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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협회 전북지부 '2012 전북 PD상' 수상작 선정

한국PD협회 전북지부(회장 유영민이하 전북PD협회)가 '2012 전북 PD상' 수상작을 선정했다.TV 부문 수상작은 정규 프로그램인 KBS 전주방송총국의 'THE 비빔밥 2'(연출 김광수맹남주이휘현)와 특집 프로그램인 JTV 특집 다큐멘터리'외갓집에서 5박6일'(연출 문성용정희도)로 결정됐다. 'THE 비빔밥 2'은 완판본의 고장인 전주에서 활자문화를 되살리고자 책을 통해 시대적 화두인 '소통'을 유도해낸 프로그램이며, '외갓집에서 5박6일'은 다문화가정 2세들이 외갓집의 방문기로 이들의 부적응을 비판적 시선이 아니라 진솔한 이야기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라디오 부문(정규 프로그램)에선 CBS 전북방송의 '생방송 사람과 사람'(연출 이기완 소민정)이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소외계층이라 불리는 노인비정규직결혼이주여성장애인 등이 참여한 난상토론을 이끌어 신선한 기획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라디오 특집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원음방송의 '익산역 백년, 새로운 희망을 위하여'(연출 김사은)는 지난해 개통 100주년을 맞은 익산역을 배경으로 한 나훈아의 '고향역'을 작곡한 임종수씨를 소재로 다뤄 훈훈한 감성을 전했다.특별상은 '얼쑤! 우리가락' 1000회 특집을 맞아 기획된 국내 최초의 판소리 명창 서바이벌을 다룬 '광대전'(연출 김현찬)에 돌아갔다. 시상식은 25일 오후 6시30분 전주 웨딩캐슬에서 이어진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14 23:02

"자치단체가 주도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많아져야"

'명품 음식, 지역 식재료의 재발견'을 연재해오면서 중요한 두 가지를 놓쳤다. 지역 식재료의 개념 설정에 대한 공감대 형성, 지역 식재료를 대중화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달 27일 본보 편집국 3층에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는 김관수 전라도음식이야기 대표, 김남규 시의원, 정혜정 국제조리학교 교장, 최행자 전주시청 한스타일관광과 계장(한식 담당자)이 지역 식재료 활성화 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 등을 점검해봤다.-일단 지역 식재료의 현주소를 짚어보고자 한다. △김관수 대표= 전북의 농산물은 어디에 내놔도 품질이 뒤지지 않는다. 더덕을 예로 들어보자. 진안 무주 장수의 더덕은 고원의 산더덕 보다 향이 좋다. 서울에선 오히려 산더덕으로 취급받을 정도다.△정혜정 교장= 전북 지역 식재료가 뛰어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지역 식재료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 하는 논의가 먼저 있어야 할 것 같다. 외국의 경우 로컬푸드(local food)를 50㎞ 내 식재료로 할 것인가 혹은 100~200㎞까지 넓힐 것인가로 토론한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그런 논의가 전혀 없다. 지역 식재료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북의 경우 도내로만 한정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규 의원= 로컬푸드 운동은 '지역 생산물을 지역 내에서 소비하자'는 것이다. 국내에선 최초로 로컬푸드 인증제를 시행한 강원도 원주 등 지자체를 포함해 최근엔 대형 유통업체도 로컬푸드 운동에 나서고 있다. 외국에선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등이 유명하다. 전주시는 지난해 유네스코 음식 창의 도시로 선정됐고, 완주군 역시 로컬푸드 직매장을 전주에 열고 있는 만큼 두 지자체가 지역 식재료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할 것인가에 관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최행자 계장= 전북도, 전주시가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 식자재 목록을 만들어놓진 않았다. 대신 전주시가 추천하고 전북도가 지정하는 산업화 대상 자원은 9개가 있다. 배, 미나리, 복숭아, 장미, 우리밀, 전주 콩나물, 수박, 포도, 딸기 외에 지난해 추천된 콩까지 추가될 예정이다. 여기에 선정되면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각종 공모 사업에 지정받을 수 있다. △정 교장= 그러나 전주시가 지정한 향토 자원 목록을 보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배와 수박 포도 등은 다른 지역에서도 생산되기 때문이다. 즉, 지역의 식재료를 다른 지역의 식재료와 어떻게 차별화 시킬 것인가, 그것을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각인시킬 것인가가 과제다. -문제는 좋은 지역 식재료를 지역 소비자들이 직접 사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 이유와 해법은.△정 교장= 맞는 말이다. 지난해 3월 국제한식조리학교 개교 이후 지역 식자재를 구매하려고 이곳저곳을 수소문했으나, 결국 구할 수 없었다. 지역에서 유통하는 업체가 아예 없더라. 결국 대전에 있는 한 유통업체가 학교에 물건을 대주기 위해 얼마 전 전주에 지부를 냈다. 이게 현실이다. △김 의원= 대형유통업체가 문제다. 하나로마트농협 등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있으나, 농민들의 편에 서는 유통업체가 아니다. 거상들은 대규모 자본과 유통망으로 좋은 식자재를 받아 대형유통업체에 넘긴다.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영세한 농가는 밀릴 수밖에 없다. △정 교장= 농가와 직거래하는 로컬푸드 물량은 유통 구조가 단순하다. 비닐하우스에서 따서 바로 그 지역직매장 진열대로 옮겨진다. 반면 서울의 농수산물시장으로 올라가는 식재료의 경우 산지수집상, 유통상인, 도매법인, 중매인, 도매상을 거쳐 소비자를 만나는 데 최소 이틀 이상 걸린다. △김 대표= 그러나 현실은 거상들이 이를 대량으로 산 뒤 비싸게 되판다. 좋은 품질로 내놓은 식재료가 유통 과정을 거치면서 단가가 올라간다. 결국 대형이 아닌 중소 규모의 유통업체가 살아나야 한다. 여기에 운송 시스템저온 창고를 완비하고, 식품안전을 위한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등도 갖춰야 한다. △최 계장= 로컬푸드 운동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불필요한 유통 경로를 단축하는 효과가 있다. 중간 유통과정에서 새나가는 비용이 없기 때문에 생산자는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물건을 납품하고, 소비자 역시 싼 가격에 쇼핑할 수 있다. 지자체가 농가와 직접 연결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품질은 좋으면서 가격은 싼 농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수한 지역 식재료의 생산과 판매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면.△김 대표= 영농조합을 생산형 영농조합과 판매형 영농조합으로 따로 분리했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영세한 농가에서 좋은 식재료를 내놓기에도 바쁘다.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엄선해서 지역의 소비자들이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김 의원= 1990년대 초 한울생활협동조합이 지산지소 운동을 했다. 전주는 시장이 좁아서 잘 안 됐다. 그러다 보니 이제 대규모 식자재는 광주, 소규모 식자재는 대전에서 온다. 전주시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에 선정될 정도가 됐으면, 학교의 급식부터라도 지역 식자재를 써야 하지 않겠는가. 일본의 경우 학교 교육의 중요한 축이 지산지소에 있다고 여긴다. 학교급식회와 급식지원센터, 지자체가 삼각 편대를 이뤄 학교 급식만을 위한 전용 물류창고가 따로 마련할 정도다. △정 교장= 일본은 지역 식재료를 학교 급식에 끌어오기 위해 지자체가 30%, 학부모가 30%를 부담하는 방식을 유도했다. 우리나라도 일부 학교에서 지역 식재료를 쓰도록 권고했으나, 정부나 지자체 보조는 전혀 없었다. 영양사들이 지자체 지원이 없다면, 식판을 채우기가 어렵다며 하소연했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학교 급식, 더 나아가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이 활성화 될 때라고 본다. 완주의 로컬푸드 직매장과 비슷한 개념이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최 계장= 농림수산식품부가 전주를 비롯해 함양대구를 우수 외식업 지구(4억)로 지정했다. 슬로시티로 지정된 한옥마을 내 외식업 지구를 대상으로 지역 식자재를 공동 구매하고,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4월부터 영농사업단과 식재료 단지를 연계한 공동 구매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의원=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된 콜럼비아의 포파얀의 사례를 보면 계절식이 잘 발달 돼 있다. 그런 점에서 전북은 나물 클러스터를 선점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정 교장= 전주가 세계에서 네 번째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됐다. 그렇다면 다른 도시와 무엇을 차별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웰빙 음식으로 나물을 선점하면 좋을 것 같다. 전주 안에서 생산되는 나물만으론 양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전주완주 통합 논의가 본격화 되면, 멋진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거라 본다. (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11 23:02

"맛의 비결은 원료…토종 콩만 대대로" 3대째 가업 잇는 두부 장인

교토의 식품 중에서 두부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내 다른 지역에서도 두부를 먹기는 하지만, 교토만큼은 아니다. 교토의 일반 시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의 하나가 두부인 까닭에 두부산업이 교토에서 잘 발달됐다. 다른 전통음식과 마찬가지로, 두부 음식 또한 가업으로 잇는 경우가 많다. 취재진 찾은, 교토역에서 전철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아오이 두부공장 역시 80년 전통을 갖고 있다고 했다. 현재 주인인 마쯔모토 타이치로씨(64)의 할아버지대에서 시작돼 3대째 이어지고 있다.교토 두부가 유명한 것과 관련, 타이치로 사장은 현지 원료를 사용하는 점과 전통, 물이 좋은 점을 꼽았다. 이와 함께 교토에 신사가 많아 스님들이 고기 대신 두부를 즐겨했던 것도 교토에서 두부가 유명해진 배경이 됐다.가내 수공업 형태로, 공장 자체는 영세하지만 자신의 공장에서 만든 두부가 인근에서 유명하다고 자랑했다. 주인과 전문가 1명이 하루 평균 400~500개를 만들어 식당, 호텔 등에 판매하고 있다."옛날에는 쪄서 먹고 생으로도 먹었는데 지금은 생으로 먹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대가족이 해체되면서 두부 크기도 적어졌습니다."공장이나 제조 방식 등은 예전 그대로지만, 소비자들의 식성과 소비형태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공장시설중 기름튀기는 기계는 22년 전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또 기온과 습도에 의해서도 두부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일 신경을 쓴다고 했다. "두부 맛은 원료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영세업체들중에서는 수입산 콩을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타이치로씨는 미국산과 토종간 콩 가격이 2배 차이가 나지만, 품질을 위해서 자신은 도매점이나 농가를 통해 현지의 콩을 직접 구매한다고 했다. 중견 기업들이 두부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식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보람이다. 아들에게 또 물려주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아들이 원하지 않고 있어 어찌 될 지 모르겠다고.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1.10 23:02

⑪ 일본 - (하) 교토 음식문화 - '요리 1번지' 성장 동력은 장인 정신

'교토가 없으면 일본이 없다'. 교토 시민들의 교토에 대한 자부심은 이렇게 높다. 19세기 중반 도쿄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1000년 넘게 일본의 수도 역할을 하며 전통도시로서 관광자원이 풍부한 교토는 경주시와 자매결연을 통해 교류하고 있으며, 전통문화도시인 전주와도 닮은꼴이 많다. '교토가 없으면 일본이 없다'는 말은 음식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교토는 미식가들의 천국전통음식이 발달한 전주와 마찬가지로, 교토는 실제 미식가들의 천국이라 할 만큼 음식문화가 발달됐다. 특히 교요리(京料理)가 유명하다. 우리의 한정식처럼 일본의 정식 요리인 '카이세키' 요리(會席料理)가 교요리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통할 만큼 일본 정식요리의 요람이 교토다.교요리는 진미요리부터 애피타이저, 국물 요리, 초밥이나 회, 구이, 조림, 식사 등 코스 요리로 나오며, 코스마다 재료맛조리법이 겹치지 않은 요리들로 구성됐다. 여기에 각기 다른 앙증맞은 그릇에 작은 잎사귀 혹은 꽃잎을 띄워 '눈으로 먹는다'는 일본 요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소박한 재료를 사용해 자연 그대로, 그러나 가장 세련되게' 보여준다는 교토에서 일본음식의 본류를 맛볼 수 있다고 미식가들은 평한다. 2000여개의 사찰을 갖고 있는 교토의 사찰에서 승려들이 수행 중 따뜻한 돌을 품고 추위와 배고픔을 참은 것에서 유래했다는 '카이세키'요리가 오늘날 비싸고 화려한 음식으로 변한 것은 아이러니 하다.윤동주정지용 시인이 교토 유학시절 즐겨 걸었다는 교토 시내를 가로지르는 가무가와강(鴨川) 한쪽 편에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그중에는 카이세키 요리 음식점도 많다. 관광 혹은 수학여행지로 교토를 많이 찾고 있는 한국인들을 이곳 음식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서울에서 온 두 대학생은 카이세키 요리를 값싸게 먹을 수 있다는 인터넷 여행 정보만 믿고 요릿집을 찾았는데 너무 비싸 먹을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음식점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간단한 점심용 카이세키 요리 가격도 1인당 5만원 정도여서 부담이 된다는 게 학생들의 이야기였다.△식품 안전과 전통 중시맛과 함께 일본 음식에서 식품의 안전성과 전통성은 기본이다. "아오모리 사과가 맛있어도 먹는 게 꺼려집니다. 가고시마 혹은 구마모토의 소고기를 즐기는 것은 안전성에 대한 신뢰 때문입니다."교토의 한 주민은 혼슈의 북단에 위치한 아모모리현의 경우 원전 사고지역인 후쿠시마로부터 많이 떨어져 있어 방사능 오염이 거의 없는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음에도 혹시 방사능에 오염됐을지 몰라 좋아하는 아오모리 사과를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식품안전에 대해 일본인들의 관심은 이렇게 각별하다. 일본 정부와 자치단체들도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독한다.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식품 업체에 대해서는 폐업 조치 등으로 엄히 다스린다.외국 신선 농산물의 반입에도 엄격한 통관절차가 따른다. 이력관리가 안된 신선 농산물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는 까닭에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일본 소비자 곁으로 가기가 어렵다. 여기에 대파 뿌리 부분의 흰색이 몇 센티가 돼야 하고, 오이는 직선으로 몇 센티여야 하는 식의 규격과 포장까지 세심하게 따질 만큼 철저하다. 일본은 또 같은 식품이라도 지역별 특성이 강하다.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낫도 (Natto. 청국장)만 하더라도 각 지역별로 특화돼 있다. 대기업들이 참여해 낫토 시장을 평정하고 싶어도 지역별, 혹은 업체별 각기 고유한 맛을 갖고 있어 넘보지 못한다. 두부 역시 비슷한 형태며, 전통식품들이 지역에 따라 다양한 맛을 보유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천년 고도답게 교토에서 몇 백 년 된 음식점이라고 소개하는 집이 많다. 3대가 안된 음식점의 요리는 요리도 아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음식 장인들의 자부심이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다. 간장만 만드는 간장 장인, 기름만 짜는 기름 장인 등 식재료 전문 장인들도 교토 음식의 힘이다.△지산지소 운동으로 상생교토시내가 고도로서 명성과 국제적 관광지로서 화려함을 자랑하지만 교토부의 농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의 농촌과 마찬가지로 매년 인구가 감소하고, 60세 이상 농가가 70%에 이를 만큼 농가의 고령화가 심각하다. 생산도 문제지만, 생산된 식자재의 유통도 고령의 소농에게는 난관이다. 교토부를 비롯, 일본은 각 자치단체들이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에 나선 배경이다. 우리가 '신토불이' 를 외치기 훨씬 전에 일본에서 지산지소 운동이 시작됐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식품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취지의 이 운동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식품을 사용하자는 식채(食彩)운동으로 출발해 현재는 학교급식, 직판매소 운영 등으로 확산시켰다.소비자들은 신선한 농산물과 신뢰할 수 있는 가공식품을 얻을 수 있고, 생산자는 직거래에 의한 소규모 판매와 규격 외 농산물 판매도 가능해 직거래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교토 변방의 한 농산물 직판장은 지산지소운동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보여주었다. 시에서 직원을 파견해 운영하는 크지 않은 이 매장에는 무배추 등 신선 농산물에서부터 농가에서 만든 청국장, 과자류까지 다양한 농식품이 진열돼 있었다. 가공품 역시 거의 전부가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만들어진단다. 인근에 대형 마트가 있지만, 안전한 먹을거리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제품 가격은 생산자들이 직접 정한다.매장 관리자는 "대량생산과 대량 유통이 아니기 때문에 농가에게 당장 큰 소득을 안기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용함으로써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고, 지역 농산물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1.10 23:02

'오목대 바람의 노래'·'경기전 눈 밟는 소리'…

도내 문화계에서 내로라하는 주당(酒黨)들을 주축으로 재밌는 일이 벌어졌다. 술 하면 빠지지 않는 그러나 삶을 제대로 즐기는 호사가들의 오지랖 넓은 식견으로 한옥마을 10경을 정한 것. 그 좋아하는 막걸리 때문에 자가용도 마다하는 소설가 이병천을 필두로 '글빨'로는 도저히 못 당해내는 김용택안도현 시인, 자칭 '문화시장'인 송하진 전주시장, 언론계에서도 알아주는 술고래 양창명, 한학자 이형구, 방송인 최태주씨까지 가세해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만한 곳을 엄선했다. 방문객 500만 명을 육박하는 전주 한옥마을이야 말로 도내 명소의 풍향계 아니냐면서, 그러나 아무리 들춰봐도 특별한 매력을 찾지 못했다고 투덜대는 이들을 위한 '단골 감초'다. 일단 기린봉이 토해내는 달(기린토월驥麟吐月)과 남고사의 저녁 노을을 가르며 울리는 종소리(남고모종南固暮鐘), 한벽루를 휘감고 피어오르는 푸른 안개(한벽청연寒碧晴烟)는 당초 전주 8경과 동일하다. "이 세곡의 풍광은 한옥마을에서도 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병천씨는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일곱 곳의 경치는 어디일까.태조 이성계가 조선왕조의 건국을 위해 한나라 유방의 시'대풍가'(大風歌)를 불렀다고 전해지는 오목대에서는 바람의 노래(오목풍가梧木風歌)가 들려온다. 눈 덮인 경기전은 한 폭의 수묵화 같다. 하지만 신성한 기운이 깃든 이곳에선 '빠드득 뽀드득' 눈(雪) 밟는 소리를 눈(目)으로만 즐겨야 한다. 경기전 뜰에 쌓인 눈은 가만히 밟아볼 것(경전답설慶殿踏雪)을 권한다.전주 향교 처마 낙숫물이 똑똑똑 떨어지는 소리(교당낙수校堂落水)는 선비들이 또랑또랑하게 글 읽는 소리와 닮았단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으려면 얼마나 노력해야 할까. 선비들의 학구열마저 느껴지는 곳이다. 자만동은 교동의 옛 이름. 이곳에서는 목조 이안사를 비롯한 전설과 설화가 '근사한 구라'로 풀어진다. 자만문고(滋滿聞古)는 바로 이곳을 가리킨다. 남천을 따라 느리게 느리게 끊임없이 흘러가는 달, 냇물에 비친 달까지 두 개의 달을 품어낸 절경은 남천유월(南川流月)이다.낱개의 물방울로 흩어져 있던 이들의 삶이 튼실한 강줄기로 모였던 곳을 옛날엔 청수동(淸水洞)이라 불렀다. 은행로를 흐르는 맑은 실개천을 이제는 남천이 대신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행로청수(杏路淸水)도 챙겨보자. 주름 펴듯 골목길을 밀어버리고 미끈한 고층 빌딩을 올리는 도시는 이제 그만. 굽이굽이 골목마다 쌓인 곡진한 삶의 이야기들이 가득한 한옥마을 골목길을 느릿느릿 산책(우항곡절迂巷曲折)을 하다 보면 유네스코가 왜 이곳을 '슬로시티'로 지정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08 23:02

⑩ 일본 (중) 후쿠오카'명란젓' - 공장 견학 열린 경영에 소비자 신뢰 '차곡차곡'

일본 후쿠오카는 모츠나베(곱창)와 하카타라멘, 멘타이코(명란젓)으로 유명하다. 이들 음식이 후쿠오카 3대 명물 요리로 꼽히고 있으며, 서민풍에 한국서도 인기가 많은 음식들이다. 한국에서 가까운 후쿠오카에서 이들 음식이 발달한 점을 두고 한국에서 전래돼 유행시킨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소비자 곁으로 가는 마케팅국내 회사들이 대부분 폐쇄적인 것과 달리 야마야 식탁 회사는 음식제조업체임에도 개방적이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생산시설을 견학시켜 생산품에 대해 믿음을 갖도록 적극 홍보에 나서는 것부터 인상적이었다.명란 생산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진열하는 판매장이 먼저 취재진을 맞이했다. 공장 바로 옆에 별도로 설치된 판매장에서 이 회사가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진열장은 반찬용 명란젓뿐 아니라 명란을 이용에 이렇게 많은 식품들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인삼과 궁합을 맞춘 인삼 지지미(부침개), 여러 종류의 야채와 버물린 명란 야채, 두부와 결합시킨 명태 두부 요리, 달걀과 명태의 결합, 명태 김치즈, 명태 파스타, 다양한 형태의 명태 파스타 등이 그 예다. 우리의 김치처럼 후쿠오카에서 명란이 음식의 감초라는 이유를 알게 했다.이들 제품들은 후쿠오카에 있는 3곳의 전문점과 함께 20여곳의 공항과 역·백화점·특산품점, 그리고 온라인 주문 등을 통해 도쿄 등 일본내 전국에 유통되고 있다고 판매점 직원은 설명했다. 명란을 활용한 여러 제품들이 선물용으로 인기라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매장에는 제품 진열과 함께 제품에 대한 요리법 등이 적힌 팸플릿이 배치돼 있고, 회사를 홍보하는 '식탁 회람판', 탁상용 회사달력까지 비치해 소비자를 위한 회사의 세심한 배려를 읽게 했다.△연간 3000여명 공장 견학생산시설 안내를 위해 품질보증실 이케다 코지로(池田 光次郞) 홍보담당이 공장 앞에서 취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연간 3000명 정도가 공장을 견학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3층으로 된 공장의 생산시설은 1층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1000㎡ 남짓 공간에서 명란 생산이 한창이었다. 본사 생산시설에서 일하는 100명의 근로자를 포함해 영업과 유통 관련 종사자까지 합하면 총 220명 규모의 회사. 생산 근로자들은 모두 흰 가운에 모자를 써 복장부터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일부 기계화가 이루어졌지만, 대부분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100g 단위로 포장되는 명란의 경우 숙련공들은 손으로도 해당 그램을 꼭 맞게 집어낸단다.후쿠오카가 명란으로 유명해진 이유가 의외였다. 이케다 코지로 홍보담당은 17~18세기 후쿠오카와 가까운 한국에서 하카다(후쿠오카로 합쳐지기 전 옛 이름)로 처음 요리법이 전수됐으며, 1975년 도쿄까지 신칸센이 개통하면서 전국적인 요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명태가 1~4월까지 추울 때 잡히며, 온난화에 따라 한국에서 잡히지 않게 돼 후쿠오카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는 후쿠오카 인근에서도 명태가 거의 잡히지 않으며, 북해도에서 조금씩 잡히지만 북해도산 명태만으로 생산량을 맞출 수 없어 러시아와 미국산 명태들을 수입하는 실정이라고 했다.이 회사가 하루 생산하는 명란 물량은 성수기때 3~4톤, 평상시에는 2~3톤 정도. 이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하루 1만2000 마리~1만5000 마리 정도의 명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원료 가미, 숙성기간 조절로 맛 차별화38년 된 이 회사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홍보담당은 생산과정에서 차별화를 들었다. "명란젓을 만드는 데 물이 중요합니다. 고추와 다시마, 유자 등을 넣고 물을 끓여 숙성시키는 데, 회사에 따라 이들 재료의 양과 숙성 시간이 다릅니다."그는 자신의 회사의 경우 168시간 정도를 숙성시킨다고 했다. 다른 회사의 경우 짧게는 20시간에서 길게는 70시간 정도 숙성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긴 숙성 시간을 거친다는 이야기다. 숙성 시간이 길게 되면 명란의 맛이 부드럽고 진하며, 향기 좋다고 했다.여기에 고추와 소금 등 첨가 원료에 따라 보통맛, 매운맛, 아주 매운맛 등을 내는 3가 종류의 명란젓이 된다고 했다.홍보 담당은 이 회사만의 독특한 맛을 내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계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1.08 23:02

후쿠오카' 서일본 식품산업전' - 매년 박람회 국제식품도시 도약 다져

후쿠오카시(福岡市)는 일본 후쿠오카 현의 현청 소재지. 일본에서 8번째, 규슈 지방에서는 제일 인구가 많은 도시다. 부산에서 배로 3시간 거리에 있는, 한국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 교류가 활발하다. 1889년에 후쿠오카와 하카타가 통합해서 후쿠오카 시가 발족했으며, 시의 이름을 '후쿠오카'로 사용하는 대신에 철도역과 항구이름은 지금도 '하카타'로 쓰고 있다. 지형적으로 바다와 평야, 산림이 함께 있어 일찍부터 다양한 향토요리가 발달된 곳으로 일본내에서 유명하다.이를 바탕으로 후쿠오카에서 매년 열리는 '서일본 식품산업 창조전'이 일본의 식품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박람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주방기기전에서 시작한 후쿠오카 식품산업전은 올 2013년 23회째로, 일본의 전통요리에서부터 식품생산의 자동화 및 IT 현장 등 일본 식품의 오늘과 내일을 읽을 수 있는 박람회다. 특히 최근에는 아시아 코너를 크게 확장해 한국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이 박람회에 참여하고 있다.새로운 음식과 음료의 개발·제조·판로 개척, 농산물과 가공품의 개발·제조·판매 촉진, 지역성을 살린 브랜드화 추진, 고부가 가치 생산·가공·기술, 포장 기술, 안심·안전을 추구하는 기술, 환경을 배려한 시설·설비나 기술, 기술 인재육성, 배식 서비스·메뉴 개발, 점포 및 진열장의 레이아웃 등에 이르기까지 식품 관련 '모든 것'을 모아 국제식품도시로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다. 반대로 한식의 국제화를 향한 일본의 전초기지가 후쿠오카이기도 하다. 한국 후쿠오카 총영사관과 농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공동 주최한 '한류식탁의 초대' 행사가 201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성황리에 열렸다. 2012년 8월31일 후쿠오카 힐튼 호텔에서 열린 한류식탁에는 대구와 전남 완도 등에서 참여했다. 전남 완도의 해조국수와 전복가공제품 등 특산물, 30여종의 한국전통주, 대구의 약선요리(약선 삼계탕, 인삼냉채, 어만두, 복어수육, 닭불고기, 전통차) 등이 후쿠오카 유명인사와 언론, 유통업체 바이어 등에게 선보였다. 영사관측은 "참가자들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메뉴를 시식할 수 있는 특별하고 소중한 기회였으며, 한국음식 식재료 활용의 다양성에 특히 많은 관심과 호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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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3.01.08 23:02

뱀 관련 유물 보며 새해 운수대통 빌어볼까

'십이지 가운데 여섯 번째 동물인 뱀은 그 생김새 때문에 일반적으로 징그러워 혐오스럽게 여기지만 인간의 현실과 상상 속에서 다양한 상징성을 갖는다. 온몸을 땅에 붙이고 다녀 땅이 지니는 생명력의 화신으로 풍요와 다산, 장수와 환생을 상징한다. 업구렁이가 나가면 집이 망한다고 하며 치료와 의술의 신이기도 하다'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2012년 계사년(癸巳年) 뱀띠해를 맞아 '2013 계사년 뱀띠해 특별전'을 열고 있다(2월 11일까지). 뱀이 갖는 상징적 특성을 살려'생명력의 화신, 뱀'을 타이틀로 걸었다. 박물관이 올해로 5번째 개최한 '띠전시'는 12지 동물들이 상징하는 의미를 알고, 한해 운수대통하기를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계 각국의 뱀 △십이지와 뱀띠 △창암 이삼만과 뱀이야기 △뱀의 상징 △뱀의 생태 △뱀과 신앙 △뱀띠해 역사적 사건 △뱀띠해 역사적 인물 등 전시는 총 8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40여점의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와 연계한 '뱀주사위놀이'와 '새해 엽서쓰기' '포토존'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박물관측은 뱀띠 관련 유물이 많지 않은 실정에서 전국의 박물관과 미술관의 협조를 받았다고 밝혔다. 군산대·경기대·부산대·대구대·경상대 박물관과, 목아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인천시립박물관, 하회동탈박물관, 보령석탄박물관, 한밭교육박물관, 삼척시립박물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미당시문학관, 선자장 박인권, 이종진씨 등의 소장 유물을 빌렸다. 무덤을 지키는 십이지상의 모습을 잘 나타낸'김유신묘 십이지신상 탁본'(1950년대, 인천시립박물관 소장)을 비롯, '스리랑카 마하코라(가면)' 등 세계 각국의 뱀 가면 5점(하회동탈박물관 소장), '십이지 해시계'(조선시대, 한밭교육박물관 소장), '사두선(蛇頭扇)'(재현품, 선자장 박인권 소장), '형산신우비 탁본 10폭 병풍'(조선시대, 삼척시립박물관 소장), '원통형 기대'(가야, 경상대학교 박물관 소장) 등이 대표적 유물. 한편, 우리 역사 속에서 계사년에 일어난 주요 사건으로, 국내에서는 신사유람단 파견(1881년), 을사조약(1905년), 광주학생운동(1929년), 한국전쟁 휴전(1953년), 태평양전쟁(1941년) 등이 있다. 또 뱀띠해에 태어난 인물로는 이순신(1545년생), 괴테(1749년생), 링컨(1809년생), 도스토옙스키(1821년생), 간디(1869년생), 피카소(1881년생), 박정희(1917년생) 전 대통령 등이 있다. 전주 관련 주요 사건으로는 1473년(성종 4년) 경기전 동편에 전주사고 건립, 1965넌 전주문화방송 개국 등이 있다. 박물관 정훈 학예연구사는 "뱀띠해인 올해 긍정과 부정, 삶과 죽음, 현실과 상상 속에서 다양한 상징을 갖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는 뱀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고 '뱀꿈' 한번 제대로 꾸는 상상을 해 봐도 좋을 것이다"고 띠전시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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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3.01.07 23:02

시산제와 겨울산행 - 대자연의 품에서 등반 안전 기원하고 회원간 친목 도모

등산이 몸에 좋은 이유는 대자연의 품에서 호연지기를 기르고 심신건강을 다지며, 노화방지로 젊게사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산행은 웰빙 건강과 훌륭한 유산소 운동으로 심폐기능 강화, 관절과 연골의 유연성과 근력향상,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좋은 유산소운동이다.사람들이 산에 오르면 흔히 "야호"를 외치는데 이는 알프스에서 구조를 요청하던 소리다. 산에서 조난을 당하거나, 부상당한 환자를 발견하면 의식상태와 호흡과 심장박동을 확인하여 생존여부를 판단해서 구조요청을 해야한다. 구조요청 신호요령은 1분에 6번씩 1분간격으로 6번씩 신호를 반복하고, 구조요청에 대한 응답신호는 1분에 길게 3번씩 1분간격으로 3번을 반복해야 한다.그러면 새해에 산에서 볼 수 있는 시산제는 무엇일까.시산제는 새해 첫 산행에 맞춰 아담하고 한적한 산을 찾아 회원들의 단합과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는 의식이다. 각 산악회마다 시산제가 연중행사로 자리잡게 된 것은 언제부터 일까. 시산제의 기원은 아무래도 우리의 전통적인 산앙 숭배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나라의 근심이나 집안과 자신의 두려움과 불안을 산신에게 기원해 치유와 안정을 찾고자 했을 터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산악회들이 시산제를 연중행사로 지내게 된 것은 1971년 서울시산악연맹이 1000명의 회원이 참여한 가운데 명성산에서 설제(雪祭)를 지낸 뒤부터라는게 정설이다.시산제는 산행의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이 전통적인 산악숭배사상과 맞물려 생겨난 것이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산악회들이 회원간에 친목을 도모하고 단합을 위한 행사로 발전하고 있다.시산제를 지내기 위해 고려할 점은 무엇일까. 우선 한적한 산행장소를 선택하고, 혼잡하거나 험준한 산은 피해야한다. 산행코스가 너무 길거나 험할 경우 궁극적인 목적인 제를 올릴 수 없고 산만하다보면 경건해야할 시산제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시산제에 없어서는 안될 기본적인 음식은 떡, 돼지머리, 술(막걸리), 북어, 감, 배추, 밤, 배, 사과 등이다. 유교를 숭배했던 우리민족이니 만큼 시산제는 유적적 순서로 강신, 초헌, 아헌, 종헌, 헌작, 철상 순서로 이어진다. 시산제는 제상에 술과 음식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원들 모두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제사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제를 올리는 동안 웃고 떠들거나 제를 올리기도 전에 술에 취하는 행위는 시산제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다. 남은 음식이나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는 산악인들의 양심을 저버리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산행이란 사람이 야생의 천연자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그 흔적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돈댁 방문하는 것처럼 등산화, 배낭, 긴 옷 등을 입어 예절을 갖추고 안전산행을 해야한다. 아울러 지정 등산로와 숲길 이용하여 지나간 흔적을 최소화하고, 추억은 가슴속에, 쓰레기는 배낭 속에 넣어 와야 한다. 그리고 풀 한 포기, 나무 한그루가 소중하게 여겨 조상에게 물려받은 유산으로 후손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 동물과 자연도 휴식과 숙면이 필요하므로 야간산행과 모닥불 사용을 지양하고 음주, 소음. 취사, 흡연, 개 동반을 지양해서 다른 탐방객들에게 방해를 해서는 안된다등산객의 분포를 보면 우리나라 등산인구 2000만명 중 산에 놀러가는 유산객이 40%, 웰빙 건강을 추구하는 다이어트 등산객 40%, 고산등반, 암벽등반, 해외원정을 즐기는 전문 산악인 15%, 지리.역사.문화를 연구하고 자연사랑운동을 하는 산꾼들은 겨우 5%정도다. 진짜 산꾼들이 더 많이 배출돼야만 함을 알 수 있다./김성수 전북산악연맹 회장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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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1.04 23:02

투철한 서비스에 식품 모양까지 세밀하게 관리

'달기 아니면 짜기'. 한국인들이 일본 음식을 평할 때 흔히 이렇게 이야기 한다. 한류 열풍 속에 한국의 김치와 막걸리 등이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라는 소식도 가끔씩 들려온다. 이런 단편적인 이야기들만 묶으면 일본의 음식은 하잘 것 없고, 마치 한국 음식이 일본 시장을 석권하는 양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일본의 식품시장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본의 식품들은 한국을 포함 동아시아 뿐아니라 미국 등 서구시장 곳곳에 침투해 있다. 이제 갓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는 우리보다 훨씬 앞선 셈이다. 전북 음식의 명품화로 가는 길에 일본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본보는 지난달 12일부터 4박5일에 걸쳐 후쿠오카와 교토지역을 취재했다. 일본의 식문화가 어떻게 발전했으며, 어떤 노력이 뒤따르고 있는지 앞으로 세 차례에 걸쳐 일본의 식품 경쟁력·안전성·전통성을 조명해본다. 후쿠오카는 주변 바다와 농촌을 배경으로 식품산업이 크게 발달한 곳이며, 교토는 전주와 비슷한 여건의 전통 도시다.일본 후쿠오카 중앙구에 위치한 한국식당'나래야'. 지난달 13일 저녁 이곳 식당을 찾았을 때 단 1명의 손님도 없었다. 이곳 교포들 사이에서는 음식 맛과 분위기 모두 꽤 괜찮은 한국식당으로 입소문이 났지만, 종업원들이 길가에 나와 '호객행위'를 해야 할 만큼 영업이 신통치 못해 보였다. 도쿄에서 같은 상호로 영업을 해온 주인 이성용씨는 도쿄에서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국과 가까운 후쿠오카로 음식점을 옮겼지만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울상이다. 이씨의 가게 처럼 일본에서 한국식당들이 근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속적인 엔화 상승에다 원전 사고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한국 관광객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08년부터 10㎏ 이상 핸드캐리어를 금지하면서 한국의 식자재 조달까지 여의치 않아 한국음식점들이 이중삼중고를 겪는 실정이다. 반면, 몇 미터 떨어진 바로 옆 일본인이 운영하는 치가에(稚加榮) 식당은 점심때부터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오전 11시부터 손님을 받는 이곳은 번호표를 받고 자신의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주방 인원 38명에 서비스 점원까지 음식점 직원만 80명이 넘는다는 이 음식점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음식점 주인 구로이와 요리꼬씨(62)는 '혀 뿐아니라 마음까지 만족시키는서비스'라고 했다. 아나고 농어 전어 숭어 돔 세우 전북 소라 등 살아있는 생선들을 음식점 안에 진열해 놓아 고객들은 재료 자체가 싱싱할 것으로 느낀다. 여기에 주문 즉시 음식이 나오는 신속한 서비스와 할인 가격을 통해 점심때 시간과 호주머니를 생각하는 직장인들을 공략하고 있었다.일본 음식시장의 높은 벽과 일본인들의 식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단면이다. 실제 한국의 대표적 음식인 김치를 일본인들도 잘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지 사정은 그렇지 않았다. 일본인들의 한국 김치 수요가 많지 않으며, 한국식 발효김치는 교포들을 중심으로 소비된다. 일본의 야채시장에 우리와 같은 배추와 무가 쏟아져 나오지만, 일본인들이 먹는 김치는 우리와 다른, 맵지 않은 김치다. 일본의 식품회사들이 한국의 김치 발효기술을 응용해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개발한 것이다.김치뿐 아니다. 일본인들은 한국의 국밥이나 비빔밥, 삼계탕까지 일본식으로 만들어 되레 한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큼 응용력에서 천재성을 발휘한다."일본인들의 음식 사랑은 유별납니다. 자동차 없이는 살아도 식품 없이는 못 산다고 하니까요."후쿠오카 영사 박재삼씨는 일본 식품시장 공략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신선 농산물에 대한 안전관리가 엄격해 일본 시장의 접근이 쉽지 않고, 식품 가공기술 역시 우리보다 많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식품 안전은 기본이며,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하고, 식품의 모양과 크기까지 세밀하게 관리함으로써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것을 현장에서 그대로 보여준다.대형마트 뿐아니라 야채 시장 어디를 가더라도 잘 포장된 신선 농산물들을 볼 수 있다. 후쿠오카시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이토 사이사이(야채) 시장에 진열된 야채들의 경우 산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들이 집합된 판매장이다. 오전 9시에 문을 여는 이곳은 30분 전부터 줄을 서며, 금세 동이 날 만큼 도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인근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 직거래 장터지만, 야채들이 잘 다듬어져 있고 소포장 단위다. 배추 1포기를 4등분 하고, 무 1개를 반쪽씩 잘라 보기좋게 포장해놓았다.이곳에서 만난 주부는 "좀 비싸더라도 채소를 다듬질 할 필요없이 물에 씻기만 하면 된다"고 편리성을 이야기 했다. 사실 일본 가정에서의 식탁은 간단하다. 우리의 김치처럼 미소(된장국)가 식탁의 감초며, 밥을 주식으로 나머지 1~2가지 반찬이면 끝이다. 가정에 따라 1~2끼니는 우동이나 소바로 식탁을 채운다. 그것도 귀찮게 여겨 외식을 하는 가정이 많다. 외식문화가 성행하면서 일본의 외식산업이 크게 발달한 계기가 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식품 관련 기업과 대형 음식점들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음식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1.04 23:02

한국시장 15배…자동차 이어 매출액 2위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오래 전에 식품산업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우리의 경우 참여정부 들어선 후에 농림부에 식품을 끌어들였지만, 일본은 1972년도에 정부내 식품국을 만들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식품이라는 이름이 들어있지 않지만, 종합식료국을 두고 있으며 식품산업과 관련된 환경분야까지 챙기는 과가 설치돼 있다.일본의 식품시장 매출액은 연간 100조엔대에 육박하며,우리나라 식품시장의 15배가 넘는 식품강국이다. 일본 자체 산업으로도 자동차에 이어 매출액 2위를 차지할 만큼 일본의 중요 산업이다. 일본은 특히 지난 2005년 농정개혁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식료산업의 국제경쟁력'향상을 주요 목표로 내세워 식품산업 발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우리가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일본과 우리의 식품산업 육성에 대한 목표와 의지는 비슷하지만, 구체적 실천과정에서는 차이가 있다. 우리의 경우 정부와 자치단체 주도로 식품산업 육성을 꾀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민간 혹은 공공 형태의 단체와 기구가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일본은 또 단순히 식품산업 발전에 머무르지 않고, 식품산업을 통해 쇠퇴하고 있는 농업을 일으키려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다. 농림수산성 식품국이 아니라 식료국으로 한 것도 식품과 농업을 병행해 발전시키려는 뜻이 담겼다. 지역 식품클러스터, 지산지소운동 등도 식품을 통해 지역농업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그러나 일본에서도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등으로 식품산업 성장률이 매년 둔화하고, 식품기업 자체도 다른 제조업에 비해 영세한 점 등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종업원 1000명 이상 전체 기업체가 465개이지만, 식품기업은 그중 17개 뿐이다. 식료산업이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9%)에 비하면 적은 셈이다. 식품제조업 3만4000여개중 300인 이상 종업원 기업이 1%며, 34%가 3인 이하 영세기업이다. 이같은 국내시장의 한계를 해외에서 해결려는 일본은 아시아 식품시장 공략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동아시아 식품산업 활성화 전략'을 마련, 지난 2006년부터 농림수산성 등 5개 정부 부처와 경단련, 상공회의소, 전국은행협회, 식품관련 단체 등 20여개 기관이 협의체를 만들어 구체적 액션플랜을 진행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1.04 23:02

외국인 유학생 '비빔밥 수업' 학점 인정

도내 대학에서 수학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비빔밥' 수업으로 2학점을 받는다. 전주시가 도내 대학과 협약을 체결해 2008년부터 실시해 온 '전통문화아카데미 학점이수제'의 개선을 통해서다. 전주시는 2일 '전통문화아카데미 학점이수제 교과과정개발 3차 포럼'을 열어 올해부터 한식과 한소리(판소리) 과목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학점이수제 교과과정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백화점식 교육과정 운영에 따라 유학생들이 한국전통문화에 대해 수박겉핥기식 교육에 그친다는 비판을 받았다.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한식 교육의 경우 비빔밥과 떡볶이로 집중하며, 한소리의 경우 판소리 교육에 몰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뀐다. 새로 시작될 프로그램은 '비빔수업Ⅰ, 비빔수업Ⅱ, 심화수업' 3가지로 구성됐으며, 한식한지한소리한춤 등 4개 과목으로 진행된다. '비빔수업Ⅰ'은 4개 과목을 조금씩 체험할 수 있는 전통수업이고, '비빔수업Ⅱ'는 전통(70%)과 현대(30%)를 아울러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과정이며, '심화수업'은 1개 과목을 선택하여 집중하는 수업으로 진행된다.전통문화아카데미 학점이수제는 전북에서 처음 도입 돼 서울과 경주 등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며, 도내 유학생들이 수업을 받아 2학점씩 받았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1.03 23:02

일반점포보다 매출'3배'…'지역상인 - 백화점'윈윈'

지역의 유명한 맛집을 백화점에 입점시킨다면 결과는 과연 어떨까. 특히나 재료값 평균 40%(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유통실태종합조사, 2011년 기준)가 유통비용을 차지하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백화점 입점은 언감생심 꿈에도 못꿔왔던 일이다. 하지만 부산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지역 맛집 7곳을 입점시켜 지역 상인들과 상생 방정식을 제시한 선례를 남겼다.이곳에 입점한 곳은 '고봉민 김밥인', '18번 완당집', '의령국밥', 'B&C베이커리' 등 4곳의 지역 유명 맛집을 비롯해 지난 3년간 '라멘이찌방', '승기호떡', '옵스'까지 모두 7개 지역 유명 맛집이다. 소위 길거리 분식점을 백화점에 입점시켜도 되느냐를 놓고 논란도 있었으나, 입점하자마자 백화점 밖에까지 줄서는 명성을 그대로 이어갔다. 수제 돈가스를 넣은 돈가스 김밥을 비롯한 독특한 김밥으로 현재 160개 가맹점을 둔 '고봉민 김밥인', 부산 라면 전문점 '라멘이찌방'도 지난해까지 일식델리 상품군 전체 10개 브랜드 가운데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지난해 입점한 '의령국밥'도 당초 목표 대비 135%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인기 상품군으로 꼽혔다.지난해 입점한 향토빵집 'B&C베이커리'도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개점 한 달 만에 백화점 밖 점포보다 3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을 정도로 성장세를 이뤘다. 이처럼 지역 맛집들이 잇따른 선전으로 지역 브랜드의 백화점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백화점 측은 "지난해 4곳의 지역 맛집을 입점시킨 결과 지역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면서 "이와 같은 사례가 지역과 함께할 수 있는 성공적인 상생 모델로 제시 돼 앞으로도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03 23:02

유통과정 거품 뺀 프랜차이즈로 승부수

지역 식자재 유통 시장은 '총성 없는 전쟁'이다. 아무리 뛰어난 지역 식재료가 있다 해도 고객들의 식탁에 쉽게 오르지 못하는 것은 이를 외식업체에 제공해주는 체계화된 유통 시스템이 없어서다. 대략 22~30조대로 추정되는 식자재 유통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지역 중소상인들이 고사할 것이라는 전망은 더 영세한 자영업자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지역 상인 중에서도 거상과 아닌 영세상인의 식재료 선점 전쟁은 부익부 빈익빈 법칙이 철저하게 적용된다. 전국 최초로 서울에 포항 물회 직영점을 냈다가 실패한 포항시는 결국 프랜차이즈로 선회했다. 복잡한 구조로 인한 유통비가 껑충 뛰는 대다수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영세상인이 아닌 서울 유통업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포항 물회나 부산 의령국밥은 지역 식재료를 공수한 뒤 가공공장을 운영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유통과정을 단순화시켜 외부 유통업체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역 상인들을 살리는 상생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포항시, 물회 대주는 직영점 도전 실패지리적 표시제 등록프랜차이즈 타진 발판경북 포항에서 가장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물회다. 이곳에서는 어딜가나 횟집에 반드시 물회가 있다. 일제시대 어업기지로 성장해 수산업이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은 까닭에 물회는 어부들의 가정식으로 더 나아가 포항 시민들의 일상식으로 넓혀졌다. 물회로 먹을 수 있는 생선은 비린내가 심하고 살이 무른 생선을 제외한 가자미, 광어, 우럭, 도미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생선과 각종 해산물을 섞어서 만드는 물회도 유행하고 있다. 보통 물회는 '전통식'과 '퓨전식'으로 나뉜다. '전통식'은 생선과 채소를 고추장에 비빈 뒤 물을 타는 방식이다. 포항 토박이들이 즐기는 물회는 고추장의 투박한 맛에 중심을 둔다. 반면 '퓨전'은 고추장과 물 대신에 맵고 달고 개운한 맛을 내는 육수를 더하는 물회를 뜻한다. 젊은이들과 외지인들은 퓨전식을 더 좋아한다.포항시는 2008년 지자체 최초로 서울에 포항 물회를 공급하는 직영점을 개설했다. 포항 물회를 브랜드화 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시는 '싱싱회 가공공장'을 건립해 포항에서 생산되는 물회를 서울 횟집에 납품했다. 하지만 활어회를 먹어온 서울 소비자들에게 물회는 바닷가에서 먹는 별식에 가깝게 여겨져 인지도가 낮았다. 2년도 안 돼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횟집에서는 경기강원도 등에서 공수해온 회로 포항 물회를 만들어 팔았다가 본연의 맛이 나오지 않는다는 불만 때문에 서둘러 철수했다. 손익분기점을 못 넘기면서 포항 물회가 갖는 브랜드에 부정적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뒤이어 시는 프랜차이즈로 선회했다. 시는 2009년 공개 입찰로 선정된 햇살바다(주)(대표 진우용)를 통해 포항 물회 프랜차이즈 본점을 냈다. 대개 프랜차이즈가 제조도매업체개인형 식자재 유통업체중간 상인식당 등 5단계를 거쳐 유통되는 복잡한 과정 대신 물회를 들여와 가공공장에서 가공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제공함으로써 불필요한 유통비 거품을 뺄 수 있었던 것. 햇살바다(주)는 서울에 본점을 내고 포항에서 주재료 일체를 공급해 가맹점 7호점까지 낸 상황이지만, 아직까진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진우용 대표는 "지난해 포항시가 물회로 등록한 지리적 표시제(특산물의 지역 표시권을 배타적으로 보호하는 제도)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20호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부산 의령국밥, 유통구조 간소화지역 특성 따라 메뉴 선별 등 프랜차이즈 성공 부산은 돼지국밥의 아성 때문에 다른 국밥류는 맥을 못 춘다. 본래 돼지뼈 육수에 밥을 넣어 해 먹는 돼지국밥이 대대로 내려오는 향토음식이기 때문에 소고기국밥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전국 최초로 소고기국밥 전문 프랜차이즈 '의령국밥'을 운영하고 있는 (주)하나로FC(대표 이병칠)는 '소고기 국밥은 프랜차이즈화하기 어려운 아이템'이라는 등식에 반기를 들고 성공으로 이끈 업체다. 지역에서 생산된 소고기를 들여와 직접 운영하는 육가공 업체에서 가공해 공급해 불필요한 유통비를 줄였다. 또한, 소뼈의 어느 부위를 사용했는가에 따라 국물 맛이 다른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경 썼다. 본사의 제조공장에서 우려낸 육수와 소스, 식자재를 가맹점에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의령국밥은 2009년 부산 프랜차이즈 경진대회에서 향토 음식을 현대화시스템화한 노력을 인정 받아 우수 업체로 선정됐다. 지난 2005년에 시작된 의령국밥 브랜드는 부산에서만 17곳 가맹점 개설을 비롯해 백화점 입점까지 이뤄냈다. 특히 하나로FC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개설할 때 상권 규모와 지역 특성에 따르는 메뉴를 다르게 구성하고, 1년에 1~2개 메뉴를 개발해 조리학과 교수와 특급효텔 요리사 등으로 구성된 외식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평가를 받게 하는 등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에도 힘쓰고 있다. 이병칠 대표는 "수도권에 본사를 둔 프랜차이즈 업체와 제휴해 서울과 경기 일대 가맹점을 만들고, 부산 내 가맹점은 30곳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03 23:02

환자가 주인… 스스로 건강한 삶 찾는다

한 대학병원 진료실 앞에 카메라가 설치됐다. 환자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다시 나오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첫 환자는 31초, 그 다음엔 22초, 41초, 29초, 29초, 36초가 걸렸다. 평균 31초. 의사 출신인 송윤희 감독이 제작한 의료 다큐멘터리 '하얀 정글'의 한 장면이다. 감독은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현실을 진단하고 병원의 불합리한 행태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이처럼 의료 서비스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놀라울 만큼 적다. 환자들이 아프면 달려가는 병원에서 말로만 듣던 '30초 진료'를 받는다. 그리고 환자들은 점점 불신을 갖는다. 환자와 병원의 요구를 만족시켜 줄 대안은 정말 없는 걸까. 전주 평화동에 위치한 무지개한의원에 들어서면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벽에 붙은 의료생협에 대한 안내문이다. 병원의 주인이 조합원과 환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글에는 환자의 알 권리, 진료 받을 권리, 개인 신상의 비밀을 보호받을 권리 등이 요약돼 있다. 전북의료생협에 유일하게 가입돼 있는 무지개한의원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무료 진료를 해주는 병·의원과는 개념이 다르다. 이곳 조합원은 현재 780세대. 1~10만원까지 출자금을 내면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조합원은 물론 가족들도 혜택을 본다. 지금까지 조합원들이 출자한 돈은 1억9000여만원. 이곳은 외래환자 진료를 한다는 면에서는 일반 병원과 똑같다. 하지만 환자들이 병원 문턱이 낮다고 느낀다."다른 병원에 가면 의사선생님을 만나기도 어려운데, 이곳은 그렇지 않아요. 조합원이 된 뒤에는 아프지 않아도 병원에 가서 선생님과 상담을 할 수 있거든요. 내 병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주니까. 그게 안되니까 병원 갈 때마다 의심이 드는데, 여기서는 그런 게 없어요." 4년 전 의료생협에 관심을 가지다가 조합원으로 가입한 서정민(52·전주성심여고 교사)씨는 "시장바구니를 들고 가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 병원이 가까이 있다는 게 정말 좋다"고 했다. '의료생협'은 지역 주민과 의료인이 힘을 모아 가족과 이웃의 의료와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소비자 협동조합이다. 주민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출자한 조합원 가족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건강모임'에 가깝다. 가장 큰 혜택은 믿고 이용할 수 있는 병원에서 진료받고 가족의 건강을 의논할 수 있다. 반면 조합원들의 돈으로 설립한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공동 소유하며, 대표기구를 통해 운영되므로 조합원이 적을 경우 부담이 클 수도 있다. 결국 협동조합에 대한 의사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려놓을 '무기'는 환자가 우선되는 병원이고, '장애물'은 환자들을 일일이 상대하는 걸 귀찮아 하는 의사들이다. 하지만 국내에 의료보험이 정착되면서 기득권이 어느 정도 보장된 의사들에게 그걸 버리고 나와 달라는 호소는 쉽게 통하질 않는다. 김길중 무지개한의원 원장(44)은 일본에 병·의원을 두 세개까지 갖고 있는 의료생협이 활성화된 것은 "건강보험제도가 정착되기 전부터 의료생협을 통해 환자가 주인되는 병원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가정의학과나 치과·한의원·검진센터 등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저소득층이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독거노인 등을 위한 방문 진료를 하면서 예방 보건·건강 소모임 운영하는 일도 의사들에겐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겠으나, 환자와 의사와의 피드백이 바로바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것은 가장 큰 난관. 신뢰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한 의료인의 권위를 반박하는 이견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걸 알면서도 2004년부터 전북의료생협 발족이 논의됐다. 무지개한의원은 1년 전부터 의료생협에 실천하고 있는 곳이다.처음엔 알음알음 알고 김 원장의 뜻에 동조해주던 의사들이 많았으나, 1년도 되지 않아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지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돌아서며 떠났다. 현재 의료생협에 가입된 병원은 1곳에 불과할 만큼 초라한 성적표를 내놓고 있으나, 여전히 여기에 희망의 끈을 걸고 있는 이들이 많다. "미국의 펜실베니아주 로세토 마을의 예를 들고 싶네요.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빈민촌이었는데, 희한하리 만큼 심장병에 걸린 사람들의 비율이 인접한 동네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그 원인을 찾았죠. 이유는 놀랍게도 마을 공동체의 힘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이곳에 산업시설이 들어오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심장병 유병률이 다른 지역과 같아졌습니다. 공동체가 깨진 거죠. 의료생협은 병원을 주민들의 품에 돌려주면서 연대감을 높여주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의료생협이 주목하는 것은 병원 운영만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스스로 실천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의료생협은 주민들이 힘을 모아 건강한 마을을 가꿔가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건강한 삶의 주체가 되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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