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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항녕의 인문학 에세이] 기억 또는 소개하고 싶은 사람, 갈라라가!

◆ 베네수엘라 출신 메이저리그 투수아만도 갈라라가를 아시는지. 야구 선수다. 박찬호 선수가 뛰는 미국 MLB(메이저리그) 소속의 베네수엘라 출신 투수이다. 오늘은 그 사람 얘기를 하고 싶다. 요즘 가끔 야구에 눈길을 주기 시작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S. J. 굴드의 「풀하우스」를 읽은 것이 계기가 되었고, 하나는 아는 분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가셨기 때문이다.굴드는 그의 저서 「풀하우스」에서 왜 메이저리그에서 '4할 타자' (아니, 이렇게 읽으면 재미가 없다)'꿈의' 4할 타자가 왜 사라졌는가 하는, 야구팬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하고, 야구 전문가들이라면 누구라도 그 이유에 대해 한마디하고 싶어하는 사태에 대해 참으로 유려한 필치와 과학적인 검토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돌이켜보니 한국야구도 4할(또는 4할에 근접하는) 타자가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야구위원회 자료를 뒤져 굴드의 방법에 따라 에세이를 써서 작년 전북일보 본지를 통해 소개한 적이 있다. 4할 타자 또는 20승 투수가 점차 희귀해지는 것은 투수나 타자, 수비가 모두 수준이 높아지면서, 변이(變異) 발생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4할 타자를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변이를 갖는 시스템의 일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설명이 된다는 요지였다.(http://www.jjan.kr/culture/others/default.asp?st=2&newsid=2009101519122101&dt=20091016)◆ 6월 2일 퍼펙트 게임 눈앞에 두고갈라라가 얘기는 현 KBO 총재(Commissioner)인 유영구 이사장님에게서 들었다. 10여 년 전 우리 사회의 기록관리 운동이 시작될 때부터 변함없는 버팀목이었고, 지금도 한국국가기록연구원이라는 사단법인의 이사장으로 계시면서 젊은 사람들을 밀어주고 있다. 그 분이 KBO 총재를 맡으셨다. 가끔 책이 나오든지 하면 인사를 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나오곤 하는데, 매번 화두(話頭) 같은 고민거리를 주셔서 뵙기가 즐거웠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내가 굴드의 「풀하우스」의 얘길 했더니, 대략 굴드와 유사한 결론으로 답변을 하신다. 내공이 있다는 증거이다. 내심 잘난 척할 기회를 놓친 내 어색함을 덜어주시려는듯 내게 물었다. 일본이나 미국 프로야구 덕아웃에 노트북을 본 적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없었다. 사람들이 하는 게임을 기계를 동원해서 확률화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서 덕아웃에 노트북 반입을 금지했다는 것이다.지금부터 2500년 전에 쓴 것으로 알려진 「장자(莊子)」에 이미 '기계에 의존하는 마음(機心)'에 대한 경계가 나오는데, 덕아웃에서 노트북을 치운 것은 그 20세기 버전인 셈이다. 얼마 전에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덕아웃에 노트북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기심(機心)의 21세기 버전이다. 그리고 이어진 그날 대화의 본 게임. 유영구 총재께서는 약간 상기된, 그리고 간곡한 표정으로 최근의 한 사건을 들려주었다. 사건은 지난 6월 2일에 터졌다. 디트로이트와 클리블랜드의 경기에서 디트로이트의 아만도 갈라라가 투수는 9회말 2사까지 퍼펙트게임을 달리고 있었다. 퍼펙트게임은 9×3=27타자를 포볼/사사구나 안타 없이 완벽하게 처리하는 게임이다. 한 사람도 1루를 밟게 해서는 안 된다.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20번 밖에 없었고, 아직 국내 프로야구에는 퍼펙트게임이 기록된 적이 없다. 그러니 한 타자만 잡으면 투수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영예로운 기록을 얻게 되는 셈. 더구나 그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MLB에 온 젊은 투수였다. 박찬호나 김병현이 그런 기록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 상상이 쉽다.◆ 짐 조이스 심판의 오심으로 물거품그러나 야구는 투아웃부터라고 했나? 마지막 타자가 친 평범한 땅볼, 1루수가 공을 잡았고, 투수인 갈랄라가는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갔다. 누구나 아웃이라고 생각했던 순간, 1루심 짐 조이스의 손은 수평으로 그어졌다. 세이프! 당연히 경기장 안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도 난리가 났다. 그날 저녁부터 아침까지 야구팬들의 원성이 들끓었다. 백악관의 로버트 대변인도 MLB가 심판의 오심을 뒤집고 퍼펙트게임을 선언하기 바란다고 논평을 냈다. 아무튼 밤새 MLB은 이 문제로 토론을 했다. 3일 오전이 되자 비디오 테이프 판독 결과에 따라서 MLB 커미셔너(KBO 총재에 해당)의 직권으로 판정이 번복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다음은 셀릭 커미셔너의 성명서 일부."우선 나는 MLB를 대신하여 아만도 갈라라가의 눈부신 피칭을 축하합니다. 갈라라가와 디트로이트 짐 릴랜드 감독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습니다. 나는 또 불우한 처지에 놓여있던 짐 조이스 심판이 정직하게 직접 사과한 용기 있는 행동에도 박수를 보냅니다."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앞서 경기 직후 짐 조이스 심판은 "나의 잘못된 판정이 젊은 투수의 퍼펙트게임을 망쳤다. 내 생애 최악의 판정이었다"고 후회했다. 백악관의 성명도 소용이 없었다느니, 투수가 글러브를 팽개치지도 않았다느니, 디트로이트 관중들이 난동을 부리지도 않았다느니, 하는 상투적인 말은 치워놓자. 다만, 갈라라가의 코멘트를 기억해두자. 먼저 짐 조이스 심판의 후회에 대해 갈라라가는,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고 사과를 받아들인다. 또 덧붙인 한마디. "논란은 그만 했으면 한다. 지금 누구보다도 힘든 사람은 바로 짐 조이스 심판이다." 이 대목에 오면 이 젊은 투수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갈라라가는 오히려 조이스 심판 위로이튿날인 3일. 디트로이트와 클리블랜드는 다시 낮 경기를 갖게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MLB의 결정에 따라 조이스 심판의 판정을 그대로 인정하기로 했던 바로 그 날이다. 그 경기의 구심이 바로 조이스 심판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구심은 포수 뒤에서 스트라이크·볼을 판정하는 사람이다. 흔히 주심이라고 부른다. 여의치 않은 상황 때문에 주변에서는 조이스 심판에게 하루 쉬라고 권했다. 그러나 그 심판 로테이션은 변경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로테이션을 변경시키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는 것. 물론 구장으로 통하는 터널을 지날 때 조이스 심판은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상황은 이때부터 바뀌었다. 보통 MLB는 경기 3시간 전에 오더를 발표한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구장에서 직접 감독이나 코치가 심판진 앞에서 라인업을 교환하는 의례를 갖는다. 디트로이트 릴랜드 감독은 오더 교환을 갈라라가에게 맡겼다. 물론 이례적인 일이었다. 구장을 메운 3만 여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갈라라가를 맞았다. 이때 조이스 심판은 홈플레이트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후회도 되고 속도 편치 않았으리라. 라인업 교환을 위해 홈플레이트에 도착한 갈라라가는 조이스 심판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 조이스 심판도 곧 덕아웃으로 향하는 갈라라가의 등을 두드리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를 본 3만 여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날 투수에게 공을 토스한 뒤 퍼펙트게임을 확신하고 두 손을 번쩍 들었다가 심판 판정을 보고 어처구니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던 1루수 미겔, 갈라라가의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퍼펙트게임을 놓친 갈라라가를 안고 위로했던 포수 제럴드, 둘은 경기 뒤 조이스 심판에게 가장 격렬히 항의했던 선수들이었는데, 이날 수비 위치로 가면서 조이스 심판과 하이파이브를 나누었다. 다른 심판진들도 어깨가 처진 조이스 심판을 하이파이브로 격려했다. 언론은 이 일을 두고, '불완전한(Imperfect) 판정이 완벽하게(Perfect) 마무리 되었다'고 썼다.◆ 잘못된 상황을 감동으로 바꾸는 지혜유영구 총재께서는 어떻게 얘기를 끝맺으셨을까? '역시 미국은 대단한 나라야!'도 아니었고, '선진국 야구수준은 달라!'도 아니었으며, '스포츠맨십은 이런 거 아닐까!'도 아니었다. 이렇게 당부하셨다."에세이 연재하는 전북일보에다가 좀 써요. 잘못된 상황을 어떻게 모두가 감동할 수 있는 상황으로 바꾸어 가는지, 그 힘은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 이런 걸 좀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어. 전북이나 전주에서만이라도, 아니면 전주대에서만이라도 이런 고민들이 쌓여갔으면 좋겠어. 내가 저작권 따지지 않을 테니까 걱정 말고.(껄껄껄)"하나 더. 전주에 야구장이 없단다. 그래서 KBO총재를 맡고서 여기저기 발품을 파는데, 정작 전주에는 올 일이 없으시단다. 갈라라가의 감동 정도가 있는 스포츠면 경기장 하나 있어도 좋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꼭 직업의식의 소산만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이참에 시장님께 건의해본다. 전주에도 야구장 하나 만들자고. 거기서 갈라라가의 감동을 기대하자고.사족(蛇足). 우리들은 종종 이런 사례를 들 때마다, 그 사건을 그 나라의 일로 비약하여 해석하길 좋아한다. 이번 MLB 갈라라가 사건이, '미국이란 나라'의 선진성이나 합리성을 설명하는 사례로 해석되는 것이 그 예이다. 이때 그 '나라'가 거기 있는 '땅덩어리'라면 옮지만, 제도로서의 '국가'라면 명백히 비약이다. 오히려 국가인 백악관은 감동보다 시비(是非)를 선택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베네수엘라 출신 청년을 비롯한 미국에서 야구하는 청년들, 그 야구를 끌어가는 리더들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 오항녕 문화전문객원기자(전주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08.13 23:02

[쉐비체어의 숨은 맛집 리포트] ⑦김제 만경읍 '동산로스'

쇠고기 숙성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진공 포장해 숙성시키는 '웨트 에이징'(Wet Aging)과 공기 중에 숙성시키는 '드라이 에이징'(Dry Aging)이 그것.'드라이 에이징'의 경우가 더욱 풍성한 맛을 낸다고 알려져 있지만, 숙성이란 것 자체가 낯선 한국에서는 쇠고기 손실이 적은 '웨트 에이징'을 한 쇠고기가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막 잡은 싱싱한 것을 최고로 치는 우리에게 보통 두 가지 쇠고기가 존재한다. 숙성 전 신선한 쇠고기와 진공 포장된 감칠맛 나는 쇠고기이다. 전자는 싱거운 맛이 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후자는 일정한 선도나 맛을 보장할 수 없다.일반적인 유통 구조에서 손님 상에 올라오는 쇠고기는 빨라야 최소한 3∼4일이 지난 상태로, 좋은 숙성 상태는 미생물에 오염되기 전 아주 잠깐일 뿐이다.그러다 보니 지금은 거의 사라진 도축에서 정형까지 주인장이 도맡아 하는 정육식당이 그리운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만경, 청하, 성덕이 신설·합병한 금만농협이 있는 만경읍에서 20여년째 문을 열고 있는 '동산로스'라는 허름한 정육식당이 바로 그런 곳이다. 주인장이 엄선한 쇠고기를 직접 정형하는 까닭에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비주얼과 뛰어난 선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곳이기도 하다.이 집 쇠고기 정형의 특징은 연한 살색을 띄는 막 잡은 쇠고기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데 있다.잘 정리된 쇠고기는 육즙과 근내 지방(마블링) 상태 또한 뛰어나 비싸야만 한우로 대접받는 대도시 쇠고기 전문점을 무색케 한다.부위별 유통 고기가 아니어서 토시살·치맛살·낙엽살 등 소 한 마리에서 나오는 여러 부위를 골고루 맛볼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손님이 원하는 경우, 육회나 장조림용으로 쓰이는 육색이 짙고 단단한 아롱사태를 구이나 육회로 즐기는 '색다른 체험'을 가능케 한다.쇠고기 이외 유일한 메뉴인 공깃밥에 따라 나오는 곁 음식 또한 빠질 수 없는 이 집의 자랑거리다. 음식을 과하지 않게 담아내는 것도 이곳의 특징으로, 들깨를 갈아 넣은 구수한 시래깃국과 낙지젓갈, 콩자반, 무말랭이 무침이 단골로 등장한다.좌석 수가 적기 때문에 소를 도축하는 화요일과 금요일엔 예약이 필수다.△ 일요일 휴무, 돼지고기는 정육점에서만 취급△ 로스 180g 2만 원, 쇠고기육회 180g 1만9000원△ 위치: 전북 김제시 만경읍 만경리 474-1(읍내 신호등 있는 삼거리 부근)△ 전화: 063-545-2817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08.13 23:02

[잊을 수 없는 밥상] ⑦유영민 전주 MBC PD

전주 MBC(사장 선동규)의 '청춘 전북! 맛이 보인다'를 요리하고 있는 유영민 PD(44)는 요즘 미각을 깨우는 책들로 허기를 달래고 있다. 어떤 분야에서든 10년을 넘겨야 어설픔을 벗어난다는 말을 실감한듯 했다."음식이 알면 알수록 어렵더라구요. 이전엔 단순히 '맛있다','맛없다'만 보면 됐는데, 영양을 위한 요리도 있고, 가치관을 드러내는 음식도 있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돼요."노트를 내보인다. 「미각의 역사」를 시작해 「잡식동물의 딜레마」,「미각의 제국」 등 여러 책을 통해 수집한 고수들의 음식 철학, 제철 음식·슬로푸드 즐기는 법 등이 빼곡히 기록됐다."중앙과 지방의 불균형 발전이 심화되고 있었습니다. 전북은 매일 '안된다','안된다' 하는 패배주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죠. '낙후된 이 지역의 정체성은 무엇이 돼야 할까.' 이런 고민이 생겼습니다.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전주의 맛을 경쟁력으로 꼽더군요."음식을 테마로 한 기획은 어쩐지 잘될 것 같았다. 시민들이 맛집에 관한 선호도가 높은 데다, 전북은 맛의 도시이니까 말이다. 기획 취지는 좋은 식자재로 좋은 음식을 만드는 곳을 발굴하자는 데 뒀다. 하지만 맛은 손맛 보다도 신선한 식재료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예전엔 아구찜이 맛있으면, 달착지근하다 혹은 구수한 맛이 난다로 밖엔 표현이 안됐습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음식 프로를 맡다 보니까, 육수의 밑간을 왜 소고기 국물로 했는 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좋은 식재료를 보는 안목이 중요하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래야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져요."로컬푸드의 중요성은 여기에서 나온다. 그는 "도시 음식은 세련되고 맛깔스럽지만, 토속 음식은 처음엔 밍밍하고 슴슴하더라도 먹다 보면 정말 깊은 맛이 난다"며 "로컬푸드에 익숙해지면 먹는 즐거움도 커지고, 건강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전통음식의 맛을 이어가는 장인들, 기존 조리법 대신 새로운 조리법으로 창의적인 음식을 선보인 이들과 함께 로컬푸드와 슬로푸드를 만드는 사람들과 체험 마을이 소개됐다. 물론 그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로 하되 다슬기, 부추, 두부 등 작은 것 하나에도 정성이 담긴 집을 발굴하는 데 신경썼다. 특히 지난해 겨울 지리산 매동마을의 가정식 백반은 "정말 끝도 없이 먹어본 밥상"이다."민박집에서 지리산 등산객들에게 주는 가정식 백반이었는데요. 곶감으로 허기를 달래고 있으려니, 상이 들어왔습니다. 그때 먹었던 겨울 김치를 잊을 수가 없어요. 어린 배추에 양념도 조금만 한 것 같은데, 물도 많았고요. 그런데 코에서 '톡' 쏘는 느낌이 있었고, 아삭거렸습니다. 이런 게 '진짜 김치구나' 싶었죠. 아무리 먹어도 짜지 않았구요."고사리 들깨탕을 설명할 땐 군침이 돌았다. 그는 "가장 연한 제철 고사리를 웃꺾기만 해서 들깨를 넣은 국물에 자작자작해서 만든 것"이라며 "고기 같은 질감이 있으면서 물리지 않는 환상적인 맛"이라고 소개했다.완주군 안덕마을의 유황 먹인 오리 한방 백숙도 빼놓을 수 없다. 6개월~1년간 유황을 먹여서 키운 오리 한방 백숙은 기가 막혔다. 완주 창포마을 어르신들이 만든 나물비빔밥은 이제는 잊혀진 나물들만을 살려내 내놓은 것으로 새로운 미각을 깨워줬다.유 PD는 "'청춘 전북! 맛이 보인다'가 음식을 통해 지역민의 자부심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고 싶다"며 "음식점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로컬푸드·슬로푸드에 접근하려다 보니 프로그램이 다소 심심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테마를 정해 다채로운 상차림을 준비하고 싶다는 욕심이다."음식은 단순히 결과물이 아니라 삶이고 문화잖아요. 여기엔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담겨 있다는 뜻이죠. 여러 가지를 테마로 전북 음식의 DNA를 밝혀보고 싶습니다. 음식을 통해 전북이 자긍심을 되찾았으면 합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8.13 23:02

[건강In, 건강人] 밸리댄스

밸리댄스는 최근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 성경에 등장한 때부터만 계산해도 3000년의 역사가 있는 아주 오래된 운동이다.'배꼽춤'으로도 불리는 밸리댄스는 중동의 술탄왕에게 간택을 받기 위해 무용수들이 추던 관능과 유혹의 춤이라는 설과 여 제사장이 하늘의 영광을 땅에 내리기 위해 맨발로 추던 순수하고 깨끗한 춤이라는 두 가지 기원설이 있다.(사)대한밸리댄스협회 전북지부 임옥경 지부장은 종교적인 의미에서 행해진 밸리댄스는 터키에서 기원, 이후 그리스, 이집트, 일본 등으로 퍼져 나갔다고 소개했다.맨발로 추는 밸리댄스는 여성의 신체에 맞춰 안무된 것이 특징으로 대개 복부근육과 가슴의 움직임을 강조, 27가지의 기본 동작을 5분안에 선보이게 된다.밸리댄스는 소녀의 순결과 모성애를 의미하며, 맨발은 하늘의 영광을 온 몸으로 받는 것을 뜻한다. 터키 스타일, 이집트 스타일, 아메리카 스타일, 일본 스타일로 로 구분되는 밸리댄스는 한국인 체형의 변화를 이끌 수 있게 구성, 대개 3분, 3분, 2분으로 나누어 춘다.▲ 밸리댄스 어디에 좋나요?밸리댄스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밸리댄스는 요통이나 요실금으로 고통받는 사람, 척추 디스크 환자, 제왕절개를 한 산모 등 여성에게 탁월한 효과가 있다. 복근을 이용해 배가 늘어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동작이 복잡하지 않아서 몸치 박치도 쉽게 따라할 수 있고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아 70대까지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요즘은 밸리댄스의 아름다운 동작 표현으로 자신감과 사회성을 키울 수 있어 어린 아이들도 많이 한다.특히 밸리댄스는 변비나 다이어트 문제로 마음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밸리댄스에는 몸을 빠르게 떠는 쉬미 동작이 있는데, 이는 복부 장기를 보호하고 강화시켜 변비를 말끔히 치료해준다.어깨와 히프를 격렬하게 흔들고, 몸을 회전하는 등 운동량이 많다. 30분 가량만 연습해도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이러한 효과로 3~4개월만 해도 2~3kg쯤은 거뜬히 빠져 다이어트 운동으로 제격이다.밸리댄스로 골반 변형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은 어떨까? 골반안에 자궁 난소 등 여성 특유의 장기들이 있기 때문에 골반이 조금만 변형되거나 틀어지면 바로 부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꾸준한 밸리댄스는 엉덩이 처짐, 생리통, 허리통증, 다리부종 등의 현상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몸매 교정 효과까지 볼 수 있다. 몸의 유연성이 중요한 춤. 팔과 다리, 허리를 리듬에 맞춰 흔들다 보면 몸이 유연해지고 부드러워진다.밸리댄스의 복부동작과 옆구리 운동은 잘록한 허리선 등 잃어버린 라인을 되찾을 수 있다.임옥경 (사)대한밸리댄스협회 전북지부장은 "마치 감전된 듯 몸을 떨어주는 쉬미 동작은 내장까지 진동을 전달, 내장 비만도 없어진다"며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이용, 군살이 빠지고 숨겨졌던 라인이 살아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어디서 배울까요?밸리 공연을 한번쯤 본 사람들이라면 화려한 의상을 보고 '비싸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돈 걱정부터 하기 마련이다. 밸리 의상은 보편적으로 연습복은 3만원, 공연복은 25만원에서 200만원까지 다양한 편이다. 비용이 걱정이라면 각 시·군 주민자치센터나 복지회관 등에 신청하면 3만원 내외로 얼마든지 밸리댄스를 배울 수 있다. 일반 학원의 수강료는 보통 한달에 주 3일 수업, 8만원 선이다.인터넷에서 밸리댄스 교육영상을 담은 DVD를 판매하기도 하고 인터넷 강의를 통해 밸리댄스를 배울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된다면 일정 수준에 오르기 전까지는 직접 현장에서 잘 못된 자세를 교정받으며 배우는 것이 좋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의견이다.밸리댄스는 나라에 따라 조금씩 변형, 전혀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나라 스타일을 배울 것인가 고려해야 한다. 손 동작이 많은 이집트 스타일에 비해 터키 스타일은 비트가 있고 빠른 느낌이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경우 매우 정열적이지만 일본 스타일은 긴 힙 스커트를 이용, 동작이 상대적으로 지루하게 느껴진다.▲ 도움말 = 임옥경 대한밸리댄스협회 전북지부장 프로필도내 처음으로 터키밸리를 들여온 (사)대한밸리댄스협회 전북지부 임옥경 지부장(밸리댄스코리아 전북지부장)은 터키 HAYAT 종합예술학교 밸리댄스 과정, 터키 ORIENTAL Academy, 미국 BDUC 질리나 워크숍, (사)대한밸리댄스협회 최고지도자과정 등을 수료했다. 밸리댄스와 관련,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그는 지난해 전북 연예협회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그는 또 전라예술제 청소년 예능경연대회, (사)한국무용협회 Som-Ri 춤 전국제전, (사)한국국악협회 전국국악대전, 제 4·5회 전국 전주풍남 춤 페스티벌 등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 문화일반
  • 윤나네
  • 2010.08.13 23:02

광복 65주년·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맞아 문화행사 개최

광복 65주년을 맞아 광복절의 의미를 마음에 새기는 문화행사가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등박문을 총살하고 이듬해 3월 26일 여순감옥에서 순국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자리가 많다.◆ 광복회 전주시지회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 8·15음악회'광복회 전주시지회(지회장 오인탁)가 주최하고 전주YMCA(이사장 박귀광)가 주관하는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 8·15음악회'는 14일 오후 7시 전북교육문화회관(옛 학생회관)에서 열린다.'겨레의 등불, 평화의 횃불'을 주제로 내세운 이날 행사는 안중근 의사의 독립·정의·평화 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음악을 통해 화합과 소통하는 세상을 열어가기 위한 자리다.타악그룹 타울림의 난타공연을 시작으로 조금숙 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 공동대표가 헌시를 올리며, 오인탁 광복회 전주시지회장이 내빈을 소개한다.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되며, 김민영 전주시립국악단 단원의 창작판소리 '안중근 열사가'가 울려퍼진다.전주시립합창단과 CBS소년소녀합창단, 전주YMCA 색소폰 오케스트라, 전주챔버오케스트라 등은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기리는 음악을 연주한다.이날 전북교육문화회관 1층 로비에서는 국가보훈처 전주보훈지청 후원으로 안중근 의사의 사진과 유묵(遺墨)이 전시된다. 보물 제569-22호로 지정된 안중근 의사의 대표적인 유묵 '국가안위 노심초사(國家安危 勞心焦思 :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고 애태운다)'를 비롯해 '해가 뜨면 이슬이 사라지나니 천지의 이치에 부합되도다. 해가 차면 반드시 기우니 그 징조를 깨닫지 못하는 도다'라는 뜻으로 일본의 패망한 예언한 유묵 '일출로소혜 정합운리. 일영필측혜 불각기조(日出露消兮 正合運理 日盈必仄兮 不覺其兆)' 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윤동주 이육사 심훈 한용운 김광섭 등 대표적인 항일 민족시인들의 시화전도 함께 진행된다.◆ 김민영의 창작판소리 '열사가'해마다 광복절이면 뜨겁게 '열사가'를 불러온 젊은 명창 김민영. 그가 올해도 '김민영의 창작판소리-열사가'를 15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 올린다.이날 부를 '열사가'는 만국 평화회의에 고종황제 명령으로 이준 선생 밀서가 들어가는 대목부터 시작되는 '이준 열사가'를 비롯해 '안중근 열사가'와 '윤봉길 열사가'. '안중근 열사가'는 하얼빈에서의 역사가 엇모리로, 어머니와의 면회가 '중모리'로, 교수형을 당하러 옥문 밖을 나갈 때가 '진양조'로 비장하게 흐른다. 8·15 해방 대목으로 끝을 맺는 '윤봉길 열사가'는 애절함과 안타까움이 절절하다.그는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공연으로 흥분과 떨림을 안고 무대를 준비했다"며 "잊혀졌던 선조들이 흘린 눈물과 피, 헌신과 희생의 댓가로 얻어진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전북대 한국음악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전정민 이성근 김일구 성우향 최승희 전인삼 선생을 사사했다. 현재 전주시립국악단과 한국미래문화연구원 음악분과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대와 전주교육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이날 반주는 전주시립국악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영언(가야금) 최승희(아쟁) 정지웅(대금) 강은진 장재환(타악) 최재희(무용) 김수현(신디)이 맡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8.13 23:02

[독자 백가쟁명]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

나는 먹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먹는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가생활 중 하나이다. 나는 내일의 아침밥을 생각하며 잠에 들고, 아침에 차 한 잔을 마시며 점심에 무엇을 먹을 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점심의 마지막 한 숟가락이 나의 식도를 내려가는 순간에 저녁을 먹을 것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명성옥의 비빔밥은 내 삶의 커다란 즐거움이다. 녹아내리는 김치찜 한 입을 먹는 그런 지극히 단순한 생각만으로도 침이 고이고, 구운 돼지고기(볼살, 삼겹살, 목살, 갈매기살, 혹은 갈비살)는 나를 신나서 어쩔 줄 모르게 만든다. 하지만 한국의 모든 음식들, 우주 행성들의 모든 음식들 중에서도 어떤 특정한 음식점에서 파는 단 하나의 음식이 있다. 그 음식은 내가 나중에 한국을 떠나게 될 때, 거의 매해 휴가를 이용해 한국을 다시 찾아오게 만들 2가지 이유 중에 하나일 정도로 맛있다. (또 다른 하나의 이유는 물론 아중상무 태권도와 나의 관장님이다.) 그 음식은 바로 전주 전북대 부근의 '길손네'에서 파는 닭도리탕이다.닭도리탕과 그 이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이 많다. 많은 젊은 한국인들은 이 음식을 두고 '닭매운탕'이나 '닭볶음탕'이라고 부르기를 주장한다. 이는 '도리'라는 단어가 닭이나 새를 의미하는 일본어에서 나온 것이다. 비록 나는 일본과 한국의 역사를 알고 있긴 하지만, 국가주의에 영합하고 싶지는 않다. 또 다른 설은 '도리'가 한국어의 '도려내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닭을 토막 내어 요리한 닭도리탕을 보면 이 주장이 맞는 것도 같다. 내가 인터넷에서 찾아낸 또 다른 주장은 '닭도리'가 '닭다리'라는 단어의 왜곡된 형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닭도리탕이 항상 뼈와 함께 요리된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설득력이 있는 것도 같다. 나는 '닭도리탕'의 기원이 무엇이든지 간에 지금으로서는 다른 이름으로 부르지 않을 것이고 게다가 그 음식점에서도 닭도리탕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나로서는 이걸로 만족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내 입장에 있었다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어떤 이름으로 불리든지 보글거리는 한 그릇의 닭도리탕의 맛은 언제나 그 맛 그대로 훌륭할 것이다.'매콤짭짤한 국물에 잠긴 닭고기 덩어리를 젓가락으로 찢어먹고, 한국식 리조또와 같은 형태로 밥을 걸쭉한 국물에 비벼 매콤하게 먹기에는 특히 겨울이 좋다. 그러나 요즘 같은 한여름에 모두가 삼계탕, 팥빙수 그리고 냉면 같은 음식들로 열을 이겨내려 할 때, 당신은 여전히 길손네의 작은 나무탁자에서 그릇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깨끗이 긁어먹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거의 4년 전에 한 친구가 그 곳을 소개해준 이후로 줄곧 '길손네'의 단골 손님이 됐다. 나는 이곳의 닭도리탕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맛을 내는 곳을 본 적이 없다.사실 내가 닭도리탕에 대해 쓰고, 그 음식점을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이 음식점을 발견해서 이곳이 이전보다 바빠지게 될까봐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나는 심지어 이곳이 외국인 관광객으로 넘쳐나게 될까봐 전북일보가 영어로 이 글을 출간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만약 내가 내 뜻대로 했더라면 아마 이 음식점은 한국이 나만을 위해 한국의 가장 훌륭한 음식을 제공해야하는 개인 주방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서 최고의 한국 음식은 당연히 한국에 있고, 한국에서 최고의 음식은 전주에 있다. 따라서 '길손네'가 만드는 닭도리탕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나는 몇 번이나 그 음식점에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거나 다시 집에 돌아온 적이 있다. 언젠가 딱 한 번 나는 끔찍하게도 그 음식점이 닭도리탕이 다 떨어져서 문을 닫으려는 찰나 도착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어쩔 수 없이 김치찌개를 주문했고, 역시나 그 김치찌개는 내가 먹어본 것 중 최고라는 것을 발견했다. (번역 정보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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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8.13 23:02

세계문화유산 서삼릉 '넓어진다'…원형 복원 착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서삼릉이 주변 국유지를 일부 회수해 면적이 넓어지고 원형 복원 작업이 본격화한다. 11일 문화재청과 고양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농림부와 협의해 경기도 고양시 서삼릉 주변에 있는 젖소개량사업소(68만2천여㎡)를 2015년까지 이전하는 데 합의했다. 현재 문화재청이 소유.관리하는 서삼릉의 면적은 24만8천여㎡로 1970년 사적 제200호로 지정된 서삼릉 면적(136만1천여㎡)에 크게 못 미친다. 1960년대 이 일대 부지 소유주가 기관이나 개인으로 변경되면서 현재 농림부가 68만2천여㎡, 한국마사회가 37만4천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한국마사회가 경주마목장으로 쓰는 서삼릉 주변 부지에 대해서도 이전을 협의중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서삼릉에 700여억원을 투입해 능제시설물 복원과 안내판 정비, 경비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고양 서오릉에 있는 군부대 벙커 12개를 올 가을부터 철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 부대와 협의를 마쳤다. 고양시는 문화재청의 서삼릉.서오릉 정비작업이 완료되면 능 주변에 도로 등 기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김원기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장은 "능의 원형 복원을 위해 면적을 확보하는 작업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했다"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 보존 및 관리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고양 원당동에 있는 서삼릉은 효릉.희릉.예릉 등 3능을 가리키며, 용두동에 위치한 서오릉(사적 제198호)은 경릉.창릉.익릉.명릉.홍릉 등 5능을 일컫는다. 이들 능을 포함한 조선왕릉 40기는 지난해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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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8.12 23:02

9월은 '비엔날레의 달'…3개 비엔날레 열려

다음달 미디어시티 서울과 광주 비엔날레, 부산 비엔날레 등 굵직한 비엔날레 행사가 한꺼번에 열린다. 미디어 아트에 특화한 비엔날레인 '미디어시티 서울'은 9월7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과 경희궁 분관, 서울역사박물관 야외 중정, 이화여고 심슨 기념관 등 정동 일대에서 열린다. '신뢰'(Trust)를 주제로, 올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태국 아피찻퐁 위라세타쿨 감독을 비롯해 한국 작가 임민욱, 노순택, 조덕현, 김범, 박찬경 등 국내외 작가 46명이 참여한다. 전시 총감독을 맡은 김선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벤트성 행사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미디어의 다양한 모습과 미디어의 등장에 따른 환경의 변화에 주목하는 한편, 지난 10년의 변화를 되돌아 보는 자리"라며 "뉴 미디어뿐 아니라 인쇄매체 등 올드 미디어까지 포괄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올해로 8회째를 맞는 광주비엔날레는 3일부터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시립미술관, 민속박물관, 양동시장에서 시작된다. 이탈리아 출신의 30대 기획자인 마시밀리아노 지오니가 예술 총감독을 맡았으며 고은 시인의 연작시 '만인보'를 주제로 31개국 13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올해가 5.18 30주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크메르 루즈의 대학살 등 근ㆍ현대사의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며 5.18 30주년을 기념하는 퍼포먼스 등도 열릴 예정이다. 7월20일 이데사 헨델스의 '테디베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작품 반입이 시작돼 현재 작품 설치가 진행되고 있다.광주비엔날레 개막 일주일 뒤인 11일에는 부산에서 부산비엔날레가 시작된다. '진화 속의 삶'을 주제로 부산시립미술관과 수영만 요트 경기장, 광안리 해수욕장 등에서 펼쳐지는 부산비엔날레에는 23개국의 작가 72명이 출품한 작품 161점이 전시된다. 일본 출산의 아주아먀 다카시가 전시 감독을 맡았으며 차기율과 아르눌프 라이너, 딘 큐 레, 이샤이 가르바스 타위싹 씨덩디, 치우 안시옹 등이 작품을 출품한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8.12 23:02

장한나 "물 한방울씩 모이듯 감동의 꽃 피울 것"

"비록 수돗물 한 방울은 미약할지 모르나 모이면 컵 하나를 가득 채우죠.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씩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감동을 나누다 보면 사회도 변화할 수 있어요."1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 간담회에 참석한 장한나는 매우 들떠 있었다. '앱솔루트 클래식'의 표어인 '음악이 사회를 변화시킨다'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앱솔루트 클래식'은 지휘자의 길에 막 들어선 첼리스트 장한나가 청소년 음악도를 대상으로 특강과 마스터클래스, 오케스트라 지휘를 펼치는 관현악 축제로,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성남아트센터와 성남시 분당구 중앙공원에서 열린다. "청소년은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때인데 각종 시험 일정에 쫓겨 이를 키우고 계발할 시간이 적다는 점이 매우 아쉬워요. 한 곡 당 30∼40분 정도 걸리는 클래식 음악을 듣고 인생에 대한 설계를 다시 할 수도 있는 시기인데 말이죠. 저는 나무뿌리가 저 멀리 있는 수분을 한 방울씩 끌어올려 잎사귀를 자라게 하고 꽃을 피우는 것처럼 청소년 때 받은 클래식 음악의 감동이 성인이 됐을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요. 이들이 나중에 세계에 감동을 전하는 '감동 공급소'가 되는 것이죠."이날 세계적인 지휘자로 자신의 지휘스승인 로린 마젤과 동석한 장한나는 스승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했다. 마젤은 '앱솔루트 클래식'의 조언자로(Musical Advisor)로 참여하기 위해 지난 5일 장한나와 함께 입국했다. "마젤 선생님은 수십 년 동안 지휘하면서 터득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우 세밀한 부분까지 제게 알려주세요. 소리에 대한 콘셉트부터 곡에 대한 해석, 그리고 테크니컬한 부분까지. 어떤 부분에서 어떤 말씀을 하실지 예측이 안 될 정도로 다양하고 깊은 조언을 해주세요. 무척 큰 행운이죠."장한나는 '앱솔루트 클래식'을 통해 마젤 등 거장들에게서 받은 사랑을 한국의 젊은 음악도들에게 다시 나눠주고 싶다고 했다. "마젤 선생님이나 로스트로포비치, 시노폴리 등 세계적인 거장들은 제게 진솔한 가르침과 사랑을 주셨어요. '앱솔루트 클래식'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모두 처음 만나는 분들이지만, 저도 제가 받은 사랑을 똑같이 나누고 싶습니다."장한나는 14일 오후 7시 중앙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 20일 오후 8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8번과 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 28일 오후 8시 콘서트홀에서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5번과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을 지휘한다. 19일 오후 7시30분 콘서트홀에서는 젊은 음악도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앱솔루트 유스 데이(Absolute Youth Day)'도 열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8.12 23:02

"역사적 근거 찾지 못해 아쉽지만…춤사위 복원 필요성 이끌어 만족"

"전라삼현승무를 복원하고 재현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문헌적 근거를 찾고 싶었지만, 발견하지 못했어요. 승무가 이미 국가 또는 지방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고 각 지방마다 특색있는 승무가 다양하게 공연되고 연구되는 상황에서 전라삼현승무에 관한 연구는 전무하다는 게 안타까웠죠."최근 '전라삼현승무 복원의 의의 및 미학적 특성'으로 전북대학교 대학원 체육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문정근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 박금슬, 한영숙, 이매방으로부터 승무를 내려받은 그는 2003년부터 전라삼현승무 복원에 매달려 왔다.전라삼현승무는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전승된 전라삼현육각에 맞춰 승무를 추는 것으로, 정자선을 정점으로 그의 아들 정형인에게 전수됐다. 정형인은 전주농고에서 학생들에게 승무와 삼현육각, 농악을 가르쳤지만, 시대적 환경과 전수자들의 타계로 전라삼현승무는 1972년 자취를 감췄다.문단장은 정형인의 제자인 전광옥으로부터 정자선-정형인-전광옥으로 이어지는 계보와 정자선-박금슬-문정근으로 이어진 전라삼현승무의 계보를 찾았고, 2005년 무대화에 성공했다. 물론, 구전에 의해 즉흥적이고 도제적 방법으로 전승된 춤을 복원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끊겨버린 전라북도만의 전통춤을 되살려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인정받았다. 그는 "수많은 원로예술인들이 전라삼현승무 복원이 예술적·역사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전라삼현승무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춤사위 복원과 함께 학문적 연구가 절실했다"고 덧붙였다."과거에는 각 지역마다 지역색이 반영된 춤들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교류가 활발하다 보니 전국적으로 공통된 춤사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에 전라삼현승무는 어느 승무보다도 고제(古制)의 춤사위를 가지고 있죠. 특히 전라삼현육각이라는 지방 특색이 확실한 반주음악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이번 논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발품을 팔아 완성한 것. 전승자들의 자손을 일일이 찾아다녔으며, 고증된 춤사위를 무보(舞譜)로 완성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공연장을 두차례나 대관하기도 했다. 또한 전문가집단에게 전라삼현승무를 DVD로 보게 한 뒤 델파이기법을 사용해 복원된 전라삼현승무의 미학적 특징을 분석했다."지역문화의 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라삼현승무의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강조한 문단장은 "복원된 전라삼현승무의 모든 춤사위가 정자선이 체계화한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8.12 23:02

도립미술관, 일반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 운영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2010 하반기 일반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이론 수업(9월7일~11월9일 매주 화요일 오후 2시30분)은 '서양 미술의 이해'를 주제로 꾸려진다. 미술사에 문학, 음악, 철학 등을 접목시켜 서양 미술을 쉽고 재밌게 이해하는 과정. 미술관·박물관 답사와 전시 관람도 이어진다.실기 수업은 서양화·한국화·디지털사진 과정으로 이뤄진다. 서양화 과정(9월7일~11월30일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은 김향숙 중앙대 예술대학원 겸임교수가 인물·동식물을 대상으로 한 연필 스케치를 비롯해 채색 풍경화 그리기를 지도한다.디지털사진 과정(9월1일~11월24일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은 사진작가 박성민씨가 맡는다. 디지털카메라 렌즈의 원리와 특성을 이해하고, 직접 촬영해보는 코스. 로버트 프랭크, 윌리암 클라인씨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한국화 과정(9월2일~11월25일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서는 한국화가 홍성녀씨가 몰골법·발묵법·구륵법 등 다양한 기법과 여러 꽃들을 사군자 기법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들의 실기 결과물은 12월말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작품 발표회로 선보일 계획. 수강 신청은 11일부터 선착순으로 이뤄진다. 이론 수업은 50명, 실기수업은 각각 25명씩 모집한다. 수강료 무료. 문의 063) 290-6888 www.jbartmuse.go.kr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8.12 23:02

[용담댐 담수 10년, 빛과 그림자] 수몰지구를 예술로 승화시켜 온 이들

한국화가 김학곤씨를 비롯해 용담 수몰지구를 예술로 승화시켜 온 이들이 있다.대표적인 인물은 진안 '망향의 광장'에 세워진 '망향비룡탑'에 새겨진 시 '물에 묻고 가슴에 묻고'를 쓴 원로시인 허호석. 진안예총을 만들고 5년 동안 이끌어오다 최근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그는 물에 잠긴 상전면이 고향이다. "고향이 있어 오늘날 내가 있다"고 말하는 그는 '용담호'라는 시를 쓰고, 5~6년 전에는 노래를 만들어 CD를 보급하기도 했다. 그는 "북쪽이 고향인 사람들은 통일이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영원히 고향을 상실한 실향민으로 아픈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며, 요즘에도 자주 용담호변에 나가 시를 쓰거나 옛날 생각에 잠기곤 한다.창작극회가 2008년 9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공연한 연극 '꿈꾸는 슈퍼맨'은 댐 건설로 터전을 잃고 비켜나 살거나 흩어져 간 사람들의 향수와 욕망에 관한 이야기였다. 태어난 곳은 충남 금산이지만, 청소년기를 용담 면소재지에서 보낸 곽병창 우석대 교수가 쓰고 연출한 작품. 곽교수는 "아버지가 용담국민학교 교사 생활을 오래해 용담은 나에게 고향이나 마찬가지"라며 "언젠가 한번쯤은 고향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단순히 향수만으로 고향을 그리기에는 시대에 맞지 않을 것 같아 개발과 고향이라는 두 지점에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신하균 김희선 주연의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2003) 역시 용담댐 때문에 탄생한 작품이다. 진안이 고향인 김정권 감독은 용담댐을 건설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곧 고향을 잃은 사람들을 어떻게 그려나갈까 생각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감독이 직접 초고를 쓴 이 영화는 지명이 명확하게 등장하지는 않지만, 주인공 '소희'와 '승재'의 고향이 수몰지구로 설정됐다.광양제철남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중견 수채화가 이상권씨도 진안의 수몰지구가 고향이다. 그의 수채화 속 풍경에는 고향에 대한 회귀 본능이 녹아들어가 있다.그밖에도 서예가이자 향토사학자인 이용엽 선생(정천면 출생)과 현재 용담호미술관 관장을 맡고 있는 서예가 여태명 원광대 교수(백운면 출생), 밀리언셀러 「풍수」의 작가 김종록씨(주천면 출생) 등은 수몰지구가 고향은 아니지만, 고향과 용담댐 수몰지구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8.12 23:02

[용담댐 담수 10년, 빛과 그림자] ⑧용담댐과 예술가들

열여섯에 진안 용담으로 시집왔다는 늙은 할머니는 그의 그림 앞에서 기어이 눈물을 찍어냈다. 징용으로 끌려간 남편을 한없이 기다리던 마을 입구, 시집살이에 남몰래 눈물을 훔쳤던 고샅이 그 속에 있었다. 할머니의 사라진 고향은 이제 그의 화폭에서만 존재했다.사람들의 기억 속에 가장 많이 남아있는 상전면 원월포리마을을 비롯해 용담면 소재지, 안천면의 담배건조장,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던 정천면 오동리 호학마을의 가을, 눈 덮인 상전면 블로티마을…. 지금은 물에 잠긴 진안군 상전면이 고향인 한국화가 김학곤씨(51)는 자신의 탯줄을 묻은 용담댐 수몰지구를 그린다."당시 우리 부모님이 고향에 살고 계셨는데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고향이 수몰된다고 할 때에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한 두 채씩 주변 집들이 사라지고, 큰 정자나무가 한 두 그루씩 없어지는데, 다 사라진다는 생각이 드니 가슴이 덜컥 내려앉더군요. 그 때 고향에 대한 향수만을 가지고는 살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내 고향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은 그림 밖에 없었습니다."용담댐을 막기 전,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해 가기 시작할 무렵부터 그는 고향을 사진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관공서에서 나온 사람으로 오해받아 멱살을 잡히면서도 걸음 걸음마다 고향의 구석구석을 눈과 마음에 새겼다. "내 발자국 하나 하나가 여기에 남아 물 속에 묻힌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발품을 팔 수밖에 없었다."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 진안군에 의뢰를 했더니 사람들이 이미 사진으로 많이 찍어놨는데 뭐하러 그림을 그리냐고 하더군요. 심지어는 초라한 동네를 보여줘서 뭐하냐, 누워서 침뱉기다 라는 말도 들었어요. 그럴 때마다 그림은 그리는 사람이 어떻게 정신을 쏟느냐에 따라 화장실을 그려도 아름다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는 사람의 기와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이죠."그림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보통 300호가 넘는 대작인데다가 과감한 필력 보다는 세필로 촘촘하게 반복작업을 하는 일이 많다 보니 팔이 아프고 어깨가 굳어 심지어 세차례나 병원에 입원을 했다.그렇게 1999년 진안군 기획으로 '삶의 고향, 마음의 고향'이란 전시를 열게 됐다. 그동안에도 고향을 소재로 한 작품을 내놓기는 했었지만, 용담 수몰지구를 본격적으로 보여준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2009년 가을에는 서울에서 '삶의 땅, 사라져간 고향이야기-삶의 고향, 마음의 고향'을 주제로 한 '진안 용담댐 수몰 기록화전'을 열었다. 10년 사이 그의 작품은 많이 변해있었다."단순한 풍경화라기 보다는 기록화성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되도록 속속들이 그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쓸쓸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고, 집이 한 두 채 가려지더라도 풍성하게 그리자고 마음을 바꿔 먹었습니다."10년 전에는 먹으로만 가을이나 설경 위주로 그렸다면, 최근에는 색을 넣어 생기 넘치는 여름 풍경을 그리고 있다. 그는 "고향을 잃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기억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마을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듯한 마을의 오래된 나무를 중심으로 고향을 그릴 생각이다. 용담댐 주변의 현재 모습도 화폭에 옮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그가 그려온 용담 수몰지구 그림들이 한 곳에 모아지는 것. 그래서 수몰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향은 어머니 품과 같은 곳이잖아요. 싫든 좋든, 물질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든 안되든, 언제든지 갈 수 있고 따뜻하게 안아준다면 그것이 바로 고향이지요. 어머니 품과 같은 마음을 제 그림에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타향살이에 위로라도 된다면 더 바랄게 없겠고요."용담댐 담수 10년. 물 아래에는 아직도 그 때 그 고향이 있을까. 그가 그리는 그림이 역사가 되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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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8.12 23:02

'세계도서관정보대회' 예테보리서 개막

세계 도서관계의 올림픽으로 일컫는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 제76차 대회가 10일(한국시각) 스웨덴 남동부 항구도시인 예테보리에서 개막해 오는 15일까지 열린다. 국제도서관연맹(IFLA)이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전자책 성장과 디지털 환경 변화에 발맞춰 '지식의 자유로운 이용(Open Access to Knowledge)'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회원국 147개국 도서관계 인사 4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한국에서는 김봉희 대통령 직속 도서관정책위원회 위원장과 이은철 한국도서관협회장, 모철민 국립중앙도서관장, 유재일 국회도서관장, 방선규 도서관정책기획단장, 이현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 등 70여 명이 참가했다. 앨렌 R. 티세 IFLA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식 이용은 상상력과 창조성의 세계를 열고, 그렇게 함으로써 한 사람의 진보는 사회 전체의 진보가 된다"고 강조했다. 수도 스톡홀름에 이은 스웨덴 제2 도시지만 인구 50만명에 지나지 않는 중소도시인 예테보리 시내 곳곳에는 대회 개막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으며 시내 호텔은 WLIC 특수를 누리는 모습이다.올해 도서관정보대회에서는 언어별 도서 정보 구축과, 다문화 시대의 도서관 역할, 디지털 자료의 활용 등이 주요 논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청소년 도서정보 취합과 장애인 정보 평등을 위한 도서관 기능에 대한 각국의 견해와 정책이 협의 과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모철민 관장은 전했다. 이번 대회는 구체적으로 ▲도서관 진흥사업, 저작권 및 기타 법률 관련 사업 ▲정보 접근 및 표현의 자유 사업 ▲도서관 자료 보존ㆍ복원 사업 ▲디지털 전략에 관한 국제도서관연맹과 세계도서관장회의 협력사업 ▲국제 자동화 목록 포맷 사업의 추진 전략 등을 수립할 예정이다. 한국 참가단은 대회 개막식 참가에 이어 이날 오후 6시 '한국인의 밤' 행사를 열어 각국 도서관계 인사를 초청한 만찬을 여는 한편, 대회 기간에는 각국 국립도서관장과 업무협약도 체결한다. 영국국립도서관과는 소장 고서의 디지털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국ㆍ일본측 국립도서관과는 '디지털도서관 이니셔티브(CJKDLI)' 협정을 맺는다. 한국은 2006년 '문명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지식정보의 광장'을 주제로 한 제72차 세계도서관정보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모철민 관장은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도서관의 역할이 지식 평등과 다문화 수용 등으로 확대ㆍ발전하는 중"이라면서 "이번 대회는 한국 디지털도서관 역량을 세계무대에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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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1 23:02

네티즌 선정 올해 '한국 대표작가'에 이외수

작가 이외수(64) 씨가 네티즌이 뽑은 올해 '한국의 대표작가'로 선정됐다. 인터넷서점 예스24는 지난달 9-31일 '제7회 네티즌 추천 한국의 대표작가' 온라인 투표를 실시한 결과, 이외수 작가가 4만3천360명의 투표 참가자 중 1만3천41표(15.7%, 복수응답 가능)를 얻어 1위에 올랐다고 9일 밝혔다. 이씨는 '외뿔' '하악하악' '장외인간' '청춘불패' '아불류 시불류' 등의 베스트셀러를 냈다. 예스24는 이씨의 작품 영어 번역본을 250여 개 세계 도서관에 기증해 해외 홍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2위는 신경숙(14.6%), 3위는 고은(9.8%) 작가가 선정됐으며 김훈(9.5%), 이문열(9.4%) 작가가 뒤를 이었다. 이번 투표는 박경리, 조정래, 박완서, 황석영, 조세희, 공지영 등 역대 선정작가와 작고 작가를 제외하고 이뤄졌다. 올해 '한국의 젊은 작가' 부문에서는 최근 신작 소설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를 출간한 김영하 작가가 9.4%로 1위를 차지했다. '2010 한국인 필독서' 부문에서는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가 13.1%로 1위였다. 한편, 예스24는 오는 26-28일 네티즌 200여 명을 초청해 이외수, 김영하 작가와 함께 '향수'의 정지용 문학관, '병든 서울'의 오장환 문학관 등을 둘러보는 '충청도 문학캠프'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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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8.10 23:02

"올레길도, 인생길도 천천히 걸어요"

"자연과 눈맞추며 느리게 걷다 보면 삶의 태도가 달라져요."전국에 '올레 열풍'을 일으킨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북하우스 펴냄)을 출간했다. 제주 올레 길을 개발한 서 씨는 이 책에서 올레 길을 걸으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 씨는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올레 길을 통해 치유 받은 사람들의 사연을 그냥 묻혀두기엔 너무 아깝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서 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올레는 집 대문에서 마을 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을 뜻하는 제주도 말. 제주 출신으로 시사저널 편집장과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을 지낸 서 씨는 2007년 9월부터 제주 도보 여행 코스인 '올레'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한 올레 코스만 21개 코스, 340km에 이른다.올레 길을 내는 첫 번째 원칙은 기계를 사용해서 길을 내지 않는다는 '안티 공구리'(자연친화)라고 서 씨는 표현한다. 손으로 돌을 옮기고 땅을 고르고 흙을 다져 사람 한 명이 지날 수 있는 좁고 아늑한 길을 낸다. 서 씨는 "올레 길이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은 자원 봉사자들을 주축으로 한 사람들의 땀방울로 만든 길이었기 때문"이라면서 올레 열풍에 편승해 도로를 뽑아내듯이 올레 길을 만드는 일부 지자체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서 씨는 올레 길은 '놀멍 쉬멍'(놀며 쉬며), '꼬닥꼬닥'(느릿느릿 천천히) 걷는 길이라면서 현대인이 잃어버린 느림의 지혜를 강조한다. "사람들을 외롭게 하고 힘들게 하는 가장 큰 병이 빨리빨리, 성공 강박증이에요. 그동안 너무 빨리 현기증 나게 달려왔어요. 이제 천천히 걸으면서 되돌아볼 때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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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0 23:02

中 사진예술대상 작품 표절 의혹

중국의 전국 규모 사진예술 전시회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한 작품이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고 중국 양자만보(揚子晩報)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작품은 2010년 제23회 전국 사진 예술전람회에서 예술부문 금상을 수상한 후난(湖南)성 출신의 사진작가 허우셰(侯謝)의 '내일의 현실(明天的現實)'이란 사진이다. 이 작품은 한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10년전에 구매한 사진집에 수록된 무명작가의 사진과 좌우만 바뀌었을 뿐 너무나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장(鎭江)에서 광고회사를 경영하는 장쑤(江蘇)성 사진가협회 회원인 천롄쥔(陳聯軍) 사장은 '중국섭영(中國攝影)'이란 잡지 8월호에 올해의 수상작이 실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예술부문 금상을 받은 이 작품이 자신이 소장해 온 무명 작가 사진집 52쪽에 실린 사진과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사진의 왼쪽과 오른쪽이 반대로 돼 있다는 것과 수십장의 새 사진이 있고 없고의 차이뿐이었다. 천 사장은 사진집 구매당시 함께 얻은 CD를 열어 포토샵으로 좌우를 뒤집어본 결과 두 사진이 완전히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 이를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공개하는 한편 주최측에 표절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중국 사진가협회 회원인 왕녠웨(王念約)씨는 "표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협회의 회원인 황량칭(黃良淸)씨도 "원작 사진에 없는 새 사진은 아마 포토샵을 통해 2차 수정이 가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혀 조만간 표절 여부가 직접적으로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문은 중국에서는 과거에도 사진전시회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바 있지만, 당사자들이 크게 처벌받지 않는 바람에 표절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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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8.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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