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1 15:41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템포-영화] 호화배역 리얼액션 '칠검'

감독 서극·출연 여명 양채니 김소연‘영웅본색’을 시작으로 ‘동방불패’‘천녀유혼’‘황비홍’까지, 서극은 홍콩영화의 화수분이다. 서극 감독이 어느 장르에 손을 대면 홍콩영화계는 너나 할 것없이 그곳으로 몰린다. 그런 그가 ‘칠검’을 통해 내놓은 카드는 리얼액션. 가급적 특수효과와 와이어액션을 배제한 채 사실적이고 우직한 무협영화를 만들었다.중국을 대표하는 양우생의 장편소설 ‘칠검하천산’(7개의 검이 천산에서 내려온다는 의미)을 원작으로 한 ‘칠검’은 한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려는 악당들과 마을을 지키려는 7인의 검객의 한판대결이다. 서부영화처럼 단순한 줄거리를 메우려는 듯 현란한 볼거리가 풍성하다. 도입부에 등장하는 수려한 천산의 풍경, 눈덮인 산을 맨발로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무사들이 초현실에 가깝다.호화배역도 배역이지만, 일곱개의 검에 눈길이 모아진다. 다른 검을 다룰 수 있다는 유룡검,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으로 만든 청간검, 검이 일으키는 바람만으로도 사람이 다칠 수 있는 막문검, 두손으로 다뤄야하는 경성검 등 다 외우기도 버겁다.그러나 서극이라는 걸출한 연출자와 한·중·일이 쏟아부은 막대한 제작비, 여명과 양채니 등 호화배역에도 불구하고 서사의 밀도가 약한 탓인지 감정이입은 쉽지않다. 한국관객을 배려해 출연한 조선인 노예역의 김소연도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한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5.09.30 23:02

[템포-영화] 정진우 기자의 Film in - 진정으로 지역영화를 원하십니까

“맨 땅에 헤딩하는 기분이랄까요.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걸 자급자족해야 했어요”도내에선 처음으로 HD영화 제작을 시도한 우석대 김영혜 교수의 말이다. 가뜩이나 영상제작 인프라가 척박한 지역에서, 전국적으로도 제작사례가 드문 HD영화를 완성해가는 작업이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영국에서 사우스템즈 칼리지와 영국국립영화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 2001년부터 우석대에 재직중인 김 교수는 지금까지 ‘Quids in’ 등 다수의 16㎜와 디지털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올상반기 지역 영화인프라에 도움을 주고싶다는 ‘소박한’생각에 HD영화 제작을 주도, 옴니버스영화 ‘낯선 곳, 낯선 시간 속에서’중 1/3을 촬영했다. 그러나 제작준비때부터 작품을 가편집한 현재까지, 김 교수는 ‘왜 HD작업을 시작했을까’라는 의문이 떠나지않았다고 한다. 마땅한 장비를 대여하거나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번번이 한계를 느껴야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 교수는 적지않은 사재를 털었고, 이제는 HD편집기를 구하지 못해 제대로 완성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HD편집기를 구입해 지역수요에 부응하겠다’는 전주영상위원회의 약속을 믿고 있었던 김 교수는 영상위측의 묵묵부답에 말문을 닫은 상태다.어쩌면 김 교수가 HD영화를 제작하면서 절감했던 답답한 현실은 ‘영상도시 구현’이라는 허울만 앞세운 전주와 전북의 꽉막힌 현주소와 맞닿아 있는지도 모른다. 충무로의 단골 영화촬영배경지로 자리잡았다고 요란을 떨면서도 정작 영화제작 인프라구축에는 인색하다는 얘기다.최근에는 전북도와 영화진흥위원회가 80억원을 투자해 저예산영화제작지원사업에 나선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마저도 지역몫은 거의 없다.“과연 ‘전북에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많이 만들어져야한다’고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지역영화를 원하는지 곱씹어봐야한다”는 김 교수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5.09.30 23:02

[템포-영화] 이 영화 '사랑니'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가 있다. 서른이 된 주인공은 사랑의 쓴맛을 알게 되면서 “내 인생의 봄날이 가고 있다”고 고개를 떨군다. ‘봄날은 간다’가 지나가는 사랑을 이야기했다면, ‘사랑니’는 서른이란 나이에 불현듯 찾아온 사랑을 들춰낸다.서른은 여자에게 무슨 의미일까. 이제는 부끄러움도, 어설픈 순진함도 모른다. 그렇다고 닳고닳은 건 아니다. 꽉찬 어른이지만 뭔가 아쉬울 때가 서른이다. 오죽하면 김광석은 ‘서른즈음에’라고 노래했을까. 그런 서른살에 풋사랑이 찾아왔다. 김정은에게 말이다.수학강사인 인영(김정은)은 외제차도 동거중인 남자친구도 있다. 수학공식처럼 분명하고 현실적이다. 어느날 학원에서 첫사랑을 빼닮은 열일곱살 짜리 제자를 만난다. 그러다 그만, 13살이나 어린 제자와 주체할 수 없는 사랑에 빠져버린다. 인영이 17살때 만났던 첫사랑 남자(이석)와 이름도 같다. 우연의 일치인지, 제자 이석의 여자친구는 이름이 인영이다. “내가 미쳤지, 어린애를 데리고 무슨 짓을 한거야”라면서도 인영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제자와의 사랑에도 거리낌이 없다. 함께 차도 마시고 모텔도 드나든다. 어린 연인과 사랑을 나누고 “걔는 왜 해도 늘지를 않을까”라고 혼잣말로 되뇌인다. 누군가의 추궁에 “사람이 사람 때리는 게 나쁜 짓이지, 누구랑 키스하고 싶은 게 나쁜일이냐?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왜 나빠?”라고 맞받아친다.‘사랑니’는 너무 늦게 찾아온 사랑을 외면하지 않는 멜로영화다. 어쩌면 ‘역원조교제’라고 치부했을 소재인데도 이맛살이 찌푸려지지않는다. 영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17살의 이석·인영과 서른살의 이석·인영이 교차하면서 추억과 현실을 넘나든다. 무엇이 회상인지, 실재인지를 구분하기가 어렵다. 이같은 과거와 현재의 모호함 속에서 한동안 잊어버렸던, 누구나 가슴속 깊이 묻어둔 첫사랑(어쩌면 풋사랑일지도)을 꺼낸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사랑의 기억은 있다’고 속삭인다.여강사와 남학생의 사랑이야기라는 사회적인 금기를, 그것도 파격적인 불륜을 그린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뭔가 짜릿한 영화’를 떠올렸다면 오산이다. 15세 관람가로, 흔한 정사씬도 없다. 마지막으로 ‘사랑니’가 성공한다면, 그건 김정은의 힘이다. 그동안의 코믹연기를 버리고 사랑인지 추억인지 모호한, 세밀한 감정연기를 선보인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5.09.30 23:02

[템포-사람과 풍경] 무대의상디자이너 차승환씨

지난 26일 소리축제의 첫 무대를 연 남원시립국악단의 국악뮤지컬 ‘달래먹고 달달 찔래먹고 찔찔’이 공연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뮤지컬이 주는 유쾌함은 무대과 객석을 금세 하나로 묶었다. 꼬마관객들은 무대위의 배우들과 이야기에 감염되어 함께 웃고 함께 슬퍼했다. 출연진만도 60여명. 사람과 동물 캐릭터들의 자유로운 몸짓과 소리에 객석은 신명이 났다. 이 작품에서 유난히 돋보였던 무대 의상. 그 종류만해도 100여종을 넘는 형식과 다채로운 색깔을 구사해낸 사람은 무대의상 디자이너 차승환씨(35, 전주시 인후동)다. 올해로 무대의상 경력 10년을 맞은 그는 이 작품을 가장 힘들었던 작품으로 꼽았다.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초월하는 출연진과 세월의 흐름 폭이 넓어 의상으로 표현해야하는 부담이 너무 컸다”는 그는 어려운 과정을 거쳤던 만큼 보람과 기쁨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악계와 무용계에서 이름 꽤나 알려진 디자이너다. 이지역의 국악관현악단과 한국춤 전공자들의 의상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활동하면서 그이 만큼 무대의상디자인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자리잡은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대학 시절(우석대 의상학과)부터 무대의상에 관심이 있었다. 졸업 후, 전통의상 디자인을 위해 남부시장의 한복집을 찾아다니며 한복기술을 익혔고, 2년 가깝게 한국춤을 배우기도 했다. “무대의상은 특별한 디자인과 소재가 필요합니다. 몸에 꽉 맞으면서도 활동하기에 가장 편해야 하는 이중적인 속성을 갖고 있지요. 춤과 연주, 연극도 마찬가지입니다.”시행착오도 적지 않게 거치면서 그는 단순한 의상디자이너가 아니라 작품을 완성하는 무대예술인이 됐다. 그의 디자인 특징은 한복이 지닌 아름다운 선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의 세련된 이미지를 담아내는 것. 그러나 공연의 장르마다 이러한 특징은 서로 다르게 적용된다. 연주자의 경우는 몸에 잘 맞아 맵시가 나면서도 악기를 연주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디자인과 소재를 택하는데 중심을 두지만 뮤지컬이나 창극, 연극은 작품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배역별 특성을 살리는데 비중을 둔다. “대본을 미리 읽고 연습현장에 참여하면서 인물과 상징적 이미지를 읽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번 뮤지컬처럼 동물 캐릭터의 이미지가 강하거나 등장 인물들의 성격이 다양한 경우는 무대가 너무 복잡하게 보이지 않도록 통일되면서도 의상이 곧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줄 수 있는 특별한 감각이 필요합니다.”지역의 공연문화에 자신의 역할이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보람이라는 그는 10년 경력에 다시 10년을 걷고 나면 비로소 ‘무대의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지금이 시작’이라는 자세를 놓치지 않는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5.09.30 23:02

[템포-사람과 풍경] 보이지 않는 소중함 '엔지니어'

소리축제 이틀째. 아직은 얼굴빛이 그런대로 살아있다. “내일 모레쯤이면 누렇게 뜨기 시작한다”고 이갑래부장은 말했다. 모두들 웃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무대기술부 사람들. 총관리를 맡고 있는 이갑래부장(52), 정조일(52, 음향)·이종남(52, 무대기술)·정철(46, 조명)과장과 허용옥(35, 기계제어)대리가 바쁜 시간에 짬을 냈다. 작업 점검중이었던 이들이 모이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2분. 사무실에서 나가면서 무전기를 켠 이갑래 부장의 연락망 기능은 대단했다.“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환경에서 일하다보니 비상연락망 체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소리문화의전당 무대기술부는 1년 365일 언제나 비상이다. 그중에서도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열리는 10여일이 이들에게는 가장 특별하다. 이 기간을 이들은 ‘도민들을 위해 제대로 봉사할 수 있는 특별한 의무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소리축제가 개막하기 3일 전부터 기술부는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비상근무 체제에는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있지만 소리문화전당의 모든 공연장과 시설이 온전히 가동되는 축제 기간에는 긴장하지 않으면 예고없이 찾아오는 사고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축제 기간에는 매일 3-4시간 눈을 부칠 수 있습니다. 밤 공연을 마무리하고 또 다음날 리허설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음향과 조명 등 모든 시설의 셋팅을 마쳐놓아야 하니까요.” 이 부장은 축제가 시작되고 3-4일 지나면 직원들의 얼굴이 누렇게 뜨기 시작하지만 축제가 끝나기 전까지는 노동의 강도를 늦출 수 없다고 말한다. 전당에 근무하는 무대기술부 식구는 20명. 규모로 치자면 30명 인력은 족히 갖추고 있어야지만 기량과 책임감이 뛰어난 직원들 덕분에 운영에 무리가 없다고 이부장은 말했다. 마산출신인 이 부장은 소리문화의전당과 가장 인연이 깊다. KBS에서 무대기술을 익혀 호암아트홀에서만 20년 가깝게 근무했던 이 부장은 개관하기 이전부터 소리문화의전당 무대기술 책임을 맡아 전당의 모든 무대 시설을 조절하고 감독했다. 우여곡절 끝에 수탁단체가 바뀔때도 그는 동요하지 않고 무대를 열고 닫는데에만 마음을 두었다. 그가 선택한 것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라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무대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은 공간 무대를 운영해보는 것이 가장 큰 꿈일겁니다. 저는 그 꿈을 이룬 셈이지요. 이 지역이 저에게 그런 기회를 주었으니 제가 해야할 일은 분명했습니다.” 2001년 초, 소리문화의전당에 몸을 담은 이듬해 가족 모두가 전주로 이사를 왔다. 아예 전주사람이 된 것은 이 부장만이 아니다. 전북예술회관에서 일을 시작해 올해로 24년째 음향을 맡고 있는 정조일과장을 제외하고는 타지역 출신인 이종남·정철 과장과 허용옥 대리도 모두 전주사람이 됐다. 이 부장과 정·이 과장은 쉰두살 동갑내기. 조명 전문인 이 부장은 물론, 이들은 음향과 무대분야의 고참중의 고참이다. 의욕과 책임감으로도 젊은 세대들에게 뒤지지 않지만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는 비상이 걸렸을때 빛을 낸다. 조명 전공인 정 과장은 얼마되지 않는동안 공연단체들로부터 가장 큰 신뢰를 구축해냈고, 전당이 개관할때 기계제어기술을 익히기 시작한 허 대리는 전당 기계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기술자다. 소리문화의전당 무대팀의 장점은 역시 책임감과 결집력.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만 좋은 무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공연자들이 원하는 모든 기술을 제공한다는 자세가 무대예술 전문가들에게는 가장 중요하죠.” 소리문화의전당 무대기술부는 전국적으로 정평이 나있고 덕분에 스카웃 제의의 바람도 거세다. 소리축제가 중반에 들어서는 시점. “올해는 조금 더 안정된 것 같다”는 이부장은 그래도 무대를 관리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갈길이 멀다고 말했다. 축제의 화려한 무대에서 돋보이는 배우들과 열광하는 관객들. 그들의 존재를 있게 하는 무대 뒤 사람들의 존재는 보이지 않아서 더 소중할 수 밖에 없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5.09.30 23:02

[템포-사람과 풍경] "젊은 사람만 하나요" 70의 청춘

“내 나이가 가장 많을 줄 알았는 데 둘째도 아니고 세번째나 돼 놀랐어요.”전직 교사(역사) 출신으로 올 소리축제 자원봉사에 참여한 김형중옹(74, 전주시 효자동).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앞 종합안내센터에서 안내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14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을 거뜬히 소화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큰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나선 것이 처음이라는 김옹의 참여 동기는 향토사랑. 그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판소리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세계축제로 발전 가능성을 확신한다. 그저 구경꾼에 머물지 않고, ‘인생 막바지’에 지역과 축제를 위해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할 것이란 생각에 용기를 냈다. 자원봉사자의 최대 덕목을 ‘친절’로 여긴 그는 축제 현장에서 친절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다.일본어 통역 자원봉사에 나선 최고령의 곽두순 할머니(76)와 이만형옹(75)은 ‘본업’인 일본인 통역을 제대로 못하는 것을 아쉬워 하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이 축제 현장을 찾지 않아 28일 현재 단 한 명도 안내를 못했단다. 곽 할머니는 젊었을 때 일본을 상대로 한 무역회사 경력을, 이옹은 일본에서 태어나 20년간 일본에서 생활한 이력을 바탕으로 일본어에 능해 지난해 4회 소리축제때를 빼고(지난해에는 50세 이하만 자원봉사자를 뽑았다) 1회때부터 계속 일본어 자원봉사활동을 벌였다.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보람입니까”곽 할머니와 이옹은 2년전 소리축제때와 월드컵축구 전주경기때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한옥마을 구경도 시켜주고, 전주 인근 관광지를 안내하며 ‘홍보대사’ 역할을 했다는 뿌듯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관광객을 이끌고 온 일본인 여행사 직원(이라이시 미사로씨)이 판소리에 매료돼 매년 소리축제에 참가했으나, 올해는 그의 소식이 없어 무척 궁금해 했다. 두 어른은 우리 소리가 국적을 떠나 통할 수 있음을 미사로씨에게서 알았다고 했다.소리축제 주 공연장인 모악당 데스크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사람은 부산경실련 여성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최영애 할머니(64)다. 타지역에서 온 할머니이기에 주 공연장 안내에 서투르지 않을까 걱정을 놓아도 된다. 그는 1회때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소리축제 자봉으로 활동했고, 전주국제영화제와 발효식품엑스포 자봉에도 계속 참여한 자원봉사계 유명 인사다. 대학에서 자원봉사에 대해 강의를 하기도 하고, 자원봉사 등으로 대통령 표창 등 수상경력도 많다.티켓 좌석 번호가 어떤 것인지, 엘리베이터가 작동이 되는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관람객들의 문의를 그는 막힘없이 척척 답해주었다.공짜로 볼 수 없느냐, 공연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자봉으로서 월권일 수 있는 답까지 한다. 이 정도 공연이면 부산에서는 5만원, 10만원 짜리 이상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것이다. 부산·전주를 오가면서 다양한 자봉 노하우를 갖는 데서 나오는 답들이다.그는 부산영화제 자봉으로 활동할 때 전주영화제 홍보차 나온 사람들과 만난 것이 전주와 인연이 됐단다. 자봉에 참여하려면 면접과 교육, 발대식 참여를 위해 부산과 전주를 4번 오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지만 그에게는 장애가 아니다.전주 지리를 잘 모르는 게 약점이어서 그는 틈나는 대로 걸어다니며 지리 알기에도 열심이다. 전주에 있는 동안은 전주사람이 된다는 그는 두 지역의 홍보우먼인 셈이다. 그는 자봉때 만난 학생들을 매년 부산으로 초청해 부산관광을 시키는 등 서로간 만남을 소중히 여긴다.그는 내달 발효식품엑스포 자봉으로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곧 “또 오셨군요”말을 들어야 할 것 같단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5.09.30 23:02

[템포-사람과 풍경] 자봉 매니저 이미라씨

큰 행사를 치르면서 자원봉사자의 도움없이 성공적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자원봉사자의 활약에 따라 행사가 더욱 빛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올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총310명. 지난해보다 100명 정도 늘었고, 자봉 분야도 26개에 이른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 만큼 자봉들 관리가 또하나의 일이다. 자봉 선발에서부터 교육, 적재적소의 배치, 현장 지원 등의 일을 맡고 있는 자봉매니저 이미라(24)씨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학 재학중(원광대 독문과) 1회 소리축제때부터 자봉으로 참여해 매니저로 ‘승진’했다. 1회때 통역을 맡고, 2회때 국내 의전, 3회때 주차 요원, 4회때 자봉 지원 등 매회 여러 분야를 차례로 맡았다. 두루 경력을쌓아 매니저로서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그는 자봉이 갖춰야 할 자격으로 성실성과 순발력을 들었다. 여기에 열정을 보탰다. 실제 올 900여명이 지원, 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올 자봉 선발서도 이 기준이 적용됐다.전체 자봉의 95%를 차지할 만큼 대학생들의 자봉 선호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그는 학점 인정과 인증서라는 ‘완장’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한다는 성취감 때문이다고 말했다.자봉들은 오전 9시부터 저녁 11시까지 활동해야 한다. 하루 식권 1매와 간식이 제공되고, 차비와 식비 1만원이 주어진다. 자봉들이 맡은 분야에서 성취감과 자부심이 있기에 열정적으로 뛸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5.09.30 23:02

[템포-사람과 풍경] '데일리 퍼레이드' 조율사 조훈씨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지 않으면 우리가 간다”소리축제 기간 전주시내 거리를 ‘소란스럽게’ 만드는 행렬이 있다. ‘데일리 퍼레이드’라는 이름으로 매일 전주시 곳곳을 누비는 민속놀이 단체와 풍물패, 마칭밴드, 지역 공연단체들.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가 시민들에게 소리축제를 알리고, 도심에서 소리공연을 선사할 목적으로 올 처음 ‘움직이는 공연장’이 만들어졌다. “사용하는 공간이 통상적인 공연 공간이 아니어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아가야 하고, 차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협조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데일리 퍼레이드 지휘를 맡은 조훈씨(28, 조직위 부대행사팀장)는 3개월 전부터 준비를 했으나, 처음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라서 막상 운영과정서 미숙한 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특히 매일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갖고 움직여야 하고, 한 번도 손발을 맞춰보지 못한 시군 공연팀이 함께 공연을 하기 때문에 긴장의 연속이라고 했다. 28일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출발해 전북대 신정문 앞까지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조씨는 출발부터 도착까지 소요시간을 살펴 선두와 후미간 간격을 유지토록 하고, 행여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경계를 늦추지 않느라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었다.“축제 시작과 함께 자정 이전에 들어간 적이 없으며, 제때 밥을 먹어보지 못했습니다.”프린지페스티벌과 거리콘서트 등 150여개 부대행사를 맡아 스텝들간 그날 행사를 점검하고, 다음날 행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그럼에도 예년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축제 현장을 찾는 것 같고, 시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어 그는 신명이 난다고 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5.09.30 23:02

[템포-맛&멋] 워매드(WOMAD) 소통과 상생

월드뮤직 소통의 장이 되고 있는 음악예술축제 'WOMAD(World of Music Arts and Dance)'. 워매드가 소리축제와 만난다. 전통에서 현대, 메이저에서 마이너까지를 아우르며 음악을 통한 세계인의 소통과 상생을 추구하는 워매드가 2006년 소리축제와 함께할 예정이다.1982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워매드는 세계 각국을 돌며 매년 10여회 이상의 축제를 열고 있다. 워매드와 소리축제는 전통음악을 토대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공연예술축제로 지향점이 닮았다. 두 축제가 서로의 컨텐츠를 공유하며 보다 발전적인 축제모델을 찾기 위해 손을 잡는다. 소리축제가 세계음악과의 소통의 통로로 워매드를 택한 것이다.내년 '워매드 소리 페스티벌'개최를 앞두고 올해 프레워매드를 3일 오후 4시 모악당에서 개최한다. 소리축제 관객들에 워매드를 소개하고 '워매드 소리 페스티벌' 개최 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해 마련하는 자리다.프레워매드에는 그동안 워매드 페스티벌에 참가해 실력을 검증받은 최고의 뮤지션들이 초청됐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5개 대륙을 대표하는 음악가들로 출연진을 구성했다. 특별히 소리축제의 중심인 판소리를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 다른 지역 참가자들도 소리꾼을 초청했다.영국출신의 세계적인 밴드 스트레인지러브의 패트릭 더프, 아일랜드 최고의 여가수로 선정된 카라 딜론, 짐바브웨이 민속악기인 엠브리바(mbriba)를 유럽에 확산시킨 챠트웰 듀티로, 티벳출신의 보컬 영친라모, 아르헨티나의 디바 바바라 루나, 우간다출신의 제프리 오리마, 호주 팝가수 리오가 프레워매드 무대에 선다. 한국 대표로는 국악밴드 토리와 소리꾼 차복순·남상일씨가 참여한다.워매드 예술감독 토마스브루먼 부부 "한국과 세계의 소리 만남의 장"10월 3일 선보이는 ‘프레워매드’ 준비를 위해 부인 맨디 브루먼과 29일 전주에 온 워매드 영국 예술감독 토마스 브루먼. 그는 공연전 축제행사장 곳곳을 돌며 소리축제를 느껴보겠다고 말했다. 소리축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년 ‘워매드 소리 페스티벌’의 성격과 주제를 잡겠다는 것.“소리축제조직위원회와 워매드조직위원회가 함께 개최할 워매드 소리 페스티벌은 한국의 소리와 세계의 소리가 만나고 소통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그는 “워매드가 23년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데는 다양한 지역의 음악을 한 무대에 올리고, 이질적이고 전혀 다른 장르의 음악의 조화를 이뤄내면서 관객들에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선사했기 때문”이라며 “워매드 소리 페스티벌이 한국관객들에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프레워매드 주제를 ‘목소리’로 잡았다고 소개했다. 판소리를 중심에 둔 소리축제때문이다. 워매드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7개국의 노래꾼을 초청하고 한국의 연주자를 세운다. 각기 장르는 다르지만 신비롭고 아름다운 목소리의 매력에 흠뻑 빠져볼수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5.09.30 23:02

[템포-문화광장] 맹사들의 서예술·서예유산과의 소중한 만남

△ '우리서예유산 임서전''우리서예유산 임서전'(국립전주박물관)은 우리나라 서예유산을 법첩 삼아 그것을 임서한 작품들이다.그동안 중국의 서예를 법첩으로 공부해 왔다면, 우리 조상들의 서예유산도 면밀히 검토해 보면 우수성과 독창성을 발견할 수 있다.우리 것을 법첩으로 삼는다는 것은 한국서예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다. 고구려 광개토대왕비, 백제의 무령왕릉 지석, 신라의 봉평비와 추사 김정희, 창암 이삼만 등 중국 서예가를 능가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골랐다. 우리 서예의 독창성을 찾아 우리 서예유산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드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명사들의 글씨는 어떨까 '명사서예전'예로부터 선비들은 글씨를 쓰며 수양을 해왔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 명사들의 서예술은 어떨까. 김명곤 국립극장장, 김영광 안중근의사숭모회장, 체육인 김영준씨, 김지하 시인, 김택곤 전주방송 사장, 마광수 연세대 교수, 이광철 국회의원, 안숙선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이용숙 전주교대 총장, 이해인 수녀, 최규호 전북도교육감, 최승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 한병태 전북도의원, 황병근 전북예총 회장 등이 자신의 좌우명, 가훈, 좋아하는 글귀를 붓글씨로 썼다.△ 서예도 즐길 수 있다. '부대행사'와 '특별이벤트'"서예가 어렵다고? 지겹다고?"소리전당에서 열리는 부대행사와 특별이벤트에 참여해 보자. 서예와 컴퓨터 게임이 만나는 '영상서예', 컴퓨터용 한글 폰트 시안을 제작해 컴퓨터 문자의 예술화를 추구하는 '한국서예의 새로운 글꼴전', 40m 종이에 서예가 2005명의 작품을 담은 '만남 2005', 묵향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체험, 나도 서예가', 유명서예 작품을 탁본해 보는 '탁본체험', 유명서예가들과 대화하며 서예의 매듭을 풀어보는 '작가와의 만남'(10월 15일, 22일 예정), 초대작가가 관람객에게 가훈을 써주는 '가훈 써주기'(매주 일요일 오후)도 마련됐다.특별이벤트는 비엔날레를 더욱 즐겁게 만든다. 남서울대 유리조형학과 교수와 재학생들이 내려와 '서예술을 이용한 유리공예 시연 및 체험'(매주 토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을 진행한다. 공짜로 유리공예의 아름다움에 빠질 수 있는 기회. 자신이 만든 작품은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관람객을 위한 경품도 있다. 한 주 동안 모인 경품응모권을 매주 일요일 오후 5시 추첨, 2명에게 유명서예가 작품을 선물한다.최승범 조직위원장 "동양예술의 극치 서예술 함께 나누어 가고 싶다"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5회를 맞으면서 전북은 자연스레 세계 서예의 중심지가 되었다. 묵의 자리를 돋보이게 하는 동양화의 여백과도 같은 사람. 서예비엔날레를 만들어온 최승범 조직위원장(74·전북대 명예교수)이다. 세계 어디에도 없었던 서예비엔날레를 작은 도시에서 자리잡게 한 그는 “전북 서단의 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창암 이삼만으로 시작해 강암 송성용과 석전 황욱으로 이어지는 전북 서단의 뿌리는 이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와 함께 뻗어나가고 있다. “나 부터도 그렇지만 사회전체가 여유가 없어요. 마음의 여유, 정신적인 여유를 누려야 하는데 우선 눈 앞에 드러나는 것만을 쫓고 있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먹을 갈고 붓을 드는 것은 깊이 생각하고 여유를 가지는 일이다. 최승범 조직위원장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통해 동양예술의 극치인 서예술을 나누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만남은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만남에는 ‘선연’(善緣)도 있고 ‘악연’(惡緣)도 있지만, 착하고 나쁜 것이 다 나의 스승이라고 생각하고 만남으로서 자기 성장을 꾀하는 것이지요.”최위원장은 “모든 예술은 만나게 돼있다”며 “만남은 재밌는 주제”라는 말로 올해 서예비엔날레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올해 주제는 ‘만남’. ‘시서화 삼절’(詩書畵三絶)이라는 말 그대로 시인과 서예가, 화가가 만난다. 젊은층의 신진작가와 연륜이 있는 원로작가가 만나고, 동양과 서양이 만나고 또 자연과 사람이 만난다. 그는 “눈으로 감상하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비엔날레를 열면서 최위원장이 간곡하게 바라는 것이 또하나 있다면 빛을 잃어가고 있는 전주한지에 대한 관심이다. 좋은 닥나무가 나기도 했지만, 예부터 서예와 그림, 책이 발달해 종이의 수혜자들이 많았던 땅. 그는 “종이 없이는 서예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지 한 장 뜨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듭니까. 그래도 그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서예가들 아닌가 싶어요.”최위원장은 “우리 힘이 얼마나 미칠 수 있을 지 몰라도 서예비엔날레를 통해 전주한지를 위해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서예비엔날레가 틀을 잡아가면서 내실을 기해간다고 생각합니다. 전주 시내만 돌아봐도 예전에 비해 간판들 서체부터가 많이 달라졌어요. 서예비엔날레가 차츰차츰 영향을 미친 것 아닐까요?”그가 서예비엔날레가 지방문화축제로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비엔날레에 참여했던 해외 작가들의 반응 덕분이다. 지난 비엔날레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나카무라 운류와 참여작가 모모세 타이부가 전일본서도연맹 회보에 서예비엔날레의 세계적 규모와 한글 서예의 아름다움을 극찬해 놨기 때문이다. 서예비엔날레 열리는 도시에서 전용관을 찾는 외래객들에게서 관심도 느낄 수 있다. “기획하는 사람이 어느 것 하나 꼽기가 그렇지요. 보는 분들이 이야기 해 주면 더 열나서 그 방면으로 어떻게든 키워가려고 노력해야지요. 많이 보고 많이 이야기 해주십시요.”전북 서예의 전통으로 보거나 현재 활동하고 있는 서예가들만 보더라도 서예비엔날레의 미래는 밝다. 지금까지가 토대를 다지는 과정이었다면, 조직위와 사무국 사람들의 열정 뿐만 아니라 전체 서예인들의 마음과 지역민들의 애정으로 이제는 일어서야 할 때다. 그가 문자향(文字香) 흘러넘치는 곳으로 초대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9.30 23:02

[템포-해외여행] 웃비아의 샛길로 빠지는 배낭여행 - 실크로드를 가다 (11)

헤미드 가족과 만남.헤미드 가족 헤미드 베이크, 부인 베헤나즈 큰딸 마샤. 사위 레자, 손자 마니... 에스파한 거주 둘재딸 모나, 사위 모하마드... 근처 아파트에 분가. 셋째딸 마르쟌... 이란대 2년. 테헤란 북부 신시가지의 30평정도 크기의 빌라에 산다. 헤미드씨의 직업을 묻지 않아 확실히 모르겠지만 중계업을 하는 듯 했다. 헤미드씨의 영어는 좀 서툰 편, 셋째딸 마르쟌은 유창, 다른 딸들과 엄마는 영어를 한마디도 안 쓴다.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 메디네 할아버지 집에서처럼 밝고 온화함을 느꼈습니다. 백색의 단순함과 카펫, 가구가 잘 어울러져서 화려하지 않지만 생동감이 있고 전체적으로 보자면 유럽스타일의 인테리어입니다. 부인 베헤나즈는 저녁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둘째딸 모나 부부가 오고, 셋째 딸 마르쟌의 직업을 물으니 학생이라고 해서 놀랐습니다. 이란 사람들은 나이를 짐작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장인 앞에서 꼼짝을 못하는 모하마드를 보니 우리나와 풍습을 보는 것 같기도 했구요. 서로의 궁금함을 이야기하다 자정이 넘어 베헤나즈가 깔끔하게 정돈해 준 손님방에서 잠자리에 들어 오늘도 정신없이 꿈나라를 헤멨습니다. 다음날, 숙소를 옮기려던 계획은 무산되었습니다. 헤미드씨는 네버... 네버... 라는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습니다. 오늘은 테헤란 바자르를 구경하고, 내일은 토챨을 가야한다고... 그리고 딸 모나 집에 안 들르면 섭섭해 할 거라고... 테헤란을 떠날 때까지 며칠이든 자기 집에 묵어야한다고 못을 박습니다. 허~ 참.... 하루만 묶고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었는데... 오래 머물다 어떤 실수를 저지르게 될지 오히려 내가 조심스러웠지만 여행의 흐름에 몸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헤미드 가족과 함께한 시간들...베헤나즈가 차려주는 음식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어도 괜찮냐고 물었습니다. 허락을 받은 이후에는 음식만 나오면 사진을 찍었죠.^^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던가? 맛도 원더풀~... 우리 집에 손님이 오면 스텔라가 이렇게 차려낼 수 있을까? 집 생각이 더 났습니다. 마르쟌이 자기 방을 공개했습니다. 이란이 패쇄적이라는 말은 가정에선 통하지 않는 가 봅니다. 아무리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장해도 세월이 흐르면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함을 막을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마르쟌이 이란 영화 VCD 두 장과 쉬라즈 엽서를 선물로 내밀었습니다. 헤미드씨의 차는 대우 씨에롭니다. 내 차도 대우라고 했더니 차를 탈 때마다 "데뷰~ 굿"이라며 내 기분을 맞춥니다. (이란 사람들은 대우를 "데뷰"로 발음. 현대는 "헨다이"...^^) 그러고 보니 메디네 외삼촌 차도 "프라이드"였습니다. 마르쟌의 컴퓨터 모니터는 LG고... 이란에서 한국 가전제품과 핸드폰, 자동차는 아주 인기 품목이었습니다. 인도도 그랬는데 옆 나라 파키스탄 역시 그랬고. 한국 제품만 보면 왠지 내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4월 24 아침, 헤미드씨와 테헤란 시내 구경을 나왔습니다. 바자르의 이곳저곳 친구들이 많아서 얻어 마신 차만 일곱 잔입니다..^^ 헤미드씨는 나를 친구에게 소개하는 재미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덕분에 물배가 가득 찼습니다. 바자르에서 환전을 할 때 1달러 8,500이면 괜찮다고 했더니 악착같이 헤미드씨가 8,500을 받아냈습니다. 이틀간 지켜본 헤미드씨는 정말 조심성이 많군요.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할 때면 다시는 못 올 길을 가는 사람처럼 얼싸안고 몇 번이고 인사를 합니다. 정이 많은 건지 인사법이 특이 한 것인지 날 저물까 걱정 됩니다.^^바자르 안에 있는 이맘모스크에 들렀습니다. 헤미드씨가 관리인에게 말하여 사진 촬영 허락을 받았습니다. 정말 아는 사람도 많고 수완이 좋아요. 촬영 금지라는 표지판이 자꾸 눈에 들어와 정신없이 몇 컷 찍었더니 사진은 별롭니다. 얼마나 더 찍어야 이 카메라에 적응이 될까 모르겠습니다.오늘 점심은 별식입니다. 식당 역시 헤미드씨의 친구 집이라 칙사 대접을 받았습니다. 양도리탕이라고 해야 할까? 양고기와 감자, 야채가 어우러져 구수한 맛이 일품입니다. 저 오븐이 뜨거워서 냄비안의 스튜는 계속 끓고 있습니다. 그냥 먹어도 되지만 국물을 좀 덜어내고 절구처럼 생긴 기구로 안의 내용물을 이겨서 죽처럼 만들어 난에 싸 먹습니다. 헤미드씨의 집요한 이란 말 가르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선생님과 한 달만 함께 지내면 웬만한 이란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내가 한 말들 중에 쉬운 말은 이란말로 되풀이 해주었습니다. "thank you"는 불어와 같은 "메르씨" "Hello"는 살람 "Good bye" 호다 하페즈 "How are you? 할레 쇼마 체토레 "Excuse me" 베바크쉬드 재미있는 말 중에 Mr.를 "아가"라고 부릅니다. 엥? 한국에서 아가는 Baby 라고 했더니 뒤집어 집니다.^^ 바자르 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이 여행의 주제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라고 정했었죠. 이란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이 영화 제목처럼 내 친구를 만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우연이라도 '압바스 키에로스타미 감독"의 영화를 찍는 모습을 봤으면 하고 오래 전부터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데 한 개 반이 이루어진 겁니다. 친구는 벌써 만났고, 돌아오는 길에 영화를 찍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너무 소박한 바램이었던가요? 하지만 너무 신기합니다. 비록 키에로스타미 감독은 아니지만 이 시간 이 길에서 영화를 찍고 있다는 것이... 남들은 모릅니다. 이런 일이 저에게 종종 일어난다는 것을... 이래서 저는 늘 행운아라는 생각을 잊지 않고 살고 있답니다. 저녁을 먹고 가족들과 함께 이란 영화를 보고, 이것저것 이야기하다 오늘도 자정이 훨씬 지나 꿈나라로 갔습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9.30 23:02

[템포-레저] 댄스스포츠

스포츠 댄스로 일컬어졌던 댄스스포츠가 낯설지 않은 생활체육의 한 장르로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오고 있다.댄스스포츠란 남녀가 한쌍을 이뤄 음악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가운데 몸의 움직임을 통해 ‘움직임의 미적 가치를 창조하는 스포츠’로 정의된다.예술성이 풍부한 실내스포츠인 동시에 생활체육의 한 분야다.흔히 댄스스포츠 하면 쭉 빠진 젊은 남녀가 경쾌한 리듬에 맞춰 화려한 율동을 하는 것을 떠올리나, 이는 엘리트 선수의 경우일 뿐 아마추어가 하는 댄스스포츠는 그렇게 거창하지 않다.굽이 높은 신발을 신고, 고유의 복장을 갖추지 않고도 댄스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편안한 신발과 활동하기 좋은 복장이면 되고 꼭 남녀가 아니더라도 부드럽고 리드미컬하게 몸을 흔들면서 혈액순환을 좋게하고 근력을 키우는게 곧 댄스스포츠다.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트로트 음악 등 비교적 느린 템포에 맞춰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다.그래서 댄스스포츠를 즐기는 연령층도 최근에 더욱 다양해지고 있고, 일선 시군의 생활체육 교실은 높은 인기를 구가한다.전주시 생활체육협의회가 운영하는 댄스스포츠 교실의 경우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높은 인기를 구가한다.댄스스포츠의 기술과 동작은 주로 전진, 후진, 회전으로 구성되며 기본 움직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평행성이다.남녀가 서로 반대되는 전진과 후진 워크(Walk)를 반복함으로써 다리 근육을 고루 발달시키게 된다.이러한 근력의 발달뿐 아니라 심폐기능의 향상 효과도 매우 크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댄스스포츠는 또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서 심폐지구력을 향상시키고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며 매끈하고 탄력있는 몸매를 유지할 뿐 아니라 노화 방지 및 성인병 예방 효과도 적지 않다.성별과 연령의 제한이 없고 정신적 긴장과 이기심을 제거해 주며 정서적 안정도 도모할 수 있다.댄스스포츠 활동을 함으로써 파트너와의 대화와 합의, 양보심, 예의 등을 인지 습득하고 주종의 질서와 타인에 대한 인격존중과 같이 인성과 덕성을 고양하고 관용과 책임감을 길러준다.보수성이 강하고 체면문화가 깊이 뿌리박힌 우리의 경우 아직도 일부에서는 댄스스포츠를 사시적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있으나 부부가 함께 취미와 운동으로서 이를 즐긴다면 건전한 가정을 유지하는 데도 더없이 좋다.일주일에 3번씩, 한달가량 배우면 베이직(기본기)은 가능하며 이후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댄스스포츠의 참맛을 알 수 있게 된다.기본 요령은 의외로 간단하다.첫째 남자는 왼발, 여자는 오른발부터 시작하고 발은 항상 교대로 움직이며, 어깨와 몸은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움직여주면 된다.정식 학원에서 배울 경우 한달에 15만원 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도내 지역은 아직은 완전히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다만 일선 시군에서 무료에 가깝게 생활체육 교실 등을 운영하면서 최근들어 매우 빠른 속도로 댄스스포츠가 확산되고 있다.음악을 생활화 할 수 있고 건전한 여가선용과 건강한 정신·육체의 함양, 올바른 자세와 바른 걸음걸이, 남녀노소가 평생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댄스스포츠의 특징이 있다.노경화 서현무용학원 원장 "조화 추구하는 운동 다이어트에도 좋지요"“스스로 몸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처음에 배우기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은데 얼마안돼 이런 사람일수록 댄스스포츠에 푹 빠지는 경우가 많죠.”전주시 인후동에서 무용학원을 운영하는 노경화 원장(48)은 전문 선수가 아닌 생활체육인으로서 댄스스포츠를 즐기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노 원장은 “댄스스포츠는 예술과 스포츠가 접목된 아름답고 품격높은 스포츠며 또한 역동적이면서도 조화를 추구하는 운동으로서 다이어트에도 그만”이라고 설명했다.“다른 스포츠처럼 댄스스포츠도 체력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연습이 필요하다”는 노 원장은 “역동적인 힘과 빠르기, 요가에 버금가는 인체의 유연성을 기를 수 있어 운동부족으로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겐 더욱 좋다”고 덧붙였다.노 원장은 주위 사람들에게 댄스스포츠를 권유해 이를 취미로 갖게 된 사람들로부터 훗날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노인들도 아무 부담없이 춤을 통해 건강을 다질 수 있다고 말한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05.09.30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 오늘의 축제(9월 29일)

△ 소리, 同GO同樂오후 7시 소리전당 모악당/국립국악관현악단, 이선희, 안치환, 김동률 등이 엮어내는 초대형 크로스오버 콘서트.△ 전통과 전위Ⅰ(뮤지카 아타락시아)오후 8시 소리전당 연지홀/한국과 일본, 중국, 베트남 4개국 뮤지션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즉흥연주회.△ 판소리 명창명가(조통달 일가의 ‘수궁가’)오후 2시 소리전당 명인홀/우렁차면서도 깊이있는 소리를 지닌 조통달과 제자 이재영 박창준 이정원 윤다운 유태평양이 출연한다.△ 완창판소리 다섯바탕(염경애 명창의 ‘수궁가’)오후 6시 소리전당 명인홀/염경애 명창은 여자소리꾼에서는 보기 힘든 통성으로 감정표현이 뛰어나고 힘이 있다는 평을 받는다.△ 어린이 인형극 ‘호랑님 생일잔치’오전 10시30분 소리전당 놀이마당/인형극단 까치동의 한지 인형극.△ 무형문화재 초청 ‘굿이야, 굿 Good!’(하회별신굿)오후 4시 소리전당 놀이마당/파계승과 양반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해학이 담겨있다.△ 하늘보고, 나팔불고(안산시립국악단)오후 2시 소리전당 야외공연장/가야금병창과 단소협주곡, 영화음악, 대중가요, 북한민요 등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진다.△ 고음반 감상&복원연주 ‘5명창을 찾아서’(이동백 명창)오후 8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이동백은 고운 음색과 다른 사람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고음으로 이름을 날렸다.△ 전국대학창극축제(단국대 국악학과의 ‘퇴생원? 토선생!’)오후 7시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수궁에서 살아나온 토끼가 육지에서 덫에 걸려 어이없이 죽는다는, 대학생들의 상상력이 즐거운 작품.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9.29 23:02

축제와 사람 - "맥 잇기에 큰 책임감"

“옛날부터 부모와 자식 지간에는 뭘 못 가르친다고 하잖아요. 좋은 것은 고사하고 잘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걱정부터 앞서지요.”28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 ‘판소리 명창명가’. 삼부자가 나란히 무대에 올라 ‘적벽가’를 부른 김일구 일가는 ‘명창 집안에서 명창 난다’는 말을 증명해 준 셈이다. “제가가 틀려도 가슴이 울렁거리는데 자식은 어떻겠냐”는 김일구 명창(64). 그의 아들 경호(37) 도현씨(24)는 아버지와의 한 무대가 언제나 부담된다. 칭찬 보다는 호된 꾸중을 당하는 일이 더 많다.“맥을 잇는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더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대를 잇는다는 것은 적어도 아버지보다 월등하거나 비슷한 수준에 올라서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거든요.”두 아들이 우리 소리와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반대하지 않았다. 꿋꿋하게 우리 소리를 이어나가는 일이야말로 장인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두 아들에게는 아버지가 첫 스승이다.“둘 다 잘 해요. 그래도 아직은 공부 단계니까 더 열심히 하라고, 잘 한다는 말은 아껴야지요.”수많은 제자들이 있었지만 두 아들의 소리로 김일구 일가의 명창명가는 더욱 빛이 났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9.29 23:02

"전주만의 소리축제를 팝니다"

‘소리축제 팔기?!’민관(民官)이 ‘전주세계소리축제’ 판매에 사이좋게 나섰다. 소리축제 기간 전주의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팸투어를 마련해 소리축제 관광상품 만들기에 나선 것. 이미 27일 중앙일간지와 여행 전문 잡지사 기자들을 소리축제 현장으로 초대한 전주시는 29일과 10월 1일 두차례의 팸투어를 남겨두고 있다. 전주시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29과 30일 진행되는 여행사 관련자 대상 팸투어. 소리축제 공연 ‘소리, 同GO同樂’(29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모악당)과 ‘굿이야, 굿 Good!-하회별신굿’(29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놀이마당)을 관람하고 축제 현장 곳곳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튿날에는 한옥마을에서 전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전통의 맛과 멋을 체험할 계획이다. 10월 1일에는 소리축제 관광상품화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각 대학 문화관광 관련 교수와 아카데미 회원 등 전문가들을 초청했다. 문두현 전주시 관광진흥계장은 “도시관광은 테마가 중요하다”며 “전통문화가 생활 속에 살아있는 한옥마을과 우리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소리축제 등을 하나의 테마로 하는 전주시 관광상품이 적극적으로 개발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소리축제 기간 팸투어를 기획했다”고 소개했다.민에서는 천년전주사랑모임이 적극 나섰다. 29일과 30일 진행되는 ‘저널리스트 초청 간담회 및 전주전통문화기행’에는 중앙일간지 기자와 여행작가, 인터넷 웹진 기자 등 40명이 초대됐다. 장걸 사무국장은 “소리축제 역시 전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문화”라며 “소리축제 현장을 찾아 ‘소리, 同GO同樂’을 관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9.29 23:02

소리축제보다 더 재밌는 축제 '프린지페스티벌'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찾아도 좋을, 배가 고프다면 공연 중에도 주섬주섬 먹을거리를 꺼내도 좋은 공연장이 있다. 엄숙한 공연장에선 금지됐던 것들이 이 곳에서는 모두 허용된다. 해방의 공간이다.‘2005전주세계소리축제’ 보다 더 재밌는 축제 ‘프린지페스티벌’. 축제의 중심은 아니지만, 더 큰 열정과 더 위험한(?) 실험으로 소리축제의 빈 틈을 채운다. 공식 프로그램만으로는 다양한 소리를 담아낼 수 없다고 본 조직위가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펴 올해는 참가팀이 120여개로 크게 늘어났다. 10월 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낮 12시30분, 오후 2시·6시30분·7시30분)을 주 무대로 전라북도 신청사(낮 12시30분), 전북대, 객사, 걷고싶은 거리, 소극장 ‘판’(오후 7시) 등 전주 시내 곳곳에서는 작은 축제가 벌어진다.특히 주목받는 것은 타악소리페스티벌과 청소년프린지. 한국드럼서클협회와 함께 드럼 연주를 배워보는 체험장과 타악연주단체의 공연이 10월 1일과 2일 소리전당 연지홀 정원과 놀이마당에서 열린다. 청소년 단체들로만 꾸려지는 청소년프린지도 같은 날 소리전당 놀이마당에서 열린다. 컬티베이트, 바이트, 종이비행기, 비트, 파이, 온소리예술단 등 청소년 합창팀, 댄스팀, 락팀이 무대에 오른다.‘노래하는 꽃마차’의 등장도 즐겁다. 연주단이 무빙카를 타고 관객들이 모인 곳곳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펼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9.29 23:02
문화섹션