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In, 건강人] 말라리아,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
말라리아는 현재 가장 흔한 열대 지방 감염질환 중 하나이다. 말라리아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5억명이 감염되어, 이 가운데 약 2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질병이다.우리나라도 최근 해외여행객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외국에서 말라리아에 감염되어 귀국하게 되는 해외 유입형 말라리아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말라리아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있다. 또한 1970년대 이후 소멸되었다고 생각되었던 국내 발생 말라리아가 급증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학질모기)가 사람을 물어서 감염된다. 말라리아 원충은 삼일열(P.vivax), 열대열(P.falciparum), 사일열(P.malariae), 난형열(P.ovale)의 네 가지가 있는데, 국내에서 유행하는 원충은 삼일열이며, 치명률은 낮다. 반면, 네가지 원충 가운데 치명률이 가장 높은 것은 열대열이며, 최근 전북지역에서 2명의 젊은 생명을 앗아간 것도 이 열대열이었다.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삼일열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의 일반적인 증상은 주로 밤에 발생하는 고열과 오한, 두통, 전신적인 통증 및 구역이 있다. 발열은 하루 동안 없다가, 다시 발열, 발한 후 해열을 반복하는 하루걸이 형태를 취한다. 열대열 말라리아는 초기 증상은 삼일열과 비슷하나, 발열의 주기성은 불분명하고 발열, 오한, 기침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중증의 경우에는 황달, 응고 장애, 신부전, 간부전, 쇼크, 의식 장애나 섬망등의 급성뇌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은 경우 사망률은 10% 이상이며, 치료해도 1~3% 의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진단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직접 말라리아 원충을 확인하는 말초혈액도말법으로 한다.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삼일열 말라리아의 치료 약제는 클로로퀸이다. 그러나 치명률이 높은 열대열 말라리아는 대부분 클로로퀸에 내성을 가지고 있어 클로로퀸으로 치료하지 않고 메플로퀸, 퀴니네, 그리고 독시사이클린등으로 치료 할 수 있다.말라리아에 걸린 후 신속한 진단 및 치료를 하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큰 합병증 없이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진단 및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역시 예방이다. 가능한 예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개인적 보호법과 항말라리아제를 투여하는 예방적 화학요법이있다.개인적 보호법으로는1) 모기 기피제를 사용한다.2) 모기장을 이용하고, 자기 전에는 모기약을 뿌린다.3) 야영지, 숙소 주변의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를 제거한다.4) 여행 중 충분한 휴식과, 음식을 섭취하고 술과 담배는 자제한다5) 말라리아 모기의 활동이 활발한 해질 무렵에서 이른 아침까지 외출을 가능한 삼간다. 외출 시에는 가능한 긴 팔, 긴 옷을 입는다.예방적 화학요법으로는1) 클로로퀸 감수성 지역을 여행할 경우 : 클로로퀸을 여행을 떠나기 전 1~2주 전부터 복용을 시작하고, 유행 지역을 떠나 귀국해서도 1달간 복용한다.2) 클로로퀸 내성 지역을 여행할 경우(대부분의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 : 클로로퀸을 투여해서는 안된다. 메플로퀸(mefloquine)을 여행하기 1~2주 전부터 1주 간격으로 1알씩 복용하기 시작하고, 유행지를 떠나 귀국한 후에도 4주간 계속 복용한다. 메플로퀸을 복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을 여행하기 1~2주 전부터 매일 복용하고, 귀국 후에도 4주 동안 복용한다. 메플로퀸은 임신 초기에는 복용하지 않으며, 독시사이클린은 임신부 및 8세 이하의 소아에게는 투여하지 않는다.최근 해외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 말라리아가 급증하고 해외 유입 말라리아 또한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고있다. 해외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반드시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외 여행에 대한 여러 가지 건강 정보를 줄 수 있는 대표적인 국내 웹사이트는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http://www.cdc.go.kr/)의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이며, 이곳에 들어가면 각 지역별로 자세하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더 정확한 정보를 원하는 경우에는 미국 질병관리본부 여행자 건강(http://wwwnc.cdc.gov/travel/destinations/list.aspx)에 들어가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말라리아 외에도 광견병, 파상풍, 급성 A형 간염, 장티푸스, 그리고 이질 등의 해외 여행 관련 감염 질환들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이런 질환들은 예방 접종이나 화학요법 등으로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까운 병, 의원을 찾아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또한 해외 여행에서 귀국한 후에 고열, 설사, 두통등의 임상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즉시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건강한 삶을 지켜내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이창섭(전북대학교 감염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