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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올림픽 유치와 정치권 불협화음

전북자치도가 지난 12일 마감한 ‘2036년 올림픽 국내 개최 후보도시 신청’에 유치 의향서를 제출했다. 의향서는 전북자치도와 서울시 두 곳이 제출해, 국내 개최를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도민들은 대다수가 좀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내부적으로 미리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전북에서 갑자기 무슨 올림픽?”이라는 반응이다. 이왕 도전했으니 역량을 모아 성사시켰으면 한다. 전북자치도와 정치권이 힘을 합해 일부의 성과라도 거두길 바란다. 김관영 지사는 “올림픽 유치는 무모한 꿈이 아니라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도전하고 꿈이 이뤄지도록 전진하는 일”이라며 “전북이 새롭게 써 내려갈 역사에 한 획을 긋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북은 올림픽 개최가 국가균형발전의 첫 걸음이라는 점도 부각하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경기장과 선수촌, 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해 총 10조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인프라는 대회 개최 이후에도 대형 국제 스포츠를 유치해 지속 가능한 지역 성장 발판이자 경쟁력을 높이는 자산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전북연구원은 2036 하계올림픽 유치를 통해 예상되는 경제적 유발효과가 42조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반면 하계올림픽 개최 경험이 있는 서울시는 ‘준비된 실속올림픽’을 내세우고 있다. 이미 1988년 하계올림픽을 치른 바 있고, 국제대회 유치를 위한 대부분의 인프라도 확보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7월 ‘올림픽 추진팀’을 신설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한체육회가 전북도와 공동개최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으나 거부했다. 대신 강원도와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와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과연 유치 가능성이 있느냐와 전북도 및 정치권, 도민들의 일치된 준비 태세다. 사실 객관적인 여건으로 보아 유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부 종목이라도 가져올 수 있으면 다행이다. 또 문제는 벌써부터 전북도와 정치권 사이에 불협화음이 터져 나온다는 점이다. 올림픽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에 국회 및 도의회 등 정치권과 협의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북자치도는 사전에 전략이 노출될 우려가 있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유치 신청을 한 만큼 소통을 통해 모든 역량을 모았으면 한다. 한 배를 탄만큼 일부 종목이라도 가져오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1.17 18:26

적극행정으로 꽃피운 부안상감청자 세계화

민선8기 부안군정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민선 7기부터 이어져 온 ‘적극행정’이다. 민선8기 부안군은 행정운영원칙을 ‘적극․소통․혁신․위민’으로 정하고 적극행정 활성화를 위한 공직자 설문조사를 반영해 5대 추진방향 15대 세부추진과제를 수립하고 분기별 이행실적을 관리하고 있다. 적극행정위원회 운영 활성화와 적극행정 실행계획 수립, 적극행정 교육 및 홍보,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선발 및 인센티브 부여, 적극행정 마일리지 제도 확대 운영, 간부공무원 적극행정 관심도 제고, 적극행정 면책․사전 컨설팅 제도 홍보 등 부안군정 전반에 다양한 적극행정 활성화 시책을 접목하고 있다. 그 결과 부안군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4년 지자체 적극행정 종합평가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지자체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전북특별자치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적극행정 우수지자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민선 7~8기 지난 6년여 동안 부안군정에 적극행정이 정착하면서 다양한 성과 창출과 함께 오랫동안 지역의 난제로 남아있던 수많은 현안들을 해결했다. 적극행정의 다양한 성과 중에서도 세계 최초로 상감청자를 개발한 부안 상감청자의 세계화 물꼬를 텄다는 점도 매우 의미 있는 부분이다. 민선 7~8기 부안군은 세계 최고 수준의 부안 상감청자를 기존의 국내 위주 홍보에 그치지 않고 세계화의 발판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실제 부안군은 국내 최고의 국립문화재연구기관인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와 협약을 체결하고 부안상감청자 요지에 대한 5년간의 장기 학술조사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도자산업의 본향인 중국 상위구 상위도자고등연구원 및 자계시 상림호 청자문화전승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부안 상감청자의 위상을 알리는 등 고려시대 천하제일 명품으로 위대했던 부안 상감청자의 부흥에 나섰다. 중국 절강성 소흥시 상위구가 주최하고 상위도자고등연구소가 주관하는 2024 아시아청자워크숍 및 초대전시에도 초청돼 과거 신비로운 비색으로 천하제일의 평가를 받은 부안 상감청자의 특색 있고 독창적인 도자문화를 널리 알렸다. 부안상감청자는 국제 도자기 시장의 변화와 트렌드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도예행사로 중국 강서성 경덕진시에서 열린 2024년 징더전국제도자박람회에서도 홍보부스를 운영해 일평균 1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박람회에서는 닝보차박람회, 복건성공예미술관, 상하이차박람회 등 중국 타 박람회 및 예술기관에서 부안상감청자 홍보부스를 초청하는 등 부안 상감청자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며 중국 CCTV 및 중국 JTV 장시성 방송국에서 독점 방송으로 고려 상감청자의 발생지 부안을 홍보하는 등 부안 상감청자의 국제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안 상감청자의 국제적 인기는 중국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팰리세이즈 파크시 설립 125주년 기념 초청으로 미국 현지 KCC 한인동포회관 갤러리와 팰리세이즈 파크시 타운홀에서 ‘위대한 하늘빛 부안 고려청자’ 기획전시를 개최했다. 전시회 오프닝 행사에는 폴김 팰리세이즈 파크시장과 민석준 시의장, 정수진 교육위원장, 마크 지나 테너플라이시장 등 지역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정도로 현지 관심도가 높았다. 과거 천년전 고려시대 고려왕실을 넘어 중국과 일본까지 진출했던 부안 상감청자의 찬란한 비상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부안군은 이에 발맞춰 중국 경덕진 도계천 일원의 도자 관련 관광 및 산업시설, 도자전문대학, 박물관 등의 견학을 통해 향후 부안 상감청자를 활용한 관광화 및 산업화, 옛 요업공장을 리모델링해 랜드마크화(일명 부안 청자밸리) 하고 관광지로 활용한 대표적 사례인 도계천 문화산업기지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도자 관광지 및 산업지로 각광받는지 원인을 분석해 지역의 현황에 맞게 접목할 계획이다. 천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찬란하게 비상한 부안상감청자. 부안 상감청자의 체계적인 홍보와 전 세계적인 비상을 위한 부안 청자밸리 조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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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7 18:25

구호만 요란한 전주시

인구 증감은 도시발전을 한눈에 파악하는 중요한 척도다. 도시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면서 전주도 1990년 50만을 돌파하면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인근 시군에서 유입돼 2010년에는 60만을 돌파했다. 하지만 해마다 출산인구와 청년인구가 줄면서 2020년 65만 7432명이던 인구가 2023년 64만 2727명으로 내려 앉았다. 지금은 해마다 저출산 고령화로 청년인구가 해마다 3천명씩 줄어 63만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임 시장이 내건 한바탕 전주 세계로 비빈다라는 구호에서 강한 경제 전주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범한 우범기호가 당초 기대와 달리 소리만 요란할 뿐 속빈강정 같다는 평가가 여론을 형성해 가고 있다. 예산 폭탄이란 구호를 앞세우며 임기초부터 규제완화와 개발의지를 앞세워 도시를 뒤바꿔 놓겠다던 우 시장의 각종 개발정책이 임기 반환점을 돌아서면서 인기영합주의 정책(포퓰리즘)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후백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는 왕의 궁원 프로젝트는 전주만의 문화유산을 활용 미래관광자원으로 육성하는 사업이지만 1조5천억의 거대한 개발사업비를 민간에 거의 의존하는 사업이라서 납득하기가 힘들다는 내외부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전임 시장이 문화와 생태에 너무 시정을 치중한 게 전주 발전을 지체시켰다는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그 정반대로 규제완화를 통해 개발정책을 주도해 나가지만 재원조달방안이 너무 불투명해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당초 시민들은 기재부 출신으로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해서 예산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장담한 우 시장을 지켜보면서 발전을 기대했지만 시민과의 소통은 커녕 불통으로 일관하고 무능하다는 지적까지 받아 기대를 접었다는 시민이 늘었다. 전임 시장이 약속했던 실내체육관 철거를 통한 신축 작업을 계획대로 빨리 이행했으면 KCC농구단도 부산으로 이전해 가지 않았을 것을 결국 떠나 보내게 됐다는 것이다. 우 시장이 유적지 호수 축구장 등 개발예정지에서 개발청사진을 만들어 직접 브리핑 하지만 조단위 계획을 뒷받침할 재원조달 계획이 뚜렷하지 않아 장밋빛 계획으로 그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년여동안 이끈 시정을 갖고 전체를 평가 하기가 이르지만 전주 청년들이 해마다 3천명 가량 떠난다는 것은 우 시장이 가장 고민해야 할 문제다.전주 서신동 감나무골 아파트분양가가 평당 1천500만원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내집 마련을 위해 젊은층에서 인접 완주군쪽의 값싼 아파트로 이사한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더 큰 문제는 청년들이 일정한 임금을 받고 일할 자리가 없고 MZ 세대들이 겨냥하는 문화정책의 확대도 시급하다. 아무튼 우시장이 주거지역 용적율 완화와 지지부진했던 종합경기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컨벤션을 짓거나 옛 대한방직 부지에 자광이 143층 규모의 타워와 대단위 아파트를 짓도록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남은 임기동안 3명의 국회의원, 시의회와 소통을 강화해서 인구가 줄어들지 않은 강한 경제, 전주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11.17 18:25

진안군 행감 태도, 이대로 좋은가

진안군의회 제295회 2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진행된 제5일차 감사에서 A과장의 답변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A과장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은 이루라 의원이다. 이 의원의 질문에 A과장이 답변을 못하고 우물쭈물하거나, 소관업무 팀장에게 답변을 미루거나, 한번 내놓은 대답을 살짝 바꾸는 등의 행위가 빌미가 됐다. 심지어 A과장은 “자료로 제출하면 안 될까요”라는 발언도 서슴없이 했다. ‘저건 아닌데’ 싶을 정도였다. A과장의 답변은 미흡한 대목이 많았지만 이 의원은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질의를 마친 후 작심한 듯 “한 말씀 드리겠다”며 A과장에게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일단 이 의원은 “행감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업무를 바로잡고 주민행복과 지역발전을 위해 그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전제했다. 이어 “답변을 할 땐 해당 업무에 대해 어떤 계획이 있고 어떤 방향으로 가려는지 의회가 느끼도록 해야 하는데, 본의원이 일방적으로 질문하다 끝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회기에도) 성실하게 답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면서 “그래야만 의회에서도 집행부와 함께 대안을 찾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A과장은 다른 의원들의 질의에도 “팀장이 답변하면 안 되겠느냐”며 의사진행권을 가진 김명갑 행감특위 위원장에게 수차례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의회 아닌 군청에서조차 “그 자리에 앉은 지가 도대체 언제인데”라는 탄식이 나왔다. 30년 안팎을 공직에 몸담아 행정전문가로 인식되는 간부급 직원들이 비전문가인 의원들의 질의에 소관업무를 답변 못하고 쩔쩔매는 빈도수가 늘고 있다. 문제가 한참 많아 보인다. ‘행정의 달인’이라는 소리가 허울일성싶다. 현재 진안군의회는 김민규 의원 한 명 빼고는 모두가 초선이다. 초선임에도 간부급 공무원들을 압도하고 있다. 전춘성 집행부의 미래, 이대로라면 밝지 않아 보인다.

  • 오피니언
  • 국승호
  • 2024.11.17 15:48

사회복무요원도 복무 중 휴가를 사용할 수 있나요?

사회복무요원은 복무 중 연가·청원휴가·병가·공가 및 특별휴가를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연가는 21개월 복무기간을 기준으로 소집된 날부터 1년 이내는 15일, 소집된 날부터 1년 초과 이후에는 13일의 연가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결혼, 사망, 간호(위독한 경우), 출산, 자녀 돌봄의 필요가 발생한 경우에는 청원휴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질병 또는 부상으로 복무가 곤란한 경우에 병가를 부여받을 수 있으며, 병가는 공무상 병가와 공무 외 병가로 구분됩니다. 병가는 사전에 신청하여야 하며, 예상치 못한 질병으로 인해 출근이 어려운 경우에는 지체 없이 복무기관의 장에게 전화 등으로 알려야 합니다. 또한 병가를 신청할 때는 의료기관에서 발급받은 진단서를 제출하여야 하나, 병가기간이 3일 이내의 경우에는 각각의 병가일수에 합당한 질병이나 부상을 증빙할 수 있는 진료확인서, 처방전, 소견서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제출하여야 합니다. 공가는 공무에 관하여 국회, 법원, 검찰, 그 밖의 국가기관에 소환되는 경우, 법률의 규정에 따라 투표에 참가하려는 경우, 천재지변, 교통두절, 그 밖의 사유로 출근이 불가능한 경우 등에 복묵기관에서 부여 받을 수 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의 근무 성적이 극히 우수하여 모범이 되는 경우, 선행행위 등으로 표창을 받은 경우, 특별한 근무 분야 또는 근무 형편이 열악한 분야의 복무자를 위로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등에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관에서는 특별휴가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사회복무요원 휴가와 관련된 규정은 「병역법 시행령」 제 59조 및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규정」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4.11.15 10:26

나의 집 (Home sweet home)

평소엔 관심도 없는 통감자는 휴게소에서 마주치면 그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떡볶이, 핫바 등 다양한 군것질 중 고민하다 동그란 통에 담겨 초록색 투명 녹말 이쑤시개가 꽂힌 통감자를 들고 차에 다시 몸을 싣는다. 차를 산지 겨우 2년하고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주행 누적 거리 100,000km를 채운 나에게 휴게소와 고속도로 풍경은 집 근처 동네의 풍경만큼이나 익숙하다. 심적 친밀도와 익숙함을 기준으로 동네라고 한다면, 군산에서 화천까지도 다니는 나에게 동네는 계절마다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오는 철새들처럼 넓다. 한 달에 많으면 5~6,000km를 주행하다 보면 ‘자동차’라는 기계 기술에 감동하게 된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 하늘에 구멍이 난 게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로 쏟는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목적지로 이동할 때면 나의 연장된 신체인 발로 기능할 뿐만 아니라, 사방을 단단히 둘러싼 철로 나를 보호해 주는 ‘기계’가 생명처럼 느껴진다. 한낱 철 더미에 불과한 기계에 애칭을 만들어 부르고, 인생의 여러 중요한 목적지로 가는 길을 함께했다는 의미를 부여하게 되며 자동차를 매각할 때 슬퍼지는 건 그런 이유일지 모른다. 날씨와 여러 외부 환경으로부터 오는 모든 일을 ‘함께’ 지나치는 자동차는 인생의 동행자이자 집이 되어주기도 한다. 한자 家(집 가)를 보면 지붕이 있다. 집을 그려보라고 하면 누구나 지붕과 벽을 그린다.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집’의 내부에 있는 것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단단한 외부선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빗줄기로부터, 매서운 겨울바람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줄 것이라는 든든함. 그래서 어떤 것이 ‘집’에 비유하게 될 때면 그 단단함과 안락함을 내포된다.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유행가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집이 되어주라.”라고 속삭이고 어떤 연애편지에는 “You are my home.”이라고 쓰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집은 명사로,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의 의미가 있지만 공간적인 의미를 넘어 공감각의 감각을 준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 내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곳, 어떤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곳, 바깥의 소란스러움을 잊을 수 있는 곳. 그 모든 의미가 섞여 집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구성한다. 공간뿐만 아니라 사람이 집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순간이 집이 되기도 한다. [정기 휴무: 일요일. 단! 비 오는 날엔 열어요.]라는 사랑스러운 문구가 적혀있는 전 집에서 사장님의 손맛이 듬뿍 담긴 알타리 무김치에 라면을 안주 삼아 식탁을 둘러싼 친구들이 저마다의 취향에 맞춰 누군가는 막걸리, 누군가는 맥주 또 누군가는 소주를 각자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때면 그곳이 ‘집’이 된다. 그 어떤 외부의 평가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를 존재하게 해주는 내 집단으로서 인생의 지붕이자 벽이 되어준다. 새벽 도로를 달리며 마주하는 차를 볼 때면 저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궁금해진다. 각자의 사연과 시간이 휴게소에서, 고속도로에서, 카페에서 섞였다가 흩어진다. 모두가 어딘가에 닿기 위해서 출발해서 수많은 도로와 신호를 통과하여 도착을 하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간다. 차에서 내릴 때면 가끔 ‘뒷자리 짐을 확인하세요.’라는 안내를 해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몇 시간을 달려 함께 이동한 그곳에 뭔가를 두고 내리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몇 시간 동안의 여러 생각과 고민 그리고 순간들이 그곳에 쌓인다. 떠난다는 것은 떠날 곳이 있어야 가능한 말이다. 목적지를 향해 가는 사람은 다시 돌아올 곳이 있기에 밖을 탐험할 수 있다. 그곳은 모두에게 집일 것이다. 김나은 여성주의 문화 기획사·우만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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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4 17:29

[금요수필]부끄러운 고백

아들이 내 귀에 대고 귓속말을 한다. “엄마, 야! 야! 하지 말고 그냥 수연아 하고 이름을 불러주세요.” 아들의 말에 뜨겁게 달구어진 숯덩이가 내 얼굴에 착 달라붙는 것처럼 화끈 거렸다. 아차, 번쩍 정신이 들었으나 이미 때는 늦어 말은 뱉어 졌고 주워 담을 수 없는 부끄러움만이 내 몫이 되었다. 지난 주말 조양 임씨 참의공파 십이세 (兆陽林氏 參議公派 十二世(秀番) 종인들이 모여 추천대 원옥동산에서 시제(時祭)를 지냈다. 전날부터 내린 비가 아침까지 오락가락 하였지만 100명이 넘는 많은 종인들이 참석 하였다. 시제가 시작되기 전 무리 속에 있는 며느리를 발견하고 내가 맡은 역할을 도움 받을까 싶어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급한 마음으로 호명한 며느리의 이름은 야! 였다. 야!.... 야!..... 나의 무례한 호칭으로 아들은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 것 같고 며느리는 순간 주변을 살피며 당황했을 것 같다. 내가 말하면 사람들은 어쩜 말도 그렇게 예쁘게 하느냐고, 역시 시인이라 말 하는 것도 다르다고 하는 소리를 자주 들어왔다. 사람의 인격은 말에서 나오고 천 냥 빚도 말 한 마디로 갚는다는 속담도 있으니 말의 중요성은 그야말로 한 사람의 품격을 대신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생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나는 우리말 순화를 위한 우리말 지킴이가 되고 싶은 사람이고, 예쁜 언어를 골라 쓰는 시인이고, 존중하며 배려해야 하는 문해 어르신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니 특별히 말을 신중하게 하여야 함은 당연한데 어쩌다 이런 실수를 또 저질렀는지 내 입을 톡톡 치고 싶었다. 바라만 보아도 예쁜 며느리가 내 허리를 혹은 어깨를 감싸며 어머님하고 속살댈 때면 정말 행복했다. 고부간의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건네 들으면 나는 웬 복이 그리 많아서 이렇게 상냥하고 착한 며느리를 보게 되었는지 감사했다. 결혼과 함께 따로 나가 살다보니 자주 만나는 건 어렵고 같은 교회를 섬기게 되어 만남이 이루어지는 주일이 더욱 기다려졌다. 처음 며느리에 대한 호칭을 뭐라 할까 생각하다가 책이나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사랑스러움을 담아 ”아가야“ 하고 부르고도 싶었지만 그건 너무 고전적이고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독립된 개인으로 생각하여 아들과 딸처럼 이름을 불렀더니 친근하고 편안하고 정답게 느껴져 좋았다. 다정도 병이라 했던가!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고 했던가! 처음 내가 며느리에게 야!라고 불렀던 날은 교회 식당에서 였다. 아들이 내 손을 잡고 한쪽 구석으로 가더니 ”엄마, 부탁이 있어요. 수연이한테 야!”하지 말고 그냥 수연아! 하고 불 러주세요. “ 엄마가 비 매너적인 사람도 아니고, 누구든 무례하게 구는 걸 싫어하는 줄 알면서 얼결에 한번 나온 걸 가지고 지적하는가 싶으니 서운하고 야속했다. ‘햐! 이놈 봐라 장가가더니 지 색시는 퍽도 감싸네.’ 하는 기분도 들고, 무엇보다 내 실수에 대한 무안함과 당혹감을 숨기고 싶은 마음만 급급했다. 놀부가 타던 박 속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도깨비 같은 이 황당한 상황을 나는 내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어서 아들의 부드러운 지적에도 상처가 되었다. 말이란 감정을 내포하고 있어서 조금의 차이만 느껴져도 감정을 상하게도 하고 좋게도 한다. 며느리가 느꼈을 참담함을 생각하니 쥐구멍으로 숨고 싶었다. 또 아들이 내게 말하기 위해 얼마나 머뭇거렸을까 생각하면 미안했다 어느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향해 ”야! 하고 큰소리로 불렀는데 알아듣지 못한 며느리가 대답하지 않으니 시어머니가 신고 있던 신발을 며느리에게 벗어 던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깔깔대며 웃었던 적이 있다. 하마터면 내가 그 시어머니처럼 될 뻔 했으니 생각만 해도 부끄럽다. 이렇게 부끄러운 고백을 하는 건 아들의 조심스런 부탁이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고, 서로를 존중하는 따뜻하고 공손한 말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최윤옥 시인은 계간 문예지 ‘자유문학’과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라시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시집 ‘이만 사랑을 잠재우고 싶다’, ‘흔들릴 때 더욱 푸르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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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4 17:29

임기 후반의 변수와 첫 분수령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후반부가 시작되었다. 남은 시간이 지금까지 보낸 날보다 짧다. “잃어버린 2년 반”이 반복될지 아니면 반전의 시간일지 궁금하다. 대치정국은 이어진다. 민주당은 ‘기승전 윤석열 탄핵’과 ‘임기단축의 개헌’을 동시에 추진한다. 대통령은 24회의 재의요구권 행사와 ‘시행령 정치’로 맞선다. 1987년 이후의 민주주의 전통은 연이어 위협 받는다. 거대야당은 합의우선의 원칙을 무시하고 ‘독식과 독주’를 새로운 관행으로 만든다. 대통령은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고 11년 만에 시정연설을 총리에게 미룬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걱정은 점점 높아진다. 시계 제로의 상황이다. “정쟁에 매몰된 정치권이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외면”하지만 “이 상태로는 끝까지 못 간다.” 인식도 넓게 퍼지는 모양새다. 대치정국의 돌파구는 가능할까? 여야의 극단적 대립을 해소할 타협안은 없을까? 대통령 임기 후반 정국의 주요 변수와 포인트에 달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그리고 한동훈 대표의 삼각함수다. 여권부터 보자. 당장 관심은 윤석열 지지율이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은 조사마다 ‘최저치 경신’중이었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고까지 한다. 더 내려가면 국정동력을 상실할 위기 앞에 선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당분간 횡보 가능성이 높다. 반등까지는 아니더라도 추가 하락을 방어하려 한다. 핵심은 TK 지지율인데 “60%는 나오는 곳이 영남”이라는 주장과 “전국적 여론 흐름과 괴리는 힘들다.”는 반론이 엇갈린다. 최근 한 영남지역 대상 조사는 대통령 지지율이 45%였다.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이다. 대통령실과 내각개편의 인사와 쇄신 조치 등으로 국정장악력을 높인다. ‘깜짝’ 외교성과까지 더해질 수 있다. 바탕은 민생 우선의 정책기조다.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소상공인 자영업자 관련 대책”도 내놓는다고 한다. “후반기엔 국민 체감할 진정성 있는 정책 추진”하며 “양극화 해소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소득과 교육 불균형 등 양극화 타개위한 노력”을 전개하려 한다. 한동훈 대표도 변신 중이다. 그는 “당정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승리의 길로 함께 가자’는 화합의 메시지를 말한다. 대표의 측근은 “대통령이 한동훈이 제시한 쇄신열차에 탔다.”며 “대통령이 5대 요구사항 대부분을 수용했고,긍정적으로 변화하려 한다.”고 말한다. “걸핏하면 내부분란 일으키는 여당(대표)”에서 이재명 때리기 집중하는 ‘스트라이커 한동훈’이 된 이유는 간단하다. 트리플 지지율 하락세 특히 TK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한동훈 선호도가 낮아지는 게 부담이다. “전략도 용기도 없는 한동훈 차별화 정치”의 한계다 현재 여권은 윤석열 대통령 중심의 권력 집중과 강화다. 국민의힘도 구심력이 높아진다.앞으로도 계속 이럴까? 변수는 첫째,대통령의 인식 변화다. 지금 상황을 제대로 정확하게 현실적으로 이해하는 게 출발점이다. 그래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다. 지금 못하면 앞으로도 못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 부부의 위기는 더 깊어진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에게 담대한 정치적 상상력이 강요될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책임감이 중요하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다. 윤석열 대통령이 ‘앞으로 잘할 것이라는 의견은 28%’라고 한다. 대통령의 “담화와 기자회견 공감 한다는 27%”에 불과하다. 대통령 지지율의 최대치다. 둘째,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의 탈동조화냐 동조화냐다. 더블 하락이 계속되면 ‘한동훈의 결속과 쇄신’은 고민에 빠진다. ‘배신자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경계선이라고 판단하느냐가 갈림길이다. 관건은 스모킹 건이다. 사람들이 ‘김건희 특검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게 되느냐다. 다음은 대통령을 향할 수밖에 없다. 김건희 특검은 대통령 부부의 정치적 운명에 결정적일 수 있다. 야권은 단순하다. ‘이재명이냐 아니냐다.’ 이 대표는 ‘대선주자 선호도 1위이자 거대야당의 연임수장으로 “여의도 대통령”’이라고 불린다. 조기 대선과 차기 집권을 위한 조직화를 진행 중이다. 변수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다. 그는 ‘7개 사건 11개 혐의 4개 재판’을 받고 있다. ‘트리플 사법 리스크’의 이 대표는 ‘운명의 한 주’를 맞는다. 부인 김혜경씨의 법카 의혹사건과 본인의 공선법 사건 그리고 위증 교사 사건의 1심 선고다. 최악의 경우라 하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며 “당이 더 결속할 것”이라고 한다. 민주당은 “집권 가능성 높은 후보 제거의 정치수사와 기소”라며 “정치검찰의 탄압”으로 본다. 대통령 임기 후반의 첫 분수령 이번 주 이재명 부부의 재판 1심을 주목한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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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4 17:28

새만금 트라우마

지방 공항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20여 년 만에 진행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새만금 국제공항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 8월 국토교통부의 새만금 기반시설 적정성 검토가 우여곡절 끝에 통과됨에 따라 사업이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내년 착공을 목표로 실시설계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뜬금없이 감사라는 복병을 만나 분위기가 싸하다. 새만금과 관련해 정부에 대한 도민들의 불신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에 없던 일이기에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 잼버리 악몽과 예산 후폭풍으로 한차례 뒤통수를 얻어 맞은 터라 그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 가운데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2029년 개항 예정인 새만금 공항 계획과 건설 단계를 점검한 뒤 결과를 내넌 초 공개한다는 게 이번 감사의 골자다. 잼버리 이후 1년여 만에 사업이 재개된 만큼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자칫 감사 논란에 휘말려 변수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사업의 적정성 검토 통과는 그동안 추진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걸 정부가 보증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감사원 감사에서 경제성이 부풀려졌다며 김제공항 사업이 무산된 전례에 비춰 보면 결코 우호적 상황은 아니다. 당시와 비교하면 공항의 필요성에 대한 도민 공감대가 훨씬 강해졌다는 점이 큰 차이다. 새만금을 바라 보는 정부 시각이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은 30년간 '찔끔 예산' 으로 터덕거렸던 새만금 개발을 임기 내에 완료하겠다고 호언장담 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의 의사결정 기구인 새만금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하겠다는 공약도 함께 했다. 임기 반환점을 돈 지금까지 이 문제는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더욱이 공동위원장인 민간위원장 자리가 8개월째 공석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본위원회 조차 1년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잼버리를 빌미로 새만금 때리기에 성공한 뒤에도 무엇 때문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정부의 홀대, 소외에 도민들은 답답해 하고 있다. 새만금 관련 정부 발표에 도민들 시선이 예사롭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일찌감치 도민들 기대를 모은 새만금이야말로 전북 홀대의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이 사업에 쏠린 도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악용해 역대 정권은 선거 때마다 희망 고문을 해온 셈이다. 오죽하면 애증의 역사로 표현할 만큼 정권 입맛에 따라 부침을 거듭한 것도 사실이다. 사상 초유의 78% 예산 삭감이라는 충격적인 아픔을 겪고 정부가 아직도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데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금 국회 예산 심의는 전북이 요구한 내년 10조 1155억에서 1조 555억이 삭감된 기재부 안이 넘어왔다. 새만금 등 신규 사업의 경우 5백80건 중 절반에 훨씬 못 미치는 2백15건만 반영된 게 고작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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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11.14 15:58

제2경찰학교 남원 유치, 결집된 열망 ‘성과로’

경찰청이 제2중앙경찰학교 최종 후보지 선정을 내년으로 미룬 가운데 전북도민과 영호남 정치권이 함께 나서 남원이 최적지라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13일 국회 앞에서 열린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유치 기원 결의대회’에는 전북 각지에서 모인 도민 1000여명과 함께 여야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유치의 명분도 확실히 세웠다.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토론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유치의 당위성과 효율성을 역설했다. 충북 충주에 중앙경찰학교가 자리잡고 있는 만큼 제2중앙경찰학교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충청권보다는 영호남 한 가운데 위치한 남원에 들어서는 게 맞다. 전국 47개 지자체가 뛰어든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전이 전북 남원시와 충남 아산시·예산군의 3파전으로 압축되면서 해당 지자체들이 막판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찰청은 후보지를 접수하면서 비수도권 지역으로 제한을 뒀다. 국가 현안인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그렇다면 최종 후보지 선정 때도 평가 요소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물론 3곳 모두 비수도권이지만 공공기관이 들어섰을 때 과연 어느 지역이 지방소멸 위기 극복과 균형발전에 더 도움이 될 지 따져야 한다. 남원은 상대적으로 소멸위기가 심한 호남지역의 유일한 후보지이자 영·호남 내륙 중심도시로,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등 국가 중요 교통망이 구축돼 있어 접근성도 우수하다. 또 지리산이라는 자연환경의 강점이 있고, 설립 예정 부지도 100% 유휴 국·공유지여서 재정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역사회의 열망도 뜨겁다. 남원시는 물론 전북특별자치도의회와 지역 상공인, 그리고 사회단체까지 나서 ‘남원이 제2경찰학교 설립의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지역사회의 하나된 열망은 국회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13일 국회서 열린 대토론회와 결의대회에 전북 정치권은 물론 일부 영호남지역 여야 국회의원들까지 나서 남원에 힘을 실었다. 모처럼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 속에 지역사회의 힘이 결집됐다. 이런 열망이 식지 않고 성과로 이어지도록 경찰청의 최종 후보지 발표 때까지 결속하고 또 결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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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11.14 15:31

소방시설 점검 요식행위에 그쳐선 안돼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이다.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한번 더 주위를 살피자는 취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시작된 불조심 강조의 달은 올해로 77회째를 맞았다. 화재에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서는 시민 각자가 주의를 기울이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법적, 제도적 시스템 완비 역시 화재를 막는데 중요한 요소임에도 완강기와 소화기 등 아파트 소방시설의 정상 가동 여부를 점검하는 외관 점검표 작성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방시설 외관 점검표는 지난 2022년 12월 개정된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시행중이다. 그런데 전문성이 없는 입주민이 소방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를 판단하는게 쉽지 않기에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결론은 공동주택 소방안전관리자의 소방 관련 업무 집중, 주민 대상 외관 점검표 작성 교육·홍보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공동주택 소방안전관리자는 다른 업무를 같이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산이나 인력배치의 효율성 등을 감안하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불조심 강조의 달처럼 소방 관련 업무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소방안전관리자가 해당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한 각종 소방시설에 대한 점검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입주민들이 제대로 알고 외관 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함은 물론이다. 아직 도입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일반 시민들이 제대로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한다. 세부적이고 절차적인 문제점은 아무것도 아닌것 같아도 사실은 정책의 성과를 내느냐, 못내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다. 소방청은 아파트 입주민들이 손쉽게 소방시설을 점검할 수 있도록 아파트관리 플랫폼인 ‘아파트아이’ 앱을 설치해 사용할 것으로 권장하고 있다. 아파트아이는 전국 3만개 단지, 1200만 세대가 사용 중인데, 관리비 조회·납부, 민원 하자 접수, 공지사항 알림, 전자투표, 소방시설 세대 점검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입주민들이 세대 내 소방시설을 아파트아이 앱 또는 관리사무소에서 받은 소방시설 외관점검표를 활용해 점검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개인 주거지인 세대 내 소방시설은 외부인에 의한 점검이 어려운게 사실이다. 차제에 입주민들도 세대내에 설치된 소방시설은 스스로 점검한다는 인식을 더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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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11.14 11:39

전북도민에게 고함 2 - 세종 수도권 시대와 완주-전주 통합의 필요성

△세종 수도권 시대는 머지않아 열립니다 현재의 서울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세종 수도권 시대는 불가피합니다. 세종 수도권 시대가 눈앞입니다. 서울 수도권은 전국의 산업, 인구를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전국 국토 면적의 12%인 서울, 경기, 인천에 인구의 반이 살고 있습니다. 사업체의 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습니다. 주택 문제, 교통 문제, 환경 문제, 물가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집을 더 짓고 교통 인프라를 늘릴수록 인구와 산업의 집중이 더 가속화되고, 삶의 질이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국토 대개조, 행정 대개편을 하지 않는 한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는 불가능합니다. 그 중심에 세종 수도권 시대의 개막이 있습니다. 국회와 청와대의 분원이 세종에 설치되면 세종은 제2의 수도, 행정수도의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세종과 대전은 하나의 행정수도로 통합하게 될 것입니다. △세종 수도권 시대가 도래하면 전북은 수도권의 핵심 지역이 될 것입니다 세종 수도권 시대가 도래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겠습니까? 세종-대전 통합 행정도시를 중심으로 제2의 수도권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전북은 지금의 충남과 충북의 청주와 함께 수도권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북으로는 천안시와 당진시 그리고 아산시, 동으로는 청주시, 남으로는 계룡시와 전주시가 핵심 도시가 될 것입니다. 천안시와 당진시, 아산시는 지금의 서울 수도권과 맞닿아있기 때문에 세종 수도권의 핵심 지역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동으로는 청주시 남으로는 전주시가 핵심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청주는 다른 충북 지역과 높은 산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청주보다는 전주를 중심으로 하는 전북 지역이 수도권의 핵심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종 수도권 시대의 전주광역시 전망 : 완주-전주 통합이 예비작업이다 세종 수도권 시대에 전북이 중심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주광역시의 전망을 세워야 합니다. 지금 서울 수도권에서 인천광역시가 하는 역할을 세종 수도권 시대에는 전주광역시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완주-전주 통합 문제는 단순히 전주-완주 통합시를 특례시로 지정해 많은 예산을 투여하겠다는 복안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성공적인 지역 통합 사례로 청주-청원 통합을 말합니다. 청주-청원 통합으로 941제곱킬로미터 면적의 통합시가 탄생했습니다. 현재 인천시 면적 1,067제곱킬로미터에 버금갑니다. 현재 인구는 약 85만 명입니다. 완주와 전주가 통합하면 면적 약 1천 제곱킬로미터에, 인구는 약 74만 명이 됩니다. 완주와 전주가 통합해야 전주광역시의 전망을 가져야 청주와 세종 수도권 제2도시의 지위를 놓고 겨룰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전북은 세종 수도권 시대를 대비해 세종 수도권 시대의 핵심 지역이 되어야 합니다. 완주와 전주는 통합해 전주광역시의 전망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세종 수도권의 제2의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전북도민은 그런 시대를 선도적으로 열어야 합니다. 그래서 전북대도약을 이뤄야 합니다, 전북도민은 더 마음을 크게 먹고, 또한 마음을 크게 열어야 합니다. 작은 이익을 버리고 전북대도약의 대의를 취해야 합니다. 제가 앞장서서 그 전망을 세워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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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3 17:54

전주 길 서울 길

나는 소년 시절 임실에서 전주로 이사를 온 다음 서울에 올라가서 직접 본 것은 20대 초반 한여름 때 시험을 치르기 위하여 성동구에 있는 어느 대학교에 간 게 처음이었다. 그 뒤로 3년이 지나서 서초동에 있던 연수원에 이르러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이따금 외출하여 본 서울의 광대한 규모, 엄청난 시람들 수에 놀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물론, 연수원 들어가기 1년 전에 시험을 마무리하려고 국민대학교건너편에 있는 하숙집에서 열흘 동안 하숙하며 지낼 때 전주와 같은 푸근한 인심과 풍광을 체험한 적도 있었다. 연수원 기숙사에 머무르면서 그 건너편 백화점과 주변 새 아파트 단지들, 근처 지하철역 부근에 있는 초대형 상가 건물을 보면서 우리나라 수도의 위용을 실감하였다. 연수원 1년 차 동안 그 위용과 풍광에 감탄은 했지만, 담담한 마음으로 응시하며 가슴 속에 미래에 대한 밝은 비젼을 가지고, 젊은 열정과 올곧은 의지로 법률가의 길을 시작한 것으로 생각이 난다. 처음 근무한 곳과 다른 지역 근무를 3년 반 동안 마치고 그 후로 서울에서 수년간 지내게 되면서 전주와 임실에는 생신, 명절, 기일,여름 휴가, 다른 일이 있을 때 가게 되었지만, 늦은 밤과 새벽녘까지 일하는 게 일상이었던 일의 패턴 때문에 자주 가지는 못하였다. 어느 해인가 추석 명절 때 어머님께서 홀로 올라오셔서 내 야윈 얼굴을 보시고 염려하시던 모습에, 최소한 명절 때는 내가 전주에 내려가기 며칠 전부터 일을 줄이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여의찮았다. 내가 하는 업무적인 일들과 개인적인 일들이 그랬던 것처럼 전주 길 서울 길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내가 청년 시절, 한때는 힘드신 모습을 뵐 때마다 내가 종교인의 길을 걷게 되면 고생을 덜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생계를 위해서는 법률가의 길을 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초지일관하였던 것 같다. 그랬다. 내가 항상 다니면서 생각해 온 전주 길 서울 길은 한결같으면서도 깊이가 있는, 넓으면서도 평안해지는 강과 바다에 이르게 한다는 깨달음이 온다. 그 강과 바다는 과연 무엇일까 사유해 보는데, 인간에 부여된 자연의 빛을 사용하여 “물 같이, 마르지 않는 강같이”추구하는 진리의 길에 다다르는 것이라고 묵상해 본다. 내가 스스로 깨달아진다고 사유하는 것은 내가 주인이 된 견지에서 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베푸시는 스스로 존재하시는 분으로부터 받는 은혜로움에 있다는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것은 사물과 사리에 대한 인식과 깨달음의 주체는 나 스스로가 되어야 하지만, 그 안에는 그 인식과 깨달음을 부여하는 부동의 원동자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오로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오만의 늪에 빠져서는 안 되며, 그 늪의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묵상해 본다. 그래서, 동양의 현자들도 “타고난 자질은 하늘에서 얻은 것이고, 확충하여 기르는 것은 자신에게 달린 것이다(資品得於天, 充養存於己).”라고 설파하였다. 이제 공직을 벗어났지만 앞으로도 내가 전주 길과 서울 길을 오가면서 스스로 존재하시는 분이 말씀하신 물과 강 같은 진리의 길, 동·서양의 현자들이 제시한 선한 길을 제대로 찾고 실천하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고 묵상해 볼 것이다. 김석우 LKB&PARTNERS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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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3 17:53

대 철학자 헤겔이 강조한 이성(理性)의 중요성과 특성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을 때 헤겔의 나이가 19세로 한창때였다. 감수성이 매우 예민했던 헤겔은 프랑스혁명을 보고 크게 감격했고 새롭고도 중요한 여러 역사이론(歷史理論)을 탄생시켰으며 그중의 하나가 ‘이성’(理性)에 관한 것이었다. 고등종교들의 이성에 대한 견해를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기독교의 견해를 보면 이성을 하느님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그리고 창조설을 부인하는 불교의 입장은 교조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어가기 전에 슬퍼하는 제자들에게 “진리(眞理, 참된 이치)를 등불로 삼아 진리에 의지하여라”고 했다. 끝으로 유교의 성리학(性理學, 성리학은 인간과 자연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탐구함)에서는, 우주는 형 이상의 것인 이(理)와 형 이하의 기(氣)로 구상되어 있으며 이·기의 결합에 의해 만물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았다. 헤겔의 철학의 대 명제 중의 하나가 전 세계사를 정신(이성)의 발전과정으로 본 것이었으며 따라서 철학적 임무는 이 전개를 사고 속에서 관찰하는 것이 되었다. 또한 헤겔은 그의 저서『정신 분석학』에서와 같이 절대이성(absolute Vernunft, 우주의 궁극적 목적 또는 원리를 뜻함)의 장엄한 궁전을 세운 후에 세계사가 이 궁전에 의해서 통치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가장 멀리 떨어진 생산물조차도 모두의 복리를 위해서 사용된다고 한 것처럼 이성국가의 모든 길은 이 철인 독재자의 거성(巨城)을 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는 이 이성국가가 현실이 되도록 그들의 역사적 목적을 수행할 뿐이라고 했다. 제 민족·문화를 대변하는 대 인문들(징기스칸·알렉산더·예수·루터·나폴레옹)이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들의 열정을 충족시키기 위해 몰두하는 동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이성(世界理性)의 건설자가 된다는 것이다. 모든 개인, 특별한 생애와 사건은 세계내재적·독재적 절대이성(絶對理性)의 세계사 과정의 순간이라는 것이다. 이후에는 결코 전체 역사를 이처럼 괌범하게 해석하지 않았으며 또한 세계사의 포괄적 해석이 이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다라고 평가된다. 나아가 헤겔의 역사 해석과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성이 세계를 지배하고 세계사는 이성적으로 진행되어 왔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성적 발전의 역사를 진보(進步)로 보았으며, 이것의 인식은 필요불가결한 것이라고 했다. 그밖에도 헤겔은 역사가 단순히 기원만을 묻지 않고 새로운 형성을 의미한다면, 역사과정의 이성이 존재하는 곳은 먼저 역사의 과정이고 다음으로는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개혁(改革)을 의미한다라는 것이다. 끝으로 헤겔의 발전관을 보면, 세계사(世界史)는 ‘자아의식의 발전’을 뜻하며, 이것은 실재적인 해방(解放)을 말한다는 것이다. 이상의 헤겔의 역사이론을 기초로 우리의 현실을 돌이켜보면 어떠한 상황일까? 한마디로 너무 혼란스럽고 짜증나게 한다. 연일 현란한 언변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되풀이하지만 상당부분이 ‘참된 이성적 판단’에서 나오는 말들이 아니라고 본다. 때문에 국민은 더욱 불안해지고 고통은 커져만 간다. 현대의 대 역사가요 사상가인 토인비(A. Toynbee)는 그의 저서『역사의 연구』의 <문명의 발생·성장·몰락>에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계급이 분열하여 정쟁을 일삼는다면, ”국민은 도탄에 빠지고 나라는 몰락(沒落하게 된다“라고 했다. ‘이성은 창녀’(娼女)라는 말이 있듯이 궤변적 이성이 아니라 ‘참된 이성’을 바탕으로 이 난국을 헤쳐나간다면 우리나라는 명실 공히 선진문화국가가 되리라 확신한다. 이규하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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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3 17:53

불꽃튀는 전북변호사회장 선거

수능일인 14일 수험생이나 그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가족 모두가 긴장감 속에서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수험생 입장에선 시험만 끝나면 모든게 편안해지고 다 해결될 것 같지만 정작 치열한 경쟁은 시험이 끝난 지금부터다.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수능을 잘 치르고 일류대학을 나오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 다 된 것 같아도 전문가들이 모인 업역의 세계에서 벌이는 치열한 경쟁은 수능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전북에서 활동중인 변호사 313명의 대표를 뽑는 제37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가 오는 21∼22일 모바일 투표에 이어 25일 현장 투표로 치러진다. 임기 2년의 회장 선거에는 김학수 변호사(현 회장)와 이종기 변호사(전 부회장)가 양자 대결을 벌이게 된다. 특이한 것은 최근 30여 년 동안 단 한번도 회장 연임이 없었으나 김학수 회장이 처음으로 연임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점이다. 2년전과 4년전 선거때 공교롭게도 1위와 2위는 단 5표 차이가 났다. 이번 선거 또한 막판까지 치열한 반집승부 계가를 벌일 전망인데 투표율 또한 최소 97% 가 넘을 것이 확실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다. 2년전 제36대 전북지방변호사회장 선거에서 김학수 변호사는 151표를 얻어 남준희 변호사에 5표 차이로 신승했고, 앞서 4년전 치러진 제35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때는 홍요셉 변호사가 144표를 얻어 김학수 변호사에 역시 5표 차이로 신승했다. 김학수 변호사(54)는 진안 출신으로 전주고, 서울법대를 거쳐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계에 입문했다. 이종기(56) 변호사는 익산출신으로 신흥고와 서울대 법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군법무관으로 입문, 변호사의 길을 걷고 있다. 과거 전북변호사회장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는 식이었다. 관록과 경륜이 있는 선배가 먼저하고 일정한 보직을 맡아온 후배가 이어받았으나 지금은 매번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활동중인 변호사 수는 총 2만9600명인데 이중 무려 75%인 2만2400명이 서울에서 뛰고 있다. 전북의 경우 313명으로 전국비 1% 가량 된다. 그런데 전북의 변호사 수(313명)는 지역 인구수, 경제력 등 각종 지표를 볼때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많다고 한다. 전북과 도세가 비슷한 충북이 202명, 강원은 185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148명, 울산은 227명이며, 광주전남은 600명이다. 이처럼 전북 변호사가 많은 것은 로스쿨이 타 시도의 경우 한곳만 있는 반면, 전북은 전북대와 원광대 2곳이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객인 도민의 입장에서는 전문가의 법률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공급자인 변호사들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타 시도에 비해 낮은 수임료, 경쟁 격화 등 불편한 점도 많다고 한다. 이래저래 차기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11.13 14:54

군산시의회, ‘권위주의 관행’ 벗어나라

11월, 전국 각 지방의회가 속속 2024년도 제2차 정례회 개회식을 열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했다. 한 해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집행부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와 2025년도 예산안 심의가 예정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어느 때보다 의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시기다. 이맘때면 몇몇 지방의원들의 고압적인 자세와 권위주의적 행태가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잦았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고성과 막말을 쏟아낸 의원이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공직사회에서는 여전히 칼을 쥔 지방의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수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지방의회의 자정노력이 확산하면서 이 같은 구시대적 행태가 많이 사라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지난 11일 열린 군산시의회 정례회에서 이 같은 권위주의 관행이 재현됐다. 본회의가 진행된 2시간 동안 5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이 발언권도 없이 회의장 뒷자리에 허수아비처럼 앉아 있어야 했다. 본회의 개·폐회식에 5급 이상 공무원을 배석하게 하는 군산시의회의 오랜 관행 때문이다. 실무를 책임진 간부 공무원들이 하는 일도 없이 의회에 묶여 있으면 업무 공백이 불가피하다.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일면서 전북특별자치도의회를 비롯해 전주와 익산·정읍시의회 등은 배석 공무원의 범위를 4급 국장급 이상으로 좁혔다. 하지만 군산시의회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물론 시의회에서 매우 중요하거나 시급한 현안을 논의한다면 담당 과장이 참석해 의견을 청취하고 설명하는 게 맞다. 하지만 개·폐회식에 관행적으로 다수의 간부 공무원들을 배석하게 하는 것은 의원들의 ‘권위주의 관행’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 지방의회는 지역주민을 대변해 지방행정을 감시하고, 지역발전 정책을 결정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데 여지껏 우리 지방의회는 주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큰 실망을 안겼다. 군산시의회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에는 임시회 회기 중 시의회 휴게실에서 의원 간 폭행사건까지 발생해 질타를 받았다. 이제 지방의회도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의회로 거듭나야 한다. 먼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권위주의 관행부터 떨쳐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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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11.13 12:51

대통령 전북공약, 공수표만 날릴 셈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전북지역 공약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2년째 세수 결손이 발생한데다 대통령의 의지도 높지 않아 예산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논리 개발과 함께 정치력을 발휘해 대선공약이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지난 대선에서 정부여당이 채택한 공약사업은 7대 분야 46개 과제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새만금 메가시티 동북아 신허브 조성, 연기금특화 국제금융도시 육성(제3금융중심지 지정), 주력산업 육성·산업특화단지 조성, 휴양·힐링·체험형 관광벨트 구축, 세계 식품시장 중심지 조성, 생활스포츠 메카, 동서횡단철도·고속도로 건설 등이다. 이들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5조7472억 원이 필요하나 올해 1조2631억 원만이 확보된 상태다. 대통령 공약사업 중 군산·김제·부안 새만금 메가시티 조성은 관할권 분쟁으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고 새만금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하겠다는 공약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제3금융중심지 공약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고,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던 무주 ‘국제 태권도사관학교’ 설립 역시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이처럼 공약사업 실천이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정부의 예산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56조4000억 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하자 지방정부에 보내야 할 지방교부세 7조2000억 원을 줄였다. 또 올해는 29조6000억 원의 세수 결손으로 지방교수세 중 2조2000억 원을 줄이기로 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 모두 허리띠를 졸라 매야할 처지다. 둘째는 대통령과 정부가 이행 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새만금잼버리 파행 이후 전북은 찬밥 신세였다. 새만금 SOC 예산 삭감을 비롯해 예산이나 국가사업에 있어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받아야 했다. 올해 국가예산은 전국 9개 광역도 가운데 유일하게 전북만 줄었다. 2023년 9조1595억원보다 1.6%, 1432억 원이 감소했다. 앞으로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낮은데다 여야의 정쟁으로 대선공약 이행에 관심 갖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런 때일수록 전북도와 전북 정치권은 대선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국가예산 확보에 힘을 합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1.13 12:20

쓰레기를 보물로 바꾸는 사람들

일본 도쿠시마현의 가미카츠초는 산림이 86%를 차지하고, 인구 1,430여명에 고령화율이 53%인 과소화 지역이다. 슈퍼마켓과 대중교통조차 없지만, 가미카츠초에는 일본 최초의‘쓰레기 정류장’이 있다. 쓰레기 무단 투기와 소각 문제로 고민하던 주민들이 2003년, 미래세대를 위한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선언을 통해 2020년까지 쓰레기 없는 마을 만들기에 뜻을 모은 것이다. 가미카츠초 주민들은 노약자를 제외하고는 직접 쓰레기 정류장을 방문하여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 플라스틱, 병, 캔, 종이 등의 쓰레기는 소재별로 세분화하여 무려 13개 분류 45종으로 나눠지며 각각의 배출함에는 쓰레기 처리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캔과 종이처럼 재활용 자원으로 마을에 이익이 발생하면 초록색‘入’푯말이, 플라스틱과 폐건전지처럼 비용을 들여 처리해야 하면 빨간색으로‘出’푯말이 붙으며 발생 비용과 재활용을 위해 이동하는 지역, 어떤 품목으로 재활용되는지까지 꼼꼼하게 적혀있다.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완전 표시제이자 스토리 텔링인 셈이다. 제로웨이스트 20년간의 성과는 놀라웠다. 마을 쓰레기 배출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처리비용은 60% 절감되었으며 재활용률은 80%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활용할 수 없는 쓰레기의 상당 부분은 위생용품, 건축 폐기물이나 마스카라와 같은 복합재질의 제품이기에 가미카츠초 주민들은 이러한 영역에서도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생산과 기술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남원의 예비사회적기업‘협동조합 비니루없는점빵’은 가미카츠초와 같이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한 주민조직이다. 마을 배출장이 잘 관리되지 않아 생활 쓰레기부터 농업용 비닐까지 자체 소각하는 농촌 현실을 개선하고자 민·관 간담회를 통해 논의 테이블을 만들고, 쓰레기 매립장 주민 견학, 제로웨이스트 해외연수 등을 추진하며 관련 지식과 공감대를 넓혀나갔다. 포장재와 일회용품으로 인한 쓰레기 발생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대안 용품과 리필 생활재를 취급하는 제로웨이스트 매장‘비니루없는점빵’은 프리마켓과 남원 공설시장, 전통 오일장을 순회하는 이동 점빵으로 운영되다가 시민 활동 공유공간과 만나 상설 매장으로 발전했다. 원가 부담이 높은 친환경 생활재를 유통하는 특성상 점빵 경영은 고군분투 중이지만, 대안 소비문화를 보급하고 환경 교육과 체험, 영화제 등을 통해 시민들의 기후 감수성을 깨우는 구심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올여름에는‘쓰레기 보물찾기’캠페인으로 마을에 방문하여 환경 교육한 후, 어르신들 댁에 묵혀둔 재활용 쓰레기를 라면과 국수, 호미 등으로 교환해주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저력이 쌓여 지난 9월, 남원 산내면 주민 한마당이‘쓰레기 없는 산내면민의 날’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었다. 면민 2천여 명, 18개 마을 규모의 행사에서 다회용기 혹은 본인 식기 지참을 장려하고, 쓰레기를 가장 적게 배출한 마을에 화합상을 수여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친환경 셀프 설거지 부스가 압권이었는데, 식기를 톱밥으로 문질러 기름기와 양념을 제거하고 EM과 밀가루 혼합액, EM 희석액, 맑은 물 헹굼으로 마무리하는 단계별 체험이었다. 이처럼 쓰레기 문제는 기후 위기 시대 주민자치의 우선 과제이지만, 몇몇 사례 차원을 넘어 지역 전체 단위의 몰입과 혁신이 필요하다. 이미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기후 재난은 한가롭게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규혜 남원시공동체지원센터 사회적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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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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