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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견본미술제 KAAF2004에 참여하는 서정배ㆍ황영주씨

올해로 7주년을 맞는 개인견본미술제 KAAF2004(Korean Affordable Art Fair)에 도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서정배씨(40)와 조각가 황영주씨(38)가 초대됐다. (24일까지 서울 공평아트센터)전시 주제는 ‘애(愛: Affection : Love & Favor)’. 자신의 내면상태를 들여다보고 있는 두 작가는 생명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언젠가부터 내 마음을 다루는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사람의 마음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마음을 다루는 작업은 형식만 달라질 뿐 계속 될 것 같습니다.”대학시절 부터 연작 시리즈 ‘심상’을 발표해 온 서씨는 이번 전시에서 ‘심상(心像)-내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토색적인 색을 통해 한국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서씨의 작품은 감성적인 성향의 서정적인 추상작업. 강렬한 색을 절제하고 갈색 톤과 백색을 주로 사용했다.원광대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 현재 부안중학교에 재직 중이다. “첫 개인전인 만큼 작품을 통해 강렬한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는 황씨는 ‘生成, 생명의 움직임’을 주목했다. “육체보다 정신적인, 내적인 분출을 통해 생명력을 말하고 싶었다”는 그는 동과 못, 나무 등을 이용해 인공과 자연과의 조화를 시도했다. 가느다라한 선의 연결과 솟아오르는 선의 방향성을 통해 역동하는 움직임과 생성을 나타냈다. 전주대와 전북대 대학원을 졸업, 전북조각회·전북현대조각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8.19 23:02

2004전주세계소리축제 홍보ㆍ마케팅 본격 시동

‘소리, 경계를 넘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2004전주세계소리축제(위원장 안숙선)가 개막을 50일 앞둔 이 달 27일 티켓발매를 시작하며, 올해 소리축제를 세상에 내보인다. 또 단기 인턴스탭 10여명 등이 새롭게 결합, 인력구성을 마무리하며 축제 준비도 힘을 모았다. 홍보예술단과 개막공연을 맡은 도립국악원을 비롯해 각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도내 예술인과 공연단체도 공연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소리축제 이후 ‘정체성 부재’ ‘원점에서 재검토’ 등이 거론되며, 예산 삭감과 조직위 인력구성 재편 등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올해 소리축제에 거는 기대는 더 크다. △ 티켓예매 예년보다 10여일 앞서올해 조직위는 예년 소리축제보다 10일에서 20여일 앞선 27일 티켓발매를 시작한다. 남은 50여일 동안 개별 공연의 홍보를 강화, 유료관객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올해 유료공연은 전체 공연의 40% 수준. 티켓 가격은 러시아 레드스타 레드아미 코러스&댄스 앙상블과 포르투갈 파두 베빈다를 제외하면 대개 예년과 비슷한 1만원대다. “초대권을 10% 이내로 줄이고 실구매 분량을 늘리겠다”는 이현숙 행사부장은 “올해는 예년과 달리 공연의 각 담당자들이 홍보와 마케팅까지 맡아 공연마다 할인율 등이 다르게 적용된다”고 소개했다. 티켓발매와 더불어 9월 초부터 옥외홍보도 시작된다. 올해는 전국단위 홍보에 치중하겠다는 것이 조직위의 계획. 또 광고탑과 지하철광고 등을 발효식품엑스포·게임엑스포 등 비슷한 시기에 도내에서 열리는 대형행사들과 연계해 비용절감 및 축제특수를 꾀한다. △ 축제 홍보예술단 활동 활발지난 5월 선발한 홍보예술단의 활동도 활발하다. 한벽예술단(단장 양진환)·타악연주단 동남풍(대표 조상훈)·째즈피아(대표 이용희) 등 세 단체로 구성된 홍보예술단은 지난 6월 강릉국제관광민속제를 시작으로 7월과 8월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과 춘천인형축제에서 홍보마당을 펼쳤으며, 오는 29일과 다음달 중순 각각 남산골한옥마을과 과천한마당축제·광주비엔날레에서 소리축제를 소개하는 무대를 갖는다. 또 해외파견 홍보예술단으로 선발된 남도대학 실용음악과 학생들은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이탈리아 움브리아재즈페스티벌에 참가, 소리축제의 세계화에 한 몫을 담당했다. 조직위는 움브리아∼조직위와 연계, 매년 양국의 축제를 홍보하는데 힘을 보태기로 약속했다. 또 예원예술대 PBC공연단이 프랑스 아비뇽축제에 참가해 소리축제를 알렸다. △ 인력 강화, 조직력 보완현재 조직위에서 활동하는 인원은 20여명. 곽병창 총감독과 이춘희 관리부장, 이현숙 행사부장을 비롯해 양승수(국내공연)·김태원(마케팅)·장석조(해외공연)·이세영(홍보)·이덕우(부대행사)·김주섭(행사지원)·김윤희(홈페이지) 등 패기 넘치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젊은 인력들이 포진해 있다. 지난 7월과 8월 단기 인턴스탭 10여명이 결합, 일을 돕고 있다. 특히 지난 2월부터 공석으로 있던 사무국장에 황춘웅 전 전북도 문화산업과장이 9일자로 위촉받으며 합류, 조직위에 힘을 보탰다. 그동안 소리축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신임 황 사무국장은 소리축제 조직위와 전북도의 사이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소리축제는 10월 15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2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전주한옥마을 등에서 독일·포르투갈·러시아·중국 등 13개국 1백40여팀(프린지 73개팀) 9백6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참가, 5개 분야 13개 주제에 42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8.19 23:02

[옛 문서의 향기]마을 공동으로 세금 납부 '대표적 수탈 사례'

원북면(遠北面) 감율동(甘栗洞)의 동임(洞任)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해당 군수에게 첩정(牒呈)을 올렸다. 첩정은 면임(面任: 면의 책임자)이나 동임(洞任: 마을의 책임자)이 군수에게 어떤 사안을 보고할 때 작성하는 것이다. 당시 감율동 동임의 주장에 따르면, 이규엽(李奎燁)이라는 사람이 감율동에서 살다가 어현동(於峴洞)으로 이사를 갔다. 이사를 가면 이규엽의 호(戶)에 부과된 세금도 마땅히 어현동에 부과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계속해서 감율동에 부과된 것이다. 이에 감율동 동임이 이규엽의 세금을 어현동에 부과해야 된다고 군수에게 첩정을 보냈던 것이다. 이에대해 관에서 이규엽의 호에 부과된 세금을 어현동으로 옮기라고 했다.조선후기 세금 납부의 단위는 각각의 호(戶)나 개인이 아니라 마을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즉 세금을 마을에서 공동으로 부담하는 것인데 이를 공동납(共同納)이라 불렀다. 그래서 동임은 마을에 할당된 세금을 거두어 관에 납부하였다. 위에서 감율동의 동임이 군수에게 첩정을 보내 이규엽 문제를 제기한 것은 바로 세금 징수의 단위가 마을이며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었기 때문이다.조선후기 사회혼란을 표현할 때 흔히 삼정(三政)의 문란(紊亂)이라고 한다. 여기서 삼정(三政)이란 토지의 면적에 따라 부과하는 전정(田政), 군역으로 호구별로 부과하는 군정(軍政), 빈민구휼제도가 조세처럼 되어 버린 환곡(還穀)을 말한다. 이러한 삼정의 문란은 조선후기 일반 백성들의 삶을 대단히 어렵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하여 정약용은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803년 강진에 사는 백성이 아이를 나은지 사흘만에 군보(軍保)에 편입되고 이정(里正)이 못 받친 군포(軍布) 대신 소를 빼앗아 가니 그 백성이 칼을 뽑아 자기의 물건을 베면서 말하기를 “내가 이것 때문에 자식을 낳으면 곤액을 받는다”고 하였다. 그 아내가 남편의 물건을 가지고 관문에 나아가니 피가 아직 뚝뚝 떨어졌다.’ 당시 백성들이 세금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이보다 더 크게 백성들의 삶을 위협한 것은 바로 잡역세(雜役稅)였다. 조선시대 세금징수의 직접적 책임자는 각 고을의 수령이었다. 국가는 각각의 군현에 세금을 할당하고 수령은 이에 맞춰 세금을 거둬들였다. 수령들은 할당된 액수를 채우기 위해 온갖 명목의 이른바 잡역세를 부과하여 부족한 할당량을 채웠다. 이러한 잡역세는 향촌조직을 통해 공동납의 형태로 이뤄졌다. 즉 유교신분적인 향촌질서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향약(鄕約), 기층민중들의 생활조직인 촌계(村契), 금송(禁松)을 목적으로 한 송계(松契), 잡역세 마련을 위해 조직된 보민계(補民契) 등을 통해 이뤄졌다. 이러한 잡역세의 공동납으로 농민에 대한 수탈이 강화된 반면, 세력가나 부농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조세부담에서 빠져나가 결과적으로 조선후기 농민들의 삶이 더욱 더 어려워졌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08.18 23:02

[새로나온 책]함박나무 가지에 걸린 봄날 등

△ 함박나무 가지에 걸린 봄날임동윤 시인(56)의 네번째 시집. 자연에 대한 진지한 사색으로 ‘오묘한 정서와 조화로운 세계의 참모습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자연 서사시집’이라는 독특한 평을 받고있다. 문학과경계사/6천원△ 백범 김구 평전언론인 출신인 김삼웅씨가 백범의 삶을 망라했다. 저자가 백범의 생을 관통하는 덕목으로 꼽은 것은 ‘정도론’. 타협론을 배격하고 곧은길만 고집한 결과가 ‘위대한 지도자’ 백범을 만들었다. 시대의창/1만6천5백원. △ 고객 웰빙기법권오철 저. ‘고객 만족기법을 알면 사업이 보인다.’ 소비자를 흥분시키는 혼합 마케팅 기법 등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요소들을 설명했다. 학문사/1만원. △ 어느 클라리넷 주자의 오후김석환 교수(51·명지대 문창과)의 네번째 시집. “시적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편 쓸데없이 모양새를 갖추면서 적당히 얼버무린 시가 없다. 또한 치열성으로 시를 읽는 동안 잠시도 긴장을 풀지 못하게 한다”며 신경림 시인의 추천을 받았다. 문학과경계사/6천원△ 마케팅의 위력과 함정임성룡 저. 비즈니스맨에게 있어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 타인에게 그 가치를 나눠주는 보람을 즐기는 마케팅의 단순한 성공 방정식을 제시한다. 학문사/1만2천원. △ 이른 아침 사과는 발작을 일으킨다이은유 시인(36)의 첫 시집. 좌절한 청춘의 고해성사를 담았다. 스물셋의 혼란스러움과 삼십 중반에서의 화해가 시집 안에서 공존한다. 문학과경계사/6천원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8.18 23:02

진솔하게 풀어낸 작가 자신의 이야기...오정석 시인 '내마음의 여울'

“시를 쓰는 것도 어쩌면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글을 쓸 때 오직 아름다움은 가장 평범한 곳에 깃들어 있다는 것을 믿으며 썼습니다.”오종식씨가 두번째 시집 ‘내 마음의 여울’을 발표했다. “사랑이 무엇인지 이성으로 판단하기 전에 먼저 마음으로 느꼈으면 좋겠다”는 오씨는 시를 통해 지나간 사랑을 추억한다. 억눌린 슬픔을 터뜨리는 것은 하루종일 내리는 비로, 영원한 사랑은 변함없이 찾아오는 봄바람으로, 오씨는 자연의 이미지를 빌어 옛사랑을 표현한다. ‘…그대 찬 가슴에는 옛사랑 그림자 깃들어 / 찬바람 안고 피는 동백꽃처럼 / 그 사랑 핏빛으로 피어나네. (‘옛사랑’ 중)’“젊은 날의 사랑 이야기를 언젠가는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써놓고 보니 새롭네요. 사랑때문에 잠 못 이룬 날이 많았던, 그 날들의 괴로움을 새겨보니 나도 상당히 치열하게 살았다는 생각도 들어요.”지난 2월 첫 시집 ‘내 안의 삶’을 펴내기도 했던 오씨는 추상적인 이야기 보다 평범하면서도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매일 한 편씩 시를 창작하는 습작을 거쳐 완성된 작품들 속에서 그의 창작의 고통과 희열을 느낄 수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8.18 23:02

'나비'따라 펼쳐진 아련한 시절 골목길...안도현 시인 '나비'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다리를 저는데다 작은 키에 코를 질질 흘리고 다녔던 판수의 별명은 알리였다. 검고 짧은 곱슬머리에 두꺼운 입술, 판수는 빼다 박듯 무하마드 알리를 닮았다. 그런데 알리는 벌레들이 다칠까봐 고개를 숙이고 조심조심 걷는가 하면, 수업시간에는 나비를 쫓아 교실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3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 알리가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고공농성을 벌이다 투신했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졌다. 바보 알리는 그렇게 나비가 됐다. ‘연어’ ‘관계’ ‘사진첩’ ‘짜장면’ ‘증기기관차 미카’ ‘민들레처럼’ 등 철학과 이야기가 결합된 어른을 위한 동화를 소개해 왔던 안도현 시인(44)이 ‘나비’를 펴냈다. 가슴이 허전한 날이면 은근한 연탄불처럼 따스한 기운을 전해주던 시인은 ‘나비’로 아직 철 없는 어른들을 한 뼘씩 키워낸다.사람들은 알리를 ‘바보’ 취급했지만, 모범생 ‘나’에게 알리는 둘도 없는 스승같은 친구였다.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어떤 꿈을 꾸는 게 삶에서 중요한지, 마음먹은 꿈을 이루려는 자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아무 것도 모르는 시절, 나는 알리에게서 배웠다. 베트남전에서 돌아온 상이용사와 온 동네 사람들이 함께 보던 흑백텔레비전, 부잣집 도련님만 먹을 수 있었던 계란 후라이, 술지게미, 미군용 씨레이션, 반공웅변대회 등이 꼬리를 물고 60년대 향수를 일으키는 ‘나비’. 가난했지만 꿈이 있었고, 낡았지만 아련한 그 시절 골목길이 한마리 ‘나비’를 따라 펼쳐진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8.18 23:02

[양계영의 베스트셀러 엿보기]이종선 '따뜻한 카리스마'

이 책의 저자는 13년동안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CS와 PI(Personal Identity) 컨설팅을 해 온 이미지 설계 전문가 이종선씨다. 그는 ‘객관적인 이미지의 힘을 어떻게 비즈니스에 연결시키느냐’라는 문제를 컨설팅 하면서 수많은 CEO와 유명 인사들을 만났다. 그동안 500여개가 넘는 기업체와 백만명이 넘는 수강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왔고, 개인이나 그룹 PI를 해준 최고경영자와 임원, 각계 유명인사는 4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 속에서 그는 예전과는 다르게 지금 시대 새롭게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과 흐름을 감지하게 되었고 이들의 독특하면서도 공통된 이미지 요소를 분석한 결과 한 가지를 결론을 얻게 된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의 제목인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것.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따뜻한 카리스마의 10가지 구성요소와 이 시대 따뜻한 카리스마들이 성공하는 이유들을 재미있는 일화를 곁들여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 손석희 아나운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영화배우 안성기, 성악가 조수미, 드라마 대장금의 한상궁,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은 저자가 소개하는 대표적인 ‘따뜻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들이다. 치열한 경쟁의 바다에서 하루하루를 싸워 나가는 현대인들에게 강인함과 카리스마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카리스마’라는 단어를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미지 컨설턴트 이종선씨의 깔끔하면서도 부드러운 문장을 읽어 가며 ‘싸우지 않고 도 이기는 힘, 따뜻한 카리스마’를 체험해 보자. /양계영(홍지서림 전무)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08.18 23:02

[주제가 있는 책읽기]자연의 삶을 노래한 책

“행복한 시골살이 들어보세요” 농촌생활을 꿈꿔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고 싶은’, 자연의 동경. 우리가 먹을 것을 논과 밭을 직접 갈아 만들어 먹고, 시냇가에서 하루 종일 놀다가 새카맣게 그을려 돌아오는 아이들의 순박한 눈망울을 바라보는 것. 그러나 도시에서 살던 사람이 시골에서 사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결심은 수없이 해도 막상 짐을 싸는 일부터 곤혹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의 터전을 도시에서 시골로 옮겨 농촌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책으로 보며, 시골에서의 일상을 먼저 경험해보는 것도 미래를 위한 근사한 투자다. △‘오늘도 나는 지렁이에게 안부를 묻는다’도시를 등지고 시골로 내려간 지식인 10명의 이야기를 담은 ‘오늘도 나는 지렁이에게 안부를 묻는다’(옹기장이).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좋은 시골살이’를 엿볼 수 있는 이 책은 농촌생활의 의미와 건강한 삶의 방식, 생태 위기에 대한 대안 등이 소박한 문체에 담겨 있다. 특히 지난 1996년부터 무주에서 생태마을을 꾸리며 사는 허병섭 목사(64·푸른꿈고등학교 이사)의 글이 먼저 눈길을 끈다. ‘노동을 하는 내내, 눈에는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자연이 들어온다. (중략) 돈이나 명예나 인기, 지배와 쾌락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생명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먹을 것이 생기고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오늘 못한 일은 내일 하면 되지’라는 작은 제목을 단 그의 글에서는 간소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자연의 삶이 숨쉰다. “인위적이어서는 안되고, 들풀이 자라듯” 사는 삶이다. 동화작가 권정생씨와 산청 간디학교 양희규 교장, 여성학자 오한숙희씨, 소설가 윤정모씨, 전국귀농운동본부 이병철 본부장, 번역과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이현주 목사, 생명농업과 우리의학연구가로 알려진 정호진 목사, 생명철학으로 집짓기 운동을 실천하는 정호경 신부, 옛아이들놀이노래이야기연구소 편해문 소장 등 책장을 넘기면서 이어지는 또다른 삶을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0명의 이야기는 다르면서도 같다. 우리가 잃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을 한결같이 일깨운다. △‘자연달력 제철밥상’도시의 생활을 접고 10년 가까이 무주 산골에 정착하고 있는 귀농인 장영란씨(45). 남편, 두 딸과 함께 5백평의 논, 1천평의 밭을 부치며 살고 있는 그가 펴낸 ‘자연달력 제철밥상’(들녘)은 현대판 ‘농가월령가’나 ‘산림경제’라고 불릴 만큼 훌륭한 자연교과서다. 장씨의 농가월령가는 자연달력에 맞춰 농사짓고, 먹을거리를 장만하는 일상을 구수한 입담으로 들려준다. 정월대보름 지나고 농사일이 시작되는 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12장에 걸쳐, 음력의 24절기와 맞물린 농사체험이나 제철 곡식과 채소를 이용한 밥상메뉴와 장담그기, 쌀알이 동동 뜨는 막걸리 담그기 등 구체적 요리법 외에도 월별 자연달력이 담겨 있다. ‘아이들도 잘 먹고 잘 자고, 하루를 자기가 주인이 되어 살아간다. 어디 가서 이렇게 살아보겠나, 곡식과 아이들이 자라는 기운에 나도 힘이 난다.’곡식 이삭이 나온 지난 입추에 벼꽃 구경을 했을 장씨의 가족은 내일모레 여름 기운 꺾이는 처서가 오면 찬바람 맞으며 산 버섯 따러 주변을 휘 둘러볼 것이다. 버섯보다 먼저 칡꽃을 발견하면 김장거리 농사에 한껏 설렐 생생한 기운들….말 그대로 기계 로터리질이든 소 쟁기질이든 땅을 전혀 갈지 않는 ‘무경운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장씨 가족이 섭취하는 것은 모두 제철음식. 무공해 청정음식이며 생명력 넘치는 건강식이다. 농사짓기에서나 생활에서나 만만한 게 없었을 장씨 가족은 수많은 시행착오도 거쳤을 터. 그러나 지금 이들은 무엇이 참된 평화인지, 어떻게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장씨는 서강대 국문과를 나와 사회운동과 대안교육운동을 했던 활동가 출신. 한국글쓰기연구회와 정농회 회원이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8.18 23:02

[박원길의 생생 한자교실]중충환사(中忠患史)- 中으로 된 글자

사물(口)의 가운데를 맞혀 꿰뚫는(ㅣ) 모습에서 가운데 중, 맞힐 중(中) * 口(‘입 구, 말할 구, 구멍 구’나 여기서는 사물의 모습으로 봄), ㅣ(뚫을 곤)가운데(中)서 우러나는 마음(心)으로 대하니 충성 충(忠)가운데(中) 가운데(中)에 항상 있는 마음(心)이니 근심 환(患)중립(中)을 지키는 사람(人)이 쓰는 것이니 역사 사(史) <참고> ①中 가운데 중, 맞힐 중 (middle, hit) 中央(중앙) 사물의 한 가운데. 중심이 되는 중요한 곳. 百發百中(백발백중) ‘백 번 쏘아 백 번 다 맞힌다’로, ㉠겨눈 곳에 꼭꼭 맞음. ㉡무슨 일이나 잘 들어맞음. * 央(가운데 앙), 百(일 백 백, 많을 백), 發(쏠 발, 일어날 발) ②忠 충성 충 (loyalty) 忠告(충고) (남의 허물을) 충심으로 타이름. * 告(알릴 고)③患 근심 환 (anxiety)患者(환자) 병을 앓는 사람. 憂患(우환) 근심이나 걱정되는 일. * 者(놈 자), 憂(근심 우)④史 역사 사 (history) -유 吏(관리 리)* 역사는 후대 사람들에게 가르침이 되도록 함이 그 목적이니,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을 지키는 사람이 사실대로 써야 하지요. 중립(中)을 지키는 사람(人)이 사실대로 공정하게 써야 하는 것이 역사라는 데서 ‘역사 사(史)’입니다. 歷史(역사) 인류 사회의 과거 변천 흥망의 기록. * 歷(지낼 력)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08.18 23:02

문화단체ㆍ축제조직, 이메일 뉴스레터 보내기 활발

도립국악원과 전주영상위원회, 복합문화공간 오스갤러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문화단체와 문화공간들의 이메일을 활용한 ‘뉴스레터(Newsletter)’ 보내기가 활발하다. 뉴스레터는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 등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소식지로 만들어 이메일로 보내는 서비스. 도립국악원과 전주영상위원회가 뉴스레터를 발송해 각종 행사를 알리는 대표적인 곳이다. 포털사이트 이메일의 편집기를 이용해 뉴스레터를 제작·발송하고 있는 도립국악원은 홈페이지 회원과 관객, 문화예술계 인사들 등 2천2백여명이 발송대상. 특히 초·중·고 음악교사나 전국 여행사 등이 발송대상자로 포함돼 청소년들의 국악교육과 관광산업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월 ‘대보름 굿’ 공연안내부터 시작, 매주 1회 발송한다. 도립국악원 기획실 김종균씨는 “회원들이 보내준 감사이메일을 읽으면서 적지 않은 보람을 느꼈다"며“이메일로 전하는 짧은 소식이지만, 전통문화를 가깝게 접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여섯 번째 뉴스레터를 발송한 전주영상위원회는 이번 호에 ‘2004영상미디어아카데미 수료식’과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10일 전주 크랭크인’ 등 8월 초 영상위의 주요사업과 지원하는 영화들의 소식을 실었다. 지난 6월 3일 첫 호를 낸 이후 격주로 발송하며, 홈페이지 회원과 영화 로케이션 작업을 통해 인연을 맺은 1천4백여명이 발송대상이다. “그림 파일로 직접 제작·발송한다”는 양문희 홍보팀장은 “로케이션 때문에 만나는 각 담당자들이 뉴스레터를 통해 영화 촬영 소식 등을 먼저 접하고 반갑게 맞아준다”며 뉴스레터의 발송이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북에서 정기적인 뉴스레터 발행은 지난 2001년 전주 홍지문화공간에서 시작됐다. 5개월 동안 10회 발송됐으며, 1백여명을 대상으로 전시·영화상영 안내 등 행사안내가 주를 이뤘다. 이후 전주세계소리축제와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풍남제 등 축제조직들도 축제기간 등을 전후로 꾸준히 뉴스레터를 발송, 호응을 얻어왔다. 특히 전주국제영화제는 ‘지프레터’라는 이름의 이메일 뉴스레터를 발행, 네티즌들로부터 인기를 모았다. 대상만 해도 1만2천명. 한 달에 한 번 발송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영화제를 앞둔 3월부터 영화제가 끝나는 5월 초까지는 2∼3일에 한 두 번씩 보내졌다. 이메일 뉴스레터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콘텐츠나 디자인 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 우석대 정동철 교수는 “홍보성 이메일과 뉴스레터를 구분해 발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뉴스레터에 적합한 콘텐츠를 생산 혹은 발굴,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8.17 23:02

청소년 위한 교과서 음악회 18일 소리문화의전당

“어디서 들어봤지?”클래식 마니아가 아닌데도 낯익은 선율이라면…. 그 곡은 어김없이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배운 것들이다. 어렵고 지루한 클래식도 자연스럽고 즐겁게 전달되는 음악시간이 교실 밖에서 펼쳐진다. 2004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음악 감상 길라잡이 ‘청소년을 위한 교과서음악회’가 18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교과서에 나오는 음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번 무대에는 청소년들의 수준을 가장 정확히 알고있는 현직 음악교사들이 연주자로 오른다. 평소 제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음악들을 선곡해 눈높이에 맞는 해설과 음악으로 청소년들의 마음에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오페라 돈 조바니 중 ‘La ci darem la mano’ ‘오 솔레미오’ ‘그리운 금강산’ 등 성악과 ‘G선상의 아리아’ ‘사랑의 인사’ 등 실내악 3중주 무대에 소프라노 김영이(전주남중) 강양이(전주농림고) 송금영(전주여상) 테너 정수균(정읍인상고) 바리톤 김성배(고창 영선고) 첼로 소중연 교사(전주공고)와 플룻 박혜원(전주교대·서해대 출강) 피아노 유진씨(군산대·기독음대 출강)가 출연한다.소리꾼 박영순씨(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원)와 고수 김인두씨(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부수석)가 ‘강강수월래’ ‘춘향가’ 등 시원한 우리 소리도 선물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8.17 23:02

[아름다운 외도]시 쓰는 내과의사 김대곤교수

‘또 사람이 죽었다 / 우리의 기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 의연히 그는 갔다 / 일터에 나가듯 / 냉동실에 누워 그는 웃음을 흘리리라…(‘흰 꽃상여 구름’ 중)’지난 학기 첫 수업에서 그는 의사가 될 제자들에게 이 시를 읽어줬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수없이 지켜봐야 할 어린 제자들이 환자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전북대 의과대학 내과학 김대곤 교수(51)는 ‘시를 쓰는 의사선생님’이다. 그는 환자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대화하고, 위로하고, 설득할 수 있는 힘을 문학에서 배울 수 있다고 믿고있다.“반듯한 외모보다 환자들에게 편안한 인상을 주고싶어요. 그들의 상처를 다 내보일 수 있게 말이죠.”턱으로 이어지는 흰 수염과 희끗희끗한 머리에 웃음까지 하얗다. 수더분한 외모부터 ‘탈 의사적’이다. 그의 퇴근 시간은 보통 새벽 1·2시. 의사로서 하루를 마치고 나면, 밤 시간은 온전히 시를 쓰는데 보낸다. 책상이며 벽면이며 의학자료들이 빼곡한 연구실이지만, 구석구석 시집이나 문예지들도 심심치 않게 꽂혀있다. ‘금세 / 짚불로 스러져가는 노을을 / 차창에 달고 / 성큼성큼 어둠을 가득진 등짐이 다가올 때 / 등판을 돌려 막차 버스가 서둘러 / 달아났다…(‘설천가는 막차 버스’ 중)’그가 세상에 처음 내놓은 시다. 미국 유학 동안 향수병이 돋아 습작을 시작했고, 1백20여편의 시를 들고 귀국했다. 전북민족문학협의회 문예창작교실에서 인연을 맺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의 발문과 함께 1994년 그는 첫 시집 ‘기다리는 사람에게’를 펴냈다. 그 해 김교수는 청년의사 신춘문예에서 당선작 없는 가작을 수상했고, 95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와 시대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됐다. “의학과 문학은 상호보완적입니다. 인간애가 없으면 간단한 일이지만, 죽음은 일상적인 일이면서도 매번 다가오는 의미가 크거든요. 그래서 자아본질성을 고민하게 되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싶죠.”“시상은 다름아닌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이라는 그의 시 속에서 일상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비켜갈 수 없다. “촌에서 자라 농촌의 정서가 있다”는 그는 어머니가 굵은 무를 숭숭 썰어 해 준 ‘무시밥’과 ‘황소표 국수’를 먹고도 동생들은 긴 국수가락처럼 쑥쑥 자라난다며 유년의 향수를 건져 올리기도 한다. 시의 근원은 그리움. 그는 객관적인 시각이 살아있는 건조한 시를 쓰는가 하면, 부드러운 정서가 흐르는 서정적인 시를 쓰기도 한다. 섬세하면서도 선이 굵은 시어들이 ‘냉정’과 ‘열정’ 사이의 균형을 맞춰나가고, 양 쪽 모두 휴머니즘을 추구한다. 의과대학 사진동아리 ‘에스프리’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미술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미술과 사진의 영향 탓인지 김교수는 이미지와 형상, 색채감이 강한 독창적인 시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번째 시집 ‘겨울늑대(2001)’의 작품해설을 맡은 김동수 교수(백제예술대)는 그의 시를 가리켜 ‘구도미학’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6월 네번째 시집 ‘야광물고기’를 출간했다. 10년의 세월 속에서 네 권의 시집을 펴낸 김교수는 “유려하지 못하고 거칠없던 문체는 읽기 편할 정도로 다듬어졌고, 리듬을 찾을 수 없었던 시는 이제 조금 말의 흐름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은 체계와 논리만 다를 뿐 결국 인간을 정점으로 만나게 돼있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은 1970년대부터 문학과 음악, 미술 등이 커리큘럼에 포함됐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맹점은 인문학 동아리가 없고, 의사들의 창의력 부족하다는 것이지요.”의사들이 환자를 잘 치료하는 방법은 그들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것. 김교수는 문학은 사람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문학을 통해 환자와 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화법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문학으로 의학을 실천하고, 의학으로 문학을 다져나가고 있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8.1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