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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를 부는 할아버지』를 읽고나는 남들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권하는 권장도서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 반 현수네 어머니께서 기증해주신 책이다. 나는 선생님이 소개하자마자 『하모니카를 부는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책을 골랐다. 제목을 보니 외할아버지가 생각나서 먼저 읽게 되었다.주인공인 영재는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다리도 없지만 항상 명랑하고 밝게 산다. 영재는 혼자 지내면서 그림도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서 종이비행기로 접어 날리기도 한다. 또 반지하 방이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발를 보기도 하고 뒷집에 있는 나무를 보기도 하고 가끔씩 들리는 하모니카 소리와 노래도 듣는다. 이렇게 명랑한 영재에게 그늘이 찾아온다. 돈 때문에 셋방에서 쫓겨날 상황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항상 보던 뒷집 할아버지께서 자신은 2층을 쓰니까 1층을 쓰라고 하신다. 마당이 넓은 집에서 할아버지와 같이 살게 된 것이다. 내가 만약 책 속의 영재였다면 할아버지가 엄해서 좀 무서웠을 것이다. 영재는 호기심이 발동한다. 가끔 들었던 하모니카를 부는 아이가 생각났다. 2층을 가지 말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어기고 2층에 올라갔다. 내심 무서웠을 것이다. 2층에서 나뭇조각들을 봤는데 꼭 사람들의 영혼을 봉인해놓은 것 같았다. 무서워서 허둥지둥 내려가려고 했는데 나뭇조각의 모서리에 찍혀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여 치료를 받았다. 내가 경험했는데 상당히 아프다. 영재는 TV를 보다가 고양이를 보니 문득 야옹이가 생각났다. 영재의 절친한 친구인 야옹이. 이사와서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좋은 일은 연속해서 일어나나 보다. 야옹이도 찾고 야옹이가 새끼도 낳고, 마지막으로 할아버지가 선생님이 된 것이다.내막은 어머니가 장애인인 영재를 학교에 보내지 못하니까 할아버지가 가르치게 되었다. 자신이 두려워하던 사람이었는데.... 알고 보니 하모니카는 할아버지가 딸을 잃고 슬퍼서 불은 것이고, 영재가 날린 편지가 할아버지 집으로 날아가서 영재네 일을 잘 알게 된 것이었다. 얼마 후 새 식구가 생겼다. 끝순이 할머니다. 딸 좀 그만 낳으라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는데 생명체에게 그 것도 사람에게 이상한 이름을 붙이다니 참 희한하다. 하지만 끝순이 할머니는 할아버지만 만나면 싸운다. 그런데 이런 싸움이 오히려 할아버지를 자극하여 할아버지는 삶에 의욕 갖는다. 두 사람은 마침내 화해를 한다. 그리고 영재는 날개를 조금 다친 천사(장애우)들과 천사의 집에서 기숙사생활을 시작하기로 약속하고 집에서 이별 파티를 한다. 그 자리에서 그 동안 모두(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야옹이, 야옹이 새끼, 영재)같이 사는 것을 빌었는데 아버지께서 도와 주셔서 고맙다고 마음속으로 전한다.『하모니카를 부는 할아버지』 낭만적이기도 하지만 보는 읽는 이의 마음을 감동시켜주는 책이다./전주효림초등학교 6학년 이기호■ 글을 읽고 ■좋은 책을 읽는 즐거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다. 어린 시절에 읽은 한 권의 좋은 책은 평생동안 꺼지지 않는 삶의 등불이 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텔레비전이나 컴퓨터게임처럼 보는 것만, 가벼운 것만 찾는다고 어른들은 걱정한다. 그러나 글쓴이는 책 읽는 기쁨을 벌써 깨친 것 같다. 이런 감동이 쌓이고 쌓여 훗날 한가락하는 어른으로 자랄 것이다.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쓴 솜씨도 뛰어나다. ■어린이 시■ 기분 좋은 일 고창무장초등학교 3학년 김시연학교에서 기분 좋은 일체육시간에 노는 것청솔반과 함께 노는 것경기시작 가슴이 쿵덕쿵덕영차영차이겨라 이겨라우리반 전체만세만세너 짱이다.너도너도이렇게 칭찬하니기분이 좋다■ 시를 읽고 ■학교에서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이 체육시간이다. 아이들은 체육시간을 통해서 사회성과 공동체의식을 키워간다.경기에서 이기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시연이의 시를 읽으니 연둣빛으로 물들어 가는 봄 산이 떠오르고 그 만세소리가 들려와 나까지 절로 힘이 난다. 시작에서 끝까지 곁가지 없는 가지런한 정리가 우수하다. /김종필(아동문학가아버지박미화(백산고 2년)가을 들녘은 아버지의 땀방울이다.아버지 농사일의 겨운 신음소리도 가을이었고담배 연기 속에 묻어나는 허연 김은 아버지의 백발이 된다.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보리 씨앗을 땅에 묻는다.아버지는 저 빈들을 바라보시며 저 곳이 가득 채워질 그 날을 생각하신다.글을 읽고>농사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농부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다. 이 시는 땅의 정직함을 믿는 농부인 아버지가 힘들어하는 모습(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자식의 안스러움이 잘 배어 있다.신음 소리 절로 나고 흰머리 늘게 하는 농촌의 현실이지만 쓰러지지 않고 보리처럼 다시 일어나리 라는 의지를 갖게 하는 미더움을 보여준다. 말의 쓰임에 지나침도 부족함도 없다.[산문]하던 짓도 멍석 깔면 않는다 - 반순이(우석여자고등학교 3학년)야마다 에이미의 소설 「메뉴」의 도입부는 적잖이 충격적이다. 여느 일본 소설들이 종종 그러하듯 그녀의 소설에도 '죽음'이 등장한다. 주인공 도키노리는 다섯 살 때 커튼 레일에 목을 매고 죽은 엄마를 보며 요구르트와 빵을 먹는다. 그건 그가 다섯 살 바기 어린애라서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언제나 요구르트 먹기를 강요하던 엄마가 없어졌기 때문에 이제 자유롭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등줄기에 소름 돋는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눈을 돌려보면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팻말이 세워진 잔디밭을 슬그머니 밟아보는 그런 일 말이다. 강요에 대한 반작용 말이다. 지금의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몇 가지씩의 강요를 받고 있다. 작게는 바르게 걸어라, 편식하지 말아라, 공부해라, 이런 것에서부터 크게는, 도둑질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등등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중요한 것들임에도 우리는 그것들은 종종 무시하곤 한다. 어째서일까? 아마도 도키노리처럼 강요당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린 알고 있다. 아무리 밟지 말라고 쓰여 있어도 누군가는 밟고, 아무리 지키라고 외쳐도 누군가는 지키지 않는다는 것을.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지켜지지도 않을 것을 모두가 지켜야 하는 양 강요하기보다는 권유하는 방식으로 의식과 표현을 바꾸어 보는 것이 어떨까. 비약일지 모르나 우리 주변에서 도키노리 같은 녀석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글을 읽고 >가르침이라는 미명 아래 우리는 얼마나 자주 아이들의 자유의지를 눌러왔던가? 얼마나 많이 자율능력을 눌러왔던가? "요구르트 먹기를 강요하던 엄마가 없어졌기 때문에 이제 자유롭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는 역설은 얼마나 시사적인가?금줄이 걷힌 자리에서 '자유롭게' 삶의 그물을 짜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흐뭇한 얼굴의 나를 떠올려 보는 것은 이 글을 읽는 또 다른 보람이다. /오창렬(시인)
재정난에 시달리던 문화예술인들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이게 됐다. 문예진흥원(원장 현기영)은 2004년도 ‘계기성우수기획사업’의 3차 지원심의 일정을 공개, 6월 5일까지 지원사업 신청을 받는다. 1996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문예진흥기금을 재원으로 연도 중반에 우수기획사업을 별도로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 전년도 연말에 기금심사를 진행해 연초에 지원사업을 발표하는 문예진흥기금 지원제도를 보완하기 위해서 시작됐다. 전체 예산은 7억 5백만원이며 지난 2월과 3월 제1차(3,600만원·4건)와 제2차(2억 6,500만원·14건)의 지원결정이 이뤄졌고, 현재 4억 4백만원이 남아있다. 신청 대상 사업은 2004년 하반기(7월 이후)에 추진되는 사업으로 국가·사회적으로 특별한 계기를 맞아 기획된 문화행사나 연도 중반에 기획되고 예술성과 문화적 파급효과 등에서 우수성이 인정되는 사업(2004년도 일반지원사업 공모시 지원신청을 할 수 없었던 객관적이고 타당한 사유 명시), 기타 문화예술정책 수행에 있어 긴급한 지원이 요구되거나 문예진흥원이 자체적으로 우수 사업으로 발굴해 추천하는 사업 등이다. 상반기 추진사업이나 정례적으로 추진되는 사업, 2004년도 국고 또는 문예진흥기금 예산 지원이 이미 반영된 사업, 2004년도 문예진흥기금 지원심의에서 탈락된 사업 및 유사사업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문의 02)760-4555
벚꽂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리는 4월의 첫날 우리 나라에는 고속철도 개통과 EBS 인터넷 수능방송이라는 두 가지 역사적인 사건이 총선의 열기 속에서도 국민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전국을 한나절 생활권으로 바꾸어 놓은 시속 300㎞의 초고속열차가 달리게 된 핵심기술은 기존의 두 바퀴로 철로 위를 달리던 열차를 자석의 힘을 이용, 레일 위에 떠서 달리도록 하여 마찰력을 줄이는 자기부상력이라는 신 과학기술이다. 사교육비가 공교육비를 능가하며 국가를 과외천국으로 만든 대입수능시험을 대비하여 명강사의 학원 수강을 위하여 밤을 새워가며 줄을 서는 진풍경을 일거에 해소한 EBS교육방송이 인터넷으로 전국에 제공되어 70만 수험생에게 갈채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이 한 사람의 명강의를 10만이나 20만 명이 동시에 접할 수 있게된 이면에는 인터넷이라는 정보통신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하다.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한지 수년이 되지 않아 이제는 마이크로에서 나노로, 염색체는 DNA로, 과학기술은 가히 혁명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관심은 총선 정국에만 쏠려 4월은 과학의 달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 나라를 이끌어 가야할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은 당연히 중차대한 일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지만 자손만대를 이어갈 이 나라 국민을 먹여 살릴 과학기술 개발에 밑거름이 되는 전국민의 과학적 마인드 형성을 위한 과학의 달을 무심하게 보냄은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13억 중국이 밀려오는 과학기술전쟁의 시대에 우리 나라의 과학발전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먼저 해결되어야할 과제는 국민의 과학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10년후 연간 매출 10억달러를 예견하는 일본전자업계에서 로봇분야 전문가의 연봉은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도 넘쳐나는 의약업계 종사자들이 10년후에는 첨단산업 전문가보다 고액의 연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수한 두뇌를 가진 인재 한 명이 백만 명을 먹여 살리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고, 한 건의 과학기술이 세계 최고의 갑부를 만든다는 사실은 컴퓨터의 황제 빌게이츠가 보여주고 있다.80년대 이공계대학 기피현상이 심각했던 독일이 기술강국으로 살아남은 것은 유치원시절부터 부모와 함께 장난감자동차를 만들어 경주하는 지역과학축제를 비롯한 선상 과학체험인 크루즈 과학여행 등으로 국민이 과학을 이해하고 함께 하는 과학풍토를 이루었기 때문이다.생명을 복제하며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고자하는 과학기술의 시대에 잠시의 선거열풍보다 국가의 백년을 기약하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전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총선에 출마한 국회의원이나 정당의 정책에도 과학진흥에 관한 획기적인 공약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과학의 달에 치러지는 총선이므로 진부한 말꼬리 잡기식의 논쟁보다 과학에 관한 참신한 정책을 제시하며, 유치원 어린이부터 팔십의 노인까지 즐겨 참여하는 신명나는 과학행사를 정당마다 개최한다면 관심 있는 선거, 재미나는 선거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봄 꽃놀이로 100만 인파가 고속도로를 마비시키는 국민적 열정을 과학에 접목시켜 지역축제마당마다 과학체험의 장을 열고 로봇과 함께 아장아장 걷는 우리 아가의 걸음마에 함박웃음을 보내며 사월을 보내자./임길영(이리고교장)
전주에서는 전주세계소리축제, 발효음식엑스포,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민영화제, 풍남제, 종이축제, 전주대사습놀이, 복숭아축제, 연꽃축제, 전라예술제, 산조축제, 웨딩거리의 축제, 가구의 거리 축제, 등이 행해지고 있다. 동네축제처럼 주민들과 함께 줄기기 위한 축제도 있고, 전라예술제처럼 회원들의 업적을 드러내기 위해 하는 축제도 있고, 가구의 거리 축제처럼 상업적 목적을 위한 축제도 있고, 영화제처럼 영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축제도 있고, 세계소리축제처럼 세계에 전북소리를 널리 알리기 위해 하는 축제도 있다. 이러한 목적 중 갈수록 관심을 끄는 것이 얼마나 경제적 효과를 올리느냐이다. 2003년 전주영화제는 시에서 9억원, 나머지 찬조금을 합하여 22억원 정도를 들여 개최했는데, 약 93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되었다. 투입액에 비하여 전주에 커다란 이익을 남긴 셈이다. 더구나 전주이미지를 널리 선전하고 영화도 활성화하여 다양한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뮌헨의 맥주축제가 5조원의 효과를 가져온 것과 비교하면 적지만, 전주영화제는 전북에서는 가장 경제적 효과가 큰 축제이다. 전주시는 전주4대 축제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마련에 나섰다. 영화제에서는 영화상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포스트 프로덕션 컨퍼런스도 개최하고 필름마켓 등도 열기로 하였다. 풍남제에서도 비빔밥 큰 잔치와 한복패션쇼 등에 집중하여 문화상품 홍보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전주종이문화축제에서는 한지, 수의, 사진, 넥타이, 벽지, 공예품 등의 판촉에도 적극 나선다. 전주대사습 전국대회에서는 판소리 다큐물과 CD를 제작판매하고 휴대폰 판소리 컬러링 등도 추진한다. 이러한 변화는 축제가 지역상품의 이미지도 높이고, 관광객 유치나 문화상품의 판매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문화산업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지만 상업화가 지나치면 축제의 질이 떨어지고 결국 관광객이나 상품판매도 감소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노골적인 상품화를 시도하면 역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상품화를 추구하더라도 고품격을 유지해야 하며 동시에 주민들도 열심히 즐길 수 있는 주민참여적 성격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활성화도 이루고 지역문화향유도 높이는 일석이조가 가능하다.
□ 전라북도와 전북농협이 전주-군산 마라톤대회를 전북쌀 판매확대와 홍보를 위한 이벤트 장으로 승화시킨다. 전북농협은 4월11일 우리고장에서 열리는 전국규모의 전주-군산 마라톤대회와 병행하여 전북쌀의 좋은 밥맛을 전국에 널리 홍보하기 위하여 주먹밥 시식회와 즉석에서 전북쌀을 재료로 한 쌀튀밥을 튀겨 전국의 아마추어 마라토너에게 나누어주는 「추억의 뻥이요」코너, 또한 전북농축산물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영상물을 상영하는 프로그램등을 준비하여 전북쌀을 비롯한 농축산물 소비확대를 위한 이벤트를 전개했다. □ 또한 마라톤대회에는 전북농협 122명의 임직원이 전북 도브랜드쌀인 「EQ온고을」의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와 배번을 달고서 풀코스 및 건강마라톤 코스를 완주하여 전국에서 모인 마라톤 동호인을 대상으로 전북쌀의 인지도를 확산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공무원은 문서로 말한다”는 얘기가 있다. 처음으로 공무원이 된 사람이 윗사람에게 주눅 들면서 배우고 감탄하는 것이 공문서를 작성하는 요령이다. 복잡한 사안을 간단명료하게 작성해야 하는 공문서 작성능력은 연륜이 필요하다. 애써 만든 10쪽짜리 보고서가 1-2쪽으로 정리되는 걸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뿐이다. 공문서를 통해서 일을 처리해야 만하는 공무원들이기에 문서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다.조선시대 관리들 역시 예외일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조선시대에 관리들이 생산하는 공문들은 요즘보다 매우 다양했다. 국왕에게 보고하는 문서들은 물론, 각 관청들 사이에 오고가는 문서와 지방관리들이 백성들에게 내린 명령서 등 그 형식이나 내용에 따라서 부르는 명칭이 달랐다.19세기말 전라도 흥덕현 북포에 살고 있던 국경순(鞠暻珣)이 선려각(船旅閣) 주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어떤 공문서가 만들어지고 처리되었는지를 추적해 보도록 하자.1888년 전라도 흥현 북포에 사는 국경순은 선려각 주인이 되기 위해서 국만전과 1년 동안을 서로 다투다 3월 초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자 국만전은 국경순의 임명 차첩(差帖)과 감결(甘結)이 모두 위조된 것이라며 순영(巡營)에 고발하였다. 이 고발장을 원정(原情)이라하는데, 원정이란 소지(所志)의 일종으로 백성이 억울하거나 원통한 일을 당하여 관에 진정할 때 사용하는 문서이다. 국만전의 원정을 접한 순사(巡使)는 차첩(差帖)을 환수해 오라는 판결을 내렸다. 국경순이 받은 차첩은 지방 감영에서 7품이하의 관원을 임명하거나 수령이 속관(屬官), 즉 품관(品官)이나 향리 등을 임명하거나 또는 그 고을 유림들을 제관으로 임명할 때 발급하는 문서이다. 차첩을 환수당하게 된 국경순은 다시 원정으로 올려 자신의 억울함을 순영에 알리게 되고, 도순찰사는 흥덕현감에게 국경순을 “북포수세감관 상도선여각관분주인(北浦收稅監官 上道船旅閣分主人)”으로 임명하고 김응규와 국만전 등이 이에 반발할 경우 잡아 가두라고 지시하는 감결(甘結)을 보내었다. 감결이란 상급관청에서 하급관청으로 발송하는 문서 중의 하나로 주로 관찰사나 암행어사가 각 고을의 수령에게 명령하거나 지시할 일이 있을 때 발급하였다. 도순찰사로부터 감결을 받은 흥덕현감은 국만전의 반발이 계속되자 순영의 명령에 따라 좌수(座首)에게 국만전을 잡아들여 무판전(貿販錢)을 거두어들이라는 전령(傳令)을 보내는 한편 국경순에게는 선려각 주인으로 임명된 사실을 재확인 해주면서 업무를 착실하게 수행하라는 전령과 차첩을 내려주었다. 전령이란 상급관원이 하급관원이나 백성에게 발급한 문서로 어떤 직책에 임명하거나 혹은 명령을 내릴 때 주로 사용한다. 흥덕현 북포 선려각 주인을 임명하는 것과 관련해서 생산된 문서들이 이 정도이고 보면 형사, 민사상의 소송을 처리하기 위해 조선시대 관리들이 작성했을 공문서의 종류와 양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관리들도 문서를 작성하면서 선임자들이 남겨 놓은 공문서 작성 노하우를 족보(?)처럼 아꼈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 어떤 문서를 써야하는지 오늘의 일을 보고 옛 일을 그려볼 수 있다./홍성덕(전북대박물관 학예연구사)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 작가들간의 공식적인 ‘만남’이 준비되고 있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가 올해 개최를 목표로 추진하는 남북작가대회다. 지난 4일부터 나흘 간 중국에서 열린 ‘문익환 목사 방북 15주년 남북 기념토론회’에 참석한 작가회의 김형수 사무총장과 소설가 정도상씨 등이 북측 민화협 위원들과 만나 금강산에서 남북작가대회 개최를 합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무총장은 “구체적인 시기나 일정 등 세부적으로 조율하진 못했지만 이 달 말쯤 우리측 관계자(정도상씨 예정)가 실무회의를 위해 금강산에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규모는 북측 문인 50여명과 남측 문인 1백여명 정도.1990년대 이후 남과 북의 문인들은 다양한 통로를 통해 끊임없이 공식 만남과 대화를 갖기 위해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절을 겪어야만 했다. 전북지역의 작가들도 언제나 그 속에 함께 했다. 첫 시도는 1989년. 고은·신경림·백낙청 등 남쪽 문인들이 북쪽 대표단이 기다리는 판문점으로 향하다 전원 연행됐다. 이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옥고를 치렀던 고은 시인은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사회단체 방북대표단에 참여해 남북 작가회담을 다시 제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안도현 시인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회’ 방북단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 오영재·장혜명·남대현 등 북의 문학인단체인 조선작가동맹 관계자에게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용택)의 ‘통일문학연구사업’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후 최형·정양·정동철 시인과 소설가 이병천·정도상씨 등이 9월과 10월 방북해 북한의 문인들과 교류를 나누는 등 이 지역 문학인들의 방북 나들이가 뒤를 잇기도 했다. 현재 추진 중인 남북작가대회는 사회·정치적 분위기나 남북간의 공감대 형성 분위기와 함께 정부에서도 대회 추진에 대해 호의를 갖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항상 쓰던 것들인데 특별하게 다른 점이 뭐 있겠어요. 지나가던 바람과 들에서 피어나던 들꽃,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담겨있겠지요. 흐물흐물하지만 조금은 연하고 보드라운 살이 도도록 하게 오른 시들입니다.”조기호 시인(66)이 ‘겨울 수심가’를 펴냈다. 열번째 시집이다.그의 시들은 허무의 색이 짙어졌다.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 탓인가’하고 늙어가는 시인을 안타까워하는 독자들 앞에서 그는 오히려 담담하다. 대신 세상을 보는 눈을 더 배웠고, 세상 이야기들을 걸러 짧은 말 속에 담아내는 시어는 깊어졌다. “부부를 서로의 반려자라고 하잖아요. 이만큼 살아보니 아내의 소중함도 알겠고, 더 애틋해요.”지나간 세월만큼 더욱 깊어진 아내에 대한 사랑은 그의 작품 속에 절로 묻어있다. 참회를 통한 아내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다.‘상금도 없는 문학상패와 역겨운 술 냄새를 짊어지고 집에 와서 거울을 보니 더는 낡을 것도 없는 아내 곁에 내가 더 폭삭 낡아 있었습니다’라는 시 한구절이 시인으로서 그리고 시인의 아내로서 살아온 40여년 세월을 말해준다.양재일 시인은 그를 ‘시를 위해 태어난 새’라고 부른다. 주로 ‘새’를 소재로 삼아온 시인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모든 것을 관조할 수 있는 ‘새’가 인간의 욕망을 채워줄 것만 같다고 말한다. 그는 ‘새’를 통해 “저승의 이야기도 땅에다 풀어놓고, 땅의 이야기도 하늘에다 풀어놓고 싶다”고 했다. ‘억새꽃 사랑’ ‘새’ ‘새벽이 떨어지는 풍경’ ‘태안사 오르는 길’ ‘위봉산성의 봄’ ‘저승 가던 바람이’ 등에 모두 70여편을 묶은 이번 시집에는 특별한 선물도 담겨있다. 초등학교 4학년 외손녀 다혜가 유치원 시절 쓴 자작시 ‘다혜가 쓴 할아버지’를 함께 실었다. “제법 글솜씨가 있다”며 손녀를 기특해하는 외할아버지의 넉넉한 마음이다. “나이도 많이 먹었는데 무슨 특별한 계획이 있겠어요. 다만 앞으로도 펜을 안놓고 꾸준하게 시를 쓰고 싶습니다.”전주 출생인 시인은 전주문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전북문학상·우리문학상·표현문학상·시인정신작가상을 수상했다.
전북여성경제인협회는 오는 9월19일부터 5일간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개최되는 2004 홍콩 주얼리 & 시계박람회에 참가할 도내 여성업체를 26일까지 모집한다.세계 5대 귀금속 전시회에 드는 이 전시회에서는 귀금속류와 보석 및 원석류, 시계류, 원·부자재류, 장비 및 악세서리류, 무역 출판물 및 서비스류 등 품목이 전시된다. 참가비 1백40만원.272-9973, 9906 www.womanbiz.or.kr
저소득층·실업자·군인·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혜택 지원사업이 실시된다. 문화부는 지난 8일 교정시설의 문화적 운영모델 개발, 소외계층을 위한 객석 5%기부제 확대 시행,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문화의 집 조성 등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체계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내년부터 전담조직인 ‘문화다양성 추진반’도 구성한다. 우선 법무부와 공동으로 각 교정시설에 문화시설을 조성하고 수용자의 재활기능을 도울 문화프로그램을 확대 추진한다는 계획. 또 현재 국립극장이 아름다운 재단과 제휴해 실시하고 있는 ‘객석 5% 기부제’를 다음 달부터 국립국악원,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정동극장 등으로 확대 실시해 연 1만 3천여명의 문화소외계층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각 공립 문화예술기관이 공연티켓 기부제에 참여하면 실시기관 및 단체에 문예진흥기금 지원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별도의 인센티브도 줄 예정이다. 지방문화시설에 대한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장애인 영화제 개최, 노인 게이트볼 경기장 지원, 외국인 근로자 한국어 교육지원, 찾아가는 문화활동 지원 등 다양한 문화소외계층 지원사업도 지속해 나간다.
골격 위에 한지를 덧붙이는 작업에도 앉았다 일어서기를 여러번 반복한다. 전통적인 문양을 오려 붙이거나 종이를 꼬고 엮어내는 손끝이 야무지다. 문양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다루는 손길마다 봄빛 고운 색이 내려앉는다. 공모전이 아닌, ‘한지공예 대회’라는 낯선 대회가 이틀째 열리고 있는 9일 전주공고. 기술과 기능인의 축제 한마당 ‘제34회 전라북도기능경기대회’에서 한지공예가 시범직종으로 선택됐다. 딱딱한 이미지의 기능경기대회 속에서 전통기능 ‘한지공예’가 은은한 멋을 발하고 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정성으로 꼼꼼하게 만들어지는 한지공예지만, 이 곳은 달랐다. 짧은 시간 내 동일한 조건에서 옆 사람보다 나은 작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시범직종이지만 메달과 보상금은 다른 직종과 같다. 차가운 공기와 참가자들의 나즈막한 숨소리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18명이 출전한 전통부문은 41년생부터 87년생까지 그 연령이 다양했던 반면, 17명이 겨룬 현대부분은 아무래도 20대의 젊은 층 참여가 많았다. 전통기법을 바탕으로 하는 사각볼록상자를 만드는 전통 부문과 ‘봄’과 ‘한글’을 주제로 직사각다용도함을 만드는 현대 부문의 창의적인 문제는 모두 중급 이상의 수준. 고등학생들이 주로 참여하는 다른 직종과는 달리, 일반인들의 참여가 많은만큼 분위기 또한 진지하다.현장에서 주어지는 도면과 재료 등을 이용, 제한된 시간(전통 18시간·현대 15시간) 안에 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몇 년씩 실력을 갈고닦은 수준 높은 이들에게도 부담이다. 같은 조건에서 개인의 역량을 얼마나 발휘하는가가 관건이다. 한지공예가 뿌리 내리고 있는 전주지역에서의 시범직종 채택은 의미가 크다. 한지공예가 예술이 아닌 기술로서 여겨지는 것 같아 아쉽다는 일부 공예인도 있지만, 한지공예의 대중화와 한지산업을 생각해 이를 반기는 시각이 많다. 시범직종 채택은 정식직종 채택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미와 함께 현대적 감각으로 재조명해 한지공예의 전통미를 재창조하려는 움직임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종목을 발굴하고 개최함으로써 지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싶었다”는 전라북도기능경기위원회 최풍강 사무국장은 “한지의 역사와 전통 등 전주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한지공예가 적합했다”고 소개했다. 올 가을 전주에서 열리는 제39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시범직종으로 추진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었지만, 대신 전주를 찾는 손님들을 위해 한지의상 패션쇼와 한지 관련 전시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 사무국장은 “한지공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후 차기 대회서 시범직종으로 선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호연(45·진안군청 의사과)·나순자(42) 부부는 운동을 시작한지 1년만에 "30대의 건강을 되찾았다”고 자신있게 밝히고 있다.강씨는 임수진 진안군수의 수행비서로 7년4개월동안 관용차를 운전해온 베테랑 기사.그러나 비서실 업무가 밤낮을 가리지 않는 격무이다보니 무릎보호대를 착용해야만 통증을 이기는 힘든 상황이 지속됐다.부인 나씨도 40대에 접어들면서 좋지않던 무릎 관절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강씨가 의사과로 자리를 옮기자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조깅과 등산.강씨 부부는 매일처럼 진안읍에서 북부마이산까지 1시간여 거리를 속보로 걷기 시작했다.마이산에는 넓은 광장이 있어 줄넘기와 배드민턴까지 소화할 수 있었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마이산악회와 군청 산악회 활동에 적극성을 보이며 매주 마이산과 구봉산 등 지역의 명산을 오르기 시작했다."이 과정에서 하루 두갑씩 피우던 담배도 자연스럽게 끊게 됐다”는 강씨는 "산에 오르면서 나이든 선배들보다 뒤쳐져 헉헉거리던 자신의 모습이 너무 보기 싫었다”고 설명했다.이제는 산악회원들 중에서도 앞장설 수 있다는 강씨는 "몸이 가벼워지는 것은 물론, 머리도 맑아져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고 말했다."매일 저녁 걷는 것이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지만 달라진 업무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풀 길은 운동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는 강씨는 "일상적 운동이 힘든 상황이라면 주기적으로 가벼운 등산을 다니면 허리와 무릎 등 관절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우윤)이 학문으로 국한된 역사 연구에서 벗어나 우리 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열린 교실 ‘제2회 바로 보는 역사교실’을 연다.주제는 ‘역사 속의 인물들’.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최영·이성계·정몽주·정도전·허균·정약용·전봉준·김옥균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들과 그들이 고민했던 역사적 삶에 대해 살펴본다. 14일부터 6월 16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이번 역사교실은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역사박물관 우윤 관장이 직접 강사로 나선다. 초·중·고교 교사를 비롯해 일반시민 5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11일까지 방문하거나 전화로 접수하면 된다. 수강료 2만원. 문의 063) 228-6485∼6
제4회 모악산 화전축제...11일 모악산 대원사에서 공연과 미술대회, 화전만들기 등 7천여명 예상붉은 진달래 꽃잎으로 화전을 부치며 꽃놀이를 하고, 새 풀을 밟으며 봄을 즐겼던 조상들. 화전놀이는 삼월삼짇날(음력 3월3일)을 전후해 즐겼던 고유의 세시풍속이다.선비들은 동산에 모여 시를 읊으며 봄을 즐겼고, 어른들은 화전을 비롯한 음식들을 마련해 서로 나누며 정을 나눴다.화전놀이는 자연스레 마을의 안녕과 단합을 꾀하는 마을의 잔치였다.모악산 대원사가 진달래 꽃잎으로 화전을 부치고 나누는 ‘모악산 진달래 화전축제’를 마련한다. 올해로 네번째. 사찰이기에 앞서 모악산 등산객들을 위한 편안한 쉼터가 되고 있는 대원사는 11일 하룻동안 음식과 공연을 곁들인 잔치를 갖는다.잔치를 열어 모악산 관광 등의 목적으로 열리지만 무엇보다 세시풍속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로그램 역시 전통의 의미를 담았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참여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화전 전시회, 모악산 사계전시회 등 전시프로그램과 초·중학생 미술대회, 승무·살풀이·현대무용이 어우러지는 공연 프로그램 등 풍성한 기획으로 손님들을 맞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직접 화전을 만들고, 음식을 나눠먹는 자리.화전 전시회는 보는 것 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다양한 문양으로 꾸며진 화전이 전시된다.오전 11시부터는 대원사 일대의 봄풍경을 화폭에 담는 초·중학교 학생들의 미술대회로 열린다. 문의 축제조직위 221-8502.
“한벽극장은 국악을 전용으로 공연하는 소규모 공연장이죠. 무대와 객석이 가까이 있어 실수가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관객들의 한바탕 웃음과 박수로 실수가 용서되기도 하죠.”‘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냉랭한 문구는 언제나 사람을 기죽게 만든다. 반대로 어쩔 수 없는 호기심을 살그머니 건드리기도 한다.7일 오후 5시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갑도) 한벽극장. 어두운 극장 안에서도 환하게 불을 밝힌 ‘주조정실’이 2시간 30분 후면 열릴 한벽예술단 공연 준비에 분주하다. 상설공연이지만 조명·음향·무대 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리허설은 주조정실을 항상 긴장하게 만든다. “무대 공연은 라이브입니다. 공연 전에 여러 번 확인하고도 공연이 끝나고 불이 완전히 꺼질 때까지 집중할 수 밖에 없어요.”문화사업팀 조진영 팀장(37)은 공연 내용을 비롯해 기술적인 면까지 공연 하나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를 통합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계단을 오르려면 무릎이 아파 지리적으로 주조정실에 오기 힘들다고 하지만, 사실은 전문영역을 지켜주고 싶어서다. 그 역시 한때는 “음향도 조금 만지고, 조명감독 뒤에서 심부름 꽤나 했다”고 한다. 음향주임 김현호씨(32)는 원래 풍물을 치는, 음향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전통문화센터에 입사하면서부터 음향을 다루게 됐지만,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워낙 기계 만지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기술을 익히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음이 제대로 나오는지, 원음과 기계음의 차이는 어떤지, 해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미세한 소리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다.“조명은 애매할 때가 많아요. 그냥 ‘분위기 있게 해주세요’ ‘밝게 해주세요’라고 하면 어느 정도로 해야 될지….”조명감독 정재호씨(27)는 ‘은근하게’ ‘잔잔하게’처럼 공연자들의 알쏭달쏭한 요구(?) 때문에 항상 고민이다. 그는 무대진행을 하다 조명 담당으로, 1층 무대에서 2층 주조정실로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등장인물이 무대에서 퇴장하고 나서도 암전되지 않거나, 춤을 추는 무대에 판소리 조명이 나오는 등 조명을 맡은 초기에는 실수도 많았다.“춤의 경우는 조명의 비중이 크고, 기악에서는 악기별로 소리를 살려주고 균형을 맞춰줘야 하기때문에 음향의 역할이 중요해요.”국악전용극장이다보니 대부분 공연이 정적이다. 지난해 전주세계소리축제 행사로 한벽극장에서 열렸던 어린이 창극 ‘다시 만난 토끼와 자라’는 김씨와 정씨 모두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다. 등장인물·음악·조명 등이 복잡했던만큼 힘들고 재미도 있었다. “출연자들을 흉내낼 정도로 18회 공연 내내 재밌었다”는 그들은 창극과 같은 동적인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조명이나 음향도 분명 예술입니다. 옛날에는 단순히 막을 올리거나 내리는 정도로 무대에 변화를 줬지만, 요즘은 조명과 음향으로 다양한 상황을 연출해내요.”조팀장은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서는 내용만큼 기술의 중요성도 크다고 말한다.그들은 다른 공연장에 가게되면 R석보다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공연 내내 천장만 보고 있다. 조명의 색을 보고, 스피커 위치를 확인해야만 하는 그들만의 직업병이다.“조명이나 음향 덕분에 출연자들이 돋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공연 자체를 보러온 관객들이 무대 위를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실수를 해도 은근슬쩍 넘어가기도 해요.”그들을 주목하는 관객들은 그다지 많지않다. 그래도 서운하거나 지치지 않는 것은 ‘무대 위에 서는’ 출연자들이 ‘무대 뒤 사람들’인 그들을 찾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전문적인 분야. 그들은 무대 위에 색을 만들어내고 소리에는 생명을 불어넣는다.
연출가가 총사령관이라면, 무대감독은 야전사령관이다. 연출자의 의도를 무대에서 실현하기 위해 기획부터 무대장치·미술·조명·음향·기계 등 각 담당 스태프를 총괄하고, 대관공연 때는 무대의 세세한 기능을 알려주며, 공연이 시작된 뒤에는 안전관리까지 도맡아야 한다. 쉽게 말해 무대의 모든 일을 챙기는 책임자다. 그러나 배우나 작가, 연출가처럼 주목받지는 못한다. 무대감독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무대 뒤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무대감독은 배우와 관객이 가장 편안하게 연기하고 감상할 수 있는 무대를 꾸미는 것입니다. 무대가 훌륭하고 소품이나 의상이 뛰어나도 배우나 관객이 불편을 느낀다면, 그것은 실패한 작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극의 미세한 흐름을 파악해서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지난 7일 전주지역 공연장의 무대감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전북예술회관 이갑래 무대기술팀장(51)과 전북학생종합회관 김용관 무대감독(49), 전주덕진예술회관 변상근 무대감독(45),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류경호 무대감독(43), 전주전통문화센터 김현호 주임(32). 다섯 감독들이 함께 얼굴을 맞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들은 금새 ‘동료’가 됐다. 공연장의 크기와 소속 단체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같은 일을 하며 같은 보람과 고민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호암아트홀 등 서울의 대규모 공연장에서 실력을 쌓아온 이갑래씨는 23년째 무대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이제 전주사람 다 됐다”는 그는 경남 마산이 고향이지만 2001년 1월 전주와 인연을 맺었다. 도교육청 공무원으로 인사발령에 따라 한 두 차례 옮겨다니긴 했지만 김용관씨도 학생회관 무대와 18년째 인연을 맺고 있다. 전북연극협회장을 맡고 있는 류경호씨는 배우와 스탭의 역할이 별반 다르지 않는 연극계의 현실에서 무대미술의 ‘특장’으로 활동하다, 1997년부터 무대 지킴이가 됐다. 전통문화센터 개관과 함께 음향담당 스태프로 일한 김현호씨는 기술팀원이 줄어들면서 기술팀의 실질적인 수장이 됐다. 4년 3개월차 무대감독인 변상근씨는 전주시 문화관광과 공무원. 시·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연장들과 같이 순환보직에 따라 무대감독을 맡게 된 경우다. 변씨는 “전주의 공연문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보람도 있고, 배운 것도 많아 꼭 한번 해 볼만한 일”이라고 하면서도 “오래하고 싶지는 않다”고 고백한다. 이유는 다른 감독들로부터 쏟아진다. “일반인들과 사이클이 전혀 다르잖아요. 다른 사람들 퇴근할 때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되고, 쉬는 날 가장 바쁘고…. 서비스업이기에 버티는 겁니다. 좋아서 하지 않으면 힘들지요.” ‘빵점남편과 빵점아빠’를 거론한 이갑래씨는 “가족들에게 늘 미안하다”고, 김용관씨는 공연이 없는 날에는 이런저런 모임을 챙기느라 바쁜 한국 남성들의 비애를 거론한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갈증도 토로의 한 부분. 류경호씨는 “좋은 무대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세트·조명·음향·소품 등 제반 스태프에 관한 일을 모두 알아야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며 “대관공연에서 실력 있는 스태프들을 만날 때면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설레기도 한다”고 말한다. 또 “관리자는 공연이 없는 날을, 무대인력들은 모든 공연장이 과부하가 걸리는 순간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인력이 적어 대관자나 관객들에게 서비스가 부족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예를 들어 소리전당의 4개 극장이 모두 가동될 때 배우들은 무대에서 ‘쇼’를 하지만, 스태프들은 공연장을 옮겨다니며 ‘쑈’를 하게 되고, 어린이 공연이 많은 학생회관은 무대시설이 아이의 손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해 대관을 한 팀의 아마추어 스태프들의 손을 적극적으로 빌려야 한다. “시스템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노력해야지요. 좋은 공연을 이끌어내는 것이 궁극적으로 저희들이 할 일입니다.” 두어 시간의 짧은 만남. 끊임없이 이어진 무대전문용어들. 기자에게는 ‘외계용어’였지만, 비슷한 일을 하는 5명의 무대감독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박장대소에 이심전심이다. 이들의 표정이 밝아질수록 전주의 문화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전북연예협회(회장 김용철)가 13일까지 제4회 전북실버가요제에 참가할 만 60세 이상의 ‘의욕적인 어르신’을 모집한다. 예심은 14일 오후 3시 금암노인복지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리며, 참가자 중 12명을 선발, 다음 달 8일 오후 2시 30분 전주덕진공원 특설무대에서 본선을 치른다. 대상 수상자 1명에게 도지사 상장 및 70만원 상당의 부상이 수여되는 등 푸짐한 상품이 마련됐다. 문의 063)254-6015
"청보리밭축제는 단순히 먹고 마시는 축제와는 차원이 다른 농촌의 향기를 되새기는 축제 한마당입니다” 제1회 고창청보리밭축제 최석기 공동위원장(군의원·공음)은 이번 축제가 여느 축제와는 격을 달리한다는 말로 차별성을 강조한다."특히 이번 축제는 학생들의 현장체험 학습장으로 권하고 싶습니다. 도시 생활에 찌든 청소년들에겐 드넓은 들녘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최 위원장은 이번 축제의 기본 테마가 대자연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한다. "처음엔 축제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우려감도 가졌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첫날부터 1만명이 축제장을 찾았고,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최 위원장은 이어 "이번 축제는 학원농장 진영호 대표의 열정으로 가능했다”며 "주민들과 함께 아름다운 농촌 만들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통 푸른 빛의 축제. 겨우내 들판의 눈보라를 몸으로 안으며 인고의 세월을 견딘 청보리들이 봄햇살을 구가하며 대지를 파노라마처럼 파랗게 물들여 간다.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고창읍에서 무장면을 거쳐 청보리밭축제장 안내판을 따라 봄빛 완연한 구불구불한 들판 길을 달리다 보면 별천지가 눈앞에 펼쳐진다.봄 햇살에 끝간데 없이 이어지는 저 보리밭은 아주 먼 옛날 가슴속에서마저 들판을 잃어버린 도회지 사람들을 스스럼없이 품에 안는다.아름다운 농촌경관을 테마로 한 관광자원 개발이란 기획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펼쳐지는 '제1회 고창청보리밭축제'. 무려 20만평의 보리밭이 펼쳐진 학원농장 일대는 이전부터 알음알음으로 알려진 명소이다. 봄이면 청보리가 대지를 파랗게 뒤덮고, 가을이면 메밀꽃이 하얗게 물들이는 곳. 이곳이 모든이에게 개방되었다.축제는 지난 4일부터 시작되었지만, 본행사는 18일에 열린다. 자연을 소재로 한 청보리밭 축제는 행사기간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 청보리가 누렇게 익을 때까지 아무 때나 달려가면 툭 떠진 대지가 언제나 반긴다. 명목상 축제 기간은 5월 16일까지이다.축제 첫날부터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하루 평균 방문객이 휴일의 경우 1만명을 넘나들어 축제위원회가 교통정리를 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보리밭 사잇길에 들어서며 동심에 빠져들게 된다. 흥에 겨우면 보릿대 하나 뽑아 보리피리를 불어봄직도 하다.도시생활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사람들에겐 가시적인 행사를 기대하기 마련. 주최측은 이들을 위해 아담한 체험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보리품종전시회, 보리음식먹기 체험, 분재야생화 전시회, 농특산품 판매전, 추억의 보리방앗간, 보리제품전시회 등이 행사장 주변서 이어진다. 축제장 잔디광장에선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사>해오름예술창작원은 이달 18일과 25일, 내달 2일과 9일 창작무용 '흙'을 선보인다. 호남우도 고창농악도 흥을 더한다. 고창농악전수관은 무용단과 일정을 맞춰 한바탕 놀이판을 벌인다.또 고창신문사 주관 '청보리밭 사진공모전'과 초등학생 백일장 및 사생대회도 열린다.축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을거리. 주최측은 청보리밭 축제란 이미지에 맞춰 향토음식을 준비했다. 차림상은 보리밥·보리개떡·흑두부·주꾸미·국수 등. 대부분 축제장의 음식값이 시중가보다 비싼게 상례지만, 청보리밭 축제는 이같은 부조리를 과감히 깨뜨렸다. 축제위원회는 "축제장 음식값을 시중가보다 낮게 받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도회지 사람들. 이들은 길섶 여기저기에 널린 야생화를 덤으로 찾아내고, 잃었던 자연을 되찾는다.
대대로 이어져 내려 온 가양주(家釀酒)를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마련됐다. 대한민국전통술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박경진)에서 명주와 전통술 제조의 장인을 선발하기 위해 10일까지 우리나라 전통 민속주를 모집한다. 심사대상은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 전통민속주와 전통민속주 제조에 뛰어난 기량을 가진 사람이며, 심사는 술의 역사성과 향토성, 지역문화와의 관계, 제조 특성, 술의 특성에 대한 제조자의 숙지도, 제조자의 기능 등을 조사하는 1차 제조현장조사와 술축제 기간 중 대중성을 평가하는 2차 경연대회로 나뉜다. 전통민속주 명주로 선정되면 1천만 원의 상금과 명주 인증서가 수여된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이 주최하고 전주한옥생활체험관과 전주기전여자대학이 주관하는 제1회 대한민국전통술축제는 이 달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전주 한옥마을에서 열린다. 문의 063)287-0904 /최기우기자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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