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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원 노조 경상비 삭감 '발끈'

도의회가 내년도 예산을 확정한 16일, 전북도립국악원 노동조합(위원장 이항윤)은 도의회 앞에서 도립국악원 운영비 50% 삭감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도의회는 도립국악원의 운영비(경상비) 29억4,563만4,000원 중 50%을 삭감한 14억4,733만7,000원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이에 따라 내년 세차례의 추경예산에서 삭감된 비용이 반영되지 않는 다면 기획프로그램 축소 등 도립국악원 운영 전반에 걸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조합원 50여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에서 노조는 “예산 50% 삭감은 문화예술의 가치를 짓밟는 일”이라며 “예산 50% 삭감을 볼모로 한 도의회의 단체협약 체결 요구는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와해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이항윤 위원장은 “노조는 신분보장과 평가제도 개선 등 3개항을 제외한 나머지 협약안을 양보하겠다고 밝히는 등 도의회가 요구한 정상화 의지를 보였다”면서 “하지만 도의회 문광위는 예산 정상화를 위한 노력 대신 힘없는 약자인 노동조합을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의회는 이에 대해 이번 예산 삭감이 국악원 집행부와 노조의 잘잘못을 가리기 보다는 하루빨리 국악원 정상화를 바라는 도민들의 바람을 담은 것 이라고 밝혔다. 윤승호 의원은 “예산이 삭감돼도 예비비 등 보조장치가 있는 만큼 인건비가 지급되지 않는 최악의 사태는 없을 것”이라며 “도와 노조가 예산 삭감을 심리적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면 하루빨리 정상화의 길을 찾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달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2.17 23:02

[전북문화 마주보기] 2002년 문화이슈10(上)

월드컵의 함성과 환희가 뜨거웠던 2002년, 전북문화계도 그 어느 해보다 힘차고 생동감 넘쳤다. 전주 한옥마을 내의 전통문화시설과 전주역사박물관, 익산 보석박물관이 문을 여는 등 문화시설이 대폭 확충됐고 시설 민간위탁 시행으로 문화계에 새바람이 일었다. 월드컵과 함께 찾아온 풍성한 문화행사는 지역 문화계의 저력과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했고 각종 축제와 전국연극제, 전국민족문학인대회 등 전국규모의 행사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세상살이에도 명암이 있듯, 올해 문화계에도 성과 못지 않게 큰 과제로 부각된 쟁점도 적지 않았다. 단원 118명 전원 해촉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은 도립국악원은 지난 5월 정상화의 걸음을 떼고서도 지금까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도 수탁자인 중앙공연문화재단이 내홍을 겪으며 운영주체를 다시 선정해야하는 상황을 가져왔고, 이 과정에서 문화행정의 전문화와 인프라 구축 확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전북이 낳은 문인 추모사업이 친일행적 논란과 함께 무산되었는가하면, 올해로 작고 4주기를 맞은 최명희 선생의 문학세계를 추모하는 혼불기념사업은 자치단체의 마구잡이식 행정에 그 의미가 퇴색할 우려에 처했다.올 한해동안 문화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쟁점은 무엇이고, 창작의 현장은 또 무엇을 남겼을까. 2002 전북문화마주보기를 문화계 이슈와 각 부문별 결산으로 짚어본다.(1)문화행사 차고 넘쳤다2002 전북문화계는 ‘다사(多事)’했다. 뒤를 잇는 문화행사들은 전북의 전통문화를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저력이 충분히 과시된 셈이다. 그중에서도 월드컵을 전후해 열린 4대 전주문화축제를 비롯한 월드컵 문화행사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순수한 지역문화인력으로 치러지면서 세계를 향한 지역문화의 가능성을 꽃 피웠다. 제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디지털과 독립영화’라는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성공했지만 대중과의 소통 부재는 아쉬움으로 남았다.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축제였던 제2회 전주세계소리축제는 판소리를 중심축에 두고 목소리를 주제로 부각, 합창과 지구촌의 다양한 음악을 한데 모아내는 시도로 관심을 모았지만 운영미숙과 연출력 미흡에의 허점을 남겼다. 20회 성년식을 전주에서 치러낸 전국연극제는 전북연극인의 열정과 관객들의 큰 호응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창작극이 전무해서 지역연극 활성화의 의미는 반감됐다. 가을 끝머리에서 열린 제11회 전국민족문학인대회도 지역문화판에 활기를 불어넣은 계기로 빼놓을 수 없다. 이들 굵직한 행사들은 지역문화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주관단체와 자치단체의 사후평가 작업이 미흡해 문화인프라 구축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게가 있다는 지적이다. (2)전통문화시설 개관2002년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문화인프라가 새롭게 짜여진 해로 기록된다. 전주의 전통문화시설과 각 자치단체의 박물관 등이 완공돼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수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전주시가 한옥마을에 건립한 전통문화공간을 비롯해 전주역사박물관 등 6개 민간위탁시설은 지난 4월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열면서 ‘천년고도’ 전주가 지닌 전통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출구가 됐다.한지문화진흥원이 수탁한 전주공예품전시관과 오목대명품관은 지역 공예인들에겐 창작발표의 장을 제공하고, 시민과 관광객들에겐 전주의 전통공예품을 ‘보고·체험하고·관광하고·쇼핑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통문화사랑모임이 운영하고 있는 한옥생활체험관과 전통술박물관은 전통구들과 양반가옥의 생활문화를 체험하고 전통술 제조과정을 재현·참여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수탁한 전주역사박물관은 항일과 국난극복의 과정으로 점철된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수박물관으로, 우진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전통문화센터는 국악전용극장을 중심으로 전통음식관, 찻집, 전통혼례식장, 시민교육관 등을 갖추고 전주의 멋과 맛을 옛것으로부터 현대로 이어내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이들 시설에 민간위탁이라는 새로운 운영 방식이 도입된 것도 지역 문화계와 시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과정에서 전통문화센터는 시공사의 부실공사로 인해 전주시의회 사무감사까지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고 한옥생활체험관도 예산 부족으로 운영 석달만에 직원 3명이 구조조정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3) 소리문화의 전당 내홍 파문한국소리문화의전당 수탁 단체인 중앙공연문화재단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2002전주세계소리축제가 끝난 9월 초. 일부 직원들이 이사장의 자질과 전횡을 문제삼아 퇴진운동을 벌였다.중앙은 소리전당 운영 평가에서 양호한 점수를 받아 위수탁 협약 당시의 재위탁 조건을 갖췄으면서도 내홍을 해결하지 못해 민간위탁 대상기관 재공모라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서현석 예술감독은 계약만료를 이유로 재계약 하지 못했고 최문규·전재홍씨는 해고됐다. 양승룡 전이사장이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이들은 현재 법정싸움을 하고 있다.문화계에서는 지난해 소리전당 민간위탁 단체 선정때 불거졌던 중앙의 자격시비 문제가 결국은 이런 사태를 가져왔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전북도는 지역문화계와 도민들 사이의 ‘재위탁 반대’여론을 수렴, 수탁단체를 재공모했고 지난 9일 예문학원(이사장 차종선)을 우선협상 1순위로 선정했다. 20일까지 소리전당 위수탁 협약을 체결할 전북도와 예문학원은 기존 직원의 고용승계와 안정적 운영이라는 과제를 안게됐다./임용묵, 최기우기자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2.17 23:02

소극장연극제 4·5번째무대, ‘마임 그리고 자유’-‘행복하세요’

제10회 소극장연극제의 4·5번째 무대가 17일과 20일 시작된다. 마임이스트 최경식씨(달란트 연극마을)는 ‘소돔과 고모라’‘골고다 언덕길’ 등 그간 선보였던 단편 팬터마임을 모은 ‘마임 그리고 자유’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가면을 만드는 사람’‘소년과 거인’ 등에 소리꾼 김경호씨(35·도립국악원 창극단)가 도창(導唱)으로 출연하고 마임이스트 이태건씨가 찬조 출연할 예정이다. 17부터 20일까지 늦은 7시 30분, 창작소극장. 연극제의 피날레는 익산‘작은소·동’의 창작초연작품 ‘행복하세요’(연출 이도현). 단원 윤석정씨(26)가 쓴 이 작품은 사이비 종교단체와 ‘어깨’들이 등장해 허황한 믿음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인간들의 군상을 유쾌하게 엮었다. 송유억, 임인환, 정연화, 안혜영, 오지윤, 이미나, 이상현씨가 무대에 서고 이리여고 연극동아리 ‘우연한’ 단원들이 코러스로 참여한다. 익산 솜리예술회관.(20일 7시, 21일 3시·6시, 22일 3시)한편 첫 무대를 장식했던 극단 ‘명태’는 21일부터 29일까지 창작소극장에서 ‘날 좀 안아주세요’(연출 최경성/각색 최정)의 앙코르공연을 갖는다. 공연문의 063)277-7440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2.17 23:02

[리뷰] 극단‘하늘’의 ‘오늘’(연출 조승철/작 이만희)

“힘있는 자는 힘없는 자를 너무 쉽게 짓밟아. 하지만 힘없는 자들이 힘있는 자를 응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그래서 오늘 나 자신을 희생양으로 바쳐서 삼촌을 처단하는 거야.”(경선) 12일부터 15일까지 제10회 소극장연극제 세 번째 무대를 장식한 극단‘하늘’의 ‘오늘’(연출 조승철/작 이만희). 작품은 조각가인 경선(홍자연 分)이 자신과 동생을 성폭행 했던 친삼촌 황검사(권오현 分)의 죄를 묻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희곡이 양귀자의 소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과 비슷한 캐릭터·사건 전개를 유지해 다소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지만 잔인한 고문 현장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부분은 상당한 매력이었다. 특히 표독하고 잔인하면서도 애처로웠던 홍자연씨의 연기는 실제와 구별이 모호할 정도로 세심했다. 연출은 지난해 ‘돌아서서 떠나라’에 이어 극작가 이만희 교수(47·동덕여대)의 작품을 선택했고, 역시 단 두 명의 배우만으로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의 무대가 10년 이상 활동해온 고조영·김경미씨(이상 전주시립극단 배우)를 기용해 관록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면 올해는 경력 5년 미만인 권오현(전주국제영화제 기획팀)·홍자연씨(전주시립극단 배우)를 무대에 세워 지역 연극의 성장 터전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올해는 연출이 원작에 너무 충실한 탓에 젊은 연출가의 패기를 찾기 어려워 다소 실망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2.17 23:02

[역사속 오늘] 11월 14일

▲일력(日曆)12월 17일(火). 음력 11월 14일▲출생미국 보스턴팝스 관현악단 지휘자 아서 피들러(1894-1979), 미국 시인 존 휘티어(1807-1892), 총리지낸 캐나다 정치가 맥킨지 킹(184-1950) ▲타계한국 최초의 여성변호사.여성운동가 이태영(李兌榮.1914-1998), `해방자'로 불린 남미의 독립운동 지도자 시몬 볼리바르(1783-1830), 우주선(宇宙線) 발견한 오스트리아 태생 미국 물리학자 빅토르 프란츠 헤스(1883-1964) ▲국내외 주요사건1885년 = 프랑스, 아프리카 동부 마다가스카르섬을 보호령으로 편입1903년 = 미국 라이트형제,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에서 세계 최초로 동력 비행기를 이용한 비행에 성공1914년 = 영국 이집트를 보호령으로 편입1922년 = 영국 고고학자 H.카터, 이집트 테베에서 투탕카멘왕의 묘소 발굴1949년 = 국회, 한.일 통상협정 비준1962년 = 대통령 중심제와 국회 단원제를 골자로 한 제 5차 개헌안 국민투표에서 78.8%의 찬성으로 가결1963년 = 제 3공화국 출범하고 박정희(朴正熙) 5대 대통령 취임. 제 6대 국회 개원(의장 李孝祥)1971년 = 동파키스탄(방글라데시)의 독립 둘러싸고 전쟁벌이던 인도와 파키스탄휴전1974년 = 대법원, 육영수여사 저격범 문세광(文世光)의 상고기각 사형확정1977년 = 대구-마산 구마고속도로(84.2 ㎞) 개통1981년 =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소속 미군의 제임스 도지어 준장, 로마에서 이탈리아 `붉은 여단'에 피랍(42일후 이탈리아 테러진압군에 의해 구출)1995년 = 등반가 허영호(許永浩), 남극대륙 최고봉 매시프(해발 4천150m) 등정 에 성공1996년 = 페루주재 일본대사관서 좌익반군들, 정부각료와 외교관들 잡고 인질극시작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2.17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너럭바위와 갈대 노(끈)

君當作磐石하고 妾當作蒲葦하여 蒲葦 如絲면 磐石無轉移리라.군당작반석 첩당작포위 포위닌여사 반석무전이그대는 너럭바위가 되고 저는 부들이나 갈대가 되어, 부들이나 갈대로 노(끈)를 꼬아서 반석을 칭칭 묶어놓으면 반석은 더 이상 다른 데로 굴러가지 못할 것이외다.위진남북조 시대의 민가(民歌)인 〈초중경처(焦仲卿妻:초중경의 아내)〉에 나오는 구절이다. 민가답게 매우 소박한 느낌이 드는 시이다. 그렇다! 남자는 반석처럼 굳세고 무거워서 여자에게 믿음을 주어야 하고, 여자는 노(끈)로 묶은 듯이 남자를 잡아매어 둘 수 있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부부라야 가히 찰떡 궁합이라고 할 수 있다. 남자가 믿음을 주지 못하면 여자는 불안하고, 여자가 매력이 없으면 남자는 지루하다. 그런데, 믿음도 매력도 처음부터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다 스스로 가꾸는 것이다. 체격이 크고 힘이 세다고 해서 반드시 믿음을 주는 것이 아니고, 얼굴이 예쁘다고 해서 다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체구가 작아도 심지가 굳으면 믿음을 살 수 있고, 얼굴이 조금 밉상이어도 하는 짓이 예쁘면 매력이 샘솟아 난다. 훤칠한 외모를 믿고 거드름을 피우는 남자는 믿음을 사지 못하고, 반반한 얼굴 하나 믿고 무례하고 불성실한 여자는 결국은 버림을 받게 된다. 처음엔 외모로 인해 믿음도 사고 매력도 느끼게 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외모는 잠시일 뿐, 끝까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은 역시 착한 마음씨와 성실한 삶의 자세이다. 아내로부터 믿음을 사고 싶은 남자여! 성실하게 일하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내에게 충실하라. 사랑 받고 싶은 여자여! 성형 수술을 꿈꾸지 말고 착한 마음을 갖도록 하여라.君:그대 군 磐:너럭바위 반 妾:첩 첩 蒲:부들 포 葦:갈대 위  :맬 닌 轉:구를 전 移:옮길 이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2.17 23:02

세계화 내딛는 JIFF, 내년 예산 전액삭감

지난 13일 전주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세출예산안 예비심사 결과 2004년 전주국제영화제 예산 9억원 전액이 삭감돼 도내 문화예술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영화제 전체 예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시비 보조가 없다면 내년 영화제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총예산 2002년 19억원, 2001년 22.1억원, 2000년 21.2억원)현재 전주·서울 사무국에 14명의 스탭이 활동하고 있는 영화제 조직위는 지난 10일 내년 활동할 각 팀별 스탭 모집을 완료해 내년 영화제의 구체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간 상태. 특히 지난달 11일 내년도 영화제 공식 일정(4.25∼5.4)을 기존 7일에서 10일간으로 확대 실시하겠다고 밝혀 영화제 조직위 측이 받은 타격은 더 심각하다.이런 상황속에서 전주국제영화제가 대만정부로부터 고급영화제로 인정받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전주시 예산 심의의 결과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더해지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치른 전주국제영화제가 짧은 연륜속에서도 국제영화제로서의 안정된 기틀을 다져가고 있는데도 정작 시의회에서 내년 영화제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명분 없는 전횡’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실제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10월 중국 상해국제영화제와 자매결연 맺었으며 이 달 초 대만정부로부터 고급영화제로 인정 받으면서 국제적 영화제로서 위상을 새롭게 넓혀가고 있다. 대만정부의 고급영화제 인정은 영화제 등급을 정해 해당 국가에서 개최하는 영화제에 출품하는 자국 영화에 대해 일정 금액을 보조하는 것으로 대만전영국의 심사를 거쳐 확정된다. 대만전영국은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 역할을 하는 단체. 이 심사를 통과하면 재정상 출품이 어려웠던 대만의 감독이나 작품 수급이 보다 수월해져 내년 전주영화제는 자체 부담을 줄이면서도 더 많은 대만영화를 만날 수 있게 된다. 또 지난 달에는 전주국제영화제 캐릭터를 제작한 ‘투키 앤 프랜즈(Tuky & Friends)’(제작 퓨즈웍스 커뮤니케이션사)가 캐릭터 산업의 천국으로 인정받는 일본을 비롯해 홍콩, 대만 에이전트사 등과 캐릭터 판권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어 본격적인 세계시장 진출도 기대되고 있다. 도내 문화예술인들은 “전주영화제의 재정 독립이 요원한 것은 아쉽지만 짧은 연륜속에서 우리가 안아야 할 현실이다”며 “재정적 부담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영화제 개최이후 도내 영화인력이 대폭 늘어났고 작품 제작도 수십 배가 늘어나 지역의 영상문화가 한층 성숙해진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기한다. 그러나 최근 전주영화제 개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할만한 공론화도 거치지 않은 시의회가 무조건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자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문화계와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20일에 열리는 제5차 본회의 의결 절차가 남아있긴하지만 이번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어 문화계에 새로운 움직임이 일 것으로 보인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2.16 23:02

가야금 독주회 박희전씨, "관객과 호흡하는 신명난 무대 기획"

“전통에서 현대까지 아우르는 가야금 연주로 관객들과 호흡하고 싶습니다”17일 가야금 독주회를 여는 박희전씨(38·전주시립국악단 수석단원). 전북가야금연주단 대표로, 대학 강사로, 연주자로 활동하며 가야금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박씨는 “세번째인 이번 독주회는 일반 관객들이 가야금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17현, 18현 등 개량 가야금의 선율이 흥을 더해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그는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난 스승 김철진 선생(前 우석대 교수)으로부터 배운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를 선보인다.“성금련류, 신관용류, 김주팔류 등 가야금 산조를 다양하게 배웠지만 그 중에서도 강태홍류는 제가 평생 안고 가야할 음악입니다.”계면조의 애절함이 묻어있는 여타 산조와는 달리 남성적이면서도 엇붙임장단이 많아 까다롭지만 연주할 수록 깊은 맛이 느껴진다는 박씨는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를 알리고 스승을 기리기 위해 지난 10월, 동료 후배들과 함께 전북가야금연주단을 창단했다. 기획연주는 물론 초중고 순회연주 등 ‘관객을 찾아가는 음악활동’을 통해 가야금 저변확대를 도모, 스승의 예술세계와 삶을 더 큰 예술혼으로 이어낼 계획. 어릴 때부터 가야금을 접하는 것이 대중화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에서다.전주 출신으로 우석대 국악과와 서울대 음악대학원을 졸업한 박씨는 김철진 이재숙 김정자 강정렬씨를 사사했으며 현재 우석대와 수원대, 전주예고에서 가야금을 가르치고 있다.연주는 17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별곡 ‘도드리-돌장-하현도드리’를 비롯해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 황병기의 ‘시계탑’, 백성기의 ‘무지개’를 연주한다. 대금연주자 신용문교수(우석대)와 고수 조용안씨(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악장)가 협연한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2.16 23:02

누드크로키와 풍경화 특별한 조화, 박상규展

서양화가 박상규씨(47)는 절제미가 특징인 누드크로키작가다. 지난 6월 전북미술협회 사무국장에서 물러나 전업작가를 선언한 그가 누드크로키 대신 풍경과 정물의 세계를 선보이는 열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13일부터 19일까지 얼화랑)“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림작업에만 몰두하며 작품세계의 폭을 넓히고 싶습니다. 누드크로키의 활달성과 풍경화의 표현력을 접목할 생각이지요.”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세계를 꿈꾸는 그는 지난 2∼3년 동안 도내는 물론 강원도와 남해 등 전국 각지를 스케치 여행하며 그려온 작품을 20여점 선보이고 있다.안정된 색채와 조형성을 강조한 풍경들이지만 누드크로키의 이미지적 요소가 더해진 점이 눈에 띈다. 자유분방하고 대담한 붓질에서 묻어나는, 대상에 대한 순간적인 느낌을 담아낸 표현성은 화폭이 살아 숨쉬는 듯한 생동감을 준다. 13년 동안 이어온 그의 누드크로키작업이 자연스럽게 풍경작업에 스며든 결실이다. 일본 등 해외여행때의 느낌을 담아낸 스케치 작품도 전시해 이국적인 맛을 더해준다.원광대를 졸업한 박씨는 한국크로키회 전미회 토색회 전북인물작회 회원을 활동하고 있으며 제5회 전라미술상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2.16 23:02

오누이 우애로 엮는 그림이야기, ‘삼남매’展

김세견(52)·부견(48)·향자(46)씨 3남매가 경북 포항으로 그림나들이에 나섰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포항 포스코갤러리의 초대로 12일부터 30일까지 ‘삼남매 그림이야기’를 열고 있는 것.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견씨와 부견씨, 그리고 포항에서 살고 있는 향자씨의 합동전은 97년 서울전시 이후 두 번째. 5백호 부터 1백호 까지 대작 중심으로 8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형제 남매이지만 수채화 유화 한국화 등 추구하는 장르와 작품성향도 달라 합동전의 의미를 더해준다.세견씨는 ‘소나무에는 뿌리가 있다’ 연작을 통해 인간에겐 어떤 뿌리가 있는가를 화두로 던진다. 화려한 배경을 통해 우리 삶은 고통이 아닌 축제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작품들.운주사의 천불천탑을 즐겨 그리는 부견씨는 누워있는 불상이 일어나면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미륵불 신앙을 화폭에 담아 희망을 노래한다. 여동생 향자씨는 꿈을 형상화, 동화적 요소가 강한 작품세계를 선보였다.“정작 고향에서 전시를 하지 못하고 밖으로 돌아다닌 격이 됐다”는 이들은 내년쯤에는 전주에서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다. 그림을 시작한 고향에서 펼쳐낼 이들 삼남매의 그림이야기가 자못 궁금하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2.16 23:02

[자연과 생명] 광합성 촉진제 작용원리와 효과

농약과 비료 사용량을 크게 줄이는 친환경농법으로 작물 생산량까지 증대시킨다. 우석대 최광수·최형송 교수팀(생명자원과학부)이 개발, 최근 작물 실험을 마친 ‘광합성 촉진제’는 식량자원 확보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신물질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최교수팀과 함께 벼논에 광합성 촉진제를 시험 살포, 올 수확을 마친 장윤달씨(군산시 옥구읍 어은리)는 “같은 조건의 비교대상 경작지에 비해 수확량이 훨씬 많았고 도복피해도 없는데다 도정률과 밥맛까지 좋았다”면서 “이같은 결과를 지켜본 인근 농가와 농업기술센터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최교수팀이 광합성촉진제로 사용한 이산화티탄(TiO₂)은 최근 일본과 유럽등 선진국에서 항균·탈취·폐수처리등 환경정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신물질. 미국과 일본등에서 식품첨가물로 인가됐고 피부 자극성 시험과 급성 내복 독성시험에서도 그 안전성이 확인된만큼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다는 게 최교수의 설명이다.연구팀은 이 물질을 작물에 효과적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나노크기의 극미세 입자로 조절하고 표면 물성처리 과정을 거쳐 세계 최초로 식물에 직접 적용, 광합성 촉진 기능을 밝혀냈다.생산량 증대와 더불어 이 물질의 기능중 관심을 모으는 것은 항균 작용.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소에 의뢰해서 시험한 결과 벼 도열병의 경우 방제가가 78%수준으로 나와 작물의 내병성 향상 기능을 입증했다. 유기농에 주로 사용되는 목초액의 방제가가 40∼60%인 점을 감안하면, 광합성 촉진제를 벼에 살포할 경우 농약 사용량도 상당량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또 이 물질을 벼에 뿌릴 경우 광합성 작용이 왕성해지면서 포기당 굵기가 20∼30%가량 향상, 도복(벼 쓰러짐) 피해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이같은 효과는 연구팀이 올해 농민들의 협조로 군산시 옥구읍에서 직접 실시한 농경지 시험재배 결과에서 그대로 드러났다.연구팀은 우선 촉진제 처리구와 무처리구를 모두 1천5백평 크기로 정하고 주남벼를 동일한 조건에서 재배, 그 수확량을 비교했다. 촉진제는 7월말 이삭이 패기 직전에 논 1천2백평당 원액 1ℓ를 물과 1대4백 비율로 섞어 단 한차례 잎면에 살포했다. 실험결과 지난 10월초에 수확한 일모작 논의 경우 촉진제 처리구에서는 60kg기준 벼 68.9가마를 거뒀고 무처리구에서는 51가마를 수확, 무려 35.1%의 증산효과를 확인했다. 또 이모작 논에서도 35∼41%에 이르는 증산효과를 밝혀냈다.벼의 도정률도 무처리구에서는 69.8%였으나 처리구에서는 평균 74∼75%를 나타내 알곡이 견실하게 여무는 것으로 나타났다.수확량 증가와 함께 농약과 비료 사용량 감소에 따른 생산비용 절감 효과로 쌀값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또한 기존 영양제나 비료가 대상작물의 폭이 제한적인데 비해 이 물질은 벼는 물론 채소와 화훼류·과수등 거의 모든 작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최근 소문이 퍼져 사용을 원하는 농가가 늘어남에 따라 연구팀은 내년부터 한정량이지만 일반 보급 계획도 세워놓았다.광합성촉진제를 이용한 벼 시험재배 과정을 직접 지켜본 군산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벼 작황이 주변 경작지보다 눈에 띄게 좋았고 농민들도 그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면서 “환경농업에 획기적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 내년 시험포장에서 그 효능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2.12.16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흐름을 탄다는 것

順流而下면 易以至하고 背風而馳면 易以遠이라순류이하 이이지 배풍이치 이이원물의 흐름을 따라서 배를 저으면 쉽게 목적지에 이를 수 있고, 바람을 등지고서 말을 달리면 쉽게 먼 곳까지 갈 수 있다.한나라 사람 유안(劉安)이 쓴 《회남자(淮南子)》의 〈주술훈(主術訓)〉에 나오는 말이다. 모든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물 중에서 단 하나 솟구치는 분수만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 그래서 분수는 뭇 사람의 눈에 띤다. 그야말로 '튀는'존재다. 그러나 튀어본들 얼마나 튀겠는가? 고작해야 2∼30m다. 튀는 분수로는 바다에 이르지 못한다. 그런데 요즈음 사람들은 튀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튀기 위해 분수와 같은 역리(逆理)를 저지르는 것을 오히려 '기발한 발상'이라고 추켜세우는 경향마저 있다. 그래서 지금 세상에는 괴이한 일들이 참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게 어디 오래 가겠는가? 튀기 위해 분수가 되는 것은 그만큼 힘이 든다. 힘있는 폭포가 되고 도도한 강물이 되어 아래로 흘러갈 일이다. 그리하여 넓은 바다를 만날 일이다. 그게 성공이고 그게 바로 보람이다. 바람을 등지고서 달려갈 일이다. 바람에 맞서서 펄럭이는 깃발만이 성공으로 보려하는 게 요즈음 세태지만 진정한 성공은 바람을 이용하여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길을 따라 배를 젓고 바람을 등지고서 말을 달린다. 튀는 삶보다 평화로운 삶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솟구쳐 오르는 분수, 바람에 맞서 펄럭이는 깃발, 어찌 보면 참 용렬한 존재들이라는 점을 느낄 필요가 있다. 이 튀려고만 안달을 하는 세상에.順:순할 순 易:쉬울 이 至:이를지 背:등 배 馳:달릴 치 遠: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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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12.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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