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생명산업 수도 전북특별자치도에 걸맞는 실적을 보이고 있는 통합마케팅사업이 올해 드디어 6천억원을 넘었다. 이는 필자가 본보 2014. 11. 17.자 칼럼에서 “전북농산물 통합마케팅 6000억 시대 열 터”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게제하면서 처음 화두를 던졌던 것으로 이를 10년 만에 달성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 이제는 6천억을 넘어 1조 시대를 바라보면서 협동조직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조공법인)을 협동조합의 가치측면에서 그간의 성과와 의미를 되짚어 보고 미래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농협의 통합마케팅 조직인 조공법인은 개별 농협의 마케팅역량을 시군 단위로 통합한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규모화된 조직이다. 현재 전북에서 조공법인이 지속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조공법인이 유통 측면에서 협동조합의 가치를 가장 잘 실천하는 조직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협동(協同)이란 단어는 힘을 모으는 협력을 넘어 단합과 연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힘과 마음을 모은다는 것으로 조합원 공동행동의 출발점이 되며, 이러한 공동행동은 개별농가가 영농자재를 구입하거나 농산물을 판매하려고 할 때 시장에서 상대적 약자인 거래관계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거래에 수반되는 단위비용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시장에 대한 협상력도 커져 더 나은 거래관계를 맺을 수 있는 등 불리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핵심수단이 되는 것이다. 통합마케팅 전문조직은 바로 이러한 협동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전북 원예조공법인의 성장과 성과를 잠깐 언급하면, 2012년 전국 최초로 “전북특별자치도 통합마케팅 전문조직 육성 및 활성화 지원”조례를 제정하여 농산물 마케팅 창구를 조공법인으로 일원화시켰으며, 2014년에는 군산을 제외한 13개 시군 조공법인을 설립, 시군별 통합마케팅조직으로 인정하고 지원을 해오고 있다.이를 통해 정예 생산자조직 육성, 바이어 초청행사, 매년 국내 및 해외 통합판촉행사, 온라인 플랫폼 확대 등 온오프라인 마케팅 고도화로 2011년 810억원에서 2024년 6,3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또한, 우수 통합마케팅 척도로 여기는 참여조직 취급액 대비 통합마케팅 참여비율은 89.3%로 전국 평균 36.3%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을 거양하였고, 원예 농산물 생산액은 전국 5위의 규모이지만 통합마케팅 매출 실적은 전국 시도 중 2위로 도세에 비해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최근 이상기후, 스마트농업 확산, 영농비 상승 등 농업환경이 급변하고 있으며, 농촌지역은 인구감소에 따른 소멸위기에 처해있고,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조공법인의 역할 확대를 통해 해결하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북의 조공법인은 전통적인 역할의 통합마케팅 전문조직을 넘어 영농자재 공동구매, 산지 물류통합,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사업 등 농가 경영비 절감을 위한 사업으로도 확장하는 등 시군 지역경제 종합센터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렇듯 조공법인이 단순한 유통의 중심에서 지역농정의 중심으로 역할을 확대하며 사업 고도화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부장으로서 임기를 마치는 올해, 필자에게는 더욱 뜻깊은 한해가 아닌가 싶다. 10년 전 세웠던 통합마케팅 6천억 돌파 뿐 아니라 미완의 사업이었던 군산조공법인 설립까지 완성할 수 있게 되어 더욱 감회가 남다른 해이다. 앞으로 전북 통합마케팅은 1기 6천억을 넘어, 2기 1조원 시대를 준비하며, 2025년을 14개 전시군 통합마케팅 사업 추친 원년의 해로 삼고 “협동”의 깃발 아래 한 데 뭉쳐 명실상부한 통합마케팅 산지유통의 메카로 더욱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길 후배들에게 기대해 본다.
김영일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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