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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중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람 이병기 선생(1891~1968)의 문학관 건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갖은 고난을 받으면서 국문학 전사와 국문학 개설 등을 써내며 국문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가람 선생의 문학관 건립이 탄력 추진을 위한 발판을 확보해감으로써 문화예술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3일 익산시에 따르면 가람 이병기 선생을 기리고,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특성화하기 위한 지역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익산 여산면의 가람 생가를 중심으로 문학관을 건립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우선 내년부터 진행될 가람 문학관 건립을 비롯해 가람 생가 주변 난초공원 조성과 유물 및 자료수집과 전시사업을 추진하는 '가람 시조마을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1억원을 편성했다. 기본계획이 수립되면 약 68억원을 들여 2016년까지 시조문학관 건립과 난초공원 등을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가람 선생은 한글 맞춤법 통일안 제정 작업에 참여했고, 우리나라 국문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으며, 서울대와 전북대에서 후진양성에 힘써왔지만, 아직까지 저평가 받아왔던 게 사실이다.그의 많은 제자들을 비롯해 지역내에서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대한 개선을 꾸준히 요구해왔고, 익산시와 지역 정치권, 문화계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가람 문학관 건립을 비롯한 '가람 시조마을 조성'이 탄력을 받고 있다.익산문화재단 관계자는 "가람은 익산이 아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문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신 분이지만, 지금까지 지역에서조차 소홀히 다뤄져왔고, 저평가되었다"면서 "이제 그 현실과 사정을 모두 인지하고 느낀 만큼, 익산시민 모두가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가람 선생의 문화컨텐츠 사업 뿐 아니라 이를 필두로 한 시조문화도시 익산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익산시 관계자는 "내년 가람시조마을 조성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시작으로 시조문학관 건립과 유물 및 자료수집 전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역이 낳은 문화인물과 문화재를 자원으로 한 역사도시 건설과 함께 지역 관광 인프라 구축의 효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역 여성들의 일자리 사업 성패는 취업설계사의 고용 안전이 보장될 때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도내 51명의 취업설계사들이 보수가 많지 않은 2년 계약직인 까닭이다.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김보금)가 지난 29일 전북여성일자리센터에서 도내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연 '전북 여성 일자리 인사·채용 담당자 교류회'에서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앞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는 올해 경력 단절 여성에게 취업 지원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북새일지원본부와 전주·익산·군산·정읍·남원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206개 업체에 인턴 330명, 여성친화기업 225건을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변압기 제조업체 제논전장(주) 김웅일 대표 이사는 전북여성새일지원본부의 사업 성패는 취업설계사에 있다고 전제한 뒤 2년에 불과한 취업설계사의 계약기간을 연장시켜주는 방안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력 단절 여성들과 기업을 매개해주는 전북새일지원본부는 결국 취업설계사의 역할과도 같다고 본 것. 김 이사는 "대개 취업설계사 스스로가 경력 단절 경험이 있거나 비슷한 처지에 놓인 여성들이라서 구직을 원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취업 이후에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여성들의 고민을 듣고 이를 해소시킬 방안을 기업체에 전달해주는 역할까지 도맡는다"고 했다. 김종학 참바다 영어영농조합 대표 역시 "식품을 생산하는 우리 회사의 경우 여성 근로자가 9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나 고창에선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임실에 공장을 만들어 OEM 생산을 줘야 했다"면서 "하지만 취업설계사를 통한 현장 동행 면접을 통한 취업이 된 경우 업체와 해당 업무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취업 지원 사업이 취업 연계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대한 차량 지원과 육아시설 완비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C&P 이동호 공장장은 젊은 여성 41%가 양육을 이유로 퇴사하는 데다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경우 출퇴근이 어려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공장장은 "귀농을 위해 고향에 내려왔다가 포기할 경우 취업을 위한 귀농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전북도가 젊은 여성들이 취업 전선에 뛰어들 수 있도록 24시간 양육시설을 마련하고, 시간대 별 출퇴근 지원책을 강구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낮 시간에 집에서 케이블 방송으로 드라마를 보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케이블 방송을 통한 취업 홍보에도 신경써달라는 주문이 나왔다. 이날 교류회에 참석한 김완주 지사는 "취업설계사의 고용 안전과 근무처 양육시설·출퇴근 문제 등을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북전통공예인협회(이사장 한오경)와 전주시국립전주박물관이 공동 주최한 제17회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에서 최태문씨(서울)의 목칠공예 '난각 십장생 선비탁자'작품이 대상을 차지했다. 금상은 지민선씨(경기도 성남)의 목칠작품 '태조 이성계 어진'에게 돌아갔다.대상작은 잘 건조된 홍송과 고재를 사용해 백골제작 옻칠과 골회 바르기하고 도안작업 십장생도를 중심으로 꽃과 나비를 배열했다. 또 자개가 없는 공간은 난각(계란 껍질)을 끈음질 기법으로 붙여 옻칠과 금분으로 입체감을 곁들여 수 차례 칠하고 광내기 하여 완성한 수작이다고 심사위원들은 평가했다. 금상작은 세폭 병풍의 형태로 꾸며진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재현한 작품이다.목칠금속도자한지섬유서각민화 등 8개 분야에 걸쳐 공모전으로 진행된 이번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에는 전국에서 442종 793점이 출품됐다. 조은희 심사위원장(미협전통미술보존위원) 전년에 비해 출품작이 50점 줄어 아쉬움으로 남지만, 예술성과 제작기법이 다양해지고, 기술적인 측면과 창의성이 한층 발전된 작품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번대전은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접수를 거쳤으며, 8개 분야에 위촉된 총 24명의 심사위원들이 본선에 올라온 각 분야별 2점씩 총 16점에 대해 '예술성 40%, 전통성 40%, 창의성 20%'의 가중치에 의해 1차, 2차 심사과정을 거쳐 3점 척도 체크에 의한 총점 합계방식으로 평가했다. 대상 작가에게는 문화관광부장관상과 함께 상금 700만원, 금상 작가에게는 전북도지사상과 상금 400만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11일 오후 2시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리며, 입상작은 5일부터 15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은상=윤영덕조현숙(서울) '령가'(금속), 진정욱(전주)'분청사기 이중상감 모란문대발'(도자), 하윤옥(남원)'팔각상'(한지), 박희성(경기 고양)'어릴적 꿈'(섬유). 이종구(충북 진천) '고중락'(서각), 정정숙(완주) '신중탱화'(기타)△동상=조문기(경남 김해) '2013 봄'(금속), 장연우(부산) '발아'(도자), 오맹숙(남원)'교지함'(한지), 박재원(전주) '흐름'(한지), 서권옥(전주) '구름'(섬유), 박순모(경기 의왕) '사군자(서각), 박정미(경기 평택) '8폭병풍(민화), 김동경(충남 계룡) '풍물장구'(기타)
미술에 있어 촌스러움과 세련됨의 경계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서양화가 선기현(전북예총 회장)씨의 개인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0일 전북예술회관에서 개막한 개인전에서 또 한 번 색을 가감없이 풀어놓았다. "내 본업이 그림이여. 이걸 열심히 해야지." 캔버스마다 총 천연색이 가득 메웠다. 도무지 어떤 내용을 그린 것인지 알 수 없었다고 불만 섞인 장난을 내놓던 지인들이 "아, 이제서야 뭔 말 하는 줄 알겠네"라고 웃으며 농을 건넸다. 그러자 "그림이 어렵다고 호통치는 양반들 때문에 이번엔 쉽게 그려낸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특히 정형화된 색감을 배제하고 자신만의 감성으로 내놓은 그의 사계절은 영혼이 자유로운 예술가의 DNA를 보여주는 듯 하다. 평소 사람들을 잘 아우르면서도 중요한 순간엔 빠른 결단력을 발휘하는 그답게 개성있는 색을 한껏 풀어내면서도 꽉 매운 화폭에 조화롭게 표현한 캔버스를 두고 진동규 시인(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평소 기현이의 활달한 성품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했다. 20년 넘게 김두해 전북미술협회 회장과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 관장과 삼인전을 해온 이들은 그의 작품 세계 뼛속까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지기들. 이흥재 관장은 "상당수 작가들이 과감하게 색 쓰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데 반해 선기현 회장은 그걸 뛰어넘는 시도를 매번 해왔다. 보통 '째쟁이'가 아닌 셈"이라고 했다.이날 개막식에는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장명수 전 전주문화재단 이사장, 안홍엽 필애드 대표를 비롯해 진동규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이광진 한국공예문화협회 이사장, 김두해 전북미술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전시는 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계속된다. 이화정 hereandnow81
서석민 안동과학대 교수(50)는 올해 욕심을 버렸다. 대학 교수가 공모전에 출품한다는 것 자체에 일부에선 반기를 들기도 하지만, '죽을 때까지 작가로 남아야 한다'는 은사님의 가르침 덕분에 작가 정신을 놓지 않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에 의의를 둔 것. 첫 회부터 올해까지 익산한국공예대전은 벌써 세 번의 도전이다. 충북 제천 출생으로 8년 간 전북대에서 강사로 재직한 인연은 있어도 "상복은 없나 보다"하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출품한 서 교수는 수상 소식에 감사하다는 말만 몇 번이고 반복했다.그가 내놓은 테이블을 겸용한 나무 조명등'자연의 빛'은 조형성에 있어 선의 대비를 통한 한국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 그는 "질좋은 목재 구하는 게 가장 힘들었지만, 나무를 일정한 크기로 나눠 수직으로 붙여 조형적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고 했다. 그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새로운 기법을 창의적으로 표현해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13회 익산한국공예대전의 3000만원 주인공(대상)은 목칠·가구 부문에 서석민 안동과학대 교수(49·안동시 송현동)의 '자연의 빛'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회(위원장 곽대웅)는 디자인 옷을 입히더라도 실용성을 놓치지 않은 작품을 우선적으로 평가해 만장일치로 대상작을 선정했다. 곽대웅 심사위원장은 대상작을 두고 "테이블과 조명의 복합 기능을 잘 연출했다"면서 "소나무를 재료로 나무의 결을 잘 살리면서도 매끄럽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최우수상은 금속공예 부문에 무쇠로 망치질해 장인정신을 표현한 이대원(45·고양시 백석동)씨의 '테이블 030525', 우수상은 도자 부문에 이상훈(40·김제 백산면)씨의 'Be in communion with life from womb'와 섬유 부문에 강수진(24·서울 쌍림동)씨의 '마음의 옷을 입다'로 결정났다. 매년 나이·장르 구분 없이 공정한 심사로 예상을 뒤엎는 주인공들을 발굴해온 (사)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의 익산한국공예대전은 올해는 비교적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전 부문에 걸쳐 기술적으로 충분히 숙련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면서 빚어진 결과이기도 했다. 올해 출품작은 금속 144점, 도자 99점, 목칠 94점, 섬유 146점 등 총 483점이 출품 돼 지난해 434점보다 더 늘어났다. 전국 공예 공모전이 작가들에게 일종의 '의무방어전'으로 여겨지는 데 반해 익산한국공예대전은 민간 주도와 지역 개최의 '고충'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의 주목도는 오히려 반비례. 올해도 다양한 재료와 실험적 형식을 갖춘 작품들이 대거 출품 돼 심사위원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야 했다. 금속·섬유 부문의 강세는 여전했고, 예술성에 치중해 실용성을 간과했던 최근 경향과는 반대로 공예가 먼저 생각해야 할 '쓰임'에 충실한 작품들이 상당했다. 금속공예의 경우 지난해가 장신구와 같이 작고 세밀한 작품이 주종을 이룬 데 반해 올해는 주전자·의자 등 생활 공예로 선회한 작품이 유독 많았다. 금속 부문을 심사한 김승희 국민대 교수는 "최우수상을 탄 테이블의 경우 무쇠를 두드린 장인 정신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조립이 가능한 테이블로 실용성·편리성까지 챙겨 높은 점수를 줬다"고 밝혔다. 도자 부문 심사를 맡은 이부웅 단국대 명예교수도"공예가 생활 속으로 더 들어갈 수 있도록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섬유 부문은 평면·부조·설치까지 실험적인 작품들이 많았다. 이성순 소마미술관 명예관장은 "아무래도 섬유 공예는 여러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태피스트리 작품이 많다 보니 회화적 역할이 강조된다. 이중에서 섬유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실의 '결'을 잘 살리되 시대정신을 읽고 있는 작품을 눈여겨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술성을 강조하다 보니 기능성이 떨어진다거나 재질의 특수성을 살리지 못한 작품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 1일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차 심사에서는 김승희 국민대 교수(금속), 이부웅 단국대 명예교수(도자), 곽대웅 홍익대 명예교수(목칠·가구), 이성순 소마미술관 명예관장(섬유)이 참여했다. 시상식은 7일 오후 2시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리며, 수상작은 7일부터 13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만나볼 수 있다.◇제13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 공모전 수상자△ 대상 = 서석민(목칠·가구) △ 최우수상 = 이대원(금속)△ 우수상 = 이상훈(도자) 강수진(섬유)△ 특별상 = 백한승 조유리(금속) 김일완(도자) 최성범(목칠·가구) 한자순 양성원(섬유)△ 특선 = 김연희 민덕영 송재웅 강민지 강혜림(금속) 김경수 박삼칠 배세진(도자) 김 별 문희준 강호석(목칠) 방지현 김유진 여은희 김현수 임예린(섬유)
고창군과 동학학회(회장 최민자)는 29일 제8회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를 '동학의 글로컬리제이션(Gl ocalization): 고창 동학농민혁명과 동귀일체의 동학정신'을 주제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최했다.동학농민혁명에 담겨진 자유와 평등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한국 근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며, 특히 고창지역에서 태동한 동학농민혁명의 특성을 구명하고(localization 지방화), 동귀일체의 관점에서 동학의 혁명 정신을 세계화할 수 있는 접점 및 그 의의를 탐색(glovalization 국제화)하는 자리로 열렸다.학술대회는 고창지역에 동학이 전파돼 교세가 신장된 배경, 무장기포와 손화중 등 고창지역 동학농민군의 활동내용과 사회경제적 특성, 일본의 동학농민군 토벌 활동, 동학농민혁명 이후 지역 내 동학농민군의 동향, 일제강점기 고창지역 동학계 인물들의 민족운동 등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로 이어졌다.제1부 학술발표는 국방대 김한식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소주제별 발표는 김용환 교수(충북대), 김양식 충북연구소 소장, 진윤식 (사)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이 맡았다. 토론에는 임상욱 교수(숙명여대)와 최홍규 교수(경기대), 문병학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 등이 참여했다.제2부 학술발표는 서울신학대 이길용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신영우(충북대) 교수, 성주현 교수(청암대), 조규태 교수(한성대)가 각 주제별로 발표했다. 2부 토론자는 임형진 교수(경기대), 황묘희 교수(성신여대), 안외순 교수(한서대) 등이 참여했다.최민자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고창지역 동학농민군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들의 민족정신과 사회의식을 후세대에 전승하는 데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창지역 동학농민혁명의 태동을 가능케 한 사상적 기반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동학정신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수 군수는 "이번 학술발표회를 통해 고창에서 태동한 동학농민혁명의 특성을 살펴보고, 동학정신을 세계화할 수 있는 접점 및 그 의의를 탐색함으로써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동학농민혁명 정신의 세계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 아침 출근길 맨손으로 운전대를 잡으면 머리끝까지 한기가 느껴진다. 밤새 차가워진 차 안 온도는 운전대에 응집돼 있는 거 마냥 차갑고 차갑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장갑. 혹자는 벌써부터 장갑이네, 패딩이네 하면 한겨울에는 뭘 입을거냐 하지만, 벌써부터 털옷을 입는 것보다 낫다고 위안하면서 장갑을 꺼내든다.장갑의 시작은 구석기시대로 알려졌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방한을 위해 손가락이 없는 단순한 주머니 모양의 긴 자루를 손에 끼워 사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재미있게도 현재의 벙어리 장갑은 구석기시대의 장갑과 가장 흡사한 모습이다.이러한 형태는 10세기까지 이어졌고 12세기 들어서야 손가락 장갑이 생겨났다.하지만 장갑의 역사가 잘 남아있는 것은 중세시대다. 이때부터는 장갑이 방한의 목적만이 아닌 신분과 연관되면서 역사에도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시대 상류층들은 헝겊뿐 아니라 가죽으로 만든 것을 사용했고 자수나 보석으로 장식한 것을 다수 이용했는데 그 중에서도 주교(主敎)나 왕들이 사용하던 것은 보석 뺨치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이렇게 상류층 남성들의 사랑을 받던 14세기가 지나 16세기 후반, 장갑은 여성들에게도 인정받은 액세서리가 됐다. 프랑스와 앙리 2세의 왕비인 이탈리아 출신의 카트린 드 메디시스의 영향으로 시작된 화려한 장갑의 유행은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1세까지 이어졌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프랑스는 유럽 전 지역 중 장갑제조기술이 가장 크게 발전한 곳. 특히, 부드러운 새끼양 가죽을 이용한 장갑을 만들어 아직까지 유명한 기술로 남아 있다. 장갑이 유행한 16세기에는 여러 색의 헝겊장갑과 편물장갑이 애용됐다. 재료는 주로 새틴과 비로드, 견사의 편물 등이었으며 19세기의 남자용 장갑은 일반적으로 짧게 변화했고 자리에 따라 색을 달리 하는 것을 매너로 생각하게 됐다. 여성용 장갑 또한 남성의 것과 비슷하게 발전했는데, 19세기 초기에는 극도로 긴 팔꿈치 길이거나 그 이상의 것이 나타났고 이후 현재까지 소매가 없는 드레스에는 이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장갑을 들어온 것은 후기 조선시대로 보인다. 그 전에는 '토시'라는 것이 있어 방한의 목적에서는 장갑이 필요 없었던 것. 물론 손 보호를 위해 무엇인가 있었겠지만 그 역사는 확실하지 않다. 서양식 장갑은 개화기 때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유물로 남아있는 것은 없지만 외교관부인이 한복차림에 장갑을 끼고 찍은 사진과 관리들이 장갑을 들거나 끼고 있는 사진을 보고 짐작하고 있다. 이 당시도 가죽이나 면실을 이용한 장갑이었는데 세계 2차 세계대전 후, 합섬섬유의 발달로 나일론이나 레이온의 장갑이 보급되게 됐다. 우리가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도 이 종류의 원단들. 일단 값이 싸고 따뜻함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저렴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사실 원단의 변화 외에 장갑의 모습은 긴 시간동안 변한 것이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변화를 겪고 있는데 바로 스마트폰 때문이다. 정전식으로 액정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맨 손가락이 아니면 기기를 다룰 수 없는 것. 이를 위해 손가락 부분만 따로 붙였다 뗄 수 있는 있는 디자인이 탄생하는가 하면 스마트 기기도 사용할 수 있는 특수 장갑이 만들어 졌다. 한편으로는 그 옛날 유행하던 우리나라의 '토시'가 패션 아이템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하니 패션을 돌고 도는 것이 분명하다.
국립전주박물관 미술실에는 지름이 78cm에 이르는 커다란 청동 대야가 전시되어 있다. 아무리 국왕이나 지체 높은 귀족이라 할지라도 은빛 찬란한 용과 넝쿨무늬가 새겨진 이 청동 대야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였을까? 이와 관련하여 주목할 수 있는 것이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에서 거행되는 아기 부처에게 물을 끼얹는 의식이다. 관불의식(灌佛儀式)이라 부르는 이 의식은 불경에 묘사되어 있는 석가모니가 탄생했을 때 용왕이 공중에서 향수를 솟아나게 하여 신체를 씻겨준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이 청동 대야는 아마도 관불의식에 쓰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어쩌면 대야에 새겨진 용은 석가모니부처 탄생 후 향수를 솟아나게 한 용왕을 묘사한 것은 아닐까? 이 대야의 용이나 넝쿨의 모습, 입사기법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고려 12~13세기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입사'는 어떤 기법일까? '입사'란 금속기물에 문양을 파고 이물질인 금·은 등을 넣어 표면을 장식하는 기법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금사와 은사로 장식한 청동기가 만들어질 정도로 오래된 장식기법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기법은 삼국시대 우리나라에 전해져 국왕을 비롯한 지배층의 칼 등에 입사장식이 베풀어지기도 하였다. 입사기법의 금속공예품은 고려시대에 가장 많이 만들어졌는데, 향로와 같은 불교미술품이 주를 이룬다. 조선시대에는 비록 기술은 퇴보하였지만 촛대·담배합 등 여러 생활용품에까지 확대되었다. 입사기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기물에 문양을 그리고 그 문양을 그대로 홈을 파서 금사나 은사를 넣는 상감 방법이다. 두 번째는 정으로 바탕을 가로와 세로로 쫀 후 여기에 문양대로 금사와 은사를 박아 넣는 쪼이게 하는 방법이다. 특히 입사기법의 상감 방법은 도자기에 영향을 끼쳐 상감청자 탄생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진정환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사
민간 주도와 지역 개최의 '고충'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주류 공모전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익산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이 어느덧 열세번 째를 맞았다. 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사진)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공모전이 새로운 영광의 얼굴을 찾는다.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가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금속, 도자, 목칠·가구, 섬유 등 4개 분야로 접수를 받은 결과 금속 144점, 도자 99점, 목칠 94점, 섬유 146점 등 총 483점이 출품된 상황.수상작은 27일 1차 심사에 이어 12월1일 2차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시상식은 12월7일 오후 2시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리며, 12월7일부터 13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전시가 이어진다. 문의 063)837-6767. ····
"숙제 하니?" "아니, 그냥 수학 문제 풀어요.""근데 왜 시험본 건 얘기 안했니."일순간 침묵. 그때서야 아들은 냉랭한 표정의 엄마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한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 아빠. 아빠는 엄마와 아들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창립 14주년을 맞은 전북원음방송이 제작한 특집 방송'그림이네 이야기'(연출 김사은 PD·FM 97.9 ㎒)는 이처럼 소소한 가정사를 라디오 소재로 끌어당겼다. 김사은 PD는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다. 특히나 아이들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시도했다가 청취자들의 호응이 좋아 본 방송 외에 특집까지 감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림이(전주 완산서초 3)는 서양화가 김충순씨의 아들. 그림이가 엄마 국정아씨와 티격태격하는 분위기를 가감 없이 들려줘 청취자들에게 신선한 웃음과 감동을 선물한다. 당초 '책 읽어주는 엄마'로 기획했다가 이들의 재치와 웃음 때문에 모자(母子)가 주인공으로 나서게 된 사연부터 입담 좋은 김충순씨까지 섭외 요청을 했다가 "내가 나가면 방송 질이 떨어져"라고 일침을 놓은 후문까지 프로그램 앞·뒤 사연은 시종일관 훈훈한 웃음을 전한다. 평범한 엄마와 아들의 솔직한 대화, 눈높이를 맞춰가며 아들과 소통하려는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무언가족(無言家族)이 어느 나라 가족인가 싶다. 방송은 30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가량 진행된다. ···
문인화가 소인당 김연씨가 5번째 개인전을 열었다(12월 3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바람만이 알지'주제를 걸었다. 작가는 "바쁘게 살면서 보이지 않았던 꽃과 대화를 나누면서 지금까지 잊고 살았던 삶의 작은 여유를 찾아보았다"는 말로, 물고기와 나무·꽃 등의 자연들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하는 '바람'에 힘을 실었다. 그는 또 문인화란 보이는 그대로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그리되 사물 안에 내재된 것을 발견하고 그것에 시(詩)도 함께 담아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담백하면서도 먹색의 조화 등을 통해 다양한 율동과 표정을 보여주는 게 작품에 드러나는 특징. 작품 속에서 표현된 자유스럽고 당돌한 붓질, 빠르고 섬세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기교 등 찰나적 포착으로 서예미학의 정신과 절제되면서도 과감한 여백 등을 볼 수 있다는 평을 받는다. 원광대 미술대학 서예과를 졸업했으며, 전라북도 미술대전, 강암서예대전, 대한민국문인화대전, 전라북도서도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했다. 김연서예학원을 운영 중이다.
"선기현의 작품세계는 독창적이고 무척이나 다양하다.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에 갇혀있는 욕망을 말끔히 해소시켜주는 듯한 키치적인 작품에서부터 구상화, 반추상화, 나아가 고도의 치열하게 계산된 설치작품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들은 무한한 자유로움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듯하다."30일부터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서양화가 선기현씨의 12번째 개인전에 부친 미술평론가 이태호씨(익산문화재단 정책연구실장)의 평이다. 화가가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작품들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시리즈. 그러나 그의 작품에서 계절을 읽으려면 여러가지 상상과 조각 맞추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추상적이고 은유적으로 표현됐기 때문이다.'폴 세잔의 말년 작품을 연상시킬 정도로 형상들이 단순화되어 있고, 여기에 다소간 입체파적 요소가 엿보인다. 작가가 단순히 삶과 일상의 단편적인 이야기 뿐아니라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더불어 예술의 근원적인 질문을 담고 있다'전체적으로 생동감 있는 색채와 자유로운 터치에 의해 탄생된 생명력 넘치는 작품이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내면의 우울함과 쓸쓸함도 묻어난다는 게 이태호씨의 작가 바라보기다.선씨는 전북미술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북예총회장·풍남문화법인 이사장·전북문화예술교육센터장 등을 맡고 있다.전시는 30일부터 12월6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제2전시실(오픈식 오후 6시).
우리 소리를 아름다운 몸짓으로 만나는 올해의 마지막 기회. 판소리 다섯 바탕을 우리 춤으로 풀어온 널마루무용단(단장 장인숙)이 소극장 무대로 재각색한 '수궁별가'를 올린다. 12월1일 오후 7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신재효 선생이 개작해 정착시킨 '수궁별가'는 판소리가 갖는 풍자와 해학미는 그대로 살리면서 절제있는 동작으로 구성했다. '춤추는 춘향'이 빨강이었다면, '수궁별가'는 파랑이 주요 이미지. 총 천연색의 바닷 세계를 화려한 색감으로 부각시켜 세련된 분위기를 잃지 않도록 했다. 수궁(1막), 육지(2막), 수궁(3막), 육지(4막)으로 1시간 20분 정도 되는 수궁가를 50분 짜리로 압축시킨 이번 무대는 판소리의 '청각'이 세련된 '시각'과 만나 빛을 발한다.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회장 김경곤)과 2012 전북도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을 이끌어온 널마루무용단이 올해 '수궁별가'를 포함해 올린 공연만 해도 여덟 차례. 지난 8개월 간 판소리 다섯 바탕을 중심으로 널마루어린이무용단·춤 동호인들의 모임인 춤무리 발표회까지 소화하면서 기존 대극장 레퍼토리를 소극장용으로 각색해 전통 공연의 상품화 가능성을 열었다.널마루무용단은 상주단체의 안정적인 지원으로 안팎으로 보폭을 넓힌 해이기도 했다. 국립남도국악원 초청 공연(2일) 외에도 일본 후쿠시마에서 열린 '2012 지역 전통예능전국대회'(27~28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팀으로 초청 받았다. 우리나라 무용계 대모(代母)인 김백봉 선생의 부채춤을 사사한 수제자로 장인숙 단장이 추천 돼 부채춤을 선보여 갈채를 받은 것. 장인숙 단장은 "일본 대지진 이후 절망에 빠진 일본인들을 위로하고자 추운 겨울의 시련을 이겨내고 활짝 피어난 꽃을 부채로 형상화한 무대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널마루무용단은 내년에도 새로운 상주단체 지원사업을 기획 중이다. 널마루 무용단원들의 테마가 있는 안무가전과 봉사단체와 손을 잡고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치는 아카데미 등이 그것이다. 올 한 해 베네주엘라의 '엘 시스테마' 일환으로 도내에서 오케스트라·국악 오케스트라가 시도됐던 것처럼 어린이무용단 구상에도 욕심을 냈다.
한국의 대표적 인권변호사인 산민 한승헌 전 감사원장(78)의 개인사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우리의 현대사다. 70년대부터 80년대 혹독한 독재정권 시절 탄압받는 양심수·시국사범의 변호와 민주화·인권운동을 벌였던 그의 활동은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그대로 보여줬다.검사로 활동하다 1965년 변호사로 개업한 그는 '필화사건'과 김대중내란음모사건으로 두 번에 걸쳐 옥고를 치렀다. 1972년 '여성동아'에 쓴 '어떤 조사(弔辭)〉'로 필화를 겪으며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됐을 당시 129명의 변호인단이 그의 변론에 나서 화제가 됐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몇 권의 유머집을 낼 만큼 해학적이고 촌철살인의 유머를 구사해온 그는 8년만에 복권됐을 당시 '한 번도 하기 어려운 변호사를 두 번씩이나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박정희 대통령시절 악명 높았던 대통령긴급조치 사건을 비롯,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 민청학련 사건, 통일혁명당 사건 등의 변호를 맡으며 숱한 화제와 기록을 남겼다.민주화·인권운동 변호사로서 뿐아니라, 그는 도서출판 삼민사 주간,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위원, 감사원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대통령 통일고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의 모교인 전북대가 개교 65주년을 맞아 3일 '한승헌 변호사 소장자료 특별전'을 연다(31일까지 대학박물관). 시인으로, 인권변호사로, 저작권 관련 전문 변호사로, 정치인으로, 시민사회 운동가로 살아온 그의 인생과 한국의 현대사를 마주할 있는 자리다.특별전은 'Ⅰ부. 한국현대사, 한승헌 변호사를 만나다' 와 'Ⅱ부. 산민 한승헌, 인생人生을 걷다'로 구성됐다. Ⅰ부는 현대사 관련 사진자료와 변론 사건 기록을 통해 우리나라 현대사를 재조명하고, Ⅱ부는 한 변호사의 성장과정, 사상, 그리고 사회활동 등 인간 한승헌의 여러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자리다. 한 변호사는 특별전 개막에 앞서 '나의 삶 나의 길'을 주제로 특별 강연에 나선다(오후 3시). 개막일 특별전은 한 변호사가 직접 안내하며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 한 해 전국에서 '멋대로' '맛대로' '맘대로' 시와 놀아본 아이들이 올해도 전주에 모인다. 한국도서관협회·전북도교육청·전북작가회의(회장 안도현) 주관으로 12월 1일 오후 3시 전북은행 대강당에서 여는 '2012 청소년시낭송축제 기념콘서트'를 통해서다. 청소년들의 시낭송축제는 밋밋하게 시를 낭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래로, 랩으로, 판소리로, 춤으로, 개그로 재기발랄하게 표현하는 무대다. '시읽기-멋대로, 맛대로, 맘대로!'를 슬로건으로 걸고 있는 시낭송 콘서트를 위해 공모를 거쳤으며, 전국 114개 중고교(전북 12개교 포함)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번 전주 콘서트에는 완산여고, 신흥고, 군산 회현중 3개교 학생들을 포함해 전국 24개교 학생들이 끼를 발휘한다.주최측은 "시가 모든 문화예술의 기초이자 꽃이고,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담뿍 담은 언어예술이지만, 청소년들의 경우 시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배워야 하는 골치 아픈 장르로 전락하면서 시와 청소년 간의 거리가 멀어졌다"며, 이런 난감한 현실을 뛰어넘기 위해 2007년부터 축제 형식의 시낭송 콘서트를 마련했다고 설명한다.이날 콘서트에는 김선우 시인이 초대작가로 나와 울림 깊은 대화를 나누고, 배우 문형주 씨가 콘서트 시작과 끝을 꾸미는 깜짝 극중극 배우로 등장한다. 축하공연은 신촌블루스 보컬 출신의 여성 뮤지션 강허달림씨, 랩퍼 트루베르와 싱어송라이터 서지석씨 등이 출연한다. 콘서트 관람은 무료. 문의 070)8633-9051~3.
임실 출신으로, 군산에서 활동하는 오경옥 시인이 길은 걸어감으로써 길을 만든다를 출간했다(신아출판사). 15년 전인 1997년 월간 문학 21로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이기에 시인의 때늦은 열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인은 일상적 삶에서 흔히 접하는 사물과 경험들에 내재되어 있는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고 이를 그리움의 정서로 휘감는다. 시인의 시선은 비참한 현실이 아니라 그 현실을 찬란한 빛으로 감추는 어떤 축제적인 시간을 향해 있다. 라고 문학평론가 남기혁 교수(군산대 국문과)의 평이다. 시인은 또 자신이 살고 있는 금강하구언과 바다, 군산역 새벽시장 등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 겨울 폭포낙엽설화첫눈이 함박눈으로 내리던 날겨울강겨울섬 등 서늘한 느낌을 주는 가을과 겨울을 노래한 것도 특징이다. 금강하구에서사십대 중반이라는 나이바다가 그립다는 것은누군가 그리워질 때면4부에 걸쳐 70여편의 시가 수록됐다. 군산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청사초롱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8년 매주 목요일 열린시문학교실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따스한 때론 싸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면, 마음에 침처럼 꽂힌 단상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태어난 시편들이다.신수미 시인(59)이 첫 시집'왜 꽃이 아름다운가'(도서출판 이랑과이삭)를 펴냈다. 지나간 시간을 담담하게 얘기한 시인은 일상을 새로운 언어로 표현하기 위한 욕망과 집착을 오가며 시작(詩作)을 이어갔다. 난해함 보다는 간명하면서도 보드라운 서정이 깃든 시들이 많다. '십년지기 친구가 있다 / 설렘의 첫 만남은 자동차다, 그래 / 서로를 섬기는 주인이 되기로 했다 // 해를 거듭할수록 재치와 순발력으로 / 손발이 되어준 친구, 나의 분신이다 // (중략) 서로에게 길들여진 손때, 얼룩 하나하나 십년지기의 이야깃거리였다 // 오늘, 팔달로를 달리는 낯익은 차에서 / 먼 안개꽃 같은 세월을 보았다' ('십년지기 차' 중에서) 삶의 긴 여행을 거치오면서도 시인은 여전히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신 앞에 무료하게 앉았을 때처럼 그냥 편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시들이 많지만, 첨예한 사회적 이슈를 예리하게 다뤄 번쩍 정신나게 하는 시도 꽤 된다. '물폭탄이 터지다','새벽을 여는 사람들'은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사회 양극화를 비판하는 것으로 강팍하게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통일의 길'은 탈북자들의 인도적 생존 문제를 통일 의지로 표상했다. 오랜 창작의 길목에서 깨어난 시인은 "무딘 손끝을 호되게 단련시켜 주셨고 불편하신 몸으로 평설까지 써주신 이운룡 교수님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며 감사 인사를 챙겼다. 앞으로 그의 시 세계에는 파릇파릇한 봄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남원은 복 받은 땅이다.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지리산 흑돈과 남원 미꾸리가 선구적 농업인의 땀과 결합 돼 탄생할 수 있었다. 뛰어난 명성 만큼 이들 식재료 자체는 전국적으로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명품 음식, 지역 식재료의 재발견'에서는 남원이 집중 육성코자 하는 '지리산 흑돈'과 미꾸리를 통해 발전 가능성을 엿본다.△ 100% 순종 버크셔 개량한 흑돈, 한미 FTA 파고 넘길 대안보통 흑돈하면 제주산 흑돈을 떠올린다. 또 토종 돼지로 잘못 안다. 물론 국내에서 자라던 돼지가 까만색이긴 했으나, 일제 강점기 이후 영국산 버크셔가 들어온 뒤 종자 관리가 안 돼 잡종이 된 상황. 그러나 지리산 흑돈은 기능성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인정받은 100% 순종 버크셔만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해발 500m에 위치한 남원 운봉 일대는 맑은 공기와 물, 일교차까지 큰 뛰어난 자연환경이다. 지리산 흑돈을 내놓은 다산육종 박화춘 박사는 오랜 연구 끝에 몸에 축적되지 않은 불포화 지방 함량을 높이면서 쉽게 분해 돼 몸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개량했다. 흑돈 성장 단계에 맞는 음악을 틀어주고, 발육이 부진한 돼지들에겐 유산균 음료까지 특식으로 제공한 결과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불포화 지방이 적당히 끼면서 촉촉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도록 개량해 짜지 않고 담백하다는 평. 박화춘 박사는 2006년 '지리산 흑돈'으로 상표등록을 하고 단가를 더 싸게 내놓으라는 유통업자들을 설득해 다른 돼지고기보다 2배 정도 비싸게 팔았다. 건강까지 생각한 친환경 먹거리(슬로푸드)로 고급화시키자는 것. 돼지고기는 소고기에 비해 향이 강한 편이라 굽기 외에도 고추장간장 양념을 곁들이고 탕으로도 조리가 가능해 다양한 조리법을 적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봤다. 박 박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돼지고기 부위인 삼겹살 대신에 비선호 부위인 뒷다리를 자연 발효시켜 '발효생햄'을 내놨다. 2000년 전부터 유럽에서 먹어온 이 발효생햄은 스페인의 하몽과 이탈리아의 파르마, 미국 컨추리햄과 같은 최고급 햄으로 간주된다. 발효생햄은 돼지 뒷다리를 통째로 소금에 절여 9~12개월 동안 그늘진 곳에서 자연 발효시켜 만드는 게 특징. 흑돈 뒷다리가 거꾸로 매달아 자연 발효 시킨다. 신기한 대목은 발효가 되면서 지방이 고기로 흘러 들어가 자연스러운 마블링이 생긴다는 것이다. 발효생햄을 제조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솔마당 오인숙 대표는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기술 지도를 받아 천연 소금과 허브를 첨가해 맛과 향이 뛰어나다"고 했다. 자연 발효시키면 수분이 30~35% 밖에 남질 않아 '드라이 햄'으로도 알려진 이 발효생햄을 먹어본 소비자들은 "오래 기다려 숙성시킨 덕분에 풍미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개 수입업체를 통해 들어온 발효생햄을 보아온 소비자들에겐 국내산은 품질이 별로일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뒤늦게 입소문이 나고 있다. △ 더 고소한 미꾸리, 치어 통해 생산량 높이는 게 과제 미꾸라지와 미꾸리는 다르다. 하지만 이것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다. 추어탕 음식점을 운영하는 대표들도 육안으로 이걸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물론 추어탕은 미꾸리와 미꾸라지로 끓이는 탕이 맞다. 하지만 미꾸리로 탕을 끓이면 더 고소하고 담백해 콩가루나 들깨가루를 많이 넣지 않아도 될 정도. 그래서 추어탕이 유명한 남원은 일찍부터 미꾸라지가 아닌 미꾸리 생산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농림식품부의 향토산업 육성사업으로 선정된 남원시는 지난해까지 3년 동안 30억을 들여 추어 브랜드 사업단을 꾸려 미꾸리 양식장을 건립하고 추어탕 가공 기술을 지원해왔다. 미꾸리와 미꾸라지는 어떻게 다를까. 생물학적으론 다른 종이나, 일반적으론 미꾸리로 통칭해 불린다. 둘 다 입가에 수염이 있고 비늘이 없는 대신 미끌미끌하며 어둠을 좋아하고 가물거나 겨울이 되면 흙 속으로 들어가 동면을 한다. 몸통이 약간 둥그스럼하고 뼈가 연하고 맛이 고소한 미꾸리는 '둥글이'라고 불리고, 세로로 납작하나 뼈가 억세고 팔딱팔딱 거리는 미꾸라지는 '납작이' 혹은 '넙죽이'라 불린다. 대개 추어탕 하면 미꾸라지로 끓인다고 알려진 것은 미꾸라지가 미꾸리에 비해 더 빨리 자라서다. 치어를 받아와 15㎝로 키우려면 미꾸라지는 1년, 미꾸리는 2년은 족히 넘겨야 한다. 게다가 미꾸라지는 1㎏당 1만8000원, 미꾸리는 1만9000원으로 미꾸리가 더 비싸다. 결국 양식업체는 미꾸라지를 선호할 수밖에 없고, 추어탕음식점은 미꾸라지로 탕을 끓이게 된 것. '남원 추어요리 협의회' 총무를 맡고 있는 유해조씨는 "추어탕을 좋아하는 분들은 그래도 미꾸리를 선호한다"면서 "다른 양념을 넣지 않아도 그 자체로 고소한 맛이 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른들이 추어탕을 먹으면서 맛이 예전 같지 않다고 불평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남원에서 추어탕이 유명해진 이유는 섬진강 지류에서 미꾸리나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었던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남원 운봉과 인월 등에서 많이 재배됐던, 추어탕에 들어가는 무시래기 생산도 일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남원 추어탕집의 원조는 1950년대 남원 광한루 일대 우시장이 들어서면서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새집 추어탕'과 '3대 원조 할매 추어탕'이 생긴 뒤 장사가 잘 된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이곳저곳에서 가게가 생겨났다. 광한루원 정문 일대에 형성된 추어탕 골목에서 추어탕만 파는 가게는 22곳, 다른 음식과 함께 파는 곳만 해도 35곳이나 된다. 하지만 상당수 가게가 미꾸라지를 사용하고, 남원 농기센터의 미꾸리 치어를 양식으로 받는 음식점은 4~5곳에 불과하다. 남원 농기센터 현장지원과 추어 육성을 담당하는 정의균 주무관은 "미꾸리 생산량이 적은 것은 생산기술이 체계화 돼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단 인공 부화 시설을 갖춘 시설식은 영세한 농가에겐 부담이 크고 생산량 증대는 아직 검증되지 못 했다.
"어이, 박박사!"'지리산 흑돈'을 내놓은 다산육종 대표인 박화춘 박사(50사진)의 호칭이다. 서울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가축육종학을 전공해 석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 평생 직장으로 불리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농협중앙회를 뿌리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프라이드 농업'을 주창했다. "귀농을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어요. 취미로라면 몰라도 입에 '풀칠'할 정도 되려면 생각부터 아예 딴 사람이 돼야 할 겁니다. 단순히 농산물 자체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파는 농업인이 되자는 겁니다."그의 귀농 생활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축산 관련 설비 구입부터 행정 절차까지 몸으로 부딪치며 현장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다. 3년의 준비 끝에 건립한 농장을 통해 그가 관심을 기울인 것은 돼지고기의 고급화. 한때 '똥돼지'라 불렸으나 맛이 좋기로 소문난 돼지를 개량해 고급화하는 것이었다. 2008년 다산육종을 포함한 이 지역 16개 농가가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친환경흑돈클러스터사업'에 선정된 것은 그의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현재 남원시 운봉읍 가산리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다산육종 농장은 흑돼지 1만50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3246㎡(982평)으로 시작한 돈사가 1만2231㎡(3700평)에 이른다. 최근에는 '주식회사 지리산'을 만들어 흑돈으로 만든 돈가스스테이크 등을 내놓아 대중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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