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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억압받는 이에게 희망주길"

한국 천주교회는 13일(현지시간) 새 교황에 아르헨티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6) 추기경이 선출됐다는 소식에 잇따라 환영의뜻을 나타냈다.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14일 발표한 축하 메시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해 지상의 교회를 이끌어 나갈 교황이 가난한 이에게 기쁜 소식을, 억압받는 이에게 해방을 선포하는 평화의 사도가 돼 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강 의장은 "새 교황 프란치스코를 중심으로 가톨릭 교회가 새로운 열정으로 거듭나는 교회, 겸허한 마음으로 세상과 대화하는 교회, 평화를 위해 일하는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주교회의는 오는 21일 오후 6시 명동 대성당에서 교황 즉위 경축 미사를 주교단공동으로 봉헌하기로 했다.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이날 오전 명동대성당에서 새벽미사를 주례하고 새 교황 선출의 기쁨을 신자들과 함께했다.염 대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한 축하 메시지에서 "새 교황이 우리 교회가 세상에 사랑과 일치, 진리와 희망, 빛과 기쁨을 가져오는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이끌어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1540년 창설 이래 처음으로 교황을 배출한 예수회의 한국관구 조인영 홍보국장 신부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예수회 배출을 떠나) 새 교황이 선출된 것 자체로 이미 기쁘다"며 "교회 한 일원으로서 같은 수도회 추기경이 전체 보편 교회를 이끌고 가게 돼 축하하고 같이 기도를 드린다"고 말했다.한국 천주교회는 특히 새 교황이 교황명으로 가난한 자를 위한 삶과 청빈을 강조한 성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를 택한 것에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인 정성환(프란치스코) 신부는 "예수회 출신이면서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름으로 교황이 된 것에는 이 시대 가톨릭 교회가 나아갈 길은 예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복음적인 삶이라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최홍준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평협) 회장은 "프란치스코라고 이름을 지은 것은 가난의 영성을 살다 간 성인의 정신을 따르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환영했다. 연합뉴스

  • 종교
  • 연합
  • 2013.03.15 23:02

'아침 안개' 같은 인생

삶이 고단하다고들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문명의 이기에 적응해야 하고, 무한경쟁 사회에서 생존하려면 계속 채찍을 가해야 하는 현실이 벅찰 수밖에 없다. 도내 종교계 인사들로부터 이런 팍팍한 현실을 딛고 삶의 활력소를 얻을 수 있는 길을 구했다. 매주 한 차례 연재할 '종교칼럼'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길인지 생각할 수 있는 자리다.옛날에 기차를 타고 처음으로 여행을 떠난 여자가 있었습니다. 기차를 처음 타게 된 이 여자는 기차가 막 출발하면서야 겨우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창문을 알맞게 열어보려고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너무 넓은 느낌이 들어 조정해보면 좁아져버렸고, 너무 좁은 것 같아서 조정해 보면 또 너무 넓어져버렸습니다. 그래도 한참동안 씨름하다가 겨우 알맞은 넓이로 고정시켜 놓았습니다. 그 다음에 여자는 커튼을 가지고 씨름을 했습니다. 알맞게 빛도 들어오고 경치도 보일 정도로 조절하기 위해서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애를 썼습니다. 그 후에는 여행 가방을 선반에 올려놓기 위해서 신발을 벗고 의자에 올라갔습니다. 알맞게 정돈하려고 흔들리는 열차에서 진땀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모처럼 여행할 때 쓰려고 산 새 모자가 상하지 않도록 여기에도 얹어보고 저기에도 얹어 보았습니다. 가방 위에 얹어보았으나 마음이 놓이지 않았고, 옷걸이에 걸어보았지만 바람 때문에 그것도 염려가 되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후 여인은 거울과 빗을 꺼내어 그 동안 정돈하느라고 헝클어진 머리를 정성들여 빗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다 마치고 이제 평안한 자세로 가려고 하는데 열차의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다음 역에서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 기차에서 내리던 여인이 혼잣말로 이렇게 중얼거렸다고 합니다. "이토록 금방 내릴 줄 알았으면 쓸데없이 그 수선을 떨지 말걸 그랬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여행은 생각해 보면 정말 잠깐입니다. 기차를 타면 금방 내려야 하듯 눈 깜짝할 사이에 나이를 먹고 세상을 떠나야 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인생을 가리켜 '아침 안개'와 같고 '풀의 꽃'과 같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짧고 빠른 인생인 것을 어린 시절에는 시간이 더디게 간다고 괜한 불평을 한 적이 많습니다. "나는 언제 자라서 숙제 없는 세상에서 살고, 언제 장가라도 가보나?" 그러나 지금은 세월이 더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꿈에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월의 체감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가슴이 저려올 정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20-30대는 하나 둘 셋으로 가고, 40-50대는 둘 넷 여섯으로 가고, 60대는 다섯 열 열다섯으로 가고, 70세가 넘어가면 열 스물 서른으로 간다."라고 했는데, 이는 누구나 공감하는 얘기일 것입니다. 돌아서면 나이 먹고, 돌아서면 머리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는 것이 인생입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속절없이 빠르게 흘러갑니다. 그러므로 헛된 일에 분요할 수 없습니다. 쾌락에 인생을 팔고, 탐욕의 노예가 되어 생을 낭비할 수 없습니다. 가치 없는 일에 마음을 빼앗겨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기차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 여행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그 언젠가 나도 인생의 종착역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그 때 행여 이런 후회가 없기를 바랍니다. "아! 이토록 금방 내릴 줄 알았으면 쓸데없이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좀 더 잘 살아볼 걸 그랬네."

  • 종교
  • 기고
  • 2013.03.14 23:02

전주서 첫 '환단고기 북 콘서트'

'인류의 문명은 한민족의 시원조상인 환족이 세운 환국에서 비롯됐다. 환국은 환인 천제까지 7대에 걸쳐 3301년간 존속됐다. 환국의 뒤를 이어 환웅이 배달국을 세워 1565년간 유지했으며, 단군이 배달 말기의 혼란을 잠재우고 조선을 열어 2096년간 다스렸다.'2011년 완역본으로 나온 '환단고기(桓檀古記)'(역주 안경전, 상생출판)가 한민족의 뿌리를 9000년 전으로 끌어올렸다. 학계의 위서(僞書) 논란과 상관없이 이 책의 완역본 출간을 계기로 '한민족의 잃어버린 문화와 역사 되찾기'활동이 진행되고 있다.지난해 서울·부산·대전·대구에 이어 올 처음 전주에서 '환단고기 북 콘서트'가 열린다(10일 오후 2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주최측인 대한역사바로찾기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행사를 통해 '환국-배달-고조선-북부여-고구려로 계승되는 한민족의 9천년사와 인류 원형문화의 진실을 찾게 됐다'고 홍보할 계획이다.이용옥 전북지부장은 "이제라도 중화 패권주의 사관과 일본 식민주의 사관이 초래한 역사 왜곡의 사슬을 끊고 한민족 9천년사의 진실을 찾아야 한다"고 북 콘서트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환단고기'는 평안북도 선천 출신의 계연수 선생(1864~1920)이 1911년'삼성기 三聖紀'·'단군세기 檀君世紀'·'북부여기 北夫餘紀'·'태백일사 太白逸史' 등 각기 다른 4권의 책을 하나로 묶어 처음 인쇄된 것을 원본으로 삼아 원본 출간 100년만에 완역했다는 게 역자의 말이다.북 콘서트에서는 역자인 안경전 증산도 종도사가 '환단고기'가 갖는 의미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 종교
  • 김원용
  • 2013.03.05 23:02

공식 언급 삼가며 "신선한 충격이자 멋진 용단"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 11일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전북 천주교계는 별도 공식 입장을 밝히는 대신 침묵하는 분위기다.천주교 전주교구청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강우일) 공식 발표가 지역 교구청 입장을 대변한다면서 어떤 언급도 삼갔다. 1415년 교황 그레고리 12세가 '자진 사임'한 이래로 598년 만에 일어난 이례적인 사건. 교황의 선임·사임과 같은 중차대한 일은 천주교 교회법에 따르는 게 원칙이긴 하지만, 인간이 아닌 신의 판단 영역으로 간주돼온 일이어서다. 도내 평신도들도 갑작스런 교황 사임을 차분하게 지켜보는 쪽이다. 차종선 천주교 전주교구 사목평회의 회장은 "평신자가 이와 관련해 이러쿵 저러쿵 논평할 성격이 못된다"라고 선을 그은 뒤 "그러나 (교황이) 그만두신 것은 굉장히 충격적이고 아쉬운 일"이라고 전했다. 천주교 전주교구 사목평회의 회원인 한상갑 前 전주해성고 교장도 "처음엔 놀라웠고, 이후엔 신선한 충격이었다"면서 "물러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떠나는 모습 아니겠는가. 성령의 이끄심에서 비롯된 멋진 용단"이라고 해석했다.28일에 사임하는 베네딕토 16세는 당분간 교황의 여름 휴양지인 이탈리아 라치오주 카스텔 간돌포로 거처를 옮기게 된다. 이후에는 바티칸 내에 있는 '봉쇄 수도원'으로 다시 거처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 종교
  • 이화정
  • 2013.02.13 23:02

김성효 원불교 전북교구장 부임

"원불교 출가자를 '전무 출신'이라 합니다. 자신의 교단과 세상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길 서원하신 분들입니다. 이처럼 거룩하고 숭고한 뜻을 지닌 분들이 전북교구엔 200여 명이나 되십니다. 전국에서 제일 많죠. 약속한 인연·일터를 찾았으니, 앞으로 제가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명이 무엇인지 깊게 성찰하겠습니다."새로운 원불교 전북교구장으로 민타원(民陀圓) 김성효 사회복지법인 한울안 이사장(60)이 부임했다. 김 신임 교구장은 "안팎에서 전북교구에 거는 기대가 크다"면서 "3년 앞둔 원불교 100년 사업을 위해 대종사님의 법이 도민 의 가정과 일터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김 교구장이 내세운 약속은 두 가지. 원불교 100년 성업 불사를 위해 마음을 모으는 일을 먼저 챙겼다. 이는 "교화를 통해 어둠과 아픔, 원망이 많은 이 세상에 희망과 기쁨을 전해 낙원을 건설하자는 것"이라면서 "마음이 하나로 모이면 기적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두번 째, 다방면의 인재 양성을 꼽았다. 김 교구장은 "뛰어난 인재는 5만 년 대운을 이끌어갈 교단의 힘이자 세상의 보물"이라면서 "청소년·재가 출가 인력·전문 인재들을 배출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분명히 했다. 1977년 원불교 부산교구 부산교당을 통해 교무로 부임한 김 신임 교구장은 원불교 부산교구·대구경북교구·경남교구 진주교구 등과 원불교 은혜심기운동본부 본부장을 거쳐 사회복지법인 효도마을·삼동회 이사와 사회복지법인 원봉공회 이사장을 지냈다. 부임 출가교역자 환영식을 겸한 취임식은 20일 오후 2시 원불교 전북교구청 4층 대각전에서 열린다.

  • 종교
  • 이화정
  • 2013.01.18 23:02

"소외된 이웃에 은총을…"

성탄절을 맞아 도내 교회 곳곳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예배가 열렸다. 전주안디옥교회에서는 24일 의료선교위원회 헌신예배와 교회학교 어린이들의 공연과 땅 밝기 기도 행사로 성탄 전야 축하행사를 진행했다.성탄절에는 교회 본당에서 유아세례식과 장학숙을 위해 수고한 분들을 초대해 '감사 콘서트 VIVA 엠케이'를 개최했다.바울 교회에서도 바울의 14번째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성탄축하 발표회를 열고 감사예배를 드렸다.새소망침례교회에서도 24일 성탄 전야 예배에서 성극과 연기 율동을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전주영생교회에서는 교인들이 마음으로 모은 20kg 쌀 150포대를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줬고, 예수 사랑 봉사회 교인들은 독거노인 등 소외 이웃들에게 온정이 담긴 도시락 반찬을 전달했다. 전주예일교회도 25일 교인 한 사람씩 마음을 담아 준비해 온 쌀, 화장지, 라면 등 생필품을 모아 소외 이웃에 전달하며 예수 탄생일의 의미를 더했다.2013년도 전북기독교연합회 신임회장 박종철 목사는 "기쁜 성탄을 맞아 가정마다 건강과 축복이 함께하기를 바란다"며"다가오는 한해에도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이웃들을 위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종교
  • 윤나네
  • 2012.12.26 23:02

2012 세계순례대회 무엇을 남겼나 - 종교 경계 넘어 4대 종단 화합 '첫단추'

지난 10일 오후 4시 전주 치명자산 앞에서 열린 순례 한마당. 불교계를 대표하는 비구니 성악가 정율 스님이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를 부르자 기도를 하러 들른 천주교 신자도, 지나가던 관광객들도 모두 스님의 목소리에 이끌려 자리에 앉고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숨을 죽였다. 한 곡 한 곡 마칠 때마다 뜨거운 박수가 터졌다. 종교는 달라도 음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이 이어질 수 있다는 순례대회의 지향점을 드러낸 의미있는 자리였다. 세계순례대회 조직위원회한국순례문화연구원이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이어간 '2012 세계순례대회'는 모든 종교가 만나는 길이자, 진실된 나와 대면하는 시간이었다. 주최측이 밝힌 세계순례대회를 방문한 이들은 1만 여 명. 4개 종단이 어우러진 9개 코스로 발굴한 '아름다운 순례길'(전주~완주~김제~익산240㎞)과 각 종교 거점지를 특색 있게 드러낸 퍼포먼스는 9박10일 간의 순례 여정을 의미 있게 갈무리하도록 도움을 줬다. 그 결과 '아름다운 순례, 홀로 또 함께'를 내건 이번 순례대회는 모두에게 의미있는 길을 선물했다. 고원선 원불교 전북교구장이병호 천주교 전주교구장원행 김제 금산사 주지에겐 종교의 경계를 허물고 조우하는 만남의 길이었다. 게으른 록커 김태원(그룹 부활 대표)씨는 난생 처음 5㎞ 남짓한 '아름다운 순례길'을 걷고 "자신과 대화를 나눴고", 김완주 지사는 "갓 태어난 손자와 매주 보러가는, 가까운 미래에 함께 걷는 길이자 못다 이룬 일을 갈무리하겠다는 '완주길'"이 되기도 했다. 주최 측은 개인은 물론 전국국어교사모임과 카페'아름다운 도보 여행' 등 단체 순례객 3000여 명이 다녀가 하루 평균 300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20~25㎞를 걷는 강행군을 이겨낸 이들은 그러나 20명. 특히 최연소 완주자 이진용 군(전주초 4)이나 청소년 완주자 김선우 양(전주 성심여중 3)은 '느바기'(느리게 바르게 기쁘게)가 새겨진 완주증을 받은 영광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500인 분의 음식을 준비했다가 낭패를 봤다고 했을 만큼 순례객들은 주최측이 예상한 것보다는 적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조직위원회와 한국순례문화연구원이 가톨릭 신자 위주로 구성 돼 순례대회 참여층이 폭넓지 않았다는 일각의 불만은 순례객이 얼마나 방문했느냐의 문제라기 보다는 전북의 종교문화자산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 4대 종단을 아우르는 방향의 길을 재정비하고 프로그램으로 잇는 노력과 함께 전북의 종교문화콘텐츠를 도민들이 인식하고 참여하는 민중 운동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요구는 그런 맥락의 일환이다.

  • 종교
  • 이화정
  • 2012.11.12 23:02

2012 세계순례대회 이런 이야기도 있었네 - "나를 만날 수 있는 축복의 여정"

지난 1일 개막한 '2012 세계순례대회'가 중반을 넘겼다. 전북도와 한국순례문화연구원이 5일까지 이어진 '아름다운 순례길'(전주~완주~김제~익산240㎞)을 완주한 이들은 고작 20여 명. 이날 오전 9시 미륵사지에서 출발한 이들은 초남이 성지까지 8시간 동안 25.5㎞를 걷고 또 걸었다. 구릿빛 얼굴을 한 순례객들이 이야기했다. "포기하지 않고 돌아가는 게 오늘의 목표야."△ 낭만? 즐거운 고행미국 LA에서 날아온 허백씨는 순례길을 걷겠다고 가장 먼저 달려온 사람 중 하나. 군산에서 태어나 전주 YMCA 사무총장을 맡다가 박정희 정부 시절 도망치듯 미국으로 떠났던 그에게 고향은 늘 사무치게 그리운 곳이었다. 아름다운 순례길의 여정을 두고 "오직 선택받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축복" 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온 고문규씨는 유일한 외방객이었다.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떠올리며 만사 제쳐두고 왔다"는 그는 사실 많이 망설였다. 지리산 둘레길을 즐겨 다니던 친구들도 매일 20~25㎞를 걷는 건 부담스럽다며 포기하던 터였다. 그러나 자신의 뒤통수보다 더 높이 올라가는 배낭을 짊어지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무수한 순례자를 보면서 "스스로 앞만 보고 달려온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고 했다. 그의 순례길에 뒤따르는 무리 중 눈에 띄는 것은 아홉 명의 수녀였다. "월요일은 유일하게 쉬는 날이라 오게 됐다"는 전주익산 지역 수녀들은 "종교 간 대화가 이뤄지는 것 같아 좋았다"고 했다. 아마 치마를 입고 순례길에 오르는 유일한 무리였을 듯. △길 걷기 최고 마니아는 이병호 주교가톨릭 전통에서는 순례길을 걷고 나면 그가 저지른 모든 죄를 사하여 준다 했던 '참회의 순례길'이며, 잃어버린 자기를 찾는 '영성의 길'로 통한다. 이번에 아름다운 순례길을 걷는 종교 지도자 중 최고의 걷기 마니아를 꼽으라면 단연 이병호 천주교 전주교구장일 것이다. 못다 외운 성서를 적은 메모지를 들고 매일 1시간 넘게 치명자산을 도는가 하면 한 달에 한 번 '아름다운 순례길'을 걷는다. 자신이 가르치는 전주 성심여중 학생들과 3년 째 '아름다운 순례길'을 걷고, 산티아고 순례길마저 소화한 순례꼭두(길안내해설사) 형은수씨는 "절대 고독의 상황에 나를 맡겨 도망갔던 나와 정직하게 만나고 싶었다"면서 "이런저런 사정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처럼 잘 견뎌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 순례자 여권 몇 명이나 받게 될까신의 가호(?)가 따르는지 5일 째 순례객들은 무탈하게 걷고 또 걷는다. 출발지에서 구급차가 오히려 환자들을 기다려야 할 정도. 올해 삼양사를 퇴직한 뒤 순례꼭두로 참여한 오병옥씨는 걷는 즐거움에 빠져 안내자까지 자처했다. 다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땀을 뻘뻘 흘리는 악전고투 속에서도 순례자들은 "교만을 용서해 주시옵소서"라는 반성을 하게 된다고. 한국순례문화원은 순례길 완주를 한 이들에게 순례자 여권을 발급한다. 이번 수료자는 몇 명이나 배출될까.

  • 종교
  • 이화정
  • 2012.11.06 23:02

원불교, 제14대 종법사 추대식 봉행

제14대 경산 장응철(張應哲) 종법사의 취임을 축하하는 추대식이 4일 전북 익산의 원불교 중앙총부 반백년 기념관에서 봉행됐다.이날 추대식에는 불교, 개신교, 가톨릭 등 각 종교계의 지도자, 최광식 문화관광부 장관, 원불교 재가, 출가 교도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특히 이날 문재인, 안철수 대선 후보도 나란히 추대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추대식은 식전행사인 원음 오케스트라, 원음 국악관현악단의 공연으로 시작됐다.본식은 종법사의 취임 고유문 낭독, 취임설법, 종법사 직위의 상징물을 올리는 봉헌의식, 중앙교의회 의장의 종법사 추대사, 내빈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봉헌 의식'은 종법사에게 원불교 종법사장과 종법사 법의, 소태산 대종사로부터 전수되어 오는 법통의 상징인 법장을 봉헌하는 의식.경산 종법사는 이날 "앞으로 6년간 원불교를 이끌어갈 종법사에 추대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대임을 수행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이어 법문에서 "대사회적으로 문명 발달에 따른 생태계 파괴와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제위기가 큰 과제로 주어졌다"며 "중대한 변화 시기에 '파란 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 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는 것을 사명으로 알고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원불교의 종법사(宗法師)는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1891-1943) 대종사로부터 이어져 오는 법통을 계승한 주법(主法)으로서 교단의 최고직위다. 교단을 주재하고 교헌에 의하여 대외적으로 원불교를 대표하는 최고지도자의 의미를 갖는다.앞서 경산 종법사는 지난 10월 24일 익산 중앙총부에서 열린 임시수위단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의 득표로 새 종법사로 선출돼 중임을 하게됐다. 오는 2015년은 원불교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 종교
  • 연합
  • 2012.11.02 23:02

日불교 "일제 침탈 참회합니다"

일제강점기 일제가 자행한 야욕에 대해 참회하는 비석이 일본 불교인들에 의해 군산 동국사에 세워진다.일본 조동종 스님들은 오는 16일 오전 10시 '동국사 창건 제104주년 다례제'에 참석해 참회법회를 갖고 '참사문비 제막식'을 가진다. 이날 제막식에서는 동국사를 창건한 일본 불교 최대종단인 조동종 종무청장의 참회사가 재정부장 진노테츠 스님 대독으로 발표되고 '참사문비' 비문이 일반에 공개된다.'참사문'비는 조동종 승려가 회장으로 있는 '동지회(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 주관으로 건립비용은 일본에서 부담했으며, 석재는 최고급 국내산 황등석으로 익산에서 제작됐다.비석 크기는 가로 3m 높이 2.3m로 참사문에서 발췌한 일본어 원문과 한글 번역문이 함께 음각됐다. 패망 후 68년 만에 일본인들 스스로 한국에 세우는 참회의 비석인 '참사문비'는 현재 동국사 앞뜰에 비문이 가려진 채 자리를 잡고 제막식을 기다리고 있다.비문에는 '해외포교라는 미명 하에 일제가 자행한 야욕에 영합하여 수많은 아시아인들의 인권 침해, 문화멸시, 일본 문화 강요, 존엄성 훼손 행위가 불교적 교의에도 어긋나며, 석가세존과 역대 조사의 이름으로 행해 왔던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행위이며 진심으로 사죄하며 참회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동국사 종걸 스님은 "참사문비는 20여년전 일본 조동종에서 발표한 참사문을 명문화시켜 영구적으로 남기자는 의미로 일본 조동종의 의식있는 스님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제작됐다"며 "최근 독도문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지만, 불교인들이 과거를 참회하고 사죄하려는 의지가 불교를 뛰어넘어 양국 발전을 도모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한편 조동종은 1945년 일본 패망 당시 한국에 약 160여 개의 사원과 포교소를 거느린 거대 종단이었다. 군산 동국사는 1909년 조동종 스님에 의해 창건됐으며, 광복 후 동국사로 개명했다. 보물 제1718호 '군산 동국사 소조석가여래 삼존상 및 복장유물 373점'과 국가등록 문화재 제64호 '동국사 대웅전' 등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은 시인이 출가했던 사찰로도 유명하다.

  • 종교
  • 이일권
  • 2012.09.10 23:02

세계 11개 종교 지도자, 전북에 모였다

전 세계 11개 종교 지도자들이 전북에 모였다.세계스카우트 종교포럼이 주최하고 한국스카우트 원불교연맹이 주관한'제4회 세계스카우트 종교심포지엄'이 1일 원광대에서 세계 20여 개국 11개 종교 지도자 및 스카우트 지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행사에는 원불교, 불교, 천주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유대교, 그리스정교, 말일성도교, 바하이교, 시크교 등 11개 종교가 참가했다.'가족과 종교공동체가 함께 성장하는 스카우트 활동'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지난달 31일 각 종교 지도자 회의에 이어 5일까지 종교간 화합을 위한 포럼 등이 열리며, 참가자들은 행사기간동안 전북지역내 원불교, 천주교, 이슬람교 시설을 탐방할 예정이다.특히 이번 행사는 오는 11월 전북에서 세계 종교 지도자와 함께 4대 종교 성지를 순례하는'2012 세계순례대회'를 앞두고 개최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이날 개회식에서 김완주 도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전북은 73곳의 종교성지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종교가 공존융합하는 곳으로, 종교화합의 상징적인 성지가 될 것"이라면서"오는 2014년 한국잼버리대회와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를 전북에서 유치하고자 한다"며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했다.한편 '세계스카우트 종교심포지엄'은 3년에 한번씩 세계 각국을 돌며 열리는 행사로, 제1회 행사는 지난 2003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천주교, 제2회는 2006년 대만 카오슝에서 불교, 제3회는 2009년 우간다 캄팔라에서 이슬람교 주최로 개최됐다. 이번 제4회는 원불교 중심으로 열린다.

  • 종교
  • 김준호
  • 2012.08.02 23:02

이동휘 원로목사는

전주 종합경기장에서 전주역 방면으로 가다보면 전북대병원 정문 옆 나지막한 군용막사 같은 교회건물이 보인다. 군산비행장 헌 격납고를 뜯어다 세운 일명 깡통교회로 이름 난 전주 안디옥교회. 겉으론 별 볼품이 없지만 전국의 많은 목회자들이 탐방차 이 곳을 찾는다. 교회 재정의 70%를 선교와 구제에 쓰는 교회, 전 세계 90개 국가에 4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 대도시도 아닌 지역에서 선교 한국을 대표하는 교회로 우뚝 선 전주 안디옥 교회를 개척하고 부흥시킨 이동휘 원로목사(78). 그는 1935년 전주 조촌동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교회 영수(장로와 집사 중간)였고 아버지는 교회 장로로 시무했으며 어머니 역시 독실한 신앙인으로 세 남매를 모두 신학대학에 보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군산 성광교회 이진휘 목사가 형님이고 여동생도 선교사의 길을 걷고 있다.신흥중·고와 한국 신학대학, 아시아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61년 고향 교회인 완주 구정교회(현 진입로교회)에서 전도사로 목회를 시작했다. 2년뒤 군산 이곡교회로 옮겨 6년간 시무했고 임실 오수교회에서 10년, 전주 전흥교회에서 4년 가까이 사역하다 1983년 4월 전주 안디옥교회를 개척했다. 지난 2006년 은퇴하기 까지 23년간 시무하면서 수십 명에 불과하던 교회를 8000명이 넘는 교회로 부흥시켰고 세계 선교와 농어촌교회 선교, 장애인과 소외된 이웃을 위한 특수선교 등에 앞장서왔다. 은퇴 후에는 수원으로 이사, 조그만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국내·외 부흥집회와 선교단체 행사에 초청 강사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한 1986년 초교파적으로 세운 바울선교회 대표로서 세계 선교사역에 여력을 쏟고 있다.부인 최영순 사모와 2남 2녀를 두었으며 4남매도 모두 선교사의 길을 걷고 있다. 큰 딸은 의사 남편과 함께 아프카니스탄에서 13년간 선교활동을 마치고 현재 아프리카 브르기나파소에서 사역중이다. 둘째 딸은 인도네시아에서 12년간 선교사로 있다가 미국 선교지부에 근무중이며 셋째 아들은 키프로스 선교사로, 넷째 아들은 필리핀 선교사로 활동중이다. 저로는 '사람을 내 놓아라' '깡통교회 이야기' '불편하게 삽시다 선교하며 삽시다'가 있다.

  • 종교
  • 권순택
  • 2012.06.26 23:02

전북대병원 종교시설 형평성 논란

전북대학교병원에 개신교와 가톨릭 종교시설은 있는 반면 불교 종교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불교계는 수년전부터 전북대병원측에 법당 시설설치를 요구해 왔지만 병원에서는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전북 불교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공립병원 가운데 불교 종교시설인 법당이 없는 곳은 전북대병원과 강원대병원 등 2곳뿐이다. 강원대병원의 경우 2층을 타 종교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전북대병원은 불교 종교시설인 법당 자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전북불교시민연대, 익산불교신도연합회, 전북포교사단 등 18개 전북지역 재가단체들은 지난 11일 전주 불교회관에서 전북대병원 법당 설치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제 금산사 김종렬 종무실장은 "개신교와 천주교는 전용 예배공간이 갖춰져 있어 교계를 중심으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수없이 제기해 왔다"며 "지난 3월 법당 개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북대병원 측에 발송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은 아직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재가단체의 한 관계자도 "2년 전부터 불자 환우들을 위해 법당 공간 마련을 병원 측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정식 공문까지 보냈는데도 병원 측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전북 불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성토했다.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천주교와 개신교는 지난 1994년 병원 신축 때부터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지만 불교계는 최근 2년 사이 법당 설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건물 전체가 포화상태로 적당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을 뿐 부속건물 등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는 데로 불교법당을 건립할 계획이다"고 해명했다.

  • 종교
  • 김정엽
  • 2012.06.14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