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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맛&멋] 雪原 싱·싱 화려해진 스키복

첫 눈부터 폭설로 시작한 올 겨울. 눈이 많다는 예보에 걱정이 앞서는 이들이 많지만 스키어의 마음은 설원을 달리고 있다. 올 겨울에는 스키장 개장도 빨라졌다. 어떤 스포츠보다 ‘폼’을 중시하는 스키와 스노우보드. 관련의상과 장비도 눈밭으로 나가고 싶다.올 겨울 스키와 보드복은 어느때보다 화려해졌다. 스포츠룩의 패션화 일상복화 경향에 따라 패션성이 가미된 스타일이 주류다. 눈에 띄는 점은 여성미를 강조했던 여성복은 터프하게 변하고, 남성복은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승부한다는 것이다.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여성들이 늘고 반대로 남성들은 다양한 취향의 스노우스포츠웨어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화려해져스노우스포츠웨어에 사용되는 주된 색상은 흰색과 검정 등 무채색이 기본이다. 여기에 빨강과 초록 보라 오렌지 등 화려한 색상이 포인트로 활용된다. 지퍼 장식을 이용하거나 아웃포켓을 덧댄 기능적이면서 패션성이 가미된 디자인도 선보이고 있다. 여성복의 경우 올 가을 겨울 패션계 전반에 확산된 러시안룩 영향으로 스노우웨어에도 모피장식을 덧댄 옷들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남성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진 아웃도어 스타일이 대세다. 어두운 회색, 검은색 등의 무채색에 원색의 선과 면이 포인트로 배색된 점퍼 스타일이 세련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또 군복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카무플라주 프린트나 데님 소재 등 일상복처럼 연출활 수 있는 제품들도 나와있다.△방수 방풍 기능성 소재 스노우웨어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소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격렬한 몸놀림과 함께 한겨울 설원에서 즐기는 스포츠인 만큼 눈이 들어오거나 눈으로 인해 젖는 것을 방지하는 방수성과 찬바람을 막아주는 방풍성, 운동으로 인한 땀을 신속히 배출해주는 투습성, 한파를 막아줄 수 있는 보온성 등을 갖춘 기능성소재 사용이 필수적이다. 고어텍스는 물론 100% 방수효과와 뛰어난 방풍효과를 보이는 스톰 핏(Storm-Fit) 소재 등이 눈에 띈다. 스톰 핏 소재는 몸 안의 따뜻한 공기층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외부의 물과 바람은 완벽하게 차단해 오랜시간 스키나 보드를 즐겨도 눈이 옷에 얼어붙거나 옷이 젖는 것을 막아준다. 또 다른 기능성소재인 에어밴티지(AIRVANTAGE)는 보온성을 조절할 수 있는 첨단소재다. 의류에 튜브가 내장되어 있어 입으로 불어 공기를 주입하면 옷이 부풀어 오르면서 보온성이 증대되고 기온이 오르면 다시 튜브를 통해 공기를 배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자가보온조절’ 기능을 한다. △한두치수 크게 골라야스키·보드복을 살 때는 반드시 입어보고 겨드랑이나 엉덩이 무릎 부분 등이 불편함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상의는 목과 허리부분이 꽉 죄거나 헐겁지 않은지를 살피고, 넘어졌을 때 눈이 옷 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소매 부분에 테이프로 조여 주는 기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여밈은 지퍼로 닫고 또 한번 똑딱단추로 바람막이 처리가 돼 있는 것이 좋다. 리프트권을 넣을 수 있는 비닐주머니나 매달수 있는 고리,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벨크로(찍찍이), 지퍼 주머니가 많을수록 편리하다. 스노우보드복은 스키복과 달리 힙합 패션 느낌이 나도록 헐렁하게 입는 게 기본이다. 스노우보드는 눈 바닥에 주저앉는 동작이 많아 충격흡수 패드가 부착된 보호대를 반드시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 입는 사이즈보다 크게 입고, 길이도 바닥에 끌릴 정도로 고른다. △드라이클리닝 금물 스키복의 방수 기능은 기름 성분때문이다. 따라서 기름때를 제거하는 드라이클리닝세탁을 하면 방수기능을 하는 스키복 표면의 기름이 제거돼 방수효과가 함께 제거될 수 있다. 세탁해야 할 경우 가볍게 손빨래 하는 것이 좋다. 세탁할 때는 다른 의류의 지퍼나 금속장신구에 소재가 손상될 수 있으니 중성세제로 단독세탁하고 세탁 후 증기 다림질을 해 주면 발수 기능이 더 좋아진다. 스키장 피부관리 이렇게스키장은 피부건강에 최악의 조건이다. 눈에 반사되는 강한 햇빛과 차가운 바람으로 피부가 건조해지고 쉽게 트고 거칠어진다. 따라서 보습과 자외선차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태평양 광주사업본부 미용교육팀 도움말로 스키장 피부관리법을 소개한다.스키를 탈 때는 보습에 철저히 신경써야 한다. 피부가 차갑고 건조한 대기와 오랜시간 접촉하면서 수분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피부 신진대사가 저하되면서 쉽게 건조해지고, 외부 자극에 취약해진다. 때문에 피부가 트거나 거칠어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스키장에서는 로션이나 크림은 평소 사용하는 양 보다 1.5배씩 많이 발라야 한다. 눈가는 다른 부위에 비해 특히 더 건조하고 주름이 많이 생기므로 아이크림과 크림, 자외선차단제를 삼중으로 바르도록 한다. 입술이 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립 크림이나 립 밤을 듬뿍 발라 입술건조와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스키장은 반사로 인해 자외선지수가 여름보다 높다. SPF지수 30, PA지수는 ++정도는 사용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기능이 있는 메이크업 제품을 발라 이중으로 커버해 주는 것이 좋다. 자외선차단제는 덧발라 주는 것이 안전하다.스키를 탄 후에는 피부가 민감해진 상태다. 클렌징은 부드럽게 하고 화장솜에 스킨을 듬뿍 적셔 얼굴에 올려놓고 피부를 진정시킨다. 찬 바람에 의해 피부가 많이 건조해졌으므로 스킨, 로션, 보습 에센스, 보습 크림을 차례대로 발라 피부를 촉촉하게 관리해 준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12.09 23:02

[템포-맛&멋] 스타 따라잡기 - 강성연

슬림한 티셔츠와 장식이 독특한 청바지. 탤런트이자 가수로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있는 강성연이 평소 즐기는 스타일이다. 똑 부러지면서 강단있어 보이는 이미지가 그대로 전해지는 코디다.2년여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강성연. MBC주말드라마 ‘결혼합시다’에서 덜렁거리는 왈가닥 노처녀 홍나영으로 분한 그는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결혼 적령기 여성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가족애를 따뜻하게 그려낸 이 드라마에서 그는 코믹한 연기를 선보인다. '결혼'이라는 지상 최대과제를 세우고 좌충우돌하고 있는, 귀엽고 발랄한 왈가닥 노처녀의 전형을 만들어가고 있다.드라마에서 홍나영은 여성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페미닌 오피스 룩’을 연출하고 있다. 오렌지와 민트 바이올렛 등 화사한 색감과 니트 블라우스 등의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해 밝고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드러내고 있다. 짧은 단발형 헤어스타일과 함께 새롭게 변신한 드라마 속 강성연의 패션 포인트는 레이어드. 심플한 니트나 터틀넥에 다양한 니트 소재 아이템을 겹쳐입어 귀엽고 편안하게 연출한다. 단순한 디자인의 터틀넥 니트와 벌키한 느낌의 니트 베스트를 레이어드해 입거나 깔끔한 화이트 티셔츠와 여성스럽고 화사한 컬러가 멋스러운 조끼 니트나 깔끔한 롱니트 베스트를 레이어드해 입어 귀엽고 발랄하게 연출한다. 또는 목선이 여유로운 심플한 라운드넥 니트나 어깨라인이 여성스러운 판쵸 스타일의 니트 가디건에 라인이 살아있는 청바지나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스커트를 매치해 코디를 완성한다.소품과 주얼리도 심플하면서도 포인트가 살아있는 것을 착용해 패션을 부각시키고 있다. 가방의 경우 캐주얼한 느낌의 빅 사이즈 크로스백을 착용해 편안한 느낌을 살리며, 주얼리는 단정한 진주 귀걸이나 진주를 참스타일로 늘어뜨린 고급스러운 귀걸이로 포인트를 주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12.09 23:02

[지방대학이 힘이다] 전북대 ⑤ 지역문화·인문학

우리 사회 첨단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기능주의로 인해 이른바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된 적이 있다. 그러나 21세기 인문학은 위기를 넘어 그 가치와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인문학의 존립을 위협했던 요인들이 오히려 인문학적 성찰이 발휘되어야 할 터전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영화와 애니메이션·게임 등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는 문화산업은 풍부하고 질 좋은 인문학 컨텐츠를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영상·대중문화에 대한 적절한 비평과 전망·발전 방안을 제시해주는 것도 인문학의 역할이다. 정부에서도 인문학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이와함께 주민과 밀착된 체계적 지역문화 연구도 대학의 몫으로 주어지고 있다. 지방화시대를 맞아 전통문화 및 지역문화 정체성 찾기에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지역문화 황금시대를 이끌어 가는 중심에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와 인문학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 전라문화연구소1983년 문을 연 전라문화연구소(소장 하태규·사학과)는 전라도의 문화를 총괄적으로 조사·분석, 다양한 연구물을 내놓고 있다. 또 관련 학술회의를 통해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데도 큰 몫을 해냈다. 전라도 지역의 역사와 인물·민속·선사문화·언어·문학·종교·사상 연구에 수많은 업적을 남기면서 이제 호남문화 연구를 위해서는 전라문화연구소에 자문을 구해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화됐다. 명실공히 호남을 대표하는 향토문화 연구소이자 문화센터로 굳건히 자리매김 한 것. 연구소는 지난 1998년 전북도로부터 ‘전북학 명예연구소’로 지정받아 다양한 지역문화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 연구성과를 축적해 가고 있다.인문학부와 문헌정보학과·국어국문학과·동양어문학부 교수들이 중심이 된 연구소는 각종 학술대회와 함께 ‘전라문화총서’를 비롯, 연구물 출판활동을 활발히 펴오고 있다. 올해는 15권의 ‘판소리총서’를 펴내기도 했다.한국학술진흥재단과 문화관광부, 그리고 전북도를 비롯한 각 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실시한 지역문화 조사 및 연구활동도 주목받고 있다.최근에는 한국학술진흥재단 기초학문 육성 지원사업을 통해 ‘호남문화 자료조사와 문화정보시스템 개발을 위한 연구’ 및 ‘판소리 사설의 채록·정리·주석·번역 및 실용화 시스템에 관한 연구’· ‘민중생활사의 기록과 해석을 통한 한국 근현대사의 재구성’ 등을 주제로 심도있는 연구를 수행했다.특히 ‘판소리 사설의 실용화 시스템에 관한 연구’는 판소리 대중화와 세계화를 실질적으로 이끌어내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연구는 판소리 사설을 현대 국어로 풀이하고 이를 다시 영어로 번역, 공연무대에서 곧바로 실용화 할 수 있도록 DB(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이다.연구소가 올초 발간한 ‘판소리 사설 전집’은 미국 뉴욕주립대 버팔로 캠퍼스의 교재로 선택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연구소는 최근 진안군으로부터 학술용역을 받아 임진왜란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웅치전적지 정비를 위한 학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디지털 남원문화대전’편찬을 위한 기초 및 현장조사 연구기관으로 선정돼 본격적인 연구·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 인문학연구소전북대 인문학연구소(소장 서진원·문헌정보학과)는 지난 3일 교내 진수당에서 ‘동아시아 3국의 문화교류’를 주제로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한자문화권·유교문화권으로 대표되는 한·중·일간 문화적 교류의 폭을 넓히기 위해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는 국내 교수를 비롯, 중국 쑤저우대학·일본 규슈(九州)대학 연구자 100여명이 참석, 3국의 역사·문화와 문화정책 등에 대한 30여개의 주제를 발표했다. 기존 인문과학연구소와 어학연구소·미국학연구소를 통합, 1996년에 설립된 인문학연구소는 인문학 전반에 걸친 조사·연구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대학의 연구와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한국의 인문학 발전을 위한 창의적 학술활동을 추진하는 게 연구소의 목표다. 사범대학과 인문대학에서 100여명의 교수가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문학연구소는 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으로 ‘한국 유학 3대 논쟁자료 수집·정리 및 연구’·‘호남문화 자료조사와 문화정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연구’·‘한·중·일 근현대 여성소설 비교연구’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진행해왔다.또 국제 학술대회를 비롯, 교내·외 학술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논문과 저서 등을 통해 연구 성과물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일본 규슈대학 한국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일본에서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서양문화의 수용과 변용’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기도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연구소의 문화포럼도 관심을 끈다. 문화포럼은 교수들이 전공의 한계를 넘어 발제하고 토론, 학제적인 시각을 넓혀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독서토론 모임이다. 외부인사를 초청하는 경우에는 공개강좌 형식으로 학생들에게도 개방하고 있다.이와함께 연구소는 (사)한국 어문회가 주최하는 ‘전국 한자검정능력시험’을 주관, 캠퍼스에서 정기적으로 시험을 관리하고 있다. 전북대 인문학연구소 소장은 내년부터 2년동안 전국 대학인문학연구소협의회 회장직을 맡게된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5.12.09 23:02

[템포-맛&멋] 나도 요리사 - 두부 만들기

우리 조상들은 가을걷이가 끝나 새 콩이 나오면 두부를 먼저 하셨다. 맷돌에 콩을 갈아 두부를 만들면 소문을 내지 않아도 그 구수한 향 때문에 가난한 집에서는 비지를 얻으로 왔다고 한다. 지금은 두부를 만드는 집이 거의 없지만 집에서 만든 뜨끈한 두부는 먹어본 사람만이 아는 특별함이 있다. 시중에 중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가 판치는 요즘, 국산콩으로 직접 두부 만들기에 도전해보자. 1. 좋은콩을 선별하여 잘 손질한다.2. 콩불리기 : 콩을 갈기전에 우선 콩을 잘 불려야 한다. 습기가 적은 겨울철에는 약 열두시간 불리면 되고 봄.가을철에는 여덟시간 정도 불힌다. 여름철에는 여섯시간 정도만 불리면 충분하다.3. 콩 갈기 : 콩을 잘간다. 전통적인 맷돌을 이용하여 콩을 갈아야 제 맛이 나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믹서기로 간다. 이때 콩 불린 물을 함께 넣는데 콩과 물의 비율은 2:3이 적당하다.4. 콩물 걸러내기 : 갈은 콩을 촘촘한 천으로 걸러 콩 물만 빼낸다. 여기서 남은 찌꺼기가 바로 비지인데 이 비지로 비지찌개를 만든다. 여기서 생긴 물이 두유이다.5. 가열하기 : 갈아 낸 콩을 직접 가열하여 한 30여분 정도 잘 끊인다.6. 간수 맞추기:끊은 두유을 김을 뺀 다음에 간수(소금물)를 서서히 넣어 가면서 천천히 저어주면 두유가 몽글몽글 엉긴다.7. 작은 구멍이 뚫린 네모난 틀 안에 천을 깔고 갓 엉긴 순두부를 넣은 다음 천으로 싸서 뚜껑을 덮은 후 무거운 돌을 얹어 물을 15분에서 20분 정도 빼면 맛있는 두부가 완성된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12.09 23:02

[템포-맛&멋] 맛있는 이야기 - 진봉헌 전주지방변호사회 회장

몸에도 좋고 탈도 많은 복어. 그래서 복어에 얽힌 이야기도 참 많다.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는 “먹고 죽을 만큼 맛있다”며 목숨과 바꿀만한 최고의 맛이라고 극찬했고, 일본의 도예가이자 미식가인 키다오찌 로산찐은 “복탕은 서너 번만 먹으면 그 맛의 노예가 된다”며 묘하게 끌어당기는 복탕의 신비한 맛을 표현했다. 전주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진봉헌 변호사(49)는 찬바람이 불때 더 제맛나는 복어요리를 즐긴다. 그는 수많은 복요리 가운데서도 맑은 탕국의 복지리를 즐기는 ‘복지리 애찬주의자’.“복어 지느러미에서 우러나오는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그게 제맛이죠.” 매운 양념을 넣지 않은 허연 국물의 복지리탕은 겉보기에는 복어와 미나리, 콩나물 뿐이지만 고단백질에 당질, 칼슘, 인, 철분, 비타민 A등이 풍부해 보양 음식으로 꼽힌다. 특히, 복지리는 메티오닌과 타우린 같은 성분의 함량이 높아 간의 해독작용을 높이고 숙취의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하는 효과가 뛰어나 주당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해장 음식. “주당요? 그 대열엔 끼지도 못하지만, 술 한잔하고 해장하는데는 그만한 음식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해 별미로 즐기죠. 게다가 복어가 요즘 제철이 아니겠습니까?” 사시 28회로 89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수원지법에서 초임 판사 재직 시절, 복요리를 처음 접했다는 그는 15년 넘게 그 맛에 빠져 있다. 복지리를 최고의 음식으로 뽑은 그는 미식가로 불릴 만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음식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먹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먹는다’. 우스개 소리처럼 들릴 지 모르지만, 이 짤막한 말 한마디에는 그의 ‘음식 지론’이 숨어있다. 일에서 만큼은 철저함과 냉정을 잃지 않지만, 음식 앞에서는 늘 소탈하기 때문이다. 바깥일로 바쁜 아내(김영숙 예원예술대 교수)를 그 이유로 돌렸다. “(혼날텐데…) 아무래도 집에서 끼니를 때우기 힘들다보니까 외식을 많이 하게 되죠. 사실 아내 음식 솜씨도 좀 그렇고, 아무튼 밖에서 먹는 음식은 다 맛있는 것 같아요.” 가끔 가족과 함께 양식이나 고기를 먹는 것 빼고는 주로 한정식집을 찾거나 얼큰한 콩나물국밥이나 영양 만점의 비빔밤을 즐긴단다. 건강 비법 중 또하나는 운동 후 과일 섭취.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서 1시간가량 동네 산책이 습관이 된 그는 사과나 귤, 감 등 좋아하는 과일로 부족한 영양분을 채우고 하루를 마친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12.09 23:02

[템포-맛&멋] 맛있는 집 - 전주 효자동 '달맞이 흑두부 사랑'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리는 콩으로 만든 두부는 부드럽고 담백한 맛, 그리고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을 사로잡는 음식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생두부에 김치 한가닥 올려 먹거나 노릇노릇한 전으로 부쳐먹거나 각종 찌개에 넣어 먹는 등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또 각종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검정콩을 이용한 흑두부는 검은깨, 흑미 등과 같이 ‘블랙푸드 신드롬(black food syndrome)’의 주역이라 할만큼 그 인기가 높아졌다. 블랙푸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색깔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검은색은 식욕을 떨어뜨리지만 영양상의 요인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것이다. 전주 효자동 ‘달맞이 흑두부 사랑’(대표 박금모)에서 다양한 흑두부 요리로 ‘블랙푸드 신드롬’에 동참해보자. 언뜻보면 일반 가정집처럼 생긴 ‘달맞이 흑두부 사랑’에 들어서면 두부라는 메뉴와 어울리는 토속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편안하게 맞는다. 이 집의 자랑거리는 박금모 사장이 직접 재배한 검은콩으로 두부를 만든다는 것. 두부뿐만 아니라 모든 먹을거리는 구이에 있는 농장에서 직접 기른 것이다. 모두 유기농으로 주인장의 모난 손을 보면 그 정성이 가득 느껴진다. 흑두부 요리중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흑두부 보쌈. 쫄깃한 고기와 김치, 흑두부의 조화가 뛰어나다. 함께 나오는 아삭거리는 무채는 매콤새콤 입맛을 돋운다. 무엇보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두부는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흑두부는 우리 몸에 아주 좋은 음식이죠. 조미료도 들어가지 않고 우리콩으로 만들어 영양가가 정말 높습니다. 함께 먹는 김치에도 저의 정성이 가득 들었죠.” 김치를 직접 담근다는 박대표는 얼마전 끝낸 김장을 무려 열흘에 걸쳐서 진행했다. 하루만 해도 힘든 김장을 열흘동안 했다니 그의 열정이 실로 대단하다. 겨울철에는 뜨근한 흑두부 버섯전골이 인기다. 버섯과 두부로 우려낸 얼큰한 국물은 추위를 한방에 물리칠 만큼 속을 든든하게 한다. 두부만으로도 그 영양이 대단한데 각종 야채와 버섯까지 들어가 몸보신 식품으로 그만이다. “두부를 만드는 것은 쉬우면서도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간수인데 간수의 양에 따라서 두부가 단단할 수도 부드러울수도 있죠. 또 너무 오래 끓이면 쾌쾌한 냄새가 나며 덜 끓이면 비린내가 나니 적당히 끓여야 합니다.” 박금모 대표는 하루 2∼300모 가량의 두부를 만들지만 고소하고 부드러운 두부를 만들기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박대표는 새벽부터 일어나 구이의 농장과 식당을 하루에도 4∼5번씩 오가며 돌본다. 그렇게 일해도 겨울철 감기 한번 안걸린다니 흑두부의 영양을 몸소 보여주는 셈이다.

  • 문화일반
  • 전나임
  • 2005.12.09 23:02

[템포-영화] 영화 톡톡

△해리포터와 불의 잔(감독 마이크뉴웰/출연 대니얼래드클리프)=겨울방학시즌 최고흥행영화 0순위…원작에 비해 극적구성이 허술한 이유는?△저스트 라이크 헤븐(감독 마크워터스/출연 리즈위더스푼)=헐리우드판 ‘귀신이 산다’. 헐리우드 로맨틱코미디의 요정 리즈 위더스푼의 귀신역…“내스타일이야”△6월의 일기(감독 임경수/출연 신은경 문정혁)=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들의 연쇄살인사건, 그 뒤엔 학교왕따가 숨어있다. ‘에릭효과’가 얼마나 위력을 떨치려나.△광식이 동생 광태(감독 김현석·출연 김주혁 봉태규)=소신남이건 바람둥이건, 사랑의 끝은 쌉싸름하고 아프다…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장기상영 돌입?△나의 결혼 원정기(감독 황병국/출연 정재영 수애 유준상)=신부찾아 떠난 우즈베키스탄에서 탈북여성에게 마음을 뺏긴다. 수애의 강단이 있으면서도 억척스러운 연기에 박수를.△그림형제-마르바덴숲의 전설(감독 테리길리엄/출연 맷데이먼 모니카벨루치)=비주얼SF에 모니카 벨루치의 섹시함도 허전한 스토리구성을 메우지 못한 것같은 느낌.△무영검(감독 김영준/출연 이서진 윤소이)=꼼꼼히 따져봐도 ‘한국형 무협영화의 신기원’은 아닌듯.△플라이트플랜(감독 로베르트슈벤트게/출연 조디포스터)=3만700피트의 비행기안에서 감쪽같이 딸이 사라졌다? 영화 보기전에 누가 범인인지 궁금해하지 마세요.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12.09 23:02

[템포-영화] 정진우 기자의 Film in - 기타노 다케시, 모두 즐기고 있습니까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식상영된 일본영화는 ‘하나비’다. ‘다케시 블루’라는 우울하기 짝이 없는 푸른 화면 속에서 한 형사의 비극적인 최후를 그린 1997년의 이 느와르영화는 제54회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하나비’의 감독은 기타노 다케시. ‘다케시 블루’의 바로 그 다케시다. 그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일본영화의 희망이기도 하다. 개그맨으로 출발했던 전력과는 무관하게, 주로 무겁고 어두운 느와르풍의 영화를 만들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자신의 우익성향을 숨기지 않으려는 듯 군국주의적인 사고 위에 독특한 상상력을 버무려 내놓는 그의 필모그래프는 다소 모호하면서도 여운이 길다. 물론 대개의 일본영화들이 그렇듯, 엉성한 결말로 인해 ‘뭔가 부족하다’는 혹평도 없지 않다. 하지만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익힌, 관객의 마음과 가슴을 헝클어놓는 그만의 노하우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예술영화 전용관인 아카데미아트홀이 ‘기타노 다케시 기획전’을 마련한다. 죽음과 야쿠자와 동심의 함수관계를 그린 ‘3-4×10월’(1990), 서정적인 청춘영화의 전형을 보여준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1992), 로드무비성격의 독설적인 코미디 ‘모두 하고 있습니까’(1994), 일본의 전통인형극 분라쿠를 스크린에 옮긴 두연인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 ‘돌스’(2002), 장님검객 ‘자토이치(2003) 등을 만날 수 있다. 프로그램에는 다케시 영화의 양축인 ‘야쿠자의 폭력·냉소’와 ‘청춘남여의 애달픈 사랑’이 적절히 섞여있다. 마지막으로, 아카데미아트홀은 이번 기획전을 마지막으로 올해의 예술영화 프로그램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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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 2005.12.09 23:02

[템포-영화] 이 영화 '애인', '연애'

원데이 스탠딩, 평범한 주부의 성매매, 조카같은 남자와의 로맨스…. 도내 극장가에 이번주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들은 성인취향 일색이다. 일주일째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해리포터와 불의 잔’으로 몰려든 어린이·청소년관객이 극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마치 성인관객들을 위한 해방공간을 만들어주려는 게 아닌 듯싶다. 겨울방학용 블록버스터의 잇따른 공세속에서 핑크빛 색깔로 무장한 멜로·로맨스영화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가늠해본다.△애인(감독 김태은·출연 성현아 조동혁)지난 2003년에 개봉했던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이라는 영화가 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헤어질 때까지 줄기차게 정사를 벌인다. 당시 제작사였던 기획시대가 다시 ‘성애영화’를 내놓았다. ‘애인’.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속편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만큼 섹스코드로 가득하다. 다만 전편에는 당시만 해도 무명이었던 김서형을 기용한 반면 ‘애인’에선 누드화보집을 내고 ‘여자는 미래다’‘첼로’등에서 원톱주연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성현아가 히로인이다.매력있는 전통매듭 디자이너와 잘생긴 건축가가 우연히 마주친다. 여자는 7년간 사귄 연인과 결혼을 앞두고 있고, 남자는 다음날이면 아프리카로 떠나야한다. 남자가 여자에게 말한다. “날 갖고 놀아줘”. 여자는 남자의 기습적인 연애공세를 받아들인다. 이렇게 이들은 몸을 섞고 맹렬하게 빠져든다. 만 하루라는 한정된 시간동안 연애의 전 과정을 즐긴다. 뜨거운 정사를 나누고, 오래된 연인처럼 다투고 화해한다. 모델하우스 안에서 신혼살림을 차리고, 자신들만의 결혼식도 올린다. 그리고 예정된 이별을 받아들인다. 영화는 누구나 한번쯤을 꿈꿔봤을 법한, 사랑하는 연인을 두고도 또다른 애인을 꿈꾸는 일탈의 심리를 꺼내든다. 그리고 일탈의 표현수단은 지극히 자극적이다. 벌거벗은 남여의 육체가 스크린을 가득 메우고 원초적인 욕망을 끄집어내듯 은밀한 정사씬이 되풀이된다. 남자의 체액이 튀고 나이트클럽 등 공공장소에서의 정사가 이어진다.하지만 대개의 성애영화가 그렇듯 초반엔엔 오감이 곤두서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무미건조해진다. 깊이없는 대사와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 ‘원데이스탠딩’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맛깔스럽게 요리해내지 못했다. 런닝타임 98분이 우회적으로 말해주듯 ‘2% 부족한 섹스코드 멜로’다. 다만 성현아라는 높은 상품가치 때문인지 관객들의 관심만큼은 뜨겁기만 하다. 18세 관람가.△연애(감독 오석근·출연 전미선 장현성)싸이더스픽쳐스(‘결혼은 미친 짓이다’‘연애의 목적’등 제작)와 좋은영화가 합병해 설립한 싸이더스FNH가 용감한 결단을 내렸다.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의 상대역을 제외하곤 마땅히 내세울 게 없었던 전미선을 멜로영화의 여주인공을 중용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전미선은 자신의 절제된 연기력을 마음껏 뽐내며 ‘만년조연’을 말끔히 벗었다.‘연애’는 남편의 사업실패 이후 생활전선에 뛰어든 평범한 주부가 매매춘에 입문하는 과정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그린다. 전화방도우미로 근근히 생활비를 벌던 여자는 우연히 ‘룸살롱 갈 돈이 없는 남자들이 싼값에 불러들인다’는 노래방도우미가 돼 속칭 ‘2차’도 나간다. 그러다 한 상대남성과 사랑에 빠진다. 나이만 먹었을 뿐 연애초보였던 이 여자는 남편에게선 느낄 수 없었던 사랑을 그 남자에게서 느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달콤했던 연애의 감정은 참담한 현실로 치닫는다.간간이 이어지는 정사씬에도 눈길이 머물지만 ‘연애’의 미덕은 차분함이다. 평범한 주부에서 변태적인 성행위도구로 전락하는 한 여자의 일탈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린다. 도내에서는 전주시네마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 18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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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2.09 23:02

[템포-해외여행] 웃비아의 샛길로 빠지는 배낭여행 - 실크로드를 가다 (21)

이슬라마바드 [Islamabad] 파키스탄 수도. 면적 65㎢. 인구 52만 9180(1998). 펀자브주 북서부 라왈핀디의 북동쪽 약 14㎞ 지점에 있다. 북쪽으로 히말라야산맥이 있고, 해발고도 500~600㎜의 완만한 기복을 이룬 고원 위에 위치하며 대륙성기후이다. 강수량은 비교적 많아 연간 900㎜ 정도이다. 1959년 이후, 현재의 방글라데시를 포함한 동서 양 파키스탄 통합의 상징으로서 계획적으로 건설된 도시이며, 이슬라마바드란 <이슬람의 도시>를 의미한다. 67년 1월, 그때까지의 수도 라왈핀디를 대신하여 주도가 되었다. 이슬라마바드 [Islamabad] 기본설계는 그리스인 콘설턴트에 의해 작성되었으며, 고원의 요부를 이용하여 중앙에 인공호를 건설하고, 그 주위에 1.6㎞ 간격으로 규칙적인 네모꼴 블록을 설치하였다. 북부는 대통령관저·국회의사당·관청, 각국 대사관 등 관청지구이며 남서부는 주택지구, 남동부는 상공업지구, 그리고 주변은 국립대학 및 각종 연구소·국립경기장 등을 포함한 국립공원지구로 되었다. 앞으로는 라왈핀디를 합친 대도시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동쪽 7㎞ 지점에는 이슬라마바드국제공항이 있다. 오후 내내 차를 타고 라왈핀디에 도착했습니다. "나시르... 지금부터는 내 구역이니까 주머니에 손 집어넣지 마라" 나시르가 발라코트를 다녀오는 동안 버스와 택시 요금을 모두 계산했었습니다. 이틀간 내 돈은 한 푼도 쓰지 못하게 한 것이죠. "한국 음식 먹어 본 적 있니?" " 아니요." "라호르 가는 버스는 몇 시가 막차냐?" "자정쯤까지요." "잘됐다. 지금부터 내가 쏜다. 일단 내가 묵을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이슬라마바드 야경을 본 다음, 라왈핀디로 다시 와서 너 표를 끊어줄게. 알았지?" "예~~." 이슬라마바드 서울 클럽. 인터넷에서 파키스탄 자료를 찾다가 발견한 사이트의 주인장이 운영하는 식당 겸 펜션. 단독주택을 임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면 꼭 만나보고 싶은 분이었습니다. 서울클럽 주인장은 여장붑니다. 여자 혼자의 힘으로 불모지에 개간을 한 것과 다름없죠. 몇 년 전 친구를 따라 파키스탄에 왔다가 친구는 돌아가고 이곳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사람의 앞길이 어떤 방향으로 열릴지 참 모를 일입니다. 덩치 큰 파키스탄 종업원을 휘어잡아 깔끔하게 펜션을 운영해 내는 걸 보면 대단한 분임이 틀림없습니다. 그간의 수고가 얼마나 많았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죠. 서울 클럽의 식사는 한국에서도 맛보기 힘든 정갈함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한식을 먹지 못하다가 깔끔한 상을 받는 순간 정말 황홀했습니다.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더라도 이 식당의 음식 솜씨와 청결, 친절도는 평범한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군요. 나시르에게는 볶음밥, 난 김치 찌게, 그리고 "전" 도 한 장 주문했습니다. 여행 중 한식이 그립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고 다니는 편인데 막상 눈앞에 흰쌀밥과 김치가 나오자 눈이 돌아갔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맛난 음식을 먹는단다. 나시르에게 자랑스러웠습니다. (나시르가 김치의 맛을 알기나 할까요?) 아무튼 김치전도, 볶음밥도 아주 맛있게 먹는걸 보니 흐뭇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먹기 힘든 호박잎이 나오고... 꿀맛입니다. 이럴 땐 배가 두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서울클럽의 차를 빌려 이슬라마바드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Margalla 언덕으로 왔습니다. 계획 도시 이슬라마바드가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입니다. 밤이 깊어 나시르를 라왈핀디 대우엑스프레스에 데려다 주었더니 다른 버스를 타겠다고 했습니다. 영문을 몰라 이슬라마드 근처로 다시 와서 버스표를 끊어주고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서울 클럽 주인마님께 버스 터미널이 왜 두개냐고 물었더니 라왈핀디의 대우 익스프레스는 값이 비싸 나시르가 내 생각을 해서 값싼 버스를 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기특한 놈... 편하게 가도 될 일을... 나이는 어리지만 아주 생각이 깊은 청년입니다. 다음날 아침 스카르두행 비행기 표를 예매하러 라왈핀디로 다시 나왔습니다. 이슬라마바드 근처에 공항이 있고 PIA사무소도 있는데 스카르두와 길깃행 비행기 표는 꼭 이곳에서 사야 한다니 참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지... 이거 참 항공권 사는 일이 장난이 아닙니다. 저 많은 사람들이 창구에 매달려 있는데 직원은 안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중이십니다. 표 한 장 발급해 주는데 10분은 더 소요되는 것 같고...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만 우짜겠습니까? 한참을 기다리다 외국인이란 이유로 선처를 받아 겨우 표를 끊을 수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파이잘 모스크로 향했습니다. 일직선으로 뻗은 도로가 17KM라던가?... 저 끝에서도 모스크의 첨탑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파이쟐 모스크는 사진만으로 규모를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샤 파이쟐"왕이 파키스탄 이슬람 신도를 위해 5천만 US$(우리 돈 6,000억)를 기증하여 세웠다고 합니다. 한꺼번에 10만 명이 예배를 볼 수 있는 크기라니 그 규모를 대충 짐작해 보시기를... 오후에는 서울클럽 사모님과 노천 시장에 장보러 나왔습니다. 과일 가게를 지나다 까맣고 큰 버찌가 탐스러워 껄떡거렸더니 한 다발 사주셨습니다. ‘정말 맛있다.“^^ 낼 모래면 50인데 늘 이렇게 철이 없다니... 내가 생각해도 나란 놈이 참 측은합니다.파키스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시미어 양모의 원산지로 양모를 이용한 카펫의 직조도 명성을 떨치는 나랍니다. 서울클럽 사모님이 곁에 있으니 바가지 쓸 일은 없을 테고...큰마음 먹고 카펫 가게로 왔습니다. 저 벽에 걸려있는 카펫을 하나 장만하여 거실에 깔아두면 얼마나 폼이 날까요? 마음만 그렇고 아주 작은 기도용 카펫 두 장을 샀습니다. 선물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죠. 즉석에서 포장을 하여 소포로 보낼 준비를 마쳤습니다. 무시를 하는 건 아니지만 이슬라마바드는 파키스탄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흔한 릭샤도 이슬라마바드에는 없고, 길거리가 너무나 깨끗하고 곳곳에 숲이 우거져 있어 LA 쯤에 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체국을 갔다가 또 한 번 놀랬습니다. 이렇게 깨끗하고 예쁜 우체국을 어느 나라에서 볼 수 있을까요? 직원도 친절하여 우체국 자체가 관광지로 손색이 없습니다. 이 우체국은 사설로 운영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참 기분 좋은 곳이군요.해지기 전, 삼각대를 챙겨들고 대통령 관저 쪽으로 나왔습니다. 어제 밤 이곳의 야경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거든요. 우리나라 행정수도도 이전을 한다는데 이슬라마바드에서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부디 도시 계획에는 시행착오라는 말이 나오지 않기를 빌며... /김흥수(배낭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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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2.09 23:02

[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보쌈 가서 아들 낳고 딸 낳고

어쩔 수 없어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을 하거나, 또는 남에게 끌려갔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되었다는 뜻으로 인용되고, 또 허위적인 ‘보쌈’의 실제 내막을 뜻하는 경우도 있다.<근원>조선조 후반기에 들어 우리에게 유교가 극단적으로 형식화하고 허식화 되자 양반으로 행세하는 집안에서는 딸이 젊어서 과부가 되었다 한들 재혼을 하지 못했다. 재혼 시키면 집안이나 문중의 수치로 여겼고, 또 벼슬하는 관리는 딸을 재혼시켰다 해서 파면되었다.이러한 환경 속에서 공공연하게 재혼 할 수 없게 되자 남자 편에서 밤중에 과부의 친정에 가서 과부를 납치하여 가는 형식을 취했다. 즉 남자 측에서 장정 두 서너 명이 밤중에 과부의 부모 형제가 집에 없는 틈을 타서 과부를 업고 보자기로 얼굴을 덮어 과부가 저를 업고 가는 방향을 모르도록 하여 남자의 집으로 데려온다. 이런 일을 보(보자기)로 얼굴을 싼다 하여 ‘보쌈’이라고 했다.이렇게 과부를 납치당하면 과부의 집안에서는 딸이 납치당했을 뿐 재혼시킨 것이 아니므로 체면이 유지되고, 남들도 재혼시켰다고 책망할 사람이 없다. 보쌈의 경우 실제로는 거의 남녀 양가에서 중매자로 하여금 미리 은밀히 약속이 된 합의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보쌈 후에 시비가 생길 까닭도 없고, 또 과부가 친정으로 도망칠 까닭도 없으며, 과부로서는 사내들 등에 업혀온 일이 신기하고 즐겁기만 할 것이다. 만일 남자편에서 “우리가 업어왔으니 이제는 친정으로 가라”고 한다면 “업어올 때는 무슨 생각으로 업어오고 이제는 가라 하느냐”고 반항 할 것이다. 얼마 안가서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 것이 아닌가?보쌈의 경우 과부가 시집에 있을 때 업혀가는 일은 거의 없고, 친정에 있을 때 업혀가는 것이며, 업어가는 날 저녁에는 과부의 부모 형제는 모두 외출하고 어린 동생들만 집에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일이 내면적으로 은밀히 행해졌기 때문에 그것을 흉내내어 남녀 두 집 사이에 아무 사전 약속도 없이 실제로 보쌈하여 가는 일도 있었다고 하나 극히 드문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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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2.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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