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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중반, 전국 연극계는 전북을 주목했다. 전국연극제에서 4년연속 수상을 기록하는 무서운 극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극단 ‘황토’. 1982년 창단된 이 극단은 85년부터 89년사이에 대통령상을 두번이나 수상하는 등 전국연극계를 놀라게 했다.이 극단은 전주에서도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연중 300일이나 공연하는, 저력을 보였다. 극단 황토를 창단했고, 지금 다시 황토 대표를 맡고 있는 박병도(47) 전주대 영상예술학부 연극과교수. 그의 왕성한 활동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인물을 다루는 작품은 잘해야 본전이라는데…. 정두영과 공동연출이나 다름없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기대됩니다.”그는 오는 11∼12일 공연할 황토의 ‘꿈꾸는 나라’ 책임연출을 맡았다. 월북작가며 또한 탈북작가이기도 한 극작가 함세덕의 이야기를 다뤘다. 김정수씨가 극본을 쓴 초연작이라 신경이 많이 쓰인다.창극작업도 하고 있다. 도립국악원 창극단이 12월 중순 올리는 ‘박씨전’ 연출을 맡았다. 국악원 창극단과는 8년여만에 하는 작업이다.대학에서 연극을 만나, 줄곧 연극판만 지킨 그는 사실주의를 바탕으로한 실험극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황토의 화려한 수상경력도 그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90년대초 한때 지역 연극판을 떠나 있었다. 그러던중 도립국악원의 창무극 ‘춘향전’을 연출하게 됐고, 이 인연으로 국악원 창극단 예술감독을 맡았다. 그의 영역이 창극으로까지 확대된 계기다.그는 춘향전 전막 전곡을 관현악곡으로 악보화해 국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악보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소리공연은 경쟁력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에서였다. 춘향전이 전곡을 악보화한 첫 작품이 됐다. 이후 그는 올리는 창극마다 악보화했다. “97년 국악원을 그만둔 후로는 창극단과 작업을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죠. 한때 몸담았던 단체인 만큼 애정도 각별합니다.”지난 7월부터 작품 각색과 편집을 시작한 이 작품은 객원단원까지 출연진이 100여명에 달하며, 관현악단이 연주를 맡는 대작이다.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나라를 구한 박씨부인 이야기가 광복60주년을 맡는 올해의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무용극 연출도 맡았다. 강명선현대무용단의 ‘한벽루연가’ 줄거리를 쓰고 있다. “무용작품에 극적 이미지를 잡는 것이지요. 연출 조력자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무용극연출은 이번이 세번째다.“저는 연극인입니다. 연극연출이 제가 서야할 자리죠. 지금 하는 작업들도 모두 연극인으로서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연극과 인연을 맺은지 올해로 27년이나 됐지만 그는 아직도 자신의 스타일을 자신있게 규정짓지 못한다. 그러나 연극에 대한 생각은 확고하다. “인간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재조망하는 것이 연극입니다. 작품에는 철학이 담겨야 하구요. 감동이 없는 예술은 무의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가와 관객을 소통하게 하는 것이 감동이니까요. 일상에서 맛보지 못하는 환타지를 주는 것도 연극의 역할입니다.”그는 작업을 하면서 자신을 객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단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균형있는 시각을 갖고 작품을 하라는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의 전통 한옥이 갈수록 사라져 주거한옥의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2일 전주시에 따르면 한옥마을에서 전통한옥이 가장 잘 보존된 풍남동 전통한옥지구 내 165가구 중에서 38.7%인 64가구가 매수청구를 제기해왔다.시는 지난 2003년부터 매수청구가 들어온 전통한옥을 매입, 각종 대규모 공공시설로 활용하고 있다.이에따라 대규모 전통한옥이 무리지어 있는 전주 한옥마을의 특수성이 갈수록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전주한옥마을은 경북안동이나 서울남산 한옥마을과 달리 주민들이 실제 생활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전통한옥이 사라지는 대신 대규모 공공시설이 들어섬으로써 타지역과 차별돼온 전통한옥의 주민생활상이 사라지고 있는 것.실제로 시는 타지역에서 볼수없는 주민생활상을 전주 한옥마을만의 관광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게다가 생활불편을 호소하는 해당 주민들의 매수청구요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전주 한옥마을이 최대 위기를 맞게됐다.시 관계자는 “매입한 전통한옥을 가능한 테마민박으로 활용하는 등 최대한 보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시는 해당주민이 매수청구를 요구할경우 관련심사를 벌여 평당 180-200만원정도씩 보상, 매입하고 있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20)씨가 다음달 세계적인 팝 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만(52)과 협연한다. 선천성 사지기형이라는 장애를 가진 이씨는 한 손에 두 개씩 네 손가락만 있고 무릎 아래로는 다리가 없다. 하지만 장애를 딛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해 왔다.이씨에게 음악적으로 영향을 준 사람은 바로 리처드 클레이더만. 클레이더만은 베토벤 이후 전세계에서 피아노를 가장 대중화시킨 인물로 1978년 데뷔 이후 2200만장이라는 경이적인 앨범 판매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씨는 어린시절 클레이더만이 연주하는 ‘아드린을 위한 발라드’에 매료됐고 그의 내한공연이 있을 때면 빠짐없이 관람했다.“클레이더만 아저씨의 ‘아드린을 위한 발라드’를 듣게 된 것은 제 삶의 선물이자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우연히 들었지만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워오던 제게 큰 힘이 됐거든요. 늘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고 꿈꿔왔지만 같이 연주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이번 협연은 이씨가 방송을 통해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로 리처드 클레이더만을 거론하자 국내 공연 기획사측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이씨의 이야기를 들은 클레이더만은 “피아노를 왜 연주해야 하는지 알겠다”고 밝혔다고. 공연은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우던 이씨가 클레이더만에게 편지를 보내고 마침내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로 꾸며진다. ‘희아의 꿈’ ‘리처드 아저씨가 희아에게 바치는 희망의 연주’ ‘열 네 손가락을 위한 발라드’ 등 3부로 진행되며 이씨와 클레이더만은 ‘코시코스의 우편마차’와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등을 함께 연주한다. 이씨는 이번 무대에서 클레이더만의 연주에 맞춰 흑인 영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를 예정이다. 어릴적부터 워낙 노래를 좋아한 이씨는 앞으로 팝페라 가수로도 활동하는 꿈을 갖고 있다. 공연은 12월 9∼10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과 11일 대구 오페라하우스 등 3차례 열린다.
속보=‘2005국제문화관광상품 엑스포’ 수상자 선정과 관련(본보 3일자 1면, 6면), 실질적으로 행사를 주도해온 집행위원회와 당사자가 명쾌한 해명에 나서지 않아 대상작 을 둘러싼 의혹과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전북권대학생전통문화상품디자인대전’ 대상 수상작가 왜 수상을 거부했으며, 본인 작품이 아니라면 누구 작품인지, 수상 작가가 뒤늦게 수상을 거부한 배경 등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대상작, 과연 누구의 작품인가.엑스포에는 대상 수상작가 개인 이름으로 작품이 접수됐다. 그러나 정작 대상을 수상한 당사자는 ‘본인의 작품이냐’는 질문에 ‘답하기 곤란하다’ ‘나중에 말하겠다’고 답변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자신의 작품이라면 왜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작품의 출처를 놓고 다양한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주)천년한지테크가 전주대 대학원생들이 공동작업을 하는 곳이며, 대학원생들이 공동으로 만든 제품이 엑스포에 상당수 개인 이름으로 출품됐다는 설과 함께, 심사 과정에서 상의 등급이 나뉘면서 대학원생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다는 이야기가 그 하나다. 또 올해 처음 만들어진 ‘전북권대학생전통문화상품디자인대전’에 접수된 작품 수가 기대에 못 미치자 행사 관계자가 응모작 수를 늘리기 위해 제자들의 이름을 빌렸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대상작가 왜 뒤늦게 수상 거부했나오영택 총괄집행위원장은 대상 수상자가 선정 소식을 듣고 공식 발표일인 10월 25일 이전에 수상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주대가 지난달 25일 발송, 26일 보도를 요청한 보도자료에도 대상 수상작가의 이름이 명시돼 있었다. 또한 입상작 전시가 시작된 30일에도 대상작이 전시돼 있었다. 수상작가의 수상 거부 의사를 집행위에서 수용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집행위원장의 거짓인지 불분명하다.대상 작가가 생각보다 큰 상을 받은 것에 대한 부담 때문에 수상을 거부하게 됐다는 수상거부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공모작 출품작가가 대상을 바라보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누가 주도했을까대상작품이 수상작가의 작품이 아니라면 누가 어떻게 작품을 출품시켰는지 주도세력에 의문점이 생긴다. 본지 취재 결과 대상 수상작인 한지넥타이 뒷쪽에 집행위원장이 대표로 있는 (주)천년한지테크 상표가 붙어있는 것으로 확인돼 일단 집행위원장에 의혹의 시선이 쏠린다.이에 대해 오위원장은 자신이 심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자사 제품의 출품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배후 조종 혹은 주도 인물이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 국제문화관광상품엑스포는 어떤 대회2003년 시작한 대한민국문화관광상품대전이 모태가 된 이 대회는 올해 3개 공모전, 한지포럼 등 3개 포럼, 문화 이벤트 행사를 묶어 ‘국제문화관광상품엑스포’라는 이름을 붙였다.대회 주관은 공모전을 포함, 행사 총괄조직으로 구성된 엑스포조직위원회(위원장 이남식 전주대 총장)와 전주대 누리사업 추진단인 전통문화컨텐츠 X-edu사업단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대회에 7500만원의 지방비(전북도 4000만원, 전주시 3000만원)가 지원됐으며, 공모전 시상금으로 5300만원이 걸렸다. 대한민국문화관광상품대전 대상에 1000만원, 한지공예산업디자인대전 대상에 500만원, 전북권대학생전통문화상품디자인대전 대상에 300만원의 상금이 각각 주어진다.
지난 2일 낮 1시, 나운3동 제 3투표구 투표소. 아파트 밀집지역이어서인지 유난히 젊은 부부들이 눈에 많이 띠는 투표소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젊은 아빠 이병학씨(34)를 만났다. 워낙 방폐장 유치 찬성쪽이 대세였던터여서 그 역시 찬성쪽에 손을 들지 않았을까 싶었다. “반대표를 찍었습니다. 결정하는데 고민이 많았지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보니 반대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의외의 대답이었다.사실 그는 찬성쪽에 있었다. 방폐장 시설이 안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민투표 과정에서 불거지는 관권선거의 실상을 경험하면서 생각을 바꾸었다. “주민투표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안겨줄수 있을지 암담하고 착잡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식의 인식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이상, 경제적으로 조금 잘살고 못사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아이들에게 진정한 민주주의의 의미와 가치가 지켜지는 사회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그가 반대표를 행사했던 이유다. 또 한사람. 역시 딸과 함께 투표소에 나온 박미경씨(33). “저는 찬성했어요. 우리 아이들이 좀더 잘살수 있는 미래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서죠. 방폐장이 유치되면 군산이 정말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애요.” 반대쪽에 선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망설임없이 곧바로 답이 돌아왔다. “서로 생각이 다른 것 뿐이죠. 각자 잘사는 것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가 아닐까요. 어쨋튼 소수의 의견도 존중되어야죠.”그는 투표 결과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방폐장 유치를 두고 찬성과 반대 입장이 첨예하게 갈라섰지만 어느쪽으로 결정되든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만약 실패할 경우 찬성 여론이 높았던 만큼 지역사회의 좌절과 상처로 갈등이 더 깊어질 것을 우려했더니 이렇게 답해줬다. “유치되면 좋겠지만 만약 실패한다고해도 그렇게 심하게 좌절하고 상처 받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섭섭은 하겠지만 그것이 우리 삶의 전부가 아니거든요. 아마 많은 시민들이 저와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요.”입장은 서로 달랐지만 이들이 선택한 기준은 결국 ‘아이들을 위한 미래’였다.
‘위대한 군산시민의 저력에 감사드립니다-군산시’.거리를 뒤덮었던 플래카드는 대신 시내 주요 지점에는 차분한 어조의 플래카드 몇개만이 걸려 있었다.평소처럼 출근길 시민들은 분주했고, 공무원들은 애써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역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상실감도 커보였다. 그러나 이미 부안갈등을 지켜본 시민들은 ‘실망감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자’며 마음을 다잡았다.택시기사 전종옥씨(54·군산시 구암동)는 “군산발전의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 반대한 시민들은 군산의 현실을 너무 모른 것 아니냐”며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찬성활동을 해온 관계자는 반대측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언제까지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사람들에게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가하면 반대활동에 나섰던 단체 등에 대한 노골적인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지역내 정치인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자영업을 하는 김영신씨(46·여·군산시 경암동)는 “대다수 주민들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도의원 등은 어정쩡한 입장속에서 눈치만 봤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표로 심판할 것이다”고 말했다.방폐장 유치를 통한 지역발전에 높은 기대를 걸었던 시민들은 그만큼 실망도 컸다. 대학생 박지애씨(23·군장대 관광경영학과 2)는 “졸업후 고향에 살고 싶지만 일자리가 없어 모두들 군산을 등지고 있다”며 “방폐장 유치에 상당한 기대를 했지만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경주의 원전 지원특별금 등 미묘한 시기의 정부 결정은 군산지역 유치에 어려움을 줬다”며 “그러나 높은 찬성율을 보인 군산시민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이런 상실감이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지역의 분위기를 더욱 가라앉히진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도 있다.회사원 박정기씨(34·군산시 소룡동)는 “84%라는 기록적인 찬성율에도 탈락하면서 ‘군산은 안된다’는 자조섞인 말도 나오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격려하고, 아픔을 보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정을 자극하는 보도 대신 주민간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주영건설 황인수대표(45)는 “비록 실패했지만 반대측 의견도 존중돼야 한다”며 “경이적인 찬성율을 보인 군산시민의 힘을 모아 그 역량을 지역현안에 다시 열정을 모으자”고 말했다. 실망과 좌절 속에서도 시민들은 한결같이 ‘주민갈등 치유’에 대한 열망을 얘기했다. 이미 부안에서 겪은 상처와 아픔을 봐왔던 시민들은 ‘제2의 부안’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정부와 지도층의 빠른 치유책 마련을 요구했다.
속보=‘2005국제문화관광상품 엑스포’ 대상작이 수상자 본인 작품이 아닌 것으로 알려진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에 이어(본보 3일자 1면, 6면) 한지공예 디자인 공모전서도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는 등 공모전의 공신력에 문제를 제기하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공모대전 3개 분야 중 올해 신설된 ‘대한민국한지공예산업디자인대전’ 대상 수상자가 이대회 운영위원장의 친인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되고 있는 수상자는 ‘십장생 의걸이장’을 공동으로 출품, 대상을 차지한 유모씨와 김모씨. 유씨는 운영위원장의 시조카이며, 김씨는 운영위원장을 도와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작품성을 떠나 공모전을 주관한 운영위원장의 지인들이 작품을 출품하고 대상을 수상한 것 자체가 공모전 신뢰성을 의심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대상 수상작 이외에도 엑스포 관계자들과 관련된 작가들의 출품작이 이번 공모전에서 상당수 입상한 것으로 전해져 복마전 대회라는 의혹을 낳고 있다.한 공예인은 “수천만원의 지방비가 지원된 공모전이 ‘집안잔치’대회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공예인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05국제문화관광상품 엑스포’ 시상식이 4일 오후 3시 전주코아리베라호텔 백제홀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집행위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침묵.하룻밤을 사이에 두고,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시가지를 뒤덮었던 수천장의 현수막은 모습을 감추었다. 극렬한 구호 대신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현수막이 내걸린 거리. 오랫만에 만나는 풍경이다. 62일동안의 치열했던 행군은 이제 끝이 났다. 방폐장 찬성과 반대의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끓어오르지만 더이상 전진의 길은 없어 보인다. 거칠 것없이 밀려온 강물이 댐에 막혀 방향을 잃은 모습이다. 갇힌 강물은 스스로 기다리는 인내의 힘을 길러야 한다. 고여있는 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정하고 위로하며 다시 흐를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찾아야 한다. 군산은 지금 그 갈림길에 놓여 있다.
“주민갈등을 낳은 1차적 원인규명이 필요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객관적인 정보제공과 민주적인 과정이 생략된 채 지역간 경쟁을 부추긴 주민투표는 정부에 1차적 책임이 있지요.”방폐장 유치 반대측으로 활동해온 ‘군산핵폐기장반대범시민대책위’ 상임공동대표 김홍중대표(42).김대표는 투표활동 동안의 갖가지 불법부정 등에 대한 책임의 상당부분이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투표 이후의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불법부정’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원인규명이 돼야 하며 이럴 때만이 진정한 의미의 주민화합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주민투표 원천무효와 책임자처벌 등에 대해서는 다른 지역과의 연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공무원 개개인의 불법적 사례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는 책임있는 사람들의 진정한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정부에 지역갈등 해소책, 주민투표법 폐기’등을 주장한 바있다. 반대활동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개인적인 위협은 물론 도덕적, 개인적인 흠집에도 상처를 입었다는 말도 털어 놓았다. 그는 화합의 조건과 환경이 조성되는대로 주민화합을 위한 행사 등을 적극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토록 소망했던 3대 국책사업의 유치가 아깝게 좌절됐습니다.”박양일 군산 국책사업추진단 이사장은 지역발전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비록 유치에 실패했지만 주민투표에서 84.4% 찬성이라는 결과를 보인 것은 많은 시민들이 진실로 군산발전을 염원하고 자녀의 앞날을 걱정하는 마음이 컸다는 것을 증명해준 예”라고 박이사장은 덧붙였다.그에게 이번 주민투표는 군산시민들의 애향심이 그대로 발휘된 현장으로 안겨졌다. 그는 “찬·반운동을 해온 모든 사람들이 결국은 군산을 위하는 마음이었다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면서도 “끝내 아쉬움을 묻어두지는 못했다. “경주 신월성 원전 2기의 갑작스런 승인으로 700억원의 자금을 쓸수 있도록 한 점, 선관위가 반대단체의 기형태아사진이 허위임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진이 게재된 주민투표공보를 그대로 발송한 점등 정부의 무원칙과 불공평한 행위는 시민들의 3대 국책사업유치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었습니다.”방폐장 유치경쟁이 끝난 지금, 그는 허탈하지만 이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이제 그동안의 과정은 훌훌 털어 버리고 진정 군산을 위하는 마음으로 다시 힘을 합하는 일이 중요합니다.”그는 화합과 진정한 군산 발전을 위한 일을 다시 챙기는 일에 나설 생각이다.
62일 밤낮. 2003년과 2004년 신시도와 어청도에 대한 논의까지를 포함한다면 군산방폐장의 기록은 더 길어진다. 시민 10명 중 7명이 투표에 참여하고, 그 가운데 10명중 8명이 넘게 유치를 희망한 방폐장은 이제 군산지역에 ‘갈등치유’만을 남기고 역사속 기록으로 남게됐다. 산자부에 방폐장 유치신청을 한 8월31일 이후 62일동안의 기록을 되짚어봤다.군산지역 방폐장이 거론된 것은 2003년 6월초. 강근호 당시 군산시장이 방폐장 유치를 희망하면서 시작된 첫 논의는 한달여만에 ‘부지적합성’이 문제가 되면서 끝이 났다. 1년여가 지난 지난해 9월, 다시 어청도가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이 역시 진전되지 못한채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비응도’가 부상한 것은 지난 연초. 행정을 중심으로 물밑작업이 진행되면서 ‘비응도’가 새로운 부지로 떠올랐다. 공무원이 중심이 된 ‘원자력을 알고 사랑하는 모임’이 결성되고 민간차원의 단체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원전 견학과 함께 방폐장의 안전성을 알리는 이른바 ‘풀뿌리 홍보’가 시작된 것도 이 즈음이다.본격적인 유치 추진이 궤도에 오른 것은 7월18일 군산시의회의 방폐장 유치동의안 통과가 기점이 됐다. 18대8로 통과 이후 열린우리당 소속 유보입장의 시의원들이 ‘유치 찬성’ 당론에 따라 찬성활동이 무게를 갖게 됐다.군산시는 8월 29일 산업자원부에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유치신청서를 제출, 경북 경주 포항 영덕과 함께 유치경쟁에 들어갔다.유치신청을 기점으로 찬성과 반대 양측의 두달여동안의 찬성과 반대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유치를 희망하는 각 사회단체의 성명과 결의가 하루에도 2∼3건씩 발표되는가하면 반대측 역시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농민회, 시민사회단체 등이 결속됐다.9월 14일 전북도와 군산시는 방폐장 유치시 정부의 특별지원금과는 별도로 300억원 지원과 해당 지역의 농산물 전량수매 등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9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찬성과 반대 양측의 고소와 고발 등이 잇따르면서 과열양상이 시작됐다. 10월4일에는 주민투표법에 따라 주민투표 일정 등이 공고되고 공식적인 투표활동이 시작됐다. 10월8일까지 부재자신고를 마감한 결과, 군산지역은 전체 유권자의 39.3%가 부재자 신청을 했다. 부재자신고요건이 완화되고, 찬성측의 적극적인 독려로 이루어진 기록적인 수치였다. 높은 부재자 신고율은 반대측을 자극, ‘관권개입’ 논란이 제기되면서 반대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0월 6일에는 반대측이 일본 방폐장 로카쇼무라 지역 시의원을 초청해 ‘방폐장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으나 이튿날 한수원이 이에 대한 반박자료를 내면서 다시 논란이 일었다.정부의 ‘불공정한 편들기說’이 제기된 것은 10월초. 공식적인 문제제기는 송웅재 군산시장 권한대행이 가진 10일 기자회견이었다. 송대행은 경주 원전 증설 승인과 이에 따른 특별지원금 지원 결정 등은 정부의 편들기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정부 편들기 여론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플래카드 게첨으로 확대됐다. 문구는 더욱 자극적으로 변해갔고, 노골적이고 감정적인 내용들이 추가됐다.또다른 쟁점은 투표공보의 반대측 사진으로 불거졌다. 찬성측의 이의제기로 선관위가 10월18일 ‘기형태아 사진-허위’라는 결정을 내린 것. 그러나 선관위는 ‘허위사실이지만 공보에서 삭제하긴 어렵다’는 상식밖의 결정으로 찬반 양측 모두에게 비난을 받았다.지난달 24일, 민감한 시기에 ‘직도사격장 군산 설치’가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정부 편들기’여론은 한층 심화됐다. 국방부가 즉각 해명했지만 여파는 찬성측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부재자 투표가 시작된 25일부터는 공무원 개입에 대한 반대측의 감시활동이 강화됐다. 투표를 이틀 앞둔 31일에는 대규모 집회와 강현욱지사의 눈물 호소도 있었다.2일 투표가 끝났다. 개표결과 군산은 결국 압도적인 찬성율에도 불구하고 경주 찬성율을 넘지 못한 채 유치에 실패했다. 2003년 6월에 시작된 군산의 방폐장 역사는 이렇게 막을 내리고 있다.
△40살까지 못해본 남자(감독 주드 아패토우·풀연 스티브 캐럴)바른생활 사나이 앤디는 마흔이 넘도록 성경험이 없는 숫총각이다. 이제부터 친구들은 앤디의 총각딱지떼기 작전에 ‘올인’한다. 섹스를 소재로 유쾌한 상상력으로 일관하지만 제목과는 달리 그리 야하지 않다. 중년버전의 ‘아메리칸파이’라고 할까. 18세 관람가.△스테이(감독 마크 포스터·출연 이완맥그리거)정신과 의사 샘은 ‘자살하겠다’며 갑자기 떠난 정신분열환자를 뒤쫓으면서 초현실적인 환상과 악몽이 반복된다. ‘스테이’는 혼돈의 영화다.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데자부를 앞세워 관객들에게 ‘정교한 퍼즐맞추기’를 종용한다. 지적인 스릴러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기대할 만한다. 15세관람가.△골!(감독 대니 캐넌·출연 쿠노 베커)멕시코계 가난한 미국소년이 영국의 프리미리그에서 성공을 거두는 과정을 그린다. 베컴과 지단, 라울 등 축구월드스타들이 깜짝출연한다. 12세 관람가.오로라공주(감독 방은진/출연 엄정화 문성근)=여감독의 잔혹한 복수극…조금 어색한 이유는 뭘까.레전드 오브 조로(감독 마틴 캠벨/출연 캐서린제타존스)=조로 보단 자꾸 캐서린 제타 존스에 눈길이….퍼펙트 웨딩(감독 로버트 루케틱/출연 제니퍼 로페즈)=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부갈등은 영원한 숙제!야수와 미녀(감독 이계벽/출연 류승범 신민아)=추남도 예쁜여자를 만날 권리가 있다.오픈 레인지(감독 케빈 코스트너·출연 케빈코스트너 로버트듀발/액션)= 내리막 걷는 케빈 코스트너, ‘늑대와 춤을’의 향수에 젖어있는 듯.베니스의 상인(감독 마이클레드포드·출연 알파치노 제레미아이언스/드라마)=오랜만에 만나는 르네상스화첩같은 고전.트랜스포터 엑스트림(감독 루이스 레테리어·출연 제이슨스타뎀·액션)= 뤽베송사단의 초국적 액션미학…홍콩영화와 헐리우드액션의 잡종?새드무비(감독 권종관·출연 정우성 임수정·멜로)=네가지 사랑의 2% 부족한 이별내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감독 민규동/주연 황정민 엄정화/멜로)=설레는 사랑의 시작은 무슨색일까…충무로의 기획영화란 바로 이런 것!너는 내 운명(감독 박진표/출연 전도연 황정민/멜로)=황정민연기, 참! 맛깔스럽다.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감독 정용기/출연 신현준 김원희 김수미/코미디)=“오렌지가 영어로 뭔질알어? 썬키스트여∼”
페넬로페 크루즈는 스페인출신의 여배우라기 보단, 미남스타 톰크루즈의 한때의 연인으로 알려져있다. 톰크루즈와 결별하고 헐리우드영화 ‘사하라’에 출연했지만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줬다. 상당수 개성넘치는 유럽의 여배우들이 헐리우드시스템에 의해 망가진 것처럼, 페넬로페도 그런 전철을 밟았기 때문일게다.하지만 페넬로페는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 호흡을 맞추는 등 유럽권에서는 천의 얼굴을 가진 여배우다.4일부터 예술영화전용관인 아카데미아트홀에서 상영되는 이탈리아영화 ‘빨간구두’에서 페넬로페 크루즈는 자신만의 매력을 마음껏 과시한다.진한 화장과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뻐드렁니에 추한 웃음을 지으며 집시 음악에 맞춰 막춤을 춘다.잡초처럼 살아온 집시여자 이탈리아(페넬로페 크루즈)는 유부남 외과의사와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아름답지 않다. 아니, 잔인하다. 이 유부남은 매력적인 부인과 천박한 집시여자을 오가며 불륜을 일삼는다. 집시여자와의 관계는,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지만 결국은 사랑으로 바뀐다. 장대비가 퍼붓는 골목길에서 두 남녀가 나누는 정사는 노골적이지만 고통스럽고 슬프다. 남자는 이탈리아가 싸준 빵을 임신한 아내에게 주고, 아내와 함께 간 바닷가 백사장에 ‘난 한 여자(이탈리아)를 강간했다’고 적어놓을 만큼 잔인하다. 남자가 여자에게 해준 유일한 선물은 빨간구두. ‘빨간구두’는 남자의 시각으로 새겨진 불륜보고서다.세르지오 카스텔리토 감독이 주연까지 맡았다. 감독의 부인이자 소설가인 마가렛 마잔티나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소설이 원작. 그래서인지 영화에서 마음속을 울리는 대사들이 적지않다.“사랑하는 사람은 늘 곁에 있는 거야. 서로 만나기 전부터” 18세 관람가.
클레이애니메이션 또는 스톱모션애니메이션(이하 점토애니)은 장인정신의 산물이다. 점토애니 작업은 더디고 뻣뻣하기 때문이다. 인내심한계의 시험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찰흙인형을 1㎜씩 움직여 사직을 찍고 그 사진을 이어붙여 영화로 만든다. 1초에 24프레임이 필요한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꼬박 하루 12시간을 작업해도 고작 1∼2초 남짓한 분량을 건질 수 있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선 점토애니만큼 따뜻하고 정겨운 게 없다. 입체감이나 질감은 3D나 셀에니메이션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된다.공교롭게도 이번주엔 점토애니 2편이 나란히 개봉한다. ‘애니메이션은 애들용’이라고 치부하기엔, 상상력이나 스토리가 실사영화를 뺨친다. 2편 모두 깐깐한 작업을 거친 만큼 제작기간이 10년안팎이다. 이 가운데서도 ‘유령신부’는 악동감독 팀버튼 특유의 재치와 능청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굳이 구분하자면 ‘유령신부’는 어른용, ‘월레스와 그로밋-거대토끼의 저주’는 가족용이다.△유령신부(감독 팀버튼·목소리 조니 뎁 헬레나 본햄 카터)졸부집안인 반 도르트일가와 가난한 세습귀족인 에버글롯 일가가 사돈을 맺기로 한다. 반도르트의 아들 빅터와 에버글롯가의 딸 빅토리아는 결혼식 리허설에서 처음 만나지만 서로에게 불꽃이 튀긴다. 숲속에서 결혼식예행연습을 하던 빅터는 무심코 나뭇가지에 결혼반지를 끼우는데, 이게 실수였다. 하필이면 이 나뭇가지는 결혼을 앞두고 억울하게 죽은 신부의 손가락. 땅을 헤치고 솟아난 처녀귀신은 빅터를 자신의 남편이라고 주장하고 유령세계로 데려간다. 빅토리아도 호락호락 유령에게 신랑을 빼앗기진 않겠다고 벼른다. 한 남자-살아있는 여자-죽은 여자간의 삼각관계가 갈수록 꼬여간다.‘유령신부’는 딱 ‘팀버튼표’영화다. 중세유럽의 고딕양식을 배경삼아 약간은 괴기스러우면서도 유쾌하고 진지하다. 무엇보다 넘치는 상상력이 관객들의 시선을 묶어둔다. 마치 ‘크리스마스악몽’‘슬리피할로우’‘빅피쉬’ 등 자신의 필모그래프를 뭉뚱그려놓은 것처럼, 팀버튼식 코드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러시아의 민담을 원작으로 삼았다지만, 제법 의미심장한 복선과 장치가 수두룩하다. 유령들이 사는 지하세계는 밝고 활기가 넘치지만 인간세계는 칙칙하고 우울하다. 눈알에서 벌레가 나오고 뼈가 드러나는 앙상한 모습의 처녀귀신은 인간 신부보다 더 섹시해 보인다. 아마도 팀버튼은 탐욕으로 일그러진 세상을 조롱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이승에서의 인연을 마무리한 유령신부가 수만마리의 나비로 ‘우화’하는 엔딩씬은 팀버튼의 화두이기도 하다. 시체와 구더기가 난무하지만, 영화를 관통하는 정서는 ‘사랑’이라는 점을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팀버튼의 단짝인 조니뎁과 헬레나 본햄 카터(팀버튼의 부인)이 목소리연기를 맡아 팀버튼영화의 방점을 찍었다. 영화의 백미라면 “죽음은 두렵지않다. 사는게 더 겁난다”는 대사. 역설적으로 살아있음을 감사해야하지 않을까.△월래스와 그로밋-거대토끼의 저주(감독 스티브 박스 닉 파크·목소리 헬레나 본햄 카터)영국이라면 ‘보수’‘전통’ 등이 먼저 떠오르지만 영국문화만큼은 예외다. 넘치는 상상력에 풍자과 유머가 풍성하다. 헐리우드도 대변되는 미국문화도 자양분은 영국에서 얻는다. 영국의 대표적인 점토애니 명가인 아드만스튜디오가 영국적 상상력으로 토해낸 최근작이 ‘월래스와 그로밋’이다. 지난 97년 국내에서도 개봉됐던 단편 3부작을 9년만에 장편으로 내놓은 ‘월래스와…’는 항상 실수투성이인 발명가 월래스와 주인의 해결사인 충견 그로밋이 영국시골마을을 위협하는 거대토끼를 체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월래스와…’의 미덕은 영국식의 점잖으면서도 신선한 유머.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아냈으면서도 식상하지 않다. 여기에 작업자의 지문이 묻어날 만큼 인형들의 표정들이 부드러운면서도 정교해 ‘왜 전세계 관객들이 이 영화에 열광했나’를 공감케 한다. 실리콘인형이 출연하는 ‘유령신부’와는 달리 ‘월래스와…’는 100% 점토인형으로 손맛을 살렸다. 아드만-드림웍스의 합작이라는 사실을 강변하기라도 하듯, 본 상영에 앞서 3D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건달펭귄들이 ‘마다가스카 펭귄들의 크리스마스미션’으로 10분간 깜짝출연한다. 헬레나 본햄 카터가 ‘유령신부’에 이어 ‘월래스와…’도 목소리연기에 나선다.
△감독 박흥식·출연 문소리 이재응교복자유화 이전에 교복을 입어본 관객이라며 영화를 보면서 ‘어! 내얘기네’하겠다. 사춘기의 자녀를 둔 가장이라면 더욱 그렇겠다. 그시절, 깜빡 잊고 두고온 도시락을 들고 학교에 오신, 화장기없는 어머니를 보기가 부끄러웠는지. 그때의 어머니는 누구나 억척스럽게 사셨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때의 어머니’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는걸 알게 된다.빛바랜 70년대말, 중학교 1학년 광호의 천적은 화장품 외판원인 엄마 말순씨다. 광호는 눈썹도 없고 교양도 없는 엄마가 싫다. 하지만 향긋한 비누냄새가 가시지 않는 옆방누나만 보면 가슴이 콩닥거리다. 소년은 차츰 이별에 익숙해진다. 대통령도 떠나고, 옆집누나도 ‘광주에 큰일이 나’ 고향으로 떠나고, 중동으로 돈벌러간 아빠는 소식이 없다.‘사랑해 말순씨’는 성장영화이자, 복고영화다. 어른으로 커가면서 소중한 것들을 잊어야한다는 사실을 새삼 강조한다. 섬세한 시대묘사에 실어 누구나 공감하는 세상의 쓴맛과 단맛을 골고루 나눠준다. ‘효자동이발사’에 이어 문소리와 이재응이 다시 모자지간이 된다. 문소리는 잡초처럼 억세면서도 천연덕스러운 주책녀 연기를 뽐낸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인어공주’로 특유의 섬세한 시선을 보여줬던 박흥식 감독의 세번째 작품. 감독은 70∼80년대의 느낌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전주를 이잡듯 뒤져서 촬영을 마쳤다고 했다. 12세 관람가.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세노야'라는 제목의 이 시는 얼마 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고은시인이 지은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하지만 하제포구주변 군산 옥구 앞바다에서 뱃사람들이 멸치잡이를 할 때 부르는 흥겨운 앞 소리 `세노야'를 소재 삼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게다. 고은시인은 하제포구 주변마을인 지금의 군산시 미룡동인 옛 옥구군 미면(米面)에서 태어났다.하제포구에는 현재 멸치잡이배가 없다. 새만금사업이 시작되면서 50척의 폐선들만이 소금기 머금은 갯바람을 맞으며 정박해있을 뿐이다.그러나 해가질 무렵 하늘 나지막이 감싸도는 낙조가 또다른 볼거리다. 시인이 고향땅의 아룸다움으로 노래했던 멸치잡이배를 서해낙조가 채워주고 있는 셈.주변바다를 온통 시뻘건 물감으로 물들이는 하제낙조는 서해안에서도 최고명물로 손꼽히고 있다. 더구나 요즘같은 초겨울이면 쌀쌀한 바닷기운이 겹치면서 묘한운치를 건네준다.여기에 유유자적 하늘을 나는 갈매기떼 하제낙조의 품격을 더해준다. 수만여마리씩 떼지어다니는 도요새무리까지 낙조중심에 걸터앉으면 한폭의 그림이고 수채화다.하제포구에서는 또, 수평성끝에 걸려있는 고군산열도의 정수리를 보는것도 장관이다. 날만 좋으면 하제포구 끝에서 야미도, 신시도, 장자도까지 어렵지않게 관망할수 있다.지금 하제포구에는 고은시인을 흔들었던 멸치잡이배는 사라졌다. 하지만 서해바다를 벌겋게 달궈놓는 서내낙조가 또하나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은 손짓하고 있다.먹거리 - 자연산 꽃게무침, 잊을 수 없는 맛하제포구의 묘미중 빼놓을수 없는것은 갓 잡아올린 어폐류를 맛보는 재미다. 예전만 못하지만 피조개에서 백합, 꽃게, 대하, 노랑조개 등을 보다싼 가격에 맛볼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포구초입에 들어서면 'OO수산' 등 각종 수산물 도매가게와 횟집이 반긴다. 자연산을 판매하는 수산물가계의 경우 요즘제철인 대하가 1kg에 2만원정도. 또 백합은 kg당 4000원에서 5000원선이며, 꽃게는 kg당 2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도시지역 수산물 도매센터보다 조금 싼가격이지만 일단 자연산을 마음놓고 먹을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더욱 풍성한 횟감을 즐기고 싶다면 각종횟집을 찾아가면된다. 대여섯개정도 자리잡은 이곳 횟집에서는 자연산 광어나 우럭을 kg당 6-7만원이면 먹을수 있다. 일명 '스끼다시'가 소라나 생합 등 해산물이라는 것도 하제포구 횟집만의 특징이다. 특히 하제포구의 먹거리로 꽃게무침을 빼놓을수 없다. 산 꽃게를 조각낸뒤 고추장과 고춧가루, 미나리, 파나 양파 등 가진양념에 버무린 꽃게무침은 한접시가 7만원(2마리정도)으로 다소 비싸지만 한번 맛본 사람들을 그 맛을 잊지 못할 정도다. 여기에서 부족한 사람이라면 자동차로 20분정도 달려 금강동 회집단지로 가면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각종 생선을 보다 풍성하게 먹을수 있다. 이곳에는 있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형횟집들이 즐비하다.
△ 제15회 군산서협전5일부터 11일까지 군산시민문화회관. 한국서예협회 군산지회의 열다섯번째 회원전.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성을 담아내려는 ‘법고창신’의 노력이 엿보인다. △ 청출어람을 꿈꾸며4일부터 16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 자수장 자운 강소애씨와 그의 제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옛 사람들이 늘 곁에 지니고 쓰던 유물들이 한 땀, 한 땀 인고의 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 정경숙 개인전4일부터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Bursting’을 주제로 한 서양화가 정경숙의 두번째 개인전. 의식적인 형상성을 배제하고 내면의 감정을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으로 쏟아냈다. △ 정인경 개인전4일부터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the Time’을 주제로 한 서양화가 정인경의 두번째 개인전. 의식 밖에 홀로 존재하는 시간을 의식 안으로 끌어들여왔다. △ 2005아트전5일부터 12일까지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이리 남여중고교학생미술연구회 동문들과 신입회원들이 여섯번째 아트전을 연다. 학창시절 미술로 맺었던 인연을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가는 전시. 미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살아있다. △ 제3회 네트워크 21세기8일까지 전주민촌아트센터. 3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작가들이 평면과 조각, 공예 등 다양한 장르로 만났다. 하나로 통합되는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멀티미디어적 메세지를 송출하겠다는 작가들의 의지가 나타나 있다.△ 신명식 개인전11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 ‘인식의 창-풍경vs풍경’을 주제로 한 서양화가 신명식 개인전. 인식의 부재와 이미지의 상실에서 오는 현상들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 제3회 청소년미술전5일부터 12일까지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익산 지역 청소년 미술동아리 연합전. 만경여고, 여산고, 원광고, 원광예술정보고, 이리여고, 이일여고, 전북기계공고, 전북제일고, 진경여고, 한별고, 함열여고 학생들이 참여했다.
해설판소리 김미정의 춘향가 4일 오후7시30분 전통문화센터 경업당전주전통문화센터 상설프로그램 해설이 있는 판소리 11월 무대는 전북도립국악원 교수와 단원들의 무대로 진행한다. 첫 주자는 판소리교수 김미정. 오정숙 이일주명창을 사사한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5호 춘향가이수자다. 춘향가 눈대목을 부른다.금관앙상블 정기연주회 5일 오후 7시 전북예술회관지난 2000년 결성된 J.KOREAN 금관앙상블 정기연주회. 클래식뿐 아니라 영화음악 동요 민요 등의 연주활동으로 관악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단체. 연주회에서는 파헬벨의 캐논과 오페라의유령 핑크팬더 메모리 등을 연주한다. 이광진·강필진(트럼펫), 정영찬(혼), 유연수(트럼본) 노윤배(튜바) 김정민(퍼커션)이 참여하고 있다. 연소희거문고독주회 6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명인홀전주시립국악단 상임수석 연소희의 두번째 거문고독주회. 영산회상의 ‘상령산’ ‘중령산’ ‘세령산’ ‘가락덜이’ ‘상현도드리’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에 ‘도드리’를 삽입하고, 천년만세라고 하는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를 덧붙여 연속 연주한다. 우석대와 목원대 음악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이오규 변성금 정대석을 사사했다.한벽극장 무료영화상영6일 오후 4시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전통문화센터가 11∼12월 두달동안 매주 일요일 오후 4시에 한벽극장에 개설하는 무료 상영관. 11월에는 미래에 관한 영화들을 모아, 12월에는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첫 작품은 SF영화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스탠리 큐브릭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다. 전북도 성가합창제7일 오후7시30분 전북대삼성문화회관전북도 교회음악지도자협의회가 주최하고 CBS전북방송이 후원하는 제10회 전북도 성가합창제. 산돌교회 김제제일교회 연세교회 전주팔복교회 희년교회 북문교회 전주화산교회 번성하는교회 성가대와 엠버서더합창단 아가페합창단 연합합창단이 참가해 ‘여호와는 위대하다’ ‘할렐루야 그때에’ 등을 연주한다.
민요는 서민들과 가장 밀착해 발생하고 계승된 생활문화의 한 형태다. 민요를 통해 지역과 시대의 삶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으며, 민족의 애환도 가늠할 수 있다.전주전통문화센터가 11월 일요풍류마당에 한국의 민요를 초대했다. 전라도 지역의 '남도민요'와 정선아리랑으로 대표되는 '강원도민요', 서울과 경기지방의 '경기민요', 황해도와 평안도지방의 '서도소리', 제주도에서 전승되는 '제주민요'를 선보인다.6일 오후 3시 놀이마당에서 공연하는 남도민요는 광주시립국극단 홍성덕단장의 소리로 들려준다. 기교가 많아 부르기 힘들다는 '육자배기'를 비롯해 다양한 남도민요를 공연한다.강원도민요(13일)는 강원도무형문화재 1호 정선아리랑 보유자 유영란선생의 무대로 꾸린다. 내용이 슬프고 가락이 애절한 정선아리랑의 맛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경기민요와 서도소리(20일)는 중요무형문화재 57호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선생의 소리로 전한다. 청아하고 음이 맑으며 서민적인 성향이 짙은 경기민요는 장단도 빨라 경쾌하다. 노랫가락 창부타령 이별가 청춘가 등을 부른다. 황해도와 평안도 등 서해안지역에서 불리는 서도소리는 구슬프다. 수심가 엮음수심가 난봉가 몽금포타령 등이 있는데, 가락이 남도의 육자배기와 쌍벽이 이룰만큼 독특하다. 제주민요(27일)는 중요무형문화재 95호 제주민요 전수조교 강문희의 소리다. 제주도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노동요와 외지에서 유입된 창노래를 들려준다. 노동요는 달구소리 맷돌노래 뱃노래 등을, 창노래는 산천초목 오돌또기 봉지가 등을 들려준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형식) 민속실이 달라졌다. 지난해부터 박물관학·민속학·전시·교육 관련 전문가들을 초빙해 자문회의를 진행, 1990년 개관 이후 장기간 변화가 없던 본관 민속실을 새로운 유물과 전시기법으로 개편한 것. 지난 6월 개편 작업에 착수, 전시실 공사와 유물 교체사업, 바닥과 벽지 교체공사가 진행됐다.개편된 민속실은 전북의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들이 주제별로 전시되고 있으며 타 박물관과 중복되는 모형물은 철거, 그 내용을 영상물로 제작해 전시실 입구에서 상영하고 있다.전시는 ‘전북의 민속영상물’ ‘전북인의 생업’ ‘한국인의 일생’ ‘남성의 생활공간’ ‘여성의 생활공간’ ‘전북의 인쇄와 출판문화’ ‘실용의 미학 민화’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전북인의 생업’과 ‘한국인의 일생’ ‘여성의 생활공간’ ‘전북의 인쇄와 출판문화’ ‘실용의 미학 민화’ 등은 이번 개편작업에서 새롭게 구성된 것.이 중 ‘전북의 인쇄와 출판문화’는 전주박물관이 처음 시도한 전시 주제로, 17세기 이후 인쇄와 출판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 전주를 조명해 출판을 위한 제반 여건인 각수와 한지, 출판인, 서점 등의 발달과 판매용 책인 한글 고대소설 등 방각본 탄생도 보여주고 있다. 최흥선 학예연구사는 “민속실 전시 개편의 필요성은 박물관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제기됐었다”며 “소장유물과 구입유물, 대여유물을 적극 활용해 전북의 생활문화를 다양하게 담아냈다”고 말했다.전주박물관은 현재 고고실 부분개편도 진행하고 있다.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