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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머리 아닌 가슴으로 쓴 '11남매 이야기'

"글 쓰는 일이 들에 나가 꼴 베는 일보다 어렵다고 말하던 형이 글을 쓰게 된 것은 가슴이 시켰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족은 머리로 쓰지 못하고 가슴으로 글을 썼습니다. 그래서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문장 연결이 어색하고, 표현도 세련되거나 매끄럽지 못하지요."남원 대강이 고향인 한 가족의 이야기. 「11남매 이야기」(수필과비평사)를 엮은 11남매의 막내 김영관씨(39·정읍제일고 국어교사)는 "가슴으로 쓴 글, 머리로 보지 말고 가슴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11남매 이야기」는 작게는 가족문집이지만, 낮에 '삐비(봄에 잔디에서 돋아난 새순)'를 뽑아두었다가 밤에 길쌈하는 부모님 입에 한 입씩 가득 까넣어 드렸던 기억, 표를 사지 않고 열차를 타고는 표검사를 할 때면 자는 척을 했던 기억 등 60~70년대를 살아온 우리 이웃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때로는 한숨 섞인 눈물이 한가득 고이기도 하지만, '우리 엄마는 자식을 11남매를 참 절묘하게 잘 맞추어서 생산하셨다. 아들 일곱 사이사이에 딸 넷을 띄엄띄엄 낳아 가사일을 돕도록 했다.' '어린아이는 자다가 치일까 각자 자식들을 배 위에 올리기도 하고 (…) 조금이라도 공간이 확보되면 먼저 누운 사람의 발가락에 코를 대고 누워야 했다.' '우리 엄마는 버스 앞문으로 올라가 뒷문으로 내려도 멀미를 하시기에' 등 정겨운 표현에 웃음도 난다. 일흔두편의 이야기마다 늦가을 쑥부쟁이처럼 작지만 강인한, 삶에 대한 열정과 본능이 실려있다."세상에 참으로 많은 글감이 있지만, 우리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글감으로 택했습니다. 수많은 글감 가운데 가장 가치있고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어느 가족이든 들어보면 그 내용과 사연이 절절하지 않은 이야기가 없겠지만, 형제들이 보내온 원고를 손보면서 '어느 위대한 작가의 글보다 진실하고 생동감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2001년부터 인터넷에 가족 카페(http://cafe.naver.com/love7290)를 만들어 안부도 전하고 대소사도 의논해 왔지만, 없는 살림에 자식 수가 많다 보니 이야기도 많다.이번 문집은 10여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것. 2003년 어머니 진매순씨가 작고한 데 이어 올 여름 아버지 김병주씨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서두를 수 있었다. 글은 영관씨 남매 신기·정순·영기·영복·영식·경순·영일·영순·영권·경희씨와 김씨의 큰형수 이희순, 둘째형수 진정애, 둘째사위 신점수씨가 썼다. 원고를 정리하고 묶는 일은 고등학교 국어교사이자 지난해 시집 「박새 몇 마리 귓속에 살다」를 펴낸 영관씨가 맡았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10.06 23:02

노벨상 2009 시즌 개막

올해 노벨상 시즌이 시작됐다. 스웨덴 한림원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5일 생리의학상에 이어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수상자 발표 일정이 다가옴에 따라 예년과 마찬가지로 갖가지 추측과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노벨위원회는 역대 최다인 205명의 평화상 후보자 가운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고, 가이르 룬데스타드 노벨연구소장은 "좋은 후보자가 많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위원회는 평화상 수상자를 최종 결정하기 전 두 차례 더 만날 계획이다. 이렇듯 평화상 부문에서 유력 후보자조차 불거지지 않는 가운데 올해는 "전통적인" 인물에 영예가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노벨평화상이 환경주의자, 기후변화 반대론자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지만 다시 좁은 의미의 인류 평화에 기여한 인물이 선정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노르웨이국제문제연구소(NUPI)의 얀 에겔란트 소장은 AFP와 인터뷰에서 "노벨위원회가 평화의 전통적인 의미로 돌아가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자 리스트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콜롬비아 반군에 6년간 붙잡혔다가 지난해 구출된 잉그리드 베탕쿠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성폭행 피해 여성을 돕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 데니스 무퀘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집속탄 사용 금지 인권단체인 '집속탄반대연합'과 '핸디캡 인터내셔널'도 후보에 올랐다. 또 노벨문학상의 경우 스웨덴 한림원이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할 것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고은 시인과 함께 스웨덴의 토머스 트란스트로메르, 시리아의 아도니스 등이 거명됐다. 일각에서는 1990년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 이래 수상자를 내지 못한 스페인어권 작가가 뽑힐 차례라면서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에 한 표를 던졌다. 온라인 베팅사이트 래드브록스는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가 4대1의 승률로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작가로는 고은 시인 외에 소설가 황석영씨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와 르 클레지오로부터 수상권 작가로 언급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경제학 등 과학분야 노벨상은 지금까지 미국 학자들이 점령하다시피 해왔다. 그러나 이들 분야의 노벨상이 1901년 제정 당시 과학 분류에 기초한 것으로, 생명과학과 환경학 등 새롭게 주목받는 분야를 아우르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10명의 연구자는 노벨재단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노벨상 분야가 생태학, 심리학, 진화생물학, 공중위생 등 현대과학의 광범위한 분야에 걸맞지 않다면서 적어도 환경과학과 공중위생학의 두 부문에서 노벨상을 새롭게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는 6개 분야별로 1천만 스웨덴크로네(약 16억8천만원)의 상금을 받게 되며 최대 3명까지 복수의 수상자가 나올 때는 이를 나눠 갖는다. 한편 노벨위원회는 매년 분야별 발표 직전 수상자가 언제, 어디에 있건 '일방 통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일부 수상자는 친지나 기자들로부터 낭보를 전해듣기도 한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0.05 23:02

[행사·축제] "한글은 제2의 모국어" 외국인들 한글 실력 뽐낸다

전북대학교 언어교육원(원장 왕철)이 주최하고 전북일보가 후원하는 '제1회 외국인글쓰기한마당'이 9일 전북대 진수당을 중심으로 개최된다.훈민정음 창제 563돌과 전북대 언어교육원이 전북지역 TOPIK(외국인을 위한 한국어능력시험) 시행기관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처음 열리는 '외국인글쓰기한마당'은 2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도내 거주 외국인 전원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대회라는 점에서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다.전북대 언어교육원 한국어교육센터 이태영 센터장은 "그동안 한국어말하기대회나 이주여성 글짓기대회 등은 열린 바 있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글쓰기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며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표현 능력을 높여주는 것은 물론, 회화 중심의 한국어 교육에서 보다 수준 높은 한국어 교육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외국인글쓰기한마당'은 9일 오전 9시 전북대 진수당 앞에서 개막한다.이날 글쓰기 주제를 발표, 오전까지 원고를 마감하고 오후 1시30분 부터는 한글날 기념특강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한국어'가 진행된다. 이 센터장이 직접 강사로 나서는 한글날 기념특강은 전라도 사투리나 외국인이 꼭 알아야 할 고사성어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이어 '간단 한국어퀴즈 시간'도 마련된다.참가자 전원에게는 기념품과 중식이 제공되며, 최고상인 으뜸상 1명에게는 100만원과 전북대 총장상이 수여된다. 버금상 50만원, 딸림상 20만원, 추킴상 10만원 등 총 상금 규모는 360만원이다.'외국인글쓰기한마당' 참가를 희망하는 외국인은 전북대 언어교육원 한국어교육센터(063-270-2455)나 홈페이지(lec.chonbuk.ac.kr)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10.05 23:02

세계 최고 글 뽑는 문자올림픽 열린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는 어느 나라 글일까. 제84회 한글날을 앞두고 세계 유수의 언어학자들이 모여 역대 최고(最高)의 문자를 뽑는 대회가 내달 5~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기독교연합회관 등에서 열린다. 글로벌신학대학원대학이 주최하고 한글학회 등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는 이집트와 중국, 그리스, 인도, 아랍, 몽골, 일본 등 15개국 학자 16명이 참가한다. 이들에게는 각자 1시간씩 각국 고유문자의 우수성을 강변할 시간을 주며, 심사는 미국과 캐나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8개국 학자들이 맡는다. 평가항목은 해당 문자의 탄생 시기와 글자수, 사용의 편리성, 학습의 용이성, 발전잠재력 등이며 얼마나 다양한 소리를 담을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한글' 발표자로 나선 이현복 서울대 언어학과 명예교수는 "각국의 뛰어난 언어학자들이 발표자와 심사위원으로 나섰기에 상당히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 본다. 한글의 우수성이 제대로 평가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세계문자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문자의 우열을 가리는 공식 대회는 세계 첫 사례"라며 "이번 행사가 전세계에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문자가 없는 나라에 한글을 전파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0.01 23:02

[한가위 특집] 박물관·미술관서 역사의 향기 느껴보세요

<< 천년의 서정이 느껴지는 전북. 천년의 전통을 느끼기 위해 천천히, 야무지게, 해찰하며 걸으려면 전시장 만큼 좋은 곳이 없다. 추석에 가볼 만한 좋은 전시들을 추렸다. 사리장엄 발굴로 관심을 모은 익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은 리모델링 중.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은 백제에 가려진 마한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기획특별전 '마한, 숨쉬는 기록'을 열고 있다. 54개국 연맹체로 이뤄진 마한은 진한·변한과 더불어 삼한을 이끌었을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했지만, 세력이 약화되면서 백제 공격을 받아 스러졌다. 전남 나주에서 대형 항아리로 만든 옹관묘가 발굴되자, 마한이 6세기 중반까지 존재했을 지도 모른다는 학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태.'마한, 그 시작', '삼한의 으뜸, 마한', '마한, 삶과 신앙', '백제 속의 마한'으로 시기별로 분류, 총 320여점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는 11월29일까지 계속된다.'한가위 민속 놀이 마당'도 운영된다. 10월 2일∼4일까지 윷놀이와 제기차기, 팽이차기 등을 비롯해 징, 북, 장구 사물놀이 악기 체험, 동전 던지기, 딱지 체험이 준비됐다. 문화사랑방(오전11시, 오후2시)에선 '웰컴투 동막골(10월2일)','가필드(10월3일)','각설탕(10월4일)'을 상영, 가족 모두가 훈훈한 정(情)을 느낄 수 있다. 063)223-5651.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은 조선시대 한글 완판본의 역사를 이어받아 한글을 디자인으로 승화시킨 '한글·디자인'展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캘리그래피(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 타이포그래피(활판으로 하는 인쇄술), 한글공예, 한글소설을 전주 완판본과 손으로 배껴 쓴 필사본, 순수 미술작품으로 꾸려졌다.여태명 원광대 교수의 한국인 정서를 담은 민체와 질감을 살린 손글씨 작품 '해찬솔', 독특한 서체를 CI(기업 이미지 통합)와 BI(브랜드 이미지)로 연결시킨 김두경씨의 작품 '밥' 등 캘리그래피 작품 80여점이 전시됐다. 전시기간은 10월18일까지로 연장됐다. 063) 280-4354.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과 전주시는 전주시 환갑 60주년을 맞아 '발산에 돋는 해, 60년 전주를 이끌다!'展을 열고 있다. 10월 10일까지 역사박물관 기증기탁실과 기획전시실. 이번 전시는 전주시의 60년을 회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시정','경관','사람','문화'로 분류된 총 250여점 자료 및 사진들로 꾸려졌다.'추석 맞이 세시 풍속 한마당 - 온고을 한가위 잔치'도 놓칠 수 없다.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하늘마당에서 열리는 한마당은 칠교놀이, 추석 차례상 차려보기 등 실내놀이와 윷놀이, 투호놀이 등 야외놀이로 꾸려진다. 즉석 사진 촬영(오전10시∼오후5시)도 선착순으로 150가족에게 주어진다. 가족 영화 상영(오후 2시∼4시)인 '마다가스카 2(10월2일)','돈키호테(10월3일)','스피드레이서(10월4일)'도 꼭 챙길 것. 063)228-6485~6.전주목판서화체험관(관장 안준영)은 안준영 관장이 지난 30여년간 복원·창작한 현존 한글 문헌과 완판본 한글소설 별춘향전, 구운몽을 비롯해 고려가요인 가시리, 청산별곡 등을 상설 전시한다. 10월3일은 휴관.강암서예관은 서예의 정신과 선비의 자세를 제일로 품었던 강암 송성용(1913~1999) 선생의 유작을 전시해 놓고 있다. 소장품의 대부분이 서화와 편지류. 063) 280-7442.고창판소리박물관은 판소리 이론가이자 개작자, 후원가였던 동리 신재효 및 진채선, 김소희 명창을 기리고 판소리 전통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동리 신재효 고택 자리에 설립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유성기 음반은 500여점. 김소희 명창이 돌아가실 때까지 소장했던 유성기 음반 50여점도 보관돼 있다. 063)560-2761.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10.01 23:02

[한가위 특집] 한가위, 전주 한옥마을 "전통 민속놀이 어때요"

오고 가는 계절과 수인사도 못하고 지나간 사이 가을이 깊어졌다. 키 낮은 담장 아래로 옛 시간들이 천천히 흘러가는 전주한옥마을이 추석 손님 맞을 채비에 부산해진다. 전주전통문화센터, 전주전통술박물관, 최명희문학관, 우석대 전주한방문화센터, 전주공예품전시관,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전주목판서화체험관, 승광재, 아세헌…. 기와 능선 이어지는 따스한 창호지 불빛 만으로도 옛 것에 대한 향수가 가득한 곳. 한 집 건너 이어지는 놀이마당으로 마구 가는 시간은 장담할 수 없다.▲ 전주전통문화센터 : 국악마당·영화상영굴렁쇠 굴리기는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 경업당 넓은 마당이 제 격이다. 판소리 가락이 너울거리는 이곳은 매주 혼례가 치러지기도 하는 곳. 전통문화센터가 추석을 맞아 민속놀이와 국악공연, 공짜영화까지'알토란' 같은 선물 꾸러미를 준비했다. 한가위의 어원이나 유래, 차례상 진실에 관해 알아보는 '차례상 전시 및 전통세시풍속 이야기'(10월2일 오후1시)는 '귀동냥'으로도 배워갈 게 많은 자리. 널뛰기, 투호 던지기, 굴렁쇠 굴리기 등 어릴적 추억을 되새겨보는 시간도 마련됐다.송편 만들기(10월2일 오후2시 음식마당)로 입은 즐거워지고, 한벽예술단의 국악 한마당(10월 2일 오후 3시 놀이마당)으로 신명을 더한다. 추억의 영화극장(10월2∼4일)에선 추억의 '로봇 태권 브이 시리즈'가 상영될 예정. 천연 손제정제 만들기(10월2∼3일)로 신종 플루 예방에도 신경을 썼다. 063)280-7042. www.jt.or.kr▲ 전주전통술박물관 : 전통주 시음회 마련향(香)으로 한 잔, 색(色)으로 한 잔, 약(藥)으로 한 잔.막걸리를 비롯해 전주이강주, 청주, 송순주 등 전통주가 와인·사케와 같은 외래주와 한 판 대결에 나서고 있다. 전주전통술박물관(관장 조시돈)은 추석을 맞아 10월3일부터 4일까지 전통주의 풍미에 취하는 시간을 갖는다. 술박물관 연구사들이 직접 빚은 국화주청주·호산춘 막걸리(10월3일 오후2시) 품평회를 비롯해 한약재 지초와 꿀을 가미한 증류주인 감홍로주 시음회(10월4일 오후2시)가 마련된다. 10월4일까지 송화백일주, 전주이강주 일부 품목은 10% 반짝 세일에 들어간다. 063) 287-6305. urisul.net.▲ 최명희 문학관 : '혼불'읽는 한가위꽃심 지닌 땅 전주에서 태어나 「혼불」을 남기고 소천한 소설가 최명희씨.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에 가면 눈과 귀를 적시는 「혼불」의 향기와 만난다. 최명희문학관은 추석을 맞아 전북 지역 86명의 문인들의 친필 원고를 전시하고, 손글씨로 직접 써보는 '수공의 힘을 새기는 빨간날' 을 운영한다. 「혼불」에 묘사된 한가위의 모습과 가을풍경을 담은 작품을 나누는 '「혼불」읽는 한가위'도 진행될 예정. '방석딱지 접기'는 「혼불」 글귀가 적혀있는 종이를 이용해 딱지를 접으면 한가위와 관련된 한편의 글이 완성되는 놀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엽서를 쓰면 문학관이 대신 전달해 주는 '문학관은 우체부'도 있다. 단, 10월3일은 쉰다.▲ 우석대 전주한방문화센터 : 사상 체질 진단신종 플루로 추석 나들이가 걱정된다면, 이곳에 눈을 돌려보자.우석대 전주한방문화센터가 10월2일부터 4일까지 오랜만에 추석 손님을 맞는다. 사상의학에 따른 체질 점검을 비롯해 따뜻한 한방차가 곁들여진 한방약족탕(발맛사지)도 체험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건강을 챙기며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듯. 전주시와 함께 꾸리는 총명한과 만들기(2~3일 오후 1시30분), 한방총명떡 메치기(10월3~4일 오후 1시30분)도 인기 코너. 한방비누·한방향기주머니 만들기 준비돼 있다. 체험비 4000~5000원. 063) 232-2500~2501. www.hanbangcenter.com.▲ 전주공예품전시관 : 가족 줄넘기 대회전주공예품전시관(관장 오영택)은 추석을 맞아 가족의 회합을 도모하는 자리를 마련한다.10월2일부터 4일까지 제기차기 대회(오후 3~5시)와 가족 단체 줄넘기 대회(오후 3~5시)를 통해 단합이 가장 잘 되는 가족간의 왕중왕을 가른다.마을과 가족의 평안을 기원한 솟대와 장승 만들기(오전 11시~12시)도 꾸려진다. 나만의 노트 만들기와 이미지 뱃지 만들기(오전 10시~오후 6시)로 재미를 더하면서, 맛있는 군고구마 간식도 즐길 수 있다. 저가부터 고가까지 한지로 격조을 더한 문화상품도 만나볼 수 있다. 063) 285-0002. www.omokdae.com▲ 전주목판서화체험관 : 목판화 엽서만들기전주목판서화체험관(관장 안준영)도 추석을 맞아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체험을 이어간다.예약을 하지 않아도, 목판화엽서 만들기, 고인쇄 & 목판화 찍기 체험이 가능하다.안준영 관장은 「심청전」 상권 30장의 목판 복각(復刻) 작업을 끝낸 상태. 조선시대 최고의 출판문화를 꽃피웠던 전주목판서화체험관에서 국내 대표 고전소설인 「심청전」 이 복원됐다는 사실은 출판문화의 맥을 다시 이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단, 10월3일은 휴무. 063) 282-5694. www.esan.co.kr▲ 전주한옥생활체험관 : 약선송편 만들기대청 다경루, 안채 단영원, 사랑채 세화관 등 '□'자형 전통가옥을 고스란히 살린 전주한옥생활체험관(관장 김병수).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은 전통문화사랑모임(대표 이동엽)과 함께 연잎, 호박꽃, 맨드라미와 햇밤과 햇콩이 가미된 약선 송편 만들기(2일 오후2시)를 준비한다. 체험비 3000원. 전주 한지로 만나는 연 만들기(2일 오후 4시)와 편지 쓰기(3일 오후4시)도 마련된다. 체험비 3000원. 조선시대 양반가의 삶과 풍류를 체험할 수 있는 한옥 구들방 대여도 가능하다. 문의 063)287-6300. www.jjhanok.com▲ 황손의 집 승광재 : 조선왕실 이야기고종황제의 왕자 의왕 11번째 아들인 이 석씨가 머물고 있는 황손의 집 승광재도 추석맞이 행사를 꾸린다.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오전10시부터. 이 석씨로부터 직접 듣는 황실 이야기는 살아있는 역사공부가 될듯. 팽이치기, 투호 던지기, 윷놀이와 함께 출출할 때를 대비한 군고구마, 송편과 전통차 간식도 즐길 수 있다.063) 283-0071. www.royalcity.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10.01 23:02

[한가위 특집] 그림같은 떡, 맛 좀 보실래요?

<< 저는 떡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이 얼마나 맛있다고요. 쫀득쫀득한 맛은 또 어떻고요.'밥 위에 떡' '어른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그림의 떡' '밥 먹는 배 다르고 떡 먹는 배 다르다' 등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 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우리 문화에서 제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겠죠?하지만 서구의 빵문화에 익숙해진 요즘 사람들은 '밥 위에 떡'을 '밥 위에 쿠키'로, '그림의 떡'은 '그림의 케이크'로 바꿔야 할 판입니다.맛도 있고, 영양도 있는 제가 빵에 밀려야 한다니요. 신문 정치면이나 사회면에 종종 등장하는 '떡값'이란 말도 그저 억울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제가 변하기로 했습니다. 올 추석에는 '떡값'이 아닌, 진짜 떡을 주고 받으면 어떨까요? >>점심을 먹고난 후에는 꼭 입가심으로 '별다방 커피'에 달달한 조각케이크를 먹어줘야 한다는 '된장녀'. 그녀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것이 바로 떡전문점이나 떡카페에서 파는 떡케이크와 떡도시락이다.떡을 케이크 모양으로 만든 떡케이크는 어느새 생일이나 결혼 축하 자리는 물론, 행사장까지 접수했다. 전통적인 멋스러움이 묻어나면서도 가격대도 다양해 선물용으로도 반응이 좋은 편. 크림과 버터, 마가린, 설탕 등이 듬뿍 들어가 있는 서양식 케이크에 질린 현대인들이 웰빙 바람과 함께 영양가가 높으면서도 칼로리가 낮은 떡케이크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한 입 크기로 포장된 떡을 층층이 쌓아올리는 정도였던 떡케이크도 진화하고 있다. 쌀가루로 만든 쉬폰케이크에, 연인끼리 선물하기 좋은 발렌타인떡케이크. 흑미와 콩, 팥, 밤, 단호박, 복분자, 녹차, 흑임자, 쑥을 넣어 만든 것도 이제는 구식. 선인장 추출 원료에 연잎 분말, 파인애플, 사과, 고구마, 건조살구, 심지어 초코칩과 코코아, 커피, 치즈, 요구르트 분말까지 떡케이크에 들어간다.여전히 낯선 떡도시락은 젊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 한 끼 밥상을 떡으로만 차려낸다는 말에 고개부터 갸웃거리게 되지만, 떡도시락 인기 메뉴인 샌드위치와 김밥을 보고 나면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다. "떡도시락에 웬 샌드위치?"하고 자세히 들여다 보니, 야채샐러드를 감싸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백설기. 일명 '김밥떡'은 김밥 모양을 닮은 떡으로 떡 속에 김치도 들어있다. 전북에서 떡도시락을 맛볼 수 있는 곳은 아직 없지만, 이미 수도권에서는 떡과 여러 밑반찬을 함께 싼 떡도시락에 마니아들까지 있다.떡은 아주 오래된 음식이다. 떡이 나온 시기를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청동기 시대의 유적인 나진초도 패총과 삼국시대의 고분 등에서 시루가 출토됐다고 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떡의 찰기가 사람과 사람을 심정적으로 연결시켜준다고 믿었는데, 제사상에 떡을 올리거나 수험생에게 찹쌀떡을 선물하는 전통이 오랜 역사 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만 봐도 일리가 있다.떡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시루에 쪄서 완성한 '찌는 떡'(백설기, 시루떡 등), 찐 떡을 떡판이나 절구를 이용해 쳐서 완성한 '치는 떡'(가래떡, 인절미 등), 기름에 지져서 완성한 '지지는 떡'(빈대떡, 전병 등), 찹쌀을 반죽하거나 빚은 후에 삶아내 고물 등을 묻혀 먹는 '삶는 떡'(경단 등) 등으로 나눌 수 있다.그러나 큰 시루에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시루번을 꼼꼼히 붙여 쪄내던 전통적인 방식의 떡은 현대인의 생활과 맞지 않다. 만드는 방법도 그렇지만, 어쩌다 한 번씩 떡을 할 때면 방앗간에 쌀 한 말씩 주문해 이웃들과 나눠먹던 관습 역시 개별화된 현대사회의 정서와 어울리지 않는다. 1990년 후반에 들어서면서 부터 한동안 떡문화가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 역시 그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2000년 초반 방앗간과는 개념이 다른 프랜차이즈 떡전문점이 등장했으며 공간 인테리어부터가 고급 카페나 와인바 못지 않은 떡카페가 문을 열기 시작했다. 작고 예쁘게 만들어 낱개로 판매하거나 차와 함께 제공하는 떡이 현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떡케이크나 떡도시락보다 먼저 나온, 찰떡 속에 아이스크림이 들어가 있는 '찰떡○○○'은 앞날을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을 가지고 있었던 셈. 그러고 보니 떡에 각종 해물을 넣어 맵게 요리한 해물떡찜이나 찹쌀을 이용해 얇게 뽑아낸 떡피에 보쌈고기나 삼겹살을 싸먹는 메뉴도 '떡의 진화' 아닌가.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10.01 23:02

[행사·축제] 가을 길목에서 만난 '잔잔한 詩'의 감동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커다란 실패가 있겠지만, 제겐 세 번의 실패가 있었습니다. 첫째가 문학의 실패였고, 둘째가 인생의 실패(선거의 실패), 연애 실패가 세번째 였습니다. 특히 석정 선생 문하에서 공부하면서, 최고의 미담을 노리는 시인으로서는 실패했다는 점이 늘 안타깝죠. 다만 실패는 성공을 다짐하는 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지난 25일 오후 3시 스타상호저축은행 부설 고하문예관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제16회 시와 소리의 만남'에 초대된 김정웅 시인은 자작시 '판소리', '선운사 바람소리', '안나의 강변'을 외워 낭송했다.고창 출생인 그는 판소리 고어체를 알아보기 쉬운 현대시어로 번역해 재조명했던 자신의 시집 「판소리」를 소개하며 "어렸을 적 고향에서 호구잽이 하면서 보냈던 시절을 추억하며 시 '판소리'를 썼다"고 설명했다.'안나의 강변'은 군 시절 위문편지로 외로운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여줬던 첫사랑을 소재로 한 시. 그는 "시와 관련있는 지인들이 여길 방문해 인사시켰는데, '안나의 주인공'만 빠져서 안타깝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평소 말을 아끼는 오창렬 시인(전주 상산고 교사)는 조심스럽게 자작시 '부부', '하섬에서', '천천히'를 읽어내려갔다.그는 고향 아랫집 사는 노부부가 장을 보고 멀찍이 걸어가는데 나중엔 하나의 소실점으로 되는 모습을 보면서 호들갑스럽지 않지만, 묵묵한 동행이 마음에 많이 남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하섬에서'는 술을 왕창 마시고 변산 앞바다 하섬에서 파도만 우두커니 바라보며 썼던 시라며 결국 문학은 대상과의 소통의 열망에 다름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이날 중요무형문화재 제83-나호 이리향제줄풍류 이수자인 김계선씨(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 단원)는 '15현 가야금 독주곡 흥''성금연류 가야금 산조'를 연주, 은은한 선율을 선물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9.28 23:02

[문학] 착한 시인이 들려주는 사람 사는 소리

소박하고 감성적인 시로 많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여온 함민복(47) 시인이 세 번째 산문집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현대문학 펴냄)를 출간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연재하기도 했던 글들 속에는 강화도에서 홀로 시를 쓰며 살아가는 시인의 소박한 일상과 착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다. 산문시 '눈물은 왜 짠가'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 등장하며 함 시인 작품의 주요 키워드가 된 '어머니'는 이번 산문집 속에서도 애틋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산문이 연재되던 지난 1월 어머니를 잃은 시인이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병상에 누워 있던 어머니와, 그리고 이미 저세상으로 떠난 어머니를 향해 부르는 사모곡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어머니 산소 코뚜레 빨리 풀고, 아 호스로 된 유선 말이예요, 코끼리 코 뽑아내고, 걸어서 안 되면 제 등에라도 업혀 쇠두레박 타고 저 평지로 내려가요. 네? 그러실 거면 아무 대답도 하지 마세요. 그러자고요! 그러자고요!! 아무 말 안 하셨으니까 분명 대답한 거예요."(85쪽)"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내가 영정 앞에 서서 환하게 웃는 모습 보셨어요, 왜 그랬는지 아세요? 전에 명절날 고향에 가면 네 친구 누구는 양복을 쫙 빼입고 왔다고 하시며 부러워하셨잖아요. 그런데 살아생전에 양복 입은 모습 한 번 보여드리지 못한 일이 생각나서였어요. 상조회에서 빌려 입은 양복이었는데요, 그 모습이라도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104쪽)그는 '시인'도, '함 선생'도 아닌 '함씨'로 불리며 살아가길 원하는 시인이지만, 안타까운 사회 현실을 접하면 가만히 앉아있지 못한다.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전경의 방패에 머리를 맞아 여전히 늘 머리가 띵하고 기억력이 심하게 떨어진다는 시인은 '폭력'의 위험성을 말하며 "밝음은 더 밝음으로만 이끌 수 있다"는 진리를 전한다. "양심을 지펴 켜든 촛불은 막는다고 될 불이 아니다. 물리적으로 막아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하고, 사람들 가슴으로만 흐르다가 강이 되면, 그 불은 더 큰 힘이 되어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촛불을 끄려면 촛불보다 더 밝은 세계를 열어 보이는 수밖에 없다."(281쪽)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않고, 꾸미지 않은 시인의 글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다 '사람 살아가는 소리'이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 나는 철물점에 가자. 플라스틱 빗자루라도 한 자루 사놓자. 그리고 눈이 오면 어디 아무 데나 가서 길을 쓸자. 사람이 살아가는 길을 쓸면 사람 살아가는 소리가 나리라. 사람 살아가는 소리를 내자. 사람 소리를 내자. 그 소리는 눈의 고요, 눈의 침묵에게도 용서받을 수 있으리라."(299쪽)300쪽. 1만1천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9.09.28 23:02

[음식의 비밀] (48)꽃게

가을 식탁엔 역시 꽃게다. 기름진 밥 한 숟갈에 '척' 얹어 입에 넣으면 피곤에 지친 입맛이 기운을 차린다. 한 그릇, 두 그릇. 잠자던 식욕을 흔들어 깨운다. 나도 모르게 "한 공기 추가요!"라고 말하게 만드는 꽃게는 얄미운 '밥도둑'.대개 꽃게는 알이 꽉 차는 4~5월에 잡고, 산란기인 금어기(고기잡이 금지기간)를 거쳐 9~11월에 다시 한번 잡는다. 봄철엔 알이 꽉 찬 암꽃게가 제 격이라면, 가을엔 봄철에 알을 부화하고 살이 없는 암게보다는 살이 차고 쫄깃쫄깃한 수게가 제철.꽃게는 지방 함량이 낮고 각종 단백질을 풍부하게 함유돼 다이어트식으로 좋다. 소화 또한 잘 돼 어린아이나 노약자 영양식에 적합. 혈압과 콜레스트롤을 낮추는 키토산과 간장의 독소를 풀어주는 타우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간장 기능을 강화시켜주고, 여성들의 산후 통증이나 생리장애를 치유하는 데 효과가 크다. 또 비타민 E와 니아신은 노화 방지와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하지만 꽃게는 손질하기 번거로워서,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여간 고민스럽지 않다. 찜을 하거나 찌개에 넣어 끓여 먹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리로 변신한 맛을 알게 된다면 번거로움 쯤은 감수할 수 있을 듯.꽃게는 신선도에 의해 맛이 좌우된다. 내장이 흘러나오지 않고 몸통에 다리 10개가 제대로 붙어 있으며, 손으로 건드려봐서 움직이면서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싱싱하다. 가벼운 것보다는 몸이 단단하고 무게감이 있는 것이 속살이 많다.꽃게의 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된장과 마늘, 파를 넣고 끓여내는 탕이 제격이다. 더 강한 꽃게 향을 즐기고 싶다면 꽃게찜도 있다. 가을에 살이 오른 수컷은 꽃게찜 요리가 으뜸. 꽃게찜 할 때에는 게장이 밖으로 흐르지 않도록 뒤집어 쪄야 한다. 비린내를 제거하고 싶다면 쪄내는 물에 소주나 청주, 맛술 등을 같이 넣어서 찌는 게 좋다.사시사철 맛볼 수 있긴 하지만 간장게장은 최고의 진미. 간장에 각종 향신료를 넣고 달여 꽃게를 하루 이틀 담가두면 될 것 같지만, 웅숭깊은 속맛이 특징이다. 고춧가루에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감칠맛을 내는 양념게장도 한번쯤 먹어보면 그 맛에 빠질 수밖에 없다. 양념게장은 수게, 간장게장은 알이 있는 암게를 사용해야 더욱 맛있다.제철에 제맛 나는 꽃게를 먹으려면 산지에서 살아 있는 꽃게를 사다 즉시 요리해 먹는 것이 가장 좋다.특히 올해 군산 앞바다엔 가을 꽃게 어획량(지난달부터 이달 10일까지)만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18만8600kg에 비해 70% 이상 늘어난 32만7500kg이 수확됐다. 덕분에 가격은 뚝 떨어졌다. 꽃게는 1kg에 9000원∼1만 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만5000원)에 비해 절반 아래로 내린 것.최연호 전북도 수산시험연구소 담당자는 "자치단체와 해경의 불법어업에 대한 단속이 크게 강화된 데다 매년 50~100만 마리 꽃게를 방류하는 등 해양 생태계 정화사업이 활발히 진행돼 꽃게의 성장이 활발해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9.2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