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3 11:22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템포-영화] 정진우 기자의 Film in - 예술영화전용관, 절반의 성공

하루평균 관객수 10명.지난 14일로 올해 운영을 마무리한 예술영화전용관(전주시 고사동 아카데미아트홀 3관)의 성적표다.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240일의 상영기간동안 ‘트럼펫’‘거북이도 난다’‘권태’등 10여편의 예술영화와 이와이슌지·서울독립영화제·홍상수·기타노다케시 등 5번의 기획전이 선보였다.2주일마다(가끔씩은 1주일마다) 간판을 바꿔달았다. 편당 관객수는 평균 50∼60명. 바흐만 고바디감독의 ‘거북이도 난다’가 최고인기영화로 꼽혔지만 관객수라야 고작 500명. ‘아무도 모른다’와 ‘여자, 정혜’‘에로스’ 등이 뒤를 이었지만 저조한 관객수는 마찬가지다. 예술전용관은 내년 2월까지는 시설보수와 상업영화 상영 등으로 활용되고, 3월부터 예술영화를 다시 상영할 계획이다.8개월여의 전용관 운영 성적표는 지역의 영화인프라가 얼마나 척박한지, 앞으로 지역영화계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물음표를 던졌다.지역영화계가 추정하고 있는 도내 예술영화 관객은 최대 5000명. 하지만 이들은 전용관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왜 전용관을 외면했는지, 관객들은 예술영화에 대한 갈증을 어떻게 풀고 있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검증에 나서야한다는 얘기다. 시설에 문제가 있는지, 운영방식에 하자가 있는지를 따져봐야한다.하지만 잘잘못을 떠나 예술영화의 성적표에 대해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싶다. ‘절반의 실패’라기 보다는 ‘절반의 성공’으로 해석하면 어떨까. 그나마 예술영화 전용관이 사라진다면 가뜩이나 말라버린 지역영화인프라는 더욱 움츠러들수 밖에 없다. 내년엔 만원사례를 이루고 예술영화 이야기꽃이 넘쳐나는 전용관을 기대해본다. 벌써 연말이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5.12.16 23:02

[템포-영화] 이 영화 - '킹콩'

△킹콩(감독 피터 잭슨·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나오미 와츠)‘반지의 제왕’시리즈로 전세계 SF매니아들로부터 제왕으로 추앙받고 있는 피터 잭슨감독이 신작을 내놓았다. 하필이면 ‘킹콩’이다. 지난 33년의 원조 ‘콩의 아들’(감독 어네스트 슈드쟈크)를 시작으로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진 76년의 ‘킹콩’(감독 존 길러민) 등 10여편의 아류작을 양산했던, 흔하디 흔한 미녀와 야수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잭슨감독이 왜 ‘킹콩’을 꺼내들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린 시절 TV에서 봤던 1933년작 ‘킹콩’을 보고 영화감독의 길로 들어선 잭슨감독은 필생의 역작으로 킹콩에오마주를 바친다.원작에서처럼 미지의 섬(해골섬)에서의 모험, 뉴욕시가지를 헤집는 킹콩을 그대로 재현했다. 하지만 배우가 고릴라인형을 뒤집어쓰고 연기했던 원작과는 차원이 다르다. 첨단 디지털기술로 7.6m의 키에 3.6t에 달하는 거대한 킹콩이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여기에 ‘반지의 제왕’에서 모션캡쳐로 골룸역을 맡았던 앤디 서키스가 르완다까지 날아가 야생고릴라를 관찰하는 지극정성으로 ‘감성과 표정이 꿈틀거리는 거대 영장류’를 되살렸다. 여기에 20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과시하려는듯 온갖 괴물곤충과 육식공룡 등이 스크린을 누비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힌다. 신화적 스토리와 섬세한 화면전개, 가슴을 쿵쾅거리는 함성까지 재현한 특수효과 등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정수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킹콩’에 대해 굳이 딴지를 걸자면, 거장의 작품 답지 않게 킹콩의 새로운 해석이 부족했다거나 3시간의 상영시간이 다소 지루할 수 있다는 점이 고작이다. ‘킹콩’의 흥행스코어가 어디까지 치솟을지 궁금해진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5.12.16 23:02

[템포-영화] 이 영화 - '태풍'

겨울방학을 앞두고 극장가에서 가장 불꽃튀는 싸움이 벌어졌다.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150억의 제작비를 들인 ‘태풍’과 2200억원(2억700만달러)를 쏟아부은 ‘킹콩’이 개봉했다. 기존에 상영되고 있는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포함하면 전체 스크린수의 90%가량을 점령한 채 블록버스터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태풍(감독 곽경택·출연 장동건 이정재 이미연)한국영화사상 최초로 국정원을 화면에 담았고, 최장기인 10개월의 촬영기간, 사상최고의 제작비 150억원(기존 최고기록 ‘태극기 휘날리며’의 147억원)을 들인 영화가 ‘태풍’이다. 한국과 러시아, 태국을 오가며 찍은 한국형 해양블록버스터. 무엇보다 ‘태풍’은 역대 한국 흥행영화들의 성공요인들을 빨아들이며 ‘한국형 블럭버스터의 모범답안’이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1000만 관객에 빛나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남북한 분단상황을 정면에 내세우고, 헐리우드와도 견줄만한 초대형 액션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또 관객들의 누선을 자극할 탈북자가족의 고달픈 삶, 장동건·이정재 투톱의 남성적 에너지 등 다양한 흥행코드로 중무장했다. 여기에 국내 최대 배급망인 CJ엔터테인먼트가 물량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태극기…’에서 하이퍼리얼리즘을 접목시킨 홍경표 촬영감독도 ‘태풍’에 합류했다. 무엇보다 장동건의 마초연기가 ‘태풍’의 방점을 찍는다. 곽경택감독의 이름을 알린 ‘친구’에서 2인자에 머물렀던 장동건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거쳐 카리스마 넘치는 복수의 화신으로 멋지게 변신했다.20여년전 남한정부로부터 망명신청을 거절당한채 가족학살을 목격한 탈북자 씬(장동건)은 세상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며 해적으로 살아간다. 핵위성유도장치를 손에 넣고 한반도 초토화라는 복수의 칼날을 꺼내든 씬. 씬을 막기 위해 해군대위 강세종(이정재)가 투입되면서 두 남자의 운명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보여주는 것에 집착한 나머지 한국블록버스터의 강박증을 벗지 못했다’는 비난을 뒤로한 채 ‘태풍’의 항해는 시작했다. 하지만 ‘태풍’은 의욕이 지나쳤는지 갖가지 흥행코드가 화학작용에 실패했다는 느낌이다. 또 지금까지 아기자기한 소재에 솜씨를 뽐내왔던 곽경택감독이 지나치게 덩치만 키운채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99년 블록버스터를 표방했다 침몰했던 ‘유령’의 전철을 밟는건 아닌지 조금은 걱정스럽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5.12.16 23:02

[지방대학이 힘이다] ⑧ 우석대 - 체육과학대학

체육·건강분야를 특성화 영역으로 설정한 우석대가 도내 대학 최초로 체육과학대학을 신설했다. 국민건강 및 생활체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의 체육계열을 확대 개편하고 경호비서학과와 스포츠의학과를 신설, 단과대학 체제를 갖춘 것.우석대는 또 체육 특기종목을 확대, 체계적 지원을 통해 엘리트 체육 선도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특히 무주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에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역량을 결집,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 대학 특성화 영역 설정우석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초 체계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웰 테크(Well Tech)를 실현할 수 있는 한방의약과 한방보건·복지안전·신재생에너지·체육건강 등 5개 분야를 특성화 영역으로 선정, 집중 육성하고 있다.이 대학은 특히 국민건강과 생활체육 활성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 엘리트 체육 및 생활체육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또 지난 5월에는 무주 태권도공원 조성사업 우석대 지원단(단장 서동석 교수)을 발족, 체육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발전에도 대학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 체육과학대학 신설우석대는 특성화 영역인 체육·건강분야의 장기적 발전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존 체육계열을 체육과학대학으로 확대·개편했다. 단과대학으로서의 체육과학대학은 도내 대학 최초다.2006학년도에 본격 출범하는 체육과학대학은 기존 체육학과와 레저스포츠학과·태권도학과를 중심으로 무용학과를 편입하는 동시에 최근 사회적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경호비서학과와 스포츠의학과를 신설, 체제를 갖췄다.또 전문 교수진을 확충하고 천연 잔디구장을 비롯, 3개의 보조운동장을 건립하는 등 교내 체육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특기종목 확대·집중 육성우석대 체육부는 지난 1983년 설립 이후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둬 대학과 지역사회의 명예를 높이고 있다.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황경화와 제15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 우승자 김효민·터키 유니버시아드대회 양궁 국가대표 김효선을 비롯, 다수의 국가대표급 선수를 배출함으로써 엘리트 체육 선도대학으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이와함께 전라북도 교직원 배드민턴대회와 전국 태권도품새대회 등을 개최, 체육종목 저변확대 및 생활체육 활성화에도 큰 몫을 해내고 있다.대학측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06학년도 체육팀 육성 종목을 기존 태권도와 양궁·검도·인라인스케이트 등 4개종목에서 검도를 폐지하고 축구와 풋살·여자레슬링 등 3개종목을 신설, 모두 6개 종목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또 내년 3월에는 도내 대학 최초로 여자배구팀을 창단할 계획이다. 체육 특기생도 현행 15명에서 25명으로 늘리고 장학금 확대와 기숙사 제공 등 학생복지 향상에도 노력할 계획이다.경호비서·스포츠의학과 신설◇ 경호비서학과 - 경호 전문인력 양성경호비서학과는 각종 위험으로부터 개인 및 가정·사회조직을 보호하고 동시에 사회 유력인사의 일을 보좌하는 능력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06학년도에 신설되는 학과다. 이 학과는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익히고 경호관련 법규와 범죄심리학 학습을 통해 경호원으로서의 자질을 갖추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아울러 어학 능력과 기획 및 전산 실무능력을 비롯한 다양한 지식·교양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편성했다. 졸업생들은 경비지도사나 각종 기업체의 사설경호원·VIP 경호비서·민간 경호업체 직원·항공사 및 철도의 보안요원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스포츠의학과 - 현대인 체력·건강 관리 국민소득 향상과 여가시간 증대로 우리 사회, 스포츠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현대의 스포츠는 인간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발달에 기여하고 의약 분야의 과학적 지식과 더불어 다양한 건강적 측면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스포츠의학과에서는 스포츠 과학을 토대로 현대인의 체력·건강 유지에 필요한 스포츠 활동 수행과 각종 운동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보다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게 된다.이 학과에서는 건강 및 운동질환에 관련된 스포츠의학을 이론과 실기를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교과과정이 제공된다.졸업후에는 장애인 재활시설 및 운동처방사·경기종목 팀닥터·헬스센터 지도자·보건소·노인복지시설·건강검진센터 등에 취업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5.12.16 23:02

[템포-레저] 레포츠 - 요가

얼마안 있으면 음력 동지다.때문에 몸이 움츠려들면서 가뜩이나 생활에 바쁜 현대인들은 절대적인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계절이 바로 요즘같은 겨울철이다.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는 송년회 등 각종 회식은 몸과 마음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기 십상이다.이럴때 겨울철 건강관리의 해법을 요가에서 찾아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흔히 요가하면 마치 체조선수처럼 유연한 몸매를 가진 사람이 스트레칭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요가는 △호흡과 △명상 △운동(아사나) △단식 등 4대 요소로 구성돼 있다.따라서 요가란 제대로 호흡하고 명상을 통해 정신적 건강성을 회복하며 운동을 통해 신체를 단련하고 단식으로 몸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요가는 인도(India)로부터 범 인류에게 보내진 선물이라고 말한다.어떤 사람들은 요가가 특정 종교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요가는 자유롭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일뿐 종교가 아니라는 것.도내에 요가가 도입된 것은 30여년에 불과하나 최근들어 요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이는 웰빙바람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면서 사람들에게 요가가 가장 각광받는 스포츠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병원이나 수영장, 찜질방, 경로당, 건강교실 등 어느 곳에 가봐도 요가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그만큼 보편화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그러면 어떻게 요가를 배울까.전문가를 찾는게 가장 중요하다.주위 사람에게 대충 배우기보다 자격증을 가진 사람에게 순서대로 제대로 배워야만 평생 이를 응용할 수 있고 심신의 건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좋은 요가 교사는 날마다 몸과 마음의 적절한 균형을 처방하면서 종합요가를 지도하는게 상례.호흡법과 명상법, 운동법, 식이요법 등을 매일 골고루 지도받으면서 놀라볼 정도로 활기를 찾아간다.전문 요가원의 경우 한달 수강료는 대략 6만원 선이며 막 입문한 사람의 경우 두달만 배우면 기초는 터득하게 된다.6개월 가량 배우면 요가의 기본원리나 즐기는 방법을 알게 되며 이정도 되면 틈나는대로 스스로 즐길 수 있게 된다.일상 생활속에서 우울감 또는 권태감에 빠지거나 무기력증을 느끼는 등 정신적으로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은 물론, 혈액의 흐름이 좋지 못해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 어깨나 허리통증 등 건강에 이상이 있는 사람도 요가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추운 겨울, 몸을 움추리면서 따뜻한 곳만을 찾느니 보다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아 ‘요가여행’을 떠나보자.배정희 온살이 요가원원장 "참살이 가능케 하는 심신운동"“요가에는 평생 건강권이 들어있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방법이 가득합니다.”전주시 삼천동에 있는 온살이요가원 배정희 원장(50)은 27년간 요가를 해오면서 무려 300여명의 요가지도자를 배출,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지도자를 양성한 요가 대중화의 산 증인이다.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했던 배 원장은 감옥에 갈 것에 대비해 선배들로부터 요가를 배운게 계기가 돼 수십년간 요가를 즐기며 몸과 마음이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다.배 원장은 “요가란 한마디로 말해 참살이를 가능케 하는 심신의 운동”이라고 정의한다.배울수록 그 깊이에 놀라며 오랜기간 즐기면서 요가의 참맛을 느끼곤 한다는게 배 원장의 설명.요즘에도 시간이 날때마다 일년에 몇차례씩 요가의 본고장인 인도를 찾는다는 배 원장은 “최근 2, 3년 사이 도내에서도 요가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몸이 좋지 않거나 우울증을 보였던 사람들이 심신의 건강을 찾는 것을 볼때마다 큰 보람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인터뷰를 마치고 자리를 일어서는 기자에게 배 원장은 “요가를 체험하는 것은 평생 자기를 바르게 지킬 준비가 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05.12.16 23:02

[템포-해외여행] 웃비아의 샛길로 빠지는 배낭여행 - 실크로드를 가다 (22)

길기트 (Gilgit) 길기트 (Gilgit) 카라코람 하이웨이가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에 있어 여행자가 필히 지나치는 기점도시다. 파키스탄 북부 길기트 관구의 중심을 이루는 도시. 인구 약 18만. 북쪽의 카라코람과 남쪽의 펀자브·히말라야 산괴 사이의 소분지에 있다. 해발 고도 약 1500m. 연강수량은 130㎜로 건조하며 해설수를 이용하여 봄밀·옥수수·살구 등의 과일을 재배한다. 공업은 모직천 파트라(pattra)를 생산하는 수공업이 활발하다. 인더스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길기트강은 이 도시의 남동에서 훈자강과 합류한다. 훈자강의 계곡은 옛날부터 내륙아시아와 인도반도를 연결하는 교통로로 이용되었다. 가까이에 라카포시산(7788m)이 있어, 카라코람 등산의 근거지로 되어 있다. 우째 이런 일이... 5시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었습니다. 새벽 6시 비행기라 늦어도 4시 반에 일어나야 하는데... (어제 저녁, 4시 반 모닝콜을 해두고 직원들에게 두 번이나 다짐을 받았기 때문에 안심을 하고 잤습니다.) 정신없이 배낭을 꾸리는 동안 서울클럽 주인 마나님의 호통 소리가 들렸습니다. "손님 비행기 못 타면 느그덜 이제 다 죽었다." 인사할 겨를도 없이 차를 타자 기사가 거의 사색이 되어 있습니다. 120... 130...140...일직선으로 쭉 뻗은 도로를 정신없이 질주. 5시 40분, 무사히 공항 도착. 배낭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 무조건 탑승 수속을 하는 곳으로 뛰었습니다."STOP!! 스카르두행 6시 비행기는 결항이다." "왜 비행기가 안 뜨는데?" " 나도 몰라." "무슨 소리야? 그럼 다음 비행기는 언제 뜨냐? 그걸로 표 바꿔 줘라." "9시 비행기는 만원이라 너는 오늘 못 떠나" "머 시라? 표 끊을 때도 힘들었는데 결항되면 니들이 책임져야지 왜 못 가?" "너 티켓 오픈이잖아. 이럴 때는 우리가 책임 안 져" "웬 오픈? 나 오늘 꼭 가야 한다고 OK싸인 한 티켓 달라고 했는데... 그리고 스카르두행이 하루에 한번 있는 거 아냐?" "사람이 많으면 비행기가 두 번 뜨는 경우도 있어. 그런데 오늘은 한번만 뜬다." 참 어이가 없습니다. 티켓은 정말 OK 사인이 없는 오픈티켓이고... 황당~. 무슨 항공사 시스템이 이러냐. 승객이 적으면 운항 취소 할 작심부터 하고 티켓을 팔다니... 아이고~~ 새벽부터 설쳐대며 생쑈를 했더니 맥이 좌악 빠집니다.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파키스탄 시스템을 믿은 내가 바보지. 이럴 때는 빨리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걸압니다. 스카르두... 꼭 가야할 곳도 아니고, 반겨줄 님도 없고, 비행기 안 타면 돈 굳고... 모래알에 싹트냐? 버스 터미널로 발길을 돌리면서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약이 몹시 올랐습니다. K2와 낭가파르밧을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싶었거든요.전화로 서울클럽 사모님께 사정 이야기를 하자 다시 차를 보내주셨습니다. 라왈핀디 버스터미널 까지 나와 8시 반에 길깃으로 출발하는 NATCO 버스표를 샀습니다. 비행기 값의 10분 1 이지만 시간은 14배나 더 걸립니다.이란과 파키스탄에서 만났던 휴게실 중 제일 그럴듯한 곳에 나코 버스가 정차를 했습니다. 주변 경관도 좋고 식당도 깔끔하고... 그런데 매점주인이 나를 화나게 만들었습니다. 뻔히 아는 물 값을 남들의 두 배가 넘는 40루피를 요구합니다. 돌려주고 나오면 되겠지만 한 모금 마셨으니 그럴 수도 없고. "이 놈아 잘 먹고 잘 살아라. 너 그렇게 돈 버는 거 알라신이 좋아할지 모르겠다." 한국말로 퍼댔더니 눈치를 보며 겨우 5루피를 돌려줍니다. "됐네. 이 사람아. 넌 작은 거 땜에 큰 걸 놓쳤어.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나 잘 해" 항공사에 할 분풀이를 5루피 던져 놓고 다 하고 나왔습니다. 덕분에 속이 시원해졌지만 나란 놈은 참 못된 인간이라는 증명을 한 샘입니다.^^ 길깃 까지 가는 나코버스는 기사가 쉬고 싶은 장소라면 아무데나 쉽니다. 여자들은 볼일이 좀 불편하겠지만 남자들은 아무 곳에나 쉬~.^^ 참, 파키스탄에서 여자들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버스 안을 다 돌아보아도 여자는 한두 명이 고작이고, 길거리에서 여자를 본 기억도 별로 없습니다. 북쪽으로 갈수록 산새가 점점 험준해 지기 시작합니다. 계곡도 점차 깊어져 카라코람 하이웨이의 모습이 본격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인류 4대문명중 하나인 인더스강의 원류는 이렇게 회녹색 물이 흐릅니다. 달리는 차에서 찍은 현수교... 카라코람 하이웨이의 대표적인 풍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14시간을 달려 밤 10시 45분 길깃에 도착했습니다.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어렵지 않게 괜찮은 여관을 찾았습니다.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지만 눈만 말똥말똥. 여행 중 혼자 벽을 쳐다보고 있는 이 시간만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어수선한 읍내를 빠져 나왔습니다. 딱히 볼거리는 없어도 그냥 지나치기에는 주변 경관이 너무 멋집니다. 길깃에는 3개의 현수교가 있어 마을 양쪽을 이어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다리가 주민들의 수족처럼 느껴졌습니다. 이곳에서조차 여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걸 보니 참 신기한 나라입니다.돌아오는 길에 잘 익은 체리 한 움큼과 오이 한개, 파운드케이크 하나를 샀습니다. 여관 식당에서 접시를 빌리고, 짜이 한잔과 에그 프라이 두개를 주문하여 산뜻하게 상을 차렸죠. 아침상이 제법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투자비용이 적어 더 흡족했고, 모처럼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즐겼습니다. 날타르 빙하 Naltar 식당 벽에 붙은 파키스탄 북부지역의 사진들이 예사롭지 않아 들여다보고 있자니 주인이 다가와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이건 낭가파르밧, 이건 K2... 여기는 스카르두 데오쎄 평원... 에구~ 저 멋진 곳을 놓치고 이곳에 왔다니... 어제 비행기 못 탄 것이 너무 배가 아픕니다."앗! 여긴 어디요?" " 아~ 그건 락카포시고 저긴 날타르 빙하다." "락카포시 베이스 켐프는 5월 중순까지 통행금지 되었지만 카리마바드 가는 길에 볼 수 있고, 날타르 빙하는 차를 빌리면 한나절 만에 다녀 올 수 있어. 가는 길에 낭가파르밧도 보인다." "한나절 차 빌리는데 얼만데?" "1,800루피" "에이 비싸다." 그런데 슬슬 회가 동합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저길 가볼까? 낭가파르밧은 어제 밤 지나치며 잠시 보긴 했지만 너무 아쉬웠습니다. 1,500루피 이하는 어렵다는 말에 동의를 하고 차를 빌렸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 (모 전자회사의 광고 카피) 예~ 날타르를 선택한 것은 정말 잘한 일입니다. 가는 길 좌우 한곳 놓칠 곳 없이 이뻤고, 날도 너무 화창하여 하늘에서 파란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꼬불꼬불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4WD 찝차에서 탐험에 나선 리빙스턴이라도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속세의 부질없음이여... 저 파란 하늘과 백만 년을 백번 곱한 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담금질한 설산을 보라. 네 욕심의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비교해 보았느냐? 자연의 위대함에 엄숙함을 느꼈습니다. 날타르 에서 돌아오는 길에 본 낭가파르밧. 어제 밤이 보름이었나 봅니다. 순백의 산을 푸르른 달이 비추는 모습이란... 커브를 틀 때마다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낭가파르밧을 보며 그 신비로운 자태에 14시간 버스길을 다 보상받았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너무도 멋진 광경을 보았죠. 바로 이 산입니다. 낭가 파르바트 (8125 m) 1953년 독일, 오스트리아 원정대의 헤르만 볼에 의해 초등이 되기 전까지 무려 30여명의 등반가들의 생명을 앗아간 무시무시한 산입니다. 낭가파르밧은 "벌거벗은 산"이라는 뜻으로 수직의 암벽과 빙하로 둘러 싸여 정상 접근이 어렵기로 소문이 나있습니다. 이 산의 또 다른 이름은 디아미르(Diamir), "산중의 왕" 이라는 뜻이죠./김흥수(배낭여행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12.16 23:02

김해숙씨 첫 작품전 '사소한 아침'

여류 화가 김해숙(52· 정읍시 상동)씨가 오는 15 - 21일까지 연지동 문화예술 창작스튜디오(옛 정읍군청)에서 첫 작품전을 연다.작품전의 부제는 '일상'이란 의미의 '사소한 아침'중학 2학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김씨는 6년 간의 중등학교 미술교사와 25년 간 정읍시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면서 7개 초등학교에서 미술 특기 적성 교육을 담당하는 등 그림 속으로 달려가는 삶을 살고 있다.수채화와 유화 등 젊은 시절의 사실적 묘사를 거쳐 한때는 한국화에 몰두하기도 했으나 작업 뒤에는 언제나 '어디서 본 듯하다'는 범주를 벗어나지 못해 스스로 항상 불만이었다."작업이 아니라 '신바람'이고 '즐겁고 정다운 그림'을 행복한 마음으로 그릴 수는 없을까"가 항상 고민이었다.어린아이들과 함께 하는 동안 '미술이 인간을 변화 시킬 수 있을까'하는 의문에'그렇다'라는 해답을 얻고 자신과 이웃· 친구들, 그리고 과거와 현재, 어릴 때의 고향· 어머니· 아이들과 그들의 친구 등 주변을 형상화하기 시작했다.나이 오십이 넘은 최근에야 그는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고 작업이 그렇게 줄거울 수가 없다' 며 '캔버스를 대할 때면 새로운 활력이 치 솟는다"고 즐거워하고 있다.작품전에서는 연작 '사소한 아침'을 비롯한 '저기 저 꽃밭'과 '친구' '꿈을 꾸다'라는 제목의 최근작 100여점이 선보인다.

  • 문화일반
  • 홍동기
  • 2005.12.15 23:02

벼고을 미술잔치

벼고을 김제가 미술로 아름다워졌다. 많은 울림과 성장의 흔적 속에서 올해도 김제미술협회(회장 강승완)가 서른다섯번째 회원전을 펼쳐냈다.16일까지 김제 벽골제 아리랑문학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제35회 김제미술협회전’. 구상 계열 보다는 작가적 상상력이 발휘된 반구상·비구상 계열이 도드라지는 올해, 한국화와 서양화, 도예, 서예, 문인화 등에서 44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강승완 회장은 “해마다 치러지는 협회전이지만 올해는 특히 가슴 벅찬 작품들이 많은 것 같다”며 “수없이 붓을 잡고 고민하며 안간힘으로 피어낸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김제문화원(원장 정주현)도 15일부터 21일까지 김제문화원 전시실에서 ‘김제문화학교 작품전’을 연다.문화관광부와 김제시 지원으로 김제문화원이 11년째 진행하고 있는 사군자·한국화반과 9년째 진행하고 있는 서예반 수강생들의 작품을 모아낸 것. 한국화가 전량기씨가 사군자와 한국화를, 서예가 이은혁씨가 서예를 지도했다. 정주현 원장은 “완벽한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짧은 기간 동안 익힌 작품이라고 볼 때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모르겠다”며 “김제문화원 수강생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로 봐달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12.15 23:02

대중의 클래식화 위한 피아노 환상곡 릴레이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피아노 대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강충모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45).바흐의 건반음악 전곡을 연주해 한국 클래식계에 반향을 일으켰던 그가 전주무대에 선다. 1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강충모 피아노 독주회-피아노로 그리는 환상곡’.이번 연주회는 바흐 전곡 연주에 이어지는 강교수의 프로젝트 ‘인투 더 클래식 시리즈’(Into the Classics Series)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이유로 프로그램 수준이 낮아지는 것을 경계하고, 전공자들과 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대중의 클래식화’를 위한 자리다.전주곡, 환상곡, 소나타, 변주곡, 편곡 작품들로 구성되는 이번 연주회는 클래식 음악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학구적인 공연. 각 장르의 유래와 작곡기법, 연주 테크닉에 관한 설명을 오랜 음악적 깊이가 묻어나는 강교수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다. 전주 무대에서는 바흐 ‘반음계적 환상곡과 푸가 D단조’, 베토벤 ‘환상곡 D단조’, 이영조 ‘환상곡’, 슈만 ‘환상곡 C장조’ 등이 연주된다. 감정의 치우침 없이 철저한 통찰력으로 작곡가의 의도를 연구하며 자신의 음악을 재창조하는 그의 실력을 느낄 수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12.15 23:02

늘 처음처럼...회갑에 피워놓은 그윽한 향기

평생에 한 번이다. 이제는 과거를 되돌아 볼 나이. 회갑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는데 그는 첫 개인전을 열기로 했다. 남천(南泉) 정연교씨(60)가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백악미술관에서 ‘남천 정연교 사군자전’을 연다. “느리고, 귀찮고, 하기 싫어서.”남정(南丁) 최정균 선생 문하에서 서예에 몰두한 지 20여년. 서울과 군산을 오가며 수 백명의 제자들을 길러낸 그는 첫 개인전이 늦은 이유를 짤막하게 설명했다.“문인화란 모름지기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가 있어야 한다는 선현의 말씀이 공감이 가긴 하는데, 정작 실기에 임하고 보면 딴 판이에요. 아마도 인품과 식견, 재능과 소양이 부족한 상태에서 의욕만 앞세우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막 들어온 제자에게도, 15년 20년 된 제자에게도 그는 늘 정신을 강조한다. 변치않는 신념과 의욕,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로 열게 된 첫 개인전에서 문인화의 기본인 ‘사군자’를 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기본이란 말은 내가 낮춰서 말한 것이지, 일생을 바친 예술에 기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 100점을 그린다면 붓의 질감, 손의 질감, 구상이 각기 다 달라야 하거든요.”‘묵유오채’(墨有五彩)란 말처럼 까만 먹 속에서 다섯가지 색을 찾아내는 것이 재미있다는 그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먹 다루기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먹의 깊이가 전해지는 43점의 작품 중 매화와 국화에는 색을 조금 넣어 혹시 모를 단조로움을 없앴다.한 점, 한 획, 정갈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붓을 쓰는 남천. 섣부르게 나서지 않는 그는 고향에서의 전시를 기다리는 사람들 앞에서도 조용한 웃음 지을 뿐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12.15 23:02

[돌아보다! 2005 전북문화] ③ 무용

지역 춤판의 성장은 올해 20주년을 맞은 현대무용단 사포가 상징적으로 말해 준다.올해 전북 무용계는 무용 안에 다양한 표현요소들을 들여와 종합예술로서 무용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무대가 많았지만, 일부에서는 춤 외적인 요소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오히려 무용수의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전통춤과 창작춤이 고른 성과를 이뤄낸 올해 춤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고민은 교육 현장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됐지만, 무용 평론 부재는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 현대무용단 사포 20주년현대무용단 사포의 20주년은 전북 무용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척박한 지역 춤판에서 전국을 무대로 실험성있는 작품을 발표해 온 사포의 지난 세월은 곧 전북 무용의 역사며, 성장이기 때문이다.그동안 사회적 이슈를 주소재로 무게감있는 무대를 펼쳐온 만큼 20주년 기념신작으로 내놓은 ‘그대여 돌아오라’ 역시 서사성과 서정성을 동시에 갖춘 무대로 호평을 받았다.그밖에도 그룹 C.D.P, 청호무용단, 알타비아무용단 등 한 해 동안 이어진 현대무용단의 공연은 전통춤이 강세인 지역에서 현대무용의 성장을 반영했다. △ 남성 무용수와 대학 교수들 활약전통춤과 현대춤을 아울러 올해는 남성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유독 눈에 띄었다. 도내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김안윤 김용현 박현룡 송형준 이석남 최동준씨가 도내 최초로 남성무용단 M.O.D를 창단했으며, 현대무용단 사포에서 기획을 맡고있는 이흥민씨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안무가로서의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전통춤에 뿌리를 두고 창작춤을 추구하는 유영수씨는 개인 공연을 비롯 자신이 대표로 있는 류무용단의 정기공연도 열었다. 도내 대학 무용과 교수들의 발표무대도 이어졌다. 이길주 원광대 교수의 ‘해설이 있는 춤’, 이경호 전북대 교수의 ‘이경호 우리(遇利)춤’, 양순희 우석대 교수의 ‘인생교향곡’, 오문자 원광대 교수의 ‘Are you ready?’ 등 교수들이 앞다투어 내놓은 연구 성과는 다양한 개성과 작품에 대한 깊이가 느껴지는 무대였다.△ 춤에 대한 발견과 전승 노력춤을 새롭게 발견하고 이를 올바르게 전승하려는 자리도 이어졌다. 문화관광부가 지원하는 ‘2005 학교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에 선정된 사단법인 전북마을춤진흥회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마을춤을 가르치고 발표무대를 여는 등 전북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마을춤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숨어있던 명무 장금도의 민살풀이를 배우는 ‘장금도 춤 보전회 하계 강습회’는 춤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마련한 자리며, 전북무용협회는 도내 무용협회 지부장과 대학 교수들을 강사진으로 구성해 교육 현장에서 무용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무용 강습 및 체험활동’을 열었다. 춤꾼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됐다. 올해도 계속된 전통문화센터의 ‘우리춤의 숨결’은 전통과 창작, 신예와 중견 등으로 무용수들의 폭을 넓혔으며, 한국춤의 대중화에도 기여했다. 우진문화재단은 10년 만에 춤 기획무대를 부활시켰다. 지역의 한국춤 작가를 대상으로 안무를 공모한 ‘2005우리춤 작가전’은 특히 기획력이 돋보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12.15 23:02

[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솔직히 말해서

“솔직히 말해 봐라, 얘”, “솔직히 말해서…….”, “에,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가…….”‘항상 말에 대해 묵상하라.’는 인도의 성전(聖典) ‘우파니샤드’의 지침대로 묵상을 하자고 유난을 떨진 않는다 하더라도, ‘솔직히 말해서’란 말이 흔해진 까닭이 궁금할 뿐이다.도대체 ‘솔직히 말한다’는 말을 남발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그것은 아마도 불신시대를 넘어 거짓말 탐지기가 위세를 떨치는, 거짓말 시대가 도래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솔직히 말한다.’는 어떻게 말한다는 뜻인가. 그것은 곧음(直)을 좇아 구부러지지 않게 참말을 한다는 뜻이다. 가장 짧게, 그리고 곧장 질러 하는 말이 솔직한 말이다. 변죽을 울리거나 에두르지 않고 곧바로 짧게 질러 말함이다. 그런데 왜 이 ‘솔직히 말해서’를 앞세우는 것일까. 혹시 이 말을 전제하지 않고 하는 말은 모조리 거짓말이라는 뜻인가. 이렇게 나가다가는 “솔직히 말해서 이 버스를 타십시오.” “솔직히 말해서 날씨 참 좋군요.”식의 언어 시대가 몰려올지도 모를 일이다. 복잡한 세상과 악성(惡性)지능의 발달로 셜록홈즈나 뤼팽, 형사 콜롬보도 혓바닥이 굳어붙을 범죄 사건이 빈발하는가 하면 ‘새빨간 거짓말’이 분화해 불그스름한 거짓말, 또는 무색에 가까운 고도의 거짓말로 물들고 있는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말머리마다 ‘솔직히 말한다’라는 ‘참말 보증’딱지를 붙인대서야 세상이 너무나도 삭막하지 않겠는가. ‘솔직히 말한다’는 말을 즐겨 쓰는 사람은 자신이 평소 거짓말만 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공표(公表)하는 셈이 아닐까.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12.1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