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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한국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조선왕실의궤를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한일 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궁내청에 보관중인 조선왕실의궤를 한국에 돌려주는 방안을 외무성과 문부과학성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문화재협정을 통해 문화재 반환이 일단 완료됐다는 점을 고려해 '반환'이 아니라 '인도'라는 형식을 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시기는 8월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이 예상되는 11월이나 12월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일본 정부.여당을 상대로 반환 활동을 벌인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 사무처장 혜문 스님도 9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일본 문부과학성이나 외무성이 '조선왕실의궤를 돌려주자'는 검토 의견을 제출했다는 말을 여러 곳에서 들었다"며 "총리 담화 이후에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에 인도를 검토하는 문화재가 조선왕실의궤 뿐인지, 아니면 궁내청이 보관 중인 제실도서(帝室圖書)와 경연 등을 모두 포함하는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앞서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에서 조선왕실의궤 등 문화재의 반환 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로부터 (반환) 요청이 있었는지 들은 적이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28일 "외무성과 궁내청이 조선왕실의궤 반환 문제를 비공식적이나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데 이어 지지통신도 지난 7일 복수의 일본 정부.여당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궁내청 등에 보관 중인 조선왕조시대의 문화재를 한국에 '인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는 등 반환 움직임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조선왕실의궤는 조선시대 왕실과 국가의 주요 행사 내용을 정리한 기록으로, 이 중 81종 167책이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를 통해 일본 궁내청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소리를 현대화해 해외에서 주목을 받은 '한국형 월드뮤직' 그룹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페스티벌이 열린다. 국립극장은 다음 달 2∼11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제1회 '여우樂(락) 페스티벌-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를 연다. 임연철 국립극장장은 9일 오후 기자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중ㆍ장년 주부들과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국악 공연 프로그램은 있었으나, 20∼30대 젊은이들이 우리 음악을 제대로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이번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극장장은 "올해 페스티벌에는 타악 그룹만 포함됐지만 내년에는 현악 그룹도 추가할 계획이며 개최 시기도 봄으로 앞당길 예정"이라며 "국악의 저변 확대를 위해 퓨전 국악을 연주하는 단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한 콩쿠르를 여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여우락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그룹은 '공명' '노름마치' '소나기 프로젝트' '들소리' 등 모두 4개 팀. 공명은 직접 고안한 대나무 악기와 대금과 피리, 타악기 등을 통해 음악과 무용 공연을 펼치며 뉴웨이브 한국 음악 그룹을 표방하는 노름마치는 퓨전 사물놀이를 연주한다. 소나기 프로젝트는 장구 5대로 박진감 넘치는 앙상블을 들려주고 들소리는 전통적 기원 문화를 토대로 한바탕 광대놀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모두 전통적인 국악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퓨전 국악'을 연주하는 그룹으로, 해외의 각종 페스티벌이나 음악제, 아트마켓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다음 달 2일과 3일 오후 8시 공명, 4일 오후 6시와 5일 오후 3시 노름마치, 7일과 8일 오후 8시 소나기 프로젝트, 9일과 10일 오후 8시 들소리 등 릴레이 방식으로 단독 콘서트를 각각 연 뒤 11일 오후 4시와 7시 두 차례 공연에 모두 모여 합동 즉흥 콘서트를 연다. 티켓은 2만∼3만 원이며 문의는 국립극장 고객지원실 ☎02-2280-4115∼6.
최근 전주시가 민간위탁 시설 운영방안을 놓고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다.전주시가 고려하고 있는 운영방안은 민간위탁 유지와 직영 전환, 무상위탁으로 전환, 임대시설로 전환 등 크게 네가지. 시는 TF팀을 구성해 민간위탁 시설이 경쟁력 확보와 예산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운영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TF팀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현재 전주시에는 시설 42개와 사무 14개를 비롯해 총 56개의 민간위탁 사업이 있으며, 이 중 26개 시설(사무)이 올해 말로 위탁기간이 만료된다. 여기에는 전주 한옥마을 내 6개 문화시설과 5개 문화의집 등 문화예술분야의 시설이 대거 포함됐다.2002년 한옥마을 문화시설 개관을 계기로 전주시가 관립 문화시설들에 민간위탁 제도를 도입한 지 햇수로 9년. 그 효율성을 점검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문화시설 특성상 공공성과 자생력 확보 사이에서 접점 찾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는 자칫 공공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전국의 관립 문화시설들의 공통적인 고민일 것이다.'기로에 선 관립 문화시설, 길을 찾다'는 전주지역 관립 문화시설들이 공공성을 살리면서도 자생력을 높여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시책 변화로 인해 예상치 못한 위기에 직면하게 된 전주시 민간위탁 문화시설들을 비롯해 자치단체의 관립 문화시설 운영실태를 진단하고, 전라북도 지형에 맞는 바람직한 운영방안과 대안을 찾고자 한다.▲ 전주지역 문화시설 민간위탁 현황지난 6월 전주시가 민간위탁 문화시설들에 대한 지원 중단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문화예술계에서는 문화시설의 공공성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로부터 한 달 뒤인 7월 중순, 전주시는 예산 중단이 아닌 민간위탁 시설 운영방법에 대한 재검토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현재 전주시가 민간위탁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화시설들은 전주전통문화센터와 전주공예품전시관,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전주전통술박물관, 전주역사박물관, 최명희문학관. 여기에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문화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전주시 5개 문화의집(삼천·진북·우아·효자·인후문화의집)이 민간위탁되고 있다. 전라북도도 도내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예술공간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민간위탁으로 운영하고 있다.각 시설 관계자들은 올해 말로 민간위탁 기간이 만료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운영방식을 바꾸는 것은 무리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시가 보조금을 줄이면서 공공기관으로 돈벌이에 급급해서는 안된다고 한다면 결국 위탁공모 단계에서부터 순수 문화단체보다는 상업성 짙은 장사꾼들이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있다.또한 현 시설들이 노후화된 상태에서 지원금을 줄이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박시도 전주전통술박물관 관장은 "2002년도에 만들어진 시설들이 현재 굉장히 노후화됐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재투자가 우선적으로 얘기되고 그 다음에 경영논리를 따져 개선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문화시설 수익 비수익기관 분류 무의미전주시가 예산 삭감 또는 예산 지원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문화시설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전주의 문화적 지형에서 중요한 기능을 맡아왔다. 뿐만 아니라 한옥마을을 비롯해 전주에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시가 민간위탁 시설의 운영방법을 고민하고 나선 것은 지방자치단체 세수가 감소함에 따라 민간위탁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 시설들이 스스로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한 몫 했다.그러나 문화예술계를 비롯해 민간위탁의 기능을 기대하는 이들은 "단순히 경제적으로만 따질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홍성덕 전주대 교수는 "민간위탁 시설에 대한 지원금이 324억원으로 알고 있는데, 전주시 재정규모 차원에서 보면 그 비중이 얼마되지 않는다"며 "지방재정의 건실화를 위해 위탁을 재고하겠다는 논리는 별로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민간위탁 시설 지원금 중 문화시설이 차지하는 부분은 20억원 내외로 지극히 적은 현실에서 문화시설 경영방법에 대한 문제를 재정적인 문제에서 출발하면 안된다는 지적이다.한옥마을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는 민간위탁 문화시설들이 관광객 증가로 안정적으로 자체 수익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실제 각 시설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명희문학관이나 역사박물관 등과 같이 마땅히 수익사업이 없는 시설들은 최소한의 운영비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그나마 공연과 공예품 판매, 숙박과 음식 판매 등으로 형편이 나은 나머지 시설들도 시가 예산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할 경우 기본 운영비를 제외한 다른 항목, 인력이나 공공서비스, 사업 부문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며 걱정하고 있다.전주시에서는 민간위탁 문화시설들을 수익기관과 비수익기관을 분류해 운영방식에 변화를 주겠다고 하지만, 이 역시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김민영 전주전통문화센터 관장은 "수익기관과 비수익기관 모두 문화적인 공공서비스를 한다는 차원에서 구분은 별다른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기관의 성격으로 나눠 점검해 방침을 정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시설 민간위탁 10년, 성과는 없나대부분 관립 시설의 목표와 가치는 공공성에 있다.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이 전제가 돼야 하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그 기반의 대부분을 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특히 예산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문화예술분야의 시설들을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은 위험하다.지역 문화예술인들은 "관립 문화시설에 투입되는 예산이 시민들의 세금이란 점을 생각할 때 언제까지나 자체단체의 예산을 쏟아 부을 수만도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원 예산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면서 문화시설들이 상업성을 좇게 될 때 그 부작용은 더욱 클 것이다"고 경계했다.전주시가 민간위탁 제도를 도입할 당시에는 충분한 연구나 분석 없이 시의 재정이나 조직구조 등이 민간위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라도 민간위탁의 명암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민간위탁 시설에 대한 평가 지표가 부실, 각 시설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는 "민간위탁의 전면 취소 또는 축소 문제를 거론하기 전에 그동안 민간위탁 정책이 어떤 성과를 남겼는지에 대해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 성과를 경영적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민간위탁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예술계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가를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관립 문화시설의 최고 가치가 무엇이며 운영방식에 있어 어떤 방법을 택했을 때 그 가치를 지켜갈 수 있느냐의 문제다. 관립 문화시설의 가치를 최고로 발현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민간위탁으로만 한정지을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 사례를 연구,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본향 전주. 올해는 조선 왕조가 건국 직후 태조 어진을 전주 경기전에 봉안한 지 6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전주역사박물관과 전주학추진위원회가 조선왕조의 발상지로서 전주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시민강좌 '경기전과 조선왕실제례'를 마련했다.9월 4일부터 10월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역사박물관 녹두관에서 열리는 '제9기 전주학 시민강좌'. 조선미 성균관대 교수의 '태조어진과 조선왕실의 초상화'를 시작으로 이동희 역사박물관장의 '「경기전의」로 본 경기전 운영관리', 홍승재 원광대 교수의 '경기전 건축구조와 궁궐건축', 이욱 서울대 규장각 책임연구원의 '조경묘와 조경단', 최순권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의 '경기전 제례와 의례', 홍석주 서일대 교수의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한형주 경희대 교수의 '세계문화유산, 종묘' 등 경기전을 중심으로 조선 왕실 문화에 대한 강의가 이어진다. 9월 25일에는 전북지역 태조 이성계 유적을 둘러보는 답사가 진행될 예정.이번 강좌는 무료(답사비 별도). 20일까지 대학(원)생 이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한다. 문의 063) 228-6485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8일 "한국을 문화대국으로 만들어 국민 모두가 풍성한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겸손한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내정자는 이날 서울 세종로 문화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소프트 파워'의 시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그는 "이런 시대 흐름을 잘 읽고 우리 문화를 더 크고 풍성하게 만들어 국민 한 사람도 풍요로운 문화를 누리는 데서 소외되지 않도록 문화복지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신 내정자는 또 "문화는 정부가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이, 국민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평소 소신을 재차 피력하고 "인간의 자율과 창의가 바탕이 된 문화가 활짝 꽃피도록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문화대국, 문화복지, 문화자율 등 중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정책 중에서도 문화복지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려고 한다"며 "여러 제약으로 문화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는 게 바로 정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신 내정자는 "장관 한 명이 바뀌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지금은 이명박 정부이며 장관들은 정권의 정책을 대신 집행할 뿐"이라며 장관 교체 사실을 지나치게 부각시키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했다.또 "정부가 모든 현장을 갈 수 없기에 언론과 잘 소통하는 게 국민과 소통하는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형식이 됐든 언론과 충분히 대화하고 지적을 받아들이겠다"는 언론관도 밝혔다.신 내정자는 "구체적인 정책 등 자세한 얘기는 취임 이후 하겠다"며 "(취임 전까지) 남은 기간 차관으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2010년 7월1일 허세욱 시인은 눈을 감았다. 며칠 뒤 최명희문학관에 전화가 왔다. 고임순 시인이 허 시인의 친필 편지를 작품과 함께 보내고 싶다는 것. 고 시인은 "없어진 줄 알았던 옛 편지를 찾은 우연이 신기하기만 하다"며 문학관과의 인연을 반가워했다.시 '백두산 안 갑니다'로 잘 알려진 故 박배엽 시인이 후배들에게 쓴 편지는 후배 소설가 김선경씨에 의해 전해졌고, 지난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소설가 서 권씨가 결혼 전 부인에게 쓴 연애편지도 유족들에 의해 담겼다.최명희문학관(대표 장성수)이 진행해온 '전북지역 문학인 친필 원고 모집·정리사업'이 마감됐다. 작가 최명희 선생은 '모국어는 정신의 지문, 친필은 문학의 혼'이라고 했다. 작가의 친필은 살아 숨쉬는 우리 문학의 역사나 마찬가지. 전북의 땅과 인연을 맺은 문인들의 육필 원고를 비롯해 편지, 일기, 서화 심지어 아주 작은 메모까지 모두어졌다. 참여 작가는 400여 명, 작품은 2000여 편(시 961편, 수필 223편, 소설 53편, 아동문학 63편 등). 이 과정에서 1975년 5월19일 문학사상사에서 발행한 300부 한정판 「서정주육필시선집」도 구해졌다.'그저 소 같이만 미련스러히 한 사십년 무얼 쓴다고 새김질해 온 것뿐인데, 문학사상사의 두터운 정이 내게 이런 육필시선까지 만들어 그저 다만 오감할 따름이다.' (「서정주육필시선집」 중에서)시선집엔 '사경(四更)','할머니 인상(印象)', '내 아내', '뻐꾸기는 섬을 만들고' 등 55편의 친필이 수록됐다.김승규 시조시인, 송가옥·이형구·전병윤·유강희 시인이 보내준 작가 최명희 선생의 「혼불」 관련 원고, 박일 박남권 이방우씨의 서화, 송하선 송하진 전용직씨는 직접 자신의 시를 화선지에 먹으로 담아 보내왔다. 액자에 넣어도 손색이 없는 글, 종이 한 켠에 메모해 놓은 글, 작가 이름을 새겨 넣은 원고지 등 세월의 흔적이 담긴 귀한 글들을 더해졌다.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은 "젊은 시절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분들이 이젠 펜을 들고 쓸 기력조차 안 돼 친필원고를 보내지 못하고 출력물을 보내 안타깝기도 했다"며 "적은 사업비 1000만원으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까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2000여 편 가까이 모아져 전북 문단의 역사를 새롭게 엮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최명희문학관은 모아진 원고와 자료들을 전북문학인 DB로 활용하고, 전주문화재단과 전시 및 발간 사업을 할 계획. 31일까지 원고 추가 모집을 한 뒤 친필원고 정리·DB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무대와 객석을 갖추지 않은 미술 전시장들이 연극 공연장으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대관료가 극장보다 상대적으로 싼 데다 전시와 영상 예술이 뒤섞인 형식 파괴 연극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연출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공연 제작사인 코르코르디움은 오는 20-29일 미술 전시 공간인 '대학로 갤러리'에서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소재로 한 프랑스 연극 '파이의 시간'을 선보인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원작 '라뮤지카'를 재구성한 작품으로, 2004년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데 이어 이번 공연은 갤러리로 장소를 옮겨왔다. 갤러리 입구에 조각과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해 관객들이 공연 시작 전 30분 동안 작품을 감상하도록 한 뒤 연극을 시작한다. 제작사 관계자는 8일 "갤러리 공간이 주는 느낌에 맞게 대본을 각색하고 연출 방식도 확장했다"면서 "관객이 직접 다양한 오브제와 영상 예술을 체험한 뒤 연극을 관람함으로써 몰입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극단 그린피그는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전쟁이 주는 상처를 재조명한 창작극 '의붓기억'을 공연 중이다. 이 미술관의 지하와 1층 전시장을 넘나들며 선보이는 형식 파괴 공연으로, 희곡을 기반으로 하는 연극 형식에서 벗어나 연기와 음악, 영상, 미술 등의 장르를 한 데 뒤섞었다. 윤한솔 연출은 "소극장처럼 무대와 객석이 인위적으로 나뉘어 있지 않아 공간 활용이 자유롭다"면서 "관객들에게는 가려졌던 무대 뒤편까지 노출함으로써 배우들의 연기를 날 것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극연구소 마찰은 지난달 6~10일 여관을 개조한 전시 공간인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이상의 시 '오감도'를 각색한 창작극 '곶나들이'를 공연했다. 배우들이 이곳저곳 옮겨다니면서 공연하는 즉흥극으로, 무대뿐 아니라 좌석마저 없애 관객들이 아예 서서 관람해야 하는 연극이다. 이 극단 관계자는 "극장에서 공연할 때는 조명이나 음향 같은 기술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극을 표현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면서 "무대와 객석을 없애면 관객의 코앞에서 배우의 연기가 펼쳐지는 상황이 벌어져 연극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에 탤런트 겸 경기공연영상위원장 조재현(45)씨를 내정했다고 8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문화의전당 이사장직은 그동안 도지사가 맡아왔으나, 전문성 확보 및 쇄신차원에서 올해부터 공연예술 현장경험이 풍부한 민간 전문가가 맡기로 했다. 조 내정자는 KBS 공채 탤런트 13기 출신으로 영화 '젊은 날의 초상'으로 데뷔해 '한반도' 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연극열전2'에 프로그래머로 참여했다. 조 내정자는 지난해 1월 경기공연영상위원장에 취임하면서 'DMZ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올해는 '경기공연희망나누기사업' 등을 추진하기도 했다.
글자에 표정을 입히는 캘리그래피(손글씨 디자인). 이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아날로그의 향수를 갖고 있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잘 맞아 떨어진다. 전통 서예가 강한 일본에서 색다른 실험을 시도하는 서예 작가이자 캘리그래피 작가인 히라노 소겐·야나기사와 카이슈씨가 전주를 찾았다. 지난 7일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한국캘리그래피디자인협회(회장 여태명)의 '2010 한국캘리그래피디자인 워크숍'.2002 월드컵 공식 포스터 제작에 참여한 히라노 소겐씨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과 서예 퍼포먼스로 주목을 받아온 작가다. 전통 서예의 현대화에 몰두해온 그는 글씨를 쓰는 일이 즐겁고 재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눈축제에서 빗자루 크기만한 붓을 들고 했던 서예 퍼포먼스를 소개하면서 "눈을 종이로 삼아 새롭게 시도해봤지만,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글씨를 쓰면 덮고 덮고 해서 눈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며 웃었다. 음악에 맞춰 붓질하는 퍼포먼스에서도 붓은 종이 위를 춤추는 모델을 훑는다. 붓질과 몸짓의 말없는 교감이 만드는 과정. 그는 기모노천 위에서도 붓질을 시도, 기모노 상품으로도 제작됐다. 이어 "공동 작품을 만들어 보면 훨씬 더 재밌게 서예를 접할 수 있다"며 "이같은 실험이 전문 작가들의 전유물로 고립되는 일본 서단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고도 했다.야나기와사 카이슈씨는 전통 서예를 근간에 둔 손글씨로 영화 포스터, 제품 포장 디자인과 건축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주를 시도해왔다. 그는 "전통 서예에 갇혀 있는 일본 서단은 분야별로 세분화되기만 할 뿐 서로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서예를 퍼포먼스, 건축·생활용품 디자인에 접목시키는 것은 서예의 대중화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큰 붓으로 서예 퍼포먼스를 해왔던 그는 "서예도 변화돼야 한다"며 "일반인에 친근하게 다가서려면 미술, 음악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불교의 선(禪)에 매료된 그는 "무(無)의 상태가 되면 자신을 정말 잘 표현하게 된다"며 "글씨를 쓰는 것은 이런 과정의 연장선"이라고도 덧붙였다.여태명 회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캘리그래피에 대한 사회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캘리그래피디자인협회가 올해 처음 세미나를 갖게 됐다"며 "앞으로 한국캘리그래피디자인협회 회원전을 비롯해 서울 홍대 거리에서 열릴 현수막전, 중국 초청전 등을 통해 더욱 발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골프로 운동이 얼마나 될까?'종종 골프의 운동 효과를 놓고 목에 핏대 세우는 일이 적지 않다. 그러나 골프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골프가 자세 연습만으로도 땀이 발 끝까지 흐르는 격한 운동이라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골프는 필드에서 걷는 거리만으로도 엄청난 칼로리를 소모하지만 스윙하는 동안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온몸의 근육을 동시에 사용하는 전신운동이다.5일 정영수 골프아카데미에서 초보자들이 대개 한달 정도 배우고 익히는 골프의 기본 그립, 셋업, 스윙 등 기본자세를 배워봤다.골프 기본자세는 우선 양발을 모으고 클럽 페이스를 타겟 라인과 수직으로 만든 후 그립을 잡는다. 다시 어깨 넓이로 발을 벌린 상태에서 엉덩이를 뒤로 빼야 한다. 여기에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왼쪽 어깨보다 오른쪽 어깨가 손 하나 내려 잡은 만큼 왼쪽 보다 내려가는 형태의 삼각형을 유지, 10분이 지나니 땀이 주르륵 흐른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써야하니 만만치 않고 '골프? 정말 힘든 운동이구나'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정영수 프로골퍼는 "어드레스 자세만으로도 척추에 주는 부담은 서 있을 때 보다 2배나 많아 무엇보다 제대로 된 자세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개 몇 개월만 지도를 받고 나면 '나도 골프를 할 줄 안다'는 생각에 자세는 상관없이 스코어에만 집착하기도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운동하면 오히려 독이된다"고 조언했다.골프가 그다지 어렵게 보여지지 않는 이유는 TV에서 보여지는 골퍼들이 편안한 자세로 공을 치기 때문. 기본자세가 편안하게 익혀지려면 매일 500번의 연습이 필요하다니 이도 만만치 않다. 그립을 제대로 잡고, 스윙 연습 40분째! 피니시 동작에서는 온몸이 후들대 내가 골프채를 쥔 것인지, 골프채에 매달려 있는지 알 수가 없다.정영수 프로골퍼가 지적한 '등축과 머리가 구부정 하지 않은가?','체중 중심이 어디에 있나',' 손과 몸의 거리가 유지 됐나','끝까지 공을 주시할 것'등의 주의 사항이 머리속을 뱅뱅돌고 몸과 마음은 따로 논다. 이 자세를 제대로 유지하기만 한다면 몸의 근육이 강화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스윙 연습을 해보니 힘껏 치는 동작이 스트레스 해소도 되지만 좌우대칭 운동으로 밸런스를 키워주며 힘의 리듬을 파악하는 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마음은 필드를 휘젓고 있지만 자세교정이 될 때까지 석달은 꾸준히 연습하는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니 조금은 외로운 운동이 되겠다.기자가 전하는 골프 비법!골프를 배우는 그대, 자신을 낮춰라. 인간 세상사, 골프가 좋대도 건강이 최고 아닌가, 어느 정도의 실력이 쌓였다고 해도 겸손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기본 자세 연습을 꾸준히 하고 반드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좋겠다.'최대한 근육과 관절을 늘려준다'는 생각으로 어깨와 목, 허리, 무릎, 손목, 발목을 풀어 줘야만 골프도 약이 된다.
'국악의 고장'인 충북 영동서 국악기 제작 고수를 가리는 공모전이 마련된다. 영동군은 제43회 난계국악축제(9월 3~7일)에 맞춰 국악기 장인끼리 실력을 겨루는 제1회 한국악기작품공모전을 열 계획이다. 한국전통악기제작협회와 난계국악기제작촌이 주관하는 이 행사에는 전국의 국악기 제작자들이 참석해 현악기ㆍ관악기ㆍ타악기ㆍ개량악기ㆍ특수악기 분야의 제작기술을 겨룬다. 심사는 국립국악원 산하 악기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음향측정기로 음량ㆍ폭 등을 측정하고 무형문화재급 악기장들이 전통성이나 독창성 등을 따져 대상(장인상) 등 9명에게 50만~350만원의 상금을 준다. 군 관계자는 "전국서 활동 중인 100여명의 국악기 제작자를 상대로 공모전이 마련되기는 처음"이라면서 "전통악기와 함께 독창적인 개량악기도 시상할 예정이어서 국악분야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를 원할 경우 10~16일 신청서를 내야하고 1인당 3점까지 출품할 수 있다.(문의 ☎043-740-3210)
일본의 쌀 수급을 위한 위성도시 성격이 강했던 군산은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기 전인 1907년 이미 살고 있었던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더 많았다고 한다.지금도 강점기 시절 적산가옥(敵産家屋)이 골목골목 남아 있는 군산은 근대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데다, 2∼3년 전부터는 전국 최고의 '짬뽕 투어' 지역으로 많은 여행객에게 사랑받고 있다.짬뽕의 역사는 지금부터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중국 복건성(福建城)에서 온 진평순(陳平順)이라는 중국 청년이 일본 나가사키의 가난한 중국 유학생들을 위해 야채와 고기, 해물 등과 중화면을 넣어 끓여 만든 요리가 짬뽕의 기원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한국식 짬뽕은 얼큰하고 묵직한 맛을 내는 돼지고기가 첨가된 짬뽕이 주를 이루다가 요즘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해물과 야채만을 사용한 해물짬뽕이 주를 이룬다.오늘 소개하는 '서원반점'은 돼지고기가 들어간 얼큰하고 묵직한 한국식(?) 짬뽕에서 해물이 주가 되는 현대식(?) 짬뽕으로 변해가는 과도기적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물론, 전국 '최강 짬뽕'이라 알려진 '○○루'나 커플 새우가 화려하게 얹어진 '○○반점' 등 다른 푸짐한 군산 짬뽕들과 달리 몇몇 잡냄새 나는 조개류 사용을 자제하여 맑고 시원한 국물을 저렴하게 구현했다.마일드한 국물을 추구하는 곳이라 우동만큼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으며, 잡채밥과 간자장은 굳이 '가격 대비'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준다.'밥알이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짧고 통통한 칠성쌀(옛 통일벼 품종)을 사용한 잡채밥은 먹는 내내 맛에 재미를 더한다. 야채가 살아 있어 씹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고소한 간자장도 이곳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이다.부부가 운영하며, 점심에는 만석이 되는 곳이라 단골들이 반찬을 직접 나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콩나물국밥 거리처럼 오후 4시쯤 문을 닫는 등 전형적인 군산의 식당 모습도 간직하고 있다.▲ 영업 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4시▲ 자장 3000원, 간자장 4000원, 짬뽕 4000원, 우동 4000원, 짬뽕밥 4000원, 볶음밥 4000원, 잡채밥 5000원▲ 위치: 군산시 경장동 504-2▲ 전화: 063-445-7718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당신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말해보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맞혀보겠다."19세기 프랑스의 유명한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의 말이다. 라종일 우석대 총장은 "여기서 중요한 게 빠졌다"고 했다. 누구와 먹느냐도 정말 중요하다는 설명. "결혼 후 가장 좋았던 것은 밥을 함께 먹을 수 있어서였다"며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격렬한 감정 없이도 일상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라 총장이 쓴 동화책 「비빔밥 이야기」는 음식에 대한 통찰을 엿볼 수 있도록 한다. 탐욕과 빈부 격차로 분열된 마을 사람들이 주인공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 비빔밥을 만들고 나눠 먹으면서 화합해 마을에 닥친 재앙을 극복한다는 내용. 화합과 조화의 상징인 비빔밥을 통해 인간들이 진정한 공동체를 지향하자는 뜻에서 쓴 것이다.그는 국가정보원 제1차장, 주영 대사,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 보좌관, 주일대사 등을 역임하면서 전세계 식도락 기행을 즐겼다. 미식가의 기준에 대해 묻자 개인적으로는 정갈하게, 맛깔스럽게 먹는 것을 삼는다고 말했다."음식은 아무거나 잘 먹습니다. 이왕이면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야하고, 식탁·식기구는 깔끔해야 합니다. 먹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즐겁게 보여야 하구요."인상에 강하게 남은 음식은 아버지 생신 잔치상에 올려진 신선로와 족편 그리고 열구자탕이다."1월 8일이 아버님 생신이셨어요.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신 분이라 1주일간 손님들이 꽉 찼죠. 혹독한 겨울이라 집안 전체가 냉장고 같았습니다. 일가 친척 다 모여서 며칠동안 잔치상 준비만 했어요. 힘들었을 텐데도, 다들 재밌게 준비했던 기억이 납니다."신선로는 각종 전과 해산물을 얹고 야채를 곁들여 소고기 맑은장국을 부어 만든 궁중 요리. '동물성 묵'이라 불리기도 한 족편은 소 머릿고기에 물을 붓고 고아서 차게 식혀 만든 것이다. 그는 "열구자탕은 온갖 끄트머리 음식을 한꺼번에 넣고 부글부글 끓인 것"으로 "입을 기쁘게 하는 찌개"라고 설명했다. 다만 요즘엔 이전의 정교하고 풍성했던 맛을 못 낸다며 아쉬워했다.영국 유학 시절 먹던 로스트 비프나 요크셔 푸딩도 영국을 방문할 때면 가끔 찾는다. "물론 건강에는 해로울 테지만…"으로 운을 떼지만, 추억의 맛이기 때문에 다시 손이 간다."당시 영국도 어려운 시절이었어요. 가장이 7~8명이나 되는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던 때였으니까. 고기는 늘 아버지 차지였습니다. 그래서 고기를 못 먹는 식구들을 위해 오븐 밑에 밀가루를 깔아 고기가 구워지는 동안 육즙이 배이도록 해 그걸 먹었습니다. 그게 바로 요크셔 푸딩이죠."영국 기숙사에 살 때 매일 아침 토마토를 기름에 튀기는 냄새가 진절머리 나게 싫었고, 식사를 하고도 차와 비스켓을 즐기는 문화 때문에 뚱뚱보가 될까봐 걱정하던 시절을 이야기하며 웃었다. 영미 계통의 음식은 정교하기 보다는 소박하고 투박하다며 한국 음식의 깊은 풍미와 맛은 어느 나라에서도 쉽게 흉내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일본에 몰고온 한류 열풍은 드라마 '대장금'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일본에 있는 한국 음식점 중 고급 음식점은 없었어요. 그래서 일본인들이 한국의 음식을 우습게 봤는데, '대장금'을 보면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고급스럽고 정성이 아주 많이 들어간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자부심이 생겼습니다."한국 음식의 세계화는 앞으로의 과제. 그는 특히 전주 음식에 품격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물론 전주에서도 그걸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닐 거에요. 너무 비싸니까. 시간도 너무 걸리고, 품도 너무 드니까 그럴 거에요. 그렇다 하더라도 어느 한 군데라도 맛을 제대로 낼 줄 아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전통음식이라는 게 모방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그는 "불편한 과거가 있다면 그 사람과 싸우지 말고 저녁식사에 초대하라는 말이 있다"며 누구와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음식은 그만큼 본능적인 것이어서 그 사람의 특성과 취향을 잘 드러낸다는 뜻일 것이다.
필름에서 시작된 카메라의 역사는 디지털 카메라를 넘어 누구나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스스로 자신의 사진을 찍는 '셀카'를 미니홈피에 올리고, 안면이 없는 타인과 추억을 공유한다.이렇게 하루에도 수만, 수억 장의 사진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과연 내가 찍은 사진은 그중에서 몇 점짜리 일까?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독특한 카메라가 있다. 독일의 디자이너 앤드류 쿠프레사닌은 점수를 매기는 카메라를 고안했다. '나디아 카메라'라는 이름이 붙은 이 제품은 촬영한 사진을 미리 보는 용도로 활용하는 디지털 카메라의 LCD 화면에 점수를 띄워주는 방식이다. 사진의 구도나 색감 등 미학적인 부분의 완성도를 백분율 점수로 나타냈다.사진의 미학적 완성도는 온라인 사진 평가 시스템 '애퀸'을 이용한다. 나디아로 촬영한 사진을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컴퓨터로 전송하고 애퀸의 평가를 받은 뒤 그 결과를 다시 전송받는 체계다.쿠프레사닌은 노키아의 N73 카메라 폰을 사용해 나디아 시범 모델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초보 사진가가 어렵다고 느끼는 구도 잡기를 도와 주는 제품이다. 구도·색감을 기준으로 사진을 평가한다는 개념보다는 초보자의 길라잡이로 여기면 더 좋을 듯 싶다.
한국 여자가 평생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영어와 다이어트다.몇년 전부터 '몸짱' 열풍이 불더니 최근에는 '청순 글래머'라는 신조어까지 나오면서 남녀노소에게 다이어트를 부추기고 있다. 운동과 식이요법에 수술까지 동원하며 몸매를 관리해본다. 하지만 다이어트 성공자가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강조하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그런데 다이어트를 도와주면서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 없는 제품이 유행하고 있다. 바로 '다이어트 크리스탈'.다이어트 크리스탈은 귀의 경혈에 따라 분포된 경락점에 부착, 기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제품이다. 식욕이나 욕구조절을 도와줘 비만의 원인을 제거하고 체중을 조절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지난 1980년대 피터 천이라는 중국 의사가 개발을 시작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동·서양의 치료법을 통한 건강효과에 미(美)적 장신구의 기능을 접목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AACD(Auricular Acupuncture Crystal Diamond)'라는 이름으로 유행하고 있는 제품.다이어트 크리스탈은 크기와 색상이 다양하게 출시돼 일반 귀걸이처럼 사용할 수 있어 각광을 받는다. 체질을 생각하고 올바른 위치에 부착하면 다이어트뿐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다.착용 시에는 10~20차례 정도 손으로 눌러 손의 온도가 전해져야 부착력이 높아진다. 한 번 착용하면 보통 일 주일정도 지속하는데 제거 뒤에는 2~3일 정도 피부 휴식기를 주는 것이 좋다.
'다자녀 가족 행복 사진 공모전'의 최우수상은 황해림씨(21·전주시 팔복동1가)의 '가족과 함께 연주회를'에게 돌아갔다.전라북도와 인구보건복지협회전북지회(본부장 오춘환)가 주최하고 아이낳기 좋은세상 전북운동본부와 전북일보(회장 서창훈), 전북도민일보(회장 임병찬)가 주관한 이번 공모전은 '우리 가족이 최고 부자'를 주제로 열린 가운데 총 600여 점이 출품됐다. 우수상은 노광진씨의 '하나!둘!셋!넷! 대~한민국', 허애경씨의 '넷이라서 행복해요'가 탔다.장려상은 나영태 샤리크 박봉호 노장환 김광민, 입선은 안진아 김순희 최봉순 이선하 양종일 김선중 이순임 황미정 안재숙 한지아 양세은 유광근 박혜수 전명관 최혜옥 이태희 박은정 송지현 신광일 최철희씨가 선정됐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 기능보유자 윤병운씨가 4일 오전 5시께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전남 나주시 문평면에서 태어난 윤씨는 1940년 증조부와 조부, 부친에 이어 염색을 시작했다. 윤씨는 한국전쟁으로 중단된 전통 쪽염색을 1980년 다시 시작해 2001년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윤씨의 기능은 아들인 대중씨가 전승하고 있다. 빈소는 나주 한국병원 장례식장(☎061-334-4111)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6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나주시 문평면 명하마을 선산이다.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 선생이 그의 애제자인 치원(梔에서 木뺀 치園) 황상(1788~1870)에게 보낸 편지 원본 등 두 사람과 관련된 자료 30여점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전남 강진군은 서울 예술의전당과 공동으로 4일 오후 3시 강진군청 소회의실에서 다산과 그의 학문과 예술을 계승.발전시킨 것으로 알려진 제자 황상과 관련된 유물 30여점을 일반 공개에 앞서 언론에 공개했다. 황상은 다산이 1802년 강진으로 유배를 왔을 당시 15세의 나이로 다산의 제자가 돼 평생을 충실하게 스승을 따랐던 인물이다. 이번에 공개된 유물은 다산이 황상에게 보낸 편지 '견서여시(見書與詩)' 등 17점, 추사(秋史) 김정희가 황상에게 보낸 종이에 쓴 서찰 '치원진완(치園珍玩)'과 추사의 두 동생(명희.상희)이 보낸 편지 등 5점, 추사의 제자이자 한국화의 대가인 소치(小癡) 허련이 보낸 수묵화 1점 등 모두 30여점에 이른다. 다산은 황상에게 보낸 편지 '견서여시'에서 "황상을 열흘만에 제자로 받아들였으며, 여러 제자 중에 학문, 인품 등 모든 면에서 가장 아끼는 제자"라고 쓰고 있다. 또 다산은 "부지런함이란 무엇이냐"는 황상의 질문에 "삼근계(三勤戒), 즉 세 가지가 부지런하면 된다"며 "학문을 좀 한다는 자들에게 세 가지의 병통(문제)이 있는데 너에게는 해당하는 것이 하나도 없구나"라고 대답했다.다산은 "첫째 외우기를 빨리하면 재주만 믿고 공부를 소홀히 하는 폐단이 있고, 둘째 글재주가 좋은 사람은 속도는 빠르지만 글이 부실하게 되는 폐해가 있으며, 셋째 이해가 빠른 사람은 한번 깨친 것을 대충 넘기고 곱씹지 않으니 깊이가 없는 경향이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다산은 이어 "둔한데도 계속 열심히 하면 지혜가 쌓이고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지며, 답답한데도 꾸준히 하면 그 빛이 반짝반짝 하게 된다"며 "둔한 것이나 막힌 것이나 답답한 것이나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부지런하면' 풀린다"는 가르침을 전했다. 황상은 이 같은 가르침을 삼근계로 마음에 새겨 평생 간직했다고 한다. 한편 다산의 장남 정학연은 황상에게 보낸 서찰에서 '황상과 그의 자식, 그리고 정학유 세 집안은 죽을 때까지 변치 말자'는 내용의 정황계첩(丁黃契帖)을 지어 두 집안의 우정을 다짐하기도 했다. 강진문화재연구소장인 청광 양광식 선생은 "이번에 공개된 다산 유물들은 지금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공개된 다산 유물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것들"이라며 다산 집안과 황상 집안의 학문적 인연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재단법인 전주문화재단(이사장 라종일)이 '2010 전주 문화예술 마케팅 지원 사업'의 참가자를 모집한다.이번 마케팅 지원 사업은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인력들에게 창작·발표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의 문화향수권을 확대시키기 위한 취지다. 지원 부문은 시각예술(회화·판화, 조소, 공예, 디자인, 서예, 사진, 건축, 설치·행위예술, 영상 등), 공연예술(음악, 무용, 연극 등), 문학(시·시조, 소설, 평론, 희곡, 아동문학, 수필, 기행문 등)이다.최근 1년 이상 전주시에 거주하고 있으며(주민등록상), 전주시에서 1회 이상 활동 실적이 있는 문화예술 단체 및 개인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23일까지 직접 방문 혹은 우편 접수를 하면 된다. 다만, 민간위탁 문화시설, 시민단체, 사회복지시설, 학교, 학원, 종교단체, 언론사 또는 소속 단체 등과 지난해 지원받은 단체 및 개인은 제외된다. 문의 063) 283-9226 www.jjcf.or.kr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위원장 김명곤)'가 특별한 공연과 떠나는 기차 여행'소리 열차'를 운행한다.소리 열차는 10월2일부터 3일까지 전주와 부안, 군산 등 대표 관광지를 돌면서, 소리축제 공연과 결합해 특별한 감동을 선물하는 프로그램이다. 코레일의 관광특급전용열차 '레이디 버드'를 임대한 것으로 소리축제 관람객만을 위한 전용공간으로 꾸려진다.열차는 10월2일 오전 8시 서울역에서 출발해 오전 11시20분께 전주에 도착할 예정. 같은 날 전주에서는 개막 공연인 '천년의 사랑 여행(오후 3시)'과 퓨전 국악 콘서트 '소리 프론티어(오후 6시)'를 만나볼 수 있다.특히 '천년의 사랑 여행'은 김명곤 조직위원장이 총 감독을 맡고, 안숙선 명창과 중국·인도·캄보디아 등 해외 공연팀이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 대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소리 프론티어'는 국악 그룹 공명·소나기 프로젝트,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 등이 국악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는 릴레이 공연이다. 밤새도록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 숙박시설은 호텔 외에도 무대 주변에 설치된 야간 캠핑장, 한옥 체험 등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관람객들의 선택에 따라 전세버스를 이용한 전주한옥마을(전동성당·경기전·풍남문), 새만금 일주(격포전시관·배수관문), 군산월명공원과 군산어시장 자유 관람을 시작으로 지리산 둘레길(매동마을~금계마을)의 자유 트레킹, 소리축제 자유 관람 등 일정이 더해진다.소리 열차 티켓을 소지한 관람객에게는 공연료의 30%를 할인해 준다. 소리열차 신청은 소리축제 홈페이지(www.sorifestival.com)를 통해 가능하며, 티켓이용료는 왕복 6만5000원~12만원(숙박료 포함)이다. 문의 02) 730-8338, 010-2475-2932.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