주나 업자들에 의한 농간의 소문도 들린다. 파괴 그리고 신축 이전이 능사인 개발시대는 지났다. 하드 보다 소프트 운영으로 대민 업무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외형은 낡았어도 안에 들어서면 왠지 신뢰와 무게감을 주는 존경받는 기관의 모습이 그립다. /임경탁(본사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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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경탁
  • 2002.09.13 23:02

[데스크창] 변해버린 여성운동

여성운동이 변하고 있다. 아니 변해버렸다. 여성운동이 놓여 있는 여건의 변화에 따라, 또한 여성활동가들의 면면이 바뀜에 따라 여성운동 또한 변화를 거듭해왔다.우리의 경우 김영삼 정부 집권 이후, 더 나아가 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여성운동이 좋은 시절을 만났다. 여성운동 단체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이 늘어났고 보다 지속적이고 안정된 활동을 펼쳐갈 최소한의 기반이 마련됐다. 각종 여성의 권리를 보장해 줄 법들이 마련되고 성폭력 가정폭력 등을 호소할 기관들이 대폭 증설됐다.그 뿐인가. 우리 역사상 최초로 여성부가 설립됐고 적지 않은 수의 여성활동가들이 주요한 공직에 진출해 한국 최초의 페미니스트 관료가 됐다. 물론 오늘의 이러한 결과들이 그동안 여성운동과 활동가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실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본질은 과거보다 희미해지고과거의 활동가들은 쥐꼬리만한 활동비에도 여성운동의 이념 때문에 여성운동에 헌신했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재정적인 면에서나 인력면에서 조금은 편해지고 넉넉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여성운동의 본질이 제대로 이어지고 있는가는 의문이 남는다. 운동성 있는 사업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프로젝트를 따기 위한 일회적이고도 전시적인 행사를 치르는 경우가 많아졌다.운동권으로서 가져야 할 비판의 기능은 제도권과의 긴밀한 관계로 인해 약화돼 버렸다.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찾아 바쁘게 뛰어야 할 활동가들이 재정보고서 작성이 주 업무가 돼버리기도 한다. 활동가들은 활동가들대로 힘들고 지치고 피곤하다고 호소한다.힘 주고 기 살리는 운동 아쉬워여성들에게 힘을 주고 기를 살려주는 운동판의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 모든 사회제도와 실천들은 비판적인 성찰을 통해 변화 발전해왔다. 여성운동도 예외가 아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또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 한계를 미리 인지할 필요가 있다. 정부 재정 지원이 여성운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이미 많은 연구들이 이뤄졌다. 즉, 운동성이나 급진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또한 조직의 측면에서는 위계화 관료화되는 경향이 높으며 주로 상담이나 쉼터와 같은 서비스에 재정 지원이 집중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정경자씨는 호주와 한국의 두 여성운동 조직을 통해 비교연구한 논문을 통해 70∼80년대 호주의 가장 급진적인 여성단체가 스러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99%의 재정을 정부에 의존해온 이 단체는 활동의 증가로 예산증가가 불가피해 거리시위 탄원서 로비활동을 통해 재정증액을 요구해왔으나 관련 정부단체에서는 두명의 감사관을 파견해 그동안의 활동을 면밀히 검토했고 증액요구는 거절됐다. 결국 24시간 상담업무를 유지하기 위해 유일한 한 명의 운동부 간사가 해고됐고, 이 곳은 이제 그저 여성주의 상담기관으로서 그 명맥을 유지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끝으로 이 변화된 시대에 여성운동의 급진성을 담보하기 위해 예리한 칼날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금 여성들이 무엇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지에 관심을 늘 기울여야 한다. 그 여성들 옆에 서서 문제의 해결을 도와주고 힘을 줄 때 여성들은 여성운동을 지지하고 지원한다. 이런 여성대중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운동성의 뿌리임을 기억할 일이다. /허명숙(특집여성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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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명숙
  • 2002.09.10 23:02

[데스크창] 나눔의 삶… 수해복구·온정의 현장

태풍 루사가 남긴 폐허의 땅에서 수재민들은 지금 절망을 딛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고 있다.6일 오후 사상 최대 규모의 ‘재앙’으로 태풍의 내습을 받은 무주군 설천면과 무풍면 일대. 수마는 닥치는대로 할퀴고 땅을 뒤집어 놓아 수해가 난지 1주일이 되도록 도로와 논밭은 곳곳에 허물어진 채 남아 있었다.설천면 기곡리 무주∼ 설천간 국도는 3백m가량이 예리한 칼로 도래낸 듯 1차선이 유실돼 한때 남대천 상류지역의 주민들을 고립시켰던 산간의 길목. 분주하게 움직이는 덤프트럭과 불도저는 굉음을 내면서 외부와 차단된 마을에‘생명줄’과 같은 도로를 복구하고 있었다.'루사' 태풍피해 상상초월설천면 장덕리 수한마을앞 과수원과 논밭도 수마는 인정사정 없이 집어 삼켰다. 2만여평의 이곳은 많은 모래와 굵은 돌이 뒤섞여 갯벌이나 다름없었다. 논밭 형체는 온데간데 없고 타작뒤의 덤불같은 지푸라기들만 바람결에 목을 내밀고 있었다. 모래톱에서 불과 몇일만 있으면 수확할 수 있었던 벼이삭을 줍는 촌로의 모습은 하천제방에 갈기갈기 끊어져 내동댕이쳐진 콘크리트 농로를 연상케 했다. 설천면 소재지 소천교도 아름드리 화강석 난간이 하천바닥에 나뒹굴고 5개 가옥과 양계장도 수마의 희생물로 사라져 볼 수 없게 되었다. 무풍면 현내리 당곡교 부근 옥수수와 고추밭 8백여평은 물길에 떠내려온 나무등걸 등이 널브러져 말 그대로 난장판을 드러내고 있었다. 다리 난간위까지 덮친 수마는 하천 주변을 내리 훑으며 지나갔고, 허물어진 제방에서는 군인들이 비지땀으로 주민들을 지키내고 있었다.특히 이날 오후 3시께 도착한 무풍면 철목마을은 전투기의 폭격을 맞은 듯 현장 접근부터 어려웠다. 수해발생후 나흘동안이나 고립상태였던 곳이기도 하다. 동구밖 길이 통째로 사라지고 뒷산인 사선암에서 떠밀려온 흙탕물로 마을이 벌겋게 황폐화 되버렸다. 동네 가운데를 흘러가는 냇가는 계곡에서 밀려온 토사가 집중적으로 쌓이면서 하상이 주변보다 높을 정도로 땅이 뒤집힌 꼴을 보였다. 그만큼 하천으로 흘러야할 물은 길바닥으로 쏟아지면서 가옥 정미소 창고 할 것 없이 모두 휘젓어 버렸다.마당마다 1.5m가량 높이로 토사가 쌓여 도대체 좀처럼 엄두가 안나는 사태가 목전에서 벌어졌다.주민 허영구씨는 “날벼락이 따로 있습니까. 하루밤사이에 자식같은 포도밭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참으로 꿈인가 생시인가 분간이 안 갈 정도입니다”라며 망연자실했다.그러나 어데서부터 손을 써야할지 황당하기 이를데 없었던 ‘내고향’은 이제 서서히 절망을 딛고 일어서고 있다.여기에는 생업을 접어두고 수해지구를 찾아온 수만명의 자원봉사자 행렬이 수재민들에게 더 없는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희망을 싹 틔우는 이웃들대학생들의 수활(水活)뿐 아니라 공무원 군인, 그리고 각급 봉사자들이 나눔의 삶을 마다하지 않고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급식차량을 동원하고 구호품을 메고 내리앉은 다리를 건너는 적십자요원들의 어깨가 든든하기만 하다. 비록 태풍 루사는 모진 시련을 가져다 줬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수재민곁의 ‘이웃들’의 모습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끊어진 도로를 잇고 집을 고치고 쓰러진 벼를 세우듯 절망에서 희망을 세우는 수재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눈물겨운 복구작업은 참으로 가슴 뜨거운 동포애가 아닐 수 없다. /최동성(본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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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동성
  • 2002.09.09 23:02

[데스크창] 도민들아 福道를 자랑마라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하는데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다. 이를 정확히 계량화 해 순위까지 매기기 어렵다 .하지만 1인당 국민생산이나 소득, 국가의 총부 (總富)에 따라 일반적으로 평가한다.더 나아가 국민들의 건강과 수명 ,문화향유 수준, 법과 질서 도덕의 준수 상황, 부정부패의 만연도 , 심지어는 공중화장실의 청결도 등 다양하게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위치는 어딘가. 50년대 6.25를 전후해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빈 후진국이었다. 70~80년대 피땀어린 노력으로 개발도상국의 과정을 거쳐 이제는 선진국 클럽인 OECD에 가입할 정도의 어엿한 나라가 됐다.세계적으로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한 몇 안되는 나라다. 이 정도면 불모의 땅에서 자랑스런 후손이 아니던가. 그러나 아직 멀었다. 사상누각이었을 뿐이었다.재해방지 대책 한심한 수준적어도 이번 수해를 보고는 할 말이 없게끔 만들었다. 재해에 대한 무방비, 피해 기준으로 봐서는 다시 후진국으로 되돌아 갈 처지다. 2백수십명이 넘는 사망, 실종자와 3조를 훌렁 넘긴 재산피해였으니까. 열흘 전의 폭우 피해까지 합치면 59년도 사하라나 80년대 셀마 태풍 피해 때나 별반 차이가 아니다. 그동안 국가가 속빈 강정으로 외형만 발전시켰다는 증거다. 천재지변은 세계 여느 나라 여느 지역이라고 예외는 없다. 그러나 나라에 따라 피해 정도는 크게 다르다.미국에서는 공포의 허리케인이 여름철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일본의 경우 1년이면 지진이 수천차례 발생하고 우리 보다 태풍의 빈도가 더 높다. 피해는 어떤가 . 고작 낮은 두자리수의 인명피해나 약간의 기반 시설 파괴 정도다. 지난달 비슷한 위력의 태풍 규모에 일본은 겨우 8명의 인명 피해를 기록해 우리와는 큰 대조를 이뤘다. 올해 1백년 만에 닥쳤다는 호우에도 독일인 인명피해 또한 20명이었다. 반면 중국, 인도,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권 국가들을 보라. 한심하다. 우리와 같은 태풍권인 이들 나라들은 한번 재해가 닥쳤다면 수백, 수천명 사망에 나라가 쑥대밭 된다. 그것도 매년 되풀이다. 그걸 보고 ”역시 그들 나라는 한국 보다 한 수 아래인 후진국이야“ 비웃기도 했던 우리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이런 나라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사돈 남 나무라는 격이었다.미리미리 준비 피해 없어야내고장 전북은 지난 수년간 운좋게도 그런 대재앙에서 비켜나갔다. 그래서 도민들은 ”전라북도는 역시 전라 福道야!“ ”낙후 지역 하늘에서라도 지켜줘야지“방방 자랑도 하고 자위도 가졌다. 그것이 지나쳐 자만에 빠진 순간 올해 모처럼만에(?) 일격을 당했다. 두차례에 걸여 14명이 사망 실종됐고 재산피해도 어느덧 3천억원이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인구와 경제력이 취약한 지역치고는 어찌 보면 가장 큰 피해 지역이다. 그러나 이렇게 엄청 당하고도 지금 전북도민은 큰 소릴 못치고 있다. 그동안 복도라 방정맞게 떠들어대 유구무언이다. 그러나 이 정도는 예고편이지 아닐까. 만일에 전북에도 강원도나 영남 지역처럼 하루 6백mm와 강풍이 몰아쳤다면 얼마나 타격을 입을까. 또 진도 5∼6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면 또한 어떻게 될 것인가. 끔찍하다. 타 자치단체 보다 예산이 적다는 이유로 방재 쪽에는 언제나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 지역이기 때문이다. 영세민이나 달동네가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어둠의 땅이 바로 우리 고장 전북이다. 전북은 조그만 사태에도 큰 일이 발생할 위기를 항시 내포하고 있다. 이번 재난은 더 이상 하늘에나 기대는 요행은 통하지 않는다는 경고다.’복도’ 란 말을 내뱉은 우리의 입이 부끄런 입게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유비무환의 대책을 세워야겠다. /임경탁(본사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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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경탁
  • 2002.09.06 23:02

[데스크창] 외국어고유치는 전북의 문제

지난 7월부터 군산지역에서는 전북발전을 위한 시민운동이 휘몰아치고 있다. 군산시 학교운영위 연합회가 촉발시킨 공립외국어고등학교의 유치운동이 그것이다.김현일 회장을 비롯한 학교운영위원들이 군산과 전북발전을 위해서는 군산지역에 반드시 외국어고를 유치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지고 시민서명운동에 불을 당겼다.군산시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13만6천여명이 서명운동에 동참, 시민들의 열망과 의지가 분출됐고 최근에는 공립외국어고 군산유치범시민대책위원회까지 발족해 외국어고의 유치를 위한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했다.교육환경 갈수록 악화일로군산시 학교운영위원들이 왜 이같은 운동에 나서게 됐는가.한마디로 지난 2000년 군산시 고교입시의 평준화시책에 따라 지역의 교육환경이 갈수록 황폐화됨으로써 군산지역의 발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때문이다.학교운영위원들의 판단대로 황폐화된 교육환경이 지역발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매우 크다.선의의 경쟁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군산지역보다 나은 교육을 받기 위해 전주와 익산등 다른 지역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떠나는등 군산의 교육환경은 군산시 인구의 역외유출요인중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관내 18개 중학교졸업생가운데 17%에 해당하는 5백38명이 올해 인근도시나 다른 시도로 진학을 위해 떠난 것만 보아도 그렇고 이는 중학생과 심지어 초등학교학생들의 유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자녀 교육을 위한 다른 지역으로의 교육액서더스현상은 군산지역의 지가등 각종 부동산 가격의 하락등 경제적인 침제로 이어지고 있다.경제적인 침체는 또다시 인구유출을 부르고 이는 과거 대외적으로 매우 좋았다고 평가됐던 군산시민들의 후했던 인심마저 뒤흔들고 있어 군산시발전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는 게 사실이다. 군산시 학교운영위의 이같은 운동은 비단 군산에 국한되지 않고 전북의 발전과 매우 중요한 함수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국내에는 1백3개의 특수목적고가 있으나 도내에는 국공립과 사립을 포함해 6개학교에 불과하고 특수목적고가운데 국내에는 18개 외국어고등학교가 있으나 도내에는 한개 고교도 없는 상황이다.전북의 교육환경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열세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같은 전북의 교육환경으로 전북도 전체적으로도 군산시와 똑같은 현상이 그대도 나타나면서 전북전체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특히 군산에는 외국기업유치를 위한 자유무역지역이 있는 만큼 외국기업들의 유치촉진을 통해 전북경제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외국어고를 유치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에 놓여 있다.인구유출 등 지역발전 걸림돌한마디로 군산의 외국어고 유치는 전북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특히 군산지역의 경우 현재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부지 3만여평 건평 1만여평규모의 구 군산해양과학대학을 잘만 활용하면 외국어고를 설립하기에 매우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현재 이 운동은 강근호군산시장의 적극적인 뒷받침과 강봉균국회의원의 중앙활동으로 외국어고의 설립부지와 예산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등 무르익고 있다.이제 전북발전을 위한 군산외국어고 유치는 전북도교육청과 도민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모두 힘을 합해 전북발전의 깃발을 올려보자!/안봉호(본사 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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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02.09.03 23:02

[데스크창] 인사청문회 지방에도 도입하자

이번 두차례의 인사 청문회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공직자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요구되는가. 총리 지명자들은 왜 하나같이 큰 부자들이고 사회 상류층인가. 청와대나 사정 당국의 사전 검증 능력은 고작 그 정도인가 청문회 한답시고 저질 질문을 퍼부어대는 의원들의 수준이 그러하던가. 다수 야당의 횡포성으로 야기된 국정 2인자의 장기 공백에 산적한 국정 현안은 어찌 될건가. 후보 당사자, 청문회 운영, 국정 등 전반적으로 적지않은 문제점들이 노출됐다.그럼에도 이번 인사청문회는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첫 케이스로 밋밋하게 통과했던 이한동 총리 때와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면 안되겠구나“ ”그럴순 없다 “”혹시 내가 저 자리에 선다면 자신있을까“ 정치인, 국민 저마다에 타산지석의 가르침을 심어준 것만도 얼마나 큰 성과인가. 사전 검증시스템 긍정적 평가사실 불과 얼마전만 해도 ’인사청문회’ 하면 미국이나 하는 나라로 우리는 인식했었다. TV 에 비친 미국 조야의 상징 국회의사당에서의 청문회 모습은 정치 후진국으로서 동경의 대상이었다. 임명 후보자를 놓고 진지하게 벌이는 문답, 잡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자리를 가득 메운 방청석, 연일 집중되는 매스컴의 카메라 등등.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의 대통령이지만 그 뒤에는 무소불위를 적절히 견제하는 막강 의회가 버티고 있음을 한 눈에 알 수있는 분위기다. 사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미국의 청문회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장장 2백년의 연륜을 기록하고 있다. 연방수사국 국세청을 통한 수개월간의 사전 인사 검증 시스템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천하의 절대권력도 그런 시스템에서는 엿장수 맘대로처럼 안된다. 지옥의(?) 관문을 통과한 당사자는 어떤 난관이 무서우랴. 마니테 폴리테(깨끗한 손)로서 국정 수행에 거침이 없을게다. 집행부와 의회, 국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을테니까. 복잡한 다민족 연방제 체제 아래서 미국이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안정 속에 국가 번영을 꾀할 수있었던데는 바로 이런 철저한 인사 발탁 시스템이 원동력이었다. 아직도 권위주의 잔재가 남아있는 우리의 경우와는 좀 달랐다. 절대 권력자 대통령이 고유의 인사권에 누가 감히 ’아니오’도전할 수 없었다. 언감생심이었다. 때묻은 인물이나 정치적 이해에 따라 나눠먹기를 해도 어물쩍 넘어갔다. 야당의 상투적 반발의 목소리 한번이면 그만이었다. 걸맞지 않는 부적격자 가려야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 절대 권력자의 행위도 거부당할 수 있다는 제도가 있고 또 그런 사회적 분위기다. 그만큼 민주 사회가 성큼 다가왔다는 의미다. 대통령 아들, 일인지상 만인지하의 총리도 부정 부패 부당한 행위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국민들의 평등, 정의 의식도 새로이 구축되는 계기가 됐다.인사 청문회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국가 주요 권력 부서는 물론이고 지방자치 단체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정무 .행정부지사 ,비서실장, 산하 사업소 등 광역과 기초지자체에서 주민생활과 직결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서의 장 역시 이런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재 이들 자리는 자치단체장의 전권이다 .그걸 이용해 선거 전리품으로 나누주기식 전횡 인사를 했던 단체장도 비일비재했다. 지난 7년동안 엉뚱한 부적격자들의 임명, 수시로 갈아치기 , 낙하산 임명 등으로 얼마나 말들이 많았던가. 공무원 조직 내 갈등도 당연했다. 호가호위 힘을 빌은 당사자들의 비리도 끊임없이 뒤따랐다. 인사는 만사요, 이게 그르치면 망사라 했다. 자치단체를 망사로 끝내서야 되겠는가. 지방 의회와 주민대표들로부터 철저한 사전 검증 장치 , 곧 인사청문회의 도입은 그래서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임경탁(편집국 부국장)

  • 오피니언
  • 임경탁
  • 2002.08.31 23:02

[데스크창] 지역이벤트 이대로 좋은가

민선 이후 자치단체마다 축제 영화제 박람회 연극제 등 이벤트행사를 경쟁적으로 열고 있다. 자치단체 수는 2백32개인데 이러한 지역 이벤트행사가 전국적으로 8백개를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니 가히 이벤트공화국이라고 할만하다.이벤트 숫자도 관심을 끌지만 게중에는 왠 ‘세계적’이벤트가 많은지 놀라게 된다. 국제꽃박람회(안면도) 세계동굴박람회(삼척)라든가 세계도자기축제(이천) 국제섬유박람회(대구) 국제탈춤페스티벌(안동) 국제연극제(거창) 세계섬문화축제(제주도) 국제공예비엔날레(청주) 세계음식문화 큰 잔치(순천) 세계불꽃축제(서울) 국제애니타운페스티벌(춘천) 등 열거하기에도 숨이 찰 지경이다. 전주 세계소리축제도 빠질세라 이 대열에 들어있다. 조그마한 나라에서 국제영화제를 여는 곳만 해도 부산 부천 전주 등 세곳이나 된다. 우리나라는 ‘이벤트공화국’내용과 규모가 세계적이라면 합당하겠으나 개념만 세계적이라면 사기이다. 이왕 할 바에는 카테고리를 넓히는 게 좋다는 식으로 ‘세계’를 끌어들인다면 조잡한 사대주의적 발상일 것이고, 한술 더 떠 구색을 갖추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검증되지도 않은 해외의 이벤트팀을 불러들인다면 주민을 우롱하는 것이다.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십억원의 주민혈세를 쏟아부으면서 자치단체가 이벤트를 여는 까닭은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이익기회를 창출하며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지역을 홍보함으로써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인근 지역에서 축제행사를 열기 때문에 우리 지역에서도 개최한다는 수평적 발상, 지난해 개최했기 때문에 올해도 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기획된다면 그 이벤트는 맹목이다. 상당수 이벤트들이 이 범주에 든다고 봐야 할 것이다민선 단체장들이 선거를 겨냥한 치적과시용 또는 전시적 이벤트가 마련되는 경우도 있다. 박정희 대통령처럼 역사적으로 쇼비니즘을 수단으로 이벤트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는데 혹여 이런 생각에 이벤트를 연다면 벼락을 맞을 일이다. 어찌됐든 지역 이벤트시대는 이미 개막돼 있다. 그러나 이제 경쟁력이 없는 이벤트는 과감히 구조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축제이벤트는 지역의 문화전통이 깃든 지역문화의 결집체이자 지역문화를 가장 적절하게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다. 이같은 성격 또는 컨셉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주민연대 또는 지역이미지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구조조정해야 한다. 또 앙꼬없는 찐빵처럼 주민은 없고 주최측과 유관기관단체 사람들만 벅적거리는 이벤트 역시 페기처분돼야 한다. 이벤트는 일단 즐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발적 관객도 기대하기 어렵다. 용인 에버랜드에는 왜 사람이 많이 모이는가를 자문해 보면 해답이 나온다. 경쟁력 없는 이벤트 폐기돼야이벤트에 대한 평가도 객관화돼야 한다. 전문기관에 맡겨 객관적인 시각에서 평가가 이뤄져야 하고 최종 소비자인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효과측정도 뒤따라야 한다. 앙케이트 용지를 참가자들에게 배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간판만 번지르한 이벤트는 이제 퇴출시키자. 세계는 커녕 전국 규모도 안되는 행사를 놓고 세계 축제라고 우길 일이 아니다. 초장부터 거창한 것 보다는 조그맣게 시작했지만 연륜이 쌓일 수록 빛이 나서 자연스럽게 세계적 축제가 되는 그런 이벤트문화를 우리지역에서부터 만들어가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02.08.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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