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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지만 왠지 허전하고 씁쓸하다. 12.3 비상계엄령 발동에 따른 충격파가 아직도 가시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날마다 계엄관련 소식이 잇달아 나오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총 쏘고 문 부수고 의원 끌어내라고 지시한 것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4.10 총선으로 여소야대정국이 만들어졌으면 그에 걸맞는 정치를 했어야 옳았다. 무작정 국정혼란을 민주당 탓으로 돌리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국민이 만들어 놓은 정치구도를 인위적으로 깨려고 비상계엄을 발동했지만 실패한 쿠데타라서 대통령부터 관련자 전원을 즉각 체포해서 법의 심판대위에 세워야 한다.

국민들은 그날밤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모두가 심장이 멎어서는 것 같이 놀랬고 155분만에 해제가 됐어도 놀란 가슴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그 이유는 45년전 전두환이 광주민주화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려고 계엄령을 발동, 국민들이 유혈사태의 참극을 두눈으로 똑똑하게 목도했기 때문이다.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총칼로 국민을 짓밟아 보려고 계엄령을 발동한 것은 독재자적 생각으로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어둠이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피와 땀으로 지켜냈고 발전시켰다. 출동한 장갑차를 가로막고 총부리를 겨누지 못하도록 한 것도 성숙한 시민의식의 승리였다. 지금 국회나 국민들이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초동 대처를 순발력 있게 잘한 것은 칭찬받을만 하다. 그 만큼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향상돼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국민들의 자부심이 한층 고양되었다. 전 세계인으로부터 K컬쳐에 대한 찬사가 쏟아져 나오는 것도 그냥 있는 일이 아니다. 그간 피땀 흘리며 가꿔 놓은 높은 교육수준과 문화적 토양이 그렇게 만들었다.

전북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민들도 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을 즉각 체포해서 구속시켜야 한다고 땅이 꺼져라고 외쳐댔다. 어린아이들까지도 부모와 함께 손에 손잡고 객사로 모여들어 순식간에 인산인해를 이뤘다.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정의의 큰 울림이 금세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갔다. 우리 전북인들은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의기와 충절로 나라를 지켜냈다. 동학정신이 우리 핏속에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지금은 그 누구도 역사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되돌려 놓을 수 없다.

문제는 경제다. 계엄 여파로 환율과 주가 유가가 너무 심하게 출렁거린다. 항상 서민들은 먹고 살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장난이 아니다. 코로나때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낸다. 엄동설한에 말라 비틀어진 풀 한포기마냥 생명력을 잃어 간다. 지금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가 편 갈라 싸우질 말고 나라의 안녕을 되찾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한덕수대통령권한대행을 찬성 192표로 탄핵시키고 최상목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대행의 대행을 맡지만 운신의 폭이 좁아 국정혼란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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