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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광활면은 국내 감자 주산지다. 농가가 재배하는 감자는 대부분으로 크고 단단하다.간척지였기에 미네랄이 풍부해 이곳에서 길러낸 감자를 쪄 내면 달달한 밤 맛이 난다.서울 가락동시장에 출하되는 감자의 80%가 광활면 산이다.감자는 탄수화물의 보고이자 비타민 C, 식이섬유, 칼륨이 풍부한 영양식품이다.껍질 째 먹으면 칼륨이 풍부해 심장 혈관이 건강해진다. 미국식약청(FDA)에서도 인정한 사실.감자는'땅 속의 사과'라고도 한다. 비타민C 하면 오렌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그에 못지 않게 비타민C가 많이 있기 때문. 항산화 작용을 하고 잇몸을 건강하게 하며, 면역체계를 강화시킨다. 뼈 조직을 튼튼하게 잡아주는 콜라겐까지 생성한다.껍질을 벗기지 않은 감자엔 섬유질도 풍부하다. 섭취하는 칼로리에 비해 포만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 식품이 되기도 한다. 장의 연동 운동을 도와 암과 심장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감자는 몇 가지 암의 예방을 돕는 산화방지제 글루타티온도 많다. 아보카도, 아스파라거스, 호박,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토마토와 더불어 야채 중 가장 많은 글루타티온 함유량을 자랑한다. 브로콜리에 이어 산화방지 효과도 두번째로 높다.감자는 복합 탄수화물의 뛰어난 원천이다. 하루 에너지 공급량을 쉽고 빠르게 섭취해야 한다면, 감자가 제격.하지만 감자는 일반 곡류와 달리 수분이 60∼70% 될 정도로 많아 부패되기 쉽다. 때문에 구입 후 적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저장하지 않으면 금방 상하고 독을 유발하는 싹이 날 수 있다.감자의 수확은 보통 6월 말에서 7월 초에 하고 저온창고에 보관해도 보통 6개월을 넘긴다. 늦은 겨울부터 싹이 조금씩 나오는 것이 정상이란 뜻이다. 그런데도 싹이 나오지 않은 감자만 유통되는 것은 일부 하우스 감자를 제외하고는 성장억제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따라서 묵은 감자이면서 2~3개월이 지난 후에도 싹이 나지 않은 것은 차라리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보통 유기농 매장에 나오는 감자는 심을 때부터 살균처리를 하지 않고, 유기 퇴비로 길러 수확한 것을 저온창고에 저장했다가 파는 것이다. 때문에 3월만 되어도 싹이 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싹이 난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 싹만 잘 도려내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감자는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하되, 냉장 보관은 피해야 한다. 냉장고에 보관하면 내부에 당이 쌓여 단맛을 내게 돼 요리할 때 검게 탈 수 있다. 구입 후 1주일 이내에 먹는 게 가장 적절하다.감자 보관의 이상적인 온도는 7.2~10℃. 약 2~3주간 저장할 수 있으며, 이상적인 온도가 아니라면 1주일 내에 먹는 것이 좋다.잘못 알려진 상식 중에 하나가 감자를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조리과정에 있다. 일반 감자 칼로리와 비교할 때 감자 칩은 7배, 감자 튀김은 2배가 높기 때문. 감자를 기름에 튀기거나 볶지 말고 찌거나 찌개에 넣어 먹으면 된다. 또한, 감자는 단백질 함량이 낮은 편이어서 두유 등으로 영양 균형을 같이 맞춰주는 것도 필요하다.
40대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못 타겠다고 정신과를 찾아왔다. 어느 날 저녁 그녀는 9층 아파트를 가기위해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깜깜해졌다며 이렇게 갇혀서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작동돼 큰 일은 없었지만, 이때부터 엘리베이터 타는 게 두려워져 9층까지 걸어서 올라다녀야 했다고. 최근엔 머리까지 자주 아파서 MRI 검사를 받으려고 MRI 기계 안에 들어갔다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 검사 도중 뛰쳐나와 버렸다고 말했다.폐쇄공포증에 걸린 여성이다. 다행히 여덟 번의 인지행동치료를 받은 후 완치될 수 있었지만 말이다.'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는 옛 말이 있다. 그런데 공포증이 생겨서'솥뚜껑인 줄 알아도 놀란다'가 되는 경우가 있다.'공포증'이란 특정한 사물, 환경, 또는 상황에 대하여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것이다. 대상이나 상황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피할 수 있는 것이면 괜찮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생활하기가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대상이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불안이 유발되기 때문. 비행기공포증, 동물공포증, 주사공포증, 고소공포증, 폐쇄공포증 등 외에도 급히 빠져나가 수 없는 장소에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광장공포증, 타인으로부터 주목을 받거나 당혹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회피하는 사회공포증 등 종류도 많다.10% 이상의 사람들이 일생 중 상당기간 공포증을 경험한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나타난다고. 유전적, 성격적으로 행동위축되거나 예민할 경우 혹은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었거나 갑자기 극심한 두려움을 빠져든 경우 뇌 자율신경계 중추가 변화돼 불안이 심해질 경우다. 성적욕망이나 공격욕구 같은 무의식적 갈등과 관련해 공포증이 유발된 경우도 있고, 반복된 경험이 습관화돼 심해질 때도 있다.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불안을 일으키는 자극에 환자를 노출시켜 공포를 극복하도록 유도하는 행동치료가 효과적이다. 실제로 그 대상이나 상황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인지치료도 있다. 사회공포증의 경우 열명 내외의 소그룹을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 하는 게 효과적이다. 무의식 갈등과 관련된 공포증은 정신분석적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도 할 수 있다.사람은 누구나 공포와 불안을 느낀다. 공포와 불안은 더 큰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안전장치이며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강한 정서반응이다. 치료 목표는 공포와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다. 최선의 치료는 증상을 적당한 수준으로 완화시키고, 불안과 공포를 삶에 유익한 방향으로 전환하여 활용하는 것이다./양종철 교수 (전북대학교병원 정신과)◆ 양종철 교수는의학박사, 정신과전문의대한불안의학회 국제이사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이사대한신경정신의학회 고시위원, 학술위원
최근 언론을 통해 교통사고 뿐만 아니라 사망이나 사건·사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됐다. 그렇다 하더라도 교통사고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누구나 당황스러운 것이 현실. 이럴 경우 멀쩡한 것 같으면서도 머리 뒷쪽과 목이 뻐근한 느낌이 든다거나, 허리 인근 혹은 등뼈 부위에 묵직한 통증들이 자연스레 나타난다.심한 외상으로 수술 후에도 사지 관절에 통증이 오거나 척추 주변이 아파서 생활하기가 불편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 때 교통사고로 흉추 및 요추부에 염좌나 수술 후 근육 손상이나 인대 손상을 풀어주고자 잠복된 어혈(瘀血)을 없애주고 경락(經絡·기가 흐르는 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교통사고에 관한 한방치료는 일반적으로 보존적 치료를 뜻한다. 사고 초기 가벼운 손상이나 수술 적응이 아닌 경우 즉시 시행하는 것이 좋다. 사고로 인한 손상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처치한 후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게 한방치료의 목적. 한방 치료는 전신 교정과 기혈순환을 정상화시키는 침요법, 한약과 침의 기능을 융합한 약침요법, 전통적인 어혈을 빼내는 사혈요법, 심한 수축과 기혈 순행을 풀어주는 뜸요법 등이 기본이다.척추를 교정하는 방법인 추나요법, 경락과 융합된 도인 안교법, 다양한 한방물리요법 기기를 이용한 치료는 사고 후 빠른 회복을 만들어준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약을 통한 치료인데, 당귀수산(當歸鬚散)이나 오적산(五積散)과 같은 한약을 사용해 어혈을 제거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오장육부(五臟六腑)의 치우친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 프로그램화된 치료과정을 통해 사고 이후 발생하는 척추추간판탈출증을 비롯한 다양한 요통이나 척추질환에 적극 대응해 근육통, 신경압박, 염증, 부종 등을 개선하고,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수술이나 신경차단약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침, 뜸이나 척추교정을 통해 전신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할 수 있고, 허리 근육과 허리 뼈를 관리해 재발의 가능성을 줄일 수도 있다. 허리와 관련된 내부 장기(신장)를 보완하고 근육의 탄력과 유연성을 보강하는 일도 가능해진다.교통사고를 비롯한 요통 치료에는 평상시 생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냉찜질과 온찜질의 분별된 처치가 필요하고, 통증 등 다른 증상이 좋아지면, 요통 체조, 산책, 수영 등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필요할 때마다 요대를 착용하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빠른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다. 현재까지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한방적 치료를 곧장 연결시키지 못해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치료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침, 뜸 등의 시술을 포함한 어혈제거와 기혈순환의 기능개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송범용(우석대학교 한방병원 척추관절통증센터 침구과 교수)▲송범용 교수는대한한방체열진단학회 이사 역임(현) 우석대학교 한방병원 진료부장(현) 대한침구학회 평생회원(현) 대한약침학회 학술위원, 편집위원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전북도립국악원이 지난 1월 단행한 인사발령자 중 부당인사 추가 구제신청자 18명에 대해 부당전직이라는 판정을 내렸다.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북도립국악원지부는 18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 부당전직 판정에 따른 성명서'를 통해 "전북지노위는 국악원이 한 인사발령을 전직으로 보고 인사이동시 신의칙상 근로자들과 최소한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 인사발령을 취소할 것을 주문했다"며 "전북도는 이번 부당인사를 철회하고, 국악원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도립국악원 노조는 "전북도가 현행 조례와 단체협약 내용을 위반하면서까지 국악원 노동자들을 인사발령한 것은 인사권을 남용해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는 처사"라며 "도립국악원 정상화를 통해 삭감된 예산을 복원하고, 단원들의 공연을 정상화시키는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치료방법이 없는 '무서운 증', 고산증은 산소의 부족과 기압의 차이에서 나타난다. 대략 해발 3,400m 전후에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구토와 두통, 현기증으로 시작해 식욕 부진 등의 증세를 보이다 점차 심해지면 수면 불능, 호홉 곤란 등으로 나타나며 나중엔 폐수증(肺水症), 정신 착란에 이르게 되어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다. 고산증 치료 방법은 딱 한 가지, 빨리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해발 3000m 이상 고도에서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산증 증세는 겪게 된다. 때문에 조심하는 방법 밖에 없다.첫째, 고산지대에 도착한 날과 다음날은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야 한다. 또한 걸음을 걸을 때도 평소 보폭의 반 정도로 천천히 걷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둘째, 머리 감기나 샤워를 되도록 피해야 한다. 몸의 수분과 열을 빼앗기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도에 적응된 후에 씻는 것이 좋다.셋째,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고산증은 수분 부족이 큰 원인이기 때문에 입이 마르기 전에 미리 물을 마셔야 한다. 고산 지대는 굉장히 건조해 조금만 말하거나 걸어도 입이 바싹 마른다. 두통이 심하면 진통제나 고산증 예방약을 먹을 수 있겠지만 그리 큰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그러나 트레킹 때 고산증을 피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처럼 뚜벅 뚜벅 걷는 것이다. 천천히 걸으며 도드라진 주변 풍경과 어우러지면 피로감도 덜 느끼고 만년 설산이 청량제가 되면서 절로 힘이 솟아나 해발 4500m에서도 고산증을 전혀 느끼지 않고 트레킹을 마칠 수 있다.
가르왈 히말라야. 히말라야 산중 그곳에 힌두교의 성지. 힌두 신들이 산다는 신화의 땅은 델리에서 동북쪽으로 300~400㎞정도 떨어진 곳이다. 동쪽으로 네팔과 접하고, 북쪽으로는 중국 티벳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뉴델리에서 히말라야 관문인 하리드와르를 거쳐 요가의 성지인 리시케시로, 그곳에서 다시 시외 버스를 타고 강고트리로 가는 일정.델리에서 하리드와르까지 버스와 기차가 자주 있지만 기차를 이용하는 편이 이동시간을 줄이며 편히 이동할 수 있다. 특급열차의 경우 4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하리드와르와 리시케시 구간에는 약 20분 간격 정도로 버스가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40분 정도.특히 리시케시부터 강고트리까지는 낡고 비좁은 32인승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13시간에서 15시간정도 걸리는 장거리 코스이지만 만년설을 머리에 두른 봉우리 밑으로 깎아지른 빙하 계곡, 그 사이를 흘러내리는 강가, 그리고 폭포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경관은 이를 보상해주기에 충분하다. 리시케시에서 강고트리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2~3대 정도 새벽 5시부터 운행한다. 야뜨라 순례자들은 트럭을 빌리거나 합승지프를 이용하기도 하며 상당수는 150여km를 걸어서 이동한다.해발 1,158m의 성스러운 북쪽 도시, 북쪽의 바라나시라는 우타르카시에서 강가를 거슬러 강고뜨리로 올라가는 길은 감탄사가 끊어질 틈을 주지 않는다. 도로 한편에서는 고묵에서 성수를 떠서 붉은색 천으로 포장한 물통을 들고 가는 순례객들이 줄을 잇고 있고 다른 쪽은 쉬바 신의 대형 그림을 앞뒤에 걸어놓고 요란스럽게 치장한 야뜨라 트럭들이 큰소리로 음악을 틀어놓고 강고트리로 향한다.어둠이 산을 덮은 밤의 강고뜨리. 도로의 끝이 바로 버스 정류장. 더 이상은 차가 들어갈 수가 없다. 강고트리는 밤에도 순례자들로 북적인다. 순례자들을 위한 티셔츠, 강가 물을 담아갈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 등을 한데 모아놓은 주황색의 '야트라용 세트'가 가게마다 수북이 쌓여있다. 축제 시즌의 강고뜨리는 그렇게 순례객들을 맞이한다.고묵까지 트레킹하기 위해서는 2~3일이 소요되며 타포반까지 다녀오는데는 최소 3일이 요구된다. 여유로운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서는 4~5일을 잡아야 한다. 고묵퍼밋은 2일이지만 추가되는 날만큼 하루 150루피(약 4500원)씩 더 내면된다.되돌아가는 코스는 왔던 코스 그대로이다. 강고뜨리에서 리시케시까지 가는 시외버스는 새벽 6시부터 출발한다.타포반 트레킹은 국내 여행사서 간혹 여행상품으로 내놓기도 하지만 상시적인 여행상품은 인도 현지 가르왈 만덜 비까스 니감(Garhwal Mandal Vikas Nigam : GMVN)에서 취급하며 여기에 문의하면 여행 일정과 비용 등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GMVN은 힌두교 4대 성지 순례(짜르담)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트레킹 코스도 취급하고 있어 해외 여행객들도 자주 이용한다.
걷고 또 걷는다. 히말라야 첩첩산중, 만년설산이 병풍 치듯 휘돌아 가고, 불끈 치솟은 봉우리들 사이로 실타래 풀린 듯 가느다란 길이 이어진 곳을.맨발로 걷는다. 울퉁불퉁한 바위를 품은 계곡, 천 길 낭떠러지 옆으로 빙하 속에서 품어져 나온 물을. 야생화와 고산초들이 촘촘히 들어 찬 초원지대를 맨발로 걸어 오른다.낮이면 태양의 열기에 바짝 타들어 가는 듯한 몸을, 밤이면 얼음이 내려앉는 듯 얼어붙는 몸을 온통 떠맡긴 채 걷는다.물통과 작은 배낭, 그리고 모포 한 장 달랑 걸치고 눈 덮인 산을 뒤로 한 채 걷는다.인도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맨발로 걸었다. 1,000km가 넘는 길을 그렇게 걸었다.'브라트 야뜨라'. 인도 전역을 오로지 걸음으로써 속세를 버리고 자신 내면의 신성과 함께 하는 순례의 길. 2008년 1월. 남인도 타밀나두주 라미쉬와람을 출발해 델리, 하리드와르, 강고뜨리를 거쳐 타포반까지 왔다. 500여일의 순례길이었다.타포반 아쉬람의 이른 아침. 강가의 근원을 넘어선 성지의 물, 갠지스의 성수를 정성껏 담는다. 밀랍으로 봉하고 붉은색 천으로 포장한 뒤 성수 인수식을 갖는다. 그리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타밀나두주 라미쉬와람의 한 아쉬람 신상에 성수를 뿌리는 의식을 거행하기 위해서다. 두 달 동안 바드리나뜨, 께다르나트, 야무노뜨리 등 4대 성지를 순례하는 '짜르담'도 함께 하며. 2011년 1월 도착 예정이다.신에게 삶을 바친 사람. 인간과 신의 중간 단계에 있는 산자야시 스와미지와 이를 따르는 묵언 수행자 3명. 수직 절벽에 가까운 해발 4400m의 돌산을 맨발로 내려가면서도 만뜨라를 읖조리며 화사한 미소를 잃지 않는 이들은 그렇게 신과 하나가 되며 내면 깊은 곳의 신성과 함께 하고 있었다.이들과 함께 한 1박2일의 여정은 또 다른 세계의 체험이었다.
경상도에서는 안동과 선산을 중심으로 서원의 설립과 더불어 걸출한 학자들이 많이 배출되었다면, 전라도에서는 태인·고부·담양·장성 지역을 중심으로 학문의 꽃을 피우게 되었으며 일재 이항·익재 이희맹·하서 김인후·면앙정 송순·고봉 기대승·송강 정철·오봉 김제민·노사 기정진·목산 이기경·간재 전우 등 걸출한 학자를 배출하며 호남 사림이 형성되었다.'호남 선비문화의 역사'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전주재발견 현장답사는 무성서원, 도계서원, 필암서원으로 이어지는 서원 답사를 통해 우리 고장의 빛난 얼을 계승하고 삶의 표양이 되었던 선현들의 정신을 이어 받는 계기가 되는 한편, 예나 지금이나 교육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최치원 선생 모신 무성서원옛부터 호남지방 선비들은 칠보면에 있는 유상대 터에 위치한 선현사라는 사당에서 우리나라 문장과 유학의 비조로 일컫는 고은 최치원의 위패를 모시고 제향을 올리곤 하였다. 그러던 것이 조선 성종 15년(1544) 선현사를 무성서원 뒤편에 위치한 태산사로 옮기고 최치원과 신잠을 모시게 되었다. 현재의 무성서원은 숙종 22년(1696) 나라로부터 사액을 받아 최치원·신잠 이외에 정극인·송세림·정언충·김약묵·김관을 모셨다.현재의 건물은 현종 10년(1844)에 중수한 것이며, 명륜당은 순조 25년(1825)에 불탄 것을 1828년에 중건한 것이다. 최치원을 모신 서원이었기에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훼손이 되지 않은 전국 26개 서원(사당 포함 47개소) 가운데 하나이며, 전라도 지역에서는 오로지 이 무성서원과 필암서원만은 없애지 못하였다.무성서원은 을사늑약 체결 후 1906년(병오년) 면암 최익현이 73세 나이로 항일투사 임병찬과 더불어 1000여명의 호남 의병을 모아 일제에 투쟁하기 위해 궐기한 터이기도 하다.▲ 충신 기리는 도계서원도계서원(道溪書院)은 1673년 김창집·민진원의 건의로 정읍시 덕천면 도계리 464번지에 창건, 이희맹·김제민·최안·김지수 4분을 향사하다가 숙종 23년(1697) 김제안을 헌종 6년(1840)에 김흔을 추배했다.이 중 이희맹(1475~1516, 자 백순, 호 익재)은 7세에 경서를 통달하고 성종 20년이 되던 해 15세의 나이로 향시에 일등으로 합격, 그 해 가을에 열린 문과 급제를 거쳐 홍문관 수찬에 오른 소년 천재이자 연산군의 난정(亂政)에 벼슬을 버리고 초야에 은거한 절의의 선비이다.또한 충강공 김제민(1527~1599, 자 사료, 호 오봉)은 내외 요직을 두루 거친 뒤 고향에 돌아와 자연을 벗삼고 풍류를 즐기며 후학을 양성하던 중 임진왜란을 맞아 66세의 노구임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향하여 북향사배하고 분연히 자제들을 이끌고 의병으로 나선 충절의 선비이다.왜적을 피해 몽진하는 임금을 보필하고자 북으로 가던 중 적의 무리가 웅치를 거쳐 전주성을 공격하고자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김제군수 정담과 함께 웅치전투에 합류, 웅치 중턱 험한 곳에 목책을 치고 온 종일 몸소 북채를 들고 장병들을 독려, 다섯 번을 몰아내고 다섯 번을 밀리는 힘겨운 전투 끝에 적의 예봉을 꺾은 전과와 더불어 장성 남문에 의병청을 세우고 의병을 일으켜 충청도 직산 진위에서 왜병을 무찌르는 등 문무를 두루 겸비한 선비였다.이후 고종 5년(1868)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1962년 4월 18일 중건하여 김섬·김습을 추가로 배향하는 한편 1995년도에는 유물관을 세워 충절의 산교육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필암서원과 하서 김인후16세기 조선을 대표하는 유학자이자 문묘에 배향된 18현 가운데 유일한 호남지방 선비인 하서 김인후(1510~1560)를 모신 필암서원(筆巖書院)은 앞에서 언급한 무성서원과 더불어 전라도에서 훼철을 면한 서원이자 현재까지도 옛 규모를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사당 동쪽 경장각에는 인종이 직접 하사했다는 묵죽도와 더불어 하서유묵 등 60여 점이, 장판각에는 하서집의 목판각을 비롯한 각종 판각 700여점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다.'조선 중엽 호남 북쪽에는 이항, 남쪽에는 김인후, 영남에는 이황, 충청에는 조식, 서울에는 이이가 버티고 있었다'는 역사서에서 보이듯이 그의 학덕은 크고 넓었으며, 율곡 이이조차도 '청수부용 광풍제월'(淸水芙蓉 光風霽月·맑은 물에 뜬 연꽃이요 화창한 봄바람에 비 온 뒤의 맑은 달)이라고 할 정도로 호남 유학사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서슬 퍼런 임금의 폭정과 거듭되는 사화를 피해 고향에 내려와 살면서 학문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자연과 풍류를 노래한 1,600수에 이르는 시를 남긴 아울러 집안 다스리기를 나라 다스리듯 했던 철저한 선비 하서 김인후. 그의 학문이 조선시대 당대에 어떻게 평가되었는지는 동국십팔현(東國十八賢) 중 한 명으로 문묘에 배향된 점에서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유종국(전북과학대학 교수)※ 이번 답사는 '호남 선비문화의 역사'(안내 유종국 전북과학대학 교수) 27일 오전 9시 전주역사박물관 출발 무성서원→도계서원→필암서원※ 다음 답사는 7월 11일 '전주에 뿌려진 천주교인의 성혈'(안내 서종태 호남교회사연구소 실장)※ 답사신청은 전주문화사랑회(www.okjeonju.net)
문화체육관광부는 종합감사를 벌였던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의 이의신청 내용을 검토, 최종 처분을 통보했다고 17일 밝혔다.문화부는 종전 감사처분처럼 현 이론교육 시스템의 개선안을 마련하고 교수의 징계 및 재임용 등은 학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통고했다.또 U-AT(유비쿼터스 앤 아트 테크놀로지) 통섭교육 중지 등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그러나 당초 폐지가 거론된 협동과정의 서사창작과에 대해서는 폐지하지 않고 규정과 불일치한 내용을 해결하도록 요구 수준을 완화했으며 학교 자체 징계 대상 교수도 3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문화부 관계자는 "6개원별 이론학과의 경우 당초에도 폐지를 요구하지는 않았다"며 "더 이상 감사 결과를 둘러싼 오해나 편견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아름다운 '나눔'이 공존하는 공간..나누는 빈자리가 행복한 공간."아름다운 가게 헌책방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아름답고 소중한 '나눔'을 뿌리 삼아 문을 열었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17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에 문을 연 아름다운 가게 헌책방에는 작지만 아름다운 '나눔'으로 넘쳐났다. 4층짜리 건물을 신축한 이상철씨가 무상으로 제공한 181.8㎡의 공간에는 다양한 계층의 시민이 기증한 책 2만5천여권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다. 헌책방 오픈과 함께 조촐하게 열린 개점식에서는 공간을 제공한 이상철 명예점장과 미래에셋금융그룹 이계원 봉사단장에게 작은 감사패가 증정됐다. 아름다운가게 박원순 총괄상임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책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지식과 나눔이 함께 하며 공동체가 함께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광주의 또 다른 행복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만여권의 책을 기증한 미래에셋증권 이계연 봉사단장은 "책을 읽는 것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런 헌책방이 더 많이 생겨 많은 사람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간을 제공한 이상철 명예점장은 "그냥 나누고 싶어서 공간을 나눴을 뿐"이라며 "나누면 빈자리가 더 행복해 지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는 박원순 이사를 비롯해 김동철 민주당 의원, 윤장현 전국YMCA이사장, 하상용 빅마트 대표이사 등 명사들이 기증한 책과 아동과 문학, 인문,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선보였다. 개점행사에 이어 참석자와 시민들은 솟대에 각자의 희망을 적어 달았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헌책은 물론, '공정무역커피', '재활용디자인상품 메아리', '문화예술품'을 판매하며 수익금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풀뿌리단체에 기부하게 된다. 책방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책방천사'들과 운영주주들에 의해 꾸려지며 신청도 함께 받고 있다. 주주에게는 헌책방 내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이름이 새겨지며 1년에 1차례 음악회와 강연회 등 주주총회에 초대된다. (문의 : ☏ 062-514-8975)
채호기(52) 시인은 어느 토요일 산을 찾았다가 길을 가로 막은 큰 돌 하나를 만났다고 한다. 유난히 검은 그 돌은 시인에게 말을 건넸고 시인은 즉각 알아들을 수 없는 그 말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느라 산행마저 포기했다. 시인은 이 사건이 "내가 언어에 대해 골똘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시인은 자신의 외부에 있는 언어를 빌려다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들어 있으며 자신의 일부인 언어를 끄집어냄으로써 시를 쓴다. 그럴 때 몸을 떠난 시의 언어는 돌의 언어가 아닐까? 누구의 말도 아닌, 발화되지 않고도 거기 있는 침묵의 의미로서의 돌의 말, 언어의 몸으로서의 돌."(시인의 산문 중)채호기 시인이 '수련' 이후 7년 만에 펴낸 신작 시집 '손가락이 뜨겁다'(문학과지성사 펴냄)는 그때부터 시인이 몰두하기 시작한 언어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몸'과 몸을 매개로 한 '소통'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던 시인이 이제 몸의 일부로서의 '언어'로도 그 탐구영역을 넓혀간 것이다. "말하는 돌을 만났다. / 경이로운 말은 / 검고 우뚝했다. / 오래 서서 눈 들어 / 열심히 들었다. // '돌은 산의 입술일 뿐 / 생각과 말은 산에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 돌이 말한다."('돌의 말 2' 중)"돌은 / 시 / 눈으로 / 읽을 수 없는 / 당신 / 가슴에 빠뜨린 / 시 / 돌에 새긴 / 점자를 더듬어 읽어도 / 내용을 알 수 없는 / 시 / 손바닥에 감싸인 / 당신의 / 심장 / 읽지 않아도 / 두근거리는 / 시"('당신의 심장') 채호기 시를 특징 지우는 감각적인 '물'의 이미지와 '관계'에 대한 성찰도 이번 시집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물에 젖은 하얀 손이 돌 / 을 깎았다, 손이 물을 / 잡을 때까지. 돌 부스러기들 / 이 하얀 손에 얼룩졌다, 돌을 / 읽을 수 있는 문장이 묻어날. / 물에 젖은 하얀 손이 돌의 문장을 / 닦았다, 그녀가 비칠 때까지 문질 / 렀다, 돌이 그녀를 읽고, 그녀가 / 돌에 비칠 수 있도록."('돌의 메아리-마이산' 중)"내가 들여다보든 당신이 들여다보든 / 우리 마음은 알 수 없다. 서로 속을 / 훤히 알고 있다 싶어 첨벙 뛰어들면 / 얕은 바닥에 머리가 깨지거나 너무 깊어 / 그 끝을 알지도 못한 채 영영 도로 / 나오지 못한다. 우리가 서로 알고 / 주의해야 할 것들은 아직도 너무 많다."('물 밑바닥' 중)180쪽. 7천원.
황지우 전 총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총장 후보 등록이 18일 마감되는 가운데 누가 후보로 나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오전 현재 공식적으로 등록한 후보는 없지만 3-4명의 교수가 입후보할 것이라는 게 한예종 내부 구성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김남윤 음악원장, 박종원 영상원장, 임웅균 음악원 교수, 허영일 전 무용원장 등이다. 임웅균 음악원 교수와 허영일 전 무용원장은 스스로 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박종원 영상원장도 결심을 거의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안팎에서 신망이 큰 김남윤 원장의 경우 본인은 후보로 나설 뜻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이후 홍역을 치르고 있는 학교의 위기를 헤쳐나갈 적임자라는 주위의 평가로 인해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규정상 한예종 전임교수 5인 이상 10인 이내의 추천을 받으면 외부 인사도 총장 후보가 될 수 있으나 이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는 관측이다. 김홍준 한예종 기획처장은 "한예종 전체 교수가 140여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교수 1명당 후보 1명만을 추천할 수 있어 최소 기준인 5명의 추천을 받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며 "전례를 비춰볼 때 후보군을 내부 구성원으로 한정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후보로 등록하려면 소견서 등 관련 서류를 함께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 마감 시한인 내일 오후 6시 가까이가 돼야 후보군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임 황지우 총장을 배출했던 연극원 소속의 한 교수는 "같은 원에서 연거푸 총장이 나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류 때문인지 이번에 우리 원에서는 후보 등록자가 없을 것 같다"면서 "거명되는 사람이 4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종 등록자는 2-3명이 되리라는 게 교수들의 예상"이라고 전했다. 음악원, 연극원, 영상원, 무용원, 미술원, 전통예술원 등 한예종 6개원 가운데 그동안 총장을 배출한 곳은 음악원(이강숙 초대총장, 이건용 총장)과 연극원(황지우 총장) 2개원이다. 한편, 후보 등록자들은 18일 오후 6시 총장후보 등록이 마감된 후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할 수 있으며 내달 6-7일 내부 구성원들을 상대로 한 소견발표 및 질의응답을 거쳐 내달 13일 전체 전임교수의 비밀 투표에 부쳐진다. 한예종은 이후 내달 17일 다득표자 2명을 확정해 내달 28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추천하면 문체부 장관은 이들 중 1명을 정해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임기 4년의 한예종 새 총장이 최종 결정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17일 공동 발표한 '2010 예술지원 정책 개선방향’은 현 정부가 제시해온 문화예술 지원 목표와 방향에 맞춰 지원 현장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유인촌 장관은 이미 작년 8월 새 정부의 예술정책을 발표하면서 '선택과 집중’, '사후 지원’, '간접 지원’, '중앙과 지방 협력(생활속의 예술향유 환경 조성)’ 등을 큰 정책 틀로 제시했다.그러나 문예진흥기금의 고갈과 예산 편성 등 산적한 문제로 정책의 틀과 지원 현장 사이에 거리감이 생기고 이번에 지원 현장 체계 개선안을 구체화해 내놨다. 일부는 빠르면 6월말부터 적용되지만 대부분은 예산 당국과의 협의 등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작동된다.문화부는 그동안 예술가 및 기획자와 라운드 테이블, 문화예술위 위원과 간담회 등을 열어 문화예술위와 함께 이 내용을 완성했으며 앞으로 실무 태스크포스도 운영할 예정이다.아울러 예술인들이 우려하는 문예진흥기금의 고갈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도 추진 중이다.◆ 새 패러다임에 맞춘 지원체계 전면 개편'선택과 집중’이나 '사후 지원’의 원칙은 문학창작기금 지원(작가 펠로십) 사업이나 공연예술 우수작품 사후 지원사업에 녹아있다. 작가 펠로십의 경우 예술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보여 어느 정도 검증된 문학 작가 80명을 대상으로 연간 1000만원씩 3년간 지원하는 것으로, 종전까지 대표적인 문인 지원사업은 작품집 출간 계획서를 토대로 심사해 자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이었다. 결국 소수의 역량있는 작가에게 지원이 집중된다.공연예술 사후지원도 이미 무대에 올려진 작품 중 우수 작품을 선정해 순회공연, 작품 확대발전 등 용도의 제작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같은 맥락이다. 연극, 음악, 무용, 전통예술 등 장르별로 각각 7개 내외의 작품을 뽑아 총 20억원이 지원된다.◆ 눈길 끄는 지원 사업올해 하반기부터 부분적으로 예산이 집행될 공연장 상주예술단체 육성 사업은 공연장과 예술단체간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사업으로, 내년까지 126곳에 무려 170억원(지방비 포함)이 지원될 예정이다.공연장이 외부의 예술단체와 계약을 맺어 공연장은 작품 질을 높이고 예술단체는 안정적인 활동기반을 확보하되 국공립공연예술단체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전속 단원제의 폐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다는게 문화부의 복안이다.특히 지방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문화예술 지원사업의 경우 6대 4였던 지방과 서울간 배분비율을 대폭 조정, 지방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사업의 내년 예산은 지방비 포함해 176억원이다.◆ 문예진흥기금 고갈 문제 근본대책 마련문예진흥기금의 적립금은 2005년말 4929억원이었지만 작년말 4091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말에는 3787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돈은 없는데 지원사업으로 이곳저곳 나눠주다 보니 매년 200억-300억원씩 적립금을 곶감 빼 먹듯 썼고 이미 오래전부터 고갈 문제가 거론돼왔다. 올해의 경우 문화예술위원회의 사업비 및 경상비 등 총예산은 882억원이다.그러나 근본 대책은 그동안 마련되지 않아왔다. 문화부는 현장 지원체계의 전면 개편을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추진 중이다.문화예술위가 임차보증금을 내고 창작공간을 빌려 이를 예술인들에게 다시 저가에 공급하는 간접 지원 사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기금 고갈 문제에 대한 대응 성격도 깔려있다. 하지만 이만으로는 기금 고갈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경륜경정기금의 전입, 기부금 모집 증액 등이 추진되고 있다.문화부는 이미 경륜.경정 수입금의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에 전입할 수 있도록 지난 4월 경륜.경정법을 개정했으며 구체적인 분배비율을 확정하기 위한 시행령 개정 작업도 진행중이다.
꽃심의 땅, 전주.전주의 오래된 미래가 전주학교(교장 이두엽)를 통해 되살아난다.온라인 매체 프레시안이 지난해 인문학을 즐기는 문화공동체 인문학습원을 열고, 전통의 깊은 맛이 살아 숨쉬는 전주와 경주에 학교를 열었다. 전주학교는 한옥, 한지, 한소리, 한식을 바로 아는 체험을 통해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이어가기 위한 취지.교장을 맡은 이두엽 군산대 겸임교수는 "1박2일간 전주의 명소들을 소개하고, 명강사들이 나서는 강좌들로 꾸린 전주의 입문(入門)과정"이라며 "팸투어보다 전주를 더 발전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20일 첫 문은 조법종 우석대 교수의 강좌 '전주의 역사'로 연다. 조 교수는 비운의 영웅 견훤과 백제의 꿈이 깃든 동고산성,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권상연과 신유박해 때의 유항검, 윤지헌이 처형당한 천주교 순교지 치명자산을 함께 둘러보며 안내를 돕는다.장명수 전 전주문화재단 이사장의 '전주, 도시 이야기'를 주제 강연에 이어 전북무형문화재 오종수 선생의 사설시조창 '완산 10경'에 취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이은자 선생의 우시조 '나비야 청산가자'도 옛 가락의 힘과 아름다움에 젖게 할 예정.최명희문학관에서는 소설가 김병용씨가 '최명희 문학'을 주제로 '꽃심의 땅, 전주'의 내력을 차분히 이어간다. 조선왕조의 탯자리이자 태조어진이 모셔져 있는 경기전, 전주 4대문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풍남문을 거쳐 에누리가 통하는 전주 남부시장까지 정(情)에 취하는 전주 기행이 이어진다.맛깔스러우면서도 담백한 한식에 취하고, '호남가','사랑가' 등 한 대목에 흥에 취하는 시간으로 첫날은 무르익는다.21일엔 금산사와 강증산 유적지로 향하는 먼 여행이 준비됐다. 어머니 품을 연상시키는 모악산은 동학사상과 증산사상의 모태가 된 곳. 신순철 원광대 교수와 김성환 군산대 교수가 '동학사상과 증산사상','신시도와 신선사상'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간다.고운 최치원 선생이 신선이 되어 하늘로 떠나갔다는 33㎞ 길이의 새만금 방조제가 있는 신시도 답사로 전주 기행의 마무리된다.30명 모집에 현재까지 25명이 참가 의사를 밝힌 상태. 8월부터 매달 1박2일 코스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문의 www.huschool.com 050-5609-5609.
폭탄주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번쯤 마셔본 사람이라면 "빨라서 좋다"는 답을 할 게 틀림없다. 그런데 단지 그것뿐일까? 폭탄주엔 평등주의 코드가 숨겨져 있다. 누구는 많이 마시고 누구는 적게 마셔서 나중에 진도 차이가 나는 것을 사람들은 싫어하기 때문에, 모두가 툴툴거리면서도 평등함과 공정함이라는 이름으로 술을 별로 즐기지 못하는 사람에게 가해지는 폭탄주 세례를 지켜보며 박수를 친다(27-28쪽).건국대 의대 교수로 정신과 전문의인 하지현의 「도시 심리학: 심리학의 잣대로 분석한 도시인의 욕망과 갈등」(해냄, 2009)에 나오는 분석이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도시적 삶의 이모저모를 심리학의 틀로 분석하고 있다.커피는 어떤가. 갈수록 늘고 있는 커피전문점들은 커피믹스를 위협하는 적일까?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는 둘은 경쟁관계가 아니라 각자의 대체재이자 보완재 역할을 한다고 진단한다. 사람들은 커피 전문점을 통해 자기만의 취향을 즐기려는 동시에 커피믹스의 획일성과 균질성이 주는 안정감, 신속함 및 경제성의 유혹에도 기꺼이 빠져들고자 한다는 것이다."커피믹스와 커피전문점의 차이는 현대인이 집단에 속해 있으면서 안정감을 느끼는 동시에 개별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불균형과 균형 사이의 진자운동이 드러나는 상징물이 된다. … 한 사람이 정장과 평상복을 적절히 골라서 입듯이 커피라는 음료를 놓고 전투와 휴식모드를 번갈아 취하는 것, 도시인이 갖고자 하는 변화와 균형의 단면이다."(78-80쪽)요즘 와인에 탐닉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로 어떤 사람들일까? 자기애(自己愛)가 강한 사람이라고 한다. 와인을 알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자발적으로 투자하지만 꼭 와인 자체의 맛을 즐기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봐주는 것 또한 에너지의 동력이 된다. 남과 견주어 자신이 낫다고 여기며 자아존중감을 맘껏 만끽하며, 이러한 경험이 와인을 열심히 모으고 온 힘을 다해 공부하는 원동력이 된다.… 와인 종류를 쭉 흝어보면서 한마디하면 권위가 바로 살아난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와인의 세계는, 공부로 성공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 쉽게 사회적 관계에서 한몫하기 좋은 경우이다."(122쪽)죽도록 괴로운 일로 자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주장도 상식을 뒤엎는다. 자기애가 매우 강하거나 자존심의 상처만은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이 자살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행여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이렇게 타이른다."삶은 불완전하다. 한 대 맞았다고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수건을 던지고 항복을 선언할 이유가 없다. 불완전함과 미흡함, 상처가 있음을 받아들일 때 마음은 한 뼘 커질 수 있다. 힘들면 잠시 한 호흡 쉬고 그늘 있는 벤치에 앉자. 지나가는 바람을 잠깐 맞으면서 땀을 식히자. 그리고 이제 다시 맷집 좋게 뚜벅뚜벅 걸어가자."(133쪽)사기를 당하면 두 번 고통을 당한다. 한번은 사기를 당해서 고통을 당하고 또 한번은 "오죽 못 났으면 그런 어이 없는 사기를 당했느냐"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고통을 당한다. 그런데 사기 피해자는 과연 어리숙한 사람들일까? 정신분석가들의 연구는 정반대의 결과를 말해주고 있다. 도리어 자신만만하고 "나는 절대 사기 같은 건 당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기꾼의 표적이 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교육도 많이 받고 합리적 사고방식과 확고한 삶의 철학을 가진 이들이 오히려 더 사기를 당하고 돈을 떼이는 이유는 '나는 이 상황을 충분히 잘 장악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공권력에도 쉽사리 의존하지 못한다. 공권력에 신고하여 자존심에 확실히 금이 가고 주변에 알려지느니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낫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기범이 잡힌 다음에 그가 밝힌 피해자에게 연락을 해도 '난 그런 사람 모른다'고 잡아떼며 피해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사람들이 생긴다."(206쪽)어린 자식을 해외유학시키느라 서로 떨어져 사는 기러기 부부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인가? 물론 당연히 그렇다!(독자들 중에도 기러기 부부들이 많을 것 같아 이 대목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 그러나 기러기 부부들 중엔 아이들보다는 사실상 자신을 위해 그런 고통의 길로 뛰어드는 이들도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즉, "부모의 상대적 박탈감의 투사요, 아이를 통해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의 발로"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부모는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저자가 이런 기러기 부부들에게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문제는 근본적으로 아이는 부모의 희생을 바란 적이 없고, 고마워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는 자라면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든다. 이제 아이는 더 이상 식민지적 삶을 살지 않을 것이라며 부모에게 독립 투쟁을 선언할 것이다. 이런 일을 당한 부모는 아노미에 빠지기 쉽다. 특히나 기러기 아빠와 같이 오랜 시간 너무나 많은 것을 희생했던 부모의 경우는 그 충격이 훨씬 대단할 것이다. 하지만 되돌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이 진행돼 버린 상태다. (중략) 근거 없는 낙관 속에 희망을 좇아갈 수 있는 이들의 용기는 순교자적 자기희생의 21세기판 모델이 아닐는지."(222-228쪽)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할 일이 생겼을 때 "우리 딸이 감기에 걸렸습니다"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많은 한국인들이 "Our daughter caught a cold."라고 하기 십상이다. 실제로 어느 한국인 남성이 그렇게 말했더니, 그 말을 들은 서양 여성이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당신, 나랑 결혼해서 내가 얘를 낳았나요?"라고 반문하더란다. '나'라고 해야 할 것을 '우리'로 표현한 탓이다. '우리'를 내세우는 심리의 저변엔 무엇이 있을까?"자기확신감이 없는 사람일수록 강력한 집단이 갖는 힘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향유하는 데 거리낌이 적다.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고 집단논리를 백 퍼센터 자기 것으로 흡수한다. 집단의 논리나 지향점이 분명할 때, 혹은 집단의 소속감이나 응집력이 단단할수록 큰 존재감을 경험한다. 이는 강력한 안전감과 자아팽창으로 이어진다."(233-236쪽)이 책에 실린 마지막 이야기인데, 크게 보자면 이 책의 대부분이 바로 그런 한국인의 독특한 심리학을 다루고 있다. 따지고보면 폭탄주나 커피믹스도 '우리'의 문화인 셈이다. 자살도 '우리'를 전제로 한 '수치심 문화'와 관련돼 있다. 와인이나 자녀의 조기유학은 '우리'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차별성이나 경쟁력을 갖기 위한 것이겠지만, 이 또한 '우리'를 전제로 한 비교우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우리'로 들끓는 도시는 무서운 저력과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잠재력의 보고인 동시에 획일적인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폭력적인' 공간일 수도 있다. '나'와 '우리'는 커피전문점과 커피믹스의 관계와 같다. '나'를 추구할수록 '우리'에 대한 갈증도 커지는 법이지만, '우리'는 다시 '나'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게 바로 도시 심리학의 핵심은 아닐까?/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전북민족예술인들이 이 땅에 발 딛고 설 자유를 되찾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도지회(이하 전북민예총·지회장 신형식)가 19일부터 21일까지 전주 공예품 전시관, 경기전 앞 광장에서 '이 땅에 살기 위하여'를 주제로 '2009 전북민족예술제'를 연다.올해 민족예술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주제가 변경, 풍물·미술·음악·영상 등 10개 분과 문화예술인들이 6월의 정신을 이어받아 축제 형태로 풀어낸다.19일 오후 7시30분 전주 공예품전시관에서 열리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예술제의 막이 오른다.풍물분과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그가 꿈꿨던 차별없는 세상에 대한 열망을 담아 '사람 사는 세상'으로 풀어낸다. 1악장 '人 - 사람 그 위대한 탄생', 2악장 '生 - 이 땅에서 사는 삶', 3악장 '合 - 이상적인 사회 - 우리는 하나'로 이어지는 무대. 통합과 화합의 사회로 거듭나고자 하는 마음을 하나로 모아 씨줄과 날줄로 엮는다.미술 분과는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공예품 전시관에서 '통일만화그리기대회'를 연다.도교육청이 후원하는 이날 대회에선 도내 초등학생들이 현장에서 제시되는 주제로 그림을 그릴 예정.주요 수상작은 전북민예총에서 발간하는 「품」에 게재된다.경기전 앞에서는 21일까지 설치 미술전도 마련된다. '이땅에 살기 위하여'를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영혼없는 정권'과 투쟁하는 작가들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음악분과는 20일 오후 5시 경기전 앞 무대에서 거리음악회를 통해 대중과 함께 광장의 역사적 기억을 노래한다. '노래모임 우리동네'은 포크, 민중가요, 아카펠라와 락밴드 공연으로 '사람 속의 노래, 노래 속의 사람'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노래가 2' '상록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등을 통해 현재의 정치·사회적 위기로 소외된 약자들에 대한 목소리를 담고, '포크 메들리''그곳으로''one more time'을 통해 파워 콘서트를 이어간다.영상분과는 영화를 제작하다 새만금에 정착한 이강길 감독의 영화 '어부로 살고 싶다'를 20일 오후 7시 경기장 앞 노천 영화관에서 선보인다.신형식 회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그가 늘 고민해왔던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열망을 민족예술제에 담고 싶었다"며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이들이 위로받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정신을 되새기는 자리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완주 비비정 마을 일대에 있는 비비정과 삼례 양수장, 호산서원 등 각종 문화자원이 만경강 생태자원, 빈집 등과 연계돼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완주군은 올해부터 오는 2011년까지 총 28억원을 들여 비비정을 중심으로 신문화공간을 조성하는 '2009 비비힐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5일 오후 6시, 마을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농림수산부와 완주군청이 주최하고 희망제작소와 공공작업소 심심이 주관하는 주민설명회를 가진 것.비비힐 프로젝트는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삼례 양수장과 호산서원을 연결하고, 농가 레스토랑, 자전거도로, 생태·역사산책로 등을 조성해 도시와 농촌의 문화가 융합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김재현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비비힐 프로젝트는'완주군 신택리지사업' 중 하나로 만경강 생태경관, 비비정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엮어 지역자원을 개발하는 게 목적"이라며 "장기적으로 향토문화예술회관,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 등을 연계한 역사체험축과 삼례의 딸기 재배단지, 벚꽃길을 무대로 한 경관체험축을 중심으로 거점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 부소장은 "특히 이번 사업은 주민의 열의와 참여도에 따라 그 성패가 엇갈린다"며 "농가 레스토랑, 농가 민박, 습지 체험장 등을 마을 현실에 맞게 개발하려면, 주민들 모두가 합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김영두 비비정 마을추진위원장은 "비비정은 만경강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빼어난 생태경관을 지닌 곳"이라며 "전주과 익산 오가는 길목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귀농인구를 늘릴 수 있는 복안 마련에 고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학평단의 거목인 유종호(74) 씨가 쓴 영화 에세이 '내가 본 영화'(민음사 펴냄)가 출간됐다. '추억 속 내 영화'라는 제목으로 2006-2007년 세계일보에 연재했던 글을 묶은 것이다. 유씨는 1953년 12월 수도극장에서 본 첫 영화 '여수'부터 2004년작 '밀리언 달러 베이비'까지 60여 편의 영화를 통해 당시 시대상은 물론 문학과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첫 영화 '여수'에서 받은 감동은 유씨가 "이십 대의 한동안 점심은 굶을 망정 변두리 극장의 캄캄한 공간을 찾게" 만들었다. "그 곤곤한 시절에 캄캄한 암실 속에 들어가 머나먼 이국에서 벌어지는 선남선녀의 슬프고 아름다운 얘기를 구경한다는 것은 매혹적인 현실 도피였다. 물리칠 길 없는 환상적 도취였다. 극장이란 어둠의 사회 공간에서 비현실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었다."(11쪽)라스트 신이 압권인 '제3의 사나이', 영화를 보는 시각의 두 좌표축이 되어준 리얼리즘 영화 '워터프런트'와 반(反) 자연주의 영화 '나의 청춘 마리안느', 삭막함과 살벌함으로 젊은 관객들을 놀라게 했던 병영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 등이 이 시절 유일한 '문화의 창구'였던 극장에서 본 영화들이다. 이후 미국 유학 시절 학생회관에서 상영해준 일본 영화들과 객원연구원으로 갔던 샌디에이고에서 케이블로 본 영화들, 1990년대 이후 DVD로 본 영화들의 이야기도 차례로 들려준다. 반세기 이상 문학평론 활동을 펼쳐온 저자는 영화 속에서도 문학을 읽어낸다. 자식들을 찾아 상경한 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도쿄 이야기'에서 염상섭의 단편을 떠올리기도 하고 일본 영화 '라쇼몽'의 성공 사례를 보면서 "일본 영화의 구미 시장 석권이 일본 문학 수용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저자는 후기에서 "막강한 가능성과 위험성을 아울러 지닌 영화의 미래를 예측할 능력도 의향도 내게는 없다"면서도 "영화의 고전은 빠른 속도로 명멸하고 변하겠지만 당대 사회 반영도가 기막히게 직접적이라는 점에서 대중 예술로서 영화의 생명력은 강인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도쿄 신주쿠 중심가에 지은 도쿄 코리아센터가 오는 18일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국 베이징, 상하이에 이어 4번째로 개원하는 도쿄 코리아센터는 지하 1층, 지상 8층에 지어진 신축 건물로, 307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인 '한마당 홀', 갤러리 '미', 도서 자료실 등을 갖췄다. 문화부는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한게 아니라 처음으로 신축한 코리아센터"라며 "'승무'에서 느낄 수 있는 곡선의 멋과 전통 건축미를 현대적으로 살렸을 뿐 아니라 4층에는 창덕궁 연경당을 기초로 한 전통한옥 사랑방과 대청마루, 전통정원이 있어 한국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원식은 유인촌 장관과 일본의 아오키 다모츠 문화청 장관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예가 권창륜 씨의 글씨로 만든 현판 제막식, '동방의 아침'이란 제목의 축하공연 등 순으로 현지에서 열린다. 코리아센터는 한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도록 기존의 재외문화원을 확대개편해 문화예술.문화산업.관광분야를 통합 서비스하는 공간이다. 문화부는 뉴욕 맨해튼에서도 나대지를 구입해 2012년 완공을 목표로 뉴욕코리아센터의 건물 신축을 진행 중이며 앞으로 해외에서 운영하는 한국문화원들을 단계적으로 코리아센터로 전환해나갈 계획이다.
포항 호미곶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인 국립등대박물관이 개관 7년만에 관람객 300만명을 넘어섰다. 15일 포항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양관련 문화와 등대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985년 영일군이 운영하는 장기갑박물관으로 개관한 뒤 시설물 증축과 전시물 보완을 거쳐 2002년 4월19일 국립등대박물관으로 재개관하고 운영도 포항항만청으로 넘겨졌다. 국립등대박물관은 호미곶 일대 2만7천여㎡에 등대관(1천800여㎡)과 기획전시관(814㎡), 테마공원, 전망대, 휴게실 등 시설과 등대 및 해운항만 자료 3천여점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등대 전문박물관이다. 등대박물관은 호미곶 일대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코스와 다양한 기획전시, 사회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2002년 재개관 이후 매년 40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찾아오는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에따라 재재관 이후 관람객수 집계에 들어간 결과 휴일인 지난 14일까지 299만9천845명을 기록해 재개관 7년2개월여만에 3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포항항만청 관계자는 "15일이 휴무일인 관계로 16일 오전 중으로 300만번째 관람객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항항만청과 국립등대박물관은 이에따라 16일 오전 기념행사를 마련해 300만번째 관람객에게 꽃다발과 푸짐한 상품을 증정하고 전문학예사가 박물관을 안내하는 특전을 주기로 했다. 또 300만1번째부터 입장하는 당일 관람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30명에게 박물관 로고가 새겨진 기념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포항청 관계자는 "국립등대박물관이 앞으로도 관람편의와 기획행사 등 볼거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국민들에게 해양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꿈을 심어주는 문화공간으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하송 시인, '2024년 한국 예인문학 문학대상' 수상
추위 녹이는 클라리넷 연주⋯신재훈 독주회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