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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카드'서 읽는 일상사회 모습".. 서양화가 신석호씨 기획전

“Placard를 ‘프랑카드’로 읽으면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날림의 이미지’가 떠올라요. 일회용 ‘프랑카드’로 도배된 거리의 이미지는 사실 한국사회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 됐습니다.”군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신석호씨(41)가 대안공안 풀 지역부문 기획초대 프로그램에 초대됐다. (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관훈동 대안공간 풀)“플래카드는 거리의 재현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것들을 낱낱이 발가벗겨 놓을 생각입니다. ‘프랑카드의 사원’ ‘프랑카드의 모텔’ ‘프랑카드의 욕망’ ‘프랑카드의 유혹’ ‘프랑카드의 좌절’ 같은 것들이지요.”거리를 도배하고 있는 플래카드를 전시장으로 옮겨온 작가는 소비사회의 욕망을 지적한다. 신씨는 “플래카드가 보여주는 과잉의 풍경은 거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안에도 묻어있다”고 고백한다. 도시의 부산한 거리를 조금만 벗어나면 키 작은 집들이 있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있고, 산과 강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관람객들의 몫이다.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결코 지나칠 수 없는 개인에 대한 반성과 고백적 작업을 보여온 신씨는 군산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신씨가 참여한 기획초대 프로그램은 대안공간 풀이 심사, 2주간 전시와 창작지원금을 지원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8.03 23:02

[아름다운 외도]중견 연극인이자 공무원인 류영규씨

전주4대문화축제가 한창이었던 지난 5월 태조로. 극단 창작극회 단원들이 전주종이문화축제로 마련한 퍼포먼스 ‘지화자 한지세상’을 공연중이다. 창작극회의 대표를 역임한 류영규씨(53·전라북도 농업기술원 방송실 근무)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의 발걸음은 무대가 아니라 한쪽에 멈춰선 전광판을 가진 트럭으로 향한다. 화면에서는 전주4대축제와 전통술의 제조과정이 영상으로 흘러나온다. “후배들에게 먼저 가보고 싶지만, 어쩔 건가.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무대에 있지 않고 이 차에 있는 것을….” 전라북도 농업기술원에서 영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축제의 한 행사에 지원을 나왔다. 무대에는 오를 수 없지만 “후배들을 지켜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연극에 입문한지 올해로 31년. 후배들을 토닥거리며 변함 없이 무대를 지키고 있는 그는 줄곧 연극인의 길을 걸어왔다. 서울드라마센터 예술학교(현 서울예전)를 졸업한 그는 고(故) 박동화 선생과 인연을 맺으며 무대의 깊은 맛을 알게 됐다. 그래서인지 후배들과 함께 하는 자리마다 ‘박동화’를 습관적으로 꺼내놓기 일쑤다. 지금껏 출연한 50여편의 작품 중에서도 1977년에 공연한 ‘산천초목’(작·연출 박동화)을 대표작품으로 꼽을 정도다. 농업기술원은 연극 입문보다 한 해 적은 30년째다. 전주MBC에서 1년 남짓 라디오 드라마 전속 성우로도 생활했지만 농업기술원으로 이직해 농업방송 제작 및 진행을 맡아왔다. 연극을 삶으로 삶을 연극으로 알았지만, 생계유지가 막막한 연극무대에서 한 집안의 가장이란 감투는 예외없이 고단한 심사였다.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일같지만, 류씨는 “연극을 하는데도 도움 받는 일이 많다”고 한다. 고정관객을 확보하는 일이나 연극을 영상물로 만들어 보존하는 일이다. “지금은 나만 보면 슬슬 피하는 동료들도 있어요. 하지만 모두들 즐겁게 연극을 보러옵니다. 미안하고 고마운 사람들이죠. 또 연극을 촬영해서 비디오나 CD 등 독립된 영상물로 남겨놓는 소중한 작업도 알게 됐어요. 예전 작품들은 왜 영상으로 남길 생각을 안 했는지, 그게 무척 아쉬워요.” 전업연극인이 아닌 그가 연극을 하는 일은 고되다. 오후 6시 직장에서 퇴근하고, 오후 7시 극단 사무실로 다시 출근하는 그는 두 곳 모두 미안한 마음만 있다. “다른 지역에서 공연이 있으면 더 곤혹스럽죠. 아프지도 않은데 병가를 낼 수도 없는 일이고…. 직장 동료들에게 내 일을 미루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공연 연습에 차질을 줄 수도 있으니까 단원들에게도 미안하고….” ‘소작의 땅’(1982) ‘나룻터’(2003) 등 간혹 연출을 맡기도 했지만, 배우를 고집했던 것도 그 한 원인이다. “연출은 무대의 큰 그림 작은 그림을 빠짐없이 그려야 하고, 배우들의 세심한 일까지 챙겨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그러나 창작극회의 탄생부터 지역의 연극사를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는 그는 지난 90년대 후반 제17대 전북연극협회장을 지내며 중국 강소성과 자매결연을 비롯해 박동화동상 제막사업, 전북청소년연극제, 전북연극지 발간 등 꽤 많은 사업도 일궈냈다. 2000년 박동화연극상 대상에 이어, 지난해 전북연극상 대상을 수상했다. “박동화 선생님으로 시작된 전북의 연극은 실력 있는 선배들과 대견한 후배들이 많습니다. 저에게 더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익산에 있는 직장 동료들도 마찬가지지요.”그는 ‘배우는 무대에서 죽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스승의 조언을 가슴에 안고 산다. “미력한 힘이 있을 때까지 무대를 지키고 싶다”는 그의 웃음은 언제나 여유가 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8.03 23:02

[박원길의 생생 한자교실]일왈목차명(日曰目且皿)

해의 둥근 모양과 흑점을 본떠서 해 일(日) 또 해가 뜨고 짐으로 날을 구분하니 날 일(日)입(口)에서 소리(一)가 나옴을 본떠서 가로 왈(曰)둥글고 눈동자 있는 눈을 본떠서 눈 목, 볼 목(目)또 눈에 잘 보이게 만든 것이니 항목 목(目)그릇(一)에 음식을 또 또 쌓아올린 모양을 본떠서 또 차(且)받침 있는 그릇을 본떠서 그릇 명(皿)<참고> ①日 해 일, 날 일 (sun, day) * 둥근 것을 본떠도 한자로는 모두 네모 형태입니다. 日光(일광) 햇빛.今日(금일) ‘오늘날’로, ‘오늘’의 한자어 . * 光(빛 광), 今(이제 금, 오늘 금)②曰 가로 왈 (say) 曰可曰否(왈가왈부) ‘옳다고 말하고 옳지 않다고도 말함’으로, 어떤 일에 대하여 이러저러한 말로 참견함을 이름. * 可(옳을 가, 가할 가), 否(아닐 부), 가로다 :‘말하다’의 옛말.③目 눈 목, 볼 목, 항목 목 (eye, see, item)耳目口鼻(이목구비) 귀ㆍ눈ㆍ입ㆍ코. 項目(항목) 조목. 어떤 기준으로 나눈 일의 가닥.* 耳(귀 이), 口(입 구, 말할 구, 구멍 구), 鼻(코 비), 項(목 항, 조목 항)④且 또 차 (and) 重且大(중차대) ‘중요하고 큼’으로, 중요함을 강조한 말. 苟且(구차) ‘구차한데 또’로, 아주 어려움을 말함. * 重(무거울 중, 귀중할 중, 거듭 중), 苟(구차할 구, 진실로 구)⑤皿 그릇 명 (container) * 그릇을 뜻하는 부수로만 쓰입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08.03 23:02

소리전당 유스오케스트라, 호주 음악문화탐방캠프 나서...

청소년 오케스트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스오케스트라(단장 차종선)가 8일부터 2주간 호주 퀸즐랜드 음악문화탐방캠프를 떠난다.유스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겸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존 쿠로(John Curro) 주선으로 이뤄진 이번 캠프에서 단원들은 존 쿠로가 음악수석으로 이끌고 있는 퀸즐랜드 유스심포니와 함께 여름 음악 문화탐방을 갖는다. 퀸즐랜드 파트별 지도 강사의 개별 레슨과 집중 캠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퀸즐랜드 예술의 전당 등 문화시설도 탐방한다.15일과 17일 두차례 예정된 호주 현지 연주회는 퀸즐랜드 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올라 쇼스타코비치 페스티벌 서곡과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브람스 대학축제서곡 등을 연주한다. 퀸즐랜드 유스오케스트라 지휘자 세르게이 쿠르쉬민이 연주의 지휘를 맡는다. 홍보담당 한지영씨는 “지역에서 창단된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시대 경쟁력 강화와 단원들에게 클래식 음악에 대한 도전정신과 단원으로서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음악캠프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캠프의 예산은 항공료를 제외한 전액을 유스오케스트라 후원회에서 지원했다. 지난해 창단된 유스오케스트라는 올해 2월과 5월 창단연주회와 제1회 정기연주최를 개최했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8.02 23:02

한ㆍ일 미술교류전 3일 日 가고시마현민 교류센터

전북 지역 미술인들이 대한해협을 건너 한·일 미술 교류전을 펼친다.한일교류전실행위원회(회장 하반영·마츠다)가 주최하는 ‘한·일미술교류전’이 3일부터 8일까지 일본 가고시마현민 교류센터 전시실에서 열린다. 올해로 아홉번째를 맞는 교류전은 한국과 일본 작가들의 독특한 작품 세계과 미의식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고, 동시에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 작가와 관객 모두에게 의미있는 자리다. 올해 참여작가는 하반영 오우석 탁무송 황의창 신세자 성태식 김용관 조재천 원길수 김길환 김여옥 이순애 서정배 최분아(서양화) 나선주 오경안 연정희 이경화 이명기(한국화) 유경상 김흥준씨(도예). 이명기씨를 제외한 20명의 작가들은 2일부터 3박 4일동안 일본을 방문하다. 일본에서도 59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양국의 미술문화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깊이를 더한다. 오우석 회장직무대리는 “전주가 예향의 도시듯, 가고시마현은 일본 대부분의 작가들이 거주할 정도로 문화예술의 도시”라며 “교류전을 통해 양국의 문화교류는 물론 전북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해마다 양국을 번갈아가며 치열한 예술혼을 펼쳐내고 있는 교류전은 지난해 4월에는 일본의 중견작가 16명이 전주에 초대됐었다. 1997년 전북과 가고시마현의 문화교류사업으로 시작된 교류전은 3회부터 ‘한일교류전실행위원회(회장 하반영·마츠다)’를 조직, 민간 차원의 교류전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8.02 23:02

아쉬움 속에 막내린 전주연꽃예술제

봉오리를 맺고 있던 연꽃 한 송이가 시끌벅적한 소리에 놀라 꽃잎을 연다. 소리 한 자락에, 우리 춤에 연꽃들이 하나 둘씩 피어난다. 그윽한 연꽃향이 더위에 지친 여름밤을 깨운다. 그러나 문화예술의 향은 더 진하다.31일과 1일 이틀간 전주 덕진공원에서 열렸던 제11회 전주연꽃예술제가 막을 내렸다. 산책나온 시민이나 데이트 온 연인들의 속삭임 대신 가족끼리 친구끼리 예술제를 찾아온 관객들로 오랜만에 공원이 들떠있다. 올해 초 개편된 사단법인 전주예총(회장 최무연)의 새 집행부가 꾸린 첫 예술제의 주제는 ‘연향 속에 꿈과 희망을’. ‘연꽃과 함께하는 에버그린 페스티벌’ ‘연꽃과 함께하는 우리의 소리’ 등 개막식이 있었던 첫날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흥을 돋우는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고, 둘째날 행사는 ‘제6회 연꽃주부가요제’ ‘연꽃 페이스페인팅 및 초상화 그리기’ 등 가족 단위의 대중적인 공연들이 관객들을 맞았다. 예술제 행사 사진과 연꽃을 주제로한 ‘제11회 연꽃 아마추어 사진공모전’과 뮤지컬 ‘싸우지 맙시다’는 전문성으로 관심을 모았던 프로그램. 그러나 무대 주변 돗자리를 깔고 앉을 정도로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지만, 참여프로그램이 적어 보는 데 그친 행사라는 아쉬움도 있었다.올해 예술제 예산은 지난해 보다 1천만원 증액된 2천6백여만원. 그러나 전주예총 창립부터 이어온 전통성에 비해 탄탄한 기획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하고, 건축협회도 올해 말 건축전시를 예고한 채 예술제에 참여하지 않았다. 또 ‘연꽃을 주제로 한 시낭송’과 ‘사진공모전’을 제외하고는 연꽃과 직접 관련된 행사가 없어 “연꽃예술제가 전주를 대표하는 여름 관광문화축제로 승화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당초 의도와 달리 연꽃예술제만의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8.02 23:02

"천년세월 거슬러 살아있는 유산 감탄" 고구려 유적지 탐방

세계문화유산 등록으로 고구려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때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중국 고구려 유적지 탐방단>에 합류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심양에서 압록강 건너 신의주가 마주 보이는 단동을 거쳐 환인, 통화, 집안, 백두산, 두만강 유역 등 그 옛날 고구려인들이 말타고 누볐을 대평원과 험준한 산길을 무더위가 절정이던 지난 16일부터 버스와 야간열차로 강행군 했다. 비록 1주일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고구려의 숨결은 왕성과 왕궁터, 지워지지 않은 비문, 찬란한 고분벽화 등에서 천년 세월을 거슬러 그대로 숨쉬고 있었다.그동안 고대한국의 지배지역에 관한 토론이나 중국 내 고구려 문화유산 및 고구려사 왜곡문제 등에 관한 주장 등에 중국공안당국에서 민감하게 반응해 온 데다, 시기적으로 고구려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직후여서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통의 유적지 탐방은 중국측에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당국의 주의가 있었지만 어려움은 없었다.역사를 전공한 학자도 아닌 필자로서는 그간 발표된 연구논문과 안내자의 설명을 참고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직접 보고 느낀 고구려유적은 세계유산위원회의 평가대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가 특징적”이었고, 광활한 평원을 주름잡으며 독자적인 문명권을 형성한 조상들의 활달한 기상과 지혜, 예술적 감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39살의 나이로 눈감을 때까지 광활한 영토를 확장한 광개토대왕이나 수백만의 수나라, 당나라 군사를 물리친 막강한 군사력, 세계 최고의 생동감 넘치는 벽화예술을 꽃피운 예술성 등 고구려에 대한 막연한 자부심과는 달리 우리는 고구려를 너무 모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특히 고구려사는 국내 기록이 부족한 탓에 중국측 자료를 많이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구려는 자체의 사관을 두고 역사를 기록한 나라였지만, 당나라는 고구려를 멸망시키면서 <유기> 100권, <신집> 5권 등 기록을 전부 없애버렸고, 각종 유물들도 대부분 파괴했으며 남아있는 자료들마저 소홀히 관리했거나 의도적으로 평가절하했다. 또 남아있는 기록들은 고구려에 대한 적개심으로 쓴 것이 대부분이다. 다행히 705년의 역사와 당대 최고의 문명을 꽃피웠던 고구려의 숨결은 출토되는 각종 유물과 천년 세월을 버텨온 산성의 돌 무덤이에서 찬란하게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북한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중국의 고구려 수도, 왕릉, 귀족묘는 오녀산성, 국내성, 환도산성 등 왕성 3곳과 태왕릉, 장군총 등 왕릉 13기, 각저총, 무용총, 장정 1·2·4호분 등 귀족묘 26기와 광개토대왕비 등 43건이다. 환인에는 주몽이 고구려의 발상지로 삼은 졸본성터(흘승골성)와 비류수(혼강), 주몽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미창구장군묘 등 초기 고구려 유적이 산재해 있다. 2대 유리왕 때 졸본성에서 수도를 옮겨와 20대 장수왕까지 고구려의 중심지로 번영했다는 현재의 집안에는 국내성, 광개토대왕비와 왕릉, 거대한 화강암을 잘라 7층으로 쌓아올린 동방의 피라미드 장수왕릉, 고구려인의 생활상과 신화세계를 보여주는 고분벽화 등 많은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어 융성했던 시대의 발자취를 보여주고 있다. 주몽이 나라를 세우고 최초로 쌓은 성이자 첫 수도이기도 한 환인의 흘승골성은 현재 오녀산성으로 불리우고 있으며, 성터로 오르는 중국인 탐방객들이 산성 입구에서부터 무더위에도 줄을 잇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오녀산성의 남 서 북벽은 1백여 미터나 되는 어마어마한 절벽으로 성벽을 쌓지않고 자연요새를 이루고, 해발 820미터의 산 꼭대기에는 남북 1천미터에 동서 3백미터의 넓은 평지가 있으며, 물이 나오는 샘과 작은 못이 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으나 물은 마른 일이 없어 현지인들은 이 못을 天池라고 부른다. 꼭대기 맨 남쪽 끝에는 장수가 군사를 지휘했다는 장대가 있는데 혼강과 환인 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이번 문화유산에서는 빠졌지만 발해의 두 번째 수도였던 중경 현덕부 소재지 西古城은 연길에서 서북쪽 50여 키로 떨어져있는 화룡시 두도벌에 자리잡고 있다. 성의 남쪽에는 두만강 지류인 해란강이 평야 사이로 흐르고 있는데 1996년 길림성에서 성터를 지정 보호하고 있다.고구려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이후 중국의 관영 언론들이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고 억지를 펴고, 중국 외교부가 인터넷 홈페이지의 한국 소개 중 고구려를 삭제하는 등 속좁은 짓을 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가 지워지거나 자기네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 자명한 일이다.당장은 중국과의 역사갈등을 겪고 있지만, <세계유산>이 “인류에 대한 뛰어난 가치”를 주요 요건으로 하고 있는 한, 이번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북한이나 중국 모두 고구려 유적에 대한 접근을 봉쇄하던 기존의 조치를 완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하다.우리 역사의 뿌리는 하나이다. 그들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중국을 속좁다고 탓만 할 게 아니라 이제 우리도 7천만 한국인이 힘을 모아 고구려사를 신화가 아닌, 한민족의 살아있는 역사로 꽃피울 수 있게 학술적인 연구와 논리 전개는 물론 치밀하고도 적극적인 홍보전략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조상이 확보했던 영토는 지키지 못했을망정 그 문화와 역사만이라도 살려야 할 것 아닌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07.31 23:02

'전북지방 고문서 연구의 현황과 과제' 세미나 28일 열려...

고문서는 지역의 독자적인 삶과 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지만, 연구자료로서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28일 오후 1시 30분 전북대 인문대학 교수회의실에서 열린 ‘전북지방 고문서 연구의 현황과 과제’에서는 고문서 연구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각 대학 학부와 대학원의 고문서 관련 강좌 분석 등을 바탕으로 한 ‘고문서 전문연구인력 양성현황과 과제’를 발표한 이병규씨(원광대 강사)는 “현재 고문서 인력양성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교육기관은 국사편찬위원회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두 곳 뿐”이라며 “고문서가 급속하게 소멸되고 있는 현실에서 전문연구인력 양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부분 이두·초서 등으로 기록돼 있는 고문서의 가치를 제대로 발견하고 일반인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는 이를 해석해 줄 수 있는 전문연구인력 양성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학부생들에게 고문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대학교과 과정에 고문서를 정규 교과목으로 설강하고, 전문연구인력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설과 관리, 고문서가 많이 남아있는 기관 선정과 지원 등을 제안했다. ‘전북대 박물관 소장 고문서의 데이터베이스 구축과정’을 소개한 유호석씨(전북대 강사) 역시 “‘호남지역 고문서와 향토자료의 수집과 활용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전북대 부속 전라문화연구소 고문서 연구팀의 가장 큰 고민도 실무연구인력 가운데 초서를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전무하다는 점이었다”며 고문서 전문연구인력 양성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밖에도 ‘고문서 D/B의 대중화 방안에 대하여’를 발표한 최윤진씨(전북대 강사)는 “보존의 의미를 넘어 고문서를 활용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일반인들의 용이한 접근을 위해 고문서에 등장하는 인명·용어 등의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문서 1만8천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전북대학교 박물관(관장 하우봉)이 마련한 이날 세미나는 전북지역 고문서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점검하는 자리였다. 이동희 예원예술대 교수를 좌장으로 송만오(전주대) 김태웅(군산대) 한문종 교수(전북대)와 정성미(원광대 강사) 이상훈(전북도청) 양만정(전북향토문화연구원) 전경목(한국정신문화원) 최옥환씨(동학기념관)가 참여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7.31 23:02

제9회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 회원전 30일부터 학생종합회관

지역 미술의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행운이 기다린다. 선배에서 후배로 이어져 오는 전북 화단의 맥을 짚어볼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 원숙함이 배여있는 깊이있는 작품세계와 새로운 것에 대한 거침없는 시도가 만나 전시장은 또하나의 그림을 그려낸다. ‘제9회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 회원전’이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전북학생종합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지난 4월 박상규 회장이 제6대 지부장으로 선출된 후 갖는 전주미협의 첫 공식행사. 새롭게 출발한 집행부의 의욕적인 준비로 그동안 1백여명에 그쳤던 참여작가 수는 올해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서양화 한국화 공예 서예 문인화 조각 판화 디자인 설치 등 2백20여명의 작가들은 지칠 줄 모르는 창작혼을 반영하듯 근작들을 내놓았다.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치열하게 모색해 온 작가들은 다양한 표현기법으로 서로 다른 이미지들을 표출해 낸다. 모호한 비구상 작품 보다 구상·반구상 작품이 주를 이뤄 작품으로 표출된 작가들의 독특한 개성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60·70대 원로작가들의 오랜만의 외출도 반갑다. 권경승 권병렬 이형수 임섭수 정승섭(한국화) 박남재 박민평 박종남 이승백 임동주 전병하 정정애 조윤출 홍순무 화백(서양화)은 여전히 식지않은 열정을 보여준다. 전시 오프닝 행사는 30일 오후 6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기회도 있고, 작품 활동에 필요한 화방 용품들을 경품으로 행운권 추첨도 준비했다. 박상규 회장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규모있는 전시를 마련하게 됐다”며 “회원들 간의 교류는 물론, 일반인들도 전시를 통해 전북 미술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주미협은 40∼50점 정도의 작품을 공장, 기업체 등에서 전시하는 ‘찾아가는 미술관’을 다음 행사로 기획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7.29 23:02

제11회 전주연꽃 예술제 31ㆍ8월1일 덕진공원서 열려

연향 가득한 전주덕진공원에서 연꽃의 향기와 기품을 주제로 한 예술제가 펼쳐진다. 사단법인 전주예총(회장 최무연)이 31일과 8월1일 양일 간 ‘연향 속에 꿈과 희망을’을 주제로 마련한 제11회 전주연꽃예술제. 전주팔경의 하나인 덕진공원 연꽃의 장관과 전주의 문화예술을 전주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소개하며 화합의 장을 만드는 행사. 전국에 연꽃을 주제로 한 축제들이 서너 곳 있지만, 전주연꽃예술제는 가장 오랜 연륜을 자랑하며, 전주예총 산하 예술단체들이 각각의 예술혼을 발산하는 자리여서 더 의미가 있다. 올해 마련된 행사는 전주예총 산하 10개 단체 중 9개 단체가 참가해 꾸민다. 각각의 행사마다 연꽃을 테마로 한 것이 특징. 문인협회의 연꽃을 주제로 한 ‘시 낭송회‘와 음악협회의 ‘연향 속 음악회‘, 연예협회의 제6회 연꽃주부가요제, 사진작가협회의 제11회 연꽃아마추어사진공모전, 미술협회의 연꽃페이스페인팅 및 초상화 그리기 행사 등이다. 국악협회와 무용협회는 연꽃과 함께 하는 우리의 소리 공연을 함께 준비했다. 연극협회와 영화인협회의는 각각 뮤지컬 ‘싸우지 맙시다’와 영화상영으로 시민을 만난다. 이번 행사에 참가하지 않는 건축협회는 올해 말 건축전시를 별도의 행사로 기획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연극협회가 마련한 뮤지컬 ‘싸우지 맙시다’(연출 정진권)가 눈길을 모은다. 고(故) 박동화씨가 쓴 이 작품은 지난 1967년 ‘두 주막’이란 이름으로 초연, 전국연극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 류장영씨가 연출을 맡아 재 공연된 1993년 뮤지컬로 새롭게 태어났다. 극단 창작극회 단원 10명이 출연한다. 전주예총 김성수 사무국장은 “예술제의 본 의미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까지 치러진 부대행사를 대부분 없앴다”며 “프로그램은 연꽃예술제가 전주를 대표하는 여름 관광문화축제로 승화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초 개편된 새 집행부가 처음 기획한 행사인데다 지난해보다 1천만원이 증액된 2천6백만원의 예산으로 치러지는 행사인데도, 도내 보컬그룹이 참가하는 ‘폭풍음악회’ 등을 제외하면 예년 프로그램과 별반 다를 게 없어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전주예총은 이 달 초 전주덕진예술회관 지하에서 전주종합경기장 1층 건물(옛 전주시립교향악단 사무실)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063)252-9488 http://www.arts.or.kr행사일정표행사명/ 날짜·시간/ 장소/ 공연단체○ 연꽃과 함께하는 에버그린 페스티벌/ 31일 오후 6시/ 야외특설무대/ 에버그린밴드○ 개막식/ 31일 오후 7시20분/ 야외특설무대/ 전주예총○ 연향속의 음악회/ 31일 오후 7시40분/ 야외특설무대/ 음악협회○ 연꽃과 함께하는 불꽃놀이/ 31일 오후 9시/ 덕진공원일원/ 선수화약○ 영화상영/ 31일 오후 8시30분/ 후문주차장/ 영화인협회○ 아코디언공연/ 1일 오후 2시/ 야외특설무대/한국아코디언협회 전주지부○ 제6회연꽃주부가요제/ 1일 오후 3시/ 야외특설무대/연예협회○ 연꽃과함께하는우리의소리/ 1일 오후 5시/ 야외특설무대/국악협회,무용협회○ 연꽃을주제로한시낭송/ 1일 오후 6시/ 야외특설무대/문인협회○ 뮤지컬 ‘싸우지 맙시다’/ 1일 오후 7시30분/ 야외특설무대/연극협회○ 폭풍음악회/ 1일 오후 8시30분/ 야외특설무대/전주예총○ 제11회연꽃아마추어 사진공모전/ 31일·1일/덕진공원일원/사진작가협회○ 연꽃 페이스페인팅 및 초상화 그리기/ 31일·1일/덕진공원일원/미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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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우
  • 2004.07.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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